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경계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물가변동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남양주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 임신준비
    2026-04-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8,116
  • ‘스마트폰이 사라진 학교’에 직접 가봤더니…[안녕, 스마트폰]

    ‘스마트폰이 사라진 학교’에 직접 가봤더니…[안녕, 스마트폰]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한다는 ‘포노사피엔스’(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를 뜻하는 신조어)가 넘쳐나는 시대. 스마트폰은 물론 중학교 3학년까지는 인터넷도, 고등학교 2학년까지는 휴대전화도 사용할 수 없는 ‘희귀 학교’가 있다. 디지털과 인공지능(AI)의 세계에서 아날로그를 쫓는 ‘부산발도르프학교’다. 지난달 18일 찾은 부산 남구 발도르프학교 교실에는 그 흔한 대형 스크린, 빔프로젝터, 컴퓨터도 없었다. 교실엔 나무로 만든 칠판과 하얀 분필이 놓여 있었다. 책상 위에는 교육용 태블릿PC 대신 학생들 각자가 직접 만든 종이 교과서가 펼쳐져 있었다. 2008년 출범한 이 학교에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94명의 재학생 모두 스마트폰을 소지할 수 없다. 독일 발도르프 철학에서 시작된 대안 교육은 구글·메타·애플 등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 임직원들이 자녀를 보내는 학교(캘리포니아 발도르프학교)로도 유명하다. 이 학교에선 고3부터야 스마트폰이 아닌 휴대전화만 가지고 다닐 수 있다. 노트북이나 인터넷 사용은 고1부터 가능하다. 이마저도 수업 목적이 아닌 소셜미디어(SNS)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은 철저히 제한된다. 영화는 최소 한 달 이상 간격을 두고 1년에 딱 6편만 볼 수 있다. 학생들은 음악도 아이돌이 부르는 대중음악보다 녹음되지 않은 라이브 음악을 주로 듣는다. 홍대환(18)군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아 학생들 스스로 만든 가이드라인”이라고 했다. 이곳의 교사들과 학생들은 ‘6인치’에 불과한 스마트폰 세상에 갇히는 걸 극도로 경계했다. 스마트폰 안에서 유통되는 자극적인 콘텐츠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의지가 수업 방식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만난 학생들은 ‘벼가 쌀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익히고자 맨발로 논에 들어가 못줄을 잡고 모를 심는 수업에 열심이었다. 유튜브 영상으로 보면 과정 전체를 이해하는 데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내용이다. 조용미(56) 교사는 “학생 스스로 내용과 의미를 체화할 수 있도록 고안한 수업 방식”이라며 “미디어로 접하는 건 간접적인 체험이다 보니 직접 경험하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태블릿PC가 아예 사라진 터라 쉬는 시간에 SNS나 유튜브를 보는 학생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주말에조차도 학생들은 다른 스마트 기기를 통해 OTT를 보거나 게임을 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가장 큰 일탈이자 재미는 친구들과 같이 노래방을 가거나 야구장에 가는 것이다. 학교를 떠나면 요즘 세상에 적응하기 어려운 건 아닐까. 이 질문에 교사와 학생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중3부터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 작동 원리 등을 배우며 개념을 모두 이해하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직접 분해하고 조립하는 수업도 있다. 파워포인트나 엑셀 등 각종 프로그램 활용법도 배우기에 정보화 기기 활용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물론 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스마트폰의 유혹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또래들이 SNS로 서로 소통하는 걸 잘 알아서다. 하지만 대부분 ‘지금 이 시기만이라도 스마트폰을 멀리하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고쳐잡는다. 김민채(18)양은 “가끔 또래 친구들이 부럽지만, 학교를 졸업하면 싫든 좋든 지금처럼 스마트폰을 완전히 떼어놓고 살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굳이 지금부터 스마트폰과 가깝게 지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학교를 졸업한 자녀를 둔 고모(45)씨는 “사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기기를 쓰는 능력이 떨어질까 하는 걱정도 했다”면서 “하지만 학교를 졸업해서도 스스로 조절하면서 필요할 때만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안심했다”고 말했다. ‘SNS에서 유행하는 것들을 해보고 싶지 않으냐’는 질문에 고3 권부경(18)양은 이렇게 답했다. “스마트폰을 처음부터 쓰지 않아서인지 SNS나 OTT가 그렇게 간절하지는 않아요. 스마트폰 안의 세상보다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지금의 내 세상에서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는 게 더 중요해요.”
  • [단독]“폰 걷어도 ‘디벗’으로 유튜브·게임”…초3부터 교육용 태블릿, 과의존 어쩌나[안녕, 스마트폰]

    [단독]“폰 걷어도 ‘디벗’으로 유튜브·게임”…초3부터 교육용 태블릿, 과의존 어쩌나[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야, 진짜 이렇게 빨리 뚫는다고? 1분 만에?”, “역시 우리 박사님!”, “오오~ 세준이가 가르쳐 준 대로 하니깐 유튜브 바로 되네.” 서울의 한 초등학교 5학년 교실. 학교에서 받은 교육용 태블릿PC ‘디벗’으로 유튜브 홈페이지에 접속한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디지털과 벗의 줄임말인 ‘디벗’은 서울 학생들에게 교육용으로 나눠주는 태블릿PC다. 지역과 학교마다 각기 다른 이름으로 보급된다. 애초에 교육용으로만 사용하도록 도입됐다. 당연히 유해 사이트나 학습용 외 게임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사용은 차단된다. 하지만 태블릿PC의 관리자 권한 설정을 변경하는 방법과 우회 접속 웹주소 등 ‘디벗 공략법’을 찾아온 임세준(가명·11)군은 그날 친구들의 영웅이 됐다. 세준이는 해외에 서버를 둔 가상 사설망(VPN)에 접속해 웹브라우저를 실행한 뒤 소셜미디어(SNS)나 유튜브에 우회 접속하는 방법을 친구들에게 알려줬다. “어려운 것 없다니까. 이걸 설치한 다음, 이 홈페이지에서 다시 유튜브 주소를 치면 된다고.” 삼삼오오 모여있던 반 아이들은 수업 시간보다 더 집중해 세준이의 ‘꿀팁’을 따라 했다. 아이들은 “세준이처럼 디벗 뚫는 애들은 한 반에 1~2명 정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에서도 ‘디벗 뚫기’, ‘디벗으로 게임하기’ 등으로 검색하면 교육용 태블릿PC로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일부 아이들은 태블릿PC의 펌웨어(하드웨어에 포함된 소프트웨어)를 초기화하거나 버전을 바꾸는 방식으로 아예 통제를 무력화시킨다. 대범하게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하기도 한다.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김모(51)씨는 “오후 10시 이후에는 디벗을 아예 사용할 수 없도록 설정돼 있는데, 반 아이 중 3분의 1은 설정을 무력화해서 새벽까지 게임을 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서울 성북구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 정모(11)양도 “아침에 스마트폰을 걷어가도, 수업 시간에 ‘디벗’을 받아서 바로 게임을 깔아서 하거나 유튜브를 보는 애들이 많다”고 했다. 코로나19 당시 비대면 수업 도구로 교육 현장에 보급되기 시작한 일부 스마트 기기가 SNS 감상과 게임용으로 사용되면서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와 스마트 기기 중독 심화를 부추긴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전·충북·경기 등 초3 이상 태블릿 100%…보관함은 상대적 저조 21일 서울신문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시도 교육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대전(120.1%), 충북(113.0%), 경기(107.4%) 등 3곳은 학생 수보다 스마트 기기가 더 많아 보급률이 100%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49.1%)을 제외한 16개 시도 교육청의 스마트 기기 보급률은 모두 50.0% 이상이었다. 전국적으로 보면, 지난해말 기준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전체 학생 수(443만 2257명) 대비 교육용 스마트 기기(350만 7823대) 보급률은 79.1%에 달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학부모 최모(48)씨는 지난해 2학기 학교에서 나눠준 ‘디벗’을 받은 뒤부터 중학교 2학년 아들과의 다툼이 부쩍 늘었다. 최씨는 “어쩔 수 없이 사준 스마트폰도 관리가 힘든데 ‘디벗’까지 들고 집에 오니 훈육할 거리가 2~3배 늘어났다”고 토로했다. 사교육으로 교육용 스마트 기기를 이미 경험한 일부 학부모들은 학습 효과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세 남매를 키우고 있는 조승호(50)씨는 “아이들은 오히려 종이 형태의 교과서나 문제집, 실제 수업이 더 집중이 잘 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학부모들은 교육용 스마트 기기를 학교 내에서만 쓸 수 있게 수업 후 반납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학교 3학년 딸을 둔 황모(45)씨는 “수업 시간 외에는 아예 디벗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학교 차원에서 보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아이들이 스마트 기기를 가정으로 가져가게 할지 말지에 대한 교육청의 일괄적인 기준은 없다. 개별 학교가 알아서 정한다. 또 수업 시간 외 스마트 기기를 보관할 공간도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학교도 많다. 서울신문이 각 시도 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대전·강원·경기·경북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스마트 기기 보관함 설치는 턱없이 부족했다. 전체 학급수 대비 보관함 설치 비율을 보면, 서울은 7.6%, 전남은 21.7%, 광주는 30.8%, 세종 46.3% 등이었다. 경남 교육청은 “앞으로 보관함 설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고, 충남 교육청은 “보관함이 있긴 하지만, 보관함마다 보관 대수가 달라 보급률 계산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내년 AI디지털교과서 도입에 초3·4 기기 지급…‘기초 학력’ 우려도 앞으로 학교에서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연령이 더 낮아지는 점도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내년부터 초3·4, 중1, 고1의 수학, 영어 등 과목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한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 기기 사용 연령은 초등학교 3학년까지 낮아진다. 전북의 한 초등교사는 “스마트 기기, 디지털 교과서가 기초 학습력 신장이나 아이들 교육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디지털 교과서는 다음달 검정을 거쳐 오는 11월 공개될 예정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 교육위 업무보고에서 “다양한 지적을 보완해 철저히 준비하겠다”면서 “(2028년까지) 3년 정도는 서책형 교과서와 AI 디지털 교과서를 병행하고 그 이후는 그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육부의 디지털 교과서 도입과 교육용 스마트 기기 확대에 반발하는 학부모들은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서 “도입을 유보해달라”는 청원을 제기했다. 이 청원은 지난달 27일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한 교육청이 개최한 ‘AI디지털 교과서 학부모 설명회’에서 만난 학부모 이모(43)씨는 “해외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스마트 기기 사용을 금지하기도 하는데, 진짜 아이들을 위한 방향을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디지털 교과서의 도입 시기나 대상 학년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습에 흥미가 없는 학생들은 교육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아직 충분한 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반상진 전북대 교육학과 교수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디지털 교과서를 급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이라며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 미국서 흥행 돌풍, 정이삭 감독의 ‘트위스터스’는 어떤 영화? [시네마랑]

    미국서 흥행 돌풍, 정이삭 감독의 ‘트위스터스’는 어떤 영화? [시네마랑]

    영화 ‘미나리’로 배우 윤여정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긴 한국계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의 신작 ‘트위스터스’(Twisters)가 북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 영화 흥행수입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트위스터스’는 전날 북미 4151개 상영관에서 개봉해 3220만달러(약 448억원)의 티켓 수입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의 첫날 티켓 수입(3300만달러)에 맞먹는 기록이다. 관람객 반응도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시네마스코어의 관객 평점 조사에서 ‘A-’(A+ 최고점에서 3번째)등급을 받았고, 영화 평점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팝콘지수 92%(100% 만점)를 기록했다. 쫓아라! 막아라! 살아남아라!, 영화 ‘트위스터스’ 영화 ‘트위스터스’는 1996년 개봉해 세계적으로 흥행한 ‘트위스터’의 속편이다.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원작 ‘트위스터’(1996)는 9200만달러의 제작비로 4억945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당시 수입을 오늘날 화폐가치로 환산하면 무려 1조3749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한 영화 ‘오펜하이머’의 총수입(1조3571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원작 영화 ‘트위스터’(1996)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트위스터스’는 제작 단계에서부터 주목받았다. 하지만 원작 팬들의 기대와 달리 정이삭 감독의 영화 ‘트위스터스’는 원작과 완전히 독립적인 이야기를 그린다.정 감독의 ‘트위스터스’는 폭풍 추격자들이 오클라호마 평원에서 강력한 토네이도에 맞서는 내용이다. 뉴욕 기상청 직원 ‘케이트’(데이지 에드가-존스)는 대학 시절 토네이도에 맞서다 소중한 사람들을 잃고 죄책감 속에 살아간다. 그런 그녀에게 옛 친구 ‘하비’(안소니 라모스)가 찾아와 토네이도를 소멸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오클라호마로 향한 ‘케이트’와 ‘하비’, 그리고 토네이도 카우보이라 불리는 유명 인플루언서 ‘타일러’(글렌 파월)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거대한 토네이도에 맞서게 된다.영화 ‘트위스터스’는 토네이도를 원작보다 더 무섭게 연출하면서도, 자연의 아름다움에 경의를 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개 재난영화는 인류가 쌓아온 모든 문명이 자연의 대재앙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모습과 함께 지구를 지배하려는 인간의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트위스터스’에는 그 흔한 ‘기후 변화’라는 단어마저 보이지 않는다. 다만 광활한 자연이 펼쳐질 뿐이다. 16일 CNN에 따르면 정 감독은 “영화에 어떤 메시지도 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트위스터스’는 단순히 토네이도로부터 도망치는 내용이 아니”라며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함께 담아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위스터스’ 제작 현장이 자연 다큐멘터리 촬영과 비슷했다는 후문이다. 정 감독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포착하기 위해 폭풍과 우박 등 궂은 날씨에도 카메라는 계속 돌아갔다고 말했다. 전작이 ‘미나리’인데···갑자기 상업영화를? 독립영화 ‘미나리’로 전 세계 영화계의 찬사를 받은 정이삭 감독의 차기작이 상업영화 ‘트위스터스’인 것을 ‘독특한 행보’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정 감독은 ‘미나리’ 이후 디즈니+ 오리지널 스타워즈 실사 드라마 ‘만달로리안’ 시즌3, 스타워즈 세계관의 공상 과학 드라마 ‘스켈레톤 크루’의 에피소드 연출에 참여했다. 스타워즈와 드라마. 이 두 단어만 놓고 봐도 ‘미나리’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정 감독은 19일 슬래시필름을 통해 “차기작 선택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당황스러웠다”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할뿐”이라고 전했다. 정 감독에게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두려움’이다. 그는 ‘트위스터스’의 대본을 받고 막막했다고 심정을 전하며 “두려움은 곧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트위스터스’ 연출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 트럼프 키스 피한 멜라니아?…SNS 달군 화제의 장면(영상)

    트럼프 키스 피한 멜라니아?…SNS 달군 화제의 장면(영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공식 대선 후보 수락 연설로 막을 내린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와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 사이에 연출된 장면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뉴스위크, USA투데이 등 미 매체에 따르면 지난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보 수락 연설이 방송으로 생중계된 이후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무대에서 인사하는 순간을 담은 영상이 확산했다. 독립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애런 루파는 지난 19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해당 영상을 올리며 “멜라니아가 트럼프의 키스를 피하고 있다”는 설명을 달았다. 이 게시물은 21일 오전 10시 현재 58만회 넘게 조회됐으며 1400여회 리트윗됐다. 해당 영상에는 지난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후보 수락 연설을 마친 직후 멜라니아 여사가 무대 위에 오른 뒤 벌어진 상황이 담겼다.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처 멜라니아 여사가 무대 위에 오른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다가 멜라니아 여사가 그의 등에 손을 갖다 대자 약간 놀란 듯 두 팔을 들어 올리는 제스처를 취한 뒤 멜라니아의 얼굴 쪽으로 입술을 내밀고 얼굴을 가까이 댔다. 하지만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뺨 쪽에 얼굴을 댔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결국 멜라니아 여사의 볼에 입을 맞췄다. 뉴스위크는 멜라니아 여사가 남편의 키스를 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2020년 8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또 멜라니아 여사가 이번 선거 캠페인에서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USA투데이 역시 “어색해 보이는 트럼프 부부의 모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J D 밴스 상원의원이 행사 내내 그의 아내와 손을 잡은 모습을 보인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고 지적했다.트럼프 전 대통령 부부는 지난 수년간 불화설에 휩싸여왔다. 2018년 첫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멜라니아 여사가 다섯 달이나 늦게 백악관에 들어가면서 불화설이 불거졌다. 2020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패배한 직후 멜라니아가 이혼을 결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총격당한 다음 날 성명을 통해 “총알이 내 남편을 지나는 것을 보았을 때 내 삶과 아들의 삶이 치명적 파손의 경계에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총격범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 [문화적 어린이]공연중 어린이 재잘거림이 꼭 필요하다고요? 관객이 만드는 공연 ‘우산도둑’

    [문화적 어린이]공연중 어린이 재잘거림이 꼭 필요하다고요? 관객이 만드는 공연 ‘우산도둑’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연습실.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비가 내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연극 ‘우산도둑’ 팀은 공연 준비가 한창이었다. 배우들은 입으로 ‘하나, 둘, 셋’ 구호를 맞추며 추격 장면의 합을 맞췄다. 이리저리 달리고, 뛰어오르고 바닥에 뒹굴더니 금세 이마에 땀방울이 맺혔다. 오는 26일 ‘예술의전당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에 초대돼 자유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우산도둑’은 어린이 관객이 완성하는 연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 이미 관객은 공연의 중심에 놓이게 되며 연극의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극에서 찻집 주인 ‘차쭈’ 역할을 맡은 배우 전영희(36)는 “공연 시작 20분 전에 극장 로비에서 아이들과 함께 ‘우산을 씌워주고 싶은 존재’를 그린 후에 입장한다”며 “아이들이 친구부터 장난감, 공룡까지 다양한 그림을 그리는데 그때부터 이미 공연은 시작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연출자이자 극 중 ‘이야기꾼’으로도 등장하는 배우 김예나(42)는 “조명과 음향을 활용해 비가 내리는 마을의 분위기를 낸다”고 덧붙였다. 공연의 제목은 ‘우산도둑’이지만 아이러니하게 설정된 배경은 ‘우산이 없는 마을’이다. 키리마마, 차쭈, 키리키리 세 친구는 매일 달라지는 날씨와 기분에 어울리는 차를 마시며 논다. 어느 날, 키리마마는 처음으로 도시에 나가 우산을 보게 되고 우산을 사 온다. 드디어 기다리던 비 오는 날, 자랑하고 싶은 우산이 어딘가로 사라진다. 그 뒤로도 우산을 사 오면 사라지고, 또 사 오면 또 사라지고…. 계속되는 우산의 실종은 다정했던 세 친구의 일상을 깨뜨린다. 우산도둑은 ‘관객참여형 스토리텔링 연극’으로 이야기꾼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지운다. 김 연출은 그때부터 사실상 관객이 이야기를 이끄는 연극이 된다고 말한다. “키리마마는 결국 잃어버렸던 우산을 되찾지만, 이상하게 기뻐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요. 그럼 제가 관객들에게 ‘왜 그럴까’ 질문하죠. 그 순간부터 사실 극은 저희 손을 떠나요. 그날의 이야기는 그날의 대답으로 진행이 되는 셈이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어린이 관객 덕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다고. 극 중 키리마마 역을 맡은 배우 김효인(40)은 “키리마마 주변으로 친구들이 한 명도 안 보이는 장면이 있는데, 어린이들이 ‘무대 뒤에 있잖아요’라고 알려주기도 하고 직접 무대로 들어와서 사라진 친구를 찾아주겠다는 경우도 있었다”며 “어린이들이 마음껏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공연”이라고 말했다. 김 연출은 “극중 화해하는 방법을 찾는데 한 어린이가 ‘화내서 미안해라고 말해요’라고 소리쳐 엄청나게 울컥했던 기억이 난다”며 “어린이 관객에게 저희가 오히려 배우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우산도둑은 2018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참여형 어린이공연 창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2020년 서울 어린이 연극상 대상, 관객인기상, 연출상을 받았다. 예술의전당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에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초청이다. 2021년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제한된 형식으로 공연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에는 어린이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마임부터 슬랩스틱, 아크로바틱까지 볼거리 역시 풍성하다. “너 도둑이 잡고 싶은 거야? 그 우산이라는게 찾고 싶은 거야?”라는 대사는 우리가 진짜로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공연은 8월 4일까지.●‘문화적 어린이’는… 어린이들이 마땅히 누려야할 문화(공연, 전시, 어린이책)에 대해 소개하고 나누는 자리입니다. 더 많은 어린이들이 높은 수준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습니다.
  • [추신]우체통 회수·수거함 설치 등 안간힘…폐기물도 모으면 ‘자원’

    [추신]우체통 회수·수거함 설치 등 안간힘…폐기물도 모으면 ‘자원’

    <편집자주> ‘추가로 신문에 내주세요’를 줄인 ‘추신’은 편지의 끝에 꼭 하고 싶은 말을 쓰듯 주중 지면에 실리지 못했지만 할 말 있는 취재원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환경 정책 중 자원순환 분야의 비중이 상당합니다. ‘재활용’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합니다. 자원순환은 일상생활과 밀접해 체감도가 높은 만큼 예민하고 성과를 내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자원순환 정책은 규제보다 자율적 감량과 순환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위생과 보건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회용품에 대한 경계심이 약화했습니다. 현실과 단절된 규제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순환 경제는 사용 후 폐기하는 구조를 벗어나 자원을 지속해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제품을 오래 사용하고 효율성을 높이며 사용 종료된 제품은 재자원화하는 것입니다. 적게 사용하며 재활용을 확대해 환경 영향을 줄이고 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도 있습니다. 폐기물이 재활용되지 못하면 소각되거나 매립 등 처리뿐 아니라 새 제품 생산 등에서 탄소 발생이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방치되면 환경에 직접적인 피해를 유발하게 됩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도하고 성급하게 도입돼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규제를 현장 및 과학기술에 기반한 ‘실사구시’ 환경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순환 경제 첫걸음은 회수체계 구축 환경부는 지난해 순환자원으로 전기차 폐배터리·폐금속캔·알루미늄·폐유리 등을 지정했습니다. 활용 가치가 높은 폐자원 이용 촉진을 위해 건강과 환경에 유해하지 않고 경제성이 있어 방치될 우려가 없는 폐기물로 이해하면 됩니다. 종이와 투명 플라스틱의 사례처럼 재활용의 관건은 회수입니다. 경제성이 갖춰져야 산업화로 이어질 수 있기에 자원이 되려면 잘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난 17일 환경부와 우정사업본부, 동서식품과 커피 캡슐 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사무실과 가정 등에서 사용이 늘고 있는 커피 캡슐은 연간 1억 6000여만개가 오프라인에서 유통되고 있습니다. 유통량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온라인 판매량은 집계가 안 됩니다. 캡슐 재질은 알루미늄으로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커피박을 분리해야 하는 불편과 배출 방법을 잘 모르다 보니 대부분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려졌습니다. 이에 업체가 자사 제품 구매객에게 캡슐과 커피박을 분리할 수 있는 따개와 캡슐 전용 봉투를 제공해 우체통과 우체국을 반납해 캡슐을 재활용하자는 취지입니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세계적 상표까지 참여하면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첫 도전이 시작됐습니다.하반기에는 서울에서 일회용 컵 회수·보상 시범사업이 실시됩니다. 한 해 231억개가 사용되는 일회용 종이·플라스틱 컵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자원 낭비를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커피 전문 매장과 주요 도로에 일회용 컵 회수함을 설치하고 수집·운반업체가 수거해 화장지·종이로 재활용하거나 섬유와 플라스틱 용기로 재활용할 계획입니다. 재활용할 수 있는 고품질 소재나 일회용 컵은 대부분 종량제 봉투에 담겨 소각되고 있습니다. 연간 배출되는 종이컵(20만 1000t) 중 87.1%(17만 5000t)가 버려지고 플라스틱 컵도 배출량(6만 1000t)의 54.1%(3만 3000t)가 폐기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승광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앞으로 폐자원 활용이 확대될 수 있도록 다양한 품목 발굴과 새로운 방식의 배출·회수 체계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재활용 촉진위한 적극적인 정책 뒷받침 19일 환경부는 LG전자·삼성전자 등 가전제품 제조사와 재활용업체, 이순환거버넌스와 함께 ‘전기·전자제품의 플라스틱 재생 원료 사용인증 표준화 및 관리 시스템 구축’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제조사들이 제품 생산에 사용한 재생 원료를 쉽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정비하고 편리하게 증빙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는 계획입니다. 사용인증 기준 정비로 가전제품 제조사들의 플라스틱 재생 원료 사용 인정량이 현재 연간 2600t에서 7000t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특히 참여 업체가 늘면 냉장고(26㎏) 약 3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최대 8만t까지 확대될 것으로 환경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민호 법무법인 율촌 ESG 연구소장은 “유용한 폐자원의 순환 이용 확대는 핵심 자원의 국내 공급망 확보와 순환 경제 이행을 활성화할 수 있다”라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동시에 정부 정책에 이바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 해운대 달맞이길 새 명소 ‘해월전망대’ 27일 개방

    해운대 달맞이길 새 명소 ‘해월전망대’ 27일 개방

    부산 해운대 달맞이길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해월전망대가 27일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해운대구는 달맞이길 해월정 아래에 스카이워크형 관광시설인 해월전망대를 준공했다고 19일 밝혔다. 해월전망대는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만든 시설이다. 알파벳 U 글자 형태인 길이 137m 다리가 절벽에서 바다 쪽으로 뻗어있다. 중앙부에는 초승달 모양의 주탑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직경 15m 원형 광장을 조성했다. 원형광장 바닥에는 빛을 내는 LED 유리를 설치해 야경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해월전망대가 있는 달맞이길은 동해안과 남해안의 경계 지점으로 한 자리에서 일출, 월출을 함께 볼 수 있어 대한8경의 하나로 불린다. ‘해월’도 ‘해와 달을 함께 만나며 풍광을 누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도심 속 어촌인 수려한 해안 경관과 일출, 낙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명소 역할을 톡톡히 했던 다릿돌 전망대도 확장 공사를 마치고 27일부터 개방한다. 다릿돌 전망대는 길이 72.5m, 폭 3m 규모로 상판이 해수면에서 20m 높이에 다리가 바다 방향으로 곧게 뻗은 일자형이었는데, 이번에 U자형으로 모양을 바꾸면서 길이가 191m로 늘어났다. 다릿돌 전망대는 2017년 9월 개장 이후 308만명이 다녀간 관광 명소다.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산책로로 가꾼 ‘그린레일웨이’에 만들었는데, 해변열차 운행 등으로 관광객이 늘면서 해운대구가 확장에 나섰다. 해운대구는 오는 26일 오후 3시 30분 다릿돌전망대에서 두 시설의 준공식을 열고 ‘구민과 함께 전망대 첫발 딛기’ 행사를 연다. 청사포 다릿돌전망대에서 출발해 해월전망대까지 걷는 행사로, 해운대구 홈페이지 또는 전화 신청을 통해 선착순으로 참가자 200명을 모집한다.
  • [서울 이테원] 트럼프의 ‘입’을 주목하라

    [서울 이테원] 트럼프의 ‘입’을 주목하라

    <‘서울신문’이 국내 투자자분들과 함께 ‘이’주의 주식시장 ‘테’마 ‘원’픽을 살펴봅니다.>국내외 주식시장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못해 활활 타오르는 모습입니다. 주변에서 들려온 성공적인 투자 후기에 ‘나도 한 번?’이라는 생각과 함께 과감히 지갑을 열어보지만 가슴 아픈 결과를 마주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하루 내내 정보를 수집하고 기사를 쓰는 게 직업인 저 역시 그렇습니다.학창 시절 성적이 좋았던 친구들은 ‘오답노트’를 꼬박꼬박 작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왜 틀렸는지, 앞으로 틀리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복기했던 것이겠지요. 서울신문이 국내 투자자분들과 함께 지난 한 주 주식시장의 흐름을 살피고 오답노트를 써내려 가볼까 합니다.한국 시간으로 지난 14일 오전 한 발의 총알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오른쪽 귀를 관통했습니다. 앞으로 최소 4년 간의 국제 정세의 향방을 가를지도 모를 이 순간을 두고 누군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의 승기를 잡는 ‘별의 순간’이라고까지 했습니다. 아직은 섣부를 수 있지만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펼치고자 하는 정책은 물론, 그가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쏠리고 있습니다. ‘서울 이테원’이 꼽은 이번주 테마 원픽은 ‘한마디의 말’로 수백조원을 움직이게끔 한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학, ‘트럼프노믹스’입니다. 반도체 겨냥한 트럼프 말에 전 세계 증시 ‘출렁’ 이번 주 국내외 증시의 움직임을 살폈던 투자자들이라면 앞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을 주목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지난달 진행된 미국 대선 첫 TV 토론에서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총격 사건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모습을 보이며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습니다. 그런 그가 자신이 가진 말의 힘을 드러낸 것은 지난 16일이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의 TSMC를 말 그대로 ‘직격’했습니다. 그는 “지금 우리는 대만이 우리나라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달러를 주고 있으며 이제 그들은 그것도 가져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은 물론,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해외 기업들에 주어진 혜택을 얼마든지 거둬들일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일각에선 미국과 한국, 일본, 대만으로 이어진 이른바 ‘칩4’ 동맹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습니다. 직격탄을 맞은 TSMC는 17일 하루에만 주가가 7.98% 빠졌고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엔비디아마저 6.62% 하락하며 속절 없이 무너졌습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무려 6.81% 떨어졌죠. 국내 증시도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엔비디아와 함께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를 톡톡히 누렸던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8일과 19일 각각 5.36%와 3.63% 하락했습니다. 이틀 동안에만 시가총액이 15조원 가까이 증발했습니다. 대만을 겨냥한 트럼프의 입이 한국의 반도체 시장도 얼마든지 겨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나마 18일 뉴욕증시에선 반도체 업종의 일부 업체들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들은 우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엔비디아가 2.63%, 브로드컴과 TSMC가 각각 2.91%와 0.39%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직전에 발표한 TSMC의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2분기에 비해 36% 늘어난 2478억 대만달러(약 10조 5000억원)로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에겐 아쉬움이 남는 대목일 듯합니다. ‘저금리’ 강조하지만...인플레이션 우려 ↑ 트럼프노믹스의 핵심은 낮은 금리에 있습니다. 자국 기업들의 경영 환경을 개선하고 달러 가치를 낮춰 무역수지도 개선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두고 “11월 대선 이전의 금리 인하는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낮은 금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해 온 그의 마음이 갑자기 바뀌어 버린 것이었을까요?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기를 잡은 대권 레이스에서 금리 인하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것이라 분석합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노믹스 2.0이 저금리를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음에도 대선 전 금리 인하를 경계한 것은 ‘반칙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구하는 규제 완화와 감세 정책은 트럼프노믹스가 추구하는 낮은 금리와는 다른 방향으로 미국 경제를 이끌고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수가 줄어들고 재정 지출이 확대되니 다시 한 번 물가가 치솟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시장에선 연준의 9월 이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대로 맞붙은 모습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즈 LLC 설립자인 줄리아 코로나도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겉으로 드러난 정책들로 보면 상당한 인플레이션 폭발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저금리와 달러 약세를 강조하는 트럼프노믹스가 아이러니하게도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의 재료로도 소화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 셈입니다.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고 나선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와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 DJT 등에 대한 ‘트럼프 트레이드’와 함께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는 미국 장기 국채와 인플레이션 위험 회피 방안이 될 수 있는 금 등에 대한 주목도도 높아지는 모습입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수익률은 장기물 중심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30년물과 2년물 간의 금리 역전 폭이 지난 1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를 기록했고, 10년물과 2년물의 역전 차는 -22bp까지 축소했다”며 “트럼프 재선 시 감세 연장,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재정적자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전쟁·축제 공존하는 세상… 모순된 아름다움 표현하고 싶었죠

    전쟁·축제 공존하는 세상… 모순된 아름다움 표현하고 싶었죠

    무곡 ‘볼레로’ 구성 맞춰 아이의 춤 같은 여정 그려그림책·음악·애니메이션 NFT까지 다채롭게 감상 “어느 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불꽃놀이 축제 사진이 인터넷 뉴스 창에 나란히 뜬 아이러니한 상황을 보고 시작한 책이죠.” 2022년 아동문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비롯해 볼로냐 라가치상, 보스턴 글로브 혼 북 명예상 등 세계적인 그림책 상을 휩쓴 이수지(50) 그림책 작가가 새 책 ‘춤을 추었어’로 돌아왔다. 18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작가는 이번 책의 시작점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에세이 ‘만질 수 있는 생각’에서 “매력적인 그림책들은 무거운 것을 가볍게 살짝 들어 올려 단순한 마음으로 전하는 힘이 있”다던 작가의 말처럼 그는 전쟁이라는 무거운 주제, 모순된 상황을 그림책에 녹여 전달한다. “우리가 손을 잡고 왈츠에 맞춰 나가지만, 과연 나아가는 것일까요”라는 ‘작가의 말’은 책이 주는 울림만은 가볍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다.겉장을 넘기자마자 독자는 재투성이 얼굴을 한 아이와 마주한다. 꿈을 꾸는 걸까, 잠을 자는 걸까. 아이는 가만히 눈을 감고 있다. 아이는 동그란 공과 지휘봉을 들고 단 위에 선다. 아이가 공을 던지고 그 공이 튀어 오르며 춤이 시작된다. 장이 넘어가면서 아이는 개미처럼 작은 생명부터 물고기, 나비, 뱀, 까마귀까지 점점 커다란 생명들과 함께 어울리며 춤을 춘다. 꽃과 같은 환대 속에서 아이의 공간은 점점 넓어진다. 그러다 느닷없이 전쟁이 터지고 삶은 속수무책으로 무너진다. 탱크와 총 속에 웅크린 아이는 땅으로 침잠한다. 어두워진 공간에서 이내 눈부신 불꽃놀이가 벌어진다. 불꽃은 찬란하지만 허무하다. 어둠을 건너온 아이는 다시 혼자가 된다. 루시드 폴 노래로부터 시작한 ‘물이 되는 꿈’, 안토니오 비발디 ‘사계’ 중 여름을 모티브로 한 ‘여름이 온다’ 등 여러 차례 그림책의 외연 확장을 시도해 온 작가는 이번 책에서 모리스 라벨의 춤곡 ‘볼레로’의 구성을 가져왔다. 왜 하필 볼레로였을까. 작가는 볼레로를 들을 때마다 아이러니한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볼레로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웅장해지면서 동시에 어딘가가 살짝 어긋난 느낌이 들어서 재미있는, 뭔가 모순된 아름다움의 한복판에 들어와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곤 했어요. 사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그렇잖아요. 책에 그런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죠.”책과 음악의 형식도 닮았다. 작품은 같은 음이 18차례 반복되는 볼레로처럼 ‘#1 출발’부터 ‘#18 불꽃놀이’까지 모두 18개 장면으로 구성됐다. 그는“스네어 드럼의 아주 작은 소리로 시작해서 점점 커지는 볼레로처럼 그림도 아주 작게 시작해서 위아래로 점점 넓어지고 마지막에 불꽃놀이를 통해 위로도 확장되는 모습으로까지 나아간다”고 소개했다. 제본선을 경계로 활용한 경계 3부작 ‘거울속으로’, ‘그림자놀이’, ‘파도야 놀자’부터 병풍처럼 펼쳐지는 아코디언 폴드 기법을 활용한 ‘물이 되는 꿈’, 구멍을 내 뒷장을 보이게 하는 다이컷 기법을 선보인 ‘우리 다시 언젠가 꼭’ 등 책의 물성을 끊임없이 연구해 온 작가는 이번에도 종이가 옆으로 또는 위로 펼쳐지는 장면들을 만들어 냈다. 또 구멍을 뚫고 박을 넣어 질감을 달리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작가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 발행을 통해 다시 한번 그림책의 외연을 확장한다. 책을 NFT로 발행한 사례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영상을 NFT에 담은 사례는 최초다. 그는 “‘여름이 온다’에서 비발디의 음악을 가지고 책을 만들었지만, QR 코드를 표지에 인쇄해 넣는 것 이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며 “음악을 경험하는 데 있어서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은 없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독자는 인쇄된 그림책, 음악, 애니메이션 NFT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이쯤 되면 가히 ‘춤을 추었어’ 프로젝트라고 부를 만하다.
  • 여섯 번 멈춰 서서 바라보다… 울산에서 만난 ‘책의 집’ [박상준의 書行(서행)]

    여섯 번 멈춰 서서 바라보다… 울산에서 만난 ‘책의 집’ [박상준의 書行(서행)]

    도서관도 아니고 북카페도 아닌여름 그늘 같은 공간‘명상’ 담은 유니스트 지관서가군더더기 없는 책의 공간들뜬 마음 지그시 눌러평소라며 손이 안 갔을 그 책도자연스럽게 손에 들게 돼다락 같고, 또 마루 같은…고요히 머물 수 있는 창틀 방또 하나의 보물 같은 공간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7월, 휴가의 시작이다. 휴가지에서 가까운 도서관에 꼭 들러 보길 권한다. 색다른 쉼과 여유를 느낄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그래도 휴가 여행인데…! 좀더 여행다운 서행(書行)을 원한다? 그럼 울산을 추천한다. 맞다. 그 ‘공업도시 울산’이다. 울산에는 여섯 곳의 지관서가가 있다. 지관서가는 책을 중심에 둔 복합 인문 문화공간이고 곁에는 산책 삼을 만한 여행의 장소들이 이웃한다. 화려한 휴가는 아닐 테지만 덤덤히 나를 물어 소소한 낙 하나는 찾을 수 있다. 그러다 무언가 힐끗 눈에 띄었다면 그건 아마도 이내 마음속을 유유히 잠영하던, 그리웠던 나의 모습은 아닐는지. ●며칠만은 퍼펙트 데이즈 ‘그림자가 겹치는 순간 더 진해진다.’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대사다. 요즘 이 작품이 잔잔하게 화제다. 내용은 특별하지 않다. 화장실을 청소하며 살아가는 히라야마(야쿠쇼 고지 분)의 하루하루다. 출퇴근길에 카세트테이프로 올드팝을 듣고, 자판기에서 캔 커피를 꺼내 마시고, 가끔 필름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고, 퇴근해서는 헌책방에서 산 소설을 읽으며 잠드는, 그저 일상의 작은 즐거움을 겹쳐 사는 나날. 그건 영화가 말하는 ‘퍼펙트 데이즈’일 텐데 수긍할 수밖에 없는 건 왜일까? 하지만 질문도 잠시, 영화를 볼 때는 격하게 공감하고 영화 밖으로 나오니 또 밀린 일을 해치우려 허덕인다. 어쨌든 ‘나중은 나중이고 지금은 지금’이다. 휴가는 그 ‘나중이 지금이 되는’ 시간이다. 영화의 주인공처럼 생을 통달하지는 못하겠어도 며칠 정도는 그리 살아 보고 싶다. 살 수 있지 않을까? 조금 더 느리게 조금 더 사소하게, 작은 즐거움에 충실하며 생활 뒤편으로 미뤄 뒀던 행복을 찾아보는 거다. 울산의 지관서가를 휴가지로 추천하는 건, 하나의 도시에서 아담한 책 공간을 옮겨 다니며 적어도 그런 삶의 며칠을 흉내 내 살아 볼 수는 있을 것 같아서다.●지관(止觀), 멈춰 서서 바라봄 첫 출발은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지관서가가 좋겠다. 유니스트는 울산역 가까운 울산 서쪽에 있으며 지관서가는 캠퍼스 내 학술정보관 1층에 있다. 가막못의 가장자리다. 지관서가는 딱히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다. 사서가 없고 대출이 불가하니 도서관이랄 수 없고, 카페가 있지만 반드시 음료를 마셔야 책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니 북카페랄 수도 없는, 그러나 도서관이기도 북카페이기도 한, 경계 없고 강요되지 않는 여름 그늘 같은 책의 집이다. 또한 각각의 지관서가는 모든 장소마다의 인생 테마를 중심으로 책을 큐레이션한다.유니스트 지관서가의 테마는 명상(Meditation)이다. 공간의 배치도, 서가의 구성도, 조명과 음악도 이를 고려했다. 벽지는 한지를 이용해 차분함을 더한다. 첫걸음부터 검은 벽과 나무 벽 사이 통로가 들뜬 마음을 지그시 눌러 맞는다. 내면으로 스미는 전이의 공간인 셈이다. 너머가 보이지 않아 그저 차분하게 걸음을 떼지만 곧 눈앞의 장면에 넋을 잃고 만다. 온전히 안으로 들어서자 정면을 꽉 채운 파노라마의 너른 창과 꽉 찬 초록의 자연이다. 대청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박스 형태의 좌식 마루 또한 탄성을 자아낸다. 그 새로 뿌리 내린 무뚝뚝한 콘크리트 원기둥과 바위 모양의 쿠션 의자마저 사색적이고 명상적이다. 우선은 멈춰 서서 창밖의 초록이 몸과 마음에 차곡차곡 쌓여 번지기를 기다린다. 누구인들 그러지 않을까. 이를 말로 풀면 지관(止觀)이겠다. 멈추어 서서 바라보다. 바로 서서 너르게 바라보다. 그러고 보니 사방으로 책 한 권 보이지 않는다. 마룻바닥 위의 의자와 탁자 외에는 그 흔한 소품 하나 없다.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가 전부다. 책의 공간이 스스로부터 군더더기 없이 비워 낸 상태다. 책은 채움일 텐데 먼저 비우라는 말일까? 그게 명상이겠지. 면벽 수행하듯 앉아 바닥까지 비워 낸 후에야 서서히 움직여 공간을 살핀다. ●방학 맞은 지금이 최적의 비움 유니스트 지관서가는 색으로 구분된다. 책들은 입구 통로 검은 벽의 안쪽 세모난 자리에 숨어 있다. 넉넉하게 비워 낸 주 공간에 비해 작은 서가다. 장서의 수로 압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책들은 고심 끝에 놓였다는 걸 알겠다. 명상이라는 인생 테마 아래 집중, 비움, 드러남, 침묵 등의 주제로 서가를 구성했는데 신간부터 스테디셀러까지 다채롭다.책 곁에는 각 주제와 짝을 이룰 만한 명상음악을 큐알(QR) 코드로 제안한다. 음악 명상그룹 ‘케렌시아’가 유니스트 지관서가를 위해 제작한 음악이다. 내레이션 가이드가 있어 초보자도 명상할 수 있다(음악만 나오는 버전도 있다). 원하는 이들에게는 헤드폰을 대여한다. 그 가운데 ‘산책’이란 곡은 지관서가를 나서 가막못을 걸으며 들어도 좋겠다. 내가 내 삶을 보듬는 시간, 카세트테이프는 아니지만 이 또한 ‘퍼펙트 데이즈’다. 초록 위에, 종이책 위에, 산책의 발걸음 같은 음악이 차곡차곡 쌓여 겹친다. 마침 캠퍼스는 여름방학이어서 한적하다. 개학하면 좀더 북적댈 것이고 지관서가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러니 지금이 유니스트 지관서가가 가진 명상과 사색의 분위기를 한껏 누려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주 공간으로 돌아 나오기 전 책 한 권을 고른다. 김지현 종교학자가 추천하는 명사 추천 서가에서 ‘선시’(석지현, 현암사)를 집어 든다. 평소라면 좀체 손이 가지 않았을 책이다. 이곳이 명상을 인생 테마로 한 곳이라 자연스럽고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를 잡기 전 음료 한 잔을 주문한다. 카페는 발달장애인들의 사회·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 법인에서 운영한다. 서가처럼 통로 옆 세모난 영역에 위치하는데, 카페의 작업 음이 명상이나 독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한 배치겠다. 서로의 속도에 맞춰 커피 한 잔을 받아 든 후 창틀방에 앉는다.창틀방은 또 하나의 보물 같은 공간이다. 측면과 후면의 작은 창틀들을 작은 방으로 꾸렸다. 고요히 머물 수 있는 다락방 같고 바깥의 야외를 바라보니 또 누마루 같은 자리다. 사람이 많을 때는 블라인드를 내려 단절하고 독립할 수 있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침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창틀에 기대 책과 음악 그리고 창밖의 녹음을 동무 삼아 한가로움을 누린다. 잠시 후 책을 돌려놓으려 다시 찾은 서가에서 원고지와 몇몇 글귀를 발견한다. 책을 읽고 담아가고픈 구절을 직접 손 글씨로 써 보라는 지관서가의 제안 ‘필수적 필사’다. 곁에는 오늘의 나를 닮은 어제의 나들이 남긴 몇 장의 필사가 있다. 아이나 어른 모두가 비슷한 마음, 그 가운데 지난봄 누군가 적어 둔 ‘여든다섯 살의 봄’이라는 제목의 글귀에 코끝이 찡하다.‘지금껏 이렇게 봄을 사랑한 적은 없었어.’ 처음에는 ‘여든다섯 살의 봄’이 제목인 줄 알았다. 스마트폰을 열어 검색해 보니 아드리앵 파를랑주의 그림책 ‘봄은 또 오고’(이혜경 번역, 봄볕)의 한 구절이었다. ‘태어나서 두 살까지는 아무 기억이 없어’로 시작하는 책은 ‘지금껏 이렇게 봄을 사랑한 적은 없었어’로 끝이 난다. 그림책은 장마다 조금씩 다른 홈이나 창을 뚫어 두었는데,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 부분이 사라지거나 겹치며 여든다섯 살 인생의 감동을 전한다. 책을 덮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살면서 몇 번의 봄을 더 맞이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느 봄의 사랑을 이처럼 고백할 수 있을까? 유니스트 지관서가를 나오기 전, 창밖의 초록이 보이는 자리에 앉아 파를랑주의 책을 빌려 적는다. ‘지금껏 이렇게 여름을 사랑한 적은 없었어.’ 다짐이 삶이 되기를. 어디에 있든, 그곳이 도서관이 아니라 해도 당신의 여름 또한 내일의 힘이 되기를 바란다. ●그윽한 숲속 책의 산장 울산에는 여섯 곳의 지관서가가 있다. 대공원 숲속에, 호숫가에 또는 캠퍼스 안과 미술관 옆 그리고 바다가 보이는 포구 앞이다. 커피 한 잔을 곁에 두고 책을 읽다 자연을 거닐고, 그러다 지루하면 또 다른 서가를 찾아 버스를 타고 나서는 하루.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출근 시간 따위는 말끔히 잊고! 여름휴가 며칠 정도는 일하지 않는 히라야마로, ‘고모레비’(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뜻하는 일본말)를 누리며 살아도 되지 않을까?가장 먼저 들어선 지관서가는 울산대공원이다. 어린이숲속공작실과 공공기관 회의장으로 쓰이던 그린하우스를 리모델링했다. 울산 시민의 일상 숲에 책의 집이 들어선 셈이다. 숲 안에 나무로 지은 박공지붕의 집은 길가에서 살짝 비켜 선 자리라 무척 아늑하다. 내부는 기존의 천장을 제거하고 층높이를 높여 서가로 단장했다. 삼각형 목조 지붕이 고스란하고 짙은 나무색과 창밖의 초록이 묵직하게 다가선다. 마치 성전에 들어와 있는 양하다. 그에 걸맞게 이곳 서가의 테마는 ‘관계’다. 나와 타인 그리고 세상의 관계를 묻는 책들이 반긴다. 또한 야외 테라스는 안과 다른 밖의 고요가 깃든다. 비탈과 접한 데크라 숲의 기운이 한층 우렁차다.●호수와 바다가 보이는 서가 울산대공원 지관서가가 숲이 빼어나다면 박상진호수공원 지관서가는 호수를 자랑 삼는다. 먼저 ‘박상진’이라는 이름이 궁금할 텐데 울산 지역의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 의사에서 기인한다. 1층은 필로티와 야외 바를 둬 호수 풍경을 장벽 없이 만끽하도록 했다. 2층의 서가는 영감(inspiration) 테마의 책들을 구비했다. 역시 호수 쪽 창가는 바 테이블이다. 책장을 넘기는 시간만큼 물멍의 시간이 길다.숲과 호수의 시간은 바다에서 잇댄다. 장생포 지관서가는 장생포문화창고 내에 있다. 30년 가까이 어류 보관용 냉동 창고로 쓰이다 방치된 공간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공모사업으로 변신했다. 1~5층까지는 미디어아트전시관, 기념관 등의 문화 공간이고 지관서가는 6층이다. 바다 쪽은 벽 전체를 유리창으로 구성했다. 파도가 넘실대는 장대한 바다는 아니고 육지 쪽 울산 산업단지로 흘러드는 물길이다. 그래서 더 의미 있다. 거대한 컨테이너 선박과 공장 굴뚝은 공업도시 울산의 역사를 상기하게 한다. 서가는 일부러 높이를 낮추고 네모난 형식으로 구성했다. 덕분에 실내 어디에서나 창 쪽 바다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장생포 지관서가는 하루의 해가 질 때쯤 찾아가길 권한다. 내륙으로 스미는 바닷길과 울산 산업단지가 붉게 물든다. 해 진 후에는 하나둘 밤의 불빛이 켜지는 걸 기다려 좀더 감상해도 좋다. 장생포고래박물관까지는 약 1.5㎞다. 해변의 산책로를 따라 다녀옴 직하다.●건축가가 지은 책집의 자화상 예술을 좋아하는 이들은 울산시립미술관 지관서가가 제격이다. 울산시립미술관은 공공미술관 최초로 실감 미디어아트 전용관(XR)을 갖췄다. 아름다움을 테마로 하는 울산시립미술관 지관서가는 1층은 미술관 입구에 해당한다. 2층은 잔디 마당을 사이에 두고 미술관과 마주한다. 미술관 외벽을 장식한 프랑스 작가 제이알(JR)의 ‘우리가 영웅이다’가 눈에 들어온다. 평범한 울산 시민 250여명의 상반신을 촬영한 작품이다. 선암호수공원 지관서가는 ‘나이 듦’을 인생 테마로 한다. 선암호수공원 인근의 노인복지관 1~2층에 위치한다. 그런 까닭에 창밖으로 보이는 사계절의 변화마저 남다르다. 책을 앞에 두고 자연의 나이 듦을 읽는 듯하다. 지관서가는 SK의 사회공헌사업이다. SK가 재원을 대고 지자체가 공간을, 재단법인 플라톤아카데미가 기획을 담당한다. 서울대 인문확산지원센터 등 전문가들이 북큐레이션에 참여해 서가의 구성이 알차다. 공간은 대부분 이소진 건축가와 건축사무소 리옹에서 디자인했다. 윤동주 시인의 ‘자화상’을 스토리텔링한 윤동주문학관과 삼청공원 숲속도서관, 천왕 산책 쉼터, 배봉산 숲속도서관 등 서울의 사랑받는 동네 도서관이 이들의 솜씨다. 자연에 몸을 기댄 건물은 그 지형의 일부처럼 스미는데 울산의 지관서가들 또한 다르지 않다. 신축이 아닌 기존 유휴 공간에 녹여 냈다. 여행의 잠잠한 쉼터로 이만한 데가 없다. 지관서가는 인문학 강좌도 자주 열린다. 그러니 계곡에 발 담그듯 책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 보는 건 어떨까? 베케이션을 너머 울산 북케이션(Bookation)이다. 유니스트 지관서가 오전 9시~오후 8시, 연중무휴 누리집 www.jigwanseoga.org/115
  • 美 “적절한 법 집행”이라고 했지만… 의문점 셋

    美 “적절한 법 집행”이라고 했지만… 의문점 셋

    한국계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한국 정부를 위해 불법 활동을 했다며 재판에 넘긴 데 대해 미국 정부는 “적절한 법 집행”이라고 밝혔지만 기소 시점이나 활동 기간 등에 대한 의문은 계속 제기된다. 우선 연방수사국(FBI)이 2013년부터 테리의 행적을 추적했는데 왜 지금에야 기소를 했느냐의 문제다. 미 법무부는 2019년 로버트 뮬러 특검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의 유착 의혹(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한 후 ‘외국 정부가 미 의회, 정가에 영향을 미치려는 사례들이 너무 많다’며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사례를 광범위하게 조사해 왔다. 지난해 9월 로버트 메넨데스 연방 상원의원(뉴저지)이 이집트 정부와 사업가에게 편의를 제공하면서 수십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 의회가 발칵 뒤집혔다. 메넨데스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장직을 사임하고 조사를 받다가 등록하지 않고 이집트 정부 대리인으로 활동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FARA 위반 혐의도 추가됐다. 그는 16일(현지시간) 유죄 평결을 받았다. 이 때문에 테리의 기소는 미국 정부가 핵심 동맹국인 한국은 물론 세계 주요국에 ‘본보기’로 경고를 날리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FBI가 이미 2014년에 테리에게 한국 국가정보원과의 접촉 가능성을 인지하고 주의를 줬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접대 받은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워싱턴 주재 한국 정부 관계자는 “외교관이든 민간외교 활동을 하든 이들에게는 기본적으로 ‘모든 활동을 국무부가 들여다보고 있다’는 주의를 받기 마련”이라며 의문을 드러냈다. 이는 역으로 그만큼 워싱턴 조야에 밝은 한국 전문가 풀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폭넓은 네트워크를 만들어 놓지 않아 전문가 몇몇에 정보 활동이 집중되니 경계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국정원이 전 세계 외교관과 로비스트들이 집결하는 워싱턴 한복판에서 활동이 고스란히 노출될 만큼 안이하게 움직였다는 데 대해 의문과 비판이 동시에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우리 국정원의 접촉 방식이 외국들과 달리 여전히 거칠다는 우려가 계속 있었다”고 지적했다. 테리가 더는 중앙정보국(CIA) 소속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외교관 신분으로 파견된 국정원 직원들이 싱크탱크 관계자들을 만나는 것은 일상 활동이라는 반론도 있다. 한편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테리 기소 건을 한국 정부와 논의했는지에 대해 “구체적 내용은 논평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 서울 도림천·목감천 등 수도권 10곳에 ‘홍수특보’

    서울 도림천·목감천 등 수도권 10곳에 ‘홍수특보’

    서울 전역과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18일 폭우가 쏟아지면서 수도권 하천 곳곳에 홍수특보가 발령됐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이날 서울·경기 지역 10개 하천에 홍수특보가 내려졌다. 경기 동두천시 신천과 파주시 문산천은 홍수주의보가 ‘홍수경보’로 격상됐고, 서울 도림천과 목감천, 경기 고양시 공릉천·파주시 임진강·한탄강·포천천·차탄천·조종천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홍수주의보는 발령 지점의 수위가 계속 상승해 주의보 경계홍수위(계획홍수량의 50%가 흐를 때의 수위)를 초과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 발령된다. 홍수경보는 경보위험 홍수위(계획홍수량의 70%가 흐를 때의 수위)를 초과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 내려진다. 도림천의 경우 계획홍수위는 수위표 기준 4.480m·해발 기준 16.566m인데, 이날 오전 8시 30분께 홍수주의보 기준 수위(수위표 2.90m·해발 14.986m)에 도달했다. 목감천의 계획홍수위는 수위표 기준 4.370m·해발 기준 11.737m인데, 이날 오전 7시 10분께 기준수위(수위표 3.00m·해발 10.367m)에 도달했다. 호우특보가 내려진 하천은 출입이 통제됐다.현재 서울 전역과 인천, 경기 대부분 지역(구리·남양주·하남 제외)에 호우경보, 구리·남양주·하남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호우경보는 ‘3시간 강우량이 9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80㎜ 이상’ 예상될 때 발효된다. 매우 거센 비가 내려 외출이나 차량 운전을 자제해야 한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우산으로 비를 다 막기 어려울 정도이며, 계곡이나 하천물이 불어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 [마감 후] 안녕, 스마트폰

    [마감 후] 안녕, 스마트폰

    “‘안녕, 스마트폰’은 너무 명랑하고 밝은 느낌 아닐까요.” 디지털 디톡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 주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까. 압박감은 별의별 제목들을 양산했다. 스마트폰과 이별하는 중, 스마트폰 죽이기, 스마트폰 화면이 6인치라서 붙여진 ‘6인치 세상을 넘어’ 등. 결국 기획 시리즈의 제목은 ‘안녕, 스마트폰’으로 결정됐다. 2007년 1월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고, 이후 수많은 소셜미디어(SNS)와 각종 앱이 등장하면서 스마트폰 중독 문제는 심각해졌다. 가족들끼리 모여도 서로의 얼굴보다는 스마트폰 화면을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6인치 안 화면에서는 유튜브, 포털사이트, 틱톡, 인스타그램 등 저마다 펼쳐지는 세상도 다르다. 각자의 관점에서만 세상을 바라보게 되고, 그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진다.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하느라 대화를 나눌 시간도 딱히 없다. 대화 단절이나 확증 편향이 공고해진다는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스마트폰은 도파민을 분비하고, 전두엽을 자극한다. 오래 사용할수록 더 강하고 새로운 자극이 있어야 만족하게 된다. 중독이 심화하면 도파민을 주는 강한 자극에만 뇌가 반응하는 ‘팝콘브레인’이 될 확률이 높아지고, 기억력·문제해결 등 주요 두뇌 능력 감퇴,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 우울증까지도 불러온다. 특히 두뇌가 발달하는 때인 아동과 청소년기에 스마트폰 중독은 더 위험하다. 도파민이 비정상적으로 과다분비돼도 이를 스스로 조절할 능력이 없는 이들의 중독이 심화하면 ‘자극 추구’만이 목표가 될 수도 있다. ‘(아이는) 내가 낳았지만 유튜브가 (아이를) 키웠다’는 우스갯소리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중독이 위험한 건 누구나 알지만, 거리두기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그리고 변화가 있긴 한 걸까. 취재팀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 줄이기 실험에 참가한 네 가정의 구성원은 실험 초기 도파민 부족과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실험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자발적으로 사용 시간 줄이기를 실천하고 있다. 대화가 늘어났고, 함께 여행을 가고 산책하러 가게 돼서다. 무엇보다 중독의 증거를 ‘숫자’로 직접 마주하니 “무서웠다”며 “변해야만 한다”고 했다. 스마트폰을 버리거나 무작정 기술로부터 도피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명하게 스마트폰을 쓰려는 이들은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더 많았다. 스마트폰이 울리는 것처럼 느끼는 ‘유령 진동 증후군’을 앓다 독서를 시작한 30대 직장인. 전화와 문자만 가능한 ‘바보폰’을 쓰는 20대 청년. 주말이면 금욕상자에 스마트폰을 넣는 가족까지. ‘안녕’은 편한 사이에 서로 만나거나 헤어질 때 건네는 인사말이자 ‘아무 탈 없이 편안함’을 의미한다. 대단한 이야기를 다루는 건 아니지만, 우리 일상과 밀접한 이 이야기를 통해 스마트폰과 만나고 헤어지는 게 쉬워지길. 또 스마트폰과 건강하고 안녕한 관계를 만들 수 있길 바라 본다. 홍인기 사회부 기자
  • 트럼프노믹스 2.0 ‘월가 황제’ 합류 가능성… 시장 반발 ‘극약처방’

    트럼프노믹스 2.0 ‘월가 황제’ 합류 가능성… 시장 반발 ‘극약처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노믹스 2.0’의 선봉장으로 ‘월가 황제’라고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를 지목했다. 저금리와 재정지출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 반발 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해선 안 될 일”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선거 전 금리 인하를 할 경우 자칫 공이 민주당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보고 이를 막겠다는 포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9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두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금리 인하 대신 공급 확대를 통한 인플레이션 완화와 경제 살리기가 필요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연준의 독립성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 나온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지적이 나올 것을 예견한 듯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임기는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승기를 잡은 대권 레이스에서 금리 인하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는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노믹스 2.0이 저금리를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음에도 대선 전 금리 인하를 경계한 것은 ‘반칙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하지만 여러 지표를 고려할 때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높고 시장의 기대 역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다이먼 CEO를 존경한다며 그를 차기 재무부 장관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때 자신이 ‘과대평가된 글로벌리스트’라고 비판하기까지 했던 인물을 새로운 정부의 경제 선봉장으로 앉히는 ‘파격 인사’를 예고한 셈이다. 다이먼 CEO는 ‘월가의 황제’라고 불릴 정도로 시장 파급력이 큰 인물이다. JP모건체이스를 세계 1위 규모의 투자은행으로 키우는 데 큰 공을 세운 인물인다. 그는 미국 경제상황에 대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이먼 CEO가 시장과 정부 간의 중재자 역할을 담당해 주길 바라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트럼프노믹스 1기 때에도 월가 출신의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장관을 등용하고 오랜 기간 신임한 바 있다. 트럼프노믹스 2.0의 핵심은 낮은 금리다. 하지만 시장에선 법인세 인하 등으로 인한 세수 감소와 재정지출 확대가 오히려 금리 상방 압력으로 작용해 시장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시장의 우려와 불만을 월가에서 잔뼈가 굵은 다이먼 CEO를 통해 해소해 나가겠다는 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안이란 설명이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노믹스의 관세 장벽과 감세 정책은 금리를 끌어올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표와는 반대로 시장에 굉장한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과의 충돌을 다이먼 CEO를 통해 조화롭게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 [단독] 폰을 내려놓자, 가족이 보였다[안녕, 스마트폰]

    [단독] 폰을 내려놓자, 가족이 보였다[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네 가족 체험기 #고통 #도파민 급구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기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스마트폰 과의존 #이제라도 제대로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서요.” 초등교사 부부 박현수(34)씨와 김선진(35)씨가 실험에 참가한 이유다. 언젠가부터 부부의 다툼 원인은 스마트폰이었다. 현수씨는 식사 중 스마트폰을 보는 아내에게 “그만 좀 하지”라며 쏘아붙일 때가 많았다. 식사 후 침대에 누워 남편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 이번엔 선진씨가 “당신이 그런 말할 처지야?”라고 되받아쳤다. 그래도 두 사람은 실험 참가 의지가 가장 강했다. 실험 기간 현수씨가 줄인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3시간 53분. 개인 기준 실험 참가자 중 성적 1위다. 선진씨도 8시간 1분에서 4시간 34분으로 확 줄였다. 현수씨는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에서 23점이 나왔는데 이번에 15점으로 낮아졌다. 선진씨(24→19점)도 마찬가지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은 10문항으로 구성돼 있는 설문조사 형태의 점검표다. 성인의 경우 29점 이상이면 고위험군, 24~28점은 잠재적 위험군, 23점 이하면 일반 사용자로 분류된다. 몸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스마트워치 측정 결과 현수씨의 최대 심박수는 115.8bpm에서 93.2bpm으로 낮아졌다.노승훈 청담율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스마트폰 사용이 줄면서 스트레스 지수가 감소하고 심박수 하락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며 “뇌가 쉴 수 있게 되면 정신적 피로도와 수면 상태도 개선될 여지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수씨의 깊은 수면 시간은 하루 평균 44.4분에서 53.2분으로 늘었다. 현수씨도 “확실히 피로도가 줄어든 게 느껴진다. 마음도 평온하다”고 했다. #멀어지는 우리 사이박현수·김선진 부부식사 중에도, 침대에서도 스마트폰가족 간 대화 중에도 시선 못 떼부부 모두 ‘과의존 잠재적 위험군’“이대로는 안 돼” 강한 참여 의지사용시간 하루 3시간 53분 줄여 스트레스 줄고 깊은 수면은 늘어 성공적인 ‘디지털 디톡스’였다. 하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둘은 첫날부터 고비를 겪었다. 현수씨는 실험 첫날(지난달 20일) 스마트폰을 1시간에 수십 번 쳐다봤다. 지루해서 책을 꺼내 들었다. 스마트폰을 사 달라고 조르던 두 딸 소민(7), 소윤(4)양도 방에서 책을 들고 나왔다. 이때만 해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집중력은 30분 만에 바닥났다.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이 유독 거슬렸던지 선진씨가 갑자기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현수씨도 함께 미뤄 둔 설거지와 빨래를 했다. 짧은 독서와 폭풍 집안일로 어색하고 날 선 이틀을 겨우 보냈다. 자극 없는 일상이 조금 익숙해진 지난달 22일. 주말이 되자 위기가 왔다.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어 부부는 두 딸과 대형 마트에 갔다. 계획에 없던 쇼핑몰에 들러 옷을 사는 등 충동구매도 했다. 피로가 쌓인 주말 저녁, 끝내 유혹에 졌다. 스마트폰을 만지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이미 1시간이 지났다. 얼른 다시 내려놨다. 괄목할 만한 변화도 있었다. 대화할 때 아이들의 눈을 바라보게 됐다. 선진씨는 “아이들이 말을 걸 때 스마트폰을 보느라 ‘응, 응’ 하며 건성으로 대답할 때도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미안하더라”며 “가족 간 대화가 느니 아이들의 애정 표현이 부쩍 늘었다”고 했다. 변화를 절감한 현수씨 부부는 여전히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폰 타령을 하던 두 딸의 투정이 사라진 걸 본 선진씨는 “올바른 디지털 기기 사용 습관을 길러 주는 데 부모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며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을 끊으려 노력 중”이라고 했다. #발목 잡은 로블록스 #게임은 절대 못 잃어 #부모는 얼떨결에 디지털 디톡스 #가족끼리 공원 산책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동균(11)이의 ‘게임 중독’을 막으려고 임진혁(42)·권미선(44)씨 부부는 실험에 참가했다. 하기 싫다는 아들을 달래고 설득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실험 2일차인 지난달 18일. “스마트폰을 못 하니깐 자는 것 말곤 할 게 없어요.” 일찍 잠자리에 든 동균이가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났다. 2~3년 전까지 즐겨 했던 레고 장난감도 다시 꺼냈다. 진혁씨 부부는 아들과 공원 산책도 했다. 평소엔 꿈도 꾸지 못했던 일이었다. 엄마는 “감격스럽다”고 표현했다. 그렇게 성공이 보이는 듯했다. #게임 중독을 막아라임진혁·권미선 부부초등 5학년 “게임 안 하니 일찍 자”유튜브 안 보고 블록·가족과 산책주말 고비 ‘로블록스’ 유혹 넘어가“게임해야 친구들과 놀 수 있어요”부부는 사용 시간 절반으로 줄여식탁에 모여 “휴가 어디 갈까” 수다 하지만 동균이는 주말에 무너졌다. 미선씨는 “그놈의 ‘로블록스’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며 “평일 잘 참다가…”라고 씁쓸해했다. 동균이의 일주일간 로블록스 접속 시간은 7시간 27분. 실험 전주(7시간 20분)보다 오히려 7분 늘었다. 하루 평균 2시간 24분이던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13분 줄어드는 데 그쳤다. 로블록스는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고 다양한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직접 게임을 만든 뒤 친구들과 함께 그 게임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 게임을 해야 친구들과 놀 수 있다”는 동균이의 ‘명분’ 앞에 디지털 디톡스 실험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1월 생일 선물로 사 준 동균이의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어 놓는 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실험으로 변화를 겪은 건 오히려 진혁씨 부부였다. 하루 5시간 23분씩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던 진혁씨는 일주일 만에 3시간 10분으로 사용 시간을 두 시간여 줄였다.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8시간(실험 이후 5시간 3분)이나 됐던 미선씨도 잘 버텨 냈다. 부부는 첫주 “스마트폰이 없으니 시간이 안 간다”며 어쩔 줄 몰라했다. 유튜브가 없는 여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계획을 세우지 못해서였다. 그래서 실험 2주차에 ‘이번 여름 휴가는 어디로 갈지, 무얼 할지’를 식탁에서 논의했다. 평소 과묵했던 아들도 밥을 먹다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말을 꺼냈다. 진혁씨는 “스마트폰을 안 하는 시간을 견뎌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낼지 방법을 찾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과의존 모녀 디지털 디톡스 도전 #포기 못 해, 인스타 #혼자만 시간 늘어남 #언젠간 성공할 테야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7시간 33분이나 됐던 엄마 전민수(44)씨. 청소년 참가자 중 가장 오랜 시간(4시간 9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민수씨의 맏딸 박주현(13·가명)양. 모녀는 스마트폰 과의존에서 벗어나고자 애썼지만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특히 주현이는 실험 참가자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 엄마는 처음부터 실패를 예상했다. 주현이가 화장실에 갈 때도 들고 갈 정도로 스마트폰을 몸의 일부처럼 여기는 걸 알아서다. “엄마, 미안해. 과제 끝나고 나서 애들이랑 대화한다고 인스타그램을 더 했나 봐.”실험 중 주현이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4시간 55분으로 이전보다 46분 되레 늘었다. 왜 스마트폰을 더 사용했냐는 질문에 주현이는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는 무조건 써야 한다”고 했다.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은 ‘친구와 마음을 나누는 통로’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서로를 태그해 대화하고, 유행하는 쇼츠나 릴스도 친구들과 함께 찍어 올린다. 주현이는 “스마트폰을 안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면서도 “그렇다고 애들이랑 어울리는 걸 포기할 순 없다”고 했다. #하루에 7시간 33분전민수·박주현 모녀40대 엄마 스마트폰 과의존 심해10대 맏딸도 하루 4시간 9분 사용“인스타그램으로 친구들과 대화”화장실 갈 때도 손에서 놓지 않아실험 끝나고 오히려 사용량 46분↑“어른도 어려운데 애들은 더 힘들어” 다행히 민수씨 본인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7시간이 넘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4시간 58분까지 줄였다. 카카오톡만 하루에 5시간 넘게 사용했던 민수씨는 의미 없는 단톡방부터 하나둘씩 나왔다. 알람이 줄었고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도 그만큼 줄었다. 귀가하는 시간이 각각 다른 만큼 가족이 함께 무언가를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스마트폰 사용을 더 많이 줄이기가 어려웠다. 아빠 박성욱(46)씨는 “평일 오후 9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온다”며 “회사일에 지쳐 퇴근 이후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보며 멍때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실험을 통해 가족들은 서로의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민수씨는 “어른도 이렇게 스마트폰을 조절하기 어려운데 애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스마트폰을 뺏지는 못하겠지만 아이들이 저를 보고 깨달은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번 실험을 계기로 주현이도 느끼는 게 있었다. 스스로 스마트폰에 과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매일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확인하다 보니 지나치게 매달리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제 정말 유튜브는 좀 덜 보려고 해요. 저 그렇게 할 수 있겠죠?” 전문가들은 자신의 스마트폰 과의존 상태를 아는 것만으로도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고 본다. #하루 1시간 넘지 않기 #파워 J 엄마의 계획 #차박, 캠핑, 축구, 바다 #완전한 이별은 어려워 철저한 계획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의 유혹을 완전히 떨쳐낸 ‘모범 가족’도 있었다. 이숙경(43)씨 가족은 실험 참가자 가운데 유일하게 가족 구성원 모두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줄었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했던 시간을 오롯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으로 바꾸기도 했다. #하루 1시간 넘지 말자이숙경씨와 초등 남매초등 6학년 “재밌겠다” 적극 참여‘파워J’ 엄마, 차박 등 철저히 계획스마트폰 ‘빈자리’ 쉴 틈 없이 채워혼자 있을 때도 유튜브 대신 산책가족 모두 ‘1시간 이내 사용’ 성공“안 쓸 수 없지만 적당히 거리 둘 것” 숙경씨는 처음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이겸(12)이가 실험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래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을 쉽게 놓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이겸이는 엄마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게임하는 것만큼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는 단순한 이유에서였다. 이왕이면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에 숙경씨는 바쁘게 몸을 움직였다. “성격유형검사인 MBTI에서 계획형으로 분류되는 ‘J’형이라 그런지 계획을 짜서 움직였다”고 했다. 우선 각자의 스마트폰을 모아 이른바 ‘금욕상자’(디톡스박스)에 넣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후 평일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고이 모셔 뒀던 보드게임을 하나씩 꺼내 질리도록 했다. 평소라면 스마트폰만 보고 있을 저녁 시간에는 온 가족이 유니폼을 맞춰 입고 축구를 했다. 캠핑 축제, 해수욕장 등도 찾았다. 차박(차로 하는 캠핑)도 했다. 준비했던 계획을 모두 실행에 옮긴 덕에 지루함을 느낄 틈은 없었다.혼자만의 시간도 달라졌다. 방안에 틀어박혀 혼자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의 연예 뉴스를 즐겨 보던 숙경씨는 이제 시간이 남으면 양양 모노골 숲을 걷는다. 몸도 편해졌다. 실험 전 숙경씨의 깊은 수면 상태는 하루 평균 33.8분에서 48.5분으로 늘었다. 변화를 경험한 건 숙경씨뿐만이 아니다. 이겸이는 “집중력이 좋아져서 그런지 공부할 때 실수가 줄었다”며 “매일 푸는 국어·수학·연산 문제집에서 두 번이나 ‘올백’을 맞았다”고 자랑했다. 둘째 이엘(10)양도 “잠을 자면 중간에 꼭 한두 번 깨곤 했는데 실험 기간에는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다”고 했다. 숙경씨 가족은 2주간의 실험 이후에도 금욕상자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숙경씨는 “가족 모두 디톡스 기간을 늘리고 싶어 한다”며 “이전에는 스마트폰을 하느라 집에 있어도 영상에만 집중한 채 각자 다른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숙경씨는 실험에 참가한 2주간의 경험을 통해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실험 초반에는 내비게이션 앱이나 은행 앱, 포털사이트 검색 기능 등을 이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며칠 못 가 그만뒀다. 숙경씨는 “아이들과 여행을 가서 지나가던 분에게 길을 물으니 ‘요즘 같은 시대에 길을 묻는 사람이 있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은행 앱을 쓰지 않고 창구에 갔을 땐 대기만 30분 넘게 했다”고 말했다. 때로는 지도나 정보 검색을 하기 위해 아이러니하게 스마트폰을 다시 손에 쥔 현실에 웃기도 했다. 숙경씨는 스마트폰과 적절한 ‘안전 거리’를 찾기 위해 가족과 당분간 실험을 자발적으로 이어 갈 예정이다. “결국 스마트폰을 완전히 삶에서 뗄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래도 가족의 시간을 지배당하는 게 아니라 가족이 재미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이용하는 해법을 계속 찾아보려고요.”
  • 김동연, 집중호우에 도민 ‘안전·생명 보호’ 당부···재난상황실 찾아 격려

    김동연, 집중호우에 도민 ‘안전·생명 보호’ 당부···재난상황실 찾아 격려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도 재난안전상황실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장마 기간 적극적으로 도민의 생명·안전을 보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지사는 “장마가 길어지고 국지성 폭우가 짧게 반복된다. 기후변화에 따라 자연재난도 새로운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기존의 틀을 깨는 재난대응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장기간 계속되는 장마에 약해지는 지반이나 축대 붕괴 등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제1의 의무는 도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경호다. 계속 주의와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6일 12시부터 17일 오후 2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판문점(파주) 358.5㎜, 백학(연천) 208.0㎜, 창현(남양주) 202.0㎜, 상패(동두천) 201.5㎜ 등이다. 17일 오전 한때 경기도에는 연천, 파주, 포천, 동두천, 양주, 가평, 의정부, 남양주, 하남, 양평, 부천, 구리, 고양 13곳에 호우경보가, 김포, 광명, 과천, 시흥, 성남, 안양, 광주 7곳에 호우주의보가 각각 내려졌다. 이에 앞서 경기도는 지난 16일 오후 9시부로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하는 등 집중 호우에 대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 김동연 지사는 16일 부단체장 중심의 총력 대응 등 특별 지시에 이어 17일에도 ▲호우피해가 발생한 지역은 신속한 응급 복구로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철저히 할 것 ▲많은 강우로 연약해진 지반으로 인해 산사태, 급경사지·옹벽·축대, 공사장 붕괴 등이 우려됨에 따라 긴급 예찰 및 점검을 실시해 조치할 것 ▲인명피해 예방을 위해 산사태취약지역, 반지하주택, 산간 지역 거주 주민에 대해 마을회관, 대피소, 친척 집, 숙박업소 등으로 일몰 전 사전대피 적극 시행 ▲북한지역에 많은 비가 내린 점을 고려해 접경지역, 임진강 주변 피해가 없도록 예찰 활동 및 관리를 철저히 할 것 등의 내용을 특별 지시사항으로 전파했다.
  • ‘스마트폰 없는 일상’ 차근차근 계획 세우니…하루 1시간도 안 썼다[안녕, 스마트폰]

    ‘스마트폰 없는 일상’ 차근차근 계획 세우니…하루 1시간도 안 썼다[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서울신문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 #하루 1시간 넘지 않기 #파워 J 엄마의 계획 #차박, 캠핑, 축구, 바다 #완전한 이별은 어려워철저한 계획을 세워 스마트폰의 유혹을 완전히 떨쳐낸 가족도 있었다. 크고 작은 실패와 좌절이 있었던 다른 가정과 비교해 가장 성공적으로 스마트폰과의 거리두기를 해냈다. 이숙경(43)씨 가족은 실험 참여자 가운데 유일하게 모든 가족 구성원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내로 줄었다. 실험 참여자 중 하루 평균 사용시간이 1시간 이내인 참여자는 숙경씨 가족을 제외하면 단 한 명도 없었다. “스마트폰 줄이는 도전도 게임처럼 재미” 숙경씨는 처음엔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 김이겸(12)군이 실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참 또래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할 나이. 이겸군이 또래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스마트폰을 쉽게 놓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이겸군은 숙경씨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그런 것도 게임하는 것 만큼이나 재미있을 것 같은데”라는 단순한 이유였다. 이왕이면 제대로 해보자는 결심이 선 뒤에는 스마트폰을 집어들 틈도 없이 몸을 움직였다. 숙경씨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하루 평균 4시간 16분에서 56분으로, 이겸군은 3시간 4분에서 20분으로, 동생 김이엘(10)양은 14.5분에서 1.8분으로 줄었다. 스마트폰에 쏟던 서너시간을 축구·여행·보드게임으로 채웠다 숙경씨 가족은 스마트폰 화면만 보던 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으로 온전히 대체한 유일한 가족이기도 하다. 우선 평일에는 바쁘다는 이유로 고이 모셔두기만 했던 보드게임을 질리도록 했다. 각자의 스마트폰을 모아 이른바 ‘금욕상자’에 넣고 나선 그 누구도 손대지 않았다. 평소라면 스마트폰을 했을 시간에는 온 가족이 유니폼을 맞춰 입고 축구를 하기도 했고, 캠핑 축제, 차박, 해수욕장 등을 찾았다. 준비했던 계획을 모두 실행에 옮긴 덕에 지루함을 느낄 틈은 없었다. 혼자만의 시간도 달라졌다. 방 안에 틀어박혀 스마트폰으로 포털사이트의 연예 뉴스를 보던 숙경씨는 이제 시간이 남으면 양양 모노골 숲을 걷는다. 스마트폰과 멀어진 이후의 변화는 몸에서도 나타났다. 실험 전 하루 평균 33.8분 정도 깊은 수면 상태였던 숙경씨는 실험 이후 깊은 수면 상태가 48.5분으로 늘었다. 변화를 경험한 건 숙경씨뿐 만이 아니다. 이겸군은 “집중력이 좋아져서 그런지 실수가 줄어 매일 푸는 국어·수학·연산 문제집에서 두 번이나 ‘올백’을 맞았다”고 했고, 이엘양은 “전에는 잠을 자면 중간에 꼭 한두 번 깨곤 했는데 실험 기간에는 한 번도 깨지 않고 푹 잤다”고 했다. ‘스마트폰 제로’는 불가능하지만 ‘디지털 디톡스’는 계속 이런 경험 덕분인지 숙경씨 가족은 2주간의 실험 이후에도 금욕상자에 스마트폰을 넣어둔다. 숙경씨는 “가족 모두 디톡스 기간을 늘리고 싶어한다”며 “이전에는 각자 스마트폰을 하느라 같은 집에 있어도 떨어져 화면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했다. 숙경씨는 실험에 참여한 2주간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새삼 다시 깨달았다. 실험 초반에는 내비게이션 앱이나 은행 앱, 포털사이트 검색도 이용하지 않으려 했지만 며칠 가지 못해 그만뒀다. 숙경씨는 “아이들과 여행을 가서 지나가던 분에게 길을 물으니 ‘요즘 같은 시대에 길을 묻는 사람이 있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며 “은행 앱을 쓰지 않고 창구에 갔을 땐 대기만 30분을 넘게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숙경씨 가족도 결국 스마트폰을 완전히 떼어내 버릴 수는 없었다. 가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활동을 찾으려고 스마트폰을 다시 손에 쥔 현실이 웃기기도 했다. 스마트폰과의 거리두기는 어느 정도가 적절한 지를 찾기 위해 숙경씨와 이겸군, 이엘양은 당분간 이 실험을 자발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 엄마는 ‘카톡’·딸은 ‘인스타’가 소통 창구…스마트폰 줄이기 도전해보니[안녕, 스마트폰]

    엄마는 ‘카톡’·딸은 ‘인스타’가 소통 창구…스마트폰 줄이기 도전해보니[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서울신문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 #과의존 모녀 디톡스 도전 #포기 못해, 인스타 #혼자만 시간 늘어남 #언젠간 성공할테야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7시간 33분으로 다른 참여자보다 길었던 전민수(44)씨. 4시간 9분으로 청소년 참여자 중 가장 오랜 시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전씨의 맏딸 박주현(13·가명)양. 모녀는 스마트폰 과의존에서 벗어나고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하지만 실험 기간 달성하려했던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특히 주현양은 실험 참여자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이전보다 늘었다. 폰 더 오래 쓴 첫째 딸…“‘인스타그램’은 친구와 대화 통로” “엄마, 미안해. 과제 끝나고 나서 애들이랑 대화한다고 인스타그램을 더 했나 봐.” 실험 기간 주현양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4시간 55분. 이전보다 46분이 늘었다. 왜 스마트폰을 더 사용했냐는 질문에 주현양은 “친구들과 이야기하려면 무조건 이걸 써야 한다”고 했다. 주현양 또래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은 친구와 마음을 전하는 통로다. 하굣길에 곧장 놀이터로 향하던 과거와 달리 학원이 끝나는 시간이 다른 친구와 놀 시간을 정하려면 스마트폰은 필수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서로를 태그해 말을 걸고, 유행하는 숏츠나 릴스도 친구들과 함께 찍어서 올려야 한다. 주현양은 “이걸(스마트폰을) 안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면서도 “그렇다고 애들이랑 어울리는 걸 포기할 순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민수씨는 실험에 참여하려고 했을 때부터 이번 도전이 실패로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민수씨는 실험을 시작하기 전 딸의 스마트폰 과의존 자가 진단 결과를 받아 들고선 의심의 눈초리부터 날렸다. ‘스마트폰을 적절히 조절한다(21점)’는 결과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때만 해도 집에 오면 스마트폰을 식탁 위에 두던 주현양은 이젠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친구의 인스타그램 메시지에 답장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변한 딸이 걱정됐던 민수씨는 ‘한 번 끊어 내보자’며 주현양을 설득해 함께 실험에 참여했다. 일과 시간 다른 가족들…“서로 이해하게 돼” 딸의 도전은 실패했지만, 민수씨의 디지털 디톡스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민수씨는 7시간이 넘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4시간 58분까지 줄였다. 카카오톡만 하루에 5시간 22분 사용할 정도로 소통에 힘을 쏟았던 민수씨는 우선 시급하지 않은 단톡방부터 하나 둘씩 접속을 줄였다. 울리는 알람에 신경쓰지 않았고, 스마트폰을 보는 시간도 그만큼 줄었다. 스마트폰을 하루 평균 2시간 20분 정도 쓰던 둘째 소이(10)양도 1시간 6분으로 사용 시간을 줄였다. 귀가하는 시간이 다른 가족들은 틈틈이 서로 대화했지만 함께 무언가를 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스마트폰 사용을 더 많이 줄이기는 어려웠다. 저녁마다 둘러앉아 체크리스트를 기록하는 것도 적잖은 노력이 필요했다. 아이들의 아빠 박성욱(46)씨는 “평일에는 오후 9시가 넘어야 집에 온다”며 “퇴근 이후에는 잠시 스마트폰을 통해 보고 싶은 것 정도는 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그래도 실험을 통해 가족들은 서로의 입장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민수씨는 “어른도 이렇게 스마트폰을 조절하기 어려운데 어린아이는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이제 선뜻 스마트폰을 뺏지는 못하겠지만, 아이들이 저를 보고 깨달은 게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주현양도 느끼는 게 없지는 않았다. 스스로 스마트폰에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자신이 과의존이라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개선의 여지는 충분하다. “실험에 참여한 덕분에 매일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고, 사용 시간을 확인하다 보니 의존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제 정말 유튜브는 좀 덜 보려고 해요. 저 그렇게 할 수 있겠죠?”
  • 밤늦은 시간까지 게임하던 아들과 일주일 동안 ‘디지털 디톡스’ 해보니[안녕, 스마트폰]

    밤늦은 시간까지 게임하던 아들과 일주일 동안 ‘디지털 디톡스’ 해보니[안녕, 스마트폰]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찾는 존재가 있다. 건강 상태 확인부터 물건 구매, 정보 검색, 길 찾기까지 해결해 주는 ‘손안의 비서’다. 나를 ‘세상’과 연결해 주지만 때로는 ‘사람’과 멀어지게 하는 이것.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의 등장 후 삶은 빨라졌고 편해졌다. 부작용도 커졌다. 일상을 의지하니 인생까지 의존하게 될까 걱정이다. 스마트폰이 내 삶의 독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을 찾으려는 시도는 많다. 서울신문은 스마트 기기 과의존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스마트 기기를 건강하게 사용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담아 ‘안녕, 스마트폰’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서울신문은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겠다고 야심차게 마음먹은 전국 각지 네 가구의 일상을 6월 10일부터 28일까지 밀착 관찰했다. 첫째 주는 기존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했고 둘째 주는 스마트폰을 최대한 멀리했다. ▲가족과의 소통 ▲심리적 변화 ▲신체활동 등을 매일 점검했다. 스마트워치의 도움을 받아 수면의 질이나 심박수 등도 측정했다. 실험 초 ‘도파민 부족’과 일상 속 불편함을 호소하던 가족들은 실험이 끝난 후 “가족들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게 됐다”고 했다. #발목 잡은 로블록스 #게임 절대 못잃어 #부모는 얼떨결에 디톡스 #가족끼리 공원 산책“그놈의 ‘로블록스’가 결국 발목을 잡네요.” 임진혁(42)·권미선(44)씨 부부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 동균(11)군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을 어떻게든 떼어놓고 싶었다. 하기 싫다는 아들을 설득하고 또 설득해 실험에 참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게임을 줄이고, 스마트폰 사용 습관도 잡아주고 싶었다”는 임씨 부부의 바람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아들의 게임 시간을 줄여보려던 부부만 얼떨결에 ‘디지털 디톡스’의 참맛을 봤다. 게임 줄인 아들과 저녁에 공원 산책…주말 ‘디지털 폭식’은 고민 실험 2일차인 지난달 18일, 동균군은 놀랍게도 오전 6시 30분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스마트폰을 못하니깐 자는 것 말곤 할 게 없어요. 그래도 푹 자고 나서 개운해요.” 평소라면 스마트폰 화면 속 게임에 집중하느라 자정이 넘어서야 잠들었지만, 습관을 바꾸면서 일상도 바뀌었다. 유튜브로 보던 게임 중계 영상 대신 불과 2~3년 전까지 즐겼던 레고 장난감을 다시 꺼냈다. 평소엔 꿈도 꾸지 못했던 아들과의 공원 산책을 하던 날, 임씨 부부는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며 “저희도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게 힘들긴 하지만, 이런 일만 있다면 동기 부여가 되지 않겠냐”고 했다.감격의 순간은 평일까지였다. 평일 5일동안 잘 참았던 동균군은 주말인 지난달 22~23일, 게임에 몰입했다. 미선씨는 “평일에는 잘 참다가 주말에 봇물 터지듯 게임을 하더라. 게임 접속 시간 대부분이 평일이 아닌 주말이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동균군의 일주일 동안 로블록스 접속 시간은 7시간 27분으로, 실험 전주(7시간 20분)보다 오히려 7분 늘어나 있었다. 게임 시간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하루 평균 2시간 24분이던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13분 줄어드는 데 그쳤다. 로블록스는 아바타를 통해 소통하고 다양한 미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직접 게임을 만든 뒤 친구들과 함께 그 게임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래서인지 “이 게임을 해야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데 낄 수 있다”는 동균군의 그럴듯한 명분 앞에 ‘디지털 디톡스 실험’이라는 수단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 1월, 생일 선물로 사준 동균군의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어놓는 건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아이보다 부부가 겪은 변화 더 컸다” 실험으로 큰 변화를 겪은 건 오히려 임씨 부부였다. 하루 5시간 23분씩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던 진혁씨는 일주일 만에 2시간 13분을 줄였다. 실험 참여자 중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8시간)이 가장 길었던 아내 미선씨는 5시간 3분까지 사용 시간을 줄였다. 워낙 평소 스마트폰 사용이 많았던 만큼 실험 초반, 임씨 부부는 “스마트폰이 없으니 시간이 안 간다”, “심심하고 답답하다”며 도파민 공급을 자주 호소했다. 매일 같이 포털에서 뉴스를 보고,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다가 한순간에 이를 끊어낸 뒤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랐던 것도 ‘심심함’에 한몫했다. 비록 아들의 게임 시간을 줄이지는 못했지만, 가족들은 실험 기간 내내 변하는 일상을 경험했다. 각자의 스마트폰만 들여보던 식탁 위에서는 ‘이번 여름휴가는 어디로 갈지’를 논의했다. 평소 과묵했던 아들은 밥을 먹다 “공원에서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했다. 진혁씨는 “스마트폰을 떼어낸 뒤에 지루함을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스마트폰을 하면서 보내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며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됐으니 이제는 스마트폰과 거리 두기를 좀 더 잘 할수 있다는 자신감은 생겼다”고 했다.
  • 마약카르텔이 장갑차도?…멕시코군 ‘괴물 전투차량’ 다수 압수 [여기는 남미]

    마약카르텔이 장갑차도?…멕시코군 ‘괴물 전투차량’ 다수 압수 [여기는 남미]

    멕시코 마약카르텔의 가공할 무장 수준에 사회가 새삼 놀라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군은 최근 타마울리파스주(州) 등지에서 이틀 연속으로 장갑차와 차량, 소총 등 마약카르텔의 무기를 압수하는 데 성공했다. 작전 중 총격전이 발생해 군에선 사상자가 났다. 타마울리파스와 코아우일라 경계 지역에서 전개된 1차 작전에선 철갑을 두른 사제 장갑차를 포함한 차량 17대, 소총 25정, 탄창 319개, 탄환 4036발이 발견됐다. 군은 사전에 첩보를 입수해 무기가 보관돼 있는 장소를 파악하고 작전을 전개했다고 한다. 군이 들이닥쳤을 때 저항은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보초가 있었지만 대규모 병력이 진입하자 도주한 것인지 무인으로 차량과 무기를 보관하고 있었던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건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에서 실시된 2차 작전에선 장갑차 4대와 픽업트럭 및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9대 등 차량 13대, 소총 23정, 탄창 150개 등이 발견됐다. 멕시코 현지에서 흔히 ‘괴물차량’으로 불리는 마약카르텔의 장갑차는 사제로 철갑을 두르고 있다. 군 관계자는 “픽업 등의 차량을 개조해 방탄처리하고 철갑을 두른 것으로 외관은 군이 사용하는 장갑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마약카르텔의 장갑차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작전에선 마약카르텔이 총을 쏘면서 저항해 군인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 마약카르텔 측의 인명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군에 저항하던 마약카르텔 조직원은 모두 도주했다. 군은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현장에서 사망한 조직원은 없는 것 같지만 도주한 조직원 중에 부상자가 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군이 연이어 작전을 전개한 지역은 악명 높은 골포 카르텔과 노레스테 카르텔 등 마약카르텔 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한 곳이다. 현지 언론은 “마약카르텔 간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전쟁 수준”이라면서 “장갑차는 이때 주로 사용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마약카르텔은 납치 등 각종 범죄도 일삼고 있어 타마울리파스는 일반인에게 매우 위험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타마울리파스의 고속도로 등지에서 납치사건이 빈번하게 일나나고 있다면서 자국민에게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최근 요청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