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경영난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미국 대선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전세 매물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중국어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이석기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79
  • ‘불타는 BMW’ 이후 자동차별 성적표…그래도 ‘독일차’?

    ‘경영난’ GM의 야심작 이쿼녹스 한달간 고작 97대 판매 ‘디젤게이트’폭스바겐의 티구안은 3개월만 4500대 불티 내수 침체에 높은 인건비 부담, 2013년 말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철수로 수출길마저 막힌 한국GM은 수년간 경영난을 겪어왔다. GM본사는 군산공장 폐쇄 계획을 갑작스레 발표했고 뼈아픈 구조조정도 이어졌다. 이후 한국GM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함께 지난 5월 경영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며 회복에 시동을 걸었다. 이때 경영 정상화를 이끌 묘안 중 하나로 한국GM이 야심차게 내놓은 차가 바로 중형 SUV인 ‘이쿼녹스’다. 지난 6월 한국GM은 ‘2018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이쿼녹스를 국내 시장에 공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쿼녹스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지난달 고작 97대 팔렸다. 출시달인 6월 385대로 반짝했으나 지난 7월엔 절반(191대)로 쪼그라들었다. 6~8월 누적판매량은 673대에 불과했다. 이런 영향 탓인지 한국지엠은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 2만 3101대의 차량을 판매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하면 44.1% 감소한 수치다. 현대자동차가 내수와 해외판매가 모두 증가하며 9%대 판매증가세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9월 한국으로 부임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의 1주년도 조용히 지나갔다. 경영난이나 사회적 문제가 된 사건 사고를 겪은 후 자존심 회복에 나선 자동차 회사들의 상황은 저마다 엇갈린다. 한국GM과 달리 디젤 차량 배기가스 장치 조작으로 국내 시장 판매를 중단했다가 최근 재개한 폭스바겐은 희색이다. 파사트 GT 하나로 4월 809대 판매고를 올린 이후 7월까지 총 2415대를 팔았다. 대표적인 상징성을 띤 신형 티구안의 경우 5월(1561대) 등장 후 6월 1528대, 7월 1391대 등 총 4480대가 팔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GM이 국내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란 근본적 우려와 이에따른 애프터서비스(AS) 불안 등이 판매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면서 “반면 폭스바겐은 ‘디젤 게이트’ 이후 독일 소비자들의 애국심 구매나 중국 내 친환경차에 대한 끊이지 않는 수요 등으로 1년도 안돼 판매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주행 중 화재사고로 몇달째 논란을 일으켰던 BMW의 경우 8월 판매량이 정식 공개되지 않았지만 타격을 입었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4월부터 조금씩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 3월엔 7000대 이상 팔렸지만 7월엔 3959대만 나갔다. 8월엔 더 줄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BMW 주차금지 확산 움직임으로 차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데다 집단소송, 차량 결함 은폐 의혹 등으로 부정적 여론이 거세진 것도 판매 감소의 한 원인이다. 이항구 위원은 “하지만 BMW같은 고급차는 고정 고객이 있어서 소비자 이동이 크지 않고 회복력도 빠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이호준의 시간여행] 미시령휴게소, 추억이 되다

    [이호준의 시간여행] 미시령휴게소, 추억이 되다

    눈을 부비고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여전히 황량한 풍경만 가득했다. 공터를 둘러싼 철조망과 돌무더기들만 그곳에 건물이 있었다는 것을 부득불 말해 주고 있었다. 미시령휴게소가 있던 자리에서 마주친 풍경이다. 휴게소 건물이 철거된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설마설마했었다. 하지만 설마는 냉정한 현실이 돼 있었다.‘멀쩡한 모습’의 미시령휴게소에 마지막으로 다녀온 것은 2010년 7월이었다. 그때 이미 휴게소는 쇠락의 기운이 역력했다. 생의 끄트머리를 그러쥐고 버티는 노인처럼 마지막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때의 삭막한 풍경을 이렇게 적었다. “세월이 할퀴고 지나간 흔적은 건물 밖이라고 다를 게 없었습니다. 나무 기둥과 계단은 삐걱삐걱 비명이라도 지를 것처럼 낡았고, 지붕 역시 손을 보지 못한 지 오래인 것 같았습니다. 건물 뒤로 가보니 더욱 참혹했습니다. 곳곳에 잡초가 무성했고, 한때 화려함을 자랑했던 것들이 세상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외출중’이라는 팻말이 걸린 만남의 집 녹슨 자물쇠는 주인이 영원히 외출했음을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낡은 모습으로라도 시간의 심술을 견뎌 주길 바랐지만, 그런 간절함을 외면이라도 하듯 미시령휴게소는 2011년 1월 31일 문을 닫았다. 내가 다녀온 다음해였다. 그리고 사람의 온기가 시나브로 식어 가면서 휴게소 건물은 흉물이 돼 갔다. 그러다가 2016년 8월 건물이 완전히 철거되고 지금의 공터만 남은 것이다. 미시령휴게소는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배어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건물로도 유명했다. 동해안으로 피서를 가는 이들이 주로 거쳐 가던 곳이었다. 미시령 길은 ‘곡예운전’의 대명사였다. 급커브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곳곳에서 아찔한 순간을 만나고는 했다. 숙달된 드라이버도 조상님 찾으며 납작 엎드려야 통과시켜 준다는 길이었다. 하지만 고행길이 언제까지 계속되는 건 아니었다. 고갯마루에 닿을 무렵 자동차가 느닷없이 구름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경험은 특별했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모호한 것이 들개 떼처럼 몰려다니고, 그 안으로 들어서면 천상을 거니는 듯 황홀하기까지 했다. 휴게소는 대형 식당과 간이음식점, 특산물 매점, 기념품 가게 등을 갖추고 있었다. 그 넓은 곳이 늘 인파로 북적거렸다. 밥을 먹으며 차를 마시며, 그저 담배 한 대 태우며 ‘특별한’ 풍경을 만끽하고는 했다. 맑은 날은 바다가 잡힐 듯 가까웠다. 한계령ㆍ진부령과 함께 동해로 가는 고개 중 하나이자 속초로 가기 위한 관문. 그곳 미시령휴게소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1990년에 지어진 미시령휴게소가 문을 닫게 된 결정적 계기는 2006년 미시령터널이 뚫리면서부터였다. 애써 미시령을 오르는 차량이 없다 보니 휴게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줄고, 결국 경영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었다. 옛 추억이 그리운 사람들이 부득불 고갯마루까지 오르고는 했지만, 그들만으로는 휴게소를 유지할 방법이 없었다. 결국 미시령휴게소는 세월 저쪽으로 걸어 들어가고 말았다. 시간이 불러왔다가 데려간 것이다. 다시 똑같이 지을 리도 없겠지만 설령 복원된다고 해도 그 옛날 추억의 장소는 아니다. 휴게소가 있던 자리에 백두대간생태홍보관을 지을 계획이라고 하지만 공사를 시작할 기미는 아직 없다. 그래서 빈터가 더욱 황량하다. 그 무엇도 영원히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다. 하지만 사라지는 것의 뒷모습은 늘 안타까움을 남긴다. 사연이 깃들어 있는 곳은 더욱 그렇다. 다시 볼 수는 없지만, 가슴에는 미시령휴게소가 화석처럼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다.
  • [월드 Zoom in] ‘만화잡지 천국’ 일본도 디지털 쇼크

    [월드 Zoom in] ‘만화잡지 천국’ 일본도 디지털 쇼크

    ‘별책 꽃과꿈’ 등 올 상반기만 12종 휴간 소년점프 등 3대 주간지도 입지 흔들려 ‘원피스’, ‘드래곤볼’, ‘슬램덩크’, ‘데스노트’. 일본 만화를 잘 몰라도 한 번쯤은 들어 봤음직한 이 제목들은 모두 ‘주간 소년점프’라는 일본 만화잡지에 실렸던 공전의 히트작들이다. 소년점프는 인기 절정에 다다랐던 1995년 한때 653만부를 찍으며 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창간 50년을 맞은 올해 1~3월 소년점프의 평균 발행 부수는 176만부에 그쳤다. 1년 전보다도 15만부가 줄어든 것으로, 최고 전성기에 비하면 거의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년점프와 함께 일본의 3대 만화 주간지로 통하는 ‘주간 소년매거진’과 ‘주간 소년선데이’도 사정은 비슷하다.일본의 만화잡지 시장이 급격한 쇠락기를 맞고 있다. 심각한 매출 감소 속에 올 상반기에만 12종이 발간을 중단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대중매체로 군림하며 영원할 것만 같았던 만화왕국도 스마트폰 등 디지털의 파고에는 어쩔 수 없는 셈이다. 28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만화 ‘유리가면’으로 유명한 인기 잡지 ‘별책 꽃과꿈’이 지난 5월 발행한 7월호를 끝으로 휴간에 들어갔다. 앞서 휴간된 ‘월간 버즈’ 등 11개 잡지를 합해 올 상반기에만 12종의 만화잡지가 서점에서 사라졌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진다. ‘고쿠센’이라는 히트작으로 유명한 월간지 ‘유’(YOU)도 오는 10월까지만 발간된다. 최근 인쇄 부수가 평균 7만 6000부까지 떨어지면서 경영난이 심각해진 탓이다.일본 만화잡지의 시장 규모는 그동안에도 꾸준히 축소돼 왔다. 일본 출판과학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만화잡지의 전체 매출은 종이책 기준으로 전년 대비 9.7% 감소하며 917억엔(약 9200억원)에 그쳤다. 역대 최고였던 1995년의 3357억엔과 비교하면 3분의1도 안 된다. 인터넷을 통한 전자판 매출이 전년보다 5억엔 증가하며 36억엔으로 뛰었지만, 종이책의 감소를 상쇄하기엔 턱도 없다.올해 나타난 특징은 유명 잡지로 부진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산케이는 “2014년 상반기에도 14개 만화잡지가 폐간된 바 있지만 당시는 별로 이름 없는 잡지들이 주류를 이뤘다”면서 “올해에는 과거 사랑받았던 잡지들이 많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더욱 높다”고 전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만화책을 읽는 수단이 다양화한 것이 1차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진 탈출을 위해 업계는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년선데이를 발간하는 쇼가쿠칸은 월간지 버전인 ‘소년선데이S’의 표지와 부록에 자사의 최고 히트작 ‘명탐정 코난’의 캐릭터들을 등장시켜 매진 행진을 일궈 냈다. 우에무라 야시오 센슈대 교수(출판학)는 “스마트폰 앱 등 무료로 만화를 볼 수 있는 수단이 늘어나면서 종이 만화책을 읽는 방법을 모르는 어린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다”면서 “새로운 독자 확보 노력이 계속되지 않으면 만화잡지의 쇠락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산 콩 25% 보복관세가 부메랑…中, 美와 무역전쟁 딜레마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미국산 콩 25% 보복관세가 부메랑…中, 美와 무역전쟁 딜레마

    中 돼지사료의 20%·식용유 주원료가 콩 수입 줄여 육류 생산 줄면 사회적 파장 中 관세 올리자 콩값 급등…식품값 들썩 콩 수입 3위 회사는 경영난에 파산 신청 내년 3월까지 콩 1500만t 美서 들여와야 美 콩 재배 줄면 中 축산업계 줄도산 우려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여긴 대두를 정조준해 고율의 보복관세를 부과했지만, 오히려 이를 다시 수입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 속절없이 다가오는 것이다. ●미국콩 수입 50% 감소 전망 대두(大豆)는 돼지에 단백질을 공급하는 주요 원천이다. 중국인들이 가장 즐기는 육류인 돼지의 사료 성분 20%를 차지하고 식용유의 주원료로도 이용된다. 대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미국 대두 수확량의 3분의1을 수입했을 만큼 중국은 글로벌 대두업계의 큰손이다. 액수로 따지면 139억 5900만 달러(약 15조 6173억원)에 이른다. 중국의 미국산 수입제품 가운데 보잉 여객기(370억 달러) 다음으로 액수가 많다. 이런 까닭에 미국산 대두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가 미국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다. 중국농업과학원은 중국의 보복관세 조치로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이 50%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현지의 세계 최대 대두 가공업체 싱가포르 윌마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대두 관련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유기업 중량(中糧)그룹(COFCO)의 자회사 중국량유(糧油)지주(China Agri-Industries Holdings)도 4년래 최고의 호황을 구가했다. 지난달만 해도 미국산 대두를 가공하는 업체들의 수익 척도인 분쇄 마진은 12%나 증가해 3년 반 만에 가장 좋은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대두 가격에 25%의 관세가 추가되더라도 마진이 조금 줄겠지만 안정적인 흑자 유지는 가능하다. 이 점도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보복관세를 과감하게 부과하게 한 또 하나의 이유다. 중량그룹과 주싼량유궁예(九三糧油工業·Jiusan Oils & Grains Industries Group) 같은 중국 업체들은 한동안 마진 축소 또는 무마진이 되더라도 ‘애국적 의무를 수행한다’고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브라질 등 남미서 콩 공급량 줄어 대안 없어 그러나 중국은 지난달 6일 대두를 포함한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대두 수입을 추진해 왔지만 주요 대체지인 남미 대륙이 수출의 한계를 보이면서 대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은 지난 9일 보도했다. RFI는 “전 세계에서 중국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미국밖에 없다”면서 “중·미 양국의 무역전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중국은 수주 내에 다시 미국산 대두를 수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1500만t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등 남미 대륙의 대두 공급 감소로 중국 내 대두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미국산 대두 수입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중국이 대두 수입량을 떨어뜨리기 위해 억지로 돼지고기 생산을 줄이면 육류 가격 상승 등 파장이 커지는 만큼 이 선택 또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정부 보조금을 올려 주요 대두 생산 지역인 헤이룽장(黑龍江)성과 지린(吉林)성 등지에서 대두 경작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린·헤이룽장성 등서 콩 경작지 확대 추진 중국 상무부는 앞서 4월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농민들에게 대두 농장의 규모를 늘릴 것을 지시했다. 지린성 창춘(長春) 당국이 발표한 긴급 공지에 따르면 모든 지구와 마을은 최우선적으로 대두 농장을 늘리기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일일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헤이룽장성과 네이멍구 당국도 이와 비슷한 지침을 내려 농민들에게 더 많은 대두를 재배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해관(세관) 당국도 나서서 가축사료 공급을 늘리기 위해 대두 외의 다른 농산물 검역까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입장에선 가공을 거친 두박(콩깻묵)을 수입해 대두를 대체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서 두박 수입을 늘릴 경우 아르헨티나가 다시 미국산을 수입해 이를 충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미국산 대두 수입과 같은 효과를 내게 된다고 RFI가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두 가격이 크게 올라 중국 축산업계가 타격을 받으면서 식료품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두부와 두유로 대두를 접하고 있지만 대두 교역을 지배하고 있는 분야는 돼지고기 등 동물사료용이다. 동물사료용이 세계 대두 수확량 중 80%를 차지한다. 나머지 15~20%는 식용유와 바이오 디젤 생산 등에 사용된다. 중국은 주요 원자재에 대해 자급자족을 원칙으로 하거나 공급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두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수입에 기대고 있는 형편이다. 대두 수입의 85%를 미국과 브라질 두 나라에 의존하고 있다. 북반구와 남반구가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남미 농민들이 내년 수확용 대두를 재배하느라 여념이 없는 겨울철에는 대두의 거의 전량을 미국산 수입 물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대두유의 경우 식용유 시장에서 야자유와 유채유, 해바라기유 등과 비교적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만큼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대두의 대두분은 축산 농가에 압도적으로 차지하는 동물용 사료다. 대두분의 단백질 함량은 다른 곡물보다 최대 4배 이상 높다. 이 때문에 대두분을 첨가한 사료로 가축을 사육하면 더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고 시장에서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동물사료에 단백질을 첨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대두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더군다나 중국인의 소득이 높아지면서 육류 공급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중국의 육류 시장은 확대일로에 있다. 미국 농민들이 대두 대신 다른 작물로 전환해 대두 가격이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보이고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면 중국 축산업자들은 줄줄이 도산할 수도 있다. 이런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중국 최대 대두 수입업체의 하나로 꼽히던 식용유 기업이 파산을 신청했다. 산둥(山東)성 지방법원은 지난달 재정통지서를 통해 산둥성 천시(晨曦)그룹이 만기 도래한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며 파산 신청했다고 밝혔다. 천시그룹의 파산 신청은 중국 당국의 금융 리스크 관리 강화로 중국의 기업 대출이 급격히 위축돼 시장 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고 중국재경보(財經報)가 분석했다. 미국산 대두에 대한 중국 당국의 관세 부과가 중국 대두 가공업체의 경영난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中 관세폭탄에 콩 가공업체 경영난 가중 1999년 산둥성 르자오(日照)시에 설립된 천시그룹은 석유화학과 식용유, 무역,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6년 매출액 규모는 432억 위안(약 7조원)에 이른다. 이 중 60%를 대두 수입 등을 통해 벌어들인다. 대두 수입량으로 보면 중국내 3위 기업이다. 특히 2012년에는 551만t의 대두를 수입해 중국 수입 총량의 9.4%를 차지하며 최대의 대두 수입 기업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중국의 500대 민영기업 중 26위에 오른 천시그룹의 사오중이(邵仲毅) 회장은 지난해 130억 위안(약 2조 1222억원)의 자산으로 부호 순위에서 26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상황은 윌마 인터내셔널과 번지, 카길, 루이스 드레이퍼스 같은 글로벌 대두 가공업체들이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갈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도 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사설] 백화점식 자영업 지원 대책보다 김&장 ‘원 팀’이 먼저다

    당정이 어제 7조원 규모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을 내놨다. 5인 미만 소상공인에게 지급하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금액을 현행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올리고 근로장려금(EITC) 지원 규모와 대상을 확대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에서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카드수수료 경감안도 들어 있다. 자영업자가 폐업하면 월 30만원을 3개월간 지원해 구직도 촉진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이번 백화점식 종합대책은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근본적 해결보다 일자리 안정자금 등 기존의 지원 규모와 폭을 늘리는 ‘미세조정’에 그쳤기 때문이다. 당정이 서둘러 대책을 마련한 건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가 최근 내수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의 직격탄을 맞고 있어서다. 지난 1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주 중 ‘근로자 외 가구’의 소득은 13.8%나 떨어졌다. 그 결과 1분위 가계소득은 역대 최대 폭인 전년 대비 8.0% 뒷걸음질쳤다. 소상공인의 월평균 1인당 영업이익(209만원)은 근로자 평균 급여(329만원)의 3분의2에도 못 미칠 정도다. 자영업이 경쟁이 심한 ‘레드 오션’이라는 구조적인 요인도 크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지난해 21.3%로 미국(6.4%)은 물론 10% 안팎인 영국이나 일본, 독일 등보다도 월등히 높다. 지난해 음식점 10곳이 문을 열 때 9곳꼴로 문을 닫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임금 노동자들이 은퇴한 뒤 자영업자로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도 폐업 뒤 재취업 등의 ‘퇴로’가 충분치 않다. 따라서 이들이 편의점이나 음식점을 여는 대신 임금노동자로 전환되는 등 생계를 꾸려 나갈 수 있는 중·장기적 계획이 병행되지 않으면 구직 지원금 등은 자칫 재정만 낭비하고 효과는 떨어질 수 있다.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전에 임대료 상승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 빠진 점도 아쉽다. 무엇보다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킨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경제주체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면 미세 조정이 불가피하다.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수단일 뿐 목표가 아니다. 내수 활성화 등 경제 활력을 되찾는 작업도 필요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원 팀’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조화롭게 보고 같이 간다”는 발언대로 실천해 나가길 바란다.
  • 남태평양판 사드 보복/팔라우, 중국 관광객 끊기며 큰 타격

    남태평양판 사드 보복/팔라우, 중국 관광객 끊기며 큰 타격

    중국이 대만과의 단교를 요구하며 지난해 말 남태평양 섬나라 팔라우에 대한 단체관광을 중단시킨 뒤 현지 관광업계가 초토화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팔라우 수도인 코로르 시내에 있는 호텔과 식당이 텅 비어 있으며, 많은 여행사가 문을 닫았다. 유명 휴양지를 오가는 관광용 선박은 대부분 부두에 정박한 상태이다. 이는 팔라우 관광산업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며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자국인 관광객의 팔라우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며 대만과 단교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팔라우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이후 중국은 실제로 단체관광객 송출을 중단했고,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을 차지했던 중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으면서 팔라우 관광산업은 큰 타격을 입었다. 2015년 9만 1000 명, 2016년 7만 명에 달했던 팔라우의 중국인 관광객은 중국의 여행 제한령 이후 지난해 5만 5000 명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6월 사이에는 2만 5000 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팔라우의 유일한 항공사인 팔라우태평양항공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경영난으로 이달부터 홍콩 및 마카오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더구나 중국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팔라우 해변에 건설 중이던 여러 호텔도 공사가 중단됐다. 이는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놓고 갈등을 빚은 한국을 대상으로 단체관광 상품판매를 중단하는 보복조치를 취한 것을 유사하다. 필리핀과 괌 사이에 있는 팔라우는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18개국 중 하나다. 중국은 지난 2016년 5월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민진당 정부 출범 후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은 나라들에 경제적 수단 등을 동원해 단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차이 총통 취임 2년 사이 아프리카 서부의 소국인 상투메 프린시페를 시작으로 파나마, 도미니카 공화국, 부르키나파소가 대만과 외교관계를 끊고 중국과 손을 잡았다. 하지만 중국의 압력에도 팔라우 정부는 의연한 모습을 보인다.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은 “중국의 투자와 관광은 환영하지만, 우리 정부의 원칙과 민주적 이상은 대만과 더욱 가깝다”며 중국의 대만 단교 압박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운행중단 파국 면한 인천 광역버스

    경영난을 호소하며 오는 21일부터 운행하지 않겠다고 예고했던 인천∼서울 간 6개 광역버스 업체가 폐선 신고를 철회함으로써 교통대란 위기에서 벗어났다.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은 16일 “오늘까지 폐선 신고를 철회하지 않으면 사업면허를 반납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업계 쪽에 통보한 결과 폐선을 철회하겠다는 결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들은 지난 9일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시 재정 지원이 없을 땐 19개 노선 259대의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광역버스 업계는 현재와 같은 적자구조 속에서 시민 편의를 위한 현 수준의 노선을 유지하려면 인천 시내버스처럼 준공영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간업체가 노선을 운영하되 적자를 공공기관에서 전액 보전하는 제도다. 인천시는 2009년부터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광역버스는 제외됐다. 이에 광역버스 업계는 시내버스 업계가 준공영제로 연간 10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데도 광역버스에는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인천시는 광역버스로 준공영제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단언한다. 시 관계자는 “현재 시내버스 준공영제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광역버스로 확대한다는 게 적절치 않다”면서 “만약 광역버스 운행이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면 (완전) 공영제로 가겠다”고 말했다. 광역버스 업체들이 비록 운행 중단 방침을 철회했지만 경영상 어려움은 여전해 언제든 갈등을 재연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이효리 이상순, ‘문재인 대통령 구두’ 모델 “출연료는 구두 한 켤레”

    이효리 이상순, ‘문재인 대통령 구두’ 모델 “출연료는 구두 한 켤레”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시각장애인 대표가 운영하는 모 수제화 브랜드의 모델이 됐다. 일명 ‘문재인 대통령 구두’로 유명해진 사회적 기업이다.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 구두’로 유명해진 사회적 기업의 모델이 됐다. 16일 YTN 보도에 따르면 모델료는 촬영 당시 착용한 구두 한 켤레가 전부다. 이 사회적 기업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무릎을 꿇고 참배를 할 때 신었던 구두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낡은 밑창이 카메라에 포착됐는데 알고 보니 문 대통령이 지난 2012년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장애인 기업 구두 판매행사장에서 직접 구입한 구두였다고 한다. 이 업체는 장애인 회사라는 편견으로 경영난을 겪다 문을 닫았고, 후에 사연이 알려지고 후원을 받으며 다시 공장문을 열었다. 앞서 이효리 이상순 부부는 JTBC ‘효리네 민박’ 출연 후 수많은 업체에서 광고 모델 제의를 받았지만 공익적인 목적을 가진 캠페인 외에는 출연하지 않겠다며 모두 거절했다. 당시 업체들이 제안한 모델료 금액만 약 3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촬영한 광고 카탈로그는 다음달 배포될 예정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두가 뭐기에…” 고민 깊어지는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두가 뭐기에…” 고민 깊어지는 중국

    중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아킬레스건’이라고 여긴 대두를 정조준해 고율의 보복관세를 부과해 수입 장벽을 높였지만, 오히려 이를 다시 수입할 수 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이 속절없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대두(大豆·콩)는 돼지에 단백질을 공급하는 주요 원천이다. 중국인들이 가장 즐기는 고기인 돼지의 사료성분 20%를 차지하고 식용유의 주원료로도 이용된다. 미국산 대두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산 대두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미국 대두 농가 수확량의 3분의 1을 수입했을 만큼 중국이 글로벌 대두업계의 큰 손이다. 액수로 따지면 139억 5900만 달러(약 15조 8300억원)에 이른다. 중국의 미국산 수입제품 가운데 보잉 여객기 다음으로 액수가 많다. 이런 까닭에 미국산 대두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를 통해 미국 정부에 압박을 가하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게 중국 정부의 판단이었다. 중국농업과학원은 중국의 보복관세 조치로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이 50%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 현지의 세계 최대 대두 가공업체 싱가포르 윌마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대두 관련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유기업 중량(中糧)그룹(Cofco)의 자회사 중국량유(糧油)지주(China Agri-Industries Hldings)도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로 호황을 구가했다. 지난달만 해도 미국산 대두의 가공업체들의 수익 척도인 분쇄 마진은 12%나 증가해 3년 반 만에 가장 좋은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대두가격에 25%의 관세가 추가되더라도 이 마진이 조금 줄어들겠지만 안정적인 흑자 유지는 가능하다. 아마 이 점도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보복관세 부과를 과감하게 감행하게 한 또 하나의 까닭이다. 중량그룹과 주싼량유궁예(九三糧油工業·Jiusan Oils & Grains Industries Group) 같은 자국 업체들은 한동안 마진 축소 또는 무마진이 되더라도 ‘애국적 의무를 수행한다’고 자부심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지난달 6일 대두를 포함한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대두 수입을 추진해왔지만 주요 대체지인 남미대륙이 수출의 한계를 보이면서 대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은 지난 9일 보도했다. RFI는 “전 세계에서 중국의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미국 밖에 없다”면서 “중·미 양국의 무역전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중국은 향후 수주 내에 다시 미국산 대두를 수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중국은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1500만t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등 남미 대륙의 대두 공급 감소로 중국 국내 대두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만큼 미국산 대두 수입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중국이 대두 수입량을 떨어뜨리기 위해 억지로 돼지고기 생산을 줄이면 육류가격 상승 등 파장이 커지는 만큼 이 선택 또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정부 보조금을 올려 주요 대두 생산지역인 헤이룽장(黑龍江)성과 지린(吉林)성 등지에서 대두 경작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국 상무부는 앞서 지난 4월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농민들에게 대두 농장의 규모를 늘릴 것을 지시했다. 지린성 창춘(長春)의 농업당국이 발표한 긴급 공지에 따르면 모든 지구와 마을은 최우선적으로 대두 농장을 늘리기 위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4월말 이후에 ‘일일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헤이룽장성과 네이멍구 당국도 이와 비슷한 지침을 내려 농민들에게 더 많은 대두를 재배할 것을 촉구했다. 중국 해관(세관) 당국도 나서서 가축사료 공급을 늘리기 위해 대두 외의 다른 농산물 검역까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입장에선 가공을 거친 두박(콩깻묵)을 수입해 대두를 대체할 수 있는 또다른 방법도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두박 수입을 늘릴 경우 아르헨티나가 다시 미국산을 수입해 이를 충당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미국산 대두수입과 같은 효과를 내게된다고 RFI가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두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중국 축산업계가 타격을 받았고 식료품 가격 마저 들썩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소비자들은 대부분 두부와 두유로 대두를 접하고 있지만 대두 교역을 지배하고 있는 분야는 돼지고기 등 동물사료용이다. 사료용이 세계 대두 수확량 중 80%를 차지한다. 나머지 15~20%는 식용유와 바이오 디젤 생산 등에 사용된다. 물론 중국은 주요 원자재에 대해 자급 자족을 원칙으로 하거나 공급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두는 중국이 압도적으로 수입에 기대고 있는 형편이다. 대두 수입의 85%를 미국과 브라질 두 나라에서 의존하고 있다. 북반구와 남반구가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남미 농민들이 내년 수확용 대두를 재배하는 여념이 없는 겨울철에는 중국이 대두의 거의 전량을 미국산 수입 물량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대두유의 경우 식용유 시장에서 야자유와 유채유, 해바라기유 등과 비교적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런데 대두의 대두분은 축산 농가에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동물용 사료이다. 대두분의 단백질 함량은 다른 곡물보다 최대 4배 이상 높다. 이 덕분에 대두분을 첨가한 사료로 가축을 기르면 더 빠르게 기를 수 있고 시장에서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동물사료에 단백질을 첨가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대두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넘는다. 더군다나 중국인들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육류 공급이 소비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중국의 축산 시장은 폭발적으로 확대일로에 있다. 미국 농민들이 대두 대신 다른 작물로 전환해 대두 가격이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보이고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면 중국 축산업자들은 줄줄이 도산할 수도 있다. 이런 조짐은 벌써 나타나고 있다. 중국 최대 대두 수입업체의 하나로 꼽히던 식용유 기업이 파산을 신청했다. 산둥(山東)성 지방법원은 지난달 26일 재정통지서를 통해 산둥성 천시(晨曦)그룹이 만기 도래한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되지 않는다며 파산 구조조정안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천시그룹의 파산 신청은 중국 당국의 금융리스크 관리 강화로 중국의 기업대출이 급격히 위축돼 시장 환경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고 중국재경보(財經報)가 분석했다. 미국산 대두에 대한 중국 당국의 관세 부과가 중국 대두 가공업체의 경영난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1999년 산둥성 르자오(日照)시에 설립된 천시그룹은 석유화학과 식용유, 무역,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16년 매출액 규모는 432억 위안(약 7조 1000억원)에 이른다. 이중 60%를 대두 수입 등을 통해 벌어들인다. 대두 수입량으로 보면 중국내 3위 기업이다. 특히 2012년에는 551만t의 대두를 수입해 중국 수입 총량의 9.4%를 차지하며 중국 최대의 대두 수입기업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중국의 500대 민영기업 중 26위를 차지하고 있는 천시그룹의 사오중이(邵仲毅) 회장은 지난해 130억 위안의 자산으로 중국 부호 순위에서 262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윌마 인터내셔널과 번지, 카길, 루이스 드레이퍼스 같은 글로벌 대두 가공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올 좋은 핑곗거리가 될 수도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문닫은 청주연초제조창, 문화공간으로 재탄생

    14년 동안 가동이 중단된 충북 청주의 연초제조창이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는 13일 문화도시 조성과 도시재생 뉴딜사업 간 연계를 강화하는 업무협약을 청주연초제조창 내 동부창고에서 체결하고, 연초제조창을 문화적으로 재생하겠다고 밝혔다. 청주연초제조창은 1946년 설립돼 55년 동안 청주지역 경제를 견인했다. 한때 근로자 3000여명이 연간 1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하고, 세계 17개국으로 담배를 수출한 국내 최대 규모의 담배 생산 공장이다. 그러나 2004년 경영난에 따라 구조조정을 거쳐 문을 닫았다. 문체부는 2014년부터 방치된 공간을 시민예술촌, 국립현대미술관 및 업무·숙박 시설로 변환하는 문화적 재생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각 지역이 간직한 역사와 문화를 토대로 쇠퇴지역을 활성화하고 지역주민의 문화적 삶을 향상할 수 있도록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 재생이 이뤄져 쇠퇴한 구도심이 역사와 문화가 살아나는 혁신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설] ‘광역버스 대란’ 정부·지자체 머리 맞대 풀어라

    인천에서 서울을 오가는 6개 광역버스 업체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오는 21일 첫차부터 19개 노선 259대의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인천시에 신고했다. 인천~서울 광역버스 전체 노선이 28개인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만저만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 수만 명의 발이 당장 묶인다. 업체들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운수 종사자 휴게시간 보장법 신설로 노선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그동안 인천시에 재정 지원을 요청했으나 반영되지 않아 노선 폐지 신고를 하게 됐다”고 호소한다. 16일까지 노선 폐지 수용 또는 반려 여부를 회신해야 하는 인천시를 시민들이 숨죽이며 지켜보는 형국이다. 업체들의 하소연이 일리가 없진 않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해 인건비만도 19억 7700만원이 늘었다. 주 52시간 근무 규정은 그나마 시행이 유보됐지만 제대로 적용되는 내년에는 기사를 추가 채용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인천시 사정도 녹록지는 않다. 시는 광역버스 업체들의 인건비 상승분 보전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에 지원금 23억원을 편성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광역버스가 준공영제 운행 방식이 아니어서 예산 지원의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한 번만 지원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니 결국 없던 일이 됐다. 딴것도 아니고 시민의 발을 하루아침에 묶어 버리는 최악의 결말은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 비슷한 갈등을 겪었던 경기도는 지난 4월부터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해 경기도와 시·군이 세금으로 운송 수입 부족분을 보전하고 있다. 앞으로 다른 지자체들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계속 불거질 수밖에 없을 상황이다.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정책 후유증이라면 지자체에만 책임을 떠넘길 일이 아니다. 정부가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
  • 인천~서울 광역버스 21일 스톱?

    인천~서울 광역버스 21일 스톱?

    인천 광역버스 업체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준공영제 도입을 인천시에 촉구하며 오는 21일부터 운행 중단을 예고했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신강교통, 인강여객, 선진여객, 천지교통, 마니교통, 신동아교통 등 인천을 기점으로 서울 신촌·서울역·강남권 등을 오가는 6개 운수업체는 21일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신고했다. 19개 노선 259대다. 인천∼서울 간 전체 광역버스가 28개 노선 344대여서 4대 중 3대가 운행 중단 위기에 놓인 것이다. 업체들은 “준공영제를 적용 중인 인천 시내버스와 그렇지 않은 광역버스 근로자 간 처우가 벌어지고 있다”며 “인천시가 재정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버스를 운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6개 업체를 통틀어 지난해 적자가 22억원에 이르는데, 올해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분만 19억 7700만원이나 돼 2배로 치솟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운행이 중단되면 이들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하루 3만여명의 승객은 큰 불편이 예상된다. 업체들이 궁극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준공영제다. 인천 시내를 운행하는 시내버스는 적자 땐 시비를 보전해 주는 준공영제로 운영된다. 하지만 인천시로서는 광역버스 준공영제를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입장이다. 재정위기 지자체라는 불명예 속에서도 시내버스 준공영제에 연간 1000억원을 부담해 왔는데 광역버스까지 포함시키면 예산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준공영제를 넓히면 거액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면서 “국비 요청 등 다각도로 광역버스 대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열린세상]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의 눈물/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열린세상] 5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의 눈물/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장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 16.4%에 비하면 상승률이 낮아 보이지만, 그 이전 평균 인상률인 7.4%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19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둘러싸고 노사 간 견해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간극이 컸다. 노동계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의 최저임금 산입에 따른 임금인상 억제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최저임금이 1만원이 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사용자 측은 종업원 5인 미만 소상공인 사업자의 어려움을 들어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다.올해 최저임금 인상에서 논란의 핵심은 인상률보다는 업종별 차등 제도를 도입하느냐의 문제로 보인다. 종업원 5인 미만 소상공인 업종에 대해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는 방안이다. 이 문제는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과 근로자위원 전원이 반대하여 부결됐음에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5인 미만 노동자를 고용하는 소상공인들에게 경영상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이들을 위해 카드 수수료율과 가맹점 수수료, 상가 임대료 등을 인하하거나 조정하는 정책 또한 필요하다. 다만 문제는 지원 대상으로 소상공인만 거론될 뿐 열악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논의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눈을 돌려 이들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6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는 570만명이다. 임금노동자 2000만명을 기준으로 30%에 육박한다.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은 노동자 5인 이상 사업장에 전면적으로 적용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대부분 제외된다. 그래서 5인 미만 사업장에는 1일 8시간, 1주 40시간 법정근로시간이 적용되지 않는다. 주휴일을 제외하고 1주 내내 일을 시켜도 합법이다. 더구나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에 대한 수당도 없고, 할증도 없다. 연차휴가도 없고, 생리휴가는 꿈도 못 꾼다. 2022년부터 공휴일도 유급휴일로 포함되지만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게는 남의 일일 뿐이다. 더구나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더라도 노동위원회나 법원에서 다툴 수도 없다. 아무 때나 아무 이유 없이 해고돼도 따질 수 없다. 단지 최저임금만 법률로 보장받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도 우리의 부모 형제이자 자식들이다. 언제든 내가 해당 사업장에서 일하게 될 수도 있다.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도 대규모 사업장 노동자들과 똑같은 한 끼 밥값을 낸다. 휴대전화 요금도 동일하고, 전기·수도요금도 동일하며, 월세·전세 비용도 동일하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자영업자나 영세 소상공인들이 겪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안을 찾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경영상의 어려움만으로 최저임금 차등 제도의 설정을 요구하고, 결과적으로 경영난의 짐을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지우는 건 온당치 못하다.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는 1987년 10인 이상 사업장에서 1989년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 이후 30년 가까이 변동이 없다. 2010년 12월 5인 미만 사업장에 퇴직금 제도가 확대 적용됐던 것처럼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보호 조항이 평등하게 적용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근로기준법 시행령을 개정해 법정근로시간과 연장근로의 제한, 연장근로 등에 대한 가산임금과 연차유급휴가 조항을 노동자 5인 미만 사업장에 확대 적용할 것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권고한 것은 의미 있는 조치다. 그런 점에서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권고에는 빠져 있지만 ‘해고의 제한’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의 첫 과제로 삼으면 어떨까 한다. 이 조항은 노사 간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아 부담도 적다. 월평균 임금 250만원 미만인 노동자는 노동위원회로부터 권리구제업무 대리인인 국선노무사를 지정받아 무료로 부당해고 등의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어 해당 조항이 시행된다면 지금까지 소외됐던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게 될 것이다.
  •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경운궁 日 방화 추정’ 특종 뒤 해고당해… 대한매일신보 창간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경운궁 日 방화 추정’ 특종 뒤 해고당해… 대한매일신보 창간

    일본에서 무역업을 하던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의 인생을 바꿔 놓은 것은 러일전쟁이었다. 고베에서 안정적 생활을 하던 베델은 돌연 영국 일간지의 특별통신원이 돼 한국에 왔다. 그가 훗날 항일 언론인으로 죽어가던 조선을 위해 싸우게 될 줄은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베델이 잠시 사업을 접고 새로운 일을 모색하던 1904년,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는 한반도와 만주 지역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전운이 감돌았다. 2월 8일 일본 함대가 중국 랴오닝성 뤼순항을 기습 공격하면서 러일전쟁이 시작됐다. 베델은 이때까지도 일본에서 평상시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었다.당시 전쟁은 언론사들의 최고 인기 아이템이었다. 지금으로 따지면 월드컵이나 미국 대선처럼 세계인이 큰 관심을 갖는 뉴스거리였다. 유명한 종군 기자는 슈퍼스타 대접을 받았다.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종군기자로 참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무기여 잘 있거라’와 같은 작품을 썼다.러일전쟁을 전후해 ‘로이터’를 비롯한 영국의 주요 매체들은 한국으로 특파원을 보냈다. 영국 총리를 역임한 윈스턴 처칠도 종군기자로 러일전쟁 취재차 한국을 찾았다. ‘데일리 크로니클’도 마찬가지였다.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쏟아내는 전장을 하루라도 빨리 묘사하고자 우선 동북아 사정을 잘 아는 현지 통신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영국 런던에서 정식 특파원을 파견할 경우 물리적으로 한 달 가까이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일본이나 러시아 사정에 밝지 않아 배경지식이 풍부한 기사를 쓰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데일리 크로니클’은 전쟁 발발 직후 일본에 있던 토마스 코웬을 임시직인 특별 통신원에 임명해 조선에 보낸 뒤 베델을 두 번째로 파견했다. 3월 10일이었다. 일본 업체들의 소송과 형제 간 불화 등으로 고베 사업을 접었던 베델은 ‘데일리 크로니클’에서 통신원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 조선행을 결심했던 것 같다. 지금도 영국에서 기자라는 직업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할 수 있는 일이다. 브리스톨 지역 최고 사립고교를 졸업한 베델 역시 기자로서의 바탕은 충분했다. 이때부터 그에게 언론인이라는 새로운 길이 열린 것이다.●‘한국 황궁의 화재’ 5면 톱기사로 실려 당시 일본은 러일전쟁 관련 기사가 전 세계로 퍼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이들의 기사가 적국인 러시아에 들어가면 군사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이 사실을 모르던 외신기자들은 종군 취재 허가를 받으러 도쿄에 갔다가 4월 초순까지 발이 묶였다. 이들은 일본어를 몰랐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하지만 고베에서 16년을 살며 일본어에 능통했던 베델은 이들보다 한 달이나 앞서 조선에 들어왔다. 베델은 조선에 온 지 36일 만에 ‘특종’을 발굴했다. 4월 16일자 ‘한국 황궁의 화재’ 기사였다. 베델은 14일 저녁 고종이 머물던 경운궁(현 덕수궁)에서 발생한 의문의 화재 사건을 추적해 ‘일본군이 방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내용의 기사를 전송했다. 1896년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던 고종은 이듬해부터 경운궁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런 궁궐에 어느 날 갑자기 불이 나 중화전과 그곳에 있던 보물이 모두 탔다. 당시 ‘데일리 크로니클’은 그가 쓴 기사를 5면 톱기사로 편집해 전 세계에 타전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베델과 코웬은 이 기사 때문에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와 관련해 두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친일 성향의 데일리 크로니클이 일본에 비판적 기사를 쓴 베델을 문책했다는 것과 전장인 한반도에 통신원을 두기보다 본지 기자들이 일본 정부에서 자료를 받아 기사를 쓰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데일리 크로니클, 일본에 우호적 기사 지시” 훗날 베델은 이 사건에 대해 “‘데일리 크로니클’에서 일할 때 받은 지시는 ‘우리 신문은 일본에 우호적이기 때문에 통신원이 쓰는 기사 역시 이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었다”면서 “또 동양에 간 특파원들이 전쟁터에서 얻는 정보보다는 영국 런던 주재 일본대사관에서 듣는 사실이 더 많았다는 이유도 있었다”고 말했다. 참고로 1872년 창간된 ‘데일리 크로니클’은 1930년 ‘데일리 뉴스’와 합병해 ‘뉴스 크로니클’로 바뀌었다. 이 매체는 1960년 ‘데일리 메일’에 흡수돼 지금도 운영 중이다. 학계에는 베델이 ‘데일리 크로니클’에서 경운궁 화재 기사 한 건만 쓰고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것말고도 그가 쓴 기사가 하나 더 있다는 주장이 있다. 서울신문이 취재도중 만난 영국 출신의 역사연구가 에이드리언 코웰(62·싱가포르 거주)에 따르면 베델은 경운궁 화재 기사보다 보름 앞서 4월 1일자에 조선의 전통놀이인 ‘석전’(두 편으로 나뉘어 돌팔매질로 승부를 겨루던 놀이)과 축구를 비교하는 글을 썼다. 해당 기사는 지금도 ‘데일리 크로니클’ 데이터베이스(DB)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베델은 통신원으로서 모두 2개의 기사를 쓴 것이 된다. 코웰은 “당시 통신원들은 자신이 쓴 기사를 다른 매체에도 팔 수 있었다. 이 글을 뉴질랜드 언론사에도 판매했다는 사실을 확인해 그 기사도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32세 나이에 3개월 만에 신보와 KDN 펴내 특종 기사를 남기고 회사를 떠나게 된 베델은 곧바로 자신이 이곳에서 직접 신문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러고는 단 3개월 만에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발행했다. 그의 나이 32세였다. 20년 가까이 무역 일만 하던 베델이 갑자기 일사천리로 언론사를 창간한 이유를 두고 지금까지도 의아해하는 이들이 많다. 우선 신문 발행은 당시로서는 첨단산업이었다.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종이 몇 장만 사면 알 수 있다는 것은 지금의 정보화 혁명에 비견될 충격이었다. 19세기 말부터 동북아시아 지역은 영자신문 창간이 유행처럼 번졌다. 특히 조선에는 일본이나 중국과 달리 영어신문이 하나도 없었다. 서울에서는 1896년 서재필이 한글판 ‘독립신문’과 영문판 ‘인디펜던트’를 창간했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1899년 12월 폐간했다.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미국인 호머 허버트(1863~1949)가 월간지로 발행하던 ‘코리아 리뷰’가 유일한 영어 간행물이었다. 베델은 이런 조선에서 하루빨리 영어신문을 창간해 시장을 선점하면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 같다. 또 투자금을 모아 회사를 차리는 일은 베델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본을 모으는 이른바 ‘펀딩’은 16년간 무역업을 하며 돈의 흐름을 읽을 줄 알던 베델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였다. 여기에 그는 일본 시절부터 언론 친화적 모습을 보여줬다. 베델이 고베에 있을 때 발행되던 영어신문 ‘고베 크로니클’은 그가 활동하던 스포츠 클럽 고베 레가타 앤드 어슬래틱 클럽(KR&AC)이 주최하는 연례 총회와 스포츠 경기, 콘서트 등을 단골 기삿거리로 삼았다. 그 역시 여기에 수차례 기고글을 쓰며 논쟁을 즐겼다. 마지막으로 그가 영국에서 상당한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베델연구가 코웰은 “19세기 당시 영국 사정을 감안할 때 베델 정도면 (귀족이나 거대자본가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소규모 언론사를 운영하거나 기사를 쓰는 데 있어 기본적인 소양은 충분했다”고 말했다. 고베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싱가포르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래서 판결문 공개 안 하시나요?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래서 판결문 공개 안 하시나요?

    “1심 민사 판결문을 들고 온 항소심 의뢰인이 있었다. 사건의 쟁점, 재판부 판단 근거가 전혀 없는 깜깜이 판결문’이었다. 1심 법원 의중을 상상해 항소이유서를 써야 했다.” 부실한 하급심 판결문이 항소율과 상고율을 높이고 당사자들의 재판 비용을 늘리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판결문을 끝까지 읽어도 왜 졌는지 알 수 없으니 항소를 하게 되고, 항소심 재판부 역시 기초판단 자료인 1심 판결문에서 얻을 게 없으니 재판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법무법인 로투스의 안철현 변호사는 “법을 잘 모르는 시민들이 자신이 법정에서 주장한 내용에 대한 법관의 판단 이유가 빠진 판결문을 받아 들면 재판 자체를 믿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다. 유무죄 판단 근거와 같은 핵심 요소가 빠져 재판 당사자들을 당혹게 한 판결문 사례를 살펴봤다.■근거는 생략形 “공범 중 1명만 유죄…이유도 빠져, 항소 때 1심 판사 심중 상상해 써” 3년 전 ‘나억울’은 보험에 가입하다 알게 된 보험설계사 ‘김소개’를 통해 폐기물 처리 시설 운영 방안을 모색하던 건설회사 실장 ‘이건설’을 알게 됐다. 이건설과 나억울은 폐기물 처리에 대한 의견을 나누다 서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자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폐기물 처리 업체 허가가 나지 않으면서 둘 사이는 틀어졌다. 이건설은 거액을 받아간 나억울을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은 공무원 로비 등에 쓰겠다고 속이고 1억 3000만원을 받은 사기 혐의로 나억울과 김소개를 기소했다. 재판에서 나억울과 김소개는 무죄를 주장했다. 나억울은 “이건설에게 폐기물 처리 업체 설립 허가를 받게 해 주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고, 이건설이 일하는 건설사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수집·운반해 주겠다는 게 계약 내용의 전부였다”면서 “이건설의 폐기물을 수집·운반해 주지 못한 것은 그가 폐기물을 야적할 공간을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재판은 2015년 겨울에 시작됐지만 나억울이 적극적으로 혐의를 부인하며, 이듬해 가을까지 이어졌다. 증인신문 기일 등을 포함해 총 7차례 공방이 이어졌고, 선고일이 한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나억울은 자신의 무죄 주장을 재판부가 주의 깊게 들었을 것이라고 믿었다. 서울중앙지법이 심리 끝에 나억울에 대해 내린 결론은 유죄. 나억울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받았다. 공범으로 함께 재판을 받은 김소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며칠 뒤 집으로 온 판결문을 송달받은 나억울은 아연실색했다. 나억울과 김소개가 함께 재판받은 내용과 재판부 판단이 정리돼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판결문에는 김소개에 대한 무죄 이유만 자세히 쓰여 있을 뿐, 10개월 동안 이어진 나억울의 항변에도 불구하고 재판부가 나억울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이유가 생략됐다. 나억울의 형사재판 판결문엔 그의 ‘전과전력’과 ‘범죄사실’, ‘증거의 요지’, ‘법령의 적용’, ‘양형이유’만 나와 있을 뿐 ‘(유무죄) 판단의 이유’가 빠져 있었다. 그나마 재판부의 심중을 헤아릴 수 있는 부분은 ‘양형이유’ 중 “피해자를 비롯한 사건 관계인들의 일관된 진술과 계약서 등 증거서류, 관련 법령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거짓말로 피해자를 속여 금원을 편취한 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다른 피고인이나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죄책을 모면하려고 할 뿐,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대목 정도다. 나억울은 “재판에 불복해 항소를 하려고 해도 1심 재판부가 왜 이렇게 판단을 내렸는지 알 수 없으니 항소이유서를 쓰기조차 어려웠다”면서 “1심 판사의 심중을 헤아려 항소이유서를 쓰다 보니 항소심은 이미 ‘기울어진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하는 기분이었다”고 호소했다. 나억울의 변호사는 “피고인이 자백한 사건이라면 판결문에 (유무죄) 판단의 이유를 생략한 뒤 양형이유만 밝혀도 되겠지만, 피고인이 다툰 사건에서 1심 재판부의 판단 이유가 생략되면,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이 1심에서 무죄를 다투지 않았다고 오해할 수 있다”면서 “공판 내용을 담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한 판결문”이라고 총평했다. 이어 “재판에서 자신의 입장을 열심히 주장하고 이를 성실하게 증명해도, 그에 대해 한 줄도 언급하지 않는 불성실한 판결문이 사법불신을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복사기 판결形 “판결문 3장 중 판단 이유 5줄뿐…그마저도 1심 판결 그대로 인용” 철강 도·소매 회사를 운영하던 ‘나철강’은 세무서를 상대로 부가가치세를 줄여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 이어 항소심까지 줄패소했다. 세무서와 조세심판원을 거쳐 서울행정법원에 재판을 청구, 2심까지 간 끝에 나온 나철강의 사실심 최종 패소 판결문은 1심을 그대로 복사해 붙인 형태였다. 나철강은 무성의한 판결문에 격분했지만, 이 같은 판결문 작성법이 민사소송법 420조에 따라 합법이란 변호사 설명에 분을 삭여야 했다. 유명 건설사에 철강을 납품하던 2011~2012년 37억 7106만원의 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사업자금을 대출한 게 긴 소송전의 서막이 됐다. 경영난이 겹쳐 나철강은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나철강과 은행이 모두 매출채권을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했지만, 나철강의 신고는 중복 신고라는 이유로 거부됐다. 이후 나철강은 매출채권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으니 부가가치세 약 2억 8000만원을 줄여 달라고 세무서에 요구했다. 매출채권을 회수한 것은 은행이고, 나철강에겐 발생한 수익이 없는데 세금이 부과된 것은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세무서와 조세심판원 등이 거부하자 소송을 낸 나철강은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나철강이 요구하는 것은 세액공제이고, 세액공제는 매출채권 소유자가 대상”이라면서 “나철강이 대출받으며 담보로 매출채권을 제공했기 때문에 채권은 은행에 귀속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납품한 물품대금은 은행에 귀속됐는데 매출채권에 붙은 수십억원의 세금은 자신이 내야 할 처지에 다급해진 나철강은 항소심에 마지막 기대를 걸었다. 그에게 송달된 서울고법 행정부의 판결문은 정확히 3장이었고, 그중 판단 이유는 5줄이었다. 그마저도 1심 판결을 인용한다고 적혀 있었다. 항소심 재판부가 2심 판결문을 쓰며 한 일은 1심 판결문에서 틀린 숫자를 고치는 것뿐이었다. ‘매출채권 금액 37억 7106만여원을 37억 1106만여원으로, 부가가치세 경정신청을 한 2010년을 2012년으로 고친 게 전부다. 나철강은 “2심 판결문은 1심을 그대로 베꼈을 뿐”이라고 억울해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갑툭튀 유죄形 “폭행사건 무죄 이유만 줄줄이 적고 막상 주문 땐 유죄… 근거도 한 줄뿐” 공공기관 감사인 50대 ‘나회계’는 2년 전 이 기관 회계 담당직원인 40대 ‘오아파’의 어깨와 머리를 주먹으로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오아파의 통장지출 내역을 추궁하던 중 설명 태도가 나쁘다는 이유로 월권적인 분풀이를 했다가 법정에 선 것이다. 서울서부지법에서 3차례 공판을 거친 뒤 선고가 내려졌다. 법원은 “상해죄의 상해는 피해자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상해죄의 상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없다”고 상해죄 성립요건을 우선 설명했다. 법원은 이어 오아파의 상해 정도에 대해 5가지 판단근거를 제시했다. 우선 오아파가 응급실로 가서 엑스레이 촬영을 했지만 의약품을 처방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두 번째로 병원에서 발급받은 상해진단서에 ‘통상활동이 현재로서는 가능함’이라고 기재된 부분이 증거임을 밝혔다. 세 번째로 오아파가 ‘맞은 부위에 상처가 있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네 번째로 ‘두통이 나회계에게 맞았기 때문에 생긴 것인지 모르겠다’는 오아파의 또 다른 검찰 진술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아파가 폭행 이틀 뒤부터 석 달 동안 정신과를 방문했음을 알린 뒤 ‘오아파는 신체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인 부분에서 고통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아파의 상해 정도가 경미해 상해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주문을 읽는 대목에서 재판부는 나회계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판결문을 송달받은 나회계는 유죄 이유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 유죄 근거는 ‘법령의 적용’ 항목에 한 줄로 표시된 ‘근로기준법 107조, 8조’에 함축돼 있었다. 근로기준법 8조엔 ‘사용자는 사고의 발생이나 그 밖의 어떠한 이유로도 근로자에게 폭행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돼 있다. 나회계 측은 “무죄 근거만 잔뜩 쓴 채 유죄 근거는 숨은그림찾기하듯 감춰 둔 판결문”이라면서 “피고인은 무죄 이유가 아니라 유죄 근거를 궁금해한다는 사실을 법원은 왜 모르느냐”고 항변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판결문을 부실하게 쓴 판사에겐 불이익이 있을까요. 다음 회에서는 저질 판결문을 양산하는 소송법과 판결문 공개에 대한 법원 우려의 허와 실을 점검합니다.
  • 수원시, 수원청년 채용기업에 인건비 160만원 지원

    수원시, 수원청년 채용기업에 인건비 160만원 지원

    경기 수원시가 ‘수원 청년 내일로 사업’에 참여할 청년과 기업을 모집한다. 수원 청년 내일로 사업은 행정안전부가 지원하는 지역 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에 따라 수원시 소재 기업이 수원시에 사는 청년을 채용할 경우 인건비와 직무교육을 지원한다. 수원 청년을 채용한 기업에는 1인당 월 200만원 기준 160만원(80%)을 인건비로 지원하고, 기업은 40만원(20%)을 부담한다. 기업 1곳당 청년 3명까지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사업 기간은 2020년 6월까지 2년이다. 사업 대상은 수원시에 거주하는 만 18∼39세 미취업 청년 50명이다. 참여를 원하는 청년과 기업은 수원시청 홈페이지(http://www.suwon.go.kr)에서 공고문 확인 후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해 14일까지 수원시청 일자리 정책관에게 등기우편으로 제출하거나 방문신청을 하면 된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시·청년·기업이 3자 약정을 체결해 시는 인건비를, 기업은 고용을 지원하고 청년은 근로계약에 따른 근무를 이행해야 한다”면서 “기업은 계속 고용이 원칙이지만 심각한 경영난이나 청년이 희망하지 않는 경우 또는 그 밖의 근로 지속이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예외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국토부 “렌터카+대리기사 형태 ‘차차’도 불법”

    서울시에 영업 중지 행정 지도 요청 업계 “기존 규제 얽매여 혁신성장 막아” 국토부 “새 교통 O2O 연착륙 방안 검토” 국토교통부가 최근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를 시작한 ‘차차’(차차크리에이션)를 불법으로 판단했다. 렌터카와 대리운전 서비스가 합쳐진 것인데 사실상 택시운송 행위라는 이유에서다. 차량 공유 서비스 불법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국토부는 31일 “차차 서비스 위법 여부를 검토한 결과 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지난 20일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차차의 위법한 영업 행위를 중지하도록 행정 지도하고 합법적 영역에서 서비스 제공을 유도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불법 영업을 계속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차차는 앱으로 호출하면 차량이 승객이 지정한 곳까지 와서 목적지로 데려다주고 요금을 받는다. 택시보다 싼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사는 자신이 빌린 렌터카를 몰고 다니다가 승차 호출을 수락하면 대리운전기사로 바뀐다. 차량은 렌터카 업체에 반납되면서 호출한 손님이 빌린 것이 된다. 승객이 초단기로 렌터카를 빌려 대리운전을 맡기는 형태다. 차차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택시가 아닌 일반 자동차가 돈을 받고 승객을 태우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고안됐다. 국토부는 차차 운전사와 차를 장기 대여하는 하이렌터카, 계약 알선 주체인 차차크리에이션 모두 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일단 운전사가 받는 요금에 대리운전뿐 아니라 승객을 기다리는 시간에 대한 대가도 포함돼 택시운송 행위로 봤다. 이러면 하이렌터카가 받는 대여료에도 유상운송 대가가 들어 있고, 유상운송 계약을 알선한 차차크리에이션도 법 위반이 된다. 앞서 카풀 형태인 우버엑스와 풀러스도 출퇴근 시간이 아니면 불법으로 간주돼 행정 당국과 마찰을 빚었다. 우버엑스는 국내에서 철수했고 풀러스는 출퇴근 시간만 운영한다. 사업 영역 축소로 경영난을 겪은 풀러스는 대규모 구조조정 중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강조하면서도 규제에 얽매여 혁신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토부는 “새 교통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가 불법 논란으로 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합법적 영역에서 시장에 연착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종합적인 교통 O2O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4차 산업혁명 시대 도서관, 아크로폴리스 같은 지역문화 중심 돼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4차 산업혁명 시대 도서관, 아크로폴리스 같은 지역문화 중심 돼야”

    전국에는 공공도서관 1010개를 비롯해 총 2만 2000여개의 도서관이 있다. 초중고 학교도서관이 1만 2000여개로 절반을 차지하고, 작은 도서관이 5900여개로 두 번째로 많다. 대학도서관과 전문도서관, 장애인도서관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도서관은 물론 병영도서관, 교도소도서관까지 다양하다. 이 모든 형태의 도서관을 아우르는 도서관 정책을 수립하고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기구가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다. 2007년 6월 발족해 올해로 11년째를 맞았다. 2년 임기의 위원회 조직도 6기에 접어들었다. 지난 4월 9일 출범한 6기 위원회의 수장은 뜻밖에도 신기남(66) 전 국회의원이다. 1기 위원장인 한상완 연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이전 위원장들은 모두 문헌정보학이나 영문학을 전공한 학자였다. 신 위원장은 4선 경력의 중진 정치인으로 대중에 각인돼 있지만, 알고 보면 도서관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2006년 서울에서 열린 국제도서관협회연맹 주최 세계도서관대회 조직위원장을 지냈고, 이를 계기로 위원회 창설을 주도했다. 한국도서관협회장도 두 차례나 역임했다. 취임 100일을 넘긴 신 위원장을 지난 18일 만나 6기 위원회의 현안과 포부를 물었다.→위원장 자리를 제안받고 고심했다는데. -만감이 교차했다. 노무현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출범한 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 위원회 중에 경제 빼고는 다 없애라는 지시 때문에 폐지 위기에 몰렸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총리 소속으로 위상 축소가 추진되는 등 굴곡을 겪었다. 도서관계가 합심해 존속은 시켰지만 활동이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 유명무실해진 위원회에 가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이 컸다. 하지만 결자해지라고 하지 않나. 위원회를 만드는 데 앞장섰으니 위원회를 살리는 일도 결국 내 몫이라고 생각했다. →지난 3개월 가장 역점을 둔 일은 무엇인가. -10년간 위원회가 상당히 위축됐다. 위상도 저하됐고 체제도 허물어졌다. 위원회 내에 법적 기구로 두기로 한 사무기구는 고사하고 위원들이 회의할 사무실조차 없다. 우선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에 매진하고 있는데 조직과 예산이 필요한 일이다 보니 쉽진 않다. 일단 리모델링 중인 국립중앙도서관에 공간을 확보해서 사무실 문제는 다행히 해결됐다. 도서관 발전 장기계획 수립 등 위원회가 할 일이 많은데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는 준비 작업을 해 왔다. 도서관계 현장 목소리도 최대한 많이 들으려고 애쓰고 있다. →도서관의 중요성은 누구나 동의하지만 굳이 대통령 소속 위원회까지 둘 필요가 있나. -21세기 지식정보사회에서 도서관은 핵심적인 사회 인프라다. 우리는 경제 수준에 비해 도서관 체제가 미흡하고, 투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도서관 정책은 문화부가 주무 부처이긴 하나 모든 부처와 연관돼 있다.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은 행안부, 대학도서관은 교육부, 병영도서관은 국방부가 담당한다. 때문에 범정부 차원에서 도서관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 해외 사례를 조사해 보니 미국이 대통령 소속 위원회를 두고 있더라. 그래서 세계도서관대회가 끝난 뒤 청와대에 위원회 설치를 건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큰 관심을 보이면서 도서관법이 전면 개정됐고, 그에 따라 각 부처 장관을 당연직 위원으로 하는 대통령 위원회가 설립됐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자마자 겨우 명맥만 유지한 상태로 10년 세월을 보냈으니 안타깝다. →위원회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도서관 발전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을 점검하는 일이 가장 큰 임무다. 도서관법에 따라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해 발표해야 하는데 내년부터 시행될 3차 계획(2019~2023)이 당장 발등의 불이다. 1차, 2차 계획은 구체적인 계획이라고 하기엔 미흡했고 실제로도 큰 구실을 못했다. 3차 계획은 우리 도서관계 전반의 현안을 두루 살펴서 미래지향적이면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수립하려고 한다.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도 새로 꾸렸다. 도서관의 인적·물적 기반 확충과 지역 격차 해소, 전문인력 배치 기준 등 과제가 쌓여 있다. →6기 위원회에는 이전에 없던 ‘4차 산업혁명’ 소위원회와 ‘남북교류’ 소위원회가 신설됐다. -새로운 시대 조류인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도서관 정책을 연구할 시점이라고 생각했다. 한층 고도화하는 지식정보사회에 맞춰 도서관의 개념과 역할에 대해서도 한 차원 높은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단순히 책을 읽는 조용한 공간이 아니라 고대 그리스의 아크로폴리스 같은 지역문화의 중심체가 돼야 한다.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도서관의 위치, 건축양식, 부대 시설 같은 하드웨어의 변화가 중요한 이유다. 남북 교류도 시대적 과제의 하나로 빼놓을 수 없다.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활발해진 문화예술 교류 추세에 발맞춰 도서관 교류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다. →남북 도서관 교류와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이 있나. -세계도서관대회를 앞두고 2005년 방북해 북한 도서관 관계자들과 만난 적이 있다. 김영남 최고인민위원회 상임위원장과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부위원장, 최희정 인민대학습당 총장 등을 면담하고 서울대회에 참가하겠다는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동도서관 지원, 남북도서관 고전적(古典籍) 조사 등 8가지 교류 사업도 제안해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그런데 대회 직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그때 추진했던 교류 사업을 다시 해 보려고 한다. 우선 다음달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세계도서관대회에서 북한 측 인사들과 접촉해 의사를 타진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강원 정선에서 개최되는 전국도서관대회에 북한 대표를 초청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두 대회를 계기로 교류 사업의 물꼬를 틀 생각이다. →대학들이 경영난에 처하면서 대학도서관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초·중·고 학교도서관도 전담 사서가 없는 곳이 태반이다. -대학도서관과 초·중·고 학교도서관 문제가 정말 심각한데 그동안 위원회가 신경을 못 썼다. 도서관은 대학의 상징이자 경쟁력이다. 재정이 어렵다고 자료 구입비 줄이고 사서 인력 줄이는 게 말이 되나. 대학평가에 도서관 항목을 넣어 달라고 교육부에 요구하고 있는데 총장들이 반대하고 있다. 그래도 위원회가 지속적으로 나서겠다. 초·중·고 학교도서관의 경우 전문 사서 배치 비율이 10%에 불과하다. 임시계약직 사서를 합해도 30%대다. 책 읽는 사회를 만들려면 어릴 때부터 전문가에게서 올바른 독서 지도를 받는 게 중요하다. 교육 예산을 늘려 내실 있는 독서교육 환경을 만드는 것도 위원회가 해야 할 일이다. coral@seoul.co.kr ■신기남 위원장은 누구 변호사·정치인… “마지막엔 소설가일 것”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활동하다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15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16대, 17대, 19대 의원을 지냈다. 2001년 도서관계의 간곡한 권유로 한국도서관협회장을 맡으면서 도서관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도서관발전 국회의원 포럼’을 구성해 국회 차원에서 도서관계 지원에 적극 나섰다. 2016년 ‘로스쿨 아들 구제 의혹’으로 징계를 받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민주당 소속으로 20대 총선에 나섰지만 낙선했다. 로스쿨 졸업시험에 떨어진 아들을 구제하려 학교 측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은 지난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는 “정치는 충분히 했다”면서 “원래 꿈이 작가였다. 위원장 일 때문에 당분간 집필은 어렵겠지만 마지막 직업은 소설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 IBK기업은행, 中企 성장 단계별로 돕는 ‘동반자 금융’

    IBK기업은행, 中企 성장 단계별로 돕는 ‘동반자 금융’

    IBK기업은행이 중소기업의 성장 단계별로 지원을 강화하는 ‘동반자 금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반자 금융의 핵심은 은행과 중소기업의 관계 변화에 있다. 과거처럼 은행이 단순히 자금 공급자나 금융 조력자 역할에 그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동반자 금융을 선포하고 이를 성장 금융, 재도약 금융, 선순환 금융 등 세 가지 플랫폼을 통해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성장 금융 플랫폼은 초기 창업·벤처기업의 데스밸리(초기 기업이 자금 부족으로 겪는 경영난) 극복을 지원하는 개념이다. 창업 자금대출 공급 목표를 기존 18조원에서 20조원으로 늘리고 창업벤처기업부를 신설해 경영 컨설팅과 멘토링을 지원한다. 재도약 금융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재도약을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스마트 워킹센터, 어린이집 등 복지 인프라를 제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다. 선순환 금융은 역량 있는 중소기업의 폐업을 막고 시장 진출입을 지원하는 것이다. 가업승계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시장가치 하락과 폐업을 예방하기 위해 ‘엑시트 사모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성장 금융, 재도약 금융, 선순환 금융을 통해 10만개의 중소기업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적응 1~2년간 최저임금 85% ‘외국인 수습제’ 급물살 탈까

    적응 1~2년간 최저임금 85% ‘외국인 수습제’ 급물살 탈까

    홍종학 “적극 검토”… 차별 대우 논란도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중소기업들이 요구한 ‘외국인 근로자 수습제’ 도입이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17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이 제도의 핵심은 국내 기업에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가 관련 기술을 익히고 업무에 적응하는 1~2년 동안 최저임금의 85~90% 수준을 받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은 외국인 근로자도 내국인과 동일하게 최저임금법을 적용받는다. 전날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중소기업들의 요청에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이날 “중기부에서 요청이 오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의 요구에는 경영난 악화와 맞물려 외국인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인건비가 과다하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2월 3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인건비는 내국인의 96.3% 수준이다. 반면 같은 업무를 하는 내국인의 생산성을 100%라고 했을 때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은 평균 87.5%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의 임금 수준이 ‘과다하다’는 응답이 전체의 59%를 차지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으로 참여했던 김영수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언어, 기술을 배우는 과정을 밟은 뒤 최저임금을 적용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행법상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이 금지돼 있는 만큼 공론화 과정에서 진통도 예상된다. 노동계는 “외국인 수습제는 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반응이다. 외국인 근로자도 ‘근로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수습 근로자에 한해 3개월 동안 최저임금을 10%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한 최저임금법을 따라야 한다. 이에 따라 외국인 근로자의 수습 기간을 3개월 이상으로 확대하고 임금을 차등화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