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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맘속에 초대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내 맘속에 초대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글 홍승범(본지 편집장) | 사진 한영희 2005년 4월호 장영희 교수로부터 2007년 7월 가수 이은미까지, 그간 ‘초대’에는 총 스물여섯 분이 참여하여 진솔한 대화를 나눠주셨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 있는 분들을 한 자리에 초대하는 일은 매회 산고를 안겨주었지만, 돌아보면 그 시간들은 모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제 릴레이 인터뷰 ‘초대’가 충전의 시간을 갖습니다. 잠시 숨을 고른 이후 더 풍성하고 실팍한 내용을 담아 돌아올 것을 약속드립니다.이번 호에는 그간 ‘초대’에 등장했던 대담자의 면면과 어록을 살펴봅니다. 장영희(영문학자, 서강대 교수) 희망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다 장영희-김점선(화가) 관능의 힘이 그대를 이끈다 김점선-신희섭(뇌 과학자) 단순함의 아름다움 신희섭-정말로(재즈 보컬) 꽃잎 날리네, 햇살 속으로 / 머물다 가네, 꽃그늘 아래 정말로-이외수(소설가) 고독한 산보자의 꿈 이외수-류승완(영화감독) 유쾌하고 정직한 분노의 방식 류승완-최일도(목사) 지상의 양식 최일도-인요한(의사) 1백 년 린튼 가의 ‘조선 살림, 한국 사랑’ 인요한-최불암(탤런트) 홀로 안으로 익어가면 / 그게 남자요, 아버지요 최불암-한준호(한국전력 CEO) 한 가지 마음으로 한길을 걸어가다 한준호-문국현(유한킴벌리 대표) 청년의 꿈을 청산에 심다 문국현-김후란(시인) 재능이 아니다, 열정이다 /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김후란이병훈(유니베라 대표) 꿈은 현실보다 힘이 세다 이병훈-한젬마(화가) 그림 밖으로 걸어나와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 한젬마-유인촌(서울문화재단 대표) 내 꿈은 그대를 꿈꾸게 하는 것 유인촌-장미희(배우) 여름, 보리울의 길목에서 장미희-홍세화(한겨레신문 시민편집인)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홍세화-정혜신(정신과 전문의) 다시, 인간에 대한 예의로부터 정혜신-한비야(국제 NGO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내 어여쁜 사람아, 일어나 함께 가자 한비야-박경철(시골의사) 쓸모없음보다 두려운 것은 없다 박경철-공병호(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행복한 자유주의자와의 대화 공병호-심재명(엠케이픽처스 사장) 모든 평범한 삶은 특별하다 심재명-장윤주(모델) 날 한 번이라도 본 적 있나요? 장윤주-배한성(성우) “친구, 인생은 더빙이 안 된다구” 배한성-정관용(KBS 심야토론 진행자) 대한민국의 정중앙에 서다 정관용-이은미(가수) 화려하고 쓸쓸하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장영희 행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절대 행복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갖고 있습니다. 행복에 관한 한 우리는 참으로 변덕꾸러기라서 손에 넣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행복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행복은 영원이 아니라 순간적인 것이고, 그래서 진정한 가치와 행복은 위대한 성취의 이면이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작은 순간들 속에 숨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김점선 상대적으로 둔하고 끈질긴 예술가들만 남게 돼. 너무 예민하면 죽어. 무시도 이겨내야 하고, 운명 같아. 조물주가 작가 하나를 만들 때 일부러 굳센 의지를, 뚝심을 심어 놓지. 스무 살에 빛나지 않고 육십, 칠십에 빛나게 아주 조금씩 키워갈 수 있는 씨앗만을 집어넣지, 누구나 한눈에 알 수 있는 그런 조숙하고 완성된 재능을 넣지는 않아. 그렇게 되면 타락하기 쉬워. 시들어 버린다니까. 신희섭 어떤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않으면서 그 일을 쉽게―다른 사람이 보기에―잘 해내는 사람을 우리는 전문가라고 부른다. 그는 그 일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다. 정확하게는 ‘뇌에 배어 있다’가 맞는 표현이다. 뇌에 배어 있는 기능이 몸을 통하여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하루하루 일상의 전문가이다. 자는 일, 먹는 일, 걷는 일 하나만 해도 우리가 얼마나 오랜 연습 끝에 이룩한 기능인가? 정말로 진실과 맞닥뜨리려면 얼마간의 불편을 감수해야 해요. 입맛에 맞는 달콤한 음악을 하기는 쉽지만 나 자신을 속일 수는 없잖아요. 재즈가 좋은 건, 음악과 나 사이의 공간에 거짓이 존재할 틈이 없다는 거예요. 거칠지만 그만큼 진솔하니까. 이외수 험, 험. 하던 얘기 마저 합시다. (담배 하나 물고) 옛날에 내가 심산유곡에 들어가 문장공부를 했거든. 겨울에 냉방에서 자고, 밥할 때만 불 떼고. 눈이 첩첩이 쌓여있으니 나무 구하기가 힘들어 아예 달밤 같은 때는 문 열어놓고 닫으나 여나 춥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밖을 내다보는데, 아! 그 달빛 속의 나무가 너무 거룩해 보이는 거요. 이렇게 추운데, 저자는 홀딱 벗고서 홀로 서서 겨울을 나는구나.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저렇게 초연하게 겨울을 날까. 딱 보면 내 신세 같은데… 그러다가 문득 그와 내가 하나가 되는 일체감을 얻은 겁니다. 그때부터 문장도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묘사하고 설명하는 문체가 아니라 그 사물의 마음으로 말을 하게 된 거지. 류승완 자칭 걸작 시나리오를 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람들을 가끔 만납니다. 그러나 만나고 보면 그들은 시나리오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써본 적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저는 제가 직접 만든 단편 영화를 가지고 대한민국의 모든 영화제에 출품해서 모조리 떨어져 봤습니다. 영화학과 시험에도 빠짐없이 낙방을 경험했고요. 데뷔하기 전까지 열한 편의 장편 시나리오를 썼는데, 한 번도 공모에 당선되지 못했고 영화사에도 팔지 못했습니다. 재능은 극복할 수 있지만 열정은 극복할 수 없어요. 시쳇말로 중요한 것은 펀치가 아니라 맷집이 세야 한다는 겁니다. 최일도 어느 날, ‘밥퍼’ 현장에서 진지를 드시던 할아버지 한 분이 신문을 보시다가 저를 부르시더라고요. 어이, 최 목사! 또 책을 냈구먼. 아, 네. 졸작을 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부끄러운 건 아는구먼. 예? 무슨 말씀…. 이 사람아, 예수는 책 한 권 낸 적 없는데, 그 제자라는 사람이 뭔 책을 그리 많이 내? 아, 예. 그래서 늘 부끄럽습니다. 내고 싶어 낸 게 아니라…. 지난번에 저쪽에서 냈으니 이번엔 이쪽에서 내달라고 하도 졸라서…. 아, 시끄러워! 어쨌든 당신이 냈잖아. 이것 봐. 우리는 말 잘하고 글 잘 쓰는 목사 말고 예수님처럼 사는 목사를 기다리는 게야…. 인요한 가난과 역경에 맞닥뜨려도 웃으면서 헤쳐나가는 것이 조선 사람의 본래 얼굴입니다. 결핵에 걸려 죽음을 눈앞에 둔 한 주민이 해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몹쓸 병에 걸렸지만 어쩌겠어요. 열심히 끝까지 싸워봐야죠.” 너무나 의연한 자세로 주어진 현실을 받아들이고 용기 있게 맞서는 모습에 경외감마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린 지금 어떻습니까? 걸핏하면 한강에 풍덩, 목숨을 버리는 풍조가 생겨났어요. 병원에 와 보세요. 살고 싶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목숨은 선물인데, 그런 나약한 태도는 원래 우리의 모습이 아니에요. 비겁한 도피예요. 최불암 요즘 들어 내가 주례를 많이 보는데, 아버지가 울면 딸이 울고, 딸이 울면 반드시 아버지가 울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손으로 눈물을 닦지 않아요. 마치 흘린 적 없다는 것처럼 눈만 껌벅거릴 뿐. 그래서 결혼식장에서는 아무도 아버지의 눈물을 볼 수 없고 다만 딸이 그것을 느끼게 되는 거지요. 내 사무실에 여직원이 하나 있었는데 아주 어렵게 자란 친구예요. 시집갈 때 내가 주례를 봤는데 그이 아버지도 역시 눈물을 떨구고 있더라구. 신부는 화장 지워가면서 같이 울고…. (아들? 그때는 어머니가 울지) 한준호 북한 현지 KEDO발전소 건설 당시 작업에 참여한 현지 인력 4백 명 가량을 강당에 모아 놓고 교육을 시켰어요. 그런데 하루는 그중 한 사람이 와서 강당 불이 밝아 글을 볼 수가 없다고 하는 겁니다. 전등의 삼분의 이를 끄고 나머지만 켰더니 그제야 눈이 편하다고 했답니다. 우리 눈에는 너무나 익숙한 불빛이 다른 어떤 사람들에게는 눈이 부실 만큼 밝다는 사실…. 이것은 우리가 지금 어떤 문명을 경험하고 있는지에 대한 방증이라 할 겁니다. 문국현 언젠가 피터 드러커 선생을 만나 뵈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비가 막 쏟아지는 날인데, 아흔다섯의 연세에 다리가 불편하셔서 워커에 의지하시면서도 식사를 굳이 나가서 하자시는 겁니다. 아! 선생님, 도대체 이 도전하는 정신의 정체는, 그 정열은 어디서 나오는 겁니까, 여쭈었더니 답이 명쾌했습니다. “인생은 긴 달리기이고, 사람은 모름지기 젊게 살아야 해! Life is long running, people must keep young!”. 김후란 미래는 현재다, 이 말을 가슴에 담아두고 살아요. 미래가 현재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현재가 미래로 달려가는 것이잖아요. 이병훈 일터는 우리가 하루 3분의 2 이상의 시간과 정력을 쏟는 곳입니다. 당연히 자아성취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자아라는 건 개인과 기업의 꿈이 하나 될 때 성장하니까 가능하면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여야 합니다. 그래서 제게는 10조짜리 회사를 만들겠다는 욕망이 없습니다. 다만 그들이 함께 일하는 ‘참 좋은 회사’ 하나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한젬마 잘 어울려서 내 몫만큼 살고 가는 것. 그게 아름다운 인간의 모습일 거라고 생각해요. 나이 들면서 모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그건 제가 정말 싫어하는 거예요. 젊은 나이에는 잘 모르고 달려드는 패기도 좋고 날카로움도 좋지요. 하지만 나이 들어 그러는 것은 부담스러워요. 너무 공격적이거나 강한 것도 싫고요. 조용하고 침착하고 내면의 힘이 느껴지는 사람이 좋아요. 유인촌 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계층에 있는 사람들, 예술에 대해 별로 인식이 없어. 말로는 뭔 소리 못 해. 하지만 옷 벗고 속에 있는 얘기 다 끄집어내다 보면 예술을 하찮게 생각해. 문화를 해야 한다, 그래야 선진국이다 떠들지만 말 뿐이야. 결국 예술가들이 그이들의 머리를 깨우쳐줘야 하는데 부끄럽게도 대부분 역량이 부족해. 예술가? 딴따라? 그 역할 너머냐, 안쪽이냐로 구분하면 돼! 장미희 언제 어디서든 당당한 배우들이 있어요. 하지만 저는 못 그래요. 전날 밤 준비하고, 고민하고, 그러고도 막상 나가야 할 때가 닥쳐오면 “정말 싫어!” 혼자 떼를 써요. 요즘도 공적인 자리에 가면 “말 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어, 편안히 놔주었으면 좋겠어” 중얼거리면서 귀퉁이에 숨어요. 아직도 저는 왜 배짱이 요만할까, 혼자 고민하지요. 홍세화 한국으로 돌아가면 땅을 많이 밟아보리라, 파리에 있을 때 다짐을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들어와 보니 자동차가 사람을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위로 가라, 밑으로 가라 아니면 건물 속으로 들어가라…. 사람의 길이 없구나, 길이 없어서 사람들이 길을 찾지 않는구나, 나는 독백을 했습니다. 정혜신 ‘인간은 자기가 아닌 만큼만 인간일 수 있다.’ 2차 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았던 한 유태인 정신과 의사가 이런 말을 남겼어요. 인간은 자기를 초월할 수 있는 만큼만 인간이라는 거고, 본능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인간의 자의식 속에서만 진정한 이성적 존재가 나타난다는 거죠. 한비야 생각하는 사람thinker도 있고, 행동하는 사람actor도 있어요. 저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어떻게든 손발을 움직여야 하는 사람이니 후자이겠죠. 생각해보세요. 목욕탕 가서 생각보다 뜨거운 물에 들어갔어요. 견딜 수 없죠? 튀어나가야 하죠? 그게 절박감이에요. 난 그게 뭐가 됐든지 일단 ‘필’이 오면 100도까지 끓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어요. 성에 안 차! 박경철 죽어서 아버지를 만나서는 “그래, 잘했다” 칭찬을 받아야 하고, 아픔을 함께해준 친구에게는 언제든 힘이 되어주어야 해요. 그리고 나를 믿어주는 아내에게도 실망을 줄 수 없으니 결국 이들이 저를 하루 24시간 감시하고 격려하는 거죠. 당연히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짐할 수밖에요. 공병호 안분지족, 나는 노! 입니다. 인간은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것보다 좀 더 높은 목표에 에너지를 쏟고 그것에 몰입할 때 행복을 느낍니다. 일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절반의 행복에 지나지 않습니다. 일이 항상 좋을 수는 없겠지만, 마찬가지로 사람도 항상 행복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행복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일을 하면서 행복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심재명 재테크요? 문외한이에요. 성격이요? 직관적이고 감성적이랄까, 지레짐작해서 일을 그르친다고 남편에게 늘 주의를 받아요. 화나는 일이요? 영화 잘 만들 고민을 하지 않고 잘 살아남을까만 궁리하는 사람을 마주 보는 일. 화를 자주 내냐고요? 못내요. 좌우명이요? 음,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말자. 성공이요? 그런 걸 꼭 생각해야 하나요? 나이에 따라 현명하게 자신을 변화시켜가면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 그게 성공 아닐까요? 장윤주 리허설 백 번 하고 관객 앞에 딱 한 번 서면 그만인 게 쇼예요. 하루 만에 끝날 거 할 짓 없어서 이렇게 준비하나, 회의가 들기도 하지만 한 번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되풀이하지 않는 비장한 올인이 멋있잖아요. 예전에는 쇼가 끝나고 나면 아쉬운 기분에 맥주도 한 잔씩 했는데, 이제는 박수를 뒤로하고 무대를 내려와 본래의 나 자신으로 돌아오는 모습도 너무 좋아요. 쿨하게 안녕히 계세요, 하면서 총총 발걸음을 돌리는 그런 내 몸짓들이 진짜 멋있다, 완전 카리스마다, 스스로 감탄하기도 해요. 배한성 방송 잘하는 법 궁금하시죠. 책 나와 있어요. 조금 두꺼운 게 흠이긴 한데, 읽다가 지치면 훌쩍 뛰어넘어 맨 뒤를 봐도 좋아요. 거기 아마 이런 이야기가 쓰여 있을 거예요. 여태껏 얘기한 건 이론이다, 방송은 타고나는 것이다. 그럼 도대체 뭘 타고나느냐, 재능? 아니, 끈기. 정관용 토론 문화가 성숙하지 못한 것은 교육에도 큰 문제가 있습니다. 사지선다 주입식 학습의 폐해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거죠. 정운찬 총장 재직 시 서울대학교에 기초교육원이 만들어졌습니다. 거기서 뭘 가르칠까요. 말하기와 글쓰기랍니다. 공부 열심히 해서 서울대에 들어온 우수한 학생들이 정작 학문을 위한 기본 소양을 갖추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은미 남 모르는 아픔과 고민 갖지 않은 사람 누가 있겠어요. 그런데도 제 주변에는 세상이 다 그런 거다, 너 혼자 고민하는 것 아니다, 코웃음 치는 사람이 없었어요. 늘 한 발짝 뒤에서 지켜주기만 하는 그런 진짜 사랑을 받고 있었는데, 정작 제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거예요.
  • 중구보건소 영·유아 검진 해외서 벤치마킹 줄이어

    중구보건소의 선진 보건시스템을 배우기 위한 국내외 단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31일 중구청에 따르면 이라크 의사들이 최근 중구보건소를 방문해 결핵관리 체계를 배우고 돌아갔다. 강북보건소도 지난달 26일 중구보건소를 찾아 민원실과 진료실, 영유아실 업무프로세스를 견학했다. 이들은 중구가 전국에서 최초로 운영하는 ‘5단계 건강검진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였다.5단계 건강검진 프로그램이란 아기가 태어나서 6세때까지 성장단계를 ▲생후 3∼10일 ▲2∼4개월 ▲6개월 ▲12∼24개월 ▲3∼6세 5단계로 구분해 그에 맞는 건강검진을 실시한다. 아기가 태어나서 6세 때까지의 건강검진 과정을 모두 전산화해 발달 과정에 따라 정기적 건강검진은 물론 검사결과 의심아와 이상아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자치구마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성장발달과 일반 건강검진 등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를 단계별로 운영하는 곳은 중구뿐이다. 오는 27일에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생식보건 관계자들이 방문해 임산부 및 영유아 관리 등 모자보건 증진사업을 직접 관찰하고 교육을 받는다. 이화경 보건소장은 “방문간호사 1인 1동제와 5단계 건강검진 프로그램 등 전국에서 처음 실시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보니 벤치마킹하러 오겠다는 국내외 기관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의사면허 가로채고 그 부인까지

    의사면허 가로채고 그 부인까지

    「서당개 3년에 풍월을 읊는다」는 속담이 있다. 병원조수로 어깨너머 환자를 살피던 한 중년사내가 죽은 의사부인을 유혹, 의사의 면허증과 부인까지 통째로 가로챈 뒤 병원을 개업했다. 그러나 「풍월」이 서툴러 들통이 나고 철창행 신세로 급전직하, 소름끼치는 「사기인술(仁術)」 도 끝장났다는 「어느 사기인생」 의 전모. 지난 20일- 전남(全南) 장흥(長興)군 장흥(長興)읍 기양리 14 김백권(金白權)씨(38)가 파리한 얼굴로 구속됐다. 보건당국의 적발로 광주(光州)지점에 송치된 김씨의 조목을 국민의료법 위반혐의. 허우대가 그럴싸하고 굵은 안경테에 훌렁 벗겨진 앞 이마가 어쨌건 의사의 외모로 골격을 갖춘 것같이 보이는 김씨. 물론 의사의 자격 요건에 겉모양이 어떻게 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자못 의사적 분위기를 돋구어주는 용모임엔 틀림없다. 김씨는 지난 68년 12월 5일 기양리 14 소재 호생의원을 30만원에 전세들고 「연합의원」이라는 간판을 걸었다. 그는 이 의원의 원장이 되고, 조수로 김모씨(34)와 간호원으로 하(河)모양(22)을 채용, 2년동안 개업해왔었다. 김씨의 본적은 충남(忠南)아산(牙山)군 온양(溫陽)리. 1950년 예산(禮山)중을 졸업하고, 62년 예산출신의 공(孔)정덕 여인과 결혼했다. 그후부터 부여(夫餘)로 이사, 그곳 연합의원의 조수로 취직했다. 여기서 그의 「서당개 3년」식 의학공부가 시작된 것. 의사를 거들면서 각종의 수술, 진찰, 처방등을 익히게 됐고, 특히 부인과의 소파수술을 열심히 배워 부수입을 꽤 올렸다. 한때는 경기가 좋아 월수 7만원까지 올려 의사라는 직업의 매력에 맛을 들였다. 그가 특히 자신을 얻은 것은 환자들이 그를 의사로 오인(誤認)하는 것. 시골 부녀자들의 순진한 눈빛에는 그의 그럴싸한 허우대가 몹시 의사스럽게 비친 것이다. 이지음 그는 경북안동(慶北安東)시 화성동 김재춘(金在春)씨(가명 44)가 Y대의과대학을 지난 1950년에 졸업, 68년 7월에 폐결핵으로 사망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는 충북 청주의 이모씨를 중간에 넣어 작고한 김의사의 미망인 송모씨(39)에게 접근하는데 성공했다. 송여인의 남편 사망후 고독한 처지인 것을 교묘히 이용, 결혼을 약속한 끝에 김의사의 의사면허증을 입수하기에 이르렀다. 면허번호는 7109번. 김씨는 자기의 본명이 김백권이며, 생년월일이 1933년 11월 12일생인데도 자신보다 7년이나 위인 김의사의 1924년생으로 대담하게 평가절상(平價切上). 또한 그는 본적이 전남 무안군이었으며 주민등록증은 장흥읍교촌리(번호181501/124019)이었으나 모든 기록을 일절 무시, 김의사의 주민등록증에 자신의 사진을 첨부하는 한편 의사면허증과 의원개설 신고필증에도 모조리 김의사로 자신을 뒤바꾸었다. 68년 7월에 사망한 김의사는 말하자면 돌팔이의사 김백권에 의해 되살아난 셈이된 것. 여기다가 김의사 미망인 송여인과도 동거, 병원을 개업하면서 부터는 일가합솔(一家合率)로 2명의 아내와 양가의 아이들까지 한꺼번에 거느리게 됐다. 2년의 개업기간중 환자의 치료는 물론 모든 진단서를 발부했고, 이동안 합법적인 진단서 구실을 한게 모두 2천2백여통. 그러나 장흥읍내 8개 의원중 환자는 가장 적었다는 주민들의 얘기다. 주민들이 그의 의사자격에 의심을 품기 시작한건 지난해 8월께. 송여인의 아들 김모군(22)이 병원을 찾아와 시비끝에 싸우게 되고, 김씨에게 맞자 『당신이 언제까지 의사행세를 하는가 두고보자. 곧 덜미가 잡히고 말거요』라고 고함을 친데서 비롯됐다. 그리고 가끔 읍내의사의 모임자리에서 김씨는 자신의 나이를 얘기한다는게 자기의 진짜 나이와 죽은 김의사 나이를 엇갈려 얘기해 가끔 틀렸고, 더욱 의심을 산건 Y대 출신이 자기학교의 교수는 물론 동창의 이름이나 현황도 전혀 모르고 있는 점에 동업의사들의 의심을 사기 시작했다. 그런데 더욱 「난센스」가 벌어졌다. 1년에 한번씩 윤번제로 의사회장을 하게 됐는데, 70연도 회장직이 지난 5월 5일부터 공석이 되자 자동적으로 김씨가 취임하게된 것. 그러나 이 의사회장 위임이 그의 꼬리가 드러나는 원인이 됐다. 경찰에서는 그의 신분을 은밀히 내사하기 시작한 것. 이동안 김씨는 갈수록 환자가 줄어 수입이 격감했다. 이로인해 70여만원이 부채와 본부인 유여인이 친정에서 개업 당시 빌어온 50만원등, 1백 20만원의 부채에 시달려 항상 피신해야 되었고,여기다가 유·송 두여인의 갈등으로 집안 싸움이 잦아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겹치는 불안과 초조로 김씨는 밤이면 매일 만취, 맨발로 뛰어나가는 추태를 거듭했으며, 난잡한 여성관계로 이름도 모르는 여자들이 병원을 찾아와 소동을 피우기 일쑤였다. 결국 해마다 제출하는 의사면허 경신신고와 그의 거주지 주민등록증을 대조해본 결과 그의 엄청난 사기행각이 들통이 나게 됐다. 어쨌든 환자의 목숨을 다루는 귀중한 직업인 「의사」의 면허와 개업신고가 그렇게까지 허술하게 접수되고 처리되었으며, 그리고 2년이 지나도록까지도 전혀 발각나지 않았을까 하고 주민들은 보건 행정의 난맥을 나무라기도 한다. 다만 돈벌 욕심에 눈이 어두워 남의 면허증을 가로채 개업한 돌팔이 의사의 악덕도 규탄을 받아야 하지만, 손쉽게 개업허가를 내주는 보건행정의 허점도 이에 못지 않게 관심의 대상이 되어야 하겠다는 것이 현지의 여론이다. [선데이서울 70년 12월 6일호 제3권 50호 통권 제 114호]
  • ‘한국전쟁 본질’ 동화로 풀다

    ‘한국전쟁 본질’ 동화로 풀다

    늙은 종지기는 새벽 4시면 종을 쳤다. 꼬물거리는 벌레와 길가에 구르는 돌멩이, 새벽잠 설치며 노동하는 가난한 이웃에게 들려주려, 그는 날마다 낡은 쇠를 두드렸다. 종지기의 삶과 글은 아름다웠으나, 종지기의 병든 몸이 견디며 산 세월은 고통스러웠다. 어려서 얻은 전신결핵으로 평생 아팠다. 굶주리고 상처난 이를 바라보며 평생 슬펐다. 가족 없이 홀로 평생 외로웠다.“죽으면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끝이니 용감하게 죽겠다.”던 종지기는 죽기 직전 콩팥에서 피를 쏟았다.1초도 참기 힘들어 목숨을 놓고 싶을 때, 신부인 친구에게 편지로 기도를 부탁했다.“제발 이 세상, 너무도 아름다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게 해 달라”고. 제발 그만 싸우라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함께 살라고. 인세를 북녘 굶주린 아이들에게 보내달라고. 권·정·생. 떠난 지 두 달, 이름 석 자가 먹먹하다. ●80년대 초반 인민군 주인공 삼아 집필 떠난 이의 마음이 오롯이 담긴 동화 ‘곰이와 오푼돌이 아저씨’(보리 펴냄)가 나왔다. 그의 여느 글처럼 아름다우면서, 고통스럽다. 생전 작가가 출간을 준비하던 마지막 책이다. 반공 이데올로기가 극에 달했던 1980년대 초반, 작가는 ‘감히’ 인민군 병사를 주인공으로 전쟁의 실체를 고발했다. 출판사는 옛 간행물 속에 묻혀 있던 작품을 사실적 그림과 함께 되살려냈고, 작가는 책 출간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북한·중동·아프리카·티베트 아이들이 맘에 가시처럼 걸려, 숨을 놓는 순간까지 뒤채었던 작가는 이 책을 남기며 안도했다. 자신의 글을 세상에 내놓을 때마다 주저했던 그였지만, 이 책 출간은 유독 반겼다고 편집자는 전한다. ●“인민을 위한 전쟁서 죽은 건 가엾은 인민뿐” ‘곰이’는 동화지만 사회과학 논문 이상으로 날카롭다. 전쟁과 분단의 본질을 어떤 전문서적보다 예리하게 통찰한다.6·25전쟁으로 죽은 인민군 오푼돌이 아저씨와 피란민 아이 곰이는 1951년 강원도 치악산에 묻혔다.30년이 지난 시점 둘은 영혼으로 만나 지난 일을 회고한다. 곰이가 묻는다.“아저씬 누구랑 전쟁을 하셨어요?” 오푼돌이 아저씨가 대답한다.“나하고 똑같은 사람이야. 나는 북쪽에 살았고, 그들은 남쪽에 살았다는 것밖에 다른 게 없었어.” 곰이의 눈가가 젖는다.“아저씨, 전쟁을 피해 달아나려 했는데도 전쟁은 우리 뒤를 금방 따라온 거예요. 살려고 갔는데도 난 죽은 거예요.” 아저씨도 소나무 둥치에 얼굴을 묻고 운다.“인민을 위해 싸운 건데, 죽은 건 모두가 가엾은 인민들 뿐이었어.” 호랑이 예화는 분단의 감춰진 속살을 드러낸다. 어머니를 잡아먹은 두 호랑이(미국과 소련)가 남매의 집에 도착해 앞문과 뒷문에서 서로 진짜 엄마라고 주장한다. 누나와 동생(남과 북)은 다투다 각기 다른 문을 열고, 결국 둘 다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고 만다. 군부정권은 이성적 사고를 망각시켰으나, 짧은 동화는 분단의 핵심을 꿰뚫었다. 그을린 양은냄비와 석유풍로가 가진 재산 전부였던 늙고 병든 종지기. 많은 인세를 자신을 위해 쓴 적 없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스테디셀러 작가.2년전 쓴 유언장에서 그는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고 썼다.25살이 되면 22살이나 23살 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싶다고 했고, 벌벌 떨지 않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지금 그는 먼저 간 이오덕 선생과 감자를 구워먹으며 선생의 연애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유언장을 보면 환생은 영영 어려울 것만 같다. “다시 환생했을 때도 세상엔 얼간이 같은 폭군 지도자가 있을 테고, 여전히 전쟁을 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환생은 생각해 봐서 그만 둘 수도 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한나라 후보검증 청문회] 李 질문·답변 지상중계

    [한나라 후보검증 청문회] 李 질문·답변 지상중계

    질문은 때론 독했고, 답변은 때론 격했다. 이 후보는 19일 오후 “많은 의혹과 검증 요구에 가슴이 아팠고, 때로는 시원하게 말을 하고 싶었다.”면서 “많은 의문점을 진실되게 이야기하겠다.”며 청문회에 임했다. 옥천·서초동 땅 투기 의혹부터 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BBK 사기사건 관련 의혹,㈜다스 차명보유 의혹 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세 자녀를 사립초등학교에 보내기 위해 위장전입한 문제도 다시 들춰냈다. 1. 군대 문제 ▶인명진 위원 군대를 왜 안 갔나. -이 후보 군대에 무척 가고 싶었다. 대학 때 새벽 4시부터 이태원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다 63년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논산 훈련소에서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기관지 확장증 등 몇 가지 요인으로 퇴출당했다.65년에 신검을 다시 받았는데 그때도 같은 병명으로 면제받았다. ▶인 위원 자서전에서 신입사원 때 정주영 회장과 밤이 새도록 술을 마셨다고 했다. 기관지 확장증, 폐결핵을 앓았는데 괜찮았나. -이 후보 학생운동 경력 때문에 취직이 힘들었는데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사주가 신입사원을 모아놓고 ‘술 마시자. 낙후된 사람은 물러가라.’고 했으니 내일 당장 쓰러져도 최선을 다하리라 마음먹었다. 2. 옥천·서초동 토지 ▶정주교 위원 77년 충북 옥천군 임야 123만 7500㎡(37만5000평)를 처남 김재정씨에게 명의신탁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 후보 옥천 땅은 지금도 팔리지 않는 험한 땅인데 투기했다는 것이 맞지 않는다. 옥천이 고향인 현대건설 관재담당 정택규 이사가 동네 사람들이 마을회관을 지으려고 그 땅을 판다며 사달라고 부탁했다. 비업무용 토지라 회사(현대건설)가 구입할 수 없었다. 제가 부득이하게 사줬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정 위원 옥천 땅을 김재정씨에게 등기이전한 이유는. -이 후보 소용없는 땅이라 김씨에게 팔아달라고 부탁했다. 그가 개발업무를 하는 기업의 사장이니까. 그러나 팔지 못해서 결국 자기 이름으로 바꿔놓았나 보다. ▶김봉헌 위원 77년 10월20일 서초동 꽃마을 토지 4필지를 사들였다. 당시 시세가 1억 6000만∼2억원이었다. 취득 경위는. -이 후보 76년 현대건설이 중동에서 역사적인 대공사를 수주해서 정주영 회장이 간부에게 특별 보너스를 줬다. 당시 (중동으로)출국하니까 정택규 이사가 정 회장의 지시라며 땅을 샀다가 나중에 통장에 돈을 넣어 돌려주기로 했다. 확인서도 받아놓았다.80년 정 이사 퇴직할 때 땅의 존재를 알았고 91년 퇴직할 때 총무과에서 문서를 갖고 나왔다. 3. 맏형과 처남 ▶박광수 위원 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도곡동 토지를 구입했는데 자금 출처가 불명확하다. -이 후보 22년 전 일이다. 어떻게 출처를 밝히겠는가. 김씨는 집에 돈도 있고 개발회사를 운영하고, 형님은 소가 300마리 있는 농장을 갖고 있고 전기 설비회사도 경영했다. ▶박 위원 도곡동 땅을 포스코에 매각한 자금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이 후보 것이기 때문이 아닌가. -이 후보 그 땅이 제 것이면 얼마나 좋겠나. 큰 재산인데…. 김만제 회장이 내가 그 땅을 구입해 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충격을 받았다. 그 분이 생방송 뉴스에 나와서 그런 말 하지 않았다며 왜 거짓말을 하느냐고 해명했다. ▶박 위원 92년 12월 김재정씨는 9차례에 걸쳐 19억 2000만원을 대출받았다. 거액의 여유 자금이 있는데 왜 돈을 빌렸나. -이 후보 땅을 팔고 자금 관리가 안돼 돈을 보험회사에 장기예금했다. 해약하면 손해를 보니까 예금을 담보로 대출했다. 그리고 장기예금 만기 때 19억원을 빼고 받기로 했다. ▶김명곤 위원 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는 16살 나이차가 난다. 아무리 사돈이라도 동업(다스 지분투자)을 한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이 후보 형님과 김씨는 업종을 같이하면서 거의 매일 만나는 사이였다. 성격이 비슷하고, 형님, 형님할 정도로 어울려 다녔다. 4. 친인척 특혜 ▶강헌 위원 다스가 천호동에 주상복합 건설할 때 이 후보가 뉴타운 정보를 주었다는 의혹이 있다. -이 후보 서울시장 때는 대통령을 하겠다는 결심이 섰는데 친·인척이라고 뻔히 아는 사람에게 정보를 줄 정도로 어리석지 않다. 알아봤더니 그 회사가 구입한 땅은 전임 시장이 용적률이 400%에서 600%로 올라가는 상업지구로 바꿨다. 뉴타운이든, 지역균형발전특구든 600% 이상 받을 수 없다. 무슨 정보가 필요하겠냐. ▶정주교 위원 퇴임 직전 이 후보가 소유한 서초동 법조단지 주변의 고도를 완화한 이유는. -이 후보 이 지역만이 아니라 서울의 유사한 지역을 비슷하게 풀었다.5층까지 지은 걸 7층까지 풀어줬는데 용적률은 똑같이 200%다. 건축면적이 같아 저한테 아무런 이익이 없다. 5. BBK 의혹 ▶이동영 위원 BBK설립을 도운 적 있나? -이 후보 그때 국내에 없었다. 김경준 사장 처음 만났을 때 이미 영업중이었다.BBK는 저와 전혀 관련없다. ▶이 위원 다스가 BBK에 19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를 권유했나. -이 후보 직접 권유한 사실이 없다. 다만 삼성그룹이 BBK 창업할 때 큰 돈을 맡겼고 저도 투자하니까 간접 영향을 주지 않았는가 생각한다. 무엇보다 철저히 사전조사 했을 것이다. 저를 믿고 맡긴 건 아니다. ▶이 위원 심텍은 2000년 10월20일 BBK투자했다. 이 후보를 믿고 투자했다는데. -이 후보 사실이 아니다. 본인도 사실 아니라는 것을 검찰 조사에서 인정했다. 심텍 사장은 이미 김경준 사장과 밀접한 관계였다. 그러나 장학금 사업은 제가 소개했다. 제가 장신대 장학재단 감사로 있었고 그 장학금 4억원을 활용하는 담당자가 와서 부탁을 하기에 소개했다. 거래를 하다 (자금을) 회수했다. ▶이 위원 심텍은 BBK 투자금 중에서 30억원을 돌려받지 못하자 후보의 주택을 가압류했다. 왜 대응하지 않았나. -이 후보 김경준 사장에게 돈을 맡겼는데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고 저를 찾아왔다. 김 사장과 이미 헤어졌다고 말했지만 간곡히 부탁해 다른 사람 시켜 연락했다. 그랬더니 BBK는 당신과 관련이 없는 일이라는 당돌한 답변이 왔다. 그 메모를 심텍에 전했더니 저까지 고발한 것 같다. ▶이 위원 BBK의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도의적 책임을 느끼지 않나. -이 후보 느낄 일이 없고, 아무 관련도 없다. 그 사건 때문에 (김경준) 본인이 대한민국에 들어와 재판받아야 된다.(만일 나와) 관계가 있다면 나를 소송하지, 같이 피해자로서 소송하겠나. ▶정옥임 위원 에리카 킴과의 관계는. -이 후보 아무 관계가 아니다. 에리카 김이 미국 법정에서 이명박 회장과는 사적관계가 없다고 했다. ▶박상길 위원 78년 현대아파트 특혜분양에 대해 아니라고 답했다. 이유가 무엇인가. -이 후보 문제가 된 것은 ㈜한국도시개발이 분양한 5,6차 현대아파트다. 제가 현대에 있을 때가 아니고, 한국도시개발도 대법에서 무죄를 받았다. 당시 도시개발이 분양한 아파트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고 특혜 분양이라고 생각한다. 정리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한나라 오늘 검증청문회 쟁점은

    한나라 오늘 검증청문회 쟁점은

    한나라당이 19일 여론지지율 1·2위인 이명박·박근혜 대선경선 후보를 상대로 실시하는 검증청문회는 정당 사상 처음으로 실시되는 대선후보 청문회다. 무엇보다 향후 경선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분수령이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청문회의 성패는 당 내외 인사로 구성된 청문위원들이 이·박 후보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달려 있다. 청문위원들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후보별 핵심 쟁점을 짚어봤다. ●이 후보,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등 새로운 의혹 눈길 이 후보의 경우,‘옥천땅’‘도곡동땅’‘다스’‘천호동 개발 특혜 의혹’‘위장전입’ 등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 외에도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우신토건 하청 특혜, 병역 면제 등과 관련한 새로운 의혹들도 제기될 것으로 알려졌다. 우신토건은 이 후보의 장인이 지난 1981년 설립한 회사로 현대건설 하청업체였다. 이 회사의 연간 매출액은 이 후보가 현대건설에 재직하는 동안에는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 퇴임한 뒤에는 급격히 감소했다. 이 후보가 현대건설 최고위직에 있으면서 이 회사가 현대건설로부터 하청을 받을 수 있도록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느냐가 공방의 초점이다. 병역 면제와 관련한 의혹도 규명돼야 할 사안이다. 이 후보는 지난 1963년 신체검사에서 고도기관지 확장증과 축농증이 발견돼 귀가 조치된 데 이어 65년에는 ‘기관지 확장고도와 폐활동 결핵 경도’를 이유로 최종 징집 면제 판정을 받았다. 기관지 확장증은 사실상 기관지가 파괴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완치가 불가한 병이다. 방사선 촬영을 하면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 후보측은 지난해 1월 국립암센터의 X선 촬영에서 기관지 확장증 및 폐결핵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해명했다. 건강보험료 고의 축소 납부 의혹도 검증 대상이다. 이는 이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전에 본인 소유의 서초동 영포빌딩의 임대관리회사인 ‘대명통상’을 만들어 대표로 있을 때 얘기다. 당시 본인의 월급을 2000년 99만원,2001년 133만원으로 신고해 건보료를 2만여원밖에 납부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관한 것이다. 이 후보가 형 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대주주로 있는 자동차부품회사 다스에 매각한 양재동 빌딩, 김씨에게 판 충북 옥천 땅 등 이 후보와 처남 김씨 사이의 부동산 거래들도 검증 대상이다. 이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당시 개발정보를 친인척들에게 미리 ‘흘려’ 부당 이득을 보도록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검증도마에 오른다. 다스 계열사인 홍은프레닝이 2003년 3∼9월 서울 강동구 성내동에 부지를 매입, 주상복합건물 ‘브라운스톤 천호’ 분양 사업을 시작한 2개월여 뒤 인근에 천호 뉴타운이 지정됐다는 점과, 애초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수 없는 지역임에도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사업이 가능하게 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박 후보, 정수장학회·영남대 관련 의혹 집중 추궁 박 후보의 경우 이 후보에 비해 검증 항목은 적다. 하지만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와 정수장학회 및 영남대 관련 의혹만큼은 청문위원들의 질문 공세가 예정돼 있다. 지금까지 제기되지 않은 의혹으로는 10·26 사태 직후 당시 보안사령관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청와대 금고에 있던 9억원을 박 후보에게 전달했고, 박 후보는 일부를 김재규 사건 수사 격려금으로 되돌려줬다는 내용이 청문항목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민감한 사안은 고 최태민 목사와 관련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4년 사망한 최 목사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박 후보와 함께 ‘구국여성봉사단’을 운영했고 이후 새마음봉사단·육영재단 등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당시 중앙정보부는 최 목사가 사기와 횡령 등을 저질렀다는 내사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박 후보가 이를 알고 있었느냐 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최 목사 일가가 서울 강남 일대에 수백억원대의 부동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재산 형성 과정에서 박 후보와 관계가 있는지 여부도 풀어야 할 의문이다. 부일장학회(정수장학회 전신) 강취 및 정수장학회 관련 부정 의혹, 영남대 강취 및 비리 관련 여부 등에 대해서도 청문위원들의 추궁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광삼 김지훈기자 hisam@seoul.co.kr
  • [17일 TV 하이라이트]

    ●클래식 오디세이(KBS2 밤 12시45분)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한국과 일본의 잴 수 없는 거리를 음악으로 이어주는 음악가가 있다. 한국 음악을 일본에 심고 있는 문화 외교관 꽃별을 만나본다. 해금연주자 꽃별과의 인터뷰로 그녀의 음악 세계를 들여다본다. 더욱 흥겹게 편곡한 군밤타령과 그녀의 차분한 자작곡 연주를 함께 감상해 본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영국의 한 부부가 뇌성마비에 걸린 딸을 치료하고자 중국으로 가기로 했다. 중국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으면 의사소통과 움직임이 더 나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중국병원은 제대혈의 줄기세포가 뇌 속의 손상된 신경세포를 복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영국 의료진은 근거가 없다고 일축한다.   ●다큐 인(EBS 오후 9시20분) 전시 작품이 들어오는 날 아침은 전쟁터가 따로 없다. 시간은 촉박한데 전시해야 할 작품은 산더미. 이미 나와 있어야 할 도록도 나오지 않았다. 홍성미씨는 작품 옮기고 놓을 자리 구상하랴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전시회 오프닝을 이틀 앞둔 밤, 디스플레이를 하던 성미씨가 쓰러지는데….   ●진실게임(SBS 오후 8시55분) 진실게임에 출연했던, 보고 싶었던 추억의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추억특집 제2탄 ‘화제의 출연자, 그 이후, 진짜는?’편을 공개한다. 진실게임 8년의 역사를 총정리했다. 역대 3000여명의 출연자 가운데 뜨거웠던 화제의 7팀이 전격 출연한다. 진실게임 속 진실찾기 제2라운드의 뜨거운 공방이 시작된다.   ●커피프린스1호점(MBC 오후 9시55분) 한성의 초대로 은찬은 유주의 작품 전시회장에 간다. 원피스와 하이힐, 어깨까지 늘어뜨린 머리 등 여성적으로 변한 은찬은 전시회장을 둘러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한성은 유주에게 꼬맹이 친구라며 은찬을 소개시켜 준다. 유주를 보고 당황한 은찬은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로 뛰어간다.   ●생로병사의 비밀(KBS1 오후 10시) 폐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일찍 찾아내기가 어렵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폐암 진단 환자의 36.5%가 4기에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악화된 뒤에 나타나기 때문에, 치료도 까다롭고 생존율도 다른 암보다 떨어진다. 결코 쉽지 않은 폐암과의 싸움. 폐암을 집중분석해 본다.
  • [Local] 외국인 근로자 무료 진료

    충남 천안시보건소는 다음달 1일부터 외국인 근로자 무료진료에 들어간다. 진료는 천안 외국인근로자센터와 연계해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셋째주 일요일은 이동검진 등이 실시된다. 진료내용은 내과 및 물리치료 등 일반진료와 침 시술, 뜸 등 한방진료, 성병, 흉부X-선, 혈액, 결핵 검사, 영유아 예방접종, 임산부 건강관리 등이다. 천안에는 8256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남자는 5265명, 여자는 2991명이다. 조선족이 1536명으로 가장 많고 중국 1411명, 태국 814명, 인도네시아 672명, 베트남 639명, 기타 3184명 등이 있다.
  • 지구온난화가 말라리아 확산 주범

    21세기 가난이 일으키는 3대 질병 에이즈, 결핵, 말라리아. 그 중에서도 말라리아는 매년 100여개 국가에서 3억∼5억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단일 질환으로 가장 많은 피해자를 낳고 있다. MBC 국제시사프로그램 ‘W’는 100회 특집으로 13일 오후 11시50분 ‘인류의 재앙 말라리아’를 방송한다. 세계의 말라리아 피해 실태를 점검하고 퇴치 현장을 찾아간다. 한국에서 말라리아는 ‘세종실록’ 등 문헌에 따르자면 대략 1000년 전부터 시작됐다.2004년 864명이었던 한국 말라리아 환자는 2006년에는 1987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 1월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대열 말라리아로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현재 말라리아는 온대기후인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유럽, 러시아의 추운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말라리아균을 전염시키는 모기의 서식지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제항공여행의 증가로 말라리아 매개모기를 비행기에 태우고 오는 일명 ‘공항감염’ 사례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W’는 말라리아 감염자의 90%가 집중되어 있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말라리아로 가장 높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는 미얀마, 아메리카 대륙의 말라리아 발병 거점인 브라질의 아마존 일대를 동시 취재했다. 말라리아의 심각성과 가짜 말라리아약의 피해 실태, 지구온난화에 따른 환경 문제도 심층적으로 살펴본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20&30] 해외봉사활동 붐

    [20&30] 해외봉사활동 붐

    ‘오늘도 나에게 묻고 또 묻는다. 무엇이 나를 움직이는가? 가벼운 바람에도 성난 불꽃처럼 타오르는 내 열정의 정체는 무엇인가? 소진하고 소진했을지라도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기꺼이 쏟고 싶은 그 일은 무엇인가?(한비야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중에서)’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어려운 지구촌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방학을 맞은 대학생과 휴가를 낸 젊은 직장인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런 흐름은 비정부기구(NGO), 유엔 등 국제기구를 지망하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봉사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이력서’를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해외 봉사활동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 20&30의 솔직한 생각을 들어봤다. ●봉사 활동도 ‘해외로 해외로’ 봉사 시민단체인 지구촌나눔운동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는 권유선(23·여)씨는 2004년 여름 몽골에서 2주 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장래 진로를 국제개발 비정부기구(NGO) 활동으로 정했다. 지난해에는 3월부터 8월까지 인도 콜카타 인근 무슬림마을에서 장기봉사활동을 했다. “‘시스(Shis)’라는 인도 시민단체가 운영하는 봉사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시스는 영화 ‘시티 오브 조이’ 원작자인 도미니크 라티에르가 후원하는 단체로 유명하죠. 그 단체는 결핵병원, 소액금융, 빈곤층 교육활동, 농아학교 등 빈곤퇴치 사업을 많이 해요. 저는 빈곤층 아이들을 가르치는 강사로 일했어요. 결핵병원에서 조수 노릇도 했고요.6개월 봉사활동 하고 나서는 6개월 동안 네팔 등지를 여행했습니다.” 권씨는 해외 봉사활동과 여행을 마치고 대학에 돌아와서 대학가에 새롭게 퍼지는 경향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해외봉사활동과 국제 NGO, 유엔 등 국제기구 활동을 준비하는 사람이 적지 않게 늘었다는 것.“제가 1학년 때인 2003년에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최근에는 붐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죠.” 한국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추세는 하루아침에 생긴 건 아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단순히 외국계 기업이나 국제 기구를 지망하는 것을 넘어 국제 NGO에서 일하려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해외 봉사활동에 참여하려는 젊은이들도 급격히 늘었다. ●각종 프로그램들 생겨나 2005년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라는 책을 쓴 한비야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2006년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반기문 전 외교부 장관 등은 젊은이들의 눈을 세계로 쏠리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자연스레 국제기구와 국제 NGO의 준비단계인 해외 봉사활동이 관심의 대상이 됐다. 국제기구나 국제 NGO를 지망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를 얻고 있다는 다음카페 ‘유엔과 국제기구’와 ‘미래를 여는 지혜’는 회원수만 3만명과 9만명에 육박한다.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국제기아대책기구, 지구촌나눔운동 등 관련 단체들이 운영하는 해외봉사 프로그램도 젊은이들이 적지 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세계청년봉사단(KOPION)에서 일하는 오진향씨는 경험으로 치면 권씨의 선배 격이다. 그는 권씨보다 반년 먼저 같은 곳에서 봉사활동을 했다.2005년 8월부터 2006년 5월까지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오씨는 지난해 6월부터는 아예 세계청년봉사단에서 정식으로 일하고 있다. “그 전에는 이런 쪽 활동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4학년 때 유엔 새천년개발목표에 대해 공부하는 연합동아리에 참여한 게 계기였죠. 그 동아리에서 해외장기봉사활동을 해 본 선배를 통해 저도 하게 된 셈이죠. 솔직히 그 전에는 시민단체를 곱지 않게 봤어요. 하지만 인도에서 시민단체를 다시 생각하게 됐지요.” 이런 추세를 감안해 대학가에는 해외봉사활동 강의까지 개설돼 있다. 서울대는 ‘사회봉사3’을 개설해 이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탄자니아(15명)나 몽골(19명) 등에서 보름가량 봉사활동을 해야 학점을 받을 수 있다. ●“우리도 지도 밖으로 행군한다” 해외 봉사활동을 넘어 직접 세계 각지를 찾아다니는 젊은이들도 있다. 대학 3학년인 윤여정(22·여)씨는 9월쯤 친구 2명과 함께 외국에 나갈 계획이다. 단순한 배낭 여행이나 해외 관광이 아니다. 세계 각지의 빈곤 현황을 몸소 경험하고 빈곤퇴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목적이다. “대학생들이 중심이 돼 만든 ‘지구촌대학생연합회’라는 개발 NGO에서 활동하면서 지구촌빈곤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공부도 많이 했고 올해에는 회장으로 선출됐어요. 책이나 영상물로만 접하는 게 아니라 직접 현장을 경험하고 싶어졌어요. 빈곤 퇴치를 위해 노력하는 현지 젊은이들과 만나서 얘기도 나누고 싶었고요.” 이들은 여행을 준비하면서 여러 단체와 언론사, 여행사 문을 두드렸다고 한다. 다행히 한 경제신문에서 아시아지역 여행은 후원을 해주기로 했다고 한다. 윤씨는 “12월까지 아시아 각지를 여행한 다음에는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도 가려고 한다.”면서 “여행을 모두 마치는 데 1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해외봉사활동의 ‘그림자’ “해외 봉사를 하면서 이기주의적인 생각을 가진 참가자들을 보면 무척 안타깝습니다. 말로는 도와준다고 하면서도 자신의 경험을 쌓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죠. 정작 중요한 것은 ‘그들의 삶’인데도 말이죠.” 김경연 월드비전 옹호사업팀 과장은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급속히 붐을 이루는 해외봉사활동에 대해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인성교육 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봉사교육을 얘기하곤 하는데 ‘시혜’를 베푼다는 우월감에 사로잡혀 봉사 ‘투어’를 갔다 오는 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폐만 끼치는 경우 적지 않아 그가 지적하는 해외봉사활동의 ‘그림자’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런 문제점은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해 본 이들도 고민하는 부분이다. 윤여정 지구촌대학생연합회 회장은 “우리도 해외현장활동 갔다 오면 현지 사람들에게 폐만 끼친 건 아닌가 하는 토론을 벌인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학을 준비하거나 이력서를 채우기 위해 해외봉사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2주 일정에 150만원가량 드는데 차라리 그 돈을 현지 주민들에게 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도움도 못되고 민폐만 끼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우려한다. 김 과장은 “해외봉사활동은 잘만 하면 나눔과 성찰을 이룰 수 있지만 잘못하면 ‘쇼’가 돼 버린다.”고 경고한다. “대부분의 해외 봉사활동 참가자들이 저개발국가에 가서 어떤 봉사를 할 수 있을까요. 결국 단순노력봉사밖에 없습니다. 그걸 위해 현지인들의 생활리듬을 임의대로 바꿔 버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봉사를 위한 봉사’를 하며 민폐만 끼치게 되는 거죠.” 윤 회장은 “해외봉사활동 가보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몇 가지 없었다.”면서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 사후 프로그램이 부족해 지속성도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사후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지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해외봉사활동과 함께 국제기구나 국제개발 NGO를 지향하는 젊은이들도 늘어나는 게 요즘 추세다. 하지만 정작 관련 시민단체에서는 조심스럽다. ●“어려운 지구촌 이웃을 위한 봉사돼야” 한재광 지구촌나눔운동 사업부장은 “최근 국제문제에 관심을 갖는 젊은 친구들이 늘어난 건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도 “전문가로 대접받고 명성을 얻기 위한 목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고 꼬집는다. 그는 “국제기구활동을 유엔본부활동으로만 생각하는 이들은 안정된 생활과 화려한 외양, 자부심만 좇는 것”이라면서 “각종 고시나 공무원시험 준비와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어려운 이들을 도우면서 함께하겠다는 것보다는 ‘성공한 직업인’으로 인정받으려고 국제기구나 국제개발NGO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시민단체 인턴이나 자원봉사도 이력서에 한 줄 쓰기 위한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요. 시민단체 입장에선 힘이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뜨내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그런 경우를 관련 시민단체에서는 ‘징검다리’라고 부릅니다.” 한 부장은 “‘거품’은 곧 꺼질 것”이라면서 “그래도 차근차근 배우려는 건강한 젊은이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노량진 고시생·외국인 무료 건강검진

    노량진 고시생·외국인 무료 건강검진

    “평소 운동 안 하시죠. 복부 비만에 근육량도 정상보다 부족한데요. 공부도 좋지만 건강에 신경을 써야겠는데요.”(간호사) “시간도 없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다보니 소홀했어요. 틈나는 대로 운동할게요”(고시생) 지난 3일 오후 3시 노량진1동 삼익아파트 앞. 노량진 학원가 고시생들을 위한 건강검진이 한창이었다. 외모에 관심이 많은 20대가 대부분이어서 그런지 체지방 분석 코너는 20m가량 대기 줄이 생길 정도로 인기였다. 동작구가 사실상 ‘건강 사각지대’에 놓인 고시생과 외국인 노동자 등에게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200여명의 고시생들이 이날 결핵과 B형간염, 체성분 분석, 금연 상담을 받았다. 검사 결과, 정밀 검사가 필요한 고시생의 경우 보건소에 의뢰해 치료해줄 계획이다. 또 더 많은 고시생들에게 건강검진의 혜택을 주기 위해 노량진 일대의 학원 153곳에 안내문을 보냈다. 김용혜 질병관리팀장은 “지방에서 올라와 쪽방에서 생활하는 가난한 고시생들이 많다.”면서 “이들은 건강관리에 소홀해 전염병 감염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외국인에게도 무료 건강검진 혜택이 주어진다. 희망 외국인은 오는 12월까지 보건소(820-9477∼8)를 찾으면 된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국서 ‘굽은 등’ 수술받은 에티오피아 소년

    한국서 ‘굽은 등’ 수술받은 에티오피아 소년

    갓난아기 때 사고를 당해 생명조차 장담하기 어렵던 소년은 의사를 꿈꿨다. 물론 꿈일 뿐이었다.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의 빈민촌에 사는 소년은 2년 내 수술을 받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이젠 꿈을 향해 작은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게 됐다. 에티오피아 소년 아비 아사미뉴(12)가 5일 서울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김학선 척추정형외과 교수의 집도로 9시간여에 걸쳐 굽은 등을 펴는 수술(척추후방교정술)을 받았다. 신경섬유종에 의한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는 아사미뉴는 지난달 25일 입국한 뒤 28일 굽은 목을 펴기 위해 머리에 나사못을 박고 추를 다는 1차 수술을 받았다. 경과가 좋아 5일 오전 7시부터 9시간여에 걸쳐 수술을 받은 뒤 오후 5시30분 마취에서 깨어났다. 아사미뉴는 생후 6개월 때 침대에서 떨어진 뒤 치료를 받지 못해 척추와 어깨뼈가 심하게 휘었다. 폐가 눌려 숨쉬기도 힘들어했고, 식사를 제대로 못해 체중이 19㎏에 불과하다. 아버지는 아사미뉴가 태어나자마자 결핵으로 숨져 어머니가 사탕수수를 팔아 생계를 유지해 수술은 언감생심이었다. 하지만 아사미뉴의 딱한 사정이 굿네이버스 에티오피아 지부를 통해 한국 굿네이버스에 전해졌고, 굿네이버스는 삼일회계법인과 영동세브란스병원의 후원으로 지난달 25일 그를 한국으로 초청했다. 대수술을 집도한 김 교수는 “아사미뉴는 5∼6년전 수술을 했어야 한다. 기형이 심각하고 나이가 많아 수술이 힘들었지만 기대 이상 잘됐다.”면서 “2년 정도 뒤에 척추에 박힌 나사못과 강선을 조정해 키를 늘리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아사미뉴는 “의사가 돼서 나처럼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을 고쳐 주고 싶다.”며 수줍게 웃었다. 아사미뉴는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3주 뒤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금발’ 사내의 가슴아픈 한국사랑

    “북한에서는 저에게 CIA가 아니냐고 하고, 남한에서는 빨갱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도대체 왜 한국인들하고 사느냐고 묻지요. 북한에서는 핵무기 만들고, 남한에서는 밤낮 반미 시위를 하는데 말이죠. 그럴 때는 무인도에 가고 싶었습니다.” EBS ‘시대의 초상’은 26일 오후 10시50분 ‘당신들의 미국, 나의 한국-인요한’을 방송한다.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전라도 순천 촌놈’ 바로 그 사람이다. 인요한은 세브란스 병원 외국인 진료소장이다. 그를 처음 만난 사람들은 두번 놀란다.190cm의 큰 키와 육중한 몸집에 놀라고, 푸른 눈에 금발의 사내가 내뱉는 질펀한 전라도 사투리에 한번 더 놀란다. 그의 본래 이름은 린튼 존. 전라도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미국인이다. 1980년 5월26일. 광주에서는 내외신 기자와 광주 시민군 사이의 처음이자 마지막 기자 회견이 열렸다. 당시 연세대 의대 1학년생였던 인요한은 통역을 맡았다. 이날 광주에서 보낸 단 하루 때문에 주한미국대사관은 한국을 떠나라는 명령을 통지했다. 떠나면 간단한 일이었지만 인요한은 한국에 남아 2년 동안이나 중앙정보부의 감시를 받았다. 그는 외국인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문무대’에서 대학생 병영훈련도 받는 기록도 세웠다. 1997년, 인요한은 북한 곳곳에서 북한 사람들을 만났다. 인요한의 가족이 설립한 북한 지원 단체인 ‘유진벨 재단’에 북한이 공식적으로 결핵 퇴치 사업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인요한은 외부인에게 좀처럼 개방되지 않는 북한에서 의료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인요한이 만난 북한은 어떤 곳일까? 아침에 두만강을 보고, 점심때 백두산 보고, 저녁에 압록강을 보았던 인요한의 북한 이야기도 펼쳐진다.‘한국 말 잘하는 백인’으로만 취급하는 사람들 속에서 인요한이 겪었던 가슴 아픈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Seoul In] 보건소서 무료 결핵검진

    도봉구(구청장 최선길) 한때 자취를 감췄던 결핵이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무료 결핵검진을 실시한다. 우리나라는 순식간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맹국 가운데 발생률 및 사망률 1위에 올랐고, 결핵은 20대 여성의 사망원인 8위가 됐다. 검진 비용은 전액 구에서 부담한다. 결핵이 의심되는 주민은 보건소 4층 결핵실에 오면 흉부 X-선 촬영, 객담검사 등을 받을 수 있다. 양성소견이 나오면 즉시 치료까지 받는다. 보건소 결핵실 2289-1444.
  • 젊은 남성 ‘여성형 유방증’ 는다

    남성이 여성과 흡사한 유방을 가진 이른바 ‘여성형 유방증’ 환자의 절반 이상이 20대 이하이며, 이런 젊은 환자의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형 유방증이란 남성의 한쪽 또는 양쪽 유방의 섬유지방이나 유방 조직이 증가하면서 여성처럼 봉긋하게 자라는 증상으로, 스테로이드제를 비롯해 이뇨제, 항결핵제, 항우울제와 위장약, 혈압약, 무좀약 등 다양한 약물 투여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분당차병원 유방암센터 김승기 교수팀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여성형 유방증으로 이 병원을 찾은 365명의 남자 환자를 분석한 결과 환자의 52.2%가 20대 이하였다고 최근 밝혔다. 조사 결과 연령대별 여성형 유방증 환자는 10대가 114명(31.2%)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20대 77명(21.0%),30대 32명(8.76%),40대 39명(10.6%),50대 29명(7.9%) 등이었다.60대와 70대는 각각 52명(14.2%),22명(6.02%)으로 상대적인 점유비가 10∼20대에 비해 크게 낮았다. 또 조사가 진행된 5년 동안의 환자 증가세는 20대가 무려 5.4배나 증가했으며,10대도 2.8배나 느는 등 이들 연령대의 여성형 유방증이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처럼 10∼20대 환자가 급증하는 원인으로 호르몬 불균형과 서구화된 식습관을 들었다. 김 교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체내 불균형이 작용했을 뿐 아니라 서구화된 식습관에 따라 젊은 비만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주말탐방] 덕유산 휴양림 100배 즐기기

    [주말탐방] 덕유산 휴양림 100배 즐기기

    전북 무주군 무풍면 삼거리 산 1의7 덕유산자락에 자리잡은 덕유산자연휴양림. 하늘을 찌를 듯한 낙엽송과 잣나무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계곡에는 태풍과 집중폭우의 상처가 남아있지만 진녹색 숲은 도심생활에 지쳐 있던 사람들을 품기에 넉넉하다. 덕유산 휴양림을 찾은 날은 지난 4일(월). 관리소에는 여름휴가를 문의하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었다. ●청정지역 ‘반딧불이’ 특화 덕유산휴양림은 침엽수가 많아 산림욕에 최적이다. 송광헌 팀장은 “아침에 일어나면 상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덕유산휴양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독일가문비나무숲이 펼쳐져 있다.1931년 1.2㏊에 심어진 180그루의 아름드리 나무가 위용을 자랑한다. 이곳는 특이하게 ‘반딧불이’를 자주 접할 수 있다. 매표소를 지나 산림체험코스에 들어서자 길 양옆으로 장승이 서 있다. 강풍에 쓰러진 잣나무가 너무 아까워 장승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무심코 지나치면 흔한 장승이지만 다가가면 다른 형상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국내에 하나뿐인 반딧불이 장승이다. 휴양림에 배치된 등산안내인이 직접 깎은 작품이란다. 반딧불이 포토존과 반디 그네, 반디愛집 등도 있다.1993년 개장한 휴양림에는 통나무집 12동 17실과 콘도식 원룸으로 방 11개를 갖춘 산림문화휴양관이 2003년 개장했다.7∼8월을 제외하고 통나무집과 산림문화휴양관을 이용하려면 인터넷 예약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6월9일 휴양림을 이용하려면 5월1일 오전 9시부터 산림청 홈페이지 등에서 원하는 방까지 지정, 결제를 해야 한다. 접수는 선착순이다. 1박2일 일정이면 오후 3시 입실해 이튿날 오후 1시까지 퇴실해야 한다. 상업시설이 들어와 있지 않아 식사나 간식 등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야영도 가능하다. 텐트를 칠 수 있는 데크가 33개가 설치돼 있다. 야영객은 주차료와 입장료, 데크 사용료를 부담하는데 성인 4명 기준 1박 비용은 1만 1000원이다. 예약은 필요없다. 등산로(4㎞), 산책로(2㎞)와 함께 원추리와 붓꽃 등 78종의 야생화를 접할 수 있는 야생식물관찰원도 인기 코스다. 잔디광장에선 아름답고 선명한 별을 관찰할 수 있다. 바비큐 시설이 별도로 마련돼 있는데 고기 냄새에 대한 민원을 줄이기 위해서다. 단 방안에서는 언제나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다. 상비약과 날씨 급변에 대비한 여벌의 옷을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빠들이 더 좋아해요” 자연휴양림은 천편일률적인 운영방식과 시설 등 특징이 없고 할 일도 볼 것도 없다는 평가가 있었다. 허술한 시설, 깨끗하지 못한 침구류 등도 단골 불만사항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쾌적함은 경쟁력이 있지만 2% 부족한 숙박시설로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가 설립되고,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되면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수익 개념도 도입됐다. 우선 객실의 3배수에 해당하는 침구류를 확보했고 각 휴양림마다 특화 및 체험의 장이 마련되고 있다. 덕유산휴양림에서는 숲해설과 등산안내를 받을 수 있다. 어린이는 반딧불이 및 꽃누르미 체험도 가능하다. 개장 당시 만들어 시설이 노후된 4개의 통나무집을 반디愛집과 꽃누르미집으로 용도 변경했고 목재이용 체험장 등도 계획중이다. 반디애집은 ‘사계절 반디림’ 조성을 목표로 반딧불이를 배양하는 전초기지다. 직원들이 교육을 받아 배양뿐 아니라 강사로도 활동한다. 꽃누르미는 덕유산에서 자생하는 야생화를 직접 수집, 압화시켜 열쇠고리와 액자 등을 직접 만들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공짜였는데 부담이 커져 올해부터는 실비를 받기로 했다. 계곡물을 이용한 물놀이장 2곳이 설치돼 여름철 가동을 앞두고 있다. 송 팀장은 “다양한 체험시설이 생겨나면서 오히려 아빠들의 반응이 좋다.”면서 “체험중심의 프로그램을 발굴해 휴양림이 거쳐가는 승강장이 아닌 명실상부한 휴양지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승용차로 1시간. 대진고속도로 무주IC를 빠져나와 무주리조트∼거창방향∼휴양림까지 25분 정도 걸린다. 무주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휴양림계 강자 ‘안면도’ 지난해 숲속의 집 가동률 86%, 최근 5년 가동률 75.4%. 국내 휴양림의 지존은 국유휴양림이 아니라 충남도가 운영하고 있는 안면도 자연휴양림이다. 국유 휴양림 중 수도권에 인접한 휴양림들도 70%대 가동률을 보이고 있지만 인지·선호도에서 안면도 휴양림을 따라가지 못한다. 지난해 입장인원은 47만 2235명으로,8억 7526만여원의 수입을 올렸다.2002년 대비 2.3배나 증가했고 5월말 현재 입장객도 전년대비 15% 증가한 18만여명에 달한다. 안면도휴양림은 꽃지해수욕장을 배경으로 1992년 개장했다. 국내 최대 소나무 군락지인 소나무 숲과 수목원을 보유해 해수욕과 산림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안면송(安眠松) 군락지인 소나무림은 수령 80∼120년생으로 조선시대부터 왕실에서 특별히 봉표로 구역을 관리해온 봉산(封山)이다. 해송과 육송의 중간 형질로 경북 울진의 춘향목과 유사하며 수간이 곧고 수피가 얇아 재질이 우수하다. 조선시대는 왕실 목재로 공급됐고 지금은 방풍·휴양·경제림으로 활용하고 있다. 숙박이 가능한 산림휴양관 1동(4실)과 통나무집 17동이 있고 소나무림을 따라 걷는 산책로(3.5㎞)와 수목원(42㏊), 서해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압권이다. 수목원내 습지원 주변 400여평에는 6월부터 7월 중순까지 백합 20만송이와 왕원추리가 형형색색으로 만개해 황홀한 장면을 연출한다. 휴양림 주변으로 볼거리와 먹거리도 풍부하다. 방포해수욕장은 모감주나무 군락과 흰빛모래밭으로 유명한 백사장이 장관이다. 꽃지해수욕장은 안면 8경 가운데 하나인 할미·할애비바위가 유명하다. 안면도 송림은 2005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아·태산림위원회의 산림경영 우수사례로 선정돼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도 했다. 안면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한달 전에 e 예약하면 통나무집 1박 ‘가족愛’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운치 있는 통나무집, 호젓한 숲속 산책로…. 주 5일 근무제와 웰빙 바람을 타고 자연휴양림이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자연휴양림은 산림청에서 관장하는 국유휴양림 34곳을 비롯해 지자체휴양림 57곳, 개인이 운영하는 휴양림 18곳 등이 있다. 국유 휴양림은 1989년 7월 개장한 경기도 가평의 유명산자연휴양림이 ‘1호’다.2000년대 들어 입소문 등을 타고 휴양림 수요가 늘면서 시설 및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국유 휴양림 이용객은 2004년 97만명(28곳)을 기록한 뒤 2005년 사상 처음 100만명(29곳)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2곳이 추가 개장돼 31곳으로 늘었고, 이용객은 140여만명이나 됐다. 올해는 운악산 황정산이 이미 개장한 데 이어 오는 8월 박지산자연휴양림이 개장한다. 국유 자연휴양림 가동률은 평균 40%대이고,8월 이용률이 전체의 23%를 차지한다. 지난해 가장 많이 찾은 국유휴양림은 유명산으로 27만여명이 다녀갔다. 다음은 신불산폭포(8만 134명), 희리산(6만 8879명) 등의 순이었다. 국유 휴양림을 이용하려면 이용 전월 1일 인터넷에서 신청해야 한다.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아 배정한다. 숲속의 집인 통나무 집을 얻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한다. 단 성수기인 7∼8월에는 추첨을 통해 이용객을 선정한다. 2005년 7월15일 유명산 반달곰이 15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8월1일 강원도 양양의 미천골자연휴양림 목련동은 사상 최고인 20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용 요금은 4인 기준(6평)으로 주중에는 3만원, 주말에는 5만원이다. 휴양림 이용시 먹거리와 세면도구는 필수다. 일부 휴양림은 휴대용 버너가 비치된 곳도 있다. 출발전 전화로 문의해 일회용 부탄가스를 챙겨야 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야외 바비큐를 제한하는 곳도 있으니 참고해야 한다. 자연휴양림에 가서 고기를 구워 먹고 산책 한 번하고 돌아오는 어리석은 사람들도 있다. 반드시 산림욕을 즐겨라. 나무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심리적 안정감과 피로회복, 심장 강화, 천식과 폐결핵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산림욕은 초여름부터 가을이 적기다. 또 활엽수보다는 침엽수가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욕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12시, 새벽 6시. 산림욕 장소는 산 중턱이나 습도가 높고 움푹 파인 계곡이 좋다. 국유 휴양림에서는 숙박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린다.3∼12월에는 숲해설 서비스도 제공한다. 동호인들끼리 산악자전거 등 레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수유직후 약 먹으면 부작용 적어”

    “수유직후 약 먹으면 부작용 적어”

    ‘당뇨와 갑상선 질환 치료제는 괜찮아요.’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엄마들에게 유용한 약물 정보가 공개됐다. 국립독성연구원은 8일 정확한 근거없이 질병치료를 위한 약물 복용을 꺼리는 수유부(엄마들)를 위해 모유를 줘도 되는 약물의 정보를 내놓았다. 연구원측은 우선 “수유 중 약물 복용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면 약 없이 증상을 해소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복용이 필요하면 국소적으로 사용하라.”고 당부했다. 주의가 필요한 약이라도 가능하면 아기에게 부작용이 적고 모유로의 영향이 적은 약물을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할 것도 조언했다. 이를 위해 짧은 반감기의 약을 선택하고, 잠을 자기 전 약을 복용하거나 수유 후 약을 바로 복용하는 것이 아기에게 약물 축적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주의가 필요한 약물로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혼합된 복합경구용 피임약이 첫 손가락에 꼽혔다. 모유성분 변화와 모유량 감소를 유발해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아이오다인이 함유된 약물은 아기의 갑상선 저하증을 유발하고, 브로모크립틴은 프로락틴의 활성을 억제해 수유를 방해한다. 아울러 질병치료를 위해 방사선 관련 약물을 복용할 경우에는 모유를 주는 것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 암 치료를 위한 항암제 사용 때에도 모유를 주면 안 된다. 그러나 약물을 복용하더라도 젖을 먹여도 되는 경우도 많다. 당뇨와 우울증, 고혈압, 갑상선질환, 천식, 결핵, 간질, 감기, 성병, 예방접종, 유선염, 방광염 등에 사용하는 일부 약물은 모유를 줘도 된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7대 질병 관련 유전자 찾았다

    당뇨병, 고혈압, 류머티즘관절염 등 7대 질병과 관련된 24개 유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의 인간게놈 분석작업을 통해 밝혀졌다. 7일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옥스퍼드대 등 영국 50개 연구기관 과학자 200명이 2년간 1만 7000여명의 DNA 샘플을 분석해 얻어낸 이같은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됐다.24개 유전자중 10개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유전자들이다. 영국 의학연구지원단체 웰컴트러스트로부터 900만파운드(약 166억원)를 지원받아 진행된 이 연구는 제1형 당뇨병, 제2형 당뇨병, 고혈압, 관상동맥질환(심장병), 류머티즘관절염, 양극성장애(조울증), 크론병(염증성장질환) 등 7대 질환 환자 각 2000명과 건강한 사람 3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컨소시엄을 주관한 옥스퍼드대 피터 도넬리 박사는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를 찾아내면 질병이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사람이 걸릴 위험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이고 개인적인 맞춤형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현재 폐결핵, 유방암, 갑상선 질환, 다발성 경화증, 강직척추염과 관련된 유전자를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중이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70여가구중 환갑 때까지 생존자 드물어”

    “70여가구중 환갑 때까지 생존자 드물어”

    지난 4일 서해안 고속도로를 두 시간쯤 달려 도착한 충남 홍성군 덕정마을은 전형적인 한국의 농촌이었다.40세 이하 젊은이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뜰에는 간간이 노인들의 모습만 보였다. 나지막한 뒷산이 마을을 넉넉하게 끌어안았고, 논에는 푸릇푸릇한 모가 종아리 높이로 자랐다. 이방인을 반갑게 맞이해 주는 노인들은 저마다 ‘석면의 공포’에 짓눌려 있었다. 지금은 70여가구밖에 남지 않은 덕정마을이 일제시대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석면광산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징용으로 끌려온 조선인을 포함해 1000여명의 노동자가 석면 원석을 캐고 나르던 기억은 이제 몇몇 주민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을 뿐이다. 그들이 전하는 석면광산의 기억은 평화로운 마을의 모습과 사뭇 대조적이었다. 3대째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이정석(79)씨는 광천석면광산의 50여년 역사를 두 눈으로 지켜봤다. 자신도 열두살 때부터 30년간 광산에서 일했다는 이씨는 “눈꽃이 핀 것처럼 돌가루와 석면가루가 소나무에 하얗게 쌓여 있었다.”고 회상했다.“석면 원석을 보면 가느다란 흰 줄이 있어. 그게 석면이거든. 그걸 뽑아 내려고 돌을 빻았지. 그땐 마스크 같은 게 있나. 그냥 먼지를 다 마시는 거야.” 건강검진은커녕 변변한 보신책(保身策)도 없었다.“수당받는 날 돼지고기 몇 점 사먹는 거지. 목에 쌓인 먼지 씻는다고….” ●일제시대 아시아 최대 석면 광산… 1000여명 일해 광복 이후 광산이 외지인에게 팔리면서 광천석면광산의 규모는 쪼그라들기 시작했다.1983년 폐광 직전엔 근로자 수가 10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노출 후 잠복기가 긴 석면의 특성 탓에 광산과 주민 피해의 상관관계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온 가족이 광산에서 일했다는 홍순표(48)씨는 가족의 대부분이 제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사망했다. 홍씨의 아버지 3형제가 모두 광산에서 일했는데, 아버지 홍종수씨는 1970년 51세에 사망했고, 큰아버지 홍갑수씨는 10년 뒤 66세에 세상을 떴다. 작은아버지 홍수복(74)씨는 형제 중 유일하게 살아있지만 관절염이 심하다. 홍씨의 고모와 고모부 역시 광산에서 일하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폐병으로 요절했다. 홍씨의 형은 17세 때 굴이 무너지며 목숨을 잃었다. 홍씨는 “그땐 병원도 가지 못한 어르신들 대부분이 병명도 모르고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기침이 잦고 오랫동안 앓았던 기억만 남아 있다. ●“마스크 없이 석면가루 먼지 그대로 들이마셔” 마을회관에서 만난 이장 이조민(64)씨는 마을 출신 피해자를 거의 다 기억하고 있었다. 이장의 입에선 사람들의 이름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가장(家長)이 죽고 나머지 가족들이 외지로 간 사람도 많고…다하자면 한도 끝도 없어. 신○○ 형제도 둘 다 폐병으로 죽고, 강○○씨 아버지, 김○○씨 아버지…죄다 환갑잔치도 못 치르고 죽었으니 악상(惡喪)이 많았지.”이장 자신도 어머니(사망 당시 57세)를 폐암으로 잃었다. 지금은 서울에 사는 이석동(66)씨의 아버지도 광산 생활 15년이 죽음으로 돌아온 경우다.1967년 이씨의 아버지는 5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당시 진단은 폐결핵이었지만, 이씨는 석면으로 인한 폐암일 것으로 믿고 있다.“담배도 피우셨지만 워낙 석면 먼지를 많이 드셨어요. 돌아가시기 3∼4년 전까지 광산에서 일하셨으니까요. 정확한 병명을 모르니, 애꿎은 결핵약만 드셨지요.”아버지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주위에 환갑을 못 넘기고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요. 옛날엔 폐결핵이 흔했다지만, 덕정마을은 주변 마을에 비해 훨씬 심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게 다 석면 때문이지요.” ●인근 담산리 주민 중 폐질환 사망자 없어 대조적 국립 홍성의료원 진료기록에서도 덕정마을의 심각함은 드러난다. 내원자의 병명 기록이 남아 있는 2000년 이래 폐 관련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상정리(덕정마을 포함) 주민은 41명이었고,7명이 폐암 판정을 받았으며,3명이 사망했다. 인구가 비슷한 인근 담산리 주민 중 같은 기간 폐 관련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에 비하면 주목할 만한 수치다. 한때 수만평에 이르는 3개 광구를 갖췄던 덕정마을의 석면광산은 녹화작업으로 풀숲이 우거졌다. 지금은 석면 원석을 캐내 천길 낭떠러지가 된 절벽과 발에 차일 정도로 흔한 흰색 석면줄을 품은 돌멩이들이 당시의 엄청난 작업량을 짐작케 할 뿐이다. 광산은 과거가 됐지만, 광산이 남기고 간 석면의 상처는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홍성 이창구 김민희기자 window2@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앞으로 40년간 늘어날 환자 유럽 25만·일본 10만3000명 석면 사용량은 산업화에 비례한다. 건축 자재나 자동차 부품에 주로 쓰이기 때문에 산업화가 진행될수록 사용량도 폭증했다. 부작용도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 산업화가 먼저 진행된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서 대규모 피해가 먼저 나타났고, 한국 등의 후발 산업국가에서 피해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산업화 단계에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위험성을 따질 겨를도 없이 석면을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50∼60년대 보일러공에게서 먼저 악성 중피종이 집단 발병했다. 보일러를 단열성이 뛰어난 석면으로 감쌌던 탓이다. 영국에선 1970년대 글래스고·버밍엄 등 공업지역을 중심으로 중피종이 확산됐다. 미국은 1972년부터 석면 규제를 시작했으나 세계적인 공감대는 1980년대에 이르러서 형성됐다. 일본은 1983년부터 일부 석면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기 시작했다.1999년에는 유럽연합(EU) 13개국이 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2002년 1월엔 프랑스가 독일·이탈리아에 이어 8번째로 석면의 생산·수입·판매를 불법화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에서야 청석면·갈석면의 사용을 금지했고, 모든 석면의 사용 금지는 내년에야 실현될 전망이다. 하지만 선진국에서도 아직 석면 공포는 끝나지 않았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권위있는 보건잡지 ‘더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에 따르면 2004년에 환자수가 정점을 지난 나라는 미국 뿐이다. 유럽은 2015∼2020년, 일본은 2025년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40년간 늘어날 환자의 수도 유럽 25만명, 일본 10만 3000명, 미국 7만 2000명, 호주 3만명 등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매년 10만명이 석면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가톨릭대 의대 김형렬 교수는 “최근 일본에서 부작용이 속속 나타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도 향후 25년간 석면 피해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국제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는 급증하는 아시아의 석면 사용을 막는 일이다. 노동건강연대 이상윤 정책국장은 “현재 건설공사가 활발한 중국·인도·태국 등에서 석면 사용량이 늘고 있다.”면서 “비극을 답습하지 않도록 모든 석면 사용을 하루빨리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석면은 허가된 살인도구… 통제 못한 정부 책임 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 앞에 놓인 심정을 아십니까. 우리에게 내일은 없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노동·환경단체들은 지난달 18∼19일 서울대병원에서 ‘석면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공동 심포지엄’을 열었다. 석면 전문가, 환경 운동가, 직업병 전문의, 사망자 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단연 주목을 받은 이들은 악성 중피종과 싸우고 있는 한국과 일본의 두 피해자였다. ●“폐렴인 줄만 알았는데…” 창밖에는 비가 내렸다. 하이숙(54·여)씨는 “날이 궂으면 기침이 더 심해져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힘겹게 말문을 열었다. 하씨는 국내 최대 석면공장이었던 부산 연산동의 제일화학에 1971년 5월부터 2년 4개월간 다녔다. 최근 집단 피해 조짐이 보이고 있는 바로 그 공장이었다. 현재는 ‘제일E&S’로 이름이 바뀌었고, 공장도 양산으로 옮겨졌다.1992년부터는 석면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하씨와 동료들은 천으로 된 일반 마스크만 쓴 채 석면 가루가 풀풀 날리는 공장에서 일했다. 석면 입자는 머리카락 굵기의 5000분의1 정도여서 공기중 분진을 99.97% 이상 걸러내는 특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5년 전 하씨는 갑자기 기침이 심해져 보건소를 찾았다. 보건소에서는 폐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아무리 약을 먹어도 차도가 없어 큰 병원으로 갔으나 의사는 “왜 자꾸 폐가 굳어지는지 알 수가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씨는 1995년에 석면폐(진폐증)로 사망한 동생을 떠올렸다. 동생 역시 같은 공장에 다녔다. 하씨는 의사에게 “석면 공장에 다녀서 이렇게 된 것 아니냐.”고 물었지만 “당신이 뭘 아느냐.”는 면박만 돌아왔다. 폐병 환자라는 주변의 멸시를 참고 견뎌온 하씨는 결국 2005년에 악성 중피종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직업병으로 인정돼 산재 처리를 받았다. 그러나 완치가 안 된다는 사실에 하루하루 좌절하며 살아간다. 같은 공장에 다녔던 하씨의 남편도 걱정이다. 남편 하재복(56)씨는 “죽어가는 아내를 보는 것도 괴롭고, 내가 언제 이 몹쓸 병에 걸릴지 몰라 괴롭다.”며 눈물을 훔쳤다. ●“한국은 심각성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 38년 동안 건축 현장에서 일한 나카무라 사네히로(59) 역시 가쁜 숨을 내쉬었다. 목수로, 현장 감독관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일하던 나카무라는 2003년 2월 ‘사형선고’를 받았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심한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더니 흉막에 악성 중피종이 생겼다는 진단이 나왔다. 의사는 “기껏해야 2개월 정도 더 살 수 있다.”고 했다. 나카무라는 죽을 각오로 그해 5월 수술대에 올라 오른쪽 흉막을 들어냈다.15시간의 긴 수술이 다행히 성공적이어서 생명을 지금까지 연장할 수 있었다. 나카무라는 “수술이 아무리 잘 됐어도 완치가 안된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절망했다.”면서 “죽을 때까지 석면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을 보람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나카무라는 요즘 석면피해자 가족 모임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계단을 제대로 오르내리지 못할 정도로 심장이 약해졌다. 나카무라는 “일본은 석면 때문에 큰 홍역을 치러 위험을 잘 알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허가된 살인도구인 석면 제품을 무책임하게 생산한 업자나, 그 위험성을 통제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처럼 큰 피해를 당하기 전에 한국은 미리 석면이 함유된 건축물과 제품을 잘 처리해 대재앙을 피해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용어클릭 ●석면 단열성, 내화성, 내마모성이 뛰어나 건설자재로 많이 사용되는 솜 같은 물질로 슬레이트, 자동차 브레이크 패드, 석고보드, 단열재 등에 널리 사용됐다. 몸 속에 들어가면 폐에 박혀 사라지지 않고 석면폐, 폐암, 악성 중피종 등을 유발한다. 청석면, 갈석면, 백석면, 악티노라이트, 안소필라이트, 트레모라이트 등으로 나뉜다. ●악성 중피종 석면에 의해서만 유발되는 암으로 흉막(폐막), 복막 등이 딱딱하게 굳어지며 사망한다. 석면 노출 후 20년 이상 경과한 뒤 발병하며, 치사율은 100%다. ●구보타 사태 석면을 함유한 외벽재와 파이프를 생산해 온 일본의 대형 석면공장인 구보타의 근로자와 주민에서 중피종 환자가 발견됐다고 1995년 발표돼 일본 사회를 큰 혼란에 빠트렸던 사건.1978∼2004년 사이에 근무한 전·현직 종업원 79명이 중피종 등으로 숨졌고,18명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공장 주변 주민 3명에게도 중피종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구보타 피해자는 15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회에는 지하철 등 생활 주변의 석면 문제를 다룹니다.
  • [현장 행정] 양천구 보건소

    [현장 행정] 양천구 보건소

    보건소가 주민들을 향해 이동중이다. 종합병원, 동네병원이 곳곳에 넘쳐나지만 잘 살펴본다면 의료사각지대는 항시 존재하기 때문이다.5일 오전 10시 양천구 신정5동 노기혁(가명·64)씨 집. 장애인 방문 재활사업을 담당하는 양천보건소 간호사 정연희(40)씨와 물리치료사 최은미(24)씨가 방문했다.5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노씨는 그 후유증에 뇌병변이란 병을 얻어 투병중이다. ●한주 36명 방문재활 혜택 간호사 정씨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혈압을 잰 후 약을 건넨다. 이어진 운동시간. 한발 한발 내딛다 힘겨운지 노씨가 걸음을 멈추자 이내 직원들의 애정 어린 채근이 이어진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자꾸 걸으셔야 해요. 정 힘들면 말씀하세요.” 하루에 5∼6명씩 방문재활의 혜택을 받는 이들은 한주에 36명 정도, 부정기적으로 도움을 받는 이들도 267명에 이른다. 장애인 방문 재활사업은 간호사와 물리치료사가 2인 1조로 와상 및 거동불능 환자 등을 대상으로 매주 방문해 건강을 체크해 주고, 재활운동이나 물리치료를 해주는 것을 말한다. 지체장애나 뇌병변, 교통사고 후유증 등으로 장애를 겪는 이들이 주 대상이다. 장애인 가족에 대한 교육과 해당 장애인의 영양상태도 관리해준다. 이순례 가족보건팀장은 “뇌병변과 지체장애의 경우 움직이는 것이 힘들고 아프다 보니 안 움직이게 되고 몸이 더 굳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서 “특히 간병인이 마땅치 않은 와병환자의 경우 곰팡이나 무좀균이 기생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목마르긴 하지만 스스로 우물은 팔 수 없는 이들이다. ●구민이 원하면 금연클리닉도 현장출동 ‘어려운 이웃’이 아닌 ‘게으른 이웃(?)’을 향해서도 보건소는 이동중이다. 이동 금연클리닉이 대표적이다. 이동금연클리닉은 보건소의 금연클리닉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업장을 직접 찾아가 금연교육도 하고 금연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전문교육을 받은 상담사는 신청 사업장을 방문해 금연교육을 한 후 흡연자의 ▲흡연량 ▲체내 일산화탄소량 ▲흡연력 ▲금연시도 횟수 등을 조사한다. 또 금연을 결심하면 금연패치와 금연껌 등 금연보조제를 제공하고 6주 동안 정기적으로 금연여부를 점검한다. 또 6개월 동안은 전문상담사가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금연여부를 체크한다. 지난해 이 과정을 통해 6개월간의 금연을 유지한 비율은 42%. 물론 응답자의 말을 100% 믿는다는 전제에서 나온 수치다. 보건지도과 노말선 팀장은 “직장에서 동료들과 더불어 금연을 할 수 있어 효과가 좋은 편”이라면서 “덕분에 백화점은 물론 언론사 경찰서 등에서도 금연 클리닉 요청이 쇄도한다.”고 말했다. 결핵 예방을 위해 학교를 찾아 흉부 엑스레이를 찍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보건소 일정이다. 대상은 대체로 결핵예방주사의 효능이 떨어진다는 17살 무렵의 고교생들이다.10개 고등학교 2학년 4364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지난달 1일부터 검진을 시작해 지금까지 7개교 2701명이 검사를 마쳤다. 검사결과 1명의 결핵보균자를 발견해 조치를 취했다. 보건지도과 임영애 주임은 “입시 등으로 어른들보다 아이가 더 바쁜 상황에서 보건소가 아이들을 찾아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면서 “넘쳐나는 의료서비스 속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과 소외된 계층을 찾아 서비스하는 것이 보건소의 역할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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