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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크론보르성, 나오시마, 경주 경마장 부지/서동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크론보르성, 나오시마, 경주 경마장 부지/서동철 논설위원

    일본 세토내해의 나오시마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지추(地中)미술관과 이우환미술관, 베네세미술관이 들어서며 일약 ‘예술의 섬’으로 떠올랐다. 지추미술관은 바다가 보이는 작은 봉우리에 2004년 이름처럼 지하에 지어졌다. 주변 경관은 우리 서남해안의 작은 섬처럼 소박하기만 하다. 그럴수록 지추미술관은 그렇게 소박한 아름다움을 지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에게 역설한다. 덴마크의 항구도시 헬싱외르에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배경으로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오른 크론보르성이 있다. 그런데 크론보르성에서 500m도 떨어지지 않은 옛 부두에 국립해양박물관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돌아가는 관광객이 적지 않다. 크론보르성의 역사적 경관을 훼손하지 않으려 박물관을 땅 위에서는 보이지 않게 지었기 때문이다. 덴마크 건축가 비야르케 잉겔스가 설계한 해양박물관은 과거 선박수리소로 쓰였던 드라이도크를 활용해 2013년 완공됐다. 폐쇄된 드라이도크의 배 모양을 살리면서 벽체 쪽을 전시공간으로 만들었는데, 각 전시공간은 드라이도크 내부에 이리저리 이어 놓은 다리로 오갈 수 있다. 나오시마 지추미술관이 자연 경관의 조화를 꾀했다면 덴마크해양박물관은 문화유산과 어떻게 하면 이질감 없이 어울릴 수 있는지 고민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은 21세기에 시작된 것이 아니다. 파리의 강제 이송 희생자 추념관을 기억해야 한다. 파리의 센강은 퐁네프 다리 주변에서 갈라져 시테섬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흐른다. 한강의 중지도를 연상하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시테섬에는 지난해 4월 대화재가 일어난 노트르담대성당이 있다. 노트르담대성당과 센강이 다시 합류하는 두물머리 사이에 1962년 세워진 추념관이 있다. 추념관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국민 20만명이 독일의 강제수용소로 끌려가 희생된 아픔을 기억한다. 지상에서 보이지 않도록 지하에 추념관이 지어진 것은 전쟁의 억압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노트르담대성당에 대한 절대적 존중의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이런 개념의 문화공간은 우리나라에도 있다. ‘보이지 않는 박물관’이라는 콘셉트로 지난 1월 문을 연 국립익산박물관이다. 신수진 유선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장이 설계한 익산박물관은 미륵사터의 폐허미를 해치지 않는 것은 물론 미륵사 서탑의 모습을 부각시키고자 몸을 낮췄다. 계단을 올라야 하는 다른 박물관과 달리 이 박물관에 들어가려면 경사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반면 경주 황룡사터에 들어선 황룡사역사문화관은 주춧돌밖에 남아 있지 않다시피 한 이 삼국시대 절터의 쓸쓸한 아름다움을 확실하게 반감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현재의 황룡사문화관이 건축적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 더구나 문화관의 지상 건립은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9층석탑을 비롯한 황룡사 전체 사역의 복원을 전제로 했을 것이다. 마사회가 경주에 경마장을 세우려 해서 시끄러웠던 적이 있다. 손곡동과 물천리 일대로 면적은 96만 5000㎡에 이른다. 발굴조사 결과 신라 및 통일신라 시대 토기가마와 숯가마가 대규모로 확인됐다. 결국 2001년 전체 부지의 97%인 85만 3000㎡가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되면서 경마장 건설계획은 백지화됐다. 하지만 보문단지와 야트막한 야산을 사이에 둔 이 땅에 대한 개발압력은 지금도 거세기만 하다. 마사회는 이후 경주 경마장 부지의 매각을 추진했지만, 개발이 어려워 경제성이 없는 만큼 원매자는 없었다고 한다. 결국 마사회는 경마장 부지를 정부에 기부채납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현재 경주 경마장 부지의 활용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경주는 지금 단순한 유적 관광을 넘어 새로운 개념의 문화유산 전시 및 교육, 체험 공간의 필요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상태이다. 지역 여론 역시 문화재청이 주도하는 국책 문화 시설이라면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 경마장 부지가 자연 및 문화 유산을 훼손하지 않는 ‘보이지 않는 문화유산 단지’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손곡(蓀谷)은 ‘창포가 우거진 계곡’이라는 뜻이다. ‘예술의 섬’ 나오시마는 과거 아무것도 없었지만, 손곡은 이미 ‘아트밸리’로 발돋움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은가. sol@seoul.co.kr
  • 아무도 쓰지 않은 부고

    아무도 쓰지 않은 부고

    서울신문은 산재 야간노동자 148명(사고, 과로, 질병 등)의 사망 경위 등에 대한 정보를 모아 부고 기사로 이들의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의미와 위험성 등을 전한다.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부고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다. 새벽까지 재봉틀을 돌렸던 전태일, 2018년 12월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하청업체 노동자로 일하다 목숨을 잃은 김용균씨(당시 24세)는 모두 야간노동자였다. 오는 13일은 평화시장 노동자 전태일이 스스로의 몸에 불을 붙여 참혹한 노동현실을 세상에 알린지 꼭 50년이 되는 날이다. 우리의 노동 환경은 50년 전보다 얼마나 좋아졌을까. 서울신문은 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을 통해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공단의 2020년 1~6월 산업재해로 판정된 사망자 1101명에 대한 질병판정서와 재해조사의견서를 데이터로 변환시켜 148명의 야간노동자 사망 경위를 분석했다. 서울신문은 근로기준법 제56조에 규정된 야간노동 기준(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 근로)을 적용했다. 국내 야간노동자 규모는 정부가 2013년 실시한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 기준 127만명이 마지막으로 집계된 수치다. 전체 노동자의 10.2%이지만 현재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올 상반기 산재 사망자 1101명 중 야간노동자(148명) 비율은 이보다 높은 13.4%다.  ●택시기사 임모씨는 2019년 3월 22일 오전 8시 45분 경기도 고양시의 노상에서 운전석에 앉은 채 숨졌다. 65세. 2018년 9월 이후 고정 야간 근무자로 일해온 고인은 오후 3시 출근해 다음날 오전 4~6시 퇴근, 주당 72시간 이상 근무했다. 고인은 사망 전날 출근했다가 이상 증세를 느껴 당일 2차례 회사에 견인차 출동을 요구했지만 방치됐다. 2009년부터 택시기사로 일해온 고인은 만성 과로 상태로 판정됐다. ●아파트 경비원 이모씨는 2018년 12월 28일 오전 7시 48분 서울 은평구의 한 아파트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이듬해 1월 7일 숨졌다. 75세. 고인은 사망 당시 체감온도 영하 19.3도의 한파가 발령된 상황에서 좁고 추운 초소에서 3~4시간 취침했다. 고인은 재계약 연장 여부를 놓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부산의 해운업체 현장 관리자로 고박 작업과 서무 업무를 한 이모씨는 2019년 10월 2일 퇴근한 다음날 낮에 무호흡 상태로 가족에게 발견됐다. 38세. 전날 태풍으로 7시간 연장 근무를 했으며 사망 전 1주간 84시간 57분을 일했다. 사인은 급성심장사. ●택시기사 정모씨는 2019년 9월 4일 오후 4시 전남 여수시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60세. 고인은 1인 1차제로 사망 전 주당 평균 근무시간60시간 12분을 일했고, 사망 당일 새벽까지 택시를 운행했다. 그는 다른 회사들보다 많은 택시사납금 11만 7000원을 납부하기 위해 쉴새없이 일해야 했다. ●아파트 경비원 오모씨는 2019년 12월 15일 오전 9시 15분 전남 광주의 한 아파트 경비초소 화장실에서 쓰러진 사흘 뒤 숨졌다. 62세. 고인은 사망 직전 4주간 평균 74시간을 일했으며, 초소와 수면 장소가 분리되지 않아 온전한 휴식도 보장받지 못했다. 고인은 아파트 투신 현장을 정리하는 업무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경비원 김모씨는 2020년 1월 29일 오전 6시 10분 전남 광주시 북구의 한 아파트로 출근하던 중 차량 운전석에서 쓰러졌다. 61세. 고인은 사망 전 설날 연휴에 집중된 택배 관리로 평소 대비 2배 이상의 업무를 했다. 사망 전 1주일간 30% 급증된 업무량과 24시간 교대 근무는 만성 과로의 원인이 됐다. ●전남 광주의 택시기사 임모씨는 2019년 12월 13일 오전 2시 30분 승객을 내려준 직후 노상에서 쓰러졌다. 61세. 고인은 고정 야간 근무자로 매일 평균 12시간 운행했다. 그의 사망 직전 1주일간 타코미터 기록으로 총 95시간 39분을 일해 고용노동부 고시 만성 과로 기준치를 30시간 이상 초과했다. ●사출기술자 임모씨는 2019년 10월 16일 오전 6시40분 자동차 부품공장으로 출근하던 중 구토를 하다 쓰러졌다. 그는 같은해 11월 2일 사망했다. 43세. 주야간 2교대 근무와 중량물 취급, 고열 작업으로 기저 질환인 모야모야병이 악화돼 사망한 것으로 판정됐다. ●강원도 원주의 식당 매니저 엄모씨는 2019년 7월 3일 야간 근무 후 퇴근하던 길에 급작스런 가슴 통증으로 긴급 이송됐다. 그는 7월 29일 오후 11시 45분 숨졌다. 54세. 고인은 2015년 4월 이후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일하는 장기 야간노동자였다. 한달에 나흘씩 휴무가 보장됐지만 고정된 날짜없이 불규칙적이었다. ●서울의 대형마트 홈플러스 계산원인 이모씨는 2019년 9월 9일 근무 중 고객으로부터 “여기서 일하는 주제에…”라는 폭언과 욕설을 들었다. 고인은 이날 퇴근 후 오후 8시 10분 자택 화장실에서 쓰러졌다가 9월 19일 숨졌다. 58세. 근로복지공단은 사업주가 갑질을 당한 직원 상태를 확인하고 휴식 등의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책임을 물었다. ●강원 강릉의 한 정신병동 요양보호사로 일하던 엄모씨는 2019년 5월 21일 야간 근무를 마친 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66세. 고인은 24시간 2교대로 매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일했다. 사망 전 1주간 업무시간은 81시간에 달했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 ●주유소 직원인 김모씨는 2019년 6월 2일 오전 3시 14분 서울 마포구의 한 주유소 편의점 입구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49세. 고인은 같은날 오전 1시 55분 주유하러 온 고객과의 물리적 다툼으로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야간 고정근무자인 고인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매일 혼자 일했다. CCTV에는 고인이 편의점 입구 손잡이를 붙잡고 허리를 한참 숙이고 있다가 쓰러지는 장면이 촬영됐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 추정. ●보일러 기사 정모씨는 2019년 1월 28일 오전 6시 30분 서울 관악구의 한 도서관 지하 기계실에서 호흡 곤란으로 쓰러진 1시간 뒤 숨졌다. 69세. 고인은 매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24시간 교대 근무를 했다. 근로계약서상 9시간의 휴게시간이 보장됐지만 실제 근무는 20시간에 달했다. 고인의 사인은 미상이지만 업무상 과로가 원인으로 판정됐다. ●택배기사 이모씨는 2019년 9월 6일 오전 3시 상하차 물류터미널 인근 상가 앞 트럭 안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고인은 병원으로 후송된 이틀 뒤 저녁 8시 8분 숨졌다. 52세. 사망 직전 1주간 근무시간은 76시간 48분으로 만성 과로업무 기준을 초과했다. 사인은 급성 뇌경색. ●서울의 주상복합건물 전기기사였던 최모씨는 2019년 4월 19일 오전 8시 근무지 방재실 간이침대에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41세. 2인 1조 24시간 맞교대 근무 형태였지만 1월 24일부터 18차례 1인 근무를 했다. 고인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모니터링하는 업무로 하루 수면시간이 3시간에 불과했다. ●필리핀 노동자 G는 2019년 4월 8일 오후 8시 15분 부산의 한 자동차 부품업체 기숙사에서 저녁식사 도중 쓰러졌다가 같은해 7월 1일 숨졌다. 44세. 고인은 2017년 6월 입사한 후 1주일 단위의 주야간 교대근무를 했다. 그의 주당 근무시간은 73시간 47분에 달했다. 잦은 야근 연장과 휴일 부족 등 만성적인 과로 상황에 노출됐다. ●14년 경력의 버스 운전기사 강모씨는 2019년 2월 13일 오전 5시 30분 경기 화성에서 버스 출발 직후 사고를 냈고 운전석에 앉은 채 쓰러졌다. 그는 당일 오전 6시 29분 숨졌다. 50세. 매주 2일 근무하고 2일 휴무했으나 근무 시간이 불규칙했다. 허혈성심장질환으로 사고 후 사망으로 추정된다. ●편의점 판매원 윤모씨는 2019년 7월 30일 오전 4시 12분 의식을 잃고 쓰러진 채 손님에게 발견됐다. 그는 오전 5시 54분 숨졌다. 59세. 고인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이어지는 고정 야간근무를 전담했다. 사인은 급성심장사 추정. ●버스기사 김모씨는 2018년 12월 19일 오후 1시 인천의 버스 차고지에서 교대 직전 본인 차량을 주차하던 중 쓰러져 당일 오후 2시 6분 숨졌다. 62세. 하루 평균 11시간 이상 근무했고 휴게 시간이 따로 없었다. 배차 간격 사이 10~20분의 대기시간에 화장실을 가거나 식사를 했다. ●인천의 골재생산공장 생산라인 정비 노동자 문모씨는 2019년 11월 4일 오전 5시 업무를 마치고 샤워를 하러 갔다가 오전 5시 47분 샤워실 바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55세. 고인은 24시간 맞교대 근무로 “근무시간이 길고 피곤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사망 전 1주간 80시간 48분을 일했다. ●아파트 경비원 오모씨는 2018년 1월 14일 오전 8시 20분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실 의자에 앉은 채 숨졌다. 66세. 고인은 사망 전 영하 15.3도의 한파에 제설 작업을 했고 2017년 9월 이후 격일 휴무일 외에 별도로 쉰 적이 없다. 주민들은 고인이 평소 건강했고 친절했다고 말했다. 사인은 급성심장사 추정. ●택시기사인 유모씨는 2019년 1월 18일 오후 3시 30분 서울의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가 같은 달 27일 숨졌다. 63세. 야간에 고정적으로 택시를 운행한 고인은 타코미터 기록을 토대로 하루 약 270㎞의 장거리 운행, 사망 전 주당 평균 87시간 38분의 만성적인 과로에 노출된 것으로 판정됐다. ●경기 평택시의 아파트 경비원 김모씨는 2020년 3월 6일 오전 11시 30분 아파트 출입구 계단에서 넘어져 목 척수가 손상됐다. 긴급 이송된 고인은 4월 30일 오후 8시 57분 숨졌다. 77세. 고인은 3년 6개월간 새벽 6시부터 24시간 격일 교대근무를 해 왔다. ●터널 굴착 경력 8개월의 미얀마 노동자 N은 2020년 6월 10일 밤 10시 20분 전남 광양시 소재 전력구공사 갱도에서 자신이 운전하던 축전차량 하부와 레일 사이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35세. 현장 폐쇄회로(CC)TV에는 고인이 홀로 작업하다 최고시속 15~20㎞로 달리던 축전차에 끼이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전자부품 제조업체 노동자 장모씨는 2020년 7월 27일 오전 9시 19분 경기 안산의 공장 내 유압리프트를 점검하던 중 갑자기 작동한 리프트에 머리가 끼인 채 발견됐다. 41세. 현장에 CCTV가 있었지만 사각지대로 사고 장면이 찍히지 않았다. 고인은 2018년 입사해 2년째 2교대 근무 중이었다. ●전남 해남의 한 조선소 야간경비원인 구모씨는 2020년 4월 17일 오전 5시 30분 옥외작업장의 도크게이트 주변을 순찰하던 중 3.5m 아래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 그는 당일 오전 8시 30분 숨진 채 발견됐다. 57세. 고인은 퇴근 1시간 30분을 남겨놓고 실종됐다. 당일 비가 내려 전방 시야가 어두웠지만 해당 구간에 안전 난간은 설치되지 않았다. ●일용직 흙막이 설치공인 김모씨는 2020년 7월 2일 밤 10시 25분 여수석유화학단지의 플랜트 건설 현장에서 흙막이 공정을 하던 중 무너진 굴착면 토사에 매몰됐다. 59세. 전날 오후 5시에 출근한 고인이 작업했던 굴착면의 지반은 지하수로 젖은 상태였고, 작업계획서 절차도 현장에서 준수되지 않았다. ●도장 기술자 김모씨는 2020년 8월 26일 오전 6시 35분 경남 함안군의 공장 발전기 구조물을 도장하던 작업 중 지지대가 넘어지면서 1.42t 중량의 구조물에 맞아 숨졌다. 53세. 구조물을 받치는 지지대는 바닥접촉 면적이 작아 외부 충격에도 쉽게 쓰러지는 형태였다. 동료 작업자가 지게차로 다른 구조물을 옮기다 참사가 발생했다. 전날 밤 10시 야간근무조로 출근한 고인은 영영 퇴근하지 못했다. ●충남 예산의 플라스틱 제조업체에서 일한 스리랑카 노동자 K는 2020년 2월 7일 새벽 5시 37분쯤 사출성형기 점검을 위해 내부에 들어갔다가 작동한 기기에 머리가 끼였다. 긴급 후송된 고인은 오전 6시 26분 숨졌다. 32세. 해당 사출성형기는 안전을 위한 방호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전원선이 분리돼 사고 당시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시 북구의 플라스틱 제조사의 협력업체 직원 성모씨는 2020년 6월 11일 오후 9시 20분 발포성형기의 금형 사이에 끼여 숨졌다. 57세. 고인은 2인 1조로 작업하던 중 갑작스러운 닫힘 현상으로 ‘끼임 재해’를 당했다. 사고 작업장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기계적 안전장치가 해제돼 발생한 사고로 추정됐다. ●광주 광산구의 자동차부품 생산공장 협력업체 노동자 이모씨는 2020년 3월 27일 오전 3시 25분 작업하던 로봇 팔에 끼인 채 발견됐다. 긴급 이송된 고인은 오전 4시 42분 숨졌다. 65세. 평소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2교대 근무를 한 고인은 사망 당일 오전 4시까지 연장 근무를 하다 숨졌다. ●현대중공업에서 32년을 재직한 정모씨는 2020년 4월 21일 오전 4시 울산 동구의 도장공장에서 블록 반출 작업 중 이동하던 빅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51세. 고인이 낀 도어 사이의 간격은 18㎝에 불과했다. 전날 오후 8시부터 작업을 한 고인은 빅도어에 끼인 후 14m를 끌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를 일으킨 빅도어는 재해 몇일 전에도 이상 작동이 신고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구미시의 금속업체 7년 경력자 N모씨는 2020년 7월 8일 밤 10시 10분경 크레인을 이용한 코일 이송 작업 중 1.8t짜리 코일 사이에 끼여 숨졌다. 52세. 고인은 잘못 부착된 제품 라벨을 수정하려다 참변을 당했다. 발견 당시 고인의 손에는 코레인 조작 리모컨이 쥐어져 있었다. 업체는 작업지휘자와 신호수를 미배치하는 등 안전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생산직 노동자 조모씨는 2020년 2월 21일 오후 6시 30분 대구 달서구 소재의 빵·과자 제조공장에서 자동화 설비(식빵 투입 리프트)를 청소하던 중 갑자기 하강한 리프트에 상체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동료에 의해 2분여 만에 구조돼 이송됐지만 숨졌다. 50세. 주야간 12시간 교대근무자인 고인이 희생된 설비에는 안전 장치가 존재하지 않았다. ●경남 밀양시의 한 주물공장에서 일하던 태국 노동자 P는 2020년 6월 3일 오전 7시 10분 공장 도가니에서 발생한 원인 미상의 폭발로 전신화상을 입고 긴급 후송된 지 하루 만인 4일 오전 4시 17분 숨졌다. 31세. 4년 경력의 숙련노동자인 고인은 전날 밤샘 작업을 했지만 사고 당시 방열복을 착용하지 않았다. 업체는 숨진 노동자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특별안전보건교육을 하지 않았다. ●충북 청주시 제지업체의 26년 경력자 신모씨는 2020년 6월 22일 오후 8시 20분 사외집수정 집수조에서 익사한 채 발견됐다. 49세. 고인은 집수조 내부에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다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행 집수정 순회지침에는 안전상 2인 1조 작업 규정이 명시됐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앗다. ●배달노동자 오씨는 2020년 3월 6일 밤 10시 20분 세종시에서 치킨을 배달하던 중 버스와 충돌해 숨졌다. 27세. 사고 한달 전 배달 일을 시작한 고인은 매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일하며 하루 25건의 치킨 배달을 했다. 사고 당일은 일주일 중 치킨 주문이 가장 많은 금요일이었다. ●경기 부천시의 한 영상기기 제조업체 연구원으로 21년째 일한 양모씨는 2020년 4월 24일 새벽 12시 48분 작업 중 경사로에 정차된 차량에 24m나 밀려가는 사고를 당했다. 긴급 후송된 고인은 오전 2시 11분 숨졌다. 48세. 작업 현장은 편도 1차선 도로로 조명도 없어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모씨는 2020년 8월 12일 오후 8시 26분 경북 경주시의 자동차부품 제조공장 내부를 통행하던 중 이동중인 지게차의 포크와 바닥 사이에 끼여 숨졌다. 53세(여). 당일 야간 근무조였던 고인은 작업 지시를 받고 6분여만에 사고를 당했다. 지게차를 몬 작업자는 운전자격면허가 없었고, 공장 내 작업장의 안전통로 상태도 부적합했다. ●골판지 제조업체 노동자 김모씨는 2020년 4월 3일 밤 10시 24분 경기 안성의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끄다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69세. 긴급 이송된 고인은 7월 7일 오전 4시 숨졌다. 계약직이었던 고인은 2조 2교대 근무를 하며 매일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야간노동을 했다. ●경북 김천의 담배제조 공장 노동자 김모씨는 2020년 3월 3일 오전 7시 30분 원료 투입 작업 도중 2.3m 높이의 펄프 혼합기 내부로 추락해 숨졌다. 53세. 당일 오전 6시 30분에 출근한 고인은 나홀로 작업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비명으로 추정되는 소리가 공장의 다른 작업자에게 감지됐지만 소음에 묻혀 즉각적이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 신정현 경기도의원, 경기도청소년수련원 전면 무료화 필요

    신정현 경기도의원, 경기도청소년수련원 전면 무료화 필요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신정현(더불어민주당·고양3) 의원은 10일 경기도청소년수련원 행정사무감사에서 수입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위기청소년과 장애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사업 발굴을 위해 청소년수련원의 전면 무료화가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신정현 의원은 “제도권 내에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은 청소년 수련시설에 접근이 용이하고 다양한 지원과 혜택을 받는 반면, 학교 밖 청소년과 가정 밖 청소년은 청소년 수련시설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다”라고 설명하며 “최근 2년간 위기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2019 위기청소년(학교 밖 청소년) 야영캠프’ 1건이 유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청소년수련원의 비대면 프로그램 중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1개(그룹홈 아동·청소년 체험캠프)에 불과하다”며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와 연계를 통한 프로그램만 추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기관으로서 청소년 활동 경험이 부족한 학교 밖 청소년·가정 밖 청소년에게 직접 찾아가 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고심하고 이를 사업으로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예산과 틀에 묶이지 않고 진정한 청소년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위하여 전국 최초로 경기도청소년수련원의 전면 무료화를 제안하고 싶다”며 “수입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학교 밖 청소년, 가정 밖 청소년, 다문화 가정 등 다양한 청소년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 활동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적극적인 청소년 활동을 추구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주길 희망한다”고 건의했다. 또한 신 의원은 “청소년수련원에는 장애청소년을 위한 리프트, 점자블록, 경사로 등 편의시설이 설치되어 있으나 글램핑장, 야영장 등은 장애청소년을 위한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며 “장애청소년을 위한 편의시설을 확대하고 장애청소년 대응 전문 인력을 양성해 달라”고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도 소녀 카브야 “오빠에게 골수 이식시키려고 전 태어났어요”

    인도 소녀 카브야 “오빠에게 골수 이식시키려고 전 태어났어요”

    인도의 귀여운 소녀 카브야 솔란키는 생후 18개월이던 지난 3월 몸 속의 골수를 일곱 살 오빠에게 이식해줘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형제를 살리기 위해 제몸을 바친 미담으로도 여겨지지만 허술한 의료 규제를 틈타 어린 소녀에게 강요한 것이라 윤리적으로 온당하지 않은 일이란 지적도 만만찮다. 오빠 압히짓은 지중해성 빈혈(Thalassemia)이란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유전적 결함으로 적혈구의 산소를 조직으로 운반하는 혈액 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이 부족해 피를 퍼나르지 못해 자주 수혈을 받아야 했다. 20~22일에 한 번씩 350~400ml 수혈을 받았다. 여섯 살이 됐을 때 이미 수혈 횟수가 80번이나 됐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아흐메다바드에 사는 아빠 사흐데브신은 영국 BBC 델리 주재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첫 딸에 이어 두 번째 얻은 압히짓이 “10개월 됐을 때 지중해성 빈혈이란 장애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고 막막했다. 몸이 약했고, 면역이 안 돼 계속 앓았다. 치료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고 내 슬픔은 배가 됐다”고 말했다. 아들을 돕기 위해 문헌을 뒤져 치료 방법이 있는지 찾고, 의사들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그렇게 해서 골수를 이식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첫 딸과 가족 중에 골수가 일치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다 2017년 ‘치료용 맞춤 아기(saviour siblings)’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전학적 선별검사를 통해 유전적으로 문제 없는 것이 확인된 배아만 시험관 시술을 통해 낳아 기른 뒤 수술이 가능한 나이가 됐을 때 장기나 세포, 골수 등을 이식하는 것이다. 궁금해진 그는 인도에서 최고의 임신 전문의로 꼽히는 마니시 뱅커 박사에게 지중해성 빈혈이 없는 태아를 낳게 해달라고 매달렸다.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었다. 당시에도 한 병원은 그에게 미국에서 딱 맞는 골수 조직을 찾아주겠다며 유혹했는데 500만 ~1000만 루피가 든다고 하는 데다 성공 확률이 20~30%밖에 안 된다고 해 포기했다. 이렇게 6개월 이상 배아를 형성해 오빠 것과 일치하는지 살펴본 뒤 엄마의 자궁에 이식했다. 그 뒤 카브야가 세상에 태어나자 다시 16~18개월을 기다려 몸무게가 10~12㎏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지난 3월에 골수 이식을 마치고도 조직들이 잘 받아들이는지 지켜보느라 7개월을 다시 기다렸다.이렇게 긴 시간을 기다려 압히짓이 더 이상 수혈을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아빠는 말했다. 최근 헤모글로빈 수치를 확인했더니 11을 넘겼다며 이렇게 되면 완치된 것이라고 의료진이 얘기했다는 것이다. 수술 직후 카브야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떨어져 며칠 동안 상당히 통증이 심했지만 이제는 거의 나았다고도 했다. 아빠는 카브야가 태어난 것이 그들 모두의 인생을 구해줬다고 기꺼워했다. “우리 모두 그 아이를 다른 두 아이보다 사랑한답니다. 그녀는 단순히 우리 아기가 아니라 우리 가족의 구세주예요. 우리는 영원히 그 아이에게 고마워할 겁니다.” 카브야가 세계 최초 사례는 아니다. 미국에서 20년 전에 태어난 애덤 내시는 ‘판코니 빈혈(Fanconi anaemia)’이란 희귀 유전질환을 갖고 태어난 여섯 살 누나에게 유전자를 기증하기 위해 태어났다. 당시에도 부모가 원해서 낳은 아이인지, 아니면 누나를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이인지 논쟁이 벌어졌다. 2010년 영국에서도 일종의 ‘디자인된 아기’가 태어나 또다시 논란이 이어졌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치며 유전자 편집의 윤리 전문가인 존 에반스 교수는 독일 철학자 에마뉘엘 칸트의 명언 ‘오로지 자신의 이득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면 안된다는 것’을 예로 들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반스 교수는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면서 “우리는 부모의 동기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 아픈 아이를 위해 유전적으로 완벽하게 일치되게 창조하겠다는 것이 아이를 갖는 단 하나의 이유였나? 그렇다면 아이들의 동의 없이 아이에게 그런 위험을 감수하도록 밀어붙인 것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 앞으로 이런 방식을 널리 활용할 수 있을까. 에반스 교수는 “스펙트럼의 한 끝에는 아기 탯줄에서 세포를 추출하는 방법, 다른 끝에는 장기를 적출하는 방법이 있다. 골수를 얻는 것은 그 중간쯤일 것이다. 위험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증자에게 영구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장기를 적출하는 것 만큼 위험하진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역시 어디에서 멈출 것인가 하는 윤리적 문제에 맞닥뜨린다고 했다.  그는 “아주 미끄러운 경사로여서 장벽을 세우기가 아주 어렵다. 골수만 채취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를 변형하는 단계로 나아가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기자 겸 작가인 나미타 반다레는 “영국이라면 유전공학에 대해 까다로운 승인 절차가 있지만 인도는 허술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같은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솔란키 가족 일에 판단하고 싶지 않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부모로서 나도 같은 일을 했을지 모른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규제가 필요하다. 최소한 공적 논의가 필요하다. 이 아이는 어떤 논의도 거치지 않고 잉태됐다. 레이더에 관측되지도 않은 채 이런 중요한 일이 진전된 것이냐?”고 되물었다. 구자라트주 정부 관리인 아빠는 “다른 사람들이 우리 가족을 판단하면 적절치 않을 일”이라면서 “우리는 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의 행동 뒤에 숨겨진 의도를 들여다봐야 한다. 날 판단하기 전에 당신들을 내 상황에 들여놓아봐라”고 주문했다. 그는 “모든 부모는 건강한 아기를 원하고 아이들의 건강을 좋게 하려는 데 비윤리적이란 것은 없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가업을 잇기 위해, 가문의 명예를 잇기 위해, 하나뿐인 아이에게 친구를 만들어주려는 등 온갖 이유로 아이를 갖고 싶어 한다. 왜 내 이유를 탐문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뱅커 박사 역시 “기술을 이용해 질병이 없는 아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왜 우리가 그렇게 하면 안 되느냐?”고 되물은 뒤 “우리가 인도에서 살펴야 할 근본적인 물음들은 규제와 등록이다. 잠재적으로 누군가 그릇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술을 활용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1970년대 이후 다운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있는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알아보고 있지 않느냐며 유전자 제거는 다음 세대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 필요한 “다음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압히짓의 기대 수명이 25~30세였는데 지금은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며 동기가 정당함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와우! 과학] ‘화성 탐사 내게 맡겨라’…NASA, 합체 로봇 개발하는 이유

    [와우! 과학] ‘화성 탐사 내게 맡겨라’…NASA, 합체 로봇 개발하는 이유

    여러 개로 분리되었다가 하나로 합체되는 로봇은 로봇 만화의 흔한 소재 중 하나다. 그런데 만화가 아닌 현실에서 이를 시도하는 과학자들이 있다. 바로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캘리포니아 공대 연구팀이 개발 중인 듀악셀(DuAxel) 로버가 그 주인공이다. 듀악셀 로버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사륜구동 화성 탐사 로버처럼 생겼다. 이 로버의 특별한 점은 분리되는 앞바퀴다. 본체와 뒷바퀴는 지지대 역할을 하고 케이블로 연결된 앞바퀴와 바퀴 축은 별도의 미니 로버로 움직일 수 있다. 이런 별난 로버를 만든 이유는 기존의 로버로는 탐사하기 어려운 가파른 경사 지형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물론 큐리오시티나 오퍼튜니티 같은 화성 로버들도 어느 정도 경사는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태양전지나 출력이 약한 원자력 전지로 움직이다 보니 50~60도의 가파른 경사 지형을 통과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NASA 과학자들이 생각한 대안은 줄을 타고 비탈길을 오르내리는 방식이다. 케이블에 매달린 작은 로버라면 출력이 약하거나 속도가 느려도 문제없이 가파른 경사를 오르내릴 수 있다. 뒷바퀴와 본체는 지지대 역할을 하면서 케이블로 동력을 공급하고 데이터를 전송받는다. 연구팀은 실현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프로토타입 분리 합체 로버인 듀악셀을 모하비 사막의 가파른 언덕에서 테스트했다. 결과는 긍정적이었다.듀악셀 로버 본체에서 분리된 미니 로버는 사람도 오르기 쉽지 않은 가파른 비탈길을 탐사했다. 미니 로버는 바퀴가 두 개뿐이지만, 3D 입체지도를 만들 수 있는 카메라와 자율주행 능력을 지니고 있어 안전하게 거친 경사로를 이동할 수 있다. 본체와 바퀴에는 별도의 탐사 장비를 탑재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어 지형뿐 아니라 토양 속의 수분 함량 등 여러 가지 중요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화성에는 비교적 최근에 물이 흘렀던 것으로 보이는 가파른 경사 지형이 있다. 물론 화성 표면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지만, 화성 지하 깊은 곳에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 지하수가 우연히 경사로를 따라 흐르면서 증발하거나 얼어붙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매우 가파른 경사 지형이라 로버를 직접 보내 확인할 수가 없었다. 듀악셀 로버는 이 한계를 극복할 NASA의 비밀 무기인 셈이다. 듀악셀 로버는 현재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한 기초 연구 단계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화성 탐사를 넘어 여러 가지 임무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단순 탐사 임무를 넘어 달 크레이터 내부에 케이블을 깔아 전파 망원경을 건설하는 임무도 구상하고 있다. 단순 개념 연구를 넘어 실제 우주 탐사 임무에 분리 합체 로버가 투입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노후 상가 재건축 80% 동의만 얻으면 된다

    노후 상가 재건축 80% 동의만 얻으면 된다

    이르면 내년 6월부터는 낡은 상가·오피스텔을 재건축할때 소유자의 100%가 아닌 80%의 동의만 충족하면 된다. 에어컨 실외기나 지하주차장 경사로 지붕면적 등은 건축면적 산정에서 제외돼 아파트에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15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 불편 해소 및 건축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선 방안’을 15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발표했다. 일단 한 건물에 여러명의 소유자가 있는 집합건물에 대한 재건축 허가기준이 완화된다. 기존에는 오피스텔, 상가를 재건축할때 소유자 100%의 동의를 얻어야 허용됐지만 이제 이 기준이 80%로 낮춰진다. 이는 30가구 이상 아파트나 연립주택은 재건축시 동의 요건이 75~80%라는 점을 고려해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20년 이상 된 노후 상가·오피스텔의 재건축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물 내부에 설치되는 에어컨 실외기실 공간, 지하주차장 경사로 지붕이나 생활폐기물 보관시설 지붕 등도 건축물 바닥면적 산정시 제외된다. 바닥면적은 건축물의 건폐율과 용적률 등 규제와 직결돼 이용자가 편의에 의해 추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아파트 단지에서 지하주차장 입구의 겨울철 미끄럼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지붕을 설치하려 해도 지금은 단지 바닥면적에 포함해야 하기에 공사를 진행하려면 등기와 대장 등을 변경하는 등 번거로운 점이 많다. 건물 내부 에어컨 실외기 공간을 바닥면적에서 빼주는 것은 안전과 외관 등을 고려해실외기를 내부에 설치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북 연말까지 ‘80일전투’ 전개하기로, 리병철·박정철에 원수 칭호

    북 연말까지 ‘80일전투’ 전개하기로, 리병철·박정철에 원수 칭호

    북한은 5일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고 연말까지 ‘80일전투’를 벌이기로 결정했다. 역시나 우리 공무원 총격 살해 경위를 남북이 공동 조사하자는 우리 제안에 대해 논의되거나 일언반구 반응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9차 정치국회의가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되였다”며 “정치국회의에서는 첫째 의정으로 전당, 전국, 전민이 80일전투를 힘있게 벌려 당 제8차대회를 빛나게 맞이할데 대한 문제를 토의하였다”고 6일 전했다. 정치국회의에서는 “당 제8차대회까지 남은 기간은 올해 년말전투기간인 동시에 당 제7차대회가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수행의 마지막 계선인것만큼 전당적, 전국가적으로 다시한번 총돌격전을 벌려야 한다고 강조하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또 “정치국은 당창건 75돐을 승리와 전진의 대경사로 빛내이고 그 기세를 더욱 앙양시켜 올해의 투쟁을 자랑스럽게 결속하며 당 제8차대회를 높은 정치적 열의와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기 위하여 전당적, 전국가적으로 년말까지 80일전투를 전개할데 대한 책임적이며 중대한 결심을 내리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당 정치국은 전당, 전국, 전민을 80일전투에로 총궐기시키기 위하여 전투적구호를 제정하고 전당의 당조직들과 당원들에게 당중앙위원회 편지를 보내기로 결정하였다”고 소개했다. 회의에서는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전담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수여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들에게 원수 칭호에 대한 ‘공동결정서’를 전달하고 “당과 인민의 크나큰 신임과 기대에 높은 사업실적으로 보답하기 바란다”고 당부하며 축하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대법 “의심 가지만… 명백한 증거 없어” 17억 보험금 걸린 ‘금오도 사건’ 무죄

    대법 “의심 가지만… 명백한 증거 없어” 17억 보험금 걸린 ‘금오도 사건’ 무죄

    사고위장 아내 살인 의혹… 최종 판결“여기 차가 가라앉아요, 문도 안 열려요. 아무것도 안 보여요. (물이) 목까지 올라왔어요…아, 저 잠겨요.” 2018년 12월 31일 밤 10시 56분. 전남 여수 지역의 119에 다급한 목소리의 구조 요청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의 목소리는 4분여 만에 끊겼고, 결국 여수 금오도 선착장 인근 바다에서 침수된 차량과 함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여수해경은 단순 차량 사고가 아닌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숨진 A(당시 47세)씨의 남편 B(50)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 등은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B씨가 단골식당에서 알게 된 종업원 A씨와 가까워진 뒤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봤다. 당시 B씨는 1억원이 넘는 빚으로 개인회생을 신청한 데다 전처와 낳은 세 자녀에게 매달 200만원 가까운 생활비를 보내야 했다. B씨는 유부녀인 A씨가 남편과 별거하려는 사실을 알고 원룸 보증금을 대신 내주기도 했다. A씨는 12월 초 이혼신고를 마치고 4일 뒤 B씨와 혼인신고를 하면서 부부가 됐다. B씨는 A씨와 교제를 시작한 직후 A씨 명의로 5건의 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사망 시 최대 12억 5000만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혼인신고 이튿날에는 자신의 자동차보험에 최대 5억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손해보장 확대 특약 등까지 가입했다. 앞서 가입한 아내 명의 보험의 수익자는 자신 명의로 변경했다. B씨의 차량 사고로 아내가 사망하면 최대 17억 5000만원을 B씨가 수령하는 셈이다. 이런 조건을 완성한 B씨는 31일 오후 “해돋이를 보러 가자”며 아내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금오도의 선착장으로 향했다. 날이 저물자 선착장 경사로에서 후진하던 B씨는 난간을 들이받고 차 상태를 확인한다며 혼자 운전석에서 내렸다. B씨는 차량 변속기를 중립(N)에 놓고 차량에서 빠져나왔고, 경사로에 있던 차량은 A씨를 태운 채 바다로 굴러 내려갔다.1심은 보험금을 노린 살인이 맞다고 보고 남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1심과 달리 교통사고에 따른 사망으로 판단하고 금고 3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은 24일 원심을 확정했다. 아내가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까지의 정황이 남편의 살인으로 의심되더라도, 명백한 증거가 없다면 무죄로 봐야 한다는 형사재판의 엄격한 원칙에 따른 결과였다. 대법원은 95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으로 관심을 끌었던 ‘캄보디아 만삭 아내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범행 동기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2017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바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는 “A씨가 사건 2개월 전 남편의 권유로 보험 계약을 새로 체결하고 사고 당시 기어가 중립 상태에 있었다는 점 등 의심스러운 사정은 있다”면서도 “남편이 승용차를 뒤에서 밀어 바다로 추락시켰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직접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금오도 아내 사망사건’ 17억 보험금, 남편이 수령할까

    ‘금오도 아내 사망사건’ 17억 보험금, 남편이 수령할까

    보험금을 노리고 아내가 탄 차를 바다에 빠지게 만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편이 무죄를 확정받았지만 문제의 보험금은 곧바로 지급되지 않을 전망이다. ‘캄보디아 만삭 아내 사망사건’처럼 보험금 지급 여부는 민사재판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살인·자동차매몰 등의 혐의로 기소됐던 A(52)씨의 상고심에서 살인 혐의는 무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는 금고 3년을 선고한 원심을 24일 확정했다. 법원 “의심스러운 사정 있지만 무죄 가능성 배제 못해” 일명 ‘금오도 아내 사망사건’으로 불리는 사고는 지난해 2018년 12월의 마지막 날 밤에 발생했다. 오후 10시쯤 전남 여수시 금오도의 한 선착장에서 A씨는 아내 B(사망 당시 47세)씨와 함께 타고 있던 제네시스 승용차를 후진하다가 추락방지용 난간을 들이받았다. 차 상태를 확인한다며 A씨는 차량변속기를 중립(N)에 놓고 혼자 운전석에서 내렸고, 경사로에 있던 차량은 아내를 태운 상태로 바다에 빠졌다. 검찰은 A씨가 일부러 변속기를 중립에 넣고 차에서 내린 뒤 차를 밀어 바다에 빠뜨렸다고 보고 살인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했다. 1심에서는 살인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무기징역이 선고됐지만, 2심은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만 인정해 금고 3년을 선고했다. 금고는 교도소에 감금은 하지만 노역을 하지 않는 형벌로 양심수나 과실범에게 주로 선고된다. 아내 B씨는 사고 직전 자신의 명의로 수령금 12억원 상당의 보험 6건을 가입했다. 그 중에는 기존 보험을 해약하고 사망보험금을 높인 새로운 보험이 포함됐다. 피해자 사망 시에 지급될 보험금이 종전 3억 7000만원에서 12억 5000만원으로 대폭 늘었다. 또 혼인신고 이후에는 보험금 수익자 명의가 A씨로 변경됐다. 특히 A씨는 3개 보험사 중 계약 보험금이 가장 큰 곳에서 보험설계사로 근무한 이력도 있었다. 이 때문에 검찰은 거액의 보험금을 남편의 범행 동기로 봤지만 재판부는 살인의 직접적인 동기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도 거액의 보험 계약이 사고 직전 대폭 늘어나고 수령자가 모두 남편으로 변경된 점 등에 대해 “의심스러운 사정이 있다”고 봤지만, 아내의 사망이 남편의 고의적 범행으로 인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결국 무죄 판단을 내렸다. 아내의 사망으로 A씨가 받게 될 보험금은 3개 손해보험사를 합쳐 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재판서 ‘무죄’여도 민사재판서 보험계약 무효 가능 그러나 A씨가 형사재판에서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받았다고 해서 자동으로 보험금을 수령할 권리가 생긴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도 사건과 연관된 보험금 지급 민사소송에서는 보험 계약을 무효로 하거나 부분적으로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형사재판에서 엄격한 증거주의에 따라 무죄 판결을 내렸더라도 민사재판에서는 계약 경위와 사건 전개를 두루 살펴 보험금을 노린 부정가입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때문이다. 2012년 발생한 ‘의자매 독초 자살 방조 사건’에서 피고 오모씨는 의자매 장모씨를 사망 3주 전 고액의 종신보험에 가입시키고 자살을 방조한 혐의(보험사기, 자살방조 등)로 기소됐다. 그러나 2014년 무죄 판결(서울고법)을 받았고, 장씨의 자살이 입증되지도 않았다. 반면 민사재판(서울고법)에서는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오씨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인’(推認·미루어 인정함)하면서 장씨가 사망 3주 전 가입한 종신보험 계약을 무효로 인정했다. 아내 B씨가 계약한 보험사들은 판결문을 충분히 검토한 뒤 남편 A씨의 향후 행동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A씨는 보험금 지급을 요구하는 민사소송을 아직 제기하지는 않은 상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7억 보험금 걸린 ‘금오도 추락사’…대법 “살인 아닌 운전 과실”

    17억 보험금 걸린 ‘금오도 추락사’…대법 “살인 아닌 운전 과실”

    “여기 차가 가라앉아요, 문도 안 열려요. 아무것도 안 보여요. (물이) 목까지 올라왔어요…아, 저 잠겨요.” 2018년 12월 31일 밤 10시 56분. 전남 여수 지역의 119에 다급한 목소리의 구조 요청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자의 목소리는 4분여 만에 끊겼고, 결국 여수 금오도 선착장 인근 바다에서 침수된 차량과 함께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여수해경은 단순 차량 사고가 아닌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숨진 A(당시 47세)씨의 남편 B(50)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검찰 등은 보험설계사로 일하던 B씨가 단골식당에서 알게 된 종업원 A씨와 가까워진 뒤부터 범행을 계획했다고 봤다. 당시 B씨는 1억원이 넘는 빚으로 개인회생을 신청한 데다 전처와 낳은 세 자녀에게 매달 200만원 가까운 생활비를 보내야 했다. B씨는 유부녀인 A씨가 남편과 별거하려는 사실을 알고 원룸 보증금을 대신 내주기도 했다. A씨는 12월 초 이혼신고를 마치고 4일 뒤 B씨와 혼인신고를 하면서 부부가 됐다. B씨는 A씨와 교제를 시작한 직후 A씨 명의로 5건의 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사망 시 최대 12억 5000만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혼인신고 이튿날에는 자신의 자동차보험에 최대 5억원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손해보장 확대 특약 등까지 가입했다. 앞서 가입한 아내 명의 보험의 수익자는 자신 명의로 변경했다. B씨의 차량 사고로 아내가 사망하면 최대 17억 5000만원을 B씨가 수령하는 셈이다. 이런 조건을 완성한 B씨는 31일 오후 “해돋이를 보러 가자”며 아내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금오도의 선착장으로 향했다. 날이 저물자 선착장 경사로에서 후진하던 B씨는 난간을 들이받고 차 상태를 확인한다며 혼자 운전석에서 내렸다. B씨는 차량 변속기를 중립(N)에 놓고 차량에서 빠져나왔고, 경사로에 있던 차량은 A씨를 태운 채 바다로 굴러 내려갔다.1심은 보험금을 노린 살인이 맞다고 보고 남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1심과 달리 교통사고에 따른 사망으로 판단하고 금고 3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은 24일 원심을 확정했다. 아내가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까지의 정황이 남편의 살인으로 의심되더라도, 명백한 증거가 없다면 무죄로 봐야 한다는 형사재판의 엄격한 원칙에 따른 결과였다. 대법원은 95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으로 관심을 끌었던 ‘캄보디아 만삭 아내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 대해서도 “범행 동기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2017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바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안철상)는 “A씨가 사건 2개월 전 남편의 권유로 보험 계약을 새로 체결하고 사고 당시 기어가 중립 상태에 있었다는 점 등 의심스러운 사정은 있다”면서도 “남편이 승용차를 뒤에서 밀어 바다로 추락시켰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직접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영봉 경기도의원 “의정부 회룡역 연결 철제 계단 재정비 완료”

    이영봉 경기도의원 “의정부 회룡역 연결 철제 계단 재정비 완료”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이영봉(더불어민주당·의정부2) 도의원이 18일 의정부 회룡역 연결 철제 계단의 재정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은 회룡역 1번 출구와 회룡천 제방쪽을 연결하는 철제식 계단으로 인근 주민뿐만 아니라 서울과 근교 북한산 둘레길 등산객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그동안 도시미관을 저해하고 이용에 불편함이 많아 지난 2월부터 시민들이 정비를 요구해왔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회룡역 연결 철제 계단의 도시미관 저해 요소를 재정비해 달라는 민원상담을 접수받고 관계기관 통보와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민원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이 도의원은 지방자치단체 등에 올해 상반기 회룡천 정비사업에 데크 계단과 경사로 설치 계획을 확인 받아 지난 7월 시설을 준공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원기 경기도의원, 고산종합사회복지관 시설공사 현황 설명회 개최

    김원기 경기도의원, 고산종합사회복지관 시설공사 현황 설명회 개최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 김원기 도의원(더불어민주당·의정부4)은 지난 16일 경기도의회 의정부상담소에서 의정부시의원 안지찬·이계옥(더불어민주당·라선거구), 고산종합사회복지관 및 LH공사, 의정부시 관계자 등과 함께 고산종합사회복지관 시설 공사 개관을 앞두고 이용 시설 편의에 대한 전반적 상태를 점검하고 의견 청취와 함께 대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는 24일 개관을 앞 둔 고산종합사회복지관은 의정부시 정음로15 정음마을 201동에 지상1층(연면적 555.69㎡) 규모로, LH공사가 고산지구 영구임대 및 국민임대아파트 혼합단지에 무상임대로 건립했다. 고산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시설 공사 현황 설명과 함께 “장애인 및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를 위한 경로식당 출입구 이용 편의시설(경사로), 경로식당 앞 데크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께 참석한 안지찬, 이계옥 시의원은 “복지관 개관에 대한 축하 인사말과 회의 참석에 대한 소회를 전하고 일부 시설의 개선과 공간의 효율적 사용을 권유하고 노령 인구 증가로 복지관에 대한 관심과 이용 시민들이 증가하고 있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마무리 작업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원기 도의원은 “복지관 개관에 대한 축하와 기대감을 표명하고 시설 견학에 대한 소회로 이용불편 사항 사전 개선과 안전 장치 시설에 대한 세심한 점검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어르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맞춤형 복지관으로서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이 주민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풍에 독도 접안 부대시설 유실…울릉도~독도 여객선 운항 전면 중단

    태풍에 독도 접안 부대시설 유실…울릉도~독도 여객선 운항 전면 중단

    독도 접안시설이 연이은 태풍에 크게 파손돼 입도객에 대한 전면 통제에 들어갔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제9호 태풍 ‘마이삭‘, 제10호 태풍 ‘하이선‘으로 독도 접안장 부대시설이 크게 파손됨에 따라 독도 방문객들의 안전을 위해 울릉도~독도 여객선 운항을 일체 중단한다고 9일 밝혔다. 다만, 독도경비대와 독도평화호 등 행정적인 사무 선박만 접안 가능하도록 했다. 독도 접안장 부대시설인 콘크리트 경사로 2곳 중 1곳(길이 7.75m, 폭 20m)이 마이삭 등으로 완전히 유실돼 방문객들의 입도가 사실상 불가능해 진 때문이다. 또 접안장 주변 안전 난간시설도 파손됐다는 것이다. 이로써 올해 울릉도~독도 여객선 운항은 사실상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접안장 부대시설 복구공사가 빨라야 다음달 말쯤 이뤄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울릉도∼독도 여객선 운항은 매년 겨울철 동해안 기상 악화로 인해 11월을 전후해 중단돼 이듬해 4월쯤 재개된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1997년 독도 접안장 시설 설치 이후 이번과 같은 큰 피해는 처음”이라며 “기초를 단단히 하는 등 철저히 보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들어 8월말까지 독도 방문객은 7만 447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20만 6127명의 36.1%에 그쳤다. 올들어 발생한 코로나19 여파로 울릉도 관광객이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울릉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한창이웨이㈜, 교통약자 위한 ‘이동식 경사로’로 주목

    한창이웨이㈜, 교통약자 위한 ‘이동식 경사로’로 주목

    이동식 경사로는 본래 공연장, 집회장 및 강당 등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에 설치된 무대에 높이 차이가 있는 경우 계단을 이용하기 어려운 장애인 등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장치로, 법적 의무화에 따라 그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그중에서도 25년 경력의 장애인편의시설 및 도로교통시설 전문 한창이웨이가 이동식 경사로의 우수성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한창이웨이의 이동식 경사로는 2019년 제품 출시 후 전국적으로 500여 개 이상의 관공서에 납품을 진행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고, 현재는 관공서 외에도 대중이용시설 및 아파트, 오피스텔, 공장, 사옥, 공사, 건설현장 등에까지 납품하며 그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제품들이 나무 또는 스테인리스, 플라스틱을 사용하여 무겁고 보관이 불편했던 것과는 달리, 한창이웨이의 이동식 경사로는 가벼운 알루미늄을 사용하여 설치와 보관이 용이하며 고급스럽고 깔끔한 외관으로 심미성도 높였다.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각 단에 있는 연결 장치를 해제하여 분리한 후 다리를 접어 보관할 수 있으므로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고, 한 공간에서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다른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므로 실용적이다. 신체적으로 불편한 이들이 사용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안정성 강화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경사로표면에 홈을 주어 미끄럼을 방지하고, 양쪽 끝에 위치한 5cm 날개가 추락 방지 역할을 해준다. 제품 및 다양한 장애인편의시설/도로교통시설 관련 더욱 자세한 정보는 한창이웨이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성북구 ‘無장애 도시’ 등 주민참여 49건 선정

    성북구 ‘無장애 도시’ 등 주민참여 49건 선정

    서울 성북구는 서울시 2020 시민참여예산 한마당 총회에서 성북구민이 제안한 사업 49건이 선정돼 예산 약 41억원을 확보했다고 2일 밝혔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주민이 직접 제안 심사 평가해 예산 편성에 반영하는 제도로, 2011년부터 재정 투명성 확대를 위해 의무화됐다. 성북구는 지방재정법 개정보다 앞서 ‘성북구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조례’를 제정해 주민 참여에 앞장서고 있다. 총회는 지난달 29일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성북구는 ▲무장애도시, 그까이꺼 경사로 지원으로 OK ▲노후된 공원등을 새로 교체해 안전한 공원을 만들어 주세요 ▲성북구 구간 내 북한산, 정릉동 산책로 및 성북구 내 공원 정비사업 등이 선정됐다. 광역제안형 사업 11건, 광역협치형 사업 1건, 구 단위 계획형 8건, 동 단위 계획형 10개 동 29건으로 모두 49개 사업, 약 41억원을 받는다. 총회에서는 시민참여예산 우수사업 경진대회도 열렸다. 성북구는 ‘장애인 복지관 가는 길에 멈추어선 장애인, 장애 없는 보행권을 보장해 주세요’ 사업으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구에서 시작한 사업이 마중물이 돼 서울시민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업으로 확대되기를 바란다”며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억원 규모의 성북구 주민참여예산을 선정하는 주민 투표는 오는 9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며, 주민총회에서 최종 선정된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서울지하철 7호선, 평일에도 자전거 휴대 OK

    서울지하철 7호선, 평일에도 자전거 휴대 OK

    9월부터 서울지하철 7호선은 주말과 공휴일뿐 아니라 평일에도 자전거를 가지고 탈 수 있다. 서울시는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2개월간 지하철 자전거 평일 휴대승차를 시범 운영한다고 31일 밝혔다. 출퇴근 시간대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자전거를 휴대할 수 있다. 자전거 거치대가 설치됐거나, 여유 공간이 있는 지하철 맨 앞칸이나 뒤칸을 이용하면 된다. 접이식 자전거는 요일이나 호선과 관계없이 언제나 휴대할 수 있다. 같은 기간 경춘선 상봉~춘천 구간에서도 평일 자전거 휴대승차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7호선을 타고 서울에서 춘천까지 자전거를 가지고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다. 상봉역에서 경춘선으로 환승 후 춘천까지 가면 된다. 서울시는 시범 운영에 맞춰 지하철 이용객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대림, 이수, 중계, 학동, 반포, 장승배기 등 6개 주요 거점역에 시설 개선 공사를 완료했다. 자전거를 가지고 계단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자전거경사로와 그림 안내판을 설치했다. 시 관계자는 “시범 운영을 통해 지하철 이용자 등 시민의견을 수렴하고,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타 노선으로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보안등 달고 담 칠하니… 후암동 골목길 ‘걷고 싶은 길’

    서울 용산구 후암동 골목길이 새롭게 태어난다. 용산구는 후암동 두텁바위로40길 일대에 골목길 재생사업을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낡고 비탈진 골목길 환경을 개선해 주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안전시설물 설치, 골목 및 계단정비, 경관 개선 공사를 한다. 공사구간은 길이 430m, 폭 2~6m, 면적 9365㎡로 두텁바위로40길과 인접 골목길이 대상이다. 서울시 예산 8억 7000만원이 투입된다. 먼저 보안등 28곳, 폐쇄회로(CC)TV 8곳, 제설설비 11곳, 비상소화설비 8곳, 단독경보형 화재감지기 50곳 등 안전시설물을 신설하거나 교체한다. 화재, 폭설 등 재해나 야간통행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골목과 계단도 정비한다. 아스팔트 포장, 디자인 포장, 바닥 로고 설치, 계단 정비, 핸드레일 신설 및 교체, 경사로 정비를 한다. 하수관과 빗물받이도 교체하고 자투리 화단도 만든다. 주택가 67곳에 우편함을 설치하고, 담장·외벽·대문 도색작업도 한다. 골목 끝에 있는 활터골 경로당은 담장과 화단을 새로 정비한다. 여성 1인 가구를 위해 골목 입구에는 무인택배함을 설치한다. 후암동 두텁바위로40길은 2017년 서울시 골목길 재생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구는 2년 동안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했다. 후암동 외에도 이태원2동, 용산2가동도 골목길 재생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각각 내년과 내후년에 공사가 시작된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기존 도시 재생 사업과 달리 골목길 재생사업은 10억원 내외로 ‘작은 예산’이 투입된다는 차이가 있다”며 “사업 대상지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순식간에 차올랐다” 광주·대구…물폭탄에 줄침수, 광주천 범람 위기(종합)

    “순식간에 차올랐다” 광주·대구…물폭탄에 줄침수, 광주천 범람 위기(종합)

    “외출·차량운전 자제해달라”대구, 8일 밤까지 최대 250㎜ 비 예보 수도권과 중부지방을 초토화시켰던 물폭탄급 장마 전선이 대구와 광주로 내려가면서 일대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고 광주천이 범람 위기에 처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광주·전남에는 쉴 새 없는 집중호우에 광주천이 범람 직전에 놓이고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낙뢰를 동반한 폭우에 도로와 함께 차량 수십 대가 물에 잠기고 산사면이 유실되기도 했다. ‘물 넘실’ 호남 최대 양동시장 대피령지석천 나주시 구간 홍수경보 발령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도심을 흐르는 광주천 수위가 넘치기 직전까지 올라가 주변 상인들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양동 태평교(KDB 빌딩 앞) 부근 광주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호남 최대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복개 상가 인근에는 하천물이 불과 몇m 위 도로를 삼킬 듯 넘실대고 있다. 양동 둔치주차장, 광주천 1·2교와 광암교 등 광주천 하부 도로도 침수가 우려된다. 상인들도 상가의 전기를 차단하고 상점 문을 닫은 채 하천만 바라보며 폭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광주 도심을 흐르는 광주천이 범람 직전까지 가면서 인접한 호남 최대 전통시장 양동시장이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날 오후 쉴새 없이 내린 집중호우에 광주 서구 양동 태평교 부근의 수위가 급격히 올라갔다. 도로와 맞닿은 교량을 때리는 거센 물결에 부속물이 떨어져 나가자 상인들은 비명이 섞인 탄식을 내뱉었다.상인들, 전기 차단 후 상점 문 닫아일부 대피 권고 안 따르고 버티기도 지방자치단체, 소방, 경찰은 일단 차량과 보행자들을 차단하고 상가들에 대피를 안내했지만 대피 권고를 따르지 않는 일부 상점 주인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모습도 연출됐다. 그 사이 하염없이 내리는 비에 하천과 가장 가까운 상점 가운데는 역류 탓인지 물이 넘치는 곳도 생기기 시작했다. 운남교 하부도로, 산동교 하부도로, 석곡천·평동천·본량동·임곡동·송산유원지 상류 등 주변 도로도 침수가 우려된다. 영산강 홍수통제소는 오후 4시를 기해 지석천 나주시(남평교) 구간에 홍수 경보를 발령했다. 홍수통제소는 오후 3시 10분 홍수주의보를 내렸다가 50분 만에 격상했다. 홍수경보 발령에 따라 승촌보, 죽산보도 개방됐다. 오후 4시 40분에는 영산강 나주대교 부근에도 홍수주의보가 내려졌다.토사에 열차 중단… 차량·주택 잠겨하수구 역류 도로 침수…신호등 누전 이날 오후 경전선 화순∼남평 구간이 침수되면서 대량의 토사가 흘러들었다. 코레일은 해당 구간이 포함된 광주 송정∼순천 열차 운행을 중지했다. 코레일은 오후 7시 18분과 51분 광주 송정역에서 출발하는 순천행 무궁화호 2대 운행이 취소됐다. 코레일은 복구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열차 운행을 재개할 방침이다. 문흥동 등에서는 차량 수십 대가 물에 거의 잠겨 위태로운 상황이 연출됐다. 광주 남구 주월동 백운교차로 인근 도로, 서구 쌍촌동 운천저수지에서 금호동 방면 도로 일부가 침수됐으며 북구 중흥동 동부교육청 인근 도로도 하수구 역류로 추정되는 현상이 발생했다.“순식간에 허벅지까지 물 차올라” 서구 화정동 상가와 동구 동명동∼장동 일대 주택도 침수됐다. 광주 서구 쌍촌동 A(56)씨의 집도 물에 잠겨버렸다. 경사로에 있는 A씨의 집은 갑작스러운 장대비에 창문 아래까지 물이 차올랐다. 불과 한 시간도 안돼 집이 잠기면서 살림살이를 재빨리 밖으로 옮겨 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가전과 옷가지가 대부분 망가졌고 물이 언제 빠질지도 몰라 A씨는 짐을 옮기면서도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장마에 이렇게 비가 많이 오긴 처음이다. 어른 허벅지까지 잠겼다”며 “청소하고 말려서라도 집을 쓸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어찌 될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A씨의 집 주변인 운천저수지 일대 골목도 자동차 바퀴가 다 잠길 정도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광주시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40건 이상의 도로·주택·상가 침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낙뢰로 광주 시내 20여곳 교통 신호등이 누전돼 보수가 이뤄졌다. 며칠에 걸친 비 때문에 무등산 입산이 통제됐으며 금당산도 경사면 토사가 유실돼 산사태 위험 지역으로 간주해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이날 오전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강수량은 화순 191.5㎜, 나주 187.5㎜, 광주 남구 182.5㎜, 곡성 옥과 155.5㎜, 구례 성삼재 129.5㎜, 광양 백운산 115㎜ 등이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은 오후 2시 1분께 나주 65.5㎜, 오후 2시 47분께 화순 59㎜를 기록했다. 현재 광주와 전남 순천, 나주, 화순, 담양, 곡성, 구례에는 호우경보가 발령됐으며 목포, 무안, 영암, 영광, 장성, 신안, 함평, 흑산도·홍도, 구례 등 10개 시군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기상청은 8일까지 광주·전남에 80∼150mm, 많은 곳은 250mm의 비가 더 내리겠으며 오는 9일 오전에 비가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외출이나 차량 운전을 자제하고 하천이나 계곡 근처에 머무르지 말고 안전사고에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불어난 물에 야산 고립 12명 구조침수 지하차도에 승용차 빠지기도 대구·경북에도 이날 내린 집중 호우로 도로·주택 침수, 배수관 역류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대구·경북소방본부와 대구시,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대구에서는 오전부터 동구·서구·북구, 달성군 등에서 도로 및 주택 침수, 아파트 지하 침수, 맨홀 역류 등 피해가 발생해 배수 등 긴급 조치했다. 북구 구암동과 매천동에서는 산에서 내려온 토사가 도로 등을 침범했다. 집중 호우로 도로 일부가 꺼졌다는 신고도 1건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오후 4시 4분쯤 하천에 물이 불어나 북구 조야동 한 야산에 고립된 70대 남성 4명과 50∼60대 여성 3명 등 7명을 구조했다. 오후 4시 기준 대구소방본부에 들어온 비 피해 신고는 72건에 이른다. 경북 칠곡군 지천면사무소 인근 지하차도 3∼4곳에는 승용차가 고인 빗물에 빠져 운전자가 대피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했다.또 지천면 한 공장 마당에 물이 차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군청 직원들이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성주군 수륜면 신정리 국도 33호선에서 갓길 30여m가 유실돼 대구국토관리사무소가 응급 복구에 나섰다. 영주에서는 한 주택 지붕이 파손돼 주민이 대피하기도 했다. 이밖에 김천·성주 등 일대 도로·주택 주변 등 20여곳에 침수 피해가 발생해 교통 통제 등 조치가 이뤄졌다. 대구기상청에 따르면 7일 0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지역별 강수량은 대구 북구 111㎜, 김천 106㎜, 포항 호미곶 97㎜, 성주 91.5㎜, 영천 73.3㎜ 등이다. 비는 오는 8일 밤까지 80∼150㎜, 많은 곳은 250㎜가량 더 내리겠다. 현재 대구와 포항에는 호우경보가, 문경·청도·경주·상주·김천·칠곡·성주·고령·군위· 경산·영천·구미 12개 시·군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아찔한 금동초교 급경사로, 걷고 싶은 길 된다는데…

    아찔한 금동초교 급경사로, 걷고 싶은 길 된다는데…

    서울 금천구 시흥동의 금동초교 구릉지에 수직형 엘리베이터와 보행데크가 설치된다. 가파른 경사로를 따라 오가던 지역주민들이 편리하게 다닐 수 있게 됐다. 금천구는 남부교육지원청, 서울 금동초와 구릉지 주민 이동 편의에 관련된 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3개 기관은 지역주민의 통행불편 해소,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금동초는 금천구 시흥2동 관악산벽산타운 아파트 5단지와 6단지 가운데 있다. 산비탈에 주거지역이 있다 보니 학생과 주민들이 인근을 오갈 때 단지 밖 도로인 금하로로 멀리 돌아가거나, 학교 내 가파른 경사로를 이용해야 했다. 구는 지난해 4월 서울시 구릉지 이동편의개선사업에 선정된 후 사업을 추진해왔다. 9월부터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해 내년 완공된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이번 사업은 주민 참여와 행정기관 간 협업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한 모범사례이자 성과로 의미가 크다”며 “이동편의시설의 안전한 조성과 운영으로 지역주민의 거주환경을 개선하고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이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100주년 혜화동본당 앞마당 ‘성 베네딕도 광장’으로 재탄생

    오는 2027년 설립 100주년을 맞는 서울 혜화동본당 앞마당이 ‘성 베네딕도 광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100여년 전 성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이 터를 닦아 ‘분도터’로 불리다가 제 이름을 찾은 셈이다. 혜화동본당(주임 홍기범 신부)은 최근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의 주례로 성 베네딕도 광장 축복식을 거행했다. 한국천주교회 본당 중 ‘광장’ 개념을 도입하기는 처음이다. 본당은 광장 공사를 하면서 아스팔트 경사로였던 앞마당을 화강석으로 포장해 평탄하게 만들었다. 성당 옆 주차장에 있던 루르드 성모상도 광장으로 옮겨 성모동굴로 조성했다. 성모동굴 오른쪽엔 새로 단장한 담벼락을 따라 십자가의 길이 펼쳐지도록 꾸몄다. 축복식에 앞서 열린 미사에서 손희송 주교는 “광장은 차이를 극복하고 화합을 이루는 곳”이라며 “성 베네딕도 광장에서 신자와 시민들이 생각과 이념이 다르더라도 모두 하느님 자녀라는 믿음으로 서로를 존중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1927년 성 베네딕도회 수도원 터에 설립된 혜화동 본당은 서울대교구에서 중림동 약현본당, 명동본당에 이어 세 번째로 오래된 본당으로 2006년 서울시에서 첫 번째로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30호로 등록됐다. 설립 90주년을 맞은 2017년부터 환경 개선을 시작해 장애인과 노인을 위한 엘리베이터를 설치했고, 성체조배실 등을 리모델링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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