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경우의 수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딥페이크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정책 혼선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청소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 1인 가구
    2025-12-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62
  • 의료비 인출 보장 연금저축 내년 나온다

    내년 1월부터 의료비 용도로 적립금 일부를 찾을 수 있는 연금저축이 나온다. 연금저축보험의 계약체결 비용이 꾸준히 낮아져 수익률이 높아지게 된다. 경제 사정 등으로 보험료 납부가 어려울 땐 최대 1년간 납부가 유예되며 실효된 보험도 한 번의 보험료 납부만으로 되살릴 수 있게 된다. 단, 납입유예제도를 이용하려면 가입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5일 이런 내용의 ‘개인연금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연금저축은 매달 연금으로 나눠 받지 않고 중도에 돈을 찾으면 22%의 기타소득세를 내야 한다. 금융위는 특약 등을 추가해 의료비 인출이 보장되는 연금저축보험을 도입할 계획이다. 저축성보험의 계약체결 비용(판매 수수료 포함) 중 설계사에게 분할지급되는 비중이 현행 30%에서 2015년 50%까지 높아진다. 그만큼 해약환급금이 많아지게 된다.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 및 온라인 판매보험의 계약체결 비용은 현재 설계사를 이용할 경우의 70%에서 50%까지 낮아진다. 올 4분기 중 개인연금 종합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연금 포털’도 구축된다. 기존 통합공시시스템을 확대해 모든 연금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연금저축을 갈아타기도 쉬워져 온라인으로 계약 이전 신청을 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최근 불거진 상반기 10조원의 대규모 세수 부족 사태 등으로 연금저축 소득공제 한도(연 400만원)를 확대하는 등의 ‘화끈한’ 활성화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노골적인 자국기업 보호’ 美 똘똘 뭉쳤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애플의 구형 스마트폰 제품 등에 대해 수입을 금지한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결정을 뒤엎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준사법적 독립기구인 ITC의 결정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인 1987년 삼성전자의 컴퓨터 메모리칩 관련 분쟁 이후 무려 26년 만의 일일 만큼 이 거부권 조항은 사실상 무덤 속에 들어가 있던 것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밀어붙이며 틈만 나면 자유무역을 설파해온 오바마 대통령이 결정적 순간에 자국 기업 보호로 비쳐지는 기업 간 분쟁에 개입한 것을 놓고 ‘자가당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미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거부권 결정 과정에 오바마 대통령은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행정명령에 따라 이런 경우의 거부권 행사 결정권을 무역대표부(USTR)에 위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USTR가 백악관의 의견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결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이 미 시장에서 약진하면서 미 정치권의 자국 기업 보호 움직임은 범상치 않은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공화 양당 상원의원 4명은 최근 이번 사안과 관련해 마이클 프로먼 USTR 대표에게 초당적으로 서한을 보내 “공익을 신중하게 고려해 줄 것을 촉구한다”며 거부권 행사를 압박했다. 이에 백악관은 의회도 ITC의 권한을 제한해 달라고 맞장구를 쳤다. 또 최근 미 무선통신사 버라이즌의 법률 고문은 월스트리트저널에 거부권 행사를 주장하는 글을 기고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 등 다른 미 기업들도 공개적으로 애플을 지지하는 등 똘똘 뭉쳐 자국 기업 편을 들었다. 앞서 지난해 8월 미 캘리포니아주 법원 배심원들도 애플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프로먼 USTR 대표는 이날 “특허 보유권자가 법원을 통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며 삼성이 억울하면 법원에 제소하라는 식으로 말했다. 하지만 미 법원은 그동안 이런 사안에 대해 수입 금지에 반대하는 판결을 내려왔다는 점에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얘들아, 대학가자-입시전문가 어드바이스] Q:학생부 3.34등급 재수생 수시 공략법이 궁금해요

    [얘들아, 대학가자-입시전문가 어드바이스] Q:학생부 3.34등급 재수생 수시 공략법이 궁금해요

    Q 재수 생활 중인 인문계 여학생 A입니다. 외국어고를 나온 탓에 내신은 별로 좋지 않고, 특별한 비교과 활동이나 공인 외국어 성적은 없습니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모평)에서는 언어-수리-외국어에서 1-3-2등급을 받았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2-3-4등급이었습니다. 올해 6월 모평에서도 국어-수리-영어에서 1-1-2등급이었지만, 수능을 또 망칠까 걱정됩니다. 올해는 꼭 대학에 가야 하는데 수시 원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또 실패하는 것은 아닐지 지난해보다 원서 쓰기가 훨씬 더 겁이 납니다. 최대 이화여대까지 수시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데, 어떻게 지원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 될지 궁금합니다. A 일반적으로 재수생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보다 수시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재수생에게도 수시는 잘 활용하면 정시 지원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더구나 정시보다 2배 더 많은 6차례 기회가 수시에서 주어지기 때문에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입시제도 아래에서는 재수생 역시 수시에 대해 좀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고민과 판단을 먼저 해봐야 합니다. A양의 내신 전 교과 평균등급은 3.34로 특목고(외고)를 졸업한 학생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성적은 아닙니다. 특히 국어·영어·수학·사회 기준 등 주요 교과 기준으로는 3.25등급이기 때문에 학교생활기록부 중심 전형에 지원하기는 어렵겠지만, 논술 중심 전형에 지원했을 때 학생부 성적에서 문제가 생길 정도의 성적이라고도 할 수 없습니다. 수시 전형 중에서는 일반 전형(논술 전형)을 검토하는 게 좋겠습니다. 학생부 교과 점수와 비교과 활동, 혹은 공인 외국어성적이나 봉사활동 등에서 특이한 사항이 없을 경우에는 논술 전형이 가장 무난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의 성적 추이를 고려해 올해 수능 점수를 예측하는 것입니다. 예측한 수능 점수를 바탕으로 정시에 지원할 수 있는 학교군을 설정한 뒤 그것을 중심으로 수시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합니다. 재수생은 지난해 수능을 치른 경험이 있지만, 교육청이 주관한 올해 3월과 4월 모평 점수를 알 수 없다는 제약도 있습니다. 재학생이 3월부터 치러진 모평 성적 추이로 수능 점수를 예상한다면, 재수생은 지난해 6월 모평과 수능, 올해 6월 모평 추이를 살펴 수능 점수를 예측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A양 모평 성적을 보면, 수학과 영어 성적이 지난해보다 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모평 때보다 수능 점수가 다소 떨어졌기 때문에 올해도 실전 수능에서 성적이 떨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그럼에도 수학이 1등급 바로 다음이고, 영어도 1등급 컷에 가깝지만 지난해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성적을 거둔 점을 폄하하면 안 됩니다. 설사 올해 수능에서 점수가 하락하더라도 지난해만큼은 아닐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남은 기간 동안 충실하게 준비해 국어-수학-영어에서 2등급 초반, 백분위 94~95를 받을 수 있다면 사탐 성적이 크게 변하지 않는 한 이화여대 이상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수시를 지원할 때 수능 성적이 잘 나올 경우와 함께 나쁠 경우의 대안을 반드시 마련해 두는 게 좋다는 점에서 A양은 꼭 이화여대 수시 일반전형에 지원해야만 합니다. 연세대, 고려대처럼 일반전형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국·수·영 등급합 4’인 학교도 지원해야겠죠. 그러나 최악의 컨디션으로 수능을 치렀을 때를 고려한 대책 마련도 필요합니다. 이대 일반전형 우선선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국·수·영·탐(2) 상위 3과목 등급합 4 또는 백분위합 284점입니다. A양이 지난해처럼 수능에서 수학을 망치더라도 국어와 사탐을 잘하기 때문에 국·영·탐(2)에서 284점 이상을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지난해처럼 수능에서 수학 점수가 떨어진 경우에는 이대 정시 지원이 어렵지만, 수능 전 미리 수시 지원을 해둔 상태라면 논술을 잘 봐 이대에 진학할 기회가 생깁니다. 만일 수능을 잘 봐서 6월 모평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성적이 나오면 논술을 안 봐도 됩니다. 김병진 강남청솔학원 진학지도실장
  • 강남구 음식쓰레기 종량제 후 18% 줄었다

    서울 강남 지역의 음식물쓰레기가 ‘확’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실시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강남구에 따르면 종량제 실시 이후 음식물쓰레기 발생량의 변화 추이를 파악하기 위해 6월 한 달간 발생량을 조사한 결과, 쓰레기 발생량 예측치 대비 18%의 감소 효과가 나타났다. 무게로 따지면 1348t, 금액으로는 1억 4500만원을 아꼈다. 올해 6월 한 달간 강남구에서 실제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 총량 5954t과 종량제를 실시하지 않았을 경우의 예상 발생량 7302t을 비교해 산출된 결과다. 쓰레기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여름철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절약 효과를 거둔 셈이다. 이 같은 감량 효과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10억원의 처리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 관계자는 또 “가정용 소규모 봉투의 경우 입구가 좁아 음식물쓰레기를 담기에 불편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봉투 규격을 변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처리 비용을 분담하는 만큼 불편함이 없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구는 주민들이 종량제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생활 속에서 안정적으로 제도가 정착할 수 있도록 홍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조용수 청소행정과장은 “종량제 한 달 만에 당초 기대했던 20%에 가까운 감량 효과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성숙해진 시민의식이 이뤄낸 결과”면서 “앞으로 다양한 홍보 프로그램 및 무단 투기 집중 단속을 통해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의 성공적인 정착은 물론 감량 효과를 더욱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동해’ 열고 꿈의 뱃길 북극항로로… 수출길 확 짧아진다

    ‘동해’ 열고 꿈의 뱃길 북극항로로… 수출길 확 짧아진다

    ‘꿈의 뱃길’ 북극항로 시대를 앞두고 강원 동해안 항구들이 설레고 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2020년쯤이면 연중 100일 이상 북극항로를 통한 상업 운항이 가능해지면서 낙후된 강원 동해안이 세계 교역의 중심지로 떠오를 것이란 희망 때문이다. 최근 정부에서 오는 8월 북극항로 시범 운항 추진계획을 밝히고 러시아 쇄빙선 용선 확보 등 북극항로 개척을 서두르면서 더 구체화하고 있다. 실제로 북극항로 시대가 열리면 지금까지 수도권~부산·울산을 잇는 국내 물류 흐름이 운송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도권~동해로 몰릴 전망이다. 현재 부산·울산항 등을 중심으로 한 경부축 물류 흐름은 철길과 도로 모두 포화상태에 이른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경부축 철길은 혼잡률이 98%를 넘어서 물류 지체 현상이 심각하다. 대량 수송이 어렵고 연료비가 많이 드는 고속도로 또한 정체와 포화 상태로 장점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비해 북극항로 시대에는 동해항 등을 중심으로 한 강원 동해로의 횡축 물류 흐름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경부선 등 종축에 비해 영동고속도로나 경춘고속도로, 서울~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길 등을 이용한 동서축으로 바꾸면 내륙 물류비용 절감뿐 아니라 해상 거리도 짧아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동해항 간 내륙운송비도 수도권~부산항에 비해 1TEU(6m짜리 컨테이너 1개)당 14만원 이상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삼척 호산항은 현재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어 북극해 에너지자원 유입에 대비할 수 있게 된다. 이동철 도 환동해본부장은 “북극항로는 앞으로 수백년간 동북아시아와 유럽 등을 연결하는 핵심 항로가 될 것”이라며 “수도권 화물을 부산항으로 옮긴 뒤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것과 동해안 항만을 이용할 경우의 비용만 감안하더라도 동해안 활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내를 벗어난 북극항로 뱃길 물류도 거리와 시간, 비용 모두 종전보다 크게 단축된다. 유럽~아시아를 잇는 북동항로만 해도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수에즈운하~인도양~동아시아(동해항)까지 2만 100㎞ 거리를 24일 걸려 운항하던 뱃길이 로테르담항~북극해~베링해~동아시아(동해항)까지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1만 2700㎞로 12일이 소요된다. 종전 수에즈운하를 이용할 때보다 무려 7400㎞의 뱃길이 단축된다. 시간도 절반으로 줄어들고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연료비가 절감되면서 상품 경쟁력도 높아지게 된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강원 동해항~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의 운송 시간은 부산항~로테르담항보다 육상운송 거리가 짧아 최소한 2일 단축된다.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강원도는 동해항과 삼척 호산항을 북극항로 물류항으로 특화해 나갈 방침이다. 동해항은 시멘트와 석탄 등 벌크화물 중심항으로 육성한다. 러시아 북극해 일대에서 생산되는 석탄 등을 동해항으로 수입하면 최단거리 벌크 전문항으로 자리 잡게 된다. 북극해는 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30%에 이르는 470억 배럴과 전 세계 13%에 해당하는 석유 900억 배럴, 각종 지하자원 2조 달러 등이 매장돼 있는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급부상하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해가 최적지로 각광 받을 전망이다. 일단 현재 7만t급 1선석과 5만t급 5선석 등 2200만t급 규모의 하역 능력을 갖춘 동해항 규모를 대폭 늘린다. 2020년까지 1조 6895억원을 들여 5만t급 이상 15~22선석으로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현재 연료부두 18만t급 1선석과 8만t급 2선석, 액화천연가스(LNG) 12만t급 1선석을 갖춘 삼척 호산항도 북극해의 가스자원 중심항으로 떠오르면서 2020년까지 8조 6398억원(민자)을 들여 북극항로 LNG 허브 전진항으로 변신한다. 이에 발맞춰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최근 해양수산부를 찾아 “신동북아 시대를 대비해 동해안권 항만 기능을 확대하고 새로운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동해항의 북극항로 모항 지정을 요청했다. 정부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는 북극항로 개척과 북극 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최 지사는 동해안 항만의 이 같은 경제성 등을 설명한 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등과 연계한 동해·묵호항, 속초항의 기능 확충에 필요한 720억원의 국비 지원도 요청했다. 국내 유일의 쇄빙선인 ‘아라온호’의 기항지도 강원권 항만이 출항 모기지가 되도록 적극 건의할 방침이다. 이달부터 부지사를 위원장으로 18명 안팎의 북극해 전략협의회도 가동된다. 앞으로 위원장을 도시사로 격상시켜 정례적으로 정부의 북극해 정책과 관련한 강원도 대응 전략을 협의하고 대처해 나가게 된다. 동해·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오늘의 눈] ‘뉴 햇볕정책’으로 내수중심 시장 준비하자/이두걸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뉴 햇볕정책’으로 내수중심 시장 준비하자/이두걸 경제부 기자

    한때 “미국이 기침을 하면 우리 경제는 독감에 걸린다”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미국’이라는 주어가 ‘중국’으로 대체됐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1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의 ‘폭풍’에도 불구하고 좌초되지 않았던 것은 ‘바오바’(保八·연간 경제성장률 8% 유지)라는 중국의 고성장 정책 덕이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7%대 성장률에 머물 것이라는 연구기관들의 전망은 미국의 ‘양적완화(QE3) 축소’ 계획만큼이나 우리나라에 크나큰 위협 요인으로 다가온다.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될 때 흔히 우리 경제의 대안으로 등장하는 해법이 ‘내수시장 활성화’다. 국내 시장을 키워 외부에서 충격이 오더라도 덜 흔들릴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다. 하지만 이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현재대로라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2030년 5216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게 돼 있다. 강력한 저출산 대책과 소득 재분배 정책 등이 성공하더라도 키울 수 있는 내수의 ‘파이’는 한계가 명확하다. 결국 우리가 눈을 돌려야 하는 시장은 북한이고 궁극적으로는 통일이다.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가 굳이 통일을 해야 하냐’는 반문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저성장의 늪’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해 우리가 선택할 카드는 많지 않다. 통일비용은 막대하다. 학계에서는 우리나라가 북한을 흡수통일할 경우의 비용은 30년 동안 적게 잡아도 2200조원, 연 평균 73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정부예산 342조원의 5분의1이 넘는다. 하지만 이 비용은 그냥 쓰고 버리는 돈이 아니다. 북한 지역의 경제 수준을 끌어올리면 구매력과 생산성이 높아진다. 재원을 국가재정으로만 부담할 필요도 없다. 일정 정도의 수익률만 보장해 주면 막대한 민간자금이 대북 투자펀드에 밀려들 것이다. 부동산, 관광 등 업종은 한 번에 호황 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말이 통하는 데다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하고 땅값이 낮은 투자처를 전 세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우리 경제에 꼬리말처럼 따라붙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대체될 것이다. 더구나 국민경제 규모가 ‘꿈의 1억명 시장’으로 확대되는 것은 우리 경제가 내수 중심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경제 논리로만 따져도 통일은 우리의 ‘소원’이 아닌 ‘필요조건’이다. 최근에는 북한 김정은 체제가 점차 안정을 찾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북한은 독자 생존 능력이 ‘제로’에 가깝다. ‘고난의 행군’이라는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는 바꿔 말하면 통일이 어느 순간 ‘도둑’처럼 찾아올지 모른다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가 ‘5년의 대한민국’이 아닌 ‘미래 대한민국’을 고민한다면, 그리고 통일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면 벼락치기 공부 대신 지금부터라도 예습을 하는 게 어떨까. douzirl@seoul.co.kr
  • 우즈베크 자책골 2개, 벼랑 끝 한국 살렸다

    축구 국가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에 엎드려 절이라도 해야 할 판이다. 8회 연속 월드컵 행의 일등공신은 다름 아닌 지난 11일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에서 자책골을 넣은 우즈베크의 아크말 쇼락흐메도프다. 우즈베크는 지난해 9월 안방경기(2-2 무)에서도 자책골로 승점을 헌납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도 우즈베크는 골득실에서 한국보다 한 골이 적어 2014브라질월드컵 직행에 실패했다. 태극호는 최종예선 8경기를 치르며 총 13골을 터뜨렸다. 이근호(상주)가 3골로 최다득점을 기록했고, 김보경(카디프시티)이 2골, 이동국(전북)·김치우(FC서울)·곽태휘(알샤밥)·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손흥민(레버쿠젠)·김신욱(울산)이 한 골씩 보탰다. 골득실차 승부에서 이근호가 본선 진출의 1등 공신이 됐다. 대표팀은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는 단조롭고 투박한 롱볼패스가 굳어지다 보니 최종예선 막판에는 지독한 골 기근현상에 시달렸다. 최종예선을 돌이켜보면 가장 중요한 득점은 역시 지난 11일 우즈베크의 자책골. 한국은 일주일 전 레바논 원정에서 졸전 끝에 무승부(1-1)를 거둬 본선행이 불투명한 처지였다. 각종 ‘경우의 수’가 등장했고, 선수들은 우즈베크전 필승의지를 다졌다. ‘닥공’(닥치고 공격) 모드로 쉼 없이 두드렸지만, 촘촘하게 늘어선 수비벽에 막혀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그러던 전반 42분 김영권(광저우 헝다)이 띄운 크로스를 수비수 쇼락흐메도프가 커버한다는 게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키퍼도 손쓸 수 없는 깔끔한 헤딩슛이었다. 덕분에 한국은 승점 3을 챙기고, A조 선두를 꿰찼다. 결과론적이지만, 이 자책골 없이 승점 1을 우즈베크와 나눠 가졌다면 한국의 본선 직행은 무산됐을 수도 있다. 얄궂게도 지난해 우즈베크 원정에서는 곽태휘의 헤딩골이 국제축구연맹(FIFA) 판독 결과 우즈베크 자책골로 기록됐다. 이래저래 우즈베크가 헌납한 2득점 때문에 한국축구는 브라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년 전 ‘도하의 기적’이 떠오를 법하다. 한국은 미국월드컵을 준비하던 1993년, 움란 자파르(이라크)가 일본전에서 경기종료 10초를 남기고 동점골을 터뜨리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본선에 진출했다. 당시 자파르는 ‘은인’으로 불리며 한국 행사에 초청되는 등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비기기만 해도 브라질 간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비기기만 해도 브라질 간다

    결국 갈 데까지 갔다. 한국 축구의 운명과 A조의 희비가 18일 최종전에서 정해진다. 이란은 12일 테헤란에서 열린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7차전에서 레바논에 4-0 대승을 거뒀다. 승점 13(4승1무2패)이 된 이란은 한국(승점 14·4승2무1패)에 이어 A조 2위에 올랐다. 이날 이란이 졌다면 한국은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할 수 있었지만, 결국 브라질 티켓은 이란과의 최종전까지 가게 됐다. 한국과 이란, 우즈베키스탄은 월드컵 무대 본선에 직행하는 1, 2위 자리를 놓고 ‘벼랑 끝 승부’를 펼쳐야 한다. 카타르(승점 7·2승1무4패)와 레바논(승점 5·1승2무5패)은 탈락이 확정됐다. 상황은 나쁘지 않다. 한국은 18일 울산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아시아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월드컵 행이 확정된다. 지더라도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1)과의 득실 차가 커 뒤집힐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한국이 이란에 대패하고, 같은 시간 우즈베크가 카타르에 대승을 거둬 골득실차(6골)를 뒤집으면 한국은 조 3위로 밀린다. 브라질행 티켓이 눈앞에 있는 이란과 우즈베크는 애가 탄다. 18일 동시에 열리는 한국-이란, 우즈베크-카타르 경기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우즈베크가 카타르를 꺾고 한국이 이란을 이기면, 우즈베크는 조 2위로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이 지거나 비긴다면 골득실 차가 커 우즈베크의 2위 탈환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우즈베크는 절박하게 한국만 보고 있다. 11일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외신기자가 “우즈베키스탄과 이란 중 어느 팀과 함께 본선에 오르면 좋겠느냐”고 애타게 물었던 것도 같은 맥락. 최강희 감독이 “이란에 반드시 아픔을 주겠다. 원정 푸대접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하자 화색이 돌았다. 한국이 본선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지만 찜찜함은 남는다. 승점 1만 추가해도 브라질에 가지만 마지막까지 ‘경우의 수’를 따진다는 자체로 씁쓸하다는 분위기. 최종전까지 확정짓지 못했던 건 ‘도하의 기적’을 썼던 1993년 이후 20년 만이다. 한국은 1998프랑스, 2006독일,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때는 2경기를 남기고 일찌감치 본선진출을 확정하고 느긋하게 최종전을 치렀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2014 월드컵 최종예선] 히딩크의 특급 미드필더 아프메도프 ‘초특급 경계령’

    [2014 월드컵 최종예선] 히딩크의 특급 미드필더 아프메도프 ‘초특급 경계령’

    축구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브라질행 굳히기’에 나선다. 최강희호는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을 치른다. A조 선두(승점 11·득실차 +6)인 한국이 우즈베크(승점 11·득실차 +2)를 꺾으면 본선행이 사실상 확정된다. 파주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담금질 중인 대표팀은 김신욱(울산)-손흥민(함부르크) 투톱의 4-4-2전술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9일 오후 한 차례 훈련을 하며 컨디션과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태극전사들은 “충분히 이길 수 있다.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믿어 달라”며 투지를 불태웠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고 대표팀은 상대 전력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즈베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8위로 한국(40위)에 뒤지고, 상대전적에서도 1승2무7패로 밀린다. 그러나 최근 대결이었던 지난해 9월 최종예선 3차전 때는 2-2로 비기며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했다. 이후 최종예선 3연승으로 기세도 좋다. 가장 경계 대상인 선수는 오딜 아흐메도프(26). 우즈베크 올해의 선수상을 두 번(2009·2011년)이나 받은 멀티플레이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 프리미어리그(1부리그) 안지 마하치칼라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유로파리그를 뛰며 축구지능이 부쩍 높아졌다. 부상 때문에 지난해 9월 한국전에는 결장했지만 올해 복귀한 뒤 한층 진화한 경기력으로 안지의 주전 미드필더를 꿰찼다.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는데 최근 소속팀 안지에서는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재미를 봤다. 대표팀에서는 공격포지션으로 뛴 적이 없지만 A매치 47경기에서 7골을 넣을 정도로 ‘한 방’까지 갖췄다. 아흐메도프가 어느 위치에 설지 파악되지 않아 대표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강희 감독은 “헤딩력과 패싱력, 파워까지 두루 갖춘 우즈베크의 에이스”라면서 “아흐메도프가 어느 위치에 서느냐에 따라 우리 전술과 중원 조합이 달라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우즈베크 팀에는 지한파(知韓派)도 수두룩하다.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주장 세르베르 제파로프(31·성남)와 골잡이 알렉산더 게인리히(29·전 수원)가 특히 껄끄럽다. 제파로프는 지난 6일 중국과의 친선경기(2-1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날카로운 발끝을 뽐냈다. 앞서 3월 26일 레바논과의 최종예선 6차전에서도 1-0 승리의 골망을 흔들었다. 9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제파로프는 “꼭 이겨서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겠다”고 말했다. 자국 리그 분요드코르의 사령탑을 겸하고 있는 미르잘랄 카시모프 감독 역시 한국팀을 꿰뚫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포항, 성남을 탈락시켜 K리그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2014 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전 1-1 무승부… 브라질 월드컵 예선 단 2경기 남아

    [2014 월드컵 최종예선] 레바논전 1-1 무승부… 브라질 월드컵 예선 단 2경기 남아

    한국 축구, 이번에도 ‘경우의 수’다. 레바논 원정에서 승점 3을 챙기고 안방에서 8연속 월드컵행을 자축하려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축구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전(11일), 이란전(18일)까지 벼랑 끝 승부로 내몰렸다. 최강희호가 1승을 챙기면 큰 이변이 없는 한 브라질행 티켓을 쥐게 된다. ‘승점 3’이 축구대표팀에 주어진 최대 과제다. 한국은 5일 현재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위(승점 11)에 올라 있다. 2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1), 3위 이란(승점 10)과 안방에서 치르는 2연전 결과에 운명이 걸렸다.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조 2위는 아직 안심할 수 없다. 일단 조 3위는 확보했다. 3위는 B조 3위, 남미 예선 5위와 차례로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월드컵에 나갈 수 있어 험난하다. 2연승을 한다면 금상첨화다. 한국은 승점 17로 브라질행을 찜한다. 1승1무로 승점 4를 챙겨도 조 1위가 확정된다. 포인트는 이란과의 최종전이다. 우즈베크전 결과에 관계없이 18일 이란을 누르면 최소 조 2위를 확보, 무조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 우즈베크를 잡으면 본선행의 9부 능선을 넘는다. 우즈베크전에서 승점 3을 따고 이란에 진다고 해도 본선행은 청신호다. 우리가 이란에 대패하고, 같은 날 우즈베크가 카타르에 대승하지 않는 이상 한국의 골득실을 따라잡기 힘들다. 다만 한국이 우즈베크·이란과 모두 비기면 조 3위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최강희 감독은 이날 입국하며 “남은 두 경기를 모두 이기겠다. 우즈베키스탄과의 7차전을 결승처럼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11일 먼저 상대하는 우즈베크를 잡으면 흉흉한 분위기도 반전시키고 자신감도 충전할 수 있다. 보다 느긋한 마음으로 ‘운명의’ 이란전에 나설 수 있는 것. 다음 주 격돌하는 우즈베키스탄은 만만치 않은 팀이다. 과거엔 ‘승점 자판기’라고 부를 정도로 약했으나 최근 경기력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한국과의 역대 전적에서는 1승2무8패로 열세지만, 최근 다른 나라와의 경기에서는 3연승으로 기세가 좋다. 한국과도 지난해 9월 최종예선 3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2-2로 비겼다. 선수단이 한국을 잘 아는 것도 달갑지 않다. 자국 리그 분요드코르의 사령탑을 겸하고 있는 미르잘랄 카시모프 우즈베키스탄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포항, 성남의 발목을 잡아 K리그 팬들에게 악명이 높다. 세르베르 제파로프(성남), 알렉산더 게인리히(전 수원) 등 K리그를 누빈 ‘지한파’가 있다는 것도 껄끄럽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서울광장] 가진 자의 탐욕, 비자금/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가진 자의 탐욕, 비자금/박현갑 논설위원

    가진 자의 탐욕의 상징인 검은돈, 비자금이 세간을 달구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 추징을 촉구하는 여론이 뜨겁고 재벌기업의 비자금 조성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2004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전재용씨의 조세포탈 사건 수사과정에서 73억 5500만원대의 비자금 채권을 찾아놓고도 추징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이 직무유기를 한 셈이다. 뒤늦게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집행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전담팀을 구성했다. 재임 중 대기업에서 받았던 뇌물 중에서 법원이 추징을 선고한 2205억원 중 1672억원을 전 전 대통령은 아직 내지 않고 있다. 추징할 수 있는 법적 시효는 오는 10월까지다.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는 전 전 대통령을 상대로 검찰이 도깨비방망이 같은 요술을 부려서 얼마라도 추징해 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40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처벌을 받았고 230억원의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다. 다음 대통령들도 비자금 문제에 휘말렸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000억원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됐으나 증거불충분으로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2011년 회고록에서 1992년 당시 대선 후보였던 김 전 대통령에게 3000억원을 지원했다고 밝혀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아들들이 이권에 개입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딸의 아파트 구입자금 문제 등으로 검은돈의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재벌가는 어떤가. 정경유착의 파트너인 권력에 대해 ‘을’의 위치에 있으면서 국부 창출을 해온 공이 있으나 검은돈 거래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안고 있다.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 문제를 폭로하면서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본부까지 발족했으나 비자금의 실체 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수사를 받고 있는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비자금 문제는 규모도 크고 수법도 새롭다. 여기에 해외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245명의 신원이 드러나고 재계 유명 인사들도 여럿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벌가의 탈세 의혹 규명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권력층과 재벌가에서 비자금이 만연하게 된 원인에는 정경유착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검찰 수사의 무뎌진 칼날도 한몫했다.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제때 추징하지 않은 검찰은 재벌 수사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인다. 검찰은 5년 전인 2008년에 CJ그룹 이 회장의 차명계좌 등 관련 증거와 진술을 상당 부분 확인했었다고 한다. 한동안 묻혀 있더니 이제야 탈세 의혹을 전면 규명하겠다고 뒤늦게 칼을 빼들었다. 검찰은 이런 우려를 기우로 만들려면 철저한 수사로 그 성과를 내놓아야 한다. 차명계좌 변칙거래 등 기업 비자금 조성수법과 해외수익 미신고, 해외투자이익의 손실위장 등 역외 탈세 수법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이런 위·탈법에 대응하려면 정부도 ‘무장’할 필요가 있다. 국회에 제출된 특정금융거래 정보 보고법 개정안도 속히 통과되어야 한다. 2000만원 이상 고액현금 거래내역과 의심거래에 대해 검찰과 국세청 등이 금융정보분석원 정보를 활용할 수 있어야 세금 탈루를 방지할 수 있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이 개정안은 부정부패 재산 환수를 제대로 하기 위해 범인 외의 자가 부패재산 등을 취득한 경우의 권리관계에 대하여 스스로 선의 등을 증명하도록 하고 추징금을 납부하지 아니하는 범인에게는 노역장 유치를 시키는 게 골자다. 과잉금지 논란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입법취지를 살리는 지혜를 기대해본다. 탈세의 낙원이라는 버진아일랜드보다 더 좋은 곳이 한국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더는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eagleduo@seoul.co.kr
  • 북극항로 모항으로 부산항? 울산항? 반기 드는 강원 동해항

    “물류비 적게 드는 강원 동해항을 북극항로 모항으로 지정해 주오.” 강원도가 ‘동해항의 북극항로 모항 지정’ 등 동해를 중심으로 한 해상물류의 새로운 체계 구축 필요성을 정부에 요청하고 나섰다. 강원도는 22일 최문순 도지사가 해양수산부를 찾아 신동북아 시대를 대비해 동해안권 항만 기능을 확대하고 새로운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며 동해항의 북극항로 모항 지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북극항로 개척과 북극 개발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에서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동해항~네덜란드 로테르담항 간 운송시간은 부산항~로테르담항보다 육상운송 거리가 짧아 2일이나 단축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현재 부산·울산항 등을 중심으로 한 경부축 물류 흐름을 영동고속도로나 경춘고속도로 등을 이용한 동서축으로 바꾸면 내륙 물류비용이 절감될 뿐 아니라 해상 거리도 짧아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동해항 간 내륙운송비도 수도권~부산항에 비해 1TEU(6m짜리 컨테이너 1개)당 14만원의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척 호산항에는 현재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가 건설 중에 있어 앞으로 북극해 에너지자원 유입에 대비할 수 있다. 또 속초항과 동해항 등을 국제 크루즈산업 특성화 지역으로 육성 중이어서 북극항로를 관광산업과도 연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지사는 동해안 항만의 이 같은 경제성 등을 설명한 뒤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등과 연계한 동해·묵호항, 속초항의 기능 확충에 필요한 720억원의 국비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북극항로 상용화와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북극정책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북극항로 국적 선사 시범 운항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와 관련 기관 등에서는 부산항과 울산항만을 북극항로의 모항으로 구상하고 있어 물류비용 절감 효과 반감과 함께 국토 불균형발전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동철 도 환동해본부장은 “북극항로는 앞으로 수백년간 동북아시아와 유럽 등을 연결하는 핵심 항로가 될 것”이라며 “수도권 화물을 부산항으로 옮긴 뒤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것과 동해안 항만을 이용할 경우의 비용만 감안하더라도 동해안 활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이영탁 미래와 세상] 당근과 채찍을 넘어

    [이영탁 미래와 세상] 당근과 채찍을 넘어

    잘했을 때 상으로 주는 것이 당근이고, 못했을 때 벌로 내리는 것이 채찍이다. 그럼 당근은 클수록 좋고, 채찍은 강할수록 효과적일까? 돈을 쓰지 않고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기막힌 당근은 없을까? 당근과 채찍을 잘 설계해 성과 창출과 조직 통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는 없을까?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강한 채찍도 사용할 수 있지만 작은 당근으로 큰 성과를 올리고 싶은데. 어느 전략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초 의도대로 효과를 내자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언 에어즈 예일대 교수는 당근과 채찍을 제대로 사용하려거든 ‘보상과 처벌’이라는 단순 이분법적 차원을 넘어서라고 한다. 인간의 비이성적인 측면을 고려해 보다 복잡하고 다층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저서 ‘당근과 채찍’에서 미국 최대의 온라인 신발업체인 자포스의 예를 들고 있다. 자포스는 신입사원 교육을 마친 직원들에게 뜻밖의 제안을 한다. “지금 자진 사퇴하면 2000달러의 보상금을 주겠다.” 그러나 무려 98%가 이 제안을 거절하고 회사에 남기를 선택한다. 그리고 스스로 달콤한 제안을 거절한 직원들은 회사에 대한 더 큰 기대와 비전을 갖게 되어 동기 부여와 성과 창출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아무 비용도 들이지 않고 엄청난 효과를 거두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단순히 큰 당근일수록 효과적일 것이란 상식은 여기서 무너지고 만다. 또 여러 사람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라고 한다. 예를 들어 확실한 에너지 절약을 위해서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 광고보다는 요금청구서의 형식을 바꾸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의 15만 가구를 대상으로 요금 청구서에 ‘같은 평형대에 사는 이웃의 에너지 사용량’을 비교해 넣는 실험을 했다. 그러자 자신들의 낭비를 알게 된 상위 10%에 속하는 과다 사용자들의 에너지 사용량이 급감하는 놀라운 효과를 보였다고 한다. 이렇듯 ‘당근과 채찍’ 전략은 인간의 여러 성향을 잘 파악해 그에 맞게 설계되어야 한다. 당근과 채찍의 크기와 강도는 물론이고 양자를 어떻게 배합하느냐가 중요하다. 너무 작은 당근도, 큰 채찍도 문제이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당근 없이 채찍만 사용하는 경우와 같이 채찍 없이 당근만 사용하는 경우도 좋은 전략이 아니다. 당근이 일상화되면 갈수록 그 효과가 작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당근이 없어질 경우의 성과 하락은 불문가지이다. 미래에는 더 이상 ‘당근과 채찍’ 전략이 유효하지 않다고 한다. 왜일까? 앞으로 사람들은 일하는 동기나 자세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채찍이 싫어서도 아니고 당근이 좋아서도 아니다. 그저 일이 좋아서, 일하는 즐거움을 좇아 일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당근과 채찍을 주겠다고 하는데 그런 제안을 하는 사람의 심리는? 또 그걸 받겠다는 사람의 자세는? 결국 당근과 채찍은 이미 상하관계가 정해져 있고 갑이 을을 물질적으로 대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물질적인 보상이 없으면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그런 전략이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까? 지구는 둥글지만 세상은 갈수록 평평해지고 있다. 평평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가 평등하다. 무슨 일을 하든 과거와 같은 상하관계가 아니라 파트너가 되어 공동의 과업을 실현해 간다. 이런 사람들에게 채찍으로 독려하고 당근으로 미끼를 던지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 채찍이 싫기도 하지만 당근을 꼭 원하는 것도 아니다. 채찍과 당근 이전에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당근보다 더 중요한 사람의 마음, 마음만 통하면 무슨 일이든 대가 없이도 할 수 있는 세상, 그게 바로 미래 세상이다. 그런 세상을 살아갈 미래 사람들, 지금보다는 많이 다를 것이다. 이제 당근과 채찍을 넘어 한 차원 높은 전략을 구상할 때다.
  •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4월 그리고 비무장지대 산소공장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4월 그리고 비무장지대 산소공장

    4월이 이처럼 스산하기는 처음이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다는 말이 절실하다. 겨울은 오히려 따듯했고 4월이 가장 잔인하다던 엘리엇의 시가 가슴 깊숙이 스며든다. 마구 쓴 화석연료가 만든 온실가스로 지구가 더워졌다. 기상이변이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고 있다. 북극은 녹는다는데 아지랑이 피는 봄날, 한겨울 추위와 폭설이 들이친다. 턱없는 지구종말론에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더하여 북한은 핵으로 세상을 겁주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강건한 시민정신이 반석 같고 사재기나 유언비어가 별로 없는 것이다. 이 봄의 모순을 그린 삽화로는 외국 언론들이 ‘전쟁 날랑가’로 왔다가 ‘알랑가 몰라 시건방춤’을 보고 가는 모습이요, 압권이다. 자연의 변덕이나 전쟁 괴담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역정이 나게 한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꽃이 피면 같이 웃고···봄날은 간다’처럼 풍류 있고 격조 높은 봄을 맞이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럴 때 태평가 한 가락이 위로가 된다. ‘짜증을 내어서 무엇 하나 성화를 받치어 무엇 하나….’ 없었으면 좋았겠지만 필연이라면 어찌하겠나.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거센 폭풍이 몰아친다면 역풍장범(逆風張帆)의 고통이라도 웃으며 즐길 수밖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와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명언을 남겼다. 시간과 공간은 하나이고 애초 시작과 종말은 없으니 현재적 위기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얼어붙은 한반도에 아름다운 4월이 오게 하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식목의 계절이라 그런지 내일 한반도에 전쟁이 난다고 해도 오늘 나무심기가 떠오른다. 막강한 남북한 화력과 병력의 대치 속에서 60년을 버텨온 비무장지대(DMZ)에 숲을 만들어 생명을 치유하고 평화를 가꾸며, 미래를 창조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뜻 깊고 보람찬 일이다. 그러나 일상의 식목행사는 축제처럼 할 수 있어도 금단의 정전지대에서 지뢰를 치우며 나무를 심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전쟁 포기에 준하는 의지와 담력을 요하는 일이며, 복잡한 경우의 수를 읽어야 한다. 주변국들의 이해와 남북 간 대화와 합의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무엇보다 유효한 신뢰 프로세스의 구축을 필요로 한다. 힘들고 어렵겠지만 숲 만들기의 파급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파괴와 살육의 땅이던 비무장지대 DMZ는 평화생명지대 PLZ(Peace Life Zone)로 거듭나게 된다. 식목에 필요한 벙커와 무장의 철거는 남북 군비 축소의 실천적 첫걸음으로 연결될 수 있다. 지뢰 제거는 공간 이동의 자유를 제공한다. 우리는 60년 동안 섬 아닌 섬에서 벗어나 반도로 돌아갈 수 있다. 아울러 국내 동식물의 65% 정도밖에 살지 못하는 불완전한 자연을 살리는 호기가 된다. 인위적 산불과 같은 군사작전 수요가 줄어들면서 건강한 생태계의 회복은 빨라진다. 2015년 전세계적인 탄소배출권 거래를 앞두고 2013년 2월부터 탄소흡수원 유지 및 증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다. DMZ 숲 가꾸기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산소를 만들며, 탄소 상쇄(Carbon Offset)로 수익을 창출하는 길이기도 하다. 지난 4월 4일 유엔 지뢰의 날에 강원도와 대한적십자사는 정전 60주년, 그리고 청소년적십자 60주년을 맞이하여 DMZ 역사상 가장 유의미한 일에 착수했다. 비무장지대 동쪽 끝 고성 땅 한 모퉁이, 한 발 한 발 지뢰를 제거해온 철책 아래 2018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전쟁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면서 평화의 숲, 생명의 숲 가꾸기에 나섰다. 3억평 DMZ에 비하면 작은 물결이지만 아름다운 4월을 부르는 장엄한 서곡이다. 평화의 제전 평창올림픽을 기리기 위한 세계평화의 외침이자 환희의 찬가이다. 동쪽에서 시작된 녹색 물결이 서쪽으로 뻗어 나가고, 북한도 동참해서 DMZ 전체가 평화와 생명의 산소공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 “韓 구체적 제의·美 움직임 관건… 北 15일 이후 긍정화답 가능성”

    정부가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남북관계 상황을 더 이상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지난 11일 사실상 대화를 제의한 가운데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우리 정부의 이번 제의가 북한의 온건파에 힘을 실어 줬다는 측면에서 북한이 이를 쉽게 뿌리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호응의 속도에 대해서는 엇갈린 관측을 내놓았다. 특히 우리 정부의 더욱 구체화된 제의와 미국의 움직임이 향후 사태 진전의 관건이라는 의견이 많다. 현재 상황은 개성공단을 잠정 폐쇄하고 추가 도발을 예고한 북한이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하며 다소 소강상태를 조성하는 국면으로 여겨진다. 북한으로서도 마냥 긴장 국면을 고조시키기보다 위기 조절을 해야 할 시점이지만, 그동안 한반도의 긴장 국면을 대내외 정책에 활용했다는 점에서 입장 변화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12일 “현재 과열된 긴장의 열기를 떨어뜨린다는 차원에서 우리의 제의에 의미가 있다”면서도 “북한이 당장 우리의 제의를 덥석 받는 모습을 보이기보다 미국이 어떻게 입장을 전환하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공식으로 언급한다면 북한이 호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도 “북한은 우선 우리 정부의 진의를 파악하려 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내민 손을 바로 잡기는 어렵다”면서 “우리 정부가 단계적인 출구전략을 세운 것으로 판단하고 북한도 단계적으로 위기 수준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좀 더 기다려 봐야 할 것”이라면서 “북한 체제를 흔들 의사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내부적으로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태양절)이 지난 뒤 긍정적 화답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면서 “변수는 정부와 한·미 군 당국이 북한을 추가로 자극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대화가 이뤄지면 남북한이 개성공단을 정상화하고 금강산, 이산가족 문제를 제안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연수 국방대 교수는 “미국과 북한의 대화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며, 경우에 따라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성공단 문제 해결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경실련 통일협회가 연 긴급 좌담회에서 “개성공단 유지를 위한 우리의 결의를 보여 주려면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린, 개성공단에 대한 잘못된 평가와 관련해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의 ‘유감’ 표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안철수, 신당? 입당?

    안철수, 신당? 입당?

    4·24 재·보선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안철수(얼굴) 무소속 후보가 신당 창당은 물론 민주통합당 입당, 무소속 유지 등의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뒤 신당이나 민주당 입당, 무소속 등 3가지가 모두 고려 대상인가”라는 질문에 “경우의 수로는 다 가능한 방법들”이라며 “물론 개개의 확률은 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가 직접 ‘민주당 입당’가능성을 말한 것은 처음이다. 신당 창당에 대해서 안 후보는 “(재·보선에 집중하느랴) 선거 이후의 계획은 여력이 부족하다. 여러 말씀을 겸허히 듣고 최대한 계획을 세우고 결심하면 그때 공개적으로 말하겠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또 낙선을 하더라도 정치는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낙선한다면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국민에게 보여드림으로써 계속 앞으로 열심히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치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의 이런 언급에 대해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 측은 “민주당 지지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언급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 측도 “신당 창당이든 민주당 입당이든 구체적으로 자신의 정치비전을 밝히고 노원병 주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면서 “선거 때라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 두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정치공학적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가정적 질문에 대한 원론적 응답일 뿐”이라며 “이날 방송에서 특정 정당 입당을 시사한 바도 없고 현재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국정원 정치개입 공소시효 배제”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은 21일 국가정보원 직원의 정치 관여 행위에 적용되는 공소시효를 배제하고 정치 관여 처벌 수준을 강화하는 ‘국가정보원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현행 국정원법 9조에 규정된 정치 관여 금지 조항을 위반해 정치 관여죄를 적용받게 되면 형사소송법에 규정된 공소시효 기간에 구애받지 않도록 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정원 직원이 정치 관여 금지를 위반할 경우 공소시효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처벌할 수 있게 된다. 정치 활동에 관여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상급자의 지시가 있으면 하위 직원은 이를 거부해야 한다는 조항도 새로 담겼다. 정치 관여 금지 조항을 위반하는 경우의 처벌을 현행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 정지에서, 5년 이상의 징역과 10년 이상의 자격 정지로 강화하는 내용도 추가됐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최수현 “행복기금 개별신청 대상자 45만명”

    최수현 “행복기금 개별신청 대상자 45만명”

    최수현(58)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행복기금의 ‘개별신청’ 대상자가 45만명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이 행복기금의 수혜 대상자 규모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국민 검사 청구제 도입 의사도 밝혔다. 최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취임식을 가진 뒤 서울신문과 따로 만나 “새 정부의 최우선 정책과제인 국민행복기금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최 원장은 “개개인의 신청과 관계없이 기금에서 ‘일괄매입’하는 대상자는 1차적으로 300만~400만명으로 내다봤지만 이 가운데 중복 대상자와 개별 금융사 각각 경우의 수를 다시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구체적인 대상자 수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최소 100만명은 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방지책으로는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말한 “자활의지를 전제로 딱 한 번만 구제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최 원장은 “여러 방지책을 고심 중이지만 어느 정도는 (도덕적 해이를) 감안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소보원(금소원) 신설과 관련해서는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여야의 주문대로) 금융감독 체계 개편안을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할 때 (금소원 방안도) 함께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금감원 산하에 금융소비자보호처가 있으니 금소처 중심으로 업무 전반에 걸쳐 검사·감독과 소비자 보호를 연계하는 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장의 관할 아래 별도의 인사권과 일부 검사권을 주며 금소원을 분리하는 절충안이 거론되고 있다. 최 원장은 앞서 취임식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조직을 확충하고 금융감독 업무에 국민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 있도록 국민 검사 청구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 제도는 국민이나 금융시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검사를 금감원에 직접 건의하면 외부 위원회가 검토해 시행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최 원장은 “검사를 감독 당국의 필요성에 의해서만 시행하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문제 있다고 여기고 건의하는 부분에도 하겠다는 취지”라며 “조만간 구체적인 방식과 위원회 구성 방법 등을 검토해 추진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키코(KIKO)나 저축은행 사태 등이 재연되지 않도록 금융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요인을 조기에 파악해 대응하는 ‘소비자 피해 사전인지 시스템’ 구축도 제시했다. 여기에는 일단 소비자 보호 기능을 선제적으로 강화함으로써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신설에 따른 조직 축소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외교규약 아닌 통상 우선 장점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외교통상부의 ‘통상’을 지식경제부(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로 이관하기로 한 것에 대해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외교와 통상을 분리해야 한다는 찬성론도 있었지만 산업부 체제에서 통상 정책이 수출 중심으로 추진되면 자칫 국가 간 마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상환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3일 “인수위 안대로 통상 업무가 외교부에서 분리된다면 부처 산하가 아닌 독립적인 위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로 본래대로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대통령 직속 기구인 미국 무역대표부(USTR) 같은 독립 기관 형태가 되어야 한다는 제안이다. 이 교수는 “통상이라는 의미가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 있는 경제적 관계를 의미한다”면서 “외교와 통상이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의 외교는 안보에 무게 중심을 뒀지만 현재의 국제관계는 경제적 이해관계가 핵심인 상황”이라며 “오늘날 외교는 통상을 핵심 의제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인 부산대 경제통상대학 공공정책학부 교수는 “인수위 안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다”고 전제한 뒤 “분명한 것은 통상 등 모든 문제를 외교와 분리해서 얘기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나온 갈등 문제가 외교 등 다른 문제에 영향을 미치듯이 국가 간 문제는 서로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만큼 외교 안보 문제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 이번 조직개편의 방향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덕로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는 “대북관계와 4강 외교 등 문제가 더욱 중요한 상황에서 외교부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하자는 것이 이번 조직개편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는 외교부는 외교를 하고, 통상은 지경부가 맡는 것이 부처 기능에 맞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동북아의 변화 등에 더욱 긴밀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외교부가 본연의 임무를 더욱 강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 기능을 나눠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또 “(어느 부처가 통상을 맡든지) 장단점이 있다”면서 “통상이 산업부로 가게 될 경우의 장점으로는 외교적 규약이 아닌 통상의 전문성을 토대로 업무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입시현장 대혼란… ‘선택형 수능’ 논란 원인 및 전망

    입시현장 대혼란… ‘선택형 수능’ 논란 원인 및 전망

    한창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는 고2 예비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연초부터 터져나온 ‘선택형 수능 폐지 논란’ 때문이다. 지난 10일 9개 주요 사립대 입학처장들이 올 11월에 치를 2014학년도 수능을 유보해야한다는 성명서를 내놓은 게 도화선이 됐다. 일부 진학지도 교사들이 이에 가세한 가운데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교원단체총연합회는 유보 반대를 표명하는 등 수능 10개월을 남겨두고 학교 현장의 혼란만 가중되는 모양새다. 선택형 수능 논란의 원인과 전망을 정리했다.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는 ‘2014학년도 수능시험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2009년 구성한 중장기 대입선진화 연구회가 내놓은 결론이었다. 2009년 개정 교정과정에 맞춰 구상한 당시 방안은 올해 치르게 될 수능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수능을 두 차례로 늘려 과목별로 좋은 성적을 제출하도록 해 수험생의 압박감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수능 출제 난이도를 매년 균일하게 맞추기 힘들어 매년 ‘물수능’이니 ‘불수능’이니 하는 논란이 반복되는 데에 대한 교육당국의 부담을 해소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응시영역의 이름을 과목 중심으로 바꾸고,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과목은 난이도에 따라 A형과 B형으로 나누기로 했다. 수험생이 자신의 학력수준과 진학할 대학의 계열 등에 따라 난이도를 선택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탐구영역은 유사 분야끼리 통합하는 방식으로 응시과목수를 대폭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사회와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한 과목씩만 선택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개편안은 2011년 1월 대폭 변경됐다. 수험생 부담을 크게 줄이겠다며 야심 차게 추진했지만 학계와 교육계 안팎의 반발이 예상 외로 거세자 교과부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선택형 수능안이 유지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방안이 폐지됐다. 수능을 11월에만 두 차례 치르는 데에 대한 사회적 부담 문제와 탐구과목 축소에 따른 교단의 반발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서열화 및 교육과정 문제 등으로 당시 함께 도마에 올랐지만 선택형 수능 기조는 살아남았다. 수준이 다른 학생들이 같은 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사교육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먹혔기 때문이다. 교과부와 대교협 주도로 대학들도 차분히 준비하는 듯 보였다. 지난해에는 각 대학이 대략적인 입시요강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9개 대학 입학처장단의 성명서를 계기로 수면 아래 숨어있던 불만이 물밀 듯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현직 고교 교사들도 이들의 입장에 동조하는 쪽이 많다.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소속 교사들은 현재 가동중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선택형 수능 유보’를 건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학은 대학대로, 고등학교는 고등학교대로 선택형 수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안 그래도 복잡한 대입 전형에 수능까지 두 가지로 나뉘면서 경우의 수가 두 배 이상으로 많아졌다는 의견이 많다. 고교 현장은 선택형 수능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조차 잡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교장은 “학교 단위에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학년별로 학생을 가르치지 않다 보니 2013학년도 입시가 마무리된 후에야 선택형 수능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교 교과과정 운영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국어의 경우 A형과 B형의 교과범위가 서로 다르다. 국어 A형은 문학1, 독서와 문법1, 화법과 작문1을 출제범위로 하지만, B형은 문학2, 독서와 문법2, 화법과 작문2를 범위로 한다. 학생들을 애당초 A형과 B형 지망자로 나누지 않는 이상 정상적인 수업이 될 리 없고, 결국 이동식 수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영어 역시 같은 문제가 있다. 대학과 교단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선택형 수능이 재검토되거나 유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입전형은 시행 3년 전에 고시하도록 돼 있는데 2014학년도 수능은 이미 2011년부터 확정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만약 대입간소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차기 정부가 최근의 논란을 감안, 현행 수능체제를 유지하는 결단을 내릴 경우에도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 발표만 믿고 쉬운 국어 A를 이미 준비해온 이공계 수험생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짧은 시간에 현행 수능 수준을 다시 공부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사교육을 막는다는 입시정책 기조와는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져 현장의 대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학생과 학부모들을 실험대상으로 삼는 입시체제 개편을 끝내기 위해 머리를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새 정부에서 오랫동안 변함없이 유지될 수 있는 입시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2011년 수능체제 개편안 마무리 단계에서 수능 두차례 실시 등 중장기 과제를 설정했지만, 이후에는 차기 정부의 영역이라는 이유 등으로 거의 논의가 되지 않았다”면서 “일부 전문가들의 의견이 아닌 모두의 의견을 수렴한 입시제도를 새 정부가 고민해 수립해야 한다는 점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