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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그우먼 성현주 ‘웨딩사진’ … “KBS 개그맨 다 모였네”

    개그우먼 성현주 ‘웨딩사진’ … “KBS 개그맨 다 모였네”

    11월의 아름다운 신부가 되는 KBS ‘개그콘서트’의 얼짱 개그우먼 성현주가(28)가 설렘과 재치가 가득 묻어나는 웨딩화보를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5일 7세 연상의 사업가와 혼인을 치르는 성현주는 결혼식을 앞둔 최근 서울 청담동 카펠 스튜디오에서 웨딩화보를 촬영했다. 이 화보에서 성현주는 신랑과 함께 예비부부의 풋풋한 모습과 함께 도시적인 매력을 동시에 담아냈다. 이 화보에는 KBS 희극인 친목모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개그맨들이 자리를 빛냈다. 박성광, 박지선, 장도연 등 성현주의 동기 개그맨들 10명이 한데 뭉쳤으며, 오나미, 김민경, 권미진 등 후배 개그우먼들도 10여 명이 들러리를 자처하며 화보를 장식했다. 평소 남다른 패션감각을 자랑했던 성현주는 이번 화보를 직접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현주는 “외국 웨딩잡지들을 보면서 들러리 드레스 등 의상을 모두 제작했으며, 화보 콘셉트도 업체 관계자들과 미팅을 통해 직접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현주의 결혼을 가장 아쉬워한 건 누구였을까. 데뷔 초부터 삼총사로 불릴 정도로 절친하게 어울렸던 개그맨 양상국과 이원구가 성현주의 결혼을 아쉬워했으며, 장도연과 김민경 등 혼기 꽉찬 솔로 개그우먼들이 특히 부러움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번 화보를 공개하면서 성현주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현명한 아내가 되고 싶다.”면서 “남편 내조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활동도 꾸준히 하는 ‘아줌마 파워’를 보여주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성현주는 3년 전 프로 골프선수 박현빈의 소개로 예비신랑과 인연을 맺었다. 1년 간 열애 끝에 삼성동 라마다서울 호텔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치른다. 축가는 UV가 맡으며, 신혼여행은 홍콩과 발리로 떠날 예정이다. 2007년 KBS 공채 22기 개그맨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성현주는 그동안 ‘봉숭아학당’, ‘파라킹 홈쇼핑’ 등 인기코너에서 활약했으며,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에서 명품 조연으로 출연한 바 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산 너머 남촌에는(KBS1 일요일 오전 9시) 모임에 나갔다가 온 정미는 은자에게 아는 친구가 시험관 시술로 쌍둥이를 낳았다는 얘기를 전한다. 그 말을 들은 은자는 부럽고 새삼 아이를 갖지 못하는 자신이 한스럽기만 하다. 이제는 영영 아이를 가질 수 없을 나이가 된 것 같은 은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험관 시술을 해 보기로 마음먹는다. ●글로벌 성공시대(KBS1 토요일 밤 7시 10분) 미국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일인 2008년 11월 4일. 같은 날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시장 선거에서 52%의 득표율로 당당히 시장에 당선된 한국인이 있다. 미국 최초의 한인 1세 직선 시장인 강석희다. 아무 연고도 없는 미국 백인주류 도시에서 정치가로 성공하기까지, ‘어바인의 오바마’ 강석희의 도전기를 들여다 본다. ●오작교 형제들(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끝내 아무 말도 못하는 복자의 모습에 자은은 충격받는다. 윤숙은 그런 자은에게 자신이 사는 곳으로 가자며 자은을 데리고 나가고, 남겨진 가족들은 마음이 착잡하다. 엉망이 된 집을 치우던 태희는 그간 참았던 화를 복자에게 터뜨린다. 한편 미숙은 태식에게 그의 아들 국수를 더 이상 맡아줄 수 없다고 얘기한다. ●천 번의 입맞춤(MBC 토요일 밤 8시 40분) 신혼여행을 떠난 주미와 우진은 급성 복통에 신혼여행을 떠나지 못한다. 결혼식장에서 주영을 발견한 혜빈은 주미와 주영이 자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진은 주미의 병실에서 나란히 잠든다. 한편 우빈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설득하려던 장 사장은 우빈이 좋아하는 사람이 주미의 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지난 9월 서울 성북동에서 원룸에 침입해 여대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30대 가장이 구속됐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가 2008년부터 이 일대에서 여성들에게 은밀한 부위를 노출하는 소위 바바리맨 행위를 해왔다는 것이다. 자신이 그런 짓을 해도 여성들이 신고조차 하지 않자, 그의 범죄 행각은 더욱 대담해졌다는데…. ●아름다운 콘서트(MBC 일요일 밤 12시 40분) 신문희의 ‘아름다운 강산’과 조병석·남준봉의 ‘별이 진다네’ ‘왠지 느낌이 좋아’를 비롯해, 트로트 가수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 이바디의 멤버 호란·거정·저스틴 킴의 ‘아빠를 닮은 소녀’, 김조한과 함께 하는 ‘Lucky’ ‘그대 나만큼은’ ‘I Believe’, 서영은의 ‘가을이 오면’ 등의 아름다운 노래들을 소개한다. ●SBS 스페셜(SBS 일요일 밤 11시) 먹고 싶지만 불안하고, 끊을 수 없는 ‘고기’에 대한 우리 감정의 실체는 무엇일까. ‘SBS 스페셜’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DIY 도축’과 ‘작은 정육점’ 등 새로운 흐름을 심층 취재한다. 공급자 중심의 소비형태를 극복하는 ‘통소비’를 제안하며 일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펼쳐진 특별한 프로젝트 ‘식용 돼지 키우기’를 공개한다.
  • 120세 할아버지, 60세 연하女와 ‘두번째 결혼’

    100세를 훌쩍 넘긴 인도남성이 최근 60세 연하의 여성을 두 번째 부인으로 맞아들였다. 인도 북동부 아셈 주 사트고리라는 마을에 사는 하지 압둘 노어(120)란 남성이 지난 23일(현지시간) 사모이 비비라는 60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고 일간 타임스 오브 인디아(Times of India)가 최근 보도했다. 2006년 부인 사밀라 카툰이 노환으로 사망한 뒤 할아버지는 홀로 지냈다. 할아버지는 “남은 인생을 함께 할 여성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아들에게 전했고 아들이 수소문 끝에 새어머니가 될 여성을 찾아 아버지와 의미 있는 인연을 맺어줬다. 첫째아들 하지 아지르 우딘은 “부탁을 받고 아버지의 부인 감을 수소문 했지만 100세를 넘긴 여성들은 오히려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신의 은총으로 아버지를 돌보면서 함께 지낼 수 있는 심성이 곧은 새어머니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날의 결혼식은 인도 전통식으로 치러졌다. 화려한 전통의상을 차려입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수줍은 모습은 나이를 무색하게 했다. 결혼식에는 하객들이 500여명 넘게 몰려들어 마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어른이 새장가를 가는 보기드문 광경을 보고 축하했다. 할아버지는 출생신고서에 116세로 기록돼 있지만 사실 120세로 알려졌다. 아들 2명과 딸 4명, 손자와 증손자들까지 포함하면 직계가족만 122명이며, 할아버지의 자녀들은 모두 새신부보다 나이가 훨씬 많다. 이날 할머니는 “최선을 다해 남편을 모시겠다.”고 짤막하게 계획을 밝혔다. 한편 종전까지 기록된 세계 최고령 신랑은 103세 미국인 할아버지였다. 압둘 노어 할아버지의 기록이 인정이 되면 세계 기록은 무려 17세나 더 오르게 된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모래폭풍이 습격한 ‘가장 불행한 결혼식’ 화제

    결혼식을 치르는 커플들이 두려워해야 할 건 옛 애인의 반갑지 않은 등장만은 아닌가보다. 미국의 한 커플이 결혼식 도중 불어 닥친 때 아닌 모래폭풍으로 혼비백산하는 장면이 포착돼 눈길을 끌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결혼식’으로 회자된 주인공은 미국 애리조나 주 플로렌스에 사는 거스와 제니퍼 루나 부부. 이들은 지난달 10일(현지시간) 평소 꿈꿔온 대로 하객 40여 명을 초대해 야외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은 햇빛이 쨍쨍하고 바람이 적당히 부는 최상의 조건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식이 시작된 지 10 여분 만에 의외의 복병이 등장했다. 저 멀리에서 모래를 머금은 폭풍이 불어 닥친 것. 주인공들이 피할 겨를도 없이 모래폭풍을 맞아야 했다. 모래폭풍 탓에 눈을 뜨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이미 시작된 결혼식을 멈출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부부는 서둘러 혼인서약을 한 뒤 두 병에 담긴 모래를 하나의 병에 담는 혼인의식을 치렀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두 사람은 서둘러 키스를 했으며, 뛰다 시피해서 퇴장행진을 마무리했다. 제니퍼는 “멀리서 다가오는 누런 바람이 모래폭풍일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면서 “키스를 하면서 모래와 먼지가 입에 한웅큼씩 들어갔다.”며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을 전했다. 두 사람은 모래폭풍이 불어 닥친 가운데서도 결혼식을 무사히 마무리 했다. 부부는 “처음에는 화가 많이 났지만 살다보면 이보다 더 큰 어려움이 훨씬 더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모래폭풍이란 방해꾼이 등장하긴 했지만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투투’ 황혜영 웨딩마치…김경록 민주당 부대변인과

    ‘투투’ 황혜영 웨딩마치…김경록 민주당 부대변인과

    그룹 투투 출신 황혜영(왼쪽·38)과 김경록(38) 민주당 부대변인이 23일 결혼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이날 낮 12시 30분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지인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배우 양정아 등이 이날 식장을 찾아 화제가 됐다. 동갑내기인 황혜영과 김경록 민주당 부대변인은 지난해 10월 모임에서 지인의 소개를 통해 처음 만난 뒤 정식 연인 사이가 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방한 日총리 강탈도서 靑에 직접 반환

    방한 日총리 강탈도서 靑에 직접 반환

    일본 궁내청에서 소장하고 있는 우리 도서 중 정조의 문집인 홍재전서(弘齋全書)와 고종의 황제즉위식을 기록한 대례의궤(大禮儀軌), 그리고 순종의 결혼식을 정리한 왕세자가례도감의궤(王世子嘉禮都監儀軌)가 먼저 한국에 돌아온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8일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방한하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이들 도서 3종 5책을 직접 가져온 뒤 도착 즉시 청와대로 들어가 우리 정부에 반환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노다 총리가 들고 올 도서는 대례의궤 1권1책, 왕세자가례도감의궤 1권2책, 홍재전서 전체 100권 중 2권으로, 모두 3종 5책이다. 지난해 11월 1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당시 간 나오토 총리가 참관한 가운데 열린 양국 외무장관 간 한·일도서협정 조인 당시 협정식장에 전시된 것들이다. 홍재전서는 정조의 시문(詩文)과 교지(敎旨) 등을 엮은 문집이다. 정조가 동궁 시절부터 국왕 재위 시절까지 지은 것들을 모아 규장각에서 펴냈다. 대례의궤는 1897년 10월 12일 고종이 환구단에서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로 즉위한 과정을 정리한 것이다. 특히 대한제국의 국새 ‘황제지보’(皇帝之寶)가 그려져 눈길을 끈다. 주로 거북 모양으로 만들었던 조선의 국새와 달리 대한제국의 국새는 황제를 상징하는 용을 형상화했다. 왕세자가례도감의궤는 순종의 왕세자 시절 결혼식 과정을 파노라마 식으로 담은 것이다. 앞서 한국과 일본은 조선왕실의궤 등 우리 도서 1205책 전체를 오는 12월 10일까지 반환하기로 지난해 11월 합의했다. 이들 도서는 이르면 11월 중, 늦어도 12월까지는 반환이 완료될 예정이다. 그에 맞춰 대국민 보고회가 개최되고 관련 특별전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中 국가박물관 결혼식장 영업?

    지난 3월 개보수를 끝내고 문을 연 중국 베이징의 국가박물관이 사적 결혼식장으로 전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국가박물관 5층이 사적 결혼식장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3~4시간 임대 비용만 25만 위안(약 4500만원)에 이른다고 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경보가 16일 폭로했다. 국가의 주요 문화재를 보존, 전시하는 국가박물관에서 영리 목적의 결혼식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에 인터넷은 들끓었다. 국가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 [연극리뷰] 日 노자와 소설 극화 ‘연애시대’

    [연극리뷰] 日 노자와 소설 극화 ‘연애시대’

    간간이 웃긴데, 이상하게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난다. 연극 ‘연애시대’를 보는 내내 그랬다. 연인과 헤어진 뒤에야 비로소 그를, 혹은 그녀를 진정 사랑하고 있다고 느낀 적 있는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이 앞에 있지만 용기가 없어서, 혹은 두려워서 자꾸 마음과 달리 엇나간 행동을 일삼아 봤는가. 그렇다면, ‘연애시대’를 강력 추천한다. 극을 보는 내내 작품 안에 자신을 대입시켜 스스로를 반추해 볼 수 있다. ‘연애시대’는 일본 작가 노자와 히사시(1960~2004)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2006년 SBS에서 손예진·감우성 주연의 드라마로 만들어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연애시대의 두 주인공, 하루와 리이치로는 사산이라는 아픔을 겪었다. 아이가 죽은 날, 남편 리이치로는 아내 하루에게 ‘회사에 일이 있어 나간다.’는 말을 하고 그녀 곁을 지키지 않았다. 하루는 남편이 자신을 내버려둔 채 도망갔다고 생각해 이혼을 선언한다. 사실 그날 밤 리이치로는 회사가 아닌 죽은 아이 곁을 내내 지켰다. 하지만 하루가 마음 아파할까봐 사실대로 말하지 못했다. 이혼도 아내가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 승낙했다. 이혼했지만, 이들은 아직도 서로의 곁을 맴돈다. 사랑하지만 ‘이혼’이란 현실 속에 숨어 솔직한 감정을 서로 숨긴다. 티격태격 싸우고 서로에게 소개팅을 시켜주며 그렇게 점점 마음의 가면을 쓴다. 그러다 리이치로가 첫사랑과 재회해 재혼한다. 하루는 전 남편의 결혼식에서 축사를 맡게 된다. 일반인의 상식에선 이해되지 않지만, 하루는 전 남편을 정말로 사랑하기에, 자신이 채워주지 못한 상대의 행복을 위해 용기를 낸다. 하루가 리이치로의 재혼식이자 자신과의 결별식 식장에서 축사와 노래를 이어갈 때 객석과 무대는 눈물바다를 이룬다. 극의 절정이다. 평소 하루는 리이치로를 ‘내 호적을 더럽힌 남자’라고 말하지만, 누구보다 그의 행복을 바란다. 하지만 막상 그가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곁에서 행복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운다. 부부로 살 때 서로 다른 생활방식에 분노하고 싸웠지만 ‘부부는 한방의 공기를 나눠서 마시는 거라고. 조금은 숨이 막히는 게 당연하지.’라는 속 깊은 대사를 훗날 되뇔 만큼 그녀는 그를 그리워한다. 리이치로도 마찬가지다. 밥 못하고 살림 못하는 하루와 달리 요리 전문가인 두 번째 아내 도미코를 볼 때마다 되레 하루가 그립다. 하루와 리이치로, 친구들이 마련한 기차 여행길에 서로의 마음을 용기 내 확인한다. 몇 년 동안 진심을 속인 대가로 겉돌기만 한 두 남녀는 비로소 다시 재결합한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게 뭔 줄 아세요? 그건 연애예요.’, ‘우린 그동안 너무 강한 남녀라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지 못했어.’ 등 극 중 명대사는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연애시대’를 선택한 배우 김다현과 주인영의 연기는 명품이다. 첫 연극 도전에 나선 주연 배우(더블 캐스팅) 박시은과 김영필을 비롯해 조연 배우들의 재치 만점 연기도 극의 재미를 더한다. 11월 20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전석 4만원. (02)766-3390.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헬프’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헬프’

    확실히 예전보다 여자 배우가 중심에 선 영화가 많이 줄었다. 요즘에도 ‘웬디와 루시’(2008)처럼 중요한 여성 영화들이 만들어지기는 한다. 하지만 대중영화의 영역에서 여배우들이 주목할 만한 역할을 창조해낸 작품을 만나기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프레셔스’(2009) ‘내 여자친구의 결혼식’(2011)과 ‘헬프’가 차지하는 의미는 적지 않다. 대중영화의 흐름을 바꾸었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각기 특색을 지닌 세 영화는 여성 영화의 모범적인 예를 남겼다. 대중적인 여성 영화에 대한 희망을 접기엔 아직 이른 것이다. ‘헬프’는 2009년 출간돼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동명 원작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원작을 쓴 캐서린 스토킷과 어린 시절부터 친구로 지낸 테이트 테일러가 연출을 맡았으며, 연기력을 인정받는 신·구 여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 쟁쟁한 액션 블록버스터가 포진한 여름 시즌에 여성 드라마 ‘헬프’는 대중과의 접점을 창출해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스타가 없고 비교적 저예산으로 제작됐음에도 ‘헬프’는 북미 박스오피스 수위를 수주간 지켜내며 올여름 가장 성공한 영화 가운데 한 편으로 남았다. 1963년 미국 미시시피주의 잭슨. 갓 대학을 졸업한 스키터(엠마 스톤)는 작가를 꿈꾼다. 경험을 쌓고서 오라는 출판사 편집장의 충고에 따라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지역 신문사의 가사 칼럼을 맡게 됐으나 집안일에 서툰 그녀는 베테랑 가정부 에이블린(비올라 데이비스·오른쪽)에게 도움을 청한다. 에이블린과 대화하다 흑인 가정부의 현실에 눈뜬 스키터는 책을 쓰겠다며 인터뷰를 제안한다. 시민운동이 벌어지던 당시에도 잭슨은 견고한 룰이 버티고 섰던 곳이다. ‘짐 크로 법’으로 불리던 흑백분리 정책이 여전히 흑인들의 삶을 옭아매던 때, 백인의 무관심 탓에 아들을 잃은 에이빌린은 위험한 요청을 받아들인다. ‘헬프’는 20세기 중반 미국 남부에서 벌어졌음직한 소극이다. 괄괄한 성격 탓에 사건의 중심에 선 미니, 자신이 인종차별주의자인 걸 모르는 인종차별주의자 힐리, 폐쇄적인 백인사회에서 따돌림을 당하다 미니의 도움으로 새 인생을 시작하는 셀리아 등의 인물이 어우러져 눈물과 웃음을 번갈아 빚는다. 영화의 일등공신은 여러 인물의 앙상블이다. 연륜을 더하면서 보석으로 자리 잡은 중견배우들과 야무진 신성의 조화가 기막히며, 더불어 허투루 버려지는 인물은 한 명도 없다. ‘헬프’는 교훈적이고 계몽적인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배움의 가치와 자신을 바르게 표현하는 것의 소중함을 깨우치며, 진실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궁금한 건 왜 작금의 미국인들이 20세기 중반이 배경인 교훈극을 사랑하게 됐느냐다. ‘헬프’의 성공은 잃어버린 선을 되찾기를 갈망하는 현대인의 마음을 반영한다. 어두운 터널 속에서 길을 더듬던 그들은 그 안에 빛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모던한 작품을 선호하는 관객은 ‘헬프’를 순진하고 안전하며 고리타분한 작품으로 여길 게다. 그런 사람은 극 중 사용된 밥 딜런의 노래를 새겨들을 일이다. 딜런은 ‘두 번 생각하지 마, 괜찮거든’이라고 일러둔다. 그러니까 옳은 말씀 앞에서 굳이 배배 꼬인 마음을 품을 이유는 없다. 11월 3일 개봉. 영화평론가
  • 태국 치앙라이-시간은 그들의 규칙대로 흐른다

    태국 치앙라이-시간은 그들의 규칙대로 흐른다

    고산족인 아카족 마을의 어느 집 마당에서 조속조속 졸고 있는 빨래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HAILAND CHIANG RAI 시간은 그들의 규칙대로 흐른다 태국 북단의 치앙라이를 다녀왔다. 화사한 정원을 둘러보고 순백의 사원을 방문했으며 구수한 재래시장도 구경했다. 그리고 소수민족인 아카족의 마을에도 잠시 머물렀다. 한나절 잠시 머물렀을 뿐이지만 2박 3일의 일정 중에 그게 제일 좋았다. 지금도 그곳 사람들의 무구한 표정이 내 코끝에 걸려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취재협조 태국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치앙라이Chiang Rai 여정의 첫머리를 장식한 곳은 도이 퉁Doi Tung이었다.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산인데, 산의 등줄기들이 중첩된 이곳에서 세심하게 들여다본 대목은 무성한 수목이 아니라 그 넉넉한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마을의 감동적인 변천사였다. 여기에는 현 국왕의 작고한 어머니이자 태국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리나가린드라 여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상전벽해의 마을과 순백의 사원 도이 퉁이 자리한 곳은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이기도 하다. 태국, 미얀마, 라오스가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삼각형 모양으로 만나는 골든트라이앵글은 익히 알려진 대로 아편 생산 기지로 악명이 높았다. 사람들은 마약을 재배하고 하릴없이 마약에 중독돼 갔다. 사람과 마을과 자연이 모두 피폐해지는 상황을 가슴 아프게 여긴 스리나가린드라 여사는 이른바 ‘도이 퉁 프로젝트’를 공표하기에 이른다. 그리고는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녹화 사업, 아편 추방 운동, 주민 재활 사업 등을 맹렬하게 추진했다. 그녀는 마약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사람들에게 직접 꽃과 나무를 심고 재배하는 법을 가르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그 결과 마약이 지배하던 마을은 점차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오늘날 도이 퉁은 자연과 인간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공동체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도이 퉁에는 커피와 마카다미아 농장이 있다. 1983년부터 태국 정부에 의해 아편의 온상 양귀비 밭이 불태워지자 대체 작물로 이들이 선택됐던 것이다. 특히 커피의 존재감이 도드라진다. 태국과 커피의 상관관계에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태국, 특히 북부 고산지대에 위치한 치앙라이와 치앙마이Chiang Mai는 커피 재배를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맛있는 커피 생산을 위한 기본 삼박자인 고도와 기후와 토양 등이 두루 적합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이 퉁에서 경험한 커피의 향과 맛은 일품이었다. 맛이 복합적이면서도 각각의 맛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한 채 균형을 잘 잡고 있었다. 보통의 커피와는 다른 상큼한 뒷맛이 인상적이었다. 도이 퉁에서 내려와 차로 한 시간을 달려 왓 롱쿤Wat Rong Khun을 찾았다. 왓 롱쿤은 화이트 템플, 말 그대로 백색 사원이었다. 사원은 두 가지 의미에서 눈부셨다. 건물의 장식미가 화려할 뿐만 아니라 외관이 온통 하얗게 칠해져 있어 파란 하늘과 강렬한 색의 대비를 이뤘다. 사원의 흰색은 부처님의 순결을, 사원에 쓰인 흰색의 유리는 우주를 밝게 비추는 부처의 지혜를 상징한다고 한다. 어쨌든 세계를 유람하며 수도 없이 많은 불교 사원을 가봤지만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진기한 모습임에는 틀림이 없다. 미증유의 사원을 창조해낸 인물은 찰럼차이Chalermchai라고 하는 지역의 ‘괴짜 예술가’다. 건축가이자 화가인 그는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1998년에 사원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첫 삽을 뜬 지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왓 롱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방인의 눈에는 흠잡을 데 없는 ‘완성품’처럼 보이지만 창조자의 생각은 다른 것처럼 보인다. 예술가의 끝없는 창작욕인지 아니면 터무니없는 과욕인지 알 수 없지만 찰럼차이는 해마다 조금씩 왓 롱쿤의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일설에 따르면 그는 앞으로도 수십년의 공기工期를 더 들일 것이라고 한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만일 풍문이 사실이라면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화이트 템플의 완성은 그의 사후에나 가능할 일일 것이다. 고산족 마을에서 보낸 한나절 숙소에서 땀으로 뒤범벅된 옷을 갈아입은 다음, 시내로 나가기 위해 자전거 택시에 올랐다. 지붕이 있는 승객용 삼륜 자전거는 노회한 운전사의 인도 아래 물 흐르듯 막힘없이 나아갔다. 지천명을 넘겼음 직한 사내의 종아리에 힘줄이 불끈 솟았다. ‘세 바퀴 택시’에서 내려 재래시장 탐방에 나섰다.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컬러풀한 열대의 과일들과 푸릇푸릇한 채소들과 다양한 종류의 길거리 음식들이었다. 그중에는 우리의 순대와 비슷해 보이는 먹을거리도 있었다. 물건을 팔기 위해 손님을 부르는 소리, 파는 자와 사는 자 사이의 흥정, 그리고 물건을 구입한 사람이 셈을 치르는 소리로 시장은 들끓었다. 치앙라이의 고산지대는 흔히 ‘살이 있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카렌족, 아카족, 리수족, 몽족 등의 소수민족이 촌락을 이루어 곳곳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아카족의 마을로 향했다. 마을이 산악 지대에 올라앉아 있는 탓에 중간에 사륜구동 차량으로 갈아타야 했다. 아카족은 중국 남부의 윈난성 등지에서 메콩 강을 따라 이주해 온 부족이다. 이들은 화전을 일구거나 야채나 콩을 재배하며 살아간다. 아카족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점은 물을 유난히 무서워하고, 전통적으로 일부다처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물의 영혼을 두려워한 나머지 잘 씻지 않는데, 물에서 말라리아나 박테리아가 나온다고 믿는단다. 일각에서는 이런 미신이 물이 부족한 아카족의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아카족의 남자는 15세, 여자는 13세부터 결혼할 수 있다. 결혼식은 보통 여자가 임신을 한 연후에 이뤄지는데, 신부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남자 측에서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접 살펴본 아카족 마을은 짐작했던 대로 시간이 정지한 곳처럼 보였다.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허름한 풍경과 열악한 삶의 조건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외부인의 일방적인 시선과 편견에 가까운 기준을 마을 주민들은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잔주름이 많은 할아버지는 대를 엮어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으며, 마을 아낙들은 동전이 주렁주렁 달린 전통 모자를 쓴 채 그늘 밑에서 한담을 나누었다. 까맣게 그을린 사내는 내리꽂는 햇볕에 곡식을 말리고 있었으며, 아이들은 맨발로 동네를 뛰어다니며 들까불었다. 그들은 늘 그랬듯이 고유한 시간의 법칙에 순응하며 자신들의 일상을 고수하고 있었다. 딱히 밝을 것도, 딱히 어두울 것도 없는 그들의 얼굴은 관광객의 순간으로 규정하거나 재단할 수 없는, 면면히 이어지는 일상의 표정이었다. 어느 가정집에서 점심 대접을 받았다. 달걀부침과 나물과 찐 호박이 상 위에 올랐다.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 다음에는 따끈한 엽차도 얻어 마셨다. 안주인의 손맛에 더해 마음 맛이 느껴지는 밥상이었다. 포만감을 느끼며 집 밖으로 나왔다. 주민들 모두가 점심을 먹고 낮잠이라도 자는 것처럼 마을 전체에 적막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치 목욕 후의 나른함이 손끝으로 전해지는 듯했다. 유난히 하늘이 높았던 청명한 날, 고산족 마을의 오후가 그렇게 느릿느릿 흘러가고 있었다. 치앙라이Chiang Rai 여정의 첫머리를 장식한 곳은 도이 퉁Doi Tung이었다.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산인데, 산의 등줄기들이 중첩된 이곳에서 세심하게 들여다본 대목은 무성한 수목이 아니라 그 넉넉한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마을의 감동적인 변천사였다. 여기에는 현 국왕의 작고한 어머니이자 태국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리나가린드라 여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1 건물의 외관이 온통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는 일명 화이트 템플로 불리는 왓 롱쿤 2 아카족 마을의 여인들. 악령을 막아 준다는 전통 모자를 쓰고 있다 3 치앙라이 시내를 달리는 자전거 택시와 오토바이들 4 신나게 뛰어놀고 있는 아카족 마을의 아이들 5 도이 퉁 지역의 특산물 중 하나인 마카다미아 6 물 위에 자신의 모습을 고스란히 투영하고 있는 왓 롱쿤 7 아카족 마을의 최고령 할아버지 8 치앙라이 재래시장에서 생선을 판매하는 행상 9 먼 길 달려온 손님을 위해 아카족의 한 아주머니가 마련해준 점심상. 누구에게는 소박할 수도 있겠지만 마을 주민들에게는 푸짐한 상차림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상전벽해의 마을과 순백의 사원 도이 퉁이 자리한 곳은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이기도 하다. 태국, 미얀마, 라오스가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삼각형 모양으로 만나는 골든트라이앵글은 익히 알려진 대로 아편 생산 기지로 악명이 높았다. 사람들은 마약을 재배하고 하릴없이 마약에 중독돼 갔다. 사람과 마을과 자연이 모두 피폐해지는 상황을 가슴 아프게 여긴 스리나가린드라 여사는 이른바 ‘도이 퉁 프로젝트’를 공표하기에 이른다. 그리고는 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녹화 사업, 아편 추방 운동, 주민 재활 사업 등을 맹렬하게 추진했다. 그녀는 마약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던 사람들에게 직접 꽃과 나무를 심고 재배하는 법을 가르칠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그 결과 마약이 지배하던 마을은 점차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오늘날 도이 퉁은 자연과 인간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공동체의 모범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도이 퉁에는 커피와 마카다미아 농장이 있다. 1983년부터 태국 정부에 의해 아편의 온상 양귀비 밭이 불태워지자 대체 작물로 이들이 선택됐던 것이다. 특히 커피의 존재감이 도드라진다. 태국과 커피의 상관관계에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태국, 특히 북부 고산지대에 위치한 치앙라이와 치앙마이Chiang Mai는 커피 재배를 위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맛있는 커피 생산을 위한 기본 삼박자인 고도와 기후와 토양 등이 두루 적합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도이 퉁에서 경험한 커피의 향과 맛은 일품이었다. 맛이 복합적이면서도 각각의 맛이 서로의 영역을 존중한 채 균형을 잘 잡고 있었다. 보통의 커피와는 다른 상큼한 뒷맛이 인상적이었다. 도이 퉁에서 내려와 차로 한 시간을 달려 왓 롱쿤Wat Rong Khun을 찾았다. 왓 롱쿤은 화이트 템플, 말 그대로 백색 사원이었다. 사원은 두 가지 의미에서 눈부셨다. 건물의 장식미가 화려할 뿐만 아니라 외관이 온통 하얗게 칠해져 있어 파란 하늘과 강렬한 색의 대비를 이뤘다. 사원의 흰색은 부처님의 순결을, 사원에 쓰인 흰색의 유리는 우주를 밝게 비추는 부처의 지혜를 상징한다고 한다. 어쨌든 세계를 유람하며 수도 없이 많은 불교 사원을 가봤지만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진기한 모습임에는 틀림이 없다. 미증유의 사원을 창조해낸 인물은 찰럼차이Chalermchai라고 하는 지역의 ‘괴짜 예술가’다. 건축가이자 화가인 그는 어머니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1998년에 사원을 짓기 시작했다. 그런데 첫 삽을 뜬 지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왓 롱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방인의 눈에는 흠잡을 데 없는 ‘완성품’처럼 보이지만 창조자의 생각은 다른 것처럼 보인다. 예술가의 끝없는 창작욕인지 아니면 터무니없는 과욕인지 알 수 없지만 찰럼차이는 해마다 조금씩 왓 롱쿤의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일설에 따르면 그는 앞으로도 수십년의 공기工期를 더 들일 것이라고 한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만일 풍문이 사실이라면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화이트 템플의 완성은 그의 사후에나 가능할 일일 것이다. 고산족 마을에서 보낸 한나절 숙소에서 땀으로 뒤범벅된 옷을 갈아입은 다음, 시내로 나가기 위해 자전거 택시에 올랐다. 지붕이 있는 승객용 삼륜 자전거는 노회한 운전사의 인도 아래 물 흐르듯 막힘없이 나아갔다. 지천명을 넘겼음 직한 사내의 종아리에 힘줄이 불끈 솟았다. ‘세 바퀴 택시’에서 내려 재래시장 탐방에 나섰다.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컬러풀한 열대의 과일들과 푸릇푸릇한 채소들과 다양한 종류의 길거리 음식들이었다. 그중에는 우리의 순대와 비슷해 보이는 먹을거리도 있었다. 물건을 팔기 위해 손님을 부르는 소리, 파는 자와 사는 자 사이의 흥정, 그리고 물건을 구입한 사람이 셈을 치르는 소리로 시장은 들끓었다. 치앙라이의 고산지대는 흔히 ‘살이 있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카렌족, 아카족, 리수족, 몽족 등의 소수민족이 촌락을 이루어 곳곳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아카족의 마을로 향했다. 마을이 산악 지대에 올라앉아 있는 탓에 중간에 사륜구동 차량으로 갈아타야 했다. 아카족은 중국 남부의 윈난성 등지에서 메콩 강을 따라 이주해 온 부족이다. 이들은 화전을 일구거나 야채나 콩을 재배하며 살아간다. 아카족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점은 물을 유난히 무서워하고, 전통적으로 일부다처제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물의 영혼을 두려워한 나머지 잘 씻지 않는데, 물에서 말라리아나 박테리아가 나온다고 믿는단다. 일각에서는 이런 미신이 물이 부족한 아카족의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아카족의 남자는 15세, 여자는 13세부터 결혼할 수 있다. 결혼식은 보통 여자가 임신을 한 연후에 이뤄지는데, 신부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남자 측에서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접 살펴본 아카족 마을은 짐작했던 대로 시간이 정지한 곳처럼 보였다.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허름한 풍경과 열악한 삶의 조건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외부인의 일방적인 시선과 편견에 가까운 기준을 마을 주민들은 조금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잔주름이 많은 할아버지는 대를 엮어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으며, 마을 아낙들은 동전이 주렁주렁 달린 전통 모자를 쓴 채 그늘 밑에서 한담을 나누었다. 까맣게 그을린 사내는 내리꽂는 햇볕에 곡식을 말리고 있었으며, 아이들은 맨발로 동네를 뛰어다니며 들까불었다. 그들은 늘 그랬듯이 고유한 시간의 법칙에 순응하며 자신들의 일상을 고수하고 있었다. 딱히 밝을 것도, 딱히 어두울 것도 없는 그들의 얼굴은 관광객의 순간으로 규정하거나 재단할 수 없는, 면면히 이어지는 일상의 표정이었다. 어느 가정집에서 점심 대접을 받았다. 달걀부침과 나물과 찐 호박이 상 위에 올랐다.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 다음에는 따끈한 엽차도 얻어 마셨다. 안주인의 손맛에 더해 마음 맛이 느껴지는 밥상이었다. 포만감을 느끼며 집 밖으로 나왔다. 주민들 모두가 점심을 먹고 낮잠이라도 자는 것처럼 마을 전체에 적막한 기운이 감돌았다. 마치 목욕 후의 나른함이 손끝으로 전해지는 듯했다. 유난히 하늘이 높았던 청명한 날, 고산족 마을의 오후가 그렇게 느릿느릿 흘러가고 있었다. 치앙라이Chiang Rai 여정의 첫머리를 장식한 곳은 도이 퉁Doi Tung이었다. 태국과 미얀마의 접경지대에 위치한 산인데, 산의 등줄기들이 중첩된 이곳에서 세심하게 들여다본 대목은 무성한 수목이 아니라 그 넉넉한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마을의 감동적인 변천사였다. 여기에는 현 국왕의 작고한 어머니이자 태국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스리나가린드라 여사의 헌신적인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Travel to Chiang Lai 1 치앙라이 시내의 불교 사원 2 수안팁 바나 리조트의 객실 내부. 침대 옆에 전통 복장을 한 목각 인형이 놓여 있다 ▶가는 방법 방콕 돈무앙 공항에서 타이항공의 국내선을 이용하면 치앙라이까지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된다. 자동차로 치앙라이 공항에서 도이 퉁까지는 약 1시간이, 치앙라이 시내에서 아카족 마을까지는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볼거리 왓 프라캐오Wat Phra Kaeo는 방콕의 왓 프라캐오에 있는 그 유명한 에메랄드 불상이 있었던 곳이다. 원래는 다른 이름이었으나 에메랄드 불상이 발견되면서 지금과 같은 이름을 갖게 됐다. 옥으로 만든 같은 모양의 불상이 본당에 모셔져 있다. 14세기 지어진 왓 프라싱Wat Phra Sing은 ‘신성한 사자의 사원’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역시 같은 이름의 사원이 치앙마이에도 존재하는데, 치앙라이에 있던 불상을 옮겨다 놓았다. 산악민족박물관Hilltribe Museum은 고산족의 민예품과 생활 도구 등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호텔 레전드 치앙라이 부티크 리버 리조트 & 스파(www.thelegend-chiangrai.com)는 치앙라이 시내를 적시고 지나가는 매콕 강변에 위치하고 있다. 다운타운에서 차로 수 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수페리어 스튜디오, 디럭스 스튜디오, 그랜드 디럭스, 풀 빌라 등으로 객실의 종류가 나뉜다. 울창한 열대림에 싸여 있는 수안팁 바나 리조트(www.suanthipresort.com)는 자연의 호젓한 기운이 충만한 곳이다. 널찍한 객실에는 개별 테라스가 딸려 있다. 아유르베딕 마사지를 받거나 쿠킹 클래스에 참가할 수 있다. 리조트 뒤편의 강에서 대나무로 만든 뗏목 래프팅도 즐길 수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씨줄날줄] 숙박난/임태순 논설위원

    잠자리가 준비되지 않으면 애초부터 편안한 여행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숙박 선정은 관광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모차르트 음악축제 기간이 되면 모차르트가 태어난 오스트리아의 소도시 잘츠부르크는 숙박대란이 벌어진다. 모차르트를 흠모하는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기 때문이다. 축제 전 모든 호텔의 예약이 끝나는 것은 물론 숙박비도 평소보다 훨씬 비싸진다. 잠자리를 구하지 못한 관광객들은 인근 도시로 가서 호텔을 구할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나라도 숙박난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 관광의 ‘큰손’으로 부상한 중국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대거 찾고 있으나 이들을 재워줄 호텔 등 숙박시설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지난 10년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연 532만 2000명에서 879만 8000명으로 65.3% 증가했다. 반면 호텔 객실은 같은 기간 5만 5370실에서 7만 4766실로 35.0% 늘어나는 데 그쳐 관광객 수요를 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중국관광객들이 춘절(春節) 등 특정기간에 한꺼번에 몰릴 경우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호텔을 지으면 될 게 아니냐고 할지 모르지만 서울만 하더라도 연평균 객실가동률이 76%에 머물러 아직 적정가동률 80%에는 못 미친다. 호텔업은 부가가치가 높지 않다. 객실 수입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 정도에 불과하고 피로연, 피트니스 운영 등 부대수입이 훨씬 더 많은 60%나 된다. 호텔업계가 호텔 결혼식을 허용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도 이러한 배경과 무관치 않다. 호텔을 지으려면 토지 등 많은 돈이 들어간다. 반면 투자비를 회수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려 호텔 신축이 쉽지만은 않다. 숙박을 호텔에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관, 모텔 등 일반숙박업소나 홈스테이 등 민박도 충분히 가능하다. 서울의 경우 일반숙박업소가 3600여개에 6만 9000실이나 되니 호텔부족분을 메우기에는 충분하다. 지원을 통해 호텔처럼 시설을 개선하면 호텔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회전율이 적어 업주들이 꺼리겠지만 세제 혜택 등의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도시 민박을 단독주택뿐만 아니라 아파트까지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숙박난으로 발길을 돌리는 외국 관광객을 붙잡고 싶은 안타까운 심정에서 나온 제안일 것이다. 주민 반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수요가 있다면 문호를 개방해도 되지 않을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1842억 복권 대박 커플 “지인들에게 18억씩 주겠다”

    1842억 복권 대박 커플 “지인들에게 18억씩 주겠다”

    영국에서 역대 세 번째로 큰 액수의 복권당첨자가 나왔다. 영국 위벡에 사는 복권당첨 커플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18억원씩 나눠주겠다.”는 통 큰 약속을 해 더욱 이목을 끌었다. 영국 일간 미러에 따르면 공장에서 일하는 데이브 도우스(47)와 동거녀 안젤라 도우스(43)는 지난 7일(현지시간) 유로밀리언 복권 당첨금을 거머쥐었다. 금액은 무려 1억 100만 파운드(한화 약 1842억원). 하루아침에 억만장자로 거듭난 두 사람은 “예정됐던 결혼식을 성대하게 치르겠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이어 “태어나서 3번째 구입한 복권이 이런 큰 행복을 가져올지는 몰랐다.”면서 “당첨사실을 알고부터는 들뜬 기분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기뻐했다. 방 하나딸린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커플은 “일단 영국에 좋은 집 하나를 장만한 뒤 해외에도 멋진 집을 사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들은 특히 당첨금의 상당부분을 가족과 친구들에게 주겠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가족과 친구 15~20명의 리스트를 작성했다. 100만 파운드(18억원)씩 주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다. 자신들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백만장자가 되게 해주겠다는 게 이유였다. 구체적이진 않지만 기부를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영국심장재단(British Heart Foundation)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안젤라는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털어놨다. 한편 데이브와 안젤라의 복권 당첨금액은 지난 7월 콜린과 크리스 위어 부부의 1억 6200만 파운드(2945억원), 지난해 10월 익명의 사람이 받은 1억 1300만 파운드(2054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금액이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中 20대女, 공개구혼 “재벌 2세 사절”

    중국의 한 20대 여성이 남편감을 찾기 위한 이색 공개구혼을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11일 중국 매체 홍넷은 후난성에 사는 스칭이란 이름의 27세 여성이 자신의 빨간색 자동차에 남편감의 조건을 적은 현수막과 본인 사진을 내걸고 카퍼레이드를 벌여 행인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전했다. 스칭은 현수막에서 자신을 ‘방년 27세, 키는 167cm, 외모는 87점’이라고 소개했고 이상적인 남편감으로 “집과 차를 소유하고 나를 여왕처럼 모실 남편을 찾는다.”며 “관리 2세, 재벌 2세, 이혼남은 사절”이라고 밝혔다. 스칭의 ‘공개구혼’ 카퍼레이드는 행인들의 관심을 끌고, 실제 몇몇 도전남들은 그녀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기도 했다고 전해졌다. 이는 당시 현장에 있던 행인들이 촬영한 사진이 인터넷상에 올라오면서 빠르게 확산돼 중국 네티즌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1,000여 명의 남성이 스칭이 공개한 중국 인터넷 채팅사이트 ‘큐큐’(QQ)의 아이디를 친구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칭은 한 지역 언론에 “이번 국경절(10월 1일) 기간에 지인들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 나도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원래 TV 공개구혼 프로그램에 참가하려고 했지만 너무 형식적인 것 같아 카퍼레이드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억만장자’ 85세 여공작, 61세 애인과 ‘결혼’

    신분도 나이차도 뛰어넘는 세기의 만남이었다. 스페인 최고 명문귀족이자 억만장자인 알바가문의 마리아 델 로자리오 카예타나 여공작(85)이 수년 간 사랑을 키워온 24세 연하의 하위 공무원 알폰소 디에스(61)와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카예타나 여공작은 스페인 남서부 세빌랴의 15세기에 지어진 성 앞에서 남자친구 알폰소 디에스와 하객 38명을 초대한 결혼식에서 혼인서약을 맺고 정식 부부로 거듭났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카예타나 여공작은 이날 순백의 드레스가 아닌 연한 분홍색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여기에 흰색 파마머리 가발을 써 평소처럼 개성 있는 패션을 마무리했다. 새신랑은 회색 턱시도를 말쑥하게 차려입었다. 둘은 팔짱을 낀 채 성문을 들어서 많은 시민들의 축하를 받았다. 결혼식에 참석했던 하객들에 따르면 카예타나 여공작은 열정적인 플라멩코 춤으로 결혼식을 자축했다. 결혼식 내내 성 앞을 지킨 축하객들은 “여공작은 우리에게 여왕과도 같은 존재”라면서 “사랑을 이뤄낸 용기 있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했다.”고 응원했다. 개인자산이 5조4000억원에 달하는 여공작과 사회안전보장국 하위직 공무원의 결혼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번의 결혼생활에서 모두 남편을 일찍 여읜 카예타나는 2008년 디에스와 결혼을 추진했다가 스페인 국왕의 반대로 결혼식이 무산된 바 있다. 이후에는 자녀들 6명이 재산분배를 이유로 결혼식을 반대하고 나섰다. 하지만 둘은 반대에 굴하지 않았다. 올해 초 “돈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디에스가 재산 상속권리를 포기했고, 카예타나 여공작은 올해 초 손주 8명을 포함한 자녀들에게 궁궐과 토지 등 권리를 분배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경조금·선물 기준 시절따라 ‘왔다 갔다’

    최근 청와대는 공직사회의 관행적 비위를 단속하기 위해 각 부처에 긴급지시를 내렸다. 그 가운데 하나가 유관기관에 직원의 경조사를 알리지 말라는 것. 정부 차원의 이런 대책은 내용을 약간씩 달리했을 뿐 잊힐만 하면 수면 위로 부상했던 공직기강 다잡기용 ‘매뉴얼’이다. 공무원 행동강령이 정식 제정·시행된 것은 2003년. 그 이전에는 경조사나 금품 관련 규율을 놓고 관가의 설왕설래는 오히려 더 잦았다. 경조사에 대한 지침이 내려져 대대적 공직사회 단속이 있었던 것은 1996년. 고위간부들을 겨냥, 직위를 이용해 경조사를 알리는 행위를 금지시킨 것이 골자였다. 이후 관련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자 1999년 6월 정부는 ‘공직자 10대 준수사항’을 발표했다. 중앙부처 한 국장급 공무원은 “그때 지시사항은 3급 이상 간부들에게는 아예 경조금 자체를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어서 뒷말도 많았다.”고 돌아봤다. 경조사 고지 금지, 5만원 이상 선물 수수금지 등 준수항목이 당시 공직사회에서는 큰 이슈였다. 3급 이상 공무원 경조금 접수 금지에 구설이 잇따르자 정부는 곧 금지대상을 1급 이상으로 국한시켰다. 공직자 10계명이 과도하게 공직사회를 경직시킨다는 불만이 높았던 데다, 1급 이상이라도 직장 동료 간 2~3만원선의 경조금 성의는 주고받는 것이 미풍양속이라는 내부 의견들이 많았다. “축의금도 못 내고 결혼식장에 얼굴만 내밀고 돌아올 때는 뒤통수가 뜨끔뜨끔하기도 했다.”는 고위 공무원은 “2·3급 공무원들은 그 무렵 경조금을 받는 것이 허용됐는데도 주변 눈치 때문에 대놓고 알리는 풍토가 잦아들었다.”면서 “그런 분위기가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따져 보면 현행 공무원 행동강령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산물인 셈이다. 내수경기를 푼다는 취지에서 관가의 선물 주고받기가 적극 권장된 시절도 있었다. 2004년 11월, 당시 이해찬 총리가 “통상적인 미풍양속 차원의 선물 주고받기는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공언하자 공직사회는 또 한동안 설왕설래했다. 공직자 선물 기준을 놓고는 올 초에도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권익위가 ‘공직자 반부패 청렴성 강화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3만원 이상 선물 금지행위를 강조하자 뜻밖에 불똥이 화훼농가 쪽으로 튀었던 것. 권익위 관계자는 “직무관련성이 없다면 난화분 선물에 가격제한이 없는데도 행동강령 내용이 곡해돼 알려진 바람에 화훼농가들로부터 권익위만 된통 혼이 났다.”며 한숨을 쉬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21)경조사비

    [테마로 본 공직사회] (21)경조사비

    5만원, 3만원.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뜀박질하는 현실에서 보통사람들에게 이 액수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 수치들의 상징성은 공직사회에서만큼은 각별하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에게 이 액수 규정은 내심 고마운 것이다. “가뜩이나 경제사정도 답답한데, 한도액을 엄격히 묶어주니 다행스러울 따름”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간간이 다른 얘기도 들린다. “요즘 어디 5만원, 3만원으로 제대로 인사치레를 할 수가 있느냐?”는 조심스러운 의견들이다. 이 단위는 공직사회의 반부패, 청렴성을 대변하는 제도적 장치다. 5만원은 경조사 때 주고받을 수 있는 경조금품의 한도이고, 3만원은 직무관련자에게 받아도 되는 선물, 향응의 통상적 관례 범위다. 공무원 행동강령 제17조에는 공무원이 경조사를 통지하고 경조금(품)을 주고받는 데 대한 규정이 들어 있다. 행동강령에 따르면 공무원은 직무관련자나 직무관련 공무원에게 경조사를 알려서는 안 된다. 다만 예외가 있다. 친족이나 현재 또는 과거에 근무했던 기관의 소속 직원에게는 통지해도 된다. 따라서 거의 모든 정부기관들은 직원들의 경조사를 내부통신망으로 알리는 게 원칙으로 통한다. 이때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된 액수가 5만원이다. 단 이를 기준선으로 각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소속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경조금품 상한규모를 정하게 돼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관계자는 “5만원은 행동강령에서 제시한 적성선인데도 거의 대부분 정부기관들이 이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면서 “기관장 재량에 맡겨진 만큼 일부 공직유관단체들에서는 주사급 이하는 3만원, 사무관급 이상은 5만원으로 액수 규정이 나눠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행동강령’ 예외 규정 몰라 불편 호소 이 액수 규정이 나온 것은 공무원 행동강령이 제정·시행된 2003년부터다. 중앙부처의 한 국장은 “일반 사회에서는 아주 각별한 관계자의 경조사에 달랑 5만원짜리 봉투를 전하면 민망할 수도 있겠지만, 10여년 가까이 적응되다 보니 이제는 받든 주든 솔직히 그 액수가 속 편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대가 공직사회의 규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행정안전부의 한 사무관은 “개인적으로 꼭 특별한 성의를 보여야 하는 사람에게는 그 액수가 민망할 때가 더러 있다.”면서 “받는 사람이 공무원 행동강령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면, 구구하게 설명을 해줄 수도 없고 두고두고 찜찜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강령의 예외규정을 정확히 몰라 불편을 호소하는 공무원들도 의외로 많다. 권익위에는 현실에 맞게 경조금 상한선을 올리는 편이 낫다는 민원이 적잖이 접수되는 건 그래서다. 권익위 관계자는 “예외규정을 모르는 이들은 절친한 친구 등에게 받는 경조금도 5만원 한도액을 꼭 지켜야만 하느냐는 문의를 자주 해온다.”고 말했다. 행동강령에는 공무원이 소속된 종교 및 친목단체에서 제공되는 경조금품은 기준금액을 초과해도 되는 것으로 돼 있다. 따라서 직무관련자가 아닌 친구는 이 범주에 포함돼 5만원 이상을 받아도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기관의 분위기에 따라 경조사에 대한 고지 절차에도 차이가 있다. 감사원, 권익위 등 감찰기관을 포함한 몇몇 곳에서는 간부들의 경조사는 아예 고지되지 않는 게 암묵적 관행이다. 감사원의 경우 한 감사위원의 딸 결혼식을 며칠 앞둔 지난달 29일 관련 사실을 아는 내부 직원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한 내부 직원은 “일반 직원들의 경조사는 고지되지만 지금까지 간부들의 경조사, 특히 그들 자녀의 혼사에 축의금을 내본 기억은 거의 없다.”면서 “특별히 그들에게만 금지규정을 두는 게 아닌데도 간부급이 되면 그런 관행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봉투 한 장으로 간단히 오가는 경조금품과는 달리 공직사회에서 선물(향응) 주고받기는 생각보다 더 까다롭고 번거롭다. ●위반 사례 2003년 이후 62건 불과 행동강령 제14조에는 공무원은 직무관련자로부터 금전, 부동산, 선물 또는 향응을 기본적으로는 받아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에도 예외는 있다. 통상적 관례의 범위(3만원)에서 제공되는 음식물이나 편의는 받을 수 있다. “승진 등 인사가 있으면 외부 지인들에게서 3만원이 넘는 난화분을 선물해도 괜찮느냐는 확인전화가 미리 걸려온다.”는 한 공무원은 “직무와 무관한 사람이라면 사실상 선물 액수 제한은 없지만, 이래저래 주변 눈치가 보여서 무조건 보내지 말라고만 얘기한다.”고 씁쓸해했다. 반면, 또 다른 공무원은 “공무 관련 외국인을 만나는 식사자리 등 3만원 규정을 상대 쪽에서 불편해하는 경우가 솔직히 많다.”면서도 “비현실적 규정이라는 내부 의견도 있지만, 그 규범에 맞추려 의식하는 과정에서 긴장이 유지되는 만큼 3만원이라는 계도액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년에 한두 차례 각 기관들은 자체적으로 경조사나 선물 관련 행동강령 위반여부를 정기점검해야 한다. 하지만 경조사의 경우는 자체 적발 사례가 거의 없다. 권익위에 접수된 경조사 통지 및 경조금품 위반 사례는 지난해의 경우 단 9건. 행동강령이 시행된 2003년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다 합해도 62건에 불과하다. 중앙부처의 한 감사담당자는 “고지 과정이 합당했는지 정도를 점검할 수 있을 뿐, 실제로 자진신고하지 않는 이상 위반사례를 찾아내서 징계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5만원, 3만원의 금액 기준은 공무원들이 스스로의 행위를 단속하게 하는 선언적 의미가 사실상 더 큰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록그룹 키스 리더 진 시몬스, 28년 동거녀와 결혼식

    록그룹 키스 리더 진 시몬스, 28년 동거녀와 결혼식

    70년대 대표적 하드록 그룹 키스(KISS)의 보컬 겸 베이스 기타리스트 진 시몬스(62)가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스에서 28년 동안 동거해온 피앙세 새넌 트위드(54)와 마침내 결혼식을 올렸다고 미국 연예 전문 매체인 TMZ.com이 보도했다. 트위드는 1962년 플레이보이 잡지 ‘올해의 주인공’으로 뽑혔던 누드모델 출신이며 시몬스와 28년 전부터 동거해왔다.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스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플레이보이 창립자이자 소유주인 휴 헤프너와 키스 멤버 폴 스탠리 등을 비롯해 400명의 하객이 참석했다. 둘 사이에 태어난 아들 닉(22)과 딸 소피(19)도 참석해 부모의 결혼을 축하했다. 신부는 200만 달러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착용했지만 결혼반지는 끼지 않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피곤한 남편 위한 로봇 청소기, 멋쟁이 아내 위한 스타일러

    피곤한 남편 위한 로봇 청소기, 멋쟁이 아내 위한 스타일러

    시대가 변하면서 혼수 품목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부모들이 보기에 최근 예비 부부들의 리스트에 오른 가전 제품들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취미형 가전’이라고 부른다. 예전 같으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제품들이 요즘 신혼부부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 되고 있는 것이다. ‘부록’ 취급을 받던 제품들이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는 맞벌이로 시간적 여유는 없어졌지만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 세대들이 근사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려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런 제품들 가운데 LG전자가 지난 2월 출시한 의류 관리 가전 ‘트롬 스타일러’는 신혼부부들이 앞다퉈 구매하는 품목으로 이미 결혼한 맞벌이 부부들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고급 정장, 코트는 관리가 생명인데 바쁘다 보면 일일이 챙기기 쉽지 않다. 스타일러 안에 걸어 두기만 하면 의류에 밴 냄새 제거는 물론 주름도 펴주고 살균도 해준다. 또 잦은 드라이클리닝으로 인한 옷감 손상도 방지할 수 있으니 인기를 끌지 않을 수 없다. 지난 7월 기준으로 7000대가 넘게 팔려 나간 이 제품은 결혼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최근 예약 판매 문의가 30~40% 늘고 있다고 업체는 밝혔다. 맞벌이 부부들이 금실을 돈독하게 하려면 로봇청소기를 빼놓으면 안 된다. 퇴근 후 돌아와 청소를 해야 하는 것만큼 곤혹스러운 일은 없다. 일부 베테랑 주부들은 로봇청소기의 굼뜬 동작에 속이 터져 “차라리 내가 하고 말지.” 하지만 신혼부부에겐 더할 나위 없이 요긴한 품목이다. 로봇청소기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이유는 남편들의 가사 분담이 늘어나면서라고 한다. 외국계 제품 ‘룸바’에 맞서 삼성전자의 ‘스마트 탱고’, LG전자의 ‘로보킹 트리플 아이’ 등 국내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로보킹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8월 기준으로 70% 이상 신장했다. 연기와 유해가스 없이 쾌적한 주방을 만드는 데 세라믹 쿡탑은 없어서는 안 될 품목이다. 주방에서 요리할 때 나오는 연기와 가스가 담배 연기만큼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쿡탑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쿡탑은 불꽃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고, 가스 연소로 발생한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가 적고 열기가 없어 주방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휘슬러코리아의 세라믹 쿡탑은 엄마들 사이에서 딸에게 꼭 해주고 싶은 혼수 품목. 이 회사는 쿡탑을 비롯해 냄비, 칼, 프라이팬 등 필수 주방용품으로 구성된 웨딩 패키지를 내놔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휘슬러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웨딩 패키지 출시 한 달 만에 전월 대비 30% 이상 판매가 늘었다. 캡슐 커피 머신 또한 빠질 수 없다. 기백만원을 호가하던 에스프레소 머신보다 가격은 훨씬 저렴하고 활용도는 높아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엔 신혼부부들이 직접 사는 경우도 있지만 집들이 선물용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국내에서 연간 30%씩 성장할 정도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는 네스프레소가 최근 내놓은 아담한 크기의 ‘픽시’는 가격이 30만원 대로, 부담이 없어 선물용으로 각광받고 있다. 결혼식 후 호텔에서 하루를 보낸 뒤 신혼 여행을 떠나는 추세에 따라 호텔 허니문 패키지도 결혼 선물로 떠올랐다. 축의금을 내느니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 낭만적인 시간을 선물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한다. 이에 허니문 패키지 3종을 선보인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9~10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나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격은 패키지 종류에 따라 25만 5000~37만 5000원(세금·봉사료 별도). 선물할 수 있도록 상품권으로도 판매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새달 1~2일, 대학로는 축제로 물든다

    다음 달 1일과 2일 ‘대학로 문화축제’가 열린다. ▲강연 ▲무대공연/거리공연 ▲테마부스 ▲전시 ▲참여미술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젊은이들의 참여로 만들어 내는 문화 축제로 올해 10회째다. 특히 이번에는 ‘거리대학교 페스티벌’이라는 주제로 누구에게나 열린 대학,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평생 대학 등 대안 대학의 장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학생회관’, ‘노천극장’, ‘중앙도서관’을 테마로 한 문화 행사도 진행된다. ‘학생회관’은 다양한 동아리와 단체의 신청을 받아 부스로 채워지고 ‘노천극장’에는 무대공연과 거리공연이 열린다. 중앙도서관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책을 읽고 돌려볼 수 있는 북크로싱이 펼쳐진다. 1일에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마로니에공원에서 심야 행사가 열린다. ‘마로니에 기숙사’라는 테마로 다양한 동아리 및 단체들이 참여해 가을밤을 뜨겁게 달굴 ‘사일런트 디스코’ 등 야간 이벤트가 준비됐다. 2일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앞 도로에는 캠퍼스 커플들을 위한 거리 결혼식, 운동회, 외국인 하우스파티, 무선 헤드셋을 끼고 강연을 들을 수 있는 ‘사일런트 렉처’ 등 이색적인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대학 문화의 순수성과 낭만을 되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수출 의존도 높아… 내수 소비 키워야

    수출 의존도 높아… 내수 소비 키워야

    농림수산식품부는 2017년까지 화훼 수출을 3억 달러(약 3465억원)까지 확대하겠다는 대책을 지난 6월 내놓았다. 지난해 화훼 수출액 1억 300만달러(약 1229억원)의 3배에 이른다. 하지만 내수 소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농가들은 우선 화환을 재사용하는 사례를 근절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꽃을 쉽고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새로운 마케팅에 기대를 걸고 있다. 농식품부의 수출대책은 국산품종 개발 및 보급, 인증제 도입 등이 핵심내용이다. 2017년까지 시설원예 품질개선사업을 지원하고 화훼농가를 대상으로 에너지 효율화사업을 벌인다. 국산 신품종 개발을 적극 지원해 장미·국화의 경우 국산품종 재배 점유율을 2009년 13%에서 2017년 33%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이목을 끈 대책은 대형 유통업체 매장에 꽃 상설매대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미 대형 마트에 생화를 파는 코너가 상당수 마련됐다. 기존 화훼 전문점에 비해 꽃을 쉽게 접하고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유통기간도 소매점보다 짧아 싱싱함도 보다 길게 유지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습식유통(물이 담긴 통에 꽃의 밑부분을 담근 채 유통시키는 방식)을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의 경우 더 나아가 5일 만에 꽃이 시들었을 경우 마트나 편의점에서 꽃을 교환해주는 정책도 시범실시 중이다. 꽃의 기능성을 이용한 공기정화, 원예치료 등 다양한 실내 원예도 발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꽃 케이크 등 식용으로 개발하거나 향수·화장품·비누 등의 원료로 개발하는 방안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압화’(꽃을 눌러 붙여 만드는 그림 및 공예)를 취미로 하는 동호회도 증가 추세에 있다. 사실 우리나라 1인당 연간 꽃 소비액은 1만 7000원으로 10만원이 넘는 일본·네덜란드·스위스·노르웨이 등 선진국에는 크게 못 미친다. 화훼 농가도 최근 들어 줄어드는 추세다. 꽃 수출액이 급격히 증가해 지난해 1억 달러를 넘는 기록을 세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화훼 업계에 따르면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에서 사용되는 화환 중 20~30%가 재사용 화환으로 연간 1100억~1600억원의 매출피해가 생긴다. 지난해 화훼 수출액과 맞먹는 수치다. 특히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의 화환은 특정 전문업체가 공급과 수거를 모두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화훼업자인 김모(55)씨는 “화환을 재사용하는 것은 소비자를 속이는 일인 동시에 화훼 농가에도 큰 피해를 주는 행위”라면서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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