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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요영화]

    ●전차남(캐치온 오후 10시) 전철 안에서 난동을 부리는 취객으로부터 젊은 여성을 구해낸 한 청년. 한눈에 반해버린 그녀에게서 보답의 의미라며 에르메스 찻잔을 선물로 받게 된 그는 어떻게 그녀와 데이트해야 할지 막막하다. 연애초보인 그는 인터넷 게시판에 전후상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한다. 그의 사연에 연애코치를 해주는 네티즌들이 하나둘 생겨난다. 언젠가부터 ‘전차남’으로 불리게 된 그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타이밍이나 데이트 복장, 어떤 레스토랑이 분위기가 좋으며 무슨 말을 해야 호감을 얻을 수 있는지 저마다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는 다양한 네티즌들. 그들의 진심어린 충고와 응원을 받으며 ‘전차남’은 그녀와의 거리를 좁혀 나가는데…. ●배드 컴퍼니(SBS 밤 1시5분) CIA가 등장하는 영화는 많다. ‘배드 컴퍼니’는 CIA를 영웅으로 묘사하지 않고 인물의 심리묘사를 중시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차별성을 지닌다. 범죄집단과 첩보조직엔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는 전제하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결탁하고 효용가치가 사라지면 언제든 제거해 버리는 냉혹한 생존논리와 인물간의 첨예한 갈등이 잘 묘사돼 있다. 냉전시대가 종식되고 CIA의 조직개편이 단행될 무렵, 감원 대상자가 된 넬슨 크로(로렌스 피시번)는 그라임스사에 입사한다. 일반 기업체를 가장한 그라임스사의 실체는 재벌 기업의 해결사 노릇을 해주는 범죄조직. 창립자는 전직 CIA 간부 그라임스이고 그의 오른팔인 마거릿 웰스(앨런 바킨) 역시 CIA 출신이다. 뛰어난 두뇌와 신중한 성격으로 단시간에 그라임스의 신뢰를 확보한 크로는 마거릿과 함께 소송건에 투입된다. 이들이 완수해야 할 임무는 도박 빚에 시달리는 대법원 판사 저스틴 비치를 매수해 하급심의 판결을 뒤엎는 것. 그런데 크로는 여전히 CIA와 내통하고 있었다. 사실 CIA는 그라임스가 양성한 비밀조직 ‘툴 셰드’를 손에 넣기 위해 크로를 그라임스사에 침투시켰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검찰 ‘바다이야기’ 끝냈다

    사행성 게임비리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23일 게임업자 곽모씨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열린우리당 김재홍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상품권 업계와 결탁했다는 의혹을 받아 온 같은 당 조성래·정동채 의원,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 등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김재홍의원만 불구속 기소 지난해 8월 100여명 규모의 매머드급 수사팀을 꾸린 검찰은 이날 반년 동안에 걸친 수사를 마무리짓고 결과를 발표했다. 구속 기소자는 45명, 불구속 기소자는 108명이다. 전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검증심사위원장인 정모씨와 조직폭력배 등 22명은 지명수배됐다. 검찰은 또 문화관광부 공무원 3명과 경찰관 2명의 비위 사실을 해당 부처에 통보했다. 또 상품권 업체 19곳 가운데 2곳을 제외한 17개 업체 관계자들이 모두 상품권 허수 발행과 회사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됐다. 기존 검찰 특수수사 잣대로 보면, 기대했던 ‘횟감’은 없어도 ‘젓갈용 생선’은 잔뜩 건져올린 셈이다. 바다이야기 제조사인 지코프라임이 우회 상장을 노리고 인수한 우전시스텍에 근무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조카 노지원씨는 우회 상장 과정에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내려졌다. 게임물 등급분류 심의과정과 상품권 발행·유통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명계남씨도 결백을 입증하게 됐다. 결국 바다이야기 사태는 권력자의 외압이 아니라 정책실패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명됐지만, 최고위 정책 담당자들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는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검찰은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공무원들이 신속하고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해 사행성 게임장이 확산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담당 공무원의 고의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사행성게임장 근절에 기여” 평가도 상품권 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백모 문화부 국장 등 공무원과 정모 국회의원 보좌관 등 정치권 인사, 게임·상품권 업자, 조폭 등 각 계층의 사람들이 처벌됐지만 대부분 개인비리 혐의가 적용됐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가 사행성 게임장 근절에는 기여했다는 평가다. 서울시는 수사가 착수되기 전인 지난해 6월30일 서울 시내에 153개 영업장이 있었던 바다이야기가 같은 해 12월31일 47개로 줄었다고 집계했다. 같은 기간 황금성은 97개에서 51개로 줄었다. 수사를 통해 환수한 범죄수익이 1377억원이나 되고 사행성 게임장에 무관심했던 여론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점도 높이 살 만하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특파원 칼럼] ‘신화시평’을 주목한다/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중국 국영 신화사의 ‘신화시평(新華時評)’을 주목한다. 정치를 비판하고, 의견을 내는 일이 최근 대단히 활발해졌다. ‘패거리를 짓지 말라’는 칼럼은 부패사건 이면에 자리잡은 각급 지도자들의 패거리(小圈子) 습성을 지적했다. 일단 패거리가 만들어지면 사회 각 부문의 독소들이 이에 몰리고, 돈과 권력이 뭉쳐 각종 사회 악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일갈했다.‘엄청난 대가가 요구되는 간부들의 기호’는 골프 접대에 비리업자의 잘못을 눈감아준 한 식약품관리감독국 간부의 사례를 고발했다. 고발과 비판은 그 내용도 상당히 구체적이며 대담하기까지 하다. 지도자급 인사들이 문화재 소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과 이것이 뇌물의 한 형태로 악용되고 있는 현상이 지적됐다. 권력과 이익집단의 자본이 어떻게 결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각급 ‘링다오(領導·지도자)’가 정조준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별 링다오의 문제뿐 아니라 전체적인 링다오 세계의 폐습과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도마에 올라와 있다. 자칫 ‘국가 링다오’에까지 누를 끼치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마저 들 정도다. 이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중국 유력 매체의 한 중견 언론인은 “당 중앙의 비준 없이 어떻게 이같은 비판이 이뤄질 수 있겠는가.”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이같은 의도가 간파되었을까. 신화시평의 칼럼은 날마다 전국에서 최소 수십개 언론 매체에 그대로 전재되거나 유사한 다른 논평으로 복제·재생산되고 있다. 신화사의 움직임이 분명한 하나의 ‘신호탄’으로 간주되고 있다는 방증이랄 수 있다. 전국 각 도시의 신화사 주재기자들이 써대는 이 현장·기명 칼럼은 등재 빈도도 날로 잦아지는 양상이다. 인터넷에는 거대 기업의 횡포를 꼬집고 부동산 문제를 질타하는 글들에 박수를 보내는 댓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03년 5월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사스 은폐에 대한 책임으로 장원캉(張文康) 위생부장과 멍쉐눙(孟學農) 베이징 시장이 전격 경질됐을 때다. 인터넷은 이제 막 대권을 부여받은 후진타오(胡錦濤)를 칭찬하는 글들로 가득찼다. 정상에서 막 내려간 장쩌민(江澤民)과 주룽지(朱鎔基)는 비난을 뒤집어 써야 했다. 사스 대책 임무를 맡은 이들이 그들의 측근들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민적 인기는 갓 시작된 4세대 지도부의 주요한 정치적 기반으로 꼽혔을 정도다. 당시 후진타오는 장쩌민 계열인 장원캉을 쳐내면서 공청단 출신으로 자신의 측근인 멍쉐눙을 함께 도려냈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이었다. 많은 해외 언론들은 이를 3,4세대 지도부간 권력 투쟁의 시발로 해석했다.‘대마(大馬)’ 상하이방(上海幇)에 대한 압박과 포위는 이때부터 시작된 셈이다. 3월 또 양회(兩會)의 계절이 돌아온다. 올해는 17기 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더욱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후진타오 2기의 시작,4세대 지도부의 권력 장악이 공고화되는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부터 두드러지게 진행되고 있는 부패 공무원에 대한 단죄와 반(反)부패 척결에 대한 결의 등은 역사적 행사를 앞두고 마련된 일종의 제사 의식이랄 수 있겠다. 집안을 깨끗하게 하는 ‘청리문호(淸理門戶)’로도 표현된다. 장관급 이상의 고위직 범죄자는 일괄적으로 ‘친청(秦城) 교도소’에 투옥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올 만큼 그 서슬이 시퍼렀다. 베이징 창핑(昌平)구에 있는 감옥으로 정치범 수용소로 유명한 곳이다. 중국도 본격적인 춘제(春節·설)가 시작됐다. 고향에 모인 각처의 가족·친지·친구들은 어쩌면 신화시평으로 촉발되고 있는 각 언론사의 정치평론을 화제로 올릴지 모르겠다. 이 고도의 ‘심리전’은 어떤 효과를 거둘 것인가.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정치협상회의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지운 베이징 특파원 jj@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탐욕을 향한 야만의 탈당

    그제 열린우리당 의원 23명이 집단 탈당해서 ‘국민통합신당’ 창당 추진을 선언했다.‘백년정당’을 표방했던 우리당은 창당 3년 3개월 만에 사실상 분당되면서 원내 제2당으로 추락했다.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고 했는데 탈당으로 흥한 정당이 결국 탈당으로 망하는 형국이 펼쳐지고 있다. 집단 탈당한 사람들은 “열린우리당이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된 것에 책임을 통감하며 기득권을 선도적으로 포기함으로써 국민통합신당의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했다. 아무리 정치판에 ‘후안무치’(厚顔無恥)와 ‘적반하장’(賊反荷杖)이 판을 친다 하더라도 이들의 집단 탈당은 정치 도의상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우리당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지낸 사람들이 집단 탈당을 주도했는데 이것은 자기 부정을 넘어서 국민을 능멸하고 조롱하는 것이다. 탈당직전까지 원내 활동과 정책 수립의 총괄책임을 맡으면서 중산층과 서민을 고통의 나락으로 몰아넣었던 당사자들이 어떻게 감히 “중산층과 서민이 잘사는 미래 선진 한국을 건설하기 위해 탈당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을 수 있는가? 하나를 보면 열을 아는 법이다. 근본이 없고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린 사람들이 어떻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 탐욕을 향한 야만의 탈당은 분명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들이 진정 국민을 두려워하고 책임을 통감했다면 탈당이 아니라 정계를 은퇴하는 진정성을 보였어야 옳다. 문제는 왜 3김정치 이후에도 이런 황당하고 야만적이며 염치없는 탈당과 분당이 반복되어 나타나는 것일까? 직접적인 원인이야 차기 총선에서 살아남겠다는 처절한 몸부림일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버림받고 있는 우리당 간판으로는 도저히 재선될 수 없다는 판단이 작동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한국 정치에는 ‘탈당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정당일체감이 지극히 낮은 것이 한 원인이다. 정당일체감이란 유권자가 어떤 정당을 대상으로 상당한 기간 내면적으로 간직하는 애착심 또는 귀속의식이다. 이러한 정당일체감은 실제 선거운동과 투표를 할 때 특정 정당과 후보를 선택하고 지지하는 준거 틀이 된다. 따라서, 국민들의 정당일체감이 높으면 기존 정당을 버리고 뛰쳐나가는 것은 사실상 자살 행위이다. 탈당하는 순간 유권자들부터 지지 준거 틀을 박탈당해 여지없이 버림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당간에 차별성이 희박하며 이합집산이 빈번하게 발생했던 척박한 한국 정치상황에서는 국민들의 정당일체감이 지극히 낮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17대 총선직후 한국선거학회가 실시한 국민여론조사에서도 국민들의 67.8%가 자신의 의견을 잘 대변해주는 정당이 ‘없다.’고 응답했다. 국민들의 정당일체감이 낮기 때문에 두려움 없이 기존 정당을 박차고 나와 딴 살림을 차리는 것이다. 정당에 대한 기존의 잘못된 국고보조금 제도도 또 다른 원인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은 정당간의 공정성을 기한다는 취지에서 전체 국고보조금의 절반을 원내교섭 단체를 이룬 정당에 균등하게 배분하도록 되어 있다.23석을 가진 정당이나 127석을 가진 정당이나 동일하게 배분하는 것이다.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면 최소한의 정당 운영자금이 확보되는 상황에서는 국민의 혈세가 비뚤어진 의원들이 결탁해서 탈당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정치는 개만도 못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는 공자님의 말씀을 믿고 외면하면 외면할수록 단물만 빨아 먹고 버리는 기회주의적인 정치인이 판을 치게 된다. 정당을 살리고 정치를 바르게 하기 위해서 이제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정치를 제대로 봐야 한다. 누가 국민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거머리 정치인’인지, 누가 국민과 미래를 위해 희생하는 ‘참 정치인’인지 가려내서 심판해야 할 것이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원장
  • 물리적 폭력서 ‘자본 폭력’으로

    서방파의 옛두목 김태촌이 탤런트 권상우를 협박한 혐의로 구속 기소됨에 따라 조직폭력배와 연예인의 끈질긴 ‘악연’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권상우 사건과 관련해 폭력조직만 세곳이 거론되는데다 이들이 연예기획사와 얽혀 파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연예인과 조폭과의 연계는 시대를 거치면서 폭력→처첩→매니저→기획사 순으로 ‘물리적 폭력’에서 ‘자본의 폭력’ 게임으로 진화화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돈과 이권이 결부돼 있다. 이들의 악연이 처음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잘 나가던 희극배우 김희갑의 갈비뼈를 부러뜨리는 폭력을 저지르고도 벌금 3만환의 형을 받은 임화수. 그는 자유당 정권시 영화계의 황제로 군림했던 정치깡패로 수많은 여배우를 자유당 권력자에게 소개하면서 정권과 결탁하고, 평화극장을 아지트로 삼아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이런저런 이유로 당시 유명했던 배우 김승호를 비롯해 김진규, 윤일봉 등을 구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로부터 시작된 조직폭력배의 그늘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셈이다. 1970∼80년대 중반까지는 조폭들이 일부 인기 연예인의 유흥업소 출입을 관리하고 매니저 겸 보디가드로 기생을 해왔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후 건설업과 사채업을 해오다 2000년대 초반에 일부가 이름을 하나 둘씩 OO연예기획사 식으로 바꾸면서 양지(?)를 지향하게 됐단다. 바로 이때 벤처 캐피털과 건설업계 등에서 비축한 엄청난 ‘자금’이 연예산업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일부 폭력조직은 막강한 자본력과 물리적 힘을 바탕으로 급속히 세를 확장해 어엿한 연예기획사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연예계와 폭력계는 빛과 그림자처럼 하나가 되어버린 경우가 있다. 지난해 2월 부산에서 유명가수 J씨의 공연이 끝난 뒤 뒤풀이에서 공연기획사 대표가 폭력배들을 동원해 술자리에 오라며 J씨를 위협하자,J씨 역시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두 조폭의 행동대원들이 충돌했다. 또한 서울 신촌 이대식구파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연계된 사실이 드러났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거물급 조직폭력배가 시의원 출마자의 선거운동을 돕는 과정에서 기획사를 통해 연예인들을 동원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각종 연예인 관련 성매매 사건에서도 조폭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중국, 일본 등지에 부는 한류의 바람을 타고 해외 조폭조직과 국내 조폭과의 연계설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마당이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3) 여진족과 만주Ⅱ

    [병자호란 다시 읽기] (3) 여진족과 만주Ⅱ

    청나라의 시조 누르하치가 장차 동북아시아 전체의 역사를 바꾸어 놓는 대격변의 첫걸음을 내디딘 해는 1583년이었다. 이 해부터 시작해 1626년 사망할 때까지 누르하치의 일생은 전쟁으로 점철되었다. 전쟁은 처음에는 여진의 여러 부족을 아우르는 단계에서 출발해 나중에는 직접 명을 타도의 대상으로 삼는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누르하치는 왜 군사를 일으키게 되었는가? 그리고 명은 왜 누르하치가 댕겼던 불씨에 휘말려 끝내 자신의 온몸을 태우고 말았는가? ●명, 건주·해서·야인 여진을 주무르다 명나라 시절 만주의 여진족은 거주지역에 따라 크게 건주(建州), 해서(海西), 야인(野人) 여진으로 구분되었다. 누르하치를 배출한 건주여진은 주로 요동에 가까운 조선의 압록강 너머 고구려와 발해의 고토 지역에 살고 있었다. 일찍부터 농경에 종사했다. 해서여진은 과거 금을 세웠던 아구다의 직계로서 오늘날 하얼빈 부근과 송화강 유역에 흩어져 살았다. 야인여진은 송화강 북방, 흑룡강 남쪽에 거주했다. 명으로부터 한참 멀리 떨어진 데다 주로 수렵에 종사했기 때문에 가장 미개한 종족으로 취급되었다. 여진족 내부에서 아구다와 같은 패자가 출현하는 것을 막으려 했던 명나라는 정치적 통제 이외에도 경제적 통제 수단을 교묘히 활용했다. 당시까지 여진족들은 곡물을 비롯해 소금, 포목, 철제 농기구 등 생필품을 자급하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특산물인 말(馬), 모피, 인삼, 진주 등을 주고 명나라 상인들로부터 생필품을 구입했다. 명 조정은 상인들끼리 교역하는 장소를 엄격히 제한했을 뿐 아니라, 명나라 황제 명의의 칙서(勅書:교역허가증)를 소지한 여진족 유력자에 한해서만 교역을 허가했다. 명이 정한 규칙을 위반하거나, 명의 권위에 도전하려 할 경우 칙서는 가차없이 회수되었고 교역은 금지되었다. 생필품 공급이라는 ‘목줄’을 틀어쥠으로써 여진족들을 길들이려는, 명의 입장에서는 아주 편리하지만 여진족의 입장에서는 무시무시한 수단이었다. 그같은 명의 지배정책에 정면으로 도전한 인물이 건주여진 출신의 왕고(王)였다. 누르하치의 외조부로 알려진 왕고는 1574년, 부족의 병력을 이끌고 랴오양과 선양을 공격했다. 명이 고분고분하지 않은 자신에게 교역을 금지시킨 데 따른 반감을 행동으로 옮겼던 것이다. 하지만 3000여명에 불과했던 왕고의 병력은 6만명에 이르는 명의 진압군 앞에서 맥없이 무너지고, 왕고는 겨우 탈출해 해서여진의 하다부(哈達部)로 숨어들었다. 그런데 하다부는 왕고를 포박하여 명군 사령관 이성량(李成梁)에게 넘겼고, 왕고는 다시 베이징으로 압송돼 능지처참형에 처해졌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피값으로 얻은 기반 이성량이 왕고를 진압할 무렵, 누르하치의 조부 교창가(覺昌安)와 부친 타쿠시(塔克世)는 이성량의 편에 서서 명에 충성을 다하고 있었다. 타쿠시는 장인인 왕고를 진압하는 명군의 작전에 협조했고, 그 대가로 명 조정으로부터 벼슬을 받기도 했다. 1583년, 더 참혹한 비극이 일어났다. 자신의 부친을 죽게 만들었던 하다부와 명군에 대해 원한을 품었던 왕고의 아들 아타이(阿台)가 복수에 나섰던 것이다. 아타이는 하다부와 대립했던 해서여진의 예헤부(葉赫部) 등을 끌어들여 하다부를 공격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성량이 걸림돌이었다. 이성량은 교창가와 타쿠시, 누르하치까지 이끌고 아타이가 쫓겨 들어간 고륵채(古勒寨)성을 향해 총공격을 감행했다. 성이 거의 함락될 무렵, 교창가와 타쿠시는 성안으로 들어갔다. 아타이의 아내가 교창가의 손녀(누르하치의 백부의 딸, 누르하치의 사촌)였기 때문에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아타이에게 항복을 권유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하지만 아타이는 항복을 거부하다가 부하에게 피살되었고, 성은 결국 함락되었다. 이윽고 명군은 성안에서 대학살을 자행했는데, 교창가 부자도 그 와중에 적으로 오인되어 피살되었다. 눈앞에서 조부와 부친이 피살되는 장면을 목도했던 누르하치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명은 이제 그에게 ‘만세불공의 원수’가 되었다. 누르하치가 훗날 명에 선전포고하면서 일곱 가지 원한(七大恨)을 내세웠는데, 그 가운데 명군에 의한 부조(父祖)의 피살을 가장 먼저 거론한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어쨌든 난감해진 것은 이성량과 명 조정이었다. 그들은 두 사람의 피살이 ‘고의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누르하치에게 칙서 30통과 말 30필을 배상금으로 주었다. 동시에 그에게 타쿠시가 명으로부터 받았던 도독(都督) 직함을 물려주었다. 이윽고 1583년 5월, 누르하치는 부조의 원수를 갚기 위해 군대를 일으켰다. 그 대상은 명이 아니라, 명에게 협조적이었던 주변의 건주여진 부족이었다. 당시 스물다섯의 약관에 불과했던 누르하치에게 명은 아직 상대하기가 몹시 버거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명으로부터 받은 칙서 30통은 군사활동에 필요한 자금줄이 되었다. 칙서를 많이 가진 누르하치에게로 명 상인들과 무역을 원하는 여진의 인삼, 모피, 진주 상인들이 모여들었다. 그는 인삼, 모피, 진주의 유통로를 장악했으며 무역 과정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그는 이제 군사 지휘관인 동시에 확실한 기반을 지닌 거상(巨商)이기도 했다. 1589년, 누르하치는 마침내 건주여진 부족 전체를 통일했다. 누르하치에게서 ‘아구다’의 재림(再臨) 조짐을 간파한 이성량은 경악했다. 그는 명 조정에 건의하여 누르하치에게 용호장군(龍虎將軍)이라는 직함을 내렸다. 그를 명의 관직체계 속으로 끌어들여 견제하기 위한 응급수단이었다. 하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채수(債帥)’ 이성량 이성량(1526∼1618)은 임진왜란 때 명군을 이끌고 조선에 들어온 이여송(李如松)의 부친이다. 그의 조상은 본래 조선 출신으로, 명나라 초기에 요동으로 건너가 철령(鐵嶺)에 정착했다. 뒤에 군공을 세워 철령위 지휘첨사(指揮僉使)가 되었고 40세 이후 출세 가도를 달렸다. 그는 1570년부터 1591년까지 만주에서 여진과 몽골 세력을 견제하는 명의 최고 군사책임자를 역임했다. 승패가 무상하고, 그에 따른 상벌이 엄격할 수밖에 없는 무장의 세계에서 무려 22년 동안이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역사는 이성량을 ‘채수(債帥)’라고 부른다. 인사권을 쥐고 있는 조정의 고관들에게 막대한 뇌물을 정기적으로 상납하고, 그들의 비호 아래 자리를 유지하는 장수를 말한다. 이성량은 누르하치와 결탁하여 만주에서 얻은 막대한 양의 모피와 진주를 밑천으로 명 조정의 중신들을 구워삶았다. 그 결과 그의 패전은 ‘없었던 일’이 되고, 시원찮은 승전은 ‘대첩(大捷)’으로 둔갑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의 아들 이여백(李如柏)은 누르하치 동생의 딸을 첩으로 맞이했다. 요동에서는 ‘오랑캐 추장의 사위가 요동을 지킨다.’는 비아냥까지 일어나고 있었다. 권력과 부를 한손에 거머쥔 이성량이 누르하치를 제대로 견제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는 ‘장기집권’으로 타락하고 있었고, 그 배후에는 부패한 명 조정의 중신들이 있었으며, 다시 그 뒤에는 태만하고 무능한 만력(萬曆) 황제가 있었다. 이같은 배경에서 1583년은 역사적인 해가 되었다. 결과론이긴 하지만 이성량의 군대가 좀더 분별력이 있었더라면 누르하치의 부조를 죽이지 않았을 것이고, 누르하치가 복수심에 불타 명과의 전쟁에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궁극에는 조선도 병자호란과 같은 비극을 겪지 않았을 것이며, 명·청 교체와 같은 대격변도 없었을 것이라는 가정도 가능하지 않을까? 역사에서 가정이란 부질없는 것이지만 누르하치와 이성량의 행보를 보면 문득 ‘나비효과’라는 용어가 떠오른다.‘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한달 후 뉴욕에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물리학의 비유 말이다. 사소해 보이는 인간의 행동 하나가 엄청난 파국으로 이어졌던 역사의 거울 앞에서 문득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강태규의 연예 in] 가요계 상업성 집착땐 위기 못넘어

    작금의 대중가요계를 바라보며 인문학의 위기를 떠올린다. 감히 이 거대 담론을 거론하는 이유는 대중가요의 참담하게 금이 간 얼굴 때문이다. 지난 6일은 가수 김광석이 작고한 지 11년째 되는 날이었다. 기타 하나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대중의 애환과 심금을 울렸던 가수 김광석이 요즘 데뷔했다면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현재 인기가요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는 배우 김아중의 ‘마리아’가 영화 ‘미녀는 괴로워’의 주제곡이 아니라 일반 음반으로 발매되었다면 어떤 대접을 받았을까? 이 우매한 생각의 저변에는 가요를 생산하는 기획자와 작품자, 방송과 언론의 매체종사자, 음악수용자들의 즉발적인 사고와 그릇된 관행들을 한번쯤 되짚어 보자는 것에서 출발한다. 오늘의 대중음악 소비행태를 살펴보면 ‘다양성의 실종’이라는 심각한 늪에 빠져 있는 현실과 맞닥뜨린다. 소위 발라드 음악을 제외하면 외면받는 것이 오늘의 대중가요 현주소다. 대중가요도 문화다. 다양성이 실종된 문화는 내실있는 발전을 꾀하기 어렵다. 세상을 떠난 김광석을 회자한 이유는 그가 대중의 가슴에 끝없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배경 때문이다. 바로 1000회를 넘긴 공연이었다. 발끝을 울리는 김광석 특유의 걸쭉한 소리가 죽어서도 오늘까지 이어지는 까닭은 음악팬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음반에 갇혀 있는 소리는 또 다른 옷을 갈아입고 공연장에서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그 전율은 음악팬들의 추억이 된 것이다. 시대를 가로지르는 뮤지션이란 음악수용자들과 소통의 흐름을 발견하고, 교류의 공감을 이루어내야 한다. 지난 1990년대를 전후로 가요계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걸출한 뮤지션들이 대거 등장했다. 대중성과 음악성을 확보한 그 노래들은 지금 들어도 감동적이다. 음악산업이 음악적 관점을 배제한 채, 산업적 관점으로 돌변한 2000년대를 전후로 가요계는 10대들의 충동적 감성을 자극하는 아이들 스타를 대거 배출해냈다. 결국 모든 관계자들이 다양한 뮤지션들을 기용하지 못한 우를 범했다. 오히려 그 영향력을 무기로 매체와의 결탁을 통해 새로운 뮤지션들의 출구를 막아버렸다.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과 MP3의 새로운 시대를 맞아 불황의 긴 터널을 걸어가는 오늘의 자화상은 결국 자업자득인 셈이다. 어쩌면 앞으로 영화배우 김아중처럼 기발한 아이디어를 앞세워 가요계로 데뷔하는 새로운 스타들이 출현할지 모른다. 위기를 앞에 놓고 고뇌와 모색 없이 탓만 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다. 음악적 진정성보다 이벤트를 앞세운 트렌디 음악을 좇는 경박한 제작 관행도 이제는 대안을 생각할 때다.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 檢 “외환銀 최대 8252억 헐값 매각”

    외환은행이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 정상가보다 3443억∼8252억원 가량 헐값에 불법 매각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변양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이강원 외환은행장이 론스타측과 결탁해 고의로 은행 자산을 저평가하고 부실을 부풀리는 방식을 이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이 검찰의 이번 수사 결과를 최종 인정할 경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자체가 원천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어 향후 재판 과정이 주목된다. 대검 중수부는 7일 론스타 중간 수사발표를 통해 이같이 결론짓고 이 전 은행장과 하종선 변호사 등 2명을 특별경제가중처벌법(특경법)상 배임죄 등으로 구속 기소하고 변 전 국장과 이달용 전 외환은행 부행장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김진표 재경부 장관과 김광림 차관, 이정재 금감위원장 및 이동걸 부위원장 등 매각의 최종 결정라인에 있었던 고위인사 9명에게는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 양천식(현 수출입은행장) 전 금감위 상임위원, 김석동(현 금감위 부위원장) 전 금감위 감독정책1국장 등에게는 참고인중지 조치를 취했다. 검찰은 수사 결과와 자료를 조만간 감사원과 금감원 등에 통보할 예정이어서 김석동 부위원장의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매각된 이후인 2003년 말 외환카드를 인수할 당시 ‘허위 감자설’을 유포해 소액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힌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를 받고 있는 유회원 현 론스타코리아 대표는 대법원의 재항고 결정이 나오는 대로 기소할 계획이다. 검찰은 미국으로 도주한 스티븐 리와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엘리스 쇼트 부회장 및 마이클 톰슨 법률 고문 등 론스타측 경영진에 대해서는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특히 검찰은 유 대표의 구속영장 관련 재항고에 관한 대법원 결정이 나오는 대로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의 사법처리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어서 혐의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변 전 국장은 론스타의 매각자문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 한국대표 김모씨와 하 변호사의 로비를 받고 론스타가 원하는 가격에 맞춰 외환은행의 BIS비율을 조작해 헐값에 매각함으로써 외환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에 3443억∼8252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행장은 변 전 국장과 공모해 BIS 비율을 조작하고 은행 부실을 과장했으며 15억 8400만원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협조한 대가로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효섭 임광욱기자 newworld@seoul.co.kr
  • [책꽂이]

    ●그림에 갇힌 남자(조이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그리스 조각의 완벽한 아름다움에서 에곤 실레의 일그러진 자화상까지 명화 속 남자의 이미지를 살폈다.19세기 말, 빈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세기말 현상은 남성다움을 이상적인 것으로, 여성스러움을 하찮은 것으로 생각하던 기존의 관념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 아트 에세이스트인 저자는 이런 극단적인 흐름을 오토 바이닝거의 ‘완전한 남성’과 ‘완전한 여성’ 이론을 통해 설명한다. 신의 모습을 본뜬 남성은 이성적이고 정신적인 존재로 육체적인 욕망엔 관심이 없는 반면 여성은 자유의지가 없고 무의식적이며 육욕에 사로잡힌 존재라는 것이다.1만 3800원.●조조의 윈윈경영(리 아오 지음, 고예지 옮김, 삼융출판사 펴냄) 일세의 효웅(梟雄) 조조는 “만약 나라에 나, 조조가 없었다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왕과 황제를 자처했을지 헤아릴 수 없었을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또 “내가 천하를 버릴지언정 천하가 나를 버리게 하지는 않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 책에서는 천하경영을 자신의 소임이라 확신하고 천자를 위협하며 제후를 호령했던 조조의 음양책략을 분석한다. 제갈량의 책략은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었기에 수많은 책략들도 결국 고갈되는 때를 맞이했지만 조조의 지모는 천하를 근본으로 삼았기 때문에 고갈되지 않았다고 주장.2만 3000원.●우리 시대의 궁궐 청와대(백승렬 지음, 디오네 펴냄) 청와대 안 건축양식 등을 생생한 사진을 곁들여 설명. 청와대는 고려 11대 왕 문종 때 이궁(離宮, 수도 밖에 있던 별궁)터로 역사에 처음 등장했다. 청와대 지붕은 팔작(八作)지붕. 또한 청기와 모양을 보면 일반 기와 외에도 잡상(雜象), 취두(鷲頭), 용두(龍頭) 등 궁궐에서 볼 수 있는 장식기와가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이것들은 대부분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는데 이는 사악한 기운이 궁궐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정조의 효행이 담긴 ‘능행도’, 손장섭 화백의 ‘효자송’과 ‘김제왕버들’ 등 본관에 걸려있는 그림도 소개.1만 5000원.●거대 NHK 붕괴(다하라 시게유키 지음, 송일준 옮김, 차송 펴냄) 보유 채널 8개, 자회사 34개,1년 예산 5조원, 직원 1만2000명. 일본의 NHK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영방송이다. 일본의 TBS 방송사 출신인 저자는 ‘성역의 괴물’이 된 NHK의 개혁을 주장한다. 민방을 배제한 NHK 주도의 위성방송(BS)사업과 NHK 독식의 뉴미디어 버블, 경영 확대 노선으로 수많은 자회사 탄생 등 외형적 비대함과 함께 권력과의 결탁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1만 5000원.●소심하고 겁 많고 까탈스러운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여행3(김남희 지음, 미래M&B 펴냄) 도보여행가인 저자의 ‘벽오지’기행. 중국 저장 성 푸퉈산(普陀山)을 시작으로 베이징을 거쳐 쓰촨성의 청두와 주자이거우, 윈난 성의 다리(大里), 리장, 루구 호, 샹그릴라, 시솽반나(西雙版納)등 중국 남서부로 이어진다. 자연도 인간도 느릿느릿 호흡하는 평화의 땅 라오스, 아름다운 미소의 땅 미얀마의 풍물도 소개.1만 5000원.
  • 한강상수원 훼손 무더기 적발

    한강상수원 훼손 무더기 적발

    한강 상수원보호구역 특별관리지역에 불법으로 고급 전원주택지를 조성한 부유층과 지역 유지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일 안모(51·지역신문 사장)씨 등 6명에 대해 산지관리법 및 하천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6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의 불법 행위를 묵인한 의혹이 있는 공무원을 감사기관 등에 통보했다. 안씨는 2004년 5월부터 올 4월까지 경기 양평군 양서면 대심리 일대 보유 임야 5만 6100여평 중 2300여평을 훼손, 불법으로 택지를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씨는 발파 과정에서 나온 15t 덤프트럭 1000여대 분량의 돌과 토사를 쌓아 두었다가 펌프로 퍼올린 강물에 섞어 심야에 흘려보내는 수법으로 하천 1670평을 매립한 뒤 택지를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야산 하나가 통째로 없어지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번에 적발된 75명이 훼손한 임야는 양평군과 광주시 등 104필지 2만 6095평에 이른다. 이들은 고급 전원주택, 야외 음식점, 숙박업소 등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는 해당 지역에 택지를 조성할 경우 2∼3배로 땅값이 뛴다는 사실에 착안, 부동산 중개업자 등과 결탁해 100만∼200만원씩을 주고 현지 주민 명의를 빌린 뒤 산지 전용허가를 받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美 대통령 암살소재 ‘센티넬’

    미국 대통령의 암살은 할리우드 영화의 좋은 소재이다. 에이브러햄 링컨(1865년), 존 F 케네디(1963년) 등 4건의 대통령 암살 역사를 지닌 나라이니 오죽할까 싶다. 클락 존슨 감독의 ‘센티넬’도 미 대통령의 암살음모를 재탕했다. 기존 암살 영화와 굳이 차별점을 꼽자면, 한국의 경호실에 해당하는 국가안보국 요원이 외부의 암살 기도세력과 결탁한 점, 암살을 저지하는 베테랑 요원이 대담하게도 퍼스트레이디와 불륜을 하는 점 정도라고 할까. 레이건 대통령의 암살기도를 몸으로 막아내 전설적인 경호원으로 존경받지만 출세는 하지 못한 피트(마이클 더글러스)가 주인공. 피트가 퍼스트레이디와 사랑을 즐기는 시간, 암살음모를 눈치챈 다른 요원이 살해되면서 영화는 본궤도에 오른다. 옛 정보원으로부터 암살 정보를 입수한 피트이지만 거꾸로 암살계획에 가담한 ‘반역자’누명을 쓰고 자신의 부인과 바람난 것으로 오해하는 오랜 동료 데이빗(키퍼 서덜랜드)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러나 이 영화, 스릴러치고는 웬만해선 손에 땀이 나지 않는다. 쫓고 쫓기는 데이빗과 피트의 머리싸움은 싱겁기 짝이 없고, 간단히 오해를 풀고 만다. 누명을 풀어나가면서 대통령의 암살을 막으려는 피트에게선 도망자로서의 절박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역시 미 대통령 암살을 다룬 1993년작 ‘사선에서’를 기억한다면 동정심을 120% 유발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너무나 태연한 마이클 더글러스의 표정에서 극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터이다.15세 관람가.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게임기 절반은 무자료거래 실제순익은 1000억×2배”

    시중에 유통된 바다이야기 게임기의 절반 정도가 무자료로 거래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동안 바다이야기 수익 규모가 검찰이 추산한 100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30조원대에 이른다는 상품권 시장도 인증받은 수량을 넘어선 허수발행 폭을 고려하면 실제보다 축소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기 총판 업무를 담당했던 A씨는 22일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A씨는 바다이야기와 황금성, 인어이야기 등의 게임기를 종류별로 유통시키는 업무를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 5월쯤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A씨는 “무자료 거래로 유통된 게임기를 합치면 바다이야기의 매출액과 이익은 알려진 것의 2배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시중에 실제로 팔린 게임기 대수는 4만∼5만대 수준이 아니라 8만∼9만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다이야기는 550만∼770만원에 판매됐지만, 원가는 200만원 정도”라고 덧붙였다. 바다이야기 등의 게임 제조사가 탈세 등을 위해 조직적으로 무자료거래를 시도한다고 A씨는 설명했다. 실제로 바다이야기의 제조사인 에이원비즈 대표 차모(36)씨는 2004년 3월부터 4개월간 게임기 16억 6525만원어치를 세금계산서 없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5월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았다. 그는 또 바다이야기 대표들은 이른바 ‘(명의만 빌려주는) 바지 사장’이며, 정작 실세인 에이원비즈 회장 송모씨는 구속영장조차 청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앞서 “송씨가 실세로 소문났지만, 검찰이 구속한 차모씨 등이 바다이야기 전반을 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힌 바 있다. A씨는 바다이야기를 ‘서민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지역 토호나 폭력조직 등과 연계돼 게임기 유통망이 형성되고 있으며, 바다이야기보다 세력이 세다고 알려진 게임기 제조·판매업체들이 더 있다는 뜻이다. 그는 또 단위게임장 업주의 99%가 ‘바지 사장’이며, 등록된 대표 외 한 업주당 4∼5명이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인·허가 권한과 단속권이 있는 공무원과 결탁했다고 A씨는 말했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檢, 상품권 허수발행 업체 수사

    검찰이 바다이야기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지난해 상품권 업체들을 수사했던 서울동부지검에서 자료를 넘겨받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금명간 관련자 출국금지와 압수수색에 나설 계획이다.●서울동부지검 자료 넘겨받아 수사팀은 사행성 게임업자들에 대한 수사자료와 지난 5월부터 서울동부지검이 벌인 상품권 업체 수사·내사 자료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동부지검은 당시 게임개발연구원이 정한 수량을 초과해 상품권을 발급한 모 상품권 업체 대표 등을 기소했다. 수사팀이 받은 내사 자료에는 기소된 업체가 아닌 업체 2∼3곳이 정해진 수량을 초과해 상품권을 발급받은 첩보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따라 검찰이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이들 업체를 먼저 압수수색하고, 업체 선정과정의 정·관계 로비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기소된 업체 대표도 구속수사를 받아 상품권 허수발행 혐의에 대한 수사 필요성이 충분하다면 구속영장을 발부받는 것은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정치권·전단지 발 ‘카더라’ 의혹에서 수사 시작해야 한나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은 바다이야기와 여권의 결탁설에 대한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여권 인사들이 바다이야기 지분이나 게임장 수개씩을 갖고 있으면서 영상물등급심사위원회 심의에서 바다이야기가 통과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상품권 업체의 배후를 두고도 같은 맥락의 소문이 떠돌고 있다. 정치권의 폭로전이 계속되지만, 이 폭로는 검찰 수사의 ‘증거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해 검찰로서는 좀 난감한 상황이다. 심지어 의원들은 폭로 뒤 자료를 요청하면 발뺌을 하기도 한다. 노지원씨가 우전시스텍의 이사로 있었던 대목에서도 숱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범죄혐의가 될 만한 부분은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로비 의혹이 짙은 관련 기관 구성원들의 계좌를 추적해서 증거를 확보할 방침이다. 하지만 뚜렷한 근거없이 떠도는, 여권 실세가 개입됐다는 등의 주장을 어떻게 검찰이 입증하고 진위를 밝힐지 주목된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정보조작의 실태

    ‘우리를 믿으세요, 우리는 전문가랍니다!(Trust us,we’re Experts!)’사회와 산업이 복잡해지면서 갈수록 전문적이고 다양한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과학과 기술, 환경 등에 대한 논란거리들이 미디어를 통해 나올 때마다 일반 대중은 올바른 해답을 찾기 쉽지 않다. 이럴 때면 권위 있는 지식을 갖춘 전문가들의 필요성이 부각된다. 그러나 우리가 전문가라고 부르는 그들은 과연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가. 비영리단체인 ‘미디어민주주의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존 스토버와 셀던 램튼이 쓴 ‘거짓 나침반’(시울 펴냄)은 ‘거대 기업과 전문가들은 어떻게 정보를 조작하는가’라는 부제에서 보듯, 자본주의의 바탕인 기업들과 전문가들이 결탁해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마치 범죄 기소장을 작성하듯 기업과 홍보회사, 전문가들의 커넥션을 상세하게 기술했다. 저자들은 거짓 나침판을 들고 대중을 속이는 상황을 3가지로 분석한다.‘기만의 시대’에서는 홍보회사와 기업들이 어떻게 우리의 실재(實在)를 다시 만들고, 우리의 동의를 조작하며, 우리의 돈을 빼앗고, 나아가 우리의 삶까지 바꿔버리는지 낱낱이 파헤친다. 홍보산업은 대중 스스로가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기업·전문가들과 손잡고 대중의 인식과정 자체를 조작한다. 정부의 반독점 보호조사에 위협을 느낀 마이크로소프트를 옹호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활용한 에델만PR월드와이드의 전략은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제3자 기술’의 대표적인 예다. 홍보에 가려진 기업들은 이윤 추구에 집착하면서 개별적인 위험과 전체 사회의 혜택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강제한다.‘위험한 산업’에서 저자들은 홍보와 결탁한 기업의 산업활동이 민주주의와 정의의 원리를 배신하면서 결국 공동체의 안전에 해를 가하고 미래까지 저당잡으려는 과정을 폭로한다. 규폐증의 위협이 안전한 것이라고 주장한 기업들, 유전자 조작에 대한 기업들의 이중적인 모습 등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거대 기업에 포섭된 과학과 기술, 즉 ‘전문지식산업’에서는 정치 이데올로기와 돈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전문가들이 기업 등 이익집단과 결탁해 받는 특혜를 꼬집는다. 기업과 홍보, 전문가들의 커넥션에 절망하기에는 이르다. 대중은 이들의 잘못된 권위에 과감히 도전해야 한다. 저자들은 과학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며, 예방 원리에 입각해 합리적인 논쟁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조언한다.1만 8000원.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女談餘談]여성 정치세력화 머나먼 길/구혜영 정치부 기자

    지방선거가 끝났다. 참여정부와 집권여당의 참패라는 결론 앞에 다른 모든 평가가 묻혀버렸다. 이제 ‘여성’을 돌아본다.5·31선거에서 ‘여풍’을 기대했던 여론을 감안해서다. 전체 여성 출마자는 1400여명으로 2002년보다 3배가 넘는 수치다. 역대 최대 출마 숫자다. 그러나 결과는 ‘미풍’에 그쳤다. 전체 528명이 당선됐다. 광역단체장은 한명도 당선되지 못했고 기초단체장 3명, 광역의원 32명, 기초의원 110명, 광역비례의원 57명, 기초비례의원 326명. 당선율만 보면 2002년 선거 때보다 4배 정도 늘어났지만 선출직 당선율은 같은해 2.14%의 2배인 4.25%에 머물렀다. 여러가지 분석이 쏟아졌다.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가 정당과 지방토호세력들의 결탁으로 이어졌다는 폐단이 지적됐다. 정치권의 여성할당에 대한 허상도 도마에 올랐다. 낙선한 한 출마자는 “여성 후보가 전문성이 뛰어나고 아무리 좋은 정책을 제시해도 정당 선호도에 가려졌다.”고 호소했다. 여성과 정치에 관한 오랜 화두가 있다. 여성들이 정치권에 대거 진입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과 여성적 마인드를 가진 질 위주의 진출이 중요하다는 논란이다. 필자는 전자에 동의한다. 여전히 정치와 여성을 거리두려는 시각이 많은 상황에서 숫적 우세가 이루어져야 질을 담보하는 진출도 쉬워진다는 이유에서다. 지방선거부터 지역구 여성 공천율을 30%대로 못박아 두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지역의 풀뿌리 여성 후보들이 무소속 직능대표로 나설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하면 어떨까. 우선 많이 진출하게 하자. 그리고 우수한 인재에 대해 논하자. 최근 정치권의 상임위 배정 과정에서도 여성 상임위원장 몫을 두고 말들이 많다. 능력도 없는 인물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한 자리를 차지한다는 푸념이다. 역차별이라고까지 한다. 그러나 여성에 대한 특단의 조치는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성 정치인들 역시 주류사회에서 제대로 리더가 되는 훈련을 받아본 적 없는 세대들이다. 여성운동하는 선배가 “여성들도 권력욕을 드러내야 해.”라고 한 말이 떠오른다. 여성 정치세력화를 위한 제도 보완도 문제지만 선배의 메시지는 여성 개인에게 던지는 자성인 셈이다. 구혜영 정치부 기자 koohy@seoul.co.kr
  • 회사 통째로 뺏은 간 큰 형제

    코스닥 기업 주주총회장에 폭력배를 동원해 난입, 경영권을 뺏은 형제가 기소됐다. 검찰은 주총 난입 이면에 폭력배와 주가조작 세력들이 연계됐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 정윤기)는 코스닥 상장업체인 K사의 주총에 난입, 자신의 형을 대표이사로 앉힌 장모(3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형(39)은 불구속기소됐다. 장씨는 지난 3월 폭력배들과 함께 주총장에 난입, 이사들을 협박하고 이 가운데 2명을 납치해 하루 동안 경기도 모처에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반년간 이 회사의 사실상 대주주인 오모씨를 협박해 9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씨는 장씨에게 “K사가 B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내부자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B사 인수계획이 무산돼 손실을 본 장씨는 오씨에게 손실보전금을 받기도 했다. 장씨 형제에 대한 형사처벌은 일단락됐지만, 검찰은 주총난입 이면에 숨어있는 조직들 간 이권다툼에 수사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단 장씨에게 내부정보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오씨에 대한 사건을 기업수사 전문부서인 금융조사부로 이첩했다. 검찰은 오씨와 어울리다가 K사 경영권을 두고 갈라선 것으로 알려진 이모씨도 주목하고 있다. 장씨와 함께 주총난입에 참여했던 이씨는 최근 또다른 코스닥기업 불법인수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 기소중지된 상태다. 그는 사채업자 돈으로 기업을 인수,100억원대 회사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된 A업체 이사 최모씨와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가 장씨와 결탁해 주총난입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이들이 또다른 코스닥업체 E사의 주가조작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시론] 이제 지자체長 정당공천 배제 논의해야/임승빈 경실련지방자치위원장·명지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이제 지자체長 정당공천 배제 논의해야/임승빈 경실련지방자치위원장·명지대 행정학과 교수

    예상했던 대로 공천비리를 가장 많이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이번 제4기 지방선거는 기초의원까지 확대된 정당공천제 실시, 지방의원의 유급제, 중대선거구제도, 기초의회의 비례대표 도입 등 새 선거 제도에서 치러졌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큰 변화가 정당공천제 확대실시인데 그 폐해가 심각하여 지방자치제도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공천과정에서의 비리는 드러난 것만 해도 그 유형이 매우 다양하여 유권자들의 정치혐오증까지 불러일으켰다. 보도된 것만을 봐도 공천 비리의 유형은 온갖 종류를 망라한다. 즉 ▲외환치기 수법 ▲잠시 돈을 맡아두었지만 원주인이 찾아 가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수법 ▲자기하수인 심기 ▲식사 및 향응제공 ▲골프접대 및 금품수수 제공 등이다. 여기에다 ▲전문가 이외에는 액수를 알 수 없는 선물제공 등으로 고액의 선물인지 소액의 선물인지를 분간 못하게 하는 검찰 교란형 수법 ▲명의도용 사기행각 ▲선거담합 ▲후보자들의 막무가내식의 돈 두고 가기 ▲상대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무고형 수법 ▲여론조사 조작 비리 ▲측근이 공천헌금을 수수하는 수법 ▲당후원금과 공천헌금과의 구별의 모호성을 이용하는 수법도 있다. 물론 이들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며 더 큰 문제는 공천비리가 밝혀지지 않고 당선되는 단체장들과 지방의원들에게 있다. 이들에 의해 비합리적인 예산이 집행될 것이며 그로 인한 지방행정의 책임성은 고스란히 주민의 몫으로 남는 것이다. 물론 그 가운데 일부는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 온 것처럼 선거사범, 공천과정에서의 비리 등으로 고발되거나 임기 중 인사 청탁, 업자와의 결탁 등으로 구속되기도 하여 지방행정의 마비상태까지 이를 것이다. 그러나 그 수치가 다른 지방자치의 선진국과 비교하면 너무 많아 한탄스러울 지경이다. 우리 학계 및 시민단체의 대부분은 공천 비리는 지방행정을 마비시킬 가능성과 주민이 없는 정당만이 있는 지방자치의 실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백방으로 반대의견을 내었으나 지난해 유독 국회만이 이러한 여론을 무시하고 공직선거법 47조를 개정하였다. 그 결과 기초의원, 단체장, 광역의원, 국회의원과의 선거 담합이 강화되어 인물중심과 정책선거 중심이 아닌 중앙정당 중심의 5·31 지방선거가 치러졌다. 정당공천의 또 다른 폐해는 후보자들의 ‘헛공약’남발을 부추겼다. 특히 공천이 ‘당선’인 지역에서는 선관위 및 학계가 매니페스토 정신을 외친다 한들 유권자들에게는 전혀 비교기준으로 채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정당민주주의가 우선이냐, 지역민주주의가 우선이냐에 대하여 이상과 현실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것도 없다. 중요한 점은 지방선거를 통한 지역의 대표자 선출은 ‘정당의, 정당에 의한, 정당을 위한’ 것이 아니라 ‘주민의,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정치적 행위인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주민들은 후보자들의 인물과 정책을 비교하며 과연 우리 지역에 맞는 공약을 합리적으로 내거는 후보가 누군가인가를 판단하게 되며 투표율도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올바른 지방자치제의 정착을 위해서는 공직선거법 47조의 재개정을 통하여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을 배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라건대 이번의 5·31 지방선거가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의 공천에 의한 선거로는 마지막이 되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정당공천제 폐지와 함께 주민소환제 정착, 국민소환제 도입 등이 필요하겠다. 임승빈 경실련지방자치위원장·명지대 행정학과 교수
  • 유명연예인들이 성매매 알선

    폭력조직과 결탁해 무허가 유흥업소를 운영, 퇴폐영업을 해온 연예인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6일 연예인 이모씨와 홍모, 정모씨 등 3명을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4년 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조직폭력배 ‘신촌이대식구파’ 고문 정모(43)씨와 강남구 논현동에서 무허가 유흥업소를 운영하면서 남녀 종업원이 신체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춤을 추게 하는 등 퇴폐영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유흥업소에 나이트클럽, 룸살롱, 가라오케, 호스트바 등 시설을 갖춰놓고 종업원 30여명을 고용해 영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남성 손님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경찰은 신촌이대식구파가 1999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서울·경기 지역에서 보험사기 행각을 벌여 40여억원을 뜯어낸 혐의도 밝혀내고 최모(33)씨 등 42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4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보험사기 사건에 조직폭력배와 친·인척, 친구 등 330명이 연루된 것으로 보고 146명을 추적하는 한편 병원 관계자를 소환, 허위진단서 발급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들은 병원, 앰뷸런스 운전기사, 카센터 직원 등과 결탁해 241차례에 걸쳐 교통사고를 가장,24개 보험사로부터 40억여원을 타낸 것으로 밝혀졌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볼리비아發 ‘자원국유화’ 후폭풍 페루·에콰도르도 동참 움직임

    안데스가 동요하고 있다. 볼리비아발(發) ‘국유화 쇼크’의 여파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일약 인디오 세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오랜기간 외국 자본이 지배해온 에너지 산업을 ‘핍박받는 민중’의 이름으로 전격 회수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페루 우말라 후보 “볼리비아 조치 존중” 볼리비아와 함께 안데스 산맥을 끼고 있는 페루와 에콰도르의 동요가 심상찮다.AP·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모랄레스 대통령의 갑작스런 국유화 선언이 안데스 지역에서 진행되는 자원 국유화 움직임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4일 보도했다. 다음달 대선 결선투표를 앞둔 페루에서는 급진 민족주의자인 올란타 우말라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지난 1일 모랄레스 대통령의 국유화 포고령 발표 직후 우말라 진영은 “주권수호를 위한 볼리비아의 조치를 적극 존중한다.”고 논평했다. 우말라 후보는 “자원 국유화 계획은 갖고 있지 않지만 국가 지분을 확대하기 위한 외국 기업과의 재계약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에콰도르, 美와 석유로열티 책정 갈등 남미 5위의 산유국인 에콰도르는 석유 로열티 책정 문제로 미국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원주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었다. 에콰도르에 있는 라틴아메리카 사회과학연구소의 에르난 레이에스 교수는 “볼리비아의 국유화는 최근 몇년 새 세력이 위축된 에콰도르 원주민 운동에 중요한 참조점을 준다.”고 말했다. 이들 두 나라가 볼리비아 정세에 특히 민감한 것은 주민 구성의 유사성 때문이다. 옛 잉카제국의 세력권인 안데스 산맥 중부에 있는 까닭에 인디오들이 백인 계통의 주민들보다 많다. 세 나라에 살고 있는 인디오들은 약 5000만명으로 추산된다. 대부분 농업부문에 종사하고 있다. 볼리비아의 인류학자 하비에르 알보는 “인디오들은 자신들을 외국 자본과 결탁한 백인 엘리트들에 의해 소외당한 희생자 집단으로 여긴다.”면서 “이들에게 국유화는 주권회복을 위한 대담한 조치이자 리더십의 새로운 전형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볼리비아의 국유화가 유가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당초 우려처럼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볼리비아의 가스를 수입하는 나라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뿐이란 점을 들어 충격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케임브리지 에너지 연구협회의 대니얼 어긴 회장도 AP와의 인터뷰에서 “국유화가 정치적으로 쓸모가 있을지 모르지만 자원채굴에 필요한 투자를 감소시켜 장기적으론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의 삶과 노래(2)

    [박성서의 7080 가요X파일]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의 삶과 노래(2)

    1964년‘동백아가씨’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트로트 시대를 ‘완성’시켰다고 평가받는 이미자씨. 그러나 이후 3대 히트곡인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에 이어 ‘기러기 아빠’까지 왜색, 비탄조 등의 사유로 금지되면서 한때 가수 생명까지 위협받는다. 이 노래들의 금지 배경에는 아직도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몇 가지 설이 나돈다. 그 중 하나는 정치적 희생양 설. 당시 한·일국교를 맺을 즈음 치닫던 반일감정을 ‘왜색 근절’이라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민심 달래기용’으로 이용되었다는 설과 아울러 당시 정책구호였던 ‘재건’에 대한 ‘의욕 저하 설’ 등이 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른 하나는 주위 음반사의 작용설. 정작 당사자인 이미자씨는 후자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듯하다. 그는 99년에 발간한 자전 에세이 ‘인생 나의 40년(황금가지刊)’에서 본인의 심경을 이렇게 적고 있다. ‘65년 한·일국교 정상화에 따른 주체성 확립 차원에서 본보기로 규제한 시대적 희생물이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었지만 정작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이 노래를 너무 좋아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만찬이 있을 때마다 나를 불러 이 노래를 부르게 했다.’며 정말로 ‘동백아가씨’가 왜색이어서 정부가 금지시켰다면 일본에 대해 강경자세를 취했던 박 대통령이 그 노래를 내게 부르게 했을 리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권력층에서는 정작 이 노래의 금지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며 오히려 연속되는 빅히트로 상대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타 음반사가 극에 달한 ‘반일감정’에 편승, 심의실과 결탁해 여론몰이를 통한 ‘마녀사냥’에 나선 것이 아니겠느냐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해적판’까지 기승을 부리게 만든 ‘동백아가씨’ 신드롬은 우리 가요계에 하나의 사건으로 기록된다. 미8군 출신가수들이 주축을 이루던 가요계가 트로트 붐으로 급선회했고 아울러 한국 최고의 메이저 음반사로 꼽히던 지구레코드사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피란 시절, 이북 출신 일곱명의 ‘38 따라지’들이 고물을 주워 모아가며 부산에서 설립한 미도파레코드사는 9·28수복 후 서울로 본거지를 옮긴다. 임정수·김능억 공동사장으로 운영되던 미도파는 동백아가씨가 ‘대박’을 터뜨리자 이듬해인 65년 1월부로 결별, 각각 독립한다. “두 공동사장이 분가할 때 그동안 미도파 라벨로 출시된 음원들도 똑같이 분배했지요. 그런데 정작 분가의 불씨를 제공한 선택 1호 ‘동백아가씨’ 만큼은 임정수 사장의 ‘지구’ 몫이었습니다. 미도파 전속 후 별다른 히트곡이 없던 작곡가 백영호씨의 그동안 밀린 월급을 임사장이 개인적으로 주어왔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지구’는 출발부터 돈방석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 미도파레코드사에 근무하던 현 한국가요작가협회 김병환(68) 이사장의 증언이다. 결국 임 사장은 지구를, 김 사장은 그랜드를 각각 설립, 결별한 이후에도 미도파 당시에 출시한 동백아가씨 판매수익 지분을 놓고 법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되었다. 지구의 출발과 함께 ‘이미자 시대’는 본격적으로 막을 연다. 게다가 천재 작곡가 박춘석씨가 자신의 곡을 이미자씨에게 취입키 위해 자청, 지구에 전속된다. 작풍도 ‘이미자풍(風)’에 맞춰 트로트로 선회, 스스로 ‘제2의 전환기’를 맞는다. 이렇게 해서 60년대 빅 히트 3대요소인 ‘지구+박춘석+이미자’라는 진용을 갖추고 ‘섬마을 선생님’ ‘그리움은 가슴마다’ ‘흑산도 아가씨’ ‘기러기 아빠’ ‘황혼의 블루스’ ‘한번 준 마음인데’ 등을 잇달아 발표한다. 동시에 이미자씨는 백영호 곡인 ‘여자의 일생’ ‘아씨’ ‘서울이여 안녕’ ‘여로’, 그리고 손석우 곡인 ‘사랑했는데’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거침없는 질주를 계속했다. 쉴 새 없는 공연과 취입으로 그녀의 목은 늘 잠겨 있었다. 따로 연습할 시간조차 없어 ‘녹음이 곧 연습’이었다. 그럼에도 ‘타고난 목소리’에 대한 찬사는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녀의 성대를 연구하기 위해 일본의 한 연구기관이 그녀의 성대를 사들였다는 소문까지 전국에 파다하게 나돌기도 했다. 물론 낭설이었지만 이미자씨 역시 이 소문을 접했을 때 그리 나쁜 기분만은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백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천상의 목소리’ 그리고 ‘촌스러움’이라는 극단적인 평가를 동시에 받았던 이미자씨 노래는 89년 10월,30주년 기념공연을 기해 세종문화회관무대에 오른다. 처음 이 공연은 ‘공연장의 품위와 관객의 질적 수준 저하’라는 이유로 세종문화회관 운영자문위원회의 결사반대에 부딪혔던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격이 낮다’는 노골적인 멸시를 받으며 막이 오른 이 공연은 정작 시작 첫날부터 세종문화회관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당시 민정당 박태준 대표, 평민당 김대중 총재, 민주당 김영삼 총재, 공화당 김종필 총재, 즉 당시 4당 총재부부가 나란히 관객석에 자리한 것이다. 한국인만의 정서를 대변하고 달래주었던 이미자 노래, 그 실타래 같은 노래 한가닥 한가닥은 서민의 밑바닥 정서부터 한국을 움직이는 최고 수뇌부까지 모두 하나로 묶는 소중한 ‘끈’이었던 것이다. (sachilo@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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