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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바람의 나라’ 감독 유희성…초연때 주연·10년후엔 연출가로

    뮤지컬 ‘바람의 나라’ 감독 유희성…초연때 주연·10년후엔 연출가로

    뮤지컬이라는 서구 장르에 한국적인 색채를 아름답게 입히는 연출가가 있다. 뮤지컬 ‘피맛골 연가’ ‘바람의 나라’ ‘소나기’ ‘모차르트’ 등을 연출한 유희성(52) 서울예술단장이다. 한국 창작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연출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올해 내놓은 작품만도 ‘바람의 나라’ 등 4개나 된다. 유 연출에게 ‘바람의’는 의미가 남다르다. 2001년 ‘바람의’ 초연 때 주인공 호동 역을 맡았던 것. 10여년이 지나 이제는 연출가로 이 작품을 만났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유 연출을 만났다.  →뮤지컬 배우로 20년, 연출자로 10년인데.  -제가 배우할 때만 해도 한국 뮤지컬의 급성장을 예견하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오페라의 유령 ’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뮤지컬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시장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커졌다. 그 중심에 서 있던 사람 중의 한명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뿌듯하다.  →과거에는 외국 히트작을 수입해 들여오는 라이선스 뮤지컬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창작뮤지컬이 크게 늘었다. 유 연출도 여기에 한몫하고 있는데.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앤드 작품을 유행처럼 가져오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창작 뮤지컬을 만들 여력도, 인력도 부족헀지만 이제는 작곡가, 극작가, 안무가, 연출가, 배우 등 토대가 충분하다. 대학에 뮤지컬학과가 최근 5년 사이 16개나 생겨 인재들의 꾸준한 공급도 가능한 구조다.  →‘피맛골연가’에 이어 ‘바람의 나라’에서도 한국적 색채가 두드러진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뮤지컬 자체는 서구에서 온 문화이지만 그 안에 담긴 정신은 우리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투란도트’ ‘오즈의 마법사’ 등 라이선스 뮤지컬을 제작할 때도 한국적인 정신을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다. 오래 전 독일에 공연을 갔을 때, 독일 민속가극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나일강의 정서를 갖고 음악극을 만든 작품이었는데 문화적인 충격이 컸다. 그동안 (내가) 한국의 음악과 선율, 몸짓에 대해 너무 등한시했구나 싶었다. 그때부터 한국 음악과 소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아니겠나.  →‘바람의 나라’는 시리즈물로 바뀌어 2006년(무휼편) 다시 선보였다. 이번 호동편은 무휼편에 이어 두 번째 이야기인데 관전 포인트를 소개해달라.  -무휼편이 호동의 아버지 무휼이 중심이었다면 호동편은 말그대로 호동이 중심이다. 호동과 사비(낙랑 공주)의 러브 스토리, 그리고 판타지에 주목해달라. 2001년에 제가 호동 역으로 직접 무대에 섰다. 그때 느낀 게 작품 자체가 굉장한 대하서사라는 것이었다. 시대 상황에 따른 낙랑 공주와의 정략결혼, 가식적인 만남 속에서도 삐져나오는 사랑, 정실이 아닌 후실 자식으로 태어나 아버지 가까이 가지 못하는 처지 등 호동의 안타까운 삶과 러브 스토리를 그려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 시대를 살아낸 젊은 청년의 쓸쓸한 사랑 이야기가 바로 ‘바람의 나라’이다.  →원작이 김진 작가의 동명만화이다. 대작이라 무대에 올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김진 작가와 이번에 함께 작업했다. 원래 원작자들은 자신의 작품 속 정서를 흐트리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공연은 대중성도 신경써야 한다. 줄타기를 잘 해야 하는데 다행스럽게도 김 작가가 양보를 많이 해줘서 호흡이 잘 맞았다.  →깃발을 이용한 장면이 인상적이다.  -바람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깃발만한 것도 없지 않나.  →호동 역에 캐스팅됐던 윤현민씨가 부상으로 중도하차했다.  -윤현민은 호동과 이미지나 목소리가 너무 잘 어울렸는데 안타깝다. 윤현민이 과거 야구선수 시절부터 무릎이 안 좋았다. 작품보다 배우 건강이 우선이어서 교체 결정을 내렸다.  →작품에는 만족하나.  -아쉬운 점이 많다. 준비기간이 좀 짧았다.(유 연출은 겸손하게 말했지만 ‘바람의’는 큰 박수 속에 23일 막을 내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씨줄날줄] 신(新)어글리 코리안/구본영 논설위원

    [씨줄날줄] 신(新)어글리 코리안/구본영 논설위원

    수년 전 외국인 지인과 동승했던 나들이 때였다. 도로변에 나붙은 ‘비용 ○○○만원에 숫처녀 보장’이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보고 ‘대략 난감’했다. 국제결혼 중개업자들이 내건 낯뜨거운 광고에 대해 한글을 꽤 해독하는 지인에게 해줄 말을 찾지 못했다. 그 무렵 이미 동남아 사람들쯤은 아래로 내려다보는 한국인의 우쭐해진 심사를 엿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는 일본이 세계경제를 선도했던 1980년대 전후 ‘어글리 재팬’이란 오명을 얻었던 것과 별반 다름없는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이었다. ‘추한 일본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기생관광’과 ‘현지처’로 물의를 빚은 것 이상으로 숱한 ‘추한 한국인들’도 국제사회에서 손가락질을 받지 않았을까. 한동안 뜸했던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이란 오명이 되살아날 조짐이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상륙한 한류 열풍으로 우쭐해진 탓일까. 우리나라가 살 만하게 되면서 나타났던 ‘졸부형 추한 한국인’은 줄어들고 있다. 반면 최근 문화·스포츠 분야에서 국격을 떨어뜨리는 사건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이 주최한 국제미인대회의 성추행 스캔들이나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의 난투극이 대표적 사례다. 엊그제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열린 한국 의료관광설명회의 해프닝도 혀를 차게 한다. 국격을 높이는 데 앞장서도 모자랄 우리 측 외교관이 만취해 현지인들 앞에서 추태를 부렸다니 말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4강 ‘수원 대 알사드’ 1차전 불상사를 되짚어 보자. 부상선수가 생기자 터치라인 밖으로 걷어낸 공을 관행에 따라 양보하지 않고 골로 연결시킨 알사드의 비신사적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양팀 선수 간 집단 난투극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우리 또한 성숙한 매너를 보여주지 못한 게 아닐까. 흥분한 관중의 그라운드 난입이나 이를 제지하지 않은 주최 측의 관리 미숙 모두 문제란 뜻이다. 결국 세계 스포츠팬들 사이에 혐한 기류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다. 알사드가 구단 페이스북에 “매너 좀 배울래?”라고 올린 적반하장 격의 조롱에 각국 네티즌들이 “한국은 매너를 배워라.”라고 댓글을 달지 않았던가. 국제사회에서 절제 없는 우월감의 표출은 반드시 역풍을 맞기 마련이다. 한류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일본에서 보듯이 혐한 기류라는 반작용을 피하려면 우리 문화의 우월성을 강요하지 말고 겸손한 매너로 스며들게 해야 한다. 가랑비는 옷을 젖게 하지만, 요란한 소낙비는 우산을 받쳐들게 할 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신(新) 어글리 코리안

    신(新) 어글리 코리안

     수년 전 외국인 지인과 동승했던 나들이 때였다. 도로변에 나붙은 ‘비용 ○○○만원에 숫처녀 보장’이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보고 ‘대략 난감’했다. 국제결혼 중개업자들이 내건 낯뜨거운 광고에 대해 한글을 꽤 해독하는 지인에게 해줄 말을 찾지 못했다.  그 무렵 이미 동남아 사람들쯤은 아래로 내려다보는 한국인의 우쭐해진 심사를 엿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는 일본이 세계경제를 선도했던 1980년대 전후 ‘어글리 재팬’이란 오명을 얻었던 것과 별반 다름없는 우리의 일그러진 자화상이었다. ‘추한 일본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기생관광’과 ‘현지처’로 물의를 빚은 것 이상으로 숱한 ‘추한 한국인들’도 국제사회에서 손가락질을 받지 않았을까.  한동안 뜸했던 ‘어글리 코리안’(Ugly Korean)이란 오명이 되살아날 조짐이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상륙한 한류 열풍으로 우쭐해진 탓일까. 우리나라가 살 만하게 되면서 나타났던 ‘졸부형 추한 한국인’은 줄어들고 있다. 반면 최근 문화·스포츠 분야에서 국격을 떨어뜨리는 사건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국이 주최한 국제미인대회의 성추행 스캔들이나 수원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의 난투극이 대표적 사례다. 엊그제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 열린 한국 의료관광설명회의 해프닝도 혀를 차게 한다. 국격을 높이는 데 앞장서도 모자랄 우리 측 외교관이 만취해 현지인들 앞에서 추태를 부렸다니 말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4강 ‘수원 대 알사드’ 1차전 불상사를 되짚어 보자. 부상선수가 생기자 터치라인 밖으로 걷어낸 공을 관행에 따라 양보하지 않고 골로 연결시킨 알사드의 비신사적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양팀 선수 간 집단 난투극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우리 또한 성숙한 매너를 보여주지 못한 게 아닐까. 흥분한 관중의 그라운드 난입이나 이를 제지하지 않은 주최 측의 관리 미숙 모두 문제란 뜻이다. 결국 세계 스포츠팬들 사이에 혐한 기류로 이어졌다는 점에서다. 알사드가 구단 페이스북에 “매너 좀 배울래?”라고 올린 적반하장 격의 조롱에 각국 네티즌들이 “한국은 매너를 배워라.”라고 댓글을 달지 않았던가.  국제사회에서 절제 없는 우월감의 표출은 반드시 역풍을 맞기 마련이다. 한류도 마찬가지다. 중국과 일본에서 보듯이 혐한 기류라는 반작용을 피하려면 우리 문화의 우월성을 강요하지 말고 겸손한 매너로 스며들게 해야 한다. 가랑비는 옷을 젖게 하지만, 요란한 소낙비는 우산을 받쳐들게 할 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프로배구] 삼성화재 또 독주…가빈 대항마 누구?

    [프로배구] 삼성화재 또 독주…가빈 대항마 누구?

    백중세(伯仲勢). 22일 개막하는 2011~12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그렇다. 초청팀인 상무신협을 제외한 6개 구단의 전력이 평준화된 상황에서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배구연맹(KOVO) 주최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남자부 미디어데이를 통해 올 시즌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수니아스·추크 ‘공공의 적’ 꺾을까 지난 시즌 삼성화재의 우승을 이끌며 다른 팀에 ‘공공의 적’이었던 가빈 슈미트는 올 시즌에도 위력을 떨칠 것으로 보인다. 가빈은 “나를 꺾고 싶다는 건 내가 잘했다는 뜻이니까 칭찬으로 받아들이겠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가빈을 꺾을 대항마로 떠오른 것은 캐나다 대표팀에서 가빈과 함께 생활한 현대캐피탈의 새 외국인 선수 달라스 수니아스, 그리고 가빈보다 먼저 삼성화재에서 활약하며 2차례의 우승을 견인한 ‘원조 몰빵 머신’ 안젤코 추크(KEPCO45)다. 수니아스는 “멤버가 좋아 가빈이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농반진반으로 말하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추크는 활약이 예전만 못 할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에 대해 “KEPCO45가 당장 최고가 되기 어려운 팀이긴 하지만 팀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대한항공의 새 외국인 선수 네맥 마틴, 두 번째 시즌을 맞는 밀란 페피치(LIG손보)도 무시할 수 없는 복병이다. ●감독들 “삼성화재 우승 0순위” 가빈이 올 시즌에도 활약한다면 당연히 삼성화재의 우승도 가능성이 높아진다. 지난 시즌 꼴찌에서 챔피언까지 극적인 모습을 보여준 삼성화재의 독주가 올 시즌에도 계속될지가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감독들은 “전력이 평준화돼 어떤 팀이든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가장 두려운 상대로 삼성화재를 꼽는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우승도 많이 해봤고 팀도 지난해보다 업그레이드됐다.”면서 삼성화재를 우승 0순위로 봤다. 하종화(현대캐피탈), 이경석(LIG손보), 박희상(서울 드림식스), 신춘삼(KEPCO45) 감독 모두 입을 모아 같은 의견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우리 팀이나 대한항공을 2강으로 평가하는데, 상무 빼고는 어느 팀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끝까지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최홍석·서재덕 등 신인 주목 지난 13일 드래프트를 통해 팀에 새로 합류한 신인들의 활약도 변수 중 하나다. 아직 외국인 선수를 뽑지 못지 못한 서울 드림식스는 최홍석에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이 외에도 각 팀이 1라운드에 뽑은 선수들은 모두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된다. 주전은 아니어도 백업 멤버로 감초은 활약을 해줄 것을 감독들은 기대하고 있다. KEPCO45의 서재덕, LIG손보의 부용찬, 현대캐피탈의 최민호, 대한항공의 류윤식, 삼성화재의 전진용이 1라운드에 뽑힌 선수들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1집 ‘내꺼하자’로 인기몰이 인피니트

    1집 ‘내꺼하자’로 인기몰이 인피니트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INFINITE)의 성장속도가 무섭다. 데뷔 1년 만에 정규 1집 타이틀 곡 ‘내꺼하자’로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난 9일 SBS ‘인기가요’에서 스페셜 리패키지 앨범 타이틀 곡 ‘파라다이스’(PARADISE)로 정상에 올랐다. 지난 13일 엠넷(Mnet)의 엠카운트다운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 모든 게 데뷔 1년 4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최근 톱 배우 이다해가 KBS 2TV 연예가 중계에 출연해 ‘인피니트 때문에 마음이 흔들린다.’고 고백할 정도로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대세돌’ 인피니트의 멤버 김성규(22), 장동우(21), 남우현(20), 호야(20), 이성열(20), 엘(19), 이성종(18)을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먼저 인피니트 멤버들은 톱 배우 이다해의 고백에 대해 그저 신기하다고 했다. 동우는 “실제 방송은 못 봤고 기사를 통해 알게 됐어요. 멤버들 모두 아주 기분 좋아서 ‘다시보기’로 확인도 했죠.”라며 수줍어했다. 이에 우현이 “멤버들끼리 이다해 선배님이 우리 멤버 7명 가운데 누굴 좋아하는지가 화제가 됐어요.”라고 하자 성열이 “우현이는 본인이라고 굳게 믿고 있어요.”라며 받아쳤다. 리더 성규는 “그저 신기했어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다해 선배님을 다 잘 알잖아요. 유명한 분이 저희를 안다고 하시니까 너무 고맙고 기분이 좋더라고요.”라며 감격했다. 각 방송사의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를 휩쓸고 다니는 그룹이지만 겸손했다. 지난 9일 공중파에서 첫 1위를 했을 때는 물론이거니와 지난 9월 케이블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했을 때도 이들은 펑펑 울었다. 성규는 “1위에 인피니트가 호명됐는데도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옆에 서 있는 동생들이 펑펑 울더라고요. 마음이 짠했어요. 무대를 내려와서도 믿어지지 않아 매니저 형들에게 정말 1위 맞느냐고 수차례 물었죠.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받아도 되는 건가 싶었어요” 성열은 “1위로 호명되고 나서도 멤버들끼리 ‘누가 1위야?’라고 물었을 정도로 1위는 진짜 기대 안 했어요. 그런데 1위를 하니까 데뷔했을 때 생각도 나고 방송을 보고 있을 엄마 생각이 나면서 너무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아들로서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것 같고, 인피니트가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그래서 펑펑 울었어요.”라며 웃었다. 우현도 “가수의 길을 선택하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어요.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죠.”라고 말하며 흐뭇해했다. 동우는 “부모님께서 늘 ‘우리 동우는 7명 중에 키가 제일 작아서 그런지 무대에서 뭐하는지 모르겠다. (동우를 제외한)6명만 눈에 보인다’고 말씀하셨는데 1위하고 난 뒤 ‘네가 할 일을 제대로 찾은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기뻤다.”고 말했다. 유명해진 것을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멤버들 모두 수줍게 인정했다. “사장님 사촌들께서 저희가 1위한 뒤 처음으로 사인과 사진촬영을 요청하셨어요. 놀랐죠.”(우현),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길에 인피니트의 노래가 거리에서 메아리처럼 들리더라고요. 가게마다 인피니트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데 신기했죠.”(성열) 1위 그룹이 되면서 이들은 소속사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비가 오면 물이 새거나 벽지가 뜯어지고, 콘크리트가 떨어졌던 망원동 단칸방 숙소에서 최근 인근의 주상복합아파트로 이사한 것. 가요 프로 10위 안에 들면 숙소를 옮겨주기로 한 약속을 회사 대표가 이행했다. 인피니트는 이번 앨범에서 기존과는 조금 다른 색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 좀 더 강한, 남성다운 느낌이 강했다면 ‘내꺼하자’와 ‘파라다이스’는 좀 더 로맨틱한 콘셉트다. 발랄하고 깔끔한 흰색 슈트 정장을 선보이며 비주얼적으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멤버들도 로맨틱한 콘셉트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멤버들은 달라진 콘셉트의 가장 큰 수혜자로 동우를 꼽았다. “달라진 콘셉트가 너무 좋아요. 저희도 보면서 진짜 잘 어울린다고 평가하거든요. 특히 동우가 좋아해요. 스스로의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하죠”(성규), “동우는 파라다이스 노래 무대에서 센터에만 서면 사람이 달라져요. 야수가 되죠.”(우현), “멤버들 모두 달라진 콘셉트를 마음에 들어 하는데 동우형이 제일 좋아해요. 이번에 미모 터졌다면서요. 하하.”(성열) 최근 인터넷에선 인피니트 멤버 7명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 화제다. 꽃미남의 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멤버들은 ‘훈남이라 깜짝 놀랐다. 인피니트에 영입하고 싶다.’며 멤버들의 얼굴을 합성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또 각 멤버들의 장점을 이야기해 달라고 하자 이들은 서로 봇물 터지듯 멤버들을 칭찬하느라 바빴다. 서로 믿고 의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밝고 씩씩한 인피니트. 이들은 11월 일본 정식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 진행된 첫 일본 단독 콘서트도 성황리에 마쳤다. ‘대세돌’ 인피니트가 ‘신한류돌’로 거듭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서울시장 보선 D-11] 달라진 선거 풍속도

    ‘낮게, 작게, 조용하게’ 서울시장을 놓고 접전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범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저자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치권 전체가 불신받고,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대규모 유세를 벌였다가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우선 유세 차량이 바뀌었다. 나 후보 측은 마티즈 경차 48대를 서울 당원협의회에 한 대씩 배치했다. 과거에는 1.5t 트럭을 개조해 유세차로 썼다. 관악구갑 위원장인 김성식 의원은 14일 “한나라당이 초래한 보궐선거인 만큼 최대한 겸손하게 선거를 치르자는 의미로 경차 아이디어를 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시민후보를 자처하는 박 후보 측도 경트럭인 타우너와 라보를 개조해 유세차를 만들었다.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정책을 설명하겠다는 뜻으로 ‘구석구석 정책 카페’라는 이름도 붙였다. 주요 전철역에서 쩌렁쩌렁 울리던 확성기도 사라졌다. 두 후보 모두 시민들을 1대1로 만나 귀를 기울이는 게 더 호소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나 후보 측은 ‘시민공감유세’, 박 후보 측은 ‘경청투어’라는 이름으로 시민과의 스킨십을 높이고 있다. 대신 후보들은 입보다 손이 바빠졌다. 트위터가 최적의 선거운동 수단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최근 선거는 사실상 트위터 여론에서 판가름이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판과 의혹을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트위터만 보면 알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SNS) 싸움에서는 박 후보가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지만, 나 후보도 한나라당에선 알아주는 ‘트위터리안’이다. 박 후보와 나 후보는 이동 시간에 짬을 내 트위터에 시시각각 글을 올린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가진 자들의 사회적 겸손/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가진 자들의 사회적 겸손/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월가의 탐욕과 부패,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미국인들의 시위가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조직화하고 있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미국사회의 정치, 사회, 경제적 불평등 문제가 극심한 불황 국면을 맞이하면서 서민 생활의 고통스러운 체험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위자들은 텔레비전에 나와 대학을 나오고 열심히 일해도 집세도 제대로 못 낼 지경이라고 호소하기도 한다. 취업을 못했거나 실직자의 경우는 말할 나위도 없다. 결국 장기 실직이나 만성적인 저소득 문제가 따지고 보니 가진 자들, 있는 자들이 끼리끼리 작당하여 부당하게 더 가져가기 때문이라는 시민적 자각이 대규모 시위로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시위는 미국 사회의 구조적 불평등 문제를 더욱 구체적으로 노출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1960년대 시민인권운동처럼 사회개혁운동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에서도 미국 사례에 자극을 받은 시위가 조직되고 있다고 한다. 모방 시위가 얼마나 실익을 거둘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경제사회적 불평등 문제는 더 이상 방치·지연할 경우 사회적 폭발로 이어져 엄청난 국가적 비용을 물 수 있다. 특히 돈과 권력, 명예를 거머쥔 우리 사회 파워엘리트들의 이기주의 그리고 경제·사회적 불평등에 관한 무감각과 도덕적 해이가 우려를 넘어 언제 사회적 분노를 자아낼지 모른다. 구체적인 통계치가 없어도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는 자못 심각하다. 살던 집을 팔고 전셋집을 줄여가면서도 빚은 빚대로 남아 있는 가정이 부쩍 늘고 있고, 허드렛일을 하면서 최저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그나마 일감이 없어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급속히 늘어난 가정 해체로 인한 소년소녀가장과 밥 굶는 아이들도 정부와 사회단체에서 약간의 보조금을 받는다 해도 여전히 방치상태나 다름없다. 대학에 있어 보면 청년 실업문제가 너무 심각하여 비싼 등록금을 내고 졸업하고서 아르바이트 일거리를 전전하는 졸업생을 안쓰럽고 미안해서 못 볼 지경이다. 사회적 소외계층의 비참한 생활은 가진 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우리 사회의 가진 자들도 나름대로 바쁘고 긴장 속에 산다. 대기업과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치열해지는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정부나 공적 조직, 언론, 대학 등에서 일하는 엘리트들은 권력과 명예, 돈을 놓고 이전보다 더한 경쟁을 벌여야 한다. 또 각자 소속된 집단을 위해 다른 엘리트 집단과 이해 다툼을 벌이고 때로는 끼리끼리 부와 권력을 나눠 갖기도 한다. 특히 지금 파워 엘리트 집단이 된 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도 개인 출세주의와 가족 이기주의를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1980년대 이후 경제 성장기에 엘리트 집단에 편입되고 경쟁적인 출세 가도를 달렸던 탓일 것이다. 보수와 진보 가릴 것 없이 적지 않은 지도층 인사들이 인사청문회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위장 취업, 부동산 투기, 탈세, 표절 등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청렴한 공직자, 윤리적인 경영인이 인간 문화재처럼 보이는 세상을 살고 있다. 자기 이해관계에 충실한 가진 자들은 진실로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자를 배려할 여유를 갖지 못한다. 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복지예산을 늘린다고 하지만 흉내내기 수준이고, 언제나 대기업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통한 국가 경제 살리기가 우선일 수밖에 없다. 환율을 올려 기업의 수출실적이 좋아지고 경제성장은 높아지지만 실익은 기업이 가져가고 그 영역에서 소외된 서민들의 상대적인 불평등과 소외감은 깊어만 간다. 한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 더 가지게 되고, 더 있게 되는 것은 온전히 개인의 노력의 결과일 수만 없다. 일정 부분 타인의 노력, 나아가 사회가 베풀어 준 은혜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가진 자, 있는 자는 사회에 대해 감사와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집안이 잘되고 화목하려면 더 많이 교육받고 사회적으로 출세한 사람이 더 어려운 가족을 챙겨야 한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양극화 위기는 가진 자들의 집단 이기주의에서 비롯되고 있다. 소외된 시민들의 항거가 있기 전에 가진 자들의 나눔 운동이 선행되기를 기대한다.
  • 부산국제영화제 찾은 아시아 훈남배우 2인

    부산국제영화제 찾은 아시아 훈남배우 2인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열기가 뜨겁다. 중화권 톱스타 진청우와 일본의 대표적인 꽃미남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도 부산에 떴다. 두 사람은 가는 곳마다 수많은 인파를 대동해 아시아권 스타임을 실감케 했다. 각각 들고 온 작품은 달랐지만 영화에 대한 열정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부산에서 진청우와 쓰마부키를 각각 만났다. ■ 日 ‘마이 백 페이지’ 꽃남 쓰마부키 사토시 “하정우와 호형호제” ●청춘스타에서 진지한 역할로 변하는 중 영화 ‘워터보이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일본의 인기배우 쓰마부키 사토시(31). 지난해 이상일 감독의 ‘악인’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그는 이번에 신작 ‘마이 백 페이지’를 들고 다시 부산을 찾았다. 10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만난 쓰마부키는 톱스타답지 않은 겸손함과 진중한 매력을 보여 줬다. 2005년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봄의 눈’으로 부산을 처음 찾은 뒤 부산영화제만 세 번째 방문이다. “일본인들도 영화를 무척 사랑하지만, 부산에 오면 한국인 특유의 열정과 영화를 사랑하는 힘을 느낄 수 있어서 기를 받아 가는 것 같아요. 2005년 첫 인상이 너무 좋아 부산영화제 초청이 오면 무조건 방문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한 ‘마이 백 페이지’는 일본의 급진적 학생운동 조직인 ‘전공투’(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가 끝나 갈 무렵인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신문기자 사와다가 극단적 사고로 빠져드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지난해 ‘악인’을 통해 성숙한 면모를 보여 청춘 스타 이미지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은 쓰마부키는 사와다 역을 맡아 무겁고 진지한 연기를 펼쳤다. “야마시타 감독님과 전부터 일하고 싶었습니다. ‘린다 린다 린다’(2005),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2008) 같은 작품을 보고, 감독님의 연출에 반했죠. (기존의) 청춘 스타 이미지보다는 좀 더 깊이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영화는 격변기의 일본 사회를 보여 주면서 사와다의 심리 변화를 뒤쫓는다. 그는 기자로서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욕망 앞에서 무너지는 유약한 인물이다. 전작 ‘악인’ 이후 연기관이 변화했다고 밝힌 그는 “‘악인’ 이전에는 캐릭터에 접근할 때, 그 인물의 성격과 생각을 하나하나 더해 가면서 캐릭터를 완성해 갔지만, ‘악인’ 이후에는 내가 가진 특성들을 하나하나 버리면서 캐릭터를 완성했다.”면서 “이번 영화에서도 진실을 규명하고자 하는 기자가 된 기분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영화인 아이디어 참신… 함께하고파 함께 일하고 싶은 한국 영화인에 대해 묻자 “너무나 많다.”면서 잠시 고민에 빠진 그는 이내 답을 이어 갔다. “김기덕 감독님과는 영화를 함께 하기로 했는데 무산됐어요. 영화 ‘보트’(2009·김영남 감독)에서 호흡을 맞춘 하정우씨와도 한번 더 연기하고 싶습니다. 한국 영화인들은 아이디어가 참신하고, 작업할 때 정해진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작업해서 좋아요. 제일 좋은 점은 인간관계가 유지된다는 점이죠. 하정우씨와는 지금도 형, 동생 하는 사이입니다.” 일본을 대표하는 꽃미남 배우에서 어느덧 연기파 배우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쓰마부키 사토시. 그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특별히 어떤 배우가 되겠다고 규정하진 않아요. 인간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고, 사물을 접하고 싶어요. 인생을 즐기면서 그런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아시아의 다양한 영화에 출연해 보고 싶네요.” 부산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중화권 톱스타 ‘무협’ 진청우 “BIFF 오게 돼 흥분” ●월드 프리미어로 인사… “기대감 크죠” “예전부터 부산영화제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좋은 기회에 영화제를 찾게 돼 흥분되고 기쁩니다.”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영화 ‘무협’을 들고 부산을 처음 찾은 홍콩 배우 진청우(38·금성무)는 영화제 방문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그는 “그동안 부산영화제에 참석할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다.”면서 “영화제 분위기가 굉장히 기대된다.”고 말했다. 1995년 왕자웨이 감독에게 발탁된 진청우는 영화 ‘중경삼림’과 ‘연인’ 등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이전의 중국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부드럽고 잘생긴 외모와 좋은 목소리를 겸비해 아시아권의 톱스타로 떠올랐다.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세계적인 거장의 신작이나 화제작, 월드프리미어(세계 첫 공개작)를 소개하는 자리다. ‘무협’은 영화 ‘첨밀밀’로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천커신 감독의 신작이다. 홍콩을 대표하는 감독인 천커신은 이번 영화에서 진청우, 탕웨이, 전쯔단 등 황금 트리오를 이끌었다. ‘퍼햅스러브’(2005), ‘명장’(2007)에 이어 천커신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춘 진청우는 감독에 대한 높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전 작품과의 차별성을 묻자 “감독님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고, 새롭게 도전하고 있어서 내 연기도 전작과 달랐다.”면서 “감독님 스스로도 발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 역시 좀 더 발전한 작품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협’은 무협물 특유의 힘 있는 액션과 현대적인 기술을 동원해 새로운 스타일이 공존하는 영화다. 정통 무협영화의 고전미를 살리면서 현대적인 수사물의 긴장감을 잘 살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액션의 신’ 전쯔단과 연기 대결 펼쳐 진청우는 청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인체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재구성하는 과학수사관 바이주를 연기했다. ‘액션의 신’으로 불리는 전쯔단과 연기 대결을 펼쳐 특히 화제를 모았다. 진청우는 “전쯔단은 정극 배우, 액션 배우, 무술감독 세 가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영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 액션도 그 기술 발전에 따른 수준을 맞춰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대단하게 해냈다.”며 상대 배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톱스타로서 20년 가까이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는 “영화배우로서 어떻게 되겠다는 생각보다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했다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면서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재미있는 작업이고, 배우로서 현장을 즐기려는 생각으로 임했기 때문에 영화를 통해 배운 것도 많고, 내가 얻을 수 있는 수확도 많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외모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아버지가 저보다 더 잘생기셨고, 어머니는 아름다우시다. 저는 어머니를 닮은 것 같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그가 경쟁 상대로 생각하는 한·중·일 미남 스타는 누굴까. “국가와 상관없이 배우들이 각자의 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한 배우를 꼽을 수는 없습니다. 문화와 언어적인 배경에 따라 판단하는 기준도 각각 다른 것 같고요.” ‘무협’은 오는 27일 국내에서 개봉된다. 부산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노총각 노처녀 기준요? 딱 봤을 때 아줌마 필이면 ‘노처녀’ 아저씨 필이면 ‘노총각’

    노총각 노처녀 기준요? 딱 봤을 때 아줌마 필이면 ‘노처녀’ 아저씨 필이면 ‘노총각’

    요즘 결혼 축의금에는 ‘공정가’가 있다. 성수기(4·5·9·10월)에는 3만원, 비성수기에는 5만원이다. 또 친구 부모가 내 이름을 알면 10만원, 모르면 5만원이다. 내 이름을 아는지 모르는지 애매하다면, 일단 봉투에 5만원을 넣고 부모에게 인사한 뒤 내 이름을 부르면 5만원을 더 넣으면 된다. 대한민국 헌법에도 나와 있지 않은 이런 규칙, 누가 정해줬냐고? 바로 ‘애정남’ 최효종(25)이다. ‘애정남’은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의 줄임말이다. KBS 2TV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개콘)의 ‘애정남’ 코너를 진행하고 있는 주인공이다. 애매한 인간사를 매주 시원하게 해결해주느라 바쁜 그를 지난 5일 서울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만났다. ‘애정남’으로 그가 뜨긴 확실히 뜬 것 같다. 인터뷰를 하는 와중에도 광고 섭외 전화가 계속 이어졌다. 인터뷰 다음 날도 그는 지면 광고 촬영 일정이 있었다. 장안의 인기를 실감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겸손해했다. 가끔 인터넷에서 자신의 이름을 검색했다가 우르르 딸려 나오는 기사에 그저 놀랍기만 하단다. 자신의 인기보다도 코너의 영향력을 실생활에서 자주 느낀다고. “개콘의 또 다른 코너인 ‘생활의 발견’ 팀의 송준근씨가 최근에 결혼했는데 ‘애정남’의 기본 요금을 따라야 한다며 축의금을 3만원 낸 동료 개그맨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네티즌들은 그를 ‘공감 개그의 1인자’라고 부른다. 최근 ‘애정남’ 외에도 ‘사마귀 유치원’ 코너에서 국회의원이 되는 법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답은 간단하다.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진 뒤 여당 텃밭에서 여당 공천을 받으면 된다. 당선되려면 평소 가지 않았던 시장에 가서 먹지 않았던 국밥을 먹으면 된다. 선거 공약도 어렵지 않다. 다리를 놔 준다든가 지하철역 개통을 약속하면 된다. 상대후보 진영의 약점을 찾아내는 것도 어렵지 않다. 아내 이름으로 땅 투기를 하지 않았는지 사돈에 팔촌까지 뒤지면 하나는 나온다.’ 시청자들은 그의 국회의원 되는 법을 듣고 시쳇말로 빵 터졌다. 정치인 몇 명의 얼굴이 눈앞에 아른거렸다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시사 풍자인 최효종’이란 말도 나왔다. “저는 정치에 관심 없어요. 진보나 보수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습니다. 누구를 타깃으로 했다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정치인에 대해 많이 듣고 봤던 내용을 이야기하면 공감할 수 있겠다 싶어 한 거예요. 책을 쓰는 건 작가의 몫이지만 해석은 독자인 몫인 것처럼 저도 웃음을 드리는 역할을 하고, 의미 부여는 시청자 여러분이 해주시는 거죠.” 인기 비결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 있게 말했다. “개그는 일방적인 게 아니라 쌍방향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코너를 만들 때도 소통을 가장 중시해요.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속에 웃음이 있는 걸 끄집어내려고 노력합니다. ‘애정남’도 사람들이 차마 말은 하지 못하지만 명쾌하게 답을 내고 싶었던 것에 대해 제가 시원시원하게 말하니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아요.” 그는 자신의 ‘평범함’도 인기에 한몫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만약 제가 명문대를 나왔고, 엄친아(모든 면에서 완벽한 엄마 친구 아들)였다면 잘난 척한다고 느꼈을 거예요. 그런데 시청자들이 보기에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나와 ‘이런 애매한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자’고 제안하니까 설득력이 가미돼 재밌게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바보 같아 보이는 게 좋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평범하다고 했지만 ‘애정남’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애정남이 제시하는 기준을 듣고 있노라면 비범함마저 느껴진다. 최효종은 “그건 팀원들의 경험과 시청자들의 제보 힘”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상당 부분 최효종의 아이디어에 많이 의존한다는 게 주변의 얘기다. 예컨대 ‘이성 친구의 기준은 어디까지인가’ 편도 최효종이 자신의 경험에서 착안해 만든 것이라고. “2년 넘게 열애 중인 여자 친구가 있어요. 그런데 여자 친구의 이성 친구, 솔직히 남자 입장에서 별로거든요. 거기서부터 출발해 결론 내린 것이 교회 오빠, 엄마 친구 아들, 오랜만에 만난 동창 등은 만나선 안 될 남자라고 선을 그었지요. 제 여자 친구를 떠올리며 절절히 진심을 담았달까요. 하하.” 남자 친구와 헤어졌을 때 돌려줘야 하는 금반지 기준 편도 화제가 됐다. 그가 국제 시세까지 언급하며 ‘디테일 개그’를 펼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최효종의 아버지는 금은방 주인이다. 최효종 이력에도 ‘○○주얼리 부사장’이라고 적혀 있다. “저는 실생활에서 관찰하는 걸 참 좋아해요. 사람들 대부분은 물의 표면만 보잖아요. 어떤 분은 저 보고 물속에 사는 사람 같다고 해요.” 시청자들의 제보도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너무 개인적인 내용이어서 채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A대학과 B대학에 동시에 합격하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오늘 저녁밥으로 무엇을 먹을까요’ 등등. 이런 건 애정남도 정해주기 어렵다며 최효종은 웃었다. 그렇다면 이건? 애정남을 인터뷰한다고 하자 주위에서 물어봐 달라는 질문이 쇄도했다. 그중 하나가 ‘노총각 노처녀의 기준’이다. “하하. 그건 쉬워요. 딱 봤을 때 아저씨 필(느낌)이면 노총각, 아줌마 필이면 노처녀입니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아요.”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선데이기자가 본 호므런왕 행크 아론

    선데이기자가 본 호므런왕 행크 아론

     위대한 백인(白人)의 신화는 과연 흑인에 의해 깨질까? 지금 미국은 호므런(홈런) 7백개를 친「행크·아론」얘기로 온통 들끓고 있다. 선수생활 21년 동안 모두 7백14개의 호므런을 날린 전설적인 선수「베이브·루드」의 위대한 기록이 조용하고 겸손한 한 흑인 선수에 의해 도전받고 있기 때문. 뜨거운 한여름의 스타디움을 더욱 뜨겁게 만든「행크·아론」이란 과연 어떤 사내일까?   지난 7월2일 밤 3시, 기자는 외야석까지 빽빽이 들어 찬 2만3천여명의 관중에 섞여 어틀랜터 스타디움에서 갑자기 터져 나오는 요란한 함성을 들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고작 3천명의 관중밖에 모이지 않던 어틀랜터 스타디움이지만 올해는 꼬박 2만 가까운 관중이 몰려든다. 실상 이 구장의 주인인「내셔널·리그」소속 프로야구 팀「어틀랜터·브레이브즈」는 12팀 중 8위로 그리 인기가 없는 팀. 2만여명의 관중은 오직「행크」흑인 선수 한 사람만을 보려고 모여드는 것.  관중의 함성은 두 종류다.『해머링·행크!』(쇠망치 행크) 하며 새로운 호므런을 기대하는 축이 있는가 하면『배드·행크』(악당 행크)라고 소리 지르며 배트를 휘두를 때마다『지-』하는 야유를 보내는 축도 있다.  당자인「행크」는 말없이 조용히 타석에 들어선다. 6회말,「브레이브즈」는「마이크·럼」의「드리·런·호머」로「로스앤젤리스·다저스」를 5대4로 리드하고 있다. 1루엔 에러로 나간「에반스」가 서 있다.  「행크」는 열광하는 관중엔 아랑곳 없이 조용히 볼을 기다린다. 투 스트라익 원 볼에서 맞은 제4구는 인코스로 들어오는 드롭성의 약간 낮은 공.『와-』 함성을 지르며 일제히 일어섰다. 공은「레프트·펜스」를 넘고「브레이브즈」는 7대4로 리드. 이 호므런이「행크」의 선수 생활 통산 6백93번째였고 울해 들어 20번째의 것.  「행크」는 열광하는 관중들에게 두어번 점잖게 인사한 뒤 그대로 덕 아웃에 들어갔다. 매너가 점잖기로 소문난「행크」다왔다.  「헨리·루이스·아론」. 올해 39살인 이 흑인선수는 앨러배머주「모빌」이란 작은 마을 태생으로 키 6척, 몸무게 82kg의 알맞은 체구다.  「행크」란 애칭으로 더 잘 알려진 이 선수는 올해로 프로야구 선수생활 20년째. 72년부터 74년까지 3년동안 60만불을 받기로 계약한 미국 프로야구계의 최고액 소득자이며 생애 통산 타율 3할1푼1리. 호므런 7백개, 장타(長打·2루타 이상)에선 1천3백72개로「루드」의 기록인 1천3백77개에 불과 5개 처져 있을 뿐이다.  신화적 영웅인「루드」는 선수 생활 21년 동안 모두 7백14개의 호므런을 때렸는데 이것은 한해 평균 34개의 홈런을 때렸다는 얘기다.  「행크」가 매스컴을 타기 시작한 건 70년 5월17일 통산 3천개의 안타를 기록하면서부터 였다. 다음 해 4월27일엔 호므런 6백개를 기록했고 72년 6월10일엔 앞서가던「윌리·메이스」를 앞지르고 홈런 6백49개를 기록,「루드」의 기록을 뒤쫓기 시작했다. 그리곤 지난 7월21일 어틀랜터 스타디움에서 다시 7백개째의 호므런을 날림으로써 이제 14개만 더 때리면『위대한 백인의 신화』를 깨어버릴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자『검둥이』가『위대한 백인』을 뛰어 넘는 것을 싫어하는 일부 백인 야구팬들은「행크」가 배터 복스에 들어서면 야유를 보내기도 하고 심지어『죽여버린다』는 협박편지를 보내오기도 한다. 이런 일에 대해「행크」는 태연하다.  『나는 팬들의 협박편지보다는 상대방 투수와 신문 기자들에 더 신경을 쓴다. 투수가 내게 사구(四球)를 주어 걸려 보내면 호므런을 칠 수가 없고 신문 기자들은 공평하기 때문이다』고.  또 그는『내가 결코「루드」보다 더 위대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기록을 따라 잡을 수 있을 뿐』이라고 겸손해 한다.  실제로 일부 야구 팬들은「행크」가 7백14개의 호므런을 때려도「루드」보다는 못하다고 얘기하고들 있는데 그 까닭인즉「루드」가 선수 생활의 첫 4년을「보스턴·레드·속스」의 투수로 보내 이동안 호므런 9개밖에 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만약 투수가 아니고 이때부터 타자로 나섰더라면 기록은 8백대에 가까와졌으리라는 얘기들이다.  어쨌든 야구 사상『가장 위대한 선수』이고『야구 기록사상 캐딜락』이라고 불리는 호므런 7백14개는「행크」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건 사실. 남은 관심은 올해 시즌에「행크」가 과연 이 목표를 이룰 것인가 하는 것.  『올해에 30개만 치면 만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럼 내년에 11개만 더 치면 되니까』  「행크」가 올 시즌 오픈때 한 얘긴데 이미 7백개를 돌파, 14개를 남겼을 뿐이니까「행크」자신의 계획을 훨씬 앞지르고 있는 셈이다.「루드」는 34년에 7백7개를 기록했고 그 다음 해에 6개를 추가했다. 재미있는 것은 기록상의 비교다.「루드」가 7백개째의 호므런을 친 것이 34년 7월13일이고 「행크」는 73년 7월21일. 불과 7일이 늦었고 나이로는「행크」가 6개월 더 늙었다.  문제는「행크」의 건강인데 70~71년엔 무릎의 상처로 고전했으나 지금은 말끔히 나았고 체중도 71년에 89kg이던 것이 지금은 82kg으로 줄었다.  이 체중은「행크」가 처음「메이저·리그」에 출전하던 54년과 똑 같은 상태. 적어도 앞으로 2~3년은 더 현역 선수로 뛸 수 있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얘기다. 이런 건강 상태면「루드」의 기록을 깨는 것은 문제없고 과연 올 시즌에 깨느냐? 못깨느냐만 남았을 뿐.  검둥이 선수에 의해 남편의 기록이 도전받고 있는데 대해「루드」의 미망인은 태연하다.  『「행크」나 다른 사람이 남편의 기록을 뛰어넘어도 기억되는 건「베이브·루드」뿐예요. 첫번째니까요』  <어틀랜터=김창웅(金昌雄)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8월5일 제6권 31호 통권 제251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당시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 동·서양인 눈으로 본 ‘조선인’ 명품 초상화 비교해 볼까

    동·서양인 눈으로 본 ‘조선인’ 명품 초상화 비교해 볼까

    조선시대 초상화의 정수를 중국, 일본의 작품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초상화의 비밀’ 전이 27일 개막하여 11월 6일까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일본, 유럽의 초상화까지 함께 전시돼 국제적 시야에서 조선시대 초상화를 조망할 수 있는 최초의 전시로 총 200여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중·일, 유럽 등 200여점 국내 최대 규모 국내 초상화전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시의 양도 압도적이지만 전시 구성도 이야기와 대결을 위주로 흥미진진하게 이루어졌다. 관람객은 이름만 들어도 관련 이야기가 떠오르는 충신 정몽주, 이순신 장군, 충절의 논개, 황희 정승, 어사 박문수, 오성과 한음 등의 초상화를 통해 역사 속 주인공의 얼굴을 직접 마주 보며 대화하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태조 어진(임금의 초상화)은 화려하면서도 장엄한 왕실 초상화의 특징을 잘 드러낸다. 화면 중간까지 높이 그린 양탄자는 청색의 곤룡포, 적색의 어좌와 어울려 인물의 권위를 부각시킨다.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청나라 개국공신 오보이(1615~1669)의 초상화도 오른손 엄지에는 궁수를 상징하는 반지를 끼고 있어 무술로 이름난 무관임을 나타낸다. 일본 에도막부의 창시자 도쿠가와 이에야스(1543~1616)의 초상 역시 신사 앞에 배치하는 사자모양으로 된 한 쌍의 석상(고마이누·?犬)을 그려넣어 신격화된 인물을 드러낸다. 조선시대 최고 초상화가로 손꼽히는 이명기와 바로크의 거장 페터르 파울 루벤스의 초상화를 비교해 보는 재미도 크다. 소설 ‘베니스의 개성상인’의 소재가 됐던 루벤스의 그림은 임진왜란 중 왜병에 의해 강제로 끌러간 조선 평민 내지는 포로 병사 ‘안또니오 꼬레아’로 알려졌다. 또 다른 설은 에도시대 일본에 와 있던 네덜란드 스펙스 무역 관장(체류시기 1606~1621)에게 발탁된 조선의 전직 관리라고 주장한다. 화면 왼쪽 뒤에 그려진 조그만 배 한 척은 이 인물이 멀리서 배를 타고 온 방문객임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본다. 루벤스의 그림을 살펴보면 한복을 입은 인물은 탕건과 유사한 준모(駿帽)를 쓴 다음 그 위에 투명한 사방관을 착용하고, 조선시대 관리들이 입던 16세기 철릭에 가까운 옷을 입고 있다. 콧수염이 짧은 젊은이로 보이는 이 인물은 까만 분필로 몸체와 얼굴이 표현됐고, 양볼과 콧등, 입술 등에 붉은색을 칠해 생기가 넘친다. 루벤스 그림의 주인공이 포로나 상인이 아니라 조선의 전직관리였음을 증명하고자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초상화에서 입었던 철릭과 함께 이명기의 ‘서직수초상’이 같이 전시된다. ‘서직수초상’은 우리나라 초상화에서는 드문, 서 있는 모습 전체를 그렸다. 약간 고개를 숙이고 눈을 치켜뜨고 있어 다부진 선비의 품격을 담은 이 초상과 루벤스 그림 속 주인공의 옷매무새가 비슷함을 읽어 낼 수 있다. ●얼굴만 둥둥 떠있는 윤두서 자화상 압권 한국 초상화상 혁명과도 같은 획기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윤두서 자화상’은 외형 묘사와 내면세계의 표현이 조화를 이뤘을 뿐 아니라 얼굴만 둥둥 떠 있어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2006년 국립중앙박물관의 적외선 조사에서 도포의 옷깃이나 주름이 촬영돼 일부러 얼굴만 그린 미완성작이 아님이 확인됐다. 문동수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대륙적 규모의 중국 초상화보다 겸손하고, 섬세한 분위기의 일본 초상화보다 절제된 조선의 초상화는 한국 미술의 위대한 성취”라고 강조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차 들어 인명구한 시민들 “인간 본능일 뿐”

    차 들어 인명구한 시민들 “인간 본능일 뿐”

    BMW 차량과 충돌한 오토바이 운전사를 구한 ‘시민구조대’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세계 언론에 보도돼 화제가 된 가운데 CNN에서 시민구조대 3인의 인터뷰가 방송됐다. 유타주립대학교 학생들인 이들은 인터뷰 내내 겸손한 답변으로 미국언론의 찬사를 쑥스러워 하는 듯 했다. 처음 사고를 보았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느냐는 아나운서의 질문에 제임스 오디는 “저 사람이 내 아들이나 내 동생 혹은 내가 아는 사람이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고 주저 없이 차를 들고 오토바이 운전자를 구했다.” 고 말했다. 차가 폭발할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대해 안바르 수윤다이코브는 “처음에 화염을 보았을때 차량 밑에 깔린 오토바이 운전사를 먼저 생각했다. 오히려 조만간에 차가 폭발할지도 모른다고 생각이 들어 바로 구조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웅이라고 칭송받는 것에 대해 아바스 알 샤리프는 “다른 사람들을 구했다고 영웅이 될 수는 없다.” 며 “우리는 그냥 인간으로 다른 인간을 구했을 뿐이며 그것은 바로 우리 인간의 본능”이라고 답변했다. 그들의 겸손함에도 불구하고 이들 시민들은 이시대의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특히 사고 오토바이 운전사인 브랜든 라이트(21)의 삼촌인 타일러 리그스는 “여러분이 영웅으로 칭송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것을 알지만 여러분은 우리 가족의 진정한 영웅”이라며 감사했다. 사진=CNN 방송 캡처/제임스 오디,안바르 수윤다이코브,압바스 알 샤리프(좌에서 우로)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경태 tvbodaga@hanmail.net
  • “기업하기 좋게 입법 조속 마무리 고용·상생 등 정부정책에 협조를”

    “기업하기 좋게 입법 조속 마무리 고용·상생 등 정부정책에 협조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의 친기업정책은 변함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고용·상생 등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기업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 장관은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위원회와의 간담회에 참석, “기업은 국부의 원천으로 주주, 경영자, 근로자뿐만 아니라 중소협력업체, 자영업자 모두를 포괄하는 것”이라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입법과제를 조속히 마무리, 득점권에 나가 있는 주자를 모두 생환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대기업집단의 특정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과세하는 방안이 기업의 경영활동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는 참석자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소급·중복 과세 등을 지양하고 요건을 명확히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의 세 축인 정부, 가계, 기업 중에서 가계 부채와 재정건전성 등의 문제로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기업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상황”이라며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사회 취약 계층에 대한 공헌 사업에 더욱 매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박 장관은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재정부 확대간부회의에서 “재정건전성은 내년 예산편성 및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 시 최우선적으로 강조돼야 할 핵심가치”라며 “재정건전성은 일단 악화되면 회복하는 데 많은 노력과 고통이 수반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100여년에 걸친 로마의 곡물법 제정 정비 과정의 교훈을 예로 들면서 재정건전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로마 곡물법은 그라쿠스 형제가 제정해 빈민들(4만명)에게 시가의 절반으로 밀을 일정량 제공했으며, 이후 경쟁적 선심성 정책으로 상한선을 철폐하고 무료로 제공했다가 카이사르가 소득 재조사를 통해 대상자를 15만명으로 축소하고 재정악화에 제동을 거는 과정을 거쳤다. 박 장관은 “우리는 로마처럼 식민지를 통해 밀 등 곡물을 받거나 세입을 늘릴 수 없는 만큼 세출의 구조조정과 명분이 약한 비과세 감면 정비 등이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상대방에 불이익이 돌아갈 때 상대방의 이해를 구하는 따뜻한 마음과 겸손으로 설득하고 공감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씨줄날줄] ‘어머니’ 이소선/허남주 특임논설위원

    러시아의 작가 막심 고리키는 1900년대 초 민중을 각성시키고, 힘없고 무지한 민중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대표작 ‘어머니’를 썼다. 자식이 배 부르고, 편안한 세상을 바라던 평범한 어머니가 아들을 통해 혁명을 이해하고 동참해 가는 과정을 통해 민중이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 바꿀 수 있다는 힘을 보여준 것이다. 아들로 인해 불붙은 혁명의식은 투박했기에 강했고 계산이 없었기에 더욱 힘이 있었다. 데자뷔일까. 고리키의 ‘어머니’ 현생일까. 고(故) 이소선(1929~2011) 여사. 아들을 가슴에 묻고 산 40년 세월의 아픔에 ‘어머니’는 나날이 강해졌고, 위대해졌다. 당초 고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였으나 지난 40년을 지나오면서 누구의 어머니라 한정할 것도 없이 그냥 ‘어머니’가 됐다. 그래서 10년씩 더 나이가 많았던 고 문익환 목사도, 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어머니’라 불렀다 한다. 그럴 때마다 나이 어린 ‘어머니’는 몸둘 바를 모르고 부끄러워했다. 자신의 영향력과 힘을 미처 모르는 듯 겸손한 부끄러움은 어떤 말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갖고 있었다. 봉제공장에서 일하던 착하고, 우스개도 잘하던 22살의 꽃 같던 큰아들이 스스로 몸에 불을 붙여 죽어가면서 원했던 세상을 마흔 남짓의 어머니가 그리 잘 알았을까. “내가 못다한 일, 엄마가 꼭 이뤄줘요…. 엄마가 다니면서 ‘학생과 노동자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그렇게 외쳐주세요….” 구술한 자서전 ‘지겹도록 고마운 사람들아’에서 40년 전 죽어가던 아들과의 약속을 어머니는 어제 일처럼 기억한다. “엄마, 엄마 내가 부탁하는 것 다 들어주겠다고 크게 한 번 대답해줘.” “걱정마라. 내 몸이 가루가 되어도 니가 원하는 것, 끝까지 할 거다.”어머니는 아들과의 약속을 지켜냈다. 그를 ‘노동계의 대모’ ‘노동자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에는 과장이 없다. 아들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두 내 아들처럼 챙기고, 먹인 이야기는 익히 알려졌다. 많은 사람들은 전태일을 전태일 열사로 만든 것은 그의 어머니라고 한다. 또한 가난한 이웃에 대한 사랑과 나눔을 가진 전태일 열사의 정신은 어머니의 대물림이라고도 한다. 노동운동으로 바빠도 자신의 처소에 몸을 의탁한 약한 사람들의 끼니를 챙기는 일에 소홀하지 않았던 일상은 그가 왜 ‘어머니’로 불렸는지를 보여준다. 지혜는 지식에 뿌리내리지 않음을 보여주듯 신념대로 살다 간 한 어머니의 삶은 슬프지만, 아름답다. 아들 곁에서 편히 영면하소서. 허남주 특임논설위원 hhj@seoul.co.kr
  • 미남미녀가 되고 싶으면 육상을 하라

    미남미녀가 되고 싶으면 육상을 하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여러 가지 즐거움을 준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박진감을 제공한다. 이에 못지않게 선수들을 보는 즐거움도 크다. 예외적으로 종목의 특성에 따라 투척이나 장거리에서 너무 육중하거나 왜소한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하나같이 미남미녀들이라 그저 바라만 봐도 흐뭇하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문화 및 환경에 따라 다르고, 또 변한다지만 실제 현장에서 육상선수를 보면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진다. 전신에 군살 하나 없는 균형잡힌 몸매와 갸름한 턱선, 갈라져야 할 곳이 확실히 갈라진 팔과 종아리의 근육과 탄탄한 복근.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큼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대회 ~대 얼짱’ 등의 명단이 떠돌지만, 이번 대회에는 그런 이야기조차 없다. 경기력이 뛰어난 선수든, 그렇지 않든 외모에서만큼은 순위를 매기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육상선수들은 왜 이렇게 잘 생기고, 잘 빠진 걸까.영국 셰필드 대학 등 여러 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통계적으로 생존에 가장 적합한 외모를 갖춘 상대에게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데 육상의 기본인 달리고, 뛰고, 넘는 모든 종목이 바로 원시상태에서 인간의 생존을 위한 행위에서 착안된 것이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이런 행위능력을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수행하는 사람들을 모아 놓은 곳이니까, 미남미녀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육상 선수의 외모가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 잠자고 있던 원시적 본능을 자극한다는 뜻이다. 또 육상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운동, 그 자체다. 인간의 수많은 근육과 관절, 그리고 뼈가 직접 자극을 받는다. 청소년기에는 성장판이 자극을 받는다. 중력에 반하는 운동을 거듭하다 보니 얼굴에 군살이 남을 수가 없고, 체형은 역삼각형으로 바뀐다. 축구, 농구, 럭비 등 격렬한 구기종목이나 격투기와 달리 경쟁자와의 충돌도 없다. 올바른 인격형성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근본적으로 자신과의 싸움이다 보니, 겸손하고 성실해질 수밖에 없다. 또 공정한 경쟁과 비슷한 길을 걸어온 경쟁자들에 대한 존경과 동료의식도 체득하게 된다. 미남미녀가 되고 싶다면, 자녀를 건강하고 멋지게 키우고 싶다면 육상을 하고, 시키면 된다는 결론이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손학규·정동영 이번엔 천정배 충돌

    복지재원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였던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이 이번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놓고 또 충돌했다. 이번 보선에 출마하려는 당내 후보군이 잇따라 등장한 게 도화선이 됐다. 손 대표는 후보 난립을 우려하며 신중한 태도를 주문했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은 많은 후보가 나오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한 일이라며 공정한 경선 관리를 강조했다. 양측의 대립각은 천정배 최고위원이 시장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직과 당직 사퇴를 발표한 뒤 최고조에 이르렀다. 손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좀 더 겸손하고 신중하게 임해 주길 당부한다.”면서 “천정배 최고위원이 고심 끝에 의원직 사퇴를 결정한 걸로 알지만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 의석 한 석이 아쉽고 중요하다.”며 천 최고위원의 의원직 사퇴를 만류했다. 이에 대해 천 최고위원은 “국민들에게 사퇴를 약속한 마당에 이 순간에도 사퇴 번복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번 선거를 자신의 마음대로 주무르려는 데 제가 걸림돌이 된 것 같다. 정치적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쏘아 붙였다. 천 최고위원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정동영 최고위원도 “후보가 의지를 표명하는 것은 다행이고 행복으로 봐야 한다.”면서 “당은 즉각 공정한 경선 관리에 착수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당내에서는 이 같은 공방을 재·보선 이후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다툼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손 대표는 후보 선출 과정을 야권 통합 국면으로 전환해 차기 주자 입지를 구축하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반면 비주류 측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추대론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출마를 선점해 경선 구도를 만들고 이 과정을 통해 세력 결집을 도모하려는 의중으로 읽힌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기억과 성찰/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기억과 성찰/김태승 아주대 사학과 교수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우리는 먼저 ‘이름’을 교환한다. 명함을 이용하거나, 말로 하거나 교환의 형식은 여러 가지일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이름이라는 분류방식을 통해 상대를 ‘구성’하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이름은 ‘견출지’이고 이제부터(관계가 지속된다면) 그 이름 아래에는 수많은 정보들이 축적되면서 기억을 만들어 갈 것이다. 그래서 그는, 내가 만난 상대는, 이름으로 분류된 ‘폴더’ 안의 기억들로 ‘구성’된다고 말할 수 있다. 당연히 나 역시 그에게는 동일한 방법으로 기억될 것이다(이러한 과정은 새로운 사물과 접촉하게 되거나 지식을 얻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진행될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기억의 정리과정에 ‘선택’과 ‘배제’의 논리가 작동한다는 점이다. ‘선택’과 ‘배제’는 기억의 효율성을 높여 준다는 점에서 유용하지만(감각되는 모든 것을 기억할 수는 없으므로) 다른 한편으로 기억을 ‘주관화’한다는 점에서 문제를 발생시킨다. 주관화 과정에서는 기억을 왜곡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쉬운데, 그것은 개인이건 집단이건 간에 불편한 기억을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정리하려는 본능적 성향과 관련되어 있다. 대부분의 경우 ‘편견’과 ‘견해의 대립’은 기억을 선택하고 배제하는 방식과 관련되어 있다. 또한 기억은 당연히 ‘망각’과 ‘무시’의 과정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기억은 ‘선택’과 ‘배제’, ‘망각’과 ‘무시’의 과정을 거쳐 일종의 ‘가상 세계’(집단적이거나 개인적이거나)를 만들어 내기가 쉽다. 누군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는 상상 속의 귀신을 그리고 있으면서 살아 있는 개를 그리고 있다고 주장하기 쉽다는 말이다. 밖에서 볼 때 분명히 내가, 우리가 귀신을 그리고 있음이 관찰되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기억화의 과정이 조작될 수 있고, 임의로 구성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그런 기억에 의존하는 우리의 의견은 항상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개인이나 집단의 욕망 때문에 기억의 한계를 거의 성찰하지 못한다. 특히 집단화된 기억은 ‘신성한 교육’을 통하여 그것이 참인지 아닌지에 대한 질문 없이 거의 절대적 권력을 가진 하나의 도그마로 작동되며, 집단 기억의 밖에 있는 모두를 ‘타자화’(적대시)하기 쉽다. 그래서 자신의 기억에 대한 ‘성찰’은, 이 모든 문제를 넘어서 ‘화해와 공존을 위한 소통’을 위해, 우리가 반드시 지켜 나가야 할 미덕이 된다. 동아시아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역사분쟁은 그런 점에서, 자기 성찰 없는 ‘기억정치’의 소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권력을 가진 자들은 교육기구의 독점을 통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집단 기억의 중심인 역사기억을 조작함으로써 정치적 이익을 얻고자 한다. 중국은 1당 독재체제에 대한 정치적 도전을 ‘애국주의’라는 정서를 매개로 억압하기 위해서, 대형 국가프로젝트를 통해 고대사의 상한을 끝없이 끌어올렸고, 얼마 전까지 거의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던 고구려사까지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일본은 자신이 ‘전범국가’라는 성찰 없이 ‘침략과 폭력의 현대사’를 재구성하여 자국사를 미화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 ‘가해자’로서의 일본은 사라지고 ‘피해자’로서의 일본이 부활한다. 북한은? 기억조작을 통해 ‘김씨 왕조’ 건설에 몰입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성찰 없는 기억정치의 가장 가혹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최근 한국의 제1공화국과 관련된 논의가 제헌헌법정신 등 국민적 총의에 의해 선택되었던 국민적 합의에 대해서가 아니라 국민들이 축출한 지도자 한 사람에 대한 논의로 집중되는 것을 보면 매우 걱정스럽다. 오늘의 리비아를 보면서 카다피를 영웅시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확실히 기억은 조작되기 쉽고, 대부분의 기억은 ‘자기 중심성’을 회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소통을 위한 성찰’이 필요하다. 진리라고 믿는 자신의 기억에 대한 성찰 없이 ‘다른 기억의 체계’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화해와 공존을 위한 미래를 논의할 수 있을까.
  • ‘식판정쟁’이 ‘市長대전’으로… 여·야, 재·보선 체제 전환

    ‘식판정쟁’이 ‘市長대전’으로… 여·야, 재·보선 체제 전환

    판이 바뀌었다. ‘아이들 밥그릇 싸움’이라는 소리까지 듣던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로 이어지면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는 초대형 선거정국이 펼쳐지게 됐다. 여야는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형국이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10월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겠다고 꿈이라도 꿔 본 인사들이 단 한명도 없는 여야다. 이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60일이다. 이 안에 후보를 선출하고, 선거체제를 꾸려 민심 사냥에 나서야 한다. 26일 한나라당과 민주당 당사에는 긴장과 초조, 불안과 설렘이 교차했다. ■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격 사퇴로 직격탄을 맞은 한나라당이 10월 보궐선거 체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26일 “오 시장에 대한 미련은 이미 버렸다.”면서 “‘필승의 카드’를 내세워 시장직을 사수하는 방향으로 당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선 후보 등록을 받아봐야 하겠지만, 당내 후보가 경쟁력이 떨어진다면 외부 영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사무처를 중심으로 영입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스트셀러인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펴내 젊은 층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48) 교수가 영입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본인의 의사를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카드”라고 설명했다. 당내 후보로는 인지도가 높은 나경원 최고위원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당 일각에선 정몽준 전 대표를 전격적으로 내세워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정 전 대표는 이미 ‘대권 행보’에 가속도를 내고 있어 서울시장으로의 ‘하향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 소장파들 중에는 “오 시장과는 다른 ‘버전’의 후보가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개혁 성향의 초선 의원인 홍정욱 의원과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권영진 의원도 출마를 권유받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권 의원은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 소장파들이 모두 호감을 갖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오 시장의 사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홍준표 대표가 아침에 소집한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조찬간담회도 사실상 보선 대책회의로 전환됐다. 김기현 대변인은 “조찬간담회에서는 10월 26일 실시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전념키로 의견이 일치됐다.”고 전했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선거체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서울시당을 중심으로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릴 것”이라면서 “시간이 촉박한 만큼 경선 절차와 외부 영입이 동시에 진행될 수 있다.”면서 “이번 주민투표에서 확인된 건전한 보수세력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등록일이 10월 6일인 만큼 모든 절차를 밟아가며 시간을 끌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 시장의 ‘지원유세’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홍 대표는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오 시장을 철저히 배제한 채 당력을 총동원하는 정면돌파를 선택할 것이라고 대표의 측근들은 전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민주당 민주당이 10·26 재·보궐선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한나라당에 견줘 한발 앞선 형국이다. 우선 26일 정장선 사무총장을 중심으로 당 재·보궐선거 기획단을 첫 가동하고 선거 체제로 본격 전환했다. 기존 지역 이외에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포함된 만큼 민주당은 기획단을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정 사무총장은 “다음 주쯤 예비후보 등록과 경선 일정, 공천심사위원회 구성 등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거 체제와 별도로 당내에서는 벌써부터 필승 기류가 넘쳐난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승기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로 받아들여진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재·보궐선거 대상지 가운데 서울시장은 물론 민주당이 기존 단체장으로 있었던 곳(서울 양천구, 충주시, 남원시, 순창군)과 부산 동구 등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최우선 격전지다. 역대 서울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정치적 비중이 커졌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야 대결구도가 넓어진 데다 대여(對與) 대립각을 강하게 세울 수 있다며 벼르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의 사퇴 발표를 전후로 계파별로 속속 집결하는가 하면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전날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선거 대책을 논의했다. 수도권의 한 당협위원장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사실상 예비 대선으로 격상되면서 원내·외 가릴 것 없이 캠프가 꾸려지면 자원하겠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보군만 해도 전날 천정배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지는 등 당내에서만 10여명이 출마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치열한 경선이 예상되는 만큼 경선 룰에 대한 관심도 높다. 최종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국민경선(오픈 프라이머리)을 뼈대로 하는 당 개혁특위의 공천안이 후보자 선출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조기 과열 분위기 속엔 자성론도 섞여 나온다. 김칫국부터 마시다가 패배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천 최고위원의 출마 선언 직후 당 안팎에서는 “아직 오세훈 시장이 사퇴도 하지 않았는데 주소지부터 옮기는 것은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여기저기 깃발부터 꽂는 후보군을 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복수의 당 관계자는 “서울시장 선거전이 계파 대리전으로 변질되는 조짐이 있다. 이러다 적전분열은 시간 문제”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급기야 손학규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최대한 겸손하게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피폭 피해자·2세의 절규 생생하게 기록 할 겁니다”

    [한국의 히로시마 합천] “피폭 피해자·2세의 절규 생생하게 기록 할 겁니다”

    “지난달 19일부터 이곳에서 지냈으니 한 달쯤 됐네요. 앞으로 석 달 더 머물며 피폭 피해자와 2세들의 육성을 생생하게 담을 겁니다.” 합천읍의 여관에서 숙식을 해결한다고 했다. 캐나다에서 태어나 미국인 부모에 입양된 조슈아 필저(41) 교수는 현재 토론토 대학 음악학부에 적을 두고 있다. 그런 그가 사방이 산으로 싸인 합천의 마을들을 돌면서 피폭 피해자와 2세들의 핏빛 절규를 녹음기에 담고 있다. 그런데 그저 시늉만이 아니다. 강상기·상원씨 형제 집에 들렀을 때, 기자가 형제의 엉뚱한 답변에 지쳐 뒤로 물러나자 “그렇게 하지 말고 일상적인 얘기, 형제들이 좋아할 만한 얘기부터 꺼내면 훨씬 더 잘 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낮고 겸손한 어조였지만 준엄한 꾸짖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키가 185㎝쯤 되는 그가 피폭자나 2세들의 집을 방문할 때마다 여느 한국인보다 정겨운 인사를 주고받는 것을 지켜보면서 기자는 한 없이 부끄러워졌다.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까지 완벽하게 알아 듣는 필저 교수가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은 건 1997년. 한국의 전래음악에 빠져 한국에 온 그는 2년 뒤 ‘일본군 성노예 생존자’(위안부 할머니)들의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절해고도의 고립감을 느낄 할머니 세 분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에 음악사회학도로서 호기심이 동해 2002년에 아예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함께 텃밭을 일구며 할머니들의 노래 400여곡을 녹음했다. 일본말 노래를 이해하기 위해 일본을 오가며 공부하는 열의를 보였고 이는 시카고 대학 박사학위 논문에 오롯이 담겨 ‘소나무의 노래’란 책으로 나왔다.
  • 집단 체제 애플 vs 1인 리더십 삼성

    집단 체제 애플 vs 1인 리더십 삼성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를 평정했던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가 퇴장했다. 그것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기른 파워로 하드웨어 시장까지 넘보던 시점에서 스티브 잡스의 퇴장은 전 세계 IT업계에 전운을 드리우고 있다. 하드웨어 분야에서 기른 힘을 바탕으로 이건희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소프트 파워를 평정하겠다고 벼르는 삼성전자에도 새로운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두 기업은 특허분쟁을 비롯,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분야에서 사사건건 부딪치면서 전면전을 치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응은 서로 다르다. 애플은 집단지도체제로 잡스가 떠난 공백을 메울 계획이지만, 삼성은 이 회장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간다는 계획이다. 24일(현지시간) 애플은 긴급 성명을 내고 스티브 잡스가 CEO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정확한 사임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잡스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그가 앓고 있는 췌장암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전 세계 마니아들로부터 ‘신’으로까지 추앙받으며 스마트 혁명을 이끌어 오던 그도 한 시대를 마무리하게 됐다. IT 업계 최고의 라이벌인 잡스와 이 회장은 닮은 점이 많다. 유년 시기가 평탄하지만은 않았다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지나치리만큼 광적으로 빠져든다는 점, 그리고 사람보다는 사물에 좀 더 관심을 보인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특성을 강력한 카리스마로 승화시켜 각자 자신들의 기업을 일류 기업으로 만들고, 또 ‘1인 지도체제’로 운영해 왔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잡스의 사임으로 애플은 집단지도체제로 새 진용을 꾸려 위기를 타개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금처럼 소비자들의 마음을 빼앗는 능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 CEO인 팀 쿡 등을 비롯한 리더들이 이 위기를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할 경우 현재의 특허 전쟁 또한 핵심 과제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 이 회장이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득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경쟁업체의 사정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면서도 “잡스와 달리 이성적이고 겸손한 성격의 팀 쿡이 새 CEO가 되면 애플의 글로벌 소송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아직 두 기업 경쟁의 향배는 모른다. 하지만 이날 시장은 주가로 두 기업이 처한 상황을 대변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40%(1만 7000원) 오른 72만 5000원에 장을 마감했고 LG전자(1.27%)와 삼성전기(1.29%), LG이노텍(3.61%)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애플의 주가는 뉴욕 증권시장 시간외 거래에서 5.9% 급락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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