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겸손
    2026-07-08
    검색기록 지우기
  • 추적
    2026-07-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352
  • [의정 포커스] 김영선 중구 보건행정위원장

    [의정 포커스] 김영선 중구 보건행정위원장

    “잘못된 행정은 온몸으로 맞서서 바꿉니다.” 김영선 서울 중구의회 보건행정위원장은 행동으로 의정활동을 펼친다는 말을 듣는다. 본연의 임무대로 집행부 견제엔 날카롭고 깐깐한 잣대를 들이댄다. 반면 구민을 위한 정책 연구나 봉사활동엔 주말 휴식도 반납한다. 그래서 의회 안에서는 ‘공격수’, 밖에서는 ‘착한 남자’로 통한다. 김 위원장은 17일 “예컨대 구립 신당1동 어린이집 위탁운영 업체 선정과 관련해 구정 질문, 5분 발언 등을 통해 꾸준히 시정을 요청했다”며 “정치적 이유나 개인적인 이해관계 탓에 원칙을 저버리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신당1동 어린이집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꾸려 현안에 대해 전방위 조사를 하고 개선을 요구했다. 그는 “겉보기엔 구민과 상관없는 일처럼 여겨질 수 있지만, 소송비용과 보상에 따른 재정 부담이 구민에게 전가된다”며 “구민의 대변인을 하라고 저를 뽑아 줬기 때문에 책무를 다할 뿐”이라고 밝혔다. 2010년 초선 의원으로 풀뿌리 정치에 입문한 김 위원장은 이번 제6대 전반기 의회운영위원회 부위원장, 후반기엔 행정보건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지난 3년에 대해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충실하게 의정활동을 한 것 같다”고 자평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상임위원회와 본회의에 100% 참석해 목소리를 냈다. 구민 혈세로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겠다는 선거 공약도 지켰다. 여름에는 직접 분무기를 짊어지거나 오토바이를 몰며 방역에 나섰다. 일요일마다 중림동 약현성당에서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한 차량봉사도 거르지 않는다. 노인 비율이 12%로 다른 지역보다 높은 곳이다. 이들의 보행에 불편을 덜어 주기 위한 횡단보도 신설에도 큰 역할을 해냈다. 김 위원장은 “어르신이나 주민들이 나로 인해 즐거워하면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며 “봉사 활동을 통해 겸손을 배운다”고 머쓱해했다. 약속만은 꼭 지키는 그이지만 아직 매듭짓지 못한 일도 있다. 김 위원장은 “구민 숙원사업인 중림동 차고지 이전이 마무리되는 듯하다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왔다”면서 “차고지 부지 매입 및 이전을 적극 독려하겠다”고 약속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KBS 파노라마(KBS1 밤 10시) 현대인들에게 죽음이란 어떤 의미일까. 식물인간이 돼서도 심장이 뛰고 호흡을 하게 만들어 생명을 이어 주는 현대 의료기술. 그 덕분에 오늘날은 죽음의 내용도 바뀌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질병, 사고는 흔히 겪는 일이다. 2012년의 경우 국내 사망자 수는 26만 7221명. 2분에 한 명꼴로 사망자가 발생한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죽음을 맞아야 할까. ■TV소설 은희(KBS2 오전 9시) 금순은 조 형사로부터 24년 전 살인 사건의 목격자인 김용팔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명호는 로라가 불에 탄 편지의 필적을 감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옥은 길례에게 편지에 대해 아는 게 있느냐고 묻고, 석구는 이 때문에 불안해한다. 한편 은희는 로라의 옷장을 정리하다 피 묻은 옷에 담긴 편지를 발견한다. ■나 혼자 산다(MBC 밤 11시 15분) 국내 최장수 드라마로 드라마의 역사를 다시 쓴 ‘전원일기’에서 함께했던 배우 김용건, 고두심이 오늘 하루 다시 부부로 돌아간다. 그들이 함께한 이유는 양촌리 김 회장댁 부인 김혜자의 연극을 보러 간 것이다. 한편 자칭 구로동 브래드 피트 독거남 광규의 둘째 형이 동생 광규와 강풍과 한파에 맞설 겨울 아우터를 찾아 떠난다. ■정글의 법칙(SBS 밤 10시) 사바나의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경이로운 자연의 순간을 포착해야 하는 지상 최고의 미션이 공개된다. 탄자니아의 루아하, 탕가니카 호수에 이어 하자베 부족 생존까지. 병만족에게 주어진 최종 미션은 ‘수천 마리 누 떼의 대이동 순간을 포착하라’다. 그러나 광활한 마사이 마라에서는 그 순간을 목격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명의 3.0(EBS 밤 9시 50분) 어지럼증의 원인은 다양하고 제각각이다. 그래서 기본적인 심호흡 검사부터 초음파 및 뇌파 검사까지. 검사의 종류도 다양하다. 환자들은 각각의 증상을 파악하고 원인 해결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전성 어지럼증을 해결해 줄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정원호 교수와 환자 맞춤치료를 강조하는 신경과 서대원 교수를 만나 어지럼증에 대해 알아본다. ■비커밍 제인(OBS 밤 11시 5분) 혼기 꽉 찬 나이에 남자보다는 글 쓰기를 더 좋아해 부모님의 골칫거리가 된 제인 오스틴. 그런 그녀 앞에 부모님의 잔소리보다 더 신경 쓰이는 존재가 나타났다. 겸손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오만함을 가진 최악의 남자 톰 리프로다. 자꾸만 마주치는 그와 티격태격 신경전이 계속된다. 그런데 그 느낌이 왠지 싫지만은 않다.
  • [의정 포커스] 차혜진 강동구의원

    [의정 포커스] 차혜진 강동구의원

    “취약계층의 얘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다지만 그들을 돕는 일은 당연한 책무지요.” 차혜진 서울 강동구의원은 장애인과 여성, 아동, 다문화가족 등 사회적 약자의 대변인을 자처한다. 차 의원은 12일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로 생계를 잇는 모녀·조손 가정 등에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며 “제 덕분에 살아갈 힘이 생겼다고 했을 때 그분들에게 힘을 주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계층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아는 범위에서 알려줬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소아마비로 장애를 가졌기에 사회적 약자의 입장을 더욱 잘 헤아릴 수 있다고 했다. 2010년 비례대표로 풀뿌리 정치에 입문한 차 의원은 구 장애인연합회 홍보이사를 맡아 장애인 권익 보호와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 초에는 국가유공자와 장애인이 많이 이용하는 둔촌동 중앙보훈병원 셔틀버스 승강장 이전을 마무리했다. 제대로 된 승강장이 없어 거동하기 불편한 국가유공자나 장애인들이 좁은 보도에 수십명, 많게는 200여명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승강장을 이용하는 1000여명이 서명한 민원서를 받은 데 이어 구의회에서 5분 발언, 구정질문 등을 통해 의견을 피력했다. 보훈병원과 구 관계부서의 간담회 등 2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이었다. 차 의원은 “겨울철 눈이나 바람도 피할 수 있게 됐다”며 뿌듯해했다. 조례안 발의에도 열성이다. 지난해 장애인체육 진흥 조례안, 다문화가족 지원 조례안 발의에 이어 지난 6월엔 아동·여성 보호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발의했다. 아동·여성의 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를 보다 명확히 하기 위해서다. 피해자 정의와 아동·여성의 안전 강화를 위한 지역연대 운영계획 수립 및 점검 등 내용을 신설했다. 언론사 주최 대한민국 미래경영대상 ‘우수의정 행정부문’, 대한민국을 빛낸 한국인물대상 ‘지역자치의회 공로부문’ 등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의정활동을 인정받은 셈이다. 차 의원은 학생 위기상담 서비스인 ‘Wee’(We+education, 또는 emotion의 합성어로 학교, 교육청, 지역사회가 연계해 학생들의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돕는 통합지원 서비스) 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학습부진,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 공간이다. 내년 2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차 의원은 “오륜중학교에 강동Wee센터가 있는데 송파구 학생들만 이용하는 실정”이라며 “천호·성내동 청소년들을 위한 진단, 상담, 치료 서비스를 지원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연기하는 아이돌 밴드들 우리 회사 소속이라고요

    연기하는 아이돌 밴드들 우리 회사 소속이라고요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인기 드라마 ‘상속자들’과 ‘응답하라 1994’를 제치고 종합 검색 10만건을 넘어 검색어 1위를 차지한 프로그램이 있다. 리얼드라마 tvN ‘청담동 111’이다. 이 드라마는 FT 아일랜드, 씨엔블루, 주니엘, 이동건 등이 소속된 FNC 엔터테인먼트를 배경으로 연예기획사의 24시가 생생하게 담겨 국내외 팬들은 물론 관련 업계 취업 준비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특히 가수들과 티격태격하며 재미를 주는 한성호(40) 대표도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가수, 작곡가 출신인 그는 가요계에 아이돌 밴드를 정착시키고 소속 가수들을 연기자로 성공시키는 등 기획력을 인정받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111번지 FNC 사옥에서 한 대표를 만났다. →속칭 회사의 ‘영업 비밀’이 새 나갈 수도 있는데 촬영을 하게 된 이유는. -SM, YG 등 다른 회사들보다 연혁이 짧은데 아티스트의 인지도에 비해 회사가 덜 알려져 있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소속 가수들이 한 회사인 줄 모르는 사람도 많다. 요즘은 전체 아티스트들을 관통하는 회사의 성향과 브랜드도 중요해졌다. 평소 친구 같으면서도 무게감이 있는 대표를 꿈꿨는데 엉뚱하게 나 혼자 카리스마 있게 나가는 것이 아닌지 걱정도 됐다. 대본은 따로 없지만, 방송에 회사의 비밀을 노출하지는 않는다(웃음). →아이돌 밴드 시장을 개척해 큰 성공을 거뒀는데. -연습생으로 시작해 무명 가수 생활도 해 보고 작곡가 문하생으로 있으면서 음반 프로듀싱, 회사의 A&R, 홍보, 기획까지 직접 해 본 것이 지금 회사를 경영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대학 때 밴드 활동을 했는데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한국에는 아이돌 밴드가 없다는 사실에 착안해 스타성을 겸비한 친구들로 대중적인 밴드를 꾸리면 성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하든 실패하든 ‘딱 반 걸음 빠르게, 사물을 볼 때 살짝 비틀어 보는 것’이 철칙이다. →현재 SBS 드라마 ‘상속자들’에 출연 중인 씨엔블루의 강민혁을 비롯해 정용화, 이홍기 등 소속 가수들을 연기자로 성공시킨 비결은. -밴드와 연기는 그 나이대에 맞춰 롱런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보통 아이돌 가수의 수명이 짧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멤버들의 고른 인지도를 위해 연기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해외에서도 가수가 연기를 같이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다. 예전에 작곡과 프로듀서로 일하면서 OST 작업을 한 적이 있는데 어깨너머로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가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뭐라고 생각하나. -소속 가수들에게 자기 관리와 인성을 강조한다. 오디션을 보면 재능은 많은데 사생활이 안 좋아 보여 탈락시킬 때 안타깝다. 인성이 안 된 사람을 스타로 만드는 것은 아무리 수익이 많이 난다 해도 하고 싶지 않다. 데뷔 직전에 늘 ‘스타인 척 하지 말고 고개를 숙여라’고 충고한다. 이건 내가 무명일 때 겸손한 선배들을 보고 느낀 점이다. →앞으로 FNC를 어떤 회사로 꾸릴 계획인가. -일단 내년에 SM, YG엔터테인먼트에 이어 중국에 자회사(FNC 차이나)를 설립한다. 중국은 일본보다 인프라는 약하지만 잠재성이 큰 시장이다. 씨엔블루의 경우도 중국 본토에 진출하기 위해 타이완, 홍콩에서 인지도를 다졌다. 또한 직접 드라마도 제작해 연기에서 OST까지 한번에 되는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꿈꾼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든 세련되면서 실용적인 FNC만의 색깔을 일관되게 가져갈 생각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프로축구] 지휘봉 3년 만에 2관왕 위업

    [프로축구] 지휘봉 3년 만에 2관왕 위업

    황선홍 포항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3년 만에 마침내 더블 위업을 이뤘다. 외국인 선수 한 명 없이 국내 선수들로 팀을 꾸려 ‘스틸타카’로 불리는 정교한 패스 축구를 지휘한 황 감독은 1일 울산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짧은 지도자 경력에 어울리지 않는 전술 구사로 우승을 일궜다. 황 감독은 후반 9분 미드필더 황지수를 빼고 193㎝의 장신 공격수 박성호를 투입한 데 이어 3분 뒤 지친 노병준을 발 빠른 공격수 조찬호로 교체했다. 박성호로 제공권과 파괴력에서 우위를 잡고, 조찬호로 적진을 흔들겠다는 전술이었는데 적중했다. 박성호는 김원일의 결승골을 도와 황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더욱이 시즌 중반 울산의 독주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젊은 선수들을 독려해 이날까지 6연승으로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에 이어 시즌 2관왕에 오른 황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 더블을 할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정규리그에서도 계속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과정에 더 충실하려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사실 후반 추가시간까지도 승리를 자신하지 못했다. 골이 들어갔을 때, 이런 게 기적인가 싶었다”며 웃어 보인 뒤 “너무 극적인 승부여서 얼떨떨하다. 내일 아침에 신문을 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더블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FA컵 이후 리그 운용이 조금 어려웠다. 그래도 결과보다 과정에 충실하려 노력했다. 경기에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황 감독은 이어 “감독으로서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팬들은 한층 높은 수준의 축구를 원할 것이고, 나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다. 이제 기회를 잡았다”고 의지를 보였다. 외국인 선수에 대해서도 “필요한 게 사실이다. 30경기를 이겨도 8경기를 망치면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 선수진 강화에 대해 구단과 상의하겠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울산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주말 영화

    주말 영화

    음란소설 창작에 빠진 사대부 문장가 윤서 ■음란서생(OBS 일요일 밤 10시 15분) 명망 높은 사대부 집안 자제이자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 알려진 윤서에게 권력은 좇기에 허망한 것이고, 당파 싸움은 논하기에 그저 덧없는 것이다. 이렇게 권태로운 양반의 일상을 살아가던 윤서는 반대파의 모략으로 골치 아픈 사건을 맡게 되고, 이 와중에 저잣거리 유기전에서 일생 처음 보는 난잡한 책을 접하게 되면서 알 수 없는 흥분을 느낀다. 윤서는 급기야 몸소 음란소설을 써 보는 용기를 발휘하게 된다. 그렇게 추월색이라는 필명으로 음란소설을 발표하던 윤서는 1인자가 되고 싶은 욕심에 고신 전문가로 악명을 떨치는 가문의 숙적 광헌에게 소설 속 삽화를 그려 달라고 부탁한다. 광헌 역시 자신의 맥박수치를 끌어올리는 제안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윤서와 나란히 음란 소설 창작에 빠져든다. ■철가방 우수씨(스크린 토요일 밤 11시) 고아로 자라 가난과 분노로 얼룩진 삶을 살아온 우수의 인생은 마치 좁고 어두운 감방과도 같이 헤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놓아버리려고 생각한 그때, 가난한 사람도 누군가와 나눌 수 있음을 알게 해준 아이들과의 기적과도 같은 만남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다. 우수는 중국집에서 철가방을 들고 뛰어다니면서 번 70만 원의 월급을 아이들을 위해 아낌없이 나누었다.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처음으로 들어 본 ‘감사하다’는 인사는 평생 외로웠던 우수에게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나날을 선물했고, 서로가 서로에게 전하는 뜨거운 감사는 이제 삶의 원동력이자 살아야 하는 이유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수는 교통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비커밍 제인(씨네프 일요일 밤 10시) 혼기 꽉 찬 나이에 남자보단 글 쓰는 것을 더 좋아해 부모님의 골칫거리가 된 제인 오스틴. 그런 그녀 앞에 부모님의 잔소리보다 더 신경 쓰이는 존재가 나타났다. 그의 이름은 톰 리프로이. 겸손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오만함을 가진 최악의 남자다. 산책길에서, 도서관에서, 무도회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그와 티격태격 신경전이 계속되지만, 이 느낌이 왠지 싫지만은 않다. 게다가 그를 떠올릴 때마다 심장은 주책없이 뛰고 솟아오르는 영감으로 펜은 저절로 움직인다. 한편 부와 명예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진 귀족집안의 미스터 위슬리의 청혼으로 자신은 물론 식구들 모두 가난이라는 숙명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게 된 제인은 고민에 빠지고 만다.
  • [화보] 씨스타 보라, 효린 컴백쇼보다 더 눈길끄는 섹시美

    [화보] 씨스타 보라, 효린 컴백쇼보다 더 눈길끄는 섹시美

    공개된 화보에서 보라는 짙은 아이 메이크업에 붉은 립스틱, 하의 실종 패션으로 섹시한 매력을 뽐냈다. 특히 평소 탄탄하고 길게 뻗은 각선미를 자랑하는 보라는 공개된 화보에서도 아름다운 각선미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화보 촬영과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서 보라는 평소 “라이벌이 누군가?”와 다른 걸그룹에 대해 묻는 질문이 가장 곤란하다며 “선배든 후배든 다 배울 점이 있다. 내가 다른 가수를 평가할 만 한 위치는 아니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다른 씨스타 멤버에게 부러운 점으로는 “효린의 파워풀한 목소리, 다솜의 새하얀 피부, 소유의 여성스러움”을 꼽기도 했다. 또한 “래퍼가 아닌 보컬로서 영향력을 높이고 싶지 않나?”라는 질문에 “씨스타는 보컬이 세 명이나 있다 보니 쉽게 욕심낼 수 있는 자리는 아니다. 우리 노래엔 랩이 꼭 필요하고 그 파트는 내 담당이다 보니 래퍼로서 더 영향력을 키우고 싶다”며 “최근에는 직접 가사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씨스타 콘서트에서 직접 작사한 곡을 팬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고. 씨스타 보라와의 화보와 솔직한 인터뷰는 11월 21일 발간한 ‘로피시엘 옴므’ 12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보라는 지난 11월 24일 첫 방송을 시작한 패션 SBS ‘패션왕 코리아’에서 활약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복권실명제/진경호 논설위원

    하버드대, 예일대, 프린스턴대의 공통점 하면 아이비(Ivy)리그, 이른바 세계 최고의 미국 명문 사립대의 대표주자로 생각할 듯싶다. 한데 공통점 하나가 또 있다. 바로 복권을 팔아 만든 돈으로 세워진 학교라는 점이다. 하긴 복권이 이룩한 거대한 ‘창조역사’에 비하면 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19세기 대영박물관을 지은 돈도, 미국의 후버댐을 지은 돈도 다 복권에서 나왔다. 근대 전쟁 자금의 상당수도 복권이 찍어 냈다. 미국인들이 떠받드는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이 말년에 빚 8만 달러를 개인복권을 찍어 가볍게 갚았다니 복권은 실로 꿈을 팔고 돈을 만드는 요술방망이인 듯하다. 인류와 함께 탄생한 직업이 매춘이라던가. 그렇다면 도박과 복권은 적어도 인류 문명의 탄생과는 함께한 듯싶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홈페이지는 ‘복권의 기원’에 대해 ‘고대 이집트 파라오 시대로 추정된다’고 지극히 겸손(?)하게 적어 놓았으나, 기원전 4000년 메소포타미아 유적에서 주사위가 나오고, 중국 고대 상나라에서도 도박을 했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누가 먼저 배우고 말고 할 것 없이 우연과 요행, 불가측성에 눈을 뜨고 셈을 할 줄 알게 된 때부터 인류는 복권을 만들고 도박을 했던 셈이다. ‘가난한 자들의 저항 없는 세금’으로 불리듯 복권은 오랜 기간 계급 착취의 역사와 궤를 같이했다. 돈 없고 힘없는 자들에게 벼락 맞을 확률조차 안 되는 꿈을 팔고, 그 돈으로 가진 자들이 곳간을 채우는 역사가 근대 이전까지 이어져 왔다. 복권은 착취의 이데올로기만도 아니었다. 사회통제의 이데올로기이기도 했다. ‘복권의 역사’를 쓴 데이비드 니버트가 “복권은 사람들의 관심을 자신의 불행과 무의미한 삶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돌려놓음으로써 사회 통제의 수단으로 이용된다”고 했듯 일확천금의 꿈을 심어주는 것으로 체제 불만에 따른 대중 봉기의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55.2%)이 복권을 샀다. 로또는 한 번에 평균 7500원씩 14번, 연금복권은 한 번에 6600원씩 7번 이상 샀다. 정부는 2조 2702억원어치를 팔아 1조 3000억원을 챙겼다. 올해엔 더 늘었다. 상반기에만 1조 6278억원어치를 팔았다. 이대로 가면 3조 2000억원을 넘을 듯하다. 정부가 전자카드를 만들어 1인당 복권 구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하자 네티즌들이 들고 일어났다. “정부가 이제 돼지꿈을 꾸는 것도 막느냐”며…. 가뜩이나 세원 부족을 걱정하는 정부로선 울고 싶은데 뺨 때려 주는 격이지 싶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복권은 불변의 지속 가능한 미래산업인 모양이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전국 유일 자연계열 수능 만점자, 목포 홍일고 전봉열 군 “부모님 생각하며…”

    전국 유일 자연계열 수능 만점자, 목포 홍일고 전봉열 군 “부모님 생각하며…”

    2014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에서 자연계 학생으로는 유일한 만점자가 나왔다. 주인공은 전남 목포 홍일고 출신의 전봉열 군. 수능 성적이 발표된 27일 전군은 국어 A형, 수학 B형, 영어 B형과 과학탐구 2과목에서 모두 만점을 받아 표준점수 542점으로 자연계 수석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전 군은 홍일고 입학 당시 성적은 상위 15% 정도였으나 입학 후 성적이 급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내신 성적도 큰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지만 유독 전국 단위 수능모의고사만 보면 전국 1% 안에 드는 점수가 나와 학교에서 ‘수능 스타일’이라는 말을 줄곧 들었다. 전 군은 고등학교 졸업 후 재수, 삼수를 거쳐 올해 수능 만점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단절돼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는 건축 현장에서, 어머니는 김밥집에서 힘들게 일해 모은 돈으로 묵묵히 전 군의 뒷바라지를 하는 등 가정 형편도 크게 넉넉하지 못했다. 전 군은 공부하면서 힘들고 포기하고 싶어질 때마다 ‘이 모든 것이 부모님 희생이 있기에 가능하다’고 늘 생각했고 자신도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TV에서 심장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를 보고서 “의대에 진학, 심장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치료하는 흉부외과 전문의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키웠다고 한다. 전 군은 자신의 공부 비법을 소개하며 끈기를 강조했다. 전 군은 수능 만점 비결에 대해 “수능 공부는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않는 우를 범하지 않는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지 않을 인내심으로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배운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책들을 많이 읽으며 풍부한 지식을 쌓아가는 것도 고득점의 비법”이라고 설명했다. 졸업 전 3학년 담임이었고 쭉 곁에서 지켜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김광표(홍일고) 교사는 “재학 중에 항상 겸손하고 착했던 전 군이 졸업 전과 전혀 바뀌지 않은 모습으로 원서 접수하러 온 걸 보고 정말 열심히 했구나 생각했는데 만점을 받아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치켜세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개신교 “교파 초월 필리핀 구호”… 화합 디딤돌 놓나

    개신교 “교파 초월 필리핀 구호”… 화합 디딤돌 놓나

    한국 개신교계가 초대형 태풍 하이옌으로 고통받는 필리핀 이재민을 돕기위해 초교파 연대 구호사역에 나서 주목된다. 특히 연합기관과 단체들이 연합활동을 지속하기로 뜻을 모아 갈라진 개신교계가 화합과 연합의 시동을 건 게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개신교계는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한국교회 필리핀 재해구호연합’(재해구호연합)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필리핀 이재민 구호활동에 돌입했다. 재해구호연합은 20일 최대 피해지역인 필리핀 타클로반 현지에 긴급조사·구호단을 파견했으며 닷새 동안의 현지 조사를 통해 필리핀교회협의회와 협력하는 구호 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주택 및 교회 재건, 이재민 수용소 환경개선, 전염병 예방을 포함해 NGO 등과 함께 인프라 재건사업도 도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재해구호연합 발족이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연대 활동의 성격과 규모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등 두 개의 연합기관과 예장통합·백석·감리교·기장·기하성 등 42개 교단, 한국교회희망봉사단·기독교사회봉사회·기독교연합봉사회 등 3개 봉사단체가 연합해 ‘한국교회’의 이름으로 한데 뭉친 것이다. 규모만 본다면 한국 개신교 사상 최대의 연합 구호기구를 태동시킨 셈이다. 더욱 주목받는 점은 구호연합이 비단 필리핀 이재민 돕기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발족식 당일 각 연합기관과 단체 대표들이 남긴 말을 보면 ‘교단과 교파를 초월한 연합’과 ‘섬김’‘겸손’의 당부로 가득하다. “재해구호 연합을 한국교회가 결성한 것은 봉사와 섬김의 영역에 있어서 아름다운 연합과 일치의 전통을 살리는 뜻깊은 일이 될 것”(NCCK 국제위원장 이태근 목사), “마음을 낮춰 한국교회 이름으로 함께 도움을 준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한교연 대표회장 박위근 목사)…. 한국 개신교계가 해외 구호활동에 연대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당시 ‘한국교회 아이티 연합’을 발족해 120억원의 헌금을 모아 긴급구호와 중장기 지원사업을 벌였고, 이듬해인 2011년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지진과 쓰나미 피해를 돕기 위해 ‘한국교회 일본재해 공동대책 협의회’를 결성해 36억원을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개신교계는 이번 움직임이 이 같은 연대와는 양상이 다르다고 본다. 세계 기독교계의 UN이라는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가 막 끝난 시점에서 그동안 비난받아온 한국 개신교계의 분열과 혼란을 정리할 단초로 삼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않다. 따라서 연말쯤 이웃돕기와 관련한 개신교계의 구체적인 연합과 일치의 가시적인 조치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재해구호연합의 총무 단체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교회희망봉사단 김종생 사무총장은 “WCC 총회가 끝난 지금 한국 교회가 보다 성숙한 연합사업을 전개해 나갈 수 있는 기회”라며 “NCCK 가맹교단, 한교연 가맹교단, 관련단체 등으로 이뤄진 한국교회 연합팀이 상호 정보를 교환하고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국 개신교계는 ‘한국교회 온 성도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 “재난당한 이웃을 돕는 일은 그리스도인의 선택이 아닌 필수이어야 한다”면서 기도와 모금 동참을 요청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정인영 아나 “내 키 176cm…첫 남친보다 10cm 커”

    정인영 아나 “내 키 176cm…첫 남친보다 10cm 커”

    KBS N 스포츠 정인영 아나운서(28)가 자신의 키를 공개해 화제다. 지난 18일 KBS2 ‘위기탈출 넘버원’에 출연한 정인영은 함께 출연한 최희 아나운서와 함께 ‘야구 여신’으로 소개되자 “최희 선배가 여신, 난 여신이 아니라 장신이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최희는 “내가 가장 피해자다. 정인영 아나운서가 키가 커서 옆에 있으니까 늘 단신으로 보인다”면서 “생각보다 내 키가 크다. 166cm”라고 말했다. MC들이 “키 큰 여자는 본인보다 키 큰 남자가 좋나?”라고 질문하자 정인영은 “170cm정도 키가 됐으면 ‘나보다 큰 사람을 꼭 만나야겠다’ 이런 게 있었을텐데 근데 난 중학생 때부터 176cm였다”라고 밝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정인영 아나운서는 이어 “여자들이 먼저 자라지 않나. 나보다 작은 남자들을 어려서부터 많이 봐왔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한 이질감도 없고, 첫 남자친구도 167cm 정도였다”고 말해 웃음을 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축구 수비 불안의 중심, 미안했어요”

    “한국축구 수비 불안의 중심, 미안했어요”

    “2000년대 들어 한국 축구의 문제점인 수비 불안의 중심에 제가 있었습니다.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얼마 전 미프로축구(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은퇴 경기를 치른 이영표(36)가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기 전 팬들에게 사과의 말부터 건넸다.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스위스와의 평가전 도중 은퇴식을 하는 그는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 좌절과 성공이 반복적으로 일어날 때 마지막 인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감사함과 미안함이 교차한다”며 감회에 젖었다. 이어 “스스로에게 정직했기에 아쉬움이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단정한 정장 차림의 이영표는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이미 체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스스로 느끼지만 주변에서는 모를 때 떠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태극마크를 달고 뛴 모든 경기가 기억에 남는다”고 입을 연 뒤 “눈에 잘 보이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저 때문에 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정정당당하게 받아들여야 할 패배 앞에서 비겁한 변명과 핑계를 댄 적도 많았다”며 떠나는 순간까지 자세를 낮췄다. 가장 아쉬웠던 경기로는 2010년 일본을 2-0으로 제쳤는데 5-0으로 이기지 못한 것과 개인적으로 일본과의 상대 전적이 3승4무였는데 7승으로 만들지 못한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는 “치열하게 달리느라 여유가 없었는데 27년이란 긴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경기장 밖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수고하는지 깨달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후배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을 주문하자 “좋은 사람이 되면 좋은 축구 선수가 되는 건 훨씬 쉽다”는 답이 돌아왔다. 미래 계획에 대해서는 “축구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일이라면 하고 싶다.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에 공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전시회 여는 68살 동갑내기 화가 박대성 & 임동식, 그들의 이야기

    전시회 여는 68살 동갑내기 화가 박대성 & 임동식, 그들의 이야기

    68세 동갑내기인 두 화가는 너무나 닮았다. 자아와 피아, 종교의 두터운 장벽을 넘어 예술혼을 불태우는 동양화가 박대성은 자신의 삶에 장애를 안기고 아버지의 목숨을 앗아간 사람들조차 용서했다고 말했다. 서양화가 임동식은 평생 독신으로 예술의 길에 천착하고 있다. 각각 경북 경주와 충남 공주 원골에 정착해 자연과 교감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도 닮았다. ■ 용서하니 나를 찾고 수묵화로 삶을 얻다 “그 사람들은 벌써 다 용서했지요.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저를 예술가라 부르겠어요. 민족의 아픔이고 역사의 탓이죠.” 작가의 눈가에 살짝 이슬이 맺혔다. 6·25전쟁 직전 경북 청도의 한약방에 출몰한 공비들에 의해 왼쪽 팔을 잘린 후, 40여년간 누구나 상상이 가능한 삶을 살아온 동양화가 박대성(68)의 이야기다. 당시 세 살이던 아이의 아버지는 공비의 칼에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작가는 “신체 장애를 다룬 기사는 많이 나왔다”면서 화제를 돌렸다. 커피 한 잔을 놓고 시작한 작가와의 대화는 그렇게 한 시간가량 무르익었다. ‘외팔이’ 소년은 병풍 그림으로 소일하며 자랐다. 묵화부터 고서에 이르기까지 독학으로 연습을 거듭했다. 정규 교육을 받진 않았지만 수묵화가 외면당하는 한국 화단에서 전통을 창조적으로 계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69년부터 잇따라 여덟 번이나 국전에 입선했고 1979년 중앙미술대전에선 대상을 받았다. 아픔이 없었던 건 아니다. “열아홉 살 때인가, 그림을 공부하는데 앞날이 너무 막막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어요. 그런데 부산 용두산공원에서 관상을 봐 주던 노인이 서른 살을 넘기면 운이 좋아진다고 해서 잠시 미뤘죠. 스물세 살 때 독학으로 국전에서 입선했습니다(웃음).” 수묵화로 한평생을 바친 작가에게는 지금 ‘대가’라는 호칭이 따른다. 내년 가을에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에 그의 이름을 내건 시립미술관이 문을 연다. 작가는 1989년부터 경주로 내려가 칩거하며 산사의 풍경 등을 화폭에 담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이어 가는 ‘원융’(圓融)전에도 가로 8m의 대작 ‘불국설경’ ‘부처바위’ 외에 도자기와 글씨를 그린 ‘고미’ 등 수묵화 50여점이 내걸렸다. 성철 스님의 장삼과 500나한을 그릴 만큼 불심이 깊지만 그는 가톨릭 신자다. 마지막 과업은 화단에서 찬밥이 돼 버린 한국화를 되살리는 일이다. 작가는 “수묵화를 그리니 대낮이 가장 어둡고 칠흙 같은 밤이 가장 밝다는 역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시골가니 나를 찾고 자연에서 붓을 잡다 “옆집 우 사장이 권해서 그렸는데 역시 토박이라 남다른 풍광을 알고 있더군요. 다른 사람 눈이 훨씬 뛰어납디다.” 10여년간 외국에 머무르다 귀국해 충남 공주의 원골마을에 정착한 ‘귀농 화가’ 임동식(68)은 팔랑귀란 소리를 듣는다. 수채화같이 맑은 색감을 강조하는 화가는 애초 그림을 접을 뻔했다.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독일 함부르크로 유학 가 설치미술에 푹 빠져 살았다. 그러다 문득 시골 고향이 생각났다. 1990년대 초 원골마을로 들어왔다. 농사나 지으며 살려다가 그림을 그려 보라는 주위의 권유에 다시 붓을 잡았다. 밥집 사장이자 친구인 ‘우 사장’의 아들 결혼식 선물로 내놓은 그림에 반응들이 좋았던 덕분이다. 이후 작가는 우 사장이 알려주는 동네 곳곳을 돌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풍경화 연작 시리즈 ‘친구가 권유한~’이 나왔다. 그림에선 저 멀리 강이 흐르는 풍경과 바람 부는 들판의 경치가 맑게 펼쳐진다. 오래된 벽화처럼 바스러질 듯하지만 그림엽서에서나 볼 수 있는 수채화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작가는 “타인의 시각을 표현한 작업이 흥미로웠다”면서 “나 혼자였다면 절대 못 그렸을 작품들”이라며 겸손해했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아온 작가가 원골마을에 처음 정착했을 때 주변에선 신흥 종교의 교주 정도로 치부했다. 말수도 없이 덥수룩한 수염을 지닌 사내가 홀로 다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지미술을 한다며 몸을 부대끼자 동네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을 열었다. 우 사장은 아예 자신의 트럭에 화구를 싣고 다니며 작가에게 산골 풍경 곳곳을 그리게 했다. “넥타이도 혼자서 못 고른다”던 화가는 원골 주변의 풍경을 나름의 맑은 색감으로 풀어놨다. 자연을 벗 삼아 그린 그림 20여점은 오는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송현동 이화익갤러리 ‘사유의 경치Ⅱ’전에서 펼쳐진다. 유화 물감으로 그린 그림인데도 은은한 느낌이 나는 건 물감에 기름을 섞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안 써 본 색깔이 많다”면서 “앞으로 그 미지의 색을 찾아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서동철의 시시콜콜] 가나에서 온 선교사의 편지

    [서동철의 시시콜콜] 가나에서 온 선교사의 편지

    물리학을 전공하고 국방 관련 정부기관에서 연구원으로 오랫동안 일한 선배가 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것은 알았지만, 50세가 훨씬 넘어 아프리카 가나에 선교사로 갔다는 소식을 몇 년 전 듣고 그 용기가 몹시 부러웠다. 얼마 전부터는 현지 활동을 담은 뉴스레터를 보내주어 흥미롭게 읽고 있다. 그럴수록 아프리카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헌신하는 그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했다. 한편으로 그마저 우리 기독교의 잘못된 선교 행태를 답습하는 것은 아닐까 내심 우려도 없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보내온 이메일을 읽으면서 걱정을 털어버릴 수 있었다. 그러면 그렇지…. 눈길을 끈 것은 해외 선교의 문제점을 지적한 글이었다. 서구 열강은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남미와 아시아,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경제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는데, 식민 지배를 용이하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 바로 선교사였다는 반성에서 글은 시작한다. 그러면서 이 같은 신(新)식민주의가 아직도 일부 선교단체와 선교사들의 사고에 자리 잡고 있다는 현실인식으로 눈을 돌린다. 우리 선교단체조차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현지 상황은 도외시한 채 자신들의 방식으로 세계를 복음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에 적지 않은 선교사를 파견하고 있는 한국이지만, 지나간 역사를 돌이켜 보면 오랜 기간 가톨릭을 포함한 기독교의 ‘선교 대상국’이었다. 그 과정에서 무지하기 이를 데 없는 선교에 따라 웃지 못할 피해도 적지 않았다. 프랑스 출신의 페롱 신부도 그런 인물인데, 독일 상인 오페르트의 남연군 분묘 훼손 사건을 일으킨 주범의 한 사람이다. 선교 대상국의 문화를 존중하기는커녕 우리의 조상 숭배 풍습을 이용해 조선 조정과 협상을 벌이려 했던 사건이다. 반면 성공회는 곳곳에 전통적인 한옥의 모습으로 성당을 지어 선교 초기부터 우리 문화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배의 고민도 비슷했다. 지금의 아프리카에서도 선교사는 언제나 지도자 역할을 하고 현지인은 무조건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상황이라고 한다. 현지 사역자를 믿지 않으니 역할을 맡기지 않고 현지 문화와 전통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교사는 현지인을 가르치려 하고, 일부는 낮춰 부르며 비하하기도 한다고 걱정한다. 교회를 지을 때도 현지 건축 양식을 무시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마디로 성공회 성당을 지은 트롤로프 신부 방식의 선교가 아니라 군사·경제적 힘을 믿고 현지인을 종부리듯 하는 페롱 방식이라는 걱정이었다. 우리의 해외 선교 역시 신식민주의로 눈을 가린 상태라고 그는 진단했다. 그러니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도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결국 내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겸손히 섬기며 친구가 될 때 선교 목적도 완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독교계가 먼저 귀담아들어야 할 얘기가 아닐까.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엄살·겸손’ 출사표 낸 男배구

    배구가 온다. 2013~14시즌 프로배구 V리그가 다음 달 2일 10번째 시즌을 연다. 개막을 닷새 앞둔 28일 남자부 사령탑 7명이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하나같이 품속에 비수를 품고도 속내는 드러내지 않았다. 대부분 손가락 1∼2개를 들어 보이며 시즌에 대한 각오를 다졌지만 실제로는 연막을 치듯 자신들의 전력은 낮췄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올 시즌 판도를 ‘1강 2중 4약’으로 예상하면서 “1강은 현대캐피탈이고 2중은 대한항공과 우리카드”라고 말했다. 또 “새 시즌맞이는 늘 두려움”이라면서 “10년 가까이 드래프트에서 마지막 순서를 뽑으니 우리 색깔을 내기 어렵다. 어떻게 훈련해야 할지조차도 모르겠지만 그저 똘똘 뭉쳐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나머지 6명도 엄살을 따라했다. ‘1강’으로 지목받은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신 감독의 시즌 전 엄살은 정평이 나 있다”면서 “10년 전 프로배구 원년 당시 팀을 처음 맡았을 때는 ‘하면 되겠구나’ 하고 느꼈었는데 다시 맡은 우리 팀은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망가져 있다. 에이스 문성민까지 부상 탓에 시즌을 바로 시작하지 못한다. 장기판에서 차포를 떼고 달려드는 격”이라며 엄살의 강도를 높였다. 우리카드의 강만수 감독도 “대한항공, 삼성화재, LIG손보, 현대캐피탈이 4강”이라고 응수하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지만 일단 최선을 다해 4강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겸손하게 출사표를 내밀었다. LIG손해보험의 문용관 감독 역시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로 잡았다”며 몸 낮추기에 동참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은 항상 많이 맞던 팀”이라며 “지금 LIG는 연체동물에서 뼈가 튼튼한 척추동물로 바뀌어 가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도 “우선 승리를 목표로 하되 박수받는 경기를 하겠다”고 목표를 에둘러 밝혔고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은 “아직은 팀의 색깔이 모호하다”면서 “달라지는 모습으로 다가갈 테니 지켜봐 달라”고 짤막한 각오를 남겼다. 다만, 신생팀 러시앤캐시의 첫 사령탑인 김세진 감독은 전력 차를 인정하면서도 “6개 팀을 제 정신으로는 쫓아가기 힘들 것 같으니 우리는 젊은 패기로 한 번 미쳐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차기 검찰총장 후보 ‘4人 4色’ 화려한 이력 들여다보니…

    차기 검찰총장 후보 ‘4人 4色’ 화려한 이력 들여다보니…

    차기 검찰총장 후보 4명의 이력이 화제다.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오른 이들 중 한 명이 제40대 검찰총장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추천위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이들 중 1명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이들 후보는 출신 지역이 다르고 검찰 내에서 걸어온 길도 상이하다. 김진태(61·사법연수원 14기·경남) 전 대검 차장은 지난해 말 초유의 ‘검란(檢亂)’ 사태로 한상대 전 총장이 중도 퇴진한 이후 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단기간에 조직을 추슬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월 소병철 고검장과 함께 검찰총장 후보 3명 중 1명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진주고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거쳐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 차장은 한국은행을 다니다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검 형사부장, 대구지검장, 서울고검장 등을 역임했다. 평검사 시절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팀에 참여해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한 특별수사 전문가다. 인천지검 특수부장 때 임창열 전 경기지사 비리 의혹을 수사했고 대검 중수2과장 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를 조사했다. 길태기(55·사법연수원 15기·서울) 현 대검 차장은 대검 형사과장·공판송무부장, 법무부 공보관, 법무연수원 부원장, 법무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서울 출신으로 동북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했다. 광주지검장 시절 한 해 동안 범죄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범죄 없는 마을’을 선정해 지역 주민의 준법정신을 고취하고 밝은 지역 사회를 조성하는 데 기여했다. 2010년 서울남부지검장 시절에는 상조업계 2위인 현대종합상조의 100억원대 횡령 사건, 금호석유화학의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엄정하면서도 자상한 지휘 스타일로 후배 검사들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다. 겸손한 성품으로 매사에 솔선수범하며 동료에 대한 배려심이 깊어 대인관계가 좋다는 평이다. 소병철(55·사법연수원 15기·전남) 법무연수원장은 법무부 검찰1과장·정책기획단장·기조실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주미 법무협력관 등 수사·기획 분야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전남 순천 출신으로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 국가안전기획부에 파견돼 북풍 사건을 합동수사했으며 서울지검 조사부장 때 재벌 2·3세 사교모임의 수백억원대 사기 피해 사건을 처리했다. 신중한 성격으로 핵심을 파악해 업무를 처리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기획 부서 등에도 재직해 검찰의 미래지향적 과제에 대해서도 안목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명관(54·사법연수원 15기·서울) 전 수원지검장은 대검 공안3과장·기획과장·기획조정부장, 법무부 홍보관리관·법무실장 등을 거쳤다. 충남 연기에서 태어났지만 서울에서 초중고를 마쳐 사실상 서울 인맥으로 분류된다. 성동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한광옥 현 대통령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위원장의 사촌 동생이기도 하다. 적극적이고 의욕적인 스타일로 업무 장악력과 지휘 통솔력이 뛰어나다. 후배들의 신망이 두텁고 조직 구성원들과의 인화를 중요시한다는 평을 듣는다. 지난해 ‘성추문 검사’ 사건으로 석동현 검사장이 물러나면서 공석이 된 서울동부지검장 자리를 직무대리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종석 “악플 다 살펴본다…상처는 안 받아” 자신만의 악플 대처법 공개

    이종석 “악플 다 살펴본다…상처는 안 받아” 자신만의 악플 대처법 공개

    배우 이종석이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기사를 항상 일일이 확인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종석은 최근 패션잡지 앳스타일(@star1) 11월호와 가진 화보 촬영 및 인터뷰에서 “내 기사를 항상 살펴보고 검색창에 이름도 검색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와 관련된 비판 기사나 악플에 대해 나도 똑같이 느낀다. 그 분들이 보는 눈이나 내가 느끼는 거나 비슷하다. 시청자의 눈으로 보면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인다. 아직 무르익지 않아서 고쳐나가는 중이다”라면서 “악플에 상처받지 않는다” 고 전했다. 이종석은 드라마 ‘학교 2013’ ‘너의 목소리가 들려’ 영화 ‘관상’을 통해 대중에게 크게 사랑받았다. 이종석은 오는 30일 첫 스크린 주연작 ‘노브레싱‘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종석은 최근 대세남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모은 것에 대해 “나에 대한 기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 내 필모그래피를 천천히 보면 비록 연기 경력은 짧지만 차근차근 밟았다고 생각한다.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작품을 차곡차곡 잘 쌓아가고 있구나라고 느낀다”고 겸손히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프로야구] 또 한번의 완벽 피날레… ‘가을드라마 주연’ 유희관

    “(4차전에서 피날레를 장식하겠다는) 약속을 지켜 기분 좋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된 것보다 팀이 이겨서 더 기쁩니다.” 20일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눈부신 역투로 승리를 따내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까지 안은 유희관은 경기 뒤 “공이 높고 밸런스도 약간 안 좋았는데 다행히 이겼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 1타점을 허용한 박용택에 대해 “선배에게 정말 한 수 배운 것 같다. 역시 좋은 타자다. 덕분에 내가 한층 더 성숙해진 것 같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유희관은 포스트시즌에서 ‘미스터 옥토버’의 자질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넥센과의 준PO까지 포함해 세 경기에 등판 21과 3분의1이닝 동안 단 2점만 내주며 평균자책점 0.84란 놀라운 성적을 찍었다. 준PO에서는 승운이 따르지 않았으나 이날은 7회 나온 이종욱의 결승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마침내 승리투수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 4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유희관은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최고 구속이 130㎞대 중반에 불과한 그가 1군에서 성공할 것으로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절묘한 제구력과 수 싸움으로 올 시즌 10승7패 평균자책점 3.53으로 꽃을 피웠고,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끈 일등공신이 됐다. 유희관의 최대 장점은 두둑한 배짱이다. 준PO에서 “나는 박병호가 무섭지 않다”며 돌직구를 날리더니 지난 19일 PO 3차전을 마친 뒤에는 “정규시즌 최종전 때 진 빚을 갚고 PO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게 해줘 고맙다”라며 4차전 승리를 자신했다. 1군 풀타임을 첫 경험하는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유희관은 “한국시리즈는 진짜 마지막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삼성을 상대로는 더 집중해 데이터를 분석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규시즌 삼성에 2승1패 평균자책점 1.91로 강한 모습을 보여 KS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당신은 무엇을 보셨습니까

    당신은 무엇을 보셨습니까

    영혼의 미술관/알랭 드 보통·존 암스트롱 지음/김한영 옮김/문학동네/240쪽/2만 8000원 여기 에두아르 마네의 1880년 작품 ‘아스파라거스 다발’이 있다. 알랭 드 보통은 우리가 이 그림을 통해 사랑을 재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슴 설레던 연인의 모습도 언젠가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손목이나 어깨만으로도 우리를 흥분시켰던 사람이 눈앞에 벌거벗고 누워 있어도 무덤덤”한 순간이 찾아온다. 보통은 마네가 섬세한 관찰을 통해 식재료에 불과했던 아스파라거스에서 완전히 다른 아름다움을 포착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우리가 “겹겹이 쌓인 습관과 타성 밑에서 선하고 아름다운 면”을 발견하는 마네의 상상력을 연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영혼의 미술관’은 보통이 영국의 미술사가 존 암스트롱과 함께 쓴 예술에 대한 에세이집이다. ‘예술은 우리를 어떻게 치유하는가’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글을 쓰고 140여점의 작품을 곁들였다. 예술을 중심으로 삶과 사랑, 자본주의, 정치 등에 대한 생각을 녹여냈다. 보통은 예술에 일곱 가지 기능이 있다고 설명한다. 장바티스트 르노의 ‘미술의 기원:양치기의 그림자를 더듬어가는 디부타데스’는 사랑하는 대상을 붙잡고 기억하려 하는 예술의 특성을 보여준다. 예술은 우리에게 희망을 전하고, 고통을 견디는 법을 알려주며, 말로는 표현할 수 없었던 것을 이해하게 한다. 경험을 확장시키고 감각을 일깨우기도 한다. 소박하고 겸손한 조선의 백자처럼 삶의 균형을 되찾게 만드는 기능도 있다. 그러나 보통은 “주류 예술계가 예술을 가르치고, 팔고, 보여주는 방식”이 우리를 예술과 단절시켰다고 비판한다. “후원, 이데올로기, 돈, 교육이 뒤얽힌 복잡한 체계”가 “‘훌륭한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미술관이 특정한 반응을 강요하면서 관람객은 작품에 대한 순수한 감상보다는 “작품 자체에 대한 물신 숭배”만을 얻는다. 보통은 미술관과 이데올로기가 구축한 감상 방식에 휘둘리는 대신 자신만의 “내적 필요”에 따라 예술에 감응할 것을 요청한다. 예술이 관람객 개개인의 현실 속에 적극적으로 뿌리내릴 때에야 ‘예술을 위한 예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이 “예술의 진정한 목적은 예술이 덜 필요하고 덜 예외적인 세계를 창조하는 데 있다”고 결론내리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세계 상위 0.1% 부자 그들의 이기심에 관하여

    세계 상위 0.1% 부자 그들의 이기심에 관하여

    플루토크라트/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지음/박세연 옮김/열린책들/488쪽/2만원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이 최고경영자(CEO)였을 때 그의 개인 사무실은 세명이 앉기도 힘들 만큼 비좁았다. 그가 외부에 나가면 엔지니어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며 방을 빌려 쓰곤 했다. 세계 부자 순위 1위인 멕시코 재벌 카를로스 슬림은 허름한 캐주얼 복장이 트레이드 마크다. 생전의 스티브 잡스도 검은 터틀넥 스웨터와 청바지를 고집한 것으로 유명하다. 빌 게이츠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학생들이 세계 최고 갑부의 자리가 어떤 느낌인지 묻자 “맥도날드보다 더 나은 햄버거를 본 적이 없다”며 소탈한 면모를 과시했다. 직원들과 똑같은 책상에서 일하고 옷차림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이들은 겉보기엔 보통 사람들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계급적 차이를 과시하는 것이 당연했던 전통적인 부자들에 비해 지금의 글로벌 신흥 갑부들은 겸손하고 심지어 정의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전 세계 부의 맨 꼭대기에 위치한 이들이 사는 세상과 나머지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극명하게 다르다. ‘플루토크라트’는 평등주의 분위기와는 모순되게 극단적인 소득 불균형이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 주목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어디에서 기인했고 어떻게 확대재생산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플루토크라트는 그리스어로 부를 의미하는 플루토스(Plutos)와 권력을 뜻하는 크라토스(Kratos)를 합친 말로, 부와 권력을 다 가진 부유층을 상징한다. 경제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를 누비며 최상위층 갑부들을 밀착 취재한 경험을 바탕으로 21세기 신흥 귀족으로 불리는 플루토크라트의 실체를 낱낱이 해부한다. 저자는 전 세계 상위 0.1% 갑부인 플루토크라트 출현의 진원으로 세계화와 기술혁명이라는 두 가지 경제적 대격변을 꼽는다. 19세기 산업혁명과 미국 서부 개척이 첫 번째 도금시대와 그 시대를 지배한 ‘강도 귀족’을 창조해 낸 것처럼 세계화와 기술혁명으로 인한 두 번째 도금시대는 새로운 플루토크라트 집단을 창조해 냈다는 것이다. 신흥시장의 산업화가 서구 국가들에 새로운 시장과 공급망을 제공하고 서구의 신기술들은 개발도상국의 산업화를 가속하는 과정에서 플루토크라트 집단은 세계 경제 질서를 재편하며 그들만의 세계를 공고히 만들어 가고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특히 러시아의 부를 움직이는 올리가키처럼 정부는 이들이 역사상 최대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 저자는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세계적인 슈퍼 엘리트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 확실한 방법 중 하나”라고 꼬집는다. 이들은 또 다른 나라 동료 부자와 공동체를 이뤄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드러낸다. 러시아 갑부들이 영국의 축구 클럽과 신문사를 사들이고 멕시코 통신 재벌이 미국 언론인 뉴욕타임스의 두 번째 주주가 되는 사례에서 보듯 플루토크라트들은 국경을 넘어 ‘부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저자는 이들이 폐쇄적으로 뭉치면서 다른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무시하고 무관심한 태도를 드러내는 현실에 강한 우려를 나타낸다. 2011년 월가 점령 시위가 벌어졌을 때 슈밋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들 세상에 살고 있는 어느 누구도 시위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99%의 불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대다수 플루토크라트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부당한 오해와 억압에 시달리고 있고 자신들의 이익이 결국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고 항변한다. 19세기 미국 경제학자인 헨리 조지는 일찍이 “진보와 빈곤의 결합은 우리 시대의 거대한 수수께끼”라면서 “진보가 오로지 거대한 부를 축적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한 진정한 발전이라고 할 수 없으며 그러한 진보는 영원하지 못할 것”이라고 설파했다. 저자는 포용적인 시스템 때문에 성공을 거둔 엘리트들이 자신들이 밟고 올라갔던 사다리를 걷어차고 싶어 하는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개방적인 경제 시스템과 민주적인 정치 체제로 승승장구하던 베네치아가 14세기 초 새로운 기업가들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베네치아 귀족들에 대한 공식 명부인 ‘황금의 책’을 만들면서 몰락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