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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적벽대전과 천안함사태/이준태 경희대 교수·중국학연구소 소장

    [시론] 적벽대전과 천안함사태/이준태 경희대 교수·중국학연구소 소장

    천안함 사태로 인한 이른바 북풍이 거세게 불었던 6·2 지방선거도 끝나고 곧 군의 대응 태세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와 함께 책임의 과중에 따라 군 내부에 삼엄한 문책의 회오리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46명의 소중한 젊은 해군장병의 희생에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그에 따른 문책과 군의 개혁이 필연적이겠지만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보여주기 식의 문책만이 천안함 사태를 풀어나갈 최선의 방도인지 곰곰이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현 시점에서 필자는 역사소설 삼국지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적벽대전의 교훈을 조조의 처지에서 주목해 보고자 한다. 잘 알다시피 손권의 오나라와 유비의 촉 나라 연합군을 치려고 조조는 백만 대군을 양쯔강에 결집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오나라 최고 지휘관 주유의 반간계(反間計)에 속아 조조 스스로 자신의 참모이자 수군 최고 지휘관인 채모와 장윤을 참수케 하였고 이 일은 결국 조조에게 적벽에서의 엄청난 패배를 안겨다 주었다. 평생을 육지에서 전투를 해왔던 백전노장 조조는 수군 장수 채모와 장윤을 참수한 직후 “수군을 어찌하려는가.”라는 주위의 말을 듣고서야 적의 간계에 속았음을 깨닫고 크게 후회했다. 하지만, 이미 그 순간 적벽대전의 운명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적에게 속고 돌아온 장수일지라도 그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우선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생방송을 통해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모 국회의원이 보여주었던 문제 접근 방식은 시청하는 국민으로 하여금 또 다른 걱정거리를 느끼게 해주었다. 불 끄는 소방관에게 “건물 안에 몇 명이 있느냐?”, “빨리 구해내지 않고 뭐하냐?”, “불났을 때 너는 뭐 했느냐?”와 같은 인기몰이 식의 질문보다는 “불이 더 번질 가능성은 없느냐?” 또는 “번질 경우의 대비책은 세워져 있느냐?”와 같은 질문이 오히려 위기에 직면한 국민의 마음을 하나 되게 하고, 넓은 의미의 국정을 맡은 정치인들에 대해 믿음이 가게 하는 것이 아니었나 싶다. GNP와 군사력의 함수관계를 따지지 않는다고 해도 대한민국 군대는 결코 약한 군대가 아니지만, 군사전략적으로 의도된 적의 기습을 막아내기는 결코 쉽지 않았으리라 본다. 수중의 적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거 한·미 연합훈련 도중 미 항공모함과 주변 함정들이 소련의 핵잠수함을 탐지하지 못 하고 급기야 항모와 잠수함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는데, 이는 수중작전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완벽한 국가안보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안보의 전문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군사전문가를 육성하는 것에도 많은 시일과 노력이 소요된다. 동시에 베트남전 이후 실전을 경험한 지휘관이 거의 없다는 현실 등을 고려할 때 천안함 사태는 향후를 대비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본다. 이번 사태에 책임져야 할 지휘관이 있겠지만 될 수 있으면 지휘관 스스로 뼈를 깎는 자세로 각성하여 다시는 제2의 천안함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대비할 기회를 줄 필요도 분명히 있다. 전군 지휘관회의에서 김태영 국방부장관은 지난 3월26일을 국군으로서 치욕의 날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 절대 그 의기가 일회성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많은 국민은 이번 사태를 매우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대한민국군을 믿고 신뢰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를 통해 군이 더욱 강해지는 발전적인 계기가 되기를 희망하고 또한 이것이 먼저 간 46명 장병들의 희생을 값지게 하는 것이라 믿는다. 적의 간계로 아까운 장수의 목숨을 빼앗아 버린 조조처럼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與 서울시장 후보들 ‘한명숙 딜레마’

    여권의 시선이 다음달 9일로 쏠려 있다. 한명숙 전 총리의 1심 선고일이다. 경우의 수에 따른 전망은 이미 나와 있다. 무죄라면 6월 지방선거는 정권 심판 구도로 흐를 수 있다. 한 전 총리가 야권에서는 가장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라는 점에서,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 구도가 흔들릴 수도 있다.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의원은 19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무죄가 나면 무리한 수사가 아니었냐라는 비판이 제기돼 여권에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선거판 자체가 흔들릴 수 있고, 이 경우 제가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주장했다. 전날 원희룡 의원도 “한 전 총리가 무죄를 받고 야권 후보가 되면 여당은 매우 힘든 선거를 치를 것”이라면서 “개혁성으로 중간층의 표를 가져올 수 있는 제가 대항마가 되어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친이계 의원은 조심스럽게 제3후보론을 꺼내든다. 현역 프리미엄을 가진 오세훈 시장이라도 정권 심판 구도에서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논리다.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정몽준 대표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거론된다. 양쪽의 기류는 다르다. 정 대표의 측근인 전여옥 의원은 “제3후보론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박 이사장은 한때 서울 교육감 후보로 거론됐지만 본인이 고사했다. 그러자 한 달 남짓 전부터 야당의 심판론을 잠재울 개혁공천 카드로 정치권에서 이름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박 이사장은 경선이 아닌 추대 형식이라면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현실화 가능성은 희박하다. 오 시장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아예 제3후보론에 쐐기를 박는다. 한 의원은 “오 시장과 한 전 총리의 지지율 격차가 상당히 좁혀져 당내 경선도 안정적으로 치러야 하는 형국”이라고 경계했다. 문제는 한 전 총리의 1심 선고 이후 선거 국면이 한나라당으로선 제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이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지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서울시장 선거 3대 관전포인트

    서울시장 선거 3대 관전포인트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경선 구도를 갖췄다. 오세훈 현 시장과 김충환·나경원·원희룡 의원의 4자 경쟁이다. 오는 22일 후보자 공모기간이 끝나면 본격 경선체제로 들어간다. 오 시장은 다음달 재선 도전을 선언하고 강남·북 균형발전 비전 등 공약을 내놓을 계획이다. 경선 캠프 이름을 산소를 뜻하는 ‘O2’로 정하고 재선 의지를 다졌다. 서울시 부시장 출신의 권영진 의원을 비롯해 김성식·권택기 의원 등이 도울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일찍 출사표를 던진 원 의원은 전면 무상급식 실시, 일자리 창출 등 주로 복지분야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당내에서 강용석 의원 등 초선을 중심으로 10여명이 돕고 있다. 유일한 여성후보인 나 의원은 본선이 야권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의 여성 대결로 간다면 승산이 있다고 주장한다. 여의도연구소장인 진수희 의원을 비롯해 여성 비례대표 의원들에게서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두아 의원이 캠프 대변인을 맡는다. 김 의원은 강동구청장을 3차례 역임한 행정 전문가임을 내세워 경기 강화·김포·파주 일부의 서울 편입, 서울시 간부직 30% 여성 할당 등의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는 친박계의 표심, 야권 후보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1심 판결, 여권 내 제3후보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구도에서 친박 성향은 김 의원이 유일하다. 하지만 당내 의원들의 의중은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주로 오 시장과 원 의원 사이에서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가 지원한다면 ‘박사모’ 등 박근혜 전 대표 지지자들의 힘까지 얻게 돼 파괴력이 클 수밖에 없다. 후보들은 친박 의원들을 분주하게 찾아다니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야권의 대표 주자로 나선 한 전 총리의 동선도 여당과 각 후보에 긴장감을 더해 준다. 다음달 9일 한 전 총리의 1심 판결은 선거 지형을 흔들 수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16일 “무죄라면 역풍이 엄청날 것이고, 유죄가 나와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나라당에는 불리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투표일 열흘 전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 분위기는 막판 본선에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 여권 관계자는 “동계올림픽에 이어 당내 경선 흥행과 월드컵 분위기로 노풍(風)에 맞불을 놓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지만,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맞물려 여권에서는 제3 후보론도 나온다. 여권 핵심에서 한 전 총리를 앞세운 야권에 대항해 거의 공천 개혁에 가까운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당 지도부는 지금의 후보군으로 충분하다는 분위기다. 정두언 지방선거기획단장은 “후보들이 젊고 역동적인 데다 전문성까지 두루 갖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 일각에서는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가며, 필승 카드에 대한 물밑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한나라 세종시 해법 백가쟁명

    한나라당 내에서 ‘세종시 출구’ 논란이 한창이다. 친이계와 친박계에 중도파 의원까지 가세해 백가쟁명식 해법을 쏟아내고 있다. 6월 지방선거와 세종시 국민투표의 동시 실시, 차기 대선까지 결정 유보, 계파를 초월한 당내 토론 등의 대안이 이어진다. 친이계인 이군현·신영수 의원은 9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이 의원은 “여야 간 대치, 여당 내 이견 등으로 (세종시가)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6월 지방선거에서 세종시 발전방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처리하자.”고 말했다. 이는 친이계 심재철 의원과 정병국 사무총장의 발언과 맥이 닿아 있다. 친이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 소속 심재철 의원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청와대가 경우의 수 가운데 하나로 (국민투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거듭 국민 투표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중도파 의원들은 대부분 국민투표에 부정적이다. 당내 중도파 모임인 ‘통합과 실용’이 10일 세종시 해법을 주제로 여는 자유 토론회에서도 ‘국민투표는 세종시 해법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친이·친박 중진인 홍준표·홍사덕 의원이 각각 기조 발제자로 나선다. 친박계 허태열 의원과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도 참여해 국민투표의 부당성을 지적할 계획이다. 모임 소속의 권영세 의원은 “친이 내부에서도 국민투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많다.”면서 “국민 투표보다 당내 의원들이 계파를 초월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남경필 의원은 “세종시 법안과 관련한 국회절차를 뭉개고 국민투표로 가자는 것은 적절치 않고 납득할 수도 없다.”며 국회 절차에 방점을 찍었다. 나경원·원희룡·김기현·정태근 의원 등 모임에 속한 다른 의원들도 국민투표 결과가 ‘원안 찬성’ 쪽으로 나올 경우 그에 따른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반면 ‘함께 내일로’는 설 연휴가 끝나는 오는 16일 1박2일 일정으로 연찬회를 열고 국민투표 문제를 공론화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충청 연기·공주 지역구 의원을 지낸 비례대표 정진석 의원은 “결정을 차기 대선까지 유보하자.”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현안대로라면 2013년부터 세종시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현 정부 임기 내에 가시화할 수 있는 건 없다.”면서 “세종시 성격은 2012년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대한 국민의 선택으로 최종 결정하고, 그때까지는 정상적 예산 투입을 통해 세종시 인프라를 충실하게 건설하는 데 매진하자.”고 강조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금호아시아나 구조조정 앞날은

    금호아시아나 구조조정 앞날은

    금호아시아나의 미래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계열사 간에 주주 관계가 복잡한 데다 오너가(家)와 채권단의 심리전이 더해져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채권단과 구조조정을 논의하는 동시에 계열 분리를 위한 지분정리가 이뤄지면서 계열사에는 인적 구조조정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경영권은 박찬구 전 회장이 금호석유화학을, 박삼구 명예회장이 금호타이어를 갖는 쪽으로 정리됨에 따라 금호그룹은 최소 2~3개로 계열 분리 수순을 밟는다. 우선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 금호석화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의 대주주로 있기 때문에 박찬구 전 회장은 이들 주식을 줄이거나 아예 처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삼구 명예회장도 현재 갖고 있는 석화 지분 11.96%(아들 박세창 상무 보유분 포함)를 순차적으로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은 당분간 금호석화, 금호타이어, 금호산업 등 3개 계열로 분리 운영되다가 금호산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채권단에서 오너가로 넘겨질 수 있다. 그러나 금호산업이 오너가에 언제쯤 어떻게 넘겨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지분구조대로라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이 금호산업의 지휘 아래 있는데, 이 두 회사 모두 시장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는 매물이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지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 매각을 카드로 내놓을 수 있다. 감자나 유상증자를 통한 출자전환이 이뤄질 수도 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몇달 사이 실적이 매우 좋아지고는 있지만 그룹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커 경우의 수가 매우 많다.”고 평가했다. 박찬구 전 회장이 금호석화 회장 자리로 복귀함으로써 박삼구 명예회장과는 더욱 껄끄럽게 됐다. 재계에서는 수십년간 이어오던 ‘형제경영’의 전통이 결국 깨지고 말았다며 안타깝게 여긴다. 3세들 간의 눈치보기도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이 박찬구 전 회장과 금호석화의 경영권을 공동으로 갖게 된 것에 대해서도 박찬구 전 회장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 부장은 박삼구 명예회장과 가까운 편이다. 금호석화와 금호폴리켐,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피앤피화학 등은 박삼구 명예회장 체제에서 박찬구 전 회장 체제로 정비되면서 인사가 대폭 단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한 지 한 달 만이다. 지난 1월 인사에서 금호석화 대표에는 김성채 부사장이 올랐고, 금호피앤비화학 대표에는 온용현 전무가 발탁됐다. 금호미쓰이화학 사장은 금호석화 사장이었던 기옥 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이 겸임하고 있으며, 금호폴리켐 대표는 길병위 사장이 2006년 12월부터 맡고 있다. 오너 3세들의 자리 이동도 불가피하다. 박찬구 전 회장의 아들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은 아버지를 따라 금호석화로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철완 부장과 박삼구 명예회장의 아들 박세창 상무가 소속된 전략경영본부는 그동안 그룹의 컨트롤타워에서 이제 해체 위기를 맞고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프로농구] 더 높아진 KCC “이것이 고공농구”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 대결이었다. 27일 전주에서 열린 KCC-KT전. 올스타 브레이크 전 최대 빅게임이었다. 두팀 대결 결과에 따라 모비스-KT-KCC로 이어지는 3강 구도에 우열관계가 드러날 수 있었다. 이미 KCC는 선두 모비스와 대결에선 압도적인 우위를 선보였다. 팬들의 관심은 KCC의 전력에 KT가 얼마나 대항할 수 있을지에 쏠렸다. 두 팀의 다양한 공격 옵션에 서로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건이었다. KCC 하승진-테렌스 레더 골밑 조합은 역대 프로농구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KT는 제스퍼 존슨과 두터운 국내 포워드진이 맞선다. 이 경우 KT는 빠른 움직임으로 높이 열세를 메워야 한다. KT에는 다른 옵션도 있다. 골밑 나이젤 딕슨이다. 딕슨은 하승진과 정면 대결이 가능하다. 경우의 수는 많았다. KCC엔 빠른 아이반 존슨과 하승진 조합도 있다. 이날은 지난 경기에서 다친 하승진 탓에 더 복잡했다. 하승진은 코트에 오래 못 나섰다. 자연히 식스맨과 레더-존슨 조합. 레더 혼자 골밑을 책임지는 옵션 등이 등장했다. 다채로웠다. 두팀은 6강 플레이오프 이후를 염두에 둔 듯 열심히 실험하고 악착같이 맞섰다. 경기는 접전이었다. 그러나 각 공격 옵션에 대한 우열관계는 어느정도 나타났다. 1쿼터 종료 3분전 KCC 하승진(16점 10리바운드)-레더(7리바운드) 조합이 처음 코트에 섰다. 17-10, KT가 7점 앞서는 상황이었다. KT 제스퍼(27점)는 레더를 막기에 급급했다. 하승진을 맡은 송영진(10점)을 전혀 돕지 못했다. 골밑 우열이 분명했다. 2분 30여초 만에 점수는 19-19 동점이 됐다. 2쿼터에는 하승진과 딕슨(2점)이 22-22 동점 상황에서 만났다. 3분 30여초 대결했다. 딕슨은 하승진과 대등했다. 그러나 팀 전체 속도가 느려졌다. 둘의 대결이 끝난 시점 29-24, KCC 5점 리드였다. 하승진-아이반(31점 12리바운드) 조합에는 KT가 어느정도 적응한 모습이었다. 송영진-박상오(12점)가 하승진을 끌어내고 제스퍼가 틈새를 노렸다. 점수는 서로 엇갈리며 공방을 펼쳤다. 두팀은 전반을 35-35로 끝냈다. 힘의 우열은 3쿼터부터 드러났다. KCC 높이를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하던 KT 포워드진에 균열이 생겼다. 김영환(7점)-송영진은 각각 4반칙·3반칙으로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둘은 4쿼터 5반칙으로 물러났다. 김도수(2점)는 부상으로 아예 경기장을 떠났다. KT는 KCC 높이에 맞설 힘을 잃었다. 경기는 83-75 KCC 승리로 끝났다. 2위였던 KT와 3위였던 KCC는 이날 자리를 맞바꿨다. 2위 KCC는 레더 합류 이후 3강끼리 대결에서 모두 이겼다. 전주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세종시 수정안 이후] “친박연대 잡아라” 물밑구애 치열

    [세종시 수정안 이후] “친박연대 잡아라” 물밑구애 치열

    세종시 때문에 정치 지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친박연대’를 둘러싼 제파(諸派)들의 움직임이 그 명백한 지진계다.‘원내 8석’. 얼핏 하찮은 존재다. 그러나 6월 지방선거를 지렛대로 주가가 급상승 중이었다. 여기에 세종시가 맞물리면서 폭발세다. 그렇다고 친박연대가 ‘당장 힘을 쓸 것’이라고 보는 시각은 아직 많지 않다. 다만 대단히 의미있는 ‘포석(布石)’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향후 ‘행마(行馬)’에 디딤돌이 되느냐, 걸림돌로 남느냐를 좌우할 수 있어서다. 끌어당기려는 쪽과, 당길 수 없으니 그 자리에 그대로 남기려는 쪽 간의 물밑 싸움이 치열하다. 여권 주류는 헷갈린다. 그대로 두자니 공천이 교란될 수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경험했다. ‘양질의 공천탈락자’가 친박연대로 대거 넘어가면 또다시 재앙이다. 그러나 불러들이기도 쉽지 않다. 어차피 ‘친박(친박근혜)’이다. 마침 지난 11일 친박계 허태열 최고위원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박연대와의 통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영 부담스럽다. 친박연대가 ‘트로이의 목마’가 될 수도 있다. 합당 조건도 만만치 않다. 서청원 전 대표의 사면 등을 해결해야 한다. 당직자 지분도 내줘야 한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14일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만나서 통합 논의를 주고받기는 했지만 이런 요구조건을 놓고 당 차원에서 대화하기는 아직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친박연대도 이 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이규택 대표는 “한나라당과 6월 지방선거 이전의 통합 논의는 물 건너간 것으로 안다. 독자적 세력으로 가겠다.”고 압박했다. “지금까지 (통합과 관련한) 아무런 조치도 없고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서 전 대표 등에 대해 조치도 없다.”고 이유를 댔다. 친박연대가 “당명을 변경하고 새롭게 태어나겠다.”며 당명 공모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당초에는 오는 3·1절까지 기다려 가부간 사면을 지켜본 뒤 활동을 본격화하려 했다. 이런 와중에 친박연대가 자유선진당을 탈당한 심대평 전 대표와 급속히 가까워지고 있다. 심 전 대표는 창당을 준비했으나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박연대로서는 여권 주류를 압박하는 동시에 충청권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심 전 대표에겐 활동 공간이 마련된다. 그러자 자유선진당이 몸이 달았다. 일단 심 전 대표를 무대 위로 올려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나아가 교섭단체 구성이 절실하다. 자유선진당이 친박연대를 끌어들이면 교섭단체도 구성하고 경기지역 등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그야말로 1석3조다. 여권 주류는 계속 저울질이다. 어떤 경우의 수도 부담스럽다. 당내에서는 “지방선거에서 표도 갈리고 남 좋은 일 해주느니, 친박연대의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게 훨씬 낫다.”는 목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온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세종시수정안 발표] 충청권 여론 50% 찬성이 관건

    11일 발표된 세종시 수정안의 성패는 앞으로 전국적인 여론과 충청권 여론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 크게 세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수정안에 대한 국민 전체 여론이 지금보다 더 좋아지고 충청권 여론도 동반 호전되는 경우다. 정부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수정안 발표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전국적으로 수정안 찬성이 더 높지만 충청권에서는 60~70%가 원안을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보도된 서울신문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9부2처2청의 행정부처를 이전하는 원안에 대해 전국적으로는 반대(52.7%)가 찬성(40.3%)보다 높았지만, 충청권에서는 찬성(62.4%)이 반대(33.7%)보다 많았다. 만약 수정안에 대한 전국 여론 지지도가 60% 이상 올라가고 충청권의 찬성 여론이 과반을 넘는다면 수정안은 성공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12일 “충청권에서 수정안에 대한 찬·반이 50대50까지만 가도 정부는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전국 여론과 충청권 여론이 나란히 악화되는 경우를 상상해볼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볼 것도 없이 수정안의 패배다. 가장 난해한 경우는 전국적으로 수정안에 대한 찬성 여론은 높아지는 반면 충청권 여론은 악화되거나, 호전되더라도 과반을 못 넘을 때다. 아무리 전국 여론 지지도가 높더라도 직접 이해당사자인 충청 민심이 돌아서지 않는다면 정부가 마냥 밀어붙이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충청 여론이 좋아질 때까지 사안이 장기 표류할 개연성이 높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어떤 이슈가 발발했을 때 1차적으로 여론이 형성되는 기간을 보통 10일로 본다. 그리고 2차 여론 형성 기간은 이슈 생산 이후 한 달로 잡는다. 결국 한 달 안에 여론전의 승패가 갈리는 것이다. 따라서 오는 21일쯤 실시되는 여론조사에서 1차 민심이 드러나고, 이어 다음달 14일 설날을 전후해 나타나는 여론이 최종적으로 수정안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준 교수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이 반대 여론에 부닥치면서 2개월을 끌지 못한 전례가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여론 설득을 위한 결정적인 승부수를 띄우고 싶다면 한 달 이내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떤 기관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수정안 성패의 기준으로 삼을까.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앞에 나서는 대신 각종 언론매체들이 내놓는 전반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판단하는 게 적절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정몽준 후보의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 케이스처럼 당사자(정부)가 직접 여론조사 기준을 정하고 실시, 공표하는 일은 벌이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올해도 험난한 이승엽의 주전 1루 포지션

    올해도 험난한 이승엽의 주전 1루 포지션

    2010년을 시작하는 이승엽(요미우리) 앞에는 많은 산들이 가로 막혀 있다. 지난 2년동안을 부진속에 보낸 결과 붙박이 주전으로 시즌을 치를 수 있을지부터가 걱정이다. 특히 1루 포지션을 노리는 팀내 선수들이 많아 올해 이승엽은 자신의 야구인생에 있어서 가장 험난한 시즌이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하라 타츠노리 감독의 입을 대신해 일본언론에서 나오고 있는 요미우리 전력 구상은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우선 외야수들인 알렉스 라미레즈와 작년시즌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타카하시 요시노부의 1루 전향설이다. 작년에 이승엽이 2군에 있는동안 1루를 맡았던 카메이 요시유키는 자신의 주포지션인 외야로 정착되길 바라고 있다. 카메이는 작년시즌 골든글러브도 외야수 부문에서 받았다. 라미레즈는 오프시즌동안 1루 수비연습을 겸한다고 밝혔는데 아무리 1루수비가 여타의 내야포지션보다 편할지라도 단기간에 1루자리를 차지하기란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다. 결국 올해 요미우리의 외야라인은 라미레즈-마츠모토-카메이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타카하시는 떨어졌던 실전감각이 어디까지 올라왔는지 아직 정확한 진단이 힘든 상태다. 문제는 내야수와 외국인 선수들에 있다. 그중 특히 눈여겨 볼 대목은 2009년 마쓰이 히데키(현 에인절스)의 등번호인 ‘55번’을 물려받고 입단한 오타 타이시(20)의 개막전 출전설과 그에 따른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의 포지션 이동이다. 하라 감독은 새해벽두부터 요미우리 기관지인 ‘스포츠호치’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오타를 8번-3루수로 출전시킬 계획” 이라며 이승엽을 압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냉정히 평가하자면 오타는 아직 1군 엔트리에 들어갈만한 실력이 못된다. 아마시절 주로 유격수를 보면서도 고교통산 65홈런을 터뜨려 화려하게 프로에 입문했던 오타지만 작년시즌 2군에 머물며 새롭게 야구를 배우고 있는 선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체격조건이 뛰어나고 기동력까지 갖춘 선수이긴 하지만 타격에서의 정교함은 찾아보기 힘들며 큰 스윙으로 일관하는 지금의 기량 상태로는 요미우리 3루자리를 차지한다는게 말이 안된다. 오타의 작년시즌 2군 성적은 101경기에 출전해 타율 .238(403타수 96안타) 17홈런,56타점 도루 16개를 기록했다. 특히 삼진을 123개나 당할정도로 선구안문제와 더불어 각이 큰 백스윙은 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쳐야할 부분이다. 올해 오타는 1군 경기에 단 한타석을 들어섰는데(6월 21일 치바 롯데전) 브라이언 시코스키에게 삼구만에 삼진으로 물러나며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한일 챔피언쉽 KIA와의 경기에서 9회 대타로 나와 유동훈에게 삼구삼진을 당한 선수가 바로 오타다. 오타의 1군경기 출전은 3루수인 오가사와라의 1루전향을 의미하기에 이승엽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수밖에 없는 선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타는 올해도 작년과 같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 선수들과의 경쟁에 있어서는 작년보다 편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승엽이 결코 안심할수 만은 없는 상태다. 작년에는 에드가르도 알폰소가 있었지만 현재까지 요미우리의 외국인 타자는 이승엽이 유일하다. 일본은 1군 엔트리에 외국인 선수를 4명까지 둘수 있고(3명출전) 또한 투수나 타자 한쪽 포지션에 몰리면 안되기에 이승엽이 시범경기까지 본연의 모습만 회복한다면 개막전 출전은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부진하면 1군 엔트리에 자국선수로 대체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작년에 15승(2패)을 거둔 새로운 에이스 딕키 곤잘레스의 계약이 임박한 상태며, 세스 그레이싱어는 요미우리 구단과 이미 계약을 끝마쳤다. 작년에 기량이 일취월장한 육성군 출신의 위르핀 오비스포와 마무리 투수 마크 크룬까지 더하면, 이승엽은 4명의 외국인 투수들과 험난한 1군 엔트리 경쟁을 해야한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것들은 이승엽이 예전의 기량만 되찾는다면 해결되는 문제다. 이렇게만 되면 굳이 다른 선수와 비교해가며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우의 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작년에 감독으로서 차지할수 있는 모든 타이틀을 획득한 하라는 올시즌 모토를 ‘원점’으로 정했다.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의미로도 풀이할수 있지만 올시즌을 끝으로 요미우리와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이승엽 입장에는 반드시 자신의 원래 기량인 ‘원점’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점프 코리아 2010-3대 스포츠이벤트]남아공월드컵 남북한 16강 동반진출 가상 시나리오

    [점프 코리아 2010-3대 스포츠이벤트]남아공월드컵 남북한 16강 동반진출 가상 시나리오

    새해는 스포츠가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축구, 아시안게임이라는 스포츠 3대 빅이벤트가 올 한 해에 몰려 있다.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2010동계올림픽엔 ‘피겨퀸’ 김연아가 출전해 피겨사상 첫 금메달을 노린다. 현재 기량상태로 보아 무난하게 금을 따내 경기침체로 꽁꽁 언 국민의 가슴을 녹여줄 것이 확실시 된다. 한국의 전통적 메달밭 쇼트트랙에서도 금메달을 쏟아내기 위해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이규혁과 이강석 등이 금빛 전망을 높이고 있다.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국민의 흥분이 잦아들 즈음인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극전사들이 밴쿠버의 열기를 되살린다. 이번 남아공월드컵 본선엔 북한까지 진출했다. 사상 처음으로 남북한 선수들이 월드컵 본선에서 뛰는 모습은 뜨거운 감동을 자아낼 것이다. 11월12일부터는 중국 광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펼쳐진다. 98년 방콕대회부터 2006년 도하대회까지 중국에 이어 2위를 지켜온 한국이 절치부심해온 일본의 2위 탈환 야망을 어떻게 저지할 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회다. 새해 국민의 최대 관심사가 될 3대 스포츠 이벤트를 전망해본다. 공은 둥글다. 그래서 ‘다윗’이 ‘골리앗’을 쓰러뜨리기도 한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북한이 8강에 오른 기적도 있었다. 대한민국은 월드컵 본선 사상 첫 원정 16강을 꿈꾼다. 때마침 역대 최상의 대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은 44년만의 드라마 재현을 꿈꾼다. 16개국이 나선 당시와 달리 32개국이 겨루는 리그 통과는 험난하다. 더욱이 최악의 조 편성이다. 하지만 물고 물리는 상황에서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 호랑이의 해, 한반도 형제가 나란히 조별 리그를 뚫고 16강에 오르는 가상 시나리오를 써본다. 6월23일 오전 5시25분(한국시간) ‘산소 탱크’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나이지리아 문전 오른쪽에서 공을 잡았다. 기성용(21·셀틱)이 미드필드를 넘어서자마자 왼쪽에서 띄운 크로스를 받은 것. 수비수 타예 타이우(24·마르세유)와 조셉 요보(29·에버턴)를 잇달아 제치고 강슛. 공은 몸을 날린 나이지리아 골키퍼 빈센트 엔예야마(27·텔아비브)의 손끝에 살짝 걸렸지만 워낙 강력해 오른쪽 골네트를 흔들었다. 그리고 5분 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길게 울려 퍼진다. “아~ 경기 끝났습니다. 대한민국이 나이지리아와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하며 16강에 진출합니다. 여기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스타디움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진 이날 새벽,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신문사 광장의 붉은 물결은 춤추듯 요동쳤다. 아나운서의 숨가쁜 목소리와 함께 전광판에는 ‘대한민국, 원정 첫 16강 진출’이란 글씨가 붉게 빛나고 있었다. 한국은 그렇게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역사를 새로 썼다. 전반 44분 나이지리아 골게터 미켈 존 오비(22·첼시)에게 먼저 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한국은 1-1로 비겼고, 결국 1승2무(승점 5)로 16강이 겨루는 토너먼트에 나섰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국(2득점 1실점)은 아르헨티나(3득점 1실점·이상 1승2무)와 동률을 이뤘지만 골 득실에서 밀려 B조 2위를 기록했다. 12일 그리스와의 첫판에서 1-0으로 이겼지만, 17일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선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에 2-0 승리를 거뒀다. 따라서 마지막 한판에서 한국은 최소한 비겨야 하는, 안심할 수 없는 처지였다. 4년 전 독일 월드컵 때처럼 첫판에서 토고를 잡은 뒤 프랑스와는 극적인 무승부를 이루고도 스위스를 맞아 뼈아픈 패배로 발길을 되돌려야 했던 쓰라림을 자칫 되풀이할 수도 있었다. 한국이 나이지리아에 진다면, 이날 동시에 열린 그리스-아르헨티나 경기 결과로 경우의 수를 따져야만 했다. 아르헨티나는 그리스를 2-1로 눌렀다. B조에서는 아르헨티나(2승1무·승점 7)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한국(1승2무·승점 5)이 2위, 17일 나이지리아를 3-2로 꺾었던 그리스(1승2패·승점 3)와 꼴찌 나이지리아(1무2패·승점 1)는 탈락의 쓴맛을 봤다. 북한은 더 극적이었다. 16일 G조 첫판에서 최강 브라질에 0-2로 무릎을 꿇은 뒤 닷새 뒤 포르투갈과 맞서 2-0으로 승리를 거두는 사상 최대의 이변을 연출했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본선에서 8강에 올라 3-5로 역전패했던 빚을 고스란히 되갚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고비가 남았다. 마지막 코트디부아르를 눌러야 자력으로 16강을 진출할 수 있었다. 북한은 전반 선제골로 앞서 갔지만 후반 통한의 동점 골을 내주며 1-1로 마쳤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북한에 미소를 보냈다. 포르투갈이 브라질과 역시 1-1 무승부를 기록한 것. 21일 코트디부아르를 2-1로 누른 브라질은 조 1위(2승1무·승점 7), 코트디부아르(1무2패·승점 1)는 4위를 확정했다. 15일 아프리카 복병 코트디부아르에 1-0으로 승리했던 포르투갈(1승1무1패)이 북한과 동률을 이뤘다. 결국 골 득실을 따진 끝에 북한 2위(3득점 3실점), 포르투갈(2득점 3실점)은 3위로 결정났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MB, 중소기업인과 ‘삼겹살 송년회’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저녁 서울 영등포의 한 삽겹살집에서 중소기업인들과 ‘깜짝 송년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연합(U AE)의 원자력발전 수주에 성공한 뒤 이날 오전 귀국했다. 오후에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직후 ‘중소기업 사랑나눔 봉사단’의 송년 모임을 찾아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모임에서 “오늘 UAE에서 돌아왔는데 아마 대기업 사람들과 약속했으면 양해를 구하고 안 왔을 텐데 (피곤해서) 입술도 터졌는데 이렇게 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UAE 원전 수주에 대해 “내가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 실패할 경우의 이미지 손상을 걱정해 안 갔겠지만 기업인 출신이어서 막판 담판을 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피곤하실 텐데 약속을 지켜줘서 300만명의 중소기업인들을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이 대통령이 세계 지도자들에게 모범을 보여 주는 선구자”라면서 가곡 ‘선구자’를 선창해 다른 참석자들의 합창을 이끌어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소기업인은 “대기업이 올해 사상 최대의 흑자를 냈다고 하는데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으로서는 씁쓸하다.”면서 “성과를 함께 나누는 상생의 문화가 시급하다.”고 건의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깜짝 방문’에는 교통통제나 경찰 경호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말에도 중소기업인들의 송년회를 찾았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 선진·개도국 초안 내용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 선진·개도국 초안 내용

    지난 11일까지 이번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대한 3가지 초안이 공개됐다. 2가지는 회의 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각각 만든 것이고 나머지는 실무그룹인 장기협력행동에 관한 특별작업반(AWG-LCA)이 작성한 것이다. AWG-LCA의 초안은 대체적으로 예상되는 원칙 아래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담았다. 하지만 회의 이틀째인 8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공개한 선진국 초안은 개도국도 선진국과 같은 기준으로, 자발적이 아닌 의무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모든 당사국이 1990년 대비 50% 감축해야 한다는 부분을 구체적 수치로 환산하면 산업혁명 이후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 제공자인 선진국이 앞으로도 개도국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선진국의 개도국 지원도 연간 100억달러를 그것도 2020년까지가 아닌 2010~12년까지만 지원한다고 명시했다. 후진국이 요구하는 규모가 수천억달러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최빈국이나 기후변화 취약국에 지원금이 우선 배정돼야 한다고 적고 있어 중국, 인도 등이 크게 반발했다. 겉으로는 ‘지구 온난화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한다’는 구호를 외치면서 자국의 입장을 앞세우고 있는 것은 비단 선진국만이 아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10일 공개한 개도국의 초안은 온실가스를 2020년까지 1990년 대비 40% 이상 줄여야 한다는 선진국의 의무 감축 목표만을 정했을 뿐, 개도국 스스로에 대해서는 각국 사정에 따라 조치를 취한다는 정도의 원론적인 내용만 담았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위원회(IPCC)는 205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산업혁명 이전 대비 섭씨 2도 내외로 억제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2도’라는 부분에 선진국과 개도국 간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투발루 등 기후변화로 당장 생존의 위협을 받는 섬나라와 아프리카 국가들은 1.5도로 기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 협상 과제가 추가된 상황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개도국 지원규모 ‘빈칸’… 선언적 합의 우려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폐막이 4일 남았다. 개막 이후 선진국과 개도국은 물론 개도국끼리도 의견이 충돌하는 등 회의가 진행될수록 회의론이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유례없이 110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높은 수준의 정치적 합의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금까지 논의된 내용과 전망을 짚어본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14일부터 본격적인 협상 국면에 접어든다. 장기협력행동에 관한 특별작업반(AWG-LCA) 등 실무그룹에서 작성된 초안을 바탕으로 각국 장관급 대표들이 폐막일인 18일 열릴 예정인 정상회담 전까지 치열한 협상을 벌인다. 지난 7일 개막 이후 일주일 동안의 성과에 대해 코니 헤데가르 총회 의장은 “상당한(considerable) 논의 진척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풍력이나 태양력 기술을 개도국에 적용하는 문제나, 산림을 더 조성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등 손쉬운 부분만 합의됐을 뿐이다. AWG-LCA가 내놓은 초안, 그리고 그 초안에 대한 반응을 종합해 보면 ‘상당한’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진다. 초안의 경우 13차 총회의 ‘발리행동계획’에 따라 선진국의 의무 감축과 개발도상국의 자발적 감축치를 제시했다. 이에 토드 스턴 미 기후변화 특사는 “주요 개도국들이 큰 역할을 담당하지 않는다면 논의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거부감을 보였다. 이는 회의 초반 중국의 수웨이 기후변화 협상 대표가 이례적으로 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선진국이 발표한 감축 목표치를 비난한 것을 비롯한 개도국의 압박에 대한 반격인 셈이다. 특히 초안은 개도국에 대한 선진국의 지원 부분은 경우의 수나 범위조차 정하지 않은 채 빈칸으로 남겨뒀다. 돈 문제가 가장 민감하고 쉽게 풀리지 않는 갈등 요소임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교토의정서 연장이나 새로운 협약 등 구체적인 협약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없다. 일단 정치적 합의만 이끌어내고 구체적 합의는 내년 5월 독일 본에서 열리는 실무 회의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정치적 합의’ 수준에 따라 이번 총회의 성패가 판가름 난다. 최악의 결과는 2050년까지 목표에 대한 포괄적 합의만 하고 교토의정서가 만료되는 2012년 이후부터 중간 기점인 2020년까지의 방안에 대해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경우다. 이는 장관급 회의와 정상회담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이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경우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감축 목표치에서 의견이 접근하더라도 개도국 지원 기금이 최종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최근 유엔은 관련 기금을 연간 100억달러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유럽연합(EU)만 2010~12년까지 매년 35억 4000만달러를 제공키로 했을 뿐, 아직 지원 계획을 밝힌 선진국은 없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남아공 월드컵 조추첨] 남·북 맞대결 가능성 사실상 제로

    결론적으로 희박하다. 남아공월드컵에서 남북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애초 팬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었다. 시드 배정상 같은 조에 편성될 수는 없지만 두팀 다 16강 이상 진출할 경우 불가능한 것만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조편성이 좋지 않다. 두팀의 만남은 기적에 기적이 거듭 필요하다.한국은 B조. 북한은 G조다. 경우의 수를 보자. 두팀이 각조 1위를 차지해 16강에 진출한다면 결승에 가야 만난다. 혹은 두팀이 4강에 진출했다가 둘다 패해 3·4위전에 갈 경우도 대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다.한국이 B조 1위, 북한이 G조 2위를 차지하면 일정상 4강에서 만날 수 있다. 반대로 한국이 B조 2위, 북한이 G조 1위를 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두팀 다 조 1위로 16강에 나가기는 버거운 전력이다. 역시 가능성이 떨어지는 얘기다.두팀이 모두 조 2위로 16강에 올라도 남북대결은 힘들다. 두팀이 1위로 2라운드에 나간 경우와 일정이 동일하다. 두팀 다 결승까지 가거나 3·4위전에는 나가야 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월드컵 본선 남북대결은 다시 4년 뒤를 기대하는 게 현실적이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신지애-오초아 올해의 선수상 마지막 티오프

    신지애-오초아 올해의 선수상 마지막 티오프

    ‘지존’과 ‘여제’의 텍사스 결투? 신지애(21·미래에셋)와 로레나 오초아(멕시코)가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09시즌 마지막 대회에서 ‘올해의 선수’를 놓고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무대는 20일부터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휴스터니안골프장(파72·6650야드)에서 열리는 LPGA 투어챔피언십. 이미 올 시즌 상금왕과 신인왕을 확보한 신지애는 이 대회를 통해 올해의 선수와 최저타수, 다승왕 등 5관왕 도전에 나선다. 올해의 선수 부문 포인트에서는 신지애가 156점, 오초아가 148점. 8점 차이다. 대회에 걸린 포인트 가운데 우승할 경우 30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둘 중 하나가 우승을 차지하면 상대 선수의 성적에 관계없이 곧바로 올해의 선수상을 받게 된다. 산술적으로는 127점으로 3위인 크리스티 커(미국)도 역전이 가능하다. 다만 커의 수상 조건은 자신이 우승하고 신지애는 10위 미만, 오초아는 4위 이하의 성적을 내야 한다. 필요충분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질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결국 신지애와 오초아의 ‘2파전’으로 압축된다. 일단 신지애로서는 유리한 입장. 오초아가 4위 이하로 떨어질 경우 신지애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해도 앉아서 올해의 선수상을 탈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신지애의 목표는 우승에 맞춰져 있다. 오초아에게 우승을 뺏길 경우 올해의 선수는 물론 다승왕과 최저 타수상 등 3개 타이틀을 죄다 내줘야 한다. 올해의 선수상은 지난 1997년부터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캐리 웹(호주), 오초아 등 단 세 명이 돌아가면서 받아왔다. 신지애가 올해 수상자가 되면 1987년 오카모토 아야코(일본) 이후 두 번째로 이 상을 받는 아시아 선수가 된다. 신지애는 지난 16일 끝난 멕시코대회에서 상금왕을 확정한 뒤 “아직 승리감에 도취될 때가 아닌 것 같다. 마지막 대회까지 최선을 다해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처음으로 올해의 선수상을 벼르는 발언이었던 만큼 더욱 더 커진 신지애의 야망과 욕심을 알 수 있다. 최저타수에서는 현재 오초아가 70.22타로 1위에 올라 있다. 신지애는 70.267타로 2위, 커가 70.274타로 3위다. 최저타수는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워낙 여러가지다. 만약 오초아가 이븐파(288타)를 친다고 가정하면 70.309타. 이럴 경우 신지애는 4언더파 284타를 쳐야 역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4라운드 최종합계에서 4타차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멕시코대회에서도 신지애는 오초아에 3타 앞섰을 뿐이었다. 이 대회 엔트리는 모두 120명. 2라운드까지 상위 70명만 3라운드에 나갈 수 있고 최종 라운드에는 상위 30명만 추려내는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변수는 또 있다. 최나연(23·SK텔레콤)이 우승하면 다승 공동 선두(3승)로 시즌을 마칠 수 있고 멕시코대회에서 프로 데뷔 49개월 만에 첫 정상에 선 미셸 위(20·나이키골프)의 상승세도 염두에 둬야 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10 수능] “외국어 시간부족… 점수 하락폭 클 것”

    [2010 수능] “외국어 시간부족… 점수 하락폭 클 것”

    올 수능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언어와 외국어는 시사성 있는 소재 등 범교과적 소재를 바탕으로, 수리탐구·제2외국어·한문영역은 개별 교과의 특성을 바탕으로 한 사고력 평가에 중점을 뒀다. ●언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다는 평가를 받은 언어영역은 문학 40%, 비문학 60%의 비율로 출제됐다. 듣기·쓰기·문학(읽기)이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된 반면 비문학(읽기)의 경우 기업 결합과 관련된 문제도 나오는 등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는 평가다. 배점도 지난해보다 비문학에 2점이 더 추가됐다. EBS 장희민(하나고) 강사는 “비문학에서 인문, 기술 제재의 경우 정보 양이 많아 학생들이 글을 독해하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문학의 경우 조지훈의 ‘승무’, 이문구의 ‘관촌수필’, 송순의 ‘면앙정가’ 등 대부분 교과서 등에서 접한 작품이라 쉽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듣기평가에서는 강연, 수업, 협상 등 다양한 유형의 담화를 활용한 문제가 출제돼 언어 사용의 실제성을 강조했다. ●수리 가·나형 모두 지난해보다 비슷하거나 쉽게 출제됐다는 평이다. 메가스터디의 송갑석 강사는 “가형의 경우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학생이라면 쉽게 풀 수 있는 유형의 문제가 다수 나왔다.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공간도형과 벡터 부분이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돼 전반적으로 체감 난이도가 낮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문계생이 주로 치르는 나형의 경우 “수열과 수열의 극한과 관련된 문제는 어려웠지만 나머지는 익숙한 유형”이라고 평가했다. 종로학원은 “가형에서는 미분·적분법에서 그래프의 개형을 통한 풀이를 강조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나형에서는 그간 경우의 수에서 경우를 나눠 구하는 문제가 출제됐지만 이번에는 한 번에 공식을 이용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대부고 이금수 교사는 “가형은 시간이 좀 걸렸고 나형은 무리가 없었을 듯하다.”면서 “가형이 지난해 평균 49.1점이었는데 올해는 51점가량으로 예상되고 나형은 지난해 38점에서 올해 41점 정도 예상된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가·나형 모두 155점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외국어 지난해 쉬웠다고 평가됐던 외국어 영역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대성학원은 “학생들이 쉽게 여기는, 심정을 묻는 문제가 빠진 반면 빈칸 추론 문제가 늘어나고 배점도 높아져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이 됐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1등급이 94점이었는데 올해도 94점가량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메가스터디 김진성 강사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는 없었지만 지문도 늘어나고 해석이 어려운 문장이 많아 최상위권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문제풀이 시간이 부족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배점 문항을 고난도 유형에 배치해 실제 점수하락 폭은 체감 난이도보다 클 것”으로 전망했다. 듣기 문제는 일상생활, 대인관계 등을 소재로 화자의 할 일, 심정 추론, 대화장소 추론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읽기에서는 문학·예술·실용문 등을 소재로 지칭어가 가리키는 내용 맞히기, 빈칸에 들어갈 단어 추론하기 등의 문제가 나왔다. 쓰기에서는 주어진 글에 이어질 내용의 순서 배열하기, 문단을 문장으로 요약하기 등의 유형이 나왔다. ●사회·과학탐구 전체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였지만 지난해 쉬웠다고 평가된 물리Ⅰ은 다소 어려워졌다. 종로학원은 “사회탐구의 경우, 한국지리는 자연지리 문제가 55% 정도였는데 올해는 인문지리가 많이 출제됐다. 경제는 환율, 생산가능곡선 등 기초개념 이해와 수리적 계산능력을 함께 묻는 문제들이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유형의 문항도 선보였다. 위험에 처한 아이를 구하는 마음이 측은지심인 것을 아는지를 묻는 문항, 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맞아 의거 이유를 밝힌 자료를 통해 사건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문항 등이다. 과학탐구의 경우 “화학이 다른 과목보다 어려웠다. 화학Ⅰ 20번의 경우 수학의 벤다이어그램을 활용한 새로운 유형의 문제였다.”고 종로학원은 전했다. 김민희 박성국 유대근기자 haru@seoul.co.kr
  • 난감한 정부

    정부가 북한에 옥수수 1만t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지 1주일이 지났지만 북측은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40억원 상당의 옥수수 1만t을 지원하겠다고 북측에 통보했다.북한의 반응이 없자 정부의 입장은 다소 난처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이르면 다음주쯤 북측과 연락관 접촉 및 통지문 발송 등을 통해 옥수수 1만t 에 대한 인도 동선과 전달 지역 등을 협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통일부 관계자는 3일 “대한적십자사가 옥수수 구입 등을 이유로 정부에 요청한 40억원의 예산 지원에 대해 이번 주 내로 교류협력추진협의회에서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도 곧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그는 “어느 정도 준비가 진행된 다음 주쯤 북측이 특별한 대답이 없으면 정부가 먼저 북측에 식량 인도절차 및 인도 동선 등을 통보해 달라고 전통문을 보내거나 연락관 접촉을 통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통문 발송 및 연락관 접촉) 시기는 여러 경우의 수가 있지만 물류 비용 등을 따져 옥수수 수입국가를 정해야 하기 때문에 옥수수 구입을 앞두고 북측과 협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옥수수 1만t 지원에 대한) 북측의 공식적인 반응은 없지만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인 만큼 현재 내부적인 의사결정과정을 진행 중”이라면서 “구체적으로 물품을 구매하고 인도·인수를 하는 절차를 위해 북측과 연락관 접촉 등 실무적의 협의를 통해 (북측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기고] 입학사정관제,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김원명 동대전고 교장

    [기고] 입학사정관제,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김원명 동대전고 교장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지 2년째를 맞고 있다. 입학사정관제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이 제도를 잘못 알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교과 성적이 좋지 않거나, 논술이나 구술면접에 자신 없는 일부 학생은 이 제도를 돌파구로 여긴다. 일부 고교 교사는 대입제도가 하나 더 생긴 것쯤으로 치부하거나, 번거로운 일만 더 생겼다며 시큰둥하다. 이 모두가 입학사정관제를 정확히 알지 못한 데서 비롯된 오해이다. 사실 입학사정관제는 학생부 교과 성적이나 수능시험 점수 위주의 기계적 선발방식에서 탈피하고 대학과 고교 교육을 연계시킴으로써 공교육 정상화는 물론 사교육비 경감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바가 크다. 학교 교육과정 운영의 중요한 한 트랙인 인성교육을 통해 학생의 사회성, 공동체의식, 배려, 봉사정신, 책임감, 리더십 등을 더욱 신장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미 고교에서는 학생부 비교과영역 및 특기적성 교육을 상세히 기록하고 봉사활동, 특기적성 교육을 활발하게 진행하는 등 공교육 정상화의 긍정적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일선 고교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오는 입학사정관제가 학교 현장에서 더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해 본다. 첫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대학 입장에서 이 제도가 그저 학과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또다른 방편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 우수학생을 유치하겠다는 대학의 의지는 충분히 이해가 되나, 어떤 학생이 우수 학생인가에 대한 개념정립이 필요하다. 따라서, 잠재력 있는 인재를 찾는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대학의 올바른 홍보도 중요하다. 입학사정관제가 교과 학습을 소홀히 한 채 봉사활동이나 학생회 간부, 특기적성 교육, 독서활동 등만 잘하거나 수능성적이나 논술능력이 부족한 경우의 대안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중학교나 고교 1학년부터 적성을 파악하고 진로를 개척하며 꾸준히 꿈을 키워나가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과 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대학과 고교와의 연계성 강화이다. 입학사정관제는 대학이 필요한 학생을 선발하고 고교에서는 수동적으로 지원 대학을 찾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인재발굴을 위해 준비하고 노력하는 상생(win-win) 관계로 정착돼야 한다. 대학은 고교 교육과정 등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폭넓은 정보를 축적하면서 평소 교육현장을 방문해 교사 및 학생과의 면담을 통해 학교의 교육적 특색, 학생의 목표, 능력, 적성, 열정 등을 발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반대로, 고교는 입학사정관 전형에 필요한 자료나 정보를 사전에 제공받음으로써 이에 적합한 학생을 추천하거나 학생에게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넷째, 신뢰성 확보와 평가의 공정성에 관한 대학의 노력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실시하는 대다수 대학에서는 입학사정관 복무규정 또는 윤리규정을 제정하고 서류 및 면접 평가에 2명 이상의 복수 입학사정관이 참여하는 등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대학은 “신뢰도와 공정성에 금이 가면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완벽한 대책마련에 주력해야 한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입학사정관제의 여러 가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그러한 변화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한 대입제도에 입학사정관제가 바람직한 변화를 가져올 단초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김원명 동대전고 교장
  • ‘청출어람’ 조갈량, 야신 넘다

    “김 감독님 밑에서 난 선수로 있었다. 감독님은 야구에 대해 무궁무진한 생각을 하는 분이다. 경우의 수도 많이 따지시는 분 아닌가. 한국시리즈에서도 어설프게 했다간 내 모습이 사라질 것 같아서 KIA 야구대로 하기로 했다.” KIA 조범현(49) 감독이 마침내 스승의 벽을 뛰어넘었다. 조 감독은 잘 알려진 대로 SK 김성근(67) 감독과 사제지간. 조 감독은 1976년 서울 충암고에서 처음 사제의 연을 맺은 이후 무려 33년 동안 김 감독을 가까이서 지켜봐 왔다. 조 감독이 스승이 신봉하는 ‘데이터 야구’를 이어받은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야신’으로 통하는 스승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할 것 같았지만 조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통해 스승을 넘어 진화한 ‘조갈량’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사제가 충돌한 이번 한국시리즈는 일찍부터 ‘지장 vs 지장’의 대결로 불렸다. 특히 라인업 구성에서 백미를 이뤘다. 시리즈 내내 타순이 화제였다. SK는 상대 투수에 따라 대처가 가능하도록 좌·우타자를 교대로 배치했다. 이른바 지그재그 타순을 구축한 것. 조 감독이 투수교체 타이밍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도 이 같은 김 감독의 노림수 때문. 조 감독도 파격적인 라인업으로 맞섰다. 1차전에서는 1번 이용규부터 4번 최희섭까지 내리 좌타자, 뒤로는 5명의 우타자들을 연달아 세웠다. 경험 많은 이종범을 6번에 깜짝 포진시켰다. 실제로 이종범은 6번 타순에서 믿음에 한껏 부응했다. 우승의 열쇠였던 마운드 운영에서도 조 감독의 긴 안목이 돋보였다. 위기 상황에서도 정규시즌과 다름없이 선발-중간-마무리 체제를 지켰다. 마운드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었던 것. 반면 선발진의 약세를 만회하려는 김 감독은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를 시도했지만, 지친 불펜진이 차례로 무너지면서 패배를 곱씹었다. 작전도 조 감독의 우세승. 1차전에서 이종범에게 ‘위장 스퀴즈번트’를 지시해 허를 찔렀고, 5차전에서는 이용규의 스퀴즈 번트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상대 장기인 ‘스몰볼’에 역공으로 맞선 것. 수비라인에서 ‘박정권·김재현 시프트’를 가동한 것도 크게 한몫했다. 생애 첫 우승을 일군 조 감독은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선수들이 팀을 먼저 생각하는 정신을 보여줘 우승할 수 있었다.”며 공로를 선수들에게 돌렸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프로축구 K-리그] 6위 싸움 피말린다

    [프로축구 K-리그] 6위 싸움 피말린다

    ‘꽁지머리’ 김병지(39·경남)의 꿈이 오롯이 살아남을까. 막바지에 이른 프로축구 K-리그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프로축구 사상 첫 500경기 출장이라는 대기록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본인으로선 팀을 6강 플레이오프(PO)에 올려놓은 뒤에야 명예가 빛나기 때문이다. 경남은 19일 현재 7위(승점 37점·9승10무7패). 그러나 PO 싸움은 4위 성남과 5위 전남, 6위 인천은 물론 경남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그야말로 남은 2경기까지 피말리는 양상이다. 김병지는 500출장에 2경기만 남긴 상태. 4팀 멤버들 모두 그렇겠지만 경남이 가장 절박하다. 김병지의 꿈이 반쪽으로 끝나지 않고 PO에 오르려면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다른 팀들을 바라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4위 성남부터 7위 경남까지 승점 차이는 5. 어느 팀이든 2승을 거두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분수령은 오는 25일 29라운드 성남-경남의 맞대결이다. 성남도 경남전에서 승점을 쌓지 못하면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일단 무승부로라도 이끌면 유리하다. 경남이 1승을 보태고 다음달 1일 대구전에서 설령 무릎을 꿇어 경남과 동률을 이뤄도 골득실에서 성남이 한참 앞서기 때문. 이 경우 전남과 인천이 2연승해도 6위를 확보한다. 경남은 까다로운 성남전에 이어 다음달 1일 한판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선두를 달리는 막강 전북을 상대로 승점 3을 챙겨야 한다. 최근 8경기에서 6승(1무1패)을 챙긴 성남에 견줘 7승(1패)의 경남은 해 볼만하다는 계산이다. 김병지와 현역을 함께 보냈던 신태용(39) 성남 감독도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3연승의 상승세를 자랑하지만 경남전에는 중앙 미드필더 김정우(27)와 이호(25), 공격수 라돈치치(26)까지 핵심 3명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신 감독은 “정면으로 승부를 걸지, 안전하게 승점 1점을 챙길지 고민해야겠다.”며 웃었다. 전남과 인천 역시 최소한 1승을 챙길 수 있다는 자체 분석이다. 경남이 성남에 무릎을 꿇는다면 어느 정도 PO 진출에 대한 압박을 덜 수 있다. 하지만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도 없이 무조건 총력전으로 나설 태세. 전남은 24일 13위로 처진 제주와 다소 쉬운 29라운드를 치른 뒤 다음달 1일 선두 탈환의 희망을 품은 FC서울과 힘겨운 승부를 맞는다. 인천은 25일 서울에 이어 새달 1일 11위 부산과 겨룬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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