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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투, 물가상승 새 변수로

    춘투, 물가상승 새 변수로

    물가 상승에 의해 높은 임금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와 복수노조 실시 등과 관련한 노동계의 춘투(春鬪)가 물가 상승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임금이 노동생산성이 아닌 기대 물가상승률에 따라 높게 인상될 경우 과도한 임금 인상이 또다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우려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올들어 지난 10일까지 노·사의 협약임금 인상률(상용직)이 4.6%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5%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13일 밝혔다. 한국노총이 9.4%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005년 이후 최고치인 3.5% 인상률을 제시한 데 비해 아직까지 임금 인상률은 안정적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임금협상을 타결한 사업장은 6.8%(4월 10일 기준)에 불과하다. 또 임금 인상을 부추기는 요소도 많다. 공무원 임금이 5.1% 올랐고,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1%에 달했다. 이미 지난해 경기회복의 여파로 초과급여(연장근무, 특근 등)는 2009년보다 19.3% 상승한 바 있다. 정액급여(8시간 기준)는 4.5% 상승했다. 가장 중요한 변수는 춘투다. 사업장에 따라 타임오프나 복수노조를 정부안대로 시행하는 대신 높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 수 있다. 정부의 대·중소기업 상생, 공정사회 정책에 따라 비정규직 임금 인상폭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 한국노총은 20.5%, 민주노총의 24%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임금 상승이 인건비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정부는 임금이 10%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는 3.2%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노동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4.5%, 물가상승률 전망치 3.9%, 노동연구원의 취업자 증가율 전망치 1.2%를 기준으로 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임금상승률은 7.2%다. 정부 관계자는 “대기업·공공기관이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중소기업·하청 근로자를 배려해 물가에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임금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물가 잡으려면 선제적 금리인상 필요하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기준금리를 현행대로 연 3.0%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올 들어 두 차례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 영향과 국내외 여건변화 추이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그러면서도 “기준금리 정상화 과정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는 말로 조만간 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임을 시사했다. 통화당국으로서는 금리 인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급격한 금리 인상이 몰고올 서민가계의 이자 부담과 경기회복세에 미칠 파장 등을 감안해 한 템포 늦추기로 결정한 것 같다. 하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7%나 올라 3개월 연속으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 상한인 4%를 넘어섰다. 경기상승으로 인한 수요 압력과 국제 원자재값 불안,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등을 감안하면 물가는 앞으로도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제통화기금(IMF)은 그제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작년에 내놓은 전망치보다 1.1%포인트나 높여 4.5%로 상향조정했다. 한국경제의 최대 과제가 물가안정임을 지적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이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려면 금리를 과감하게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우려보다는 부채 증가 억제가 더 시급하다고 본 것이다. 통화당국은 대내외 여건과 경제주체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지만 물가상승 속도보다 금리 대응이 한 박자 늦지 않으냐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이를 반영하듯 어제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시장금리는 소폭 올랐다. 따라서 통화당국은 시장 안팎에서 울리고 있는 경고음에 귀 기울여야 한다. 성장 감속에 따른 비난을 감수하겠다는 각오로 물가안정의 파수꾼이라는 본연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저금리-고물가로 돈 빌리는 것이 이익인데 어찌 통화팽창과 물가불안을 막을 수 있겠는가. 오늘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물가안정의 의지를 보다 분명히 천명하기 바란다. 물가불안이 우리 경제의 근간을 흔들기 전에 선제적이고도 과감한 금리 대응과 유동성 억제책을 촉구한다.
  • IMF “올 한국 물가상승률 4.5%로 상향”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의 물가 상승률을 4.5%로 예측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소비자물가가 4.4% 오른 것임을 감안하면 정부의 기대와 다르게 하반기에도 물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된다는 의미다. 다만 내년에는 물가 상승률이 3.0%에 그칠 것으로 봤다. IMF가 11일 발표한 ‘2011년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4.5%, 내년에는 4.2%로 전망됐다. 지난 1월 전망과 동일하다. 반면 올해 물가상승률은 지난 10월 전망치 3.4%보다 무려 1.1% 포인트나 상승한 4.5%로 예측했다. 정부의 올해 물가 안정 목표는 3% 수준이다. 우리나라 물가 전망치를 크게 높인 이유는 유가 상승과 경기회복 단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과 시장 과열 때문이다. 특히 IMF는 올해 평균 유가를 배럴당 107달러로 예측했다. 지난 1월 전망한 90달러보다 17달러나 높였다. IMF는 2012년에도 유가가 배럴당 108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 4.4%, 내년 4.5%로 발표하고,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단, 올해 물가상승률은 선진국의 경우 1.3%에서 2.2%로, 유로 지역은 1.5%에서 2.3%로, 신흥국은 5.2%에서 6.9%로 각각 높여서 전망했다. 주요 국가 중 대지진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일본의 올 해 경제성장률은 1.4%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내년에는 복구 수요 등으로 0.3% 포인트 상향한 2.1%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은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유가 상승, 부동산 시장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예상치인 3.0%에서 2.8%로 내렸다. IMF는 유가 상승과 일본 대지진 등이 세계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오바마 2012 美 재선도전 3대 관전포인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출마 서류를 제출하는 것으로 2012년 재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 여론조사에서 오바마의 지지율은 51%(반대 46%)로 나타났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는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암초는 지지부진 경제회복·재정적자 걸림돌 4일 오후 백악관 후문 앞 광장. 한 시민이 ‘전쟁에 돈 쓰지 말고 일자리나 만들어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곳으로부터 150여 m 떨어진 곳에 자리한 상공회의소 건물 벽에는 큼지막하게 ‘JOBS’(일자리) 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있다. 유권자들이 2008년에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뽑은 동기는 극심한 경기침체였다. 역으로 재선에서 오바마가 패한다면 그것도 경제 때문일 공산이 크다. 이미 유권자들은 지지부진한 경기회복에 대한 불만을 2010년 중간선거에서 드러낸 바 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걸프전 승리의 영예에도 불구하고 재선에서 패한 이유도 경제난 때문이었다. 당시 클린턴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슬로건으로 부시를 녹다운시켰다. 오바마가 리비아 전쟁에 말려들지 않으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넉달 사이 실업률이 1%포인트 하락하는 등 개선되고 있지만 속도는 여전히 느린 편이고 주택압류 사태도 답답하다. 그나마 주가와 수출 등은 양호한 편이다. 공화당은 천문학적인 재정적자 문제를 들먹이면서 오바마의 ‘치적’인 건강보험 예산을 흔드는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참모는 ‘좌장’ 메시나 ‘오바마 입’ 기브스 핵심 오바마는 재선 캠프를 2008년 대선의 공신들로 구성했다. 좌장은 짐 메시나 전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이 맡았다. 2008년에 후보 비서실장으로 맹활약했던 메시나는 연초 백악관에서 물러나 캠프 일에 전념해왔다. 선거의 귀재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과 ‘오바마의 입’인 로버트 기브스 전 백악관 대변인도 캠프의 핵심이다. 줄리아나 스무트 전 백악관 사회담당 비서관은 정치자금 모금을 책임진다. 오바마 캠프는 역대 대선 사상 처음으로 모금액이 1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제니퍼 오말리 딜론 전 민주당 전국위(DNC) 사무국장은 바닥 조직 재건에 나선다. ‘오바마의 재사’인 데이비드 플러프 백악관 선임고문과 ‘오바마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발레리 자렛 백악관 수석보좌관은 오바마 곁에서 코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공화는 인물가뭄 속 롬니·페일린 등 10명 후보군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적은 공화당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그만큼 걸출한 인물이 없다는 얘기다. 10명 안팎이 거론된다. 지난해 공화당 대선후보 중 가장 많은 정치자금을 모은 미트 롬니 전 메사추세츠 주지사가 선두권에 있다. 침례교 목사 출신에 극우 보수주의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와 2008년에 부통령 후보로 뛴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도 유력 후보다. 서민 출신인 팀 폴렌티 전 미네소타 주지사와 1990년대에 이름을 날린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다크호스로 분류된다. 미 하원 티파티 코커스의 창립자인 미셸 바흐만 하원의원, 존 헌츠먼 전 주중대사,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공화당 주지사 연합회 의장인 할리 바버 미시시피 주지사, 론 폴 하원의원, 피자회사 사장 출신에 티파티 대변인이었던 허먼 케인 등도 후보군에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2월 산업생산 주춤… 경기 꺾이나

    지난 2월 산업생산이 전월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초 설이 영향을 미친 것이긴 하나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미래의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또한 3개월 만에 동반 하락세로 전환,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2월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 증가했지만 전월보다 2.3% 줄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1월 84.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한달 만에 82.5%로 2.2%포인트 하락했다. 자동차가 노사 분규로 조업이 차질을 빚고 의류 분야에서 한파로 봄 신상품 출시가 지연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 생산도 지난해보다 0.2% 늘어나는 데 그쳤고 전월에 비해서는 3.4% 줄었다. 구제역, 한파 등으로 인한 대외활동 위축으로 도소매와 음식숙박업이 부진했던 것이 원인이다. 소매판매는 전월 보다 6.1%가 감소했다. 건설업종은 부진세가 계속됐다. 건설 수주는 전월보다 2.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6.7%씩 줄었고 건설투자는 전월보다 8.5%, 전년 동월보다 19.2% 감소했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선행종합지수는 0.6%포인트씩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동행지수와 선행지수 항목 중 물가상승의 영향을 받는 지표들이 나빠지면서 지수가 동반 하락하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수 및 수출여건이 양호해 3월 이후 점차 안정적 경기회복 흐름을 되찾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유가 상승, 일본 대지진, 유럽 재정 위기 장기화 소지 등 불확실성이 커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사설] 금리인상 이후 경제정책 기조 확 바꿔라

    정부와 통화당국이 물가안정을 위해 시장에 강력한 시그널을 보냈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과천청사에서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경제문제, 물가문제가 가장 중요한 국정의 이슈”라며 물가안정을 국정 최우선 순위로 둘 것임을 명확히 했다. 동시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2년 3개월 만에 3%대로 복귀시켰다. 정부의 정책 목표가 물가임을 재차 확인한 것이나 통화당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한 것은 때늦었지만 잘한 일이다. 정부는 그동안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갈수록 치솟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5%, 물가목표 3%’라는 낡은 명제에 얽매여 운신의 폭이 좁았다. 그러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엊그제 “물가상승은 주로 공급 부문 충격에 기인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와 경기회복에 따른 물가 압력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물가 급등이 총수요 측면에서도 영향을 받고 있음을 털어놨다. 정부와 통화당국이 물가안정에 올인하겠다고 한 이상 성장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성장과 물가는 양립할 수 없는 관계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고환율·초저금리’의 거시정책 기조를 바꾸는 문제를 적극 검토해 볼 때다. 물가 불안과 해외발 악재에 대한 대응능력을 키우려면 여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특히 정부와 통화당국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는 한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를 잡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시장에서는 통화당국이 이번에 금리를 올린 것에 대해 ‘마지못해’ 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선제적이고 지속적으로 시그널을 보내줘야 시장도 정부의 의지에 대해 신뢰를 갖게 된다. 그래야 우려되는 인플레 기대 심리도 차단할 수 있다. 물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환율은 시장에 맡겨두는 게 낫다. 물가 안정을 위해 저환율을, 수출을 위해 고환율을 인위적으로 유도할 필요는 없다. 우려되는 가계부채에 대한 금리인상 효과는 양면적이다.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부채를 더 늘리지 않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 기존에 빚을 지고 있는 사람들은 이자부담이 가중된다. 따라서 가계부채의 연착륙을 위한 종합대책 등을 서둘러 마련해 금리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65세 노인기준 바꿔야 할 때… 임금 낮춰 정년연장을”

    “65세 노인기준 바꿔야 할 때… 임금 낮춰 정년연장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오는 11일로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서울신문은 8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KDI에서 현오석 원장과 단독으로 만나 경제현안의 해법과 KDI의 향후 연구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현 원장은 그간 젊은 KDI가 경제정책을 연구했다면 원숙해진 KDI의 연구는 복지, 노동, 교육, 정치, 문화 등의 분야를 넘나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선택적·보편적 복지의 논쟁 전에 1920년대에 정해진 노인의 기준인 65세가 현 시대에도 적용가능한지 학계 등이 본질적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물가 급등은 유가와 곡물가 등에 따른 것이므로 감내하는 것 외에 방법은 없다고 현실적 대답을 내놓았다. [복지] →우선 KDI의 40주년을 축하드린다. KDI가 이제는 경제정책 중심 연구에서 벗어나 복지, 노동, 교육 등의 정책 결정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동의한다. 정책이 과거와 달리 한 분야에서만 이뤄지지 않고 여러 분야를 넘나든다. 복지, 노동뿐 아니라 정치, 문화 등도 연구 영역이 돼야 한다. 사실 국책연구기관인 KDI의 역사는 우리나라 경제정책 변화와 맥을 같이해 왔다. 이제는 G20 회의를 개최하는 등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의 룰 세터(rule setter) 역할을 하면서 글로벌 시각의 연구가 필요하다. 정부가 정책을 만들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연구를 하는 기관이 될 것이다. →연구 영역이 넓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최근 선택적·보편적 복지 논쟁 중 어느 쪽이 맞나. -선택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를 논하기 전에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 노인의 나이 65세는 그렇게 생존하는 것이 희귀했던 시대에 만들어진 기준이다. 지금은 1200만원을 들이면 인공관절로 활동할 수 있는 세상이다. 전문가들은 곧 인공관절 200만원 시대가 온다고 한다. 미국에서도 노인의 기준을 재정립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도 학계를 중심으로 신체 활동이 힘들고 정신적으로 시대를 못 따라가는 이들을 노인이라고 볼 때 65세 기준은 분명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기해야 한다. →반론도 많을 텐데. -물론이다. 지하철 무임 승차 기준만 변경하려 해도 논란이 일 것이다. 그만큼 많은 논의와 이견 조율 과정을 거쳐야 한다. 다만 생애기준이 달라진 점은 확실하다. 과거에는 20년 공부하고 30년 일하면 정부가 노후 10년을 책임졌다. 이제는 25년 공부하고 40년 일한 뒤 학교로 돌아와서 인생 제2막을 책임질 기술 등을 공부한 뒤 10년을 더 일해야만 정부가 나머지 노후 10년을 도와주는 형태로 가고 있다. 재정의 어려움은 모든 국가의 숙제다. 결국 복지는 빈곤층, 배우자 없는 노령층 등 가장 필요한 계층에 한정적 재정을 먼저 투입하는 형식이 돼야 한다. 무료 복지보다 노인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정년 연장 논의는 청년실업 문제가 걸린다. 따라서 고령자 임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이런 주제는 학계 등에서 자꾸 제기해야 한다. 정부나 정치권은 표를 의식해 제기하기 쉽지 않으니 말이다. [물가] →우리나라의 경제 현안 중 가장 우려하는 것은 무엇인가. -역시 물가다. 성장은 정부 의지로 다소 조율할 수 있지만 물가는 아니다. 한번 오르면 짜버린 치약과 같이 돌아오지 않는다. 유가나 국제 원자재 가격의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감내할 수밖에 없다. 임금이 따라 오르거나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리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로 이어지면서 물가가 또다시 오르는 악순환이 올 수 있다. →정부가 ‘3% 물가·5% 성장’의 정책목표를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은데. -KDI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4.2%, 물가는 3.2%로 예상하고 있다. 연말이 되면 경제성장률과 물가 모두 조금씩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경제성장률 부분에서 미국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나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해 12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4%로 예상했는데 이달에 3%로 올렸다.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의 효과가 나타나고 가계저축률이 5%로 올라섰다. 소비 쪽으로 수요가 풀리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하다. 게다가 달러도 약세여서 수출에 도움을 주는 것도 있다.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높아지면서 우리 경제성장률도 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물가가 3%대에서 유지되느냐가 관건일 텐데. -그렇다. 2008년 유가 폭등과 비교해 물가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좀 다른 측면이 있다. 우선 북아프리카 사태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하고 있다. 또 중국 등이 경제성장을 완화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원유에 대한 수요도 주춤할 수 있다. 결국 유가의 하반기 추이에 따라 3%대 물가 유지가 아예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금리] →1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 수준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보는지. 일부 학자들은 1978년 2차 오일쇼크 때 금리정책으로 물가를 잡았던 역사적 교훈이 있다고 주장하는데. -사실 1970년대 오일쇼크와 이번 사태는 상황이 다르다. 오일쇼크 때는 중동 국가들이 원유 생산량을 줄여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치솟았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발달된 현재는 현물 선호 현상과 가격 상승 기대 심리 때문에 가격이 오른 것이다. 우리나라 금리가 낮은 수준인 것은 맞다. 그럼에도 정책과 연결해 생각하면 금리 인상 시기를 잡는 것이 어렵다. 지난 3년간은 경기 진작이라는 하나의 목표가 있었지만 지금은 경기회복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도 잡아야 한다. 구조조정도 하고 재정 부족도 감안해야 하고 복지 지출도 고민해야 한다. 물가 생각하면 금리를 올리면 되지만 유가가 오르면서 경제에 찬물을 끼얹으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 →중국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향후 5년간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정책 목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파급 효과는.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다고 본다. 중국은 우리의 제1수출국이고, 수출품 중 80%가 부품과 소재다. 우리나라 수출품의 절반은 중국에서 소비되고 나머지 반은 완성품이 돼서 세계로 수출된다. 중국이 수출하는 완제품 중 절반을 우리나라가 되사온다. 향후 우리나라의 중요 기술을 중국이 계속 가져갈 것이고 우리는 중국을 질적 성장에서 앞서가야 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약력 ▲1950년 충북 청주 출생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미 펜실베이니아대학원 경제학 박사 ▲재정경제부 예산심의관·경제정책국장·국고국장, 세무대학장,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원장,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 弗 지고 銀 뜬다

    弗 지고 銀 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 가치는 떨어지고 은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 정부의 유동성 완화 정책으로 미국의 나랏빚이 급증하자 안전자산으로서의 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우선적 원인이다. 경기회복으로 은에 대한 산업 수요도 늘어나지만 생산은 한정돼 있어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6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은은 1온스(약 28g)당 지난 4일 2.9%(1달러) 올라 35.3달러를 기록했다. 하루 동안 상승률로는 1980년 3월 6일 이후 최고치로, 2월 한달 동안 5.63달러(20%)가 오른 것보다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이에 따라 금·은 교환비율은 41로 1998년 2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교환비율이 낮아진다는 것은 금값에 비해 은값의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달러 약세’ 스위스 프랑 가장 큰 혜택 이원재 SK증권 연구원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없었더라면 교환비율 하락이 더 빨리 진행됐을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은이 금과 함께 화폐로 통행되던 19세기 후반, 교환비율은 15를 기록했었고 은 가격 조작사건이 발생한 1980년 1월에는 온스당 48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은값 상승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달러가치 하락으로 금이 안전자산으로 선호되면서 금보다 싼 은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또 은은 전자부품, 의료기기 등 산업용 수요가 전체 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경기가 회복되면 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은은 아연, 연 등 다른 금속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공급 확대가 제한적이다. 반면 달러는 다른 통화에 대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미 달러당 스위스 프랑화 환율은 0.920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0.9230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지 거래일 6일 만의 기록 경신이다. 스위스프랑은 유럽의 재정위기가 불거진 지난 연말에도 강세를 보인 바 있다. 미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리비아 사태로 촉발된 중동발 불안이 확산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늘어나면서 스위스프랑이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엔화, 유럽연합의 유로화에 대한 최저환율 경신도 점쳐지고 있다. ●S&P “美 신용등급 내릴수도” 달러 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의회에 서한을 보내 국가채무 한도를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서한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미국의 나랏빚은 14조 250억 달러(1경 5820조원)로 의회가 정한 나랏빚 한도와의 차이가 3350억 달러에 불과, 올해 3~5월에 한도를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94% 수준이다. 미국은 재정적자 외에도 경상수지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결국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 정부가 나랏빚에 대해 신뢰할 만한 장기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음을 경고한 상태다. 고희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미 정부 채무 급증은 미국의 대외 신인도 하락과 달러가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재정부 “공산품 유통구조 개선”

    정부는 최근 경기회복으로 구매 수요가 늘어나면서 공산품 가격이 오를 것에 대비해 공산품 유통 구조 개선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4일 과천청사에서 열린 물가안정대책회의에서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요인이 나타나고 있고, 국제유가도 불안정성이 당분간 지속돼 향후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단기적 물가안정 노력과 함께 농산물과 공산품 유통 구조 개선, 정보공개 확대 등 9개 분야에 대한 구조적 제도 개선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물가불안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구조적 개선 노력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임 차관은 “공산품 분야에서는 서민생활과 밀접한 품목에 대해 유통구조를 분석하고 상반기까지 개선하기로 했으며 이와 관련해 용역까지 맡긴 상태”라고 밝혔다. 임 차관은 또 “석유 태스크포스(TF)에서는 가격 구조의 합리성을 따져보고 경쟁촉진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3월말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공산품 유통구조 개선 등 9개 과제에 대한 추진일정표를 만들어 앞으로 물가안정대책회의를 통해 점검하고, 경제정책조정회의에 보고해 장관들이 직접 추진 상황을 점검하도록 할 계획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골목 상권에는 여전히 찬바람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1월 산업 생산이 모두 지난달보다 증가했다. 경기동행지수가 2개월 연속 상승했고 선행지수도 1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소매판매도 지난달보다 늘어났지만, 골목 상권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불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1월 광공업 생산은 수출호조와 내수회복에 힘입어 전월 대비 4.6%, 전년 동월 대비 13.7% 증가했다. 전월 대비 기준으로 2009년 9월(4.6%) 이후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월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전월 대비 2.7%포인트 오른 84.8%로 관련 통계 작성(80년 1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백화점·대형마트 판매 9~10% 증가 1월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 도·소매업 실적 개선으로 전월 대비 1.5%, 전년 동월 대비 4.6% 증가했다. 소매판매도 신차 출시, 명절 수요 등으로 내구재(6.1%)·비내구재(4.5%)·준내구재(1.9%) 판매가 모두 호조를 보여 전월 대비 4.3%, 전년 동월 대비 10.8% 증가했다. 그러나 소매판매 업태별로는 1월에 불어닥친 한파 영향으로 편의점(-2.0%)과 슈퍼마켓(-0.8) 판매가 부진했다. 특히 슈퍼마켓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로도 2.6% 감소했다. 반면 2월 초 설 명절 수요에 힘입어 백화점은 9.0%, 대형마트 등은 10.0%나 판매가 크게 증가했다. 대형 상권에 밀려 골목 상권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1.1%포인트 올라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해 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전월보다 0.2% 상승하면서 1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1월말 명절 수요… 2월 지켜봐야” 재정부 관계자는 “수출과 내수 호조가 이어지면서 각종 경기지표도 2009년 하반기의 빠른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경기를 제대로 반영했다.”면서도 “명절 수요가 있어 1월 말에 생산을 확대했고, 국제유가 급등과 구제역 사태 등이 2월 지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공산품 가격發 ‘물가 쓰나미’ 오나

    공산품 가격發 ‘물가 쓰나미’ 오나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 확산 등 불안정한 중동 정세 영향으로 두바이유 현물 거래가격이 지난 2일 배럴당 110달러에 육박한 109.04달러를 기록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2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102.23달러로 100달러선을 돌파했다. 지난달 18일 이후 보름이 지나도록 유가가 안정되기는커녕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공산품 가격도 급등하기 시작했다. 혹한과 구제역 탓에 천정부지로 치솟던 농축산물 가격은 봄이 되면 안정을 되찾을 전망이다. 하지만 유가 급등으로 다음 달부터 공산품 가격 급등이 예상되고 있고, 공산품 가격은 농축산물보다 훨씬 충격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말 그대로 ‘물가 쓰나미’다. 2월 농축수산물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2월보다 17.6% 올랐다. 배추는 94.6%, 돼지고기는 35.1% 급등했다. 하지만 구제역의 소강상태와 공급을 늘리는 정부의 정책으로 이미 조금씩 가격이 안정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7일 500g에 1만 1773원에 달하던 돼지고기의 소매가격은 이달 2일부터 1만원 이하로 가격이 떨어졌다. 배추 역시 지난달 3일 한 포기 5014원에서 이날 4590원으로 내렸다. 평년 가격(돼지고기 7020원, 배추 2320원)보다는 아직 높지만 농수산식품은 수요가 거의 일정하기 때문에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르고 공급을 늘리면 안정된다. ●천정부지 치솟던 농축산물 안정세 문제는 유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는 공산품 가격이다. 공업제품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 2.1%에서 지난달 5.0%로 급등했다. 서울 강남구를 중심으로 일부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ℓ당 2100원을 넘어섰다. 게다가 경기회복에 따라 구매 수요도 늘기 시작하면서 기업들이 공산품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유가 상승의 2차 파동이다. 정부 관계자는 “그간 원자재 등 공급 물가가 주요 원인이었는데 근원 소비자물가가 3.1% 오르는 등 수요가 늘어나면서 물가가 오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아직은 공급 측면이 크지만 양쪽을 다 막아야 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법은 중동사태 진정에 달려있어 하지만 공산품 가격 상승을 막는 방법은 마땅치 않다. 정부가 갖고 있는 공급 확충 능력은 제한적이다. 기업과 지자체에 최대한 협조를 구한다고 하지만 가격 억누르기는 결국 하반기에 ‘풍선효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반기에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을 기다리고 있다. 지자체들은 유류 등 원자재가 상승으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세청은 지난달 1~19일 수입된 10대 원자재 중 구리, 알루미늄, 니켈, 밀, 원당 등 5개 품목의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결국 근본적인 해법은 중동 사태가 진정되고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지만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산품의 경우 수요 증가와 가격을 올려도 되겠다는 기업의 욕구가 맞물리면 물가가 크게 오르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정부는 유가가 연평균 100달러를 넘어서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하지 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작년 하반기 ‘소득 하위20%’ 엥겔계수 22.5%… 6년만에 최고

    작년 하반기 ‘소득 하위20%’ 엥겔계수 22.5%… 6년만에 최고

    “지난해에는 배추 1포기가 1만원을 넘더니 이번엔 삼겹살 1근(600g)에 1만 2000원이라니 말이 됩니까.” 서울 신림동에 사는 가정주부 이모(43)씨의 가정은 지난달 총수입 130만원 중 110만원을 지출했고, 이 가운데 식료품비만 24만원(21.8%)이 들었다. 이씨는 “음식 재료를 구입하는 비용은 늘었는데 물가 상승으로 식탁은 점점 부실해진다.”면서 “금융위기 때도 20만~21만원이면 식재료를 샀는데 초등학교 고학년이 된 아들의 학원비를 줄여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1분위(소득 하위 20%)의 엥겔계수는 22.5%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총 지출이 100만원이라면 이 중에 22만 5000원을 식료품과 주류를 제외한 음료를 구입하는 데 사용했다는 의미다. 엥겔계수가 높을수록 살림이 힘들어졌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1분위의 엥겔계수는 2004년 하반기 23.2%를 기록한 후 2009년 하반기 21.4%까지 꾸준히 감소하다가 지난해 하반기에 1.8%포인트 반등했다. 지난해 하반기 전체 가구의 엥겔계수가 14.7%로 2009년 하반기(14.1%)보다 0.6%포인트만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물가가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소득층 생계에 더 큰 충격을 준 셈이다. 5분위(소득 상위 20%)와 4분위(소득 상위 40%) 엥겔계수도 2009년 하반기보다 각각 0.8%포인트, 0.3%포인트씩 늘어났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엥겔계수 상승에 고소득자도 예외가 아니었던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생필품 물가 급등에 정부가 추석물가대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확산 심리의 확대에 이어 배춧값 파동, 구제역 등이 발생해 물가가 잡히지 않고 있다.”면서 “물가 급등으로 식료품 구입량은 이전과 같아도 지출이 늘어 저소득층의 엥겔계수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가계의 월 평균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을 물가 효과를 없앤 실질가격 기준으로 따져보면 물가가 급등한 농수산품의 경우 실제 지출은 감소했다. 지난해 가격이 35.2% 급등한 채소(채소가공품 포함)의 지출은 명목 기준으로 전년보다 22.9% 급증했지만, 실질 기준으로는 오히려 3.3% 줄었다. 과일도 가격이 12.4% 급등해 명목 지출은 6.9% 늘었지만 실질 지출은 3.7% 감소했다. 신선 수산물도 명목 기준으로는 1.9% 증가했으나 실질 기준으로는 7.5% 줄었다. 저소득층의 엥겔계수는 올해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로 복귀했고, 신선식품 물가는 30.2%가 급등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농축산물 물가 불안정에 대해 지난해와 달리 즉시 공급을 늘리는 체계로 정책을 전환해 지난해와 같은 급등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방콕 컴콕’ 경기회복세로 여행·레저 사이버쇼핑 급증

    ‘방콕 컴콕’ 경기회복세로 여행·레저 사이버쇼핑 급증

    지난해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사이버 쇼핑이 크게 늘었다. 그중에서도 주로 여행과 레저 등 여가 생활을 위한 사이버 쇼핑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연간 및 4분기 전자상거래 및 사이버쇼핑 동향’에 따르면, 2010년 연간 사이버 쇼핑 거래액은 25조 1550억원으로 전년(20조 6430억원)보다 약 21.9% 증가했다. 이는 2006년(26.1%)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상품군별 거래액을 살펴보면, 생활·자동차용품은 2조 5720억원으로 전년(1조 9590억원)보다 무려 31.3% 증가했다. 스포츠·레저용품은 1조 760억원으로 전년(8440억원)보다 27.5% 증가했고, 여행 및 예약서비스는 3조 3970억원으로 전년(2조 670억원)보다 27.2% 늘어나는 등 주로 여가생활 부분에서 증가폭이 컸다. 네티즌들이 방 안에서 이뤄지는 인터넷 서핑을 통해 오히려 야외 활동을 위한 상품을 구매한 셈이다. 기업 간(B2B) 전자상거래 등 모든 전자상거래 총 거래액은 약 823조 5990억원으로 전년(672조 4780억원)보다 22.5% 증가하는 등 빠른 성장세를 회복했다. 전년 대비 총거래액 증가율은 2005년 14.1%, 2006년 15.4%, 2007년 24.9%, 2008년 22.0%로 꾸준히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지만,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6.7%로 크게 낮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2009년 증가율이 매우 낮았던 점 때문에 기저효과가 발생했다. 전자상거래가 이례적으로 증가했다기보다는 글로벌 위기 이전 정상상태로 돌아갔다는 표현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보면 B2B 전자상거래액이 746조 3460억원으로 90.6%를 차지, 전년 대비 25.9%의 증가율을 보였다. 기업·소비자 간(B2C) 거래액은 15조 9570억원으로 32.5% 증가했고, 소비자 간(C2C) 거래액은 8조 5240억원으로 6.4% 늘었다. 그러나 기업·정부 간(B2G) 거래액은 52조 7720억원으로 11.2% 줄었다. B2G가 감소한 것은 처음으로 건설공사 계약이 전년보다 6조 3000억원 줄었기 때문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작년 4분기 실질소득 5분기만에 ‘마이너스’

    작년 4분기 실질소득 5분기만에 ‘마이너스’

    지난해 가계소득 실질 증가율이 최고 수준을 나타냈지만 물가 상승과 추석 효과 등으로 지난해 4분기는 실질소득이 5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면서 해외 여행이 급증, 지난해 단체여행 지출이 전년보다 63.4%나 늘어난 반면 학원·보습교육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처음 감소세를 보였다. 소득 분배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는 모두 개선됐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0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 월평균 소득은 363만 2000원으로 전년보다 5.8% 늘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은 연간으로 2.8%가 늘면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3년 이래 가장 높았다. 반면 4분기만 보면 1.2%가 감소, 5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분기 실질소득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비교 시점인 2009년에는 4분기에 추석이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3분기에 낀 데 따른 명절 기저효과가 컸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때 시작된 물가 상승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28만 7000원으로 전년보다 6.4% 늘었다. 항목별로 보면 물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이 월 31만 6900원으로 6.5% 늘었고 이 중에서도 채소 및 채소가공품은 22.9%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파 등 이상기후에 따른 가전 및 가정용기기에 대한 소비도 늘어 월 2만 1700원을 지출, 전년보다 25.2%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 회복에 따라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가구당 월 1만 9500원을 단체여행경비로 사용, 전년보다 64.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교육 비용인 학원·보습교육은 월 17만 6500원 사용으로 전년보다 2.4% 줄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학원·보습 교육은 1998년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라며 “교육과학기술부가 학원 단속을 강화하고 방과후 학교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라 통신 서비스 이용량이 크게 늘면서 통신서비스 지출이 월 평균 13만 6700원에 달했다. 전년보다 4.8% 늘어난 것이다. 소득분배 지표는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가처분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0.310으로 전년(0.314)보다 낮아졌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가 낮다는 뜻이다. 지니계수는 2006년 0.306, 2007년 0.312, 2008년 0.314 등으로 매년 상승하다가 2009년 0.314로 상승세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소득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소득5분위 배율은 5.66배로 전년(5.75배)보다 개선됐다. 상대적 빈곤율도 14.9%로 전년(15.3%)보다 0.4%포인트가 하락하면서 2007년(14.8%) 이래 가장 낮았다. 전경하·황비웅기자 lark3@seoul.co.kr
  • [이명박대통령 취임 3주년] 여 “실용외교·경제 조기회복 결실” 야 “친서민은 말뿐… 역주행 3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 3주년의 공과에 대한 여야의 반응은 확연히 달랐다.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의 외교 및 경제적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남은 임기 2년 동안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면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3년을 ‘악몽’이라고 표현하며 혹평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실용외교’의 결실이 미국·유럽연합(EU)·인도·페루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한 거시경제정책 공조,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금융규제 개혁 등 다양한 의제를 통해 성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배은희 대변인은 경제 분야 성과에 대해 “2008년 취임 직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응한 결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경기회복을 보였으며, 지난해 우리 경제는 8년 만의 최고성장률 6.1%를 달성하면서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대로 복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이명박 정부 3년은 역주행 3년이고 민생을 무너뜨리고 절망시킨 기간이었다.”면서 “친(親)부자·친대기업, 반(反)민생·반민주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차영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내세운 국정운영의 화두들을 언급하며 “‘실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퇴행적 이념에 집착했고, 환경파괴의 4대강 공사를 보며 ‘녹색성장’을 따지는 것은 우습게 됐다.”면서 “‘친서민’은 말뿐이고 ‘공정사회’는 갈수록 불공정해지는 현실만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물가잡기용 금리인상 효과 낮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하성근(연세대 교수) 한국경제학회 회장은 물가상승 억제를 위해 정책금리를 추가로 올리는 것은 유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이날 중앙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정기총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하 교수는 “정책금리를 집중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총수요를 관리하려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으며, 인상을 하더라도 먼저 이해득실을 신중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는 것은 유효성에 다소 제한이 있을 것”이라면서 “가계부채가 많으므로 정책금리 인상이 가계금융 부실을 낳을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장에 약간의 제약이 있더라도 올 상반기에는 정부가 물가관리에 치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 교수는 “물가상승을 막는 데에는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올 상반기에는 정부가 물가상승 압력 대처에 총력을 기울인 뒤, 하반기에 물가상승 압력이 줄어들면 성장에 치중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5% 성장 목표와 관련, 그는 “신흥시장국의 빠른 경기회복세를 타고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므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원화가치 상승 압력이 계속돼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국제 원자재·곡물값 폭등 지속 1월 4~7%↑… 물가불안 가중

    국제 원자재값이 계속 뛰어올라 공급 측면의 물가 불안이 우려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8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올해 1월 비철금속·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전월에 이어 상승세를 보였다. 이상기후 등으로 생산량은 줄어든 반면 세계 경기 회복으로 수요는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비철금속은 니켈, 구리 등에 대한 중국의 수요 증가로 수급 불안이 우려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니켈은 전월 대비 6.2%나 뛰어올랐고, 납은 5.7% 올랐다. 구리와 주석도 각각 전월 대비 4.8% 상승했다. 국제 곡물가도 아르헨티나, 호주 등 주요 산지의 생산 차질이 우려되면서 상승세가 지속됐다. 옥수수가 전월보다 7.3% 올라갔고, 대두는 5.7% 오르는 등 대부분 품목이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급 측면의 불안이 전반적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기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급 측면의 물가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지난달 13일 시행한 물가안정종합대책의 추진실적을 점검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공급 부문 불안요인으로 물가가 올랐지만, 수출과 내수 등 실물 경기 회복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소매판매는 취업자 증가에 따른 실질구매력 증가, 양호한 소비자심리 지속, 유통업 매출 등 속보지표 동향 등을 감안할 때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 호조세로 향후 생산 증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소비증가, 주식시장 상승세, 수출 호조 등으로 완만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CEO 칼럼] 또 하나의 새로운 봄을 기대하며/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CEO 칼럼] 또 하나의 새로운 봄을 기대하며/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이번 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 유난히 추웠다. 많은 사람들이 지구온난화에 익숙해지면서 “이제 겨울은 더 이상 춥지 않을 거야.”하는 믿음을 가졌는데, 이번 동장군은 어찌 그리 혹독한지! 한반도가 지구온난화의 영향권에 놓이면서 여름에는 열대성 폭우가 빈발하고, 동해안에는 더 이상 냉대성 어류인 명태를 찾기가 힘들어졌으며, 사과의 재배한계선이 강원도까지 북상했다. 심지어 서해안에서는 상어가 출몰하기도 해 ‘조스’의 악몽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다. 이상기후에 익숙해질 법도 한데 한달가량 지속된 영하 10도 이하의 강추위를 심정적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학계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생긴 냉기류가 따뜻한 남쪽으로 떠밀려 내려오면서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가 모스크바 날씨보다 추웠다고 한다. 아마도 지구온난화라는 새로운 충격이 정착되어 가는 과정에서 예상외로 발생한 일이라고 짐작은 하지만, 삼한사온이 실종되면서 진정 봄은 올 것인가 하는 걱정이 슬그머니 생겨난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이상기후가 우주계의 순환법칙을 능가할 수는 없는 법. 사계절의 순환이 뚜렷한 한반도에서 혹독한 한파도 봄을 막지는 못했다. 입춘(立春)이 지나면서 봄은 어김없이 어느새 우리 곁에 살며시 다가왔다. 우리 경제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이상추위를 맞았지만 국민과 정부가 합심하여 견뎌냈고, 이제 경기회복이라는 완연한 봄 기운을 느끼고 있다. 2009년 0.2%라는 제로성장 상태에서 벗어나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상위권인 6.1%의 성장률을 달성했고, 올해도 5% 수준의 성장이 전망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대한민국의 대운(大運)을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이상추위처럼 혹독하게 찾아와 우리 경제에 시련을 안겨주었으나,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국민의 단합된 의지로 금융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했다. 재정정책은 역사 이래 국가가 행하는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 중 하나로서, 재정의 파급효과가 서민층에게 돌아가게 함으로써 국민을 하나가 되게 하는 효과가 있다. 역사상 성공적인 재정정책의 사례는 매우 많다. 1930년대 세계대공황시대에 미국의 테네시강유역개발계획(TVA) 등 뉴딜정책이 대표적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나라나 중국에서도 그 예를 찾기가 어렵지 않다. 중국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소동파(蘇東坡)는 항저우(杭州)자사로 재임 중에 가뭄과 연이은 홍수로 백성들의 삶이 곤궁해지자 이를 구제하기 위하여,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그 아름다움을 글로 옮겼던, 서호(西湖)에 남북을 가로지르는 긴 제방을 축조했다. 제방을 쌓아 홍수를 방지하는 한편 백성들의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었다. 소제(蘇堤)라고 불리는 이 제방은 지금까지도 소동파의 애민정신의 상징으로서 항저우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의 극복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쳤다. 경제위기 초기단계인 2009년도에 29조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하고, 기업과 금융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40조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을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설치하여 위기를 극복했다. 겨울이 춥지 않으면 병충해로 이듬해 농사를 망친다고 한다. 우리 국민과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혹한기를 내실을 다지고 경제 체질을 선진화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했다. 추운 겨울 뒤에 풍년이 드는 것처럼 우리 경제 또한 앞으로 더 크게 도약하면서 서민들이 고루 잘살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한다. 이제 새로운 봄이 오고 있다. 이번에 찾아온 봄은 예년과는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경제위기를 우리 힘으로 극복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 성취한 ‘새로운 봄’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값진 경험이 세계 모든 나라에 전달돼 그들도 우리처럼 위기를 극복해 ‘또 하나의 새로운 봄’을 맞기를 소망해 본다.
  • 대졸실업 사상최대

    대졸실업 사상최대

    지난해 대졸 이상 실업자가 35만명으로 사상 최대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경기 회복세와는 별개로 학력 인플레에 따른 ‘구직 눈높이’가 현실과 맞지 않아 발생하는 실업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이상 실업자는 34만 6000명으로 200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다. 2000년 대졸 이상 실업자는 23만명 수준이었다. 불과 10년 만에 11만 6000명이 늘었다. 대졸 이상 실업자는 2008년 26만 8000명으로 20만명 선이었으나, 글로벌 경제 위기가 터지면서 2009년 처음으로 30만명을 넘긴 32만 2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고졸 실업자가 지난해 42만명으로 2009년(43만 7000명)에 비해 1만 7000명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대졸 이상 청년층이 선호하는 공공기관, 대기업 등의 일자리는 외환위기 전인 1995년 412만 7000개에서 2008년 372만 4000개로 40만 3000개 줄었다. 반면 대학진학률은 1995년 51.4%에서 2008년 83.8%로 높아지면서 대학 졸업생은 33만명에서 56만명으로 23만명이 늘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원하는 대졸 청년층은 크게 늘었지만, 이들이 원하는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는 셈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대학 졸업생들은 눈높이가 높아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을 선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대기업이 뽑는 인원은 한정돼 있어 이들이 실업자가 될 수밖에 없었고, 지난해 경기회복세도 이들의 눈높이를 낮추지는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대졸 이상 남성 실업자는 20만 4000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학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취업률 공개를 내실화하고 현장 산학협력이 가능한 산업단지 캠퍼스 6곳을 올해 조성하는 등 인력 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작년 광공업생산 16.7% ‘껑충’… 제조업BSI 13개월만에 최저

    작년 광공업생산 16.7% ‘껑충’… 제조업BSI 13개월만에 최저

    지난해 산업생산(광공업생산)은 급속한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10년 만에 가장 크게 증가했다. 반면 경기선행지수는 12개월째 하락해 향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체적인 실물경제지표가 나아지고 있음에도 기업투자심리는 되살아나지 않아 정부의 올해 5%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큰 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31일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하고 지난해 광공업 생산이 전년보다 16.7% 늘었다고 밝혔다. 2000년 16.9%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지난해 서비스업은 2009년 대비 3.7%, 소매 판매는 6.7%, 설비투자는 19.9% 늘었다. 하지만 건설 수주는 19.7% 줄어 부동산시장의 침체를 반영했다. 지난해 12월 광공업 생산은 2009년 12월과 비교해 9.8% 증가했다. 17개월째 증가세다. 서비스업 생산은 2.1% 증가했다. 업종별로 보면 운수(12.3%), 금융·보험(8.2%),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7.9%) 분야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소매판매는 2009년 12월보다 4.3% 증가했다. 한파로 인해 수요가 늘어난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는 13%, 컴퓨터 및 가전제품 등 내구제 판매는 6.1% 늘었다. 반면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는 2.3%(전년동월대비)로 전월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12개월째 연속 하락세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1월 제조업체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90으로 13개월 만에 가장 안 좋았다. 지난 2009년 12월의 8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6개월째 기준치 100을 밑돌고 있다. BSI가 100을 넘으면 경기를 좋게 느끼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급속한 경기회복으로 산업생산이 늘어남에도 기업의 경기체감지수가 낮아진 것은 원자재 가격 등 물가가 주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BSI 설문에 참여한 전국 2436개 업체 중 경영 애로사항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은 제조업체가 전체의 23.6%로 가장 많았고, 내수부진과 환율문제가 각각 14.9%로 뒤를 이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생산지수 등 실물경기는 좋아지는데 기업의 투자심리나 근로자들의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것은 경기회복시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상황”이라면서 “정부의 정책이 아직 경제주체들에게 투자나 소비를 할 수 있는 경기상황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큰 경기 흐름은 일단 개선되는 쪽으로 가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단, 지난해 경제성장률 6.1%는 금융위기로 인한 기저효과가 있었지만 올해의 5% 목표는 심리적으로 시장을 안정시켜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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