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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웅산 수치가 군부를 변호하는 까닭

    아웅산 수치가 군부를 변호하는 까닭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 겸 외무부 장관이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집단학살한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J)에 기소된 자국 군부를 변호하기 위해 10일(현지시간) 직접 네덜란드 헤이그 법정에 선다. 군부의 손에 15년 구금생활을 했던 세계 대표 인권옹호자이자 평화주의 상징이었던 수치는 국제사회가 ‘인종청소’라 규정한 미얀마군의 인종·종교 폭력을 묵인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그런 그가 이젠 변호인단을 이끌고 유엔의 최고 재판소에 직접 출두하기까지 이른 것이다. 수치는 2015년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끌어 의석을 석권하고 2016년엔 측근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며 사실상 국가 정상 역할을 하고 있다. 군부는 독재 시절부터 최근까지 로힝야족을 상대로 인종청소에 가까운 살인, 방화, 강간 등을 일삼은 것으로 악명이 높다. 민주적 정권 교체를 이룬 뒤 수치는 이 같은 군부의 만행을 되레 옹호해 실망을 안겼다. 유엔인권이사회 조사 결의안을 손수 거부했으며, 국제사회에 대해 “현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국 5·18 기념재단의 광주인권상, 미국 홀로코스트 기념박물관의 엘리 비젤상 등 그가 앞서 받은 수많은 인권상과 명예시민권은 박탈됐다.헌법 개정 위해 총선 압승 필수적군부의석 무조건 25% 독소조항도 소속 정당 지지율 갈수록 떨어져정치적 텃밭 소수민족 지지 필요로힝야족, 과거 소수민족·불교 탄압미얀마 국내 여론은 수치 지지 여전 게다가 수치는 스스로 경멸했던 군부의 통치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치권 부패와 대기업 결탁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집권 뒤 물가는 2배 이상 뛰었고, 소득 불균형도 점차 심해지고 있다. 집권 여당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언론사가 조사를 받거나 언론인이 수감되기도 했다. 특히 로힝야족 거주지인 라킨 주엔 언론 접근도 철저히 차단했다. 그는 2016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 군부를 좋아한다. 나의 아버지가 세운 군대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더 디플러맷’은 최근 ICJ에 직접 출두하기로 한 수치의 결정을 현재 미얀마 국내 정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미얀마는 내년에 총선을 앞두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수치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군부가 독재정권 당시 만들어 놓은 헌법을 개정하려 한다는 것이다. 헌법엔 여러 가지 독소 조항이 있다. 외국 국적 가족이 있는 사람은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없도록 해 수치가 집권하지 못하게 만든 조항이 있으며, 총선 득표율과 상관없이 군부 몫으로 직능 비례대표 의석을 25% 주는 조항, 헌법 개정에 군부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조항도 있다. 헌법 개정을 통해 60년 군림해 온 군부 권한을 축소하려면 총선 압승이 필수라는 계산이다.하지만 NLD는 미얀마에서 가장 강력한 정당임에도 국내 사정으로 지지율을 점차 잃고 있다. 수치가 총선에서 압승을 하기 위해선 소수민족들의 지지가 필수다. ‘국부’로 추앙받는 아버지 아웅산 장군이 미얀마를 영국에서 독립시키기 위해 소수민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규합했고 이는 딸인 수치의 정치적 자산으로 이어졌다. 소수민족이 그의 정치적 텃밭인 셈이다. 그런데 식민지 시절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에 영국이 이주시킨 로힝야족(벵골족)은 미얀마인들뿐 아니라 특히 소수민족과도 매우 적대적인 관계다. 과거 로힝야족은 버마인들과 언어조차 공유하지 않았으며, 영국의 사주를 받아 불교 사찰을 불태우고 승려를 학살하기도 했다. 영국을 등에 업고 점령군처럼 전국에 있는 농장을 자신들의 소유로 만들어 미얀마인들에게 로힝야족은 국토를 빼앗은 원수로 인식됐다. 특히 로힝야족은 1942년 아라칸족 2만명을 학살하는 등 다른 소수민족 차별에 앞장섰다. 수치가 로힝야족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로힝야족은 과거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와 손을 잡은 전력도 있다. 2017년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학살은 2016년 로힝야족이 저지른 테러에 대한 대응이기도 했다. 집단학살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지만, 이런 사실들이 미얀마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친 건 분명하다. 국제사회 비난에도 로힝야족에 관한 수치의 대응에 국내 지지가 높은 이유다. 수치의 ICJ 출두를 앞둔 9일 그를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ICJ 소송은 이슬람협력기구(OIC) 소속인 잠비아가 제기했다. 1948년 유엔이 채택(한국은 1950년 가입)한 집단학살 범죄의 예방과 처벌에 관한 협약을 위반한 혐의다. 또 다른 국제 재판소인 국제형사재판소(ICC) 역시 미얀마 지도자들이 로힝야족 수십만명을 방글라데시로 강제추방한 혐의로 별도 수사에 착수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1000년 혐한의 뿌리, 그 증오의 피라미드

    1000년 혐한의 뿌리, 그 증오의 피라미드

    피차별 부락민 혐오역사서 기원 극우 세계관 만나 인종차별 확산 일본 미디어·문화계 폐악 부추겨 재일동포 6세대 폭력 고통 반복 아베 정부의 우경화가 끝 모를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그와 맞물려 일본의 혐한(嫌韓) 수위도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시위 현장에선 ‘한국인 쫓아내라’, ‘좋은 한국인도 나쁜 한국인도 모두 죽여라’ 같은 발언이 쏟아진다. 혐한은 어떻게 시작됐고 왜 이 지경일까. 노윤선 고려대 강사는 ‘혐한의 계보’를 통해 혐한의 궤적을 세밀하게 추적해 눈길을 끈다.지난해 10월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개한 ‘2018년도 국가이미지 조사보고서’는 일본의 혐한 정도를 가늠하게 한다. 16개국 8000명 대상의 조사에서 한국을 가장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나라는 일본이었다. 긍정적 답변 20%에 비해 부정적인 응답은 절반에 가까운 43.4%나 됐다. 부정적인 답변 0.4%, 긍정적인 응답 96.4%인 인도네시아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그 혐한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일본의 혐한 연구로는 맨 처음 박사 학위를 받은 저자는 1000년간 이어져 온 피차별 부락민 혐오와 극우 세계관에서 뿌리를 찾고 있다. 일본에서는 ‘에타’(穢多), ‘히닌’(非人)처럼 28종이나 되는 ‘불가촉천민’을 엄격히 분류해 사회제도며 언어 관습을 통해 삶을 옥죄 온 역사가 깊다. 저자는 이 대목에서 “2000년대 이후 확산 중인 혐한 담론에서 ‘불결하다’, ‘저능하다’, ‘추하다’, ‘범죄가 많다’는 등 생물학적 인종주의가 관찰되는 게 이런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극우 세계관은 지금의 혐한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게 저자의 해석이다. 패전 이후 5년간 미군정 지배 아래 있었던 일본은 경찰예비대 창설, 보안대 설치, 자위대 발족 등으로 보수 우익의 목소리가 부상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초반엔 안보 파동 여파로 좌익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됐고 자민당을 비롯한 우익은 조직폭력단과 결탁했다. 결국 20세기 이후 일본에선 정당과 폭력조직, 사회단체가 트라이앵글을 이루며 평화헌법 가치에 반하게 일본사회를 우익화, 군국주의화해 왔다고 저자는 풀어내고 있다. ‘혐한’ 용어가 처음 등장한 건 1992년 3월 4일자 마이니치신문을 통해서다. 저자는 ‘혐한’ 신조어는 현대에 등장했지만 그 양상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1923년 간토대지진 때 조선인 학살과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무렵 혐한 시위의 유사성은 대표적이다. 간토대지진 발생 이튿날부터 일본에선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킨다’, ‘폭탄을 소지한 채 방화하고 우물에 독극물을 집어넣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군대, 경찰과 함께 각지에서 조직된 자경단이 죽창, 일본도 등으로 무장해 조선인을 무려 6000여명이나 죽였다. 동일본대지진 때도 비슷했다. ‘조센진(朝鮮人)을 죽이자’, ‘학살하자’는 구호까지 등장했다. 외교부가 주일 공관별로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 30건에 불과한 혐한 시위는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 82건으로 늘었고 2012년엔 301건으로 3년 새 10배나 급증했다. 저자는 “도쿄는 아직도 90년 전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있다”며 “살육에 대한 기억은 억압되고 위험한 조선인의 이미지만 남아 있지만 간토대지진 당시의 학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 단정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책에서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혐한을 부 추기는 일본 미디어와 문화계의 폐악이다. 아베 신조 정권과 두터운 관계인 작가 하쿠타 나오키의 ‘영원한 제로’와 ‘해적이라 불린 사나이’는 영화와 드라마, 만화책으로 제작되며 혐한의 최전선에 서 있다. 특히 두 작품의 영화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인 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이 연출을 맡았는데 이는 정치와 현대문학, 영화산업이 긴밀히 얽혔음을 보여 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본 속 혐한을 저자는 “증오의 피라미드는 현재 재일코리안 6세대에 걸쳐 일어나고 있으며 차별의 공포와 폭력의 고통을 되살아나게 해 차세대에까지 평생 반복될지 모른다는 절망감을 수반하고 있다”고 결론 짓는다. 아울러 “독일의 혐오발언 규제조항이 극우 정치가에게도 적용되는 것처럼 혐한도 엄격한 법률조항을 제정해 금지시킬 필요가 있다”며 “일본의 근현대사에서 생략된 내용이 교육으로 실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박철현의 이방사회] “사람이 먼저다”

    [박철현의 이방사회] “사람이 먼저다”

    서울신문 칼럼인데 경향신문 이야기를 하게 생겼다. 도의상 해서는 안 되는 짓이지만 그만큼 충격적인 지면 구성이었고, 내용도 저널리즘의 진수를 보여 줬다. 다른 매체가 지소미아나 야당 대표의 단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때 경향신문 11월 21일자는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라는 시리즈를 선보였다. 압권은 1면 편집이다. 2018년 1월 1일부터 2019년 9월 말까지 고용노동부에 보고된(어디까지나 보고된!) 중대 재해 사망노동자 1200명의 이름과 나이, 사망 원인을 나열했다. 물론 이름은 동그라미로 표시돼 특정할 수 없도록 했다. 그들은 대부분 건설 및 설비 관련 노동자였다. 사망 원인은 추락사, 끼임 등 흔히 말하는 공사현장에서 벌어지는 사고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한국 건설현장의 적폐를 말하자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물량하도급, 재하청, 각종 상납 및 접대, 공무원과의 결탁 등등. 이런 것들 때문에 현장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기본적인 안전시설이 생략된다. 거기에서 비용을 절약해 이윤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몇십 년 전이라면 모르겠다. 문제는 선진국 말석에 자리잡은 2019년의 대한민국이 아직도 이렇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공사현장의 일을 하는 내 입장에서는 분노를 넘어 이해가 안 가는 것들이 너무 많다. 먼저 교육이다. 현장 경험이 얼마 되지도 않는 신참 보조에게 외벽 도장작업을 하라고 시키는데, 출근 당일 생명줄 안전장치도 달지 않고 작업용 로프 하나만 달랑 내주는 행동은 그냥 일하다 죽으라는 소리다.두 번째는 2인 1조 시스템이다. 가령 7단(210㎝) 이상 되는 접이식 사다리를 사용한 일, 이를테면 천장 형광등을 갈거나 걸레질을 하는 일 등은 아무리 사소한 단순노동이라도 반드시 밑에서 사다리를 잡아 주는 보조가 있어야 한다. 혼자 작업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널려 있다. 떨어져 골절상을 당하는 것이 당연하다. 마지막으로 안전이다. 몇십 층 되는 건물 외벽의 비계에 깔판이 듬성듬성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깔판을 깔아야 정상인데, 어찌 된 것인지 비계의 골격을 담당하는 강관 파이프를 마치 원숭이처럼 껑충껑충 왔다갔다하며 작업한다. 실로 위험천만한 행위다. 아무리 업체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이런다 하더라도 이해가 안 된다. 저러다가 사람이 다치거나 죽기라도 하면 소문이 이상하게 날 것이고, 각종 비용도 더 들 것이다. 그런데 아니란다. 그만큼 사람이 넘쳐난다고 한다. 작업하다가 누가 죽어도 그 자리를 채우는 사람이 항상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숙련자의 경우 안전장치들이 오히려 갑갑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단다. 몇십 년 동안 안전장치 없이 일했는데 습관이 바뀌겠느냐는 말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이런 습속에 젖어 있어 바꿀 생각도 의지도 없다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행정부가 직접 나서 강력한 규제를 해야 한다. 관련부서 공무원이 불시에 쳐들어가 적발하고, 혹시 적발 날짜를 미리 현장에 알려주는 비리 공무원이 있다면 당장 잘라 버려야 한다. 재하청을 철저하게 금지하고 이를 어길 경우 회사 자체를 접어야 할 정도로 타격을 줘야 정신을 차린다. 알아서 하라고 시장에 맡겼는데 몇십 년이 지나도 엉망이라면 정부가 나서서 강고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사람이 먼저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자신의 이 슬로건을 곱씹어 봤으면 좋겠다. 강하게 나갔으면 한다. 적어도 이 사안에 대해선 정부가 엄정하게 진행해도 아무도 독재라고 안 할 것이다. 참고로 우리 현장에서는 그룹 회장의 딸이 직접 로프를 타고 건물 외벽을 페인팅한다. 대학생인 그가 아르바이트로 로프 페인팅을 하고 싶다고 찾아왔고 1주일 동안 기초교육훈련을 받게 했다. 암벽 클라이밍을 하듯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점점 고도를 높여 가는 실전교육도 실시했다. 약 2주간의 실습을 거쳐 지금은 거뜬히 한 사람 몫을 해 낸다. 교육을 받으면 현장 일은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 한국 현장도 이런 교육을 의무화하면 된다. 다 떠나서 사람 목숨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회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정말 다들 반성 좀 하자.
  • 불편한 진실·민감한 사회문제 터치… 흥행 넘어 공감대까지 얻다

    불편한 진실·민감한 사회문제 터치… 흥행 넘어 공감대까지 얻다

    21세기 한국영화의 특징은 ‘1000만 영화’로 상징되는 산업의 양적 측면으로만 분석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2010년대 한국영화는 정치사회적 이슈들을 적극적으로 다루거나 현실 정치 속으로 과감히 개입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향은 상업영화를 제작하는 메이저 산업을 기준으로 그 안과 밖,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주류 산업 내에서 ‘사회·현실 비판’ 테마는 작품성뿐만 아니라 흥행적 차원을 만족시키는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했다. 또한 대규모 제작비를 들이는 상업영화가 아닌 ‘다양성영화’ 지형에서도 한국 현대사와 현재 사회를 돌아보고 각성하게 하는 영화들이 등장했다. 한국사회의 정치 상황을 외면하지 않는 창작자들의 과감한 태도는 21세기 한국영화의 저력을 살피는 데 반드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사회를 반영하고 법안 결정에 영향 주고 한국영화는 흥행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신드롬을 일으키며 정치적 현상으로 발전하기도 하고 한국사회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거나 정치적인 색채를 띤 영화들이 관객의 주목을 받기도 한다. 특히 2011~2012년은 민감한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대중적으로 큰 호응을 얻으며 사회고발과 국민 참여를 독려하는 성격의 영화 흐름을 이끌어 냈다. 장애인 교육시설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 ‘도가니’(황동혁·2011)와 실제 교수와 판사의 ‘석궁사건’을 다뤄 2012년 초 34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부러진 화살’(정지영·2012)이 대표적이다. 특히 ‘도가니’는 2011년 가을 460만 관객을 동원하며 전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 냈고, 덕분에 실제 사건의 재조사를 요구하는 여론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격히 퍼져 나가게 된다. 결국 해당 학교의 법인 허가가 취소되기에 이르렀고 같은 해 아동·장애인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이른바 ‘도가니법’이 국회에서 통과하는 데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존 언론 보도가 해내지 못한 것을 결국 영화 한 편이 이뤄 낸 케이스로 기록된다. 대통령 선거가 있었던 2012년에는 한국 현대사에 직접적으로 발언하는 영화들이 등장했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 자녀들이 규합해 주범인 전직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시도를 그린 ‘26년’(조근현·2012), 작고한 정치인 김근태의 고문 사건을 다룬 ‘남영동1985’(정지영·2012) 같은 영화들이 대선 정국과 맞물려 이슈를 끌어내기도 했다. ●사회비판 영화들의 흥행성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은 ‘사회참여’나 ‘불편한 진실’을 다룬 영화들이 흥행에서 성공하지 못한다는 기존의 공식을 깨뜨렸고 이는 2013년 ‘변호인’(양우석)을 통해 가장 이상적인 형태로 완성된다. 상업영화가 추구해야 할 미덕을 지켜 나가며 정치적으로 발언했고 영화 자체를 넘어 한국사회가 처한 상황과 시대 분위기 속에서 대중들과 소통한 것이다. 또한 ‘부러진 화살’에 ‘국민배우’ 안성기가 등장한 것처럼, 이 영화는 배우 송강호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분해 대중적 설득력을 배가했다. 최종 1130만 관객의 선택을 받게 된다. 바로 전해에는, 사극이지만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으로 화제가 된 ‘광해, 왕이 된 남자’(추창민·2012)가 1230만 관객을 동원했다. 또한 사회고발 성격의 주제를 장르영화의 틀에서 영리하게 녹여 낸 ‘더 테러 라이브’(김병우), 실화인 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룬 ‘소원’(이준익)도 2013년에 주목받은 작품들이다. 대기업 반도체회사의 산재로 딸을 잃은 아버지의 투쟁을 그린 ‘또 하나의 약속’(김태윤·2013),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한 ‘소수의견’(김성제·2013)도 정치적으로 순탄치 않았던 제작과 배급 과정 끝에 각각 2014년과 2015년에 관객들과 만날 수 있었다. 사회고발성 영화는 대중적 장르영화의 틀과 결합해 관객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검사와 경찰 조직 그리고 스폰서 기업과의 유착 비리를 고발한 ‘부당거래’(류승완·2010), 현실의 ‘막장’ 재벌 3세들의 작태를 픽션으로 다뤄 관객의 분노와 카타르시스를 영화적 동력으로 삼은 ‘베테랑’(류승완·2014), 정치권력과 거대 언론의 결탁을 고발한 ‘내부자들’(우민호·2015), 한국사회의 적폐라 할 정치검찰의 타락상을 우회적으로 묘사한 ‘더 킹’(한재림·2016)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2015년 개봉한 ‘베테랑’은 1340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한국영화 흥행 1위를, ‘내부자들’은 감독판 관객을 합쳐 91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하며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정치·자본 권력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한국 현대사에 대한 창작자들의 세련된 발언과 관객과의 공감대 형성은, 2017년 ‘택시운전사’(장훈)와 ‘1987’(장준환)에서 만개했다. 전자는 송강호의 뛰어난 연기를 바탕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장르적으로 해석했고 후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6월항쟁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분수령이 된 1987년을 속도감 있게 묘사해 냈다. 각각 1200만, 700만 이상 관객의 지지를 받았다. 2010년대 한국영화의 흥미로운 특징 중 하나는 2013년 ‘변호인’, 2014년 ‘명량’(김한민)·‘국제시장’(윤제균), 2015년 ‘암살’(최동훈)·‘베테랑’ 등 1000만 관객 영화들이 정치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일정 부분 계몽적인 화법을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 한국사회의 보수와 진보, 각 진영 논리로도 읽을 수 있다. 유신독재 시대를 관통하는 한 노동자 아버지의 일생을 그려 1420만 관객을 동원하고 보수 진영에 의해 정치적으로도 활용된 ‘국제시장’(윤제균·2014), 국책은행이 메인 투자자로 나서 제작하고 애국주의 화법과 마케팅으로 600만 관객을 동원한 우파 프로파간다 영화 ‘연평해전’(김학순·2015)은 보수 진영의 이데올로기가 투영된 영화로 기록할 수 있다. ●주목받고 기대되는 여성주의 시선의 영화들 최근 한국영화계는 여성주의 시선을 담지한 여성 창작자들의 영화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산업 내부의 진지한 고민 역시 필요한 상황이다. 2018년 ‘한국영화 성인지(性認知) 통계’를 보면 순제작비 30억원 이상의 상업영화에서 여성 감독 비중이 아직도 10편(13%)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영화진흥위원회·‘한국영화산업 결산’ 참조). 2014년은 두 편의 ‘여성영화’가 돋보인 해다. 학대를 당하는 어린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본 ‘도희야’(정주리), 대형마트 계약직 여성 직원들의 부당한 해고와 투쟁을 그린 ‘카트’(부지영)가 여성 감독의 시선으로 현실비판 영화의 흐름을 이어 갔다. 2016년에는 그해 문화계의 화두였던 ‘여성주의’가 한국영화에서도 부각됐다.여성 주인공을 이야기의 전면에 내세운 ‘아가씨’(박찬욱), ‘굿바이 싱글’(김태곤), ‘덕혜옹주’(허진호)가 관객들의 선택을 받았고 여성 감독의 작품 ‘우리들’(윤가은), ‘비밀은 없다’(이경미), ‘미씽: 사라진 여자’(이언희)가 비평적으로 좋은 성과를 얻었다. 최근에도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2018)가 흥행·비평 양면에서 특별한 성과를 거뒀고 독립영화 ‘벌새’(김보라·2018)는 올해 국내외 30개 이상 영화제에서 연이어 수상하며 화제를 낳았다.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82년생 김지영’(김도영·2019)도 한국사회의 젠더(사회문화적 성별) 감수성을 일깨우며 소설에서 시작된 이슈를 확장시켰다. 올해 ‘생일’(이종언), ‘우리집’(윤가은)까지 여성 창작자들의 활약이 돋보인 덕분에 앞으로의 한국영화가 더 기대된다.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김포시 감정4지구개발사업권 GK개발에 적법양도 인정”

    “김포시 감정4지구개발사업권 GK개발에 적법양도 인정”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지난 13일 경기 김포시 감정4지구 개발사업권 확인 소송과 관련해 P씨의 사업권이 GK개발에 적법하게 양도됐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GK개발은 T업체가 연예인조합협회나 기타 제3자에게 사업권을 매각하는 행위는 이중계약으로 사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21일 부천지원에 따르면 이 재판에서 원고는 P씨, 피고는 T업체, 원고승계참가인은 GK개발이다. 부천지원이 결정발표한 사업권확인 소송판결문에서는 원고 P씨가 2007년 12월 5일 GK개발에 김포시 감정동 568 일대 아파트신축 사업권을 양도한 사실이 있다고 확인됐다. GK개발측 변호사는 “이 판결에서 원고승계참가인인 GK개발의 청구가 각하된 것은 원고가 이미 소송제기 전에 채권양도를 했다는 것이 이유로 승계참가인이 이미 이 사건의 사업권이 있으므로 다시 소를 제기해 사업권확인을 구하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 “원고의 승계참가인의 소가 각하됐다 할지라도 GK개발이 이 사건의 사업권이 있음을 법원이 명확히 판단한 이상 사업권은 원고에게 있는 게 아니라 승계참가인에게 있다는 사실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고의 승계참가인인 GK개발에 사업권이 있지 않은 피고(T업체)는 원고와의 각서와 이행각서에 따라 GK개발에 사업권의 핵심 개발내용이 되는 토지매매 계약자 변경이나 각종 사업과 관련된 명의를 양도해줘야 한다”며, “피고가 이 사업권 지역에서 GK개발의 사업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되며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포시의회 관계자는 “도시국장으로부터 감정4지구 등 김포시 개발사업 전반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판결결과를 듣고 보니 기존 사업자 T업체는 사업권이 없었고 이 지역 사업권이 GK개발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올해 마지막 정례회를 앞두고 시의회 의원들에게 김포 도시개발사업 전반에 대해 설명회를 가진 K국장은 “감정4지구는 조합설립단계에서 토지매매가 거론되는 건데 기존 업체의 현재 진행상황으로는 아직 사업이 갈길이 먼 단계다. 그런데 지난달 사업권도 없는 T업체에서 의회에 매매계약서 사본을 제출했는데 이는 조합원들 서류를 담보로 T업체가 GK로부터 권리금조로 수백억원을 받아내려는 행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결과에 대해 당초 채무자인 P씨가 T업체에 자금을 빌려줬다가 반환받지 못하자 대신 사업 양도양수권을 가져온 것”이라며 “이 양도양수권을 GK개발에 다시 양도했기 때문에 이 사업권은 GK개발에 있다는 게 판결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K국장은 “더 큰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감정4지구는 하루속히 해결돼야 한다. 민간인들끼리 진실공방을 하고 있는 형국인데 이에 공무원이나 의회가 결탁하면 안된다. 이번 회기동안 해당의원들이 사실을 냉정하게 판단해서 현행법령에 맞다면 정상 처리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반면 피고인 T업체 측은 “원고 P씨와의 소송에서 이 지역 사업권이 P씨에게 있지 않다고 결정해 아직도 우리에게 이 사건의 사업권이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GK개발은 감정4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주택사업 추진업체인 T업체 대표를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한편 지난 10월 김포시의회 제195회 임시회 행정복지위원회는 감정4지구 도시개발공사 참여 출자동의안을 보류시켰다. 21일부터 열리는 제196회 정례회에서 다시 도시개발공사 참여 출자동의안이 상정될 예정인 가운데 통과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행복위에는 더불어민주당의 박우식·오강현·김계순 의원이, 자유한국당의 김인수·유영숙·한종우 의원 등 모두 6명이 소속돼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박상혁 변호사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설치 필요… 인권경찰 되세요”

    박상혁 변호사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설치 필요… 인권경찰 되세요”

    “검찰이 시민들에게는 과도하게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들이밀면서 권력과는 결탁하고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여왔습니다.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설치가 필요합니다.” 문재인정부의 전 청와대행정관 출신 박상혁 변호사가 지난 6일 경기 김포대학교에서 경찰경호행정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강연은 ‘검찰개혁과 인권경찰의 길’을 주제로 경찰경호 전공인 학생들의 관심사에 맞춰 진행됐다. 박 변호사는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이슈에 대해 설명하고 시민이며 예비 경찰로서 사안마다 갖는 의미에 대해 해설했다. 또 수사기관의 인권침해 사례들을 학생들에게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부조리한 행태에 날카로운 눈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최근 가장 큰 이슈인 ‘검찰개혁’에 대해서는 영상물을 통해 검찰이 갖고 있는 막강한 권력에 대한 견제와 조정의 필요성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에게는 과도한 법 잣대를 들이대면서도 권력과는 유착관계로 제 식구 감싸기 행태를 보여왔다며 공수처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검경수사권 조정’ 문제도 언급했다. 박 변호사는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해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보장해 검찰에 집중돼 있던 권한을 바로잡기 위한 것으로 검찰개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해설했다. 검찰개혁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 경찰 견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기소는 검사만 가능하고, 경찰 수사가 부족하다고 판단되거나 사건의 당사자가 원할 경우 재수사 요구가 가능하다”며 일축했다. 더불어 자칫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경찰 개혁방안에도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미 시작된 ▲자치경찰제 도입을 통한 권한 분산 ▲정보경찰의 불법사찰·정치관여 원천 차단 ▲인권침해 통제 장치 및 수사전문성 강화 등 움직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경찰경호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시민 눈높이에 맞춰 신뢰받는 인권경찰이 되길 기대한다”는 말로 김포대 강연을 마쳤다. 이후 질의응답 시간에는 법조인으로 경험했던 실제 사건 사례들과 법조인이 된 계기와 방법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박상혁 변호사는 최근까지 문재인정부 청와대행정관으로 근무했다.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회장 출신으로, 2004년 김근태 의원 비서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어 임채정 국회의장 비서관과 서울시 정무보좌관을 지냈다. 또 경찰대학교 겸임교수로도 재직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김포을 지역의 20대 국회의원선거 후보자로 거론되며, 지난 6월 22일 김포시 구래동에 법률사무소를 열고 적극 활동 중이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NYT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 백악관 작동 방식을 바꿨다”

    NYT “트럼프의 ‘트위터 정치’, 백악관 작동 방식을 바꿨다”

    취임 후 트윗 1만 1000여건 중 절반이 비난 ‘트위터 마니아’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정치’는 미국과 세계 정세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2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17년 초 백악관 집무실에서 벌어진 일화를 소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정치’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분석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2017년 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좌진과 언쟁을 벌이다 짜증을 내며 서랍에서 아이폰을 꺼내 들었다. 책상 위에 던지듯 전화기를 내려놓은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지금 바로 결정을 내리길 원하느냐”면서 더 이상 논쟁은 없다고 선언했다. 당장이라도 트위터를 통해 본인의 결정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일인 2017년 1월 20일부터 올해 10월 15일까지 무려 1만 1390건의 트윗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트위터가 미국 정부의 작동 구조의 일부가 됐고, 대통령의 역할과 그가 행사하는 권력에 본질적인 변화를 일으켰다고 NYT는 평가했다. 그 기간 핵심 관료 20여명의 교체를 알리고 일부는 트윗을 통해 직접 파면하는 등 트위터가 사실상 트럼프 정부의 인사부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언론 정례 브리핑을 중단한 채 트위터를 통해 주요 사안을 발표하거나 입장을 전달하고 있으며, 다루기 힘든 관료에게 창피를 주는 등 휘하 당국자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불법 이민을 막지 않는다는 이유로 멕시코와의 국경을 폐쇄하겠다는 트윗을 올리면서 그 직후 백악관에선 비상 회의가 소집되는 등 일대 혼란이 초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엔 국경 폐쇄를 보류했지만, 이 과정에서 행정부 내에 반 이민 강경 기조가 확고히 자리잡게 하는 결과를 불러 왔다. 확실히 결정된 사항만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이전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이처럼 새로운 정책의 시작점인 경우가 많다고 NYT는 지적했다. 피터 킹 공화당 하원의원은 “갑자기 트윗이 나오고, 모든 게 뒤집힌다”면서 “이 사람은 혼란을 즐긴다”고 말했다. 한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트위터는 대규모 전파를 위한 궁극의 무기”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좌진이 없는 오전 6시에서 10시 사이에 트윗을 올린다. 실제 이 시간대에 올려지는 글이 전체의 거의 절반에 달하며, 그런 탓에 오전 일찍 백악관에서 진행되는 회의는 의제가 갑자기 바뀌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알려졌다. 출근 이후에는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 국장이 트위터 계정 관리를 맡는다. 그 이유도 트위터 계정 보안을 위한 것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서 안경을 쓴 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모습을 보이기 싫어해 다른 사람들 앞에선 트위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스캐비노 국장은 백악관 실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취임 직후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사용을 제한하려 시도해 왔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2017년 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리는 글을 15분 뒤 공개되도록 트위터에 요청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 직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글을 올리기 전 보좌진이 미리 내용을 보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불과 며칠 만에 무산됐고, 2018년 중순에는 백악관 당국자들이 이틀만 트위터 사용을 하지 말아 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려 6600만명이 팔로우하는 본인의 트위터 계정을 일종의 사설 여론조사기관처럼 여긴다. 트윗에 달린 ‘좋아요’의 수를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는 근거로 받아들인다는 것이 보좌진의 설명이다. 지난해 12월 시리아에서 미군 일부를 철수한다는 결정을 발표해 국내외에서 거센 반발이 일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스캐비노 국장을 통해 해당 결정에 대한 소셜미디어에서의 긍정적 반응을 상·하원의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NYT가 미국 비영리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팔로워 중 선거권을 지닌 미국 시민은 1100만명으로 전체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좋아요’를 많이 받은 트윗일수록 미국 일반 국민에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트위터 활용 능력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미군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처단했을 때에도 “그들(IS)은 세계의 그 누구보다도 인터넷을 잘 쓴다. 아마도 도널드 트럼프를 제외하고 하는 말일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내년 차기 대선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정부에 민주당 유력 대권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으로 탄핵 위기에 놓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상반기에만 500여건의 트윗을 올리는 등 더욱 트위터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NYT는 탄핵에 찬성하는 국민이 늘어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에게 우호적인 소셜미디어에 안주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과거에도 트위터를 음모론과 거짓 정보, 극단적 콘텐츠 등을 퍼뜨려 정치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서는 데 활용한 적이 있다. NYT 분석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트윗의 절반이 넘는 5889건이 누군가를 공격하는 글이었다. 취임 후 사흘째부터 시작된 공격의 주된 타깃은 야당인 민주당과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가 러시아 정부와 결탁했다는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뮬러 특검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류 언론 매체 등으로 무려 630여곳에 이르렀다. 그런 부작용에도 백악관 보좌진들은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이 ‘보통 사람들’을 이해하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트위터를 통한 소통이 “정보의 민주화를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인영 “여의도에 촛불 옮겨와…검찰 개혁은 국민의 명령”

    이인영 “여의도에 촛불 옮겨와…검찰 개혁은 국민의 명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전날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와 관련해 “서초동에서 내려진 검찰개혁을 향한 국민의 명령이 국회로 전달돼 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검찰개혁특위 전체회의에서 “어제 여의도에 촛불이 옮겨왔다”며 “이 시대 마지막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을 향해 국민은 검찰개혁을 명령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해도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설치하지 않으면 불완전한 개혁”이라며 “어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개혁의 칼끝은 문재인 정권을 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노골적인 검찰개혁 반대 선언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당이 주장하는 검찰개혁은 검찰특권 옹호 방안”이라며 “이제부터 한국당을 검사분권 사수대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한국당이 지키려는 자유는 일반국민이 아니라 일부 특권 검사의 자유에 불과하다”며 “과연 이런 한국당과 검찰개혁을 논의할 필요가 있는지 깊은 회의가 든다”고 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공수처에 대한 외압 방지가 중요하면 가짜뉴스로 묻지 마 반대를 하지 말고, 더 강력한 외압방지 방안을 제출하길 바란다”며 “이미 말한 대로 기소권 남용을 막기 위해 권은희 의원의 기소심의위원회에 대해 열어놓고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당은 공수처 대신 특별감찰관제와 상설특검으로 충분하다고 이야기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특별감찰관을 어떻게 식물 감찰관으로 전락시켰는지 국민은 똑똑히 봤다”며 “한국당의 공수처 반대는 검찰과 결탁하려는 특권 본능 때문”이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다음주 공수처법 등에 대한 여야 협상에 심혈을 기울여 임하겠다”며 “그 결과에 따라 제2차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조의 가동 여부도 심각하게 검토·판단하겠다. 부디 한국당의 전향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당 이종구, 국감서 참고인에게 “지X, 또XX 같은…” 욕설

    한국당 이종구, 국감서 참고인에게 “지X, 또XX 같은…” 욕설

    자유한국당 국회 상임위원장들의 욕설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번엔 이종구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국회의원이 아닌 참고인에게 혼잣말로 욕설을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구 의원은 8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의 발언이 끝난 직후 욕설을 했다. 이종구 의원은 증인과 참고인 신문 절차를 마무리하며 “증인들은 돌아가셔도 좋다”고 말한 뒤 혼자 웃음을 터뜨리며 “검찰개혁까지 나왔어. 지X, 또XX 같은 XX들”이라고 중얼거렸다. 이는 이정식 회장이 “처음 유통산업발전법 문제로 이마트를 고발했는데 검찰이 조사하지 않아 지방권력과 결탁한 부분이 아닌가 강한 의심이 든다”면서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데 따른 것이다. 국정감사 현장에 있던 의원들은 이종구 의원의 욕설을 듣지 못했지만 국회방송 마이크에는 고스란히 담겨 중계됐다. 이정식 회장을 참고인으로 신청했던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가 끝나기 전에 이종구 의원에게 유감 표명을 촉구했다. 이종구 의원은 “마지막에 검찰개혁에 대해서 말을 하니, 여기는 정치의 장이 아니니까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과하지 않느냐는 표현을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욕설을 한 것은 기억이 잘 안 나고 들으신 분도 없다”고 덧붙였다.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여상규 의원은 전날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패스트트랙 수사’를 놓고 “순수한 정치 문제이지 검찰이 손댈 사건이 아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초래했다. 여상규 의원은 패스트트랙 사태와 관련해 고발된 자유한국당 의원 60명 중 한 명이다. 이에 김종민 의원을 포함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여상규 의원은 김종민 의원을 향해 “웃기고 앉았네 정말. X신 같은 게”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생중계를 통해 그대로 방송됐다. 이후 여상규 의원은 “김종민 의원 말에 흥분해서 정확한 표현은 기억나지 않지만 (욕설한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하고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조국 파면’ 집회 추진 대학생들 “曺 사퇴 서명운동 700명 참여”

    ‘조국 파면’ 집회 추진 대학생들 “曺 사퇴 서명운동 700명 참여”

    “3일 ‘조국규탄’ 촛불집회 예정대로”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촉구하는 대학생 연합 촛불집회를 개천날(3일)에 여는 대학생들이 2일 동참 호소문과 함께 서명운동 참여 현황을 공개했다.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는 현재까지 700여명이 참여했으며 조 장관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특혜 논란이 불거졌던 부산대 학생들의 서명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대학생 연합 촛불집회 집행부(이하 전대연)는 이날 오후 ‘전국 청년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에서 “조국과 그 가족들의 모습은 우리를 실망시키기 충분하며, 지금도 그들은 뻔뻔한 작태를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자신을 개혁하지 못하는 자가 법무사회를 개혁하겠다고 혈안이 되어 움직이는 모습은 우리를 분노케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무조건 검찰개혁만이 국민의 목소리라고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여러분이 결단할 때”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전대연은 이날 오후 4시까지 총 50개 대학 700여명이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이름을 올렸다고 공개했다. 이들은 조 장관 파면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한 지난달 30일쯤부터 온라인을 통해 소속 대학, 학과, 학번, 이름 등을 기입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서명한 재학생·졸업생들의 출신 학교는 이날 정오 기준 부산대가 24.1%로 가장 많았다. 부산대는 조 장관 딸이 부산대 의전원에서 두 차례나 유급을 받았음에도 가장 많은 장학금을 다수 수령하는 문제로 불거져 곤욕을 치렀다. 이어 성균관대 20.9%, 고려대 15.3%, 숭실대 6.2%, 서울대 4.8%, 연세대 3.9% 순이었다.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는 모두 조 장관 자녀들이 다녔거나 지원한 대학들이다. 앞서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학생들은 지난달 각 대학 캠퍼스에서 조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전국 대학생 연합 집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이에 이들 3개 대학과 단국대, 부산대 등 학생들이 모인 ‘전국 대학생 연합 촛불집회’ 집행부가 꾸려졌다. 전대연은 3일 오후 6시에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등이 참여하는 조 장관 규탄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전대연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극우 보수 단체에 소속된 집행부원 일부가 집행부에서 나간 뒤 촛불을 방해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특정 정치세력과 결탁해 집회를 분열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집회는 예정대로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가짜 세금계산서 판매 9개 조직 세무조사

    서비스업종 전환·수취자와 공모 추세 국세청이 가짜 세금계산서를 판매해 탈세를 돕는 전국 9개 ‘자료상’ 조직을 상대로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 조직들이 세금계산서 기능을 무력화하고 부가가치세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국세청 관계자는 1일 “다수의 자료상 혐의자와 수취자가 결탁된 9개 조직, 59명에 대해 전국 동시조사에 착수했다”면서 “현장 정보, 데이터 등을 정밀 분석해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혐의액이 크고, 조직화된 사업자 위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정상적인 상거래는 재화나 용역을 판매하고 증빙으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만, 자료상으로부터 세금계산서를 구입한 사업자는 부가가치세 매입세액 공제를 하고 이를 다시 비용으로 처리해 소득세와 법인세를 탈루한다. 사업자의 부가가치세 납부세액은 매출세액에서 매입세액을 뺀 것인데, 자료상이 정상 납부할 세금을 편취하게 도둑질을 부추기는 것이다. 자료상은 매출이 실제보다 많아져 세금이 많이 나오게 되지만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다 폐업하면서 납세 의무를 피한다. 조사 대상자들의 주요 혐의 유형으로는 은행 대출을 위해 관계사 간 순환거래로 외형을 부풀리는 수법이 많다. 대출 요건을 채우기 위해 실무 거래 없이 관계사 간 가짜 세금계산서를 주고받는 것이다. 일부는 전자세금계산서 수수거래를 조작해 매입세액을 부당하게 공제받기도 했다. 자료상은 기존에 고철이나 비철업에서 성행했다. 하지만 최근 이들은 서비스업으로 업태를 바꾸고 수취자와 사전에 공모하는 등 조직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인력 공급, 임가공, 여행업 등 서비스업으로 업종을 바꾸면 거래 흐름의 추적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이번 전국 동시 세무조사 대상자는 여행업이 3개 조직에 14명, 인력 공급업 2개 조직 16명이며 조명장치(11명), 영상장비(8명), 임가공(5명), 고·비철(5명) 등도 포함됐다. 국세청은 “검찰과 공조 강화를 통해 자료상 행위자를 끝까지 추적해 범칙 처분하고 거짓 세금계산서 수취자에 대해서도 관련 세액을 추징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공연시장 양적·질적 성장했는데… ‘극장 공공성’은 어디 갔나

    공연시장 양적·질적 성장했는데… ‘극장 공공성’은 어디 갔나

    한국 공연시장 규모는 2017년 12월 기준 8132억원을 기록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07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처음 8000억원대를 넘어섰다. 공연시설 매출액은 3500억원으로 전년보다 1.9% 증가했고, 공연단체 매출액은 4632억원으로 14.5% 늘었다. 전체 공연시장 성장과 맞물려 공연시설 또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문체부에 등록된 공공 공연시설만 529곳에 달한다. 롯데콘서트홀, LG아트센터 등 민간 공연시설까지 포함하면 전국에 826개 공연 시설이 있다. 시설 증가와 시장 성장은 질적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선우예권, 손열음, 조성진 등 클래식계에서는 젊은 연주자들이 끊임없이 세계무대로 나아가고 있고, 국내 제작 뮤지컬과 연극의 해외 시장 공략도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양적·질적 성장을 이룬 국내 공연계에서 ‘극장의 공공성’을 묻는 움직임도 도드라졌다. 성장 중심의 기존 극장 운영 관행을 돌아보는가 하면, 순수예술과 예술인들의 생존이 달린 극장도 있다.●‘정체성 찾기’ 토론회 연 중구문화재단 서울 충무아트센터를 운영하는 중구문화재단은 지난 2월 21일 제6대 사장으로 윤진호 전 서울주택도시공사 미래전략실장이 취임했다. 윤 사장은 취임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다른 기관장들이 관례적으로 여는 ‘취임 언론 간담회’는 열지 않고, 충무아트센터의 방향성과 운영계획을 점검하기 위한 장기 라운드 테이블 진행을 지시했다. 비교적 안정적 수익이 보장되는 인기 뮤지컬 공연 중심으로 운영해온 충무아트센터의 공공성을 재정립하고, 지역사회 공헌과 문화·예술인 지원 방안 모색이 라운드 테이블의 주요 목표다. 중구문화재단은 7월부터 지난 19일까지 3차례에 걸쳐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각계 공연·예술 전문가 외에 해당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토론회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극장의 ‘성장’이 아닌 ‘공공성’을 논하는 자리가 마련되자 격론이 쏟아졌다. 논쟁의 포문은 첫 토론이 열린 7월 5일 손상원 정동극장장이 열었다. 손 극장장은 수익성 경쟁에 내몰려 민간극장과 구분이 흐려진 공공극장의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많은 공공극장이 자신들의 예술적 정체성과 공연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큰 노력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며 우수한 결과를 내놓은 곳은 많지 않다”면서 “공공극장의 역할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지역 거점 공간으로서 역할 정립과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대학로에서 바라본 공공극장의 공공성 문제’를 주제로 발표한 김세환 극장 혜화당 대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별 공공극장이 놓인 현실을 더욱 비판적으로 접근했다. 김 대표는 “공공극장은 공연장 대관을 통해 수익창출을 목표로 만들어진 극장이 아닌데도, 현재 국내 공공극장들은 독립적인 예술단을 보유한 극소수의 극장을 제외하면 대관을 핵심 업무로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이어 “대학로의 민간극장 1일 공연 대관료가 평균 20만~40만원 수준이라면, 공공극장에서 공연 시 1일 대관료는 부대설비 항목까지 포함하면 100만원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현실을 극복할 대안으로 프랑스식 공공극장 운영 사례를 제시하면서 “예술가와 지역주민, 극장행정가가 함께 참여해 극장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구문화재단은 충무아트센터의 공공성 회복을 위해 크게 ▲소극장 ‘블루’ 전면 무료개방 및 제작지원 ▲중극장 ‘블랙’ 시즌제 공연시리즈 공동기획 ▲대극장 자체기획 공연 강화 등을 제시했다. 국가가 운영하는 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 서울시가 운영하는 세종문화회관과 달리 예산 확보와 지원이 어려운 지자체 공공극장 현실을 감안해 상업성과 공공성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절충안으로 이런 방안을 검토 중이다.●친일 재산 사유화 논란 남산예술센터 국내 유일 창작극 중심 공공극장인 남산예술센터(옛 드라마센터)는 당장 폐관 위기에 내몰리면서 연극인들이 행동에 나섰다. 1962년 4월 개관해 원형대로 보존된 가장 오래된 현대식 공연장인 남산예술센터는 2009년부터 10년간 서울시가 극장 소유주인 서울예대(학교법인 동랑예술원)로부터 임차해 서울문화재단이 공공극장으로 위탁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서울예대가 서울시에 일방적으로 임대계약 종료를 통보하면서 연극계 안팎에서 극장의 공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서울예대가 현재 입장을 유지하면 서울시와의 계약은 2020년 12월 종료된다. 이에 연극계에서는 공공극장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조직됐고 관련 연구를 엮은 책 ‘유치진과 드라마센터-친일과 냉전의 유산’도 발간했다.비대위 조사 내용에 따르면 남산예술센터 건립 당시 이를 주도한 인물은 ‘남한 연극의 아버지’로 추앙받았지만, 문화계 대표적인 친일 인사로 확인된 극작가 유치진이다. 유치진은 미국 록펠러재단으로부터 4만 5000달러를 지원받아 현 부지에 극장을 조성했다. 이 부지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땅으로 해방 후 한국 정부가 소유했다. 개관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이 특별명예회원으로 특별운영비를 주는 등 냉전시대 한미 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비대위는 “냉전체제에서 미국은 남한에 문화정책을 통한 이데올로기 주입이 필요했고, ‘민족연극’을 내세운 유치진은 2·3공화국 정치 실력자와 결탁해 설립 당시 국유재산이던 남산예술센터를 사유화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유치진은 1966년 한 일간지 인터뷰를 통해 “드라마센터(남산예술센터)는 절대로 사유화되지 않는다. 우선 법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당시에도 연극계에서 일었던 사유화 의혹을 해명하는 데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유치진은 남산예술센터를 자신이 세운 학교법인 한국연극연구원(동랑예술원의 전신)에 기부했다.●연극무대에 오른 ‘극장의 과거와 미래’ 비대위는 그간 미국과 한국 정부에서 확인한 과거 기록물을 바탕으로 서울예대와 협상 당사자인 박원순 서울시장 면담을 추진하는 한편, 이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연극으로 제작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남산예술센터가 극단 산수유와 공동제작한 연극 ‘오만한 후손들’은 앞서 출간한 책 내용을 압축적으로 담았다. 작품은 남산예술센터의 역사를 추적해 부조리함을 재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을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할 것인지’를 묻는다. ‘민족문화의 화합’을 위한 극장이 현재에 이르러 어떻게 ‘불공정한 합법’으로 사유화됐는지를 법의 논리가 아닌 공공의 정의로 이 문제를 다뤘다. 연출을 맡은 류주연 연출은 지난 1월 남산예술센터 시즌프로그램 발표 당시 “드라마센터 사유화 문제는 연극인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이번 공연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는 연극계의 우려와 달리 낙관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서울예대 측과 임대차 관련 논의를 하고 있는데, 학교 측도 2021년 1월부터 재계약과 관련해 남산예술센터의 장기적 공연 기획을 보장하기 위해 현재 3년 단위 계약기간을 조금 더 장기로 맺는 등 공공극장으로서 안정적 운영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아직 계약 기간이 1년 남았기 때문에 추후 협의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정보 탈취 의혹 화웨이 “美 원하면 하드·소프트웨어 제출”

    정보 탈취 의혹 화웨이 “美 원하면 하드·소프트웨어 제출”

    한국 5G보안협의회 참여·검증 협조 런정페이 지분 1.01%뿐… 직원 98.99% 사내 당위원회 경영관여 여부 즉답 피해통신 장비를 통한 정보 탈취 의혹을 받는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사이버 보안 논란 해소에 팔을 걷어붙였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화웨이가 정상적인 인증 절차 없이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백도어’ 프로그램을 통신망에 심어 빼낸 기밀 정보를 중국 정부로 넘기는 등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화웨이를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지목했다. 쑹카이(宋凱) 화웨이 대외협력·커뮤니케이션부문 사장은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정부와 기업에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검증받고 싶다. 미국 측이 원한다면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제출해 어떤 보안 문제가 있는지 직접 확인하도록 하겠다”며 백도어 설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미국은 수년간 화웨이의 보안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증거가 나온 적은 없다. 그저 추측일 뿐”이라면서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화웨이가 스파이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협약을 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멍샤오윈(孟少云) 한국화웨이 사장은 “사이버 보안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화해선 안 된다”고 했다. 미국이 제기하는 보안 의혹과 각종 제재가 정치적 공세의 성격이 짙다고 보는 것이다. 멍 사장은 또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8월 발족한 ‘5G보안협의회’에 참여해 보안 테스트 베드 구축과 검증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에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는 계획도 깜짝 공개했다. 화웨이는 지난 20일 중국 광둥성 선전 본사에 있는 ‘주주 구성 및 지배구조’ 전시홀을 국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하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1.01%의 지분만 갖고 있다. 나머지 98.99%는 9만 6768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몫”이라면서 “정부 기관을 비롯해 제3자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 조직과 결탁한 사실상 국영 기업이 아니냐는 오해를 지우고 ‘민영기업’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화웨이 내 별도 조직인 공산당위원회가 경영에 관여하느냐”는 질문에 “당 위원회가 있는 것은 알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른다”며 즉답을 피했다. 런 회장은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정보공학부장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상하이·선전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정보 탈취 의혹 화웨이 “美 원하면 하드·소프트웨어 제출”

    정보 탈취 의혹 화웨이 “美 원하면 하드·소프트웨어 제출”

    美 제재에 “보안문제 직접 확인해달라” 한국 5G보안협의회 참여·검증 협조 런정페이 지분 1.01%뿐… 직원 98.99% 사내 당위원회 경영관여 여부 즉답 피해통신 장비를 통한 정보 탈취 의혹을 받는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사이버 보안 논란 해소에 팔을 걷어붙였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화웨이가 정상적인 인증 절차 없이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백도어’ 프로그램을 통신망에 심어 빼낸 기밀 정보를 중국 정부로 넘기는 등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화웨이를 블랙리스트 기업으로 지목했다. 쑹카이(宋凱) 화웨이 대외협력·커뮤니케이션부문 사장은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정부와 기업에 화웨이의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검증받고 싶다. 미국 측이 원한다면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를 제출해 어떤 보안 문제가 있는지 직접 확인하도록 하겠다”며 백도어 설치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미국은 수년간 화웨이의 보안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증거가 나온 적은 없다. 그저 추측일 뿐”이라면서 “미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과 화웨이가 스파이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협약을 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멍샤오윈(孟少云) 한국화웨이 사장은 “사이버 보안 문제는 기술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정치화해선 안 된다”고 했다. 미국이 제기하는 보안 의혹과 각종 제재가 정치적 공세의 성격이 짙다고 보는 것이다. 멍 사장은 또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8월 발족한 ‘5G보안협의회’에 참여해 보안 테스트 베드 구축과 검증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국에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는 계획도 깜짝 공개했다. 화웨이는 지난 20일 중국 광둥성 선전 본사에 있는 ‘주주 구성 및 지배구조’ 전시홀을 국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하며 투명성을 강조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1.01%의 지분만 갖고 있다. 나머지 98.99%는 9만 6768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몫”이라면서 “정부 기관을 비롯해 제3자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 조직과 결탁한 사실상 국영 기업이 아니냐는 오해를 지우고 ‘민영기업’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화웨이 내 별도 조직인 공산당위원회가 경영에 관여하느냐”는 질문에 “당 위원회가 있는 것은 알지만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른다”며 즉답을 피했다. 런 회장은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정보공학부장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상하이·선전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화웨이의 ‘1g 미학’… 483g은 합격, 484g은 불합격

    화웨이의 ‘1g 미학’… 483g은 합격, 484g은 불합격

    ‘세계 2위’ 화웨이 스마트폰 생산 라인 공개메인보드 조립은 로봇이, 불량검사는 ‘더블체크’포장된 스마트폰 1개씩 출고되는 데 28.5초화웨이, 생산 라인 적극 공개하며 투명성 강조주주구성와 지배구조도 이례적으로 적극 설명“런정페이 회장 1.01%뿐, 직원노조 98.99%” 지난 20일 중국 광둥성 둥관(東莞)에 있는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 업체 화웨이(華爲)의 남방공장. 120m 길이의 한 생산 라인에서 프리미엄 단말기 ‘P30’ 모델이 생산되고 있었다. 부품 준비, 메인보드 제작과 조립, 소프트웨어 입력, 기능 검사 등 일련의 과정을 마친 스마트폰은 박스 포장을 거쳐 28.5초마다 1개씩 새 생명을 얻었다. 무엇보다 불량 스마트폰을 솎아내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메인보드 제작과 조립은 100% 로봇이 도맡아 했다. 조립에 이상이 있으면 로봇이 살펴보고 알아서 걸러냈다. 로봇이 합격 판정을 내려도 검사가 끝난 건 아니었다. 화웨이 직원이 메인보드가 결합된 제품을 돋보기로 다시 한번 꼼꼼하게 검사했다. 생산 라인 모니터에는 합격률 98.05%, 불량품 5개라고 표시돼 있었다. 메인보드 조립이 끝난 스마트폰은 소프트웨어 입력 작업을 거쳤다. 스마트폰 전원이 켜졌고 화면에는 기본 애플리케이션이 나타났다. 로봇은 디스플레이를 직접 눌러보며 반응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고 나면 화웨이 직원이 다시 한번 더 ‘더블체크’했다. 한 직원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소리를 들으며 이상이 있는지 살폈고, 다른 직원은 앱과 카메라를 작동해보며 결함을 찾으려 애썼다. 이 과정을 통과한 스마트폰은 생산 라인 마지막 단계인 박스 포장 과정으로 옮겨졌다. 화웨이 직원은 자기 앞으로 넘어온 새 스마트폰을 현란한 손놀림으로 빈 박스에 넣고 바코드를 입력하고 뚜껑을 닫았다. 그의 포장 실력은 ‘달인’이라 불릴 정도로 능수능란했다. 1개의 스마트폰이 완전히 포장되는 데 빠르면 15초, 늦어도 2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직원은 포장이 끝난 제품을 곧바로 저울 위에 올렸다. 모니터에는 0.483㎏이 표시됐고 초록색 불이 켜졌다. ‘합격’이란 의미였다. 다음 제품은 0.482㎏. 이 역시 초록색 불이 들어오며 합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세번째 제품은 0.484㎏을 기록해 빨간불이 켜졌다. 1g이 더 나가 ‘불량품’이란 것. 단 1g 오차에 스마트폰의 운명이 갈린 셈이다. 옆에 있던 다른 직원은 0.484㎏ 제품의 포장을 모조리 풀어 1g이 어디서 늘었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스마트폰과 동봉된 보증서, 어댑터 등을 3분 이상 면밀하게 살폈다. 그러고 나서 재차 무게를 측정해 합격선에 들어오면 통과시켰고, 1g의 오차가 그대로면 불량품으로 판단하고 걸러냈다. 합격 판정을 받은 스마트폰이 박스에 담기면 무인 운반 로봇인 ‘AGV’(Automated Guided Vehicle)가 와서 제품을 직접 집하 장소로 옮겼다. 화웨이 관계자는 “2013년에는 하나의 생산 라인에 80여명이 투입됐지만 지금은 상당 부분 자동화를 이뤄 17명만 일하고 있다”면서 “현재 하루에 2400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라인 10여개를 가동하고 있고, 자동화된 생산 라인은 24시간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루에 생산되는 스마트폰은 2만 6000~8000대 안팎으로 추산된다.이처럼 화웨이는 최근 스마트폰 생산 라인과 제조 과정을 언론에 적극 공개하고 있다. 회사가 베일에 가려져 있지 않고 투명하다는 것을 세계 각국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화웨이가 받고 있는 5G(5세대) 통신 장비를 통한 정보 탈취 의혹을 해소하려는 의도도 일부 깔려 있는 듯하다. 화웨이는 이날 중국 광둥성 선전(深圳)에 있는 본사 전시홀에서 자사의 주주구성과 지배구조를 한국 언론에 처음 공개하기도 했다. 화웨이 관계자는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은 1.01%의 지분만 갖고 있고, 나머지 98.99%는 9만 6768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 조직과 결탁한 사실상 국영 기업이 아니냐는 오해를 지우고 ‘민영기업’임을 강조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둥관·선전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조국 딸 특혜’ 서울대·고려대 학생들 오늘 분노의 촛불집회

    ‘조국 딸 특혜’ 서울대·고려대 학생들 오늘 분노의 촛불집회

    모교 서울대 조국 후보·교수직 사퇴 촉구고려대 ‘딸 논문 부정입학’ 진상규명 요구태극기 들거나 정당 옷 입으면 출입 금지“특정 정치 세력 아닌 재학생들의 목소리”고대 “입학서류 중대하자 발견시 입학취소”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고교생 신분으로 2주가량 인턴을 지내며 의학영어논문 제1저자에 기재된 단국대 의과대학 논문 성과가 대학 입학에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조 후보자를 둘러싼 도덕성 논란에 대해 서울대와 고려대 학생들이 23일 캠퍼스에서 각각 분노의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 학생들은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후보직 및 서울대 교수직 사퇴를 요구하며 이날 오후 8시 30분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 광장에서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연다. 집회를 주도한 학생들은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고 “매일 드러나고 있는 의혹들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자격뿐 아니라 교수 자격까지 의심케 한다”면서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에 분노해 서울대 학생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최 측 관계자는 “특정 단체가 주최하는 것이 아닌 재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집회”라면서 “정당이나 특정 정치 성향에 치우친 성격의 집회가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정의를 외치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앞서 조 후보자에 대한 촛불집회 주도자들이 특정 정치세력에 개입됐다는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학생들은 이러한 집회 취지를 고려해 태극기를 든 시민이나 정당 관련 의상을 입은 사람들은 촛불집회 출입을 금할 방침이다.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졸업한 고려대 학생들도 이날 오후 6시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조씨의 입학 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연다. 주최 측은 “본 집회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 세력과 무관하고, 외부세력의 결탁 시도도 거절한다”면서 “금전적 후원 역시 일절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 후보자의 딸은 고려대 입학 당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고교 시절 2주간 인턴으로 참여하고 제1 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논문 작성 참여를 포함해 10여개의 인턴십·과외활동 경력을 기재했는데, 활동 기간이 겹치거나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 후보자의 딸은 한영외고 재학 당시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한 뒤 해당 연구소 의학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됐다. 이어 학회지 논문 등재 1년 만인 2010년 3월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세계선도인재전형’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했다.조 후보자 측은 고려대 전형 당시 논문 실적에 대한 배점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반박했지만 조 후보자의 딸이 대학 입학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해당 논문 저자 등재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아예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조 후보자 딸은 이후 2015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이에 일부 고려대생들은 조씨가 대학에 부정 입학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학교 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고려대는 입학 사정을 위해 제출된 자료에 중대한 하자가 발견된 경우 입학 취소 처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경찰 과잉진압 닦아내자”… 홍콩에 ‘지하철역 청소’ 시위대

    트위터, 허위 유포 中계정 20만개 적발 행정장관 “사회 각계각층과 대화 희망” 홍콩 주재 英영사관 직원은 中서 실종 지하철 운행 저지 등 강경 투쟁을 전개하던 홍콩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지하철역 청소 퍼포먼스’를 통해 경찰의 과잉진압을 비판했다. 시위대에 대해 탄압할 빌미를 줄이고 시민들의 지지 여론을 얻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홍콩 더스탠더드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카오룽반도 쌈써이포 지하철역에는 마스크를 쓴 젊은이들이 물티슈와 걸레, 양동이 등을 들고 들어와 20여분간 청소를 했다. 온라인을 통해 만난 이들은 물티슈로 승차권 발매기와 주변약도 등 역내 시설을 깨끗이 닦아 냈다. 이들은 “더러운 때는 닦아서 없앨 수 있지만, 시민의 마음에 남은 상처는 없애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홍콩 시위대에 대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등 중국 정부의 여론전에 연루된 정황이 의심되는 계정을 적발해 삭제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위터는 19일(현지시간) 홍콩 시위대를 상대로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국가적 지원을 받는 작전에 동원된 계정 936개를 적박해 삭제하는 한편 이와 관련된 20만개 이상의 계정을 찾아내 활동을 중단시켰다. 적발된 계정들 중 일부 계정은 중국 IP 주소로 트위터를 이용했다. 트위터는 또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관영매체가 트위터에 올리는 광고에도 홍콩 시위대가 서양과 결탁했다는 내용이 담겼다며 광고를 받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도 1만 5000명 이상의 사용자가 포함된 7개 페이지와 2000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된 그룹 3개, 계정 5개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번에 적발된 인물들은 자신의 신분을 감추려고 했지만 자체 조사결과 중국 정부와 연관이 있음을 알아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이 시위대에 대화 플랫폼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와 각료들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경청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사회 각계각층과 진심 어린 대화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 시위를 놓고 영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는 가운데 홍콩 주재 영국총영사관 직원이 중국 본토에서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홍콩01이 전했다. 주홍콩 영국총영사관 직원 사이먼 정(28)은 8일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 선전으로 갔다가 돌아오던 중 연락이 끊겼다고 그의 여자친구 리모씨가 밝혔다. 사이먼 정은 영국총영사관 스코틀랜드 국제발전국에서 투자 업무를 맡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탱크맨 연상’…홍콩 경찰-시위대 사이 오열하는 할머니

    ‘탱크맨 연상’…홍콩 경찰-시위대 사이 오열하는 할머니

    지난 21일 밤 11시. 범죄인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모여있던 홍콩 위안랑(元朗) 전철역에 흰옷을 입은 남성 100여 명이 난입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시위대는 물론 행인에게까지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두르는 등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4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수십 건의 신고 전화가 빗발쳤지만, 홍콩 경찰은 35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나타났고, 괴한들을 체포하기는커녕 격려와 위로를 주고받아 충격을 안겼다.이른바 ‘백색테러’로 불리는 이 사건에는 중국 삼합회 일파인 ‘워싱워’ 등 폭력조직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경찰이 이들과 결탁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번지면서 잦아드는 듯했던 홍콩 시위가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지난 27일에는 백색테러에 격분한 시민 28만8000명(주최 측 추산)이 위안랑 역에 모여 대규모 규탄 집회를 벌이면서, 곳곳에서 흥분한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발생했다. 홍콩 경찰은 시위대에게 마구잡이로 곤봉을 휘두르고 후추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과잉 진압을 일삼았고, 결국 17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격렬한 충돌이 이어지던 이 날, 현장을 취재 중이던 프리랜서 기자는 전경들 코앞에서 호통을 치는 노인 한 명을 목격했다. 흰 머리에 지팡이를 짚은 노인은 “시위대에게 고무탄을 쏘지 말라”며 경찰들을 다그치고 있었다. 해당 사진이 공개되자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이 든 여성 시민이 방어선을 뚫고 경찰에게 다가가 젊은이들에게 고무탄을 쏘지 말라”며 울부짖었다고 설명했다. 홍콩 시민들도 중국 천안문 사태 당시 광장으로 들어서는 탱크를 맨몸으로 막아선 ‘탱크맨’이 연상된다며 이 노인을 ‘탱크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그러나 얼마 후 이 노인이 전경뿐만 아니라 경찰을 향해 돌진하는 시위대 역시 막아서는 모습이 추가로 공개됐다. 노인은 전경뿐만 아니라 시위대에게도 다가가 시위를 멈추라며 울부짖었으며, 대치 상태이던 경찰과 시위대 사이를 오가며 충돌을 저지하려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혼자 몸으로 충돌을 막기는 역부족이었고, 노인은 감정이 북받친 듯 오열하며 시위와 폭력으로 얼룩진 홍콩의 현실에 대한 한탄을 쏟아냈다. 중국 영자매체 상하이스트는 노인이 계속해서 눈물을 쏟아내 제대로 된 인터뷰를 할 수 없었고, 때문에 그녀가 시위 현장에서 무엇을 하려 했던 것인지 분명치 않은 상태로 남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경 앞에서는 호통을, 시위대 앞에서는 오열을 하며 충돌을 막으려는 노인의 모습에 현장은 숙연해졌고, 경찰과 시위대 모두 노인을 안전지대로 모시려 하면서 최소 단 몇 분간이라도 충돌이 멈췄다고 설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올스타전 줄세우기… 비인기 팀 에이스는 웁니다

    올스타전 줄세우기… 비인기 팀 에이스는 웁니다

    양 팀 선수 선정에 팬투표 비중 70% 차지 “올스타급 아닌데 특정 구단 팬심에 좌우” LG 7명· SK 6명, 베스트 12 절반 이상 성적 부진한 롯데·KIA·한화 전원 탈락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가 8일 발표한 올 시즌 올스타전의 베스트 12 엔트리를 놓고 특정팀 편중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2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올스타전 주인공들은 드림팀(SK, 두산, 삼성, 롯데, kt)과 나눔팀(한화, 키움, KIA, LG, NC)로 나눠 선발됐다. 뚜껑을 열고 보니 드림팀은 SK 와이번스가 6명, 나눔팀은 LG 트윈스가 7명으로 전체의 절반가량 점유하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현 선발 규정은 팬투표 70%와 선수단 투표 30%를 합산한다. 드림팀의 지명타자 두산 페르난데스와 유격수 두산 김재호를 제외하고는 양팀 모두 팬투표 결과와 베스트 12 명단이 정확하게 일치한다. 팬투표가 엔트리 명단을 좌우한 셈인데 선수 개인의 성적보다는 팬덤으로 특정 구단이 올스타를 독식하며 일부만의 축제로 전락하는 경향이 반복되고 있다. 나눔 올스타 3루수 LG 김민성의 경우 선수단 평가로는 최하위권이었지만 팬투표에서 1위에 올라 올스타에 선정됐다. 반면 키움 히어로즈의 용병 외야수 제리 샌즈는 뛰어난 성적으로 선수단 투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도 올스타에 선정되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팬들 사이에선 ‘팀 성적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주장과 ‘올스타급도 아닌데 올스타에 선정됐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팬투표 편중 현상은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2012년엔 롯데 자이언츠 선수 전원이 올스타에, 2013년엔 LG 선수 전원이 올스타에 뽑혔다. 2015년 올스타 선발 당시에는 아이돌 팬들과 야구 팬들이 결탁해 상호 음원 밀어주기와 올스타 투표 밀어주기 거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KBO 올스타전의 공정성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부작용을 일으킨다. 해당 시즌 팀 성적이 부진할 경우 개인 성적이 뛰어나도 올스타에 선발되지 못하는 경우가 반복된다. 올해는 롯데,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단 한 명도 베스트 12에 포함되지 못했다. KBO는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4년부터 선수단 투표 합산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팬투표의 비중이 커 특정 구단의 팬심이 올스타전 선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허점이 남아 있다.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 출전 기회가 부여되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인기 구단에선 잘하고도 올스타전에 출전할 기회가 적다. 투표는 팬심을 자랑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동시에 특정 구단으로의 쏠림으로 비인기 구단 팬은 올스타전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용철 KBS N 해설위원은 “KBO에 맞는 투표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수가 납득할 만한 선수가 출전해야 올스타전도 빛나고 자랑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올스타 최다 득표는 2008년 롯데 타자 카림 가르시아에 이어 외국인 역대 두 번째로 SK의 제이미 로맥이 차지했다. 팬투표에선 LG의 김현수가 정상에 올랐지만 선수단 투표 합산치에서 근소한 차이로 2위로 주저앉았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프로야구] 올스타전 줄세우기… 비인기 팀 에이스는 웁니다

    [프로야구] 올스타전 줄세우기… 비인기 팀 에이스는 웁니다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가 8일 발표한 올 시즌 올스타전의 베스트 12 엔트리를 놓고 특정팀 편중 논란이 일고 있다. 오는 2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리는 올스타전 주인공들은 드림팀(SK, 두산, 삼성, 롯데, kt)과 나눔팀(한화, 키움, KIA, LG, NC)로 나눠 선발됐다. 뚜껑을 열고 보니 드림팀은 SK 와이번스가 6명, 나눔팀은 LG 트윈스가 7명으로 전체의 절반가량 점유하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현 선발 규정은 팬투표 70%와 선수단 투표 30%를 합산한다. 드림팀의 지명타자 두산 페르난데스와 유격수 두산 김재호를 제외하고는 양팀 모두 팬투표 결과와 베스트 12 명단이 정확하게 일치한다. 팬투표가 엔트리 명단을 좌우한 셈인데 선수 개인의 성적보다는 팬덤으로 특정 구단이 올스타를 독식하며 일부만의 축제로 전락하는 경향이 반복되고 있다.  나눔 올스타 3루수 LG 김민성의 경우 선수단 평가로는 최하위권이었지만 팬투표에서 1위에 올라 올스타에 선정됐다. 반면 키움 히어로즈의 용병 외야수 제리 샌즈는 뛰어난 성적으로 선수단 투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도 올스타에 선정되지 못했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팬들 사이에선 ‘팀 성적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주장과 ‘올스타급도 아닌데 올스타에 선정됐다’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팬투표 편중 현상은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2012년엔 롯데 자이언츠 선수 전원이 올스타에, 2013년엔 LG 선수 전원이 올스타에 뽑혔다. 2015년 올스타 선발 당시에는 아이돌 팬들과 야구 팬들이 결탁해 상호 음원 밀어주기와 올스타 투표 밀어주기 거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KBO 올스타전의 공정성을 떨어뜨리는 동시에 부작용을 일으킨다. 해당 시즌 팀 성적이 부진할 경우 개인 성적이 뛰어나도 올스타에 선발되지 못하는 경우가 반복된다. 올해는 롯데,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선수들이 단 한 명도 베스트 12에 포함되지 못했다.  KBO는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2014년부터 선수단 투표 합산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팬투표의 비중이 커 특정 구단의 팬심이 올스타전 선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허점이 남아 있다. 감독 추천으로 올스타전 출전 기회가 부여되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인기 구단에선 잘하고도 올스타전에 출전할 기회가 적다. 투표는 팬심을 자랑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지만 동시에 특정 구단으로의 쏠림으로 비인기 구단 팬은 올스타전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용철 KBS N 해설위원은 “KBO에 맞는 투표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수가 납득할 만한 선수가 출전해야 올스타전도 빛나고 자랑스러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올스타 최다 득표는 2008년 롯데 타자 카림 가르시아에 이어 외국인 역대 두 번째로 SK의 제이미 로맥이 차지했다. 팬투표에선 LG의 김현수가 정상에 올랐지만 선수단 투표 합산치에서 근소한 차이로 2위로 주저앉았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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