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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지현 인사보복’ 안태근 사건, 무죄 취지 파기환송

    ‘서지현 인사보복’ 안태근 사건, 무죄 취지 파기환송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뒤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54)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대법원이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서 검사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반발했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국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안 전 국장은 대법원의 직권 보석 결정에 따라 풀려났다. 하급심에서 인정된 직권남용죄가 대법원에서 뒤집힌 이유는 서 검사에 대한 인사 배치가 위법했는지에 관한 판단이 갈렸기 때문이다. 안 전 국장의 직권남용죄가 성립하려면 직권남용에 더해 다른 사람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해야 한다.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근무하던 서 검사는 2015년 8월 하반기 검사 인사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이 났다. 여주지청과 통영지청은 검사장, 차장검사가 없는 소규모 지청(부치지청)이다. 경력이 많은 선임 검사를 부치지청에 보낼 때는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에 따라 다음 인사 때 우대를 해 준다. 1·2심은 “이 원칙을 위반해 인사안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은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대법원은 “이 제도는 차기 인사에서 배려를 한다는 내용에 불과하다”며 “절대적 기준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이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인사안을 작성한 검사가 위법을 저질렀다고 볼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파기환송심에서 인사 담당 검사가 안 전 국장의 의도를 알고 있었다는 정황 등이 새롭게 드러나면 판결이 뒤바뀔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여야 ‘젊은 인재’로 이슈 선점… “전문·대표성은 부족”

    여야 ‘젊은 인재’로 이슈 선점… “전문·대표성은 부족”

    민주 영입 6명 중 4명이 20대~40대 초반 ‘6호’ 인물도 40대 워킹맘 홍정민 변호사 젊은 남성 인재 ‘청년’ 빼면 사회 경력 미약 한국당도 북한 인권·미투 관련 상징성 치중 전문가 “근본적으로 인적 구조 안 바꾸고 이벤트성 영입은 정치 후진성 보여주는 것”총선을 9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경쟁적으로 인재를 영입해 이슈 선점을 다투고 있다. 민주당은 장애·청년·안보·경제 카드를 차례대로 꺼냈고, 한국당은 북한 인권 및 성폭력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과 관련해 상징성 있는 인물들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당들의 인재 영입이 상징성에만 치우쳤지 제대로 된 전문성이나 대표성을 지니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양당은 청년층을 의식한 듯 20대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인물들을 앞세운 것이 눈에 띈다. 민주당은 9일 현재까지 발표한 6명 가운데 4명이 20대에서 40대 초반이며, 한국당이 발표한 2명도 각각 20대와 30대다.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여섯 번째 총선 영입 인물 역시 40대 초반의 워킹맘 홍정민(42) ‘로스토리’ 대표다. 홍 대표는 2008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11년 서울대에서 응용계량경제학 및 금융경제학 분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법률 전문가이자 경제 전문가다. 2014년부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18년 법률서비스 관련 스타트업 로스토리를 설립했다.민주당 여성 인재의 경우 비례대표에 ‘여성’ 할당이 있는 만큼 ‘여성·장애·청년’(최혜영 교수), ‘여성·청년·4차산업 인재’(홍정민 대표) 등 ‘멀티 카드’로 내세울 만한 인물을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젊은 남성 인재의 경우 ‘청년’이라는 점 말고는 이렇다 할 전문성을 보여 주지 못해 한계로 지적된다. 민주당이 2호로 발표한 원종건(27)씨의 경우 사회 초년생으로 내세울 만한 경력이 사실상 전무하며,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어려운 가정 형편을 극복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는 감동 스토리를 빼면 어린 나이가 유일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발표한 인재 6명 가운데 여성이 2명밖에 없다는 점도 한계다. 상대 당의 약점을 파고들어 전략적으로 내세운 인물들도 눈에 띈다. 민주당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의 김병주(58) 전 육군대장을 영입해 보수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안보’ 이슈를 선점하는 한편 지난해 10월 한국당이 영입하려다 공관병 갑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철회한 박찬주 전 육군대장과의 대비 효과를 극대화했다. 반면 한국당은 지난 8일 여성 인권 분야의 상징적 인물인 테니스 선수 출신의 김은희(29) 코치를 영입했다. 김 코치는 체육계 성폭력 사건을 처음 고발한 인물이기도 하다. 여성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온 한국당은 김 코치를 통해 여성 인권에 관심을 보여 주는 동시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이라는 아픈 기억이 있는 민주당이 쉽사리 들고 나올 수 없는 이슈를 전략적으로 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처럼 총선에 대비한 전략적 인재 영입에 대한 쓴소리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근본적으로 인적 구조를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총선 때마다 갑자기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들을 발굴하는 식의 이벤트성 영입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안보’ 선점한 민주당, ‘미투’ 내세운 한국당…여야 뒤바뀐 인재영입 전략

    ‘안보’ 선점한 민주당, ‘미투’ 내세운 한국당…여야 뒤바뀐 인재영입 전략

    총선을 9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경쟁적으로 인재를 영입해 이슈 선점을 다투고 있다. 민주당은 장애·청년·안보·경제 카드를 차례대로 꺼냈고, 한국당은 북한 인권 및 성폭력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과 관련해 상징성 있는 인물들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당들의 인재 영입이 상징성에만 치우쳤지 제대로 된 전문성이나 대표성을 지니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우선 양당은 청년층을 의식한 듯 20대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인물들을 앞세운 것이 눈에 띈다. 민주당은 9일 현재까지 발표한 6명 가운데 4명이 20대에서 40대 초반이며, 한국당이 발표한 2명도 각각 20대와 30대다.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여섯 번째 총선 영입 인물 역시 40대 초반의 워킹맘 홍정민(42) ‘로스토리’ 대표다. 홍 대표는 2008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11년 서울대에서 응용계량경제학 및 금융경제학 분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법률 전문가이자 경제 전문가다. 2014년부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18년 법률서비스 관련 스타트업 로스토리를 설립했다. 민주당 여성 인재의 경우 비례대표에 ‘여성’ 할당이 있는 만큼 ‘여성·장애·청년’(최혜영 교수), ‘여성·청년·4차산업 인재’(홍정민 대표) 등 ‘멀티 카드’로 내세울 만한 인물을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젊은 남성 인재의 경우 ‘청년’이라는 점 말고는 이렇다 할 전문성을 보여 주지 못해 한계로 지적된다. 민주당이 2호로 발표한 원종건(27)씨의 경우 사회 초년생으로 내세울 만한 경력이 사실상 전무하며,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어려운 가정 형편을 극복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는 감동 스토리를 빼면 어린 나이가 유일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발표한 인재 6명 가운데 여성이 2명밖에 없다는 점도 한계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민주당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저희도 그게 고충이다. 대체로 특정 분야 전문가가 되려면 연배가 50∼60대가 되는데, 사회의 또 다른 요구는 청년들이 정치에 진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청년이 전문성이 뛰어나기에는 세대적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상대 당의 약점을 파고들어 전략적으로 내세운 인물들도 눈에 띈다. 한국당은 지난 8일 여성 인권 분야의 상징적 인물인 테니스 선수 출신의 김은희(29) 코치를 영입했다. 김 코치는 체육계 성폭력 사건을 처음 고발한 인물이기도 하다. 여성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온 한국당이었기에 김 코치 영입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삼고초려를 통해 김 코치를 영입한 한국당은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을 보여 주는 동시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으로 아픈 기억이 있는 민주당이 쉽사리 들고 나올 수 없는 이슈를 전략적으로 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한국당의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김 코치가 가진 용기와 희망을 더 확산시키기 위해 우리 당이 힘이 돼 주고 함께 하겠다고 설득했다”면서 “3번 만났을 때 비로소 주위 분들과 상의해 한국당이 여성 인권과 스포츠 발전에 함께한다면 동참하겠다고 해서 모시게 됐다”고 영입 과정을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의 김병주(58) 전 육군대장을 영입해 보수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안보’ 이슈를 선점하는 한편 지난해 10월 한국당이 영입하려다 공관병 갑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철회한 박찬주 육군대장과의 대비 효과를 극대화했다. 한국당이 영입한 탈북자 출신의 중증장애인 북한인권운동가 지성호(39) ‘나우’ 대표와 민주당이 영입한 검사장 출신의 소병철(62) 순천대 석좌교수는 각각 북한 인권과 사법 개혁이라는 각 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처럼 총선에 대비한 전략적 인재 영입에 대한 쓴소리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치도 나름의 기술과 훈련이 필요한데 총선용 인재 영입이 너무 상징적인 면에만 치우쳐 있다”면서 “매번 새로운 인력들을 충원하겠다고 하면서 근본적으로 인적 구조를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총선 때마다 갑자기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들을 발굴하는 식의 이벤트성 영입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지현 “안태근에 면죄부 준 대법 판결, 도저히 납득 안돼”

    서지현 “안태근에 면죄부 준 대법 판결, 도저히 납득 안돼”

    서 “직권남용 범위 지나치게 좁게 해석”대법원이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서지현 검사에 대한 인사발령은 직권남용으로 볼 수 없다며 상고심에서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내자 사건을 처음 폭로한 피해자인 서 검사가 강력 반발했다. 서 검사의 법률대리인인 서기호 변호사는 9일 대법 판결 후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직권남용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면죄부를 준 것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인 입장 표명은 대법원 판결문을 입수해 면밀히 검토·분석한 뒤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서 변호사는 이것이 서지현 검사와 상의한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서 검사는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직권남용죄의 ‘직권’에 ‘재량’을 넓히고 ‘남용’을 매우 협소하게 판단했는데 납득이 어렵다”면서 “유례없는 인사발령을 통한 보복을 ‘재량’이라니…”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다만 서 검사는 “법리는 차치하고, 그 많은 검사들의 새빨간 거짓말에도 불구하고 ‘가해자가 제도에 위배해 인사를 지시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1·2심 판단이 유지됐다는 것이 위안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알고 있는 사실들에 대한 제 진술이 진실임은 확인된 것”이라면서 “끝까지 진실과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희망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국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무죄취지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 구속수감된 상태였던 안 전 국장은 이날자로 직권보석결정을 받아 석방됐다. 형사소송법 취지상 무죄취지 파기환송의 경우 피고인은 당연히 석방되어야 한다는 게 대법의 설명이다.대법은 “인사권자는 법령 제한을 벗어나지 않는 한 여러 사정을 참작해 전보인사 내용을 결정할 필요가 있고 상당한 재량을 갖는다. 검사 인사 직무를 보조·보좌하는 인사 실무담당자도 마찬가지”라면서 “서 검사를 여주지청에서 통영지청으로 다시 전보한 사정만으로 ‘경력검사 부치(部置)지청 배치제도’ 본질이나 검사인사 원칙·기준에 반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란 3개청 이상 근무한 경력검사가 소규모 지청인 부치지청에 근무하며 후배 검사들을 지도하고 어려운 사건을 우선적으로 배당받는 등 높은 강도로 근무하는 대신 다음 인사 때 희망지를 적극 반영해주는 방법으로 보상하는 인사 원칙이다. 대법은 이어 “안 전 국장이 인사담당 검사에게 서 검사를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내게 하는 인사안을 작성하게 한 것을 두고 법령에서 정한 ‘검사 인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해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법은 안 전 검사장의 행위가 직권남용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검찰에 따르면 안 전 국장은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서 검사를 성추행했다. 이후 서 검사가 이를 문제삼으려 하자 2014년 4월 정기사무감사와 2015년 8월 정기인사에서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서 검사는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났다. 1심은 “당시 인사담당 검사는 서 검사 의견을 듣지 않고 통영지청에 배치해 자연스럽지 않은 업무처리를 했다”면서 “안 전 국장 지시로 서 검사 인사안이 작성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도 “서 검사처럼 부치지청 배치경력이 있는 검사가 다시 곧바로 부치지청에 배치된 경우는 제도 시행 뒤 한 번도 없었다”면서 “안 전 국장이 본인 경력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려 인사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사직을 유도하거나 치명타를 가하려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이에 대해 대법원은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는 부치지청에서 근무한 경력검사를 차기 전보인사에서 ‘배려’한다는 내용에 불과하다”면서 “다른 인사기준보다 일방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볼 만한 근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 검사는 과거 안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2018년 1월 폭로했다. 이 폭로는 한국 사회 각계의 미투(me too) 운동으로 번졌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안 전 검사장이 이러한 성추행 사실을 덮기 위해 서 검사를 좌천시켰다고 기소했다. 1·2심은 이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안 전 검사장에게 실형을 선고했으나, 이날 대법원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하필 이란 보복 공격 중 우크라 여객기 추락에 의혹 확산

    하필 이란 보복 공격 중 우크라 여객기 추락에 의혹 확산

    항공사 “조종사 실수 가능성 낮아”추락 장면 영상 놓고도 의견 분분추락 때 긴급교신 없었던 점도 의문이란 “블랙박스 미국에 안 넘겨…이란과 보잉사 기술진이 자료 회수”이란이 미국의 이라크 주둔기지에 미사일 보복 공격을 가한 8일(현지시간) 공교롭게 이란 수도 테헤란 공항을 이륙하던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추락한 사고를 두고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여객기 추락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과 관련된 의혹부터 블랙박스 공개 여부를 둘러싼 논란까지 여러 지점에서 가설이 나오고 있다. 이란이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에르빌 기지에 탄도미사일 공격을 가한 시간은 8일 오전 1시 20분쯤이다. 이란이 지난 3일 미국이 드론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의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을 폭사시킨 시각에 맞춰 보복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국제항공(UIA) 소속 보잉 787-800 여객기는 같은 날 오전 6시 18분에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란 당국은 엔진에서 불이 나면서 여객기가 추락했다는 초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트위터 등에 올라온 사고 당시 영상을 접한 일부 전문가들은 이란 당국의 발표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 사고조사팀을 이끌었던 제프리 구체티는 항공기록과 사고 당시 영상을 봤을 때 전형적인 엔진 고장이나 화재 사고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외부에서 의도적으로 불을 붙이거나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비행기가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불에 붙거나 불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공항 인근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 당시 영상에는 아직 날이 밝지 않아 어두컴컴한 밤하늘에 멀리서 공 모양의 불빛이 포물선을 그리며 땅으로 떨어진다. 특히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중간중간에도 빛이 몇 차례 번쩍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구체티는 온라인에 유포된 영상이 조작된 것이 아니라면 여객기가 추락할 때 이미 불덩이였으며 비행기에서 몇 차례 번쩍이는 빛은 무엇인가 폭발했다는 징후라고 설명했다. 항공사인 UIA는 조종사와 승무원들의 경력으로 봤을 때 이들의 실수에 의한 인재일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UIA가 도입한 지 3년밖에 안 된 비교적 신형 여객기가 추락하는 과정에서 조종사들이 교신을 통해 외부에 긴급상황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도 통상적인 기체 결함에 의한 여객기 추락사고라기엔 자연스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고 당사자인 우크라이나 측이 여객기 추락 관련 성명 내용을 수정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이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이번 여객기 사고가 테러나 미사일 공격 때문에 벌어졌을 가능성은 없다고 발표했다가 이후 추락 원인과 관련된 언급을 삭제하는 등 성명 내용을 수정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사고 조사를 진행 중인 이란 측이 사고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미국에 넘기지 않겠다고 하면서 이란 측이 사고를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는 음모론적 추측도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항공사고 조사와 관련해 국제민간항공협약인 시카고협약에 따르면 조사 책임은 항공사고가 발생한 국가에 있다. 또 이란 조사당국은 블랙박스가 미국 관할로 이송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일 뿐 “이란 기술진과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에서 온 기술진들이 블랙박스에서 자료를 회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에 극도의 군사적 긴장이 조성된 상황에서 여객기 추락을 두고 블랙박스를 통해 미국 측의 조작이나 가짜뉴스가 양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란 정부는 여러 의혹 제기에 대해 공식 부인하고 나섰다.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도로·도시개발부 장관은 9일 “이번 여객기 추락이 테러분자의 공격, 폭발물 또는 격추라는 소문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기계적 결함이 사고의 원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격추라면 여객기가 공중에서 폭발했어야 하는데 불이 먼저 붙은 뒤 지면에 떨어지면서 폭발했다”라며 “이를 본 목격자들이 많이 있고 그들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강조했다.면밀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현 단계에서 여객기 사고 원인을 단정 짓는 것은 성급하다는 전문가도 있다. 조종사 출신으로 항공컨설팅 업체 ‘세이프티 오퍼레이팅 시스템스’를 운영하는 존 콕스는 “현재로서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조사 과정에서 외부 요인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원으로 근무했던 로저 콕스는 이론적으로 여객기에 실었던 화물이 빠르게 움직이다가 화재가 발생, 비행기가 추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란 현지 언론은 하필 이란이 이라크의 미군기지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시점과 비슷한 때 이 항공기가 추락하긴 했지만 미사일 발사 지점(서부 케르만샤)과 추락 지점(테헤란)은 수백㎞ 떨어졌다는 점에서 격추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또 이 여객기에는 이란인이 대다수 탔다는 점에서 이란 군이 일부러 격추해 얻는 정치·군사적 이득이 없다는 게 현지의 시각이다. 희생자 176명 가운데 캐나다 국적자가 63명 있었지만 이들은 대부분 이란 국적도 함께 지닌 이란계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미투’ 서지현 검사 성추행 안태근, 무죄 취지 파기환송

    ‘미투’ 서지현 검사 성추행 안태근, 무죄 취지 파기환송

    자신이 성추행한 서지현 검사에게 인사보복을 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의 2심을 다시 심리하라고 대법원이 판결했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안 전 검사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공소사실 부분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안 전 검사장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보석결정을 내리고 석방했다. 대법원은 안 전 검사장의 인사 배치가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에 잘못이 있다고 봤다. 대법원은 안 전 검사장이 서 검사를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내는 과정이 검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해 직권남용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검찰 인사 담당자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했다. 재판부는 “검사 인사에 관한 직무집행을 보조 내지 보좌하는 실무 담당자도 그 범위에서 일정한 권한과 역할이 부여되어 재량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1·2심은 “(서 검사처럼) 경력검사를 부치지청(부장검사는 있고 차장검사는 없는 지청)에 재배치하는 인사는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 시행 이후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해당 제도를) 절대적 기준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란 3개청 이상 근무한 경력검사가 소규모 지청인 부치지청에 근무하며 후배 검사들을 지도하고 어려운 사건을 우선적으로 배당받는 등 높은 강도로 근무하고 나면 다음 인사 때 희망지를 적극 반영해주는 방법으로 보상하는 인사 원칙이다. 대법원은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는 부치지청에서 근무한 경력검사를 차기 전보인사에서 ‘배려’한다는 내용에 불과하다”며 “다른 인사기준보다 일방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볼 만한 근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안 전 검사장이 법령에서 정한 ‘검사 전보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직권남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안 전 검사장은 검찰 인사 실무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2015년 8월 과거 자신이 성추행한 서 검사가 수원지검 여주지청에서 창원지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 검사를 좌천시킬 목적으로 검찰국장 권한을 남용해 인사 담당 검사들에게 인사 원칙과 기준에 반하는 인사안을 작성하게 했다는 게 공소사실 요지다.안 전 검사장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성추행 사실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서 검사의 인사에도 개입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안 전 검사장이 성추행 사실의 확산을 막으려고 권한을 남용해 인사에 개입했다고 보고 그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 판단도 같아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성추행 문제가 계속 불거지면 검사로서 승승장구한 경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 서 검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식으로 사직을 유도하거나 서 검사의 평판에 치명타를 입히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현재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부부장검사로 근무 중인 서 검사는 지난 2018년 1월 검찰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서 8년 전 안 전 검사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고발했다. 서 검사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성폭력 피해를 알리는 ‘미투’ 운동이 확산했다. 안 전 검사장은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서 검사를 성추행했다. 이후 서 검사가 이를 문제삼으려 하자 2014년 4월 정기사무감사와 2015년 8월 정기인사에서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서 검사의 법률대리인인 서기호 변호사는 이날 대법원 판결에 대해 “직권남용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면죄부를 준 것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추 법무 첫 검찰인사, 권력형 수사 좌초돼서는 안 돼

    법무부가 어제 검찰과 종일 검사장급 고위간부 인사절차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오후 7시 넘어 전격적으로 인사를 단행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와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이원석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수원고검 차장으로,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으로 승진해 법무연수원장으로 각각 발령 났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인 윤대진 수원지검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옮긴다. ‘윤석열 사단’이라 불리던 윤 총장의 손발을 모두 잘랐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간부들은 요직에 중용됐다. 서울중앙지검장은 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인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임명됐다.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총괄한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은 법무부 핵심 요직인 검찰국장으로 보임됐다. 두 사람 모두 문 대통령이 민정수석·비서실장으로 근무한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파견된 경력이 있다. 윤 총장의 측근에 대한 경질성 인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부터 예견됐다. 당시 추 장관 후보자는 ‘검찰 인사는 검찰총장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라며 협의사항이 아님을 확실히 했다. 또 지난 2일 청와대 임명장 수여식에서 “수술 칼을 환자에게 여러 번 찔러서 병의 원인을 도려내는 것은 명의가 아니다”라며 고강도 검찰개혁을 시사했다. 검찰청법은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정한다’고 돼 있다. 추 장관은 어제 인사위원회가 열리기 불과 30분 전에 검찰총장을 불러 요식행위 논란도 있었다. ‘검찰총장 패싱’ 논란이 이는 가운데 추 장관은 어제 오후 5시쯤 문 대통령을 면담해 검찰인사안에 대해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개혁은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 처리도 임박했다. 하지만 국민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면서도 청와대 감찰 무마와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도 밝혀내길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검찰 인사에서 추 장관이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나 조 전 장관 가족 비리에 대한 수사를 지휘한 검사장들을 경질시킴으로써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추 장관은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현 권력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좌초시켜서는 안 된다.
  • 삼총사 의기투합… 목공소 옆 갤러리 열다

    삼총사 의기투합… 목공소 옆 갤러리 열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사거리 인근에 있는 ‘목공거리’는 1960년대부터 문짝과 가구를 만드는 목공소가 하나둘 생겨 한때 40여곳에 이를 정도로 번성했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재개발 사업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단 두 곳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철거를 앞두고 빈 가게들이 폐허처럼 방치된 이 황량한 거리에 난데없이 갤러리가 들어섰다. 지난해 12월 중순 문을 연 ‘갤러리 유진목공소’다. 목공거리를 지키는 두 곳 중 한 곳인 유진목공소는 청와대 상춘재의 전통 문창살 99짝 교체를 담당했던 전통 창호 전문 목공소다. 55년 경력의 윤대오 사장과 아들 종현씨가 운영한다. 갤러리는 유진목공소와 붙어 있다. 원래는 10여년간 독학으로 회화 작업을 해 온 종현씨가 보일러 설비업체가 있던 이웃 가게를 빌려 작업실 겸 개인 전시장으로 사용하던 공간이었다. 설비업체가 빠져나간 어지러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곳이 어쩌다 갤러리가 됐을까. 갤러리 유진목공소는 공동 대표 체제다. 목수 윤종현(37), 미술평론가 반이정(50), 중학교 과학교사 이민재(53) 등 분야가 다른 세 사람이 같이 운영한다. 대학원에서 미술이론을 공부한 이민재와 미술비평이 본업인 반이정은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지만 윤종현과는 1년 반 전에 처음 인연이 닿았다. “제 블로그에 자주 방문하던 종현씨가 어느 날 장문의 메일을 보냈어요. 본인 작업에 대한 멘토링을 받고 싶다고. 이후 가끔 만나서 전시회에 동행하고, 창작 관련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분을 쌓게 됐어요.”(반이정) “그림에 대한 열망만 가득했지 늘 혼자 작업해서 외로웠어요. 반이정 선생님을 알게 된 뒤 다른 작가들과 소통하고, 전시장에 함께 가서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공부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윤종현) 반이정은 지난해 목공소 옆 작업실을 처음 방문하고선 울퉁불퉁한 벽면과 조명이 뜯겨진 천장이 그대로 노출된 독특한 공간에 반해 갤러리 설립을 제안했다. 전시기획자로도 활동하는 그는 “과거 전성기를 누렸으나 어느 순간 잊혀진 중견 작가나 주목받을 만한 실력을 갖추고도 조명받지 못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로까지 연계하는 상업 화랑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민재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갤러리의 필요성을 고민했다. “이 거리가 재개발 때문에 사라진다는 게 너무 아쉬웠고, 문화인프라가 부족한 이 지역 주민들이 가까이서 즐길 만한 문화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미술이 돈 많고 여유 있는 사람만 향유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갤러리 유진목공소는 개관전으로 윤종현의 첫 개인전 ‘그녀에게’(1월 25일까지)를 열고 있다. 회화, 드로잉, 목조각, 사진 콜라주 등 40여점이 전시됐다. 미술 전공은커녕 동네 화실조차 제대로 다녀본 적 없는 윤종현이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실연의 상처였다. 2010년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 그녀를 잊지 않기 위해 마음가는 대로 캔버스에 붓칠을 했다. 그가 지금까지 그린 회화 대부분이 ‘그녀’의 얼굴이다.아버지 곁에서 목수로 일한 지 10년이 됐지만 그 전까지 윤종현은 굴곡 많은 청춘을 보냈다. 영화감독이 하고 싶어 10대 후반 고교를 자퇴하고 무작정 충무로로 뛰어들었다. 영화 조명팀에서 5년을 일한 뒤엔 수행자의 뜻을 품고 해인사와 불국사에서 1년 반을 지냈다. 절을 나오고서도 수년간 방황은 거듭됐다. 그 사이 만성조울증으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네 차례 입원하기도 했다. 윤종현은 회화 작업에 더해 아버지에게서 익힌 목공 기술이 반영된 입체 작품 제작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나온 목조각 2점은 반이정과 아이디어를 상담하고 공유한 결과물이다. 그는 “이왕이면 아버지가 평생 해오신 전통 창호를 응용한 작품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글 사진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검찰 고위간부 인사…윤석열 총장 참모진 전원 교체

    검찰 고위간부 인사…윤석열 총장 참모진 전원 교체

    靑 ‘선거개입·감찰무마’ 의혹 수사 지휘부 모두 교체한동훈 반부패부장·박찬호 공공수사부장, 지방 전보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8일 단행됐다. 청와대의 ‘선거개입·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반부패강력부장·공공수사부장 등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 참모진이 전원 교체됐다. 법무부는 이날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대검검사급(검사장)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오는 13일자로 단행했다. 인사 제청에 필요한 검찰총장 의견청취 절차를 두고 대검과 공방을 벌이던 법무부는 이날 오후 7시 30분쯤 인사를 발표했다. 법무부는 “특정 부서 중심의 기존 인사에서 벗어나 그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던 일선의 우수 검사들을 적극 중용했다”면서 “검찰 본연의 업무인 인권보호 및 형사·공판 등 민생과 직결된 업무에 전념해온 검사들을 우대했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이번 인사로 검사장급 대검 참모진이 모두 일선 검찰청으로 발령 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비리와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은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제주지검장으로 각각 전보됐다. 또 조상준 대검 형사부장은 서울고검 차장으로, 이원석 대검 기획조정부장은 수원고검 차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두봉 대검 과학수사부장은 대전지검장으로, 문홍성 대검 인권부장은 창원지검장으로 부임한다. 노정연 공판송무부장은 전주지검장으로 이동한다. 신임 검사장들이 대검 참모진으로 대거 기용됐다.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과 배용원 수원지검 1차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해 각각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공공수사부장을 맡는다. 이정수 부천지청장이 대검 기획조정부장, 김관정 고양지청장이 형사부장, 이수권 부산동부지청장이 인권부장으로 각각 승진·전보됐다. 노정환 대전고검 차장과 이주형 대구고검 차장이 각각 대검 공판송무부장·과학수사부장으로 수평 이동했다.서울중앙지검장은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자리를 옮긴다.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총괄한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은 법무부 핵심 요직인 검찰국장으로 보임됐다. 두 사람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파견된 경력이 있다. 이 검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동문이다. 강남일 대검 차장은 대전고검장으로 전보됐다. 구본선 의정부지검장이 대검 차장으로 부임한다.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은 고검장으로 승진해 법무연수원장으로 발령 났다. 검찰 내에서 윤 총장과 가장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윤대진 수원지검장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이동한다. 아울러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으로 5명이 승진했다. 사법연수원 기수별로는 26기가 3명, 27기가 2명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2020 청년정치]세상에서 가장 바쁜 백수…“험지에서 성공하겠다”

    [2020 청년정치]세상에서 가장 바쁜 백수…“험지에서 성공하겠다”

    “감나무 밑에 누워 연시가 입 안에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으로 청년의 정체성이 형성되면 안 됩니다.”더불어민주당 대전동구 장철민(38) 예비후보는 지난 6일 대전 곳곳을 돌아다니며 진행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험지에 가서 부딪치는 청년들이 100명만 되도 정말 정치가 바뀔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실패하면 그것대로 정치인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하나의 참고 사례가 된다는 것이다. 그도 지난해 6월 험지로 분류된 대전 동구 출마를 마음먹고 표밭을 일구고 있다. 장 예비후보는 민주당 홍영표 의원의 7급 비서로 시작해 7년 만에 2급 정책조정실장까지 올라간 정치 엘리트이기도 하다. 그는 “어려운 삶을 살지 않았더라도 문제를 잘 발견하고 어떻게 해결할지를 찾는 것이 훈련된 정치인이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선거를 하다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 “솔직히 저는 일반적인 청년정치인과 같지 않다. 선거경험이 많으니까 어떤 일들을 해야 하고 진짜 중요한 일들이 뭔지 웬만한 사람보다는 잘 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은 현역 의원들에게 있는 훈련된 9명의 보좌진이 없다는 것이다. 혼자서 5~6명이 할 일을 하고 있지만, 대세를 가를만한 어려움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6살 된 딸 아이를 보지 못하는 게 더 힘들다.” -청년정치인으로서 어려움은 없었나. “기회비용이 크다. 저 같은 경우는 청와대로 들어오라는 제안을 거절하고 험지에 출마했다. 경력의 공백을 기회비용으로 갖고 선거에 도전하는 것이고 다른 청년들도 그러다 보니 선뜻 정치에 나서기가 쉽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백수 같은 거니까.” -‘스펙’이 짱짱하다. 서울대를 나왔고, 집도 있고, 당내에서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저는 운이 되게 좋았다. 7급 비서로 들어갔는데. 금방 승진도 하고 또래에 비하면 큰 역할도 많이 하면서 경험도 쌓았다. 대부분의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20대들과 동일한 삶을 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 환경에 있는 2030 세대들과 공감할 수 있을까. “부족함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모든 정치인이 마찬가지다. 흔히 약자의 편에서 일한다고 하지만 진짜 약자는 한 명도 없다. 훈련된 정치인은 내가 그 삶을 살지 않더라도 어려운 부분을 잘 발견하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찾는 사람이다. 어떤 면에서는 그 삶을 살아가는 사람보다 더 잘 보고 좋은 대안을 만들 수 있다.” -보좌관을 하면서 청년을 위한 법안에 힘을 보탰던 적이 있나. “2014년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홍영표 의원의 비서관을 할 때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협상안을 썼던 기억이 난다. 주 52시간을 포함해 노동관련 현안 패키지 딜을 하자고 했다. 여야와 경제계 노동계 들어왔었는데 그때 통과가 안 됐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와서 통과됐는데 내용은 당시와 거의 비슷하다.”-청년 정치를 말하는데, 청년이 국회에 들어가면 달라지는 게 있나. “솔직히 생물학적인 나이보다 얼마나 정치를 젊게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가만히 앉아서 판사처럼 판단하지 않고, 새로운 문제의식을 계속 이야기하고 제안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행정부 조직의 공무원들은 기존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날 수가 없다. 다른 이야기를 국회에서 해주고 정치적 책임도 져줘야 한다. 새로운 움직임이 없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국회가 노쇠해지고 있다.” -새로운 것 시도하다 시끄럽기만 해지는 것 아니냐. “물론 좌충우돌이 있을 수도 있고 잡음이 날 수도 있다. 저는 잡음이 나면 날수록 좋다고 본다. 새로운 문제의식과 관점이 정책과 담론으로 국회에 들어오면 모든 정치과정이 풍성해질 수 있다. 젊은 사람 한두 명의 힘은 미진할 수 있겠지만, 그게 새로운 역할로 기능 할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일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유권자들이 젊은 정치인에게 기대 하는 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바른말 하는 사람이 많이 없어졌다는 말을 정말 많이 하신다. 흔히 소장파들의 역할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아닌 것은 확실하게 잘못 했다고 말하는 정치인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 원팀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바른말도 못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청년정치의 내용은 뭔가 돼야 하나.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우리 몫을 주장하는 방식으로 세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맞지 않고 이상한 일이다. 청년정치가 가지는 장점과 철학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선거를 삼아야 한다고 본다. 저는 젊은 사람들이 오히려 더 멀리 볼 거라고 유권자를 설득한다. 지금 국회에 계신 분들은 아무리 길어도 3~5년을 내다보지만 우리 청년들은 20년 후 대한민국, 지역, 인구구조 등 장기의 시각과 관점을 가지고 정치를 할 수 있다. 15~20년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게 젊은 정치인들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국회는 장기기획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관심도 없다. -그런 청년 정치인들이 어떻게 많아질 수 있나. “‘민주주의 기본은 납득’이라고 생각한다. ‘386세대’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그들이 국회에 진입할 때는 정당성을 인정받았다. 지금 청년들이 생물학적 나이로만 정당성을 주장할 수는 없다. 어찌 됐든 정당성을 얻으려는 시도와 노력을 여러 사람이 같이 해줘야 한다. 험지에 가서 부딪치는 청년들이 100명만 되면 정말 바뀔 것 같다. 이런 노력이 모여나가면 그 세대가 가지는 철학 같은 게 드러나지 않을까. 감나무 밑에 누워서 연시가 입 안에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청년의 정체성이 되면 안 된다.”-당이 청년정치인을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하나. “청년은 자기 확신이 있어야 도전할 수 있다. 예측가능성이 있어야 확신할 수 있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도전했는데 갑자기 전략공천 등으로 상황이 이상해지면 좌절하게 되고, 정치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런 종류의 예측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당이 할 일이다. ‘내가 이런 일을 하면 정치인 될 수 있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길을 만드는 게 선배들의 몫이다. 대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상무 평균나이 53세인데…대기업 오너일가, 입사 4.6년 만에 임원 승진

    상무 평균나이 53세인데…대기업 오너일가, 입사 4.6년 만에 임원 승진

    평균 29세 입사해 33.6세에 임원 달아일반 직원보다 19년이나 승진 빠른 셈자녀세대가 부모세대보다 1.3년 더 빨라국내 대기업 오너 일가는 입사 후 평균 4.6년 만에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너 일가 자녀세대는 4.1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해 부모세대보다 입사 후 승진까지 1.3년 더 빨랐다. 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59개 대기업집단 중 오너 일가의 부모와 자녀세대가 함께 경영에 참여 중인 40개 그룹을 조사한 결과 오너 일가는 평균 29세에 입사해 평균 33.6세에 임원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임원 중 상무(이사 포함) 직급 임원의 평균 나이가 52.9세인 점을 고려하면 오너 일가의 임원 승진은 일반 직원보다 약 19년이나 빠른 셈이다. 임원 승진 기간은 부모세대보다 자녀세대가 더 짧았다. 재계 1~2세대가 주로 해당하는 부모세대는 평균 28.9세에 입사해 34.3세에 임원을 달아 5.4년이 걸렸다. 반면 3~4세대로 분류되는 자녀세대는 29.1세에 입사해 4.1년 만인 33.2세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부모세대는 입사 후 평균 13.9년 뒤인 43.1세에, 자녀세대는 13.5년 후인 41.4세에 사장단에 올랐다. 오너 일가의 초고속 승진은 그룹 규모가 작을수록 두드러졌다. 조사대상 중 30대 그룹에 포함된 21개 그룹은 오너 일가의 임원 승진 기간이 5.3년이었지만, 30대 그룹 밖 19개 그룹은 3.3년으로 2년가량 차이가 났다. 입사와 동시에 임원을 단 오너 일가도 27명이나 있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14명은 자사나 타사 경력 없이 바로 임원으로 입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그룹 총수 일가 중에서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 등 7명이 이에 해당했다. 30대 밖 그룹 중에는 정몽진 KCC 회장,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 유상덕 삼탄 회장,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한상준 유니드 부사장 등이었다. 입사 후 임원 승진까지 10년 이상 걸린 오너 일가는 17명으로 집계됐다. 구자엽 LS전선 회장은 입사 후 첫 임원까지 16.6년이 걸렸고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도 16.0년이 소요됐다. 이어 허명수 GS건설 부회장(15.2년),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14.2년), 박석원 두산 부사장(14.0년), 구자은 LS엠트론 회장(14.0년),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13.7년), 구자열 LS그룹 회장(12.0년) 등의 순이었다. 장자 승계 전통을 이어가는 범LG가와 형제경영, 장자상속 원칙을 따라온 두산그룹이 상대적으로 소요 기간이 길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유정훈의 간 맞추기] 걸어온 길, 가야 할 길

    [유정훈의 간 맞추기] 걸어온 길, 가야 할 길

    이혼을 다룬 영화의 고전으로는 단연 1979년 작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가 꼽힌다. 그런데 2019년 넷플릭스 ‘결혼 이야기’의 등장으로 이 말은 수정돼야 할 것 같다. ‘우리 시대의 이혼 이야기’라 부를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 두 작품이 다루는 이혼 이야기는 공통점이 많다. 아내가 남편을 위해 자기 경력을 희생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반대는 생각하기 어렵다. 남편은 아내가 지적하는 결혼생활의 문제를 직면해 해결하려 하지 않는다. 이혼 소송은 무척이나 잔인하다. 하지만 두 영화에는 40년의 시간만큼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크레이머’는 주인공 남편의 관점으로 일관하며 전업주부 아내를 한쪽으로 밀어 놓은 반면 ‘결혼 이야기’는 각자의 커리어를 가진 부부의 입장을 모두 다루지만 분명 아내의 시각이 주도한다. 소송에서 양육권을 인정받는 것은 같은데, 1979년의 여자 크레이머는 남자 크레이머에게 양육권을 양보하고 떠나지만, 2019년의 니콜(스칼릿 조핸슨 분)은 자신의 권리를 지켜 낸다. 여성에게는 완벽한 엄마이자 흠 없는 인간이기를 요구하지만 남성에게 적용되는 기준은 관대하다는 이혼 전문 변호사의 지적은 그야말로 뼈를 때린다. 페미니즘이 곳곳에 묻어나는 수준의 대사는 세계 최대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작한 상업영화에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질 정도가 된 것이다. 양성평등을 향해 갈 길은 멀지만 현실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업영화 두 편이 그린 이혼 이야기를 비교하며 ‘그래도 우리는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혼 문제만이 아니다. 법대에 입학했을 때 ‘양심적 병역거부’는 헌법 교과서에서나 인정되는 것이었는데, 드디어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오랜 세월 여성을 억압했던 낙태죄는 올해 말이면 힘겹게 붙어 있는 호흡기를 뗀다. 얼마 전 국적 항공사는 외국에서 혼인한 한국인 동성부부에게 마일리지 가족 합산을 인정했다. 지나온 길을 돌이켜 보니 우리의 발걸음은 작지 않았다. ‘이 정도면 괜찮지’라고 만족하는 것도 아니고, ‘세상 좋아졌으니 그만하면 됐다’고 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무임승차자에 불과한 내가 그럴 자격도 없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고 하지도 않겠다. 반헌법적 혐오 세력에 어떻게 대응할지 답답할 때가 많다. 혁신의 상징처럼 돼 버린 배달서비스에 수반되는 노동 이슈나 환경 문제처럼 새로 해법을 찾아야 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기대보다 더디고 조금 돌아오기도 했고, 때로 역풍을 겪었어도 크게 봐서 옳은 방향으로 왔던 것은 분명하다. 그걸 보며 어려운 현실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가겠다는 용기를 낼 수 있지 않을까. 맞는 방향을 향해 한 걸음씩 가기 시작하면 이 해가 끝날 때는 우리가 가야 할 곳에 조금 더 가까워져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한 해를 열어 보려 한다. 남에 대해 말을 얹기에 앞서 내가 있는 곳에서 지금 필요한 옳은 일을 하겠다는 다짐을 보탠다.
  • “옵트아웃 계약이 파격? 남 안 하는 것 해야 이긴다”

    “옵트아웃 계약이 파격? 남 안 하는 것 해야 이긴다”

    지난 6일 안치홍(30)이 롯데 자이언츠와 ‘옵트아웃’(특정 조건이 충족되는 시점에서 어느 한쪽이 계약을 해지하는 것) 조항이 포함된 ‘2+2년’ 계약을 맺은 것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는 흔한 방식이지만 한국에서는 처음 적용됐기 때문. 이번 계약은 시카고 컵스 스카우트로 경력을 쌓고 한국프로야구(KBO) 최초의 30대 단장인 성민규(38) 롯데 단장의 작품이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성 단장은 롯데의 간판타자 이대호와 동갑일 정도로 젊어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선수로서의 이력도 화려하지 않았다. 성 단장은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했지만 1학기 만에 야구를 그만두고 뉴질랜드 유학길에 올랐다. 뉴질랜드에서 스포츠경영을 전공하며 다시 야구를 시작한 성 단장은 뉴질랜드대표팀에서 뛰다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미국 네브래스카 대학에 편입했고, 2007년 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KIA 타이거즈에 지명됐다. 그러나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은퇴해 26세의 젊은 나이에 미국 마이너리그 코치 생활을 시작한 뒤 스카우트가 됐다.단장 선임 자체도 파격이었던 그의 모습은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현실판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꼴찌팀에 부임해 거침없는 개혁으로 강팀을 만들어 가는 주인공 백승수와 2019년 꼴찌팀에 부임해 파격 행보를 펼치는 성 단장의 모습이 흡사하기 때문이다. 그가 성사시킨 일련의 계약도 파격적이다. 최근 가장 취약한 포지션인 포수에 FA 대신 한화 이글스 유망주인 지성준을 전격 영입한 데 이어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 안치홍을 옵트아웃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예상보다 적은 금액(2년 최대 26억원)으로 잡으면서 잠잠하던 스토브리그에 돌풍을 일으켰다. 성 단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남을 이기려면 남이 안 하던 것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야구계에서는 생소한 옵트아웃 계약을 맺은 이유는. “장기계약을 하면 뒤로 갈수록 선수가 나이가 들어 팀으로서는 부담이 크다. 우리는 안치홍을 선수의 전성기인 30대 초반에 구했고, 선수도 2년 뒤 재평가 기회가 생기니 받아들인 것으로 본다. 윈윈이다.” -계약 내용이 복잡해 설득이 쉽지 않았을 것도 같은데. “생각하기 나름이다. 보통은 2년 계약을 안 하려고 하는데 안치홍은 2년 뒤 보상 선수 없는 FA 신분이 된다. 2년 최대 26억원이지만 연봉은 2억 9000만원으로 작년 연봉 5억원보다 적다. 하지만 낮은 연봉은 선수가 부진을 겪더라도 ‘연봉 삭감은 없다’는 뜻이고 2년 뒤 시장에서 재평가받는 메리트도 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경험이 도움이 됐나. “한국에서야 독특할 뿐 늘상 보던 계약 형태다. 옵트아웃이라고 하는데 정확히는 상호 간에 권리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뮤추얼 옵션이다.” -그동안은 4년 계약이 대세였는데 변화가 될 수 있을까. “이런 다양한 계약 자체가 볼거리가 돼 야구 전체 발전에 좋다고 생각한다.” -기존 단장들과 비교하면 파격 행보다. “파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을 이기려면 남이 안 하던 것을 해야 한다. 그 방법밖에 없다.” -FA 포수 대신 지성준을 데려왔다. “김태군과 이지영이 금액 차이가 있어서 플랜B가 필요했다. 최선의 선택지가 지성준이었고, 남들이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단장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안치홍이 계약 2년차가 되는 2021년에 승부를 걸어 볼 만하고 계획대로라면 2024년이 롯데가 우승을 노려 볼 적기라고 생각한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필기는 PSAT 기출문제 꼼꼼히… 면접은 신문 사설 보며 실전 토론

    필기는 PSAT 기출문제 꼼꼼히… 면접은 신문 사설 보며 실전 토론

    국가 공무원이 되는 방법은 공채만 있는 게 아니다. 정부는 다양한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등용하고자 민간경력자를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민간경력자 일괄채용시험(민경채)으로 공직자가 되면 정년이 보장된다. 민간 기업의 정규직 경력채용과 같다. 인사혁신처가 주관하는 민경채는 2011년 5급 공무원 선발부터 시작해 2015년에는 7급 공무원까지 확대됐다. 올해 민경채에선 5급 66명, 7급 120명 등 모두 186명의 민간경력자가 최종 합격해 공직에 발을 들였다. 합격자들의 평균 경력기간은 5급 7.9년, 7급 5.7년이다. 5급과 7급을 통틀어 10년 이상 장기 경력자도 20%(36명)에 달한다. 민간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이들이 공직을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14년간 건설현장에서 조경전문가로 일하다 민경채에 합격해 국토교통부 사무관으로 일하게 된 유지완(41·여)씨는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이 녹지 복지를 실제로 체감할 수 있도록 법 체계를 만들고 기준을 수립하고 싶어 공직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국토부에서 시설·환경·조경 분야의 정책기획·관리·평가와 관련 법령 제·개정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그는 “조경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데 핵심 요소”라면서 “지금까지는 녹지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녹지의 질을 높이는 것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소방청 산하 국립소방연구원에서 공업연구관으로 일하게 된 박종영(38)씨는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국민 생활안전과 밀접한 화재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예방대책을 마련하는 실용적인 연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박씨가 일하게 될 국립소방연구원은 지난해 5월 개원한 국내 첫 소방전문연구기관이다. 미국 화재폭발조사관 국제공인 자격증을 소지한 전기안전 분야 안전공학 박사로, 광주과학기술원에서 다년간 전기화재 원인진단과 조사 등을 연구했던 박씨는 국립소방연구원에서 소방관의 안전뿐만 아니라 전기화재 감식과 감정, 전기화재 메커니즘 분석 등을 담당한다.국세청에서 전산주사보로 일하게 된 김호영(34)씨는 LG전자 선임연구원 출신이다.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 기술개발 등에서 6년 이상 실무 경력을 갖췄고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공학 석사 학위를 갖고 있다. 김씨는 “보통 대기업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항상 공직을 마음에 뒀다. 내가 하는 일이 국가 정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며 공직을 선택한 이유로 영향력과 안정성을 꼽았다. 그는 “최근 1인 미디어가 유행하고 있는데, 유튜브로 얻는 수입은 명확히 잡히지 않는다”며 “이를 조사해 국가의 세금을 늘리는 일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경채에 응시하려면 경력, 학위, 자격증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5급 공무원이 되려면 관련 분야에서 10년 이상(관리자 3년)의 경력을, 7급 공무원은 3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한다. 또는 관련 분야 박사학위를 따거나 석사 학위 취득 후 관련 분야 경력이 4년 이상인 사람은 5급 민경채에, 관련 분야 석사학위 이상 소지자는 7급 민경채에 응시할 수 있다. 이처럼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하고서 민간기업에서 근무하고 자격증을 취득하고서 관련 분야에서 일하다가 공무원이 될 방법이 있다. 선발시험은 필기시험, 서류전형, 면접시험 3단계로 진행된다. 필기시험은 5급 공채에 적용되는 공직적격성평가(PSAT)를 활용한다. 민간경력자에게 맞춰 변형했다. 공무원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판단능력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언어논리·자료해석·상황판단 등으로 구성된다. 민경채 최종합격자들은 PSAT 기출문제로 필기시험을 준비했다고 했다. 유씨는 “기출 문제를 되풀이해서 풀어 문제 유형이 익숙해지도록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필기시험 준비 기간은 4개월 정도”라고 말했다. 박씨는 기출문제와 인터넷 강의를 활용했다. 그는 “항상 실전처럼 문제를 푸는 연습을 해야 한다”면서 “시험은 시간 싸움인 만큼 포기해야 할 문제는 과감하게 포기하고 나머지 문제의 정확도를 높이는 연습을 반복하면서 속도를 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원서접수 후 필기시험으로 선발예정인원의 10배수를 선발하고서는 응시요건 충족 여부와 직무 적합성 등을 따지는 서류전형을 한다. 서류전형에는 임용예정부처의 공무원, 타 부처 공무원, 해당분야 전문가들이 전형위원으로 참여한다. 이 과정을 거쳐 선발예정인원의 3배수를 뽑고 나서는 마지막으로 면접시험을 본다. 면접 때는 1시간 내로 3개 정도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자료를 해석하고 요약해 자료에서 제시한 정책의 추진 배경과 추진 효과 등을 정리해 면접관들 앞에서 발표하는 게 첫 단계다. 박씨는 “어느 분야에서 어떤 문제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평소 신문 사설 등을 읽으면서 최근 사회적 이슈를 관심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면서 “몰아치기로 공부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배와 함께 매주 주제를 하나 정해서 압박 면접 연습을 했다”면서 “면접관 5명이 응시자 한 명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면접이 이뤄지기 때문에 그룹 학습을 하며 실전처럼 연습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씨는 “해석해야 할 지문이 꽤 길다. 이를 요약해 최대한 간결하게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도록 적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직자로서 자세를 평가하는 면접시험 문제도 나온다고 한다. 가령 ‘주민과의 갈등 상황이 불거졌을 때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직장생활을 하며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해결하겠습니까’라고 묻는 식이다. 약 20분가량 자신의 생각을 요약 정리할 시간을 준다. A라는 답을 선택해도 문제가 되고, B라는 답을 선택해도 문제가 되는 난도 높은 면접 문제도 출제된다고 한다. 박씨는 “이런 문제를 받아들고서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방향으로 밀고 나갔다”고 말했다. 김씨는 “답할 때 사례를 들기도 하는데, 만약 거짓 사례를 만들어 말했다가 면접관들이 캐물으면 금세 들통날 수 있다”면서 “솔직하고 간결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유씨는 “나의 직무와 관련한 질문이 추가로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번 민경채 5급 합격자 중에는 의사, 변호사, 기술사 등 전문 자격증 소지자가 47.0%로 가장 많았다. 7급은 석사 학위 이상 소지자 비율이 36.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최종 합격자의 평균 연령은 5급 37.9세, 7급은 34세다. 최고령 합격자는 51세(5급·7급), 최연소 합격자는 25세(7급)였다. 민경채 도입 이후 현재까지 5급은 913명, 7급은 556명이 합격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롯데 우승이 목표” 파격행보 성민규 단장의 꿈

    “롯데 우승이 목표” 파격행보 성민규 단장의 꿈

    이대호와 동갑인 KBO 최초의 30대 단장MLB식 ‘옵트아웃’ 계약으로 안치홍 영입주전 포수 FA 대신 트레이드로 보강 호평“남들과 달라야 이길 수 있다” 비결 밝혀“시기적으로 이르지만 최종 목표는 우승”안치홍이 지난 6일 롯데와 2+2년의 자유계약(FA)을 맺으면서 프로야구에 전례 없던 ‘옵트아웃’ 조항이 등장했다.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구단 스카우트로 경력을 쌓고 한국프로야구(KBO) 최초로 30대에 단장이 된 성민규 단장의 파격 실험이다. 그동안 KBO에서는 4년 FA 계약이 공식처럼 굳어져 있었다. 재취득 자격기간이 4년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4년에 거액의 계약을 맺어야 하는 구단으로서는 부담이 컸고, 이로 인해 선수와 계약 기간과 금액을 놓고 줄다리기가 팽팽했다. 계약금액을 줄이기 위해 최근에는 ‘무옵션 계약’이 등장하기까지 했다. MLB 경험이 풍부한 성 단장이 꺼내든 건 KBO에 없던 새로운 계약이었다. 성민규 단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옵트아웃이 아니라 정확히는 상호 간에 선택권이 있기 때문에 ‘뮤츄얼 옵션’이다. 계약을 한 번에 큰 액수로 하기엔 부담스러웠고 장기계약은 뒤로 갈수록 팀에 부담이 된다”면서 “선수의 전성기로 볼 수 있는 30대 초반의 나이에 데려올 수 있으니 플러스 요인이었고 선수도 2년 뒤 재평가 기회가 생기니까 윈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치홍은 2년 최대 26억원을 받고, 2년 더 롯데에서 뛰면 최대 56억원을 받는다. KBO에서 전무후무한 파격 계약이었지만 성 단장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로 활동할 때 늘 보던 당연한 계약 형태”라면서 “남들이 보기엔 파격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개인적으로는 파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 단장은 “남들을 이기려면 남들이 안 하는 걸 해야하는 방법 밖에 없다”면서 “이기기 위해서 늘 준비하고 노력해야하는 게 단장의 일이다”라는 소신도 덧붙였다. 성 단장은 야구 인생 자체가 상당히 파격적이었다. 대구상고를 졸업한 성 단장은 홍익대로 진학했지만 야구를 접고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다시 공을 잡고 뉴질랜드 대표팀 소속으로 호주챔피언십 최우수선수(MVP)가 됐고, 이를 계기로 네브레스카 대학에 들어간 뒤 2007년 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KIA 타이거즈에 입단했다. 그러나 성 단장은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고 이듬해 26살의 젊은 나이에 미국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컵스의 스카우트로 활약하다 지난해 롯데 단장에 임명됐다. 롯데의 간판스타 이대호와 동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당한 화제가 됐다. 선수로서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는 성 단장에 대한 의문표가 됐다. 그러나 성 단장은 “단 한 번도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능력이 거기까지였을 뿐이지 가진 능력 안에서는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토브리그가 시작된 뒤 지난해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는 외야수 1명만 영입했다. 꼴찌팀으로서 전력 보강이 시급했고, 특히 포수난이 심각했지만 선수 보강이 없자 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성 단장은 이후 한화 이글스 포수 유망주 지성준을 영입하면서 세간의 평가를 뒤집어놨다. 여기에 안치홍까지 2년 최대 26억원으로 기존 예상보다 비용을 아끼면서 센터라인을 보강하자 단숨에 최고 이슈를 만들어냈다. 성 단장은 “전력 보강을 위해서라면 앞으로도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FA 등 다양하게 고민해보겠다”면서 “안치홍이 계약 2년차가 되는 2021년에 롯데가 승부를 걸어볼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 단장은 “단장의 계절이란 표현이 있는데 단장은 계절에 상관 없이 늘 열심히 해야하는 자리”라면서 “아직 우승을 언급할 시기는 아니지만 결국에는 최종적으로 우승을 시킬 수 있는 단장이 되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조국 사퇴 주장한 임무영 검사 7일 명예퇴직

    조국 사퇴 주장한 임무영 검사 7일 명예퇴직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임무영 서울 고등검찰청 검사(56·사법연수원 17기)가 7일자로 명예퇴직을 했다.임 검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자로 햇수로 30년 동안 근무했던 검찰을 떠나게 됐다”며 “원래 작년 연말에 맞춰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햇수로 29년보다는 30년이라고 말하는 게 좀 더 있어 보인다고 생각해서 럭키 세븐에 맞춰 오늘 명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내일부터는 변호사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절차가 복잡해져서 변호사 등록에만도 최소 1주일에서 열흘은 걸리는 모양”이라며 “혼자 작은 사무실을 열어서 일할 예정인데 앞으로는 근무시간과 무관하게 페이스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검사는 조 전 장관과 법대 동기임에도 검찰 내 게시판에 장관 임명을 반대하는 글을 써서 화제가 됐다. 특히 대한민국 최초의 검사인 이준 열사를 조명한 ‘황제의 특사 이준’과 무협소설 등을 쓰기도 했다. 임 검사는 명예퇴직을 한 날에도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5호인 오영환(31) 전 소방관의 조 전 장관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오 전 소방관은 입당 기자간담회에서 조국 정국에 관한 질문에 “(입시비리는) 당시 학부모들이 하던 관행”이라며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검찰 권력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 견제할 세력이 왜 필요한 것인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임 검사는 “일단 오씨의 연령대상 (조 전 장관의 입시비리가) 학부모들의 관행인지를 알 수 있는 위치는 아닌 것 같다”며 “그와 별개로 소방관의 국가직화를 주장했다는 경력만으로도 사회 구조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가졌다고는 보기 어려울 듯하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사법연수원 21기로 임 검사보다 후배이나 서울대 법대 학번은 사법시험을 아홉번 응시한 탓에 79학번이다. 한편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이번 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위급 검사들이 사표를 내는 등 인사 관련 풍문이 법조계 안팎에서 무성하게 일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설] 총선 D-100, 유권자가 직접 낡은 정치 개혁하라

    제21대 총선이 어제로 D-100이 됐다. 국민은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남긴 20대 국회에 크게 신물이 났다. 21대 국회를 구성할 4·15 총선이 후진적인 한국 정치를 개선하는 기회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서울신문의 신년기획으로도 유권자들의 이런 바람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신문이 16~39세 청년 205명을 서면 인터뷰한 결과 모든 기성 정당들이 “부패했고, 위선적이며 비이성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무의미한 ‘청년팔이’를 멈추라고 요구했다. 이들 청년은 여야가 이념을 앞세운 대결의 정치에서 벗어나 실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지금 정치권의 모습에서 새 희망을 갖기 어렵다. 우선 청와대와 여권은 총선에 과몰입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청와대 출신 출마자들이 60여명이나 돼 여당이 교통정리에 애를 먹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경제가 어렵다는 요즘 같은 상황에 ‘경제보좌관’이 청와대 입성 10개월 만에 총선행을 택했다고 하니 안타깝다. 대통령을 보좌해 국정을 총괄하는 청와대 비서진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는 망각한 채 청와대 근무를 총선 출마의 경력 쌓기로 활용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수권정당으로서의 대안을 내놓지 못한 채 장외투쟁에 나섰다. 보수성향의 야당들은 이합집산을 거듭하며 ‘정치철새’를 양산하듯이 야권 통합에만 몰두하고 있다. 어떤 가치를 위해 야권이 통합하는지를 유권자들에게 설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 신선한 인물을 요구받고 있으나 인재 영입도 지지부진하다. ‘87체제’라고 부르는 동안 한국 정치가 지속해 온 지난 30여년간 지역정치를 타파하지 못하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형태가 반복됐다. 그러나 제21대 국회를 구성할 4·15 총선에서는 달라져야 한다. 4·15 총선에는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도입됐고, 유권자의 나이도 18세로 하향조정돼 53만여명의 청소년 그룹이 새롭게 투표권을 행사하는 등 전변적인 변화 속에서 치러지게 된다. 변화된 제도가 유권자의 책임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여러 정당의 공약과 후보들에게 관심을 갖고 서로 비교하며 국민을 위해 일한 인재에게 투표해야 한다. 변화된 선거제도의 틈을 비집고 이익을 보려는 기회주의적인 정치세력들이 나타났을 때 유권자들은 이들에 대해 투표하지 않음으로써 단호하게 응징해야 한다. 진영 논리를 넘어 국가의 비전을 제시하는 역량 있는 정당과 소속 정치인들만이 ‘낡은 정치를 개혁하라’는 국민적 명령을 수행할 수 있다.
  • “교단에서 쓴 아동 도서만 100여권…동심 살펴야 쓸 수 있죠.”

    “교단에서 쓴 아동 도서만 100여권…동심 살펴야 쓸 수 있죠.”

    교사 출신 동화 작가 박상재씨 이야기학생들 가르치려 직접 쓰기 시작한 동화“아이들과 종일 생활하며 소재 얻기도동화쓰면 가르치는 데 도움…후배들 도전하길”“자려고 누웠다가도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벌떡 일어나 밤새 썼어요. 성실성이 다작의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40여 년 동안 동화를 써온 원로 작가 박상재(64) 씨는 6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껏 그가 써낸 동화는 창작물만 30여권이고 세계 명작 동화 다시 쓰기 등 집필 활동을 합치면 100권이 넘는다. 또 틈나는 대로 동시와 가곡 작사는 물론 아동문학 평론도 했다. 전업 작가의 경력이라고 해도 활발한 편이지만 그의 주업은 40년 간 교단을 지켜온 초등학교 교사다. 박 작가는 2018년 2월 서울 당중초 교장을 끝으로 교단에서 내려왔지만 동화에 대한 열정은 퇴임 이후에 오히려 더 뜨거워졌다. 박 작가가 1979년 처음 동화를 쓰게 된 건 더 나은 교육을 위해서였다. 전북 순창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한 그는 당시 아이들에게 읽힐 만한 좋은 동화책을 찾는 게 쉽게 않다고 느껴 직접 동화를 쓰기 시작했다. 신문에 창작 동화를 투고하며 실력을 쌓아가다가 ‘하늘로 가는 꽃마차’라는 창작 동화가 1981년 월간 ‘아동문예’ 신인상에 받으며 본격적인 집필 활동을 벌였다. 이후 새벗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입지를 공고히 했다. 그의 작품 중 ‘소쩍새를 사랑한 떡갈나무’ 등 2편은 초등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동화의 독자인 초교생들과 종일 같이 지내는 교사였다는 점이 작가로서는 굉장한 이점이었다. 종종 아이들과 생활하며 겪은 재밌는 에피소드를 동화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박 작가는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상상에 의존해 피상적으로 쓰지 않고 구체적으로 그려낼 수 있다는 점이 교사 출신 작가의 장점”이라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써주고 주인공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주면 굉장히 좋아한다. 특히 개구쟁이 역할에 이름이 붙으면 들떠 한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학교에서 편히 지내야 아이들도 마음을 연다. ‘아이들을 잡아놓아야 생활 지도에 편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친구처럼 지내며 지나친 아이들은 개별적으로 지도하는 식으로 가르쳤다”면서 “칭찬을 많이 해 사제간 신뢰가 쌓이면 잘못된 태도도 빨리 교정됐다”고 말했다.박 작가는 퇴임 뒤 초교 대신 대학원 교단에 서서 아동 문학을 가르치며 인생 이모작을 한다. 동화쓰기에 대해 강의해달라는 곳이 있다면 제주도 등 전국을 달려가 동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 아동문학 전문지의 발행인을 맡아 1년에 두번씩 출간을 준비 중이다. 그는 많은 후배 교사들이 동화쓰기에 도전해봤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작가는 “동화를 쓰려면 동심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후배 교사들에게 작가 등단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인권위 “어린이집 원장 자격 취득시 기간제 교사 경력 제외는 차별”

    인권위 “어린이집 원장 자격 취득시 기간제 교사 경력 제외는 차별”

    유치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한 경력을 어린이집 원장 자격 취득을 위한 교원 경력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유치원 기간제 교사 근무 경력을 어린이집 원장 자격 취득을 위한 교원 경력으로 인정할 것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6일 밝혔다. 현행 유아교육법 시행령은 어린이집 원장 자격을 취득할 때 필요한 경력(보육 등 아동복지 업무 경력)으로 유치원에서 원장, 원감, 수석교사, 교사 등 교원으로 근무한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기간제 교사는 교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인권위는 이것이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판단했다. 유치원 기간제 교사가 하는 일이 정규 교원의 업무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기간제 교사를 교원이 아니라고 해석하는 것은 다른 법령(교육공무원법, 사립학교법 등)과 다른 해석이라는 것이 인권위의 지적이다. 이에 인권위는 유치원에서 정규 교원과 동종·유사한 업무를 수행한 기간제 교사의 경력을 어린이집 원장 자격 취득을 위한 유치원 교사 경력으로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복지부에 시정을 권고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유명 서핑선수, 인스타에 호주 산불 피해 캥거루 사진 올린 이유는?

    유명 서핑선수, 인스타에 호주 산불 피해 캥거루 사진 올린 이유는?

    호주에서 산불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희생된 새끼 캥거루의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을 한 유명 스포츠인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해 눈길을 끈다. 데일리메일 호주판에 따르면, ‘서핑의 황제’로 불리는 미국의 서핑선수 겸 배우 켈리 슬레이터(47)는 5일 인스타그램에 호주의 어느 평원에서 새끼 캥거루 한 마리가 철조망에 걸려 산불을 피하지 못하고 새까맣게 타서 숨진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을 올렸다.서핑 세계선수권에서 11차례나 우승한 경력을 보유한 이 유명 선수는 해당 사진과 함께 지난 몇 달간 호주 일대에서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산불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호주. 난 사진 한 장이 (호주 산불에 관한) 두려움과 참사를 더 간결하게 요약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난 전문가가 아니지만 산불에 대한 잘못된 관리와 수자원이 전반적으로 가뭄에 직면해 있는 것이 이번 참사를 일으키는 데 관여했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단 산불이 진압되면 지금껏 계속된 재난에서 중요한 교훈과 밝은 희망을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내가 어렸을 때 가장 무서워했던 것 중 하나가 화재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내 어머니는 소방관이었다”면서 “사람들과 동물 친구들이 안전하게 피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26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슬레이터의 게시물은 금세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 지금까지 17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사용자가 추천의 의미로 ‘하트’를 눌렀고, 댓글창에는 1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미국 플로리다주 출신인 슬레이터는 호주와도 오랜 인연이 있다. 그는 15년간 해변들이 가까이 있는 시드니 북쪽 아발론에서 파트타임 일을 하며 살았고, 그후 20여년간에는 매해 서핑 세계선수권에 참가했다. 사진=켈리 슬레이터/인스타그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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