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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로 투자금 결제” 신종 사기 주의보

    지난 2월 부산에 사는 50대 여성 이모씨는 정부에서 서민을 위한 협동조합을 만드는 데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지인의 얘기를 듣고 신용카드 2장을 만들었다가 1500만원을 사기당했다. ‘정부’, ‘고수익’이라는 말만 믿고 투자했다가 유사수신 범죄에 속은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17일 “신용카드를 이용한 유사수신 사기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런 사기는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2720건이 적발됐다. 결제금액만 40억 4000만원에 이른다. 유사수신 사기는 대개 고수익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해 카드 결제를 유도한다. 20~50% 투자 수익금을 챙길 수 있다고 한 뒤, 초기에는 약속한 수익금을 계좌에 입금한다. 신용카드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당장 현금이 없는 사람들도 유혹에 넘어가기 십상이다. 소액 투자와 수익금 환급으로 신뢰가 쌓였다고 판단되면 금액을 1000만원 이상으로 올리도록 한 뒤 돈을 빼돌려 연락을 끊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믿음을 주기 위해 정부 지원사업을 인용하거나 정부 후원업체를 사칭해 상호명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고 환기시켰다. 주로 농·수·축산물을 유통하는 영농조합법인 이름을 사용하며 위장 사무실을 내기 때문에 나중에 들통나도 업체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감원은 신용카드사의 불법거래감시시스템(FDS)을 활용해 유사수신 조짐이 발견되면 곧바로 해당 업체의 영업점을 직접 확인할 방침이다. 카드사들은 유사수신 혐의업체 적발 내역을 여신전문금융협회에 집중해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만취 승객만 골라 “현금만”… 카드로 1억 빼낸 택시기사

    서울 서초경찰서는 만취한 승객의 신용카드로 1억원 이상의 현금을 인출한 택시기사 A(54)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술에 취한 승객에게 신용카드 단말기 고장 등을 핑계 대고 현금 결제를 요구하는 수법을 즐겨 썼다.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한 승객에게 대신 돈을 뽑아 준다며 비밀번호를 확보했다. 승객이 깊은 잠에 빠진 경우 지갑과 스마트폰 등을 빼내 의자 밑에 떨어뜨리기도 했다. 이어 승객을 한적한 곳에 내리게 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손님의 명품시계를 벗겨 전당포에 헐값에 팔기도 했다. 경찰은 실제 피해 금액은 이보다 클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카드사 정보유출 피해 비용 9조

    카드사 정보유출 피해 비용 9조

    지난해 초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인한 피해 발생 추정액이 9조 3000억원에서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 유출의 간접 피해 비용까지 산출한 것은 처음이다. 13일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쓴 정부 용역 보고서 ‘개인정보 유출의 간접피해 비용 추정기법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직간접 피해 비용은 총 9조 2736억원으로 계산됐다.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1479조 7100억원(추정치)의 0.6%에 달하는 비용이다. 연구진은 지난해 유출된 개인정보 1억 648만건에 대해 보이스피싱, 지하시장으로의 유통, 개인정보 보험 가입 등 개인에게 직접 발생할 수 있는 피해와 법적 소송, 기업의 매출 감소, 과징금, 예방·복구 등에 드는 간접 비용 등을 모두 산출했다. 직접 피해 비용이 1조 2270억원, 간접 피해 비용이 5조 1634억원, 연관 산업에 영향을 미쳐 발생하는 비용이 2조 8832억원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정보 유출로 인한 연매출 감소액이 3조 7900억원,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징벌적 과징금이 8648억원이다. GDP 대비 피해액 규모는 해외 사례와 비교해서도 높았다. 캐나다는 정보 유출의 직간접 피해 규모가 GDP의 0.3%, 영국은 0.1~0.2%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최근 빠르고 간편한 금융 결제를 내세운 핀테크(금융과 기술의 융합) 열풍에 보안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김 교수는 “제대로 된 금융 보안 시스템 없이 성급하게 핀테크 산업을 추진할 경우 이후에는 정보 유출로 발생하는 피해가 재난 수준이 될 것”이라며 “부처별로 흩어진 개인정보 관련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고, 금융사들도 계열사들을 통합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컨트롤타워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본인·단말기 이중 인증받아야… 신청 24시간 뒤 발급 ‘부정 차단’

    플라스틱 실물이 없는 모바일 단독 카드가 곧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여신금융협회는 6일 ‘모바일 단독 카드 발급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하나·비씨·신한카드가 모바일카드 출시를 위해 당국의 약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날 “(약관 심사를) 가장 먼저 신청한 하나카드부터 승인을 내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카드는 실물 없이 휴대전화에 발급받아 이용하는 신용카드를 말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다운받아 이용하는 ‘앱 방식’과 휴대전화 유심(USIM)칩에 카드 정보를 저장하는 ‘유심 방식’으로 나뉜다. 신청 방법은 기존 실물카드(카드사 및 은행 영업점, 카드 모집인, 전화, 홈페이지, 모바일 앱 등)와 같다. 다만, 부정 발급을 막기 위해 본인 확인과 단말기 확인 등 이중 인증을 거쳐야 한다. 소비자는 공인인증서, 자동응답전화(ARS)·휴대전화 인증, 아이핀 등 안전성이 검증된 본인 확인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기존 카드사 회원이 아니어도 모바일카드 신규 신청이 가능하다. 앱카드는 단말기 종류(안드로이드 OS, 애플 IOS 전용)에 상관없이 모바일카드 발급이 가능하지만 유심 카드는 안드로이드 전용 단말기에서만 쓸 수 있다. 아직까지는 법인이나 가족 명의로는 모바일카드를 만들 수 없다. 부정사용 방지를 위해 신청 후 24시간 뒤에 발급된다. 발급된 카드는 별도 사용등록 절차 없이 즉시 사용할 수 있다. 가맹점에도 제약이 따른다. 온라인 가맹점은 모두 이용할 수 있지만 유심 방식은 오프라인 매장 중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가 설치된 곳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다. 명의를 도용한 부정발급 카드 대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현금서비스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서비스는 이용할 수 없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25년간 130개국 돌며 ‘야생 무역상’ 자처한 전권열씨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25년간 130개국 돌며 ‘야생 무역상’ 자처한 전권열씨

    그는 뭐든 파는 사람이다. 1990년 부산의 태광CMC란 주문자 상표 부착(OEM) 운동화업체에 취직한 것을 시작으로 무역업체 6~7군데를 거치며 해외영업 담당으로 일했다. 5년여 전부터는 프리랜서 무역 중계 및 컨설턴트 일을 하며 2012년 ‘나는 식인종 추장에게 운동화를 팔았다’를 펴낸 전권열(50)씨. ‘야생 무역상’을 자처하며 블로그 ‘지구촌 보부상 개성상인’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외 생산 및 수출업체의 해외영업과 마케팅, 바이어 발굴, 오더 수주 등을 하니 쉽게 말해 오퍼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지도를 펼쳤을 때 안 가본 나라를 꼽기가 더 쉬울 그는 파푸아뉴기니의 식인종 추장에게 운동화를 팔고 아프리카에 뻥튀기 기계도 팔았다. 지난달 17일 서울역의 공항철도 탑승 게이트 앞에서 만났는데 열흘 넘게 동남아와 피지를 방문한다고 했다. 피지에는 슬리퍼에 문양을 새기는 기술이 없어 전사지(轉寫紙·도기나 양철에 인쇄할때 쓰는 인쇄화지)를 팔러 간다고 했다. →지금까지 몇 개국을 다녀왔고, 앞으로 여행 계획은 -3년 전 책을 쓰면서 꼽아보고 최근 기억을 더 더듬으니 비행기 경유지를 포함해 130여개국 300여개 도시를 가봤다. 전 세계에 200여개국이 있으니까 그래도 안 가본 나라가 70여개국은 되는 셈이다. 이제 업무적으로 새로운 나라를 갈 일은 없을 것 같고, 관광 삼아 가보고 싶은 곳으로는 카리브해의 벨리즈, 마틴 제도나 중유럽의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등을 꼽고 있다. →세계 지도를 펼쳐 놓고 골똘히 쳐다본 기억이 있나. -딱 그렇게 한 적은 없지만, 사회와 부도 및 지리 과목에 꽤 흥미가 있어 여러 나라의 수도를 거의 다 외울 정도였고, 세계지도도 어느 정도 그릴 줄 알았던 것 같다. →첫 출장을 1990년 뮌헨으로 떠난 것으로 아는데. -그때 모스크바와 암스테르담, 취리히, 뮌헨, 스트라스부르를 다녀왔는데 직항이 없어 매번 비행기를 갈아탔다. 떠날 때는 옛소련과 서독이었는데 귀국할 때와 얼마 안 있어 각각 러시아와 독일로 바뀌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비행기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을 텐데 재미있는 일은. -일주일에 시베리아를 두 차례 왕복한 적이 있다. 영국과 벨기에를 다녀왔다가 귀국한 뒤 이틀 만에 다시 독일과 터키를 다녀왔다. 또 하루에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 등 3개국과 암스테르담, 바르셀로나, 발렌시아, 뮌헨 등을 여행한 적도 있다. 그리고 유럽에서 업무를 보고 대서양을 횡단해 미국 들러 일 보고, 태평양 건너 일본에서 일 보고 귀국했는데 일주일에 지구를 한 바퀴 돌았다. 비행기 탑승한 것만 35시간 걸렸더라. →위험한 고비도 많았을 텐데.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납치도 당해봤고, 강도들을 만나 날치기도 당해서 중요한 서류와 돈이 든 가방을 잃어버린 적도 있다. 강도 칼에 손도 찔려 봤다(그러면서 그는 오른손의 흉터 자국과 왼손의 관절 부위가 기묘하게 휘어진 것을 보여줬다). 파푸아뉴기니에서는 급한 일 보려다 독사에게 물려 큰일 날 뻔한 적도 있다. →어떤 상품들을 얼마만큼이나 팔았나. -직장 다닐 때는 회사의 데이터로, 그 뒤엔 무역중계 파트너의 데이터로 넘어가기 때문에 정확한 수량과 액수를 산정하기 어렵다. 돈을 제대로 못 받은 적은 없지 않지만 내 실수로 다니던 직장이나 거래하는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적은 없다고 자부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거래는. -남태평양 섬나라의 식인 부족과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맨발에 운동화를 신겨줬던 일이 특이하다면 특이하다. 뻥튀기 기계도 아프리카 나라들에 팔았는데 적은 곡물로 많은 양의 식량을 만들어 식량 개선에 일조했다고 자부한다. 아프리카 시장에 꽃장판과 앙골라칫솔, 물통과 비닐봉지를 판매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경남 합천 출신인데도 전남 무안과 목포, 전북 군산에 인맥이 상당하다고 들었는데. -장사꾼이 어딘들 못 가겠나. 지구촌 어디라도 주소만 있으면 찾아다녔다. 국내에서 군 단위로는 울릉군 외에는 거의 다 가본 것으로 기억한다. 전 세계에 인적 네트워크가 풍부한데, 국내는 그러지 못하다면 균형이 어그러지는 것 아닌가? →책에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과의 인연도 상세히 쓰셨던데. -첫 직장에서 휠라 제품의 생산 및 수출 담당으로 일할 때 휠라코리아의 전신인 라인실업 대표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당시 서울 본사 직원이 6~7명, 부산사무소에 5~6명 일했는데 지금은 거대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셨다. 지금도 윤 회장은 “나도 마흔여덟에 시작했어. 지금도 늦지 않았어. 해봐”라고 말씀하시며 “뭐 도울 일 없어?”라고 물어봐 주신다. 각자 다른 길을 걸어왔지만 내 마음의 멘토로 여겨왔다. 정말로 자랑스럽고 늘 존경한다. →그런 오랜 경험과 지혜를 코트라 같은 곳에서 활용하지 못하나 아쉬움이 드는데. -우리나라 무역을 대표하는 정부기관이 저처럼 해외 틈새시장만 파고든 사람을 활용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일류 대학 출신에 대기업 영업맨들이 다 차지하고 있을 텐데 저처럼 지방대학 출신에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경험을 활용하기 어렵다. 몇몇 무역 관련 기관과 중소기업의 중장년 해외비즈니스 전문가 특채에 응한 적이 있는데 아직도 우리 기업들은 능력과 경력을 따지지 않는 풍토가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미련을 접고, 보람 있게 일하고 있다. →그렇게 고생했으니 큰 기업에 들어가 적당히 편하게 사는 꿈도 있을 텐데. -아무리 돈 많은 회장님도 혼자 사막이나 정글에 못 가지만, 난 세상 어디든 갈 수 있고 회사나 상사의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건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글로벌 인맥을 형성하는 비결은. -직장 다닐 때 알게 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필요한 사람을 계속 연결시키다 보니 거미줄처럼 퍼져 나갔다. 보통 해외바이어를 찾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는데 난 다르다. 비즈니스이건 아니건 수시로 안부 주고받고, 성탄절에 카드나 연하장 보내고 평소 개인적인 일로도 상부상조한다. 세계 어디에서나 돈 잃고 갈 곳 없어도 숙식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는 분명 갖고 있다. 그는 늘 ‘길 위의 사람’이지만 첫 출장 때부터 지금까지 다섯 권의 여권을 모두 보관하고 있을 정도로 꼼꼼한 사람이다. 여행에 관해 기록된 것들을 보내달라고 했더니 항공권과 버스, 열차, 배 등의 티켓 사진을 보냈는데 모두 42개나 됐다. 동전 사진 파일만 73개, 지폐 사진 파일만 151개나 됐다. 가이드북과 기념책자, 그림엽서 등도 일일이 모아 사진으로 찍어 놓았다. 그래서 다음 질문을 던졌다. →그 많은 자료를 어떻게 다 모았나. -사람들이 굉장히 활달한 성품인 줄 아는데 군에 입대하기 전만 해도 대단히 내성적이었다. 그런데 일을 하다보니 적극적으로 바뀌더라. 본래 성격대로 플로피디스켓부터 시작해 컴팩트디스크를 거쳐 지금은 메모리칩까지, 업무 데이터는 물론 여러 나라를 방문한 사진과 영상 등 다양한 자료들을 모두 갖고 있다.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글쎄, 탐내는 이들이 과연 있을까? →한때 우리 경제를 떠받쳤던 상인 정신이 스멀스멀 사라지고 있는 건 아닌가. -전 여전히 농사도 많이 짓고 제조업도 더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테크노, 정보기술(IT) 산업이 발달하면서 컴퓨터, 인터넷, 게임 등은 발달되는데 정작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산업들은 정체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 요즘 젊은이들은 은근과 끈기도 부족하고 힘든 일은 아예 엄두를 못 내고, 사회생활에 적응력도 떨어져 기업에서는 경력자를 선호하고 그러다 보니 취업이 어렵다는 뉴스가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대통령마저 나라가 텅 비어도 좋으니 청년들이 중동에라도 갔으면 좋겠다고 한다. -현장을 많이 다녀본 입장에서 얘기한다면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렵다는 것이다. 국내의 좋은 환경에서도 적응하기 어려운 이들이 부지기수인데, 특히 기후와 모든 것이 열악한 중동이라면 글쎄, 많이 어렵다고 본다. →가장 힘들게 한 출장지, 비즈니스 파트너는. -미주지역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시장을 주로 다녔는데 가장 힘든 곳이 중동이었다. 가장 난감했던 비즈니스 파트너는 의외로 미주지역과 중국인데 사람을 실망시키고 농락하는 일들이 빈번해서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www.seoul.co.kr)에 이를 상세히 다룬 별도 기사 게재합니다.>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인격을 판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을 만날 때 원칙이라면. -개인적인 만남일 때는 날 최대한 상세하게 소개하고 비즈니스로 만날 때는 간단명료하게 한다. 상대의 말은 늘 적극적으로, 전부 들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언어는 장벽이 되지 않나? 나라별 고객 응대법은. -생활용어는 현지어로 쓰고 비즈니스는 영어로만 하는데 영어의 발음도 북미, 중남미, 아프리카, 유럽, 중동, 아시아, 남태평양에서 제각기 다르게 쓴다. 아랍 상인을 대할 때는 유치원생, 초등학생 대하듯이 해야 되고, 터키 상인은 생각보다 냉정하니까 신중을 기해야 한다. 남미상인은 다혈질이라 인내력이 필요하고, 중국 상인은 이기적이면서도 뭐라도 다 해줄 것처럼 과장하는 일이 많으니까 꼼꼼하게 대하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의 삶, 후회하지 않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시골에서 유년을 보내고 오랜 세월 샐러리맨으로 살아 금전적으로 부유하지 않지만, 특별히 남들보다 많이 외국을 돌아다니고, 많이 보고, 듣고, 느끼고 여러 나라의 소중한 인연과 친구들이 있는 것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재산이다. →앞으로 이 나라에서 꼭 팔아보고 싶다는 게 있는지. -배운 거라곤 외국에 장사한 것밖에 없으니까 그것을 밑천으로 해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할 것이다. 아직도 갈 곳도 많고 볼 것도 많으며 뭔가를 팔 곳도 무궁무진하다. 걸어다니는 데 이상이 없을 때까지, 유행가 가사대로 ‘걸어서 하늘까지’는 아니더라도, 비행기나 자동차 타고 걸어서 지구촌 전부는 가봐야 되지 않겠나. 다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해도 지금까지 해온 일을 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아프리카와 중동에 가서 곱슬머리를 쉽게 펼 수 있는 고데기를 팔고 싶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25년 동안 135개국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아온 전권열(50)씨는 가장 장사하기 까다로운 지역으로 아랍권을 손꼽았다. 다음은 10년 넘게 아랍권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여러 가지 힘든 일을 겪은 전씨가 정리한 체험담.    1. 알고 떠나야 후회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제일 특이한 국가, 아랍국은 입국할 때부터 힘겹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다.  제일 어렵고 골치 아프게 입국 심사를 하는 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인데, 특히 수도인 리야드의 국제공항은 더욱 까다롭다. 이곳에서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입국장으로 뛰어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입국 수속을 위한 대기에만 2~4시간 걸리기 때문이다.  여권과 비자 심사에 시간이 많이 걸릴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 들어오는 노동자들이 엄청 많다. 그래서 리야드를 경유해 국내선으로 갈아 타려면 비행기를 놓치기 일쑤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에서는 미국인이 1순위다. 미국 여권만 가지고 있으면 입국 심사도 수월하게 지나간다. 걸프전 때 나라를 구해줬기 때문이란다.  우리 국민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현지의 거래처나 지인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주한 사우디대사관에 접수하면 대사관에서 확인을 거친 뒤 비자를 발급해준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한국대사관에서는 최소 일주일은 기본이다. 중국이나 다른 대사관처럼 수수료를 많이 내면 빨리 발급 해주는 ‘특급’도 없다.  그나마 요르단과 쿠웨이트는 공항에서 입국 수속할 때 수수료 20여 달러를 주고 비자피 확인증만 받으면 입국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비자를 받든지, 현지 거래처를 통해 호텔 도착 비자를 미리 발급받아야 했지만, 지금은 단기 방문은 무비자로 가능하다.  이스라엘은 비자를 별도 용지(보통 A4)에 받아서 방문해야 한다. 그리고 입국 심사 때에는 여권에 스탬프를 찍지 않으며, 일반 용지로 된 비자에 확인을 해준다.  여행자가 이스라엘의 적대국인 아랍국을 방문할 때 여권에 이스라엘 방문 비자나 입국 스탬프가 있으면 입국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여행자를 배려하는 차원이라고 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항공기 여승무원은 전부가 개방적인 모로코, 레바논, 이집트 등의 여성들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입국할 때, 수년 전에는 사우디아항공만 이용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에미레이트항공이나 여러 항공사가 가세하면서 입국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제다, 담맘으로도 노선이 생겨 비즈니스 여행자들이 많이 편리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찾는 외국인 대다수는 비즈니스맨이거나 노동자들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특별히 여행할 만한 곳이 없어서다.  언젠가 싱가포르에서 제다행 사우디아항공을 이용했을 때였다. 입국자가 리야드보다 적다는 점 때문이었는데 비행기가 제다까지 가지 않고, 제다행 승객에게 리야드에서 내려서 다른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 타라고 말했다. 독점항공사의 횡포이자 승객들에 대한 서비스는 0점이고, 모든 일정은 항공사 마음대로였다. 정말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리야드에 내려서 악몽 같은 입국 심사를 받고 짐을 찾아 다시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 제다행 수속을 밟고 어렵사리 국내선으로 갈아 탔다.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니 방문 절차가 까다로운 국가를 수월하게 방문하는 요령이 생기더라.  언젠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기 위해 마닐라에서 비행기를 갈아 탔는데 내 자리에 여자 승객들이 죽 앉아 있었다. 미안하다는 말도, 해명도 없이 눈만 끔뻑이면서 쳐다보고 있었다. 내가 항의하니까 승무원이 오더니 제멋대로 날 다른 좌석으로 지정하고는 가버렸다. 아랍의 특성상 여성들이 남성들과 함께 좌석에 앉을 수 없다면, 티케팅할 때 미리 여자 승객들끼리 앉도록 배정하면 될텐데, 이건 열차도 버스도 아니고 엄연히 국제선 비행기인데 승객들을 불편하게 하면 되느냐 싶었다.    2. 비행기 뒤쪽 커튼이 쳐진 뒤에서는  아랍의 비행기를 타보면 가장 뒤쪽에 기도하는 장소를 만들어놓고 커튼을 쳐놓은 곳이 있다. 그곳에서 옷도 갈아 입고 이슬람 성지인 메카를 향해 기도 시간이 되면 하나둘씩 기도한다. 이륙한 뒤나 착륙하기 전에 기장이나 승무원들이 안내방송을 하는데, 아랍 항공기는 제일 먼저 “신을 위하여, 신을 위한, 신에 의해” 안전한 항로가 되기를 기원하는 말부터 한다. 정말로 종교에 심취해 살아가는 것 같다.  아랍국에서 택시를 이용할 때는 미터기를 사용하든 말든 목적지를 말하고 미리 요금을 협의한 뒤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길을 알아둬야 한다. 그래야 택시기사가 엉뚱한 길로 가거나 돌아가는 일이 없다.  아랍국 중에 방문하거나 생활하기가 그나마 자유로운 나라들은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요르단, 레바논, 이집트, 모로코 정도다. 반면에 정치적으로 폐쇄된 사회여서 불편한 나라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이란 등이므로 이곳을 방문할 때는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아랍의 화장실은 정말 깔끔하다. 일단 들어가면 양변기 옆에 세면기처럼 보이는 것이 있다. 남자 소변기 옆에는 샤워기 같은 것이 있다. 좌변기 옆에 있는 것은 여성용 비데다. 그리고 소변기 옆의 샤워기는 남성용 세정기다. 무슬림 남녀들은 소변을 본 뒤 반드시 아래를 씻는다. 이런 것이 없다면 주전자에 물을 담아서라도 씻는다. 그것이 이슬람의 성스러움과 신에 대한 예의라고 하니 이해하자. 단, 공공장소 심지어 국제공항 화장실에도 화장지가 없으니 꼭 미리 준비해야 한다.    3.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아랍국 거래처들과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약속 시간을 어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잘 모르는 사람은 짜증이 날 일이지만, 그들의 순수성을 알게 되면 이해하게 된다.  상대방이 약속 시간을 어겨도 난 지켜야 한다. 그래야 소기의 비지니스 목적을 이룰 수 있을니까.  아랍인의 시간 개념은 코리안 타임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된다. 특히 성질 급한 사람이라면 아랍 상인들과 일할 때 속이 터질지도 모른다. 나도 성격이 급한 편인데, 10년 이상 아랍 상인들과 비즈니스를 했더니 많이 여유로워졌다.  아랍국에서는 열차도 항상 늦는다. 3~4시간 늦는 것은 예사다. 그런데도 승객들은 불평 한 마디 없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며 태연하게 신문이나 잡지를 읽는다. 또한 비즈니스 서류를 접수해서 다시 돌아오는 데 빠르면 보름이고 한 달 이상 걸리는 것이 보통이다.  아랍인들은 오랫동안 유목민이었기 때문에 시간을 중시하지 않는다. 또 대다수 무슬림은 다섯 차례 기도 시간을 기준으로 약속을 정한다. 기도 시간은 새벽 4시 반, 정오, 오후 3시 반, 저녁 6시 반, 8시쯤인데 확실히 지킨다.  그러니 아랍 상인들과 일할 때는 가급적 이 시간을 피해야 한다. 미팅을 하다가도 기도 시간이 되면 아무 말 없이 슬그머니 나갔다가 20여분 뒤에나 돌아오기 마련이다. 양해도 구하지 않고, 갔다 와서도 미안하다고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란 식이다.  이들의 시간 개념은 ‘부크라’(내일), ‘인샬라’(신의 뜻대로)’로 함축된다. 오더 수주나 대금 결제가 내일 가능한지 물으면 정확하게 대답하는 법이 없고 항상 ‘인샬라’라고 답한다. 약속한 시간에 나타나지 않거나 아예 약속 자체를 깨고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뭐라고 할라치면 ‘마알레쉬’(개의치 말라)라고 한마디 할 뿐이다.  이 말은 상당히 종교적이고 윤리적인 말이지만, 불성실한 행동의 책임을 전가하는 말로 즐겨 쓰인다. ‘부크라’는 내일이 아닌 다음 주, 다음 달, 내년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관공서나 거래처에 좀 늦게 방문하면, 아랍인들은 내일 오라고 말한다. ‘바덴’은 나중에, 다음에란 뜻이지만, 진짜 의미는 “지금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아랍국 상인들과의 협상은 인내력 테스트나 마찬가지다. 한 바이어와 상담할 때에도 같은 장소를 몇 번씩 왔다 갔다 해야 한다. 그러니 하루에 여러 군데와 상담할 수가 없다. 따라서 아랍국 바이어들과 상담 약속을 할 경우엔 하루나 이틀에 한 업체로 제한해야 할 것이다.    4. 그래도 아랍 비즈니스는 재미있다. 왜?  사막 지역의 나라에서는 대부분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오침 시간이 있다. 관공서를 포함한 모든 사무실이 그 시간에 문을 닫는다. 대신 오침 시간이 끝나는 오후 6시부터 밤늦게, 보통 11시까지 일한다.  아랍국 상인들과 비즈니스 상담을 할 때는 바디 랭귀지를 잘 살펴야 한다. 아랍인은 애매한 것들은 말로 하기보다 제스처로 표현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가볍게 고개를 상하로 끄덕이며 동시에 눈을 끔벅이는 것은 긍정의 뜻이다. 눈썹을 치켜 세우며 입술을 오므리고 혀를 잇몸 가까이 대고 혀 차는 소리를 내면서, 동시에 머리를 위로 약간 쳐들면 부정의 뜻이다.  아랍국 상인들은 질보다 양이 먼저다. 그들은 실제로 그만큼 주문하지도 않으면서, 수량이 얼마나 되냐고 물으면 무조건 컨테이너 단위로 대답한다. 그러면 수출업자가 가격을 싸게 주지 않을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말에 현혹되면 안 된다. 싸게 가격을 내놓으면 또 내려달라고 덤빈다.  결제 조건이나 가격도 꼼꼼히 따진 뒤에 결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달콤한 말에 넘어가 요구하는 대로 계약한 뒤 신용장을 받으면, 바이어가 유리한 조항들로만 가득할 것이다. 바이어가 마음에 안 들거나 수출자가 따지면 바로 계약을 취소하고 다른 거래처와 계약해 버린다.  그러니 아랍 상인들은 유치원생 다루듯이 살살 어르고 칭찬하면서 온갖 말로 유혹해야 한다. 세계에서 제일 비즈니스하기 까다로운 것이 아랍인이라고 하지만, 거래를 하다 보면 그들보다 쉬운 거래처가 없다고 여기게 될 것이다.  한번은 아랍 상인과 가격 문제로 신경전을 벌인 적이 있다. 내 상황에서는 단가를 5센트 인상해야 그나마 조금 남을 형편인데, 아랍 바이어는 막무가내였다. 몇 번이나 설득해도 안 되자 내 말대로 계약하면 지금 현금 200달러를 줄테니 아이한테 과자나 사주라고 했다. 그랬더니 덥석 돈을 받고는 5센트를 올려주었다. 사실 5센트를 인상하면 500달러가 남는 상황이었는데 내가 200달러를 주었으니 300달러가 남는 흥정이었다.  이처럼 아랍인들은 단순하다. 그 점을 잘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바이어들에겐 그런 식으로 할 필요도 없거니와, 아예 그런 시도는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5.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아랍식 관용어들  아랍인들은 장난스럽고 허물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자칫 잘못하면 말재간에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비즈니스 상담은 대부분 영어로 진행하지만, 간혹 아랍어가 필요할 때도 있다. 능숙하게는 못하더라도 기본적인 말은 익혀두어야 한다.  아랍에서는 애정 섞인 표현으로 사람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하비비(habibi)’란 말이 있는데, 연장자가 아랫사람을 친밀하게 부르는 말이다.  원래는 이성간에 사용하는 말이다. 같은 식으로 ‘이브니(ibni)’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본래 뜻은 ‘나의 아들’이다. 동년배끼리 이 말을 사용하는 것은 농담할 때나 비아냥 거릴 때다. 반면에 ‘야 왈라드’라는 말은 ‘꼬마야’라는 뜻으로 길거리의 신문팔이 아이를 부를 때 쓴다고 한다.  무슬림들의 인사는 꽤나 길다. 상대의 인사말보다 더 나은 인사로 하든지, 적어도 동등한 수준에서 응답해야 한다. 이를테면 ‘싸바훌 카이리(아침 인사 : 안녕하세요?)’란 말이 있는데, ‘카이리’는 행운, 안녕을 뜻한다. 이보다 한 단계 높은 표현이 ‘누르(빛)’이기 때문에 대답으로 ‘싸바한 누르’라고 말하거나 그와 동등한 말로 답해야 한다.  아랍국 무슬림들끼리 만나면 ‘앗쌀라무알라이쿰(안녕하세요?)’이라고 인사하고 ‘와 알라이쿠뭇 쌀람’이라 고 대답하는데, 원래 뜻은 ‘평화가 그대에게 있습니다’라는 뜻이다.  헤어질 때 ‘마앗 쌀라마(안녕히 가세요)’도 무사히 갔다 오라는 뜻이 담겨 있다. 대답은 ‘일랄리까(만날 때까지)’다.  이름 앞에 ‘야 우스타즈(sir)’라고 덧붙이는 것은 대학교수나 변호사, 문인들에게 쓴다. 박사학위를 가진 사람에게는 ‘독토르’, 정부 고위직에게는 ‘앗사아아다’라고 붙여준다. 일반적으로 존경을 표시하는 말에는 ‘하드리탁(adritak)’, 부인에게는 ‘야 마담’, 잘 모르는 이에게는 ‘야 아크(yaa ‘akh)’라고 한다.  공손하고 예의바른 표현으로는 ‘라우 싸마흐트(실례합니다만)’, ‘민 바아드 아므락(허락하시면)’, ‘타팟달(앉으세요, 들어오세요, 먼저 하세요, 그렇게 하십시오, 드십시오)’ ‘알라히 칼릭’ ‘알라히야 호파작’(신이 지켜주시기를) 등이 있다. 이 밖에 흔히 쓰이는 말로 ‘꾸워이스’(좋다, 건강하다), ‘마아쉬’(천천히), ‘슈웨이야’(조금),‘맙쑤뜨’(기쁘다, 만족한다), ‘슈크란’(감사합니다) 등이 있다.
  • 누리과정 예산 또 마찰… 강원·전북 지원 첫 중단

    누리과정 예산 또 마찰… 강원·전북 지원 첫 중단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을 두고 또다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27일 강원도에 따르면 지역 어린이집 원장 등 1500여명이 28일부터 ‘누리과정 예산지원을 촉구하는 항의 집회’를 갖는다. 강원도가 지난 25일로 예정된 어린이집 운영비 15억 4000여만원의 지원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운영비는 원생 1인당 29만원의 지원금 가운데 7만원씩 어린이집에 지급되는 돈이다. 운영비는 보육교사 수당, 보조교사 인건비, 어린이집 기타 운영비 등을 위한 것으로 광역 지자체들이 도교육청으로부터 받아 시·군으로 내려보낸 뒤 어린이집으로 보내진다. 하지만 강원도는 정부 지원 약속이 없는 가운데 당초 올 들어 3개월치만 준비했다가 이달분부터 중단됐다. 이 같은 사정은 전북도 마찬가지다. 전북지역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지난달부터 추가 예산 편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여기에다 강원도의 경우 보육료 22만원은 카드사(아이사랑 카드)가 선지급했지만 다음달 11일까지 해당 시·도가 도교육청으로부터 관련 예산을 받지 못해 카드사에 결제하지 못하면 5월부터는 카드사도 어린이집에 선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사정은 다른 시· 도교육청도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일부만 편성한 상태여서 이른 시일 내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 중단 사태는 전국 지자체로 확대될 공산이 크다. 광주시교육청과 인천시교육청은 최근 시와 구로부터 관련 예산을 긴급 지원받아 운영비 중단 위기를 넘겼다. 광주, 대전 등 대부분의 광역단체는 정부 지원을 요구하며 추가 경정 예산 편성을 고려하고 있지만 사정은 그리 녹록지 않은 상태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와 국회가 합의해 누리과정 목적으로 예비비 5064억원을 지원해 준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지방채를 발행해 사용하라고 하지만 지방재정법조차 개정되지 않아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순용 강원도어린이집연합회 사무처장은 “어린이집이 문을 닫으면 피해는 고스란히 학부모와 어린이들에게 돌아가게 된다”면서 “하루빨리 지원이 정상화돼 어린이집이 정상 운영될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국종합·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경제 블로그] ‘보험사 지급결제’ 셈법 제각각

    [경제 블로그] ‘보험사 지급결제’ 셈법 제각각

    은행처럼 보험사 계좌에 고객들이 직접 돈을 넣고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지급결제’ 업무를 둘러싸고 금융 당국과 보험사, 은행이 ‘동상삼몽’(同床三夢)을 꾸고 있습니다. 현재는 보험사가 고객들에게 보험료를 받거나 보험금을 줄 때 은행 계좌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에 자금 이체 수수료를 줍니다. 대략 한 해 1600억~1800억원 정도이지요. 지난해 말 “2015년에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섰던 금융위원회는 다소 ‘신중’해졌습니다. 보험사들을 불러 “우선 ‘비용’(시스템 구축비와 참가금) 대비 ‘편익성’(은행 수수료 절감과 소비자 편의)부터 알아보자”며 “업계가 보험연구원과 함께 분석해 보는 것이 좋겠다”고 공을 넘겼지요. 4개월이 다 돼 가지만 아직 태스크포스(TF) 회의조차 제대로 열지 못했는데도요. 금융위 관계자는 “기본부터 따져 봐야 한다. 보험사에 계좌가 생기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보험사가) 돈을 찾을 수 있게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깔아야 하고, 고객이 월급 계좌가 있는 은행으로 받은 보험금을 옮길 때 내야 하는 수수료 등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무턱대고 ‘진격’할 것으로 보였던 보험업계는 뜻밖에 ‘관망’하는 모습입니다. 삼성생명 등 대형 보험사는 “시스템 구축에도 돈이 많이 드니, 지급결제 업무를 할 때 금융결제원에 내야 하는 특별참가금부터 깎아 달라”고 버티고 있다네요. 증권사가 2009년 3500억원의 특별참가금을 낸 것을 보고 미리 ‘선제 방어’에 나선 셈이지요. 한 금융 당국 관계자는 “개인 실적이 중요한 보험사 임원 입장에선 (그 돈을 다 내고 나면) 당장 마이너스가 날 텐데, 하고 싶어도 일단 금액을 최대한 낮추거나 아니면 다음으로 넘기고 싶은 속내도 있지 않겠느냐”고 합니다. 은행권은 가장 ‘공격’적인 자세입니다. 가뜩이나 저금리, 저성장 기조에 안심전환대출 등으로 허리가 휘는 마당에 큰 수수료를 가져다주던 ‘황금오리’가 날아가려고 하니까요. 은행권은 “대기업이 은행을 우회적으로 소유(재벌의 사금고화)하게 돼 금산분리 원칙이 무력화될 수 있고 방만 경영으로 보험사가 부실화될 경우 고객과 금융 시스템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어찌 됐건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입니다. 보험사 계좌에서도 보험료 결제, 자동이체, 공과금 납부 등을 할 수 있다면 고객의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보험사가 은행 수수료를 아끼면 보험료 인하도 기대해 볼 수 있지요. 하지만 반대로 특별참가금, 전산망 이용료 등 추가 비용이 더 크면 소비자의 부담만 커질 수도 있습니다.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업권과 당국이 머리를 맞대 정말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잡음 없이 내놓기를 바랍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떠오르는 NPL, 투자 한 번 똑 소리 나게 해보자

    최근 일반인들에게 투자 상품인 ‘NPL’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투자 상품에 대해 생소한 일반인들에게 NPL이 주목 받고 있는 이유가 따로 있다. NPL은 경매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데다가 다른 투자상품에 비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상처음으로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NPL의 매력은 더욱 높아지고 잇다. 투자자들은 NPL을 투자한 때는 대체적으로 은행이 확보하고 있는 선순위채권(근저당 등)을 매입하게 되므로 안전하다. 또, 이미 관련업체에서 권리관계 등을 파악해주거나 컨설팅을 제공해주므로 위험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경매처럼 복잡한 법률지식이 필요치 않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다. NPL은 부동산을 담보로 채무자가 금융회사로부터 3개월 이상 이자를 납부하지 못해 생긴 부실화 된 채권을 말한다. 투자자들은 NPL을 사들인 뒤 담보 물건을 경매에 넘겨 배당 받거나 낙찰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일반적으로 은행에서 여신건전성을 위하여 NPL을 자산유동화회사에 매각하게 된다. 금융감독원에서 은행들에게 BIS(국제결제은행)의 자기자본비율 8%이상을 맞추도록 강제하고 있어서다. 이런 이유로 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NPL이 수익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NPL은 투자상품으로써 장점이 풍부하므로 잘만 활용하면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NPL은 크게 4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배당금 효과'가 있다. 배당금이란 경매 물건이 매각된 후 매각대금에서 일정기준에 따라 채권자들이 받는 돈을 말한다. 이는 투자 초보라 하여도 법원에서 매각대금을 판단 후 지급해 주기에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둘째 '직접 낙찰의 효과'가 있다. 경매의 한가지 방법인 NPL은 경매와 동일하게 제일 높은 가격으로 입찰하는 사람이 물건을 구입하게 된다. 정상적인 경매 투자자라면 일반적으로 급매물의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NPL보유자는 채권자로써 단순 경매 입찰자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낙찰 가능성도 높다. 셋째 '상계처리 효과'이다. NPL을 매입한 투자자가 직접 낙찰 받는 경우 배당 받을 금액의 범위 내에서 낙찰 대금을 내지 않고 상계(商界)처리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합법적 업(UP) 계약서 효과”이다. 고가 낙찰을 받는다 해도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매각 잔금 대출을 높게 받을 수 있으며, 일반 시세로 매각할 시 양도세를 감면 받음으로써 절세에 매우 유리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NPL의 장점만을 맹신해서 섣부르게 투자한다면 원금마저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 NPL로 손실이 발생한 경우도 있다. 일반인도 아니고 전문성을 갖춘 채권추심업체가 피해를 입게 됐다. 최근, ‘S’저축은행이 NPL을 추심업체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SBI저축은행이 시장에 내놓은 NPL의 87%가량(차주수기준)이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으로 사실상 추심이 불가능한 채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멸시효는 상당기간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경우 법률의 규정에 의거해 그 권리를 소멸시켜버리는 것을 말한다. 곧, 권리 위에 잠자는 자까지 국가가 보호하지 않기 때문. 사실상 판매한 NPL은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가 되어 버렸다. 결국, 채권추심업체는 NPL 매수계약을 포기하는 바람에 계약금 250억원의 손실을 발생하게 됐다. 만약, 이 추심업체가 저축은행으로 NPL을 매입해 일반인들에게 판매했다면 일반인들도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된다. 이 사례는 ‘전문기업들도 방심하면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자산관리업체 전문가들도 ‘NPL’의 매력에 취해 섣부르게 투자했다가는 오히려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NPL도 투자상품의 일종으로써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기 때문. NPL전문 투자컨설팅업체 ‘㈜현준 F&I’ 김택현 대표에 따르면 “경매를 오랫동안 참여했던 사람들도 치열해진 경매경쟁률과 높은 낙찰가로 인해, NPL이라는 새로운 경매 방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지만, NPL에 관한 전문지식부족으로 인해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NPL에 대한 경매 낙찰가가 채권가격보다 낮게 될 경우나, 스스로 낙찰 받은 경우 채권가격보다 당해 부동산의 시세가 낮으면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러한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통한 상담 및 조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주)현준F&I컨설팅은 매주 수요일 오후1시에 NPL투자를 위한 무료세미나와 상담을 하고 있다. 관심 있는 분들은 1899-7667 또는 홈페이지 http://www.hyunjun.co.kr 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인사]

    ■국무조정실 ◇국장급 파견△4·16세월호참사피해자지원 및 희생자추모사업 지원단장 안세경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 조봉환△정보화담당관 이인옥△계약제도과장 이호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법무과장 신정훈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백규석△환경정책실장 이정섭 ■해양수산부 △수산정책관 서장우△어업자원정책관 방태진△중앙해양안전심판원 심판관 정선문 홍종해△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장 김경희 ■공정거래위원회 ◇부이사관 승진△기획재정담당관 고병희 ■관세청 ◇고위공무원 승진△통관지원국장 성태곤◇과장급 전보△평택세관장 김용태 ■금융결제원 ◇본부장(부장급)△정보보호본부 조화건◇부서장△금융결제연구소 정길용△전자금융부 김인△지로업무부 김충진◇부서소속실장△OTP업무실 안순용◇팀장△전자인증부 강우진 김용준 ■한국철도시설공단 △안전품질실장 권오혁△건설본부 고속철도처장 정천덕△강원본부 건설기술처장 김용두 ■한국경제신문 ◇지역본부장 겸 취재본부장△수도권 김인완△영남 김태현 ■한양대 △LINC사업단장 김회율△보건대학원장 노영석 ■한양대의료원 △대외협력실 부실장 조희윤 ■IBK투자증권 △채권영업담당 김병훈 ■메리츠종금증권 ◇신규 <상무보>△투자금융사업본부 이성동
  • 두툼한 지갑 가라 ‘진짜’ 모바일카드 온다

    두툼한 지갑 가라 ‘진짜’ 모바일카드 온다

    앞으로는 플라스틱 실물 카드가 없어도 모바일 카드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모바일 카드는 휴대전화 등에 내려받는 카드를 말한다. 지금은 모바일 카드를 만들려면 반드시 해당 플라스틱 카드가 있어야 한다. 고객은 지갑이 두툼해지지 않아서 좋고, 카드사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편리해진 만큼 명의 도용이나 해킹 위험 대비 등 보완할 점도 적지 않다. 금융위원회는 8일 “현행법(여신금융전문업법)상 신용카드의 형태나 모양에 별도 제한이 없다”며 “실물카드 없이 단독으로 발급되는 모바일 카드도 신용카드에 포함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했다. 이전까지는 신용카드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플라스틱 실물 카드를 반드시 발급받은 뒤 이를 모바일에 저장해 사용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앞으로 휴대전화 등을 통해 바로 모바일 전용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다. 카드를 발급받는 데 드는 시간도 대폭 줄어든다. 고객이 직접 은행 창구나 카드사를 찾지 않고도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청에서 배송까지 통상 1주일 가까이 걸리지만 앞으로는 하루이틀이면 충분하다. 다만 금융위는 명의 도용으로 인한 부정 사용 등의 사고를 막기 위해 신청 후 24시간이 경과해야 모바일 카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비대면 발급에 따른 부정 발급 피해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금융사들은 비대면 신청 시 단계별로 공인인증서·자동응답(ARS)·문자메시지 등 두 가지 이상의 인증 수단을 이용해 반드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모바일을 이용한 카드 대출은 불가능하다. 윤영은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규제 완화와 모바일 결제 활성화 차원에서 결제 기능을 우선 허용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허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드 업계는 반색한다. 새로운 영업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 업계가 수년간 수수료 수익 감소 등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면서 “모바일 단독 발급이 가능해지면 발급 비용을 절감하고 유통 업계와도 다양한 제휴 방식으로 새 수익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휴대전화를 잃어버릴 경우 신속한 대응이 어렵고 해킹 위험 등에 노출돼 있는 점은 걸림돌이다. 실물 카드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카드도 분실 시 곧바로 신고하면 효력이 정지된다. 하지만 실물 카드는 잃어버리더라도 휴대전화 메시지 등으로 결제 내역을 통보받을 수 있지만, 모바일 카드는 휴대전화에 내장돼 있어 신속하게 알아채기가 어렵다. 금융위 측은 “여신금융협회와 이달 안에 피해 방지책을 중심으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이란 핵협상 타결] 가까워진 중동… 건설·車 ‘휘파람’… ‘금융 실크로드’ 기대감

    핵협상이 타결된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이란 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를 포함해 정유·석유화학, 금융, 자동차, 전자, 조선, 해운, 항공 등 산업계 전반의 수혜가 예상되면서 기업들의 실익 계산도 바빠졌다. 건설업계는 때가 왔다는 분위기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3일 “이란은 중동에서 이집트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큰 시장으로, 가스·석유자원이 풍부한 지정학적으로도 요충지”라며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수주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1975년 대림산업이 처음으로 건설·플랜트 사업을 수주한 이후 현대건설, GS건설 등이 뛰어들어 사업을 해 왔으나 2010년 이란 제재 이후 대부분 거래가 끊겼다. 국내 건설사는 제재 전까지 현대건설의 16억 달러짜리 사우스파 가스전 공사 등 총 120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벌여 왔다. 이날 주가가 일제히 상승한 건설사들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 상황을 지켜본 뒤 수주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요가 늘 것”이라며 “현지 지사에서 정보를 취합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유업계는 이란산 원유의 추가 생산에 따른 유가 하락을 예의주시하면서도 호재로 평가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이란 경제제재 완화가 예상됐던 만큼 급격한 유가 하락에 따른 피해(재고평가손실)보다 중동 국가 간 석유가격 인하 경쟁으로 인한 석유제품 수출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원유 매장량 세계 5위인 이란이 2000만~3000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내놓을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 원유시장의 긴장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에도 아시아·중동·유럽을 연결하는 ‘금융 실크로드’ 구축에 대한 기대감이 벌써부터 팽배하다. 은행권에서는 제재가 풀리면 이란과의 교역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외환·결제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씨줄날줄] 시진핑의 新실크로드 야망/오일만 논설위원

    중화 부흥을 외치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육지와 바다를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하나로 잇는 새로운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을 선언했다. 2200년 전 세계 최강국 중국의 실크가 퍼져 나간 길을 통해 21세기 중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미가 짙다. 최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은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발표했다. 일대(一帶)는 ‘하나의 띠’란 의미로 한(漢) 무제가 개척한 동서 교역로인 실크로드로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터키를 지나 유럽으로 향하는 유라시아 횡단 축이다. 일로(一路)는 명(明) 영락제 당시 정화(鄭和)의 남해 원정로로 해상 실크로드에 해당한다. 남중국해를 지나 말라카해협을 거쳐 인도양~아프리카로 이어지며 지중해를 지나 유럽으로 향하는 축과 연결된다. 중국은 육·해상 두 축을 통해 해당 국가들의 교통 인프라를 연결하고 자유무역지대를 만들며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확산시키는 ‘범중화경제권’을 제시한 것이다. 60여개국의 44억명을 포괄하고 21조 달러, 우리 돈 약 2경원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구상은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 또는 최근 미 의회에 제출된 ‘아시아 그물망 구상’에 대한 전방위 반격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대중 포위 전략으로도 불리는 그물망 구상은 군사적으로 일본·한국·필리핀·호주와 미국이 맺은 군사 동맹을 강화하면서 경제적으로 일본·호주 등 12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축으로 자유무역지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중국과 숙명적 라이벌인 인도를 끌어들여 ‘전략적·경제적 파트너십’을 맺고 경제를 지원하는 것도 일종의 대중 포위 전략의 일환이다. 이런 미국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중국은 이번에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달러 중심의 경제에서 탈피해 경제의 중심을 아시아로 이동시키면서 위안화의 국제화를 통해 ‘중국의 꿈’을 실현한다는 ‘시진핑의 야망’과도 같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1000억 달러 자금과 육해상 신실크로드 펀드 400억 달러가 실탄이다. 송유관·가스관 등 인프라 및 금융 협력이 주요 목표다. “지구 최대의 돈 잔치”로 떠오르면서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나라가 동남아와 유럽 국가들이다. 돈 냄새를 맡은 영국을 필두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우방 미국의 만류를 뿌리치며 중국의 손을 잡았다. 경제 활력을 잃어 가는 유럽 국가들이 중국의 경제적 유혹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일대일로 구상과 반대 방향으로 흐르며 유럽~러시아~중국~북한~한국을 잇는 우리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은 이제 눈길도 안 주는 ‘찬밥 신세’로 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발표대로 ‘코리아 실크로드’가 본궤도에 올라야 한반도 통일 기반도 구축될 텐데 걱정부터 앞선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배달앱의 횡포

    배달앱의 횡포

    쉽고 빠르게 음식을 시켜 먹을 수 있어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배달앱 서비스 업체들이 최대 12.5%의 수수료를 받는 등 횡포를 부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높은 수수료 탓에 수익이 줄어드는 음식점은 서비스의 질은 떨어지고 값을 올릴 수밖에 없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오고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은 31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예산 지원을 받아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배달이오, 배달114, 메뉴박스, 배달365 등 7개 배달앱 업체의 소비 환경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배달앱 업체들은 음식점으로부터 부가가치세(10%)에 맞먹는 수수료를 뗐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와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음식점의 경우 배달앱 업체에 음식값의 2.5~12.5%를 수수료로 냈다. 요기요가 12.5%로 가장 높았고 배달의민족은 5.5~9%, 배달통은 2.5% 수준이었다. 음식점은 고객이 신용카드, 휴대전화, 문화상품권 등으로 결제하면 별도의 수수료도 내야 했다. 배달앱 업체들은 음식점 광고를 해 주는 대가로 월 3만~5만원의 광고비도 받았다. 배달앱 업체들은 수수료 수익을 서비스 개선에 쓰지 않고 시장 선점을 위한 광고비에 쏟아부었다. 한 업체는 지난해 매출액의 61%를 광고·선전비로 썼다. 업체들이 광고에만 열을 올리다 보니 수수료를 깎지 못하고, 소비자는 비싼 값에 음식을 사 먹는 것이다. 7개 업체 모두 배달 음식의 원산지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았다. 농산물 원산지표시법에 따르면 통신판매 업체도 사이트에 원산지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하지만 배달앱 서비스는 통신판매중개 업체로 분류돼 법망을 빠져나갔다. 중고교생 등 미성년자가 배달앱 서비스로 짜장면과 탕수육 등 음식을 주문하면서 아무런 제한 없이 소주나 맥주를 시켜 먹을 수도 있었다. 배달의민족, 배달이오, 배달114, 메뉴박스 등 4개 업체는 미성년자 이용 제한 조항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국내 배달앱 서비스 시장은 1조원 규모로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3개사가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아마존’서 복제기 구입 카드 위조한 중·고생들

    ‘아마존’서 복제기 구입 카드 위조한 중·고생들

    신용카드를 복제해 2억원가량을 부정 결제하는 한편 제3자에게 복제 수법까지 전수한 대담한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복제 기기와 신용카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 이미 관련 정보가 확산돼 추가적인 범죄 피해가 우려된다. ●15세 이군 “복제기 14만원? 나도 위조해 볼까”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월부터 2월까지 위조 카드 60매를 만들어 795회에 걸쳐 2억원가량 결제를 시도해 8100만원어치를 승인받은 혐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등으로 이모(15)군을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표모(15)군 등 5명의 고교 1학년생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또 이군에게 위조 방법을 배워 같은 범행을 저지른 송모(19)군 등 3명을 구속했다. 지난해 호기심에 위조 카드를 인터넷에서 구해 쓰다가 적발돼 보호 처분을 받았던 이군은 친구들과 함께 직접 카드를 위조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에서 신용카드의 마그네틱선 안에 들어 있는 정보를 빼내고 덧씌우는 데 필요한 ‘리드 앤드 라이터’ 기기를 샀다. 이어 메신저 프로그램 ‘QQ’와 ‘ICQ’에서 채팅으로 알게 된 상대방에게 외국인 명의의 신용카드 정보를 건당 3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온라인 가상화폐)을 주고 사들인 뒤 신용카드 60장을 위조했다. ●위조카드로 산 물건 되팔아 6100만원 현금화 범행을 거듭할수록 이들은 더욱 대담해졌다. 위조 카드로 구매한 컴퓨터 부품을 장물업자에게 되팔아 6100만원을 현금화했다. 노래방과 게임방 비용 등 유흥비로 1000여만원을 썼다. 대포폰을 사용하고 무면허로 대포차를 몰고 다녔다. 실물 카드를 구하려고 인터넷에서 만난 송군에게 복제 기기를 80만원에 팔고 범행 방법을 전수해 주기도 했다. 송군 등 3명은 이군에게 배운 대로 신용카드 29장을 위조해 1400만원을 승인받았고, 구입한 물건을 되팔아 1000만원을 현금화했다. 신용카드 위조는 너무 쉬웠다. 카드 복제 기기는 아마존 등에서 128달러(약 14만 4000원) 정도면 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 포털사이트에서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신용카드 정보를 파는 사이트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실물 카드는 몇 장만 있으면 그 위에 몇 번이고 새로운 카드 정보를 덮어쓸 수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마그네틱 카드, IC칩 카드로 바꿔야” 한편 경찰은 같은 수법으로 카드를 위조, 사용한 박모(35)씨 등 3명과 해외에서 위조된 법인카드를 국내에서 사용한 러시아인(22)도 이날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마그네틱 신용카드는 위·변조가 손쉽고 단말기는 해킹 등 정보 유출 우려가 높다”며 “집적회로(IC)칩 전용 단말기로 교체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1%대 사상초유의 초저금리시대, NPL시대가 열린다?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면서 유동자금이 방향을 잃고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해 사상 첫 기준금리 1%대 시대를 맞이 했다. 게다가, 이미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2%대로 떨어져 있어 은행에 돈을 넣어두기는 너무 아쉽다. 물가상승률(평균 4%)을 감안하면 사실상 수익률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 때문. 다른 투자상품을 찾아보지만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다. 국내∙외 경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리스크(위험)도 덩달아 커졌기 때문이다. 주식에 투자하자니 상승여력은 없어 보이고 채권에 투자하자니 수익률이 너무 저조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부각 받는 상품은 뭘까? 경매나 공매의 경우 이미 대중화됐기 때문에 더 이상 메리트가 없다. 치열한 경쟁률로 오히려 낙찰가만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수익률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틈새상품을 노려보는 것이 좋다. 최근, 틈새시장에서 가장 활약하고 있는 상품은 ‘NPL’이다. ‘NPL’은 수익성은 높지만 아직 경매나 공매처럼 대중화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경쟁도 상대적으로 적다. 또, 채권금액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 하게 되므로 손실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그럼 도대체 ‘NPL’이 뭘까? NPL은 부동산을 담보로 채무자가 금융회사로부터 3개월 이상 이자를 납부하지 못해 생긴 부실화 된 채권을 사들인 뒤 담보 물건을 경매에 넘겨 배당 받거나 낙찰 받는 방식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은행에서 여신건전성을 위하여 NPL을 자산유동화회사에 매각하게 된다. 금융감독원에서 은행들에게 BIS(국제결제은행)의 자기자본비율 8%이상을 맞추도록 강제하고 있어서다. 이런 이유로 은행들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NPL이 수익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NPL상품의 가장 큰 매력은 일반인도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자산유동화회사에 NPL을 팩키지(Package)형식으로 매각하게 되며 자산유동화회사는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일반인들에게 개별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NPL은 투자상품으로써 장점이 풍부하므로 잘만 활용하면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NPL은 크게 4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배당금 효과”가 있다. 배당금이란 경매 물건이 매각된 후 매각대금에서 일정기준에 따라 채권자들이 받는 돈을 말한다. 이는 투자 초보라 하여도 법원에서 매각대금을 판단 후 지급해 주기에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 둘째 “직접 낙찰의 효과”가 있다. 경매의 한가지 방법인 NPL은 경매와 동일하게 제일 높은 가격으로 입찰하는 사람이 물건을 구입하게 된다. 정상적인 경매 투자자라면 일반적으로 급매물의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NPL보유자는 채권자로써 단순 경매 입찰자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낙찰 가능성도 높다. 셋째 “상계처리 효과”이다. NPL을 매입한 투자자가 직접 낙찰 받는 경우 배당 받을 금액의 범위 내에서 낙찰 대금을 내지 않고 상계(商界)처리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합법적 업(UP) 계약서 효과”이다. 고가 낙찰을 받는다 해도 손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매각 잔금 대출을 높게 받을 수 있으며, 일반 시세로 매각할 시 양도세를 감면 받음으로써 절세에 매우 유리하다는 뜻이다. 실제, NPL의 장점을 적극 활용해 성공한 사례도 있다. 부동산에 항상 관심이 많았던 ‘K’씨는 경매의 매력이 반감되고 있는 가운데, 지인들의 권유로 NPL에 처음으로 투자하게 됐다. 지난 해 감정가 5억원인 아파트에 채권 최고액이 4억7000만원(원금 3억7000만원) 설정된 근저당권(NPL, 부실채권)을 3억5000만원으로 할인된 가격에 매입했다. 당초, ‘K’씨는 배당수익을 노렸으나 경매가 2번 유찰되면서 수익률이 저조해지자 이 아파트를 4억5000만원에 직접 낙찰 받았다. 낙찰대금과 근저당권을 상계(NPL)처리했으므로 추가 비용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이 아파트를 한달 만에 4억5000만원으로 되팔았다. ‘K’씨가 거둔 수익은 8000만원에 가깝지만 양도소득세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K’씨의 아파트 취득가액은 NPL(근저당권 매입가격, 3억5000만원)이 아닌 낙찰가(4억5000만원)로 산정되기 양도차익이 전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산관리업체 전문가들은 ‘NPL’의 매력에 취해 섣부르게 투자했다가는 오히려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NPL도 투자상품의 일종으로써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기 때문. NPL전문 투자컨설팅업체 ‘㈜현준F&I컨설팅’ 김택현 대표에 따르면 “경매를 오랫동안 참여했던 사람들도 치열해진 경매경쟁률과 높은 낙찰가로 인해, NPL이라는 새로운 경매 방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지만, NPL에 관한 전문지식부족으로 인해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NPL에 대한 경매 낙찰가가 채권가격보다 낮게 될 경우나, 스스로 낙찰 받은 경우 채권가격보다 당해 부동산의 시세가 낮으면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러한 실패를 피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통한 상담 및 조언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주)현준F&I컨설팅은 매주 목요일 오후1시에 NPL투자를 위한 무료세미나와 상담을 하고 있다. 신청 및 문의는 1899-7667 또는 홈페이지 http://www.hyunjun.co.kr 를 통해서 하면 된다.
  • 공짜라던 블랙박스… 실제론 카드 대금 결제

    ‘공짜’ 차량용 블랙박스로 돈을 뜯어내는 얌체 상술이 속출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공짜 블랙박스 상술에 속아 구매대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소비자 피해 상담(1372 소비자상담센터)이 2012년부터 지난 2월까지 모두 244건 접수됐다. 2012년 65건이었던 상담 건수는 지난해 120건으로 84.6% 늘었다. 244건 중 상술 유형이 확인된 208건을 분석한 결과 ‘선불 통화권 지급’ 상술이 83건(39.9%)으로 가장 많았다. 공짜라고 꼬드겨 차량에 블랙박스를 달게 하고 선불 통화권 구매를 유도한다. 하지만 통화권을 지급하지 않거나 일부 금액만 지급하고 연락을 끊는 방식이다. 이어 ‘신용카드 포인트로 구매 권유’ 상술이 74건(35.6%)이었다. 신용카드 포인트로 블랙박스를 살 수 있다며 포인트 조회 명목으로 카드번호를 알아내 대금을 멋대로 결제했다. 또 이동통신 요금 결제수단을 신용카드로 바꾸면 블랙박스를 공짜로 달아주겠다고 하고 대금을 결제하는 상술로 입은 피해가 29건(13.9%)이었다. 결제한 블랙박스 대금을 통장으로 환급해 주거나 무료 주유권으로 주겠다고 약속한 이후 이행하지 않는 상술(22건·10.6%)도 있었다. 판매 방법은 방문 판매가 143건(58.6%)으로 가장 많았다. 전화권유 판매(80건·32.8%), 노상 판매(21건·8.6%)가 뒤를 이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은행 갑질 막기 위한 ‘꺾기’ 규제… 中企 더 괴롭다

    은행 갑질 막기 위한 ‘꺾기’ 규제… 中企 더 괴롭다

    A중소기업은 최근 시에서 이자를 보전해 주는 운전자금(3억원)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 쓰면 시에서 이자의 1% 포인트를 부담해 주는 제도다. 낮은 금리에 자금을 이용할 수 있어 신청자가 몰려 경쟁이 치열했다. 기쁨도 잠시. A사는 거래 은행에 대환대출(기존 대출을 새 대출로 갈아타기)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했다. 설 직전 직원들과 거래처에 주려고 해당 은행에서 기프트카드 500만원어치를 샀는데 이게 ‘꺾기(구속성 예금) 규제’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2일 “명절 때 산 기프트카드 때문에 수억원을 빌려 쓸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렇게 융통성 없는 규제는 누굴 위해 존재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은행의 ‘갑(甲)질’을 막기 위해 도입된 꺾기 규제가 되레 중소기업의 원성을 사고 있다. 융통성 없는 일괄 잣대로 도리어 급전이 필요한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B중소기업 사장 황모씨는 지난 1월 말 ‘의도치 않게’ 부도 위기를 겪었다. 명절 연휴를 앞두고 직원 상여금 및 거래처 납품대금 결제를 위해 거래 은행에서 2억원을 대출받기로 했다. 서류 작업이 모두 끝나고 대출금이 입금되기로 한 날 거래 은행 담당 직원이 “이틀 전 백화점 상품권 50만원어치를 해당 은행 영업점에서 산 기록이 있어 한 달 동안 대출이 안 된다”고 연락해 왔다. 은행에 읍소해 봤지만 “정 억울하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넣으라”는 말만 돌아왔다. 황씨는 급한 대로 지인에게 1억원을 빌리고 나머지 1억원은 캐피탈사에서 연 22% 고금리로 자금을 융통했다. 200만원 가까운 ‘생돈’이 이자로 나갔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답답하기는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C은행 관계자는 “기프트카드나 백화점 상품권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팔고 있을 뿐 은행 수익에도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금융 당국은 중소기업이나 저(低)신용자가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보험이나 예적금 상품을 끼워 파는 것을 꺾기로 보고 제재하고 있다. 금융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금융 상품을 강매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2012년부터 백화점 상품권과 기프트카드도 꺾기 대상에 포함됐다. 그런데 예외 조항 없이 규제를 적용하다 보니 현장에선 불만이 적지 않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꺾기를 피해 다른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쉽지 않다. 거래 실적이 없는 은행을 찾아가면 금리가 올라가고, 기존 은행에 담보가 모두 묶여 있어 금리가 높은 신용 대출만 가능한 경우가 많아서다. 돈을 빌릴 때뿐만이 아니다. 만기가 된 예·적금을 중소기업이 스스로 자금 계획에 맞춰 운영하려고 해도 이 역시 쉽지 않다. 중소기업이 대출을 갚으려고 3년 동안 1억원의 적금을 들어 만기에 1억 2000만원(이자 포함)을 찾았다고 치자. 이 중 5000만원은 예금, 나머지 7000만원은 적금에 가입하려고 해도 이 역시 꺾기에 해당된다. 무조건 1억 2000만원 한도 내에서 금융 상품 종류에 상관없이 1계좌만 개설이 가능하다. 금융 당국은 “단점보다는 피해자를 방지하는 장점이 많아 현 제도 운영에 크게 문제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내 돈도 내 마음대로 운용하지 못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명절 전후 기프트카드나 백화점 상품권 판매는 꺾기 대상에서 예외를 두는 등 현장 상황에 맞게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시들해진 새해 다짐… 작심삼일 넘는 금연성공 팁

    시들해진 새해 다짐… 작심삼일 넘는 금연성공 팁

    새해 들어 담배와의 결별을 선언한 애연가의 굳은 결심이 흔들리고 있다. 담배 평균 가격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훌쩍 뛴 데다 금연구역이 확대되고 ‘새해 효과’까지 겹쳐 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등록한 사람이 지난달 16일 기준으로 10만명을 넘어섰지만, 2월 들어서는 반짝했던 금연 열풍도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과 함께 급감했던 담배 매출은 지난달 중순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금연보조제 판매 증가율도 둔화하고 있다. 가격 인상 전에 미리 사놓은 담배가 소진된 탓도 있겠지만, ‘딱 한 개비만’의 유혹에 넘어가 금연을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낸 금연 포기자가 서서히 느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도전을 거듭한 끝에 금연에 성공한 사람은 금연 중 담배를 물었다고 자책하며 포기할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금연 실패가 아니라 ‘실수’로 여기고 다시 금연을 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계기가 필요하다면 새해를 기점으로 삼으면 된다. 한국인의 새해는 음력설부터다. 담배의 유혹에 넘어갔다면 주위 사람에게 담배 한 개비를 빌려서 피우는 한이 있더라도 절대 담배 한 갑을 통째로 사지 말아야 한다. 담배 한 갑을 손에 넣게 되면 한 개비로 끝날 실수가 결국 담배 한 갑으로 늘어나게 될 수 있다. 술자리에서 유난히 담배를 자주 피웠던 사람이라면 술자리부터 피해야 한다. 본인의 의지가 아무리 확고하더라도 술을 마시면 평소 습관대로 담배 생각이 나서 금연에 실패할 수 있다. 따라서 금연을 시작한 첫 1~3개월은 미리 양해를 구하고 술자리를 피하는 게 좋다. 피할 수 없다면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마다 바깥에 나가 심호흡을 하고 찬바람을 쐴 수 있도록 문가에 앉는 게 좋다. 커피를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있었다면 금연 초기 되도록 담배를 떠올리게 하는 커피 대신 다른 음료를 마셔 보자. ‘담배는 끊는 게 아니라 평생 참는 것’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니코틴의 유혹은 질기고도 강하다. 담배를 부르는 핵심 성분인 니코틴의 중독성은 코카인이나 헤로인 같은 마약보다 강하고, 30분 안에 소모돼 금방 흡연욕구를 일으킨다. 안절부절못할 정도로 흡연 욕구가 강하게 왔다면 우선 ‘5분 참기’를 권한다. 담배의 강렬한 유혹은 대부분 5분 이내에 절정을 이루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불안, 불면증, 두통 등 금연을 어렵게 하는 금단현상은 보통 금연 4일째에 최고조에 이르고 열흘 정도가 지나면 서서히 사라진다. 열흘만 참자는 생각으로 일단 버텨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지연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단증상으로 불안, 짜증, 스트레스 같은 부정적인 감정 반응이 나타날 때 잠시 조명을 어둡게 하고 눈을 감고 명상을 하거나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입안이 허전할 때는 찬물을 머금거나 무설탕 껌을 씹으면 된다. 입안이 상쾌하면 담배 생각이 자연스럽게 준다. 마찬가지로 금연 초기에는 입안을 텁텁하게 하는 기름진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일단 입안이 텁텁하면 담배를 찾게 되는 데다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담배를 피웠을 때 느꼈던 달콤한 맛의 기억이 되살아날 수 있다. 이른바 ‘식후 땡’, 특히 짜장면을 먹은 뒤 피우는 담배 맛이 좋은 것은 들이마시는 담배 연기에 들어 있는 ‘페릴라르틴’이란 성분이 식후 다량 분비된 침에 녹아 단맛을 내고, 입안의 기름기가 이 맛을 더 잘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소주의 오묘한 단맛이 실은 첨가물인 감미료의 맛인 것처럼 식후 피우는 담배의 단맛도 담배제조업체가 담배 소비를 늘리려고 만들어낸 장치에 불과하다. 매번 금연을 다짐하지만 실패로 돌아가는 가장 큰 이유는 금연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금연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흡연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고, 그 이유가 단순히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흡연 대신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시도해야 한다. 박시영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금연 의지가 확고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금연을 위한 패치나 약물을 함께 사용하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자신이 왜 금연을 하려는 것인지 그 동기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의지를 다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언제 금연을 하는 게 적당한지 자신에게 물어보고, 금연 계획을 세웠다면 서서히 담배를 한 개비씩 줄여나가며 금연을 준비하는 게 좋다. 계획된 날짜가 됐다면 ‘오늘부터 담배는 완전히 잊는다’는 생각으로 단번에 끝내는 것이 좋다. 하루에 한두 대 정도니 괜찮다며 간헐적 흡연을 이어가는 흡연자도 간혹 있는데, 이런 방법으로는 금연을 못하고 흡연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흡연은 줄인다고 그 위험성이 사라지지 않으므로 완전히 없애는 것만이 최선이다. 담배를 완전히 잊으려면 내 주변에서 담배를 연상케 하는 모든 단서를 없애고 흡연습관을 대신할 것들을 배치해야 한다. 담배·재떨이·라이터는 물론 옷과 장갑 등 담배 냄새가 밴 의류는 꼭 빨아서 보관하고 그동안 차에서 담배를 피웠다면 실내 세차를 해 담배 냄새를 충분히 빼야 한다. 또 치아 스케일링을 해 치아에 들러붙은 담배 유해물질을 깨끗이 제거하는 게 좋다. 대신 흡연용품이 있던 자리에는 칫솔, 치약, 구강청결제 등 청결용품, 마음에 안정을 주는 허브티 등을 갖춰 놓는다. 혼자서 끊기 어렵다면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는다. 우선 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http://www.nhis.or.kr)에서 금연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가까운 동네 병원을 찾아 병원에 등록하고서 12주간 상담 치료를 받는다. 오는 25일부터 금연치료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이전처럼 비싼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참여자가 부담하는 상담료는 의료기관 종별 상관없이 최초 4500원, 2∼6회 방문 시에는 2700원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중기 어음 안 갚는 대기업 외상채권 거래 2년간 금지

    오는 6월부터 중소 납품기업에 발행한 외상매출채권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한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은행권 전체에서 2년간 외상매출채권 거래를 못 하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구매 기업의 외상매출채권 미결제로 인한 중소 납품기업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권과 공동으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상반기 중에 시행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외담대는 구매 기업이 납품기업에 물품대금을 외상매출채권으로 지급하고, 납품 기업은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제도다. 하지만 최근 에스콰이어 등 일부 대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납품대금을 결제할 수 없게 되자 은행이 중소 납품기업에 상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제도 개선의 요구가 거세졌다. 이에 금감원은 구매 기업이 만기일에 외상매출채권을 결제하지 않으면 은행권 공동으로 외상매출채권 거래를 2년간 금지하도록 했다. 4월부터는 상환청구권 설명 의무도 강화하기로 했다. 은행들은 앞으로 납품 기업에 외담대 상환 의무 등을 명확히 설명하고 서명을 받아야 한다. 리스크 관리 대상 기업, 거래정지 처분 후 2년 이내 구매 기업, 미결제 이력이 빈번한 기업 등은 현행 1년인 신용평가 주기가 6개월로 단축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카드 뒷면 서명 안 해도 피해 50% 보상받는다

    오는 3월부터 신용카드 뒷면에 서명을 하지 않은 채 잃어버렸을 때에도 카드 회원의 책임 부담 비율이 100%에서 절반으로 줄어든다. 지금은 분실 사고 카드에 서명이 없으면 결제된 금액을 전액 카드 주인이 물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의 ‘카드 분실·도난사고 보상에 관한 모범규준’과 ‘사고 유형별 책임 부담비율 가이드라인’을 마련, 3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입원, 출장 등 부득이한 사유나 일시적으로 가족이 카드를 대신 들고 있다가 분실·도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카드사가 결제 금액을 전액 물어 준다. 전에는 가족을 회원 본인으로 간주해 50% 책임을 지웠으나 앞으로는 면책해 주기로 한 것이다. 미서명에 따른 책임 부담은 최대 50%로 한정되지만, 대여나 양도·지연신고 등은 경우에 따라 100% 책임을 질 수 있다. 구체적이고 명백한 과실에 대해서는 책임을 확실히 묻되 과도한 책임 지우기는 개선해 소비자 부담을 덜어 주겠다는 취지다. 보상에 관한 모범 규준에는 카드사가 회원이나 가맹점에 사고 금액 전액을 부담시키지 않고, 과실 여부에 따라 부담금액을 정하되 과실이 없는 경우 카드사가 부담한다는 원칙이 담긴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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