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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 영남 광역단체장 선거 판세

    [점프 코리아 2010-지방선거] 영남 광역단체장 선거 판세

    영남은 전통적으로 ‘난공불락’의 한나라당 텃밭이다. 선거 본선보다 한나라당 공천 심사와 경선이 당락을 좌지우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2012년 대선의 밑거름’이라는 의미를 감안하면 여권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간 싸움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선거일정과 맞물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가 야권 ‘약진’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부산에서는 한나라당 소속인 허남식 현 시장이 3선 도전을 공언했다. 허 시장은 지역 살림에 해박한 경륜을 내세워 ‘안방’ 수성을 벼르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힘 있는 정치인 시장론’에 힘입어 친박계 서병수 의원, 친이계 정의화·안경률 의원이 상대로 거론된다. 친박계 핵심인 김무성·허태열 의원도 거명되지만, 두 의원은 ‘친박계의 당내 역할론’에 따라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다. 친박계의 대항마로 권철현 주일 대사의 이름이 오르기도 한다. 친박계 내부에선 권 대사에게 현실 정치 복귀의 빌미를 만들어 주느니, 차라리 정치 성향이 모나지 않고 평판이 좋은 허 시장에게 부산을 맡겨두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야권에선 ‘불모지 부산’에서 내리 재선한 민주당 조경태 의원과 김정길 전 대한체육회장, 노재철 전 사학연금관리공단 감사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문재인 변호사, 해양수산부장관 출신인 오거돈 한국해양대 총장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오르내린다. 문 변호사는 여권에서도 그의 거취를 지켜볼 정도로 이번 선거 최대 변수로 거론된다. 민주노동당 민병렬·진보신당 김석준 시당위원장도 후보로 꼽힌다. 경남에서는 김태호 현 지사가 3선 도전 채비를 끝냈다. 남해안특별법 통과와 람사르 총회 유치라는 업적이 3선 도전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여권에선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완수 창원시장, 황철곤 마산시장, 이학렬 고성군수, 남해군수 출신인 하영제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이,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사건에 연루됐던 김 지사를 밀어낼 ‘새 물결’로 분류된다. 하지만 박·황 시장은 창원·마산·진해 통합이 현실화되면서 통합 시장 출마 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야권에선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장관이 강력한 대항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유업인 ‘시민 정치’를 이번 선거에서 풀어내겠다는 각오다. 민주노동당 강병기 전 최고위원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울산에서는 박맹우 시장의 3선 도전이 유력하다. 한나라당 정갑윤·강길부 의원이 교체 인물로 거론된다. 지난해 4월 재선거에서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 당선으로 확인된 노동계의 후보 통합이 변수로 점쳐진다. 민주노동당 김창현·진보신당 노옥희 울산시당 위원장이 유력 후보다. 민주당에선 본인의 고사에도 불구하고 국민고충처리위원장 출신 송철호 변호사가 후보로 꼽힌다. 심규명 변호사, 임동호 시당위원장, 차의환 전 청와대 혁신관리수석도 거명된다. 대구·경북은 한나라당의 절대 우세 지역이다. 1995년 민선 1기 지방선거 이후 단 한 차례도 시·도지사 자리를 다른 정당에 빼앗긴 적이 없는 곳이다. 여권내 계파 갈등이 관건이다. 대구에서는 재선을 노리는 김범일 시장에 맞서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쓴잔을 마셨던 친박계 서상기 의원이 지역 민심을 등에 업고 설욕전을 벼른다. 서 의원은 이미 시당위원장에 연임하면서 재대결을 예고했다. 후보군으로 꼽히던 이한구·이명규·유승민 의원은 최근 불출마 의사를 굳혔다. 서 의원으로서는 경기고 출신이라는 게 부담이다. 김 시장을 비롯해 역대 민선시장은 모두 경북고 출신이다. 때문에 친박계에선 후보 교체론이 간간이 흘러나오지만 그렇다고 서 의원을 대신할 적당한 인물이 거론되진 않고 있다. 야권에선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민주당 윤덕홍 최고위원, 국민참여당 김충환 전 청와대 비서관이 ‘아성 허물기’에 도전할 후보로 거론된다. 경북에선 친박계 김관용 현 지사에 맞서 포항시장 출신의 친이계 정장식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정 원장은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친이계에선 권오을 전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뚜렷한 후보군이 없는 야권에서는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인 박명재 포천중문의대 총장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출마의지가 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여권내부의 자리 다툼으로 싱겁게 끝날 공산이 크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女사이클·테니스 혼복 2012런던올림픽 추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1일 스위스 로잔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 여자 사이클과 테니스 혼합복식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IOC는 사이클 트랙 남자 4000m 개인 추발, 여자 3000m 개인 추발 등 지구력 종목을 없앴다. 대신 복합 경기인 옴니엄을 추가해 사이클 남녀 트랙 종목 수를 개인 및 팀 스프린트, 경륜, 팀 추발 등 각 5개로 조정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 트랙은 남자 7종목, 여자 3종목으로 치렀다. 국제사이클연맹(UCI)은 양성 평등의 원칙에 따라 남녀 종목 수를 같게 하고 지루하다는 지적을 받는 지구력 종목을 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1924년 이후 올림픽에서 빠졌던 테니스 혼합복식도 추가됐다. IOC는 “남녀가 함께 뛸 기회를 제공해 올림픽 프로그램의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경북 제4경마장유치 추진 논란

    경북 제4경마장유치 추진 논란

    경북지역에 소싸움경기장에 이어 경마장 유치 움직임이 구체화되자 머지않아 도박산업이 판을 칠 것을 우려하는 시민사회단체 등의 유치 반대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6일 국내 유일의 상설 소싸움경기 시행자인 경북 청도공영사업공사에 따르면 내년 5월, 늦어도 9월에는 경기장을 개장할 계획이다. 경마나 경륜처럼 소싸움도 베팅하며 즐길 수 있게 된다. 청도 소싸움장은 2007년 1월 준공됐지만 그동안 전산시설 보완, 신규 인력 및 싸움소 확보, 심판 선발 및 훈련 등 각종 문제로 개장이 계속 지연됐다. 이에 따라 청도공영공사는 내년 3월 이전에 소싸움장 개장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농림수산식품부에 제출해 승인을 받을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도는 제4경마장 유치전에 본격 뛰어들었다. 도는 지난 23일 도청에서 ‘말산업 발전 심의위원회’를 열고 영천과 상주 2곳을 경마장 후보지로 결정했다. 이달 말까지 이를 한국마사회에 통보할 예정이다. 마사회는 경북을 비롯해 전남·북도, 충남도, 인천시 등에서 올린 후보지에 대해 현장심사 등을 실시, 연말까지 1곳을 최종 확정한 후 2013년까지 부지 150만㎡에 총 2500억원을 들여 신규 경마장을 개장한다. 도는 도내 후보지 2곳이 신규 경마장 입지 여건과 부지 적합성 부문 등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제4경마장 선정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도는 경마장이 유치되면 연간 3000억원의 세수(레저세) 증대로 인한 지역 발전과 신규 고용창출 1000명, 말 관련 산업 활성화 등으로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도내 시민·사회단체와 주민들은 경마장까지 지역에 오면 도 전역이 도박 열풍에 휩싸일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구미경실련 등은 “도내에서 소싸움장에 이어 경마장까지 개장될 경우 300만 도민들은 거대한 도박시장에 빠져들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토요 포커스] 이북5도청 60년史

    [토요 포커스] 이북5도청 60년史

    이북5도청의 발자취는 우리 근대사의 아픔을 그대로 닮았다.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6개월쯤 지난 1949년 2월15일자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이북5도 지사를 임명했다. 또 5월23일에는 이북5도청을 서울 북창동 당시 서울시경찰국 청사 4층에서 개청했다. 행정구역과 주민에 대한 행정력이 전혀 미치지 못하는 조직이지만 이북 5도가 헌법이 규정하는 대한민국 영토임을 선언한 것이다. 이후 이북5도청은 6·25때 부산으로 이동한 후 1953년 다시 서울로 옮겨졌지만 변변한 청사를 배정받지 못해 충무로의 한 보육원 2층에서 전세살이를 해야만 했다. 현재의 서울 구기동 청사를 마련할 때까지 44년 동안 무려 14번의 이사를 했다. 한 곳에서 자리잡은 후 거의 옮기지 않았던 남한지역 다른 도청들과는 대조적이다. 1993년에 신축된 구기동 청사는 1만 3833㎡ 규모의 5층짜리 건물로 전시실과 민원실, 도민회 사무실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전시실은 이북5도민들에겐 고향과 같은 곳이다. 전시실 1관에는 이북 5도에 대한 전체적인 현황을 소개하는 자료들로 꾸며졌고, 2관에는 5도가 별도의 부스를 갖추고 있다. 부스에는 출신지별 유명인사들과 주요 시설물 모형, 사진 등이 비치돼 있다. 평양고보 출신이라는 한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종종 동창회 모임도 열어 고향과 친구들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부스별로 투명한 병에 ‘고향의 흙’을 담아 놓아 실향민들의 애틋함을 느끼게 했다. 이북5도청의 행정은 ‘이북5도위원회’가 맡고 있다. 위원장은 5도지사 가운데 1명이 1년씩 윤번제로 맡는다. 현재는 민봉기(73) 황해도지사가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5명의 지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무직 공무원으로 차관급 예우를 받는다. 주로 해당지역 출신자 가운데 경륜과 덕망을 갖춘 전직 고위관료가 임명돼 왔다. 이북5도민의 행정적·정신적 지주역할을 한다. 지사 아래에는 각각 1명씩의 사무국장과 6~7명의 행정직원이 있다. 현재 모두 37명으로 행정안전부 소속 공무원이다. 이곳을 거쳐 간 공무원 가운데는 5명의 차관과 민선지사(이의근 전 경북지사)도 있다. 아래 시장·군수 97명과 읍·면·동장 911명은 전부 무보수 명예직이다. 예산은 기초자치단체의 마을안길 포장사업비 정도에 불과한 한해 70억원 수준으로 도민들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에 사용된다. 이 같은 도정 발자취는 530쪽 분량의 ‘이북5도정 60년사’로 기록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은퇴공직자 희망찾기

    은퇴공직자 희망찾기

    2005년 퇴직한 경기도공무원 윤종태(63)씨는 매일 아침 안성시 삼죽면 내강리 ‘아힘나 평화학교’로 출근한다. 이 학교는 청소년들에게 평화활동을 가르치는 대안학교로 중·고생 12명이 다닌다. 윤씨는 이곳에서 3년 전부터 인성교육과 함께 한자·서예 등을 가르치고 있다. 틈나는 대로 학생들과 함께 경기지역 유명 사적지를 찾아 역사의 소중함도 일깨워준다. 윤씨가 이 학교 교사로 나서게 된 것은 경기도와 한신대가 운영하는 ‘경기도 행복설계 아카데미(단장 홍선미 한신대교수)’를 통해서다. 경륜과 각종 지식을 쌓은 뒤 은퇴하는 공직자들의 능력을 사회에 환원토록 하면서 그들에게 새로운 삶을 찾아주자는 취지에서 2007년 마련했다. 윤씨도 행복설계 아카데미 1기 과정을 수료한 뒤 새로운 인생을 찾게 됐다. 교육과정은 40시간의 비영리민간단체(NPO·Non-Profit Organization) 기본교육과 NPO 현장탐방, 2주간의 인턴체험 등으로 진행된다. 단순 노무 중심의 ‘생계형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재취업 프로그램과 달리 공직자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교육생의 능력과 경험을 펼칠 기관을 찾아주고 참여 방법과 절차에 대해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1대1 컨설팅도 해 준다. 경기도와 31개 시·군 퇴직 및 예정 공무원들이 대상이다. 2007년 1기 당시 25명이 교육에 참여해 이 중 13명이 각종 민간단체에서 봉사하며 제2의 인생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2기 수료생 22명 중 9명도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올해도 3기생을 모집, 지난달 입학식을 시작으로 두 달간 교육에 들어갔다.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를 비롯해 김운호 경희대 비정부기구(NGO) 대학원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서 이들에게 새로운 삶을 전한다. 윤씨는 “공직생활만 했기 때문에 처음엔 ‘대안학교’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었다.”며 “하지만 이제 사회의 일원으로 봉사하며 산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일정액의 보수도 받을 수 있어 그야말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세종시 위원회 실질적 역할 기대한다

    어제 세종시 민·관 합동위원회가 첫 회의를 가졌다. 전문성과 경륜을 갖춘 인사들이 지역별로 고루 포진한 만큼 제대로 된 세종시의 백년을 설계해 내길 바라는 것이 국민 다수의 마음이다. 그러나 주변 환경을 보노라면 걱정스러운 대목이 적지 않다.야당은 세종시위가 법령이 아닌 대통령 훈령으로 설치됐다는 점을 들어 위원회의 실체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태세다. 자문기구인 만큼 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백번 양보한다 해도 과연 세종시위가 다음달 초로 정한 정부 시한에 맞춰 세종시 청사진을 도출해 낼 수 있을지 우려된다. 나아가 최상의 수정안을 마련한다 한들 각 정파와 국민들을 설득해 낼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세종시에 대한 여론은 원안대로 하자는 의견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갈려 있다. 국론이 반으로 쪼개져 공고해지는 양상이다.이런 상황에서 세종시위에 중요한 것은 논의 과정의 독립성과 투명성이라 할 것이다. 제아무리 좋은 결론이라 해도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면 불필요한 억측과 오해를 낳는다. 이는 위원회의 결론을 결실로 이어가는 데 결정적 장애가 될 뿐이다. 지금 세종시를 둘러싸고 온갖 정제되지 않은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5대 그룹 본사 이전설에다 서울대 캠퍼스 건립설, 외국자본 유치설 등이 연일 터져 나온다. 세종시위가 가동된 마당에 각종 설이 중구난방 식으로 난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위원회가 정리된 안을 도출할 때까지 관련자들이 언급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세종시 수정안 마련의 주체가 누구인지, 세종시위의 지위가 무엇인지 등의 본질과 어긋난 논쟁이 일 수 있는 빌미가 되어선 안 될 일이다.세종시위의 운영방식이 중요한 이유는 이해관계자들의 시선이 예민한 터라 자칫 국론의 분열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국론 통합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세종시위의 투명한 논의가 절실하다.
  • 北은 연기자들이 사는 거대한 세트장?

    한때 북한에는 돼지 머리를 한 괴물이 두목으로 있고, 따발총을 든 늑대들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1968년 청와대 습격 사건, 1974년 육영수 여사 암살 사건,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1983년 아웅산 테러, 1987년 KAL기 폭파 사건 등이 이어지며 이러한 이미지는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던 것 같다. 흐름은 변하게 마련. 수차례 북한을 방문해 옥살이를 했던 작가 황석영은 1993년 ‘사람이 살고 있었네’라는 책을 냈다. 우리는 최근 영국 출신 감독 다니엘 고든이 만든 다큐멘터리 ‘천리마 축구단’, ‘어떤 나라’, ‘푸른 눈의 평양 시민’ 등을 통해서는 우리네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북쪽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세계적인 여행출판사 ‘론리 플래닛’의 창시자이며 ‘배낭여행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토니 휠러의 눈에 비친 북한은 다르다. 그에게 북한은 거대한 세트장에서 연기자들이 연기하는 곳에 다름 아니다. 그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언급한 세상 끝의 나라들을 여행하고자 마음먹었고, 나름대로 정리한 ‘악의 계수’를 통해 꼽은 9개국을 돌아본 뒤 ‘나쁜 나라들’(김문주 옮김, 안그라픽스 펴냄)이라는 책을 썼다. 특별히 한국 독자들을 위해 따로 마련한 서문에서 휠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최고로 이상한 나라는 바로 북한이다. 가는 곳마다 나는 마치 영화 세트장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건물 뒤로 돌아가면 이 건물이 앞면만 지어진 가짜 건물이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 같았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조차 트루먼쇼에서처럼 생방송에 출연 중인 연기자들로 보였다.” 휠러는 또 “북한 사람들은 어떤 외부인과도 소통할 수 없었으며, 심지어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자신의 동포와도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는 일반인이나 자동차를 찾아보기 힘든 공항에서, 도로에서, 평양 도심에서, 건설이 중단된 104층짜리 류경 호텔에서 이질감을 느낀다. 북한에 대한 휠러의 결론은 겉으로 보면 현실적인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제가 아닌 ‘초현실적인 나라’라는 것. “위대한 수령님이 농부들에게 농작물을 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공장에서는 생산효율을 높이기 위해 지도했고, 어부를 만났을 때에는 전문가의 경륜으로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쳤다고 말했었죠?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잖아요. 어느 누구도 모든 분야에 전문가가 될 수 없어요.” 이렇게 휠러가 말하자, 북한 안내원은 “수령님을 만나본 적도 없으면서, 어떻게 그분이 모든 분야에 정통하지 않았다고 단정하는 거죠?”라고 반박한다. 휠러는 이 대화를 북한에서 겪었던 마지막 초현실적인 경험으로 털어놓는다. 휠러가 ‘악의 계수’로 꼽아본 나라의 순위는 어떨까. 개인 숭배, 외부로의 위협성, 테러리즘, 자국민에 대한 처우 등이 각 3점 만점의 계산 요소. 북한은 자국민에 대한 처우가 3점, 테러리즘 2점, 나머지는 각 1점 등 모두 7점으로 1위에 올랐다. 그 뒤를 이라크(6점), 이란(5점), 리비아·아프가니스탄(이상 4.5점), 사우디아라비아(4점), 알바니아(3점), 미얀마(2.5점), 쿠바(1.5점)가 잇고 있다. 1만 5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내년 1월까지 세종시 최종안 제시”

    “내년 1월까지 세종시 최종안 제시”

    정운찬 국무총리는 4일 기자회견을 통해 세종시 원안 수정의 불가피성을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수정안 마련을 위한 민·관합동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1월까지 최종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대로 세종시가 건설되면 예산은 예산대로 들면서도 당초 기대했던 50만 인구의 자족도시는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원안 수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총리는 “(원안에 따르면) 일자리를 위해 필요한 자족기능 용지는 도시 전체면적의 6~7%에 불과해 수도권의 베드타운보다 못한 실정”이라면서 “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한 세제지원과 규제완화 등 보다 적극적인 유인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특별법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세종시특별법 개정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정 총리는 또 “(원안은) 국회와 행정부, 그것도 행정부의 일부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행정의 비효율도 큰 문제”라면서 “공무원들이 서울로 자주 다녀야 하는 비효율도 문제지만, 특히 행정수요자인 국민의 어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이와 함께 “겨레의 염원인 통일에 대비하더라도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 “독일의 경험에 비춰볼 때, 우리도 통일이 될 경우 수도 이전이나 분리의 요구가 있을 것이며, 그렇게 되면 사실상 수도가 세 곳이 되거나 세종시를 다시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 불거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지금 세종시에 대한 구체적이고 확정적인 대안을 갖고 있지는 않다.”면서 “제가 공동위원장의 한 축이 되어 학식과 덕망, 경륜을 두루 갖춘 민간위원들과 함께 대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에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 8개 부처 장관과 총리실장, 그리고 민간 위원 15명이 참여한다. 총리실 관계자는 “민간 위원은 인문사회, 도시계획, 과학기술 등 관련 분야의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와 사회지도층 인사를 엄선하여 국무총리가 위촉할 것”이라며 “충청권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는 인사는 물론 반대의견을 표명한 인사까지도 포함하여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정 총리로부터 세종시 추진 방안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세종시의 대안은 원안보다 실효적 측면에서 더 발전적이고 유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안의 기준으로 “첫째 국가경쟁력, 둘째 통일 이후의 국가미래, 셋째 해당지역의 발전”이라고 제시한 뒤 “이를 염두에 두고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 이후를 대안의 중요한 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정부부처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어 “혁신도시는 세종시 문제와는 별개로 차질없이 추진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이도운 이종락기자 dawn@seoul.co.kr
  • [10·28 재·보선] 양산 한나라 박희태 당선자

    “큰 양산을 만들어 달라는 시민들의 뜻을 명심해 온 힘을 바치겠습니다.” 28일 경남 양산에서 접전끝에 승리한 한나라당 박희태 당선자는 “양산을 비약적이고 화끈하게 발전시키는데 6선 국회의원의 큰 정치력을 모두 쏟아붓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당선자는 “이번 선거기간에 양산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많은 시민들을 만나 그분들이 소망하는 것이 양산의 발전임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풍부한 의정활동 경험과 현 정권 창출 과정에서 보여주었던 힘있는 추진력을 바탕으로 화끈한 양산 발전을 이뤄 시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당선자는 “부산·울산·경남의 모든 길이 양산으로 통하는 교통중심지, 다른 지역이 부러워하는 교육도시 양산, 시민들이 잘 살고 건강한 양산으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화합의 명수로서, 이제 6선 의원으로서 정치적 경륜을 최대한 발휘해 당과 청와대, 정부와 힘을 합쳐 희망의 꽃을 활짝 피우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자는 “부산지하철의 양산 연장을 비롯해 4대강 사업을 통한 양산지역 대규모 휴양·레저·수변공원 조성, 양산시 신기동과 부산 기장군을 잇는 지방도 60호선의 조기개통 등 선거에서 약속한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자는 “국회의장이 되면 좋겠지만 세상 일이야 알 수가 없다.”는 말로 국회의장직에 대한 희망을 대신했다. 경남 양산은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여겨져 당초 박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선거가 전·현 정권의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친노 인사들이 총 출동, 민주당 송인배 후보를 지원하고 여권표가 분산되는 바람에 박 당선자는 막판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박 당선자는 경남 남해·하동에서 13~17대 국회의원과 민자당 대변인,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지난 총선에서는 공천에 탈락해 불출마했다가 이번 재선거에서 지역구를 양산으로 옮겨 대망의 6선에 성공했다. 양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10·28 재·보선 열전] ④ 강원 강릉

    [10·28 재·보선 열전] ④ 강원 강릉

    “지긋지긋하다. 이게 몇 번째냐. 뽑아 놓으면 그만두고….” 19일 강원 강릉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선거 얘기를 묻자 손사래를 쳤다. 지난 14대 국회부터 16대까지 세 차례 연거푸 재·보궐 선거를 치른 데 이어 18대 국회에서 또다시 재선거를 하게 된 것에 자존심이 많이 상한 듯해 보였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강릉의 표심(票心)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가라 앉아 있었다. 이곳은 경남 양산과 함께 한나라당이 승리를 기대하는 곳이다.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의 한나라당 권성동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전하고 있다. 권 후보 쪽은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한나라당 최돈웅 전 의원과 무소속 최욱철 전 의원의 지지를 이끌어 내 일찍부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가진 강릉 최씨 문중의 원로를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해 세를 과시하고 있다. ●잦은 재선거로 표심은 냉랭 후보 등록 전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를 이룬 무소속 송영철 후보의 추격도 두드러졌다. 송 후보 쪽은 강릉에서 변호사로 오래 활동한 것이 바닥 민심을 움직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강릉시장을 세 차례 지낸 무소속 심기섭 후보가 뛰고 있어, 현재로서는 1강-2중 구도를 이루고 있다. 교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40대 김선근씨는 “제대로 임기를 채우는 의원이 없다 보니 새 인물에 대한 기대가 높다.”면서 “보수적인 이곳의 정서에 더해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당을 지지한다는 사람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포남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여성은 “무소속 송 후보가 변호사도 오래 하고 해서 지역에 애정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곡동에 거주하는 한 60대 남성은 “그래도 시장 출신의 심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면 잘할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범야권 단일화가 변수로 이날도 각 후보는 지역 곳곳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중앙 인맥’을 내세운 한나라당 권 후보는 오전 옥계시장에서 유세를 펼치며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를 선택해 원주-강릉 복선전철을 이루고, 지역발전을 이루자.”며 표심을 자극했다. ‘강릉 촌놈’을 내세운 무소속 송 후보는 “우직하게 행동으로 보여주는 진솔한 일꾼이 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경륜을 앞세운 무소속 심 후보는 “동해안 지역의 대통합을 통한 ‘광역 강릉시’ 출범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창조한국당 홍재경 후보는 ‘무(無)확성기, 무전(無錢), 무(無)과시’ 등 ‘3무 유세’를 펼치며 민심 속을 파고 들고 있다. 강릉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경륜·경정사업 민간위탁, 전통酒 인터넷판매 허용

    경륜·경정사업 민간위탁, 전통酒 인터넷판매 허용

    지금은 맥주 제조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500㎖짜리 370만병 분량을 동시에 만들 수 있는 1850㎘ 크기의 발효조가 있어야 한다. 현재 국내에 맥주회사가 두 곳밖에 없는 이유다. 업체 수가 많아지면 탈세 등 세원 관리에 문제가 생길 것이란 게 애초에 정부가 빡빡한 시설 기준을 적용한 이유다. 하지만 지금은 기업과세의 투명성이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잠재성장률 0.5%p 상승 기대 먼지를 뒤집어쓰고 변화하는 세상과 동떨어져 있던 각종 시장진입 규제들이 대거 없어지거나 완화된다. 정부가 29일 발표한 26개 산업 진입규제 개선방안은 일부 사업자의 독과점 영역을 줄여 산업 경쟁력과 소비자 편익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제도 개선을 주도한 공정거래위원회는 “진입 규제를 절반으로 줄이면 잠재성장률이 0.5% 포인트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이번 조치로 공공기관이 독점했던 사업들이 상당수 민간에 개방된다. 대표적인 게 대한주택보증의 주택분양보증 독점. 그동안 아파트 건설 사업자는 대한주택보증의 보증서 없이는 분양 승인을 받을 수 없었다. 공정위는 올해 말까지 민간에도 주택분양보증 사업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LNG 충전소 독점운영 폐지 한국가스공사가 독점 운영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충전소 운영사업도 일반도시가스 사업자에게 개방된다. 정부가 LNG 화물차 보급사업을 추진 중이고 LNG 시외버스 보급도 검토하고 있어 앞으로 LNG 충전소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점이 고려됐다. 지방공사와 지방공단만 할 수 있었던 경륜·경정사업 위탁운영을 민간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체국만 하던 신용카드 배송업무도 민간업체에 개방된다. 일부 민간업자의 사업권 독점에도 변화가 생긴다. 삼화왕관과 세왕금속공업이 37년 동안 독점권을 유지해온 납세 병마개 시장에 새로운 사업자가 유입되고, 과도한 면허요건으로 장기간 신규 유입이 적었던 도선사(導船士)의 진입장벽도 낮아진다. ●자동차 대여업 등록기준 완화 렌터카 등 자동차 대여업 등록기준이 완화되고 영업소 설치지역 제한이 폐지돼 대여료 인하 효과가 기대된다. 종합주류도매업 면허기준이 자본금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아지며 전통주 제조 활성화를 위해 인터넷을 통한 판매가 연내에 허용된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주류 규제완화·주택분양보증 개방… 26개업종 장벽 낮춘다

    제조에서 유통·판매에 이르기까지 주류산업 전반의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생산시설이 작아도 술을 만들 수 있게 되며, 전통주는 인터넷 판매가 허용된다. 대한주택보증이 독점해 온 연간 3200억원 규모의 주택분양 보증시장이 민간에 개방된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오는 2012년까지 가맹점 1000개 이상 대형 프랜차이즈를 100개 육성하는 계획도 추진된다. 정부는 29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제17차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경쟁제한적 진입규제 개선 방안’과 ‘프랜차이즈산업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26개 업종에서 시장진입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의 서비스·품질 향상과 가격 인하를 유도,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 편익을 높인다는 목표다. 정부는 우체국이 과점하고 있는 신용카드 배송 업무를 민간업체로 확대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충전소 운영사업에도 한국가스공사 외에 일반 민간 사업자를 참여시키기로 했다. 2개 회사가 과점해 온 납세 병마개 산업에도 새로운 사업자를 진입시켜 경쟁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공기업이 아닌 민간기업들도 경륜·경정 등 사행산업의 위탁운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자영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망업종 프랜차이즈에 5000만원 한도에서 초기 창업비의 70%를 지원하고, 시범점포 개설·운영자금 융자 등을 해 주기로 했다. 김태균 김경두기자 windsea@seoul.co.kr
  • [사설] 힘없는 하위직만 자르는 공기업들

    거대 공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힘없는 하위직들을 훨씬 많이 줄이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감축 숫자는 늘어날지 모르나 하위직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온당한 처사가 아니다. 구조조정의 효과가 떨어지고, 그 당위성이 희석됨으로써 하위직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최근 통합공무원노조가 여론을 거슬러가며 민주노총에 합류한 배경도 공공부문에서 하위직이 불이익을 받을까 우려한 때문이라고 한다. 고위직의 솔선수범 희생이 없으면 공기업 구조조정은 성공하기 어렵다.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국토해양부 산하 5대 공기업이 2012년까지 임원은 8명 감축하는 데 비해 하위직은 7273명이나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이 분석한 공기업은 새달 발족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철도공사, 한국도로공사, 수자원공사 등이다. 이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만 임원 8명을 감원하고 나머지는 임원을 줄일 계획이 없다고 한다. 팀장급 이상을 포함하더라도 고위직 감축 비율이 하위직 감축 비율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것이다. 숫자가 많지 않은 임원 자리를 줄이기 힘든 공기업이 있다. 조 의원이 제시한 감축 비율도 계산하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벌어진다. 그렇더라도 하위직 감축 비율이 고위직에 비해 크게 높은 게 사실이다.거대 공기업들은 올봄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부산경륜공단의 사례를 돌아보기 바란다. 방만한 인력운용과 만성적자로 정리대상에 올랐던 부산경륜공단이 구조조정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고위직의 희생에 힘입은 바 컸다. 부산경륜공단은 1실5부13팀1지점의 조직을 8팀1지점으로 대폭 통폐합했다. 직원 45%를 줄였고, 특히 간부 인원 감축률은 60%에 달했다. 공기업 구조조정에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필요한 시점이다.
  • [강지원 좋은세상] 남녀·지역 짝짓기 잘 해보라

    [강지원 좋은세상] 남녀·지역 짝짓기 잘 해보라

    박근혜 전 대표가 혼자만의 간판으로 다음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을까.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보는 이도 있지만 그가 가진 한계가 분명하다고 보는 이도 많다. 무슨 역량이나 경륜, 정책이나 이념 같은 것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무식하기 짝이 없는 태생적·원초적 요인으로 두 가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여성이라는 것, 경상도 출신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전 대표가 이를 극복할 방안은 무엇일까. 딱 한 가지 방법이 있다. 짝짓기를 잘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러닝메이트 제도를 도입해 자신을 보완하는 것이다. 이 제안은 몇몇 사람이 헌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불쑥 나온 말이다. 대통령 1인체제가 아니라 국가원수(대통령)-총리라는 2인체제로 바꾸자는 것이다. 어떤 정부형태든 가능하도록 바꾼다는 전제하에서다. 그래서 이야기는 박근혜 전 대표는 누구와 짝짓기하면 좋을까로 이어졌다. 가상 시나리오는 당연했다. 첫째, 남자일 것, 둘째, 충청도나 전라도 출신일 것으로 귀착되었다. 이때 이상하게도 경기도나 강원도 출신은 크게 거론되지 않았다. 이 지역 출신들은 다소 섭섭하겠으나 우리에겐 역사적으로 워낙 해괴한 경험이 많았던 탓일 뿐이다. 예컨대 충청도 JP가 경상도 YS와 합쳐서 이겼고, 다음엔 전라도 DJ와 합쳐서 이겼던 경험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전 대표는 어떤 남자와 짝짓기하면 이길까, 한참동안 열심히 표계산을 해보곤 했다. 이어서 누군가가 그러면 남자 후보들 입장에서도 검토해 보자고 했다. 정모씨? 김모씨? 이모씨? 이런 식으로 나열하면서 그들과 남녀 지역별로 짝짓기를 해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공통적으로 발견한 것은 여자 후보감이 너무 없다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그 여자들의 출신지역까지 따져 보자니 더욱 인물이 없었다. 이번엔 똑같은 짝짓기 방식을 야권에도 들이대 보았다. 지금 거론되는 대선후보들이 주로 남성이라면 그들은 여성후보와 짝짓기를 해야 했다. 특히 다른 지역의 여자를 찾아야 했다. 한참동안 이런 짝짓기를 해 보다가 좌중의 사람들은 한순간에 한숨을 쉬기 시작했다. 우리가 어쩌다 ‘이런 짓’을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느냐는 것이었다. 타고난 남녀 성별이나 출신 지역은 바꾸려야 바꿀 수도 없다. 또 바꿀 필요성도 전혀 없다. 그런데 이런 것을 가지고 짝짓기를 해야 한다면 우리의 현실은 너무나 저질적이라는 것이다. 그러자 곧 반론이 나왔다. 이 같은 저질적 풍토(한 인사는 ‘거지 같은’이라고 표현했다)를 뜯어고치려면 이런 짝짓기를 몇 번이고 해봐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헌법부터 뜯어고치자고 했다. 방향은 명확했다. 국가최고봉사자를 권력분산형 2~3인 체제로 바꾸고 그들을 같은 당 출신의 러닝메이트로 뛰게 하는 것이다. 대통령제든 내각제든 이원정부제든 국가원수와 총리 사이에 균형적인 권력분점을 규정하는 것이다. 이유도 분명했다. 첫째, 우리 국민은 지금과 같은 대통령 1인체제에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 사람의 원맨쇼가 얼마나 사고를 쳐왔는지 너무나 많이 보아 왔기 때문이다. 둘째, 성별·지역 등 태생적 요인들이 원초적 감정을 촉발해 저질원시사회를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 ‘거지 같은’ 출생타령을 떨쳐버리고 좀더 차원 높은 이념·정책 경쟁으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그럼 이런 헌법개정이 이루어졌다고 치고 지금 거론되는 대선후보들을 멋대로 짝짓기 해보자. 경상도 남자 누구와 충청도나 전라도 여자 누구, 충청도 여자 누구와 경상도나 전라도 남자 누구…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이 오히려 성별·지역구도를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몇차례 해 보면 그 다음엔 성별·지역 등 태생적 요인은 쑥 들어가고 좀더 차원높은 이념·정책 경쟁의 매니페스토 정치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짝짓기 잘하면 이긴다. 또 매니페스토정치가 된다. 강지원 변호사
  • 도박에 빠진 한국… 성인 359만명 중독

    도박에 빠진 한국… 성인 359만명 중독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염모(44)씨는 15년 전 지인의 소개로 경마장에 발을 들여놓던 순간을 일생일대의 실수로 여기고 있다. 일주일에 5일씩 경마장과 경륜장을 찾았던 염씨는 20여억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식당을 처분하고 가족과도 헤어진 염씨는 몇번이고 자살을 기도했다. 그러다 현재 ‘중독예방치유센터’에서 재기를 다지고 있다. 도박 중독자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도박 중독은 자신의 의지로 도박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돼 개인과 사회의 도덕성을 파괴하는 상태를 말한다. 우울증과 불안증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가정 해체와 각종 범죄로까지 이어져 복합적인 문제를 낳고 있다. 10일 국무총리실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국내 19세 이상 성인의 9.5%인 359만명이 도박 중독 증상을 보이고 있다. 선진국 평균 도박 중독률 4%의 2배가 넘고 1.9%의 영국과 비교하면 5배 가까이 높다. 보호 치료가 시급한 ‘병적 중독’ 유병률은 2.3%인 81만명 수준이다. 사감위 산하 중독예방치유센터의 조현섭 센터장은 “30~40대 남성 자영업자들이 도박 중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경기불황이 지속되면서 이같은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사행산업의 급성장은 도박 중독자 양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사행산업의 매출은 2000년 6조 6977억원, 2006년 12조 1321억원, 2007년 14조 5928억원 등으로 늘어나 지난해에는 16조 40억원을 기록했다. 불법도박 단속이 강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합법도박으로 이동한 것도 사행산업을 키운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사감위는 올해 처음으로 ‘도박 중독 예방주간’(10월14~19일)을 지정하고 도박 중독 예방과 치유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사감위는 이 기간 동안 서울 명동, 강남, 종로 일대 등 번화가를 돌며 홍보활동을 펼치고 대학로 예술극장에서 도박 예방을 위한 연극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박중독이 다양한 사회문제의 시발점이 된다는 점을 경고하면서 근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서울 중독심리연구원 김형근 소장은 “정부가 세원 확보를 위해 사행산업을 대거 승인하면서 도박 중독자가 양산되는 빌미를 제공했다.”면서 “사행산업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절도, 폭력, 지능형 범죄(사기) 등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는 만큼 정부가 대책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인혜 강원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행산업위원회법을 강화해 상습 도박성이 의심되는 사람들은 사행사업장에 출입을 금지시키고 53조원에 이르는 불법 도박시장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활동에 그치고 있는 사감위의 권한을 확대해 실질적인 단속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감위 관계자는 “사감위는 사행사업장 출입이 유난히 많거나 지출액이 많은 사람들을 도박 중독자로 의심해 해당 사업소에서 출입을 차단하도록 공지하고 있지만 잘 실행되지 않고 있다. 사행사업위원회법은 합법적인 사행산업만을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불법도박에 대해서는 손을 쓸 수 없는 실정”이라며 제도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정신적 양극화가 가장 큰 사회문제”

    “정신적 양극화가 가장 큰 사회문제”

    “제도보다 사람의 본성을 다스릴 수 있어야 세상이 바뀝니다.” 제13대 국회의원을 지낸 허만기(80) 유림본산 성균관 명예관장이 한국 사회의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 도덕성회복운동에 나섰다. 허 관장은 지난해 ‘도덕성 회복 국민연합’을 출범시키고 현재 대표직을 맡고 있다. 이 모임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한나라당 박희태 전 대표·정병국 의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과 조완규 전 서울대 총장 등 사회지도층 인사 100여명이 뜻을 함께하고 있다. 허 관장은 9일 “좁은 이해관계로 나라가 사분오열된 지금은 대륙(중국)과 해양(일본)에서 적은 쳐들어오는데 당쟁에만 매몰됐던 조선의 모습과 흡사하다.”면서 “이같은 자중지란으로 사회가 후퇴할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허 관장은 ‘정신적 양극화’가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대 사회가 점차 다극화돼 대립은 심화되는데 이를 조정하는 타협의 문화는 성숙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어 “반대자를 무시하면 세상의 절반을 잃은 것”이라면서 “남을 존중하고 대의를 따르는 타협 정신은 개인의 도덕성 회복에서 시작될 수 있다.”며 운동 취지를 설명했다. 도덕성 회복을 위해서는 청소년기부터 유교적 예절관을 확립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덕성 회복 국민연합은 이를 위해 각 시·도에서 중·고등학생들을 상대로 ‘유교예절과 도덕성 회복운동’ 강연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40여회 벌인 강연회를 이어가는 한편 초·중·고교에 직접 찾아가 예절교육에 나서기로 했다. 교육을 담당할 예절지도사로는 40~50대 퇴직자들이 나설 예정이다. 허 관장은 “고학력 조기 퇴직자들은 경륜과 지식을 사회에 돌려줄 의무도 있다. 이들을 모아 교육시킨 뒤 학교 현장에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관장은 “윗사람의 몸가짐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백성은 행동한다. 하지만 몸가짐이 바르지 못하면 호령해도 백성은 따르지 않는다.”는 논어 구절을 거론하며 사회 지도층이 도덕성을 회복해야 국민들의 신임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관장은 지난달 유학고전 속 명구를 뽑아 엮은 잠언집 ‘고전 속의 도청도설(道聽塗說)’을 출간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鄭 총리내정자가 넘어야 할 세가지 한계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는 지난 3일 지명 직후부터 여론의 화려한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 내정자가 성공적으로 총리 임무를 수행하려면 세 가지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총리실 안팎에서는 조언하고 있다. ■ 無행정 교수출신 “학자소신 세종시 화 불러” 총장직 경험 충분 반론도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역대 교수 출신의 총리 가운데 대학에서 곧바로 온 경우에는 업무를 파악하고 조직을 장악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정 내정자가 지명 첫날부터 세종시에 대한 ‘소신’으로 파문을 일으킨 것을 교수 출신의 한계로 해석하는 쪽도 있다. 민감한 사안에 대해 총리 내정자의 말 한마디가 갖는 무게와 파장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것 같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고위 관계자는 “서울대 총장의 경우는 행정 업무가 많다.”면서 “정 내정자가 충분한 행정 경험을 갖춘 것으로 봐도 좋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국장급 간부는 “총리의 경우 업무 파악보다는 조직을 장악해 끌고 나가고, 일이 터지면 막고 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정 내정자의 경우는 조용한 관리자보다는 앞장서서 이끌어 나가는 쪽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특히 정 내정자가 여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에 총리실은 물론 내각을 장악하는 데도 유리할 수 있다고 한 관계자는 전망했다. ■ 잠재적 대선후보 출발부터 정치권서 견제 여권내 ‘우군’ 확보 관건 그러나 잠재적 대선 주자라는 사실 때문에 정치권과의 관계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정치권이 의도를 갖고 흔들어대면 총리의 입지는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은 벌써부터 세종시 발언 등을 문제삼아 정 내정자에게 칼 끝을 겨누고 있다. 여당인 한나라당 내에서도 박근혜·정몽준 의원 등 다른 차기 주자들이 잠재적 경쟁자가 될 정 내정자를 달가워할 이유가 그다지 없다. 따라서 정 내정자는 정치권의 후원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어찌 보면 집중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출발하는 셈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한나라당 내 반(反) 박근혜·비(非) 박근혜 세력이 정 내정자를 도울 수 있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피력하기도 했다. 정 내정자와 함께 임명된 주호영 특임장관의 역할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는 관계자도 있다. 주 특임장관이 정 내정자와 한나라당을 이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필마단기’ 총리 정부·국회 자기사람 없어 내주 인사 입김 반영 주목 정 내정자가 한나라당 내의 친 이명박 대통령계 의원들의 협조를 얻으려면 청와대의 도움이 필요하다. 정 내정자는 김대중 정권의 지분을 가졌던 김종필 전 총리나 노무현 대통령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았던 이해찬 전 총리와는 다르다. 정 내정자는 야당 성향을 보였고, ‘필마단기’로 정부에 들어왔다. 국회뿐만 아니라 정부 내에도 자기 세력이 없다. 이미 개각이 끝났기 때문에 장관급인 국무총리실장은 권태신 실장이 계속 맡을 것으로 총리실에서는 보고 있다. 다음 주쯤 단행될 것으로 보이는 차관 인사 및 추후의 총리실 내부 인사에서 정 내정자의 ‘입김’이 어느 정도 반영될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정 내정자의 앞길은 ‘꽃길’보다 ‘가시밭길’이 더 많을 것으로 일부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를 얼마나 잘 헤쳐 나가느냐로 정 내정자의 경륜과 능력이 평가될 것이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서울광장] 국민 편안 위해 싸우라/박재범 논설실장

    [서울광장] 국민 편안 위해 싸우라/박재범 논설실장

    청와대 3기 진용이 짜여졌다. 곧 개각도 이뤄진다. 이명박 대통령이 근원적 처방을 공언한 이후 첫 인사다. 무릇 인사의 평은 여러 가지로 표현되지만 압축하면 두 가지다. ‘회전문’ ‘그 밥에 그 나물’ 또는 ‘깜짝쇼’ ‘능력 미지수’ 등이다. 이런 식의 까칠한 평가가 정확한지는 결과물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다. 지금 나라 전체에는 각종 난제가 산적해 있다. 눈앞에 닥친 것을 대충 꼽아 보면 국회의 제기능 회복, 개헌 및 선거구·행정구역 개편 등 대형 현안이 즐비하다. 경기회복과 국가재정 건전성 확보를 비롯해 부동산값 급등 문제, 일자리 창출, 소득양극화 완화 등 경제현안도 녹록지 않다. 아울러 미디어산업 육성, 교육정책 및 친서민정책의 실효성 강구 등의 문제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과제다. 새로 짜인 진용은 이런 굵직한 문제와 씨름할 것이다. 힘겹더라도 실무적으로 대통령이 선언한 중도실용과 친서민정책을 구현해야 한다. 말썽없는 게 최선이겠으나, 정당하다면 설혹 말썽이 빚어지더라도 회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뚝심있게 초심을 지켜야 할 터이다. 정책의 결실을 나타내는 것보다 좀더 중요한 과제는 국가질서를 공고히 다지는 일이 될 것이다. 국정운영자라면 국가의 인적·물적 자원을 가동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국민들의 삶을 이전보다 낫게 만들 의무를 지고 있다. 이익단체나 시위만능주의자 등이 법적 권리의 한계를 넘나드는 데서 빚어지는 사회적 낭비와 폐단이 적지 않다. 세계 10위권의 국력을 갖춘 민주국가답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에 맞춰 나가야 한다. 공직부패와 권력의 오남용에 대해서도 가차없이 질정해야 한다. 이익단체에 끌려다녀서도, 관료에 끌려다녀서도 안될 것이다. 무엇보다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은 국가가 작동되는 인프라에 해당하는 제도의 정비로 보인다. 행정구역 및 선거구 개편에 대해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다. 그러나 지금 논의에서 한 가지가 빠져 있다. 바로 지방자치제도의 개혁이다. 주민생활에 직결되기에 중앙정치의 영역인 개헌 및 선거구 개편 등보다 더 의미가 깊을 수 있다. 실제로 이미 전국이 들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이 지역을 대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준비란 주로 정당을 쫓아다니는 일이다. 정당공천제 때문이다. 주변을 보면 경륜과 지혜를 쌓은 사람들 가운데 여럿이 지방자치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행정을 돕거나 견제할 지방의회 쪽을 지켜본다. 그러나 이들은 정당공천의 벽에 이내 주저앉는다. 현재 지방의원들은 심하게 말해 국회의원의 ‘따까리’나 다름없다. 지방의원들이 사나운 호랑이처럼 의정비 인상에 골몰하는 까닭이다. 국회의원의 뒷수발에 드는 각종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또 중앙의 공허한 이념과 패거리정치에 휩쓸리다 보니, 생활정치에 소홀해지기 일쑤다. 주민의 삶을 개선할 조례 발의가 적은 이유로 보인다. 사심없는 인재들의 자발적 진입을 포기하게 만들고, 현직 지방의원들의 활동을 왜곡하는 정당공천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중앙정치에서 지방을 떼어내,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심판대로 변질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번 진용은 국민이 편안해질 일이라면 싸움이 크더라도 마다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올라간 만큼 내려 오는 게 세상의 이치다. 그때 후회를 남기지 않기를 바란다. 박재범 논설실장 jaebum@seoul.co.kr
  • ‘노공족(30대이상 공시생)’ 약진 두드러졌다

    ‘노공족(30대이상 공시생)’ 약진 두드러졌다

    올해 개정된 공무원시험 제도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응시연령 상한제한이 폐지됐다는 것이다. 수험가에는 뒤늦게 시험 준비에 뛰어든 30대 초중반의 ‘늦깎이 수험생’이 생겼고, 40~50대 수험생도 심심찮게 모습을 보였다. 이들을 지칭하는 ‘노공족(公族)’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올해 초만 해도 늦깎이 수험생이 시험에서 선전할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았다. 공무원시험은 젊은 수험생도 2~3년 준비해야 합격하기 때문에 늦깎이 수험생 역시 내년부터나 합격자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서울신문이 올해 치러진 7·9급 시험 중 유일하게 채용이 완료된 지방직 9급 공채 최종합격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늦깎이 수험생은 약진(躍進)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9급 33세 이상 17.3% 지난 5월 있었던 지방직 채용시험에서 늦깎이 수험생의 활약이 가장 눈에 띈 곳은 부산이었다. 부산은 최종 합격자 243명 중 만 33세 이상 수험생이 42명으로 무려 17.3%를 차지했다. 광주는 합격자 63명 중 8명(12.7%)이 만 33세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경남에서도 35명의 늦깎이 합격자(전체 합격자 291명)가 배출됐다. 이 밖에 제주와 강원에서도 전체 합격자 중 고연령층(만 31세 이상)의 비율이 각각 25.6%와 20.4%에 달했다. 늦깎이 수험생의 선전은 국가직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국가직 9급 필기시험에서 응시연령상한 폐지로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된 33세 이상 합격자는 총 394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12.4%를 차지했다. 필기시험 원서접수 때 이들의 비율이 8.9%였던 것을 감안하면, 늦깎이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많이 합격한 것이다. 경기도청 채용담당자는 “늦깎이 수험생이 수험 준비를 어느 정도 끝내는 내년에는 합격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젊은층 68% “늦깎이 수험생 경쟁상대” 이처럼 늦깎이 수험생이 올해 시험에서 선전하자 젊은 수험생들도 이들을 경계하고 있다. 고시스파와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 ‘공무원시험합격 따라잡기’가 최근 수험생 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8%가 ‘늦깎이 수험생을 경쟁 상대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29%는 젊은층보다 늦깎이 수험생이 공부를 하는 데 더 유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늦깎이 수험생들은 이른바 ‘배수의 진’을 친 절박한 상태인 데다 끈기와 뒷심, 경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늦깎이 수험생의 공무원시험 응시를 표현할 때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단어를 물은 질문에서는 29%가 ‘도전’이라고 답하는 등 이들의 적극적인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늦깎이 수험생과 스터디 그룹을 만들거나 함께 공부하고 싶다는 응답도 많았다. 응답자 58%가 늦깎이 수험생과 공부를 하면 면학 분위기가 좋아지거나 여러 사회 경험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기 때문” 공무원은 보수가 많지 않은 데다 조직 내 상하관계가 보수적이어서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는 그리 매력적인 직업이 아니다. 그럼에도 늦깎이 수험생이 다수 등장한 이유는 공무원시험은 순수한 ‘실력’으로 승부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학벌이나 공인영어 점수 등 이른바 ‘스펙’이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민간 기업보다는 공무원시험이 더 공정하게 자신을 평가해 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특히 이른바 ‘노공족’으로 불리는 40~50대 수험생들은 공무원시험을 통해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명퇴 후 재기를 꿈꾸거나 ‘패자 부활’을 노리는 사람들이다. 고시스파 관계자는 “노공족이 수험가에 뛰어든 것은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노후와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일반 직장생활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종플루 40대 여성 네번째 사망 비밀결혼 이영애 홀로 귀국 추억의 록밴드…그들이 온다 군대 안 가려고 6년간 국적세탁 이메일 대문자로만 작성했다고 해고? 포스코 “잘 놀아야 일도 잘해” 보이스피싱범 두번 잡은 은행원 동교동-상도동계 10일 대규모 회동
  • 감사원 정책권고 부처선 “나 몰라”

    감사원은 지난 6월 62개 정부사업예산을 삭감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법무부 산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옛 한국갱생보호공단)의 예산만은 이례적으로 크게 늘려 줄 것을 법무부장관에게 통보했다. 공단 도움을 받은 출소자들의 재범률이 0.5%에 불과할 정도로 성과가 우수했지만, 턱없이 적은 예산과 인력부족 때문에 사업 확대가 불가능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취재결과 법무부는 내년도 예산요구안에서 올해보다 3%만 증액시키기로 했다. 한국은행이 예상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3%)만큼 증액하겠다는 것으로, 권고를 내린 감사원을 머쓱하게 했다. ●문화부, 토토적립금 멋대로 사용 감사원이 부처 감사 결과 내놓은 정책권고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다. 강제사항이 아니다 보니 부처 논리를 앞세우고, 논리에서 밀리면 어물쩍 시간을 끌면서 넘기기 일쑤다. 본지가 지난 31일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부처예산요구안을 분석한 결과 공단에 지원하는 국고보조금은 64억 9000만원으로 올해 63억 6000만원에 비해 1억 8400만원 늘었다.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당초 공단 지원 예산을 6%(3억 8000만원) 줄일 계획이었지만 감사원에서 증액 요구가 나오고 나서 감액 계획은 없던 일로 했다. 법무부는 공단에 해마다 자체자금을 늘리라고 요구해 왔지만 감사원에서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이후에는 주춤한 상태다. 예산 못지 않게 공단을 압박하는 것은 기재부에서 요구하는 인력 10% 감축 문제다. 공단은 정원이 139명이기 때문에 재정부 요구대로라면 125명으로 줄여야 한다. 예산이 사실상 동결된 마당에 인력까지 줄어들면 현재 내던 성과마저도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감사원 권고가 먹혀들지 않기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과학기술부도 마찬가지다. 문화부의 ‘스포츠토토 공익사업적립금’도 감사원 정책권고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경우다. 적립금은 스포츠토토 수익금 중 10%와 경륜·경정사업 수익금 중 2.5%를 문화부 장관이 지정하는 체육·예술 등에 지원하는 제도이다. 적립금 규모가 400억원이 넘지만 예산에 포함도 안 된 채 문화부장관 독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감사 결과 발표 이후 문화부는 적립금 사용 근거를 시행규칙에 포함시켰지만, 국회통제 부분은 국회심의과정에서 삭제됐다. ●교과부, 특별교부금 개선 않고 버텨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특별교부금의 60%를 구성하는 시책사업수요를 폐지하고 30%인 지역교육현안수요와 10%인 재해대책수요를 대폭 축소하라고 통보했다. 1조원이 넘는 특별교부금을 국회 심사도 받지 않은 채 교과부 자체판단으로만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였다. 특별교부금 개선을 위해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개정해야 한다. 하지만 교과부는 지적을 받은 지 8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최근 TF팀을 구성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것은 안 정해졌다.”고 답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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