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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⑤-금융 계열사 CEO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⑤-금융 계열사 CEO

    지난 2002년 5월24∼25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그룹 연수원 ‘창조관’에 삼성의 금융사 7인의 ‘수장’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속속 모여 들었다. 직전 전자사장단 회의에서 “현재 실적에 자만하지 말고 미래를 대비하자.”고 주문했던 이건희 회장이 무슨 말을 던질지 모르는 상황.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캐피탈, 삼성증권, 삼성투신운용 등 업종별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뒤 새벽 1시까지 토론이 이어졌다. 회의를 함께 한 이 회장은 “문제가 있는 경영방식은 즉각 고쳐 금융사들도 삼성다운 ‘일류경영’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해외 선진 금융사들의 본격적인 진출에 대비해 핵심 금융전문인력을 확보하고 벤치마킹해 상품·서비스 개발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종 대 외국자본의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미리 대비한 것이다. 이 회장은 2001년 회의때도 “사고가 난 뒤 보험료율만 올리지 말고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노력하라.”고 주문해 삼성화재가 최초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를 설립하는 계기가 됐다. 이 회장이 전자계열에 이어 금융사 사장들과 전략회의를 가진 데서 나타나듯 금융업은 전자와 함께 삼성의 양대축이다. 삼성은 지난 세월 현대·LG 등과 늘 수위를 다퉈왔지만 금융만큼은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했다. 현재 자산기준으로 삼성생명이 90조원을 넘어섰고 삼성화재 14조원, 삼성증권 6조원에 육박한다. 웬만한 시중은행과 맞먹는 수준이다. ●자산 90조, 삼성의 ‘젖줄’을 일군 사람들 삼성생명은 57년 4월 강의수, 전중윤, 윤삼영, 강일성, 김용수, 강화두 등 7인의 경제인이 57년 공동으로 세운 동방생명이 전신이다. 초대 사장과 회장을 지낸 고 강의수 회장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장인이다. 당시 동방생명 마산지부장이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이었다. 동방생명은 설립 2년 만에 국내 생보업계 1위로 뛰어오른 데 이어 62년에는 동남증권(현 하나증권) 설립, 동양화재 주식 매입,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인수 등 사세를 넓혀 나갔다. 하지만 63년 1월 강 회장이 운명하자 곧바로 어려움에 빠졌고 그해 7월 삼성의 일환이 된다. 삼성생명은 삼성의 지배구조를 지탱하는 ‘대들보’로서 그만큼 부담도 안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자동차 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내놓으면서 해외 및 국내여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때 일부 해외언론은 이 회장을 가리켜 ‘책임을 질 줄 아는 유일한 경영인’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재용 상무가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가 갖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19.34%도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말 삼성생명 지분 6%를 제일은행에 5년간 신탁하면서 금융지주회사로 지정되는 것을 피하려고 하는데 당국의 결론이 주목된다. 참여연대가 지난해 4월 이수빈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배임혐의로 고발한 것도 걸려 있다.99년 회사가 손해를 봐 가면서 우리은행과 주식을 맞교환해 지배주주에게 ‘이득’을 안겨줬다는 주장과 삼성자동차 ‘우회지원 대출’ 등이 고발 사유였다. 이같은 경영외적인 비중을 제외하고도 삼성생명은 국내 생명보험 시장의 35%를 점유하고 있는 선두업체로 올해 자산 100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등 화려한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2003년 미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가운데 생보사 부문 19위에 랭크됐다.2010년까지 자산 200조원, 매출액 47조원을 달성하여 ‘글로벌 종합금융서비스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과거 삼성의 계열사 가운데 삼성생명 돈을 빌리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삼성생명빌딩과 중앙일보빌딩, 종로타워, 강남의 하이닉스빌딩 등 수많은 빌딩이 삼성생명 소유다.1116개 지점의 영업용 부동산의 장부가만 3조 5158억원에 달한다. ●생명의 산 증인, 이수빈과 배정충 삼성생명의 경영은 99년 12월부터 배정충(60) 사장이 책임지고 있다. 전북 전주생인 배 사장은 전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69년 삼성생명(당시 동방생명)에 입사했다. 입사 당시 삼성생명의 자산은 30억원(현재 90조원)에 불과했다. 생명보험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던 70∼80년대를 영업 현장에서 보낸 배 사장은 삼성화재 대표를 거쳐 99년 ‘친정’의 대표이사로 금의환향했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이 한달에 걸쳐 전국의 영업현장을 순회한 일일 정도로 현장을 우선시한다. 한번 본 숫자는 거의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수리’에 밝다.4년 만에 삼성생명에 돌아왔을때 사장실에 불려 간 간부들이 업무와 관련된 통계숫자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자 일일이 수정해주며 ‘불호령’을 내린 일화는 유명하다. 반면 아무리 바빠도 회사 임직원이나 거래처, 지인들의 상가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인간적인 면도 강하다는 평이다. 이수빈 회장도 삼성생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65년 삼성그룹 공채 6기로 입사,13년 만에 제일모직 대표이사로 초고속 승진한 그는 25년간 제일합섬, 제일제당, 삼성항공, 삼성생명, 삼성증권의 CEO와 삼성 금융그룹 회장을 맡아 ‘직업이 사장’으로 불린다. 보험 경영에 손익과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 방식을 접목했고 생명보험 경영의 핵심인 영업소장과 설계사의 위상 강화를 통해 업계 1위의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생명은 그 역사만큼이나 거쳐간 인물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2대 사장을 지낸 이호씨는 20대,31대 내무부장관과 8대,20대 법무부장관을 역임했다.63년 삼성으로 넘어 오면서 새로 구성된 경영진에는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3남이자 이병철 회장의 둘째 사위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시아버지인 정상희씨는 71∼78년 회장을 지냈고 김만제 전 포철회장도 경제부총리를 마치고 91∼92년 회장을 맡았다. ●사돈과 사위가 맹활약한 삼성화재 삼성화재는 1951년 3월 경남 함안 출신의 구진현씨가 세운 재단법인 ‘훈세사(勳世社)’에서 출발한 안보화재와 한국일보 창업주인 고 장기영 회장이 초대사장을 지낸 안국화재가 전신이다. 안보화재와 안국화재는 63년 합병으로 한 회사로 태어났고 93년 말 삼성화재로 이름을 바꿨다. 삼성화재의 사사에는 유난히 ‘인척’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맹희씨의 장인인 손영기 전 경기도지사는 삼성에 인수된 직후인 61년 안국화재 사장을 맡은 뒤 운명(76년)하기까지 사장을 지냈다.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이자 손영기씨의 아들인 손경식 CJ 회장은 93년 7월 당시 제일제당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 경영을 맡았다. 이병철 회장의 4녀 덕희씨의 남편인 이종기씨와 자리를 맞바꾼 것이다. 이종기씨 역시 2000년 3월 경영에서 물러날 때까지 삼성화재를 국내 대표 손보회사로 키워놨다. 안국화재 지분이 많던 이맹희씨도 65∼67년 임원을 지냈고 부인 손복남씨도 85∼93년 상무로 일했다. 삼성화재 역시 긴 역사만큼이나 거물급 인사들을 많이 배출했다. 동부화재 김순환 사장은 2001년까지 부사장을 지냈고 조용철 CJ홈쇼핑 사장도 99년까지 삼성화재에서 일했다. 박해춘 LG카드 사장, 박종익 전 손보협회 회장도 삼성화재 출신이다. ●신경영으로 이끈 이학수와 이수창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이 실질적으로 삼성화재 대표를 지낸 것은 94년 12월∼96년 8월로 1년 8개월밖에 되지 않지만 삼성화재의 ‘경영체질’을 혁신적으로 바꿔 현재의 고도수익을 낳는 경영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본부장은 94년 초 제일제당 대표로 잠시 나갔다 돌아오고 나서 바로 삼성화재 CEO로 부임하자마자 17%였던 시장점유율을 3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삼성화재 임원들은 ‘불가능한 목표’라며 주저했지만 “삼성이 명색이 ‘영남기업’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구에서 4위, 부산에선 3위, 경북은 7위라는게 말이나 되느냐? 전부 1위로 끌어 올리자.”는 이 본부장의 격려에 설득당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94년 17.6%였던 삼성화재의 점유율은 96년 23.6%로 급등,2,3위와의 격차를 10%이상 벌렸고 2001년 대망의 ‘30%’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본부장은 또 자동차보험의 공격적인 확대, 설계사 수당 100% 인상, 품질보증제 시행 등 ‘신경영’을 도입하며 삼성생명에 비해 뒤처져 있던 삼성화재의 위상과 직원들의 사기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구단 창설, 삼성화재배 세계바둑대회 등을 통해 회사 이미지 개선에도 기여했다. 이 본부장, 배정충 현 삼성생명 사장의 뒤를 이어 99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수창(56) 사장의 경영성적도 눈부시다.99년 26.9%였던 점유율을 지난해 32%로 끌어 올리며 2,3위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2003년,2004년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로부터 국내 민간기업 중 최고등급인 A+를 받았다. 매월 마지막주에는 영업점과 보상 현장을 깜짝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에 철저한 이 사장은 2002년 업계 최초로 ‘삼성애니카’라는 브랜드 경영을 도입했고 2001년 진입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은행의 손해보험업 진출이 예정된 올해는 향후 10년간 회사의 명운을 좌우할 중대한 시기”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경북 예천의 대창고를 졸업한 이 사장은 독특한 전공(서울대 수의학과)으로도 유명하다. 한때 사법시험을 준비했지만 결국 경영인으로 성공했다. ●아직 꺼지지 않은 카드의 ‘불씨’ 삼성의 금융사업 가운데 가장 고전하고 있는 분야는 신용카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조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데 이어 올해도 1조 2000억원의 증자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46%), 삼성생명(34.5%), 삼성전기(4.7%), 삼성물산(3.1%) 등 삼성 계열사들은 지분만큼 증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삼성카드의 적자로 인한 지분법 평가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건희 회장은 이미 2002년 “신용카드가 신용사회 저변확대에 기여했지만 과열 경쟁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인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지만 카드사태는 현실화됐다. 유석렬(55) 사장은 신용카드 부실이 불거진 2003년 대표이사를 맡아 그동안 삼성캐피털과의 합병, 유상증자, 해외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으로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거쳐 74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유 사장은 입사직후 회사의 권유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에 진학한 ‘드문’ 케이스다. 삼성전자 반도체 미국법인 근무를 거쳐 91년부터는 비서실 재무팀에서 일했다. 미국법인 관리부장 시절 동료가 최광해 현 구조본 재무팀장이다.97년 삼성캐피털 대표이사로 CEO 생활을 시작한 유 사장은 삼성증권 사장,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을 역임했다. ●‘투자은행’으로 변신중인 삼성증권 92년 국제증권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삼성증권은 98년 수익증권 판매고 최단기간내 10조원 돌파 등 짧은기간에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일찍부터 ‘약정경쟁’을 지양하고 자산관리형 영업으로 변신을 시도, 현재 투신수탁고가 20조원에 달해 자산관리부문에서 은행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흥은행, 국민은행 지분 매각 작업에 공동주간사로 참여하는 등 외국계 대형 증권사들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투자은행(Investment Banking) 부문에서도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토종증권사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영입된 황영기 전 사장에 이어 지난해 5월 삼성증권 사장에 취임한 배호원(54) 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대표적인 자산운용 및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배 사장은 경남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77년 제일합섬 경리과를 시작으로 비서실 재무팀 부장,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삼성투신운용 사장, 삼성생명 자산·법인부문 총괄 사장 등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금융전문가답게 깔끔한 이미지지만 직원들과 ‘해장국 미팅’을 즐기는 등 소탈한 모습도 갖고 있다. ●벤처투자, 투신운용, 선물 등으로 확장되는 금융사업 삼성은 삼성물산의 벤처사업팀을 확대,99년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삼성벤처투자를 설립했다.2003년 대표이사로 부임한 김상기(55) 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 삼성생명, 삼성증권에서 주로 일했다. 지난해 말 현재 수익증권 22조 2000억원, 뮤추얼펀드 1000억원, 투자자문 38조 1000억원 등 60조가 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삼성투자신탁운용은 2003년부터 삼성화재 부사장을 역임한 황태선(57) 사장이 맡고 있다. 경북 상주생으로 김천 성의종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선물 관련 제품의 판매·컨설팅, 정보 수집 등을 담당하는 삼성선물은 지난해 3월부터 정주영(57) 사장이 맡고 있다. 정 사장 역시 황 사장의 고향인 경북 상주 출신으로 상주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을 거쳐 삼성증권 리테일 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ukelvin@seoul.co.kr ■ 삼성의 금융비화 삼성은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제일모직, 제일제당, 삼성전자 등 거의 모든 회사를 손수 일궜지만 오늘날 100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금융사업은 대부분 인수한 것이다. 묘하게도 인수한 금융사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삼성이 직접 설립한 금융관계사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 황영기 사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추대되자 재계에서는 곧바로 삼성의 우리은행 ‘인수설’이 불거져 나왔다. 우리은행이 삼성자동차의 주 채권은행인데 삼성에서 잘 나가던 황 사장이 굳이 자리를 옮길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삼성의 부인이 아니더라도 삼성이 은행을 소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한때 시중은행의 대부분을 소유했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제1금융권 진입을 노렸던 삼성인지라 의혹의 눈길은 쉽게 거둬지지 않는다. 고 이병철 회장은 50년대 중반 이승만 정부가 추진한 시중은행 주식 공매에 참가해 12억 9000만환에 흥업은행(구 한일은행) 주식 83%를 소유하게 됐다. 이어 조흥은행주 55%를 매입했다. 흥업은행 신탁부에서 상업은행주 33%를 갖고 있었으므로 삼성은 당시 4개 시중은행 가운데 3개 은행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했던 것이다. 황영기 회장이 맡고 있는 우리은행이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친 것이므로 삼성과 우리은행의 인연이 질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5·16 쿠데타로 삼성이 소유하고 있던 은행 지분은 정부 소유로 돌아갔다. 삼성으로서는 한국비료(한비)와 대구대·은행을 박정희 정권에 뺏긴 셈이다. 하지만 삼성과 금융사업의 인연은 58년 안국화재 인수로 재개된 뒤 63년 동방생명 인수로 본격화된다. 금융사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고 이병철 회장은 63년 봄 동방생명 임원이 찾아와 회사를 인수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회고했다.5월22일 당시 동방생명 임원 대부분의 주식이 먼저 삼성으로 넘어왔고 강의수 회장의 유족들도 7월16일 지분을 넘겼다. 강 회장의 유족이 권영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부인 강지연 여사다. 삼성과 민노당의 ‘악연’도 역사가 긴 셈이다. 삼성은 92년 11월 배현규씨 등 국제증권 대주주로부터 영업권을 양도받아 삼성증권을 탄생시켰다.96년에는 국제선물(현 삼성선물)을,98년에는 동양투신(현 삼성투신운용)을 인수했다. 반면 88년 설립한 삼성카드는 현재 그룹의 ‘뜨거운 감자’로 전락했고 95년 설립한 삼성캐피탈도 부실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삼성카드와 합병해야 했다.99년 설립한 삼성벤처투자도 ‘벤처 붐’이 사그라지면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ukelvin@seoul.co.kr ■ 생명·화재 역대 대표이사 ●삼성생명 강의수(57.4∼62,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장인) 이 호(∼63, 전 내무부·법무부 장관) 조우동(∼69, 전 삼성중공업 회장) 이겸재(∼71) 원종훈(∼78) 고상겸(∼83) 배상욱(∼84, 전 체신부 장관) 박태원(∼85) 이수빈(∼91) 황학수(∼95, 전 삼성카드 부회장) 이수빈(∼99, 현 삼성사회봉사단장) 배정충(∼현재) ●삼성화재 손영기(∼76, 이맹희씨 장인) 손경식(∼93, 현 CJ회장) 이종기(∼2000, 이병철 회장 넷째 사위) 강경수(∼93) 홍종만(∼94, 전 삼성자동차·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 이중구(∼94, 현 삼성테크윈 사장) 이학수(94∼96, 현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배정충(∼98, 현 삼성생명 사장) 이수창(∼현재)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청자상감’ 10억9000만원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의 작품이 나왔다.17일 오후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하우스에서 열린 제92회 서울옥션경매에서 고려시대에 제작된 ‘청자상감매죽조문매병(靑磁象嵌梅竹鳥文梅甁)’이 10억 9000만원(이하 수수료 별도)에 팔려 국내 미술 경매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작품은 앞면과 뒷면에 매화와 대나무 사이의 새를 상감기법으로 그려 넣은 작품으로,7억원에 경매가 시작돼 최고가로 개인미술관에 낙찰됐다. 그동안 국내 최고 경매가를 기록한 작품은 2001년 겸재 정선의 ‘노송영지’(7억원)였다. ‘청자상감매죽조문매병’은 일본에서 경매의뢰가 들어온 상감청자로, 도자기의 조형과 맑고 투명한 비색 유약의 상태, 문양의 회화적 표현이 빼어난 명품이다. 아랫부분에는 뇌문대(雷文帶)를, 입구 아래 어깨 부분에는 여의두문(如意頭文)을 흰색으로 상감했으며 도자기의 형태도 완전하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장롱문화재 외출하다

    장롱문화재 외출하다

    부산 시민들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조선시대 도자·회화 명품들이 한자리에서 전시된다.15일부터 30일까지 부산 범일2동 진화랑(대표 진이근)에서 열리는 ‘부산시민소장 고려조선도자회화명품전’에는 고려·조선시대 서화류 186점과 도자기 109점 등 모두 295점의 귀중한 문화유산이 선보인다. 보물 1287호인 고려불화 지장보살삼존도(14세기) 등 고려불화를 비롯해 고려금자사경 두루마리, 조선 역대 왕의 그림과 글씨 등을 모은 어필첩, 겸재 정선의 금강내산총도 등이 나온다. 한국의 불화는 삼국시대부터 그려졌지만 고려시대, 특히 14세기에 제작된 불화가 가장 많이 남아 있고 수준도 높다. 이번에 선보이는 지장보살삼존도는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구원해주는 지장보살을 주존으로 해 왼쪽에 무독귀왕, 오른쪽에 도명존자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98년 보물로 지정됐다. 조선시대 500여년 동안 활동한 수백명의 화가들 가운데 가장 많은 그림(600여폭)을 남긴 겸재 정선은 특히 실경산수화에 탁월한 솜씨를 보였다. 그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은 단연 금강전도와 인왕제색도다. 금강내산총도(300×60㎝)는 이에 버금가는 수작으로 꼽히는 대형 작품이다. 조선 후기 도화서 화원인 고송유수관도인(古松流水館道人) 이인문의 산수화 8곡 병풍은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 갈필(渴筆, 마른 붓)로 산을 그리고 부벽준법(斧劈法)으로 바위 표면을 힘차게 그린 산수화가 그의 높은 학문세계와 예술의 경지를 보여눈다. 도자기로는 13세기 고려시대에 제작된 청자진사채완(靑磁辰砂彩碗)이 희소성 있는 ‘문화재급’으로 주목할 만하다. 전시에 맞춰 출품작들에 대한 해설을 곁들인 화집도 나와 이해를 돕는다.(051)633-1520.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서울시, 운치만점 정자 선정

    서울시, 운치만점 정자 선정

    서울시내 언덕이나 산자락 명당자리에 터잡은 정자에서 한강을 내려다보는 것도 괜찮은 계절,가을이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운치만점’의 정자는 모두 11개(지도). 강 북쪽인 마포구 상암동 일대와 난지도,강서구 가양동 궁산의 ‘소악루’는 조선 영조 때 동복현감을 지낸 소와(笑窩) 이유 선생이 지은 누각이다.정자에 오르면 인왕산과 남산,관악산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진다.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이 남긴 산수화를 통해 당시 풍류와 멋이 전해오는 이곳에 가려면 지하철 5호선 발산역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가양사거리에서 내리면 된다.. 양화대교와 성산대교 사이에 있는 ‘망원정’은 세종의 둘째형인 효령대군이 지었는데 ‘희우정’으로 불리며 기우제를 지내던 곳이다. 이후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이 정자를 크게 고쳐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본다는 뜻으로 망원정으로 바꿨다.성산대교와 양화대교 일대 선유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며 야경이 일품이다. 지하철 2호선 합정역에서 내려 15분 정도 걸어가면 나온다.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참배하러 다닐 때 잠시 쉬어가던 행궁인 ‘용양봉저정’은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에서 버스를 타 가칠목에서 내리면 구경할 수 있다. 이밖에 동작구 흑석동 효사정,광진구 자양동 낙천정·화양동 화양정터,용산구 원효로 심원정터·한남동 제천정터와 천일정터,강남구 압구정동 압구정터,성동구 응봉동 응봉정에서도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5) ‘동해의 강구’ 왕피천의 은어

    봉화에서 불영계곡을 거쳐 울진으로 길을 잡는다.험한 길,붉은 소나무가 울울창창한 곳이다.백두대간 줄기에서 동해로 내리꽂히는 왕피천이 불어난 장맛비로 급살을 탄다.우르르 쾅꽝,전쟁이라도 났는가 싶다.가파른 계곡을 내려가노라니 불현듯 동해다.깊은 숲이 연속되다가 너무도 급작스럽게 바다가 나타나 당황스러울 정도다.‘바다, 하늘, 계곡, 강이 만나는 곳’ 이란 울진군의 홍보 문구가 너무도 정확히 이를 설명해준다. 버젓한 강은 없어도 백두대간의 골짝,골짝에서 내린 물을 동해로 쏟아붓는다.왕피천도 그 중의 하나.물의 급수를 따질 겨를이 없다.너무도 깨끗하여 아직도 이런 물이 남아있음에 감사,또 감사드릴 뿐이다.동해가 청정해역임은 이런 왕피천류의 청정지수에 힘입는다.국내 최초의 민물고기 전시관인 ‘경북 민물고기연구센터’가 경상도의 수많은 지역을 제치고 왕피천 하류에 자리잡았음은 당연한 일 아닌가. ●기수는 인간삶 엮어낸 가장 중요한 곳 필자가 쏜살같이 내려간 방향과 반대로 봄철의 은어떼는 힘겹게 거슬러 올라왔으리라.백두대간에 쌓인 눈이 녹고 얼음이 풀리면 은어는 백두대간 줄기로 향한다.한여름 왕피천 중류 쯤에서 성장한 은어는 거의 고등어만큼 몸피를 불려 가을 무렵에 하류로 내려간다.알을 낳은 은어는 1년생으로 생을 마치기에 일년어(一年魚)란 별칭이 붙었다.치어들은 동해로 내려가서 겨울을 난 뒤 다시 봄이 오면 모천회귀(母川回歸)를 거듭한다.삼척의 오십천,양양의 남대천,강구의 왕피천,그리고 남해안의 섬진강에서도 은어들은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그렇듯 돌고 도는 윤회의 법을 온몸으로 실천하여 끝내 우리를 감동시키고 만다. 소금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汽水)야말로 바다의 또 다른 비밀을 간직한 곳이며,인간의 삶을 엮어낸 가장 중요한 곳이다.은어뿐 아니라 연어와 숭어,황어,칠성장어 등도 동해에서 기수를 거쳐 민물을 찾아 오르내린다.크고 작은 동해의 읍성과 마을이 기수 근역에 자리잡았으며,울진도 예외가 아니다.그런 까닭에 바다생활사에서는 기수가 반드시 앞자리를 차지함이 마땅하다. 은어떼처럼 필자도 강구(江口)의 기수를 거쳐서 산으로 오른다.계곡물에서 철저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려고 영역싸움을 벌이는 은어를 보니 ‘물고기 야전사령부’가 왕피천으로 옮겨진 듯한 느낌이다.이들의 영역 투쟁은 전투적이다.그러나 다가오는 가을이면 그 힘겨운 투쟁도 막을 내릴 것이다.하구의 산란장으로 줄달음칠 시간이기 때문이다. 은어의 최후를 보자.산란 후,기진맥진하여 마치 소매끝에 메추리 붙듯 너덜거리는 껍질과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강물에 떠내려간다.떠내려가는 은어는 물새도 잡아먹지 않는다.누군가 이를 ‘고요한 은어의 수장식(水葬式)’이라고 압축하여 말했다.그 은어에게서 우리 인간을 본다. 바닷물과 민물이 섞인 환경에서 적당한 생화학적 밸런스를 보존해야만 이듬해 은어가 돌아올 수 있다.바다에서 곧바로 모천으로 오기 전에 강구(江口)에서 잠시 머물고,반대로 모천에서 바다로 갈 때도 강구에 머무르면서 생체 밸런스를 조절해야 한다.바닷물과 민물의 변증법적 지평은 바로 기수에서 열린다.바다와 강이 만나는 경계는 성스럽기까지 하다.밀물,썰물이 만나는 조간대의 갯벌이 보여주는 ‘경계의 미학’처럼 강구의 기수도 그 자체가 장엄(莊嚴)이다. 장엄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역시나 적당한 거리 유지가 필요한 법.왕피천 하구의 끝자락을 지키는 망양정(望洋亭)에 오른다.망양정은 ‘바다를 관망한다.’는 뜻이니 필자의 관해기처럼 수많은 시인묵객들도 일찍이 자신들의 관해기를 이곳에서 쏟아내지 않았겠는가. 두 개의 모래톱이 마주한 틈새를 비집고 왕피천이 동해로 흘러들고,동해는 힘껏 바닷물을 민물로 밀어붙인다.출신이 다른 물들의 싸움은 생각보다 격렬하지만 모래톱의 풍경은 고즈넉하기만 하다. 망양정의 위치는 너무도 절묘하여 숙종이 내린 ‘관동제일의 누(樓)’라는 친필 편액이 조금도 부끄럽지 않다.오죽하면 겸재 정선이 망양정도(望洋亭圖)에서 다소 ‘과격한’ 필치로,‘바다로 솟구치듯 돌출한 누정’이라고 묘사했을까. ●江口 들판은 소금 굽던 이들의 삶터 누정에서 감상에 젖을 수도 있겠지만,좀더 현실적으로 강구를 바라보노라면,온갖 역사와 문화가 누적된 치열한 곳으로 다가오기도 한다.왜구들이 떼지어 몰려들던 침략의 현장.아니면,강구에서 뗏목을 엮거나 배에 실어 멀리 부산까지 가던 포구.그도 아니면,염전터였던 강구의 들판은 소금 굽던 이들이 진저리치며 고난의 삶을 살던 곳이기도 하다.아주 오래 전의 일들인지라 조만간 ‘전설’로 변해갈 것이다. 과거에 민중들의 먹거리에서 민물고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엄청나게 컸다.더군다나 은어처럼 바다와 강을 오가는 고기는 대단한 인기 어종이었다.은어튀김의 우아한 맛을 경험한 이들은 그 인기도의 비결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은어는 말 그대로 은빛이다.은어에서는 수박 향기가 난다.비린내 대신에 향긋한 수박 향기가 나는 것만으로도 은어의 품격을 알 수 있다.오죽하면 향어(香魚)라 불렸을까.중국의 ‘박물지’에 이르길,‘물고기 회를 먹고 남은 것을 강물에 버리니 그것이 고기로 되살아났다.’고 한 바로 그 물고기다. 왕피천 사람들은 수경을 쓰고 급류 바위틈을 뒤져 작살로 은어를 잡아 올린다.파리 모양의 낚시를 매달아 은어새끼를 낚아내는 ‘파리낚시’,살아있는 은어의 몸통에 바늘을 끼워 다른 은어를 유인하는 ‘놀림낚시’,그 무엇보다 돌멩이로 살을 막고 통발을 놓은 ‘살막기’가 중요했다.왕피천 태생의 주상준 문화원장의 증언에 따르면,현재의 투망질이나 낚시질보다 앞의 어로방식이 보다 보편적이었다고 한다. 은어는 튀겨 먹고,회 쳐 먹고,끓여 먹고,훈제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산에서 잡은 큰 은어를 ‘산치’라 불렀는데,주둥이에 대나무 꼬챙이를 끼워 가지런히 꽂아놓은 뒤 그 위에 두꺼운 종이를 덮어 훈증(熏蒸)으로 구워 말리는 예스러움을 이제는 보기 어렵다. 살아있는 모양 그대로 금빛이 도는 훈증 은어는 왕골 속갱이로 열마리씩 엮어 귀한 선물로 주고받기도 하였다.문득 지난해 여름,바이칼호로 가는 길목인 슬류디양카에서 먹었던 황금빛 훈증청어 오물(Omul)이 떠오른다.흡사 황금투구와 갑옷을 입은 양 품격있게 줄지어 서 있던 오물의 위엄을 동해의 훈증 은어에서 다시 보는 맛이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은어만이 아니다.동해안 사람들은 어느 곳에서건 백두대간을 넘어야만 서쪽 사람들과 문물을 교류할 수 있었다.서쪽 사람들 또한 산을 넘지 않으면 소금을 구할 수 없었으며,하다못해 산모 미역거리조차 구할 수 없었다.동해에서 올라온 은어가 계곡물에서 진저리치며 전투를 벌이는 동안,사람들은 험준한 고개를 넘고 넘어 봉화나 영주를 오고갔다. 울진군 북면에 가면 도문화재 자료로 지정된 일명 ‘울진내성행상불망비’란 철비(鐵碑)가 서 있다.내성은 봉화의 옛 이름.울진에서 봉화로 가자면 열두 고개를 넘어야했으나 험준한 산악의 사나운 짐승과 산적은 한사코 이들의 발목을 묶었다.자연히 고개목에는 주막거리가 형성되었다.본디 원(院)이 있던 곳이니 울진의 벼슬아치들이 부임할 때도 반드시 이곳을 거쳐야 했다. 소금,미역,문어나 북어 따위를 지게에 진 장사치들은 일사불란한 접(接)을 갖추고 산을 탔다.죽변이나 울진읍내에서는 불과 30여리에 지나지 않으나 봉화 내성장까지는 무려 150리길.오로지 찻길로만 다니는 오늘날은 감둥골고개,돌재,나그네재,바릿재,샛재,술막재,넙재,매재,고치부재 따위의 고개 이름들이 산골사람들 기억 속에 서서히 ‘전설’로 바뀌어가고 있다. ●관동·관서사람들 백두대간 오가 베어진 소나무가 산을 내려와서 바다로 갔다면,사람들은 미역 따위를 짊어지고 ‘산 너머 동네’로 넘어갔다.산 너머 동네의 풍문이 전해졌으며,부족한 해산물의 단백질이 이 ‘실크로드’를 통해 공급되었다.은어나 연어 따위 역시 목숨 걸고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갔으며,다시금 목숨걸고 종족 보존이란 장엄을 연출하곤 하였다. 올해 여름 휴가에도 서쪽 사람들은 기를 쓰고 산을 넘어 바다로 향할 것이다.관광이란 이름을 쓴 인간들의 고난의 행군 역시 바다를 잊지 못하는 또 하나의 모천회귀가 아닐까.그러한 즉,망양정에서 바라보는 강구의 유장한 풍경 속에서 인간과 자연의 대투쟁을 생각해 보고,우리가 돌아갈 시간을 생각해 봄은 관념 이상의 존재고가 아닐 수 없다.동해의 파도가 저렇듯 성나게 강구의 모래톱을 으깨는 것도 저마다 이유가 있지 않겠는가.
  • ‘송필용展’ 학고재화랑서 13일까지

    네 명의 국선(國仙)이 뱃놀이를 하다 절경에 취해 삼일 동안 돌아가는 걸 잊었다는 삼일포,암벽을 따라 쏟아지는 물이 마치 봉황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 같다고 해 이름이 붙은 비봉폭포,선녀가 흰 비단을 바위 위에 널어 놓은 듯하다는 토왕폭포….중견 서양화가 송필용(47)이 서울 인사동 학고재 화랑에서 전시중인 물 그림 목록들이다.노련한 목수가 단 한번의 망치질로 못을 박듯 거침없이 떨어지는 물줄기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작가가 물 그림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연의 순리다.거친 자리도 불편한 자리도 마다하지 않고 흐르는 물의 넉넉함,무엇에도 구애받지 않는 그 정신을 배우라는 것이다. 송필용의 물 그림은 우리 전통회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그림 속 흰 폭포수와 바위는 겸재의 ‘박연폭포’나 단원의 ‘구룡폭포’가 지닌 강렬하면서도 단순한 아름다움을 연상케 한다. 또 ‘삼일포’ 그림의 요점인 정자는 동양화적인 선묘로 그 멋을 더한다. 옛 선비들은 폭포를 직접 보지 않더라도 서재에 관폭도를 그려놓고 바라봄으로써 물을 즐기고 또 깨달음을 얻었다.이번에 선보인 ‘관폭-변산에서’와 ‘관폭-지리산에서’는 바로 그런 전통회화의 관폭도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산뜻한 쪽빛과 옥색으로 가득한 송필용의 물 그림은 맑고 신비롭다.생명의 기운이 넘친다.우리로 하여금 ‘흐르는 물처럼’ 살고 싶게 만드는 그림들이다.전시는 13일까지.(02)739-4937.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간송미술관 ‘大겸재전’-‘진경산수’에 푹 빠져볼까

    겸재 정선(1676∼1759)은 조선의 산하를 직접 여행하고 사생해 화폭에 담은 진경산수라는 새로운 화풍을 세운 인물이다.산천을 소재로 그 내재된 아름다움까지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진경산수화는 겸재에 의해 집대성됐다.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해내는 데 가장 알맞은 고유 화법을 만들어낸 것이다.겸재는 우리 산천의 모습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정형화된 중국 산수화까지도 진경산수화법으로 대담하게 변형시켰다.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대겸재전(大謙齋展)’은 진경산수화가 완성된 겸재의 60대 이후 작품들을 중심으로 그의 진경산수화 세계를 보여준다.겸재의 그림 100점 이상이 전시돼 겸재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살펴볼 수 있다.겸재는 화가이기 이전에 율곡학파의 적통을 이어받은 성리학자다.그런 만큼 주역의 근본원리인 음양조화와 음양대비를 화면 구성의 기본원리로 삼았다.또 중국 남양화법의 묵법(墨法)과 북방화법의 필묘(筆描)를 적절히 취해 독특한 기법을 창안해 냈다. 이번 전시에는 ‘백악산’‘독락정’‘취미대’‘자하동’등 서울의 진경,‘도산서원’‘성류굴’등 경상북도 청하 현감시절에 그린 풍경,모친상 탈상후 본격적으로 산수에 몰두한 시기에 그린 ‘망양정’‘삼일포’‘월송정’‘총석정’등 관동지방 풍경과 ‘단사범주’등 단양팔경을 그린 그림들이 공개됐다.자화상으로 추정되는 ‘독서여가’와 ‘시화환상간(詩畵換相看)’ 등도 눈길을 끈다.‘시화환상간’은 영조 16년 겸재가 양천 현령으로 부임할 때 진경시의 대가 사천 이병연과 헤어지면서 했던 ‘시와 그림을 서로 바꿔보자.’는 약속에 따라 그린 작품이다.‘여산초당’‘무송관산’‘소상야우’ 등은 중국적 소재를 조선의 산수와 인물 등으로 바꿔 조선식으로 소화한 작품.‘강진고사’‘강정만조’ 등은 겸재가 80세 전후에 그린 최만년기의 그림으로,조선의 진경을 추상화했다.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은 “겸재의 산수는 농도의 차이로 인해 바람이 술술 지나가는 듯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이라며 “고전적인 가치가 있는 것은 항상 현대적 감각이 있기 마련”이라고 겸재의 작품을 평했다.전시는 30일까지.(02)762-0442.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문화기호학으로 읽는 문학과 그림/조용훈 지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인과 화가들은 깊숙한 만남을 통해 서로의 예술에 기여했다.화가 파블로 피카소와 프랑스의 초현실주의 시인 폴 엘뤼아르.그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절친한 친구’로 서로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피카소의 그림 ‘게르니카’와 엘뤼아르의 시 ‘게르니카의 승리’는 파시즘의 광기와 폭력에 분노하고 그 잔인함을 고발한 공동투쟁의 산물이다. 우리 예술사에서는 어떤가.진경산수화의 개조로 추앙받는 겸재 정선은 그와 동시대 시인인 사천 이병연과 평생 시와 그림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나눴다.또 화가 구본웅은 친구 이상의 초상을 그려 구태를 벗지 못한 식민지 조선에 항거하지 않았던가.문인과 화가의 비평적인 교류.그것은 예술사를 이끌어온 커다란 동력이다. 청주교육대 조용훈(45) 교수가 펴낸 ‘문화기호학으로 읽는 문학과 그림’(효형출판 펴냄)은 문학과 그림 혹은 문인과 화가들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으며 또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살핀 책이다. 문학과 그림을 ‘자매관계’로 파악한 것은 멀리 그리스·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그리스의 서정시인 시모니데스와 로마의 서정시인 호라티우스는 시와 그림이 유사하다는 사실을 문헌으로 남겼다. 시모니데스는 “회화는 말하지 않는 시이며 시는 말하는 회화”라는 말로 문학적 상상력과 회화적 재현의 상관성을 강조했다.또 호라티우스는 한번 읽고 즐기면 되는 시들이 있는가 하면 반복적으로 읽어 그 의미를 파악해야 하는 시들도 있다는 것을 회화에 빗대어 설명했다. 이후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문학과 그림의 친연관계가 한층 강조됐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그림이 우상숭배와 맞물려 논란을 빚었기 때문이다.그러나 교황 그레고리우스 2세가 하느님을 증거하는 교화 수단으로 그림의 기능을 인정하고 교회 내벽에 프레스코화를 그리는 것을 허용하면서 그림은 비로소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이 책은 단순히 문학과 그림의 인연만을 평면적으로 드러내는 데 머물지 않는다.문학과 그림 두 장르의 친연성을 ‘은유’와 ‘환유’라는 문화기호학적인 관점에서 다뤄 눈길을 끈다.저자는 회화와 문학을 동등한 텍스트로 본다.나아가 회화에서 시적인 것 또는 서사적인 것을 은유와 환유의 틀로 분석한다.그림의 시학적인 구조원리를 밝히기 위해서다. 저자는 미국의 언어학자 로만 야콥슨이 은유와 환유라는 개념에 비춰 영화나 그림을 분석했던 방법론을 끌어다 쓴다.야콥슨은 표현 자체에 주목하는 것은 ‘은유’이고,텍스트의 문맥 즉 텍스트와 배경의 횡적인 유대관계를 중시하는 것은 ‘환유’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현대시를 전공한 국문학자로,시와 그림이란 두 장르를 ‘문화주제론’이라는 시각에서 다룬 글들을 꾸준히 발표해왔다.이 책 역시 그 연장선에서 읽힌다.본격적인 예술이론서이지만 그다지 부담스럽거나 딱딱하지 않다.책에 실린 60여점의 원색 도판과 친근한 시편들이 지성과 감성을 자극하는 색다른 멀티미디어 독서체험을 안겨준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소풍날 자원봉사 해요”신정동 영상高 강서구서 활동

    서울의 한 고등학교가 가을소풍 대신 전교생이 자원봉사활동을 펴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28일 강서구(구청장 유영)에 따르면 양천구 신정동 영상고등학교는 29일을 ‘전교생 자원봉사의 날’로 정하고 전교생 500여명이 소풍 대신 안양천 정화활동 등 자원봉사를 하기로 했다.영상고는 앞으로도 매년 가을소풍 대신 자원봉사를 벌일 계획이다. 1학년생 193명은 29일 오전 10시 학교 강당에 모여 지역 환경단체 활동가로부터 ‘패스트푸드점에서 환경문제 바라보기’란 주제의 강연을 듣고 토론을 벌인다.이들은 환경보호 관련 문구를 직접 써 넣은 5m짜리 대형 현수막 6개와 피켓을 들고 오목교역을 돌아오는 거리 캠페인도 벌인다. 2학년생 209명은 비닐봉투와 집게를 들고 인근 안양천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자연정화활동을 벌인다. 입시와 취업준비에 바쁜 3학년생들도 강서구 가양1동 ‘양천향교’를 방문,겸재 정선이 현감으로 재직하며 진경산수화를 그렸던 지역의 역사문화 등을 이해하고 향교내 잡초를 뽑으며 뜻깊은 시간을 보낸다.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영상고도 가을이면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 주로 서울대공원 등 놀이공원으로 소풍을 떠났다.놀이기구를 탄 뒤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때우고 돌아오는 ‘그저그런 하루’였다. 영상고 유경 교사는 “그냥 하루 노는 것보다는 전교생이 뭔가 의미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차원에서 전교생 자원봉사활동을 기획하게 됐다.”면서 “환경을 테마로 한 자원봉사니만큼 이날만큼은 집에서 도시락을 싸와 친구들과 나눠먹으며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자원봉사센터 김미정씨는 “지금까지 학생 자원봉사는 개개인에게 맡겨져 내신성적을 얻기 위한 ‘시간 때우기’에 그친 측면이 있었다.”면서 “앞으로 소풍 대신 전체 학생들의 자원봉사활동을 원하는 학교를 위해 다양한 단체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길상기자
  • 겸재의 후예들 진경정신 되살리기/국립현대미술관 ‘진경 - 그 새로운 제안’전

    진경(眞景)이란 17∼18세기 조선후기에 태동한 독특한 예술양식을 말한다.‘조선중화주의’의 기치 아래 우리의 강산을 주체적 시각에서 표현하려 했던 진경 정신은 무엇보다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로 구체화됐다.삼연 김창흡이나 사천 이병연 등의 진경시문학도 물론 진경 정신의 산물이다.겸재는 화이론(華夷論)적 세계관에 따라 중국식 화보를 베끼던 정형산수화에서 탈피,전국의 산하를 직접 돌아보고 그것을 화폭에 옮기는 새로운 화풍을 창안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진경(眞景)-그 새로운 제안’전(11월 11일까지)은 이런 진경의 정신을 한국 현대미술의 현장에서 찾아보는 자리다.조선후기 문화의 황금기를 주도한 진경 정신을 계승ㆍ발전시킨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62명의 작가가 250여점의 작품을 냈다. 전시는 자연,풍경,산수,도시 등 네 부문으로 이뤄졌다.‘원형으로서의 자연’에 출품한 강관욱·강운·김창영 등의 작가는 보다 미시적인 시각으로 자연의 원형을 표현한다.회화뿐 아니라 조각·미디어·설치등 다양한 형식으로 포착된 순수자연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대기로서의 풍경’에는 강승희·강요배·배병우 등 한국의 풍경을 소재로 하되 독특한 대기의 느낌을 강조한 작가들이 등장한다.‘양식으로서의 산수’에서는 김종억·이종송·조병연 등 진경산수의 전통적인 형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가들이 주를 이룬다.그런 점에서 ‘진경’이란 전시주제와 가장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는다.‘환경으로서의 도시’는 ‘현대 진경’의 의미를 묻는 코너.겸재에게 자연이 삶의 터전이자 진경이었다면,도시에서 나고 자라난 현대 작가들에겐 도시의 가로와 빌딩 숲이 차라리 진경인지 모른다.고진한·김수영·노주환 등이 작품을 내놓았다. 한편 전시기간 중에는 참여작가와 청소년들이 함께 하는 미술체험 워크숍 ‘미술관에서 만난 풍경’이 14,15,17일(오후1∼5시) 3회에 걸쳐 열린다.대상은 중학생 120명.(02)2188-6000. 김종면기자 jmkim@
  • “겉멋 부리려 하지말고 자기 마음을 그리세요”/동료에 그림 강습하는 韓銀 정영남 씨

    “그림에 속기(俗氣)가 들어가서는 안됩니다.겉멋 부리지 말고 자기 마음을 그림 속에 투명하게 담아내세요.그림이 천해지면 사람도 천해집니다.” 매주 목요일 저녁 서울 남대문 한국은행 별관에 묵향이 번지면 정영남(鄭永男·57)씨의 닳고닳은 잔소리가 시작된다.언제나 듣는 얘기지만 스승의 말은 제자들의 붓놀림에 힘을 더하는 효과가 있다. 정씨는 한은에서 문서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1973년에 은행에 들어왔으니 올해로 31년째다. 내년이면 정년이다.요즘은 대부분 문서가 전산으로 관리돼 업무가 많이 줄었지만 우리경제의 온갖 데이터가 축적돼 있는 한은에서 문서관리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국전 수상경력·개인전 20여 차례나 정씨는 86년부터 행내 직원들에게 사군자,문인화 등 동양화를 가르쳐왔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2∼3시간씩이다.지금까지 길러낸 제자가 200여명에 이르고 이 중 몇명은 굵직한 미술대회에서 입상을 하기도 했다. 그 자신이 화단에서 탄탄한 입지를 확보한 유명 화가다.국전 수상경력이 10여차례에이르고 개인전도 10여차례 가졌다.주로 흙냄새 나는 고향산천을 화폭에 담았다.진경산수(眞景山水)의 대가인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을 좇아 우리 산천과 그 안에 흐르는 생명력을 살려내는 게 평생의 숙제였다. 1994∼2001년에는 홍길동전,춘향전,구운몽,혈의누,정읍사,왕오천축국전 등 우리문학 우표 시리즈의 도안을 맡기도 했다.한은 미술자문위원으로서 수많은 은행내 예술작품의 가치평가 및 복원,새 미술품 구입 등에도 조언을 하고 있다. 정씨의 고향은 전북 전주.서당에 다니던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붓을 잡았다. “천자문을 떼고 소학·대학을 배울 때쯤 훈장님이 아이들에게 붓글씨와 사군자를 가르쳐주셨습니다.남다른 자질이 있다며 저한테 특히 많은 관심을 보이셨지요.그게 제 인생을 결정했습니다.” 한참 뒤에 안 사실이지만 당시 훈장은 현대서예의 대가 강암(剛菴) 송성용(宋成鏞·1913∼1999) 선생이었다.강암 선생은 고전기법에 충실하면서 현대적 아름다움이 담긴 ‘강암서체’를 창안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학(동국대 미술과)을 마친뒤 서울 장충동에 작은 화실을 냈지만 전혀 돈벌이가 안 됐습니다.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예술하는 사람들이 입에 풀칠하기는 참 어려웠습니다.” ●퇴직후에도 월연회 강습 계속할것 생업이 필요했던 정씨는 한은을 선택했다.낮에는 은행에서 일하고 밤에는 그림을 연마하는 생활이 계속됐고,차츰 수상경력도 쌓여갔다.그럴수록 동료들의 강습요청도 늘어갔다. “은행 일이나 제대로 하라는 주위의 눈총도 걱정되고 해서 많이 망설였습니다.하지만 계속되는 요청을 마냥 뿌리치기는 어려웠고,그 사람들이 갖고 있던 어릴 적 미술에 대한 꿈을 실현해 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은 월연회(月硯會)라고 이름붙여진 ‘묵화반’이 86년 탄생했고,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사람들이 그의 제자로 들어왔다. 정씨는 그때나 지금이나 그다지 관대한 스승은 아니다.복습을 하지 않는 제자들에게는 가차없는 꾸지람이 꽂힌다.사군자→산수화→문인화로 이어지는 과정에도 철저하다.사군자의 첫 과정인 난초에서 대나무로 넘어가는 데 꼬박1년이 걸린다. 매주 강습에 참석하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그런 것이어서 국화,매화까지 모두 마치려면 통상 4∼5년이 걸리게 된다. “동양화는 투명하고 담백합니다.1회성입니다.붓이 한번 지나간 자리에는 절대로 개칠이란 게 없습니다.매일 숫자와 씨름하는 은행 직원들에게 특히 동양화는 편안함과 마음의 평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어 좋습니다.” 내년 정년퇴직 뒤에도 월연회 강습은 계속된다.이미 제자들과 굳게 약속을 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 [씨줄날줄] 금강산

    〈금강산 만이천 봉우리 아름다운 내 산이여/봄이면 기화요초 벼랑에 피어나고/여름이면 구름타고 선녀들이 하강하네/가을이면 단풍잎이 온 산에 불타고/겨울이면 수정기둥 온 산에 키돋움하네/아 금강산에 사는 기쁨 참으로 끝 없어라/걸음마다 감격이요 걸음마다 시경이라/봉우리 아래에 노래가 감돌고/계곡마다에 노래가 흐르고 있거니/그 무슨 재간으로 이 노래를 다할쏘냐.〉 조선시대 풍류시인 김삿갓은 이렇게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했지만 금강산은 예로부터 그 절경에 더하여 우리 민족의 염원과 정신적 지향점이 투사된 영산이며 성지였다.이름의 기원을 보더라도 화엄경에서 법기(法起)보살이 사는 해중의 아름다운 산을 ‘금강산’이라 불렀다 하며,통일신라의 명승 의상이 화엄종을 개창한 이래 금강산은 모든 부처와 보살이 일만이천봉 괴암으로 솟아 있는 명산으로 여겨져 불교 수행자들의 요람이 되었다. 금강산은 성리학이 풍미한 조선시대 학자와 시인 묵객들에게서도 더 없는 사랑을 받았다.미술사가 최완수는 겸재 정선의 금강산 그림들에서조선 성리학의 이념을 본다.부드러운 토산과 볼록한 바위들을 극적으로 대비시킨 진경산수 그림들은 우주만물의 생성을 음양의 조화로 보는 조선성리학의 원리를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시대를 넘어 오늘의 금강산은 통일 염원의 산이다.최영섭의 국민가곡 ‘그리운 금강산’에서 보듯 금강산은 남북분단의 상징으로서 민족 재회의 염원이 뜨겁게 투사돼 왔다.그러기에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방문과 함께 금강산 관광사업 합의가 이뤄졌을 때 국민은 환호했고 약 5년간 52만명이 기꺼이 금강산 여행길에 올랐던 것이다. 그 금강산이 육로 관광시작과 함께 우리 곁에 더 가까워지는가 했더니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고 있다.현대아산 정몽헌 회장의 뜻밖의 죽음과 함께 북측이 금강산 관광의 일시 중단 방침을 밝힌 것이다.그동안 금강산 관광 사업에는 ‘대북 현금지원’‘퍼주기 논란’‘자연환경 훼손’등 많은 찬반 논란이 있어왔다.그러나 민족 염원의 상징인 금강산 왕래 길은 어떤 방법으로든 막히지 말아야 한다.북측의 말대로 조문기간을 포함해 단기간에 국한된 중단이 되길 바란다. 신연숙 논설위원
  • ‘달항아리’에서 희귀 와인까지 경매/ 서울옥션페어 16일까지

    ㈜서울옥션은 서울 평창동 옥션하우스와 페어전문 전시장 A+SPACE에서 제2회 서울옥션페어를 개최한다. 전시는 16일까지 ‘미술품관’ ‘작가관’ ‘와인·시계관’으로 나뉘어 진행되며,12일 오후 3시에는 와인·시계 경매가, 15일 오후 5시에는 ‘미술품관’ 및 ‘작가관’경매가 각각 실시된다. 이번 옥션페어에서 주목할 만한 행사는 A+SPACE 전시장에서 열리는 ‘작가관’ 전시와 경매.순수미술·사진·유리공예·인형·도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26명의 젊은 작가들이 개인 부스에서 작은 전시회를 갖고 15일 열리는 본 경매에 참가한다. 강연희·홍정희·권혁·배병우·오이량 등 유망 작가들의 작품을 100만원 수준부터 경매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미술품관’에서는 현대작가들의 주요작품과 고미술품 등 모두 150여점이 전시,경매에 부쳐진다. 이중섭의 차남인 태성씨가 소장한 은지화 ‘가족’,김환기의 ‘정물’,이우환의 ‘선으로부터’,천경자의 ‘바리의 처녀’,이숙자의 ‘청맥’,박고석의 ‘백양산’,박득순의 ‘박정희 대통령 초상’등이 선보인다. 고미술품으로는 조선백자 ‘달항아리’를 비롯해 겸재 정선,소치 허련,풍곡 성재휴,소정 변관식,청전 이상범,위당 신헌,해부 변지순,활호자 김수규 등의 작품이 출품된다.‘달항아리’의 경우 예정가가 1억 5000만∼2억원 정도이다. ‘와인·시계관’에는 아간코리아,한독와인,레뱅드 매일 등에서 출품한 와인 100여종이 나왔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보세주르 뒤포(Beausejour Duffau)1982’는 희귀 와인으로 관심을 모은다.또 보르도 최고와인 ‘페트뤼스(Petrus)1995’가 120만원부터 경매를 시작한다. 한편 시계관에서는 에르메스,론진,롤렉스,카르티에 등 26점의 명품시계가 출품된다.이들은 모두 1990년 이후 컬렉션으로 중고품들이다.(02)395-0330. 김종면기자 jmkim@
  • 메트로 플러스 / ‘정선 진경산수화’ 강연회

    강서구(구청장 유영)는 14일 오후 2시 외발산동 메이필드 호텔에서 최완수 간송미술관 연구실장을 초청,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를 주제로 강연회를 갖는다.2600-6455.
  • 잔잔한 한국山水 장엄한 중국風光 / 원로화가 하태진교수 개인전

    30년 가까이 교단에 몸담아온 한국화가 석운 하태진(65·홍익대) 교수가 오는 8월 퇴임을 앞두고 서울 인사동 갤러리 상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30∼100호 크기의 수묵 실경산수화 30여점이 나왔다.석운은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 정신을 계승한 전통 산수화가.이상범·변관식으로 대표되는 사경산수 전통을 충실히 이어왔다.‘홍익대 화풍’으로 통하는 사경 전통은 동양화의 정신을 추구하되 철저한 사생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특징.박노수·서세옥 등 서울대 중심의 문인화 전통과 대비된다. 전시에서는 물과 산이 어우러진 한국의 풍경과 장엄한 대자연의 기상이 느껴지는 중국의 풍광이 한지에 담겨 선보인다.한국 풍경은 대부도·거제도·제주도·영종도·한려수도 등 서해와 남해에서 주로 그렸고,중국의 풍광은 거봉이 우뚝 솟은 안휘성 황산(黃山)과 ‘무릉도원'인 호남성의 장가계(張家界) 등을 찾아가 그렸다.한국의 산하는 실경임에도 불구,작가의 주관적 심상과 동양화의 무위자연 전통이 배어 있어 담백하면서도 흑백의 대비가 강렬한 맛을 준다.중국의풍광은 하늘을 찌를 듯 치솟은 산봉우리들에서 느껴지는 웅혼함이 일품.조화 속에 대비를 이루는 한 화가의 두 화풍을 견줘볼 수 있는 기회다.전시에 맞춰 작가의 화업 45년을 결산하는 두툼한 화집도 나왔다.22일까지.(02)730-0030. 김종면기자 jmkim@
  • 고려佛畵 ‘수월관음도’ 국내 경매 최고가 바꿀까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처음으로 선보이는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가 얼마에 낙찰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오후 5시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하우스에서 열리는 ㈜서울옥션의 ‘제70회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에는 ‘수월관음도’를 비롯해 조선시대 ‘백자대호’,‘계회도(契會圖)’,박수근의 유화 ‘귀로’‘목련꽃’ 등 모두 110여점이 나온다. 이 가운데 특히 관심을 끄는 ‘수월관음도’(가로 42cm,세로 77.5cm)는 일본인이 소장해온 비단 채색 작품으로,오른발을 바위 위에 얹고 왼발은 연꽃 위에 올려 놓은 색다른 모습의 보살상이다. 서울옥션의 김순응 대표는 “현존하는 고려불화는 80∼100점가량이며 이중 대부분이 일본에 있고 한국에는 8점 정도 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경매시장에 첫 선을 보이는 고려불화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경매사측은 “‘수월관음도’의 희소성 등을 감안할 때 7억원 이상에 낙찰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최고가로 팔린 것은 겸재 정선의 ‘노송영지’로 2001년 제36회 서울옥션 경매에서 7억원에 낙찰됐다.출품작은 9일 오후 7시까지 서울옥션하우스에서 관람할 수 있다.(02)395-0330. 김종면기자 jmkim@
  • 우리구 살림 이렇게/문병권 중랑구청장

    “장마철만 되면 주민들이 피해를 입어 안타깝습니다.수해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문병권(53) 중랑구청장은 7일 올해 구정의 최우선 과제로 수해예방을 서슴없이 꼽았다.해마다 수해가 반복되기 때문에 항구적인 대책을 반드시 수립하겠다는 의지에서다. 이에 따라 그는 내년까지 모두 582억원을 투입,중기 수방대책을 확립하기로 했다. 중화2빗물펌프장 신설을 비롯해 봉우재길 하수암거 설치,망우산 저류조 설치,하수관의 개량,면목빗물펌프장 성능개선 등을 마무리해 상습 수해지역의 오명을 씻겠다는 각오다. “수방대책과 지역발전의 개념을 묶어 중화2·3동 노후불량주택지역 14만평을 ‘수해 예방형 뉴타운’으로 건설할 생각입니다.” 문 구청장은 “상습침수지역인 이곳에 빗물펌프장 신설과 하수관 개량 등 꾸준히 수방사업을 벌여 왔으나 주택 자체가 너무 낡은 데다 저지대인 탓에 한계가 있었다.”며 뉴타운사업을 통해 주거형태개량과 수해예방을 동시에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지하철 7호선 면목역∼사가정역 사이 16만평을 ‘균형발전촉진지구’로 개발할 예정이며 지구로 지정될 경우 면목동길을 확장하고 상업·업무 기능을 강화해 중랑의 거점 개발지역으로 육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청소년들의 야외학습과 휴식공간으로 조성 예정인 ‘소풍공원’도 신내동과 망우동 일대 그린벨트(10만평)에 유치해 서울 동북지역의 생활 수준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소풍공원 유치가 성사되면 자연학습장과 허브식물원,야생초화원,수목원 등을 고루 갖출 예정이다. “중랑구 하면 망우리 공원묘지를 연상합니다.앞으로 친환경적 휴식공간으로 꾸며 공원묘지의 나쁜 이미지를 바꾸겠습니다.” 이를 위해 문 구청장은 대대적인 공원화사업을 펼 예정이다.쾌적하고 수준높은 도시환경림 및 산림욕장을 조성해 주민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한편 묘지법이 시행중인 점을 감안해 서울시와 장기적인 묘지이장계획도 협의할 방침이다. 간이축구장,현충시설 및 연보비 활용교육장,사색의 거리,체력단련 및 산책로 조성사업 등도 추진해 주민이 즐겨찾는 공간으로 변모시킬 구상이다. 오랜 관료 생활과 폭넓은 인맥을 ‘무기’로 예전보다 훨씬 많은 시 예산을 지원받았다는 그는 지역발전 차원에서 신내동에 법조타운도 끌어들일 방침이다.법조타운 유치는 지역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곧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문 구청장은 중랑구가 안고 있는 현안중 하나로 교통 문제를 들고 사가정길·이화교 확장과 겸재교 신설,학교운동장 지하주차시설 확충 등에 힘쓰기로 했다. 조덕현기자 hyoun@
  • 국립춘천박물관 30일 개관

    국립춘천박물관(사진)이 30일 문을 연다. 춘천시 석사동 속칭 애막골에 자리잡은 춘천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의 11번째 지방박물관. 모두 391억원을 들여 대지 1만 4614평,연건평 3060평에 4곳의 상설전시실과 2곳의 기획전시실을 갖추었다.대강당과 세미나실·도서실·야외공연장도 구비하여 복합문화공간이 되도록 했다. 국보 제124호 한송사지 석조보살좌상을 비롯하여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강원지역 출토 문화재와 민속자료 등 1000여점이 상설 전시된다. 개관을 계기로 한국전쟁 때 불탄 선림원터 동종을 복원하고,‘청풍 부원군 상여’를 기증받아 전시한다. 개관을 기념하여 ‘우리 땅,우리의 진경’특별전을 31일부터 11월말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연다.허주 이징,표암 강세황,겸재 정선,현재 심사정,단원 김홍도 등 조선시대 진경산수 대가들의 작품 200여점을 선보인다. 서동철기자 dcsuh@
  • 인물화가 김호석 전시회-가족들 표정에 담긴 삶의 진실

    한국화가 김호석(45)은 인물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수염 한 올,주름 한 가닥까지 화면에 잡아내는 극사실적인 필치로 전봉준·신채호 등 역사의 인물을 눈에 본 듯 재현해 냈고,생전의 성철 스님과 문익환 목사,김근태 국회의원 등을 통해 ‘현재’를 그렸다.그러나 그가 진짜 즐겨 그리는 인물은 그의 가족이다.이제 75세인의 아버지와 40대 초반의 아내,중학생 딸,개구쟁이 초등학생 아들 등이다.특히 아버지는 5년 전부터 그의 부탁으로 수염을 기르는 등 화가 아들을 둔 덕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이 입고 쓰던 물건을 기피하는 성향에 견주어 볼 때 가족을 대상으로 한그의 그림은 시장성이 없을 것 같았다.그러나 그는 20대 이래로 전업작가 대오에서 이탈한 적이 없다.즉 그는 잘 팔리는 작가다. “겸재 정선은 ‘인왕제색도’에서 인왕산을 그린 것이 아니라,비 갠 뒤의 생생한 세계를 보여주려던 것입니다.마찬가지로 저 역시 혈연적인 가족을 그린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사람들의 진실한 표정을 포착해 보여주려는 것입니다.” 정말 그랬다.그가 치중하는 그림에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보여주는 순간순간의 진실이 담겨 있다.예를 들어보자.‘칼에 묻은 꿀’은 한 노인이 칼 끝에 꿀을 묻혀 맛을 보고 있다.꿀의 달콤함에 비수의 위험함을 잊어버린 노인의 눈은 눈동자가 풀어져(눈동자를 안그렸다.) 표정이 한껏 나른하다.‘절정’은 뒷산에서 진달래를 꺾어온 딸이 새침한 표정을 짓는 그림.그녀는 벌 한마리가 자신의 왼쪽 가슴팍으로 파고 든다는 것을 알아도 여전히 새침할 수있을까. 허를 찌르는 풍자와 해학의 인물화 19점이 ‘열아홉 번의 농담’이란 제목으로 18일까지 동산방에서 전시된다. 18세기 이후 100여년간 단절된 전통 인물화 기법인 배채(背彩)기법,즉 윤곽선·머리카락 등을 제외하고 화선지 뒷면에 채색해 우러나오게 하는 기법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02)733-5877. 문소영기자
  • 의미있는 전시회 찾는다면…

    평소 자원봉사나 의로운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서울대와 이화여대 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를 통해 예사롭지 않은 체험을 할 수 있다. 이화여대 박물관은 한·일 양국의 시각장애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우리들의 눈:또 다른 시각(Another way of seeing)’전을 11월 말까지 개최한다. ‘또 다른 시각’이란 시각에만 의존해 사물을 보는 일반인과 달리 시각장애인들이 냄새·소리·맛·촉각 등 모든 감각을 동원해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일컫는 말이다.그래서 그들이 만들어낸 회화나 조각은 정교하거나 매끈하지는 않지만 전문 미술인의 작품과는 또 다른 울림을 전한다.점자 처리가 된 도록조차도 특별하다. 한국시각장애인예술협회 주관으로 올해 4회째를 맞은 이 전시회는 충주성모학교·서울맹학교·한빛맹학교 학생들이 올해 작업한 작품 30점과,일본 도쿄 톰갤러리의 협찬으로 1950년부터 현재까지 일본 시각장애학생이 제작한 작품 20점 등 모두 50점을 전시한다.톰갤러리는 ‘우리 맹인들도 로댕을 즐길 권리가 있다.’는 뜻 아래 1984년 문을열어 20여년간 시각장애인을 위한 미술활동과 전시를 기획해 왔다. 직접 맹학교로 찾아가 자원봉사를 한 서양화가 엄정순 고주경,조각가 김민 이유미 등은 어린 제자들이 작품에 몰두하며 과정을 즐기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특히 시각장애학생 중 형태와 색깔을 구현할 수 있는 약시나 저시력인 학생들은 색채를 이용한 회화 작업에 도전하기도 했다.윤난지 이화여대 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장애인과 일반인이 서로 ‘촉각’을 통해 교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장애인은 손으로 시각을 더듬고,일반인은 눈으로 촉각을 느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02)3277-3151. 서울대박물관은 ‘역사와 의식,독도진경’전을 11월 말까지 이 박물관 현대미술전시실에서 연다.행사는 박물관이 추진해 온 ‘독도 문화심기 운동’의 하나로,지난해 열린 ‘역사와 의식,독도’ 행사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참여작가는 한국화가 박대성 한진만 이왈종,서양화가 김선두 강경구 민정기 손장섭 황인기 서용선 엄정순 등 10명.독도탐방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작가들은 지난 7월30일부터 8월1일까지 3일간 독도를 직접 방문해 섬을 스케치하고,즉석에서 공동작업을 해 화폭에 담았다. 이종상 서울대 박물관장은 “우리 땅에 대한 최초의 문화적 자각인 겸재 정선의 진경(眞景)정신을 이어받아 현대적 시각에서 독도에 대한 의식을 문화적으로 재확인하려는 노력”이라고 밝혔다.‘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목청만 높일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우리 땅임을 문화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독도가 거기에 있어 독도를 그렸다.” 이종상 화백의 소박하고 설득력 있는 말이 바로 미술가들이 벌이는 이번 운동의 핵심이다. 지난해에는 설치·사진 등 새로운 매체가 다수였지만,올해는 평면작업 위주로 전시된다.(02)874-5693. 문소영기자 sy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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