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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시간만 일하는 선생님, 아이 잘 돌볼까”

    학부모들이 최근 ‘국공립학교에 시간선택제 교사를 배치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술렁이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하루 4시간 근무하는 교사가 과연 우리 아이를 제대로 돌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교육마저 정치 논리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며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원단체도 “(시간선택제 교사 채용은) 교직의 전문성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예비 학부모 허모(45·여)씨는 20일 “아이가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해 더 신경이 쓰인다”면서 “수업이 끝나고 상담이라도 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 걱정”이라고 불만을 내비쳤다. 허씨는 “4시간 근무하고 퇴근하면 잠깐 학교에서 일하고 학원 등에서 겸직도 가능한 것 아니냐”며 “시간제 교사 비율을 보면서 학군을 선택하게 생겼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달 말 시간선택제 교사 채용 근거를 마련한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내년 2학기부터 하루 4시간 근무하는 교사 600명을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의 일자리 창출 계획에 따른 것으로, 2015년 800명, 2016년 1000명, 2017년 1200명 등 앞으로 4년간 3600명을 뽑는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와 교원단체 등은 시간선택제 교사가 공교육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교육부 항의 방문을 계획 중’이라는 학부모 김모(36·여)씨는 “아무리 일자리가 중요하다고 해도 시간선택제 교사 채용은 교육 현장에 무자격자를 양산할 수 있다”며 “최소한 교육은 해당 과목 전공자에 임용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로 자격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교직은 단순히 수업을 하는 게 아니라 학생과 소통하며 생활을 지도하는 총체적 행위”라면서 “시간선택제 교사는 이런 교사의 책무를 포기하고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의 일자리 창출확대 정책에는 이견이 없지만 교육 분야에 시간 선택제를 적용하는 것은 교직의 전문성을 붕괴시키고 수업을 단순한 노무 개념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면서 “2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육공무원 임용령 개정안) 입법예고 전에 이를 저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서울지역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강사로 일하는 이모(28·여) 교사는 “수업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 정규직 교사들도 존재한다”면서 “시간제 교사라고 책임감이 없고 실력이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거둬줬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북한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반년만에 또 바꿔

    북한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반년만에 또 바꿔

    북한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이 지난 5월 현철해에서 전창복으로 바뀐 지 반년도 안 돼 ‘소장파’인 서홍찬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다시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이면 집권 3년째에 접어드는 김정은 정권이 소장파 친위세력으로 군부 세대교체를 일단락한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인민군 제354호 식료공장 시찰 사실을 보도하면서 서홍찬을 우리의 국방부 차관 격인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으로 소개했다. 중장이던 그가 8월 26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끝난 직후인 9월부터 상장 계급장을 달고 나타난 만큼 제1부부장 임명 시점도 그때로 추정된다. 김정일 시대의 군부 인사인 전창복은 8월 17일 김 제1위원장의 마식령 스키장 시찰 수행을 끝으로 더이상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로써 북한 군부의 5대 요직은 김정은 체제에서 발탁된 ‘야전통’으로 주로 채워졌다. 인민군 총사령관을 겸직하는 김 제1위원장을 제외하고 군 서열 1위로 집권 초기에 임명된 최룡해 총정치국장만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총참모장(리영길), 인민무력부장(장정남), 총참모부 작전국장(변인선),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이 모두 바뀌었다. 이들은 모두 야전 지휘관 출신의 소장파로, 김정일 집권기에는 군부 핵심에서 비껴나 있던 인물들이다. 서홍찬은 2007년 4월 소장에 진급한 후 2년 만인 2009년 중장이 됐고,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에 이어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까지 꿰차면서 김정은 시대의 군부 실세로 급부상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북한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반년만에 또 바꿔

    북한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반년만에 또 바꿔

    북한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이 지난 5월 현철해에서 전창복으로 바뀐 지 반년도 안 돼 ‘소장파’인 서홍찬 상장(우리의 중장)으로 다시 교체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이면 집권 3년째에 접어드는 김정은 정권이 소장파 친위세력으로 군부 세대교체를 일단락한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인민군 제354호 식료공장 시찰 사실을 보도하면서 서홍찬을 우리의 국방부 차관 격인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으로 소개했다. 중장이던 그가 8월 26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가 끝난 직후인 9월부터 상장 계급장을 달고 나타난 만큼 제1부부장 임명 시점도 그때로 추정된다. 김정일 시대의 군부 인사인 전창복은 8월 17일 김 제1위원장의 마식령 스키장 시찰 수행을 끝으로 더이상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로써 북한 군부의 5대 요직은 김정은 체제에서 발탁된 ‘야전통’으로 주로 채워졌다. 인민군 총사령관을 겸직하는 김 제1위원장을 제외하고 군 서열 1위로 집권 초기에 임명된 최룡해 총정치국장만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총참모장(리영길), 인민무력부장(장정남), 총참모부 작전국장(변인선),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이 모두 바뀌었다. 이들은 모두 야전 지휘관 출신의 소장파로, 김정일 집권기에는 군부 핵심에서 비껴나 있던 인물들이다. 서홍찬은 2007년 4월 소장에 진급한 후 2년 만인 2009년 중장이 됐고,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에 이어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까지 꿰차면서 김정은 시대의 군부 실세로 급부상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공무원 4000명 등 공공부문은 1만6500명

    향후 4년간 공무원 4000명과 중앙 공공기관 직원 9000여명, 국공립학교 교사 3500명 등 모두 1만 6500여명이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채용된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핵심 목표인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지난달 현재 고용률은 60.5%이다. 정부는 13일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추진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연내에 시간선택제 공무원 4000명을 채용하기 위해 공무원 임용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시간제 공무원에 대해서는 겸직 허용 범위를 확대<서울신문 2013년 10월 4일자 1면>하고 공무원 연금 혜택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중앙 공공기관은 시간선택제 근로자 9000여명을 뽑기 위해 경영평가 때 시간제 채용 실적을 적극 반영하고, 지방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경영평가 지표와 채용 기준을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민간기업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 위해 내년부터 상용형 시간제 일자리를 새로 만든 중소기업에 대해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부담분 전액을 2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또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시간제 일자리 창출 때는 임금의 절반을 월 80만원 한도 내에서 1년간 지원하고 투자세액 공제 때 반영 폭을 늘리기로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공무원 4000명 등 공공부문은 1만6500명

    향후 4년간 공무원 4000명과 중앙 공공기관 직원 9000여명, 국공립학교 교사 3500명 등 모두 1만 6500여명이 시간선택제 근로자로 채용된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핵심 목표인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지난달 현재 고용률은 60.5%이다. 정부는 13일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추진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정부는 연내에 시간선택제 공무원 4000명을 채용하기 위해 공무원 임용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시간제 공무원에 대해서는 겸직 허용 범위를 확대<서울신문 2013년 10월 4일자 1면>하고 공무원 연금 혜택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중앙 공공기관은 시간선택제 근로자 9000여명을 뽑기 위해 경영평가 때 시간제 채용 실적을 적극 반영하고, 지방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경영평가 지표와 채용 기준을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민간기업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 위해 내년부터 상용형 시간제 일자리를 새로 만든 중소기업에 대해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부담분 전액을 2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또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시간제 일자리 창출 때는 임금의 절반을 월 80만원 한도 내에서 1년간 지원하고 투자세액 공제 때 반영 폭을 늘리기로 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지역구 질의 구태 여전 ‘민원창구’ 된 예결특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12년도 결산 관련 정책질의가 ‘지역구 민원 챙기기 창구’로 변질되고 있다. 의원들은 국가예산을 점검하고 검증해야 할 예결특위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노골적으로 국무위원들에게 지역구 예산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나라 살림 전반에 대한 심도 있는 질의와 고민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구 챙기기’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욱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일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에 대한 정책질의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정쟁 위주의 질의가 이어지면서 여야 의원들 간 공방이 있었고, 이에 이군현 위원장은 “결산과 직접 관련된 질문만 해 달라”고 의원들에게 당부했지만 정쟁성 질의 못지않게 결산과 관련 없는 지역구 민원성 질의가 튀어나왔다. 이학재(인천서구·강화갑) 새누리당 의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청라~영종 개발계획에 제3연륙교 건설계획을 반영해 택지 매각을 했고, 해당 건설업체가 아파트 분양을 하면서 이를 홍보했는데 이제 와서 연륙교 건설이 안 되면 사기 분양 아니냐”면서 “국토교통부에서 해결해 달라”고 민원성 질의를 했다. 신장용(경기수원을) 민주당 의원 역시 “왕십리에서 분당 오리역까지 연결되는 신분당선 전철 노선이 11월 29일 수원역까지 연장해 개통된다”면서 “용인이나 수원 사람들이 이용하는 데 혼란이 있는데 노선명 변경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예결특위에서의 지역구 챙기기는 국회의 대표적인 고질병이지만, 올해는 여야가 지역 민원성 예산을 의미하는 ‘쪽지 예산’도 없애겠다고 선언한 만큼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예산·재정개혁특위를 구성한 여야는 예결특위를 상임위화하는 데 합의하고, 의원들이 다른 상임위와 예결위원을 겸직하지 못하게 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예결특위 상임위화로도 민원성 예산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신율 명지대 교수)이라거나 “제도 보완으로도 힘들며 결국 의원 개개인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다”(박명호 동국대 교수)면서 여야에 좀 더 본질적인 개선 의지를 요구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인사]

    ■근로복지공단 ◇1급 승진△부산북부지사장 임한병△창원지사장 이금호◇2급 승진△부산지역본부 재활보상1부장 이기호△부산지역본부 복지부장 김응도△부산북부지사 재활보상부장 이승준△진주지사 가입지원부장 홍봉의△대구서부지사 재활보상부장 김종승△광주지역본부 재활보상2부장 소진만△여수지사 재활보상부장 이양민△부장 김창년△대구산재병원 이경옥△대전산재병원 김경희◇1급 전보△서울관악지사장 윤명수△원주지사장 주병선△고양지사장 이명수△천안지사장 문우동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코리아중앙데일리 편집인(경영총괄 겸임·상무) 유권하 ■오비맥주 ◇승진△정책홍보 부사장 최수만 ■풀무원홀딩스 ◇겸직 <사장>△전략경영원장 강영철 ■MPK그룹 ◇부사장 승진△OAF총괄 차재웅◇상무 승진△국내총괄 정영묵△지원본부 본부장 최병민
  • 강석희·변동식 총괄부사장 승진

    강석희·변동식 총괄부사장 승진

    CJ그룹은 강석희 CJ주식회사 경영지원총괄 겸 CJ E&M 대표이사와 변동식 CJ오쇼핑 신임 공동대표를 총괄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91명에 대한 정기 임원인사를 새달 1일자로 단행한다고 30일 밝혔다. CJ대한통운과 CJ오쇼핑은 공동대표제를 도입했다. 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가 이달 초 이재현 회장의 빈자리를 최소화하려고 CJ주식회사 대표(부회장)를 겸직하면서 대한통운의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신현재 신임 대표가 투입됐다. CJ오쇼핑은 이해선·변동식 ‘투톱 체제’로 운영된다. 이 대표는 글로벌 사업에, 변 대표는 국내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이 회장의 부재에 따른 실적 부진을 고려해 내실 경영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성과주의 인사 원칙도 철저히 적용됐다. 이번에 교체 또는 공동선임된 계열사 신임 대표 6명 가운데 강신호 CJ프레시웨이 신임 대표, 김진석 CJ헬로비전 신임 대표, 정문목 CJ푸드빌 신임 대표는 모두 해당 계열사의 2인자 자리에서 1인자로 올라섰다. 올해 성과가 탁월했던 CJ E&M 게임사업 부문에서 상무 2명, 상무대우 2명 등 4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반면 매년 6명 안팎의 승진자를 냈던 바이오사업 부문은 성과 부진에 따라 올해는 1명의 승진자를 배출하는 데 그쳤다. 젊은 인재의 발탁도 두드러졌다. 이번에 승진한 신규 임원 20명 가운데 1970년 이후 출생자(만 43세 이하)가 10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승진자 가운데 여성 임원은 노혜령 CJ주식회사 홍보기획담당 상무와 권미경 CJ E&M 영화사업부문 한국영화사업본부장(상무대우) 등 2명이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 새내기 주무관 4명에 들어본 ‘그들의 얘기’

    [주말 인사이드]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 새내기 주무관 4명에 들어본 ‘그들의 얘기’

    ‘시간제 공무원’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계약직으로 일하는 시간제 공무원이다. 이들은 월~목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금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 근무하면서 주 35시간을 일한다. 2870여명(지난해 12월 기준)이 공직사회에서 일하고 있다. 다른 시간제 공무원은 ‘일반직’이다.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 목표에 따라 탄생하게 될 공무원이다. 주 20시간(하루 4시간) 근무하면서 정년은 일반직 공무원처럼 보장되는 자리라 관심이 크다. 업무 형태나 일자리 질적인 수준 등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궁금증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의문을 해소할 길은 비슷한 일을 한 경험자에게 듣는 것뿐. 경기 고양시 각 동(洞)에서 일하는 새내기 주무관 4명을 만나 ‘시간제 공무원’의 모든 것을 낱낱이 풀어 봤다. 지난 16일 고양시청 앞 카페에서 이들을 만났다. 각자 다른 곳에서 일해 얼굴 마주칠 일이 없었던 터라 다들 데면데면했다. 인터뷰에 앞서 사진을 찍는 동안 살짝 몇 마디를 주고받더니 분위기는 금세 화기애애해졌다. 각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가운데 공직의 보람과 동병상련의 공감을 나누더니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의 일상을 편안하게 털어놨다. 현종원(46·여)씨는 오랫동안 전업주부로 생활했다. 2011년 큰아들이 대학에 입학하자 비싼 등록금이 신경 쓰였다. 더이상 남편에게만 가계 수입을 맡길 수 없었다. 결국 현씨는 취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찾은 것이 덕양구청 육아 휴직자 대체인력 자리였다. 대체인력으로 일하면서 공무원 세계를 살짝 경험하고는 지난 9월부터 행신3동 주민센터에서 정식 공무원이 됐다. “일반직 공무원처럼 저도 제 이름으로 공문서를 작성해요. 시간제 계약직이라고 해서 보조 업무를 하는 게 아니에요. 책임을 덜 지는 것도 아니고요. 민원 처리 과정에서 만일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모두 처리해야 돼요. 책임감이 따를 수밖에 없죠.” 일산서구 일산3동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김미진(40·여)씨 역시 맏아들 교육비를 감당하기 위해 앞치마를 벗고 직장일을 시작했다. 그는 공무원이 되기 전과 후의 차이를 실감했다. “주민으로 (주민센터에) 왔을 때는 공무원들 모습이 마냥 평온해 보였어요. 퇴근 시까지 편하게 앉아서 일하다가 귀가하는 줄 알았는데, 일과 후에도 계속 일을 하더라고요.” 김씨가 하는 일은 많았다. 미술, 댄스스포츠, 요가 등 주민 대상 교육 프로그램 기획부터 강사 섭외, 프로그램 운영 및 교육 시설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앞으로는 예산 부분까지 직접 챙겨야 한다. 김씨는 “저도 지금은 일과 중에 민원 처리하다가 미처 다른 업무를 못 해서 야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고두환(31)씨는 일산동구 풍산동 주민센터에서 사회복지 일을 하고 있다. 그 역시 쉴 틈이 없다. 기초생활비, 양육수당, 보육료, 장애인 연금 신청을 받으면 수급 기준을 일일이 확인해야 한다. 또 실태조사를 위해 저소득 가정을 방문하는 일도 필수다. 매 순간 긴장의 연속이다. “복지 부문에서는 특히 정보를 잘못 알려 주면 큰일 나요. 가령 매월 15일 이전에 보육료를 신청하면 신청한 달부터 보육료가 지급돼요. 그런데 16일 이후에 신청하면 보육료가 그 다음 달에 나와요. 만일 16일 이후에 신청해도 그 달 보육료가 나간다고 말하면 주민이 피해를 보잖아요.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은데…. 실수하지 않으려고 매일 공부해요.” 이들 중 가장 어린 고아름(26·여·덕양구 능곡동 주민센터)씨는 대학 졸업 후 민간복지관에서 근무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지난 8월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내 합격했다. 공무원이 된 뒤 전에 없었던 걱정이 하나 늘었다고 했다. “채용 형태만 계약직일 뿐이지 일반 공무원이 하는 일은 다 해요. 주말에 동네에서 나눔장터 등의 행사가 열리면 일하러 나가고요, 대설주의보 등이 발령되면 비상 근무도 같이 서요. 눈 오면 새벽부터 나와서 제설 작업을 해야 하는데, 곧 겨울이 오잖아요. 이제는 눈이 언제 오나, 눈 언제 치우나 벌써 이런 걱정을 하고 있어요.” ‘시간제 계약직 공무원’은 금요일에는 오전만 근무한다. 하지만 금요일 오후까지 남아서 초과 근무를 하는 일이 잦다. 이때 초과 근무 수당은 지급된다. 하지만 이들에게 성과금은 없다. 상여금이 이미 연봉에 반영돼 있어 명절 상여금도 없다. 공무원연금 적용 대상도 아니다. 하지만 이게 불평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 다들 만족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전임 업무가 정해져 있어서 좋다”면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고아름씨도 “내가 사는 동네 일을 하니까 일에 더욱 관심이 가고 책임감도 생긴다. 이제는 갖가지 동네 행사를 주위에 적극 알리고 있다”고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현씨는 “주위 공무원들이 계약직이라고 차별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민원인을 상대하기 때문에 서로 경쟁 상대가 아니라 협력 대상이다. 견제하는 일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일하면서 겪은 독특한 경험을 서로 공유하기도 했다. 고씨는 “주민들이 간혹 철물점 어디 있느냐, 교통카드 어디서 만들어야 하느냐, 카센터가 어딨냐고 물어볼 때가 있는데, 다 아는 게 아니라서 난감할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대답을 거절할 수는 없다. 최대한 설명해 드리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서로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동안 대화는 어느덧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시간제 공무원 제도로 넘어갔다. 그런데 이들은 각자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정부에서 시행하려는 주 20시간 시간제 공무원이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죠. 제 근무 시간에 한 주민이 기초생활비 수급 신청을 하러 왔는데 서류가 부족한 거예요. 그래서 다른 서류도 챙겨 와야 한다고 했는데, 그 주민이 제가 이미 퇴근한 이후에 주민센터에 온 거예요. 그때는 새로운 사람이 일을 하고 있겠죠. 주민은 다시 설명해야 하고, 제 다음 근무자는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를 수 있죠. 가뜩이나 일이 많은데 인수인계를 매번 하는 것도 불편하고, 결국 업무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어요.”(고두환씨) “시간제 공무원이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할 필요가 있어요. 매일 민원을 접하는 일의 경우에는 전문성과 업무 연속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제 공무원 일로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고아름씨) “스스로 가계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은 아무래도 하루에 4시간 정도 일하는 것만으로는 생활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특히 본격적인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시간제 공무원 일자리가 어쩌면 (취직 기준에) 부족할 수도 있죠.”(현종원씨) 다소 우려하는 시각 속에서 발전적인 의견도 나왔다. “지금은 젊은이들이 노후 준비를 하는 것도 녹록지 않은데 만일 시간제 공무원 일만 한다면 경제적으로 계속 어렵겠죠. 현재 시간제 공무원에게 겸직 및 영리 행위를 허용할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융통성을 발휘한다면 일단 (영리 행위 등을) 허용해 주고 대신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직업에 한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김미진씨) 또 시간제 일자리가 경력단절 및 20대 후반~40대 초 기혼 여성에게는 좋지만 청년들에게는 자칫 외면당할 수도 있다. 고아름씨는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가 단순 업무 위주로 생긴다면 청년들의 자기 계발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을 것 같다. 전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일에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분야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시간제공무원은 국민연금 가입이 유리”

    “시간제공무원은 국민연금 가입이 유리”

    정부는 2017년까지 40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인, 정년이 보장된 시간제 공무원에 대해 내년에 신규 채용될 시간제 공무원은 공무원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시간제 계약직으로 일하는 공무원 3600여명과 내년부터 채용되는 시간제 공무원의 의견을 물어 공무원 연금제도를 개선할 때 이들도 공무원 연금 가입을 원한다면 허용할 방침이다. 현재 공무원 연금법은 전일제 공무원만 가입 대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이란 목표 아래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해 시간제 공무원도 공무원연금에 가입하는 것을 추진 중이지만, 공무원연금법을 관장하는 안전행정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시간제 공무원의 입장에서 보면 국민연금이 공무원연금보다 유리하다는 것이 안행부 측의 설명이다. 국민연금의 본인 부담비율은 4.5%, 공무원연금은 7%로 일단 월급에서 공제되는 금액 자체가 공무원연금이 더 많다. 시간제 공무원은 하루 4시간 근무가 원칙으로 9급으로 채용될 때 경력이 없다면 9급 1호봉이 받는 120만원의 절반인 60만원이 기본 봉급이다. 여기에 공무원연금 7%까지 공제하면 최저 생계 유지가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은 본인이 적립한 액수를 기본으로 연금이 산정되지만, 국민연금은 평균 소득 이하는 더 받을 수 있도록 연금을 산정하는 소득 재분배 기능이 있다. 또 공무원연금 가입자는 국민연금과 연계된 기초노령연금을 받을 수 없다. 반나절 근무가 원칙인 시간제 공무원에게 겸직을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데, 공무원연금은 겸직으로 민간에서 번 소득은 연금에 산정하지 않아 연금 수급액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연금의 한 전문가는 “주부가 하루에 4시간씩 시간제 공무원으로 일한다면 국민연금이 유리하지만, 시간제로 일하다 민간으로 이직해 소득이 더 높아지는 경우에는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것이 수급액이 더 많을 수 있다”면서 “전일제 공무원보다 소득이 낮을 수밖에 없는 시간제 공무원은 국민연금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시간제 공무원 공무원연금 적용 현재는 불가”

    정부는 2017년까지 40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인, 정년이 보장된 시간제 공무원에 대해 내년에 신규 채용될 시간제 공무원은 공무원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시간제 계약직으로 일하는 공무원 3600여명과 내년부터 채용되는 시간제 공무원의 의견을 물어 공무원 연금제도를 개선할 때 이들도 공무원 연금 가입을 원한다면 허용할 방침이다.  현재 공무원 연금법은 전일제 공무원만 가입 대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이란 목표 아래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해 시간제 공무원도 공무원연금에 가입하는 것을 추진 중이지만, 공무원연금법을 관장하는 안전행정부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시간제 공무원의 입장에서 보면 국민연금이 공무원연금보다 유리하다는 것이 안행부 측의 설명이다. 국민연금의 본인 부담비율은 4.5%, 공무원연금은 7%로 일단 월급에서 공제되는 금액 자체가 공무원연금이 더 많다. 시간제 공무원은 하루 4시간 근무가 원칙으로 9급으로 채용될 때 경력이 없다면 9급 1호봉이 받는 120만원의 절반인 60만원이 기본 봉급이다. 여기에 공무원연금 7%까지 공제하면 최저 생계 유지가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은 본인이 적립한 액수를 기본으로 연금이 산정되지만, 국민연금은 평균 소득 이하는 더 받을 수 있도록 연금을 산정하는 소득 재분배 기능이 있다. 또 공무원연금 가입자는 국민연금과 연계된 기초노령연금을 받을 수 없다. 반나절 근무가 원칙인 시간제 공무원에게 겸직을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데, 공무원연금은 겸직으로 민간에서 번 소득은 연금에 산정하지 않아 연금 수급액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무원연금공단 관계자는 “주부가 하루에 4시간씩 시간제 공무원으로 일한다면 국민연금이 유리하지만, 시간제로 일하다 민간으로 이직해 소득이 더 높아지는 경우에는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것이 수급액이 더 많을 수 있다”면서 “전일제 공무원보다 소득이 낮을 수밖에 없는 시간제 공무원은 국민연금이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CEO에게 듣는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아트경영’

    [CEO에게 듣는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아트경영’

    국내에서 손꼽히는 과자회사인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윤영달(68) 회장. 그를 만나기 전 두 가지 소문을 들었다. ‘직원들에게 강제로 국악, 미술을 배우게 한다’ ‘본업인 경영보다는 예술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었다. 제 맘대로인 오너, ‘독재자’의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윤 회장을 만났다. 크라운·해태제과가 해마다 주최하는 국악대공연 창신제의 최종 연습이 한창이었다. 100명의 직원이 한목소리로 심청가를 부르는 ‘떼창’ 리허설을 위해 무대에 앉아 있었다. 건장한 체격의 윤 회장은 쩌렁쩌렁 울리는 큰 소리로 “줄 맞춰!” “웃어야지!”라며 세심하게 코치했다. 경직된 얼굴의 직원들은 어색한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 ‘아니나 다를까. 소문이 맞았구나.’ 마침내 떼창이 시작됐다. 윤 회장은 “옳지, 잘한다”는 추임새를 중간중간 넣어 가며 개인용 소형 캠코더로 연습 장면을 담았다. 그 표정이 흐뭇하기 이를 데 없었다. 연습이 끝난 뒤 자리를 옮겨 인터뷰를 시작했다. “나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많지요?” 윤 회장은 먼저 질문을 던졌다. 당황한 기색을 애써 숨기며 냉큼 말꼬리를 잡았다. “안 그래도 강제로 국악, 미술을 배우는 바람에 정작 일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많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자산업의 어두운 미래 때문이라며 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윤 회장은 “제과업계는 성숙할 만큼 성숙했다”고 했다. 옛날처럼 신제품이 왕성하게 나오지 않고 광고도 활발하지 않다는 것은 곧 업계 자체가 정체됐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그는 “과자는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 아닌 기호식품인데, 과자에 들어가는 원재료가 건강하지 않다는 이유로 비만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면서 “예전처럼 많이 팔아서 돈을 버는 전략보다는 조금 먹어도 건강하게 즐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과자산업이 지금처럼 머물러 있으면 100년이 아니라 50~60년 안에 아예 없어질지 모른다는 게 윤 회장의 위기 인식이다. 그는 과자산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찾으려면 직원들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직원들의 예술 감성, 즉 AQ(Artistic Quotient) 지수를 높이는 아트경영이었다. 윤 회장은 2005년 주 1회 외부 강사를 초청해 시문학, 조각, 국악 등 예술관련 강연을 듣는 사내 모닝아카데미를 열었다. 벌써 200회가 넘었다. 국악 명창의 공연을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대신 직원들이 직접 공연에 참여하는 ‘떼창’을 처음 제안한 사람도 윤 회장이었다. 그는 “회장인 나부터 시작해 임원, 부장, 팀장 등 직급별로 1~100순위를 먼저 뽑아 예외 없이 창을 시켰다”면서 “해보기도 전에 못 한다, 시간이 없다며 빼달라는 직원들이 있었지만 일단 시작하면 반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강제적으로 참여하게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8회 창신제에 크라운·해태제과 직원 100명은 판소리 ‘사철가’를 함께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윤 회장이 창을 이끄는 도창자로 나섰다. 연습에만 7개월이 걸렸다. 직원들은 업무시간을 쪼개 가사를 외우고 북을 배웠다. 윤 회장은 “창신제는 크라운·해태제과의 과자를 많이 팔아준 우수 거래처 8만~9만개 가운데 6000곳의 점주를 초대하는 공연”이라면서 “떼창 공연을 본 점주들의 호응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수익성도 향상됐다. 올 상반기 크라운제과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 증가한 19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제과와 오리온의 영업이익이 각각 21%와 2%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윤 회장은 “과자사업은 사람 장사”라면서 “많은 과자를 눈에 잘 띄는 진열대에 배치해야 잘 팔리는데, 창신제를 통해 스킨십을 한 점주들이 우리 과자를 잘 배치해 주는 건 인지상정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아트경영이 본격화하면서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크게 향상됐다. 예술 강의와 연습은 근무시간 중에 이뤄진다. 영업이나 마케팅 등 본연의 업무를 할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윤 회장은 “일할 시간이 줄어드니 자연스럽게 딴짓을 할 새가 없어지고 업무 집중력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이 아트경영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2005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크라운제과가 해태제과를 인수한 때였다. 해태제과 노동조합이 크게 반발하며 크라운제과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는 등 내분이 깊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두 회사 직원들을 다독이고 화학적인 융합을 이끌어내기 위해 윤 회장은 힐링(치유)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미술공부였다. 그는 “버려지는 과자상자와 포장지로 구조물을 만드는 ‘박스아트’를 두 회사 영업사원들에게 가르쳤다”면서 “색깔부터 구조, 비례 등 조각에 필요한 공부를 하고, 양쪽 직원들이 힘을 합쳐 작품을 만들면서 화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 이후 크라운·해태제과는 전국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 박스아트 작품을 설치하는 이벤트를 연간 5000회 이상 열고 있다. 박스아트 설치를 시작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회사의 대형마트 매출은 매년 15% 이상 성장했다. 아트 마케팅은 과자제품에도 적용됐다. 해태제과는 2007년 오예스 포장박스에 장미꽃 그림을 인쇄했다. 심명보 작가의 미술작품 ‘패션 포 뉴 밀레니엄’의 원본을 5억원에 구입하고 제품 패키지에 활용하기 위해 모든 판권을 양도받았다. 오예스는 3개의 제품을 진열하면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 해태제과는 이런 특성을 살려 대형마트 등에 과자상자로 커다란 장미를 그리는 박스아트 마케팅을 펼쳤다. 크라운제과의 쿠크다스는 무늬가 없는 평범한 비스킷이었지만 과자 표면에 초콜릿으로 S라인을 그려 넣은 뒤 월 매출이 20억원에서 3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윤 회장은 최근 식품업계의 가격 인상 논란에 대한 의견을 처음 밝혔다. 과자값을 급격히 올리는 것보다 기존 가격을 유지하되 담는 양을 줄이는 방법이 바람직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윤 회장은 “한 끼에 먹는 밥의 양이 수십년간 계속 줄어온 것처럼 한번에 먹는 과자의 적정 섭취량도 줄어드는 게 맞다”면서 “예전에는 100g을 먹었다면 지금은 80g을 먹어야 속이 부대끼거나 느끼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과자 양이 줄면 여론은 업체가 눈속임을 했다며 거세게 비판한다”면서 “하지만 물류비, 관리비 등을 생각하면 중량을 반으로 줄여도 가격 인하 여지는 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제과업체의 가격 인상안을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윤 회장은 “그동안 원가 공개는 철저한 영업기밀에 부쳐 왔지만 최근 소비자들의 정보공개 요구가 커진 만큼 적정한 선에서 공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면서 “설명할 기회를 만들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김종면 칼럼] 이 시대에 ‘양심’으로 산다는 것

    [김종면 칼럼] 이 시대에 ‘양심’으로 산다는 것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양심의 화신인가. 모두가 선망하는 장관 벼슬을 내려놓게 해달라고 간청을 했다니 색다른 양심의 소유자 같다. 그런데 찜찜하다. 장관 자리를 초개처럼 버린 그 양심의 정체가 수상하다. 그에게 양심은 필경 옳고 그름을 깨달아 바르게 행하려는 의식, 곧 양심(良心)일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 겉 다르고 속 다른 두 마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면, 그는 다만 방황하는 양심(兩心)의 주인공에 불과하다. 기초연금을 국민연금과 연계한다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대선공약집만 훑어 봐도 어렵잖게 확인할 수 있다. 대선 당시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을 지내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까지 한 사람이, 그것이 박근혜 대통령의 소신이고 공약임을 몰랐을 리 없다. 박 대통령 아래서 장관 노릇까지 할 것 다 하고 이제 와서 공약이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딴소리를 하는 것은 그야말로 자다가 봉창을 두드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그는 애당초 골치 아픈 복지부 장관이 아니라 ‘인원’을 꽉 쥐고 있는 안전행정부 장관 같은 느긋한 자리를 원했는지 모른다. 어쨌든, 그는 장관 한번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기에 ‘국회의원 장관 겸직 금지‘ 소신도 접고 복지부 수장 자리를 받아들였다. 그렇다면 기초연금 정부안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게다가 국정감사라는 결전의 장을 코앞에 두고 “양심의 문제” 운운하며 발을 뺄 수는 없는 일이다. 장관쯤 됐으면 양심의 다른 이름이 책임감인 것 정도는 알아야 한다. 대통령과 국정철학도 다른데 괜히 ‘휘핑 보이’(whipping boy)가 돼 남의 죄를 떠맡고 대신 벌을 받을 수는 없다는 심산인지 모르지만 결코 당당해 보이지 않는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장관 자리가 아니다. 나아갈 때 나아가고 물러날 때 물러나야 한다. 공직의 엄중함을 한껏 조롱한 가벼운 처신이 공직사회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두렵다. 물의를 빚고 장관을 그만둬도 국회의원으로 또 버젓이 행세하는 세상이다. 엊그제 신문엔 여당 지도부 인사들이 국회에 온 진 전 장관을 ‘개선장군’이라도 되는 양 환한 빛으로 맞는 사진이 실렸다. 험한 말을 퍼붓던 모습은 간데없다. 정치꾼의 본색인가. 도대체 진실이 무엇인지 국민은 헷갈린다. 그러니 정치가 불신받는 것이다. ‘정치인 장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때다.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의 불씨를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 ‘진영 사태’는 박 대통령이 인사에 관한 한 정말 솜씨가 없고 불운하기까지 함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결과적으로 국정철학 공유라는 박근혜 정부 인사 대원칙에 어긋나는 인물을 중용한 꼴이 됐으니 할 말이 없게 됐다. 문제는 다시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이다. 아무리 소통 부재 현실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국정쇄신을 주문해도 대통령의 ‘나홀로 통치’는 바뀔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더구나 항명파동을 겪으며 배신의 트라우마까지 더쳤을 테니 더욱더 문을 안으로 걸어 잠글지 모른다. 홀로 가는 길은 위험하다. 그래도 믿을 건 친박 원로들밖에 없다는 듯 전비(前非)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新)386’ 연로층을 대거 불러내 호위병풍을 둘렀다. 썩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원칙의 실종이요 상식의 배반이다. 그들이 과연 ‘윗분’을 모시고 파트너십의 지혜를 발휘하며 진정한 소통의 해법을 찾아갈 수 있을까. 경륜 있는 원로그룹도 물론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근육질의 정치력과 신축자재한 사고를 지닌 청장층과의 조화가 없는 원로들만의 행진은 공허하다. 섞여야 힘이 나온다. 창조경제가 시대정신이라면 창조정치 또한 시대정신이다. 명령일하의 리더십은 창조의 적이다. 권위는 지키되 권위주의는 버려야 한다. 정권출범 8개월, 귀가 아프도록 듣고 또 듣는 불통 소리에 우리는 모두 지쳤다. 지금 국민이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은 뭐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저 ‘소통하는 양심’이 좀 돼 달라는 것이다. 나만의 원칙보다 중요한 게 만인의 상식이다. 대통령의 서늘한 각성이 필요하다. jmkim@seoul.co.kr
  • [인사]

    ■K-sure(한국무역보험공사) ◇임원 보임변경△전략경영본부장(부사장) 권문홍△중소중견기업본부장(상임이사) 박상희◇신규보임 <상임이사>△리스크관리본부장 김영수<본부장>△보상채권본부장 조남용◇전보△총무부장 권창오△국외보상채권부장 안혜성 ■한국교통연구원 △경영부원장 이창운◇본부장△종합교통 오재학△교통안전·도로 유정복△물류정책·기술 정승주△글로벌협력·북한 예충열◇소장△국가교통DB센터 김찬성◇실장△감사 황상규△창조교통·융합연구 김태형△대중교통연구 장원재△KTX경제권연구 권영종△도로정책·기술연구 조한선△교통투자평가연구 박인기△국가교통·DB통계분석 최정민 ■한국중부발전 △발전처장 정숭교△서천화력발전소장 임화동△KOMIPO 인력개발원장 이인공△건설처 건설PM 김호빈△보령화력본부 경영지원처장 한영언△보령화력본부 제3발전소장 이종규△제주화력발전소장 전재순△신보령건설본부장 황순홍△세종열병합건설소장 윤여균 ■코레일 ◇본부장△경영총괄(부사장 직무대리 겸직) 김복환△여객 김종철△기술 강용훈△광역철도 엄승호△사업개발 곽노상△서울 한문희△수도권서부 이재성△수도권동부 이성욱△충북 박철환△대전충남 김인호△전북 유재영△광주 반걸용△전남 한광덕△경북 권영석△대구 김영구◇실장△감사 전찬호△안전 윤중한△인사노무 이용우△수송조정 조대식△경영혁신 장영철△재무관리 김용수△비서 김기태◇단장△해외사업 최길묵△차량기술 이승구△시설기술 민형기△창조경영추진(TF) 양운학△교통사업개발(TF) 박종빈△대전철도차량정비 봉만길△부산철도차량정비 박동섭◇원장·센터장·사무소장△인재개발원 방창훈△철도교통관제센터 강해신△서울정보통신사무소 강규현◇처장△경영관리 정구용△전략기획 인태명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상근부회장 진명섭 ■한겨레신문사 △사업국 휴사업부장 이선재 ■국민일보 ◇편집국△문화생활부 선임기자(부국장) 김혜림△대중문화팀 선임기자(부장) 전정희 ■아시아타임즈 ◇편집국△경제에디터(국장) 주중석△건설부동산부장(부국장) 이보헌 ■CJ △사업팀장 구창근△재무팀장 김재홍△인사팀장 이준영△홍보실장 김상영△CSV경영실장 민희경△인재원장 손관수△인재원 부원장 신영수△법무TF팀장 성용준 ■CJ헬로비전 △경영지원총괄 윤경림 ■CJ대한통운 △전략지원실장 신동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사장 리즈 채트윈
  • CJ㈜ 대표에 이채욱 대한통운 대표

    CJ㈜ 대표에 이채욱 대한통운 대표

    CJ그룹은 8일 이채욱(67) 대한통운 대표이사가 CJ㈜ 대표이사를 겸직한다고 밝혔다. 2년 8개월간 자리를 지켰던 이관훈 전 대표는 당분간 예우 임원인 상담역으로 그룹에 머물기는 하지만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다. 주요 경영 현안을 논의하는 그룹경영위원회는 이 전 대표 없이 계속 운영되며 향후 인원이 보충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CJ는 이날 인사에 대해 “이재현 회장의 구속에 따른 문책성이 아니라 이 회장 부재에 따른 사업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시 인사”라며 “조직 안정을 도모하고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임 대표의 겸직 임명은 그의 풍부한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4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그룹에 합류한 이 신임 대표는 삼성물산에 입사, GE메디컬 부문 아태지역 총괄사장, GE코리아 회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을 두루 거친 글로벌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공항공사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공항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세계최고공항상(ASQ)을 7년 연속 수상했으며 한국인 최초로 유엔 자문기구인 국제공항협의회(ACI) 세계총회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CJ는 아울러 CJ㈜ 경영총괄 산하에 ‘글로벌팀’을 신설하고 허민회 경영총괄이 겸직토록 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생계 유지 위해 허용돼야” 찬성 속 “다른 사람 일자리 뺏어” 반론도

    투 잡(two-job) 공무원이 나오나. 현행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이 다른 직업을 갖거나 영리행위를 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다른 업무에 종사하면 직무 능률을 떨어뜨리거나 공무에 부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소속 기관장이 허가할 때만 겸직을 할 수 있게 했다. 원칙적인 금지가 법의 취지이지만, 예외를 인정했다고도 볼 수 있어 상반된 해석은 가능하다. 전일제 공무원은 현실적으로 다른 직업을 갖거나 자영업 등 영리행위를 할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은 이 같은 규정에 적용되지 않았고 해당자도 극소수였다. 또 정무직이나 별정직 공무원은 이해충돌이나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임명 전에 휴직을 선택해 두 개 일자리 중 하나를 포기했다. 하지만 시간제 공무원에 대해서는 해당 규정의 적용 여부가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2017년까지 4000명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어 채용 대상자마다 겸직 등을 요구하는 행태가 다양할 가능성이 크다. 사회부처의 한 관계자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학원 강의를 하든지 시간제 공무원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4~5시간 일하고 다른 일을 하겠다는데 말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예규나 가이드 라인과 같은 형식으로 시간제공무원에 대한 겸직과 영리행위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 잡 공무원’의 허용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다. 공무원의 이해관계 충돌을 예방하는 현행 국가공무원법의 본래 취지와 근본적으로 상충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본래 정책 방향에도 어긋난다. 시간제공무원이 다른 일자리까지 갖게 되면 일종의 ‘일자리 뺏기’가 돼 일자리 나누기의 본래 의미를 잃는다는 뜻이다. 시간제 일자리는 늘어나더라도 전체 고용의 양은 변동이 없어 결과적으로 일자리 ‘순증 효과’도 사라진다. 현행 법테두리 안에서 풀어야 할 문제를 정부가 굳이 나서서 전향적으로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와 별도로 공무원을 겸직할 수 없도록 한 변호사법과 공인회계사법에 대한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들 법률은 “보수를 받는 공무원을 겸할 수 없다”고 겸직을 금지하고 있어 변호사와 회계사는 시간제 공무원 채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단독] 시간제 공무원 영리·겸직 허용 전향적 확대

    정부가 시간제 공무원에 대해서는 영리행위와 겸직을 사실상 확대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 등 경제 부처를 중심으로 이 같은 주장이 나오고 있어 이른바 ‘투 잡 공무원’ 허용 여부를 놓고 향후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3일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시간제 공무원에 대해 현행 국가공무원법 64조에 규정된 영리업무 및 겸직 금지 조항을 고쳐서 적용할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현재 전일제 공무원은 영리업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기관장의 허가를 받아야 예외적으로 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간제 공무원에 대해서는 영리행위와 겸직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현행 ‘포지티브 방식’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예외를 둬서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겸직 등을 금지하면 급여 등이 전일제 공무원의 절반 수준인 시간제 공무원에 대한 호응도가 낮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사설] 시간제 공무원 영리행위 확대 부작용도 살피길

    정부가 현행 전일제 공무원과 달리 시간제 공무원에 대해 영리행위와 겸직 허용 범위를 사실상 다소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 고용노동부에서는 시간제 공무원의 영리업무와 겸직 허용 문제를 놓고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아직 구체적인 정부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경제부처를 중심으로 시간제 공무원의 영리행위와 겸직 허용 범위를 확대하자는 의견이 나온다고 한다. ‘투 잡(Two-job) 공무원’의 확대 허용 여부를 놓고 향후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우리는 겸업 공무원이 허용된다 해도 공익과 사익이 충돌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는 올해 법령 개정을 거쳐 내년부터 시간제 공무원을 도입하기로 했다. 경력단절 여성 등 전일제 근무가 어려운 이들이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주 20시간 정도 근무를 할 수 있도록 길이 열린 것이다. 이들은 몇년간 한시적으로 일해야 하는 계약직과 달리 정년도 보장된다. 하지만 근무시간이 주 40시간의 전일제 공무원보다 적기때문에 보수는 일반직 공무원의 절반 수준이라고 한다. 정부에서 이들의 투잡의 허용 여부를 놓고 고민하는 이유다. 국가공무원법 제64조에서는 공무원의 영리업무 및 겸직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다만 겸직의 경우 소속기관 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영리업무의 한계도 대통령령 등으로 정해놓고 있다. 공무원의 영리행위로 인한 각종 이해충돌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시간제 공무원에게 공무원법의 정신만 강요하기 어려운 것이 100만원도 안 되는 봉급으로 생계가 가능하겠느냐는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생계 문제를 외면하고서는 이 제도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아무리 적은 보수를 받더라도 엄연히 국가의 녹(祿)을 받는 공복(公僕)이다. 더구나 이들에게 투잡을 허용할 경우 다른 사람들의 일자리를 뺏는, 뜻하지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추진한 시간제 공무원제의 당초 도입 목적에 어긋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들의 영리행위와 겸직 허용은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 허용을 하더라도 공익과 사익이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직업군 등을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2017년까지 4000여명을 시간제 공무원으로 채용한다는데 그들 중 누가 공직을 이용해 엉뚱한 사고를 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 근무 땡땡이 친 인천 복지시설장 대학서 투잡하느라 ‘바쁘다 바빠’

    근무 땡땡이 친 인천 복지시설장 대학서 투잡하느라 ‘바쁘다 바빠’

    인천 지역 사회복지시설장들이 상근 의무에도 불구하고 근무시간에 대학 강의를 하는 등 ‘투잡’ 논란이 일고 있다. 공익을 우선시해야 하는 복지시설장들의 도덕 불감증이 엿보인다. 3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보육원·요양원 등을 운영하는 사회복지시설장은 공무원에 준하는 상근(常勤) 의무가 있어 월∼금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내 과도한 업무 외 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 지역의 상당수 시설장이 매주 장시간 자리를 비우고 대학 교단에 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구의 A보육원장은 매주 월요일 오후 1~6시, 목요일 오후 2∼5시 인천에 있는 한 대학에서 아동복지론을 강의한다. 또 화요일에는 보육원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충남 천안의 대학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비영리관리, 산업복지 과목을 강의하는 등 무려 3일간 자리를 비운다. 남구의 B아동복지센터장도 인천의 대학에서 사회복지행정실무 및 사회복지실천기술론을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강의하고, 금요일 오전 9∼11시에는 사회복지행정실무, 사회복지실천기술론 강의를 위해 강단에 선다. 중구의 C사회복지관장은 대학에서 화요일 오후 3∼6시 가족복지론,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종일 청소년활동론을 가르친다. 연차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과도한 업무 외 활동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이들은 사회복지기관 종사자 기준에 따라 통상 230만원 이상의 월급을 받고, 대학에서도 강의료를 받는 등 사실상 겸직인 셈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은 ‘규정이 모호하다’며 손을 놓고 있다. 한 구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규정 ‘사회복지시설 공통적용사항’에 시설장은 과도한 출강이 아닌 경우 겸임교수 등을 겸직할 수 있지만, ‘과도한 출강’ 기준이 애매해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지자체가 해당 시설장들을 ‘관행을 이유로 봐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누가 봐도 과도한 출강이고 시설 운영에 영향을 주는데 지도를 못 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며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 전수조사를 통해 일주일에 몇 시간만 외부 강의가 가능하다는 등 명확한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안미현의 시시콜콜] 관료와 풍수

    [안미현의 시시콜콜] 관료와 풍수

    금융위원회가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건물에 있던 시절, 위원장 집무실은 무지 컸다. 맨 처음 금융위가 출범했을 때는 금감원장을 겸직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금감원장 방은 작았다. 지난해 금융위가 태평로로 이사 나가자 당시 권혁세 금감원장은 냉큼 널따란 금융위원장 방으로 짐을 옮겼다. 풍수에 관심이 많았던 권 전 원장은 유명 풍수가를 불러 전임자들이 해놓은 ‘인테리어’를 검증받았다. 집무실은 북쪽으로 난 대형 유리창 너머로 국회의사당 돔이 한눈에 들어오는 구조였다. 진동수, 김석동 등 전임 위원장들은 이 창과 평행으로 책상을 놓고 앉았다. 이 책상 위치가 풍수대가의 눈에 딱 걸렸다. 풍수가는 집무실 공간에 대각선을 그어 보인 뒤 “이쪽 절반은 흉지, 저쪽 반은 길지”라고 진단했다. 이어 “길한 쪽에 책상을 놓되, 국회를 바라보지 않고 등지고 앉아야 한다”고 훈수했다. 그런데 훈수대로 책상 위치를 바꾸면 출입문을 바라보고 앉게 돼 부하직원들이 들어올 때마다 빤히 눈을 마주쳐야 하는 민망함이 따랐다. 고심 끝에 생각해낸 묘수는 차단막. 문 바로 앞에 차단막을 설치해 직원들이 돌아 들어오게 한 것이다. 한편, 방을 빼주고 광화문 한복판으로 옮겨온 김석동 당시 위원장. 그 또한 풍수에 관심이 지대했다. 넌지시 전문가를 불러 위원장실의 풍수를 타진한 결과 ‘명당’이라는 대답을 듣고 매우 흡족해했다고 한다. 세종시로 내려간 기획재정부는 7억원을 들여 청사 출입문의 위치를 정반대로 옮길 예정이다. 다른 청사와 달리 북쪽으로 문이 나 있어 민원인들이 입구를 찾지 못해 헤매는 일이 잦고 직원들도 건물을 끼고 빙 돌아가야 해 통근 버스를 놓치기 일쑤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하지만 북향 현관을 둘러싼 수군거림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들고 나는 문이 북쪽이나 서쪽으로 나 있으면 흉한 기운이 작용한다고 여겼다. 입주한 지 1년도 안 돼 멀쩡한 현관문을 뜯어 옮기는 데 미온적이었던 안전행정부도 기재부의 집요한 민원에 결국 예산을 배정했다. 최종 결재가 나는 대로 공사가 시작되면 연내에 현관문의 ‘공간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롭게도 다음 달 입주하는 새 전국경제인연합회관도 정문의 위치를 바꾸었다. 여의도공원을 마주 봤던 기존 건물과 달리 새로 리모델링한 건물은 광장아파트 쪽을 향하고 있다. 법적인 제약 탓도 있지만 현관이 서향에서 동향으로 바뀐 것이다. 한때 도심의 대표적인 흉터로 꼽혔던 광화문 파이낸스센터가 늘 북적대는 것을 보면 명당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말이 더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엘리트 경제관료들이 모여 있는 기재부와 재계의 본산이라는 전경련이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향(向)의 현관을 갖게 된다고 하니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우리 경제의 앞날에도 길(吉)한 기운이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논설위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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