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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태탕집 아들 “오세훈 긴 하체 생생 기억…카드내역 공개할 것”

    생태탕집 아들 “오세훈 긴 하체 생생 기억…카드내역 공개할 것”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인근 생태탕집 주인 아들이 “오 후보가 2005년 6월 분명히 생태탕을 먹으러 왔었다”고 재차 주장했다. A씨는 5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지난 2일에 이어 다시 출연해 “국민의힘 측에서 ‘생떼탕이다. 생떼를 쓴다. 어머님이 말을 바꾸었다’ 이런 걸 보고 상당히 기분이 나쁘다”면서 “있는 이야기를 한 것인데 어머니가 공격받아 화가 나 다시 인터뷰에 나섰다”고 밝혔다. 앞서 A씨의 어머니 B씨는 지난달 29일 ‘오세훈이 왔었는지 모른다’고 한 이유에 대해 “저 혼라라면 나이 먹었으니 괜찮은데 아들, 딸한테 피해가 갈까 걱정돼서 그런 것”이라고 말을 번복한 바 있다. A씨는 16년 전 일을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에 대해 “저희 가게 손님들은 모 회사 분들이 거의 95%로, 다 정장을 입고 다닌다. 또 동네 주민들은 다 아는 사람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오 후보에 대해 “상당히 눈에 띄었던 그 하얀 면바지”를 입어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이 오 후보 신발이 ‘페라가모 로퍼’라고 정확히 짚은 까닭으로 “저도 그때 페라가모 로퍼를 신고 있었다”라고 한 뒤 “제 것보다 말발굽(장식)이 조금 크더라”고 했다.그러면서 “워낙에 하체가 긴 분이라 상당히 매력을 느꼈다”며 며칠 전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잘 생겨 더욱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을 향해 “공부를 했으면 서울대 갔겠다라는 조롱섞인 이야기들도 있지만 그분들은 저희 가게 사정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한편 A씨는 앞서 4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5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명명백백히 사실을 밝히겠다. 신용카드 단말기를 업체로 가지고 가 결제 내역까지 모두 받아오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이디 만 개 만들어 쇼핑몰 적립금 3600만원 챙긴 30대 집유

    아이디 만 개 만들어 쇼핑몰 적립금 3600만원 챙긴 30대 집유

    다른 사람의 아이핀(I-PIN)을 구입해 쇼핑몰 사이트 회원으로 무더기 가입하는 방법으로 수천만원 대 적립금을 챙긴 30대 남성이 법원에서 징역형(집행유예)을 선고 받았다. 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 박민 판사는 컴퓨터 등 사용 사기 혐의로 기소된 A(36)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고 4일 밝혔다. 아이핀은 특정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때 본인 인증을 위해 주민등록번호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고유 식별번호를 말한다. A씨는 2018년 5월 불법판매 업자로부터 구매한 다른 사람의 아이핀으로 인증 절차를 거쳐 B쇼핑몰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신규가입 혜택으로 4000원의 적립금을 받았다. 그는 이같은 수법으로 작년 2월까지 B쇼핑몰에 신규 아이디 1만930개를 만들어 가입하고 3600만원 상당의 적립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모바일 쿠폰 등으로 받은 적립금을 커피값 결제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은 “피고인은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하지 못해 피해 회사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나름대로 반성하며 또 다시 범행하지 않겠다고 거듭 다짐하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이번에 한 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우리집 딸 팝니다’ 중고나라 허위글 일당 검거…“보복하려고”

    ‘우리집 딸 팝니다’ 중고나라 허위글 일당 검거…“보복하려고”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 ‘아들·딸을 판매한다’는 내용의 허위 글을 올린 게시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상북도경찰청은 29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지게차 등 중고물품 판매를 빙자해 피해자들로부터 3억2000여만 원을 가로채고 피해자가 쓴 것처럼 아들과 딸을 판다는 글을 게시한 A(25)씨 등 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피해자가 본인들이 작성한 중고물품 게시글에 ‘사기일지 모르니 조심하세요’ 등의 댓글을 남기자 이에 보복하기 위해 피해자의 핸드폰 번호와 자녀 사진을 이용해 피해자인 것처럼 자녀 판매 글을 게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 등이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6개월간 중고거래 사이트에 중고물품을 판매한다는 허위 글을 게시해 피해자 47명으로부터 총 3억2000만원을 송금받아 편취한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A씨 등의 여죄 및 추가 범행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수사할 방침이다. 또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에 악성 게시글이나 댓글을 다는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월 3일 오후 1시43분쯤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 ‘제 아들 팝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게시자는 한 남아의 사진과 함께 “사정상 힘들어서 제 아들을 팔기로 마음먹었다. 협의 후 가격을 맞추겠다”고 적었다. 이어 5분여 뒤 ‘우리 집 내 딸 팝니다’는 글과 여아 사진이 등록됐다. 해당 글에는 여아를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표현과 함께 휴대전화 연락처도 포함됐다. 두 글의 작성자는 ‘용***’로 같은 닉네임을 사용했다. 회원 수 1800만명을 보유한 커뮤니티에 자녀 판매 글이 게시되자 논란이 일었고 경찰은 판매 글을 올린 네티즌을 상대로 내사에 착수한 바 있다. 경북경찰청 오금식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에서 구매를 할 경우 가능하면 직거래 방식으로 해야 한다”며 “직거래가 어려울 경우 안전결제방식을 이용하되 안전결제가 등록됐다는 메일이 오면 가짜 메일인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게시글에 전화번호 등 자세한 정보가 없이 SNS 메신저 주소만 있는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며 “물품거래 전 사이버캅 앱에서 사기이력 조회를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코인, 감독·검증장치 없어… 가치 판단은 투자자 몫

    코인, 감독·검증장치 없어… 가치 판단은 투자자 몫

    암호화폐의 춘추전국시대다. 세계적인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4일 오전 8시 기준 전 세계에서 거래 중인 암호화폐는 모두 8931개로 집계됐다. 이들의 시가총액은 약 1930조 9300억원으로, 시총 1위인 비트코인(1151조 1157억원)을 제외한 ‘알트코인’의 시총만 780조원에 달한다.또 국내 4대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암호화폐만 해도 업비트 181개, 빗썸 155개, 코인원 178개, 코빗 29개 등 500개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에서 거래 중인 암호화폐 8900여개 전문가들은 하루에도 수십개의 암호화폐가 새롭게 등장하고 사라지는 시장에서 단순히 익숙한 이름만 보고 섣불리 투자에 나섰다가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아직 투자자를 보호하거나 관련 정보의 공신력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없는 만큼 투자자 스스로가 암호화폐의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고 각 코인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중에 거래되는 최초의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는 편의상 알트코인이라고 불린다. 이론적으로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시스템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있는 개발자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다. 정부에서 제한적으로 찍어 내는 화폐와는 태생부터 다른 셈이다. 그러나 발행됐다고 해서 전부 우리가 아는 코인의 지위를 얻는 건 아니다. 코인은 발행 이유가 합당하고, 사용 목적이나 의미를 부여받아야만 암호화폐로서의 가치를 갖는다. 예컨대 암호화폐 시총 2위인 이더리움은 지갑에서 지갑으로 전송되는 시간이 12초에 불과해 결제수단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시총 7위인 리플은 은행 간 수수료 없는 송금 용도로 개발된 알트코인이다. ●국내 4대 거래소 암호화폐 500개 넘어 이렇게 발행된 알트코인은 각 거래소의 상장 심사를 거쳐 거래 등록이 된다. 이를 위해 개발자는 일종의 사업계획서인 백서를 발표한다. 백서에는 코인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기술적인 내용을 비롯해 해당 코인의 가치에 대한 근거, 어떤 사업 모델에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 단계별 개발 계획과 활용 방안 등을 두루 담는다. 거래소는 자료를 바탕으로 암호화폐의 거래를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문제는 상장 과정과 거래 중에 개발자가 제공하는 정보를 감독할 견제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증권시장을 예로 들면 현행 자본시장법 등에 의거해 상장기업은 증권신고서를 금융 당국에 제출하고 외부 회계법인의 감리를 받는 등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엄격한 관리가 이뤄진다. 만약 기업이 투자자들을 기망할 목적으로 정보를 숨기거나 조작할 땐 금전적 제재와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다. 반면 암호화폐에는 현행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투자자가 기본원리 이해하고 가치 판단을 그렇다 보니 특정 코인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늑장 공시하거나 알리지 않아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일부 개발자가 이미 알려진 정보를 재탕해 가격을 이중, 삼중으로 밀어 올리는 ‘꼼수’를 쓰는 경우도 늘었다. 이러한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공시 전문업체도 등장했다. 가상자산 공시정보 포털 ‘쟁글’이나 각 암호화폐의 등급을 매겨 공개하는 ‘플립사이드크립토’ 등이 대표적이다. 각 거래소도 등록된 암호화폐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시장 교란 행위가 발견되면 상장 폐지에 해당하는 거래 종료 조치를 취한다. 그러나 강제성이 없는 민간기업 차원의 사후 검증 조치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준 동국대 교수는 “투자 정보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독립기관이나 법적인 공시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지만 아직 제도권에 편입되지 못해 문제 해결이 요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3000만원짜리 집행검 뽑기’ 택진이형, 정말 공정한가요

    ‘3000만원짜리 집행검 뽑기’ 택진이형, 정말 공정한가요

    “확률형 게임은 아이템을 가장 공정하게 사용자들에게 나눠 주기 위한 기술적 장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018년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불려가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대해 밝혔던 ‘소신 발언’이다. 당시 문체위 소속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김 대표는 “(엔씨 게임인 리니지M은) 게임 내에서 사행성을 유도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그때만 해도 게임 사행성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발이 요즘처럼 집단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런 탓에 19·20대 국회에서 연달아 발의됐던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은 결국 입법에 실패했다. 하지만 요즘은 유료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게임사들이 임의로 조작한다는 의심이 퍼지고 있고, 그나마 공개된 확률도 소수점에 불과할 정도로 너무 낮은 수준이며, 과금 유도가 너무 극심해졌다는 등의 이유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결국 21대 국회에서는 한층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용자들을 등에 업고 더 강력한 내용의 개정안이 등장하고 있다.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은 유료 아이템을 정확히 어떤 확률로 얻을 수 있게 되는지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지난 1월 유정주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도 ‘확률 표시 의무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는 게임사들이 자율규제에 의해 돈을 지불한 일부 아이템에 대해서만 확률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들 법안이 통과되면 공개 범위가 확 넓어진다. 최근에 넥슨은 유료 아이템에 대해선 모든 확률을 공개하겠다면서도 유·무료가 뒤섞인 아이템 확률은 비공개했는데 이 같은 ‘꼼수’가 통하지 않게 된다. 더군다나 이 의원의 개정안은 게임 아이템 확률 공개 의무를 위반한 곳에 대해서 2년 이하 징역과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처벌규정도 뒀다. 유동수 민주당 의원이 이달 초 대표발의한 ‘게임진흥법 개정안’은 수집형 뽑기라고도 불리는 ‘컴플리트 가챠’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컴플리트 가챠란 뽑기를 통해 얻은 여러 아이템을 모아서 또 다른 아이템을 완성하는 방식의 확률형 아이템을 말한다. 예를 들어서 게임 내에서 카드를 10장 다 모아야 특정 무기를 얻을 수 있는데, 마지막 10번째 카드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을 크게 낮춰 반복해 카드 구매를 시도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카드 한 개만 더 획득하면 다 끝난다는 마음에 ‘딱 한 번만 더’라며 수차례 반복 결제를 하게 되는 것이다. 사행성이 짙다는 지적이 있어서 일본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다. 유 의원의 개정안에 따르면 특정 게임사가 수집형 뽑기로 계속 돈을 벌면 이익금의 3배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더군다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조사 권한을 부여해 법망을 피해 가려는 ‘꼼수’에 대비하도록 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번 주 중에 게임사들마다 ‘게임물 이용자 위원회’를 만들도록 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마치 방송국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으면 시청자위원회가 나서 감시하고 자료 요청을 하는 것처럼 게임물 이용자 위원회가 게임사들을 상대로 이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 의원은 지난 17일 한국게임학회에서 마련한 토론회에 참석해 “최근 확률을 공개하면 게임업계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라며 “공개한 정보를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가, 신뢰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본질이다”고 주장했다.의원실마다 발의가 잇따랐지만 이것이 본회의 문턱을 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유정주 의원의 개정안은 문체위 전체회의에 상정됐지만 아직 유동수 의원의 개정안은 상임위에 오르지 못했다. 또한 일부 개정안에 대해서는 공청회도 필요한데 아직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들을 하나로 병합해 통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게임사들은 과거에도 이런 이슈가 있을 때마다 자율규제를 강화하겠다며 입법화를 피해 갔지만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게임사에 이익금 3배 과징금 물릴 수 있을까…‘확률 아이템 규제 법안’ 급물살

    게임사에 이익금 3배 과징금 물릴 수 있을까…‘확률 아이템 규제 법안’ 급물살

    “확률형 게임은 아이템을 가장 공정하게 사용자들에게 나눠 주기 위한 기술적 장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018년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불려가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대해 밝혔던 ‘소신 발언’이다. 당시 문체위 소속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지자 김 대표는 “(엔씨 게임인 리니지M은) 게임 내에서 사행성을 유도하지 않는다”라고도 했다. 그때만 해도 게임 사행성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발이 요즘처럼 집단적이고 지속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런 탓에 19·20대 국회에서 연달아 발의됐던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은 결국 입법에 실패했다. 하지만 요즘은 유료 아이템의 획득 확률을 게임사들이 임의로 조작한다는 의심이 퍼지고 있고, 그나마 공개된 확률도 소수점에 불과할 정도로 너무 낮은 수준이며, 과금 유도가 너무 극심해졌다는 등의 이유로 이용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결국 21대 국회에서는 한층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이용자들을 등에 업고 더 강력한 내용의 개정안이 등장하고 있다.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은 유료 아이템을 정확히 어떤 확률로 얻을 수 있게 되는지 공개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지난 1월 유정주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도 ‘확률 표시 의무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는 게임사들이 자율규제에 의해 돈을 지불한 일부 아이템에 대해서만 확률을 공개하고 있는데 이들 법안이 통과되면 공개 범위가 확 넓어진다. 최근에 넥슨은 유료 아이템에 대해선 모든 확률을 공개하겠다면서도 유·무료가 뒤섞인 아이템 확률은 비공개했는데 이 같은 ‘꼼수’가 통하지 않게 된다. 더군다나 이 의원의 개정안은 게임 아이템 확률 공개 의무를 위반한 곳에 대해서 2년 이하 징역과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처벌규정도 뒀다. 유동수 민주당 의원이 이달 초 대표발의한 ‘게임진흥법 개정안’은 수집형 뽑기라고도 불리는 ‘컴플리트 가챠’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컴플리트 가챠란 뽑기를 통해 얻은 여러 아이템을 모아서 또 다른 아이템을 완성하는 방식의 확률형 아이템을 말한다. 예를 들어서 게임 내에서 카드를 10장 다 모아야 특정 무기를 얻을 수 있는데, 마지막 10번째 카드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을 크게 낮춰 반복해 카드 구매를 시도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카드 한 개만 더 획득하면 다 끝난다는 마음에 ‘딱 한 번만 더’라며 수차례 반복 결제를 하게 되는 것이다. 사행성이 짙다는 지적이 있어서 일본에서는 이를 금지하고 있다. 유 의원의 개정안에 따르면 특정 게임사가 수집형 뽑기로 계속 돈을 벌면 이익금의 3배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더군다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조사 권한을 부여해 법망을 피해 가려는 ‘꼼수’에 대비하도록 했다.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번 주 중에 게임사들마다 ‘게임물 이용자 위원회’를 만들도록 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마치 방송국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으면 시청자위원회가 나서 감시하고 자료 요청을 하는 것처럼 게임물 이용자 위원회가 게임사들을 상대로 이 같은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 의원은 지난 17일 한국게임학회에서 마련한 토론회에 참석해 “최근 확률을 공개하면 게임업계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분위기가 조성됐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다”라며 “공개한 정보를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는가, 신뢰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본질이다”고 주장했다.의원실마다 발의가 잇따랐지만 이것이 본회의 문턱을 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유정주 의원의 개정안은 문체위 전체회의에 상정됐지만 아직 유동수 의원의 개정안은 상임위에 오르지 못했다. 또한 일부 개정안에 대해서는 공청회도 필요한데 아직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회에서는 관련 법안들을 하나로 병합해 통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게임사들은 과거에도 이런 이슈가 있을 때마다 자율규제를 강화하겠다며 입법화를 피해 갔지만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박영선 “서울시민 모두에 10만원”…조수진 “고민정, 금권선거의 추억”

    박영선 “서울시민 모두에 10만원”…조수진 “고민정, 금권선거의 추억”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로 위로금 지급”“작년 서울시 세입 많아 세금 돌려주는 것”조수진 “고민정 당선시 100만원 지급 생각”이인영, 고민정 총선 지원 유세 때 발언 겨냥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9일 서울시장 당선시 1호 결재로 “서울시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의 보편적 재난위로금을 블록체인 기반의 ‘KS서울디지털화폐’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재난위로금에 지급되는 예산은 약 1조원으로 추산했다. 이에 대해 조수진 국민의힘 서울시장 선거대책위 대변인은 “‘금권(金權) 선거’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 같다”며 지난해 총선 당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원 유세했던 민주당 지도부의 ‘당선되면 100만원 지급’ 발언을 상기시켰다. 조 대변인은 “박 후보의 당선이나 ‘서울시장 1호 결재’는 현실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박 “스마트폰 없으면 기존 지원금 지급” 박 후보는 이날 종로구 안국빌딩 선거캠프 기자회견에서 “서울시장 1호 결재로 KS서울디지털화폐로 지급되는 보편적 재난지원 계획에 서명할 것”이라며 이렇게 공약했다. 그는 “위로금은 지급 6개월 내 소멸하는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로 발행될 것”이라면서 “지역 소상공인 경제에 기여하고, 4차 산업혁명 분야의 투자와 관심을 늘려 서울을 프로토콜 경제의 허브로 구축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서울시는 지난해 세입이 예상보다 많아 약 4조원의 순세계잉여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시민이 낸 세금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다만 박 후보는 “스마트폰을 갖고 있지 않은 분들에게는 원래의 전통적 방법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고, 스마트폰이 있는 분들에게 디지털화폐를 우선적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가 언급한 KS서울디지털화폐란 서울시가 가치를 보증하는, 원화와 가치가 동등한 전자화폐 구상이다. 스마트폰으로 지급결제가 가능해 편의성이 높고, 정책 목적에 따라 보유기간이나 사용처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재난위로금 유통 경로를 분석할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의 소비성향을 분석해 향후 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박 후보는 회견 후 서울 곳곳을 누빈 뒤 민주당 서울시당 직능위원회 발대식에도 화상회의로 참여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해달라. 서울시민의 현안 해결사가 되겠다”고 말했다.조수진 “이인영, 고민정 당선되면100만원 지급하겠다고 해 재미 봤다” “박영선, 공약(空約)으로 끝날 것” 그러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은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박 후보의 ‘전 서울시민 10만원 지급’ 발언을 언급하며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특정인이 당선되면 100만원씩 지급하겠다고 해 재미를 봤다”며 금권 선거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 의원이 언급한 특정인은 전날 ‘피해호소인’ 발언 논란으로 민주당 서울시장 캠프 대변인직을 사퇴했던 고민정 민주당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지역구를 물려 받은 고 의원은 후보 시절 청와대 ‘원군’의 지원사격을 받았다. 현재 통일부 장관인 이인영 원내대표는 당시 고 의원에 대한 지원 유세를 하면서 긴급재난지원금을 언급하며 ‘당선되면 100만원’ 발언을 했었다. 이번에는 고 의원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조 의원은 지난 1월 ‘오세훈은 광진을에서도 선택 받지 못했다’며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공격하는 고 의원을 향해 SNS에서 “천박하기 짝이 없다. 선거 직전 여당 대표 이인영(현 통일부 장관)은 ‘서울 광진을에서 고 의원을 당선시켜 주면 전 국민 100만원을 준다’고 했다”면서 “이런 게 금권선거라고 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었다.조 의원은 이날 박 후보를 향해 “이번 박 후보의 공약은 공약(空約)으로 끝날 것”이라면서 “소득 없는 1가구 1주택자 재산세 감면, 전셋값 안정 등 1인당 10만원 이상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을 우리(국민의힘)는 약속드린다”고 반격했다. 이어 “민주당 소속 시장의 ‘권력형 성폭력’으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민주당이 후보를 내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면서 “4월 7일은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심판하는 날”이라고 비판했다. 여직원 성추행 사건이 불거진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지칭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 등 2차 가해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초등생이 1억 결제?… 개인방송 ‘별풍선 피해’ 막는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국회 과학방송정보통신위원회 한준호 의원과 함께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의 이용자 피해를 막도록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개정안은 부가통신사업자인 인터넷 개인방송을 ‘특수한 부가통신사업’ 유형으로 신설하고, 플랫폼 사업자에게 유료 아이템의 결제 한도를 의무적으로 설정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설정된 결제 한도를 우회하기 위한 비정상적인 거래 행위가 있으면 이를 방지할 의무도 부과한다. 특히 미성년자가 결제 때 법정 대리인의 사전 동의를 받게 하는 보호 조치가 마련된다. 지난해 한 초등학생이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 BJ에게 부모의 동의 없이 약 1억 3000만원을 결제해 문제가 되면서 이용자 피해를 막을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일정한 이용자 수, 매출액을 갖춘 사업자는 이용자 보호 창구를 마련해야 하고,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한 후 ‘할인 매입’(할인깡)해 현금화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초등생, 엄마 핸드폰으로 BJ에 1억원 쐈다”…법 개정 추진

    “초등생, 엄마 핸드폰으로 BJ에 1억원 쐈다”…법 개정 추진

    전세 보증금 1억3000만원상당 부분 돌려받지 못해‘결제한도 설정’ 추진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 방송 유료 아이템에 대한 제도적 규제 방안으로 ‘결제한도 설정’을 추진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국회 과학방송정보통신위원회 한준호 의원실과 함께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의 이용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인터넷 개인방송을 ‘특수한 부가통신사업’으로 분류해, 사업자가 유료 아이템의 결제 한도를 설정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가 결제 시 법정 대리인의 사전 동의를 받게 하는 등 미성년자 보호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일정한 이용자 수, 매출액을 갖춘 사업자에 대해서는 이용자 보호 창구를 마련하도록 하고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한 후 이를 할인 매입해 현금화하는 행위도 금지한다.BJ에 1억원 쏜 초등생…상당 부분 돌려받지 못해 이번 개정안은 인터넷 방송 결제 관련 피해 사례가 사회적 문제가 돼 발의됐다. 지난해 11세 초등학생인 A양은 부모 동의 없이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 BJ에게 총 1억3000만원어치 유료 아이템을 결제했다. A양은 어머니의 휴대폰을 이용해 15세로 설정한 임의 계정을 만들어 약 9일 동안 여러 방송 진행자들에게 후원의 의미로 돈을 보냈다. 이 돈은 A양 가족이 전셋집 이사를 위해 모아둔 보증금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금액 상당 부분은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용자 피해를 막을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비대면 사회 진입이 가속화하고, 1인 미디어 이용이 증가하면서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이용자 피해를 예방할 정책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건전한 1인 미디어 이용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는 이날 입장문을 내 “지난해 논란이 됐던 사건은 다른 플랫폼에서 발생한 일로 아프리카TV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하루 결제 한도 100만원을 자율규제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며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 충전 한도 금액을 월 22만원으로 제한하고 부모 동의 없이 결제를 할 수 없도록 제한해 과도한 사용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부모 몰래 별풍선 1억 결제’ 못하도록…개인방송 한도 설정 추진

    ‘부모 몰래 별풍선 1억 결제’ 못하도록…개인방송 한도 설정 추진

    방송통신위원회는 국회 과학방송정보통신위원회 한준호 의원과 함께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의 이용자 피해를 막도록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개정안은 부가통신사업자인 인터넷개인방송을 ‘특수한 부가통신사업’ 유형으로 신설하고, 플랫폼 사업자에게 유료 아이템의 결제 한도를 의무적으로 설정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설정된 결제한도를 우회하기 위한 비정상적인 거래행위가 있으면 이를 방지할 의무도 부과한다. 특히 미성년자가 결제 시 법정 대리인의 사전 동의를 받게 하는 등 미성년자 보호 조치가 마련된다. 지난해 한 초등학생이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 BJ에게 부모의 동의 없이 약 1억 3000만원을 결제해 문제가 되면서 이용자 피해를 막을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일정한 이용자 수, 매출액을 갖춘 사업자는 이용자 보호 창구를 마련해야 하고, 유료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한 후 이를 할인 매입(깡)해 현금화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1인 미디어 이용이 증가하면서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이용자 피해를 예방할 정책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건전한 1인 미디어 이용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자진시정안 10년… ‘기업 면죄부’ 오명 벗나

    “기존 이행점검 방식을 보완해 동의의결 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업무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경쟁 이슈를 총괄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산하기관인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최근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자진시정안’이라고도 불리는 동의의결 제도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기업에 대해 위법성 판단 없이 스스로 시정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입니다. 공정거래조정원은 지난해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오는 5월부터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동의의결 제도 이행 감시를 담당하게 됩니다. 2011년 처음 우리나라에 동의의결 제도가 생긴 이래 공정위는 18건의 신청을 받아 10건을 인용했습니다. 최근엔 국내 이동통신3사 갑질 혐의를 받던 애플코리아가 거래 조건 시정과 함께 10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마련하기로 약속해 공정위의 제재를 피할 수 있었죠. 동의의결의 장점은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불공정 행위로 발생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빠르게 구제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돈으로 살 수 있는 기업 면죄부’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붙습니다. 신속한 피해 구제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면죄부 오명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신뢰 부족’을 꼽습니다. 동의의결이 제대로 작동한다는 믿음을 주려면 이행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사후 점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다수 국민은 이행이 얼마나 잘 이뤄지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동의의결안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되지만, 실제로 이행점검 결과가 어땠는지 여부가 제대로 발표된 적은 없기 때문이죠. 공정위 관계자는 14일 “현재는 사건을 맡았던 부서가 계속 이행 상황을 점검해야 하는데, 새로운 사건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꼼꼼하게 점검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결국 공정위는 철저한 사후 관리를 위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산하 기관인 공정거래조정원과 소비자원에 이행 점검 부서를 만들어 전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에 따르면 매 분기마다 공정위에 이행점검 결과를 보고하게 돼 있습니다. 이미 공정거래조정원은 조직 개편을 거쳐 관련 전담팀을 만들었고, 소비자원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제도가 생긴 지 10년이 돼도 끊임없이 제기되는 ‘면죄부’ 논란은 결국 사후 관리까지 철저하게 이어진다는 사실을 국민이 확인할 수만 있다면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네이버·쿠팡, 입점업체와 연대 책임진다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네이버와 쿠팡, 11번가, 배달의민족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가 입점업체와 연대해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입법이 추진된다. 온라인 쇼핑몰이 소비자의 상품 검색 결과를 ‘조회수’ ‘판매량순’ 등이 아닌 ‘인기순’, ‘랭킹순’처럼 모호한 기준으로 표시하면 제재를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이런 내용의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다음달 14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결제·대금수령·환불 등의 업무를 직접 수행하면서 고의·과실로 소비자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입점업체와 연대해 배상 책임을 지도록 했다. 예를 들어 오픈마켓에서 물건을 산 소비자가 하자를 발견하고 환불을 신청했는데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입점업체나 온라인 플랫폼 중 하나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거나 손해배상 소송을 걸 수 있다. 공정위는 또 소비자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품을 검색할 때 광고로 인한 노출인 경우엔 플랫폼이 이를 명확히 표기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에선 ‘당근마켓’과 ‘중고나라’ 등 개인 간(C2C) 플랫폼 소비자 보호 조치도 마련했다. C2C 플랫폼에서 제품을 구입했는데 판매자와 연락이 되지 않거나 환불을 해주지 않은 경우 소비자가 소송을 제기하면 플랫폼은 판매자의 신원 정보를 알리도록 했다. 소비자 피해를 빠르게 구제하기 위해 ‘동의 의결제’(소비자 피해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과 피해 보상을 제안하면 법적 제재 없이 사건을 종결시켜 주는 제도)를 도입하고, 한국소비자원에 전자상거래 분쟁조정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이대로 일단락?”…넥슨의 확률 공개후에도 남은 4가지 질문들

    “이대로 일단락?”…넥슨의 확률 공개후에도 남은 4가지 질문들

    지난 5일 넥슨이 유료로 결제한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확률 정보를 모두 공개하기로 했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기존 자율규제 강령에는 없던 전향적인 내용이 담긴 것은 맞으나 ‘사행성 논란’을 벗어날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치권과 이용자들의 질타가 계속됨에도 업계가 버티기에 나선다면 결국 이에 대한 처벌규정을 담은 ‘확률 규제 법제화’를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넥슨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과 업계에서 의문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부분을 정리해봤다. ①유·무료 혼합형 확률 아이템은 왜 공개 안 하냐 넥슨이 이번에 순차적으로 확률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대상은 유료 확률형 아이템에 한정된다. 무료 아이템이나 유·무료 혼합형인 아이템의 확률은 발표에서 빠졌다. 예를 들어 일정 확률에 따라 어떤 아이템이 나올지 모르는 ‘랜덤박스’는 무료로 제공되고 이를 개봉할 때 필요한 열쇠는 돈을 주고 구매해야 한다면 이에 대한 확률은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또한 이용자들이 일부 돈을 지불한 아이템인데 확률을 밝히지 않는다면 이용자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진정성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넥슨 관계자는 “유·무료 혼합형은 데이터가 방대해서 이에 대해서는 일단 검토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②소수점에 불과한 낮은 확률은 문제 없는가 이미 게임사들은 자율규제 강령에 의해 일부 아이템에 대한 확률을 공개하고 있다. 문제는 몇몇 아이템들은 뽑을 수 있는 확률이 1%도 안 되는 소수점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엔씨소프트 ‘리니지’의 상징적인 아이템인 ‘집행검’은 최소 수천만원을 호가할 정도다. 게임의 재미를 위해선 희귀 아이템을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지만 이것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희귀 확률의 아이템이 너무 많아지고, 이를 얻고자 하는 경쟁이 가열되면 게임이 마치 도박장처럼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다. 넥슨의 이번 발표에는 희박한 확률 아이템에 대한 자체규제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외대 교수인 박성희 국제이스포츠학회 편집위원은 “희귀 확률 아이템은 게임의 재미를 위해서 어느 정도 필요한 요소일 수 있다”면서도 “이것이 너무 과도하게 되면 사행성 논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규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③그동안 ‘영업비밀’이라 주장해온 다른 게임사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 업계 1위인 넥슨이 그동안 게임사들이 자율규제로 지키던 부분을 넘어서 추가로 확률을 공개함에 따라 경쟁사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아이템 확률 추가 공개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게임 확률에 대해서 “대표적인 영업비밀”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는데 넥슨과 같은 결정을 하는 업체들이 늘어난다면 ‘결국 공개할 수도 있는 부분인데 괜히 고집을 부렸다’는 비판에 시달릴 수 있다. 이르면 이달 중 한층 강화된 아이템 자율규제 강령을 만들려고 했던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는 넥슨의 발표내용도 추가로 검토해 강령 개정안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보인다.④자율규제를 강화한다고 해서 법제화는 필요없는가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게임산업진흥법’ 전부개정안은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상정됐다. 법안이 통과되면 확률 공개 대상이 확대되고, 만약 이를 따르지 않으면 법적 제재를 당할 수도 있어서 게임사들은 이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2015년 7월에 처음으로 자율규제 강령을 만들었던 게임사들은 과거에도 논란이 있을 때마다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규제법안을 피해갔다. 이상헌 의원의 개정안은 유료 아이템이든 유·무료 혼합 아이템이든 모든 확률을 공개하도록 한 법안이어서 넥슨이 발표한 것보다 더 규제가 강력하다. 또한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5일 ‘컴플리트 가챠’ 상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게임산업진흥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컴플리트 가챠란 뽑기를 통해 얻은 여러 아이템을 모아서 또 다른 아이템을 완성하는 방식의 확률형 아이템을 의미한다. 일본에서도 컴플리트 가챠를 금지하고 있지만 국내 게임에서는 컴플리트 가챠 아이템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넥슨의 이번 발표에도 컴플리트 가챠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은 들어 있지 않다. 컴플리트 가챠가 과도한 과금을 유도한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이를 제한하려면 결국 규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0여년간 규제 법안이 여럿 발표됐고, 국정감사 때 지적이 이어졌음에도 아직까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전에는 국회가 규제 법안을 만들겠다면 적극적으로 게임사들의 편을 들었던 이용자들까지 등을 돌린 상황이어서 이번에도 법제화를 저지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모든 금융상품에 청약철회권… 깐깐히 살펴볼까

    모든 금융상품에 청약철회권… 깐깐히 살펴볼까

    대출성 14일·투자성 7일 이내 가능‘6대 판매규제’ 전체 금융상품 확대위법 계약 5년내 위약금 없이 해지설명의무 위반 금융사가 입증 책임금융 정보의 비대칭에서 오는 소비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오는 25일부터 시행된다. 그동안 일부 금융상품에만 적용되던 ‘6대 판매규제’가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되는 게 핵심 내용이다. 6대 판매규제는 적합성 원칙과 적정성 원칙, 상품설명 의무, 불공정 영업행위 금지, 부당 권유 금지, 광고 규제 등이다. 이를 어기면 관련 수입액의 최대 50%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대규모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금융당국이 특정 금융상품을 대상으로 판매금지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여기에 위반 행위가 확인되면 5년 이내에 수수료나 위약금 없이 계약해지 권리가 보장되는 등 소비자의 권익이 향상된다. 다만 내용이 방대한 데다 새로 시행되는 만큼 정착되기까지는 혼란이 예상된다. ●카드론·리볼빙·현금서비스도 적용 대상 금소법이 시행되면 예금과 대출, 금융투자상품, 각종 보험 상품, 신용카드와 시설 대여, 연불 판매, 할부금융 등에 모두 6대 판매규제가 적용된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리볼빙(신용카드 결제대금 중 일부만 갚으면 나머지 금액은 다음달로 이월돼 순차적으로 갚아 나가는 제도)은 독립된 금융상품은 아니지만, 신용카드 자체가 금융상품인 만큼 카드를 계약할 때 관련 사항에 대한 설명의무 같은 금소법 규제가 적용된다. 카드사와 제휴 은행에서 고객의 신용도와 카드 이용실적에 따라 대출을 해 주는 카드론도 신용카드 가입과는 별개의 계약으로 취급돼 금소법 적용을 받는다. 그러나 일반적인 선불·직불결제는 해당되지 않는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피부에 와닿는 변화는 청약 철회권과 위법계약 해지 요구권 같은 소비자 권리와 관련된 부분이다. 청약 철회권은 소비자가 금융상품에 가입한 후에도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권리다. 현재는 투자 자문업과 보험업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판매 행위의 위법성 여부와 무관하게 원칙적으로 거의 모든 금융상품에 적용된다. 대출성 금융상품은 14일 이내, 보장성·투자성 금융상품은 각각 15일과 7일 이내에 청약 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투자성 상품의 경우에는 비금전신탁계약, 고난도 펀드, 고난도 금전신탁계약, 고난도 투자일임계약에만 적용된다. 주식을 매매한 뒤 손실이 발생했는데, 원금을 환불해 달라고 한다거나 청약 철회를 위한 숙려 기간 없이 즉시 투자 땐 적용되지 않는다. ●해지해도 대출이자·카드연회비 환급 안 돼 위법계약 해지 요구권은 금융사가 6대 판매규제를 지키지 않았거나 그 밖에 정당한 해지 사유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가 계약 취소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이 역시 모든 금융상품에 적용된다. 해지 요구는 계약일로부터 5년, 위법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가능하다. 다만 계속적 계약이 아니라 이미 계약이 종료된 이후엔 행사가 불가능하다. 또 중도상환수수료, 위약금 등 계약 해지에 따른 재산상 불이익이 없는 경우에도 적용되지 않는다. 유의해야 할 점은 위법한 계약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손해배상청구권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즉 해당 계약은 해지 시점부터 무효가 되기 때문에 대출 이자, 카드 연회비, 펀드 수수료·보수, 투자 손실 등 계약체결 후 해지 시점까지 계약에 따른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 등은 돌려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또 소비자가 상품을 구입한 후 설명의무 위반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땐 해당 금융사가 과실 여부를 입증해야 한다. 시중은행들이 부랴부랴 금융상품 판매 과정의 녹취 범위 확대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윤상기 금융위 금융소비자정책과장은 3일 “통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할 땐 청구인이 위법·과실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 민법상 대원칙이지만, 설명의무 경우엔 소비자가 현실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글로벌 In&Out] 북한 시장에서 이상신호가 떴다/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 시장에서 이상신호가 떴다/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최근 북한 시장의 물품 가격이 불안해지고 있다. 특히 옥수수와 연료 가격이 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북한 주민들에게 큰 피해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경제상황을 알아보기란 매우 어렵다. 두 가지의 정보가 매년 나온다. 첫째, 북한 당국이 세계식량프로그램에 제공하는 식량생산 통계와 대북 전문 매체들인 데일리NK, 아시아프레스 등 북한 내부로부터 수집해 온 시장물가 정보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식량 공급 사정을 짐작하는데 이 중 시장 정보는 특히 귀중하다. 북한 당국이 공식적으로 내는 식량생산 통계는 얼마든지 뒤섞일 수 있지만 몰래 수집하는 시장가격 정보의 유출은 북한 당국에 기밀유출로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그럼 시장 차원에서 볼 때 북한은 코로나 위기를 어떻게 버티고 있을까. 일단 식량의 생산과 수확에 필요한 연료 가격의 변동성은 과거에 비해 매우 심해졌다. 무역은 작년 후반부터 대중 무역이 거의 전면 봉쇄되면서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이 매우 불안정적하게 오르락내리락했다. 원유의 공급이 불안하다는 신호이다. 식량을 도소매할 때 필수적인 외화는 어떤가. 극심한 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나라치고는 외화 가치가 이상하게 움직이고 있다. 무역 봉쇄 속에서 수입 물자가 시장에서 비싸게 거래되거나 사라지게 되면서 달러와 인민폐가 오히려 원화 대비 떨어졌다. 이는 북한 기업들이 강제로 공산품을 원화표시 가격으로 판매하도록 한 조치와 외화상을 탄압하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주된 원인은 수입 물자에 드는 외화의 필요량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외화로 결제하는 시장의 기반인 도매장사꾼에게 피해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량 자체는 더욱 혼란에 빠졌다. 수확기 직전까지 쌀은 평소대로 옥수수보다 2.5~3배 정도 비싸게 팔리고 있었는데 12월을 즈음해서 갑자기 옥수수 가격이 30% 이상 오르면서 북한 일반주민에게 기본 식량으로 꼽히는 것이 기호품인 쌀의 50%까지 폭등했던 셈이다. 수확기에 거둬낸 알곡 생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조짐으로 볼 수 있는데 수확기 직후부터 2015년 이래 옥수수가격이 최고치에 도달하다시피 했던 점에서 매우 걱정스러운 신호이다. 특히 초강도 제재 속에서 주민소득이 줄어든 점과 더불어 무역봉쇄와 지역 간의 이동 통제로 인해 주민에게 가해지는 피해는 다양하고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더구나 지역 간 이동이 어려워지게 되면서 전국 시장의 통합 정도가 떨어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즉 그동안 도매시장·도매장사의 공급선이 형성되면서 국경지대와 내륙지대의 시장은 서로 통합되었으며 가격이 움직이게 되었다. 하지만 무역 봉쇄와 지역 간 이동이 방해를 받으면서 동북지역의 물가가 특히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데일리NK가 지난달 23일 기준 보도한 북한 시장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원화 강세가 여전하고 쌀 가격은 안정적이지만 옥수수 가격은 2009년 이래 외화로 환산하면 최고 수준이다. 또한 빈곤층이 주로 이용하는 원화의 가격도 2015년 이래 최고 가격보다 평양에서 25% 정도, 신의주 40% 정도, 혜산 60% 이상으로 높다. 이는 명절과 계절에 따른 일시 현상인지 수확기 이후의 추이 연장선상으로서 가격추이인지 알 수 없다. 다만 지속될 경우 일반 북한 주민들에게 막대한 피해, 즉 굶주림과 아사까지 이어질 수 있다. 무역봉쇄가 빨리 풀리고 북한 당국이 한국과 중국 등으로부터 식량원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영양실조가 확산되면서 기근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 [최선을의 말랑경제] 내 신용점수, 1점이라도 올리려면

    [최선을의 말랑경제] 내 신용점수, 1점이라도 올리려면

    올해부터 개인의 신용을 등급이 아닌 점수로 평가하는 ‘신용점수제’가 도입됐다. 1~10등급은 사라지고 신용점수를 1000점 만점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1000점에 가까워질수록 신용이 올라간다. 간발의 차이로 낮은 신용등급을 받아 대출 등에서 불리했던 소비자들이 혜택을 받게 됐다. 1점이라도 높여야 유리한 금융 생활을 할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 신용점수 관리에 나서 보자. 사회 초년생들은 신용 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눈앞의 주가 상승률, 예적금 금리 등이 더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때 신용점수에 따른 대출금리 차이에 크게 놀라게 된다. 때로는 신용점수에 따라 대출 가능한 금융기관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처럼 신용점수는 곧 자신이 돈을 빌릴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에 실제 자산 못지않게 관리가 중요하다. 먼저 신용카드, 체크카드를 연체 없이 꾸준히 쓰면 신용점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신용카드는 일시불 결제 위주로 쓰는 게 좋고, 할부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면 평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체크카드는 30만원 이상 6개월 넘게 꾸준히 쓰면 좋다. 카드를 연체 없이 사용한 기간이 길수록 신용점수가 높아질 수 있다. 신용카드가 많으면 점수가 떨어진다는 오해도 있지만, 신용카드 보유 개수와 점수는 무관하다.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제1금융권인 은행을 이용하는 게 신용점수에 가장 좋다. 아울러 대출이 여러 건이라면 오래된 대출부터 갚는 게 도움이 된다. 기간이 같다면 더 많은 금액부터 갚는 게 좋다. 대출 상환과 적금 중 고민이 된다면 대출부터 갚는 게 신용 평가에 유리하다.대출이 무조건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다. 연체하지 않고 잘 갚으면 오히려 신용점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소액이라도 연체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대출금 연체는 신용점수에 가장 치명적이다. 연체한 돈을 다 갚아도 최대 5년간 기록이 남아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준다. 만약 자신이 금융거래 정보가 거의 없는 ‘신 파일러’라면 각종 공과금 납부 정보를 신용평가사에 제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도시가스·수도·전기 요금, 통신 요금, 국민연금, 관리비 등을 성실히 납부한 내역을 내면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다. 신용평가사 홈페이지나 핀테크 앱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신용점수 조회하는 것을 겁내지 말자. 흔히 “신용점수는 조회만 해도 떨어진다”고 잘못 알고 있는데, 점수 조회는 평가와 관계가 없다. 오히려 본인의 신용점수를 자주 조회하고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요즘은 카카오뱅크, 뱅크샐러드, 토스 등 앱을 통해서도 신용점수를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다. 신용점수를 올리는 게 곧 ‘돈 버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관리해 보자.
  • [여기는 중국] 전 남친 마음 돌리려 97회나 가짜 점쟁이에 돈 송금한 여성

    [여기는 중국] 전 남친 마음 돌리려 97회나 가짜 점쟁이에 돈 송금한 여성

    “마음만 먹으면 전 남친 마음을 쉽게 돌려줄 수 있습니다.” 중국 항저우에 거주하는 20대 여대생 샤오페이(가명) 싸는 지난 2019년 7월 연인과 결별한 직후 ‘용하다’는 한 점쟁이를 만났다. 남자친구와의 이별 후 우연히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된 ‘도인’으로 불리는 문제의 남성을 만나게 된 것. 당시 전 남자친구와 재결합을 원했던 샤오페이 씨는 자신을 일명 ‘청풍도인’으로 지칭하는 가짜 점쟁이에게 2년 동안 총 26만 위안(약 4500만 원)의 돈을 갈취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당시 이별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사오페이 씨에게 접근한 이 남성은 자신을 가리켜 ‘청성산’에서 도를 닦는 도인이라고 소개, 지난 2년 동안 총 97회에 걸쳐 돈을 요구했다. 이 남성은 샤오페이 씨에게 “(내가) 마음만 먹으면 주술을 사용해서 전 남자친구의 마음을 얼마든지 돌려놓을 수 있다”면서 주술 비용을 수 십차례에 걸쳐 요구했다. 문제의 남성은 피해 여성에게 “찢어진 인연을 다시 맺어주고, 전 남자친구의 감정을 법력을 사용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면서 “두 사람의 재결합을 위해서는 충분한 주술 비용이 우선 입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샤오페이 씨는 이 같은 남성의 요구에 따라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일명 주술비용을 송금했다. 또 이 남성은 “주술 비용 외에도 굿판을 벌일 시 필요한 각종 식재료 등을 구매하기 위해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면서 “만일 굿이 성공적으로 잘 끝나면 평균 15일 내에 전 연인과 재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샤오페이 씨는 문제의 남성에게 총 97차례에 걸쳐서 26만 위안의 주술 비용을 송금했다. 하지만 이별한 전 남자친구가 새로운 연인과 교제를 시작하고 재결합에 실패하자 결국 샤오페이 씨는 가짜 점쟁이를 관할 공안국에 신고했다. 공안에 체포된 가해자 후 모 씨는 수사 결과 무직 상태로 수련 경험이 전무한 사기범으로 드러났다. 평소 무직 상태로 일정한 수입이 없었던 후 씨는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을 청풍도인으로 속이는 홍보문을 게재, 피해자를 물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공안 수사 중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감정적으로 상처를 받은 상태에서 미신을 믿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마음이 약한 상태에 있던 피해자들은 터무니없는 이유로 금전을 요구해도 어떠한 의심도 없이 요구하는 비용을 송금해줬다”고 순순히 자백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어학원 셔틀도우미 배달 갑질’, 가해자 직접 사과로 일단락

    ‘어학원 셔틀도우미 배달 갑질’, 가해자 직접 사과로 일단락

    배달원을 상대로 “학교 다닐때 공부 잘했으면 배달을 하고 있겠냐”고 막말을 한 서울의 한 어학원 셔틀도우미가 피해 배달원을 만나 직접 사과했다. 배달원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24일 “가해자가 피해 조합원(배달원)에게 사과문을 전달하고, 직접 피해 라이더를 만나 사과 했다”면서 “피해 조합원은 이 사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이더유니온과 피해 배달원은 셔틀도우미 A씨에게 물질적 보상을 요구하거나 형사처벌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A씨는 라이더유니온이 공개한 사과문을 통해 “제가 해서는 안 되는 막말과 비하 발언을 라이더분께 한 것이 사실이며 해당 라이더분께 정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다”면서 “제가 한 발언을 녹취록으로 들어보니 제가 뱉은 말로 인하여 기사님이 입으셨을 마음의 상처와 고통이 느껴져 너무나 부끄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했던 생각 없는 말들로 라이더분들과 지점장님이 헤아릴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았을 것 같아 정말 죄송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A씨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갑질 논란이 일었다. 녹취록에는 A씨가 배달원에게 “학교 다닐 때 공부 잘 했으면 배달 일을 했겠냐”, “기사들이 무슨 고생을 하느냐” 등 막말을 한 정황이 드러나 공분을 샀다. 녹취록을 공개한 게시글에 따르면 배달 앱을 통해 커피를 주문한 A씨는 주소를 잘못 입력해 추가 배달료 3000원이 더 청구됐다. 배달원이 이를 요구하자 A씨는 배달원을 1층 밖에서 계속 기다리게 했고, 배달원이 재차 결제를 요구하자 짜증을 내며 결제했다. 이후 A씨는 배달업체에 전화를 걸어 배달원에 대한 막말을 쏟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이 공론화되자 라이더유니온은 입장을 발표하고 A씨에게 연락해 이메일을 통한 서면 사과문을 요구했다. 다음날인 4일 A씨의 사과문이 도착했고, 피해 배달원이 A씨와 직접 만나 사과를 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지난 23일 직접 만나 사과를 받았다. 라이더유니온은 “이 사건이 잘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국민들의 공분 때문이다. 부당한 일에 함께 분노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라이더유니온도 국민들의 기대에 걸맞게 좋은 배달문화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 [최선을의 말랑경제] 내 신용점수, 1점이라도 올리려면

    [최선을의 말랑경제] 내 신용점수, 1점이라도 올리려면

    올해부터 개인의 신용을 등급이 아닌 점수로 평가하는 ‘신용점수제’가 도입됐다. 1~10등급은 사라지고 신용점수를 1000점 만점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1000점에 가까워질수록 신용이 올라간다. 간발의 차이로 낮은 신용등급을 받아 대출 등에서 불리했던 소비자들이 혜택을 받게 됐다. 1점이라도 높여야 유리한 금융 생활을 할 수 있는 만큼, 지금부터 신용점수 관리에 나서 보자. 사회 초년생들은 신용 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눈앞의 주가 상승률, 예·적금 금리 등이 더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금융기관에서 ‘신용 대출’을 받을 때 신용점수에 따른 대출금리 차이에 크게 놀라게 된다. 때로는 신용점수에 따라 대출 가능한 금융기관이 달라지기도 한다. 이처럼 신용점수는 곧 자신이 돈을 빌릴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에 실제 자산 못지않게 관리가 중요하다. 먼저 신용카드, 체크카드를 연체 없이 꾸준히 쓰면 신용점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 신용카드는 일시불 결제 위주로 쓰는 게 좋고, 할부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면 평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체크카드는 30만원 이상 6개월 넘게 꾸준히 쓰면 좋다. 카드를 연체 없이 사용한 기간이 길수록 신용점수가 높아질 수 있다. 신용카드가 많으면 점수가 떨어진다는 오해도 있지만, 신용카드 보유 개수와 점수는 무관하다.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제1금융권인 은행을 이용하는 게 신용점수에 가장 좋다. 아울러 대출이 여러 건이라면 오래된 대출부터 갚는 게 도움이 된다. 기간이 같다면 더 많은 금액부터 갚는 게 좋다. 대출 상환과 적금 중 고민이 된다면 대출부터 갚는 게 신용 평가에 유리하다. 대출이 무조건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다. 연체하지 않고 잘 갚으면 오히려 신용점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소액이라도 연체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대출금 연체는 신용점수에 가장 치명적이다. 연체한 돈을 다 갚아도 최대 5년간 기록이 남아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준다. 만약 자신이 금융거래 정보가 거의 없는 ‘신 파일러’라면 각종 공과금 납부 정보를 신용평가사에 제출하는 것도 방법이다. 도시가스·수도·전기 요금, 통신 요금, 국민연금, 관리비 등을 성실히 납부한 내역을 내면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다. 신용평가사 홈페이지나 핀테크 앱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신용점수 조회하는 것을 겁내지 말자. 흔히 “신용점수를 조회만 해도 떨어진다”라고 잘못 알고 있는데, 점수 조회는 평가와 관계가 없다. 오히려 본인의 신용점수를 자주 조회하고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요즘은 카카오뱅크, 뱅크샐러드, 토스 등 앱을 통해서도 신용점수를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다. 신용점수를 올리는 게 곧 ‘돈 버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꾸준히 관리해 보자.
  • “그냥 가져가세요” 살인 한파 속 정전, 먹통된 계산대서 텍사스 마트 온정

    “그냥 가져가세요” 살인 한파 속 정전, 먹통된 계산대서 텍사스 마트 온정

    마트 측 한파 뚫고 생필품 사러온 손님들에반출 허용…위기 속 ‘공짜’ 선물에 훈훈기저귀·우유 등 계산대 통과에 60대 눈물노인이 눈에 카트 못 밀자 모두 나서 도와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속에 기록적인 초강력 한파가 몰아친 미국 텍사스주의 한 마트가 정전으로 손님들이 결제를 할 수 없게 되자 공짜로 생필품을 내어준 사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얼어붙었던 시민들의 마음을 녹이고 있다. 마트 측 “조심히 운전해 귀가하세요” 일부 손님, SNS에 마트 경험담 공유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6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린더시에 있는 슈퍼마켓 체인 H-E-B 마트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그러자 카트에 물건을 잔뜩 싣고서 계산대 뒤에 줄지어 서 있던 손님들 사이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눈이 잘 내리지 않는 남부 지역 텍사스에 북극 한파가 덮치자 놀란 시민들이 쌓인 눈을 겨우 뚫고 비상용 먹거리와 생필품을 사러 나왔지만, 계산대가 먹통이 되면서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던 상황이었던 셈이다. 사람들은 한숨과 절망에 휩싸였다. 그 순간 마트 측은 현금이 없어 계산하지 못하는 손님들로부터 돈을 받지 않고 물건들을 가지고나갈 수 있도록 계산대를 과감히 열었다. 기저귀, 우유, 과자 등을 높게 쌓은 카트들이 계산대를 그대로 지나가는 모습을 본 한 60대 남성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갔던 팀 헤네시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카트를 끌고 계산대 앞에 선 자신들에게 직원이 그냥 지나가라고 손짓하며 “조심히 운전해서 귀가하세요”라고 인사했다고 말했다. 헤네시의 페이스북 게시글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마트 덕분에 4살 아이 음식 구했어요” 그는 “지난해 말부터 나라에서 정말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분열도 심해지고 여러 일들이 일어났다”면서 “특히 텍사스는 이런 날씨에 대비를 못 한 상태다. 이런 힘든 시기에도 정말 좋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 눈이 쌓인 탓에 카트를 앞으로 밀지 못하던 한 할머니를 손님들이 십시일반으로 나서 도와주기도 했다면서 “모두가 서로를 돕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손님은 현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줄을 서 있던 도중 전기가 나가 생필품을 사지 못할 줄 알았다면서 마트 덕분에 4살 아들을 위한 음식 등을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마트는 WP의 문의에 답하지 않았지만, H-E-B 측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헤네시의 게시글 내용이 사실이냐고 묻는 한 네티즌에게 “사실입니다”라고 답했다. 최근 미국 남부 일부 지역엔 한파주의보가 발령됐으며, 이례적인 추위로 전력 공급이 끊기기도 해 곳곳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기록적 한파에 최소 15명 사망텍사스 인명피해 속출…2억명 한파 경보 미국 500여곳 최저 기온 깨져텍사스주 32년 만에 최저기온정전 속 11살 소년 동사 비극 겨울 폭풍이 몰고 온 북극발 맹추위에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본토의 4분의 3이 눈에 뒤덮였고 주민 2억명에게 경보가 발령됐다. 이번 한파는 눈 구경을 하기 힘든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아칸소 등 남부 지방까지 덮치면서 인명·재산 피해도 커졌다. CNN방송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분석 자료를 인용해 본토 48개주(州) 전체 면적 가운데 73%(45개주)가 눈에 쌓였다고 보도했다. 2003년 이후 가장 넒은 지역에 눈이 내린 것이다. 기상청은 맹추위가 20일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주민 2억명에게 겨울폭풍 경보를 발령했다. 텍사스 등 7개주는 비상사태를 선언했고, 캔자스주는 재난 상황을 선포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이번 한파로 숨진 사람은 현재까지 최소 15명이다. 빙판길 차 사고로 12명이 숨졌고, 수백명의 부상자가 나왔다.텍사스주 휴스턴에선 노숙자 1명이 동사했고, 2명은 추위를 피하려고 차고 안에서 승용차에 시동을 켜둔 채 장시간 머물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했다. 텍사스주의 이민 온 마리아 피네다라는 여성은 지난주 한파로 대규모 정전 사태 속에 자신의 11살 아들이 동사했다며 전력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고 ABC방송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의 11세 아들 크리스티안은 텍사스주에 한파가 몰아쳐 정전 사태가 난 16일 휴스턴 외곽의 이동식 집에서 사망했다. 그는 소장에 “죽기 전날 눈싸움을 했을 만큼 건강했던 크리스티안은 체온으로 추위를 견디려고 세살 동생과 한 침대에서 담요를 둘러싸고 있었다”면서 “깨워도 반응이 없어 911에 신고해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숨졌다”라고 사망 경위를 설명했다.정전 550만 가구, 밤새 추위에 ‘덜덜덜’ 맹추위는 발전 시설까지 멈춰 세우면서 대규모 정전사태를 초래했다. 텍사스, 오리건,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 버지니아 등 18개주 550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텍사스주가 430만 가구로 피해가 가장 컸고, 오리건, 오클라호마, 루지지애나,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에서도 각각 10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봤다. 미국 기상청은 텍사스와 아칸소, 오클라호마 일부 지역은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영하 16도)보다 최저 기온이 낮았다고 전했다. 텍사스주 휴스턴과 아칸소주 리틀록은 1989년 이후 가장 낮은 영하 10도와 영하 18도를 각각 기록했다. 전력 차단으로 수도 공급마저 끊겨 이중의 고통을 겪는 주민들도 나왔다. 텍사스주 애빌린에선 정전으로 정수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12만 3000명에게 수도 공급이 차단됐다.대형 유통체인 월마트는 이번 한파 때문에 500개 이상의 점포를 폐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월마트는 성명에서 “직원과 고객의 안전을 위해 매장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혹한은 극지방 소용돌이에서 초래됐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 덩어리인 극 소용돌이가 평소 제트기류 때문에 북극에 갇혀있다가 기후 변화에 따른 북극 온난화로 제트 기류가 약해지자 냉기를 품은 극 소용돌이가 남하하면서 미국 전역에 한파를 몰고 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일주일 동안 미국 500여곳에서 최저 기온 기록이 깨졌다고 전했다. 콜로라도주 유마에선 섭씨 영하 41도, 캔자스주 노턴에서는 영화 31도를 찍는 등 살인적 강추위를 기록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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