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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LG ‘반도체통합’ 막판까지 진통/빅딜발표 막전막후

    ◎5대 그룹 처음서부터 컨소시엄 구성에 주력/“무슨 빅딜案이 이러냐” 청와대 질책에 재협상 지난달 7일 정부와 재계의 2차 정책간담회 이후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은 롯데호텔 등 서울시내 호텔을 전전했다.자율적인 ‘빅딜안’ 마련을 위한 극비회동이었으나 협상 테이블에서는 ‘빅딜’은 커녕 ‘스몰 딜’도 논의되지 않았다.3일 발표된 내용처럼 컨소시엄을 구성한다든가 단일법인을 설립하는 게 전부였다고 재계 관계자는 전했다. 그나마 ‘물리적 결합’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유화 항공 철도차량 등은 비교적 일찍 의견접근이 이뤄졌으나 반도체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현대와 LG는 당초 50대 50으로 지분을 나눠갖기로 합의 했었다.그러나 현대가 세계 메모리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LG를 앞선다는 이유로 70%의 지분을 요구,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갔었다.LG는 일본의 히타치사에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수출하는 물량까지 포함하면 자기들의 시장점유율이 현대를 앞선다고 반발했다. 때문에 지난달 31일 5대 그룹총수간 회동에서도 반도체 부문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1일 金宇中 전경련 회장이 金大中 대통령에게 보고한 초안에도 반도체 부문이 확정되지 못했다.金대통령은 ‘무슨 빅딜안이 이렇냐’고 질책했고 金회장은 즉각 현대 鄭夢九 회장과 LG 具本茂 회장에게 청와대의 분위기를 가감없이 전달했다.두 그룹은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았고 지분권과 경영권은 추후에 논의한다는 어정쩡한 합의를 봤다.
  • 현대·LG 반도체 합병/5대 그룹 8개 업종 빅딜 합의

    ◎차입금 출자전환·자산매각때 세제혜택 요청 5대 그룹은 3일 현대전자와 LG반도체를 합병해 단일법인을 설립키로 하는 등 자동차 분야를 포함해 8개 업종 21개 기업의 구조조정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5대 그룹은 동시에 해당 기업들의 부채비율을 200% 이내로 낮출 수 있도록 금융기관 차입금의 출자전환과 자산매각시 세제혜택 등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을 요청했다. 孫炳斗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5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은 이날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8개 업종의 구조조정방안에 해당기업이 양해각서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현대와 LG간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반도체 업종은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메모리 부문을 따로 떼어내 별도의 단일법인을 설립키로 했다.그러나 지분비율과 경영권 문제는 합의를 보지 못해 계속 논의키로 했다. 자동차 업종은 기아자동차가 국제입찰의 유찰로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경우 현대 대우 삼성 등 기존 3개사가 구조조정을 논의하기로 했다.석유화학 항공기 철도차량 등 3개 업종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발전설비와 선박용 엔진은 사업양도로,정유는 합병으로 각각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했다. 孫부회장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향후 5년간 8개 업종의 투자비가 20조원 절감되고 과당경쟁 해소로 수출단가가 10% 이상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또 99년 말까지 8개 업종에 100억달러 정도 외자유치가 기대되고 물류비 절감 등으로 매년 제조원가가 10% 이상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5대 그룹과 전경련은 이같은 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에 차입금 일부를 출자전환해주고 나머지 부채는 10년 거치 일시 상환할 것을 요청했다.은행권의 경우 우대금리를,비은행권은 우대금리에 1% 포인트를 더한 금리를 적용해줄 것과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대한 다른 계열사의 지급보증 해소도 건의했다. 정부에는 해당기업의 자산매각시 법인세 양도세 취득세 감면 등 각종 세제혜택과 독점규제와 공정거래법상 공동행위를 한시적으로 인정해 줄 것도 요구했다.구조조정 기업 종사자 28만7,000명과 연관산업 종사자 36만명의 고용유지를 위한 재취업 및 생활안정 지원도 요청했다.
  • JP 경제난 극복 행보 시동

    ◎내일 5대 그룹 회장과 회동 수출증대 논의/11일엔 경제 5단체장 만나 재계협조 당부 金鍾泌 국무총리는 오는 4일 저녁 삼청동 공관에서 현대 鄭夢九·삼성 李健熙·대우 金宇中·LG 具本茂·SK 孫吉丞 회장 등 5대 그룹 회장들과 만나 경제난 극복을 위한 수출증대 방안 등을 논의한다. 金총리는 또 오는 11일에는 金宇中 전경련회장 등 경제 5단체장들과도 만나 신(新)노사문화 정착과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재계가 앞장서줄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2일 “金총리가 경제 문제에도 직접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金총리가 지난달 29일 李揆成 재경부 장관에게 돈을 풀어서라도 내수를 진작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밝히고 “申樂均 문화관광장관에게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여전히 줄지 않고 있는 해외 관광객 수를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 5大 그룹 빅딜 빠르면 2일 발표/전경련 태스크포스

    ◎구조조정 의향서 작성 마무리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석유화학 등 7대 업종의 구조조정 합의안을 빠르면 2일 발표한다. 金宇中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대행은 1일 상오 청와대를 방문,金大中 대통령에게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을 포함한 사업구조 조정안을 설명했으며,재계 의견을 최종 확정해 빠르면 2일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金대통령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구조조정을 마무리 짓도록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삼성 현대 대우 LG SK 등 5대 그룹 구조조정 본부장급으로 구성된 전경련 태스크포스는 이날 하오 시내 모처에서 최종 모임을 갖고 석유화학과 철도차량,항공기 제작,반도체,발전설비,선박용 엔진,정유 등 7개 업종의 구조조정 의향서 작성을 마무리했다. 전경련 태스크포스는 그러나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는 삼성 현대 LG 등 3사가 사업지속을 고수하고 있어 빅딜 의향서 체결 때까지 최종 협상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 金宇中 회장 추대/전경련,새달 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다음달 10일 회장단·고문단 연석회의를 열어 金宇中 대우그룹 회장을 전경련 회장으로 정식 추대키로 30일 결정했다. 이에따라 金회장은 내년 2월까지인 고 崔鍾賢 회장의 남은 임기 동안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 “경제위기 극복은 수출증대 뿐”/金宇中 회장

    ◎정부의 사태 낙관 비판… 집중지원책 촉구 “수출 증진을 위해서 정부가 한 일이 뭐 있습니까? 사태를 아직도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것 같아요” 金宇中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대행이 이번에는 정부의 수출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金회장은 28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간담회가 끝난뒤 기자들과 만나 당면 경제현안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대(對)정부 불만을 토로했다. 金회장은 “정부가 무역금융 대출을 대기업에도 허용했지만 회사채가 12%인 상황에서 15%나 되는 무역금융을 누가 쓰겠느냐”며 정책의 현실성 결여를 지적했다.그는 “정부가 사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러나 월급이 줄었는데도 저축은 오히려 늘고 있는 현상이 국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위기의식을 대변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들 돈을 안쓰니까 내수가 더욱 침체돼 경제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는데,이렇게 축소지향쪽으로 가는 것은 우리 경제구조에 비춰볼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의 내수 진작책을 간접적으로 촉구했다. 金회장은“러시아 모라토리엄 사태의 파장이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남미로까지 경제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한 뒤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실업문제를 해소하려면 수출 이외에 다른 방안이 없는 만큼 정부는 집중적이고 실질적인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빅딜’에 대해서는 “재계의 전체적인 흐름은 원칙적으로 빅딜이 필요하다는 것이므로 결론이 날때까지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金회장은 또 崔鍾賢 SK회장의 타계에 따른 전경련 회장직 승계와 관련,“고 崔회장의 임기 만료(내년 2월)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굳이 지금 취임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언급했다.
  • 현대自 파업 타결 방향 외국기업 부정적 평가

    ◎구조조정 더 힘들것 64%/41% 정부·34% 노조 잘못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기업들의 대다수는 현대자동차 파업이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타결됐으며 앞으로 해외투자가들의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전경련이 현대자동차 파업타결 직후 200개 주한 외국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28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88.7%가 현대자동차 파업이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타결됐다고 답했다.이번 사태의 해결이 앞으로 해외투자가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라는 응답이 5.7%에 불과한 반면 부정적인 응답은 83.0%나 됐다. 한국기업의 구조조정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7.5%만이 ‘구조조정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했고 ‘구조조정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응답은 64.2%로 나타났다.
  • 유족 “장례식 간소하게” 가족장 결정/崔 회장 빈소 표정

    ◎재계인사 잇단 조문… 전경련엔 조기 崔鍾賢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에 SK그룹은 물론,재계 전체가 충격과 비통 속에 고인을 애도했다. ○…崔회장은 지난해 수술받았던 폐암의 병세가 악화돼 서울대병원으로 26일 새벽 후송됐으나 병원측의 ‘회생 불가’판단에 따라 다시 워커힐 자택으로 옮겨졌다.장남 泰源씨 등 가족들이 급히 달려와 임종을 지켜봤다. 유족들은 “IMF 시대이니만큼 장례를 간소히 치르겠다”며 전경련장(葬)이 아닌 가족장으로 결정했으며 金大中 대통령과 金鍾泌 국무총리,朴浚圭 국회의장이 보낸 조화를 제외하고는 일체 조화와 부의를 거절. ○…崔회장은 그동안 일주일에 하루 정도 본사에 나와 경영현황을 보고받았을 만큼 상태가 좋았기 때문에 가족들조차도 갑작스런 비보(悲報)에 당황해 했다.딸 璂源씨는 미 시카고대 유학을 위해 25일 하오 8시에 김포공항을 출발,미국으로 향했으나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자마자 급히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하오 6시45분쯤에는 金重權 비서실장이 대통령을 대신해 조문.재계 인사중에서는鄭世永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이 하오 6시40분쯤 제일 먼저 빈소를 찾았고 이어 金錫俊 쌍용그룹 회장 등이 잇따라 조문.金宇中 전경련 회장대행은 이날 아침 중국 체류중 연락을 받고 낮 12시쯤 급히 귀국,빈소로 향했다. ○…전경련은 이날 崔회장을 추모하는 뜻에서 정문에 걸린 회기(會旗)를 조기(弔旗)로 게양.전경련은 “30일로 예정된 영결식 때 전경련회관에서 노제를 지낼 예정이며 조기는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게양될 것”이라고 밝혔다. 역대 전경련 회장 가운데 재임중 유명을 달리한 경우는 고(故) 崔회장이 처음이다.
  • 崔鍾賢 SK그룹회장 별세

    崔鍾賢 SK그룹 회장(전경련 회장)이 26일 상오 7시40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산 21 워커힐빌라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68세. 유족으로는 장남 泰源씨(37·SK 대표이사 부사장),차남 再源씨(35·SKC 상무),딸 璂源씨(34)와 며느리 盧素英씨(盧泰愚 전 대통령의 딸),蔡瑞榮씨,사위 金俊一씨(대한텔레콤 상무)가 있다. 부인 朴桂姬 여사는 지난해 6월 미국에서 폐암수술을 받은 崔회장을 간호하다 별세했다. 빈소는 워커힐빌라이며,장례는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30일 상오,장지는 수원 가족묘지다.(02)450­4931∼40. ◎金 대통령 조의 표명 광주를 방문중인 金大中 대통령은 26일 崔鍾賢 전경련회장의 사망소식을 듣고 “경제계가 어려운 이때 崔회장 같은 훌륭한 인격과 능력을 갖추신 분이 돌아가셔서 매우 애석하다”고 조의를 표했다고 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 中 내년까지 위안貨 절하 안한다

    ◎金宇中 회장 “방중때 호금도 부주석 밝혀” 중국은 2000년 이전에는 위안(元)화 절하를 하지 않을 것으로 밝혀졌다.金宇中 전경련 회장대행은 26일 SK그룹 崔鍾賢 회장의 빈소에서 “지난 24일 북경에서 만난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이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金회장은 “후진타오 부주석이 국내외 총수요량이 많아진 상태에서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이 안되고,국내 인플레를 유발할 우려가 커 내년까지는 위안화를 절하하지 않는다는 게 중국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은 최근 일본 중앙은행과 이같이 합의했으며 위안화 절하문제를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 한국경제의 수호신 되소서/故 崔鍾賢 회장 영전에

    너무도 갑작스런 비보 앞에 참담한 심경을 가눌 길 없습니다. 崔鍾賢 회장님 모두가 언젠가는 가야할 길이라지만 이 무슨 벽력과 같은 떠남이십니까? 나라 경제의 중흥을 위해 하실 일이 태산같은데 그 무엇이 급해 이리도 황망히 가십니까?저희들만의 힘으로 풀어가기에는 너무도 벅찬 난제가 산적한 이때에 이처럼 홀연히 떠나가시다니 아득한 심정 형언할 수 없어 새삼 하늘이 야속해집니다. 전문경영인의 첫 세대로서 지난 개발연대 우리 경제의 도약을 이끌어오신 회장님께서는 30여 성상의 기업경영을 통해 시장경제와 경영의 세계화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 오셨습니다.또한 회장님께서 미래를 대비하자는 높은 철학으로 인재양성에 누구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시는 모습을 보며 우리 후배들은 한편 든든함을 느끼며 존경해 마지 않아 왔습니다. 특히 회장님께서는 6년전 전경련 회장으로 취임하신 이래 거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때로는 과중한 사회적 기대와 요구에도 묵묵히 우리경제의 진운을 개척해 나가는 용기와 혜안을 보여주셨습니다.회장님께서추진하셨던 자유시장경제의 창달과 세계화 확산작업은 전환기 우리 경제의 확고한 진로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남다른 애정으로 추진해 왔던 국가경쟁력 강화사업은 우리 경제현실을 바로 보고 모든 경제주체의 역량을 결집시킨 탁월한 처방이기도 했습니다.선진국과 후진국을 오가며 경제를 통해 민간외교의 영역을 넓혀오신 회장님의 공로는 그 누구도 닮기 힘든 위대한 업적이셨습니다. 최종현 회장님 회장님은 이제 저희들의 가슴에 큰 자취를 남기신 채 영원한 안식의 길로 떠나셨습니다.이나라 이 민족을 위해 못다 베푸신 경륜과 숭고한 이상은 이제 우리 후배 경제인들의 몫으로 남았습니다.일생을 경제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신 회장님의 거룩한 유지를 받들어 나라 경제를 다시 반석위에 올려 놓도록 후배들 모두 노력하고 또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부디 영면하시옵소서. 1998.8.26 김우중 대우회장
  • 민주열사 열전:4/金相眞 서울농대생(정직한 역사 되찾기)

    ◎할복 자결… 反 유신의 魂으로 부활/학생운동사 목숨 던진 첫 인물/꺼져가던 투쟁의 불씨 되살려/암울한 시대 희망의 새싹 틔워 “…무엇을 망설이고 무엇을 생각할 여유가 있단 말인가! 들으라! 우리는 유신헌법의 잔인한 폭력성을,합법을 가장한 모든 부조리와 악을 고발한다…” 75년 4월11일 상오 11시. 서울대농대 4학년 金相眞은 수원에 있는 농대 캠퍼스에서 그렇게 ‘양심선언문’을 읽어 내려갔다. 격정의 순간이었지만 오히려 차분했다. 그러나 중간중간 터져 나오는 박수소리는 비장함에 묻혀 이내 사그라졌다. 선언문 낭독이 거의 끝나갈 즈음. “이 보잘것 없는 생명,바치기에 아까움이 없노라…”는 말이 나오고 잠시 침묵이 흘렀다. 순간 그는 품속에서 과도를 빼 치켜들었다. 그리고 하복부를 깊게 찔러 위로 그어올렸다. 그는 친구들에게 들려 택시까지 가며 “애국가를 불러달라”고 했다. 수원도립병원에서 1·2차 수술을 받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중이던 12일 상오 8시55분 그는 앰뷸런스 안에서 눈을 감았다. ○죽어가며 “애국가 불러주오”金相眞 열사는 민주화투쟁 학생운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던진 최초의 인물이다. 주변의 증언을 종합하면 그는 죽음을 위한 치밀한 준비를 했고,그 파장까지도 충분히 예측했던 것 같다. 75년 2월 朴正熙 정권은 유신체제에 대한 신임을 묻는 국민투표에서의 승리를 내세워 강경으로 선회했다. 정부가 약속했던 구속학생과 교수들의 복학·복직을 불허하고 극심한 언론탄압을 일삼는 등 유신체제가 오히려 폭악화되자 그는 어떤 돌파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나치게 관념적이고 미온적인 동료·후배들의 자세도 그를 피할 수 없는 ‘결단’으로 밀어댔다. 그는 ‘양심선언문’과 ‘대통령께 드리는 공개장’을 꼼꼼히 작성했다. 그리고 4월9일 ‘인혁당 재건 사건’으로 8명이 대법원 판결이 내려지기가 무섭게 사형당했다는 소식에 치를 떨며 과도를 구입했다. 인혁당사건은 10년 뒤인 95년 모방송사가 법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우리 사법사상 ‘가장 치욕스런 판결’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김상진기념사업회 安鍾健 회장(50·방송대 교수)은 “相眞이는 복학후 되도록 시위에서 빠지려고 했다. 그러나 74년말부터 급격히 암울해지는 시대상황에 매우 당혹스러워했고,무언가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 역력했다”고 회고했다. 安회장은 金相眞 열사와 고등학교 및 대학 같은 과 동기다. 그는 또 “相眞이가 할복 전날 밤 자신을 찾아와 칼을 보여주며 가족과 애인 걱정을 했다”고 전한다. “相眞형은 항상 ‘이래선 안되는데’라고 중얼거렸어요.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한 때다’‘내가 해야할 것 같다’고 결의를 나타내기도 했구요”후배 鄭鉉敦씨(축산·74학번)의 회고다. ○시위 확산에 긴급조치 9호 선포 朴正熙 정권은 金相眞의 죽음이 반유신의 상징으로 남지 않게 하기 위해 갖은 수단을 동원했다. 숨을 거둔 지 15시간만에 장례식도 없이 화장하게 했으며,서울대 농대를 사실상 폐쇄했다. 각 대학에도 휴교·휴강 조치를 내려 4월 중순까지 25개 대학이 전면 휴강에 들어갔으며,시위 주동자의 대량 연행과 구속으로 이어졌다. 그래도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는 5월13일 체제에 관한 어떤형태의 반대의견이나 행동도 금지하는 긴급조치 9호를 선포했다. 그러나 서울대생 1,000여명은 5월 22일 관악 캠퍼스에서 기어이 ‘金相眞 열사 장례식’을 거행하고 긴급조치 철폐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른바 ‘5·22사건’이다. 朴炯圭 목사는 95년 金相眞 20주기 행사때 “모든 사람들이 좌절할 때 꺼져가는 민주화운동의 불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댕긴 이가 金相眞 열사”라고 했다. 그러나 “그가 튼 민주화와 정의의 물길을 우리가 제대로 타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반문했다. 당시 5·22사건으로 수배됐던 金槿泰 의원(국민회의)은 “金相眞형과 그 사건은 아직 역사적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진정한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또 다른 노력과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제의 폭압아래 똑같은 나이(27살)에 옥사한 尹東柱의 ‘서시’는 그의 이상이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金相眞 열사는 尹東柱의 ‘서시’처럼 한점 부끄럼 없이 살려고 노력했다. 그는 시대의 아픔을 가슴에 간직한 채 스물일곱의 젊은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민주화투쟁은 오늘의 민주주의로 승화됐고 밝은 미래의 희망으로 존재할 것이다. ◎어머니 朴載娟 여사의 통곡/“정부에 의한 명예회복 평생소원” “에미로서 자식 마음도 제대로 알아주지 못하고 혼자 고통을 겪다 가게 했어요…” 金相眞 열사의 어머니 朴載娟 여사(80)가 아직도 못내 아쉬워하는 점이다. ‘군대까지 다녀와서 데모에 끼겠느냐’며 항상 어머니를 안심시키던 아들. 그가 죽자 슬픔과 원망이 뼈에 사무쳤지만 朴여사는 차차 목숨을 던져야 했던 아들의 장한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 “相眞이는 유난히 정이 많고 심지가 깊었어요. 친구를 무던히도 좋아했지요. 친구들을 몰고와 내가 음식상을 내오면 어린아이처럼 좋아했어요” 어머니는 95년 20주기 행사때 손수 음식을 장만해 벽제 묘소로 가져가 100여명의 아들선·후배 동료들을 먹였다. 朴여사는 아들이 죽자 병원에서 “제발 화장하지 말고 묘를 쓰게 해달라”고 애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은 포항에 있던 맏아들을 불러올려 억지로 설득해 화장을 강행했다고. 그녀는 “화장터로 쫓아가 ‘우리가 뿌릴 터이니 유골단지를 달라’고 해 중앙청 옆 법륜사에 감췄다”고 했다. 그로부터 1년후에 金相眞 열사는 벽제공원묘지에 묻힐 수 있었다. 朴여사는 현재 서울 갈현동 자그마한 한옥에 혼자 산다. 신경통과 위경련을 앓고 있지만 심하지는 않은 듯했다. 고려컨테이너 부사장인 맏아들 상운씨와 대한투신 원주지점장으로 있는 둘째아들 상근씨 등 8남매가 모두 건실하게 살고 있어 흐뭇하다고 했다. 그녀는 “아들이 공식적으로 정부에 의해 명예회복이 이루어지는 것을 죽기 전에 보는 게 소원”이라고 했다. ◎후배 鄭赫基씨의 맺힌 恨/“긴 겨울 몰아낸 ‘민주햇살’ 빛 봐야” 김상진기념사업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鄭赫基씨(42·산야농산 대표)는 “相眞이 형이 죽은 이후 학생들은 감옥을 두려워하지 않았어요. 재야나 지식인들이 자기반성을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지요”라고 말했다. 그는 “金相眞 할복사건이 유신독재정권이 내리막길을 걷는 시대적 분기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朴正熙 정권의 폭압이 절정에 달해 정권 말기적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죠. 공권력으로는 도저히 국민의 항거를 막기 힘들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건 당시 축산과 새내기였던 그는 金相眞 열사가 할복하는 순간 바로 앞에 앉아 있었다.“뒤에 있던 선배들은 그가 칼을 빼드는 순간 그 뜻을 얼른 알아차리고 덮쳤지요. 그러나 정작 저는 ‘단순히 각오를 다지기 위해 빼들었겠지’했어요. 그런데 막상 할복하고 쓰러지자 정신이 멍하고 아찔했습니다” 그는 “그후 오랫동안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했다. 鄭씨는 지난 95년 기념사업회가 출간한 金相眞 열사 평전 “긴겨울 얼음뚫고’의 정리작업을 맡았었다. 3년이나 걸린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그는 “죄책감에 대한 빚갚음의 의미도 있지만 相眞이 형의 진실이 진정한 역사로 기록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민주화가 후퇴하고 권력이 부패하면 언제라도 제2,제3의 金相眞이 나올수 있다”는 鄭씨. 그는 “全·盧 시대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며 “지금의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지도층이 항상 경계해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金相眞 열사 연보 ▲1949년 金東壽·朴載娟씨의 3남6녀중 여섯째로 서울에서 출생 ▲1962년 혜화국민학교 졸업 ▲1965년 보성중학교 졸업 ▲1968년 보성고등학교 졸업,서울대농대 축산학과 입학 ▲1971년 군입대.경기 포천의 공병대에서 근무 ▲1974년 2학기 복학 ▲1975년 4월11일 서울대 수원농대 교정에서 유신정권의 허위성을 고발하는 ‘양심선언문’낭독하고 할복 자결 ▲1975년 4월12일 상오 8시55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도중 사망
  • 油化업계 대도약 이끈 ‘재계총리’/타계한 崔鍾賢 회장은 누구인가

    ◎전경련 회장 3번 연임… 과도기 화합다져/그룹 수직계열화 모범… 문민정부땐 설화 26일 타계한 崔鍾賢 회장은 1929년 경기도 수원 평동에서 중농이었던 崔學培씨의 4남4녀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서울대 농대 4학년이던 56년 미국으로 유학,위스콘신대 화학과를 졸업한뒤 59년 시카고대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땄다.박사과정을 준비하던 62년 그룹 창업주인 친형 崔鍾建 회장을 돕기 위해 귀국,선경직물 이사로 처음 경영일선에 나섰다. 崔회장은 73년 崔鍾建 회장이 폐암으로 타계한 뒤 경영대권을 이어받는다.이때부터 ‘석유에서 섬유까지’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수직계열화가 시작됐다.자신의 공부를 바탕으로 ‘SKMS’(SK선경관리체계)와 최고 수준을 추구하자는 ‘수펙스(SUPEX)운동’을 주창,기업문화를 앞장서 이끌어왔다. 崔회장의 경영 수완이 절정에 달했던 것은 80년 대한석유공사(유공·현 SK(주)) 인수.당시 그룹 전체를 합한 것보다도 매출이 많았던 유공을 인수해 대도약의 기틀을 다졌다.이어 본격적인 수직계열화 작업을 가속화해 선경기계등 에너지·화학의 큰 얼개에서 벗어난 군소계열기업을 모두 정리하고 유공해운(82년) 유공가스(85년) 선경화학·유공옥시케미칼(87년)을 차례로 세웠다. 89∼91년 나프타 분해공장의 완성으로 ‘석유화학=SK’의 공식을 정립시켰다.94년 7월에는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인수에 성공,정보통신을 제2의 중심축으로 확보했다. 崔회장은 93년 2월 ‘재계의 총리’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 취임,3기 연속 회장을 맡아 왔다.이 기간동안 재계화합,국가경쟁력 강화,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강화 등에서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특히 재계 원로들을 명예회장이나 고문으로 추대하고 회장단 회의를 활성화해 재계의 화합을 다지는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95년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정부 경제정책을 비판,계열사가 세무조사를 받는 ‘설화’(舌禍)를 입기도 했고 盧泰愚 전 대통령과 사돈이라는 점 때문에 이동통신사업 선정과정과 대통령 비자금 사건에서 잡음에 휘말리기도 했다. 중·고교 시절 축구선수를 지내고 10년전부터 심취한 단전호흡으로 남다른 건강을 과시해 왔으나 지난해 봄 서울대병원에서 폐암선고를 받고 6월 미국 뉴욕에서 수술을 받았다.이때 간병의 과로로 쓰러진 부인 朴桂姬 여사를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 崔회장은 건강 악화로 지난 6월17일 金大中 대통령과의 오찬회동을 마지막으로 金宇中 대우회장에게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을 맡긴뒤 워커힐 자택에서 지내며 기(氣)수련 지침서인 ‘심기신(心氣身)수련’의 집필에 전념해 왔다.
  • 발로… 머리로… 불황이겼다/기업 해외시장 개척 성공사례 발표회

    ◎멀리보면…­포항제철.불황기 거치며 ‘다음 불황’ 준비.해외 물류센터 건립 경쟁력 탄탄/다시보면…­한맥섬유.사양산업에 투신 장비 국산화.생산성 높이고 가격 낮춰 ‘불티’/합심하면…­현대·한국아스텐.대기업·중기손잡고 역할분담.정보수집·품질 접목 시장 뚫어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이 구름은 장차 경상수지 흑자를 축소시켜 우리경제를 또 한번 환란(換亂)의 나락으로 빠뜨릴 수 있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전 세계로 파급되는 금융시장의 혼란과 불황여파….여기서 주저앉을 것인가.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업의 해외 시장개척 성공사례 발표회’에서는 장마속의 햇살처럼 독특한 기술과 마케팅전략으로 시장을 개척한 사례들이 발표됐다. ■대·중소기업 협력이 시장개척의 열쇠다=현대종합상사는 국내 유일의 아스팔트 재생기생산업체인 한국아스텐과 96년부터 해외시장을 공동 개척,호주 쿠바 등 16개국에 86대의 아스팔트재생장비를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지금까지 25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성공비결은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생산과 해외 마케팅의 전략적 제휴.수출단계부터 양사가 역할분담을 해 현대종합상사는 해외 바이어 발굴과 해외 시장정보를 입수하고 제조사는 제품의 품질보증과 기술개발,생산을 책임졌다. 카탈로그,비디오도 공동으로 만들고 현대는 수출자·공급자로,아스텐은 제조원으로 배상책임보험에 가입,거래선의 중소기업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켰다.철저한 사후관리를 통한 수주확대도 물론 키포인트였다. ■기술서비스로 승부건다=방청유 등 산업용 윤활유를 수출주력상품으로 취급하는 한국하우톤은 고객을 잡기 위해 차별화된 서비스전략을 택했다.제품수출후에도 완벽한 기술서비스가 그것이다. 제품이 사용되는 현장에서 직원을 상주시켜가며 직접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제품의 신뢰도를 높여 제품을 계속 이용하도록 했다.이에 힘입어 94년에 91%,95년 42%의 매출성장을 이뤄내 현재 세계 컨테이너 하부방청도료의 시장점유율 50.8%를 차지하고 있다. ■사양산업쪽에도 눈을 돌려라=한맥섬유는 사양산업으로 불리는섬유산업계에 뛰어들어 국내 최초로 섬유디자인과 제도전용 장비를 국산화해냈다.사양산업이지만 30년 노하우가 집결된 섬유산업의 디자인처리에 컴퓨터기술을 접목시키면 세계 최고의 섬유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으리란 판단에서였다. 그 결과 지난해 수입에 의존하던 레이저필름출력기를 국산화해 1억5,000만∼2억원이던 기계의 구입단가를 3분의 1로 낮추었다.생산성도 기존 제품보다 10배 이상 높았다.지난해 소프트웨어와 출력기를 섬유 및 디자인회사에 납품,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해외전시회 참가를 통해 시장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기수출시장을 확보하라=포철은 92∼93년 철강시장 불황기를 거치면서 안정적 수출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오사카에 철강재 하역·보관·운송회사인 후지우라물류센터를 설립,현지 자동차·전자업체의 적기운송요구에 대응했다.연간 80만t의 철강재를 처리하면서 체선으로 인한 기회손실을 최소화하는 한편 내륙운송비 절감으로 수출경쟁력을 높였다. 아울러 94년 규슈지역에 가공·판매센터인 포스메탈을 설립,현지 120개 수요업체에 적기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95년부터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 불황 극복 노·사·정 하기 나름/전경련이 밝힌 외국사례

    경제불황을 극복하려면? 네덜란드를 따라라. 영국도 괜찮다. 그러나 일본식은 안된다. 한때 극심한 불황에 빠졌던 네덜란드 영국 일본. 이들 중 영국과 네덜란드는 위기극복에 성공했으나 일본은 잦은 정권교체와 정책실기(失機)로 여전히 침체 속에 있다. 전경련이 25일 밝힌 ‘선진국의 불황극복 사례’를 알아본다. ◎일본/정권교체로 정책 실기/16조엔 부양책 무위로/엔화 폭락 등 정책 한계 경제버블기인 89년 시행한 금리인상 등 경기억제책의 여파로 부동산과 주식 값이 폭락했다. 거품붕괴가 기업의 연쇄도산과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면서 일본경제는 장기침체로 들어섰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소득세 인하,공공투자 확대,기업·금융·산업의 개혁정책을 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올 4월 하시모토 내각이 16조엔 규모의 획기적 부양책을 내놓았으나 엔화환율이 폭락하는 등 정책의 한계도 드러냈다. 7월 탄생한 오부치 내각 역시 기존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오부치 내각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비우호적이다. 막강한 기술과 자본력을 갖고 있지만 경제회복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위기극복은 요원하다. ◎영국/76년 IMF 금융 요청/공기업 민영화 등 추진/국제사회의 신뢰 회복 74년부터 경제정책 실패와 과다 복지비 지출 등 구조적 문제가 노출되면서 실물경제 악화와 외환시장 불안이 확산돼 76년 9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이후 내핍 정책과 수출지원 정책을 병행,산업 구조조정에 주력하고 공기업 민영화,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한 결과 국가경쟁력이 살아났다. 제조업은 70년대 이후 영국병으로 불리는 만성적 노사분규와 산업정책 실패로 경쟁력이 극도로 떨어져 있었으나 투자지원책에 힘입어 노동생산성이 높아지고 외국인투자도 활성화 됐다. IMF처방에 따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은 뒤 시장경쟁을 근간으로 한 경제개혁으로 국가경쟁력을 찾았다는 점이 시사적이다. ◎네덜란드/재정적자 크게 줄이고 경제주체간 합의 바탕/15년간 경제개혁 추진 57년 북해에서 천연가스전을 발견한 뒤 외환수입이 늘면서 과도한 복지비 지출과 국민들의 노동기피,그에 따른경기침체 및 실업자 급증, 기업도산이 유발됐다. 재정적자를 줄이고 근로의욕 상실을 치유하기 위해 노동정책과 사회보장제의 개혁을 중심으로 한 경제회생책이 실시됐고 노·사·정이 협약을 체결,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 이후 15년간 경제개혁을 추진한 결과 90년대 들어 성장,고용창출,재정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노·사·정이 힘을 합쳐 불황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경제주체간 사회적 합의가 위기극복의 열쇠임을 보여준다.
  • 현대自 대타결­재계 반응

    ◎“원칙 무시… 구조조정 惡 선례”/경총·전경련­해고자 축소 실망.외자유치 큰 차질/주요 그룹들­강요된 봉합 간주.고용조정 장애물 “도대체 법이 존재하는 건가”“정치권의 개입으로 기업구조조정에 악(惡)선례만 남겼다” 현대자동차의 사태해결 과정을 지켜본 재계 인사들의 반응이다. 물론 현대차 사태가 우려스러운 방향으로 진전되지 않고 해결된 데 재계는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해결 과정에 정치권이 개입,정리해고를 유명무실(有名無實)하게 만듦으로써 득(得)보다 실(失)이 큰 선택을 했다는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 재계는 정치권이 정리해고를 법제화해 놓고도 정작 실행 단계에서 제동을 건 것은 탈법(脫法)적이라는 시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4일 공식 논평을 통해 “현대차 사태는 법이 규정하는 정리해고를 노조가 불법·폭력행위로 저지,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면서 “정리해고가 교섭대상이 될 수 없음에도 법을 만든 정치권이 정리해고를 축소시키는 중재안을 강요함으로써 합법적인 구조조정 노력을 무력화시켰다”고 비난했다. 재계는 또 현대차 사태가 한국에서 정리해고를 통한 구조조정이 여전히 어렵다는 사실을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재확인시켜준 계기로 작용해 외자유치에도 차질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전경련도 논평에서 “노사정 합의로 도입된 고용조정제도가 산업현장에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안타까운 일”이라며 “고용조정은 반드시 용인돼야 하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정부가 노사를 막론하고 즉각적이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삼성 대우 LG SK 등 주요 그룹도 이번 사태를 ‘강요된 봉합’으로 정의하고 정리해고를 통한 구조조정이 사실상 어렵게 된 점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번 현대차 사태가 당초 회사안보다 후퇴한 방식으로 해결됨으로써 앞으로 기업들의 고용조정 방식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재계는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을 때 정리해고를 할 수 있도록 노동법이 개정된 뒤 현대차 사태가 국내 기업의 정리해고 성사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주목해 왔다. 그러나현대자동차가 이번에 진정한 의미의 정리해고 실행에 실패한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정리해고를 통한 고용조정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희망퇴직이나 분사(分社),임금삭감,무급휴직,근로시간 단축 등 다른 방식의 구조조정을 모색할 수밖에 없게 됐다. 金孝成 대한상의 부회장은 “정치권이 개입해 급한 대로 봉합하는 수준에서 협상이 타결됐으나 정리해고가 사실상 어렵게 됨으로써 노동시장의 유연성 문제가 풀어야 할 과제로 제기됐다”고 말했다. ◎駐韓 외국인 이렇게 본다/他 재벌 정리해고 악영향/구조조정 폭 작아 부정적 ▲스티브 마빈 쟈딘플레밍증권 이사=현대자동차 사태에 정부가 섣불리 간섭해서 크나큰 오점을 남겼다. 정부 개입에 의한 현대자동차 사태 해결은 구조조정을 위해 정리해고를 해야 하는 다른 재벌들에 좋지 않은 영향을 남겼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에도 좋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다만 외국인들은 이러한 결말을 예상하고 있었으므로 그다지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田甬培 환은스미스바니증권 국제영업팀장=오늘 하루 동안 현대자동차 타결에 대해 외국인 고객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주로 아시아,특히 홍콩쪽 고객이었다. 이들은 일단 문제가 해결돼 악재가 없어졌다는 것에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자동차산업 자체가 공급 과잉으로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한 규모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외국투자가들의 지적이다. 물리적인 행동이 수반되지 않았고 구조조정의 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는 반기는 분위기였지만 미흡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외국인들도 제법 많았다.
  • 하반기에도 수출 호전기미 ‘감감’/전경련 400대 기업 조사

    ◎주요 시장 붕괴로 극심한 침체 예상/연초 목표보다 5.1%나 낮춰 잡아/수출용 원자재 수입감소도 악영향 주요 수출시장의 붕괴로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하반기에도 극심한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같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400대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23일 발표한 ‘수출현황과 전망’에 따르면 응답업체의 75.7%가 하반기에 수출이 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수출이 호조를 보일 거라고 대답한 업체는 22.2%에 그쳤다. 이들 기업은 지난 2·4분기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수출불안 요인때문에 올 수출목표치를 연초 계획(967억달러)보다 5.1% 적은 918억달러로 조정했다. 400대 수출기업은 1·4분기에 목표의 100.9%(192억달러)를 수출했으나 2·4분기에는 목표 88.6%(208억달러)밖에 수출하지 못했다.하반기에도 수출은 당초 목표의 95.8%(518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여 올 전체로는 목표대비 94.9%에 머물 것으로 조사됐다.특히 경공업의 경우 올 목표달성률이 목표대비 92.6%에 그칠 전망이다. 하반기 수출부진을 예상한 기업 가운데 33.4%가 주력 수출시장의 수입수요 위축을 주 원인으로 꼽았고 다음이 수출단가 하락(28%),환율불안(15.7%)이었다.수출자체의 감소뿐아니라 수출용 원자재의 수입감소도 앞으로 전체 수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수출용 원자재 수입은 지난해보다 9% 감소한 232억달러에 그칠 전망이다.상반기에는 주로 환율상승 요인때문에 원자재 수입이 줄었으나 하반기에는 조사대상업체의 36.9%가 수출물량 자체의 감소가 원자재 수입하락을 가져올 것이라고 응답해 수출이 구조적인 침체에 빠질 것임을 예고해주고 있다. 한편 이들 기업은 상반기중 내수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에 주력,매출액 대비 수출비중이 지난해 44.9%에서 올해 59.3%로 급등,수출비중이 내수를 능가했다.이 중 경공업은 상반기 수출비중이 47.6%로 지난해(18.5%)보다 무려 2.6배 늘었으며 하반기에는 무려 60%에 이를 전망이라고 전경련은 밝혔다.
  • 현대自 노조 불법행위 묵인 유감/정부는 엄정 법집행을

    ◎경제5단체 공동회견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의 중소기협중앙회 무역협회 등 경제5단체는 최근의 현대자동차 사태와 관련,정부가 노조의 불법행위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정부의 엄정한 법집행을 촉구했다. 경제5단체 부회장 등은 21일 하오 서울 마포 경총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합법적인 정리해고에 반발하며 초법적 행동을 벌여온 현대자동차 노조에 대해 정부가 고소·고발취하 등 절충안을 유도하는 것은 공정한 법집행에 위배될 뿐아니라 기업의 합법적인 구조조정을 막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孫炳斗 전경련 상근부회장과 趙南弘 경총 상임 부회장,金孝成 대한상의 부회장,李源浩 중소기협중앙회 부회장,車在潤 무협 전무가 참석했다.
  • 태스크포스 3차회의 빅딜 용어 안쓰기로

    ◎‘빅딜’ 아닌 ‘컨소시엄’ 시사/사업 맞교환방식 보다 매각·공동회사 가능성/기아車 입찰이 큰변수/새달 10일 1차案 발표 5대 그룹의 대규모 사업구조조정 방안이 다음달 1일로 예정된 기아·아시아자동차 인수업체 발표 뒤에 최종 확정된다.따라서 21일 신청이 마감되는 기아 입찰결과가 구조조정의 중요 변수로 떠올랐다. 삼성 현대 대우 LG SK 등 5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급으로 구성된 전국경제인연합회 ‘구조조정 태스크포스’는 20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3차 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태스크포스 간사인 孫炳斗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정부가 예시한 10개 중복과잉업종을 토대로 이달 중 구조조정안을 마련하되 기아·아시아자동차 입찰 결과 자동차산업을 구조조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판단되면 이를 추가해 9월10일쯤 1차 구조조정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삼성자동차의 기아인수 여부가 이번 구조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삼성이 기아인수에 실패할 경우 자동차업종까지 구조조정대상에 포함할 수 밖에 없어 그 이전에 짜놓은 구조조정 방안의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孫부회장은 “업종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번 3차 회의에서 5대 그룹 중심의 구조조정대상 업종이 확정됐다”면서 “이에 따라 앞으로 공식적인 태스크포스 회의는 갖지 않고 각 그룹 해당업체 실무자간의 협상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사용해온 ‘빅딜’(대규모사업교환)이라는 용어가 국내외에 많은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있어 대신 ‘사업구조조정’이라는 말을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이는 구조조정이 그룹간 사업맞교환보다 특정 사업의 매각처분이나 컨소시엄형태의 공동회사설립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따라서 항공산업과 발전설비 등 공동법인 설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간주되는 사업분야가 쉽게 합의돼 1차 구조조정 의향서에 포함될 공산이 크다.
  • 재계,결합재무제표 작성 반발/비용 부담 크고·경영정보 누출 우려

    ◎해외법인 제외 등 초안 수정 촉구 경제단체들이 99회계연도부터 작성키로 돼있는 결합재무제표와 관련,“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것”이라며 잇따라 반발하고 있다. 전경련이 지난 7일 “결합재무제표가 업종이나 결산일,회계처리 방법이 다른 회사들간의 결합으로 인해 재무정보를 왜곡시킬 수 있다”며 결합재무제표 작성에 난색을 표한 데 이어 대한상의도 19일 유사한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대한상의는 이날 ‘증권감독원의 결합재무제표 준칙 공개초안에 대한 업계 의견’이라는 종합보고서에서 “결합재무제표는 기업집단의 재무상태와 경영 성과에 관한 회계정보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유용성을 찾을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작성유례를 찾아볼 수 없으며,작성에 따른 회계정보의 유용성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라며 결합제무제표 작성 자체에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상의는 이어 “결합재무제표는 회계처리 방법이 복잡할 뿐아니라 작성기간의 장기화에 따른 비용부담도 크며 경영전략상 기밀유지가 필요한 주요 경영 정보까지 누출돼 대외경쟁력을약화시키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면서 “계획대로 시행하더라도 최근에 마련된 결합재무제표 준칙의 공개초안은 전면 수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의는 상이한 회계기준 아래에서 작성된 해외 현집법인의 재무제표를 국내 재무제표와 결합하려면 국내기준에 맞게 현지 재무제표를 재작성하여야 하며 이 과정에서 과다한 비용이 발생하고 장기간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예컨대 회계감사 대상항목 등 감사기준이 달라 현지 감사보고서를 국내에서 재감사 받아야 할 경우 불필요한 감사수임료를 부담해야 하며 결산시점도 달라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하기 까지 최소 6개월 이상 걸릴 것이라고 했다. 상의는 또 “해외 현지법인의 회계기간 차이로 원화환산에도 어려움이 있으며 시장개척 등의 이유로 해외 현지법인이 국내 계열사에 비해 실적이 안좋은 상황에서 이를 결합대상에 넣을 경우 국내기업의 대외신인도 저하만 가져올 뿐”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금융업을 작성대상에 포함시키면 금융기관과 일반기업에 적용되는 회계기준이 다르고 부채·자산배열 및 손익구분의 기준이 달라 회계정보의 왜곡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상의는 따라서 예정대로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하더라도 △해외 현지법인과 금융기관은 결합재무제표 작성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하며 △결합 현금흐름표 및 국내기업의 결합재무제표,업종별 재무제표 등에 대한 작성의무화 조항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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