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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인·고령자 위해 문턱·계단 없앤다

    은평구는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공공건물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건물의 문턱과 계단 등을 제거하고, 경사로와 같은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운동’을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구는 지난달 28일 구청사 본관과 구의회동 사이에 경사로를 설치했다. 이곳은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곳이지만 가파른 계단이 설치된 데다 야간에 잘 보이지 않아 보행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구는 이곳에 있는 계단을 휠체어나 유모차가 다닐 수 있는 경사로로 바꾸고, 야광표시와 함께 미끄럼방지 처리를 했다. 구는 조만간 보건소 정문의 장애인 통행용 경사로의 높이를 낮추고, 경사로를 따라 유도표지를 설치하는 등 시설을 보완해 보건소를 찾는 취약계층이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장애인을 위한 도우미 호출벨도 설치할 예정이다. 김우영 구청장은 “배리어 프리 운동은 고령자와 장애인 등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자는 운동으로 공공건물부터 시작해 지역 전체로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열린세상] 여수세계박람회가 남긴 것/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여수세계박람회가 남긴 것/박양우 중앙대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

    여수세계박람회가 이제 엿새 후면 대장정을 마친다. 앞으로 당분간은 이 같은 대규모 문화행사를 볼 수 없다니 아쉽다. 여수세계박람회에 대한 평가는 입장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박람회는 지난 수십년간 국내에서 개최되었던 문화이벤트 중 최대 규모였다는 점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최근 여러 나라가 박람회나 올림픽 등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일회적이라거나 소모적이라고 폄하되던 축제나 이벤트 같은 마이스(MICE)산업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는 행사 개최로 인한 경제적 파급효과와 지역개발 효과는 물론 지역과 국가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여수세계박람회의 유치를 온 국민이 큰 경사라고 좋아했던 것도 이 같은 연유 때문일 것이다. 지금 온 국민의 기대 속에 개막된 여수세계박람회의 성패나 공과를 한마디로 단언하는 것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옳지도 않다. 개막 때부터 중반을 넘어설 때까지 입장객 수가 적다느니, 전시관 관람 대기시간이 너무 길다느니, 볼거리가 빈약하다는 비판들도 있었다. 기대가 큰 만큼 비판의 목소리가 컸던 탓이라고 할 수도 있고, 또 실제로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수세계박람회는 경제적 손익은 차치하고라도 마이스산업 입장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성과를 거둔 행사였다고 할 수 있다. 첫째, 무엇보다도 우리의 문화적 역량과 저력을 보여준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나라가 대규모 행사를 유치했다고 다 수준 높은 행사를 치르는 것은 아니다. 그 주제가 무엇이든지 간에 결국 그 행사의 수준은 그 나라가 보유한 문화예술적 수준으로 결정된다. 여수세계박람회는 바다와 연안이라는 주제를 예술적 감각으로 잘 녹여냈다고 할 수 있다. 대규모 행사를 기획·운영하는 노하우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덤으로 얻은 축복이다. 둘째, 한 방송에서 고석만 여수세계박람회 총감독이 말한 대로 전시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한 점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박람회가 산업박람회적 성격이 강했다면, 여수박람회는 문화박람회적 성격으로 승화하고자 노력했다. 단순히 해양 관련 기술과 설비들을 오프라인에서 전시하는 평면적 수준을 넘어 디지털이라는 기술과 예술적 감각을 활용하여 사람의 마음과 교감하려는 입체적 전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메가 이벤트는 그 주제나 소재가 이번 여수처럼 해양이든 경제, 외교, 국방, 교육 등 무엇이든지 간에 기본적으로 축제라고 하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재미와 즐거움, 환상과 꿈이 없다면 구태여 박람회장을 찾을 필요가 없다. 다시 말해 문화적인 배려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려면 조직위원회 구성 때부터 예술감독 선임이 최우선시되고, 예술감독의 연출철학 아래 모든 전시와 공연 등이 설계되어야 한다. 또한 행사장 배치와 건설에도 건물을 먼저 세우고 그 안에 내용물을 채우는 후진성에서 탈피하여 콘텐츠를 먼저 설계한 후 건물을 설계해야 제대로 된 행사장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직원들도 문화적 전문성이 있는 직원들이 주를 이루어야 한다. 여수세계박람회는 국내에서 개최된 이전의 다른 대규모 행사들과 마찬가지로 이 측면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체험프로그램의 부족, 일부 국제관의 부실한 콘텐츠, 티켓 발매 등 운영상의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니다. 어떻든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인데도 여수를 찾는 마지막 발길은 여전히 분주하다. 이번 박람회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적 접근성의 한계, 열악한 인프라, 유례 없는 더위라는 장애 등을 감안할 때 이만하면 괜찮았다고 박수를 보내줄 만하다. 우리는 너무 비판에 익숙하고 칭찬에 인색한 것 같다. 박람회나 올림픽 등 대규모 마이스행사는 하루아침에 세계 최고가 될 수 없다. 지난 석달간 여수세계박람회를 통해 우리는 해양의 중요성도 알 수 있었고, 박람회가 재미있는 놀이터요, 재창조와 재충전의 참된 레크리에이션 발전소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 “경찰장 전계급 확대하자는 여론 무시했다”

    ‘경찰장’ (견장)제도가 지난달 도입 반년 만에 폐지된 가운데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장 폐지안의 근거가 됐던 설문조사 결과가 왜곡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신문 6월 20·22일자 9면> 경찰청은 지난해 11월 계급 중심의 조직문화를 업무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계급을 알리는 계급장 대신 경찰을 상징하는 경찰장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순경·경장·경사·경위 등에만 적용돼 하위계급 차별을 심화시킨다는 일선의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달 이를 백지화했다. 경찰청은 일선 경찰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경찰장에 대한 반대 의견이 지난 1월 54%, 5월 73%로 나타났다는 점을 폐지의 근거로 댔다. 그러나 많은 경찰관들이 “설문조사 결과가 왜곡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하위 계급에만 적용한 것을 윗선 간부까지 확대시키자는 여론이 많았는데 경찰 수뇌부에서 이를 무시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5월 경찰청 고객만족모니터센터가 전국 경찰 3만 89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원상 회복안’(경찰장 폐지)이 60%였고 경감 이상 간부급에도 경찰장을 부착하자는 ‘확대안’도 61%로 거의 같았다. 지난 1월 실시된 ‘경찰장 부착 계급 확대에 대한 찬·반 설문 결과’에서는 찬성 67.3%, 반대 32.7%로 조사됐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10년간 참회의 편지 보냈지만… 같은 경찰에 3번 붙잡힌 절도범

    “냉대 속에 버려진 못난 제 가슴을 형님의 따뜻한 마음이 훈훈하게 덥혀 줍니다.” 2003년 1월 서울 서대문경찰서 강력5팀장 공수한(52) 경위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배달됐다. 2002년 그가 검거했던 절도범 강모(47)씨가 영등포구치소에서 보낸 편지였다. 둘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잡힐 때마다 경위에게 편지 강씨는 당시 경사이던 공 팀장을 ‘형님’이라고 부르며 꼬박꼬박 편지를 보냈다. 전주교도소로 이감된 강씨는 그해 8월에 보낸 편지에서 “범죄가 항상 마이너스인 것을 알면서도 다시 이곳에 있는 것을 진심으로 후회합니다.”라고 밝히며 반성의 태도를 보였다. 공 팀장도 짬짬이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강씨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강씨는 2006년 특수강도 혐의로 다시 서대문경찰서에서 검거됐다. 2006년 11월 강씨는 공 팀장에게 또다시 반성의 편지를 보냈다. “형님과의 약속을 저버린 벌레만도 못한 동생, 할 말이 없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강씨가 괘씸할 법도 했지만 공 팀장은 그가 진심으로 뉘우치길 바라며 답장을 보냈다. 부모도 없고 형제와도 교류가 끊긴 그에게 영치금도 넣어 줬고, 성경책·운전면허교재 등도 보냈다. 그로부터 몇 년이 흐른 지난 5월 8일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식당에서 절도 사건이 발생했다. 한 남자가 음식을 주문한 뒤 직원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카운터에 있던 지갑을 훔쳐 달아났다. 현장에 출동한 공 팀장은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 범인은 다름 아닌 강씨였던 것. 식당에 남긴 범인의 지문도 강씨의 것이었다. 지난달 27일 강씨는 세 차례에 걸쳐 금반지 등 500만원 상당을 훔쳐 절도 혐의로 구속됐다. ●“오갈 데 없어 또다시 절도” 강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소 후 오갈 데도 없이 살면서 돈 버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 않아 다시 범죄에 손을 댔다고 진술했다. 10여년간 강씨는 반성의 편지를 27통이나 보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공 팀장은 “강씨가 검거됐을 때 고개를 떨구고 아무 말도 못 했다.”면서 “이번에는 진심으로 뉘우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현장 행정] 공공사업 착수 전 ‘인권영향평가’ 의무화

    [현장 행정] 공공사업 착수 전 ‘인권영향평가’ 의무화

    성북구가 주요 공공사업에 대해 주민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 점검하는 인권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제도를 전국 최초로 실시한다. 구에선 첫 시험대로 장애인복지관 관계자와 인권운동가 등 7명으로 이뤄진 ‘정릉천 산책로 조성 인권영향평가위원회’가 지난달 30일 2시간에 걸쳐 산책로를 설치할 예정인 1.6㎞ 구간을 점검했다고 1일 밝혔다. 위원들은 이날 정릉천 산책로를 조성할 때 장애인, 노인, 아동, 임신부 등 보행약자의 접근권과 이동권, 안전, 친환경적 요소, 주민참여 보장 등이 반영돼 있는지 살펴봤다. 이들은 장애인 편의를 위해 산책로 계단을 경사로로 바꾸고, 폭우 등에 따른 비상대피 시설의 기준을 장애인과 노약자, 어린이로 삼아 줄 것을 권고했다. 한 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상세한 안내표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위험 지역 난간 높이 상향 조정, 비상벨 설치,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 확대, 주민참여를 위한 설명회 개최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 사업담당 부서에선 권고사항을 실시설계 등에 반영해 추진할 계획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장애인 복지’ 외면하는 청주복지재단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최근 출범한 청주복지재단이 장애인단체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충북도 장애인단체 연합회 등 9개 청주지역 장애인단체 회원 100여명은 30일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에 있는 청주복지재단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장애인을 적극 지원해야 할 청주복지재단이 오히려 장애인을 외면하고 있다며 강력 항의했다. 장애인들이 문제를 삼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청주복지재단 사무실이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변창수 충북협회장은 “3층에 위치한 청주복지재단 사무실이 엘리베이터나 휠체어리프트, 경사로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하나도 없다.”면서 “재단이 장애인들의 접근을 원천봉쇄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재단 직원 가운데 장애인이 없다는 것도 이들을 자극하고 있다. 변 회장은 “청주시가 공모 등을 통해 채용한 재단 상근직원 5명 가운데 장애인은 고사하고 장애인단체와 관련된 사람조차도 없다.”면서 “시가 복지재단을 구성하면서 장애인을 철저하게 배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재단 상근직원 채용과정의 공정성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심사위원을 맡은 도내 모 대학 교수의 제자들이 3명이나 재단 직원으로 채용됐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은 편의시설 확충과 재단 상근직원 재공모 요구가 수용될 때까지 집회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청주복지재단은 이번 주 중에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수용 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청주복지재단 김영석 상임이사는 “재단을 출범하면서 장애인 편의시설을 마련하지 못하는 등 신중치 못했던 점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장애인단체들의 요구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범덕 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지난달 25일 출범한 청주복지재단은 시 출연금 50억원으로 출발했다. 민간기부금 등을 포함해 100억원을 조성, 다양한 복지사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현재 직원은 이사장과 상근 근무자 등 총 9명이다. 4명을 추가로 모집할 예정이다. 초대 이사장은 청주대 사회복지학과 남기민 교수가 맡고 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지방의원 의정비, 일한 만큼 지급해야”

    “지방의원 의정비, 일한 만큼 지급해야”

    “지방의원 의정비는 의정 활동 평가 후 일한 만큼 지급해야 한다.” 지방의원의 의정비 산정 방식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새로운 의정비 산정 방안을 내놓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방안은 정책 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행정안전부 산하 지방행정연구원의 고경훈 수석연구원은 30일 ‘지방의원 의정비 개선 방안’이라는 연구 논문을 통해 “현행 매월 정해진 의정비를 지급하는 방식은 문제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2005년 유급제 도입 결정 이후 2006년·2008년 두 차례에 걸쳐 제도를 보완했으나 의정비 산정 방식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고 연구원은 올바른 의정비 산정을 위해 먼저 주민 대표성과 입법 전문성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 지표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는 ▲조례제정 ▲예산 결산 심의 ▲시정질의 ▲시정감사 ▲시민 의견 수렴 활동 등을 평가지표로 예시했다. 고 연구원은 이때 “공식적인 의정 일수 참가 관련 업무량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인 의안처리 활동과 지역 활동도 고려, 실질적인 지방의원들의 업무량을 측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공식적인 의안처리 활동으로는 ▲해당 지자체 사업현장 방문 ▲시군구 위임사무 사업현장 방문 ▲행사현장 방문 ▲교육청 방문 ▲관변단체 및 시민단체 방문 ▲사건사고 현장 방문 ▲지역주민 애경사 현장 방문 등이 있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현재 지방의회 의정비는 ▲해당 지자체 3년 평균 재정력지수 ▲의원 1인당 주민수 ▲지자체 유형 등을 고려한 공식에 따라 주민으로 구성된 의정비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월정액으로 결정된다. 이에 대해 고 연구원은 “현행 1인당 주민 수 등을 고려하는 방식은 단편적인 행정 수요만 고려한 것”이라면서 “실제적인 지방의원의 의정 활동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좀 더 적극적으로 행정 수요에 대응하는 의원들의 노력을 의정비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지방의원들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 연구원은 “일반 행정공무원처럼 전문성을 요하는 정책 결정자보다는, 주민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민원처리자·행정감시자의 역할이 지방의원들에게 최근 강조되고 있다.”면서 “이를 반영한 지표로 의정 활동을 구체적 수치로 계량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지역 주민은 “의정비가 너무 많다.”고 하고, 지방의원들은 “너무 적다.”고 하는 극심한 괴리를 줄일 수 있다고 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주민 의사가 제대로 수렴되지 않는 현행 방식 때문에 의정비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방의회 의원의 연간 의정비는 기초의회 3479만원, 광역 5346만원으로 국회의원(4억 6872만원, 보좌관 포함), 지자체 단체장(8000만~9000만원)보다 적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8)소록도 중앙공원 솔송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88)소록도 중앙공원 솔송나무

    셸 실버스타인의 그림책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서 나무는 소년에게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준다.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에서 가장 감동적인 대목은 아무래도 멀리 떠났던 소년이 빈털터리가 되어 돌아온 뒤가 아닐까 싶다. 힘없이 나무에게 돌아온 소년에게 나무는 자신이 더 내어줄 게 없어 안타깝다면서, 그루터기만 남은 자신의 몸 위에 편히 앉아 쉬라고 한다. 이제 늙은 노인이 된 소년은 그루터기에 앉았고,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다고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나무가 사람에게 주는 것의 그 끝이 어디일까. 나무가 감동을 주는 건 물질적인 이유만이 아니다. 나무로부터 정신적 심리적 위안을 얻는다는 것이 참으로 나무를 가까이 하게 되는 이유이지 싶다. ●확인되지 않은 헛소문만 무성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닌 데다, 보시다시피 예쁘잖아요.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말들을 만들어낸 모양이에요. 하지만 실제로 확인된 사실은 없어요.” 한센병 환자이며, 시와 수필로 자신의 삶을 온전히 드러내며 살아가는 강창석(60) 시인은 소록도 중앙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나무인 솔송나무에 얽힌 갖가지 이야기들이 대부분 헛소문이라고 단언했다. 나무의 값이 2억원이나 된다고도 하고, 또 어떤 이는 5억원을 웃돈다고도 했다. 그러나 강 시인에 따르면 나무를 조경 전문가들에게 감정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대개는 말 좋아하는 관광 가이드들이 나무의 아름다움을 놓고 임기응변으로 지어낸 이야기들이다. 나무의 값어치뿐 아니다. 이 나무를 어떤 권세가 혹은 부유한 가문의 누군가가 값을 지불하고 캐 가려 했지만, 소록도에서 살아가는 한센병 환자들이 몸으로 막아내 가져가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널리 알려졌다. 한데 이 역시 근거 없는 이야기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나 돈 있는 사람들이 이 나무 한 그루를 가져가려고 마음먹었다면 그게 뭐 그리 힘들었겠어요. 우리 환자들이 무슨 힘이 있다고 그걸 막겠어요. 할 수 없이 보냈겠지요.” 자연 속에 어우러져 살아가는 나무의 자연미를 탐하는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정원수를 가꾸는 호사가들이라면 탐을 낼 수 있을 만큼 소록도 중앙공원의 솔송나무는 조경수로 매우 잘생긴 나무다. 한눈에도 오랫동안 누군가의 세심한 손길을 타고 자란 나무임을 알 수 있다. ●울릉도에서만 사는 토종 나무 솔송나무는 강 시인의 이야기대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니다. 일본이나 북아메리카에서는 대형 목조 건축의 주요 재료로 쓰기 위해 널리 키우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다. 그나마 군락을 이루는 경우는 드물고, 한두 그루씩 띄엄띄엄 자랄 뿐이다. 울릉도 태하령 부근의 솔송나무 군락지도 천연기념물 제50호로 지정되긴 했으나 섬잣나무, 너도밤나무의 무리 안에서 몇 그루가 발견되는 정도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솔송나무는 소나무와 마찬가지로 늘푸른 바늘잎나무인데, 잘 자라면 30m 높이까지 자라는 큰 키의 나무다. 잎이 소나무에 비해 짧고 납작하며, 솔방울은 소나무에 비해 작다는 특징을 가진 우리 토종 나무다. 소록도 중앙공원 가장자리에서 자라난 솔송나무는 키가 8m를 조금 넘고, 줄기 둘레는 1.2m밖에 안 된다. 30m까지 자라는 솔송나무의 본성을 생각하면 아직 한참 더 자라야 할 나무다. 한센병 치료 전문 병원인 자혜의원이 설립된 1916년 즈음에 심어졌다는 걸 감안하면, 나이도 고작해야 100살 미만인 어린나무다. 소록도 솔송나무의 생김새는 저절로 자라는 솔송나무와는 사뭇 다르다. 자연 상태에서 솔송나무는 나뭇가지가 수평으로 펼쳐지며 전체적으로 원뿔형으로 자란다. 굳이 비교하자면, 전나무나 구상나무에 가까운 수형이다. 그러나 소록도 솔송나무는 반원형의 우산을 덮어놓은 듯 단아하다. 나뭇가지는 물론이고, 심지어 가느다란 바늘잎 하나하나를 일일이 다듬어낸 듯한 흔적이 엿보인다. 숙련된 조경사의 빼어난 솜씨만으로 이루어진 건 아니다. 어쩌면 한 그루의 나무를 목숨을 걸고 키워낸 치열한 수고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모습이다. 돌아보면 솔송나무뿐 아니라, 중앙공원의 모든 나무들에 소록도 사람들의 지극한 정성이 배어 있음을 금세 알 수 있다. ●위로와 평안 아낌없이 주는 나무 “소록도 주민들의 말로 다 못할 고난을 누구도 달래주지 않았어요. 홀로 삭이며 살아야 했죠. 중앙공원의 나무들은 주민들에게 큰 위안이었지요. 나무를 보듬어 안으며 끝내 지워지지 않는 천형의 고통을 씹어 삼켰다고 해야겠지요.” 중앙공원은 한센병 환자들을 치료하는 국립 소록도 병원에서 관리하게 돼 있지만 그동안 조경 관리라든가, 나무 관리 담당자가 배정된 적이 없었다. 고난의 세월을 살아가는 소록도 주민들의 눈에 나무가 들어왔기에 다가섰고, 나무는 고통 속에 살아가는 한센병 환자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나누어 준 것이다. “중앙공원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는 한센병 환자들의 썩어 문드러진 입술을 타고 저절로 흘러내린 침으로 키워낸 겁니다. 돈 몇 푼으로 값을 매길 수 없지요.” 옅은 미소를 띤 채 고난의 세월을 이야기하는 강 시인의 몇 마디 남지 않은 뭉툭한 손은 여느 한센병 환자의 그것처럼 서늘하리만큼 차가웠다. 그러나 그의 손에서 생명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던 건 이 땅의 모든 생명에게 평안과 위로를 아낌없이 건네주는 나무와 함께 한 긴 세월이 있었음이리라. 글 사진 소록도(고흥)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 가는 길 전남 고흥군 도양읍 소록리 336-7. 목포~광양 간 고속국도의 벌교나들목으로 나가 1.5㎞쯤 가면 나오는 벌교교차로에서 고흥 방면으로 난 국도 15호선으로 우회전한다. 32㎞쯤 남쪽으로 가면 고흥고등학교 앞의 호형교차로에 닿는다. 직진하여 국도 27호선을 타고 서남쪽으로 18㎞쯤 더 가면 국도 77호선과 만나는 차경사거리가 나온다. 소록도 방면으로 우회전하여 2㎞ 남짓 가면 소록대교가 나온다. 대교를 건너서 곧바로 나오는 안내소에서 안내를 받으면 중앙공원에 갈 수 있다.
  • 경기 광주 첫 영화관 입점

    경기 광주시 최초로 신작개봉 영화관이 들어선다. 광주시는 그동안 경기지역 31개 지자체 가운데 영화관이 없는 7개 시·군 중 하나로 경사(?)를 맞은 셈이다. 주민들은 영화을 보려고 인근 성남이나 용인 등으로 나가야 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마침내 시는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과 공유재산에 대한 사용수익허가, 입찰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롯데시네마를 최종 사업자로 선정했다. 이어 지난 4월 롯데시네마와 영화관 입점 추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5월부터 시설 공사를 벌여 오는 27일 경안동 시외버스터미널 2층에 문을 열게 됐다. 과천, 하남, 의왕, 연천, 가평, 포천은 여전히 영화관이 없는 곳으로 남게 됐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국가직 7급 과목별 마무리 대비법] (2) 국어·영어·한국사

    [국가직 7급 과목별 마무리 대비법] (2) 국어·영어·한국사

    국가직 7급 필기시험이 오는 28일 치러진다. 지난주에 이어 국어·영어·한국사 등 일반 과목 마무리 대비법을 알아본다. 김영준 공무원 단기학교 국어강사는 “7급 국어 문제 유형이 ‘수능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력을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출제자의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출제된 부분은 현대·고전 문법 3문제, 국어생활 4문제, 한문 5문제, 비문학 6문제, 현대문학 2문제 등이다. 한문이 2010년 2문제에서 5문제로 비중이 훌쩍 커진 것이 특징이다. ●15~19세기 고전문법 시간순서대로 정리를 출제 영역도 다양하다. 지난해에는 한자어를 묻는 문제 뿐 아니라 농와지경(瓦之慶·딸을 낳은 경사), 백아절현(伯牙絶絃·절친한 벗의 죽음을 슬퍼함) 등 한자성어 문제도 출제됐다. ‘이번에 아드님을 얻은 농와지경을 축하드립니다.’라고 잘못 기술한 보기가 답이었다. 당나라 시인 왕유(王維)의 ‘송원이사안서’(送元二使安西)라는 시를 보기로 놓고 주제를 고르는 문제도 등장했다. 김병태 국어강사는 ▲주요 한시, 한자어, 한문 문장의 문법요소 등을 꼼꼼히 정리할 것 ▲문학사의 중요 작가들 대표작의 의미 해석 등을 미리 정리할 것 ▲15~19세기 고전문법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할 것 등을 마무리 대비법으로 강조했다. 또 최근 3년간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고 영역별 정리를 할 땐 교재 앞부분에 기술된 핵심내용 중심으로 범위를 좁혀서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문법·영작 비중 25%… 문제풀이로 실전감각 7급 영어가 9급 영어와 다른 눈에 띄는 특징은 높은 어휘 수준이다. 10문제 정도 출제되는 독해 문제에서 고득점하려면 어휘력이 관건이다. ‘드러내 놓고’ ‘대단히 비싼’이라는 뜻의 ostentatious, ‘호전적인’이라는 뜻의 bellicose, ‘급속히’ ‘대폭’이라는 뜻의 by leaps and bounds 등의 어휘가 지난해 출제됐다. 조은정 영어강사는 “남은 기간 평소 보던 어휘기본서·단어집을 반복해서 보고 동의·파생어 등 관련 어휘를 묶어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또 “예문에 있는 어휘의 문맥 속 의미를 추론하는 식의 연습이 좋다.”고 말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7급 영어에서 문법·영작 비중은 25%가 넘는다. 또 문장 길이가 복잡해서 어렵다. 개념서를 무턱대고 읽기보다 문제 풀이를 통해 실전 감각을 극대화하고 부족한 문법 요소를 보충해야 한다. 독해는 감각을 유지하고 시간을 단축하는 훈련이 중요하다. 지문 전반부를 차분하게 읽되 글 전체 흐름을 예측하며 중심생각이 무엇인지, 필자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주제문만 제대로 읽어도 답을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제2연평해전 10주년 관련내용 정리 필요 한국사는 고등학교 국사·근현대사 교과서를 바탕으로 출제된다. 수준은 7·9급이 거의 비슷하다. 전한길 한국사 강사는 “문제를 풀다 보면 생소한 표현이 있어 어려워 보이는 보기는 정답과 상관없을 때가 많다.”면서 “두려움을 버리고 핵심내용을 정리하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삼국·고려·조선시대 왕들의 업적을 묻는 문제는 시대별로 출제되는데, 몇몇 헷갈리는 문제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출제되지 않았던 붕당정치·탕평책 등 조선후기 정치사 부분은 올해 출제 가능성이 크다. 경제사의 수취·토지제도도 필수다. 문화사에서는 불교의 영향을 받은 고대·중세문화 관련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주요 승려, 불교 건축 등이 중요하다. 조선 전기 부분에서는 이황과 이이의 사상 비교, 조선 후기 부분에서는 중농학파와 중상학파 실학자들의 업적을 비교할 수 있어야 한다. 근현대사는 대원군~강화도 조약~임오군란~갑신정변~동학농민운동~갑오개혁~아관파천~독립협회~대한제국~의병과 애국계몽운동~국권피탈 과정~일제 통치방식의 변화~토지조사 사업과 산미증식 계획의 비교~임시정부의 시기별 활동~의열단과 애국단 비교~신간회 활동 등에 대해서 시대 흐름과 함께 활동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해방 후에는 헌법개정과 박정희 정부의 경제개발, 그리고 통일을 위한 노력 등이 출제될 수 있다. 시기별 역사책의 특징을 묻는 문제도 종종 출제된다. 특히 조선후기의 동사강목, 해동역사, 연려실기술, 동사, 발해고와 관련한 내용을 정리해야 한다. 일제시대 역사서와 관련해 신채호, 박은식, 백남운 등을 비교하는 문제도 출제될 가능성이 크다. 또 이덕무의 청장관전서,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이의봉의 고금석림 등도 점검해야 한다. 시사적인 주제들도 짚어야 한다. 2011년에 반환된 외규장각 자료 약탈과 관련 있는 병인양요, 지난해 새롭게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5·18 광주기록물과 일성록, 그리고 세계문화유산과 기록유산 등을 잘 기억해야 한다. 또한 올해가 제2연평해전 10주년이 되는 해이므로 1999년 제1연평해전과 2002년의 제2연평해전의 연도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 지난달 말에는 강원 고성 문암리 유적에서 동아시아 최초로 신석기 밭 유적지가 발견됐다. 몇 해 전에 송국리식 토기가 연속 출제됐던 것처럼 새롭게 발견되는 유물과 유적도 잘 정리해 둬야 유리하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도움말 공무원단기학교
  • [선택! 역사를 갈랐다} (20) 다산 정약용과 풍석 서유구

    [선택! 역사를 갈랐다} (20) 다산 정약용과 풍석 서유구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조선 최고의 스타다. 풍석 서유구(1764~1845)는 조선의 무명스타다. 서로 두 살 터울. 다산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조명했다. 풍석은 너무했다 싶을 정도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정조의 총애를 받았고, 당대 최고의 엘리트였고, 18년이라는 정치적 유폐기를 거쳤고, 유폐기에 대작을 저술했고, 조선의 융성을 위해 노심초사했고, 남양주에서 생을 마감했으며, 사후 많은 사대부가 추앙했다. 다산만의 얘기라 생각하는가. 풍석도 꼭 그랬다. 그럼에도, 두 위인의 학문적 지향은 전혀 달랐다. 후생들은 결국 다산에게 마음을 기울였고, 풍석은 거의 뒷전이었다. 다산은 풍석의 과거 선배다. 요샛말로 다산은 1789년에 급제한 89학번으로 60명 중 2등, 풍석은 1790년에 급제한 90학번으로 46명 중 24등이었다. 두 사람 모두 직부전시(直赴殿試) 명을 받았다. 이는 여러 절차를 생략하고 곧장 최종 과거에 응시하라는 왕명이다. 이러면 급제는 따 놓은 당상이다. 급제 후 곧장 초계문신이 되었다는 점도 같다. 초계문신은 정조의 최측근 문신 집단이다. 다산의 승진 속도는 풍석보다 빨랐다. 고위직인 정3품 당상관 품계를 5년 먼저 받은 것이다. 정조가 군주이자 학문적 스승을 자처하며 왕권을 강고하게 행사할 때까지, 둘은 겉으로 보기에 같은 쪽을 향하는 듯했다. 다산은 한미한 집안 출신이다. 천주교에 관심을 가지면서 고초를 겪기도 했으나, 정조의 두터운 신임은 여전했다. 이에 반해 풍석은 최대 문벌 중 하나인 대구(달성) 서씨의 후예다. 게다가 진퇴에 신중했기에 큰 반대에 부딪힌 적이 없다. 다산이 ‘문제적 범생’이라면 풍석은 ‘범생’ 그 자체다. ●정약용·서유구 정치적 공백기 18년 정조는 집권 초부터 젊은 문신 양성의 일환으로 ‘경사강의’(經史講義)라는 재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 중 시경(詩經)을 분석하는 ‘시경강의’에 두 사람이 동시에 참여한다. 이 시경강의는 16년 동안 25회에 걸쳐 실시했던 경사강의 중 가장 큰 규모였다. 정조는 590문제를 출제했고, 초계문신에게 40일이 주어졌다. 이로도 모자라 20일을 연장했다는 다산의 고백에서 얼마나 힘든 테스트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정조의 문집 ‘홍재전서’에는 이 중 579개의 문제와 답을 적어두었다. 수험자가 18명이니, 1인당 32문제꼴로 답안이 채택되어야 평균이다. 누구 답변이 가장 많이 채택되었겠는가. 우리의 영웅 다산일 거라 짐작한 독자에게는 미안하다. 풍석이 독보적이다. 풍석의 답안은 총 181개로, 전체의 31.3%다. 시작과 끝 문제의 답안 역시 풍석의 것이었다. 다산의 답안은 117개가 실렸으며 총 20.2%를 차지한다. 다산의 것도 결코 적은 비중은 아니나 풍석의 월등함에 빛이 바랬다. 시경강의는 두 사람에게 큰 이력이었다. 다산은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의 추억으로 이 시경강의를 들었다. 다음과 같은 정조의 어평(御評)을 두고두고 써먹었다. “백가(百家)의 말을 두루 인용하여 그 출처가 무궁하니, 진실로 평소의 온축이 깊고 넓지 않다면 어찌 이와 같을 수 있으랴.” 자신이 남긴 ‘시경강의’ 서문에는 물론이고, 스스로 쓴 묘지명에도, 가장 존경했던 형 정약전에게도, 아들에게도 그날의 기억을 되풀이했다. 또 자신의 답안이 최고였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압도적 수석인 풍석은 이 기억을 되새기지 않았다. “책을 열자 바로 개안하는 느낌이다.”라거나 “근거가 분명하고 충분하며 언어가 알맞고 정연하여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이에게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는 등 총 6군데서 어평을 받았으면서 말이다. 그래도 젊은 시절 풍석은 분명히 경학의 당대 최고 실력자 중 한 사람이었다. 다산은 정조 사후 천주학 타도 바람에 휘말려 귀양살이를 시작한다(1801년). 풍석은 이 바람과 무관하게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5년 뒤 김달순 옥사를 계기로 풍석의 탄탄대로에 탈이 났다. 작은아버지 경기감사 서형수는 유배형을 받고, 재종숙부 영의정 서매수가 정계에서 축출되면서 가세는 급격히 쇠락한다. 연좌의 공포에 휩싸인 풍석의 선택은 귀향이었다. ●정약용, 이상적 통치 목표 ´경학·경세학´ 몰두 억울하게 유배지에 갇힌 다산과 죄 없이 죄인을 자처하며 낙향한 풍석. 과정이 어쨌든 불우한 처지이기는 피차일반이었다. 정치적 공백기 18년. 그러나 여기서부터 이들의 길은 판이하게 갈린다. 다산은 유학의 정통 분야인 경학과 경세학(經世學)에 몰두했다. 조선 유자의 지향점을 요약하면 수기(修己)와 치인(治人). 수기는 자신의 몸과 덕성을 수양하는 일이요, 치인은 백성을 다스리는 일이다. 수기는 치인을 위한 인문학적 토양이고, 치인은 자기 수양의 경세론적 확장이다. 다산은 61세에 자신의 학문을 이렇게 정리했다. “육경(六經)과 사서(四書)로 자기 몸을 닦고 1표(表)와 2서(書)로 천하·국가를 다스리니, 본말을 갖추었다.” 육경과 사서는 경학이고, 수기의 세계다. 경세유표·목민심서·흠흠심서는 경세학이고, 치인의 영역이다. 저술은 경집(經集) 232권, 1표2서를 포함한 문집 260여 권으로 총 500권이 다 된다. 다산의 지향은 조선 제도를 개혁하는 일이었다. 반면 풍석은 파주 장단으로 귀농하고서 경학과 경세학을 철저히 외면했다. 경학을 해봐야 옛 사람의 중언부언이고, 경세학을 해봐야 결국 ‘흙 국’이나 ‘종이 떡’처럼 공허한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서 ‘잡학’ 마니아가 된다. 풍석의 잡학은 ‘임원경제지’(林園經濟誌)에 질서 있게 배열되었다. 농학, 천문학, 공학, 수학, 요리학, 의학, 어업, 예술, 상업 등 총 16분야다. 경학과 경세학의 언어를 빌리지 않고서 113권으로 마무리했다. 종류는 다양하지만 주제는 하나다. 시골에서의 자립적인 삶을 위한 지식 체계. 풍석의 지향은 사대부 일상을 개혁하는 일이었다. 풍석은 18년 공백 후 정계에 복귀해 15년간 고위직을 두루 거쳤다. 그 와중에도 시골생활 백과사전 정리를 그치지 않았다. 임원 생활을 대비했고 임원을 동경하기도 했다. 반면 다산은 해배 후 야인으로 머물러야 했다. 그래도 여전히 경학, 경세학 정리와 심화에 몰두했다. 국정 참여의 뜻을 꺾지 않은 듯하다. 묘한 대비가 아닐 수 없다. 다산과 풍석은 일생을 어떻게 정리했을까. 다산은 ‘자찬 묘지명’(1822년, 61세)을, 풍석은 ‘오비거사 생광 자표’(1842년, 79세)라는 다소 긴 이름으로 자신의 묘지명을 썼다. 환갑 때 쓴 다산의 묘지명은 분량이 아주 많다. 주요 개인사를 모두 적었고 저술 체계도 매우 상세히 서술했다. 글자 수가 자그마치 1만 2316자! 내가 아는 자기 묘지명 중 가장 길다. 1000자 내외가 대부분이다. 가슴에 묻어둔 한이 많았던 걸까. 이와 대조적으로 풍석은 평생을 다섯 시기로 구분하여, 그 시기를 모두 허비했다며 반성으로 일관한다. 심지어 40년 가까이 공 들인 ‘임원경제지’ 저술도 인쇄할 뒷심이 없어 낭비였다고 회고한다. 자신을 오비거사(五費居士)로 칭한 이유이기도 하다. 다산의 묘지명은 828자인 풍석의 것보다 무려 15배나 많다. 파란만장으로 말하면 누군들 할 말이 없을까마는, 다산은 거의 회고록 콘셉트이었고, 풍석은 반성문 콘셉트였다. ●서유구, 현실에서 적용되지 않는 지식 외면 다산은 농사를 짓지 않고 농업 원론만 얘기했다. 풍석은 논두렁 밭두렁을 돌아다닌 체험으로 구체적인 농사 기술을 제안했다. 두 사람의 차이는 여기서 비롯된다. 풍석은 입으로만 농사를 짓지 않았고, 글로만 물고기를 잡지 않았다. 그리고 온갖 정보를 조직적으로 정리했다. 그뿐만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실행되거나 실행되어야 할 선진 기술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역력하다. 다산은 스스로 말한다. 자신의 경세학은 “지금의 쓰임에 구애되지 않고 기준을 제시해 우리나라를 새롭게 하려는 연구다.”라고. 당대의 활용보다는 이상적 통치 기준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풍석이 흙으로 끓인 국 즉 토갱(土羹)이요, 종이로 만든 떡 즉 지병(紙餠)이라 비판했던 저술은 바로 이런 거였다. 풍석은 이상을 추구하되 반드시 이 땅의 현실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강박에 가까울 정도의 철저한 현실론을 견지했다. 실현할 수 없는 지식은 ‘토갱지병’이다! 이상적 기준을 제시하고서 현실을 이상으로 밀고가려 했던 다산의 방법론과는 대조적이다. 풍석의 이용후생론은 바로 이런 실용학이었다. 다산 탄신 250주기를 맞아 여기저기서 다산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조선의 다빈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그의 위대성을 유학사상과 정치철학에서 찾으려는 경향은 여전하다. 다산의 저작을 폄하하려는 마음은 없다. 그러나 다산에게서 조선의 모든 잠재성과 가능성을 찾으려는 경향은 지나치다. 풍석의 평생 역작 ‘임원경제지’는 제도적 개혁을 주장하지 않는다. 개혁은 일상에서 일어나야 한다는 게 풍석의 신념이었다. 풍석은 ‘놈팡이 선비’를 제일 혐오했다. “곡식만 축내며 보탬이 안 되는 자 중에 저술하는 선비가 으뜸이다!” 선비들이여, 농업·공업·상업 알기를 똥으로 아는 그 엘리트 의식부터 싹 뜯어고쳐라. 버러지처럼 놀고먹지 마라. 경서를 공부하되 제 식구 먹을거리, 입을거리, 살 곳은 유지하면서 하라. 방 안에 틀어 앉아 공맹과 성리를 논할 시간에 밖에서 바지 걷어붙이고 쟁기질하라! 그물 던져 물고기 잡아라! 짐 지고 나가 장사하라! 몸놀림을 혁신하라. 땀 흘려 일해서 벌어먹는 일을 점점 기피하고, 종일 컴퓨터로 하루를 보내는 일이 사람다운 노동이라고 여기는 우리가 여기서 얻을 힌트는 과연 없는 것일까. 정명현(임원경제연구소 소장)
  • 시동 걸린 줄도 몰랐다 산길 타는 것도 몰랐다

    시동 걸린 줄도 몰랐다 산길 타는 것도 몰랐다

    세련되진 않았지만 믿음직했다. 그리고 안전해 보였다. 최근에 선보인 쌍용차 렉스턴W의 첫 느낌이다. 렉스턴은 2001년부터 ‘대한민국 1%’라는 광고 문구처럼 국내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자리잡으며 자존심을 지켜 왔다. 전장 4755㎜, 전고 1840㎜, 딱 벌어진 어깨의 남자를 보는 것처럼 든든했다. 특히 독수리 눈을 형상화한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크롬 도금의 웅장한 라디에이터(범퍼와 엔진룸 덮개 사이) 그릴이 강인한 인상을 준다. 시동을 켜니 묵직한 엔진음이 낮게 깔렸다가 이내 조용해진다. ‘시동이 걸렸나.’ 의심할 정도다. 창문을 열지 않으면 엔진음이나 진동을 느끼기 어려웠다. 방음에 제법 신경 쓴 티가 난다. 듬직한 체격에 맞지 않게 스티어링휠(운전대)의 움직임은 가벼웠다. 한 손으로도 부드럽게 핸들을 돌릴 수 있어 여성 운자들도 어려움이 없을 듯했다. 쌍용차가 렉스턴W를 홍보할 때 강조하는 부분은 ‘중저속 구간에서 최상의 주행성능을 보인다.’는 것이다. 주행 중 속도를 줄인 후 다시 가속했을 때 버겁다는 느낌은 없다. 2륜과 4륜구동 방식으로 주행 중 변경이 가능하다. 3세대 렉스턴W에서 주목할 것은 ‘엔진’이다. 이른바 한국형 디젤엔진이라고 소개되는 e-XDi200 LET 엔진은 경사로와 곡선도로, 산악험로, 도심정체구간 등 국내의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최상의 주행 성능을 발휘하도록 해 연료 효율성과 주행소음, 진동을 최소화했다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쌍용차는 지난 2년 6개월 간 e-XDi200 LET 엔진 개발에 1300억원을 들였다고 한다. 디자인과 성능에서의 장점뿐 아니라 ‘착한 가격’도 매력을 높인다. 2733만~3633만원이다. 경쟁사의 중형 SUV 가격으로 내부 공간이 훨씬 넓은 한 체급 위의 렉스턴W을 장만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원가 절감을 위해 기본 정보만을 제공하는 계기판. 보기에 따라서 간결, 단순미를 살렸다고 평할 수도 있지만 ‘단조롭다’ ‘옛날 차 같다’는 평가도 나올 법하다. 실시간 연비 표시 기능이 없는 등 차량에 대해 알려주는 정보도 별로 없다. 아울러 전체적으로 수납공간이 부족한 것도 내심 아쉽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경쟁·권력 속에서 ‘사람의 길’을 묻다

    경쟁·권력 속에서 ‘사람의 길’을 묻다

    신춘문예보다 확실하게 거액의 상금을 챙겨 주는 신문·문예지의 당선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오랫동안 배고파하며 문단 데뷔를 노려온 ‘늙은 문학청년’들의 재기가 느껴진다. 특히 올해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강태식(왼쪽·40) 작가의 ‘굿바이 동물원’의 주인공 김영수는 마치 작가 자신 같다. 아니, 무서운 돈을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기상청에 근무하며 현대문학의 신인상을 받은 허관(오른쪽·43)의 역사 장편소설 ‘문 없는 문으로 들어간 사람들’도 세조라는 인물을 통해 비정하게 반복되는 역사의 문제를 다루며, 인간은 어떻게 무엇을 용서할 수 있을까를 돌아본다. “울고 싶은 날에는 마늘을 깐다.”라고 첫 문장을 시작하는 강태식 작가의 ‘굿바이 동물원’부터 우선 들여다보자. 일단 이 책의 첫 페이지에서 이 문장을 읽고 나면 그 뒤를 읽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다. 1997년 한국의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15년 사이에 쌈지마저 탈탈 털린 한국인의 요즘 심사들이 대체로 울고 싶기 때문이기도 할 것 같다. 1997년에 대대적인 명예퇴직이 있었고, 2008년에도 그러했다. 1997~2008년 사이에 ‘88만원 세대’라는 한국적 족보를 가진 신세대가 양산되기도 했으니, 명퇴를 당한 직장인이든, 한창 일할 나이에 88만원 세대로 전락한 20대든 이 문장에 마음이 쭉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빨간 대야 가득 마늘이 담겨 있다는 것이 두 번째 문장이다. 이 문장에서 다시 1970년대가 상기된다. 김영수는 36살에 명퇴를 당하고 화장실로 달려갔지만, 빈 곳이 없어 감정 처리를 어정쩡하게 한 탓에 마늘을 까면서 ‘마늘이 맵다.’며 울고 있다. 아내는 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개시하고, 그는 반지하 방에 혼자 쭈그리고 앉아 빨간 대야에 담긴 마늘을 깐다. 마늘을 까다가 곰 인형 눈을 붙이고, 바비인형의 눈썹을 붙이다가 10대처럼 본드도 마신다. 본드에 취한 그는 아내가 ‘한번 하자.’고 간청을 해도 들어줄 수가 없다. 종이학은 더이상 정성이 아니라 1개당 20원인 상품이다. 사람처럼 살기 위해 그는 본드를 버리고 세렝게티 동물원에 취업한다. 직원으로? 아니, 마운틴고릴라로. 이 지경이 되면 ‘사람답게 산다.’는 의미가 뭔지 알 수가 없다. 세렝게티 동물원에는 동물은 없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 사람답게 살기 위해 회사 구조조정의 악역을 포기한 사람, 1억원 포상금에 눈이 어두운 남파공작원을 피해 달아난 또 다른 남파공작원 등이 동물의 탈을 쓰고 동물의 흉내를 낼 뿐이다. 하마, 악어, 사자도 다 마찬가지다. 먹고살기 위해 그들은 자신이 뒤집어 쓴 동물의 탈에 맞게 적응하며 살아간다. 마운틴고릴라인 김영수는 이제 한 시간에 한 번씩 가슴을 두드리며 포효하고, 때때로 12m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으로 올라가 파란 버저를 누른다. 5000원의 보너스를 축적하기 위해서다. 농사짓고 그 수확으로 배를 불리던 농경사회와 달리 돈 벌어 쌀을 사야 하는 화폐경제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왜 이리 밥벌이가 눈물 나고 안쓰러우냐 말이다. 남파간첩인 연락원 동무는 사시미칼로 피칠갑이 된 상태에서 이렇게 말한다. “회칼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돈”이라고. 돈이 숭상받는 사회에 소속돼 돈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이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 것인가. 회색의 디스토피아가 펼쳐져 있을 것만 같아 마음이 울컥울컥한데, 소설은 의외로 낙관하며 끝난다. 불필요해 보이는 대목들이 적지 않지만 군더더기가 많은 것이 또한 인생이고 보면, 소설 안에서 하나로 통합된다. 현대문학의 신인상을 받은 허관 작가는 소설책과 불교 서적을 즐겨 보다가 블로거가 됐고, 인기 블로거로 소설을 써 보라는 주변의 부추김에 부응하다가 소설가로 데뷔한 경우다. 처음에는 원고지 100장짜리 단편소설을 준비하다가, 쓰면서 깨달음을 얻어장편소설로 개작하게 됐다고 했다. 조카인 단종을 죽이고 즉위한 세조가 피부병을 치료하기 위해 강원도 상원사에 갔던 것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허 작가는 “세조처럼 권력을 위해 혈육을 죽이고 많은 사람을 희생시키는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초등학교 무렵부터 다 알게 되지만,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우리가 역사를 똑바로 알고 있다면 그런 끔찍한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충남 안면도의 기후변화감시센터에서 근무하면서 내놓은 그의 역사 인식을 잘 살펴볼 일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오늘의 눈] 송파署 흉기 난동사건 그후…/백민경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송파署 흉기 난동사건 그후…/백민경 사회부 기자

    밤 10시가 넘어 전화가 걸려 왔다. “저, 김종구입니다.” 잠깐 멈칫했다. 그리고 담담한 목소리를 기억해냈다. 4년 전 ‘송파서 흉기 난동사건’으로 불리며 검찰과 경찰 갈등까지 낳았던 서울 송파경찰서 신천파출소 김종구(40) 경사였다. 흉기를 휘두른 피의자를 체포하면서 목격자 진술을 조작, 허위 조서를 작성한 혐의로 기소된 김 경사는 2010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사건을 재추적했다. 당시 검찰 수사관이 피의자와 함께 술을 마셨던 정황을 파악,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서울신문 2011년 9월 19일자 8면> 재수사에 나섰던 서울동부지검은 피의자가 2009년 사건을 담당한 검찰 수사관에게 “자신을 구속했던 경찰을 처벌해 달라.”며 유흥주점에서 접대한 사실을 밝혀냈다. 결국 피의자와 검찰 수사관은 지난 4일 기소됐다. 김 경사의 지난한 싸움의 끝이다. 김 경사는 자신을 구렁텅이에 몰아넣었던 당사자들이 기소된 사실을 전해듣고 지난해 9월 오랜 추적 과정과 법정 투쟁, 검찰 수사관 연루에 대한 고소사실 등을 밝혀준 서울신문에 감사전화와 함께 이메일을 보내왔다. “무소불위 검찰 권력 앞에 쓰러져가는 경찰의 모습이 싫었다. 일부 언론에도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검찰 관계자가 포함된 탓인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기사가 실린 게 너무 고마워 이 나이에 눈물이 다 났다. 언론이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모를 것이다.” 김 경사의 말이다. 사회부에 있다 보면 고발·비판기사를 주로 다루는 탓에 항의, 때로는 협박성 전화도 많이 받곤 한다.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모른다.”는 김 경사의 말은 오히려 격려와 힘으로 다가왔다. 누군가의 삶에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기자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다. 언론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white@seoul.co.kr
  • ‘강남 룸살롱 상납’ 경찰 1명 수사

    서울경찰청 수사과가 강남의 텐프로업소인 T룸살롱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은 서울 시내 모경찰서 경찰관을 수사 중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C경사는 지난해까지 강력2팀에 근무하면서 업소 측에 단속 정보를 흘려주거나 편의를 봐 준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 업소 대표는 영업전무를 통해 C경사에게 400만원을 3~4개 봉투에 나눠 담아 전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팀원이나 다른 팀 경찰관들이 400만원을 나눠 가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C경위는 경찰 조사에서 “돈 봉투가 아니라 서류가 든 봉투를 받았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C경사는 수사가 진행되자 휴대전화 등 업소와의 관계가 드러날 만한 증거물들을 모두 폐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C경사는 형사 경력이 10년을 넘었다.”면서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알고 미리 증거를 인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의 유흥업소 유착 비리 수사를 총괄하고 있는 윤갑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이날 검찰에 대한 수사는 하지 않는다는 경찰 쪽의 표적 수사 주장에 대해 “그렇게 불안하면 경찰이 합동수사에 참여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수사팀을 음해하는 것”이라면서 “경찰 쪽에 똑같은 지분을 줄 테니 수사에 참여하라.”고 말했다. “경찰에서 오겠다고 하면 지휘부에 보고하고 참여시키겠다.”고도 했다. 검찰이 최근 전국 최대 규모의 기업형 룸살롱 ‘YTT’의 웨이터 12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으로부터 기각당한 사실이 알려지자 경찰 내부에서는 “검찰이 경찰관을 잡으려고 종업원까지 체포하려 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돌았다. 김승훈·이영준기자 hunnam@seoul.co.kr
  • [윔블던테니스] 회춘 페더러 황제 대관식

    로저 페더러(31·세계 3위·스위스)는 앤디 머리(4위·영국)의 마지막 포핸드가 사이드라인을 벗어나자 두 팔을 들어 만세를 불렀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냉정한 얼굴은 온데간데없었다. 잔디를 맘껏 뒹굴며 최고의 자리에 오른 순간을 만끽했다.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땐 어린 아이처럼 눈물을 글썽거렸다. 딱 3년 만이었다. ‘테니스 황제’가 돌아왔다. 페더러는 9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끝난 윔블던테니스대회 남자단식에서 머리에 3-1(4-6 7-5 6-3 6-4) 역전승을 거뒀다. 2009년 정상에 오른 이후 2년간 8강에서 떨어져 ‘지는 별’ 취급을 받았던 페더러는 통산 7번째 우승을 채우며 ‘윔블던 사나이’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피트 샘프러스(미국)의 대회 최다우승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두둑한 우승상금 115만 파운드(약 20억 3000만원)도 챙겼다. 그랜드슬램 우승도 17번으로 늘렸다. 2010년 호주오픈 이후 2년 6개월 만의 메이저대회 챔피언. 경사는 또 있다. 2010년 6월 이후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에 밀려 밟지 못했던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주 단위로 랭킹이 산정되는 남자프로테니스(ATP)에서 페더러는 286주 동안 ‘톱’을 지켜 샘프러스와 함께 최장 기간을 기록하게 됐다. 그랜드슬램 우승과 세계 1위 탈환뿐 아니라 ‘황제’가 다시 시동을 걸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페더러는 이날 전성기가 부럽지 않은 완벽한 기량으로 머리를 압도했다. ‘교과서 스트로크’와 노련한 경기운영, 흔들리지 않는 냉정한 정신력으로 회춘을 알렸다. 30대 선수가 남자단식을 제패한 건 1975년 아서 애시(미국) 이후 37년 만이다. 페더러는 “20대에 우승한 것과 다른 느낌이다. 최근 몇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기 때문에 다시 우승할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고 감격을 숨기지 못했다. 번쩍이는 트로피를 품에 안고는 “마치 내 품에서 트로피를 떠나보낸 적이 없는 것 같다. 여러 번 우승을 했지만 메이저대회, 특히 윔블던은 아주 특별하다.”고 기뻐했다. 페더러가 감격하는 사이 머리는 지긋지긋한 영국 징크스에 또 울었다. 영국선수가 그랜드슬램 남자단식 정상에 오른 건 1936년 프레드 페리가 마지막이다.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부부 등이 머리를 향해 열띤 응원을 펼쳤지만 ‘76년 한’은 이번에도 풀리지 않았다. 머리는 2008년 US오픈, 2010년 호주오픈에 이어 이번 윔블던까지 그랜드슬램 결승마다 페더러에 발목을 잡혔다. 머리는 “그래도 (우승에) 가까워지고 있다. 윔블던에선 압박감이 심할 거라고 했지만 오히려 지켜봐 주신 분들 덕에 훨씬 쉽게 경기할 수 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동부그룹 일부 경영진 인사

    동부그룹 일부 경영진 인사

    동부그룹은 8일 윤대근(64) 동부건설 부회장을 동부CNI 회장에 임명하는 등 일부 계열사 경영진에 대한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이순병(62) 동부건설 사장과 김하중(66) 동부저축은행 사장은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하고, 하진태(60) 동부건설 경영지원실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윤대근 동부CNI 회장은 경기고·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로체스터대학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1977년 동부그룹에 입사했다. 동부건설 뉴욕지사장을 역임하고, 동부제철·동부하이텍 등 제조분야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거쳐 2010년 3월부터 동부건설의 CEO를 맡아왔다. 동부는 “윤 회장의 동부CNI 회장 선임은 동부CNI의 지주회사 전환에 대비해 김준기 회장을 지근에서 보좌하며 경영역량을 한층 더 보강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순병 동부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은 현재 동부건설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발전·에너지사업, 특화플랜트사업, 환경사업, 부동산개발 및 운영사업 등을 통해 ‘지속 성장하는 새로운 건설회사의 모델’을 만드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Weekend inside-해마다 쓸려가는 해수욕장 모래…지자체 관리 ‘비상’] 해운대 백사장 절반으로… 포항 송도는 자갈밭으로

    [Weekend inside-해마다 쓸려가는 해수욕장 모래…지자체 관리 ‘비상’] 해운대 백사장 절반으로… 포항 송도는 자갈밭으로

    동해·남해·서해를 가리지 않고 해안을 낀 전국 대부분 지자체들이 파도에 쓸려 내려가는 백사장 관리에 골치를 앓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잦아지는 너울성 높은 파도와 방파제 등 인공구조물로 인해 바닷물 흐름이 바뀌면서 해수욕장이 사라지고 소나무 군락지의 해송 수백 그루가 뿌리째 뽑혀 나가는 등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수십억원씩 들여 백사장을 되살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여름 한철 피서객을 맞아 어려운 지역경제를 꾸려 나가는데 백사장마저 쓸려 나가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강원 삼척시 원평리 궁촌항 인근 해변은 폭 50~60m에 이르던 백사장 수백m가 최근 몇년 새 대부분 사라졌다. 소나무 군락지까지 파이면서 300여 그루의 해송이 뽑혀 나갔다. 백사장은 2~3m 높이의 절벽으로 변했고 해송은 뿌리를 드러냈다. 동해안 최대 관광지인 강원 강릉 경포지역도 최근 너울성 파도 등의 영향으로 백사장이 파여 나갔다. 피서철을 맞아 급하게 인근 모래로 메워야 했다. 경북 포항 송도해수욕장은 1990년대 초까지 수십만명이 찾는 유명 해수욕장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10여년 전부터 사실상 기능을 상실했다. 한때 폭이 100m나 되던 백사장은 현재 자갈밭으로 변했다. 해수욕장은 결국 2000년 문을 닫았다. 전국 최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도 주변에 고층 아파트와 빌딩 등이 들어서면서 모래 유실이 심화돼 현재 백사장 규모가 60여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1947년 폭 70m, 면적 8만 9000㎡이던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은 2004년에는 폭 38m, 면적 4만 8000㎡로 줄어들었다. 서해안 태안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등 일부 충청지역 해변 백사장도 모래가 파도에 휩쓸려 나가 자갈 등이 백사장 위에 드러나 있다. 여름만 되면 1000만명 이상의 피서객이 찾는 등 연간 1400만명이 찾는 서해안 최대 보령 대천해수욕장도 백사장이 줄어들고 있다. 인근 무창포해수욕장과 태안군 안면도 삼봉, 기지포 등 충남의 많은 해수욕장들도 바람과 파도에 쓸려온 모래를 붙잡아 두는 모래포집기까지 설치했다. 천연기념물(제438호)로 지정된 제주 우도의 ‘홍조단괴 해변’도 유실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지역 주민들의 걱정이 크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관동대 김규한(해안공학 전공) 교수는 “동해에는 평소 1년에 5~6차례 밀려오던 너울성 파도가 최근 몇년 새 기후변화 등으로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한 달에 4~5차례씩 밀려오면서 백사장이 쓸려나가는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면서 “동해안은 백사장 경사가 급하기 때문에 어초형 블록 등 인공 시설물을 설치하고 모래를 쌓는 복합공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종합·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컨디션 조절” 고시텔보다 단기하숙 인기

    5급 공채(옛 행정고등고시) 1차 합격자들이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2차 시험을 치르고 있다. 시험 장소는 서울 고려대와 한양대다. 10여년 넘게 2차 시험 장소로 쓰여 온 성균관대는 올해부터 시험 장소에서 빠졌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성균관대는 지하철 역에서 멀고, 시험장까지 경사길이라 장소를 바꿔 달라는 수험생들의 민원이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하철 혜화역 4번 출구에서 지난해 2차 시험이 치러진 성균관대 수선관까지는 1.2㎞ 떨어졌고 언덕길이라 걸어서 25분 정도 걸린다. 반면 지하철 한양대역은 학교 안에 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시험장 주변 단기 하숙 25만~40만원 성균관대 측은 내심 아쉽다. 이 대학 관계자는 “정부 고위공직자 후보들인데 대학 홍보 면에서도 그렇고, 우리 대학 출신 학생들이 모교에서 시험을 치면 더 유리할 수 있어서 2차 시험을 유치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시험 유치 인기를 반영하듯 고려대·한양대도 응시생들에게 도서관 등 학교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시험 장소는 고시텔·하숙집 주변 상권에도 영향을 미친다. 시험만 5일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지방 학생들 사이에 시험장 주변 단기 하숙이 인기다. 하숙비는 25만~40만원. 한양대 앞의 한 하숙집 주인은 “방학이라 방이 비어 있어 공무원시험을 보러 온 학생들을 받을 수 있다.”면서 “이 근처 하숙집이 대부분 적어도 1~2명은 단기 하숙생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택시 같이 탑시다” 게시글 잇따라 고시텔은 하룻밤 사용하는 데 2만~3만원으로 저렴하지만, 방도 좁고 식사를 따로 챙겨 주지 않아 컨디션 조절을 중시하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다. 고려대 앞의 한 고시텔 관계자는 “문의 전화는 몇 번 왔는데 5급 공채 시험 때문에 입실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신림동 고시촌에서 시험 장소까지 ‘택시셰어’를 하는 학생들이 늘었다. 인터넷 수험 커뮤니티인 ‘행시사랑’에는 시험 당일 택시를 함께 탈 사람을 구한다는 게시글이 수십여 개 올라와 있다. 택시 셰어를 하면 공부 패턴을 바꿀 필요가 없는 데다 2만원 정도 하는 택시비를 2~3명이서 나눠 낼 수 있다. 보통 출근 시간을 피해 오전 7시~7시 30분에 출발한다. 2차 시험 합격자 발표는 10월 17일, 3차인 면접시험은 11월 16~17일, 최종 합격자 발표는 11월 28일이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염수정 서울대교구장 착좌 축하 음악회

    염수정 서울대교구장 착좌 축하 음악회

    지난달 25일 정진석 추기경의 뒤를 이어 제14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에 취임한 염수정 대주교의 착좌 축하음악회가 9일 오후 8시 명동대성당에서 열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와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서울평협)가 공동주최하는 음악회에는 염수정 대주교를 비롯해 사제단과 서울평협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궁중무용·뮤지컬도 선보여 음악회에서는 무레의 팡파르 심포니 중 ‘론도’, 궁중무용 ‘춘앵전’, 베르디의 ‘축배의 노래’,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중 ‘지금 이 순간’ 등 다채로운 음악이 연주된다. 발산동성당 임마누엘 성가대가 이 음악회를 위해 마련한 창작곡 ‘우리 염수정 대주교님은 최고야’도 소개된다. 음악회는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 서울평협 최홍준 회장은 “목자는 자기 양들을 알고 양들은 자기 목자를 알아보는 이 아름다운 교회 공동체에 경사가 났다.”며 “염수정 대주교님을 이곳 지역교회에 목자로 보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대주교님의 서울대교구장 착좌를 경축하는 의미에서 마련했다.”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교황 알현… 亞·北 선교 당부 한편 지난달 25일 명동성당에서 착좌미사를 봉헌한 염 대주교는 지난달 29일 로마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 베네딕도 16세로부터 주교임무의 충실성과 교황권위에 참여함을 상징하는 팔리움을 받은데 이어 30일 바티칸 교황청내 바오로 6세홀에서 교황을 알현했다. 염 대주교는 교황을 알현한 자리에서 “앞으로 아시아 선교에 더욱 노력하겠다.”며 특히 교황에게 “북한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주문했다고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전했다. 염 대주교는 5일 귀국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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