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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통치코드 ‘칸막이 철폐’

    ‘부처 간 칸막이 철폐’ 발언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타결 이후 공무원 사회를 향한 박근혜 대통령의 ‘1성(聲)’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정 운영을 본격화하는 첫날의 언급인 만큼 상당한 무게가 실린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해석하고 있다. 18일 청와대의 한 주요 인사는 “칸막이 철폐는 박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부터, 나아가 후보 시절부터 입에 달고 다닌 표현이었다”면서 “인수위부터 지금까지 모든 회의에서 이 발언을 하지 않은 적이 없을 정도”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통합과 융합이라는 시대정신을 행정으로 구현하는 길이고, 정부 효율성의 전제 조건이며 예산 낭비 방지의 핵심으로, 국민을 위한 행정의 필수조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칸막이 철폐가 공무원 사회에 적용될 박 대통령의 새로운 ‘통치 코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간 정권 초기마다 ‘공무원 길들이기’, ‘윽박 지르고 손보기’ 등으로 공무원 사회를 쥐고 가려 했으나 결국 이런저런 반발과 부작용을 초래하며 흐지부지됐던 전철을 밟지 않고, 건설적인 지향점을 제시함으로써 자발적이고 긍정적인 동참과 아이디어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청와대는 새 정부가 공식 출범은 늦었지만 공무원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짐으로써 빠르게 역량을 결집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두가 저마다 자기 밥그릇을 안고 있기 때문에 부처 이기주의를 외부에서 깨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자발적으로 깨고 나오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청와대는 칸막이 철폐 작업 과정에 우선 ‘민원’ 또는 ‘국민’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민원의 피드백 구조를 만들자”고 강조하고 “대통령 당선 이후 ‘희망나무 복주머니’를 통해 365개의 민원을 받았다.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서 ‘정부와 청와대가 책임감을 갖고 있구나’ 하는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를 ‘수요자 맞춤 현장 행정’으로 명명하면서 “국민을 국정의 중심에 두고 수요자 맞춤 행정이 성공할 때 진정한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원카드를 작성해 국민이 느낄 수 있을 때까지 피드백을 하라”고 거듭 주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간 행정 민원인들은 ‘우리 소관이 아니다’, ‘우리 힘으로는 할 수 없다’는 답변에 좌절하곤 했다”면서 “민원을 피드백하기 위해서는 부처 간 협업체제를 갖추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돈’(예산)도 활용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하나의 일에 태스크포스팀(TFT)이든 협의체든 만들게 하고 예산도 각각의 부처에 주지 말고 협의체에 전달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공무원이 가장 중시하는 ‘평가’도 이용된다. 개인과 개별 부서를 대상으로 이뤄졌던 평가를 협의체를 중심으로 하겠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모든 것을 국가가 주도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민·관이 협조할 수 있는 광의의 협의체를 만들어 달라”면서 “인프라를 구축해 놓으면 열린 소통이 이뤄지고 창의적 아이디어가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정회… 정회… 파행… ‘반쪽 청문회’

    정회… 정회… 파행… ‘반쪽 청문회’

    1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정회를 거듭하다 결국 파행으로 끝이 났다. 이번 박근혜 정부 조각과 관련한 인사청문회가 파행으로 종결된 것은 남 후보자가 처음이다. 야당 측이 19일 청문회 재개를 위해 의사일정을 변경하자는 안을 최종 제안했으나 서상기 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음에 따라 사실상 남 내정자에 대한 청문회는 ‘반쪽 청문회’로 막을 내렸다. 야당 의원들은 남 후보자에게 요구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에 크게 반발했다. 이날 예정했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물론 다음 날 청문회 일정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이날 청문회는 신상 관련 청문회를 공개로 진행한 뒤 북한 동향 등 정책 관련 질의는 보안상의 이유로 비공개로 전환했다. 정보위 소속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청문회 초반부터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질타하며 남 후보자를 몰아세웠다. 반면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 정도면 도덕성은 충분하다”며 남 후보자를 적극 변호했다. 유인태 민주당 의원은 “남 후보자가 대변인이 많아서 상당히 든든하겠다”며 신경전을 벌였다. 남 후보자는 5·16 군사정변에 대한 평가를 묻자 “그 시대를 살았던 한 개인으로서 답을 한다면 5·16은 쿠데타”라면서 “그러나 잘살고자 하는 국민의 열망을 결집해 산업화를 달성, 풍요를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정원 수사권을 검·경에 이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는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는 “안보 수사는 일반 수사와 다르다”면서 “전문성과 북한의 의도를 잘 아는 국정원이 수사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후보자가 자료 제출에 불성실했다는 점은 청문회 파행의 단초가 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남 후보의 자질과 철학을 검증하기 위해 북한의 대남적화전략 등 안보강연 자료를 요청했지만 고작 프레젠테이션 자료만 보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차용증은 조작됐고, 딸에 대한 3000만원 증여와 관련한 서면 답변서는 허위였다”고 밝혔다. ‘세 가지 투기 의혹’에 대한 검증도 이어졌다. 남 후보자가 육군참모총장 시절인 2003년 투기를 위해 경기 용인의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의혹과 투기과열지역인 위례신도시 택지개발지구 아파트 분양권 구입 의혹, 2004년 배우자 명의로 강원 홍천의 토지를 매입한 의혹이었다. 남 후보자는 “육군참모총장 재직 시기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소득보다 예금이 더 많은 재산 증식과정도 도마에 올랐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남 후보자는)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모두 7억 5000만원을 벌었고 실수령액은 6억원인데 늘어난 예금은 6억 1000만원”이라면서 “수입을 거의 남김 없이 저축하고 이슬만 먹고 살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남 후보자는 “평소 생활비를 적게 쓴다”며 “옷 한 벌을 15년 이상 입고 살았다. (입고 있는) 이 옷도 11년된 옷”이라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열린세상] 너무도 안이하고 징징대는…/김정현 소설가

    [열린세상] 너무도 안이하고 징징대는…/김정현 소설가

    지난 9일 아침,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한 도시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탔다. 승무원이 나눠주는 8일자 ‘환구시보’(環球時報)를 무심히 받아들었다가 아연실색했다. “평양, ‘제2차 조선전쟁’ 위협”이란 타이틀로 1면 전체를 할애한 기사는 금방이라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질 것 같았다. 비행기에서 내려 텔레비전을 켜니 중국관영 CCTV 뉴스채널은 물론, CNN 등 세계 여러 방송이 주요 뉴스로 관련 화면을 내보내고 있었다. 쪽배를 타고 다가오는 김정은을 향해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어 두 손을 치켜들고 미친 듯 환호하는 일단의 장병과 주민들. 광신 집단의 행태를 뛰어넘는 그 모습에 우리는 그저 익숙한 비웃음이나 지을지 모르지만 중국의 시청자들은 심각한 표정이었다. 남의 나라 일인데도 말이다. 다시 인터넷에 접속해 종편 뉴스채널을 연결하고 국내 여러 신문을 검색했다. 역시 헤드 뉴스는 모두 북의 협박과 그에 대한 상보였다. 하지만 남이 아닌 우리의 일인데도 남들의 보도보다 훨씬 가벼웠고 긴박감도 떨어졌다. 저절로 한숨이 새어나왔지만 한편 생각하니 너무도 익숙한 일이었다. 내 기억으로도, 들은 바로도, 우리는 종전 이후 단 한 차례도 북의 침략에 진정으로 분노하고, 결집된 국민의 의사로 보복을 거론한 적조차 없었다. 청와대 습격을 위한 침투에도, 아웅산 묘역의 그 참혹한 테러에도, 심지어는 무고한 민간인을 향한 연평도 포격에도. 과연 이건 담대함인가, 둔감함인가? 답은 이틀 후인 월요일 아침에 나왔다. ‘안보 위기에도 주말 골프장 메운 군 장성들’, 이게 무슨 소린가. 북의 위협보다 더 두렵고 기막힌 이 담대함이라니! 결코 둔감함으로 볼 수 없기에 담대함이라 말했지만 실상은 그도 아닌 듯싶다. 천안함 피폭사건 이후 어쩌다 마주친 북쪽 사람에게 들었던 얘기가 있다. 듣는 순간 분노보다 낯이 뜨거웠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고, 그래서 망각하려 애썼지만 이젠 전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당신들 군대는 어찌 기래, 얻어 맞았으면 제대로 복수를 하든지. 밖에서 두드려맞고 집에 돌아가 형에게 징징거리는 못난이처럼….” 대한민국 군대, 특히 어깨 위에 별을 단 수뇌부는 이 조롱에 뭐라 답할 것인가. 아주 가깝게는 이른바 ‘노크 귀순사건’ 때도 우리는 지휘관으로서 스스로 책임을 지기보다 눈물이나 글썽대는, 그야말로 ‘징징거리는’ 모습을 보고 말았다. 명색 군인이, 그것도 장군이 말이다. 북한의 1, 2차 핵실험도 그랬지만 이번 3차 핵실험은 그 의미가 사뭇 다르지 않은가. ‘머리 위에 인 핵’이란 수사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돼버렸다. 북은 공공연히 핵 전쟁을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눈앞에 직면한 고조되는 위협에도 군인이라는 이들이 한가하게 골프라니! 한두 번 겪은 공갈도 아닌데, 심리전 압박 운운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근거 없는 분석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군인이 할 말은 아니다. 진정한 군의 자세는 적의 사소한 공갈에도 단호한 태도를 보여 적을 뜨끔하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서 만만하게 보인 결과가 종전 후 지난 60여년 동안 끊이지 않은 적의 도발이었다. ‘군의 강경한 대응이 국민의 불안을 가져올 것을 우려해’ 따위는 이제 핑계조차 되지 못한다. 오히려 군이 너무 안일해 국민들까지 ‘머리 위에 인 핵’에도 무심한 지경이 됐다. 경제적 불안 운운도 군이 거론할 일은 아니다. 군은 오직 전쟁에 대비하는 집단으로서 본연의 자세를 지켜야 할 뿐이다. 강력한 군과 거기서 비롯되는 굳건한 안보, 건드리면 반드시 보복당한다는 본때는 오히려 경제 안정과 대외적 신뢰의 발판이 될 터이다. 더구나 작금의 첨예한 동북아 정세에서 ‘징징거리는’ 군의 자세로는 외교적 협상에서도 불리한 전제 여건이 될 뿐이다.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 국군을 사랑하고 믿는다. 그러나 일부 개념 없는 지휘부의 일탈이 그 사랑을 외면과 분노로 돌아서게 한다. 적의 위협 앞에서도 골프장 아니면 체력단련이 안 되는 군이라면 이참에 뿌리째 바꿔야 한다. 차라리 군 전용 골프장부터 폭격하라고 말하고 싶다. ‘골프장 출입금지 지시는 없었다’ 따위의 변명으로 조직을 보호하려는 자세는 더 염려스럽다. 창피함을 모르는 것을 넘어 뻔뻔하기까지 하기 때문이다.
  • ‘지각내각’ 13명 일성… 朴대통령 국정철학 ‘받쳐주기’

    ‘지각내각’ 13명 일성… 朴대통령 국정철학 ‘받쳐주기’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고서도 정식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던 ‘지각 장관’들이 11일 박근혜 대통령에게서 일제히 임명장을 받고 장관으로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 임명장을 받은 장관은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13명. 우여곡절 끝에 지각 취임한 장관들인 만큼 취임 일성에 온 나라의 귀가 쏠렸다. 단 몇 분짜리 취임사에 새 정부의 1기 내각 책임자로서의 각오가 실렸기 때문이다. 서남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공교육의 인성교육과 창의성 교육 달성에 초점을 맞췄다. 취임사에서 ‘인성’과 ‘품성’이라는 단어를 5번이나 언급했을 정도다. “교육의 본질과 학교의 본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역설한 서 장관은 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서도 공과를 따져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서 장관은 취임사 초고를 직접 작성하는 등의 애착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정복 행정안전부 장관의 취임사 키워드는 한마디로 ‘안전’이었다.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방점을 찍었다. 취임식을 마치자마자 유 장관은 곧바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최근 잇따라 발생한 산불 대처 상황부터 점검했다. 유 장관은 “1993년 3월 내무부에서 경기도 기획담당관으로 떠난 지 20년 만에 다시 행안부 장관으로 돌아온 감회가 깊다”는 소회를 밝히며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취임사에서 새 정부의 3대 국정 목표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재차 강조했다. 유 장관은 따로 취임식을 하지 않고 각 부서를 돌며 직원과 인사를 나눈 뒤 별도로 배포한 취임사에서 “지금까지의 문화정책은 보여주기 위한 양적 팽창에 치우쳐 있었다”며 직원들에게 창의적으로 일하고 구태의연한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며 열정과 소신, 책임감을 갖고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장관은 ‘창조경제의 패러다임’ 구축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동력 확충과 좋은 일자리 창출, 부문 간 균형 있는 성장을 이루자고 직원들에게 주문했다. 윤 장관은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SW), 지식과 제조의 융합을 통해 주력 제조업을 고부가가치화하고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형 신산업을 창출해야 한다”면서 “중소·중견기업이 창조경제의 주역이 되는 협력적 산업생태계 조성에도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법무 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면서 ‘공감하는 법치’를 약속했다. 그는 “법무·검찰이 법질서 확립을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고,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도 애써 왔지만 ‘국민을 위한 것이니 옳은 일’이라는 독단에 빠져 자만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논어 중 ‘날씨가 차가워진 다음에야 소나무의 푸름을 안다’는 뜻의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세한연후 지송백지후조야)란 구절을 인용, 국민이 공감하는 법무행정 실천으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다시 얻겠다는 각오를 비췄다.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취임 일성이 구체적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국민행복연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보건복지 정책의 틀을 세워가겠다”고 취임사를 한 뒤 곧바로 대한노인회를 방문하며 현장행정에 나섰다. “박 대통령의 특별한 신임을 받는 만큼 앞으로 정책 추진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부처 내 기대감이 크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속 가능한 환경복지를 위해서는 환경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환경복지를 골고루 누리면서도 발전을 실현하는 경제성장 모델국가, 환경보전 모범국가의 기틀을 다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며 “환경오염과 환경사고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해 가해자 배상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의 한 간부는 “환경정책 전반에 대한 높은 전문성과 오랜 행정 경험을 갖춘 부처 출신 장관으로서 부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동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농업이 그동안 안정적 식량공급에 주력했다면, 앞으로의 농업은 국민 건강을 챙기는 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면서“농업을 가공·유통·관광 등과 연계한 6차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취임식에서는 직원 대표가 ‘장관님께 바란다’는 제목의 메시지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직원들은 “세종 청사 근무 직원의 여건을 살펴달라”거나 “선망하는 중앙부처가 되기 위해 힘을 결집시켜 달라”며 애교 섞인 요구를 이 장관에게 전달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엄마 국가론’을 폈다. ‘일과 가정의 양립’을 국가가 가능하게 하고, 국가가 엄마가 되어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새 정부 국정운영의 핵심가치인 공개, 공유, 소통, 협력을 바탕으로 여성가족부가 하는 일에 기업, 관련단체,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민관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다부진 포부도 덧붙였다. 조 장관은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첫 싱글 여성대통령 정부의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여성가족부 장관이 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고, 청와대에서도 아직 그런 논의는 구체적으로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으로부터 아무런 말씀이 없었다”고 말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의 취임사 핵심은 ‘70% 달성론’으로 압축됐다. “새 정부가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해 고용률 70% 달성, 중산층 70% 복원을 약속했다”면서 “‘일자리 늘리기와 지키기, 그리고 일자리의 질 올리기(늘지오)’를 통해 희망의 사다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더욱 튼튼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윤병세 외교통상부 장관은 동북아시아 주변 4강 등과의 ‘신뢰 외교’를 핵심 업무로 제시했다. 대북 관계가 한 치 앞이 안 보일 만큼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취임한 윤 장관은 “새 정부 외교의 가장 큰 도전은 북한의 불확실성”이라고 밝혔다. 부처종합·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 안철수 ‘우유부단 극복·단일화 탈피·세력 결집’ 과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오는 4월 24일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직접 뛰어들기로 한 것은 ‘정치인 안철수’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는 예고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7일 안 전 교수 측근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안 전 교수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크게 세 가지의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우유부단한 이미지, 단일화 프레임, 세력화가 그것으로, 다시 정치를 시작한다면 이 세 가지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안 전 교수가 10월 재·보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정치권의 예상과는 달리 4월 선거에 직접 나서기로 한 것도 이 같은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안 전 교수 측은 지난 대선 때와 같이 ‘야권 단일화 프레임’에 빠지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핵심 관계자는 “안 전 교수가 돌아온다면 후보 단일화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단일화 프레임에 빠지지 않고, 새로운 정치를 한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세력과 조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생각도 지난 대선의 학습 결과다. 한 관계자는 “4월 선거의 승리가 새 정치 세력화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신당’의 창당 시점도 10월 재·보선 이전으로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 전 교수 측은 4월 선거에 대비한 사전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안철수재단’은 최근 ‘동그라미재단’으로 이름을 바꾸고 김영 이사장을 새로 선임했다. 지난해 8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안 전 교수의 이름을 딴 안철수재단의 기부행위가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는 해석을 내렸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포스트 차베스’ 주도권 놓고 정국 요동…反美 벨트 구축한 남미연대 유지 의문

    ‘포스트 차베스’ 주도권 놓고 정국 요동…反美 벨트 구축한 남미연대 유지 의문

    절대 권력을 행사해온 우고 차베스(58)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암으로 사망하면서 ‘포스트 차베스’ 주도권을 놓고 베네수엘라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차베스의 석유외교를 바탕으로 공고한 ‘반미 벨트’를 구축해온 남미 좌파 연대의 향방도 주목된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대통령 사후 30일 안에 새 대통령을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치러지는 대선에서 차베스가 후계자로 지목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차베스식 사회주의 개혁’을 승계하며 권력 수성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군부가 마두로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집권 베네수엘라 통합사회주의당은 차베스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하며 사실상 선거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차베스의 강력한 대항마였던 야권통합연대 지도자 엔리케 카프릴레스가 극심한 범죄와 고실업률 등 차베스의 포퓰리즘 정책의 폐해를 강조하며 여당과 전면전을 예고해 대선 정국은 안갯속에 싸여 있다. 특히 선거관리를 맡게 될 대통령 대행 규정을 두고 여당과 야당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어 실제 대선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값싼 석유를 앞세운 차베스의 ‘오일 외교’로 좌파연대를 맺어온 중남미 정치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집권 후인 2005년부터 카리브해 연안의 17개국에 반값 원유를 공급하며 정치·경제 동맹을 주도해왔다. 일명 ‘페트로카리베’다. 2006년에는 좌파 정권이 들어선 볼리비아와 에콰도르를 중심으로 미국 주도의 미주기구(OAS)에 맞서는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을 발족, 남미 좌파의 맏형 노릇을 자처해 왔다. 하지만 자국의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일시적 연대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차베스 부재 상황에서도 관계가 계속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야권이 개혁 과제 1호로 석유지원 프로그램을 선언한 바 있어 향후 정국 변화에 따라 동맹의 끈은 훨씬 느슨해질 수 있다. 한편 반미운동 선동가인 차베스의 사망으로 베네수엘라와 미국 간 관계 개선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미 대사관 소속 공군 관계자 2명이 간첩행위를 했다며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인물)로 지목해 추방한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빈부격차 해소와 사회주의 혁명을 내걸고 1998년 처음 권좌에 오른 차베스는 빈민층의 절대적인 지지에 힘입어 14년간 장기 집권에 성공한 중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지도자다. 1954년 수도 카라카스 남서쪽의 작은 시골마을 사바네타에서 태어난 그는 화가와 야구선수를 꿈꾸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하지만 1971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면서 정치에 눈을 떴다. 베네수엘라의 불평등과 부패에 불만을 품은 그는 1982년 젊은 장교들과 반체제 사회주의 성향의 ‘볼리바르 혁명운동’을 결성했다. 1992년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정권의 비리에 분개한 시민들이 무력으로 진압되자, 동료 장교들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켰다. 혁명에 실패한 그는 “모든 것을 전적으로 나 혼자 책임지겠다”고 연설했다. 이는 2년 뒤 출소한 차베스를 정치인으로 만드는 데 큰 힘이 됐다. 본격 정치에 입문한 그는 민중 세력과 좌파연합의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1998년 대선에서 대통령에 처음 당선됐다. 당시 나이 44세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었다. 인구의 40%인 극빈층으로부터 ‘위대한 지도자’로 불렸던 차베스는 기득권층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기존 의회를 해산하고, 차베스식 혁명을 강조하는 신헌법을 국민투표로 통과시켜 2000년 대선에서 또 한번 압승을 거뒀다. 2002년에는 반대파들의 쿠데타와 총파업에도 버텨 2006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2007년에는 헌법의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하기 위해 국민투표라는 초강수를 던졌다가 위기를 겪었지만, 2009년 국민투표에서 다시 승리하면서 ‘종신 대통령’의 숙원을 이뤘다. 차베스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민중에게 보조금 혜택을 안기는 등 양극화를 순화한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외국기업을 국유화하고, 외환을 통제함으로써 서방국가들로부터 ‘독재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정부 재벌개혁 용두사미, 되풀이 말아야”

    “정부 재벌개혁 용두사미, 되풀이 말아야”

    “대통령이 곧 중대발표를 한다는데요, 아마 금융실명제 관련인 것 같습니다. 지금 빨리 스튜디오로 나와 주세요.” 1993년 8월 12일 저녁 조교들과 식사를 마치고 연구실에 돌아온 고려대 경영학과 이필상 교수에게 방송국에서 다급한 전화가 왔다. 예상대로 김영삼 대통령은 그날 오후 8시 TV에 나와 금융실명제 실시 긴급명령을 공표했다. 이 교수는 대통령의 발표 직후 TV에 나와 금융실명제란 무엇이고 앞으로 일상에 어떤 변화가 올지 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당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정책연구위원장이었고, 금융실명제는 그가 10년 이상 정권과 기업의 반대를 무릅쓰고 줄기차게 요구해 온 경제정의의 상징이었다. 우리나라 진보 시민운동의 대표적인 학자였던 이 교수가 새 학기부터 서울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로 강단에 선다. 올해 66세인 그는 지난달 28일 고려대에서 정년퇴직하고 명예교수가 됐다. 5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대학(서울대 금속공학과)을 졸업할 때쯤 되니까 집(경기 화성)에 땅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됐어요. 가난한 농군이었던 아버님께서 땅을 팔아 저를 가르치셨던 거죠. 천신만고 끝에 미국 유학(뉴욕 컬럼비아대)까지 마쳤는데, 가족의 희생을 바탕으로 공부했으니 정말로 소신껏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제가 사회 참여에 관심을 갖게 된 근본적인 동기였지요.” 그는 1982년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곧바로 정경유착과 재벌 경제력 집중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교수 부임 직후 한 경제단체의 강연회에 강사로 나서게 됐어요. 대기업 행태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행사가 끝나고 저를 섭외했던 직원이 엄청난 질책을 받았다더군요. 그 이후 지금까지 저를 연사로 초빙하는 기업들은 없었지요.” “개혁을 하려면 특정 이슈를 공론화해 이를 여론으로 이끌어내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여론이 커지면 사회적 동력이 생깁니다. 그러면 입법도 쉬워집니다. 국민에게 알리고 도움을 얻고 힘을 결집시켜 국민의 힘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게 최고 통치권자의 의지와 역량입니다.” 그는 “선거 전에는 대선 후보들마다 재벌개혁을 강하게 주장하지만 막상 대통령이 되고 나면 일자리와 투자를 대기업에 부탁하고, 그로 인해 개혁이 흐지부지되는 용두사미의 악순환이 되풀이돼 왔다”면서 “그간의 과정을 볼 때 박근혜 정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떨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 [서울광장]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상한 나라, 대한민국/진경호 논설위원

    이 나라가 ‘이상한 나라’임을 입증하는 증언들이 인터넷을 달군 적이 있다. 대개 이런 것들이다. ‘억척스러운 유대인들을 하루아침에 게으름뱅이로 전락시킨 엄청난 생활력의 종족’ ‘월드컵에서 1승도 못하다 갑자기 4강까지 후딱 해치우곤 그것도 다 운이라며 시큰둥해하는 속 넓은 종족’ ‘해마다 태풍과 싸우면서도 다 잊어버리고 다음 해에도 또 피해를 입는, 대자연과 맞짱 뜨는 종족’…. ‘한국인만 모르는 것’도 있다. 한국이 얼마나 잘사는지, 한국이 얼마나 위험한 분단국인지, 중국과 일본이 얼마나 두려운 나라인지 한국인만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만 모르는 이상한 한국은 얼마 전 또 한 번 면모를 드러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자 인터넷엔 ‘그럼 어떤 주식을 사야 하느냐’는 질문이 후드득 쏟아졌다. 보통 강심장들이 아니다. 이런 경이로운 평정심(?)은 60년 분단체제에서 쌓은 내성(耐性)과 더불어 한 가지 믿음에서 잉태됐을 것이다. 설령 북한이 무모한 짓을 벌이더라도 우리 군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믿음, 정부가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는 믿음 말이다. 한데 이런 믿음이 얼마나 근거 박약의 것인지를 보여주는 일이 지금 펼쳐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 오늘로 엿새가 됐지만 정부는 아직도 유고 상태다. 국무총리만 있고 17개 부처 장관은 없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도 열흘 넘게 이어질 판이다. 6·25 이후 최대의 안보위기라는데, 정작 안보 트로이카라 할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국방장관·국정원장은 보이질 않는다. 이상한 나라의 정부로 손색이 없다. 북한이 허튼짓을 하지 않고, 다른 돌발상황도 일어나지 않는 요행에 지금 5000만 국민이 의지하는 정부가 기대어 있다. 앞으로 5년 갈 정부인데 그깟 20일 남짓 두 정부든, 무정부든 그게 뭐 그리 대수냐는 통 큰 국민도 적지 않겠다 싶다. 하나 정말 그럴까.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벌어질 지휘체계의 혼란은 그냥 어찌어찌 될 것 같은 국운에 맡긴다 치자. 향후 5년을 이어갈 정부의 정책 근간은 어쩔 셈인가. 저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5월까지 펼쳐질 정상외교의 전략은 어떻게 짜고, 박근혜 정부와 미국·중국·일본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130조원에 이르는 추가 복지 재원은 어디서 뽑아낼 것인가. 당장 정부 역량을 총결집해도 시간이 모자랄 사안들이다. 어쩔 셈인가. 잠깐 미국을 들여다보자. 정권 인수인계의 산실인 대통령직인수위는 당선 직후 꾸려진다. 이를 위해 후보들은 선거운동 조직과 별개로 정부인수 사전준비 조직을 대선 3~6개월 전부터 가동해 당선에 대비한다. 레이건은 무려 8개월 전에 꾸렸다. 정권 인수기간이 70여일로 우리보다 일주일 남짓 길지만 그런 사전 준비 덕에 인수의 속도는 훨씬 빠르고 체계적이다. 당선 직후 인수위가 정책을 설계하는 동안 당선인은 백악관 비서실장을 임명하고 정부 각료 인선에 나선다. 각 후보에 대한 사전검증엔 백악관과 연방수사국(FBI), 국세청, 공직자윤리위 등이 총동원된다. 현미경 검증을 거친 터라 정작 의회 인사청문에 오를 때면 털어서 먼지 날 구석이 그다지 남질 않는다. 당선 보름이 넘어서야 인수위를 꾸리고, 나홀로 인선 끝에 다시 보름이 더 지나서야 총리 후보를 지명하고, 두 달이 다 되어서야 장관 후보를 지명한 박근혜 인수위와는 크게 대비된다. 계주의 승패는 바통을 넘겨받을 때 결정된다. 1~2시간마다 교대하는 전방의 초병도 10분 전엔 정위치한다. 박근혜 정부의 개문발차(開門發車)는 일차적으로 ‘준비된 대통령’의 준비 안 된 인사와 정부조직개편을 놓고 드잡이에 여념이 없는 국회 탓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정부 이양에 대한 우리의 법과 제도, 정치문화가 아직도 허점투성이인 까닭이다. 구멍 뚫린 박근혜 정부 출범을 교훈 삼아 정부와 여야는 정부 이양과정 전반을 정비해야 한다. 5년 뒤에도 이상한 정부로 출발해선 정말 곤란하다. jade@seoul.co.kr
  • 자승 스님 “조계종 행정, 교구 중심 자치제 도입”

    자승 스님 “조계종 행정, 교구 중심 자치제 도입”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교구 단위의 행정책임제를 전격 선언하고 나서 주목된다. 중앙집중식 행정체계를 버리고 교구본사 중심의 행정과 포교, 복지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약속이어서 조계종단 운영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자승 총무원장이 지난 26일 공주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에서 열린 교구본사주지회의 및 중앙종회의장단, 본사주지, 중앙종무기관 부실장 합동워크숍을 통해 밝힌 내용은 파격적이다. 자승 스님은 이날 “현재 중앙집중식 행정체계로는 종단의 현안과 미래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워졌다”며 중앙의 권한과 책임을 교구에 대폭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자승 스님은 특히 “분담금의 규모는 물론 이에 의존한 종단운영은 한계에 다다랐다”며 교구의 행정력과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자승 스님의 자성 섞인 선언의 골자는 중앙에선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노력하고 교구본사는 중앙의 행정을 나누어 권한과 책임에 바탕을 둔 실질행정을 늘려 간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교육과 포교, 복지의 교구단위 실현에 필요한 재정 충당을 위해 본사별 직영사찰 지정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점이 눈에 띈다. 총무원의 사찰증명 발급, 사찰변동사항 관리, 사찰예비등록, 포교소·산내암자 관리, 승려증 재발급, 결계 포살과 분한신고 업무도 교구본사로 이양할 뜻을 전했다. 말사 주지 인사와 관련해 자격심사를 교구에서 진행하고 총무원에서 신원조회와 임명장 발급 업무를 주관하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종무행정 프로그램과 승적관리, 교육관리 프로그램 열람권한을 교구에 부여한다는 방침도 들어 있다. 한편 이날 합동워크숍에서 교구본사 주지들은 자승 총무원장의 전격적인 선언에 신중한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주지들은 교구행정 이관은 바람직하지만 교구본사 행정능력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과 종단 전체의 기관·인력에 대한 조정 속에서 검토하기를 바란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자승 스님은 확고한 입장을 거듭 밝힌 채 당장 실천 가능한 조치들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된 교구부터 실질적인 인사와 재정 관련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중앙종무기관의 업무체계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자승 스님은 지난 2009년 제33대 총무원장에 출마하면서 형식적인 중앙종단의 인사권을 교구로 이양해 교구의 책임성을 높이고 교구별 장점을 지원해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따라서 자승 스님이 합동 워크숍을 통해 선언한 종단 운영 개선방침은 새로운 게 아니라는 관측이 많다. 특히 지난해 ‘승려 도박사태’ 이후 종단 안팎에서 줄곧 제기돼 온 종단 운영의 문제점을 의식해 8개월여를 남겨 놓은 33대 집행부의 마지막 종책으로 교구행정 책임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정웅기 운영위원장은 “중앙 종무기관이 지나치게 비대해진 반면 지방 본·말사 행정 체계는 갖춰지지 않아 불교계의 역량 결집이 제대로 되지않고 있다”며 “현재 범종단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쇄신의 결실을 위해서라도 교구책임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열린세상] 북한 ‘핵 그늘’에서 벗어날 결의와 전략/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북한 ‘핵 그늘’에서 벗어날 결의와 전략/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북한은 지난 12일 제3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우라늄탄에 의한 핵무기의 대량화, 소형·경량화에 의한 핵폭탄의 미사일 탑재력이 시험됨으로써 북한은 사실상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1993년 3월 18일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로 시작된 한반도의 핵 위기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 그리고 남북한 및 국제적 합의들은 이로 인해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북한의 2·12 핵실험은 대한민국을 핵이라는 절대 무기의 그늘에 가두었고, 동북아 국제정치를 핵 도미노와 신냉전적 대치로 몰아갈 것이다. 이제 우리는 ‘핵 그늘’의 엄중한 현실에 직면할 것이다. 따라서 이를 벗어날 비상한 결의를 다지고 전략적 방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난 20년 동안 북한 핵 문제 대처의 실패 요인을 엄정하게 따지는 게 선행돼야 한다. 실패 자체는 용납될 수 있지만 실패의 반복은 결코 용납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핵 문제 20년이 북한의 핵무기(탄두) 보유라는 최악의 결과로 나타난 것은 집요한 북한 권력의 핵무장 의지에 의한 것이지만, 우리와 국제사회가 이 문제를 제대로 못 다룬 탓도 있다. 먼저, 우리는 지금까지 북핵을 ‘발등의 불’이라기보다는 ‘강 건너 불’로 보려는 안이함에 젖어 있었다. 북한 핵 문제를 우리의 사활적 안보 사안이 아니라 미국의 문제로 전가(轉嫁)함으로써 이를 풀어 나가는 주체적 전략을 수립하지 못했다. 소위 종북세력은 물론이거니와, 일부 정권 당국이나 전문가들조차도 북한 핵 문제를 북·미관계의 역학게임으로 보려고 했다. 둘째, 북한 핵 문제를 북한 전제 권력의 유지라는 정치성, 남한에 대한 비대칭적 절대무기를 통한 제압이라는 전략성을 간과한 채 전술적 차원의 ‘핵카드’로 치부하려고 했다. 북핵 20년 동안 우리는 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정치적·전략적 결단을 고민하지 않았다. 단지, ‘대화와 협상’을 통한 ‘전술적 흥정과 거래’만 반복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공갈과 기만 전술을 기묘하게 구사하여 결국 핵무기와 이를 운반할 미사일 체계까지 갖추었다. 셋째, 우리와 국제사회는 북한과의 시간 경쟁에서 판정패했다. 1, 2차 핵 위기의 야기,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이라는 핵 국가 이행과정에 우리와 국제사회는 북한 정권의 자멸을 기대했다. 북한은 핵 문제를 일으킨 ‘불량국가’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북한은 유례 없는 전제와 강압정치로 권력을 유지·세습했고, 공갈·협박 그리고 기만전술로 밖으로부터의 다양한 비핵화 압력을 견뎌냈다. 우리와 국제사회가 희망한 체제 붕괴는 도래하지 않았다. 북한은 핵 무장을 위한 기만과 지연전술을 체계적으로 전개시켜 핵 무장에 이르렀다. 이제 우리는 북한 핵 그늘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는 데 국력을 결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나간 실패의 교훈을 엄정하게 인식하고 새로운 대응전략을 구축·실행해야 한다. 먼저, 북한 핵 문제의 당사자 및 주체적 대응 원칙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북한 핵을 북·미 간의 문제로 전가한 지금까지의 안이한 현실인식, ‘민족의 핵’은 선(善)이라는 환상 등을 일소시켜야 하는 것이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핵이라는 불덩이를 이고 있다는 절체절명의 위험성에 대한 공감대도 결집해야 한다. 더 이상 ‘핵카드’는 존재하지 않고, 가공할 북한의 핵 위협이 현실화되었다는 점을 국민 모두가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북한 핵 문제를 더 이상 정파적 차원의 흥정과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시켜서는 안 된다. 북한 핵에 대한 실효적인 억제력 구축이 북한과의 어설픈 협상에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의 실질적인 체제변화를 위해 시간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북한 핵은 분명 전제정권의 유지를 위한 수단이지만 체제의 지속가능성을 닫아 버리는 ‘외통수’이다. 우리는 북한 정권이 ‘핵 무장이 권력 유지의 보약이 아니라 체제붕괴의 독약’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내부와 외부의 역량을 결집하여 북한의 체제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이것이 북한 정권의 핵 무장 전략을 넘어선 민족 통일을 위한 시간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길이다.
  • 글로벌 가전 1위 목표 G프로젝트…LG전자, 1호세탁기 출시

    LG전자가 2015년 글로벌 가전시장 1등을 위한 ‘G프로젝트’를 공개했다. 19일 LG전자에 따르면 G프로젝트는 ▲최대 용량이면서 최고의 에너지 효율을 의미하는 ‘Great’(위대한) ▲쉽고 편리하면서 감성적인 교감까지 제공하는 스마트 기능을 뜻하는 ‘Genius’(똑똑한) ▲LG 가전 특유의 탄탄하면서 새로운 감성을 지닌 디자인을 의미하는 ‘Good Design’(굿디자인)으로 세계 최고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생활가전 전 분야에 걸쳐 역량을 총결집한 G프로젝트 제품을 매 분기마다 출시해 세계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호 제품으로 세계 최대 용량인 22㎏ 드럼세탁기(F4287NT1Z)를 출시했다. 이를 기념해 세계 최대 용량 드럼세탁기 예약 고객 중 선착순 2200명에게 특별 할인판매(120만원대)를 실시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유통산업연합회 새달 출범

    다음 달에 정부와 유통 대기업, 중소상인뿐만 아니라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등의 업체들이 참가하는 ‘유통산업연합회’가 출범한다. 그동안 정부 주도로 운영되던 협의회를 민간 운영 체계로 전환하고 업계의 참여 범위도 확대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식경제부는 6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제3차 유통산업발전협의회에서 이달 중 유통산업연합회 실무준비위원회를 열고 다음 달 창립총회와 현판식을 하기로 했다. 연합회는 올해 자율협의체로 출범하지만 내년부터 법인화 검토 작업을 거쳐 2015년에는 국내 전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새로 출범하는 유통산업연합회의 경우 대형마트 3사, 기업형슈퍼마켓 4사, 전통시장, 슈퍼마켓에서 추가로 프랜차이즈와 편의점, 온라인쇼핑 등으로 참여 범위를 확대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산업이 국내 고용의 15%, 국내총생산(GDP)의 7.5%를 담당하는 중요한 산업임에도 골목상권 침해와 불공정 거래 등의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되고 있다”면서 “유통산업의 구심점이 마련된 만큼 업계의 역량을 결집해 상생 협력과 해외 시장 진출, 물류 혁신 등 유통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진병호 전국상인연합회 회장은 “아직 유통산업연합회의 세부 운영 방침이 정해지지 않아 정확하게 말할 순 없지만 이해 당사자들이 만나서 논의하다 보면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이 더 많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분열된 한국교회 ‘일치·연합’으로 극복해야”

    “분열된 한국교회 ‘일치·연합’으로 극복해야”

    ‘분열된 한국교회의 위기, 일치와 연합으로 극복해야’ 그동안 복음주의에 눌려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던 에큐메니칼 운동이 급부상하고 있다. 기독교의 교파·교회를 초월해 하나로 통합하자는 세계교회주의에 대한 관심 집중이다. 특히 이 같은 에큐메니칼 진영의 결집은 최근 논란을 빚은 개신교 보수, 진보 양측의 ‘세계교회협의회(WCC) 부산총회 성공 개최를 위한 공동선언문’과 관련한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일고 있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교회 일치와 연합을 바탕으로 한 에큐메니칼 정신의 회복과 관련해 대사회적 선언과 천명을 하고 나선 사례는 성공회대·감신대·한신대 등 대학을 비롯해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와 문화신학회, 기독교장로회 생명선교연대,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감리교여성지도력개발원, 기장 여신도회전국연합회 등 10여 건. 이들은 한결같이 복음주의에 치우친 한국교회의 분열과 갈등에 위기감을 드러낸 채 일치와 연합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에큐메니칼 정신의 회복을 선언하고 나선 건 역시 최근 개신교계의 큰 논란을 몰고 온 ‘WCC 공동선언문’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가 합의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공동선언문의 4개 기본 조항 중 ‘종교다원주의 배격’과 ‘개종전도 금지 반대’ 부분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고 있다. “이번 선언문은 WCC의 역사와 전통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다.”(한신대)/“이번 선언문은 그동안 면면이 이어져 온 에큐메니칼 신학과 전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감신대)/“이 문서를 보면서 다시금 가부장적이고 차별적인 신학과 신앙으로 돌아갈 것을 강요받는 것 같아 비통함과 한탄을 금할 수 없다.”(에큐메니칼 기독여성들)…. 결국 이 같은 에큐메니칼 진영의 주장을 종합하면 공동선언문이 교회의 일치와 연합을 가장 중시하는 WCC의 기본정신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에큐메니칼 정신을 기본으로 삼는 WCC 부산총회가 자칫 이 공동선언문으로 인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와 복음주의 보수교단의 정치적 개입에 대한 경계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신대 교수들은 호소문을 통해 “WCC는 에큐메니칼 정신을 살려 제10차 부산총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한국준비위원회를 재정비하도록 권유하고 이번 공동선언문에 대한 WCC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최근 이 같은 에큐메니칼 진영의 천명과 선언이 잇따르자 NCCK 김상근 회장은 “WCC 공동선언문은 공식 문서가 아니기 때문에 NCCK와 상관 관계가 없다”며 ‘공동선언문 수용 불가’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최근 방한한 WCC 총무와 WCC총회준비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전도와 선교는 교회의 대사회적 섬김과 봉사를 통해 구현돼야 한다”며 “개종전도라는 온전하지 못한 방법을 통한 전도와 개종은 적절치 않다”고 말해 에큐메니칼 진영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서 에큐메니칼 측은 종교 다원주의와 개종 전도, 성경 무오설 등 선언문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는 심포지엄을 오는 4일 오후 2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다. 심포지엄을 주최한 생명평화마당 신학위원회는 “공동선언문을 둘러싼 절차적인 문제와 에큐메니칼 그룹의 정치적 문제가 제기 됐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신학적 입장에 있다”며 “성공적인 WCC총회 개최를 위해 에큐메니칼 신학의 관점에서 이 선언문에 대한 숙고와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재미한인 “美교과서 ‘동해 병기’ 관철할 것”

    재미 한인들이 미 전역의 초중고교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 워싱턴 지역 한인 단체 ‘미주 한인의 목소리’(회장 피터 김)는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일본해’로 표기 돼 있는 미국 교과서를 2017년까지 ‘동해’ 병기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본격적인 운동에 들어간다”며 “한·일 양국이 명칭에 동의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동해와 일본해를 동시에 가르치는 게 합리적이라는 점을 50개 주의 교과서 정책 당국자들에게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백악관 당국자도 한국의 입장에 100% 동의한다고 했기 때문에 각 주 교육 당국을 설득해 교과서 개정을 관철시킬 자신이 있다”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호주와 브라질 등 30% 정도의 국가가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하고 있는 점도 미국 교과서 개정의 명분이 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의 거센 방해 공작이 예상되기 때문에 모든 한인 단체들의 결집과 한국인들의 성원이 필요하다”며 전 민족적인 협력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 회장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측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백악관 인터넷 홈페이지 민원사이트에 동해 표기를 요구하는 민원을 제출해 1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냈으나 국무부는 현행 일본해 표기 방침을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에 김 회장은 “일방적이고 무성의한 답변”이라며 백악관 측에 강력 항의했고 그 결과 백악관 및 교육부 당국자 직접 면담을 관철시켰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종교계 수장들 올 한 해 운영 계획과 과제를 말하다

    종교계 수장들 올 한 해 운영 계획과 과제를 말하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종교계는 여느 사회단체, 기관과 마찬가지로 한 해 종단 운영과 신행에 대한 기본 방향과 실천 방안을 마련해 공표한다. 성직자는 물론이고 신자들도 종단 차원의 운영 계획과 신행 방향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올해도 종단별로 특수성을 감안한 당면 과제 해결, 수습에 대한 천명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차례로 기자들과 만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의 간담회 내용을 요약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종단 선거제도·승려 복지 등 쇄신안 곧 집행 “대승불교의 시대적 면목을 바로 갖추고 국민과 함께 수행할 것입니다.” 자승 총무원장은 제33대 집행부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해인 만큼 그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대사회 활동 강화와 종단 쇄신에 주력할 뜻을 먼저 밝혔다. 그래서 ‘세상과 함께하며 희망을 만들겠다’는 서원을 소개했다. “이웃과 아픔을 함께하며 사회적 평등과 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 추진 과제로는 ▲실직 가장, 장애인, 청소년, 다문화 가정을 위한 특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강화 ▲노동자 심리 치유센터 설치 및 운영 ▲아프리카 케냐에 학교 개설 ▲전통 사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과 활용 방안 연구 등을 내놨다. 특히 “이번 설에는 용산 참사와 쌍용차 관련 구속자들이 특별사면돼 가족, 동료와 함께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며 새 정부에 대해 “사회적 평등과 정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이고 분명한 대책을 세워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종단 내부의 문제와 관련해선 1차 쇄신 과제를 집행, 점검하는 한편 승가 청규와 선거제도, 종단제도, 법계직무제도, 호법제도, 승려 복지에 관한 쇄신안을 곧 완성해 집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종단쇄신위원회가 준비 중인 2차 쇄신안이 완성되면 종도들의 의견을 모아 집행에 나설 방침이다. 사찰 재정 공개, 사찰 운영위원회 활성화 등도 중요한 사업이다. 승려 도박 파문 이후 주목됐던 거취와 관련해선 “아직 임기가 10개월 남았기 때문에 거취에 대해 말하는 것은 종무 행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영주 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교회 덩치 키우다 오만…공공성 회복이 우선 “우리의 목소리가 다른 진보 시민사회단체와 다를 바 없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종교단체답게 ‘이렇게 하라’는 명령조 대신 ‘우리가 먼저 이렇게 살겠다’는 자기 고백을 앞세워 나가겠습니다.” 김영주 NCCK 총무는 사회 현안에 대한 발 빠른 대응도 중요하지만 먼저 자기 반성을 토대로 보다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뻔한 구호보다 교회가 먼저 실천한 후 사회에 권고하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다. “한국 교회가 덩치를 키우다 보니 오만해지고 긴장감이 없어졌다”는 김 총무는 올해를 ‘교회의 공공성 회복 원년의 해’로 정했다며 반성해야 할 ‘10대 과제’를 소개했다. ▲목회자 납세 ▲교단 금권선거 ▲교회 재정 투명성 ▲목회자 대물림 ▲교회 간 균형 발전 ▲해외 선교 ▲교회 간 연대 ▲교회의 지역화 등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교회가 성장을 위한 무한 경쟁에서 벗어나 공공성을 회복하고 사회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목회자 세습과 관련해선 “기독교 정신은 이 세상 모든 것을 하나님이 내게 잠시 맡긴 것으로 여기는 ‘청지기 정신’인 만큼 ‘목회자 대물림’은 비성서적”이라고 비난했다.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해 시민단체와 차별화되는 내용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지난해 정부 예산 분석을 토대로 정한 핵발전소 확대, 환경 파괴 등의 의제 15개에 대해서도 계속 관심을 두고, 앞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예산을 꾸준히 분석해 사회 전반의 정책 등을 면밀히 짚어 보는 작업을 해 나갈 방침입니다.”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봉사활동 결집과 인재 양성 등 내실 다질 것 “원불교 성업 100주년 행사를 차질 없이 치르고 도약의 새 100년을 알차게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은 우선 3년 후인 2016년 원불교 성업 100주년을 가장 신경 쓰면서 그와 병행해 원불교 교단의 내적인 성숙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17일 다짐했다. ‘100년 성업봉찬으로 결복교운 열어 가자’는 교정 표어를 소개한 남 교정원장은 그 슬로건을 위한 으뜸 교정 방침으로 소통과 화합, 공의와 합력을 강조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화두인 소통과 화합은 원불교 안에서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교역자뿐만 아니라 모든 교도가 합심해 화합과 공의를 다져야 할 것입니다.” 그간의 원불교 교역자 생활을 되돌아본 결과 대사회 봉사와 인재 양성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임을 절감했다. 교정원장은 그동안 흩어졌던 대사회 봉사, 특히 해외 봉사 활동을 결집해 주도할 세계봉공재단을 하반기 중 창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와 더불어 다문화 가정과 북한 교화, 종교 간 다양한 협력 운동도 우선 과제로 꼽았다. 무엇보다 인재 양성은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이다. 예비 교역자 교육 시스템을 손질하고 출가 교무들의 재교육이며 재가 전문 인력 발굴 육성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중 1년간의 단기 교육을 거친 신도(만 60세 이하)에게 6~12년간의 교화 업무를 담당할 자격을 주는 기간제 전무출신제도도 시행한다. “모든 삶과 현실은 모두 나 자신이 스스로 씨앗을 뿌린 결과라는 ‘인과보응’ 진리에 눈떴으면 합니다. 모든 국민이 남의 탓을 하는 게 아니라 나의 마음을 바로 보자는 운동을 펼쳤으면 합니다.”
  • [열린세상] 약한 권력, 강한 국가/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약한 권력, 강한 국가/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곧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다. 민주적 격전을 뒤로 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구성되어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많은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 대통합, 경제 민주화, 민생정치를 통해 ‘국민 행복의 시대’를 열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새 정부의 공약을 곰곰이 따져보면 지난 여러 정부들과는 다른 차원의 방향성을 지닌다. 외양의 충족보다는 내실화에 방점이 주어진 것이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압축적 ‘따라잡기’로 근대적 문명 표준인 산업화와 민주화를 달성했다. 이명박 정부도 국가 선진화를 내걸었다. 우리는 그동안 ‘단선적 추월전략‘에만 몰두했다. 후진국에서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단계적 비약전략을 구사해 ‘모범 국가’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이런 성공적 외양에도 우리 내부의 모습은 결코 온전하지가 않다. 정치적 분열, 이념 갈등, 사회·경제적 양극화, 청년실업과 고령화, 성장 잠재력 저하 등으로 내파(內波)의 위기감까지 팽배해 있다. 우리 국민은 박근혜 정부가 대한민국을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라 단단하고 알찬 호두 같은 나라’를 만들기를 기대하고 있다. 영국의 국제정치학자 부잔은 ‘강한 국가론’을 주장했다. 부잔은 지구상에 수많은 주권국가들이 존재하지만 국민적 합의에 의해 이념과 제도가 유기적으로 결속된 ‘강한 국가’와, 힘에 의해 합의가 강제되거나 국민이 분열되고 제도적 활력이 낮은 ‘약한 국가’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우리는 성공한 국가지만 ‘강한 국가’는 되지 못했다.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은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안착시켰다. 수평적 권력교체까지 경험함으로써 민주적 공고화를 이루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지역·이념·세대의 분열과 대치가 구조화되었다. 민주화 이후 한국의 대통령들은 배제·제압·불통의 리더십으로 ‘강한 권력’만 추구하였을 뿐, 소통과 포용을 위한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 박근혜 당선인은 ‘설득의 정치’를 통해 대한민국이 민주적 다원성을 유지하면서 국민적 대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민주·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물론 국민 개개인도 향민(鄕民)이나 계급적 전사(戰士)가 아니라 포용적 공민(公民)으로 거듭나 하나가 된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불균형 발전 전략, 개방적 무역국가와 적극적 세계화에 치중했다. 이를 통해 비약적인 발전도 이루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의 양극화와 갈등의 심화로 우리 공동체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화를 위협할 지경에 이르렀다. 대선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경제 민주화와 복지가 최우선 의제로 등장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 민주화와 복지 증진은 단순한 정책과 제도의 개편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대기업과 승자는 배려와 책임감을 발휘하고, 서민과 약자는 희망을 잃지 않는 ‘의식’의 조화가 메아리쳐야 한다. 이를 위해 새 대통령은 희망의 제공자, 화해의 중재자인 동시에 치유의 전도사가 되어야 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는 방향성과 활력을 잃고 있다. 환란 이후 정보기술(IT) 혁명으로 정보화 경제를 이룩했지만 저고용·저성장 경제, 편중 성장의 문제에 봉착했다. 한국 경제는 ‘따라하기’를 통한 ‘따라잡기’ 수준을 넘었지만 스스로 창신(創新)하지 못하고 위기에 직면했다. 우리는 더 이상 성장과 분배, 무역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일면적 선택을 둘러싼 ‘이념경제’의 논란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래의 먹거리 확보, 지속가능한 성장, 고용친화적 산업의 발양을 위해 우리 모두의 에너지가 유기적으로 결집되어야 한다. 새 대통령은 ‘창조경제’ 전략을 수립·실행하여 ‘제2의 산업화’ 붐을 일으켜야 한다. 박근혜 당선인은 대선에서 제시한 공약들을 입체화·전략화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을 모래알처럼 흩어진 ‘약한 국가’가 아니라 포도송이처럼 알알이 영글어 잘 결속된 ‘강한 국가’로 변신시키는 데 주력해야 한다. 국민의 대통합과 조화로운 사회, 창조경제는 ‘강한 대한민국’ 만들기의 전략적 키워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시선집중] 보육정책 아이디어엔 부서장벽 없다

    일반적으로 보육정책은 보육지원과 등의 관계 부서에서만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지만 구로구에서는 거의 모든 부서가 동참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예를 들어 지역보건과가 의료 관련 정책을 내고 교통행정과는 어린이 안심 귀가 대책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전 직원이 ‘일심동체’가 된 것이다. 7일 구에 따르면 2010년 아이 키우기 좋은 구로 만들기 계획을 수립할 당시부터 전 부서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핵심 부서인 보육지원과는 “범국가적인 과제임을 감안해 전 부서에서 행정력을 결집해 다른 사업보다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보육지원과는 물론 ▲환경과 ▲문화체육과 ▲지역경제과 ▲푸른도시과 ▲자치행정과 ▲교통행정과 ▲지역보건과와 전체 동 주민센터까지 아우르는 계획이 수립됐다. 2011년 계획 추진 단계에서부터 이성 구청장은 “전 부서에서 아이디어를 제안해 신규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수립한 계획은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에 따라 공공 어린이도서관 설립, 어린이·가족 문화 프로그램 확충, 공공 어린이 놀이시설 확대, 폐쇄회로(CC)TV 추가 설치를 통한 어린이 안심 귀가 대책, 난임 부부 및 임산부 지원 등 전 부서를 아우르는 대책을 내놓았다. 구는 여성 취업 교실과 여성 주간 행사 등 여성을 배려하는 각종 대책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김태수 보육지원과장은 “보육정책을 단순히 해당 과에서만 추진한다면 효율성이 높아지지 않고 반복 업무만 담당하게 돼 긴장감이 떨어진다”며 “주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 더 많은 직원이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2013 주목받는 정치인

    2013 주목받는 정치인

    2013년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는 동시에 19대 국회도 본격 궤도에 오르는 해다. 여의도 정가에서 세력을 확장하거나 새롭게 자리매김할 여야 정치인들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집권 여당을 연장하게 된 새누리당은 우선 차세대 당대표 후보군으로 이목이 집중된다. 김무성 전 총괄선대본부장, 정몽준·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이 부각되고 있다. 김무성 전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5월 출범한 황우여 대표 체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장 내년 4월 경북 포항 재보궐 선거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포항이 지역구인 김형태 무소속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데다 그 역시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 연고를 갖고 있다. 정몽준 의원은 주특기인 외교·안보 분야에서 박근혜 정부에 힘을 보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보수표 결집에 힘을 보탠 그는 당 요직을 두루 거쳐 운신의 폭이 크지는 않지만 당선인의 4강외교 특사 등의 역할이 기대된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은 원내 활동 위주로 정중동 행보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대선 과정에서 박 당선인과 대립했지만 막판 지지를 선언하며 정권 재창출을 도왔다. 이 의원 측은 입지가 좁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대해 “소신인 분권형 4년 중임제 개헌 추진 등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8월 당내 경선에서 패한 뒤 지사직으로 돌아갔지만 언제든 차기 지도부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안대희 전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의 복귀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정치에는 뜻이 없다.”고 늘 밝혀온 안 전 위원장은 내년 초 미국으로 출국하는 등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거리 두기를 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인수위나 정부 조각에서 정치쇄신 임무를 이어 갈 가능성과 함께 차기 감사원장 등의 하마평에도 오르내리고 있다. 고향인 경남 함안에서 내년 보궐선거가 있을 경우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에서 다소 소원해진 유승민 의원, 최고위원이자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으로 활약한 이혜훈 전 의원의 ‘마이 웨이’ 행보 여부도 관건이다. 차세대 그룹에선 경제민주화실천모임 간사로 쇄신파를 대변한 김세연 의원, 정치쇄신특위의 박민식 의원·정옥임 전 의원, 초선 박대출·민현주·강은희 의원, 친이계 재선 조해진·김희정 의원 등이 눈여겨볼 대상이다. 야권에서는 대선 때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문제로 관심을 끌었던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우선 주목을 끈다. 그는 지난 19일 미국으로 건너가 보도진에게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안 전 후보는 현재 휴식을 취하며 한국 정치 전반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거취를 놓고 2월 말 혹은 3월 초 귀국설 속에 4월 재·보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 전 후보 측은 급할 것이 없다는 기류다. 그래서 민주당 5월 전당대회 등 정비 과정을 보면서 10월 재·보선에 나설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린다. 설훈 민주당 의원의 주장처럼 신당보다는 민주당에 입당, 함께 개혁하자는 목소리가 크다. 그가 귀국 후 독자 신당 창당에 나서면 민주당은 분열 가능성이 커진다. 당내에서는 손학규 상임고문이 주목된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고배를 든 손 고문은 1월 중순 독일로 가 국내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자유베를린대학에서 연수하며 재충전할 계획이다. 민주당 재건이나 야권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체류 중 안 전 후보와의 해외 접촉 가능성도 관심사다.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는 5년이 결코 길지 않다며 벌써부터 기반을 다지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 고배를 들었던 그는 당 인사들은 물론 대학교수, 언론인 등 각계 인사들을 폭넓게 만나면서 권토중래를 노린다. 그 역시 내년 3월엔 독일 자유베를린대학에서 반년간 연수한다. 그는 “손 고문님과 한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부족한 점을 많이 채우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한길·박영선·정세균·원혜영·박병석 의원 등도 관심 대상이다. 안경환 새정치위원회 위원장이나 윤여준 국민통합추진위원장 등도 비대위원장 후보다. 이인영·우상호·오영식 의원 등은 차세대 주자 시험대에 오를 것 같다. 이춘규 기자 taein@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2012 서울신문 선정 국내·국제 10대 뉴스] 뜨거웠던 글로벌 정계… 한·중 ‘새 리더십’ 뜨다

    [2012 서울신문 선정 국내·국제 10대 뉴스] 뜨거웠던 글로벌 정계… 한·중 ‘새 리더십’ 뜨다

    ■ 국내 News 2012년에도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 역사의 새로운 장들을 환희와 희망, 슬픔과 분노 속에 지켜보았다. ① 박근혜 역대 첫 여성대통령 당선 12월 19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첫 여성 대통령, 첫 부녀(父女) 대통령의 역사가 쓰였다. 4·11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패색이 짙어지자 등장한 박 대통령 당선인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리며 당명을 바꾸고 공천 혁명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새 정치에 대한 국민 열망을 안고서 신드롬을 일으켰다. ② 李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일파만파 그러나 현직 이명박 대통령은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으로 장남 시형씨가 현직 대통령의 아들로는 처음으로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를 받는 수모를 겪었다. 특검팀은 사저 부지 매입을 담당한 김인종 전 청와대 경호처장 등 3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하고 시형씨가 쓴 부지 매입 자금 12억원은 불법증여로 판단, 강남세무서에 통보했다. ③ 싸이 ‘강남스타일’ 전 세계 강타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의 문화와 스포츠가 위세를 떨쳤다. 엽기 가수에서 월드 스타로 거듭난 싸이(본명 박재상)가 한국 음악계의 새 장을 열었다. 그 중심에 ‘강남스타일’이 있었다. 중독성 있는 멜로디에 친근하고 코믹한 말춤을 결합해 ‘B급 정서’를 건드린 6집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조회 10억건을 돌파하며 유튜브 사상 가장 많이 본 동영상에 올랐다. 강남스타일은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7주 연속 2위, 영국 싱글차트 1위 등의 기록을 냈다. ④ 런던올림픽 역대 최고 종합5위 달성 7월 27일 개막한 제30회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은 금 13개, 은 8개, 동메달 7개로 역대 최고인 종합 5위를 했다. 체조에서 양학선이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고 여자 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7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남자 축구는 숙적 일본을 꺾고 최초로 동메달을 땄다. 여자 펜싱 신아람의 오심 파문은 온 국민을 안타깝게 했다. ⑤ 北 로켓발사 성공… 세계 안보 위협 그러나 우주 강국의 염원을 담은 한국형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마지막 도전은 기기 결함에 따른 두 차례의 연기 끝에 결국 내년으로 미뤄졌다. 반면 북한은 12월 12일 광명성 3호 위성을 실은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전격적으로 발사, 우주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하며 한국보다 앞서 ‘스페이스 클럽’의 회원국이 됐다. ⑥ 오원춘 사건 등 성폭력범죄 잇따라 우리가 얼마나 불안한 사회에 살고 있는지 일깨워 주는 강력 범죄가 1년 내내 계속됐다. 특히 어린이와 여성을 상대로 한 충격적인 범죄가 많았다. 4월 경기 수원의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중국인 오원춘, 8월 서울 중곡동 30대 주부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서진환, 전남 나주에서 일곱 살 여자 어린이를 성폭행한 고종석 등이 대표적이었다. 법원은 아동 성범죄자에게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형량 선고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⑦ 원전사고 불감증… 은폐·짝퉁 등 14건 원자력발전소는 잦은 고장과 납품 비리로 국민들에 새로운 근심을 안겼다. 고리 1호기 전력공급 중단 은폐, 영광 3·4호기 안내관 균열 등 올해만 14건의 원전 사고가 발생했다. 11월에는 품질검증서를 위조한 미검증 부품이 10년 동안 납품된 사실이 적발됐다. 영광 5·6호기의 가동이 중단되는 등 현재 전체 원전 23기의 4분의1이 넘는 6기가 멈춰 서 있다. ⑧ 구미 불산 유출사고… 특별재난지구 선포 9월 27일에는 경북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구미 국가산업4단지 내 화학공장 휴브글로벌에서 20t 탱크로리 불산가스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2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총복구비 기준 554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해당 지역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 등에 이어 인재(人災)로는 여섯 번째 특별재난지구가 됐다. ⑨ 김광준 부장검사 비리 등 檢권력 추락 검찰은 사상 최악의 위기에 직면한 한 해였다. 기업 등으로부터 10억여원을 받은 김광준 부장검사 비리, 피의자를 상대로 한 서울동부지검 초임 검사의 성추문 사건에 이어 검찰 수뇌부의 항명 사태까지 충격적인 일들이 꼬리를 물었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불명예 퇴진한 현재 검찰은 새 정부의 개혁 조치를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⑩ 삼성 vs 애플, 10여개국 특허침해 소송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특허침해 여부를 둘러싼 삼성전자와 애플의 글로벌 소송에 전 세계 산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두 회사는 세계 10여개국에서 30여건의 소송으로 맞붙었다. 지난 8월 미국에서는 배심원들이 일방적으로 애플의 손을 들어 주며 자국 이기주의를 보이기도 했다. ■ 국제 News 2012년 지구촌은 권력의 새판 짜기에 열중하면서도 영유권 분쟁 등으로 치열하게 격돌했다. ① 中 시진핑 시대 개막 중국은 지난 11월 8일 제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5세대 지도부인 시진핑(習近平) 체제의 막을 올렸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이끄는 4세대 지도부가 내년 3월까지 모두 은퇴하면 시진핑 당 총서기가 주석직을 이어받아 10년간 새로운 주요 2개국(G2) 시대를 이끌어 가게 된다. 안으로는 빈부·지역 간 격차 해소, 부패 척결, 경제 선진화 등 민생에 주력하면서 밖으로는 국방력 증대를 통한 안보 강화, 자국 이익을 확대하는 외교정책 수립 등으로, 아시아로 중심축을 이동한 미국과 패권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② 오바마 美대통령 재선 성공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또다시 선택했다. 오바마는 7%대 후반의 높은 실업률, 국가신용등급 강등, 리비아 미 영사관 피습 등 갖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소수자들의 표를 결집해 지난 11월 6일 재선에 성공했다. 연말로 다가온 재정절벽(급격한 정부 지출 축소 및 증세에 따른 경제 충격) 위기가 재선 대통령 취임식 전 그가 해결해야 할 최대의 과제다. ③ 중·일 ‘센카쿠 갈등’… 동아시아 영토분쟁 중국의 태평양 지역 패권 확대로 동아시아는 극심한 영토 분쟁에 휘말렸다. 중·일 양국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함정과 비행기까지 동원하며 위력 시위에 나섰고, 국민들도 각각 반일·반중 시위로 맞섰다. 필리핀·베트남 등 동남아 6개국은 중국의 남중국해 장악에 맞서 미국, 인도 등과 손을 잡았다. ④ 日 아베 내각 출범 등 우경화 가속화 한·중과의 영토 분쟁, 북한의 로켓 발사 등으로 일본의 우경화 흐름은 가속화됐다. 지난 16일 총선에서 일본 대표 우익 정치인인 아베 신조가 이끄는 자민당이 3년 3개월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지난 26일 출범한 아베 내각은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망언을 일삼던 인사들을 비롯해 극우 인사들로 채워져 주변국의 우려를 낳고 있다. ⑤ ‘유로존 위기’ 북유럽으로 북상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위기의 파고는 남유럽에서 북유럽으로 북상했다. 유럽 2위 경제국인 프랑스는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로부터 각각 ‘AAA’ 등급에서 강등당했고, ‘AAA’ 클럽에 속해 있는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과 영국도 강등 가능성을 경고받았다. 반면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거론됐던 그리스는 최근 S&P로부터 파격적인 등급 상향 조정을 선물받았다. ⑥ 중동 유혈충돌 등 ‘민주화 진통’ 지속 지난해 ‘아랍의 봄’으로 독재 정권을 뒤엎은 중동 국가들은 여전히 ‘민주화 진통’을 겪고 있다. 4만 4000여명의 희생자를 낳은 시리아 사태는 바샤르 알아사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 속에 22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이집트는 60년 만에 자유 민주 선거를 통해 지난 6월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배출했지만 초법적인 권한 확대 시도로 반정부 시위·유혈 충돌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⑦ 이슬람 대규모 반미시위 중동 전역은 반미시위로 들끓었다.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미국 영화 ‘무슬림의 순진함’이 유튜브를 통해 확산되면서 이슬람권 국가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전개됐다. 리비아에서는 테러세력과 연계된 시위대가 벵가지 주재 미 영사관을 습격해 미 대사가 숨지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⑧ 팔레스타인 65년만에 독립국가 인정 팔레스타인은 65년 만에 국가 지위를 인정받았다. 지난달 29일 유엔 총회에서 회원국의 압도적인 지지로 팔레스타인은 표결권 없는 ‘비회원 옵서버 단체’에서 ‘비회원 옵서버 국가’로 승격됐다. 이에 반발한 이스라엘은 불법 정착촌 건설 등 보복에 나섰다. ⑨ 美 대형 총기난사 악몽 잇따라 미국은 1년 내내 대형 총기난사 사건으로 공포에 떨었다. 특히 지난 14일 20세 청년이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무차별 난사해 6~7세 어린이 20명과 교사 등 26명이 숨지는 비극이 발생하면서 정치권의 총기 규제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⑩ 中 ‘보시라이 스캔들’… 공산당 개혁 압박 중국 정계는 지도부 교체에 앞서 ‘보시라이 스캔들’로 요동쳤다. 지난 2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오른팔인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부시장이 주중 미국영사관으로 피신하면서 세상에 알려진 이 사태로 보시라이는 당적·공직을 모두 박탈당하며 정치 생명을 마감했다. 중국 지도부의 부패와 탐욕, 권력 암투가 날것 그대로 드러난 이 사건으로 중국에선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편집국 종합
  • [사설] 민주당, 친노·호남 의존 체질 바꿔야 미래 있다

    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에 따른 후폭풍에 휩싸였다. 선거 책임론과 향후 진로를 놓고 주류·비주류 간 내홍 조짐마저 보인다. 사실상 지도부 공백상태임을 감안하면 조속히 비상대책위원회체제로 전환해야 할 처지이지만 인적 구성과 역할을 둘러싼 갈등이 만만치 않다. 대선 정국에서 정치 쇄신의 대상으로 지목돼 사퇴 요구를 받아온 박지원 의원이 어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좀처럼 수습의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대선 패배에 대한 자성과 근원적 진단을 바탕으로 한 정치 쇄신 노력보다는 친노·비노 간 책임 공방만이 도드라져 보인다. 문재인 전 대선 후보도 지적했듯 민주당의 패인은 무엇보다 진영논리에 갇혀 중간층의 지지를 더 받아내고 확장해 나가지 못한 탓이 크다. 그런 맥락에서 문 전 후보는 자기논리에 집착한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 진영의 한계를 첫째 가는 개선 과제로 꼽았다. 우리는 민주당이 진정한 수권정당으로 면모를 갖춰 나가기 위해서는 편가르기의 다른 이름이 돼 버린 친노·비노, 호남·비호남 프레임부터 털어내야 한다고 본다. 그 바탕에서 진보성을 재구성하고 진보세력의 자정운동을 벌여 나가야 한다. 진보라는 이름으로 용인돼 온 것들이 결과적으로 진보를 망가뜨리는, 진보의 적으로 작용하는 현실을 우리는 이번 대선을 통해서도 똑똑히 봤다. “‘입진보’의 활약이 진보 혐오에 한몫했다.”는 어느 인터넷 커뮤니티의 지적은 새겨들을 만하다. 민주당이 진정으로 진보의 가치를 추구하고 중도층을 품으려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막말과 극언을 일삼는 사이비 진보와는 단호히 결별해야 한다. 보수·진보 진영이 총결집하다시피 한 이번 대선에서도 승부의 열쇠는 역시 중도에 있었음이 드러나지 않았는가. 진보를 도매금으로 욕되게 하는 가짜 진보야말로 중도층을 민주당에서 떠나보낸 주범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적잖은 국민을 불편하게 만드는 ‘친노 패권주의’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는 한 민주당의 앞날은 밝지 않다. 이제 친노 책임 공방을 접고 체제 정비에 지혜를 모으기 바란다. 협력과 상생의 정치를 위한 국정의 ‘소중한 파트너’로 진정성 있는 변화의 모습을 보일 때 민주당의 미래는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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