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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바이에 20억弗 경마장

    개발 붐이 한창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의 메이단시티에 건설비 20억달러(2조 3100억원)에 이르는 초호화 경마장이 들어선다. 넓이가 무려 750만㎡(228만평)나 된다. 세계 최대다. AP통신은 29일 메이단시티에 6만명을 수용하는 관람석과 경마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한 객실 290개의 호텔, 보트하우스, 말 박물관, 전천후 주로(走路) 등을 갖춘 컴플렉스가 오는 3월27일 두바이월드컵 승마대회 개막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고 보도했다. 두바이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49)는 대회 개회사를 통해 “세계인들이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15년째인 두바이 월드컵 승마대회도 나드 알 셰바 트랙에서 이곳으로 옮겨 치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불황의 두 얼굴

    불황의 두 얼굴

    2008년 9월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두 해 동안 우리 경제를 최악의 위기상황으로 몰아갔다. 경제위기가 시작된 2008년 경마장과 경륜장, 카지노 등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들어 빠른 회복세를 이뤘지만 체감경기는 회복되지 않는 것을 반영하듯 양주 소비는 감소했다. 8일 국세청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전국의 경마장과 경륜장, 경정장, 카지노를 찾은 사람은 853만 1000명으로 전년(711만 9000명)보다 19.8% 늘어났다. 2006년(601만 1000명)에 비하면 무려 41.9%나 늘어났다. 사행성 오락시설 입장객이 급증한 것은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인생역전’을 노리는 심리가 고조되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전년보다 1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2009년 위스키 판매량은 284만 1155상자(500㎖들이 18병)로 2008년에 비해 9.9% 줄었다. 등급별 비율은 12년산 프리미엄급 위스키가 73.3%로 가장 많았고 17년산 이상인 슈퍼프리미엄급 제품이 25.6%, 6년산 스탠더드급은 1.1%였다. 업계에서는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된 데다 막걸리 등 다른 주류의 인기가 오르면서 위스키가 덜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영종도에 자동차 테마파크 조성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영종도에 국제적인 규모의 자동차경주장과 각종 공연·전시시설 등이 어우러진 ‘모터테인먼트 파크’가 조성된다. 7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경마장 유치에 실패한 인천시 중구 덕교동 오성산 절토지 95만 9000㎡에 A1자동차경주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워 해외관광객 유치에 유리한 데다, 주변에 대규모 복합관광단지인 용유·무의관광단지가 개발돼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인천경제청은 2006년 이곳에 국제 규격 자동차경주장인 F1경주장을 건립할 계획이었으나 전남 영암으로 결정됨에 따라 최근에는 한국마사회 제4경마장 유치를 추진했으나 이 또한 경북 영천으로 결정됐다. A1자동차경주는 F1과 비슷한 방식의 경기로 F1이 개인이나 팀별로 경기를 운영하는 것에 비해 A1은 국가대항전 성격을 갖는다. 인천경제청은 이곳에 자동차경주장 외에도 전시 및 공연장, 레이싱스쿨, 대규모 쇼핑몰 등을 만들어 국내를 대표하는 자동차 스포츠 메카로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포츠마케팅에 관심이 많은 국내 대기업과 자동차 및 부품과 관련된 국제적 브랜드를 가진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인천경제청은 오는 5월 용유·무의관광단지에 대한 보상이 시작되고 실시계획이 승인되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협의를 통해 해당 토지를 매수, 개발에 착수한다는 구상이다. 인천시는 자동차경주장이 들어설 경우 연간 6000명의 고용창출과 1000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오성산에 건설될 ‘모터테인먼트 파크’는 단순한 자동차경주장이 아니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외국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붉은 코끼리/이은선

    [서울신문 2010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붉은 코끼리/이은선

    할머니가 사라졌다. 노인정과 공판장을 지나 경찰서로 뛰어가던 엄마가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뭐라고? 할머니가, 어디? 엄마, 잘 안 들려요! 모퉁이를 돌아서자 팀장이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얼결에 여자 화장실로 들어가 재빨리 칸막이를 닫았다. 어느새 전화가 끊어져 있었다. 아침 식사 시간 전부터 기숙사에 와 잔소리를 해대는 팀장과 이러저러한 일들이 겹쳐 오후 두 시가 다 되도록 한 번도 자리에 앉지 못했다. 내친김에 변기 위에 걸터앉아 엄마에게 전화를 걸려는데, 옆구리에 차고 있던 무전기가 울렸다. 곧 리허설을 시작하겠다는 팀장의 목소리였다. 그건 안 됩니다. 코끼리들 상태가 좋질 않아요. 오늘은 무조건 쉬게 해야 합니다. 내가 대답했다. 팀장은 무전기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처럼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당장 달려오라고 했지만 당장은 가기 싫었다. 무전기의 전원을 끄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런데 할머니가 어디 가셨다는 거지? 몸도 안 좋으시면서.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두 시간이 지나서야 삼촌의 이름이 전광판에 떴다. 울고 있던 가족들이 황망히 수골실로 내달렸다. 나는 천천히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삼촌의 유골은 대리석 탁자 위에 새카맣게 탄 못들과 뒤엉켜 있었다. ‘냉각’을 거쳤다고는 하나 아직 열기가 식지 않은 유골이었다. 할머니가 탁자 모서리에 가슴을 짓찧었다. 망연히 서 있던 아버지가 서둘러 할머니를 일으켜 세우려 했을 때, 나는 할머니가 작은 뼛조각 하나를 움켜쥐는 것을 보았다. 탁자 옆에 서 있던 나도 얼른 새카맣게 탄 못 하나를 집어 들었다. 아무도 못 본 건가. 주위를 둘러보니 고모들은 아예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내내 울음을 참던 아버지도 할머니를 부둥켜안고 소리 내어 울었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못을 내 몸에 박아두기라도 할 것처럼 그러쥐었다. 출장에서 돌아온 나는 공항에서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나를 데리러 온 사촌 동생의 차를 탈 때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었는데도 어쩐지 집으로 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장례식장 앞에서 선뜻 안으로 들어서지 못해 머뭇거리고 있는 나에게 둘째 고모가 내 몫의 상복을 내밀었다. 장례식장 안팎에 삼삼오오 모인 가족들은 삼촌이 왜 죽었을까 답답해했고 삼촌의 동료와 친구들은 경찰서를 오가고 있는 중이었다. 무당이라도 불러 알아볼 수 없을까? 사촌 동생이 불쑥 꺼낸 말이었다. 삼촌의 방에 널브러진 술병들, 불에 탄 이부자리, 종류가 다른 담배꽁초들. 어떤 추측은 가능할 테지만 진실은 아무도 몰랐다. 그날 밤 대체 어떤 일들이 일어났던 것일까.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삼촌은 각기 다른 이유들로 죽고 또 죽었다. 효원 장례식장 국화실에 놓인 영정사진 속 삼촌은 너무나 밝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무릎에 올려놓은 상복이 자꾸 무겁게 느껴졌다. 할머니는 삼촌의 죽음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바로 눈앞에서 삼촌의 시신을 보았다는데도. 거의 녹아내린 새카만 못과 유골을 분리하는 일은 아버지의 몫이었다. 뼈가 상하지 않게 하려는 아버지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누군가 내게 다가와 그만 잠에서 좀 깨어나라고 흔들어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런데 나는 어쩌려고 못을 집어든 것일까. 할머니가 두 주먹을 옹골차게 쥐고 있는 것이 보였다. 덩달아 나도 주먹에 힘을 주었다. 내 손이 못과 함께 타들어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하설 조장님, 본부 운영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원내 방송이 들려왔다. 잠깐 눈만 감고 있었던 것 같은데……. 재빨리 손목의 시계를 확인했다. 나는 그 순간 내가 숫자를 거꾸로 보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했다. 득달같이 일어나 문을 박차고 뛰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이하설 조장님, 본부 운영실로 와’달라는 방송은 계속 되었다. 운영실이 가까워질수록 방송이 더 자주 들려왔고, 느려터진 두 발은 점점 더 내 것이 아닌 것만 같았다. 내가 도착하기만 하면 저 공손한 팀장의 말투는 야수로 변해 나에게 돌진할 것이었다. 그때 가로수 사이로 한 여자가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남색 기지바지와 연두색 스웨터, 복고풍의 파마머리까지. 혹시 할머니인가 싶어 가던 방향을 바꿔 전속력으로 달려갔다가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뒤돌아섰다. 팀장이 의자를 발로 걷어찼다. 책상 위에 놓여 있던 두루마리 휴지가 창문 쪽으로 날아갔고, 내 가슴팍에 내리꽂힌 전화기는 바닥에 떨어지면서 박살이 났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자고 속으로 되뇌었다. 원내 방송 담당 아나운서가 시디 데크를 만지작거리는 게 보였다. 팀장이 잠시 숨을 고르는 사이, 사무실 안을 둘러보니 악단장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악단장의 발치에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노란색 나비넥타이가 떨어져 있었다. 기어이 팀장과 한바탕 한 것 같았다. 오전에 병원으로 실려 간 러시아 무용수는 응급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하혈이 심해 개복 수술을 해야 한다고. 악단장과 팀장의 관계를 가장 잘 알고, 더듬거리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러시아 말을 할 줄 알았던 내가 그 ‘중요한’ 시기에 사라졌다는 것이 팀장이 화를 내는 이유였다. 앞으로 바짝 다가온 팀장의 손이 내 뺨을 향해 날아왔다. 그때 태국인 조련사 푸앙이 운영실 안으로 들어왔다. 푸앙은 코끼리들의 상태가 좋지 않으니 퍼레이드를 취소해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코끼리의 설사 따위는 팀장에게 먹혀들 만한 이유가 되지 못했다. 나는 푸앙의 손을 잡아끌고 코끼리 우리로 갔다. 쏘냐는 계속 설사를 했고, 아프리카 산 일 년 생 코끼리 튀라는 쏘냐의 엉덩이 쪽에 대가리를 박고 누워 있었다. 제때 검사를 하며 건강을 돌보아 주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야생과는 달리 동물원 우리 안에 갇혀 있는 동물들은 잔병치레가 잦았다. 그래서 예방 접종, 먹이, 변의 상태 등을 확인하여 제때 사료 혹은 건초 더미를 바꾸어 주는 것들은 무척이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일들이었다.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팀장은 번번이 동물원의 재정 상태를 운운하며 우리가 올리는 건의사항들을 묵살했다. 이하설, 오늘 제대로 하지 않으면 너부터 자를 줄 알아! 나는 허리춤에 차고 있던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팀장님, 직접 오셔서 코끼리들을 살펴보시란 말이에요! 무조건 데리고 나가는 일이 능사가 아니란 말입니다. 뭐야? 푸앙이 눈물을 흘리며 내게 말했다. 코끼리 나가지 마, 나 죽어. 푸앙, 그러기 전에 내가 먼저 어떻게 되겠어. 그러니 나한테 제발 좀 이러지 마! 그러나 푸앙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삼촌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을까? 내가 아는 한 삼촌은 아픈 동물은 절대로 퍼레이드에 내보내는 사람이 아니었다. 외국인 조련사들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해 주었고, 윗사람들에게도 최선을 다했다. 그 사람이 원하는 선에 맞추어. 주머니에 손을 넣고 못을 만졌다. 잠깐이지만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울고 있는 푸앙과 눈이 마주치자 다시 혼란스러워졌다. 오늘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퍼레이드의 리허설이 열리는 날이었다. ‘우리를 나온 동물들의 퍼포먼스’라는 이름으로 한 달 전부터 신문 및 지역 방송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었다. 나날이 쇠락해가는 테마랜드의 혁신을 위해 팀장이 삼 개월 넘게 심혈을 기울인 행사였다. 만약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삼촌은 일급 코끼리 조련사이자 동물 쇼의 사회자였다. 공휴일이나 특별한 행사가 있기 한 달 전이면 삼촌의 얼굴이 실린 포스터가 동네 곳곳에 나붙었다. 지역 방송국에서는 매일 테마 랜드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고 또 어떤 쇼가 진행 중인지 보도해 주었다. 삼촌은 방송에도 자주 나왔다. 나도 삼촌에게 꽃을 건네는 어린이 중 한 명으로 텔레비전에 나온 적이 있었다. 십 년이 지나 스무 살이 된 나도 테마 랜드에 조련사 보조로 들어왔다. 그러다 조련사가 되었지만 그 삼촌에 그 조카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 내내 업무에 허덕이다 시간이 되면 퇴근하기에만 급급한 나날이었다. 삼촌처럼 되기를 원했지만 그를 뛰어넘을 재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내가 동물 구입 차 태국과 러시아에 출장을 간 사이 삼촌은 직원 기숙사 방문 손잡이에 목을 맸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할머니는 삼촌의 시신이 병원으로 옮겨지고 하루가 지난 뒤 실신한 채 삼촌이 있는 병원으로 실려 왔다. 어린이 날 행사를 며칠 앞두고 일어난 일이었다. 바쁘게 행사를 준비하면서 이래저래 악단장과 팀장 사이에 생긴 일들을 조율하고 동물원 곳곳의 문제들을 해결하며 별 탈 없이 생활을 했다는 진술들이 이어졌다. 내가 아는 바와 다를 것이 없었다. 장례식 도중, 나는 삼촌이 행사를 진행할 때 입던 붉은색 조련복을 챙겨두었다. 팀장은 동물원에 사람들이 오지 않는 이유가 사육사들이 동물 관리를 잘하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물 구입의 명목으로 예산을 타갔지만,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는 도통 알 수가 없었다. 단란주점에서 여자애들과 놀아났다는 소리가 들려왔고 어느 날에는 실내 경마장에서 누군가와 게임을 했다는 말도 들렸다. 건의서를 제출하면 가지고 있는 동물 관리나 잘하라며 번번이 우리의 의견을 무시했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씩 동물이 죽었다는 보고서를 제출한 후 사체처리비로 외유를 떠났다. 이사장이 바뀌고 줄을 잘 섰다는 소문이 돌았다. 얼마 후 악단의 인원이 대폭 감소되었다. 게다가 이러저러한 꼬투리를 잡아 악단장의 연봉도 삼십 퍼센트나 감봉시켰다. 대부분이 계약직인 연주자들은 불만을 표시할 수가 없었다. 곧 재계약 기간이 다가오기 때문이었다. 하나 둘, 동물원을 떠나는 연주자들이 늘자 참다못한 악단장이 팀장에게 항의했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는 것 같았다. 악단장은 내게 불만을 털어놓았다. 나는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소주를 마시고, 매일 두 갑의 담배를 피웠다. 테마랜드는 죽을 날만 기다리는 병든 짐승들과 관리되지 않은 채 잡풀이 번다한 식물원, 날만 흐리면 전기가 오르는 범퍼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놀이기구만 모아 놓은 부상 랜드였다. 사육조장에게선 늘 술 냄새가 났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는 이유로, 날이 더우면 덥다는 이유로, 동물들이 발정이 나면 수컷이 없다는 이유로 그는 늘 술을 마셨다. 나도 간간이 그와 함께 술을 마시곤 했지만 어쩐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기는 싫었다. 그는 술만 취하면 내게 삼촌의 이야기를 하려고 들었다. 삼촌의 성격과 그와의 관계, 동물들을 아끼던 마음, 은밀하게 나누곤 했던 농담들. 하지만 나도 다 아는 이야기들이었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사육조장과 함께 술을 마시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반쯤 마신 매실 주스에 소주를 타먹곤 하는 버릇이 있었다. 오늘도 그는 코끼리 우리를 나오면서 빈 매실 주스 병 두 개를 쓰레기통에 넣었다. 엄마의 목소리는 처음보다 많이 진정되어 있었다. 할머니는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집에서 없어진 할머니를 이곳에 있는 내가 어찌해 볼 도리는 없었다. 엄마, 내가 나중에 전화할게요, 지금 좀 바빠! 통화를 끝내자마자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조장님, 홍학 우리에 고양이가 들어와 새끼들을 물어뜯고 난동을 부렸어요. 뭐라고? 홍학 한 마리가 다리를 크게 다쳤어요. 알았어, 곧 갈게. 안 그래도 행사 준비 때문에 신경이 무척 곤두서 있는 홍학무리였다. 허겁지겁 바쁘게 뛰어가다 보니 남색 기지바지가 또 눈에 띄었다. 오늘은 동물원에 남색 기지바지가 유난히 많았다. 그 바지들은 여기서도 나타났고 저기로도 지나갔다. 동물원에 온 할머니들은 대부분 남색 기지바지 혹은 검정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모두들 엇비슷한 파마머리를 한 채 손차양으로 햇빛을 가리고 느릿느릿 걷거나 그늘에 앉아 김밥을 먹었다. 납골당은 노인들이 게이트볼을 치고 있는 공원을 지나 한참 더 올라가는 산 중턱의 후미진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한적한 공터인 줄 알았던 공원도 지나가며 살펴보니 있어야 할 것들은 다 있었다. 그물이 벗겨진 하나밖에 없는 축구 골대, 녹슨 시소, 줄 끊어진 그네. 곳곳에 놓인 페인트칠이 벗겨진 벤치와 그곳에 누워 있는 사람들. 공원을 지나 한참을 걸었는데도 납골당이 나오질 않아 잘못 찾았나 하고 두리번거리는 나와는 달리 할머니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을 따름이었다.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산길을 따라 삼십여 분쯤 더 걸어가다 보니 자그마한 분지 위에 지어 놓은 건물이 하나 보였다. 우리는 곧장 유골 안치실로 들어갔다. 삼촌의 위패에 쓰여 있는 이름이 낯설었다. 이선빈이 아닌 고(故) 이선빈은 내게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알 수 없는 수학공식 같았다. 그렇다면 그것은 저쪽 세계의 풀 수 없는 문제 같은 것인가. 돌아갔으나, 되돌아 올 수는 없다는 낙인? 오늘만큼은 할머니가 글자를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이 퍽이나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할머니는 귀신같이 아들 있는 곳을 찾아냈다. 가져간 술과 포를 놓고 준비되어 있는 향을 피웠다. 등 뒤에서 들려오는 훌쩍이는 소리에 혹시나 싶어 뒤돌아보니 할머니는 대꾼한 두 눈을 슴벅이며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계시라 해도 한사코 일어서서 창문 쪽으로 얼굴을 돌린 채. 술이 넘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잔을 쥐고 향 위에 세 번을 돌린 후 상에 올렸다. 두 뺨이 경련이 이는 것처럼 제멋대로 움직였다. 옆 칸에서 제를 지내던 사람들이 담배에 불을 붙여 제상 위에 올려놓는 것이 보였다. 분향실의 향내에 짓눌려 있던 나는 생담배 타는 매캐한 냄새가 차라리 반가웠다. 우리도 한 대 필까, 삼촌? 부검 결과 별다른 타살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악단장과 몇몇의 연주자들, 팀장에 대한 조사가 차례대로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가족들은 알지 못하던 우울증이 새로 생겨났으며, 사육조장과 함께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알코올 중독이란 말이 덧붙여졌다. 추측성 발언들이었지만 조서에 쓰인 것들은 그대로 사인(死因)이 되었다. 분개한 가족들이 사건 수사를 계속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곧바로 장례 일정이 잡혔다. 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발인 날짜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러나 할머니는 발인 전날 신발도 신지 못하고 영안실로 달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납골당 쪽을 다시 돌아보지는 않았지만 쉽게 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할머니가 저쪽의 삼촌을 아직 내려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 할머니의 어깨가 잔뜩 내려앉아 있었다. 듬성듬성하던 머리칼은 그 사이 더 빠졌는지 머릿속이 훤히 다 보일 지경이었다. 올라오는 길을 잘 찾았던 할머니가 돌아가는 길을 헷갈렸다. 납골당에 들어서는 길은 우리가 걸어온 길 하나밖에 없는데도 할머니는 분향실에서부터 출구를 찾지 못해 이리저리 헤맸다. 내가 앞장서 걸을 수도 있었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는 할머니의 마음이 그렇게 이끌고 있는 것만 같아 가만히 뒤를 따랐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것이 지난 주말에 할머니와 내가 한 일이었다. 아버지는 할머니가 납골당에 가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했다. 내가 만약 그곳에 할머니를 모시고 간 것을 알면 크게 혼이 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버지의 기억에는 할머니가 한 번도 삼촌에게 다녀온 적이 없다는데, 처음이라는 할머니는 삼촌의 자리를 잘도 찾았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홍학 우리 안의 소동이 잠잠해진 뒤였다. 고양이에게 물려 다리를 다친 홍학은 다행히 퍼레이드에 나갈 녀석이 아니라 두 달 전에 알에서 깬 새끼였다. 놀란 홍학들을 진정시키느라 껍질 깐 호두와 아몬드를 두 자루나 뿌려주었다. 어느샌가 팀장도 홍학 우리 앞에 와 있었다. 그는 퍼레이드에 나갈 녀석들을 좀 더 밝은 빨간색 형광 안료로 칠하라며 조련사들을 다그쳤다. 나는 홍학들에게 빨간 안료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 보았지만 팀장은 내 말을 귓등으로도 안 듣는 것 같았다. 나는 물끄러미 팀장과 조련사들을 바라보다 문득 이제 여기를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삼촌을 보내고도 꿋꿋하게 나오던 곳이고, 그가 하던 일만은 내 손으로 이어받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이도저도 아니었다. 조련사들이 빨간 형광 안료 통을 들고 사육실 안으로 들어갔다. 퍼레이드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나는 옷장에서 삼촌의 조련복을 꺼내 입었다. 오랫동안 묵혀둔 것이라 혹시 곰팡이라도 슬었으면 어쩌나 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내가 의자 위에 놓아둔 전기 총을 집어 들자 푸앙이 비명을 지르며 울어댔다. 미안해, 푸앙. 나도 어쩔 수가 없어! 우리 얼른 끝내버리자. 나는 입을 앙다문 채 쏘냐의 뒷다리에 총을 쏘았다. 쏘냐가 움찔하며 왼쪽 다리를 들었다. 재빨리 엉덩이에도 총을 갖다 댔다. 한참 만에 쏘냐가 일어섰다. 푸앙이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다 울부짖으며 내 왼팔에 매달렸다. 쏘냐의 몸에 멋을 내느라 발라놓았던 노란색 형광안료가 설사에 섞여 줄줄 흘러내렸다. 바닥에 형광 선을 긋는 것 같았다. 무전기에서는 팀장의 목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왔다. 무전기 소리를 무시하니 그 뜻 없는 말들은 점차 행진곡 풍으로 변해갔다. 나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괜찮다고, 얼른 끝내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진흙탕 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호두를 쪼아 먹고 있던 홍학들이 코끼리 우리 앞에 나와 있었다. 온몸에 빨간색 형광 안료를 잔뜩 바른 홍학 무리였다. 등에 홍학을 둘씩 태운 코끼리들이 정문으로 출발했다. 붉고 노란 머리들이 공중에다 점을 찍었다. 휴대전화와 무전기에서 팀장과 사육조장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려왔다. 어차피 코끼리들이 도착하지 않으면 행렬을 완성할 수 없고 또 사회자인 내가 가지 않으면 시작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물들의 건강을 살피는 것 역시 내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나는 허리에 차고 있던 무전기를 뺐다. 팀장님, 지금이라도 리허설을 취소해 주세요. 뭐, 뭐야? 이대로 가단 코끼리들이 죽습니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얼른 데리고 나와! 시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지켜보고 있단 말이야! 그런데 지금, 니가 나한테, 대든 거냐? 쏘냐와 튀라는 절뚝이고 비틀거리면서도 앞만 보고 걸었다. 푸앙이 코끼리 배에 손을 얹고 함께 걸었다. 저렇게라도 가주기만 한다면 크게 문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쏘냐는 설사를 하고 있었다. 코끼리, 죽어. 나도 죽어. 푸앙이 울며 말했다. 푸앙, 나도 어쩔 수가 없잖아, 미안해! 니가 살려! 푸앙, 죽어가는 것들을 일으키고 이미 죽은 것도 살려낼 수만 있다면야 오죽이나 좋겠니. 푸앙이 이를 악물고 우는 소리와 코끼리들의 거친 숨소리가 마치 한 덩이처럼 느껴졌다. 정문 쪽에 노란 나비넥타이를 한 악단장의 모습이 보였다. 전보다는 풀이 죽은 모습이었지만 잘 다려진 연미복을 입은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심벌즈 연주자가 그만두는 바람에 탬버린을 담당했던 사람이 심벌즈를 잡고 있었다. 다섯 명이던 작은 북 담당 연주자들은 둘밖에 없었고 심지어 트럼펫 연주자는 보이지도 않았다. 행렬이라도 완성해야 한다는 팀장의 고집 때문에 음악은 녹음해둔 것으로 대체되었다. 연주자들이 항의했지만 오늘은 ‘리허설’ 날이니 그렇게 해도 된다는 악단장의 말에 조금 누그러지는 듯했다. 하지만 연주자들의 얼굴 표정은 괜찮아진 것 같지 않았다. 안 그래도 불안한 처지인데 악단장마저 번번이 자신들 앞에서 팀장에게 무시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손에 익지도 않은 악기를 든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갔다. 악단장은 연신 나비넥타이만 고쳐 맸다. 동물원 곳곳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정문으로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카메라를 꺼내들고 환호성을 지르거나 직접 코끼리를 만지려고 다가갔다. 놀란 사육사들이 그들을 말리는 사이, 나는 희뿌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이었다. 눅눅한 공기와 사람들이 웅성대는 소리, 동물들의 우는 소리들이 마구잡이로 내 가슴속에 맺혔다. 그 사이 ‘시’에서 나왔다는 사람들이 정문 쪽으로 다가왔다. 행사를 하는 날도 아닌데 무슨 일로 온 거지? 팀장은 ‘시’ 사람들에게 허리를 깊숙이 숙여 인사했다. ‘시’ 사람들은 악단장에게도 다가갔다. 팀장이 활짝 웃으며 악단장의 오른팔을 잡아끌었다. 팀장에게 이끌린 악단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지 않은 손으로 엉거주춤하게 그들과 악수를 했다. 허리를 제대로 굽히지 않은 채 인사를 하는 악단장을 바라보는 팀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팀장은 악단장에게 당장 연주를 시작하라고 지시했다. 악단장은 시디를 틀기로 되어 있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빨리 하라니까! 팀장 자신도 모르게 나온 큰 소리에 본인이 더 놀라고 있는 사이, 악단장이 뒤돌아섰다. 그러나 내내 굽실거리거나 팀장에게 할 말을 다 못하고 돌아서던 악단장의 얼굴이 아니었다. 악단장은 맨 앞줄의 연주자가 들고 있던 바이올린을 넘겨받았다. 지휘봉을 연미복 허리춤에 찔러 넣은 악단장이 바이올린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축배의 노래였다. 멍한 얼굴의 팀장이 잠시 주춤하는 사이, 악단장의 바이올린 선율에 맞춰 다른 연주자들의 악기도 조금씩 리듬을 탔다. 때마침 비가 내렸다. 당황한 팀장이 재빨리 ‘시’에서 나온 사람들을 이끌고 자리를 벗어나는 와중에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는 점점 절정으로 향해 갔다. 어느새 굵어진 빗방울들이 그곳에 모인 사람들과 원숭이와 코알라, 나뭇가지에 걸쳐 놓은 채 들고 나온 나무늘보들을 적셨다. 문제는 코끼리 등 위에 빨간 형광 안료를 덕지덕지 바르고 올라 앉아 있는 홍학들이었다. 진회색의 코끼리 등에 붉은 물이 들어갔고,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는 점점 더 크게 울려 퍼졌다. 나는 열심히 연주를 하는 악단장과 ‘시’ 사람들을 서둘러 본관으로 끌고 가는 팀장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비바람이 거세지자 동물들 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지며 작은 소란이 일었다. 그때 푸앙이 코끼리 등에 앉아 있던 홍학의 다리를 잡아챘다. 푸덕, 푸흐드덕! 홍학이 거센 날갯짓을 했지만 푸앙의 손아귀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푸앙이 정문과 반대쪽을 향해 뛰었다. 마치 홍학 연을 타기라도 한 것처럼 재빠른 속도였다. 홍학 한 마리가 사라지자 코끼리 등에 앉아 있던 다른 홍학 네 마리도 푸앙이 사라진 쪽을 향해 날아갔다. 푸앙은 홍학의 습성도 잘 알았다. 아마도 어미를 데려갔을 거였다. 홍학이 날아가면 코끼리들은 그 자리에 앉아 무릎을 굽혀 반쯤 앉거나 선 채 왼발을 들어 쇼의 시작을 알리게끔 훈련되어 있었다. 내가 말려볼 틈도 없이 정문에서가 아니라 정문으로 가는 도중에 코끼리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붉은 꽃 한 송이를 등에 얹은 코끼리들이 추는 군무가 악단이 연주하는 축배의 노래와 함께 어우러졌다. 그때까지도 정문 앞을 떠나지 않고 남아 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치거나 사진을 찍어댔다. 쏘냐와 튀라는 설사를 좍좍 갈기면서도 춤을 추었다. 코를 양 옆으로 흔들면서 왼발과 오른발을 차례대로 접고 자리에 앉았다 일어나며 엉덩이춤을 추었다. 코를 하늘 위로 높게 치켜세웠다가 쿵쿵 땅을 울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다시 왼쪽 오른쪽으로 두 차례씩 긴 코를 하늘로 들어올렸다. 빗줄기를 쏟아붓는 하늘을 향해 코를 쏘아 올리기라도 할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한 번 쇼를 시작하면 끝이 날 때까지 절대로 멈추지 않게 훈련된 코끼리들이었다. 홍학과 함께 한 군무가 오 분, 코끼리만 하는 쇼가 십오 분이었다. 나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드는 코끼리들 옆에 전기 총을 든 채 무력하게 서 있었다. 코끼리의 군무가 점점 더 활기를 띠기 시작할 때쯤 다시 축배의 노래가 들려왔다. 악단장은 마치 무한 반복이라도 할 것 같은 완강한 표정이었다. 코끼리들은 덜렁덜렁 코를 흔들며 리듬에 맞춰 춤을 추었다. 차례대로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한 후 푸앙이 쏘냐의 어깨 위에 올라가 커다란 횃불을 치켜세우는 것으로 끝이 날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푸앙이 없다. 그는 어디로 간 것일까. 홍학들은 왜 하나도 돌아오지 않는 거지? 본관으로 갔던 팀장이 호루라기를 불며 이쪽으로 뛰어오고 있었다. 정문을 가로지르는 팀장의 뒤쪽으로 익숙한 남색 기지바지가 지나갔다. ……할머니? 축배의 노래에 맞춰 자박자박 발걸음을 옮기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할머니였다. 나는 재빨리 할머니를 향해 뛰었다. 할머니, 할머니이! 그러나 할머니는 멈춰 서지 않았다. 내 등 뒤에서 악단장이 연주하고 있던 바이올린이 바닥에 내팽개쳐지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뒤따라 전기 총을 쏘는 소리도 들려왔다. 코끼리들이 거세게 날뛰며 질러대는 울음과 구경하던 사람들의 비명이 뒤섞였다. 돌아서서 잠시 주춤하던 나는 다시 있는 힘껏 할머니 쪽을 향해 뛰어갔다. 빗물이 자꾸 눈 속으로 흘러 들어왔다. 삼촌의 뼛조각을 손에 쥔 할머니를 바라보고 있어서인가. 내 손은 자꾸만 할머니의 몸을 움켜쥐려고 했다. 아버지가 못을 골라내자 화장장 직원은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바로 삼촌의 뼈를 유골함에 넣어주었다. 고모들은 자신의 혈육이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이 기막힌 듯 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촉망받던 조련사였으며, 사람 좋던 막내 삼촌은 그렇게 몇 줌의 유골이 되었다. 옥색 유골함 위에는 삼촌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이제 삼촌은 옥함 겉면의 금박 이름으로만 남게 될 모양이었다. 할머니가 움켜쥐고 있던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크게 우시려는가 싶어 나는 고개를 돌려 유골함 쪽을 쳐다보았다. 할머니의 울음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다시 할머니를 쳐다보았다. 단단히 쥐고 있던 두 주먹이 텅 비어 있었다. 나는 할머니의 두 손을 자세히 살폈다. 그러는 사이 할머니는 천천히 입을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수골실의 모든 것이 잠깐 멈춘 것 같았다. 할머니는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도 하던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할머니가 갑자기 상체를 숙였다. 입 속의 것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는가. 나는 의자에 걸터앉아 오랫동안 할머니 뒤쪽의 흰 벽을 바라보았다. 집으로 돌아온 할머니는 잘 움직이지 않았고 무엇을 먹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가 할머니를 병원으로 모셔가려고 했지만 한사코 거절했다. 그러지 말고, 동물원에 가보자. 집으로 돌아온 후 할머니가 우리들에게 처음으로 한 부탁이었다. 나는 내가 잘못 들었나 했지만 그것은 분명 동물원이라는 말이었다. 아버지가 동물원에 데려다주지 않자 할머니는 살아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 모든 행위들을 다시 거부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기세와 할머니의 고집 사이에서 가족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나는 밤마다 할머니 방으로 가서 할머니의 몸을 쓰다듬었다. 여기 어디쯤 삼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니 갑자기 할머니의 몸이 무척 단단하게 느껴졌다. 삼촌은 할머니의 쇄골 위에 올라 있었다. 할머니가 들이쉬고 내쉬는 숨 속에서도 삼촌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어느 날엔가 삼촌은 할머니의 팔목을 그러쥔 채 죽이 담긴 숟가락을 할머니의 입 속으로 밀어 넣어주기도 했다. 먹은 음식이 어쩌다 얹히기라도 하면 조용히 할머니의 등을 쓸어주었다. 나는 삼촌이 그렇게라도 여기서 할머니와 함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게 느껴졌다. 삼촌, 좋아? 나는 탄 못과 할머니의 무릎을 번갈아가며 만졌다. 할머니는 오래 울었다. 가족들 모두 마음을 진정시키고 일상으로 돌아간 다음에도 할머니는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새벽에 홀로 깨어 화장실에 다녀올 때도, 물에 만 밥 한 그릇을 다 먹고 난 뒤에도 삼촌의 베개를 쓰다듬으며 울었다. 어쩌다 밥상에 삼촌이 좋아하던 창란젓이라도 올라오면 그걸 바라보며 오래 울었다. 눕거나 앉거나 간신히 일어서거나 벽에 등을 기대거나. 언제 어디에서건 어떤 자세로든 할머니는 울고 있었다. 소리가 나지 않게 속으로 울고 있었지만 나는 할머니가 울고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어쩌면 울다 지쳐 손으로 몸을 짚기라도 하면 어디에서건 삼촌이 만져져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그러는 것인지도 몰랐다. 살아 있는 유골함이 되는 일은 무척 힘겨워 보였다. 그래도 할머니는 식구들 앞에서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고,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그렇게 일 년이 지난 오늘 할머니는 혼자서 동물원에 온 거였다. 우리가 걸음을 멈춘 곳은 식물원 입구였다. 할머니를 막 따라잡으려다가 도대체 왜 동물원에 왔고 또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궁금해 뒤를 따랐던 참이었다. 할머니의 남색 기지바지 속에서 끊임없이 휴대전화 벨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원내 방송이 나왔다. 이하설 조장님, 운영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식물원 뒤쪽에는 고사한 나무들이 즐비했다. 희귀한 꽃이나 과실수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팔려가거나 누군가가 빼돌린 뒤였다. 테마 랜드를 재정비한다면 가장 먼저 손을 대야 할 곳도 여기였다. 할머니는 왜 하필 이곳으로 온 것일까. 마침내 할머니가 걸음을 멈추고 단풍나무 둥치에 기대앉았다. 집에서 동물원까지 걸어왔다면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을 텐데……. 나는 천천히 할머니에게로 다가갔다. 집으로 모셔 갈 작정이었다. 그때 할머니가 손을 뻗어 땅바닥에 흩어져 있는 나뭇조각 하나를 집어 들었다. 내 새끼손가락만 한 나뭇조각이었다. 주저할 새도 없이 할머니는 그것을 입에 넣은 후 가슴을 쳤다. 그러다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크으헉, 으흑. 그것은 그동안 가슴에 쌓였던 울음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듯한 소리였다. 나는 다가가 말리지 않았다. 할머니도 얼마간은 큰 소리로 울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할머니는 주먹으로 툭툭 땅을 쳤고, 나무 둥치에 등을 짓찧었다. 돌로 만든 조형물에 얼굴을 갖다 박았고 두 손으로 머리채를 쥐어뜯었다. 할머니는 그동안 속으로만 쌓였던 울음들을 모조리 뱉어내려는 것 같았다. 그때 식물원 어디선가 커다란 새의 날갯짓 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푸앙? 그는 나에게 다른 한국인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향기가 있다고 말하곤 했다. 내가 자기를 찾는 거라 여기고 또 달아나버리면 어떡하지? 푸드덕거리는 새소리와 할머니의 울음이 식물원 안을 가득 채웠다. 죽은 나무들도 잔잔한 바람을 타며 울음소리와 박자를 맞췄다. 나는 할머니가 울고, 푸앙이 새들과 함께 마음을 삭이고 있는 여기가 아주 잠깐 동안만이라도 누군가에게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다. 눈물을 그친 할머니가 다시 걸었다. 나는 할머니를 뒤따라갔다. 할머니는 여전히 뒤에 있는 나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한참 동안 동물원 곳곳을 걷던 할머니는 코닥 필름 사진관 앞에서 멈춰 섰다. 우두커니 서서 문 닫힌 사진관의 창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았다. 거기에는 코끼리 등에 올라 탄 삼촌이 붉은 조련복을 입고 활짝 웃는 사진이 붙어 있었다. 테마랜드 30년의 모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도록 전시된 사진들이었다. 오래되어 빛이 바랬을 뿐, 사진 속의 모든 것들은 충분히 식별이 가능했다. 할머니는 손을 뻗은 채로 창가에 바짝 다가섰다. 삼촌의 사진이 언제부터 저곳에 걸려 있었던 걸까. 테마랜드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저 사진을 그곳에 걸어 놓지는 못했을 것이다. 할머니! 그제야 내가 큰소리로 할머니를 불렀지만 할머니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나는 멀찍이 떨어져서 코끼리 등 위에 앉아 밝게 웃고 있는 삼촌과 그것을 향해 말 없이 손을 뻗는 여인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을 쓸쓸히 바라보았다. 내가 보고 있는 이 사진 속으로도 빗방울들이 쏟아져 내렸다. 정적을 깬 것은 다름 아닌 푸앙이 우는 소리였다. 푸앙은 팀장에게 멱살을 잡힌 채 이쪽으로 끌려오는 중이었다. 여전히 홍학 한 마리를 품에 안고 있었다. 야, 이하설! 나는 갑작스러운 그들의 등장에 놀라 나도 모르게 할머니! 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내내 그렇게 멈춰 있을 것만 같던 사진 속 초로의 여인이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러나 여인의 핏발 선 두 눈이 멈춘 곳은 내가 입고 있는 삼촌의 조련복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단추를 달고 솔기를 여며준 이 옷을 할머니는 단번에 알아차린 것 같았다. 어느새 창틀에서 떼어 낸 삼촌의 사진을 안고 있는 할머니가 다른 한 손으로 내 옷을 가리키며 다가왔다. 팀장과 푸앙도 이쪽으로 바짝 다가섰다. 그들의 발걸음 소리가 코끼리 울음소리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쏘냐와 튀라는 우리로 돌아갔을까.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나는 주머니 속에 있던 못을 꺼내 쥐었다. 나는 어느 쪽으로도 가지 못했다. 누군가 먼저 잡아당기지 않는다면 나는 언제까지라도 그렇게 서 있을 것만 같았다. <끝> ■ 당선소감 - “기꺼이, 조금 더 말랑해지겠습니다” 타슈켄트 동물원에는 코끼리 두 마리가 살고 있습니다. 초원을 훑어야 할 우묵한 눈들이 녹슨 푸슈킨 동상을 바라보고 있지요. 어느 날 저도 모르게 코끼리 우리 안으로 들어가 버리고야 말았습니다. 늙고 병든 코끼리의 두툼하고 너덜너덜한 귓불을 한참 동안 쓰다듬어 주었어요. 그 코끼리들이 저와 함께 아랄 해를 지나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요즘 노인정에서 한글을 배우고 계십니다. 손녀가 쓴 글을 읽겠다고 약속을 하셨어요. 저는 아주 오랫동안 천천히 글을 써나갈 작정이므로 할머니는 기필코 200세 장수하셔야 합니다. 기꺼이, 조금 더 말랑해지겠습니다. 이 소식을 누구보다도 기뻐해주신 ‘동인, 그 섬’의 대장 임철우 선생님(‘그 섬에 가고 싶다’를 필사하던 그 순간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잘 견디고 천천히 나아가겠습니다.), 치열하고 엄중한 소설쓰기가 일상의 진부함을 뛰어넘을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제시해주신 최수철 선생님(선생님의 조언과 응원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마음에 누가 되지 않도록 살고, 쓰겠습니다.), 검룡소에서 풀솜대를 뜯어주신 최두석 선생님(돌아가지 못하는 시의 자리가 아직도 제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글 쓰는 손가락은 절대적으로 겸손해야 함을 일깨워주신 서영채 선생님(밤새 꺼지지 않던 선생님 연구실의 불빛을 바라보며 술 취한 저는 도서관에서 잠들곤 했지요.), 사물을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신 주인석 선생님(아, 이제 오디오 튜닝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10년 전 홍성여고 문예반 수업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제가 없었을 겁니다, 이정록 선생님. 좋은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행운입니다. 그 운명을 결정지어주신 어머니, 아버지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제가 무너지려 할 때마다 옆에서 바로잡아주고 격려해준 권오영 시인께는 미처 다 갚을 수도 없는 마음들을 받았습니다. 함께 공부하는 동안 내내 소설 쓰기의 치열함을 온몸으로 가르쳐주던 김도연 선배께 맥주 한 잔 사드리고 싶습니다. 철없는 저를 뒤치다꺼리해 주느라 고생한, 제일 먼저 축하해준 이진희 시인. 정말 고맙습니다. 부족한 작품을 끝까지 손에 들고 계셨던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을 것같이 힘들어도 조금 더 기운을 낼 수 있는 뚝심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얼른 ‘리보통(Ly-botong)’으로 달려가 그곳에 계신 분들과 커피 한 잔 내려 마시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약력 -본명:이미선. 1983년 충남 보령 출생 -한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한신대학교 문예창작대학원 소설전공 수료 -한국국제협력단(KOICA) 단원으로 우즈베키스탄 세계언어대학 한국어 강사 역임 ■ 심사평 - ‘현대인 삶의 축도’ 동물원… 상징적 압축미 탁월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은 모두 열 편. 이 가운데 다시 세 편의 작품을 어렵게 추려 놓고 생각했다. 신춘문예가 필요로 하는 소설은 어떤 소설인가? 우리 소설은 어디로 가야 하나? 단편소설은 산문 양식임에도 언어의 경제성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는 영역이다. 우리는 이 짧은 언어로는 ‘모든 것’을 쓸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양식은 이 ‘모든 것’을 내놓으라고 한다. 어떻게? 수사학, 즉 기교가 우리를 지상적인 삶에서 초월적 의미의 세계로 순간이동시켜 준다. 그러니 기교가 모든 것이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할 수도 있다. 상징적 깊이나 환유적 지시 체계를 갖추지 못한 훌륭한 단편소설이란 일종의 형용모순과도 같다. 하이준씨의 ‘은행나무가 있는 풍경’은 현대적 일상을 사건으로 만들어 가는 문체가 돋보였다. 강남의 한 미장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조그만 사건은, 일상의 소소함이 그 한계 내에만 머무르지 않도록 만든 장점도 갖추었다. 김명진씨의 ‘뷰티플 원데이’는 베트남에서 온 아버지와 아버지의 젊은 여인과 ‘나’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나’의 내면의 섬세함이 다문화라는 문제를 사회성 이상의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 그러나 ‘은행나무가 있는 풍경’은 의미를 구성하는 사건이 너무 희박하고, ‘뷰티플 원데이’는 사건을 보편적인 의미로 상승시키는 힘이 부족하다. 이은선씨의 ‘붉은 코끼리’는 상징적 압축미가 뛰어나다. 동물원 코끼리 조련사의 이야기 안에 많은 것을 담았다. 동물원이라는 배경 자체가 어떤 상징성을 띤, 현대인의 삶의 축도로 이해하게 한다. 여기서 동물원을 지배하는 어떤 메커니즘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세계의 어떤 축도와도 같다. 이 작품은 쓴 것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면서 독자에게 시적인 울림을 선사한다. 재능과 생각을 겸비한 이은선씨에게 축하의 말씀과 함께 정진을 당부 드린다.
  • 경북 영천에 제4경마장

    경북 영천에 제4경마장

    제4 경마장이 경북 영천시에 들어선다. 김광원 마사회장은 24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새 경마장 건설 최종후보지로 영천시 금호읍 성천리와 대미리, 청통면 대평리 일대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면적은 552필지에 140만 9422㎡(40만평)로 경기도 과천, 제주시 애월읍, 부·경(부산과 경남에 걸쳐 조성) 경마장보다 넓다. 이곳에는 2014년까지 부지 매입비를 뺀 2500억원을 들여 레이스를 펼치는 주로(走路)와 트레이닝센터, 승마장 등을 만든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경북 제4경마장유치 추진 논란

    경북 제4경마장유치 추진 논란

    경북지역에 소싸움경기장에 이어 경마장 유치 움직임이 구체화되자 머지않아 도박산업이 판을 칠 것을 우려하는 시민사회단체 등의 유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국내 유일의 상설 소싸움경기 시행자인 경북 청도공영사업공사에 따르면 내년 5월, 늦어도 9월에는 경기장을 개장할 계획이다. 경마나 경륜처럼 소싸움도 베팅하며 즐길 수 있게 된다. 청도 소싸움장은 2007년 1월 준공됐지만 그동안 전산시설 보완, 신규 인력 및 싸움소 확보, 심판 선발 및 훈련 등 각종 문제로 개장이 계속 지연됐다. 이에 따라 청도공영공사는 내년 3월 이전에 소싸움장 개장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농림수산식품부에 제출해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는 제4경마장 유치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도는 지난 23일 도청에서 ‘말산업 발전 심의위원회’를 열고 영천과 상주 2곳을 경마장 후보지로 결정했다. 이달 말까지 이를 한국마사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마사회는 경북을 비롯해 전남·북도, 충남도, 인천시 등에서 올린 후보지에 대해 현장심사 등을 실시, 연말까지 1곳을 최종 확정한 후 2013년까지 부지 150만㎡에 총 2500억원을 들여 신규 경마장을 개장한다. 도는 도내 후보지 2곳이 신규 경마장 입지 여건과 부지 적합성 부문 등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제4경마장 선정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도는 경마장이 유치되면 연간 3000억원의 세수(레저세) 증대로 인한 지역 발전과 신규 고용창출 1000명, 말 관련 산업 활성화 등으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도내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은 경마장까지 지역에 오면 도 전역이 도박 열풍에 휩싸일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구미경실련 등은 “도내에서 소싸움장에 이어 경마장까지 개장될 경우 300만 도민들은 거대한 도박시장에 빠져들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제4경마장 유치 우승지의 향방은

    제4경마장 유치 우승지의 향방은

    한국마사회가 서울, 부산·경남, 제주에 이어 올해 안에 제4경마장 후보지를 결정키로 함에 따라 유치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29일 한국마사회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마사회 2층 강당에서 ‘제4경마장 입지 선정을 위한 제안 설명회’를 가졌다. 설명회에는 인천, 대구, 전남, 전북, 강원, 경북 등 6개 지역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해 치열한 유치전을 예고했다. 마사회는 다음달 말까지 기존 경마장을 운영 중인 4개 광역자치단체를 제외한 나머지 12개 광역단체별로 최대 2곳씩의 후보지 제안 신청을 받아 연말쯤 후보지를 선정한다. 입지 선정 평가 기준은 ▲부지 적합성(250점) ▲입지 여건(350점) ▲사업 추진 효율성(200점) ▲말 산업 발전을 위한 공익성(100점) 등 4개 분야다. 특히 마사회는 지자체들이 신규 경마장 조성 부지 150만㎡에 대해 유·무상 임대 및 유상 매각, 지방세인 레저세(경마 총 매출의 10%) 한시적 감면 방안 제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4경마장은 2014년 개장 목표로 내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총 2500억원을 들여 경마장과 트레이닝센터, 승마장 등을 갖춘 테마공원 형태로 건설될 계획이다. ●연말 후보지 선정… 2014년 개장 목표 경북지역에서는 영천·구미·상주 등 3곳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영천시는 이미 마사회 측에 부지 198㎡를 무상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달 말쯤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한 유치 타당성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제안서 작성에 들어가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유치 분위기 확산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상주시도 사벌면 화달리 일원에 건립 중인 국제승마장 인근 부지 132만㎡에 경마장을 유치키로 했다. 동향 파악과 제안서 작성 준비에 들어가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구미시도 선산읍과 옥성·도계·해평면 등 4~5개 지역 중 1개 지역에 경마장을 유치할 계획을 세우고 165만㎡ 규모의 부지를 찾고 있다. 시는 무상 기부 방안 등을 종합 검토하고 시의회 등과 협의를 거쳐 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사행심 조장” 지역 시민단체와 마찰도 경북도 관계자는 “다음달 중 이들 3개 지자체의 유치 제안서를 사전 검토·평가한 뒤 2곳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북도도 다음달 4일까지 도내 14개 시·군을 대상으로 유치 신청을 받는 등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현재 정읍시와 장수군이 본격 나서고 있으며 남원시는 아직 검토단계지만 경마장 설치가 가능한 지역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도 관계자는 “호남고속도로와 내장산국립공원을 끼고 있는 정읍시가 접근성 등이 뛰어나고 장수군은 제주에 이어 마사회의 경주마 육성 목장이 있어 이점을 지녔다.”면서 “경마장을 지역에 반드시 유치하겠다.”며 각오를 보였다. 인천과 충북, 전남, 강원지역의 상당수 지자체도 경마장 유치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지역 시민단체들이 사행심 조장 등을 이유로 경마장 유치에 적극 반대할 것으로 알려져 마찰이 예상된다. ●제4경마장 유치 효과는 경마장을 유치하면 해당 시·도는 연간 2000억원(시·도세) 정도의 세수 증대가 기대된다. 시·군은 이 가운데 도세를 제외한 징수교부금으로 최소 500억원 이상 확보할 수 있다. 이는 부산·경남 경마장의 올해 레저세가 2000억원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수 증대로 인한 지역발전과 함께 1000명 안팎의 신규 고용창출, 인구 유입 및 각종 말 관련 산업 유치·발전 등 각종 효과 창출이 기대된다. 전국종합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30일 영천서 말 달리자

    말(馬)의 고장 경북 영천에서 전국 최대 말 한마당 축제가 열린다. 영천시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3일간 영천 운주산 승마장에서 ‘제4회 전국 말 한마당 축제’가 개최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국민생활체육전국승마연합회가 주최하고 영천시와 한국마사회,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후원한다. 말 한마당 축제는 2006년부터 매년 정부의 말 산업 육성 정책 홍보와 승마인구 저변 확대 등을 위해 개최되고 있다. 축제 참가 규모는 전국 200여필의 말과 선수, 임원 250여명이 참여해 마장마술, 허들경기, 장애물 경기, 지구력 경기(20㎞), 릴레이 단체경기 등 생활체육 승마전 경기가 열린다. 지구력 경기는 승마장 인근 ㈜레이포드 골프장 예정 부지 내에 마련된 국내 최고의 코스에서 펼쳐진다. 또 행사 기간 내내 관람객들에겐 무료 승마체험, 재활승마, 말 관련 상품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말 관련 역사가 깊은 영천에서 전국 최대 규모의 말 축제 행사가 개최되는 것을 시민과 함께 환영한다.”며 “이 같은 대회 개최 등을 통한 승마산업 육성은 물론 한국마사회가 추진 중인 지방 경마장 유치에도 적극 나서 영천을 명실공히 말 관련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영천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2000억대 사설 경마·경정 조직 적발

    거액의 베팅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워 도박꾼을 끌어모아 2000억원대의 사설 경마와 경정을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8일 불법 사설 경마·경정을 운영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한국마사회법 위반) 등으로 3개 조직의 총책 홍모(48)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도박에 참여한 41명 등 6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홍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알선책인 이모(57)씨 등을 동원해 경기 하남 ‘미사리 경정경기장’ ‘서울경마장’, 장외발매소 등을 돌며 “최대 1000만원의 베팅이 가능하며 맞히지 못하는 경우에도 베팅 금액의 10~20%를 돌려준다.”며 1500여명의 도박꾼을 모았다. 이어 도박꾼들에게 은행계좌로 미리 돈을 받아놓고 경기 때마다 전화로 마권과 경정권을 판매했다. 이들이 판매한 마권과 경정권은 무려 2000억원대로 수수료만 100억여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한국마사회와 경정운영본부가 경주당 베팅 상한선을 1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어 도박꾼들이 이들의 꼬임에 쉽게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경기 결과에 따라 정당하게 배당을 지급해 도박꾼들의 신임을 얻었으며 입건된 도박꾼 중에는 수차례 입상한 경력의 전직 경정 선수도 포함돼 있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영천에 대규모 말 테마공원 추진

    경북도가 말을 테마로 한 ‘기마 역사문화 공원’ 조성을 추진한다.도는 26일 운주산 승마장이 있는 영천시 임고면 일대 부지 100㏊에 오는 2014년까지 총 1500억원을 들여 기마 역사문화 공원을 조성키로 했다고 밝혔다.이 계획안에 따르면 공원 내에 조선 초기까지 성행했던 격구, 전통 마상재, 마상무술 등을 문헌 조사를 통해 재현한 ‘기마문화연구센터’를 설치한다. 주요 시설로는 기마역사문화관을 비롯해 격구장, 폴로경기장, 실내외 승마장, 재활 승마장, 산악 승마코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체험승마장 등을 갖춰 기마문화의 역사는 물론 생활 승마와 레포츠 문화 등을 즐길 수 있는 거점공간을 만들 계획이다.도는 이를 위해 지난 23일 국민체육진흥공단, 영천시, 세계기사연맹 등 관계자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마역사문화공원조성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 보고회’를 열어 기마 문화공원 조성 사업을 농림수산식품부 국가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다음 달 말까지 예비 타당성 조사 실시한 뒤 내년부터 사업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우병윤 도 환경해양산림국장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겨냥한 말 테마공원이 조성되면 기존 경마 위주에서 탈피, 말 관련 레포츠 문화는 물론 승마학교 운영, 마필산업 활성화 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미국 등 선진국들이 승마공원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했듯이 우리도 국가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정부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한편 영천시는 한국마사회의 제4, 5호 지방 경마장 건설 계획에 따라 경마장 유치를 추진 중이다. 시는 최근 경마장 유치를 위해 마사회측에 부지 165만 2900㎡(50만평)를 무상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경마장 유치 타당성 학술 연구 용역을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깔깔깔]

    ●순진한 꼬마 한 꼬마가 난생 처음으로 비행기를 탔다. 여기저기 신기하게 둘러보는데 마침 스튜어디스가 탑승객들에게 음료서비스를 하기 시작했다. 사람들마다 음료수 한 개씩 쥐어주는 걸 유심히 바라본 꼬마가 말했다. “엄마, 여긴 정말 장사 잘된다. 그렇죠?” ●메리가 누구야? 아내가 신문을 보고 있는 남편에게 말했다. 아내 : “‘메리’가 누구야? 이 쪽지에 쓰인 ‘메리’가 누구냔 말이에요?” 남편 : “그건 말 이름이야. 어제 경마장에 갔었거든. 난 항상 ‘메리’에게 걸어야 잃지는 않거든….” 아내 : “어머 그래요? 미안해요.” 일주일 후, 아내가 화가 잔뜩 나서 남편에게 화를 낸다. 남편 : “왜그래? 왜 또 잔소리야?” 그러자 5살 딸아이가 말했다. “좀 전에 아빠의 그 ‘말’ 메리한테서 전화 왔었어요. 아빠 퇴근하셨냐고….”
  • [테마스토리 서울] (15) 뚝섬 경마장

    [테마스토리 서울] (15) 뚝섬 경마장

    한국전쟁 직후 어렵게 하루를 살던 서울시민들이 ‘대박’을 꿈꾸며 주말마다 경마장을 가득 메웠다. ‘뚜~뚜~뚜~’ 대지를 울리는 말발굽 소리와 ‘와~’ 대박을 알리는 함성, 그리고 ‘아~’ 휴지조각이 된 마권을 찢어 날리며 뱉었던 탄식이 어우러졌던 ‘뚝섬경마장’을 아십니까. ●조선초엔 왕실 사냥터로 쓰여 지금 경마장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서울숲공원의 달리는 말에 탄 기수 조각상 10여점이 그때의 추억을 대신하고 있다. 1922년에 조선경마구락부가 발족됐고 1945년 광복과 더불어 한국마사회로 이름을 바꿨다. 한국마사회는 신설동에 경마장을 개장했지만 전쟁을 겪으며 1951년 주한 미공군 비행장으로 징발되고 만다. 따라서 한국마사회는 1930년대 조선경마구락부가 경마장 이전 목적으로 매입했던 뚝섬에 경마장 공사를 시작했다. 그 날이 바로 휴전협정이 맺어진 다음날인 1953년 7월28일. 뚝섬은 옛날부터 말과 인연이 깊었다. 조선시대 초부터 말을 먹이는 목장이 있었고 왕실의 사냥터로 쓰이기도 했다. 마사회는 보유한 모든 자산을 팔아, 천신만고 끝에 이듬해인 1954년 5월8일 뚝섬경마장의 문을 열었다. 비록 채소밭 속의 보잘것 없는 경마장이었지만 전쟁으로 중단된 경마가 3년 11개월만에 명맥을 잇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어렵게 시작한 경마는 그야말로 초보 수준. 말(馬)도 지금처럼 미끈하게 생긴 경주마가 아니고 조랑말이었다. 충분한 마필 자원을 확보하지 못했던 마사회는 광주, 목포 등에서 몽골계 재래종마를 겨우 모아 명맥을 이었다. 경주로는 모래와 초지가 섞였고 경주로 가운데 채소밭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터지는 풍경이다. ●한국전쟁 이후 급조… 경주로에 채소밭도 또 관람대는 미제 맥주깡통을 이어 붙인 허름한 모습이었다. 토털리제이터(배당률 계산기)가 없어 경주 20분전에 베팅을 마감하고 수십명의 직원들이 주판으로 배당률을 산출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1968년에는 경마장 가운데 골프장이 들어선다. 고 박정희 대통령의 채소밭으로 쓰이던 경주로 가운데를 골프장으로 개발하라고 한마디하자 전혀 연관이 없는 골프와 경마가 한 솥밥을 먹게 된 셈이다. ●1989년 과천경마장 생기며 역사속으로 35년 간 서울시민의 애환을 간직하던 뚝섬경마장의 시대는 1989년 과천경마장 개장과 더불어 막을 내린다. 골프장도 1994년 문을 닫고 뚝섬 가족공원으로 변신한다. 이후 서울시가 2005년 대규모 생태공원인 뚝섬 서울숲으로 조성했다. 비록 조각상 몇 개가 그때의 추억을 대신하고 있지만 뚝섬경마장에 서려있는 서울시민들의 추억은 영원할 것이다. 글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더 모멘트… ’ 오리지널 버전 QTV 17일부터 13부작 방영

    QTV는 17일부터 매주 목~금 오후 10시에 진실게임 토크쇼 ‘더 모멘트 오브 트루스(The Moment Of Truth)’의 오리지널 버전을 방송한다. 거짓말탐지기를 장착하고 지인들이 보는 앞에서 21개 질문에 진실만을 대답하면 50만달러의 상금을 주는 이 프로그램은 미국 FOX채널에서 방송 당시 각종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우며 사랑받았다. 또 유사 포맷 프로그램도 생겨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수십 개국에서 이 시리즈를 제작했고, 한국에서도 QTV를 통해 ‘더 모멘트 오브 투르스 코리아’가 제작·방영 됐었다. 17일 1편에는 전직 풋볼선수와 경마장 마케팅 직원 등이 출연한다. 13부작.
  • 도박에 빠진 한국… 성인 359만명 중독

    도박에 빠진 한국… 성인 359만명 중독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염모(44)씨는 15년 전 지인의 소개로 경마장에 발을 들여놓던 순간을 일생일대의 실수로 여기고 있다. 일주일에 5일씩 경마장과 경륜장을 찾았던 염씨는 20여억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식당을 처분하고 가족과도 헤어진 염씨는 몇번이고 자살을 기도했다. 그러다 현재 ‘중독예방치유센터’에서 재기를 다지고 있다. 도박 중독자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도박 중독은 자신의 의지로 도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돼 개인과 사회의 도덕성을 파괴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울증과 불안증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가정 해체와 각종 범죄로까지 이어져 복합적인 문제를 낳고 있다. 10일 국무총리실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국내 19세 이상 성인의 9.5%인 359만명이 도박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 평균 도박 중독률 4%의 2배가 넘고 1.9%의 영국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높다. 보호 치료가 시급한 ‘병적 중독’ 유병률은 2.3%인 81만명 수준이다. 사감위 산하 중독예방치유센터의 조현섭 센터장은 “30~40대 남성 자영업자들이 도박 중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이같은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행산업의 급성장은 도박 중독자 양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사행산업의 매출은 2000년 6조 6977억원, 2006년 12조 1321억원, 2007년 14조 5928억원 등으로 늘어나 지난해에는 16조 40억원을 기록했다. 불법도박 단속이 강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합법도박으로 이동한 것도 사행산업을 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사감위는 올해 처음으로 ‘도박 중독 예방주간’(10월14~19일)을 지정하고 도박 중독 예방과 치유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감위는 이 기간 동안 서울 명동, 강남, 종로 일대 등 번화가를 돌며 홍보활동을 펼치고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도박 예방을 위한 연극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박중독이 다양한 사회문제의 시발점이 된다는 점을 경고하면서 근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서울 중독심리연구원 김형근 소장은 “정부가 세원 확보를 위해 사행산업을 대거 승인하면서 도박 중독자가 양산되는 빌미를 제공했다.”면서 “사행산업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절도, 폭력, 지능형 범죄(사기) 등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정부가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인혜 강원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행산업위원회법을 강화해 상습 도박성이 의심되는 사람들은 사행사업장에 출입을 금지시키고 53조원에 이르는 불법 도박시장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활동에 그치고 있는 사감위의 권한을 확대해 실질적인 단속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감위 관계자는 “사감위는 사행사업장 출입이 유난히 많거나 지출액이 많은 사람들을 도박 중독자로 의심해 해당 사업소에서 출입을 차단하도록 공지하고 있지만 잘 실행되지 않고 있다. 사행사업위원회법은 합법적인 사행산업만을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불법도박에 대해서는 손을 쓸 수 없는 실정”이라며 제도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도박자금 마련하려 교통사고 낸 택시기사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고등학생 딸까지 태워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을 타낸 택시기사 등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 등)로 택시기사 정모(50)씨 등 7명을 구속하고 유모(41)씨 등 13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전·현직 택시기사인 정씨 일행은 2003년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노원구, 강북구 일대에서 자신들끼리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고 입원하거나 교통법규 위반차량을 추돌하는 등의 수법으로 보험사에서 140차례에 걸쳐 6억 20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도박장이나 사설 경마장에서 쓸 자금 마련을 위해 4~5명씩 조를 이뤄 범행을 저질렀으며 많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가족까지 동원했다. 구속된 문모(54)씨는 고등학생인 두 딸에게 “같이 갈 곳이 있다.”면서 차에 태운 뒤 사고를 내기도 했다. 이들은 사고 후 자신들이 근무하는 회사와 거래 관계가 있는 병원에 입원한 후 치료도 받지 않고 당일 바로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과천에 복합문화관광단지

    경기 과천시는 국립과천과학관 앞 개발제한구역 해제 예정지에 조성하는 복합문화관광단지를 2011년 착공할 계획이라고 2일 밝혔다. 과천동 208 일대 18만 5000㎡ 부지에 모두 1조원을 투입해 2014년까지 엔터테인먼트형 복합 쇼핑몰과 특급호텔 등을 건립한다. 복합단지 주변에는 국립 과천과학관을 비롯해 서울랜드, 서울대공원, 경마장 등이 들어서 있어 관광문화도시로서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시는 이를 위해 타당성 조사 및 기본설계용역을 지난해 완료한 데 이어 민간사업 추진 방침을 확정해 이날 시청 상황실에서 경기관광공사와 단지 조성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에 따라 단지 조성사업은 시 24%, 경기관광공사 27% 등 공공기관이 51% 출자하고, 민간이 49% 사업비를 대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시는 올 하반기 공모를 통해 내년 상반기에는 민간 사업자를 선정, 단지 조성사업 계획을 확정한다. 단지 조성사업은 기반조성 단계까지는 공공기관이, 이후 건축 및 운영과정은 민간이 주도한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30년 기른정 패륜으로 갚다니…

    도박에 빠져 30년 넘게 길러준 양어머니를 청부 살해하고 수십억원대의 유산을 가로챈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7일 청부업자를 동원해 양어머니 유모(70)씨를 살해한 뒤 20여억원의 유산을 빼돌린 이모(34)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씨의 의뢰를 받고 유씨를 살해한 박모(31)씨와 전모(27)씨도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해 3월 유씨가 “경마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는 너에게 유산을 남기느니 대신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말한 것에 앙심을 품고 한 인터넷 게시판에 ‘시키는 일은 다 해 주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박씨 등과 접촉해 1억 3000만원을 주고 유씨를 살해해 줄 것을 부탁했다. 박씨 등은 지난해 5월2일 오전 4시쯤 경기 성남의 유씨 집에 침입해 숨어 있다 아침운동을 하고 돌아온 유씨의 얼굴에 비닐랩을 씌워 살해했다. 이씨는 박씨 일당과 함께 지난해 4월 교통사고로 위장해 유씨를 살해하려고 계획했지만 “어머니 얼굴을 보니 차마 못하겠다.”고 해 첫번째 시도는 실패했다. 유씨는 갓난아기 때 자신의 집 앞에 버려진 이씨를 양자로 삼았다. 이씨는 대학시절 사설경마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경마에 대해 알게 된 뒤 수시로 유씨에게 도박자금을 타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범행 뒤 아파트 4억원, 예금 6억원 등 20여억원의 유산을 받았지만 이 가운데 15억 5000여만원을 사설 경마장에서 탕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헝가리, 마돈나 축구장 콘서트 불허

    팝가수 마돈나(51·미국)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푸슈카시 페렌츠 스타디움에서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헝가리 축구협회가 잔디보호를 이유로 제동. 곧 있을 스웨덴, 포르투갈과의 A매치를 앞두고 복구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헝가리 축구협회 관계자는 “마돈나의 콘서트는 경마장에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 5만원권 경매가 2500만원까지 치솟아

    발행 한 달째를 맞은 5만원권의 인기가 장소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백화점이나 슈퍼마켓 등에선 인기가 별로다. 반면 도박장과 인터넷 경매 사이트 등에서는 ‘귀하신 몸’이다. 5만원권 3장을 묶은 1세트의 인터넷 경매가는 최고 25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은행 직원이 실수로 현금자동인출기(CD)에 돈을 잘못 넣어 1만원권 대신 5만원권이 나오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날까지 시중에 풀린 5만원권은 모두 7596만장으로 금액으로 따지면 3조 8000억원에 이른다. 발행 숫자는 적지만 금액이 많다 보니 발행 한 달만에 이미 전체 화폐 유통량의 12.4%를 차지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실제 쓸 일이 별로 없다.”는 평이 대체적이다.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롯데백화점 서울 명동 본점에서 하루 평균 유통된 5만원권은 600장(3000만원)에 불과했다. 하루 1억여원이 거래된 수표에 비해서도 절반에 못 미쳤다. 업계는 5만원권 사용이 적은 이유로 신용카드 사용 보편화, 분실위험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수표 선호, 소비용보다는 보관용으로 더 인기인 점 등을 들었다. 반대로 5만원권이 활발하게 쓰이는 곳도 있다. 강원랜드와 경마장의 은행 지점 5만원권 공급량은 일반 지점의 5배, 많게는 10배를 넘는다. 휴대의 편리성 때문에 도박할 때 5만원권을 선호하는 까닭이다. 결혼식과 장례식장 등에서 경조사비로도 5만원권이 더러 등장한다. 이번주 시작된 앞번호 5만원권 경매는 오후 6시 마감 결과 19998~20000번(3장 1묶음)의 최종 낙찰가가 2500만원을 기록했다. 느린 번호부터 경매가 시작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희귀성이 떨어지는 숫자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은 가격에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한 화폐수집가는 “화폐수집 취미를 갖고 있지 않은 일반인들도 묻지마 식으로 투자하는 양상”이라며 “가장 인기가 높은 101번이나 123456번 같은 경우 1억원까지도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일 전남의 한 농협지점 CD기에서 직원이 기계에 돈을 잘못 분류해 넣는 바람에 1만원권 대신 5만원권이 나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농협 관계자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달리 CD기는 5만원권을 인식하는 기능이 없다.”면서 “실수를 설명하고 고객들에게 돈을 돌려 받았다.”고 해명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한족·위구르 서로 “무섭다”… 불안한 평온

    │우루무치(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박홍환특파원│9일 돌아본 우루무치 시내는 전날보다는 비교적 안정을 찾은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상점은 3일간의 임시휴업을 끝내고 문을 열어 손님들을 맞았고, 위구르인 거주 지역의 시장도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수이모거우(水磨溝)구의 시장에서 만난 위구르인 상인 누얼메메티(24)는 “이번 사태 발생 후 처음 문을 열었다.”며 “빨리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루무치가 조금씩 일상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증원된 병력은 길가에 주둔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뿐 도로 봉쇄는 대부분 풀린 상태다. 시위 집중지역이었던 난먼(南門)광장과 얼다오차오(二道橋), 경마장 부근의 다완난(大灣南) 시장 등에서도 진압 병력이 대열을 갖춰 한쪽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등 전날까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해 아직도 이번 사태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자가용 영업을 하는 한족 쉬(許)는 위구르인 거주지역으로 가자고 하자 겁에 질린 표정으로 “그곳은 못 간다.”며 고개를 저었다. 시위사태 당시의 악몽을 떠올린 듯 연신 “위구르인들은 무섭다.”며 “어제도 위구르인들이 한족 2명을 살해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위구르인 역시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위구르 의과대학에서 만난 2학년생 아리무장(阿里木江·22)은 “기숙사가 아닌 학교 밖에서 생활하는데 그곳 주민들은 대부분 한족이어서 집을 오갈 때마다 고개를 숙이고 뛰어간다.”고 말했다. 우루무치 의대는 세계위구르대회에서 “한족들이 몰려가 여대생들을 참수했다.”고 지목한 곳이지만 위구르인 학생들은 모두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 위구르 대학생들은 이번 사태의 원인과 관련, 이름 공개와 사진 촬영을 거부한 채 “위구르인들에 대한 차별대우가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 양꼬치 식당을 운영하는 메메티장(36) 역시 “위구르인들에게는 모든 권리가 박탈돼 있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광둥성 한족·위구르족 충돌 사건과 관련, “광둥성 완구공장에서 2명의 위구르인이 죽었다는 정부 발표는 거짓”이라며 “위구르인들은 사망자가 20여명에 이른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위구르자치구 일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관광객 120명 중 일부가 한 때 연락이 끊겼다가 다행히 모두 연락이 닿아 10일 새벽 비행기를 타고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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