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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聯政구상 있다면 떳떳이 밝혀라

    정치권에서 ‘합당론’에 이어 ‘연립정부론’ 파문이 일고 있다.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은 여권이 민주당 인사에게 입각을 타진한 배경을 해명하면서 “(연정은)전 세계가 다하는 지극히 당연한 정치행위”,“선진국 정치의 보편적 현상”이라고 밝혔다. 청와대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연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오해를 살 만한 언급이었다. 헌정사에서 집권쪽의 정계개편 시도가 욕을 먹었던 까닭은 선거 표심을 왜곡하는 것과 함께 돈·권력에 의한 회유가 개입했기 때문이다. 지역분할 구도를 심화시키는 후진적 이합집산도 비난의 원인이 됐다. 청와대 브리핑이 밝혔듯이 이념·정책에 따른 합당, 연정, 정책연합은 언제라도 추진할 수 있다. 과거보다 공작적 요소가 덜하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지금 거론되고 있는 합당·연정론 역시 의도가 투명하지 않다.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호남표 결집을 의식했거나, 열린우리당의 과반이 깨지는 것을 보충하려는 정치 술수로 비친다. 합당·연정 추진의 정당성과는 별개로 여권내의 혼란스러운 양상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는 합당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청와대 브리핑’은 딴소리를 하는 듯하고, 일부 열린우리당 인사들은 합당의 필요성을 계속 개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 개혁파까지 뭉치는 ‘큰 그림’이 운위되고 있다. 새해 들어 실용주의가 국가적 공감대를 얻고 있다. 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대통령 지지도가 오르고 있다. 정계개편론으로 국력을 낭비해선 안 된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이중플레이를 한다는 의혹을 불식시켜야 한다. 합당·연정 의사가 없다면 억측을 부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국회에서 안정과반 유지가 꼭 필요하다면 그 배경을 국민들에게 떳떳이 설명하고 당 대 당으로 논의해야 한다. 그도 아니고 인재를 널리 구하는 차원이라면 준(準)거국내각의 틀을 걸고 야당과 공식 협의해도 된다. 경제살리기라는 대의명분이 있지 않은가.
  • [의회]여론 결집… 국회 공론화

    [의회]여론 결집… 국회 공론화

    용산구 의회가 경의선 용산구간을 지하화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구의회 김근태(원효1동·한강1동) 의원이 위원장, 용산출신 진영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고문을 맡는 ‘경의선 및 용산구 관내 철도 지하화 추진위원회’(이하 ‘지하화 추진위’)가 주민간담회를 잇달아 개최하는 등 여론 모으기에 나선 것이다. ●청파1·2가동 등서 주민설명회 개최 ‘지하화 추진위’는 지난 4일부터 19일까지 이 문제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청파1·2가, 효창, 용문, 원효1, 한강1·2·3, 이촌2동 주민들을 위해 설명회를 개최하고 토론을 벌이는 등 1차 활동을 마쳤다. 설명회와 토론에 참가한 주민들은 하나같이 경의선 용산구간을 지하화해 줄 것을 요구했으며, 일부 주민들은 “장기적으로 용산구 관내 전체 철도를 지하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용산∼문산 46.4㎞에 대한 경의선 복선전철화 사업은 2009년 완공 예정인 사업으로 용산구가 문제를 제기하는 곳은 효창공원∼용산(2.1㎞)간이다. 지하화 추진위에 따르면 이 구간은 당초 지하화하기로 한국철도시설공단 측과 약속돼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8월 공단측이 지상에 건설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이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공단측은 예산 등의 문제를 들어 여전히 경의선 용산구간은 지하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역 국회의원과 구의원 8명이 속한 ‘지하화 추진위’는 지난해 11월 구성됐다. 구의회 차원에서 ‘경의선 용산구간 지상건설 반대 결의문’을 발표하는 등 많은 노력을 펼쳤지만, 적극적이고 민첩한 대응을 위해서는 특별 위원회를 따로 구성해야 한다는 필요에 의해서다. ●국회 건설위 소속의원과 세미나 갖기로 ‘지하화 추진위’에서 간사를 맡고 있는 김제리(효창동)의원은 “추진위가 따로 구성되고 이 지역 국회의원까지 가세한 만큼 경의선 용산구간을 반드시 지하화시킬 것”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1차 활동을 마친 ‘지하화 추진위’는 앞으로 진영 의원과 협의해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과 세미나 등을 갖는다는 계획이다. 또 주민들의 지하화 의견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서명운동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방침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책잔치 코앞인데 출판계는 내전중

    ‘2005 프랑크푸르트도서전’ 주빈국 참가,‘2007년 유네스코 서울 책의 수도’ 행사 등 굵직한 국내외 도서 행사를 치러야 하는 출판계가 갈수록 내홍의 모습을 보여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우리 출판계가 내부 갈등을 빚으면서 한목소리를 내지 못해온 가운데, 특히 오는 2월 중순 치러지는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회장 선거를 앞두고 고질적인 구태가 표면화하고 있다. 김경희 지식산업사 사장과 한철희 돌베개 대표는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현 출협 집행부가 지도력 부재로 분열된 출판계 통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두 사람은 정진숙 을유문화사 회장, 민영빈 시사영어사 회장 등 출협회장을 지낸 출판 원로와 김언호 한길사 사장, 박맹호 민음사 회장, 김혜경 푸른숲 사장 등 중견출판인 43명이 이름을 올린 ‘2005년 한국출판인선언’이란 성명에서 “출협은 출판계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강도 높은 자기개혁 작업에 나서야 한다. 새로운 리더십 창출을 위해 용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며 사실상 현 집행부의 차기 출마 포기를 요구했다. 이들은 여론 수렴을 거쳐 출협의 새로운 탄생을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정일(일진사 대표) 출협 회장은 “출판계 일부의 의견 차원에서 받아들이겠다. 그러나 사전에 제대로 된 의견 교환도 없었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또 “분열된 출판계 통합과 발전을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나섰다면 언제든지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출협 선거와 관련 모종의 의도가 개입됐을 가능성을 간접 시사했다. 현재 한국 출판계는 교과서와 참고서, 전집류를 주로 발간하는 출판사들이 가입한 58년 역사의 대한출판문화협회와 단행본 위주로 책을 내는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로 갈라져 적지 않은 갈등을 빚어왔다. 두 단체 어느 곳에도 가입하지 않은 한 출판인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출판계가 갈라져 갈등의 골이 깊어졌고, 출판단체들은 친목단체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출판계가 극심한 불황으로 허덕이고,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같은 국가적 대사를 앞둔 상태에서도 패거리를 지어 눈 앞의 이익만 좇는 것 같아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집행위원장으로서 위상이 한층 강화될 출협회장 자리를 놓고 벌이는 ‘감투싸움’이라는 곱지 않은 시각도 적지 않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盧대통령, 경제살리기 청사진 제시

    盧대통령, 경제살리기 청사진 제시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경제살리기의 청사진을 비롯한 한해 동안의 국정운영 기조를 밝힌다. 노 대통령은 회견에서 국민소득 2만달러의 ‘선진한국’ 청사진에 걸맞은 경제 도약과 반부패 투명사회라는 국정방향을 강조하면서 정치권과 노동계를 포함한 국민적 역량 결집과 자신감 회복을 호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12일 “기자회견에서는 경제 살리기와 투명사회 구축방안이 비중있게 언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도약을 위한 사회문화적 토양 조성과 시민의식 고양을 위한 반부패 투명사회 구현을 내세워 시민사회 주도로 추진 중인 ‘반부패 투명사회 협약’을 긍정 평가하고 정부 차원에서의 역할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儒林(263)-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儒林(263)-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제2부 周遊列國 제6장 孔子穿珠 이처럼 공자 스스로 정하였던 공문십철의 십대제자 중 민자건과 자하(子夏) 두 사람만 빼놓고는 모두 학문을 버리고 정계로 나아가거나 질병으로 중도하차하는 운명을 맞게 된다. 이는 예수의 경우와는 정반대현상인 것이다. 예수도 산에 들어가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한 후 12명의 제자를 뽑는다. 이들 중 예수를 단돈 은전 서른잎에 팔아넘긴 배신자 가롯 유다를 빼놓으면 모든 제자들은 스승이었던 예수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서 순교하였는데, 이에 비하면 공자의 제자들은 대부분 학문의 길을 버리고 벼슬을 하였던 것이다. 석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석가의 제자들도 스승이 열반하자 제1대 수법제자인 마하가섭(摩詞迦葉)의 사회로 왕사성 밖에 있는 필발라굴에서 500여 성승(聖僧)이 모여 경전을 결집하는 작업에 정진하였던 일과도 대비되는 일인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예수와 석가는 인간을 구원하고, 인간의 미망을 깨우치기 위해 사바세계로 뛰어든 천지창조 이전부터 준비된 영원의 빛이라면 공자는 철저하게 인간 그 자체였던 위대한 인격의 완성자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자는 기독교와 불교를 창시한 교주인 예수와 석가와는 달리 철학자이자 사상가였으며, 성인이라기보다는 철인이었던 것이다. 바로 이 점이 공자가 예수와 석가와 더불어 세계 3대 성인으로 추앙받으면서도 공자가 창시한 유교가 종교나 신앙으로 발전되지 못하고 후대의 양명학이나 성리학 같은 인간학의 학문으로 발전된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공자가 스스로 제정한 10대제자 중 말년에 공자가 편저한 경전과 고대문화 연구의 성과를 다시 해석하고 또 후세에 전하여 공자의 학문을 계승하는데 공헌하였던 사람은 복상(卜商)이라고 불리었던 제자가 유일하다. 그의 자는 자하로 위나라 사람이었다. 자하는 공자보다 마흔네 살이나 아래였으니, 마흔다섯 살이나 아래였던 자유와 더불어 공자의 제자 중에서 가장 막내였다. 다른 제자들이 모두 정계로 나아가 벼슬을 하였던 것에 비해 자하는 주유열국을 끝내고 노나라로 돌아와 73세에 죽을 때까지 6년간 학문에 정진하였던 스승의 곁에서 경전의 편저를 도왔을 뿐 아니라 중국의 옛 문헌 및 고대문화에 대해서 깊은 연구를 하였던 수제자였다. 불교의 경전이 25년간 시자로 있었고, 석가의 사촌아우로 뛰어난 미모와 빼어난 총기로 항상 석가의 곁에서 총애를 받았던 10대 제자 중의 한사람이었던 아난다가 마침내 법상위에 올라 “비구의 여러 권속들이/부처님을 떠나서는/넓고 넓은 허공에 퍼진 별들이 /달(月)을 여윈 것처럼 광범치 못하노라.”하고 노래 부른 후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오서 아무 곳에 계시면서 아무 것을 말씀하셨고 이 말씀을 인간과 하늘이 받들어 행하였다.”라고 말함으로써 경전을 기록하는 제1성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초기 경전의 시작은 아난다가 기억하는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如是我聞)”라는 문장으로 시작되고 있음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공자의 말씀을 기록한 논어의 편찬도 자하의 작품이라는 설이 유력하게 전해오고 있다. 전해오는 전설에 의하면 중요한 유가의 경전들은 모두 그 전승에 있어 자하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전설들은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자하가 시, 서, 악, 춘추와 같은 경전에 누구보다 깊이 연구하고 박학하였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사실인 것이다.
  • [좋은도시 만들기] (9)’뉴어버니즘’ 운동

    [좋은도시 만들기] (9)’뉴어버니즘’ 운동

    1800년대 중반 미국 서부지역에서 금을 채취하기 위한 ‘골드 러시’ 현상이 빚어진 이래로 미국의 도시들은 양적 팽창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밖으로’확장해온 미국의 도시에서 1990년대 이후 변화의 조짐이 드러나고 있다. 도시 내부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온갖 도시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은 미국의 시행착오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유펜) 조너선 바넷(Jonathan Barnett) 교수와 성균관대 김도년 교수의 미국 필라델피아 현지대담을 통해 현대 도시가 안고 있는 문제와 풀어야 할 숙제 등을 짚어봤다. 바넷 교수는 뉴욕시를 비롯한 각종 도시계획에 참여하고 있으며, 새로운 도시 운동인 ‘뉴어버니즘’(New Urbanism)의 대표주자이다. ●김도년 교수 뉴어버니즘 운동은 도시 공간을 재편성해 토지 이용의 효율을 높이자는 기치를 내걸었는데. ●조너선 바넷 교수 국토 규모가 비슷한 미국과 중국을 비교해 보자. 미국의 인구는 중국의 4분의1 수준이지만, 미국에서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땅은 중국의 2배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이 돈을 흥청망청 쓰는 졸부처럼 땅을 부주의하게 다뤘다는 증거다. 결국 땅을 낭비한 셈이다. 이 때문에 교외지역은 값싼 토지와 새로운 기반시설을 활용, 빠르게 성장했다. 반면 기존의 도시 공간은 방치되다시피해 슬럼화 등의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김 교수 뉴어버니즘 운동에서 가장 중요하게 간주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넷 교수 이웃 관계 회복을 통한 커뮤니티(지역공동체) 활성화다. 대표적 도시문제 중 하나인 범죄율 상승은 주민간 결집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다. 하지만 도시가 익명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구조로 바뀌면 범죄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배치가 이뤄지면 지역사회는 더이상 익명성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김 교수 커뮤니티 활성화는 주민들의 몫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다양한 계층이 함께 사는 것을 꺼리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저소득층은 상대적 박탈감을 이유로, 부유층은 집값 하락이라는 현실 논리를 들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바넷 교수 미국에서 가난한 사람들만 모여 사는 곳은 정부가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 임대주택이 거의 유일하다. 부유층은 저소득층이 스스로 얻지 못하는 각종 혜택을 나눠줄 수 있다. 이를 통해 부유층은 저소득층과의 계층 갈등을 줄여나갈 수 있다. 즉 더불어 사는 삶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비결인 셈이다. 박탈감 또는 우월감은 주민의식의 성숙 문제이다. ●김 교수 많은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이기 위해서는 쾌적한 환경이 우선돼야 한다. 친환경적 생태도시 건설이 필요한 이유다. ●바넷 교수 도시 재편성의 방향은 생태도시라고 할 수 있다. 생태도시는 미래 세대를 위해 자원 사용을 최소화하는 ‘지속가능한 개발’과 자연친화적 주거환경 조성 등 두가지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인 ‘그린 빌딩’(친환경건물)이나 자동차가 아닌 사람 중심의 도로, 바람의 효과와 오염의 영향을 고려한 건물 배치 등이 필요하다. 자연의 조화로운 상태를 이해하고 이를 따르려고 노력하면 자연 이상의 도시를 만들 수 있다. ●김 교수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도시들은 재개발을 수익사업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다. 부동산개발업자들은 사람들의 수요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도시 전체 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시도는 게을리한다. 때문에 건물에 대한 고층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이는 도시계획과 건축의 다양성을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그럼에도 수익률을 고려한 개발논리가 앞서는 상황이다. ●바넷 교수 지구단위계획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흔히 도시환경 향상에 기여한다기보다 난개발을 막는 것으로 잘못 이해된다. 지구단위계획이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형태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각종 바람을 세부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강한 규제와 제한이 필요할 수도 있다. 지구단위계획에서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지구단위계획은 사람들의 다양한 생활패턴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고 필요한 것을 고르는 일은 바로 주민들의 몫이다. 도시계획은 이처럼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성을 강화해야 한다. ●김 교수 고층화는 고밀화와 필연적으로 연결된다. 주거와 업무, 상업기능이 혼합된 즉 ‘근린주구’를 실현한 곳에서는 고밀개발이 일정부분 필요하다. ●바넷 교수 고밀화가 삶의 질을 급격히 하락시키는 수준으로 진전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용도만을 갖춘 신도시나 위성도시를 개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김 교수 한국의 도시들은 선택가능한 도로의 수는 적은 반면 지나치게 넓은 대로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교통신호에 의해 통제되는 도로는 사람이 아닌 자동차를 위한 공간으로 변질됐다. 이는 원활한 교통소통에도 지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발길을 줄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바넷 교수 블록(건물구획·Block) 단위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뉴욕의 경우 1900년대에 형성된 좁지만, 촘촘히 얽혀 있는 도로가 지금도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누구도 더 넓은 도로를 원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로의 크기보다 수에 관심을 갖는다. 건물 1층을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점으로 채우고,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좋은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정리 필라델피아 장세훈 특파원 shjang@seoul.co.kr ■ 김도년 교수 ▲성균관대 건축학과 졸업 ▲미국 뉴욕 프랫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건축대학원 도시설계학 석사 ▲서울대 건축학과 박사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위원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실무 및 지구단위계획위원회 위원 ▲건설교통부 신도시포럼 위원 ▲한국 초고층건축포럼 운영위원 ▲한국 도시설계학회 이사 ■ 조너선 바넷 교수 ▲예일대 졸업 ▲캠브리지대 석사 ▲예일대 박사 ▲펜실베이니아대학(유펜) 도시계획학 교수 ▲미국 건축가협회 회원 ▲미국 도시계획가협회 회원 ▲뉴어버니즘학회 회원 ▲미 연방정부를 비롯, 뉴욕시 등 10여개 도시 도시계획 고문 ▲‘WRT’(도시계획 및 디자인 전문회사) 도시계획(Urban Design) 책임자 ■ ‘뉴어버니즘’ 운동은 ‘볼품없게 변해버린 서울 도심지역을 되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서울 강남지역의 재건축을 규제해야 하나 허용해야 하나.’‘수도권의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신도시를 추가로 건설해야 하나.’‘지나친 고밀화를 막으려면 건물 높이를 몇 층까지 제한해야 하나.’ 이처럼 얽히고 설킨 도시 문제에 대한 답변을 찾다보면 ‘벙어리 냉가슴’을 앓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 본격화된 ‘뉴어버니즘’(New Urbanism) 운동에서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뉴어버니즘은 도시 문제를 진단한 뒤 새로운 도시적 삶을 위한 대안을 모색해보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우선 뉴어버니스트들은 도시 문제의 원인으로 무질서한 시가지 확산과 교통량 증가, 경직된 토지이용, 녹지공간의 단절 등을 꼽고 있다. 자동차가 등장한 이후 미국에서는 시가지가 교외로 빠르게 확장됐다. 이에 따라 상가나 학교 등 생활 기반 시설이 미처 들어서기 전에 주택만 빽빽하게 지어진 것이다. 한마디로 자동차가 없으면 쇼핑도 학교도 가기 어려워졌다. 자동차가 필수품이 되면서 자원낭비, 공해 증가 등의 문제를 초래했다. 산업화 이후 토지의 용도를 주거·상업·공업지역 등으로 구분하면서 도심지역은 공동화 현상이, 교외지역에서는 경제적 계층 분리가 심화됐다. 뉴어버니스트들은 이런 문제점과 함께 도시 팽창은 자연녹지 잠식과 무리한 공공투자를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토지 손실과 공동체의식 상실로 이어진다고 역설한다. 그 대안으로 뉴어버니스트들은 대도시의 경우 주변 확장보다 내부 재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거·상업·업무기능 등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근린주구(近隣住區)’ 또는 ‘직주(職住)균형’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다양한 계층이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공간’(Open Space)을 곳곳에 마련해야 한다고 뒷받침했다. 교통수단을 다양화하고 보행자 중심의 도시설계가 이뤄지면 도시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뉴어버니스트들은 말한다. 즉 버스정거장에서 반경 400m, 지하철역은 반경 500∼800m 범위 내에서는 사람들의 이동이 원활한 만큼 고밀개발을 통한 토지이용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뉴어버니즘은 기존 도시에 대한 반성을 통해 도시를 재구성, 인간과 환경 중심의 공간으로 되살리는 새로운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이같은 뉴어버니즘의 가치는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뉴타운사업 등에도 도입, 실천되고 있다. 장세훈 특파원 shjang@seoul.co.kr
  • [신년릴레이 인터뷰] (4)박철곤 국조실 심사평가조정관

    [신년릴레이 인터뷰] (4)박철곤 국조실 심사평가조정관

    “더 이상 업무 따로, 성과 따로, 평가 따로가 되면 안 됩니다. 새해에는 지난 연말 발표한 업무평가 결과가 각 부처의 인사와 예산 등에 적극 반영되도록 할 것입니다.” 정부 부처의 업무평가작업을 총괄 지휘하는 박철곤 국무조정실 심사평가조정관(1급)은 10일 “아직도 정부 각 부처의 정책목표가 추상적이고, 이를 평가할 성과지표 역시 정교하지 못하다.”면서 정부업무 평가에 대한 각 부처와 일선 공직자들의 인식 부족을 아쉬워했다.“부처의 정책목표가 뚜렷하고 성과지표가 구체적이어야 조직의 힘이 결집되고, 구체적 정책성과를 거둔다.”는 것이다. 이에 덧붙여 “정책의 품질을 보증하고 행정이 의도한 목표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려면 평가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고 평가업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조정관은 지난해 임명되자마자 정부업무평가체계를 바꿨다. 성과별로 부처를 한 줄로 세워 발표하던 것을 ‘우수’ ‘보통’ ‘미흡’ 등 세 부류로 묶은 것이다.‘미흡’ 판정을 받은 부처들이 “업무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볼멘 소리를 냈다. 박 조정관은 그러나 “부처가 제시한 목표 달성도를 기준으로 정책단계별로 끊어 평가한 것이므로 각 부처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정부의 업무평가 작업은 이르면 올해부터, 늦어도 내년부터 완전히 개편된다. 국무조정실 중심으로 이뤄지던 것을 각 부처가 자체적으로 평가한 뒤 기획예산처와 중앙인사위, 행자부, 정보통신부가 각각 재정성과관리, 인사관리, 조직관리, 정보화관리 등 4개 분야별로 나눠 재평가한다. 또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국가평가위원회는 이 평가과정이 적절했는지를 다시 평가한다. 다중구조의 평가 인프라가 구축되는 것이다. 박 조정관은 “내년부터 평가 인프라가 본격 가동되면 지금의 단편적 평가가 상·하향식 통합 평가로 바뀌고 그만큼 업무효율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평가결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정착될 것”이라고 말했다. 총리실은 최근 각 부처에 지난해 업무평가 결과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계획서를 제출토록 지시했다. 박 조정관은 “부서별, 개인별로 성과상여금 등에 평가결과를 반영토록 할 것”이라며 “각 부처가 제대로 이를 이행하지 않을 때는 올 연말 업무평가 때 해당부처에 감점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클릭이슈] 교육자치·행정자치 통합 논란

    [클릭이슈] 교육자치·행정자치 통합 논란

    교육계가 새해 벽두부터 들끓고 있다. 교육자치와 행정자치의 통합 여부를 놓고 뜨겁게 맞붙고 있다.2004년이 저물어 갈 무렵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지방교육자치제도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불을 붙였다. 교육의 시·도지사인 교육감을 시·도지사와 함께 직접 선거로 뽑고 교육위원회를 시·도 의회에 통합시킨다는 게 골자다. 일선 자치단체는 교육감마저 시·도지사의 러닝메이트나 임명직으로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교육계는 속내야 조금씩 다르지만 결사 반대하고 있다. 행정자치와 교육자치 통합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과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미뤄둘 일만도 아니다. 한번쯤 공론화해서 중간점검을 할 때가 되었다. 정부혁신위의 공론화를 계기 삼아 핵심쟁점에 대한 양측의 주장을 정리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정인학 교육대기자 chung@seoul.co.kr ■ 핵심 쟁점 (1)행정자치와 교육자치에 대한 요즘의 논의는 결국 통합 여부입니다. 기본적인 입장을 밝혀 주십시오. (2)그동안 교육위원회와 시·도 의회는 같은 교육 관련 업무를 중복해서 의결함으로써 비효율성이 지적되어 왔습니다. 행정자치와 교육자치 통합 명분이 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3)행정자치와 교육자치 통합 논의의 핵심은 교육감과 시·도지사와의 역학관계일 것입니다. 광역 단체장과의 바람직한 위상, 그리고 선출 방식을 제시해 주십시오. ■ “전문성 훼손” “이원화 폐해” ●안승문 서울시 교육위원 (1)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은 심각합니다. 지역주의가 지방정치를 좌우하고, 전시행정이 횡행하는 상황에서 정치에 교육을 맡기는 것은 시기상조입니다. 교육감을 시·도지사의 하부기관으로 하거나, 교육위원회를 시의회에 편입시키는 것은 반대합니다. 지방교육자치법이 정치인이나 정당에 가입한 적이 있는 사람은 교육위원이 될 수 없게 하고 있는 것도 정치인과 교육자의 역할을 구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헌법 31조 4항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는 것은, 교육이 정략이나 파당적 이해에 좌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2)그렇습니다. 특히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심의가 함께 진행되는 9월부터 12월초까지는 교육청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지요. 교육 관련 의결기관은 반드시 일원화되어야 합니다. 시·도의회의 교육관련 상임위를 없애고 교육위원회가 명실상부한 의결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일반행정과 달리 교육행정은 교육 경험과 교육적 안목을 필요로 합니다. 시의원들은 교육과정의 편성과 운영, 교육방법 개선, 교사연구와 연수지원 등 교육청의 장학행정을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의 역할을 할 수 없습니다. 우리 헌법이 교육의 전문성을 보장하고 있는 바로 그 까닭일 것입니다. (3)광역 자치단체가 교육청에 주는 ‘법정전입금’은 교육에 쓰기로 되어 있는 세금을 단지 거두어 교육청에 전해주는 것일 뿐입니다. 따라서 시장이나 도지사가 진정으로 교육에 관심이 있다면 ‘비 법정전입금’(시·군·구의 교육경비보조금)을 늘려 학교교육 여건 개선에 기여하거나, 학교 건립 부지를 특별히 확보해주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한 특별한 지원을 원활하게 하려면, 매월 혹은 격월로 교육감과 시장, 교육장과 구청장이나 군수의 정례협의를 제도화하면 좋을 것입니다. 시·도 교육감이나 교육위원은 주민의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충선 서울시의회 교문위원장 (1)교육은 지식정보화사회에서 국가발전의 초석이자 국가경쟁력의 원천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은 공교육의 황폐화, 획일적 평준화체제, 사교육의 팽창 등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1991년 이래 교육자치가 실시되었지만 지방교육의 발전으로 승화되지 못했습니다. 교육청은 교육부 눈치 살피기에 급급하지만 자치단체장은 교육행정에 권한이 없어 손을 놓을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 독일, 미국 등 선진국처럼 지방정부에 교육자치와 행정자치를 통합하여 일원화하여 교육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이 풀뿌리 민주주의 본래의 취지에 타당할 것입니다. (2)그렇습니다. 예산, 결산, 조례 등 교육사무의 의결기관이 교육위원회와 지방의회의 이원적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마찰이 빚어졌습니다. 또 업무가 중복되는가 하면 이중적 의사결정으로 인한 행·재정상의 낭비 등 비효율성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육에 대한 국민적 식견도 높아졌습니다. 사회 여건이 획기적으로 달라졌습니다. 기존 교육 위원회를 지방의회의 상임위원회로 통합하여 주민의 대의기관인 지방의회가 교육문제를 다루도록 함으로써 이원화의 폐해를 해소하고 지방정부와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지방교육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3)지방 교육사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서는 교육행정기관을 지방정부에 통합하여 교육행정기관의 장을 부단체장으로 직제를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자치단체장과 러닝메이트로 주민이 선출하게 하는 방법과 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는 방안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주민의 직선으로 선출하는 방안도 있지만 교육자치와 행정자치간 연계를 강화하여 역량을 결집시키기 위해선 자치단체장의 러닝메이트로 주민이 선출하게 하는 방안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그래야 자치단체장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지방교육문제의 해결에 주력할 것입니다.
  • [사설] 각계 대표들의 ‘희망제안’

    사회 원로들과 각계 대표들이 어제 발표한 일자리 만들기와 새 공동체 건설을 위한 ‘2005 희망제안’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수출 2500억달러, 경상흑자 280억달러에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지만 생계불안에 직면한 빈곤층도 500만명에 달한다. 갈수록 심화되는 빈부 양극화에 이념·지역·노사 갈등이 합쳐져 우리 사회의 통합을 가로막고 있다. 상생과 동반성장을 위한 대타협은 상대방의 양보만 강요하는 구호로 전락한 지 오래다. 사사건건 반목하고 대립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살리기에 앞장서고 재계와 정치권이 적극 협력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지만 각 경제주체들의 마음을 한데 모으지 못하고 있다. 반목과 불신의 골이 메워지지 않은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원로 및 종교·사회단체 대표들이 평생학습체제 구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사람이 존중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희망제언’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합의를 도출하자는 사람 중심의 새 질서 창조 발의인 것이다. 우리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노사정뿐 아니라 실업자, 노인, 농민, 여성 등 사회구성원 모두가 동참하는 ‘사회적 협약’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이익집단간의 대립과 반목도 조정할 수 있고, 실추된 공권력의 권위도 회복할 수 있다.‘희망제언’처럼 정부와 정치권은 정책적인 뒷받침을, 기업은 투명·신뢰경영을, 중소사업자는 자생력 확보를, 노조는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지식인과 사회지도층은 분열에 앞장서거나 위기 상황 앞에 몸을 숨기는 비겁한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새마을운동이 산업화과정에서 국민 역량을 결집시키는 중심에 서 있었다면,‘희망제언’은 정보화·지식산업시대를 이끄는 시대정신이 되어야 한다. 각계의 적극적인 동참을 촉구한다.
  • [이경형칼럼] “그 입 다물라”

    [이경형칼럼] “그 입 다물라”

    한국 정당의 황폐한 문화는 어디서 연유한 것인가.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당의장이 피를 토하듯 사퇴의 변을 하고 있는데, 한 당원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이부영 당원, 이제 (평)당원 맞지요. 그 더러운 입 걷어치워요.” 이 전 당의장이 지난 3일 시무식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관철 등 당내 강경론자들을 겨냥,‘과격한 커머셜리즘’이라고 비판하던 말 끝에 이런 막말이 나왔다. 즉흥적인 야유라고 가볍게 보기에는 너무 무거운 소동이다. 이러한 소동이 일어날 수 있는 정당 내부 토론 문화의 삭막함이 문제이기 때문이다.‘계급장’뗐으니 같은 평당원으로서 못할 말이 뭐 있겠느냐는 저돌성이 음습하게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나와 상대방과의 다름을 용인하고, 대화를 통해 서로 접점을 찾는 정당의 기본적인 협상 문화는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정당간에 상생은 그만두고, 정당 내부에서조차 상생 아닌 상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니 국민들은 기성 정당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연말 서울신문이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 63.5%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대답했다. 한나라당(14.7%), 열린우리당(12.8%)도 겨우 10%대에 머물러 도토리 키재기였다. 상생의 정치를 내건 17대 국회가 정기 국회까지 치렀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벌써 싹이 노란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4년전 16대 국회 출범 후 실시한 여론조사 때 ‘지지정당 없음’이 47.9%였던 것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진 것이다. 집권당 지도부의 총사퇴를 불러온 이번 사태는 당내 강·온파간의 갈등과 대립 때문에 초래되었다. 그러나 좀 더 들여다보면, 두 가지의 원인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하나는 대통령이 당총재를 겸하던 이른바 ‘제왕적 총재’가 존재하지 않은 데서 오는 혼란 현상이다. 절대 권력의 카리스마가 교통정리를 해주지 않으면 그저 지지고 볶는 저급한 정당 문화에 젖어 있다. 당내 자율적인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작동하기까지 겪을 수밖에 없는 과도적 ‘성장 진통’으로 볼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다른 하나는 열린우리당 내부의 정치 세대간 이념 분화에서 오는 노선 투쟁의 일면으로 파악된다. 당내 당권파, 친노직계, 재야파, 개혁파 등 계파적 친소 관계를 떠나 3선 이상 중진들의 온건 노선과 초선 중심의 강경 노선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점이 그렇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배경이 황량한 정당 문화의 원인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 정당내 극한적 노선 투쟁은 당의 분열이나 당력의 소진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이런 투쟁은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아집과 독선이 판을 친다. 자신은 선명하고 상대방은 야합으로 몰아세운다. 당내 민주적 토론을 통해 절충점을 찾기는 정말 어렵게 된다.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도 그렇다. 국보법을 폐지하여 형법으로 가든, 대체 입법으로 하든, 법 체계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떤 행위를 했을 때, 죄의 유무를 가릴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두느냐 마느냐가 핵심인데, 지금 강·온 양파는 본질과 관계없이 이념 논쟁으로 덧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당 문화가 갈수록 살벌해지고,‘전부가 아니면 전무’식으로 나간다면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결집하여 국정에 반영하는 정당정치의 본령을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 계급장 떼지 않고 정장 차림으로 생산적 토론을 할 수 있는 정당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권위주의는 버려야 하지만 권위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당원간에 수평적 동지 의식을 갖는 것은 좋으나, 당직이나 국회의원들의 선수(選數)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은 정당 운영이나 국회 운영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열린세상] 2005년의 한류와 반일은?/임춘웅 언론인

    이른바 ‘한류(韓流)’와 관련해서 요즘 일본에서 전해오는 뉴스들은 한국사람들까지 놀라게 한다. 그래서 가끔 우쭐해지는 느낌을 갖는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당혹스럽기도 하다. 전혀 예기치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12월19일 일본의 NHK 위성방송은 무려 8시간에 걸쳐 한류특집방송을 했다고 한다. 일본의 어떤 교수는 한류가 일본인, 특히 일본여성들을 ‘꿈의 포로’로 만들어 버렸다고 쓰고 있다. 이제는 미국·캐나다는 물론 유럽에서까지 일본의 한류바람을 보도하고 있다. 동남아 여러 지역에서 한류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일이다. 한데 일본의 경우는 좀 다르다. 여러 면에서 한국보다 앞서 있는 나라이고 또 일본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전반적으로는 한국을 매우 비판적으로 보았던 나라이기 때문이다.60∼70년대 일본 지식사회에서 한국은 차라리 혐오의 대상이기도 했던 것이다.‘혐한론(嫌韓論)’이 그것이다. 혐한에서 한류까지, 반전이 채 10년도 걸리지 않았다. 참으로 극적이다. 그 배경으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일본인들의 인식이 대체로 바뀌고 있는 변환의 시점임을 지적하는 이가 있다. 그것은 2001년 도쿄 지하철역에서 일본인의 목숨을 구하고 죽은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군의 의로운 행동이 일본인들의 마음을 크게 감동시켰고, 한국의 경제발전과 2002년 월드컵때 길거리 응원에서 보여준 한국인들의 결집력과 활력에 자극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던 터에 ‘겨울연가’가 다시 일본인들의 마음에 산뜻한 감상을 안겨주었다는 얘기다. 그럴듯한 설명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일본의 ‘욘사마 열풍’을 설명하는 데는 60여년 전 미국의 저명한 문화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의 연구보다 적절한 설명은 없을 듯하다. 일본에 한번도 가보지 않고 쓴 ‘국화와 칼’은 아직도 일본문화를 이해하는 데 그만한 책이 없을 만큼 일본연구의 고전에 속한다. 베네딕트는 저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일본인들은 명예를 매우 중시해서 자기 명예를 더럽혔다거나 상대로부터 모욕을 받으면 기필코 복수를 하거나 죽음으로라도 손상된 명예를 회복하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에 갓푸쿠(割腹)가 많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45년 일본의 항복을 받아 본토에 상륙한 미군은 일본에서 패전의 굴욕을 참지 못한 나머지 집단 자결이 이어지고 요즘 이라크에서처럼 미군에 대한 대대적인 테러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에서 맥아더 사령부는 한때 전전긍긍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려했던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사람들은 미군을 따뜻하게 환영해주었다. 미군 혼자 길거리를 다녀도 전혀 위험하지 않았다. 미군 당국은 이런 뜻밖의 현상에 한동안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그것은 일본을 제대로 몰라 혼동이 있었을 뿐 일본인들은 일본인의 방식대로 일관성을 유지했고 명예를 지켰다고 베네딕트는 지적하고 있다. 당시 일본이 명예를 지키는 길은 미국을 환영하고 미국을 배움으로써 가능하다고 일본인들은 즉각 발상을 전환했다는 것이다. 졌으면 깨끗이 승복하고 승자에게서 배우는 게 일본문화의 뿌리라는 설명이다. 지금 일본에서 일고 있는 한류를 이해하는 데 베네딕트의 연구를 상기시키는 일이 적절한지는 의문이 없지 않지만, 그의 연구는 한류로의 반전을 이해하는 데는 참고가 될 것이다. 현실을 있는 대로 즉각 받아들이는 일본문화의 개방성과 현실성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2005년은 한·일관계에서 매우 의미있는 한해가 될 것 같다. 광복 60년이 되는 해이고 을사조약 100년이 되는 해이다. 또 한번 캘린더 저널리즘이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이다. 광복과 을사조약을 되새기자면 일본의 어두운 그림자들이 다시 떠오르게 될 것이다.2005년이 시작됐다. 올해 한국에서 일본을 되돌아보는 일과 일본의 ‘욘사마 열풍’은 어느 지점에서 교차하게 될지 궁금하다. 임춘웅 언론인
  • 국책사업 표류로 부처 ‘발동동’

    국책사업 표류로 부처 ‘발동동’

    정부의 대형 국책사업이 ‘중단’,‘유보’,‘추가논의’ 등을 이유로 줄줄이 해를 넘기면서 조속한 방향설정과 집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장기불황으로 공공사업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시점이어서 추진 여부를 서둘러 확정, 국가 에너지를 결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5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설립, 새 원자력발전소 건립 등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새만금 간척지와 경부고속철 천성산 구간은 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불안하게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는 국회에서 법 통과가 안돼 올 상반기 중 설립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다. 정부는 원전센터 후보지로 1986년 경북 영덕을 시작으로 충남 안면도, 경북 울진, 인천 굴업도, 전북 부안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주민 반발 등에 번번이 막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확정조차 못했다. 이 문제와 맞물려 당초 지난해 7월 공사에 착수하려던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원전 건립 문제도 제자리걸음이다. 건설비용만 신고리 4조 9000억원, 신월성 4조 7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0조원에 가까운 돈이 ‘낮잠’을 자는 셈이다.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이라는 목적으로 추진됐던 KIC는 공사법 제정안이 국회 재경위 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해 올해 상반기 중 설립이 불투명해졌다. KIC는 20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해외 자산에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대외결제수단인 외환을 투자에 쓰는 데 대한 논란과 운용의 투명성 등에 대한 일부 국회의원과 시민단체의 의문제기 등으로 오는 2월 임시국회 통과도 난망이다. 새만금사업 용도 변경과 경부고속철도 천성산·금정산 터널공사도 정확한 정책 방향 설정이 배제된 가운데 1년 내내 표류를 거듭하다 결국 미완의 과제로 분류됐다. 새만금사업의 경우 서울행정법원이 이달 중순 조정권고안을 낼 예정이지만, 정부와 시민단체는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한 채 대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법원은 조정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판결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정부가 당초 계획을 수정해야 하거나,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8월 중단됐던 천성산·금정산 터널공사도 11월 말부터 재개됐지만 대법원에 재항고된 상태여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실이 하루평균 70억원, 완공이 1년 늦어지면 2조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 배전사업 분할 계획이 전면 유보돼 미래의 전력산업 구조 개편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고 다른 산업분야 공기업의 민영화 과제에도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책사업이 표류하면서 재계에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대형 국책사업의 차질은 국가적인 리더십 약화에 따른 정책불안감으로 인식돼 민간의 투자심리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5% 달성을 하지 못하고 4%대에 머물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수조원대의 국책사업들이 중단됐기 때문이며, 이는 서민경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면서 “올해 예정된 국책사업들만 실행해도 경기를 되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연구위원도 “주먹구구식 국책사업 추진은 지양해야 겠지만,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흔들리지 않는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균 장세훈기자 windsea@seoul.co.kr
  • 올 ‘금융대전’ 예고

    “2등이란 없다.” 을유년 새해 첫 영업일인 3일 은행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밝힌 각오가 비장하다. 올해 본격화될 ‘금융대전’을 앞두고 열린 은행들의 시무식은 승리를 다짐하는 출정식 분위기였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올해는 글로벌 은행들이 국내시장에서 본격적인 토착화 전략을 추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면서 “이들과 국내 대형은행들간, 그리고 국내 은행들끼리의 치열한 상품과 서비스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국민은행의 중점 과제로 ▲조직체제 정비 ▲영업력 확충 ▲자산건전성 향상과 부실 축소를 위한 여신관리체제 정비 ▲기업금융과 파생상품 개발역량 강화를 꼽았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수익기반 확충과 선도은행 자리를 놓고 주요 은행들이 정면 승부를 펼치는 금융대전이 전망된다.”면서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발로 뛰는 영업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행장은 금융대전 승리를 위한 중점 추진사항으로 ▲고객의 성공을 지원하는 최고의 파트너 ▲영업수익 극대화 ▲건전한 여신문화 창달 ▲인적자원 역량제고 및 최고 전문가 양성 ▲경영효율 개선과 비용 절감 등을 제시했다. 신상훈 신한은행장도 “올해는 은행들이 사활을 걸고 전쟁을 치르는 ‘빅뱅’ 원년이 될 것이며 전쟁에서 2등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신 행장은 이어 “고객중심의 마케팅, 최적의 수익구조 구축, 글로벌 경쟁기반 강화 등을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많은 은행들이 우리를 강력한 경쟁상대로 지목해 철저히 준비하는 만큼 진정한 통합을 완성하고, 차별화를 통해 잠재력을 실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책은행장들도 경쟁체제 강화를 선언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씨티은행 등 글로벌 강자들이 국내시장에 상륙하면서 은행간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면서 “이번 전쟁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행장은 승리를 위해 젊은이의 도전정신을 갖자는 ‘청년 기업은행’ 운동 전개를 선포했다. 신동규 수출입은행장은 “올해 중동 및 브릭스(BRICs) 국가들에 대한 시장개척에 모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면서 “해외자원개발 및 중소기업 발굴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설] 경제살리기 약속 반드시 지켜라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해 말 앞으로 경제살리기에 ‘올인’하겠다고 천명한 데 이어 신년사에서도 동반성장을 강조하면서 상생과 연대의 정신, 양보와 타협의 실천이 절실한 때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이 문제를 푸는 데 여와 야, 진보와 보수, 성장과 분배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역시 신년 단배식에서 경제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재계는 말할 것도 없고 서민들도 우리 경제가 힘찬 경적을 울리며 다시 성장동력을 점화하기를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 연초마다 되풀이되는 의례적인 구호와 소망으로 치부하기에는 새해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은 너무 심각하다. 환율과 유가 등 원자재값 불안과 같은 대외 변수가 암초처럼 버티고 있는 가운데 대내적인 불확실성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은 새해 첫날 신년하례에서 “새해에는 큰 갈등이나 싸울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낙관적으로 전망했지만 과연 그렇게 될지 의문스럽다. 그럼에도 새해에는 갈등의 고리를 끊고 서민들의 고단한 삶에도 성장의 온기가 미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고질화된 노사대립, 맹목적인 반기업·반부자 정서, 정책의 불확실성,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 등 우리 경제를 옭맨 고리부터 벗어던져야 한다. 정부와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10년 후,20년 후 생존을 위해 각기 주어진 몫에 먼저 매진해야 한다. 특히 기업들은 더이상 외부환경만 탓하지 말고 성장 엔진을 발굴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만 ‘고용없는 성장’과 양극화 심화라는 덫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 경제는 지금 일본형 장기침체냐, 불황 탈출이냐 기로에 있다. 외환위기 때처럼 국민 역량을 결집한다면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지만 지난해처럼 분열과 대립을 되풀이한다면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노 대통령과 정치권, 재계는 경제부터 살리겠다는 신년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것이 국민과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
  • ‘뉴 프런티어십’으로 재도약…다함께 가자

    ‘뉴 프런티어십’으로 재도약…다함께 가자

    새로운 ‘프런티어십’으로 재도약하자.’광복 60주년을 맞은 올해에 뉴 프런티어십으로 재도약해 새로운 미래를 열어 나가야 한다고 국민들은 갈망하고 있다. 도전·개척·창조 정신을 뜻하는 프런티어십은 사고와 행동의 울타리를 벗어나 강한 의지와 독특한 독창성으로 가능성을 만들어 가는 개념이다. 특히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국민들의 에너지를 결집시켜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어 가는 프런티어 리더십이 가장 절실한 덕목으로 꼽혔다. 서울신문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여론조사기관인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실시한 국민여론조사 결과 절대 다수의 국민들이 정치지도자에게 프런티어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정치 지도자들의 미래비전 제시능력은 2.24점(10점 만점)으로 낮게 나타났다.0∼1점은 아주 낮음,2∼4점은 낮음,5점은 보통,6∼8점은 높음,9∼10점은 매우 높은 수준을 뜻한다. 이남영 KSDC 소장(숙명여대 교수)은 31일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의 선진화 시대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프런티어 정신과 프런티어 리더십이 절실히 요구된다.”면서 프런티어 리더십의 구체적인 덕목으로 화합과 관용, 공익 우선 등 세가지를 들었다. 그는 이어 “한국형 프런티어 정신을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정치 지도자들의 환골탈태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조사에서 정치 지도자들이 갖고 있는 ‘관용과 상생의 정신’은 1.99점,‘공익 우선의 일관성’은 1.88점으로 상당히 낮게 나와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거의 한계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남영 소장은 “정치 지도자들 스스로가 자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고, 국민 에너지를 결집해 국가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이것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국민들이 정치권에 요구하는 강력한 주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사에서는 또 광복 후 60년 동안 역사의 흐름을 바꾼 가장 중요한 사건은 5·1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한국전쟁, 경제개발 5개년계획,5·18 민주화운동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극복하지 못한 과제로는 부정부패(33.8%), 빈부격차(28.9%), 이념갈등(12.2%) 등을 꼽았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민주적이고, 남한에 의한 흡수 통일의 통일 방식으로 남북 통일이 진행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광복 60년의 역사를 돌이켜 봤을때 긍정적이었다는 의견이 71.3%였고, 앞으로 우리 사회가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표시한 사람은 46.3%였다. 나빠질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32.3%였다. 자신의 이념을 보수와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는 각각 39.0%와 31.8%로 보수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중도적 성향은 29.3%로 참여정부 출범 이후 보혁갈등 속에 크게 축소되면서 사회 갈등의 완충지대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대통령의 2년 가까운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30.3%, 잘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43.0%였다. 특히 20대와 30대의 평가(지지도)는 각각 4.926점과 4.778점으로 40대(3.896점)와 50대(4.364점)보다 훨씬 높아 세대 및 이념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KSDC는 노 대통령의 지지도는 급락했다가 지난해 10월 이후 상승하는 추세에 있으며, 최근 청와대 조사에서 나타난 지지도 38%와 격차는 조사기법상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광복60주년 여론조사] (1)한국형 뉴프런티어십

    [광복60주년 여론조사] (1)한국형 뉴프런티어십

    일제의 암흑기를 벗어나 빛을 되찾은 광복(光復)의 기쁨도 잠시, 곧바로 형제가 총부리를 겨누는 동란을 겪어 잿더미 위에서 절망했던 우리 국민들은 지난 60년 동안 산업화로, 근대화로, 민주화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앞으로만 내달려왔다. 광복 60주년을 맞는 2005년은 한반도의 역사가 새 분수령을 맞는다는 점에서 의미깊은 시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듯 새로운 시대는 참신한 역사정신을, 획기적인 리더십을 갈망한다.21세기를 살아가는 국민과는 동떨어져 자꾸 과거로 회귀하는 정치권은 서울신문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철퇴를 맞았다. 그리고 정치권을 향한 국민의 쓴소리는 고스란히 역동적인 개척정신을 새 리더십으로 찾는 키워드로 연결되고 있다. 묵묵하게 척박한 땅을 일궈나가듯 뚜벅뚜벅 역사의 새 장을 개척할 수 있는 강인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을 우울하게 만드는 정치를 그만두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한국형 ‘개척정신’은 바로 이 점에서 필수적이라 하겠다.F학점조차 주기 아까운 현재의 정치 풍토는 국민들의 열망과는 한참 벗어나 있다는 것이 바로 이번 설문조사의 핵심이다. 국민들은 정치 지도자에 대한 형편없는 신뢰도를 근거로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개척정신에 대한 목마름을 표현했다. 여야 관계없이 정치 지도자를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000명 중 385명이 0점을 매긴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의 정치를 결코 신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신뢰도 1점 31명(3.1%),2점 119명(11.9%),3점 136명(13.6%),4점 66명(6.6%),5점 178명(17.8%) 등 F학점을 준 응답자가 전체의 91.6%였다. 반면 정치 지도자를 ‘매우 신뢰한다.’는 의미로 10점 만점을 준 응답자는 12명(1.2%)에 불과했다. 이를 바탕으로 책정한 정치 지도자 신뢰도 평균 점수는 10점 만점에 2.4점. 대학 성적표라면 졸업이 영영 불가능한 낙제점이다. 연령별로는 30대가 정치를 가장 불신하고 있었다.‘매우 불신’을 가리키는 0∼1점을 준 응답자는 20대에서는 33.9%를 차지했지만,30대는 46.4%나 됐다. 지역색이 강한 광주와 전남·북, 그리고 부산·울산·경남에서 ‘매우 불신’은 각각 39.4%와 34.5%에 그쳐 전국 평균 41.6%보다 낮았다. 그렇다면 국민은 왜 정치 지도자를 믿지 못하는가. 바닥으로 추락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어떤 덕목이 필요한가. 가장 손쉬운 답은 자고 일어나면 말이 바뀌고 행동이 180도 변하는 정치인의 ‘철새 근성’을 고치는 게 요체로 분석됐다. 이를 반영하듯 정치 지도자들이 공익을 우선시하고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가를 물었더니 최종 성적은 10점 만점에서 평균 1.88점에 그쳤다. 일관도가 매우 낮다고 답한 응답자가 1000명 가운데 540명으로 54%를 차지한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더니 날마다 몸싸움을 벌이느라 국민과의 약속은 공허한 폐휴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처럼 정치 지도자의 숱한 거짓말과 일관되지 못한 언행이 정치 불신을 부추기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관용·상생의 정신이 부족한 것도 한국 정치판이 발전하는 데 큰 걸림돌로 지적됐다. 정치 지도자가 관용과 상생의 정신을 갖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평균 1.99점의 형편없는 성적이 나왔다. 정치인들이 말로만 ‘상생’을 외치고, 실제로는 ‘상쟁’에 바쁘다는 것이다. 상생의 정치를 하고 있다는 답변이 전체의 2.4%에 불과했다는 점을 우리 정치 지도자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60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십은 어떤 덕목을 필수적으로 요청할 것인가. 다가올 앞날을 비춰줄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고,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번 설문의 취지다. 전체 응답자의 77.5%가 우리의 정치 지도자들은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능력이 ‘아주 부족’하거나 ‘대체적으로 부족’하다고 답했기 때문이다.10점 만점으로 평가하면 평균 2.24점에 불과한 초라한 성적표로는 쉬지 않고 바쁘게 변해가는 현대를, 그리고 국민의 행복을 이끌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리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중요 역사사건 조사 광복 60년동안 아찔한 속도의 경제 성장을 이뤄내면서도 폭력과 억압으로 물든 시대를 견뎌온 국민들은 공과(功過)에 관계없이 지난 세월을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60년 역사를 객관적으로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7.8%만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반면 응답자의 39.4%가 ‘매우 잘 가고 있다.’거나 ‘대체로 잘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렇다면 지난 세월 동안 한국의 역사 흐름을 바꾼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무엇일까. 응답자 1000명 가운데 16.6%가 선택한 1962년의 5·16이 단연 1위로 꼽혔다.2위를 차지한 1950년의 6·25 한국전쟁은 이보다 8.7%포인트 낮은 7.9%에 그쳤다. 5·16이 중요한 사건 1위로 선정된 사실은 함축하는 바가 크다. 당시 육군 소장이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무력으로 제2공화국을 무너뜨리고 정권을 장악한 이 사건에 대한 평가가 워낙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60년동안 무엇보다 세상을 한꺼번에 바꿔버린 6·25 한국전쟁보다 5·16이 1위에 올랐다는 점은 의미가 남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사건 자체의 긍정, 부정적 의미를 평가하기 전에 5·16의 주역인 박 전 대통령의 딸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004년 정치권의 돌풍으로 등장했던 것도 이번 조사 결과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5·16이 한국 근대사의 중요한 분수령이 됐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 자체가 곧 ‘박정희 향수’ 내지는 ‘한나라당 옹호’,‘박근혜 대망론’으로 연결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풀이다.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는 것이 지역별 분포도다. 단적인 예로 광주·전라 지역에서는 역사상 중요한 사건으로 6·25(15.3%)가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12.6%를 기록했다. 이 지역에서 5·16사건은 11.7%로 3위에 그쳤다. 반면 대구·경북 지역은 5·16사건이 14.6%로 1위를 차지했고,2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향수에 힘입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9.7%에 올랐다. 또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5·16 사건이 1위를 기록한 가운데 5·18 광주 민주화운동도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또 주목할 점은 역사적인 사건 TOP-10 가운데 1990년대 이후에 일어난 비교적 최근의 일은 ▲IMF구제금융(6위,1997년) ▲대통령 탄핵사건(8위,2004년) 등 2건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정리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아직 극복하지 못한 과제 격변의 세월을 겪으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가 극복하지 못한 과제로는 부정부패가 33.8%로 1위를 차지했다.2위는 28.9%가 응답한 빈부 격차가 차지했고, 이어 이념 갈등(12.2%), 지역 분열(10.3%), 학벌·지역 차별(9.6%)등의 순이었다. 그러나 미극복 과제에 대해서는 연령별로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20대의 경우는 빈부 격차(34.7%)를 부정부패(27.9%)보다 많이 지적했다. 또 이념 갈등(9.8%)이나 지역 분열(9.6%)보다는 학벌·지역 차별(14.9%)을 먼저 꼽았다. 그러나 30대는 20대와 달리 부정부패(39.7%)를 빈부격차(25.7%)보다 더 많은 비중으로 응답했다. 이런 추세는 40대(32.4% 및 28.%)와 50대 이상(34.3% 및 27.4%)에서도 비슷했다. 세번째 미극복 과제로 꼽힌 이념 갈등을 놓고 20대(9.8%)와 50대 이상(9.9%)은 비교적 낮은 비중을 차지한 반면 30대(12.9%)와 40대(17.0%)는 상대적으로 더 많았다. 또 이를 가정 소득별로 보면 150만원 미만 7.5%,150만∼300만원 13.9%,300만원 이상 18.0% 등으로 소득이 높을수록 이념 갈등에 관심을 더 보이고, 낮을수록 관심을 덜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부패를 가장 큰 미극복과제로 꼽는 데는 남성과 여성이 모두 33.8%로 일치했으나 2위 요인인 빈부격차에서는 여성(32.9%)이 남성(24.7%)보다 응답이 많아 경제문제에 훨씬 더 민감함을 반영했다. 학벌 차별에 대해서는 예상과 달리 고졸 이하보다는 대재 이상의 고학력층에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재이상 고학력층에서 학벌·지역 차별을 지적한 응답자의 ‘명문학교’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 여론조사 방법·필진 서울신문은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한반도의 현재를 진단하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숨가쁘게 달리기만 했던 지난 60년 세월을 돌아보면서 다시 역사의 새 장(章)을 여는 원동력을 찾아보자는 것이 이번 조사의 취지다. 언젠가부터 사회를 가르기 시작한 보·혁 갈등의 틀을 봉합해 새 시대로 함께 나갈 수 있는 공감의 리더십을 구해보자는 것도 이번 조사의 또 다른 숨은 취지였다. 이를 위해 지난 12월22일부터 이틀간 전국의 만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95% 신뢰 수준에 최대 허용 오차는 ±3.1% 포인트다. 이번 조사의 설계와 분석, 집필에는 ▲이남영(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KSDC 소장 ▲김형준(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KSDC 부소장 ▲김욱 배재대 정외과 교수 ▲김영태 목포대 정외과 교수가 참여했다. ■ 이남영 KSDC소장 총평 많은 국민들은 광복 이후 지난 60년동안 역사의 흐름을 바꾼 가장 중요한 사건이 5·16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지난 역사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좋아질 것이라고 긍적적으로 전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절대 다수의 국민은 한국 경제가 최소 5년 이내에 회복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우리 국민은 우리 역사와 미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긍정적인 국민의 에너지를 어떻게 결집하여 국가 발전으로 연결시켜 나가느냐의 문제가 한국 지도자들이 풀어야 할 최대 과제다. 그러나 한국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국민 불신은 한계에 이르고 있다. 한국 정치 지도자들의 자질은 매우 낮게 평가되고 있다. 특히 작은 이익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하는 일관성 있는 자세의 결핍, 미래비전 제시능력 부족, 그리고 관용과 통합을 중시하는 상생정신 결여의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21세기 한국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선진국 진입이다. 선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형 프런티어십이 필요하다. 특히 정치지도자들 스스로가 자질 향상을 위해 노력을 경주해서 국민 에너지를 결집해 국가 발전을 이룩해야 한다. 이것이 광복 60주년을 맞아 국민이 정치권에 요구하는 강력한 주문이다. 설문조사 내용 ■ 우선 통일에 관한 사항입니다. 통일은 상당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이 수반하는 민족적 과업입니다. 통일에 대한 의견을 0∼10점 사이의 점수로 말씀해 주십시오. 적극 동의하실 때에는 10점을, 전혀 동의하지 않으실 때에는 0점을 주시면 됩니다. 1)통일은 반드시 민주적이고 남한에 의한 흡수 통일이어야 한다. 2)남북한이 합의하면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에 의한 통일도 무방하다. ■ 다음은 북한 핵문제 및 대북 지원에 관한 사항입니다. 현재 남북한 관계는 개성공단 추진, 금강산 관광 등 협력 분위기가 있는 반면, 북한이 미사일과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서해 교전 등 위험 요소가 상존하고 있습니다. 3)북한의 위협에 대해 어떻게 느끼십니까?위협을 매우 크게 느끼면 10점, 전혀 위협을 느끼지 않으면 0점으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4)북한이 비록 김정일 공산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더라도 북한 동포를 위해 민족적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지원은 가능한 한 많이 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적극 동의하실 때에는 10점을, 전혀 동의하지 않으실 때에는 0점을 주시면 됩니다. ■ 다음은 외교 및 국방에 관한 사항입니다. 5)노무현 정부는 주한 미군 철수와 주한 미군 재배치 등의 문제에 대해, 더 이상 미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지 않는 협력적 자주 국방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매우 잘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10점을,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 다음은 경제에 관한 사항입니다. 6)현재의 수입이 일한 것에 비해 얼마나 적당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점수로 말씀해 주십시오. 매우 적당하다고 생각하시면 10점을, 전혀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7)현재 우리 사회에서 열심히 일하면 지금은 어렵고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나중에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매우 그렇다고 생각하시면 10점을,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 다음은 이념성향에 관한 질문입니다. 한 개인의 이념 성향을 논의할 때, 사회의 잘못된 것을 될 수 있는 한 빠르게 바꾸고 변화를 지향하는 것은 진보라고 하고, 사회 변화보다는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더 중요시하는 것을 보수라고 합니다. 8)응답자는 진보와 보수 중 어느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십니까?아주 진보면 0점, 아주 보수면 10점으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 다음은 성장과 분배(효율의 문제)에 관한 사항입니다. 9)사회 일각에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이 분배보다는 성장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경제가 어려운 만큼 성장보다는 분배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성장과 분배는 상호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견해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전적으로 동의하실 때에는 10점을, 전혀 동의하지 않으실 때에는 0점을 주시면 됩니다. 10)우리사회에서 요즈음 자주 언급되고 있는 ‘평등’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 다음은 정치 지도자 및 정당 평가입니다. 11)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10점을, 매우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12)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야당 대표로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매우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10점을, 매우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13)여야를 막론하고 정치 지도자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하십니까?매우 신뢰하시면 10점을, 전혀 신뢰하지 못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14)현재 어느 정당을 지지하고 계십니까? (1) 열린우리당 (2) 한나라당 (3) 민주노동당 (4) 민주당 (5) 자민련 (6) 기타정당 (9) 모름/무응답 15)우리 같은 사회에서는 “나 같은 사람이 정치문제에 대해 가타부타 의견을 표시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전적으로 동의하실 때에는 10점을, 전혀 동의하지 않으실 때에는 0점을 주시면 됩니다. ■ 광복 60주년 평가 16)광복 이후 60년 기간 동안 우리 역사의 흐름을 바꾼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17)광복 60년 기간 동안의 우리 사회에 대해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십시오. 아주 잘 가고 있다 100점, 아주 잘못 가고 있다 0점 , 그런 대로 잘 가고 있다 50점으로 말씀해 주시면 됩니다. 18)지난 60년을 회고해 볼 때,○○님께서는 우리 사회가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십니까?아니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매우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시면 10점을, 매우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시면 0점을 주시면 됩니다. 19)우리나라 경제가 앞으로 언제쯤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1)1∼2년 이내에 회복될 것이다. (2)5년 이내에 회복될 것이다. (3)10년 이내에 회복될 것이다. (4)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다. (9) 모름/무응답 20)광복 이후 60년 동안 한국사회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과정 속에서 아직도 우리 사회가 극복하지 못한 것이 있다면 다음 중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한가지만) (1)진보·보수간 이념갈등 (2)지역분열구도 (3)빈부격차 (4)부정부패 (5)학벌·지역 차별 (9)모름/무응답 ■ 21세기 한국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선진국 진입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은 국가 발전을 오히려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의 지적사항에 얼마나 공감하십니까?전적으로 동의하실 때에는 10점을, 전혀 동의하지 않으실 때에는 0점을 주시면 됩니다. 21)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이 공감하고 함께 노력할 수 있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22)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관용과, 대립보다는 통합을 중시하는 상생의 정신이 부족하다. 23)우리 정치 지도자들은 작은 이익보다는 공익을 우선시하는 일관성 있는 자세가 부족하다.
  • 2014 동계올림픽 유치후보지 평창 확정 김진선 강원지사

    2014 동계올림픽 유치후보지 평창 확정 김진선 강원지사

    “동계올림픽 유치에 모든 역량을 모으겠습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31일 평창이 2014 동계올림픽 유치 국내후보지로 최종 확정된 것과 관련,‘평화올림픽’을 모토로 북한과의 연계를 모색하는 등 전방위적인 유치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방위적인 유치활동 벌이겠다” 특히 지난해 12월 연어부화장 준공 당시 북한을 방문했을 때 이미 북측 민족화해협의회 회장과 합의서를 통해 북측으로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적극 지지 한다는 합의를 끌어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또 “동계올림픽 유치 열망을 보여준 도민들에게 감사한다.”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범국민적인 유치 열기와 의지를 결집하고 표출해 국제 무대에 전달토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범도민후원회 행사를 신호탄으로 국민적 열망을 모으는 일련의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2010동계올림픽 유치활동에 나섰던 조직은 당시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만큼 조직을 정비하고 보완해 새로운 역할을 맡길 것이라며 내년 1월중 광범위한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1월중 유치위 구성^범도민후원회 개최 특히 경기장 시설 등 세부계획이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치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이 핵심인 만큼 전문가그룹으로 드림팀을 보강, 국내외적인 홍보전략을 마련하고 단계별로 전방위적인 홍보 및 유치활동을 벌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동계올림픽은 국가적인 과제로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다고 강조한 뒤 모든 역량을 결집해 최종 유치에 성공,600년 강원도정의 역사를 새로 쓰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네오콘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네오콘

    “지금 중국도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데 유독 노무현 정부만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는 정권과 사랑하고 있다.”마이클 호로위츠 미국 허드슨 연구소 종교담당 선임연구원이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겨냥해 독설을 퍼부어 ‘네오콘’이 또한번 주목을 받았다. 미국의 신보수주의자를 뜻하는 네오콘은 미국 패권주의와 북한 적대국가에 대한 강경노선을 추구한다.9·11 테러 이후 이라크 전쟁을 일으킨 것도 이와 같은 배경에서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이라크 파병을 결정했지만 기본적인 노선에서 네오콘과 갈등을 겪을 소지를 안고 있다. 네오콘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포함해 한국의 정계 지도층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그들과 노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도 미국의 입장과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에 대외정책을 펴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네오콘이란 백과사전에 따르면 네오콘은 네오 콘서버티브(neo-conservatives)의 줄임말이다. 미국 공화당의 신보수주의자들 또는 그러한 세력을 통틀어 일컫는다. 힘이 곧 정의라고 믿고 군사력을 바탕으로 미국이 세계의 패권국이 되는 것을 최대의 과제이자 목표로 삼는다.1980년대 초 레이건 정권에서 세력을 얻은 뒤 클린턴 정권에서는 권력에서 밀려났다가 공화당의 부시 정권이 들어서면서 권력의 핵심으로 등장했다. 오로지 힘을 바탕으로 불량국가에 대한 선제공격 등을 감행함으로써 미국이 훨씬 적극적으로 국제문제에 개입해 새로운 국제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인물은 부시 정권의 핵심 인물인 체니, 럼즈펠드, 울포위츠, 리비 등이다. 정계와 언론계는 물론 싱크탱크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유대인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네오콘의 기원과 활동, 주장 네오콘의 사상적 교조(敎祖)는 “야만인들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자연의 권리이자 책임”이라고 주장한 미국의 정치철학자로 유대계인 스트라우스(Leo Strauss)다. 스트라우스의 사상적 후계자들은 미국과 서양문명을 구제하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힘의 사용이 정당화된다고 생각한다. 스트라우스 교수의 수제자는 앨럼 블룸 시카고대 교수로 1980년대 초 ‘미국 정신의 종말’이라는 저서에서 좌익 학자들이 대학에서 냉전시대의 안보 개념을 흐려놓아 민주주의 국가들을 무너뜨리려는 적들을 도와주고 있다고 나무랐다. 이러한 사상은 네오콘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정치적 기틀과 가치를 제공했다.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싱크탱크요 네오콘의 결집지가 ‘새로운 미국의 세기를 위한 프로젝트(PNAC:Project for the New American Century)’라는 단체로 1997년 6월에 창립됐다. 신보수주의는 원래는 20세기 초 서유럽에서 진보주의에 대립하여 자유주의적 전통을 보존하려는 정치적 신념체계를 지칭했다.1970년대에 나타난 신보수주의는 대체로 자유지상주의(libertarianism), 미국제일주의, 평등화의 거부, 그리스도 부흥으로 요약된다. 네오콘은 냉전시대의 승리자요 세계 유일 초강국인 미국은 21세기를 미국의 원칙과 이상을 전파할 세계적 지도력을 상실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세계 평화를 수호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는 미국은 그 힘을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위험이 도래하기 전에 이를 방지하여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여야 한다고도 한다. 따라서 국방비의 증액을 주장한다. 또한 민주주의 국가와의 유대를 강화해 비민주적인 국가를 견제할 것을 요구한다. 세계적으로 정치적, 경제적 민주주의를 권장하고 국제질서 유지를 위한 미국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라크 파병과 네오콘 네오콘과 결부지어서 생각할 문제가 이라크 전쟁과 한국의 파병이다. 네오콘을 등에 업은 부시 행정부가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주창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를 선제 공격한 것은 미국의 힘을 과시하고 소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불량국가를 응징하기 위한 것이었다. 독재국가의 지도부를 교체해 세계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의 파병은 어떻게 볼 것인가. 테러에 항전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와 주장을 따를 것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 정부도 고심했을 것이다. 파병을 반대하는 여론을 무시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미국의 요구를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전통적인 관계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파병에 반대한 사람들은 정부의 파병 결정이 줏대 없는 종속적인 행동이었다고 비난한다. 나아가 김선일씨 피살 사건도 파병을 결정한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를 구실로 이라크 침공을 자행하고 이라크 국민들을 끊없는 항전과 갈등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부시와 네오콘 세력에 분노의 화살이 향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사설] 박용성 회장의 잇단 쓴 소리

    재계의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또다시 정치권과 기업 등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박 회장의 말이 모두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새겨들을 부분도 적지 않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박 회장은 그제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춥다, 춥다하면 더 추운 법”이라면서 경제주체의 패배의식을 질타했다. 특히 어려운 경제상황을 이용해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재계의 속셈을 수긍하면서 “미래 불안 때문에 투자를 못한다는 것은 ‘빤한 거짓말’”이라고 꼬집은 대목은 한국 기업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박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4일 ‘경제유엔 수장’으로 일컬어지는 국제상업회의소(ICC) 회장에 선임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기업의 발목을 잡는 정치권과 가진 자들에 대해 일침을 가한 바 있다. 박 회장은 부유층을 겨냥해 “18억원짜리 집에 사는 사람이 부동산 세금 60만원 올라간다고 아우성을 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그의 발언은 종합부동산세 도입에 반대하는 여론을 제어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회장의 쓴소리가 나름의 공정성과 무게를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 회장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국가경제와 민생이 총체적인 위기국면에 처해 있음에도 정치권과 경제주체들은 제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파이’를 키우기는커녕 제몫찾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그러다 보니 성장률은 날로 뒷걸음치고, 죽어나는 것은 서민들이다. 제살 깎아먹기식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더이상 되풀이해선 안 된다. 그러기에는 우리가 처한 상황이 너무나 심각하다. 경제를 살리는데 각 주체가 역량을 결집해야 할 때다.
  • [日 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 (중) 역사왜곡, 누가 주도하나

    [日 역사교과서 왜곡 실체와 해법은] (중) 역사왜곡, 누가 주도하나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힘은 그들 주장의 논리성이나 합리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들에게 역사는 사실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에게 자부심을 주느냐 못 주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은 정·재계는 물론 언론계 등에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일본 우익의 뒷받침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 政·財·言 ‘새역모’ 전방위 지원 한때 1만명의 회원을 자랑했던 ‘새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은 최근 회원수가 줄고 있다. 해마다 200∼300명씩 떨어져 나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새역모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일까. 그것보다는 무관심이 늘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정·재계에 흩어져 있는 ‘새역모’의 배후 지지 세력들은 우익을 중심으로 해마다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일반 대중의 무관심에다 집요한 우익의 결집까지 더해지면 결정적인 기회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2001년의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 새역모는 더욱 집요해지고 있다. 새역모는 단순한 연구모임이나 단체가 아니다. 역사문제를 다루는 우익 모임으로는 자유주의사관연구회, 일본교육연구소, 역사교과서시정을 요구하는 모임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조직이 바로 새역모다. 자유주의사관연구회의 회원 대부분은 새역모 회원이다. 자유주의사관연구회는 일본교육연구소와 연결돼 있다. 일본교육연구소의 핵심인물은 전 자민당 중의원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다. 그는 자민당 역사검토위원회, 밝은일본국회의원연맹,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모임 등 우익 국회의원 단체들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이 중앙에서 활동하는 단체라면 실제 교육현장에서 뛰는 조직도 있다.2000년 결성된 ‘교과서개선협의회(개선협)’가 대표적이다. 문화청 장관 출신 미우라 슈몬(三浦朱門)이 관여한 이 조직은 각 지역단체와 연계해 교육위원회에 새역모 교과서를 쓰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이들은 역사서술에서 주변국의 이해를 고려하겠다며 1982년에 교과서 검정기준으로 삽입된 ‘근린제국조항’을 빼라는 등의 요구를 55만명의 서명과 함께 문부과학성에 제출했다. 뿐만 아니라 새역모는 정·재계에 광범위한 응원조직을 갖추고 있다. 미요시 도루(三好達) 전 최고재판장관이 97년 결성한 ‘일본회의’가 대표적이다. 평화헌법 개정을 요구하는 ‘일본회의’의 주요인물 가운데는 모모시마 유조(桃鳥有三) 일본청년회의소 대표, 이나바 고사쿠(稻葉興作) 일본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눈에 띈다. 일본회의와 연결된 국회의원 간담회 멤버로는 현재 경제산업상인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자민당 간사장 대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등 유력 정치인들을 포함,240여명의 의원이 가입해 있다. 일본회의는 그 아래 헌법연구회·정책연구회·국제위원회 등을 두고 있는데 이 모임들에는 새역모 멤버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마루베니, 도쿄미쓰비시공업, 후지쓰, 미쓰비시 종합연구소 등 이름만으로도 쟁쟁한 100여개 이상의 기업이나 기업 관련단체가 새역모를 후원하고 있다. 언론계에는 대표적인 극우신문 산케이를 비롯해 새역모 교과서를 출판하는 후소샤(扶桑社)를 계열사로 둔 요미우리신문도 새역모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종교계의 ‘원시복음·그리스도의 막사’라는 천황주의 단체도 지원세력. 이들의 전방위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새역모는 자체 구성 멤버도 탄탄하다. 한일합방은 한국인이 원했다고 주장하는 평론가 니시오 간지(西尾幹二)가 명예회장으로 있다. 다쿠쇼쿠대 교수인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우에하라 다카시(上原卓) 같은 학계인사는 물론 우치다 사토시(內田智)·다카이케 가쓰히코(高池勝彦) 변호사 같은 법조인,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엔도 고이치(遠藤浩一)·이치다 히로미(市田ひろみ) 등 다양한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일본 우익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역시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다. 공식적으로는 어느 단체에도 속하지 않았지만 매스컴에서 떠들썩하게 취급하는 그의 발언은 일본 우익의 심중을 대변한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도쿄도가 내년 4월 개교할 첫 도립 중고일관교인 하쿠오(白鷗)고교 부속중학교에 새역모 교과서를 쓰기로 지난 8월 결정했다는 점이다.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합친 ‘중고일관교’라는 개념 자체가 일제시대 명문학교 교육과정에서 따온 데다 왜곡교과서까지 채택한 것이다. 반면 일본 우익의 이런 전방위 공세에 대항할 시민사회단체들의 힘은 차츰 약화되고 있다. 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양미강 상임공동운영위원장은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조직의 활력이 떨어지는 데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가 이슈로 부상하면서 일본 우익이 시민단체에 붙인 ‘친북적’이라는 딱지가 장애물이 됐다.”고 전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민족·국가 초월성 집착 韓우익, 日우익 ‘닮은꼴’ 사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보다 더 큰 문제는 일본 우익의 자유주의사관 논리에 대한 우리의 반박논리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못하다는 데 있다. 외려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우익식 논리에 푹 젖어 있는 게 현실이다. 공주대 지수걸 교수는 “일본 우익의 특징은 국가·민족의 초월성이나 신성성에 대한 집착”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유구한 민족을 강조하는 우리도 일본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다. 일본은 ‘일본사’를 공부하는 데 반해 우리는 ‘국사’를 공부한다는 점도 시사적이다. 지 교수는 특히 대한민국 수도는 서울이어야 한다는 식의 역사정통론적인 시각은 더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우익도 한국역사교과서의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며 반격하고 있다. 여기에다 우리에게는 색깔론도 걸림돌이다. 지난 5월 금성출판사의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가 친북·반미라는 한나라당 권철현 의원의 주장이 대표적이다.‘반공적이다’‘천박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민중사관’이라 몰아세우는 한국 우익들의 논리는 자학사관을 코민테른사관이라 비난하는 일본 우익과 다를 바 없었다. 현 집권세력을 수구좌파로 규정하는 자유주의연대는 아예 창립선언문에 자학사관을 버리자는 일본 우익식 주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자유의 한계와 책임에 대한 논의를 무조건 좌파라고 몰아붙이는 우리네 우익과 주변국들의 역사교과서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하는 일본 우익은 닮았다. 재미있는 점은 문제가 된 금성교과서의 대표 집필자였던 한국교원대 김한종 교수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를 심층적으로 파고든 연구자였다는 사실이다. 일본 우익과 한국의 반공·우익이 묘하게 만나는 한 단면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日우익 자유주의 사관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에 집약된 일본 우익의 역사인식은 ‘자유주의 사관’이라 칭해진다.‘수정주의’라는 용어도 쓰지만 단순히 ‘고친다’는 의미로만 비춰질 수 있어 자유주의라는 말을 쓴다. 이는 기존 역사서술이 좌파적 시각에서 비롯된 ‘자학사관(自虐史觀)’이라는 비판에서 출발하는 것과도 관련 있다. 91년부터 자학사관을 비판하고 나선 새역모의 핵(核) 도쿄대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 교수는 자유주의 사관을 ‘사관(史觀)의 자유주의’로 정의하고 있다. 역사를 보는 데는 다양한 관점이 있을 수 있고, 이 다양한 관점을 억누르지 말고 공개적으로 토론해 보자는 논리다. 언뜻 19세기식의 낭만적 자유주의의 색채가 묻어나는 이런 주장은 역사서술에 대한 ‘책임’을 굳이 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녹아 있다. 기존 사관에 대해서는 마르크시즘, 다시 말해 소련의 국익이라는 관점에서 서술됐다는 ‘빨간칠’도 빼놓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학사관은 ‘코민테른사관’이라고도 불린다. 후지오카 교수는 ‘오욕의 근현대사’라는 글에서 자유주의 사관의 핵심 테마로 5가지를 제시했다.▲메이지유신(明治維新)은 위대한 민족주의 혁명이다 ▲일본의 근대화는 위로부터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근대화다 ▲러시아의 위협이 없었다면 군사대국화로 가지 않았을 것이다 ▲대동아 전쟁은 전략적인 선택의 오류에 지나지 않는다 ▲전쟁에 대해 무조건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일본은 서구제국의 침략에 대한 방어막이었고 동아시아 국가들의 근대화에 도움을 줬다는 대동아공영권의 또 다른 표현이다. 후지오카식 주장은 관점의 자유에서 ‘사실에 대한 자유’라는 반역사학적인 단계로까지 확대된다. 난징대학살이나 강제동원,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그 시대 전쟁 중에 흔히 있었던 일로 일본만 지나치게 가혹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불만 섞인 투덜거림에서 아예 ‘그런 사실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거짓 주장으로까지 발전한다. 이는 곧 역사교과서에서 관련 서술을 빼야 한다는 논리로 옮아간다. 올해 1월 일본 우익을 분노케 했던 대입시험 문제가 단적인 예다. 세계사 문제에서 정답으로 2차대전기간 동안 일본에 의한 강제연행이 있었다는 문항이 제시된 것. 우익세력은 문제 자체를 아예 무효화하자고 요구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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