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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투기든 뭐든 해서라도 부자되는 것이 경제 하는거냐”

    청와대가 조석래 전경련 회장의 ‘경제대통령론’주장을 강력 성토했다.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29일 무역협회 등이 주최한 제주 하계 세미나에서 “전경련 회장이 시대착오적인 정치적 주장을 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당초 사전 원고에는 없었던 내용으로 청와대브리핑은 하루가 지난 30일 발언 요지를 게재했다. 변 실장은 이날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경제를 가장 보호해야 할 전경련 회장이 부동산 투기쯤은 공직을 맡는 데 아무 문제가 없고 차기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며 정치를 경제에 끌어들였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경선 후보의 사돈인 조 회장이 “차기는 경제대통령이다. 들춰내면 제대로 된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발언한 것을 정면으로 치받은 셈이다. 전경련의 역할과 성격도 도마에 올린 뒤 “어린애처럼 젖 달라고 울기만 하지 말고, 남 탓이나 하지 말고, 어른답게 강자답게 가진 자답게 사회의 어려운 곳을 배려하는 지도적 집단으로 우뚝 서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변 실장은 이어 이 후보를 겨냥한 듯 “부자(富者)대통령을 말하는 모양인데 부동산 투기든 무엇이든 해서 무조건 부자가 되는 것이 경제를 하는 것이 아니다. 비정규직을 나 몰라라 하고, 사회통합을 나 몰라라 하고, 강자독식 논리만 주장해서는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편 전경련은 이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켜 안타깝다.”면서도 더 이상 해명할 필요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씨줄날줄] 녹색과 경제의 공존/우득정 논설위원

    지난해 6월과 9월 녹색연합 주관으로 ‘녹색’과 ‘경제’의 공존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보존과 개발로 맞서온 양측 전문가들이 ‘지속가능성’을 공통 화두로 접점을 도출하기 위한 자리였다.‘보전은 절대선, 개발은 절대악’이라는 식으로 운동논리를 펼치던 환경단체로서는 대담한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대안 제시 없는 환경운동은 일반시민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고민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아직까지 메아리 없는 작은 몸짓에 그치고 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한치 양보없는 대치가 있을 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광역시 계산동의 계양산 자락에 롯데건설이 건설하려는 골프장 문제가 될 것 같다. 지난 2년간 이 지역 환경단체들은 인천 생태녹지축의 중심인 이 지역을 자연상태로 보전해야 한다며 촛불집회,3보1배, 나무위 1인 시위, 고소·고발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골프장 건설을 저지하고 있다. 골프장 건설 규모가 당초 계획한 27홀에서 18홀로 축소되고 생태공원 조성 등 환경보전 계획이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를 받았음에도 ‘골프장만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에서 요지부동이다. 오는 9월까지 인천시와 중앙정부의 도시계획 심의를 받아야 하는 롯데로서는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번에 심의를 받지 못하면 5년후 토지이용계획을 다시 승인받아야 한다. 롯데가 시간과의 싸움에서 절대 불리하다. 경부고속철 공사를 중단시킨 ‘천성산 도롱뇽 사태’와 수도권 외곽순환도로 공사를 지연시킨 ‘북한산 사패터널 사태’가 되풀이되고 있다. 권오규 경제부총리는 지난 24일 제주도에서 열린 전경련 하계세미나 강연에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골프관광 수요를 어떻게 국내로 전환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골프장 건설 때 토지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세제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63만여명이 해외로 골프 여행을 떠나 1조 1000여억원을 썼다. 권 부총리가 골프장 건설 활성화에 매달리는 이유다. 정부와 업계, 환경단체는 이번 기회에 계양산 골프장 건설이라는 현안을 놓고 녹색과 경제의 공존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靑 “정치·경제인 광복절 특사 없다”

    올해 광복절에는 정치·경제인 등을 대상으로 한 특별사면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이번 8·15에는 특별사면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특별사면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고 특별사면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청와대에서 특별사면 논의나 실무 작업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청와대가 광복절 특사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현 시점에서 특사 계획을 세운 바 없다.”며 원론적인 반응을 보인 것과는 기류 차이가 뚜렷하다. 이는 최근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으로 큰 충격 속에 빠져 있는 국민 정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제헌절을 맞아 대통령의 특별사면권 제한을 건의했을 때만 해도 청와대는 “임기 내 특사 여부와는 별개”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앞서 지난달 3일 전경련과 대한상의 등 경제5단체는 불법 정치자금 제공, 분식회계 등으로 형을 확정받고 사면복권되지 않은 기업인 54명을 광복절 특사에 포함시켜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박상천대표 한나라와 연합할 수도”

    열린우리당 장영달 원내대표가 26일 “통합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한나라당과 연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장 원내대표는 전북 CBS와의 인터뷰에서 “박상천 대표는 기본적으로 보수 정객으로, 자신과 이념 성향이나 정치성향이 맞는 한나라당과 연합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대통합신당 합류에) 한 발 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 대표가 대동단결론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독자 생존보다는 도리어 한나라당과 연합하고, 한나라당에 있는 개혁세력은 제3지대 대통합신당에 합류하는 변화를 예측할 수도 있다.”며 새로운 정계개편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에 박 대표측은 “전혀 근거 없는 소설”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재두 민주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당의 원내 사령탑이란 분이 내놓은 발언치고는 너무 저질이어서 민망하다.”면서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구걸하던 열린우리당이 왜 망했는지 알 것 같다.”고 발끈했다. 한편 장 원내대표는 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전날 사돈인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경선 후보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조 회장을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전경련회장의 ‘경제대통령’ 발언 경솔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의 제주 발언을 놓고 말들이 많다. 조 회장은 그제 최고경영자 포럼에서 “차기 대통령은 경제를 제일 우선시하는 경제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듣기에 따라서는 친기업 정책을 펴는 대선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노골적인 특정 정당 편들기라고 해석할 수 있다. 누구든 정치적 의사를 가질 수 있고, 표현할 자유가 있다. 그렇지만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의 회장이라면 공인으로서 말을 가려서 해야 한다. 그는 나아가 정치권의 검증 공방에 대해서도 신중치 못한 말을 했다.“시골에 땅 좀 샀다고 총리가 되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그런 식으로 들추면 제대로 된 사람 없다. 무균으로 자란 사람이 있겠느냐.”는 발언이 그것이다. 마치 부동산 투기 안 한 국민이 어디 있느냐는 투다. 흠 없는 사람은 없으며 결함이 있더라도 경제 우선의 정책을 펴는 사람이 차기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들린다. 부동산 투기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식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국민 중에 부동산 투기를 할 여력이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사익을 좇아 부동산에 손을 댔던 사람이라면 공익을 위해 나라를 5년간 이끌어갈 지도자로서 자격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조 회장은 더군다나 검증 공방의 당사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는 사돈관계다. 이래저래 경솔하고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조 회장의 발언 중에는 차세대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야 할 우리 경제에 귀담아 들을 대목도 있다. 그러나 정치권 비판만 있고 경제계의 자성이 보이지 않는 것은 실망스럽다. 정도 정치를 요구하기 앞서 정도 경영을 해왔는지 묻고 싶다. 조 회장은 지난 23일 기업들이 올해 대선에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색 짙은 발언은 이 약속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 조석래 전경련회장 발언 파문

    조석래 전경련회장 발언 파문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25일 “다음 대통령은 경제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그것이 바로 국민의 뜻”이라고 잘라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한 ‘2007 전경련 하계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회장은 ‘미래 한국 비전과 차기 지도자에게 드리는 제언’이라는 제목의 특별강연에서 정치권과 정부를 향해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내 파문이 일고 있다. ●“무균으로 자란 사람 있나” 조 회장은 먼저 차기 대통령의 자격조건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국가 지도자는 시장경제를 잘 알고 경제 제일주의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차기 지도자는 세계시장을 잘 알고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후보간의 검증공방과 관련,“외국사람에게 물어보니까 ‘무균(無菌)으로 자라온 사람이 있겠느냐.’고 했다.”면서 “(검증공방을)졸업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하게 들릴 수 있는 말이다. ●동생 조양래씨 이 후보와 사돈 조 회장의 친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이명박 후보는 사돈관계다. 조 회장은 범(汎) 여권에 대한 비판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탈당, 합당 등을 보면 국민들은 혼란스럽다.”면서 “정치인들이 정책중심으로 가줘야 국민들이 안심하고 따라갈 수 있는데 자기네들 앞날을 위해 왔다갔다하는 것 같다.”고 원칙에서 벗어난 듯한 이합집산을 비판했다. 전경련 회장이 대선이 불과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민감한 얘기를 공개적인 자리에서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또 전경련 회장이 CEO포럼에서 1시간을 강연한 것은 지난 1987년 포럼이 생긴 이후 조 회장이 처음이다. 조 회장은 작심한 듯 정부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조 회장은 노사 문제와 관련,“불법을 엄단하겠다고 해놓고 결국 흐지부지한다.”면서 “이랜드 사태가 좋은 예”라고 말했다. 그는 또 “수도권 규제와 아파트 원가공개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면서 “시장원리에 맞는 게 국민의 뜻이고 이에 반하면 독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귀포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조석래 전경련회장 “대선자금 지원 절대 없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23일 참여정부 5년의 기업정책에 대해 “잘한 일 반, 잘못한 일 반”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전경련 제주 하계포럼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참여정부의 대기업정책 공과’를 묻는 질문에 “평균 점수”라며 이같이 말했다. 잘한 점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유럽연합(EU)과의 FTA 진행을 꼽았다.“업계로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출자총액제한제도, 지주회사제도 등에 대해서도 “규제가 없다시피할 만큼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판도 곁들였다. 조 회장은 “기업들이 신바람나게 돈을 쓸 수 있도록 투자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아쉬움이 남는다.”고 토로했다. 반기업정서 해소에도 정부가 기여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조 회장은 대선자금과 관련,“사회가 투명해진 만큼 지원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며 “참여정부가 이런 관행을 타파한 것은 큰 공적”이라고 치켜세웠다. 제주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한국 해외투자기업 “U턴 안한다”

    해외에 공장이나 사업장을 두고 있는 대기업 가운데 ‘철수(U-턴)’를 고려하는 업체는 단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2일 발표한 ‘우리나라 대기업의 해외투자 현황과 해외경영 애로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700대기업(금융·보험업 제외) 중 491개 기업(70.1%)이 해외사업장을 갖고 있다. 앞으로의 투자 계획과 관련, 이들 기업의 48.7%가 ‘현지국(國)에 추가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51.3%는 ‘현재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대답했다. 국내로 돌아오겠다고 대답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었다.최근 일본의 해외진출 기업이 국내로 돌아오는 현상과 대비된다. 이에 대해 김용옥 전경련 글로벌경영팀장은 “일본에서의 경영환경은 개선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것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 기업들은 해외직접투자를 늘리고 있는 이유로, 국내 내수회복 부진에 따른 해외시장 개척(37.1%)을 가장 많이 들었다. 저렴한 해외 인력활용(34.6%), 공장부지 확보(8.2%), 쉬운 원료조달(5.9%) 등의 순이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9) 복합부위통증 증후군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9) 복합부위통증 증후군

    아무런 외부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도 환부가 화끈거리고, 바늘로 찌르는 듯, 칼로 저미는 듯, 아니면 감전이라도 된 듯한 통증이 시도 때도 없이 전신을 엄습한다. 이 고통을 감당해야 하는 환자들은 결국 서서히 자신의 삶이 통증에 굴복해 붕괴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한다. 바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라는 질환이다. 아주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찬 교수는 CRPS가 주는 통증이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간헐적으로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오는가 하면 옷깃만 스쳐도 심한 통증이 유발되는 이질통, 약간의 자극만 가해도 견디기 힘든 고통이 찾아오는 통각과민에다 감각 이상까지 초래된다.”고 설명했다. 통증 부위의 피부가 붉거나 푸르스름하게 변하며, 손발톱의 성장 이상이나 모양의 변형, 피부 각질화 등 피부의 이영양성 변화와 운동 범위의 제한, 근력의 약화 및 경직, 떨림 등도 흔한 증상이다. 이 질환은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그 이유는 통증이 매우 주관적인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통증이라도 사람에 따라 강도를 다르게 느끼거든요. 이 때문에 학계에서도 논란은 있습니다만, 진단은 1994년 세계통증연구학회에서 정한 기준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CRPS의 증상을 열거했으나 증상은 병기에 따라 제각각이다.“초기에는 심한 통증에 부종, 피부 색깔 변화, 발한 등이 수반될 수 있습니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깁스 등 고정장치를 한 후에 아프거나 이상감각을 호소한 경우에 특히 CRPS를 진단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초기에는 단순한 시린 느낌만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요.” 최근에는 잘 적용하지 않으나 CRPS을 3기로 나누는 구분법도 있다.“1기는 짧게는 수주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통증과 이상감각이 지속되는 시기로, 지속적인 통증에 부종, 운동범위 제한, 근육경련 등이 수반됩니다.2기는 병증이 3∼6개월 정도 지속되며, 피부가 차갑게 변하고, 손톱이나 피부의 표면, 털 등에 변화가 생기는 특성을 보이지요.3기는 2기에 비해 피부가 더욱 차갑게 변하며, 피부 위축이나 손톱 모양의 변화, 피부의 털이 없어지는 변화가 나타납니다.” 물론 질환의 지속 기간이 통증의 강도와 특별한 연관이 없기 때문에 이런 시기 구분이 임상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환자들이 자신의 병증이 어떤 정도인지를 가늠하게 하는 근거는 된다. 아직 국내에는 CRPS에 대한 유병률 통계나 발병 추이에 대한 자료가 정리되어 있지 않다.“이 질환이 주목을 받은 것도 불과 10여년 전입니다. 그 전에는 교감신경의 문제로만 알고 있었을 정도니까요. 통계가 없어 임상적 경험으로 얘기해야 하는데, 저의 경우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외래환자의 15%가량이 이 질환자입니다. 희귀난치병 치고는 환자가 많은 편이죠.” 원인은 환자의 80∼90%가 외상 등에 의한 척수나 뇌신경 손상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나머지 10∼23%의 환자는 별다른 원인이 없는 특발성 통증을 겪는다. “뇌신경 손상은 골절, 타박상 등 외상과 수술, 염증, 감염, 염좌, 척수나 뇌신경 손상 후에 증상이 유발됩니다. 물론 외상이나 수술 등 앞서 열거한 원인이 항상 이 증상을 초래하지는 않습니다. 이런 유형의 손상을 받았더라도 대부분의 환자는 4∼6주가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오지요. 문제는 정상으로 회복되지 않은 일부 환자에게서 지속적인 통증과 스치기만 해도 심각한 통증이 나타나는 이질통, 그리고 통각과민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단계에 이르면 일반적으로 CRPS라고 봅니다. 발생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확실하게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만, 다양한 치료 방법을 역으로 궁구하는 경로를 통해 그 윤곽을 그려낼 수 있다는 견해도 없지는 않습니다.” 설명하자면 이렇다. 아픈 부위나 말초신경에서 생긴 신경의 과민성을 없애기 위해서는 신경근 및 말초신경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또 교감신경 관련 증상의 완화와 교감신경계의 과민성에는 교감신경 차단술이 적용된다. 근력 약화 및 근막성 통증이 문제인 환자에게는 근육에 약물 주사를 놓거나 근력 강화를 위해 물리치료나 운동요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척수신경의 변성에 따른 중추신경의 과민성은 척수의 통로인 경막외강이나 척수강에 직접 약물을 투여하거나 척수 전기자극술 등으로 증상을 가라앉힌다. “이런 치료 방법에서 보듯 CRPS는 복잡한 발생 기전 못지않게 증상을 제어하는 치료법도 일률적이지가 않지요. 한마디로 정형화된 치료법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는 CRPS의 치료와 관련, 초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초기에 교감신경 차단을 포함해 물리치료 등 다각적인 치료를 시도해 이 질환이 만성화하거나 난치성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초기에 적용하는 치료로는 약물요법을 비롯해 교감신경 차단, 척수의 통로 격인 경막외강 차단술, 정맥 국소마취제 주입이나 신경 변성을 막는 정맥 케타민 주입술, 인체의 운동, 감각 등과 관련된 체성신경 차단술, 그리고 통증 유발점 주사 등을 이르는 신경 차단요법, 물리치료와 정신과적 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척수신경 자극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방법만으로 치료가 마무리되는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치료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경구약물 투여와 함께 신경·물리치료와 재활치료가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치료가 초기에 이뤄져야 증상의 만성화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CRPS는 초기부터 잘 치료하면 의외로 완치율이 높다. 문제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손을 쓰기 어려울 정도로 만성화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척수 전기자극술을 통해 증상의 50∼80%까지 줄일 수 있지만 완치에 이르기는 결코 쉽지 않다. 김 교수가 거듭 조기 발견, 조기 치료를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재계 리더들 여름휴가 어떻게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회사 오너와 최고경영자(CEO)들은 여름휴가를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16일 “CEO들은 피말리는 경영 환경에서 누구보다도 여유와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계 리더들의 다양한 여름휴가 형태를 모아봤다. ●하반기 경영구상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별도의 휴가를 계획하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하반기 경영구상을 가다듬을 것이란 게 삼성측의 전언이다. 이 회장은 그룹 계열사별로 추진중인 ‘경쟁력 강화방안’을 보고받고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도 예년처럼 휴가를 가지 않을 예정이다.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 여수엑스포 유치 활동 등 여러 현안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루이틀 쉬게 되더라도 자택에서 사업구상에 전념할 것이라고 현대차측은 설명했다. 박창규 대우건설 사장은 외부기관이 주최하는 여름 세미나에 참석해 건설업계의 현황을 되돌아보고, 하반기 경영 전략도 다듬을 계획이다. 조영주 KTF 사장도 전경련이 주관하는 ‘2007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하는 걸로 휴가를 대신할 계획이다. 김신배 SKT 사장은 바쁜 일정 때문에 아직 휴가 날짜를 잡지도 못했다. ●집에서 가족과 함께 휴식을 소위 집에서 쉬는 ‘방콕’형도 적지않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휴가계획을 아직 잡지 않았으나 예년처럼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가족과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시기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1주일 정도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7월말에서 8월초 자택에서 독서를 하며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도 이달말이나 다음달 초쯤 서울 동부이촌동 자택과 청담동 자택에서 각각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다음달 중순쯤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휴가를 보낼 계획이다. 남 부회장은 일본 도요타자동차 관련 경영 서적을 읽을 계획이다. 내부 낭비요인 제거와 구매 프로세스와 같은 도요타 경영기법을 LG전자에 접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다음달 초쯤 국내 조용한 산사 등을 찾아 역사관련 서적을 읽을 계획이다. 윤 부회장은 평소 정확한 역사인식을 강조해왔다. 김갑렬 GS건설 사장도 가족과 함께 지내면서 경영관련 서적을 손에 들 계획이다. 남중수 KT사장은 다음달 초 쉬면서 잭 웰치의 승자의 조건, 노자의 도덕경 등을 읽을 계획이다. ●여름휴가를 직원과의 스킨십 강화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주말을 붙여 지방사업장 방문으로 여름휴가를 대신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2003년 이후 별도의 여름휴가를 간 적이 없다. 최 회장은 그러나 “잘 쉬는 직원이 일도 잘한다.”며 임직원들의 휴가는 독려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올해도 신입사원 수련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여름휴가를 대신한다. 수련회는 다음달 4일 금강산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열린다. 맏딸인 정지이 현대유앤아이 전무도 동행한다.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은 오는 26∼28일 서산농장에서 열릴 여름수련대회에 참석해 신입사원들을 격려한다. 이 사장은 또 국내외 건설현장을 둘러보고, 안전관리와 현장 진행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여름휴가를 해외에서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은 이르면 이달말쯤 해외로 나간다. 평창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상반기 내내 해외에서 살다시피 했다. 박 회장은 평창을 지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외국으로 나간다. 여름휴가 때마다 해외여행을 했던 한수양 포스코건설 사장은 이번에도 주말을 붙여 4박5일 정도 가족과의 해외 여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가족 우선’이라는 평소의 신념대로 휴가때 가족과 함께 지낸다는 게 회사측의 얘기다. 산업부 종합
  • 33% “공장 해외에 짓겠다”

    국내 주요 기업의 해외 공장설립 추세가 이어지면서 제조업 공동화(空洞化)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5일 ‘주요 기업의 공장입지 애로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최근 국내 기업들의 해외 공장입지 수요가 늘어나는 등 국내 제조업의 탈한국화 현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경련이 주요 회원사 88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신설·증설·이전 등 해외지역 공장설립은 국내외 전체 공장설립 90건중 24건으로 26.7%였다. 그러나 앞으로 해외 공장설립계획은 국내외 전체 계획 106건 중 35건으로 33.0%나 됐다.35건의 해외 공장설립 계획 중 신설이 26건으로 증설(8건)과 이전(1건)보다 훨씬 많았다. 국내기업들은 해외지역에서 공장을 설립하는 이유로 ‘생산·판매망 확보(31.9%)‘,‘저렴한 산업용지가격(21.3%)’,‘인건비·물류비 등 생산요소 비용 경감(21.3%)’,‘공장설립절차 용이(10.6%)’ 등을 꼽았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14일 ‘이준 열사 순국 100주년’…헤이그 추모 열기

    14일 ‘이준 열사 순국 100주년’…헤이그 추모 열기

    |헤이그(네덜란드) 이종수특파원|‘1000년을 기억할 100년전 큰 죽음’ 14일은 100년 전 ‘망국의 한’을 호소하러 헤이그로 왔던 특사 3인 가운데 한 분인 이준 열사가 순국한 날이다. 열사의 추모식이 열리는 헤이그를 향해 12일 오전 파리를 출발했다. 파리 북역에서 초고속열차를 타고 벨기에 브뤼셀 미디역에서 내려 일반 열차로 갈아탄 뒤 4시간 만에 헤이그(Den Haag)HS역에 도착했다.100년 전 6월25일 이준, 이상설, 이위종 이른바 ‘헤이그 특사’ 세 분이 내린 곳이다. ●기념관 건물 입구 ‘태극기 휘날리며´ 한국 최초의 검사 이준은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전세계에 알리라는 고종의 밀명을 받고 대장정에 나섰다. 일제의 감시가 살벌해 조국 땅을 다시 밟을 수 없을지도 모르는 길이었다. 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상설·이위종 열사를 각각 만난 뒤 시베리아를 거쳐 독일 베를린, 벨기에 브뤼셀을 거처 64일 만에 HS역에 도착했다. 낯설고 어색한 풍경의 이국 거리를 지나갔을 열사 3인. 헤이그HS역 정면으로 난 길을 따라 10분쯤 걸어가니 와건스트라트(Wagenstraat)124A번지에 자리한 이준 기념관이 나왔다. 울분을 못이긴 열사가 순국한 드 용(De Jong) 호텔을 개조한 곳이다. 방문객을 맞은 것은 건물 입구에 당당하게 펄럭이는 태극기와 정문의 “이 집은 이준 열사가 순국하신 역사적인 집입니다.”라는 문구다. 좁고 가파른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니 이기항 이준아카데미 원장과 송창주 이준기념관 관장이 ‘유럽 한민족 평화제전’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독립기념관의 지원을 받아 이준기념관도 14일 재개관했다. 당시 만국평화회의는 6월15일부터 10월18일까지 열렸다.3인의 특사가 도착한 것은 6월25일. 기념관에서 걸어서 10분 떨어진 빈넨호프의 회의장에 도착했으나 일제의 방해로 회의에 참석할 수 없었다. 국권을 상실한 나라의 ‘슬픈 숙명’이었다. 주미 공사를 지낸 아버지 이범진을 따라 다니며 서양 문물에 일찍 눈을 뜬 이위종 열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일제 만행을 고발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하던 중 7월14일 이준 열사가 순국하면서 3인의 투쟁도 종지부를 찍는다. 이준 기념관에는 다양한 자료들이 ‘그날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다. 특사 3인의 이동 경로, 고종의 특사 신임장, 을사늑약 무효를 알리는 트리뷴지 기사…. 대부분 이 원장 부부가 손수 일본·러시아·네덜란드 문서보관소와 도서관의 마이크로필름 등을 뒤져서 모은 것이다. 이날 네덜란드를 관광한 뒤 벨기에로 넘어가는 도중에 기념관을 찾았다는 양윤정(33)씨는 “굳이 100주년이 아니더라도 유럽 여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들러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獨·佛 교민들 단체방문 줄이어 열사의 넋을 기리는 ‘제의’는 13일 오전 시내 한 호텔에서 국제학술회의로 막이 올랐다. 평화제전 위원장인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헤이그 특사의 사명은 현실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노력이었지만 독립을 지켜갈 수 있는 스스로의 힘과 지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삼웅 독립기념관장은 “만국평화회의는 일제가 지칭한 것이고 당신 언론에서는 ‘제2차 헤이그 평화회의’,‘세계평화회의’ 등으로 표현했다.”며 “이준 열사 순국은 이후 국내외 자결 순국, 의열 투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14일에는 기념식과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헤이그시는 이날을 ‘이준 평화의 날’로 지정했다. 한국·네덜란드 예술가들의 공동 기획으로 헤이그 특사 3인의 도착 장면도 재현한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복 보훈처 장관, 최종무 주 네덜란드 한국 대사,W 데이트만 헤이그 시장 등 국내외 인사 120여명이 참석했다. 독일·벨기에·프랑스 등 인근 국가 교민들도 버스를 동원해 단체로 방문하는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vielee@seoul.co.kr ■대한매일신보 ‘그날의 이준’ ‘이준씨가 만국평화회의에 한국 파견원으로 갔던 일은 세상사람이 다 알거니와, 어제 동경전보에 따르면 그가 충분(忠憤)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자결하여 만국사신 앞에 피를 뿌려서 만국을 경동(驚動)케 하였다더라.’ 이준 열사가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분사(墳死)한 소식을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가 1908년 7월18일 호외로 전한 기사의 한 대목이다. 황성신문은 다음날 대한매일신보의 기사를 받아 ‘이준씨는 분기를 이기지 못하여 자기의 복부를 할부(割剖)하였다는 전보가 도래하였다는 설이 유(有)하더라.’고 이후 오랫동안 믿음을 준 할복자살설을 기정사실화했다. 대한매일신보의 호외는 이준 열사의 서거 소식에 앞서 급박한 대한제국 정부의 움직임을 먼저 다루었다. 기사는 ‘내각대신 여덟분이 회동하여 어제 오후 7시부터 12시까지 황상폐하를 알견하고 해아(海牙·헤이그)에 위원을 파송함으로 당하시는 곤란을 면하실 방책을 올렸다.’고 적었다. 그 방책이란 ▲광무 9년 11월17일에 체결한 신조약에 어보를 찍고 ▲통치를 대신할 황제의 섭정을 추천해야 하며 ▲황제가 직접 동경에 가서 ‘일황폐하’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신조약이란 1905년 을사늑약으로, 고종이 이때까지 정식으로 비준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대한매일신보는 ‘황상폐하께옵서는 이 세 가지를 다 윤허치 아니하셨다더라.’고 보도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이준열사 외손녀 유성천여사 “100주기 감회 남달라” |헤이그(네덜란드) 이종수특파원|이준 열사의 외손녀 유성천(80) 여사가 열사의 순국 100주년 추모식을 맞는 감회는 뜻깊었다.13일 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는 헤이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난 유 여사는 어머니(이준 열사의 외동딸)에게 들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준 열사와 가족들에 대한 기억을 들려줬다. 그 속에는 독립운동가 가족이 겪은 신산한 삶이 오롯이 녹아 있다. 유 여사는 “외할머니가 헤이그에서 외할아버지가 사망했다는 통지를 받은 뒤 큰 충격을 받아서 심장병으로 고생하시다가 결국 제가 초등학교 2학년때 심장판막증으로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준 열사 가족의 삶과 관련 “일제 강점기여서 애국 지사 집안은 말도 삼가해야하는 상황이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외할머니는 동지적 입장에서 외할아버지를 이해하고 내조를 잘 하셨다고 들었는데 헤이그 특사로 가기 전에 독립운동하시다가 투옥되셨을 때 굳건하게 옥바라지를 하셨다고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100주기를 맞은 소감에 대해 “90주기에 참석한 뒤 귀국하면서 10년 뒤에 다시 이곳에 올 줄 생각도 못했다.”며 “많은 교민들이 오시고 행사를 위해 여러 분들이 노고를 아끼지 않으셔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vielee@seoul.co.kr ■ 이기항 이준아카데미 원장 “청소년에 민족의식 고취” |헤이그 이종수특파원|1991년부터 이준 열사 기념식을 시작한 이기항(71) 이준아카데미 원장이 열사의 순국 100주년을 맞는 소회는 남달랐다. 12일 헤이그 이준평화박물관에서 만난 이 원장은 기념식 준비에 정신없이 바빴다. 이준 열사 기념사업에 뛰어든 동기를 물었더니 소박하게 대답했다.“우연히 발을 담갔다가 ‘호랑이 등 탄’ 심정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거창한 명분 대신에 매번 상황이 그의 발을 기념 사업에 한 발짝씩 끌어당겼다는 것이다. 1972년 상사 주재원으로 왔다가 사업가로 변신하며 네덜란드에 살던 이 원장은 그저 간헐적으로 열사의 묘적지를 참배하던 교포였다. 격년으로 추모식을 주관하던 이 원장에게 1992년은 이준 기념사업에 큰 전환을 가져왔다. 네덜란드 일간 NRC신문에서 이준 열사가 순국하기 전까지 묵었던 데 용 호텔이 재개발로 매각될 위기에 처했다는 뉴스를 접했다. 3년 노력 끝에 1995년 사재 20만달러를 쾌척해 ‘사고’를 쳤지만 더 큰 일이 다가왔다. 호텔을 기념관으로 건립하기 위한 자금이 문제였다. 해서 한국에 들어와 소식을 알리고 전경련을 찾아가 기념관 건립 자금을 협찬받았다. “내 나이가 우리 나이로 70이 넘었습니다. 더 바랄 것도 없이 그냥 많이 보고들 갔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와서 민족의식을 고취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vielee@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38) 뇌동정맥 기형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38) 뇌동정맥 기형

    “의술은 곧 문명입니다. 예전에야 간질증상을 보이면 무당을 불러 푸닥거리를 했지만 요즘엔 이런 미개한 행태가 거의 사라졌지요. 다른 요인도 있지만 간질의 원인이 뇌동정맥 기형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임영진 경희의료원 신경외과 주임교수는 신경외과 분야의 손꼽히는 희귀난치 질환인 ‘뇌동정맥 기형’이 뇌출혈과 간질의 주요인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정상인의 혈관 구조는 심장에서 동맥을 통해 흘러나온 혈류가 인체 각 조직으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 뒤 정맥을 거쳐 심장으로 되돌아오는 순환을 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동맥과 정맥 사이의 모세혈관을 거치면서 동맥 혈액에 실려간 산소와 영양분이 수많은 세포에 공급되는데, 문제는 더러 이 과정에서 중요한 과정, 즉 혈액이 모세혈관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맥으로 유입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현상을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모세혈관을 통칭 뇌동정맥 기형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심장-동맥-모세혈관-정맥-심장의 경로를 거쳐야 할 혈류가 모세혈관을 거치지 않고 곧장 정맥으로 유입되는 것.“동맥과 정맥 사이의 비정상적인 혈류 교통은 역시 비정상적인 혈관 덩어리를 만들게 되며, 시간이 지나면서 이 혈관 덩어리가 점차 커지면 혈류의 속도도 덩달아 빨라지게 되지요. 여기에서 문제가 생깁니다.” 동맥과 정맥 사이에 모세혈관이 없기 때문에 말초저항이 없게 되고, 이 때문에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높은 동맥 혈압이 정맥 혈관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그렇게 되면 당연히 뇌동정맥 기형 주변의 동맥압은 떨어지는 반면 정맥압은 높아져 만성적인 혈관 확장상태를 유발하게 되고, 이런 현상은 점차 혈관의 자동조절 기능을 마비시키게 되지요. 이 같은 동정맥 기형의 혈류 역학적 특성은 다른 질환의 수술이나 색전술로 혈류가 차단될 때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병의 확실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태생기 때의 비정상적인 발달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태생기 약 4주쯤에 이르면 뇌혈관이 동맥과 모세혈관, 정맥 등으로 분화하게 되는데, 이 때 혈액이 유입되는 동맥과 유출되는 정맥 사이에 중요한 모세혈관이 형성되지 않는 것이지요. 이는 곧 동정맥 기형으로 발전합니다.” 이 질환은 전체 인구의 0.14%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가 여자에 비해 발생률이 약간 높으며, 증상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연령대는 20∼30대 중반이다. 전체 환자의 3분의2가 40세 이전에 진단을 받는다. 뇌동정맥의 주요 증상은 뇌출혈과 간질이다.“환자의 60∼70%는 뇌출혈,20∼30%는 간질 증상을 보입니다. 또 나머지 5%에서는 두통이나 허혈로 인한 신경장애도 나타나지요.” 특히 주로 20대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뇌출혈은 후유증이 심각해 반신마비가 오거나 두통, 구토에 심하면 의식 저하까지 동반한다. 간질, 즉 경련도 흔한 증상이다. 따라서 젊은 사람이 뇌출혈이나 간질 증상을 보이면 뇌동정맥 기형을 의심해 봐야 한다.“이뿐이 아닙니다. 혈관 기형의 혈류역학적 특성인 기형 동정맥 속의 늘어난 혈류량 때문에 기형 부위 주변의 혈류량이 감소해 정상 뇌조직을 손상시키며, 이 때문에 중풍 증상을 보이는가 하면 소아의 경우 기형 부위로 가는 혈류량이 많아 심장의 박출량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심부전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뇌동정맥 기형을 치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적인 경과를 보면 일반적으로 매년 뇌출혈이 생길 확률이 2∼3%에 이르고, 한번 출혈을 경험한 환자가 재출혈을 겪을 확률도 매우 높다. 뇌동정맥 기형이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임 교수는 뇌동정맥 치료법이 과거와 달리 많이 발전해 얼마든지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사실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뇌동정맥 기형의 치료는 매우 어려운 영역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미세수술 기법의 발전과 방사선 수술법의 도입으로 별다른 신경학적인 장애없이 완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치료 방법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한다. 한 가지는 미세수술을 통해 동정맥 기형의 병소를 제거하는 것이고, 다음은 뇌동정맥 기형 부위로 혈류가 유입되지 않도록 혈관을 아예 차단하는 색전술이며, 또 하나는 방사선 수술이다. 어떻든 수술을 거치는 것이 가장 명쾌한 치료인 셈이다. “수술의 목적은 기형 부위를 제거, 출혈의 여지를 없애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병소가 머리 부분에 있는 만큼 의사의 숙련도가 중요하지요. 자칫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술 경과에는 의사의 숙련도 외에 병소의 위치와 환자의 신경학적 상태와 나이도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색전술은 도관(導管·catheter)을 뇌혈관에 삽입, 색전 물질을 주입해 기형 혈관을 막는 방법이다. 색전술을 시행하면 병소의 크기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혈류가 다량 유입되는 동맥을 미리 폐색시켜 수술을 쉽게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혈류량이 다시 늘어난다는 점이 문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감마나이프로 방사선을 조사해 동정맥 기형을 치료하는 방법이 선호되고 있다.“고용량의 방사선을 주변의 정상 조직에 피해가 없도록 정밀하게 병소에 쏘아 병변을 파괴하는 치료법으로, 기형화한 병소가 보통 3㎝ 이하인 경우 방사선 치료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입니다. 치료 효과 측면에서 보자면, 방사선을 이용한 다양한 수술 중에서 뇌동정맥 기형 환자들이 가장 큰 수혜자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정도이지요.” 방사선 수술의 장점은 또 있다. 외과적 수술과 달리 비침습적이고, 국소적으로 병변에만 방사선을 쏘아 치료하기 때문에 합병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도 매력이다. “그러나 수술 후 병변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보통 6개월 정도가 걸리고, 그동안에 다시 출혈이 생길 가능성이 있으며, 기형 병변이 직경 3㎝를 크게 넘으면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문제이지요.” 환자의 연령과 병소의 위치 및 크기, 신경학적인 상태 등을 정밀하게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자질과 능력이 치료 성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임 교수는 뇌동정맥 기형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맞지 않으려면 갑작스런 두통이나 경련, 의식 저하 등 관련 증세가 보일 경우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기업들 사회적 활동 효과 ‘유리알 경영 > 거액 기부’

    최근 대기업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의 일환으로 거액을 기부하는 등 자선활동을 벌이지만, 가장 기초적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투명한 기업경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기업 이윤의 사회적 환원과 같은 CSR보다는 환경, 인권, 지역사회, 소비자, 종업원, 관련기업들에 대한 기여가 우선으로 손꼽혔다. 한국은행 정후식 조사국 부국장은 9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주요국 사례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기부나 봉사 등 자선활동이 비윤리적 경영이나 사업실패에 대한 보상수단이 될 수 없다.”면서 “좋은 품질의 재화·서비스 공급, 고용과 소득의 창출 등 기업 본연의 기능이 사회공헌의 기본적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정 부국장은 또한 “지속가능한 CSR를 위해서는 일회적인 기부활동보다는 기업의 사업활동과 연계해 추진해야 잠재적인 수요를 창출해 장기적으로 기업성과에 기여할 수 있다.”면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저소득층을 위해 컴퓨터 이용을 지원해 컴퓨터 사용의 저변을 확대한다든지, 도요타 자동차가 친환경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이 그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2005년 전경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상이익 대비 기부금은 2.04%로 일본의 0.58%의 4배에 이른다.”면서 “그러나 2004년 대기업 평균 경상이익이 2870억원으로 2002년 3233억원보다 크게 줄었음에도 기부금이 40억 4000만원에서 60억 4000만원으로 증가한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정 부국장은 “자선활동으로 CSR를 할 경우 비용으로 파악될 수 있지만, 국제적 추세는 본연의 사업과 관련성을 높여가는 것”이라면서 “CSR활동성을 경제적 가치로 측정된 수익과 상관관계뿐만 아니라 기업의 브랜드 자산 등 무형적인 요소도 포함해 다면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CSR 기준 적용범위가 자사 공급망에까지 확대되고 있는 추세를 볼 때 부품ㆍ원자재 등 중간상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도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비정규직 보호 상생의 길 찾아야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 비정규직 보호법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기업들이 차별시정이나 정규직화를 회피하는 방편으로 도급(하청)이나 외주를 택하면서 기존의 비정규직을 대량 해고한 탓이다. 특히 이랜드가 인수한 유통매장 홈에버의 경우 8일 민주노총과 함께 전국의 매장을 점거해 대량 해고에 항의할 계획을 세우는 등 노사간의 물리적 충돌도 예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비정규직의 차별시정과 고용안정을 위해 도입된 비정규직 보호법이 비정규직을 일자리에서 내모는 ‘대량 해고법’이라는 비난마저 쏟아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그제 전경련 기업경영협의회와 노동복지실무위원회 연석회의에 초청된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재계와 접점없는 설전을 펼쳤다. 이 장관은 2년의 유예기간이 남았음에도 성급하게 도급과 외주로 비정규직의 일자리를 박탈한 기업을 비난했고, 재계 관계자들은 기업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탁상행정의 결과라며 맞받아쳤다. 우리은행이나 신세계와 같이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기업들은 정규직 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을 감수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도급이나 외주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볼멘소리였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부작용은 뒤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행 비정규직 보호법은 긍정적인 부분보다 역기능이 더 두드러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비정규직의 15%를 차지하는 대기업에서도 부작용이 이러할진대 내년 7월 이후 중소기업과 영세기업까지 법 적용이 확대되면 그 부작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정부는 위장 도급과 외주를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의 미비점이 무엇인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 법 시행 이후 미흡한 부분은 보완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던가. 재계도 이젠 인건비를 깎아 이익을 챙기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상생·협력을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겨야 할 때다.
  • 정부·재계 ‘비정규직 해법’ 갈등 심화

    아니나 다를까. 비정규직 해법을 바라는 정부와 재계의 시각차는 매우 컸다.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20층 난초홀. 정부와 재계 인사 5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정부측에서는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나왔다. 재계에선 이승철 전경련 전무와 문성환(휴비스 대표) 기업경영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자리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비정규직 문제를 직접 설명하고 싶다는 노동부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이 장관은 간담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비정규직보호법은 비정규직 노동자만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기업이 비정규직을 쓰되, 정당하게 대우를 해주면서 쓰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약간의 ‘겁’도 줬다.“기업이 비정규직을 없애고 외주나 도급을 주는 방법은 나쁘다.”면서 “편법이나 탈법 여부를 면밀히 조사해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상당수 기업들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모아 새로운 직군을 만들어 임금 차별 해소를 단계적으로 하려는 것 같다.”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정부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재계의 반응은 싸늘했다.‘처음부터 문제 있는 법’,‘기업 실정에 맞도록’이라는 식으로 맞받았다. 이 전무는 “비정규직의 발생 배경이 정규직의 과보호에 있다.”면서 “정규직은 일을 못해도 해고하기 어렵고, 임금은 계속 올라가 비정규직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직에게 부적합한 일자리에 비정규직을 쓰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참석한 적지 않은 재계 인사들은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공공부문 정규직화의 사례에서 보듯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도록 (정부가)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기업 현실에 맞도록 해야지 상당히 부담스럽다.”고 밝혔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6) 고셔병

    [희귀 난치병 도전과 정복] (36) 고셔병

    “이 병의 일반적인 징후는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간과 비장 때문에 배가 부풀고, 적혈구나 혈소판 수치가 떨어져 빈혈이 심하며 혈소판 감소증도 생기곤 합니다. 또 골수세포도 영향을 받아 성장장애나 무균성 골괴사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지요.” 고셔병(Gaucher disease)을 두고 하는 말이다. 우리 몸 속에서 일어나는 대사 작용에서 특정 화합물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체내에 화합물이 축적되면서 생기는 유전 질환이다. 서울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임상유전학과 이진성 교수는 이 고셔병을 ‘유전적인 세포저장성 대사질환’이라고 설명한다.“인체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각종 이물질과 노화한 세포 등을 잡아먹는 대식세포가 있지요. 이 세포의 기능은 주로 세포 속 리소좀에서 진행되는데, 이때 리소좀 내에 존재하는 ‘글루코세레브로시다제’라는 효소가 부족하면 ‘글루코세레브로사이드’라는 화합물이 분해되지 못해 리소좀에 축적되게 되고 이 때문에 대식세포가 비대해지면서 기능을 못하게 되는 병입니다.” 이렇게 비대해진 대식세포를 ‘고셔세포’라고도 한다. 고셔세포는 주로 비장과 간장, 골수에 축적되며, 신경계나 심장, 신장, 안구 등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고셔병은 상염색체 열성 유전을 하며, 세계적으로는 인종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4만∼6만명 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런 만큼 환자가 희귀해 세계적으로 약 10만명, 국내에는 50∼1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치료를 받는 환자는 전국적으로 30여명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이 병은 크게 1∼3형으로 구분한다. 증상과 병증의 진행 과정, 신경계 합병증 유무 등을 분류 기준으로 삼는다.“1형은 흔히 성인형이라고 하며,3가지 유형 중 가장 흔해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세계적으로 고루 발병하며, 증상은 주로 청소년기에 나타나며, 신경계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게 특징입니다. 이에 비해 급성 신경병증형으로도 불리는 2형은 병증의 진행이 매우 빨라 생후 1년 안에 심한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고, 생존 기간도 길어야 생후 3년 정도로 짧지요. 반면 만성 신경병증형으로 불리는 3형은 2형보다 진행이 느리며, 증상이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주로 나타나지만 그 전후에 나타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증상은 다양하다. 신경계 외에도 뼈, 간, 비장, 호흡기는 물론 소화기계와 눈, 피부 등 전신적인 증상이 나타난다.“2·3형에서 보이는 신경계 증상은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운동실조증, 근육이완, 음식을 못 삼키는 연하곤란이 대표적이며, 아기가 목을 못 가누거나 3형의 경우 간대성 경련과 정신황폐화 현상을 수반하기도 합니다. 또 고셔세포가 뼈로 가는 혈액을 막아 심한 골통과 무균성 골괴사를 일으키는가 하면 고셔세포가 골수에 축적되면 급격히 골감소가 진행돼 뼈가 잘 부러집니다. 그런가 하면 고셔세포가 간이나 비장에 쌓이면 이들 장기의 부피가 보통 5배에서 최고 20배까지 팽창하면서 배가 부풀고, 간부전, 담석증은 물론 혈소판 감소에 따른 빈혈, 혈액응고 지연, 잦은 감염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또 흡인성 폐렴, 폐세포 손상, 성장 장애와 사시 등도 흔한 증상입니다.” 이 교수는 고셔병의 증상이 다른 질환과 유사해 오진 사례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그러나 지금은 원인이 드러난 만큼 특정 효소의 활성도를 점검하거나 유전자 검사, 골수조직 내에서 고셔세포를 확인하는 골수생검으로 비교적 어렵지 않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 병은 당지질인 글루코세레브로사이드가 축적되어 기능부전을 유발하는 것이 주증상이므로 조직에 얼마나 글루코세레브로사이드가 축적되었는지를 검사하거나 X-레이,CT,MRI 등을 통해 뼈나 비장, 간장의 비대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을 적용하기도 합니다. 또 신경계 정밀검사나 태아의 경우 임신 초기에 융모막·양수검사를 통해 진단하기도 하고요.” 치료의 핵심은 부족한 효소를 대체 공급하는 것이다.“효소대체요법(ERT)이라는 겁니다. 고셔병은 글루코세레브로시다제가 부족해 생기는 질환이므로 우선 부족한 효소를 대체하는 치료를 시도하는데, 부족한 글루코세레브로시다제 대체만으로도 글루코세레브로사이드가 축적되는 것을 막아 장기와 조직의 기능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1세대 치료제인 ‘세레다제’에 이어 요즘에는 유전공학적 방법으로 생산하는 ‘세레자임’이 주목받는 치료제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부터 이같은 ERT를 치료에 적용해오고 있다.“ERT를 이용해 치료한 결과 1형의 경우 혈소판 수치가 높아지면서 빈혈 등이 확실히 개선됐고, 간과 비장의 비대증상도 많이 완화됐습니다.1형뿐 아니라 3형의 경우에도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ERT가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ERT가 2형의 신경계 증상에는 효과가 없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고셔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법이 최근 들어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으나 아직 성과를 기대할 단계는 아니다.“환자의 세포에 정상적인 글루코세레브로시다제의 효소 유전자를 주입해 충분한 양의 효소를 생산하도록 하는 방법인데, 아직은 많은 연구가 필요한 단계라고 보면 됩니다.” 이 교수는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위해 환자들이 준수해야 할 점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환자들은 성장이 느리고, 골절 위험이 크기 때문에 과보호를 받아 대부분 운동을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수영이나 자전거타기 등 환자가 가능한 범위에서 적당한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좋으며, 건전한 취미활동을 할 수 있도록 주변의 도움이 절대적입니다. 또 환자는 영양이나 호흡기 관리 등을 통해 좋은 신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희귀질환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이해도 치료에 있어 중요한 조건이지요.” 고셔병은 치료비 부담이 커 연간 치료비가 소아는 2억∼3억원, 성인은 5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건강보험 공단에서 치료비를 지원해 본인 부담은 없다. 하지만 후유증 치료는 보험지원이 되지 않아 모두 환자 부담이다. 선천성이어서 따로 예방할 수도 없는 질병을 가진 환자들의 고통은 그래서 더욱 크고 깊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이천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 ‘첫 삽’

    이천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 ‘첫 삽’

    장애인 선수들의 오랜 숙원이던 전용 체육시설이 28일 첫 삽을 떴다. 대한장애인체육회(회장 장향숙)가 28일 경기 이천시 신둔면 도암리 현장에서 거행한 장애인종합 체육시설 착공식에는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과 김문수 경기지사,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주민 등 250여명이 참석했다.5만평 부지에 연건평 6410평 규모로 들어설 종합체육시설은 2009년 9월 완공된다. 이곳에는 국고보조금 344억원과 전경련 100억원, 삼성그룹 35억원 기부 등 모두 479억원이 투입된다. 완공되면 14개 종목 선수들이 하루 140명씩 숙식을 해결하면서 기량을 갈고 닦을 수 있다. 연수동과 보조구장, 양궁장, 론볼장 등을 짓는 2단계 사업은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내년부터 추진된다. 첫 삽을 뜨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에서 추진하던 사업은 문화체육부 산하 장애인체육회로 이관되면서 규모도 당초보다 크게 줄었다. 지난 4월에는 부지 옆으로 군부대 이전이 결정되면서 사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지난 22일 건축허가가 내려져 이날 첫 삽을 뜨게 됐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약과 음료수 함께 먹으면 좋을까. 나쁠까

    약과 음료수 함께 먹으면 좋을까. 나쁠까

    모든 약은 반드시 물과 함께, 식후 30분에 맞춰 복용해야 할까? 약을 복용할 때 마시는 음료수가 약효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때가 많다. 이것은 약과 음료수의 상호작용 때문이다. 따라서 약을 복용할 때는 약과 약, 약과 음료수가 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약사나 의사의 복약지도를 따라야 한다. 그러면 음료수가 약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녹차·홍차 부담없이 마실 수 있어 물과 가장 비슷해 보이는 녹차이지만 떫은 맛을 내는 탄닌이 문제다. 탄닌은 여러가지 약물의 흡수를 방해한다. 따라서 칼슘이나 철분제, 소화효소제, 비타민제, 강심제 등을 복용한 뒤에는 적어도 2∼3시간 뒤에 녹차류를 마셔야 한다. 녹차류에서 또 한가지 주목할 성분은 카페인. 천식 치료에 쓰이는 기관지 확장제는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기 때문에 이런 약을 먹는 사람이 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시면 각성 효과가 지나쳐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손발이 떨리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따라서 각성효과가 있는 약을 먹는 사람은 카페인 음료를 자제해야 한다. ●우유·요구르트 약을 우유와 함께 먹으면 득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다. 우유의 칼슘 성분은 일부 항생제를 물에 녹지 않는 침전형태로 만들어 흡수율을 크게 떨어뜨린다. 또 우유를 변비약과 함께 먹으면 약이 대장에 도달하기 전에 위에서 녹아 복통이나 위경련을 유발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약을 먹은 사람은 2시간 이상 지난 뒤 우유를 마셔야 한다. 그러나 우유는 약물에 의한 위장 자극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어 위장 부담이 큰 약을 먹을 때 함께 마시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약을 복용하기 전에 미리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는 게 좋다. ●주스류 최근 국내에서도 많이 시판되는 자몽주스는 장에서 약물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의 활동을 억제해 약물의 농도를 높인다. 고지혈증 치료제를 비롯해 무좀약과 일부 고혈압약 및 항생제, 항진균제, 수면제, 신경안정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피하려면 자몽주스로 약을 먹지 않는 것은 물론 해당 약을 복용하는 동안에는 아예 자몽주스를 마시지 않는 게 좋다. 그러나 오렌지주스나 감귤주스는 자몽주스처럼 약물과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다고 알려져 있다. ●술 약을 술과 함께 복용하면 당연히 위험하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부분의 약은 간에 부담을 주는데, 술이 더해지면 간의 부담을 가중시켜 간 손상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수면제나 안정제, 우울증약, 감기약 등을 복용하는 사람이 술을 마시면 약의 진정효과가 지나치게 강해지며, 아스피린 등의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술을 마시면 위장의 출혈 위험이 증가한다. 또 당뇨병 약을 복용하면서 술을 마시면 저혈당에 빠질 위험이 높아진다. 알코올 때문에 포도당의 체내 합성이 억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술을 약과 함께 마시지 않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아예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좋다. ●담배 음료수는 아니지만 담배는 체내 약물 분해효소를 유도해 약효를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이런 부작용은 정도의 차이일 뿐 흡연자와 간접흡연자 모두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 천식약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루 1∼2갑의 담배를 피우는 천식 환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기관지 확장제 테오필린의 용량이 2배나 필요하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건설재해 27% 6~8월 발생… 폭염·호우가 ‘복병’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건설재해 27% 6~8월 발생… 폭염·호우가 ‘복병’

    # 사례1. 3년전 무더위가 기승을 무리던 8월 중순 서울 종로구의 하천복원공사 현장에서 작업인부 김모(47)씨가 숨졌다. 상수도 이설 작업중 신설 상수도관 주변 웅덩이에 고인 물을 퍼내던 중 감전됐다. 조사결과 김씨는 양수기에 연결된 전선을 전달, 연결하던 중 동료 작업자가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아 순식간에 당한 사고였다. # 사례2. 2년전 8월 대구 수성구 문화예술회관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콘크리트 타설작업 중이던 펌프카가 넘어지면서 작업인부를 덮치는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중 내린 15㎜정도의 비에 펌프카를 지탱하고 있던 지반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사고였다. ●고온·무더위에 지치기 쉬운 계절 무더운 여름철은 산업현장에서 각종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특히 이글거리는 태양이 내리쬐는 건설현장에서는 근로자들이 쉽게 지치고 심하면 일사병, 열사병 등에도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곳곳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들이 자주 생긴다. 장마까지 겹치면 감전, 식중독 사고 등도 복병이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재해통계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 건설업에서 5만 2770명의 재해자가 발생, 이 가운데 2020명이 숨졌다. 건설현장에서만 하루 평균 48명이 부상하고 매일 2명 정도가 소중한 목숨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이들 건설재해자의 26.7%에 해당하는 1만 4114명이 여름철인 6월부터 8월사이 사고를 당했다. 사망자도 512명으로 전체 건설현장 사망자의 25.3%를 차지했다. 안전공단 관계자는 “무더위와 태풍 등으로 여름철은 안전사고가 많은 만큼 옥외 작업장인 건설현장은 유형별 안전수칙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일사병·침수·감전사고 대비해야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름철 재해의 대부분은 집중호우로 인한 붕괴 및 침수, 감전사고 등이다. 최근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늘어나면서 더위로 인한 일사병, 열사병 등 근로자의 건강관리도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이 마련한 사고 유형별 위험요소과 안전대책 등을 정리해 두면 여름철 건설현장에서의 재해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집중호우 건설현장은 여름철이면 집중호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토사유실, 붕괴, 지반 약화 등으로 인해 인접건물 또는 시설물의 손상, 지하 매설물의 파손과 인명피해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건설현장의 침수로 인해 재해발생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현장 주변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또 장마철을 대비해 배수시설을 확보하고 수해방지용 자재나 장비를 비치해 두어야 한다. ▲굴착면의 토사붕괴 빗물이 사면 내부로 침투, 사면의 유동성 증가와 전단강도 저하 등으로 인해 사면의 붕괴 위험이 있다. 배수불량에 의한 옹벽이나 석축의 붕괴 위험도 대비해야 한다. 따라서 옹벽, 축대 등에 대한 사전 안전점검이 필수다. 지반 굴착시에는 적정 경사도를 유지하고 빗물 등의 침투방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감전 장마철에는 전기 기계·기구 취급이나 전기시설 침수로 인한 감전사고의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현장의 임시 수전설비가 침수되지 않도록 안전한 장소에 설치하고 전기 기계·기구는 젖은 손으로 절대 만져서는 안된다. 기계기구 배선의 절연조치와 함께 누전차단기 설치를 생활화해야 한다. ▲질식 여름철은 기온상승으로 인해 탱크, 맨홀 등에 미생물 번식, 부패 등이 진행되면서 산소결핍에 의한 질식사고 발생이 잦다. 작업전 산소농도나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산소농도가 18% 이상 유지되도록 반드시 환기를 시켜야 한다. 특히 구조작업시에는 꼭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낙하 강풍에 의해 자재 등이 떨어지거나 날아다니며 근로자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재산상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각종 시설물, 표지판, 적재물 등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하고 집중호우나 폭풍때에는 작업을 삼가야 한다. 낙하물 방지망의 상태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사업장에서 순간풍속이 초당 10m를 초과할 경우 철골작업, 타워크레인 설치 및 수리, 해체작업 등을 중지해야 한다. 순간풍속이 초당 20m를 초과하면 타워크레인 작동을 중지해야 한다. ▲더위관리 30도 이상의 작업장에서는 열경련이나 열사병, 열피로, 열성발진 등 근로자들의 건강장해가 발생할 수 있다. 기온이 높은 오후 1∼3시 사이에는 가급적 외부작업을 삼가야 한다. 작업중 15∼20분 간격으로 물을 마시는 등 충분한 수분 또는 염분을 섭취토록 해야 한다. 또 현장내 식당이나 숙소 주변 등의 방역과 청결상태를 점검하고 식수는 끓여서 먹어야 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외국의 사례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최근 여름방학을 맞아 건설현장에서 시간제 근로를 원하는 학생들이 급증하는 것과 관련해 청소년의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를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OSHA는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13개 전국 단위 기관 및 지역별 안전보건 관련 단체 등과 공동으로 건설현장 안전보건상의 위험요인을 예방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의식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안전보건교육 및 기술교육을 실시해 140종 직업군의 교육을 진행해오고 있다. OSHA는 또 지역별 학교에서 ‘건설, 안전한 토대 구축’이라는 주제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의 기초를 마련하고 있다. OSHA측은 “미국의 차기 노동력의 근원인 청소년에 대한 안전보건 의식을 확립해 안전보건 문화가 정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영국 안전보건청(HSE)은 매년 6∼7월 2개월간 전국의 1000여개 건설현장을 방문, 안전점검을 펼친다. 고소작업시 추락위험 예방요건 준수여부 확인, 작업자 통행로 확보여부 및 작업장 정리정돈 상태 등이 점검 대상이다. 지난해의 경우 1379개 건설현장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170개 업체에 대해 제재조치를 내렸다. 한국산언안전공단 제공 ■ 송도 동북아무역센터 공사현장 모래주머니 500개, 양수기 19대, 천막호스 5롤, 대형 크레인 3대 이상확보…. 인천시 연수구 송도 신도시 자유무역지구의 동북아무역센터 신축공사 현장은 벌써 수해방지 준비를 끝냈다. 곧 다가올 장마철에 대비한 조치다. 시공업체인 ㈜대우건설 이준하 현장소장은 “건설현장은 여름철을 잘 넘겨야 한다.”면서 건설현장의 안전한 여름나기 준비상황을 소개했다. 동북아무역센터는 지하 3층, 지상 68층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빌딩이다. 높이가 305m에 이른다. 하지만 갯벌을 매립한 곳이라 건설과정에서의 각종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10% 수준으로 중장비를 동원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데 다른 공사장과 달리 주변부를 모두 천막지(천막에 사용되는 천, 비닐 등)로 덮어 놨다. 빗물의 침투를 막고 토사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공사장은 마치 중요한 부품들을 쌓아놓은 곳처럼 보인다. 아울러 하루 최대 2025㎜의 폭우에 대비한 수방장비도 갖추고 있다. 김정태 부장은 “여름철 건설현장에서의 최대 복병인 폭우에 의한 피해와 근로자의 안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특이한 것은 현장 근로자들의 성인병을 수시로 체크하는 것. 만약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근로자의 현장 투입을 중지시킨다. 사고 예방차원이다. 현장에는 10평 규모의 응급센터가 마련돼 있다. 응급구조사와 앰뷸런스도 대기중이라 근로자들의 심리적인 안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앞으로 기온이 33도 이상의 불볕더위가 찾아오면 외부작업을 중지하고 안전교육 및 휴식을 취하게 할 예정이다. 아이스 조끼, 아이스 팩 등도 근로자들에게 지급한다. 작업중에는 20분 간격으로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제빙기 3대도 갖췄다. 매일 작업전에는 200여명의 전 근로자들이 에어로빅으로 10여분간 몸을 푼다.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불필요한 안전사고를 방지하는데 효과가 그만이다. 작업장에는 24시간 가동되는 안전패트롤이 운영된다. 외부의 전문 안전요원 3명으로 구성돼 위험요인을 사전점검하고 있다. 주요 위험부문을 공정별로 구분해 요일별로 점검하고 있는 것도 특이하다. 월요일에는 개구부, 화요일은 크레인 자재 인양작업, 수요일엔 전기취급작업, 목요일은 굴착기, 금요일은 건설기계 등을 중점 점검하고 있다. 이 소장은 “국내 최고 높이의 건물이 안전사고없이 완공되는 기록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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