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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깜짝 실적 “영업이익 7조 3000억원” 연간 매출 200조원 돌파 달성할 듯

    삼성전자 깜짝 실적 “영업이익 7조 3000억원” 연간 매출 200조원 돌파 달성할 듯

    삼성전자 깜짝 실적 “영업이익 7조 3000억원” 연간 매출 200조원 돌파 달성할 듯 삼성전자 깜짝 실적 삼성전자가 3분기 시장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7조 3000억원의 영업이익(잠정실적·연결기준)을 올렸다고 7일 공시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6조 9000억원)보다 5.80% 증가한 실적이다. 확정실적은 이달 말 공시된다. 실적하강 국면에서 저점을 찍었던 지난해 3분기(4조 600억원)보다는 79.80%나 급증했다. 이로써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부터 4분기 연속 반등하며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해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반응이 나온다.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는 증권업계의 평균 전망치를 상당한 폭으로 초과하는 실적이 나왔을 때 쓰는 용어다.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2개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6조 5865억원)보다 7000억원 이상 상회했다. 특히 22개 증권사에서 나온 전망치 중 최고값(7조 930억원)보다도 2천억원 이상 많은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 4조 600억원으로 약 3년 만에 처음 5조원 아래로 떨어졌다가 작년 4분기 5조원대로 회복했고 올해 1분기 5조원 후반대, 2분기 6조원 후반대로 올라서 ‘V자형 반등’ 흐름을 이어왔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8조 4900억원) 이후 7분기 만에 가장 높은 실적이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51조원으로 전분기(48조 5400억원)보다 5.07%, 지난해 3분기(47조 4500억원)보다 7.48% 각각 증가했다. 매출액이 50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 4분기(52조 7300억원) 이후 3분기 만이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누계는 153조 4800억원으로 연간 매출액 200조원 돌파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률은 14.31%로 한창 실적이 좋았을 때의 15%대에 육박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반도체와 소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실적이 좋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시장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에 소형 OLED 패널을 탑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소형 OLED 부문 글로벌 1위인 삼성의 실적이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는 D램 가격 약세에도 나노 미세공정의 압도적인 기술력 우위에다 시스템LSI 사업부의 실적 반등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관측된다. TV와 생활가전도 경기 침체 국면에서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환율도 실적 반등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부품 대금을 대부분 달러 베이스로 결재하기 때문에 달러화 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사업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 확정실적 공시 때 발표된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부문이 3조원 중·후반대, 스마트폰을 맡는 IM(IT모바일) 부문이 2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관측한다. 소비자가전(CE)과 디스플레이(DP) 부문도 2분기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보인다. 2분기의 CE 부문 영업이익은 2100억원, DP 부문은 5400억원이었다. 에프앤가이드는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을 6조 5918억원으로 점쳤으나 현 추세로 볼 때 이보다 훨씬 좋은 실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4분기에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신제품들을 대거 쏟아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데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져 실적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인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테크노밸리·삼봉신도시 건설… 市 승격 향해 완주해야죠”

    [자치단체장 25시] “테크노밸리·삼봉신도시 건설… 市 승격 향해 완주해야죠”

    박성일(60) 전북 완주군수는 ‘범생이 단체장’이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모든 군정을 꼼꼼하게 예습하고 복습한다. 원리·원칙을 준수하고 인기에 영합하기 위한 꼼수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살맛 나는 완주시대’를 구현하겠다는 욕심은 하늘을 찌른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인물과 정책으로 승리한 만큼 ‘오직 군민을 위한 행정’에 올인한다. ‘군민을 제대로 섬기고 대한민국 으뜸도시를 만들겠다’며 머리를 짜내고 발로 뛰는 박 군수의 하루를 지켜봤다. 지난달 30일 오전 8시 30분 군청 4층 군수실. 간부회의가 시작되자마자 박 군수의 주문이 쏟아진다. 그는 “올해도 이제 석 달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실·과별 역점 사업과 현안 사업을 챙기기 시작했다. 한가위 연휴로 다소 느슨해진 군정에 고삐를 바짝 조이려는 것이다. “소병수 과장! 와일드푸드 축제 준비는 잘되고 있나요? 축제는 주민 화합과 참여가 목적이지 ‘매출 장사’를 하는 게 아녜요.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하니까 성공적인 축제가 될 수 있게 현장을 다시 한번 점검하도록 하세요”, “유형수 과장! 테크노밸리 2단계 사업 추진상황은 어떤가요? 오늘 현장에 나갈 테니까 현재 상황과 문제점을 보고하세요.” 박 군수는 주문할 때 간단명료하면서 핵심만 꼬집는다. 이어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는 교통복지 사업도 점검과 보완을 지시한다. 이미 오전 6시 종합복지관에 나가 배드민턴 동호회와 면담하고 장날을 맞은 봉동읍 시장을 돌아보면서 시내버스와 택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출근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군수는 완주를 ‘교통 복지 1번지’로 변화시킨 장본인이다. 전주시와 완주군의 버스요금 단일화를 추진해 최고 7800원이던 시내버스 구간요금을 1200원으로 통일하는 성과를 거뒀다. 오지 주민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500원 으뜸택시, 통학택시, 부르면 달려가는 콜버스, 장애인 콜택시, 안심택시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들은 우수사례로 전국에 소개됐고 타 시·군들이 앞다퉈 벤치마킹했다. 각 실·과의 핵심사업을 점검한 박 군수는 대면 결재를 시작했다. 담당 과장과 계장의 설명을 자세히 듣고 “어떤 시책이 진정으로 군민을 위한 것인지 실무 책임자 선에서 더 고민하라”고 주문했다. 결재 후 삼례문화예술촌 현장 점검에 나서려던 박 군수가 갑자기 일정을 바꿨다. 군수를 직접 만나게 해달라는 민원인들이 찾아와서다. 소양면과 구이면에서 찾아온 민원인들은 마을 안길 확장, 농로 포장, 가뭄 대비 관정개발 등을 건의했다. 박 군수는 곧바로 인터폰으로 해당 부서 직원들을 불러 주민들의 민원을 함께 듣고 수첩에 적은 뒤 내년 예산에 최대한 반영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자녀 취업부탁 등 개인적인 민원은 정중히 거절했다. 점심을 간단히 마친 박 군수는 가장 역점을 둔 테크노밸리 조성 사업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현재 야산과 농경지인 이곳이 앞으로 완주군을 먹여 살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며 “하루빨리 공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토지보상에 착수하고 연말까지 산단 개발계획변경과 실시계획 인가를 완료해 내년 2월에는 착공을 할 수 있도록 하라”는 로드맵도 제시했다. 테크노밸리는 1·2단계를 합해 총 343만 9000㎡ 규모다. 이곳은 자동차·기계 관련 부품 기업들이 입주해 완주군은 물론 전북의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완공된 1단계 부지 131만 4000㎡는 박 군수 취임 후 1년 만에 분양률 96%를 기록했고 활력도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최근 관광객들이 느는 삼례문화예술촌을 방문했다. 일제강점기 쌀보관창고를 예술촌으로 리모델링한 현장을 두루 살펴본 박 군수는 “2단계 사업 부지에는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고 주민들이 소통할 수 있는 쉼터와 먹거리촌을 조성하는 계획을 서둘러 추진하라”고 김미경 관광진흥팀장에게 지시했다. 또 1단계 부지에는 그늘이 없는 점을 감안해 큰 나무를 보식하고 옛 골목길의 정취가 살아 있는 후정리 일대 등을 3단계 사업지구로 개발하는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그는 1970년대 새마을사업 당시 쌓은 담장, 일본식 가옥 등도 잘 보존해 근대문화유산으로 가꾸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박 군수는 수행비서로부터 아파트 르네상스 간담회 주민대표들이 기다린다는 메모를 받고 삼례읍을 빠져나오면서도 재래시장을 살펴보는 꼼꼼함을 잃지 않았다. 최근 전남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유입되지 않도록 방역과 예찰을 철저히 하라고 담당 과장에게 전화로 지시했다. 아파트 르네상스 간담회는 박 군수가 주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다. 단절된 아파트 생활에 신바람을 불어넣고 소통을 이끌어내겠다는 그의 공약사업이다. 박 군수는 “주민 10명 이상이 모여 취미활동을 하겠다고 하면 적극 지원해줘 주민화합과 소통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봉동읍 주공아파트 주민대표와 다문화가정 자원봉사자가 참석한 간담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웃음꽃이 가득했다. 주민들은 박 군수를 이웃집 아저씨처럼 격의 없이 맞이하고 대화하며 어린이 축구단 등 각종 프로그램 지원을 건의했다. 박 군수도 두서없이 터져 나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청취하고 메모했다. 그는 군청으로 돌아온 뒤에도 다시 결재와 민원인 접견을 이어갔다. 소통을 중시하는 그는 주민들의 민원은 퇴근 시간이 지난 뒤에도 제한 없이 경청했다. 땅거미가 내려앉은 시간까지 박 군수의 하루를 동행한 뒤 청사를 나서면서 테크노밸리를 3단계까지 확대하고 삼봉신도시를 건설, 시 승격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청사진을 펼쳐 보이던 박 군수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았다. 진솔하면서 강력한 실천의지로 충만해 있는 박 군수의 얼굴에서 완주의 밝은 미래가 보였다. 글 사진 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GTX·3호선 6㎞ 연장 추진… ‘희망도시’ 기초 다진다

    [자치단체장 25시] GTX·3호선 6㎞ 연장 추진… ‘희망도시’ 기초 다진다

    지난달 25일 오전 6시.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의 한 아파트 출입구. 이재홍 파주시장이 가벼운 트레이닝복에 모자를 쓰고 집을 나선다. 어둠을 뚫고 10분여 걸려 도착한 곳은 운정신도시의 상징인 운정호수공원. 한 손에는 쓰레기봉투, 다른 한 손에는 집게를 들고 산책로를 따라 이동하며 쓰레기를 주워 담는다. 지난해 2월 이사 온 이후 매주 월·수·금요일 이곳에서 남몰래 잡초 제거나 쓰레기 줍기를 하고 있다. 이 시장은 “운동 삼아 해 온 일”이라고 했다. 취임 직후 파주시청 인터넷홈페이지 ‘칭찬합니다’ 코너에 “거의 매일 운정호수공원 산책로에서 잡초 제거를 하는 사람이 있어 눈여겨봤더니 시장님이었다”는 시민의 글이 올라오면서 시 직원들도 비로소 알게 됐다. 이후 호수 인접 운정2~3동 직원 일부와 사회단체 관계자들이 동참하면서 ‘파주사랑 POP봉사단’으로 발전했다. 청소를 마친 뒤 서둘러 귀가해 씻고 시청에 들어서자 시곗바늘이 8시 20분을 가리킨다. 오늘은 실·과·소장 이상은 물론 읍·면·동장까지 참석하는 ‘현안보고 회의’가 있는 날이다. 내년에 추진할 비예산(저예산) 업무개선 사업 발굴과 관련한 토론이 진행된다. 자치재원이 부족하니, 가급적 예산이 덜 들면서 ‘희망도시’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아이디어 행정이 필요하다. 지난 한 달 동안 얼마나 반짝이는 아이템들이 창안됐는지 몹시 기대된다. ●읍·면·동장 참석 회의서 업무개선 사업 발굴 토론 신규옥 문화교육국장이 ‘다시 찾고 싶은 파주 관광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한다. 이 시장이 “1000만 관광객이 찾는 곳이 전국적으로 몇 안 된다”며 분발을 당부하자 신 국장이 “예산 신경 써 주시면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일침(?)을 가했다. ‘계속해서 다음 보고를 하겠다’는 의미였지만, 딱딱한 회의실에 폭소가 터졌다. 이 시장은 “부서별로 전국 226개 기초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베스트 프로젝트를 찾아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잘 벤치마킹하면 우리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과마다 다음 회의 때 보고하라”며 85분간 계속된 현안보고회를 마쳤다. 집무실로 돌아오자, 예고 없이 윤후덕 국회의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역에 민원이 있나 보다. 윤 의원이 다녀간 이후 대면 결재가 정오까지 줄을 이었다. 대기실 인원이 좀처럼 줄지 않았다. 정오에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통일로변에 위치한 제2기갑여단 위문일정이 잡혀 있다. 부대 정문을 통과하자 여단장과 참모들이 미리 나와 이 시장을 맞았다. 포병으로 군 복무를 했던 터라 2기갑부대 사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군 부대 방문을 마친 이 시장은 시청으로 돌아와 양치를 한 뒤 금촌통일시장으로 직행했다. 농협중앙회 이석용 파주시지부장 일행과 아내가 도착해 있었다. 이 시장은 상인들에게 인사하느라 바빴다. 오른쪽 상가 상인들에게 인사하느라 미처 반대편 상가 상인들 손을 잡지 못하자 뒤에서 “섭섭하네”라는 소리가 들린다. 허물없는 입담에 어느새 장안에 웃음소리와 덕담이 끊이질 않는다. 이번에는 20분을 달려 문산 자유시장을 찾았다. 이 시장의 아내가 다시 동행했다. 이 시장 부부는 연세가 많은 상인이나 장사가 잘 안 될 것 같은 가게에서 주로 먹거리를 구입했다. ●망배단 제향 시설·붕괴 위험 교량 현장 점검 분주 시장을 한 바퀴 돌고 문산행복센터로 달려갔다. 10월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및 지하철3호선 파주 연장 정책세미나 관련 사전 협의가 있다. 이미 김광선 전 경기도의원을 비롯한 시민추진단 임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김 단장이 중앙정부를 방문했을 때 느낀 답답함을 토로했다. 회의가 끝나자 추석 명절 실향민들이 합동제례를 지낼 임진각 망배단 제향 시설 점검에 나섰다. 이동 중에 황진하 국회의원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한참을 통화한 뒤 이 시장이 혼잣말처럼 말했다. “황 의원님은 참 고마우시다. 무슨 일이건 되든 안 되든 꼭 전화를 해 주신다.” 차례상이 놓일 망배단은 깨끗이 청소됐으나 곳곳에 틈이 보이는 등 손질이 필요해 보였다. 30~40년 전 설과 추석 명절에는 임진각 광장이 실향민들로 가득했으나 요즘엔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빨리 통일이 돼야 할 텐데….’ 도로관리사업소장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경기도가 관리하는 광탄면 용미리 78번 지방도 교량이 붕괴될 위험이 있어 차량을 우회시키고 있다는 소식이다. 서둘러 현장으로 달려갔다. 교량 밑을 보니 콘크리트가 모래처럼 가루가 돼 주저앉은 게 보였다. 잡석들이 많고 콘크리트가 제대로 뭉쳐지지 않았다. 철거 후 재시공이 불가피하다. 새 확장도로가 옆에 준공을 앞두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부친 기일에 한밤중 모교 운동장서 별 보며 힐링 벌써 저녁 시간이 다 됐다. 해가 서산을 넘어가는가 싶더니, 시청에 도착하자 어둑어둑해졌다. 매일 있는 저녁 약속이 오늘은 없다고 한다. 부친의 기일이라 따로 잡지 않은 모양이다. 오래전 부친이 돌아가시던 날 밤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추석 전날 돌아가셨으나…(문상객들이 거의 없었다). 친구 아버지가 보리 한 말을 지고 오셨어요.” 파평면 두메산골에서 살다가 고등학교, 대학교를 서울로 유학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과정을 상상하는지 이 시장 입에선 한숨이 흘러나왔다. 이 시장은 자신이 어린 시절 성장해 온 적성, 파평 등을 다녀오는 날이면 가급적 자신이 졸업한 파평초등학교에 들른다. 한밤중 운동장 한가운데 서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깊은 호흡으로 상쾌한 밤공기를 음미한다. “밤하늘 별이 그냥 쏟아집니다.” 다시 한 번 오전 현안보고회 때 일이 생각났나 보다. “그런 학교 운동장에서 하루 캠핑을 하며, 낮에는 책을 읽고 밤에는 별을 보면 얼마나 힐링이 되겠어요.” 글 사진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육참총장 “장성 전역지원서 변조 수사”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은 지난해 5월 성추문 의혹을 받던 중 서둘러 전역한 예비역 육군 장성 홍모씨의 전역지원서 변조<서울신문 9월 23일자 6면> 사건에 대해 “수사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장 총장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 등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자 “현재 감찰실에서 1차적으로 사실 확인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권 의원은 국감 질의에서 “오늘 아침 서울신문에도 보도됐지만 홍씨가 제출한 전역지원서는 육군 규정 서식과 달라 결재권자가 누구라도 의심해 볼 수 있다”면서 “출처 불명의 임의로 만든 지원서를 제출하고도 12일 만에 전역 승인을 받았다면 비리가 조직적인 차원 아닌가”라고 말했다. 권 의원이 육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홍씨의 전역지원서에는 ‘군 검찰 및 수사기관의 비위 사실 조사 여부’ 항목 자체가 누락돼 있었다. 권 의원은 당시 국방부 장관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임을 상기시키며 “장성이 전역하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결재를 받는다”면서 “대통령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 진성준 의원도 “당시 인사 라인에 대해 모두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부품 생산부터 R&D까지… 에너지융합 산업단지 불 켠다

    [자치단체장 25시] 부품 생산부터 R&D까지… 에너지융합 산업단지 불 켠다

    선사시대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와 해발 1000m 이상 7개 봉우리로 이뤄진 ‘영남알프스’,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이 있는 울산 울주군. 울주는 전국 82개 군 가운데 재정 자립도가 가장 높다. 쉼 없이 돌아가는 공장과 산·바다 천혜의 자원이 경쟁력이다. 이런 울주를 이끄는 신장열(63) 군수는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그는 인구 30만명, 연간 예산 1조원의 거대 울주를 꿈꾸며 하루 25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2시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 ‘에너지융합 산업단지’(면적 103만 5555㎡) 예정부지. 신 군수를 비롯한 공무원 10여명이 산업단지 조감도와 공사 내용을 기록한 현황판을 펼쳐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신 군수는 실무자들의 얘기 중간중간에 손으로 현장을 가리키며 일일이 지점을 확인한다. 그는 역점 사업인 에너지융합 산업단지가 이날 국토교통부 주관 ‘투자선도지구 시범지구’(전국 4곳)에 선정됐다는 연락을 받자마자 일정까지 바꿔 현장을 찾았다. 오전 10시 언양읍 대곡리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반구대 암각화 현지 상황 보고회’와 청량면 ‘천사계좌 단체 가입식’(오전 11시) 등 바쁜 일정에도 이동 거리만 1시간이 넘는 서생면을 찾았다. 에너지융합 산업단지에 대한 신 군수의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상의와 넥타이를 벗어 수행비서에게 맡긴 신 군수는 먼지가 자욱한 신국도 31호선 개설 공사 현장을 지나 수풀이 우거진 산업단지 예정부지 곳곳을 누볐다. 그는 “2년 전 서생에 신고리원전 5·6호기가 건설되고 인근에 신국도 31호선까지 개설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때 이곳에 원전 부품 등을 생산하는 에너지 관련 산업단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사업화 방안을 지시했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신 군수는 원전 건설 이후 피폐해진 서생 지역의 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입 등 지역 발전에 에너지융합 산업단지가 큰 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산업단지 조성계획은 원전지원금을 놓고 갈등과 반목을 계속하던 지역 주민들의 화합을 이끌어 내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그는 “산업단지 조성 사업비 1887억원 가운데 800억원을 원전특별지원금으로 충당한다”면서 “원전특별지원금 집행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던 주민들도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에 한몫할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는 모두 찬성해 갈등을 잠재웠다”고 강조했다. 50여개 기업체와 3개 연구시설, 주거단지 등으로 조성될 에너지융합 산업단지가 2018년 준공되면 1541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3400명의 직접고용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 조성 투자비 800억원도 산업단지 분양 이후 회수된다. 일거양득 효과다. 이렇게 되면 서생면은 신고리원전과 산업단지 배후 지역으로 급속히 발전하게 된다. 원전지원금은 그동안 골목길 포장 등에 단발성으로 지원된 것과 비교하면 큰 성과다. 또 에너지융합 산업단지는 울산, 부산, 경북, 대구 등에서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원전해체종합기술연구센터’를 서생으로 가져오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게 신 군수의 얘기다. 원전 해체 시장 규모는 2040년 기준으로 1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는 “원전해체종합기술연구센터가 에너지융합 산업단지 내에 유치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산업단지 타당성 연구용역’을 맡은 동명기술공단 연구팀도 현장 점검에 합류했다. 연구팀 관계자는 “군수님이 산업단지를 단순한 공장 건설을 넘어 연구·개발(R&D) 시스템을 갖춘 연구·개발 단지로 만들고 싶어 한다”며 “연구시설 지구에 들어설 제대로 된 연구기관을 찾는 것도 용역업체의 중요한 과업”이라고 말했다. 1시간여 동안 현장을 누빈 신 군수는 군청사로 되돌아가기 위해 관용차에 올랐다. 이때 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맡은 권민철(37·7급) 주무관도 함께 탑승했다. 신 군수는 청사로 가는 30여분 동안 권 주무관에게 앞으로 진행될 산업시설용지 분양과 산업단지 지정 승인 등 후속 절차에 따른 의견을 들었다. 신 군수는 현장 점검에 나설 때 수시로 담당자를 차량에 같이 타게 한다. 시간을 아끼기 위한 부분도 있지만 담당자의 의견을 반영하려는 것이다. 공무원들 가운데 군수 차량을 타 본 사람이 제법 된다. 권 주무관은 “2년 전 군수님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결실을 보게 됐다”면서 “주민들도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기대로 산업단지 조성을 반기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 3시 30분 집무실에 도착한 신 군수는 오전 내내 출장으로 밀린 결재를 한 뒤 발걸음을 태화강생태관 전시물 콘텐츠 보고회가 열리는 2층 상황실로 옮겼다. 간간이 메모를 했지만 별다른 의견은 제시하지 않았다. 보고회가 끝나자 집무실로 이동해 ‘반구대 암각화 보전 방안’을 놓고 담당 공무원들과 얘기를 나눴다. 그는 “반구대 암각화 보존은 지역을 넘어 국가적인 중대사”라며 “이제 더는 끌지 말고 영구 보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선사시대 문화유산이 물에 잠겨 훼손되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불산 케이블카 관련 담당자와 간부들을 집무실로 불렀다. 최근 찬반 논란을 빚은 케이블카의 조속한 추진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그는 “다음달쯤 영남알프스 행복 케이블카(신불산 로프웨이) 환경영향평가서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할 계획”이라며 “용역을 통해 경제성과 안전성, 환경 훼손 등 모든 문제를 자세히 검토한 만큼 차질이 없겠지만 그래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동안 갈등조정위원회와 설득 작업 등의 노력으로 환경·종교단체의 반대도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온종일 바쁜 일과를 보낸 신 군수는 오후 6시 30분 공식 업무를 접고 군청사를 나섰다. 곧바로 집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관계자들과 저녁을 먹으며 격려했다. 식사가 끝난 뒤 오후 9시 30분쯤 귀가했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단독] ‘성추문 의혹’ 軍장성 전역지원서 변조

    [단독] ‘성추문 의혹’ 軍장성 전역지원서 변조

     지난해 5월 암에 걸렸다는 이유로 서둘러 전역해 추문을 은폐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예비역 육군 소장 홍모씨의 전역지원서가 변조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육군본부도 이 문서가 공문서 위·변조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 당시 전역지원서 결재라인인 육군 인사참모부장과 국방부 인사복지실장 등 군 수뇌부의 직무유기 내지 권한남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실이 육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홍씨의 전역지원서는 일반적인 지원서와 형식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특히 군 검찰, 헌병 등 감찰기관의 비위사실 확인란 자체가 누락된 채 이름 등 간단한 신상 명세 관련 정보만 적혀 있다. 이는 비위사실이 있는 현역 장성이 정상적인 처벌을 받지 않고 의원 면직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해당 사항을 기입하도록 하는 대통령령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육군본부 정보작전지원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홍씨는 지난해 5월 19일 신병치료 등 개인 사유를 들어 당시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류모 소장의 날인을 받아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홍씨의 전역지원서는 육군본부를 거쳐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의 결재를 받았다. 국방부 인사복지실은 이를 토대로 새로 작성한 전역상신 문서를 인사혁신처에 제출했다. 인사혁신처는 이를 확인한 뒤 군 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자결재 문서로 전달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제대로 된 검증이 생략된 거짓 전역지원서를 근거로 전역 문서에 서명한 셈이다.  홍씨는 전역지원서를 제출한 지 12일 만인 같은 달 31일 전역했다. 이에 따라 당시 육군 수뇌부가 성추문 의혹을 받고 있던 홍씨를 빨리 전역시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폐암 말기로 요양한다고 알려졌던 홍씨는 같은 해 9월 경기도의 작은 건설업체에 취업했다.  육군본부 인사 담당 관계자는 “규정과 서식을 어긋나게 처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도 이상하게 생각한다”면서 “왜 이렇게 됐는지는 조사를 해 봐야 알 수 있는 사안”이라고 공문서 위·변조 가능성을 시인했다고 권 의원 측이 밝혔다. 육군의 다른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장군 인사 담당자들이 자리를 바꿔서 확인해 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누가 무슨 의도로 홍씨를 급하게 전역시키려 했고, 절차와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전역지원서가 일사천리로 통과됐는지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독] ‘성추문 의혹’ 軍장성 전역지원서 변조

    [단독] ‘성추문 의혹’ 軍장성 전역지원서 변조

    지난해 5월 암에 걸렸다는 이유로 서둘러 전역해 추문을 은폐하려 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예비역 육군 소장 홍모씨의 전역지원서가 변조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육군본부도 이 문서가 공문서 위·변조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 당시 전역지원서 결재라인인 육군 인사참모부장과 국방부 인사복지실장 등 군 수뇌부의 직무유기 내지 권한남용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실이 육군본부로부터 제출받은 홍씨의 전역지원서는 일반적인 지원서와 형식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특히 군 검찰, 헌병 등 감찰기관의 비위사실 확인란 자체가 누락된 채 이름 등 간단한 신상 명세 관련 정보만 적혀 있다. 이는 비위사실이 있는 현역 장성이 정상적인 처벌을 받지 않고 의원 면직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해당 사항을 기입하도록 하는 대통령령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육군본부 정보작전지원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홍씨는 지난해 5월 19일 신병치료 등 개인 사유를 들어 당시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류모 소장의 날인을 받아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홍씨의 전역지원서는 육군본부를 거쳐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의 결재를 받았다. 국방부 인사복지실은 이를 토대로 새로 작성한 전역상신 문서를 인사혁신처에 제출했다. 인사혁신처는 이를 확인한 뒤 군 통수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자결재 문서로 전달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제대로 된 검증이 생략된 거짓 전역지원서를 근거로 전역 문서에 서명한 셈이다. 홍씨는 전역지원서를 제출한 지 12일 만인 같은 달 31일 전역했다. 이에 따라 당시 육군 수뇌부가 성추문 의혹을 받고 있던 홍씨를 빨리 전역시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폐암 말기로 요양한다고 알려졌던 홍씨는 같은 해 9월 경기도의 작은 건설업체에 취업했다. 육군본부 인사 담당 관계자는 “규정과 서식을 어긋나게 처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도 이상하게 생각한다”면서 “왜 이렇게 됐는지는 조사를 해 봐야 알 수 있는 사안”이라고 공문서 위·변조 가능성을 시인했다고 권 의원 측이 밝혔다. 육군의 다른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장군 인사 담당자들이 자리를 바꿔서 확인해 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누가 무슨 의도로 홍씨를 급하게 전역시키려 했고, 절차와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전역지원서가 일사천리로 통과됐는지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국사편찬위나 특정 대학이 위탁받아 집필

    현재 출판사별로 발간되는 ‘검정 교과서’인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 교과서’로 전환하는 문제가 최대 쟁점이다. 검정 교과서는 2011년 고교 1학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2010년 고교 1학년까지는 전국 공통의 국정교과서를 사용했다. 역사 교과서가 국정화되면 출판사는 집필진을 모아 역사 교과서를 제작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된다. 교육부가 공모를 통해 선정한 편찬 기관이 출판사의 역할을 대신한다. 국사편찬위원회나 특정 대학 등이 지정 위탁 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편찬 기관은 역사 교과서 제작 관련 세부 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한다. 계획서에는 연구·집필·검토진 명단과 편찬계획서, 개략적인 실례단원 등이 포함된다. 편찬 기관이 교과서 제작에 돌입하면 교육부는 국정도서 편찬 심의회를 구성해 원고·개고 단계부터 수정·감수·결재본·기간본까지 모든 단계를 심의한다. 교과서 제작에 소요되는 보조금은 교육부가 편찬 기관에 전액 지원한다. 국정 교과서가 완성되면 교육부는 출판사를 대상으로 공개 입찰을 진행한다. 인쇄 업체를 지정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교육부 관계자는 21일 “아직 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가 결정된 바가 없다”며 향후 절차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국가정원 1호 만든 에코시장 “체류형 관광도시로 도약”

    [자치단체장 25시] 국가정원 1호 만든 에코시장 “체류형 관광도시로 도약”

    #하나 조충훈(62) 전남 순천시장은 지난 7월 청와대 행사를 잊지 못한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전국 시장·군수·구청장을 청와대로 초청한 국정설명회에서 순천시의 ‘9988쉼터’를 창조복지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았다. 경로당을 리모델링한 ‘9988쉼터’는 마을 노인들이 함께 먹고, 자고, 생활하는 공동주거공간이다. 한겨울 냉골에서 혼자 찬밥을 먹고 있는 노인의 모습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조 시장이 아이디어를 내 추진한 사업이다. #둘 9월 5일은 순천시가 결코 잊지 못할 날로 기록될 것이다. ‘순천만 정원’이 우리나라 최초로 국가정원 1호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기간 동안 440여만명의 관광객이 이 정원을 찾았을 만큼 성황을 이뤘다. 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도 국제행사를 성공시킬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줬다. 동행 취재를 위해 지난 9일 만난 조 시장은 “황교안 국무총리 등이 참석해 국가정원 선포식이 있었던 5~6일 연휴에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을 만큼 국가정원이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국민과 함께한다는 의무감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를 ‘에코 시장’이라 부르는 이유다. 지난 9일 오전 시청사에서 만난 조 시장은 “아침 5시에 일어나 조간 신문을 살펴봤는데 특별한 사건·사고가 없어 다행”이라는 말로 ‘기자와의 동행’을 시작했다. 간부회의에서 주요 현안을 보고받고 9시가 조금 넘어 시청사 현관으로 나온 조 시장은 ‘물사랑 학습체험관’ 준공식이 열리는 교량동 상하수도사업소로 향했다. 이날 첫 공식 일정인 셈이다. 조 시장은 “물사랑 학습체험관은 전남 동부권에서 유일한 체험관”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옛 하수종말처리장을 시비 2억 5000만원을 들여 물 절약에 대한 시민의식 확산과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 체험 장소로 활용하도록 만든, 전시·체험관실, 영상실 등의 시설을 갖춘 체험관이다. “의식 전환을 통해 혐오시설을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만든 사례”라고 조 시장은 강조했다. 조 시장은 한 달에 한 번 불쑥 시청 구내식당을 찾아 직원들의 배식을 돕는다. 번개팅식으로 월 2~3회 주정차 단속원들과 미화원 등을 찾아 같이 식사도 한다. 마침 이날 점심은 조 시장이 국가정원 선포식을 이끌기까지 고생해 온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배식을 하는 자리였다. 조 시장은 12시부터 직원 200여명에게 30여분 동안 돼지갈비 떡찜을 국자로 떠 줬다. 조 시장은 “고생했어요. 고마워요” “고기 좋아하면 더 줄게요”하며 덕담과 웃음을 전했다. “손목 괜찮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두 너무나 좋아하는데 멈출 수가 있겠느냐”며 환하게 웃었다. 조 시장은 아랫시장 골목에 있는 자그마한 백반집인 ‘삼순이네’ 식당을 가장 좋아한다. 일정상 한 달에 두세 번밖에 찾지 못하지만 애호박찌개를 먹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여섯 살 때 처음 먹은 고기가 애호박이 들어간 돼지고기 찌개였고, 이 식당이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해 주던 맛이 그대로 나기 때문이란다. 그는 점심 후 차량 이동 때 10여분 달게 쪽잠을 잤다. 직원들과 점심 식사를 마친 조 시장은 오후 일정으로 여수MBC 토론 ‘시사뉴스크’에 패널로 참석했다. 조 시장은 이 자리에서 국가정원의 중요성과 앞으로의 계획, 순천시 발전 방향 등을 제시하는 등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세계 5대 연안습지로 2006년 우리나라 연안습지 중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순천만의 절대 보전 공간을 지키기 위해 5.2㎞ 떨어진 순천만 정원을 활용했던 구상이 실현되고 있다. 순천만 국가정원의 효과는 벌써 타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박은식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장은 “안동시 등 10여개 지자체에서 국가정원으로 지정받고 싶다며 지방 정원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부 방침은 국가정원에 대해 갯수가 아닌 내용과 수준 등 내실이 먼저인 만큼 순천시가 앞으로 할 일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가정원 1호라는 상징성에 맞게 정원의 가치를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는 책임을 인식하는 조 시장은 도·농복합도시의 장점을 살려 ‘순천형 숙박호텔’을 구상 중이다. 게스트하우스와 농촌체험이 가능한 민박, 펜션 등 가족 단위의 숙박시설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조 시장은 “순천만 국가정원을 교육부의 ‘체험 인증기관’으로 지정받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학생들의 체험학습 이수 기관으로 인정되면 제2의 경주가 될 만큼 체류형 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국 토론회가 끝나자마자 여수에서 집무실로 직행한 조 시장은 직원들의 결재를 명령식이 아닌 토론회식으로 보고를 받았다. 조 시장이 가장 강조하는 점은 두 가지였다. 공무원 주도가 아닌 시민 눈높이에 맞추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행정을 펼 것과 공무원들의 협업을 주문했다. 실과별로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벽도 허물 것을 지시했다. 조 시장은 시민들 사이에 회자되는 내년 국회의원 출마설과 새누리당 비례대표의원 내정설 등의 각종 소문을 한마디로 일축했다. 조 시장은 “시중의 추측일 뿐”이라며 “지금의 순천은 행정의 일관성이 가장 중요한 시기로 내 출세를 위해 다른 길로 가지는 않겠다. 어떤 제안이 와도 시민들에게 말한 시장직 수행 약속을 꼭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조 시장은 “순천만국가정원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오셔야 할 필수 코스다”면서 “국내 정원산업의 국제화를 추진하는 등 해외 관광객이 찾아오는 명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글 사진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대가야 고분군·역사길 ‘갈고 닦기’… 다시 빛나는 古都

    [자치단체장 25시] 대가야 고분군·역사길 ‘갈고 닦기’… 다시 빛나는 古都

    경북 고령은 찬란한 역사문화도시임을 자랑한다. 고구려·백제·신라 등 삼국과 함께 고대 국가로까지 당당히 성장했던 대가야(42~562)의 도읍지였다. 하지만 오랜 기간 경주와 부여·공주의 위세에 눌려 제대로 명함도 내밀지 못했다. 정부의 고도(古都) 문화권 보존 및 개발 사업에서 고령이 철저히 소외됐던 탓이다. 결국 고령은 인구 4만명에도 못 미치는 농업 위주의 조그마한 중소도시, 보잘것없는 역사문화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침체일로인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대가야의 재도약을 이루겠다며 불철주야로 뛰는 사람이 있다. 곽용환(57) 군수다. 그는 굵직굵직한 대가야 문화융성 정책들을 끊임없이 개발해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른 역사문화 도시들을 따라잡겠다는 각오다. 예산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 번쩍이는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남달라 해결사로 통한다. 곽 군수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입지전적인 인물로 손꼽힌다. 9급 공무원 출신으로 당당히 군수 자리까지 꿰찼다. 그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와 지원은 전폭적이다. 재선 단체장이다. 특히 지난해 지방선거 때는 무투표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10일 기자가 동행한 곽 군수의 행선지는 주로 대가야 역사·문화 재현 현장이었다. 오전 8시 30분쯤 막바지 정비 공사가 한창인 ‘지산동 대가야고분군’(사적 제79호)을 찾았다. 2018년 세계유산 최종 등재를 앞둔 중요한 현장이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현장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둘러본 그는 관계자에게 고분 경관을 헤치는 리기다소나무를 베어 낼 것을 지시했다. 또 유네스코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조그마한 하자도 절대 용납돼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가야국역사루트 재현 사업 현장으로 향했다. 도중에 대가야 기마 문화체험장에 잠시 들렀다. 지난 1일 개장 이후 첫 방문이었다. 유치원 어린이 100여명이 승마 체험을 하고 있었다. 곽 군수는 배은미(43) ‘신나는 어린이집’ 원장이 “시골 아이들이 난생처음 말 타는 재미에 흠뻑 빠졌다”며 “군수님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하자 그 보답으로 어린이들을 위해 깜짝 마부(馬夫)로 변신했다. 현장 관계자에게는 안전사고 예방을 신신당부했다. 바로 옆이 가야국역사루트 재현 현장이었다. 책임자로부터 간략한 보고를 듣고 “인근 농경지 주민들이 제기하는 침수 문제를 책임지고 근본적으로 해결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 표정엔 긴장감이 묻어났다. 가야국 역사 루트 재현 사업은 대가야읍 고아리 일대 부지 10만 2000㎡에 국비 등 총 573억원을 투입해 가야문화권 최대 관광지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30여분을 현장에 머문 뒤 국내 최장 보행자 전용 다리가 건설 중인 대가야교(길이 305m, 폭 4m) 현장, 우곡면 낙동강 레저·레포츠 단지 조성 현장과 스마트팜 농장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현장을 찾아 산 넘고 물 건너 다니는 2시간 여 동안 곽 군수는 차 안에서 ‘가야문화권 개발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의 배경과 당위성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이 법안은 낙후된 가야문화권의 체계적인 정비를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으로, 영호남 가야문화권 5개 시·도 15개 시·군(고령·성주·달성·합천·거창·함양·남원·산청·의령·장수·창녕·하동·함안·광양·순천)이 법안을 마련하고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갖은 노력 끝에 지난 4월 국회에 제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얼마 남지 않은 19대 국회 회기 내 처리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되지만 국회에서 계속 낮잠만 자고 있어 답답하다. 당장 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 군수는 ‘가야문화권 지역발전 시장·군수협의회’ 회장을 올해로 5년째 맡아 모임을 이끌고 있다. 어느새 낮 12시가 훌쩍 넘었다.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읍내 5일장에 있는 돼지국밥집을 찾았다. 때마침 식사를 하던 손님 50여명이 군수에게 달려들어 악수를 청했다. 남녀노소 구분이 없었다. 일부는 군수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고령 토박이인 곽 군수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그는 소탈한 성격이다. 사람도 음식도 가리지 않는다. 점심을 해결한 뒤 다시 움직였다. 곽 군수는 군청으로 직행해 미리 대기하던 민원인들을 차례로 만났다. 인사와 함께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연신 건넸다. 면담을 끝내고 결재를 시작했다. 곽 군수는 도중에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전화식(58)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가야 종묘(宗廟) 및 봉화(烽火)산 조성 사업을 위한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전 국장은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고령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막역한 친구 사이다. 오후 3시쯤 비서가 일정이 급하다며 결재를 중단시키고 곽 군수를 군청 인근에 새로 지은 ‘대가야 문화누리’로 안내했다. 초현대식 건물 2층에 마련된 ‘선비 아카데미’ 강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잠시 교육생들과 환담했다. 이어 곧장 1층 실내 수영장으로 내려갔다. 곽 군수가 이용객들에게 “혹시라도 불편사항은 없느냐”고 묻자 “끝내줍니다”라며 환호성으로 답했다. 문화누리 사무실을 찾아서는 16일로 예정된 건물 준공식과 개관 기념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다시 군청으로 돌아와 2층 가야금방에서 열린 ‘대구가톨릭대병원·고령군 우호 교류 협약식’에 참석해 최경환 의료원장과 함께 협약서에 서명하고 공동 노력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했다. 이어 군수실에서 지역 중소업체로부터 교육발전기금 200만원을 전달받았다. 오후 6시 30분쯤 군수실을 나섰다. 바로 문화누리 헬스장을 찾아 주민들과 어울려 운동을 즐기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눴다. 8시 무렵 헬스장을 나서는 곽 군수에게 “하루하루가 참 고단하겠다”고 인사를 건네자 되레 유쾌한 답이 돌아왔다. “아닙니다. 고령을 위한 ‘행복한 여행’을 하고 있는걸요.” 그의 밝은 웃음에서 고령의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 글 사진 고령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막오른 국감] ‘복지사업 구조조정’ 서민혜택 축소 논란

    [막오른 국감] ‘복지사업 구조조정’ 서민혜택 축소 논란

    강원 태백시는 한 달 수입이 20만원에도 못 미치는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이 내는 건강보험료는 한 달에 1만원 정도로 소액이지만 곧 지원이 끊길지도 모른다. 정부가 의료급여와 중복된다며 구조 조정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정부가 복지재정 지출 효율화 차원에서 추진 중인 유사·중복 복지사업 구조 조정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11월 말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중복 복지사업 1496개를 구조 조정할 계획이다. ●野 “무차별적 정비 복지 축소 초래” 야당 의원들은 ‘중복 복지’ 딱지가 붙은 지자체의 상당수 사업이 수요자에게 꼭 필요한 복지인 경우가 많다며 무차별적인 구조 조정은 결국 복지 후퇴로 귀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동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태백시와 함께 전남 장흥군을 예로 들었다. 장흥은 장애인 가구에 월동 난방비로 20만원을 지급하고 있는데 이 제도는 정부의 기초생활수급자 에너지 바우처 사업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구조 조정 대상에 올랐다. 최 의원은 “장애인 가구에 대한 난방비 지원과 기초생활수급자 에너지 바우처는 엄연히 다른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지난 5월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이 결재한 ‘지역복지평가 개선 방향 및 2015년 추진 계획’이라는 내부 문건을 공개하며 “복지부가 유사 중복 사업 정비에 소극적인 지자체를 포상에서 배제해 지자체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또 “시·도별 예산 배분액의 20% 내 범위에서 가감 조정이 가능하도록 해 지방정부를 돈으로 옥죄고, 기획재정부 역시 지역발전특별회계 평가에 구조 조정 실적을 반영해 성과에 따라 차등 재정 지원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면서 “지자체의 복지 후퇴를 조장하는 매우 악질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정진엽 장관 “중복사업 정리” 재확인 이에 대해 김기선 새누리당 의원이 “복지 후퇴를 위해 악질적 수법을 동원한다는 말까지 듣고선 복지부 장관은 뭘 하고 있는가”라고 반박하는 등 잠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중복 복지는 정리해 다른 분야 복지를 확대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현장 5곳 찾아 200㎞ 강행군… “예산 따겠다” 주1회꼴 서울로

    [자치단체장 25시] 현장 5곳 찾아 200㎞ 강행군… “예산 따겠다” 주1회꼴 서울로

    “홍보 팸플릿은 눈길을 확 끌어 잡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엉성하기 짝이 없습니다. 9회째 하는 축제이면 이제 담당 공무원들은 도사가 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일에 미쳐야 하는데 그런 자세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7일 오전 8시 경남 하동군 북천면 코스모스·메밀꽃 축제장 근처 식당에서 열린 군 간부공무원회의장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윤상기(61) 하동군수가 축제 준비 상황을 보고하는 담당 공무원에게 수시로 질문하며 미흡한 부분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었다. 보완 사항을 지시하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윤 군수의 일 욕심이 얼마나 강한지 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열정과 추진력이 대단한 그는 일 중독자라고 불린다. ‘일을 너무 많이 시킨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다. 하지만 일에 대한 열정과 추진력은 모두 인정한다. 윤 군수는 주요 사업에 대해 현장에서 간부회의를 자주 한다. 사무실에서 서류만 갖고 탁상공론하지 말고 현장을 보며 실정에 맞는 업무 계획을 짜서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일 욕심 못지않게 도전적인 행정을 펼친다. 트레이드마크 문구도 ‘상상을 기적으로’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준비하면서 이름 첫 글자를 따 만들었다. 회의를 마치고 아침을 먹은 윤 군수는 40여분 동안 현장을 꼼꼼하게 살폈다. 영농조합 대표와 사무국장은 “군수가 현장에서 간부회의까지 하며 축제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줘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오전 10시 30분쯤 군청으로 돌아온 윤 군수는 점심 전까지 결재를 처리하고 외부 방문객 2명을 접견했다. 점심은 군청 근처 돼지국밥집에서 최근 시·군 대항 도 체육행사에서 상을 받은 공무원들과 함께했다. 윤 군수는 재첩국이나 돼지국밥, 시래기 등 시골 토속 음식을 좋아한다. 오후 들어 사무실에서 한 시간쯤 밀린 결재를 처리한 뒤 2시 30분 하동체육관에서 열리는 한국실업배구연맹회장배 배구대회장을 찾았다. 경품 추첨을 하고 관중과 선수들을 격려하며 20여분을 보낸 뒤 금성면 갈사만 산업단지 조성 현장으로 향했다. 현장으로 가는 도중 군립 꿈나무어린이집에 잠시 들렀다. 어린이 46명이 다니는 시설로 예정에 없던 방문이었다. 윤 군수는 김은미(39) 교사 등으로부터 “통학용 승합차가 오래돼 시동이 안 걸릴 때가 있다”는 말을 듣고 “이른 시일 안에 조치해 주겠다”며 “어린이들의 건강을 각별히 잘 챙겨라”라고 당부했다. 함께 탄 차 안에서 윤 군수는 군의 주요 현안과 관광개발 계획 등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섬진강과 남해, 지리산으로 둘러싸인 하동의 지역 특성을 살려 자연자원을 활용하고 개발하면 하동군의 미래는 밝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아름다운 남해를 조망할 수 있는 금오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관광객 유치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정한 환경을 활용해 탄소 없는 마을 10여곳을 조성하는 사업도 소개했다. 탄소 제로인 청정 마을을 조성한 뒤 ‘폐를 청소하는 관광투어’ 상품을 개발해 중국 관광객을 집중적으로 유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오후 3시 30분 갈사만 산업단지 조성 현장에 도착해 현장 책임자로부터 간략한 보고를 듣고 “하동군 미래 100년이 걸린 핵심사업이므로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갈사만 산단 조성 사업은 공공 381억원과 민자 1조 5589억원을 들여 금성면 갈사·가덕리 일대 육지 244만㎡와 바다 316만㎡를 매립해 조선 관련 산단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2012년 2월 공사를 시작했으나 시행·시공사 간 채무채권 관계 다툼으로 지난해 2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가 최근 군에서 법적 조치를 강구해 공사가 곧 재개될 예정이다. 윤 군수는 지난해 8, 9월 중국과 미국을 잇달아 방문해 갈사만 산단 투자 설명회를 열었다. 그는 “현장을 둘러본 외국 업체마다 입지가 매우 좋다는 반응이어서 전망은 밝다”고 내다봤다. 군은 갈사만 산단과 대송산단, 두우배후단지 등의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인구는 12만명으로 늘어나고 고용창출은 14만 4000여명, 생산유발은 26조원, 소득유발은 8조 5000억원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 윤 군수는 이날 현장확인 일정의 마지막으로 양보면 이명산 자락에 조성하는 편백나무 휴양림을 찾았다. 11㏊의 사유지에 100~120년 된 아름드리 편백나무 100여그루가 자라는 곳이다. 윤 군수가 휴일에 등산하면서 발견했다. 소유주가 하동 출신임을 알고 세 번 찾아간 끝에 승낙을 받아 데크 등 휴양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이장 김재성(57)씨는 “소문을 듣고 외지에서 휴양림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윤 군수는 옥종면 위태리의 개인 소유 편백림 30만 4264㎡(시가 45억원 상당)도 여러 차례 소유주를 찾아가 설득해 기부채납을 받았다. 그는 ”관심을 갖고 부지런히 다니다 보면 군에 도움이 되는 일들이 보인다“고 말했다. 윤 군수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서울과 중앙부처 등을 방문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누가 예산을 갖다 주겠습니까. 발이 닳도록 다녀야 돈이 생깁니다.” 그는 “중앙부처에서 귀찮다고 ‘오지 마라’ 해도 찾아가 매달려야 국고 지원을 한 푼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며 “장관이나 차관 방도 밀고 들어간다”고 말했다. 군이 지난해 받은 교부세가 87억원으로 240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8번째로 많이 받았던 비결이다. 윤 군수는 하동을 알프스에 버금가는 ‘대한민국 알프스’로 만들겠다며 열정을 쏟고 있다. 그는 1975년 남해군에서 지방축산기원보로 출발해 37년간 공무원을 했다. 군수는 기적적으로 됐다. 새누리당 후보 경선에서 탈락했다가 공천받았던 후보 공천이 취소되는 바람에 나설 수 있었다. 윤 군수는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난다. 목욕탕을 갔다가 오전 7시 40분 전후로 군청에 도착한다. 목욕탕은 읍내에 있는 7곳을 한 곳씩 돌아가며 간다. 목욕탕에서 시시콜콜한 이야기에서부터 쓴소리, 단소리, 다 듣는다고 한다. 저녁은 거의 밖에서 먹는다. 술을 잘하지 못해 저녁 자리는 일찍 끝난다. 일찍 집으로 갈 때도 있다. 조용히 군정을 구상하기 위해서다. 윤 군수는 도 공보관과 문화관광국장, 하동군 부군수, 진주시 부시장 등을 지내며 넓히고 쌓은 경험과 인맥도 두텁다. 그는 “다양한 공직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티모넷, 중기기술혁신대전 대통령 표창 수상

    티모넷, 중기기술혁신대전 대통령 표창 수상

    모바일 결제 및 보안 인증 솔루션 개발 업체 ㈜티모넷(대표 박진우, www.t-monet.co.kr)은 IT모바일 부문장 정희원 부사장이 제16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서 기술보호 분야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고 10일 밝혔다. 정 부사장은 지난 9일 코엑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보안토큰 기반의 모바일 보안 인증 표준 및 기술 개발 등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영예를 안았다. 정 부사장은 삼성전자에서 근무하기 이전부터 정보통신분야에 종사한 전문가로, 1994년 국내 최초 스마트카드 운영체제 및 보안토큰을 개발했다. 2008년부터는 지문인식기반의 보안토큰을 조달청에 공급해 중소기업 범용공인인증서의 안전한 보관 및 전자조달 업무의 불법담합입찰을 방지해 나라장터 전자입찰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환경구축에 기여했다. 올해로 16회를 맞는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은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교육부가 후원하는 행사로 기술혁신분야, 기술인재분야, 기술보호 분야 유공자를 선정한다. 국내 중소기업의 우수 기술을 알리고 기술 혁신에 기여한 유공자를 발굴, 포상해 혁신사례를 널리 전파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박진우 티모넷 대표는 “그간 모바일 결제 솔루션 분야에서 기술력을 검증 받은 회사가 이제 모바일 보안 인증 부문까지 시장에서 인정 받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국내 핀테크 산업 발전에 의미 있는 수상이 될 수 있도록 결재와 보안 두 가지를 모두 만족 시킬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을 위해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아이폰6 보조금 대란’ 주도한 이통 3사 임원들 첫 사법 처리

    ‘아이폰6 보조금 대란’ 주도한 이통 3사 임원들 첫 사법 처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 임원들이 가입자 유치 경쟁을 위해 유통점에 판매 장려금을 과도하게 부풀려 지급한 혐의로 사법처리 됐다. 지난해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이통 3사 임원들이 관련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은 처음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판매 장려금을 상향 조정하는 수법으로 유통점이 고객들에게 보조금을 주도록 유도해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1월 2일 사이 소위 ‘아이폰6 보조금 대란’을 초래한 혐의(단통법 위반)로 이통 3사 및 김모(49)씨 등 각 사 영업담당 임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유통점 34곳에 통상 30만원 수준에서 결정되는 스마트폰 단말기의 판매 장려금을 최고 55만원까지 늘려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유통점들은 가입자 540명에게 평균 27만 2000원가량의 보조금을 초과 지급했다. 특히 아이폰6 가입자 425명에게 최대 67만 8000원을 지원해 출고가 78만 9800원의 아이폰6 16GB 모델을 10만원대에 판매했다. 당시 3사가 지급한 보조금 총액은 1억 4700만원에 달한다. 김씨 등은 “경쟁사의 판매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장려금을 높였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이통 3사 본사의 공식 판매정책에는 SK텔레콤이 46만원, KT가 43만원, LG유플러스가 34만 1000원의 판매 장려금을 지급하도록 한 것으로 돼 있으나 마케팅팀과 지역 본부 등을 거쳐 유통점으로 내려오면서 액수가 점차 불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판매 장려금 상한선 책정 등은 영업담당 임원에게 결재 권한이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혐의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형사 고발과 함께 이통 3사에 총 24억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유통점에는 각각 100만∼1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방통위가 지난해 이통 3사에 부과한 과징금은 총 907억 1000만원으로, 대부분이 단통법 위반 혐의로 부과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여전히 적발 사례가 나오고 있긴 하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위반 행위가 줄어 과징금 징수액도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단통법의 지원금(보조금) 상한선 제도가 시장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보조금 지급이 단속을 피해 음성화되면서 오히려 소비자 피해를 양산한다는 것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8월 발간한 ‘단말기유통법 시행의 성과와 개선 방향’ 보고서에서 “단말기유통법이 가입 유형에 따른 차별적인 보조금을 금지하는 상황에서 지원금의 상한선까지 설정함으로써 보조금이 갖는 경쟁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거의 존재하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하루의 시작은 민원현장서… ‘확인 행정’으로 현안 해결

    [자치단체장 25시] 하루의 시작은 민원현장서… ‘확인 행정’으로 현안 해결

    강대식 대구 동구청장은 공무원들이 올린 결재 서류나 보고서만 보고 정책 결정을 하지는 않는다. 직접 현장에 가서 눈으로 보고 판단한다. 특히 지역 현안 사업이나 민원이 발생한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현장을 찾는다. 그것도 관련 공무원이나 비서 등 수행인을 대동하지 않고 혼자서 둘러본다. 지난 1일에도 역시 강 구청장의 하루는 현장 ‘확인’ 행정으로 시작됐다. 오전 6시 그는 동네 목욕탕에서 간단히 샤워를 한 뒤 곧바로 민원 현장으로 달려갔다. 현장은 동호동 반야월 우체국 인근이었다. 일반 주택도 있지만 이곳은 지목이 공업 지역이다. 따라서 공장과 주택이 혼재해 있다. 공장을 드나드는 대형 차량으로 인해 주택가 주민들이 교통사고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대형 차량에 부딪히거나 차량 접촉 사고로 다친 주민들도 다수 발생했다. 교통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민원이 동구청에 쇄도했고 이런 보고를 받은 강 구청장은 현장을 확인하려고 아침 일찍 혼자 나섰다. 도로 폭과 유턴 지역, 횡단보도 위치 등을 파악한 뒤 혼자 고개를 끄떡였다. “도로 구조상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조만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 나름대로 주민들의 교통 대책 구상을 끝낸 것으로 보였다. 현장 확인 행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노점상 철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방천시장으로 향했다. 방천시장은 환경 정비와 상인들의 민원에 따라 노점상 철거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몇몇 노점상은 철거에 반발하고 있다. 현장을 직접 찾은 강 청장은 “노점상들의 생계 어려움에 대해서도 이해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볼 때 철거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악성 민원이라고 해서 다 해결사 노릇을 하지는 않는다. 동촌유원지의 한 식당에서 운전기사와 5000원짜리 순두부찌개로 아침 식사를 했다. 강 청장은 “한정식은 모두 좋아한다. 하지만 소고기와 회는 먹지 않고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다”고 말했다. 편식하는 버릇은 가난 탓이다. 어린 시절 집안 형편이 어려워 값비싼 소고기와 회를 많이 먹어 보지 못했던 탓에 좋아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매달 1일은 정례조회가 열리는 날이다. 출근하자마자 4층 대회의실로 향했다. 전체 직원 500여명 중 200여명이 조회에 참석했다. 강 청장은 대회의실을 가득 메운 직원들에게 5가지 당부를 했다. 그중 우선순위의 당부로 첫째, 추석 명절 종합 대책을 철저히 추진하라는 것이다. 지역을 찾는 귀향객들에게 고향의 넉넉함을 보여주는 것도 공무원들의 몫이라고 했다. 둘째로, 기습 폭우 등의 기상이변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것과 부서 간 소통을 강조했다. 셋째로, 공직 기강을 확립하고 올해 업무 추진 상황을 최종 점검할 것도 지시했다. 오전 일정은 숨 돌릴 새 없이 빡빡했다. 새로 임명한 동구청 고문변호사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위촉식 뒤에는 결재와 보고 서류들이 밀려들었다. 대구공항 앞 임시 주차장 조성, 시민생활대축전 개최, 골목형 시장 육성 사업 추진 계획 등 21건에 이르렀다. 강 청장은 결재와 보고 목록을 꼼꼼히 챙기고 일부 결재와 보고 서류에 대해서는 보완과 수정을 지시했다. 오전 11시에는 안심1동 주민 대표 10명이 청장실을 찾았다. 이들은 인근에 들어설 여관이 생활 환경을 침해하고 자녀들의 교육에도 큰 장애가 된다며 허가 반려를 요구했다. 강 청장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는 건축물 허가를 구청에서 무조건 거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 건을 민원조정위원회에 상정한 뒤 건축위원회에 심의 의결을 요청하겠다고 했다. 그 결과에 따라 허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타협안을 제시한 것이다. 물론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고, 주민들도 일단 수긍하고 돌아갔다. 오후에는 큼직한 외부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후 4시 혁신도시에서 열리는 한국정보화진흥원 개청식과 동구통합방위협의회 등이다. 외부 행사가 몰릴 때 단체장은 ‘뜻하지 않는 곤욕’을 치를 때가 있다. 대부분의 행사가 만찬을 곁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저녁 식사를 서너번 하기 일쑤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개청식에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2차관, 정윤기 행정자치부 전자정부국장, 정태옥 대구시 행정부시장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강 청장은 참석한 요인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한 뒤 청사 건물을 둘러보고 만찬도 함께 했다. 오후 7시에는 동구통합방위협의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아예 개최 장소가 식당이다. 40여명의 위원을 대상으로 인사말을 한 뒤 두 번째 저녁 식사를 했다. 행복한(?) 고통을 겪었다. 협의회가 끝난 시간은 오후 9시. 피곤해 보였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동네 헬스장이다. 자치단체장은 무엇보다 체력이 좋아야 한다. 매일매일 일정을 소화하려면 더욱 그렇다. 이곳에서 러닝머신과 근력운동 등을 1시간여 동안 한 뒤 집으로 돌아가면서 강 구청장은 내일 해결해야 할 민원이 무엇인지 머릿속으로 더듬어 보고 있었다. 자치단체장의 하루는 이렇게 ‘끝’이 없다. 글 사진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재개발 현장에 한발 더… “옛 상권 부활·인구 늘리기 올인”

    [자치단체장 25시] 재개발 현장에 한발 더… “옛 상권 부활·인구 늘리기 올인”

    “도심 재개발과 인구 늘리기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노희용(53) 광주 동구청장은 지난달 31일 일찌감치 집무실에 출근한 자리에서 이렇게 거듭 강조했다. 도심 리모델링을 통해 한때 ‘호남의 패션 1번지’로 이름을 날렸던 충장로 등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복안이다. 동구는 1990년대 이후 광주 외곽 신도시 개발과 인구 유출 등으로 쇠락을 길을 걸었다. 2005년 한복판에 자리한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이전하면서 도심 공동화에 불을 댕겼다. 현재 인구는 10만 400여명이지만, 한 달 평균 100~200명씩 줄어들고 있다. 올 연말이면 10만명 선이 무너진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해법을 내놔야 하는 구청장의 어깨가 무거운 까닭이다. 그러나 노 구청장은 내년부터는 ‘인구 유턴’ 현상을 기대한다. 4일 국내 최대 규모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부분적으로 개관한다. 구도심 아파트의 재개발과 재건축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전통시장과 예술을 접목한 ‘야시장 프로젝트’ 등으로 젊은 층의 발길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은 서 있다. 정책이 통하면 인구가 증가하고 지역 상권이 부활할 것이다. 반대의 결과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노 구청장의 현안 해결에 맞춰 생각하고, 엄밀하게 정책을 집행해 긍정적 결과를 기대한다. 오전 5시 30분이면 일어나는 노 구청장은 잠깐 명상으로 마음을 가다듬고서 집을 나선다. 자택 근처 금남로 5가 일대 상가와 광주천변 등을 둘러보면서 하루 일과를 구상한다. 수행비서 없이 동네 한 바퀴를 도는 ‘자유로운’ 시간이기도 하다. 오전 8시 30분 출근해 간밤에 일어난 일 등을 기록한 보고서를 살핀다. 신문과 방송 뉴스도 이때 검사한다. 그는 “구청장이 일찍 출근하면 비서실이나 간부 직원들이 일찍 출근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직원을 생각해 출근 시간은 꼭 지킨다”고 말했다. 부구청장, 자치행정국장, 비서실장이 참석한 ‘티타임’을 갖고 현안을 챙기다 보면 9시를 훌떡 넘긴다. 보고와 결재가 끝나면 주로 외부에서 시간을 보낸다. 수행비서와 단둘이 관내 현장 곳곳을 돌며 문제점을 살피고서 관계자에게 보완을 지시하는 방식이다. 미리 동선을 알리면 각 동사무소 직원이 현장에 나오는 등의 번거롭고 제대로 문제를 확인할 수도 없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있다’라는 ‘우문현답’의 철학이다. 이날 기자가 동행한 방문지도 도심재개발지역으로 민원이 쇄도하는 곳이다. 오전 10시쯤 학동 3재개발구역에 도착했다. H개발이 지난 5월 착공해 2017년 1월 준공 예정인 141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다. 이곳은 원래 달동네 밀집지구로 개발 당시 교회 철거 문제 등으로 난항을 겪기도 했다. 노 구청장은 “방음벽과 입주자 교통로 확보 등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했다. 시공사와 주택조합 관계자는 “개발 초기에 교회 이전 민원을 잘 처리해 줘 착공을 앞당겼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월남 2차 아파트 단지다. 784가구가 내년 3월 입주한다. 공사 관계자를 상대로 행정지원은 잘되고 있는지를 묻고 애로 사항을 들었다. 월남 1차 단지와 2차 단지에 있는 광주시내버스 차고지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광주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소태동 이일성로원을 들렀다. 평균 나이 85~90세 기초생활수급 대상 할머니 80여명이 머무는 곳이다. 6·25전쟁 이후인 1960년 가족 잃은 부녀자를 돌보려고 선교단체가 마련한 복지시설이다. 오늘은 마침 100세 생일을 맞는 할머니를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노 구청장은 이날 할머니들 앞에 나서 함께 노래를 부르고, 조수덕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장수를 축하했다. 손은진(42) 원장은 “정부가 올부터 차상위 계층 노인 수용 정원을 30%에서 20%로 줄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노 구청장은 “복지 정책은 정부가 주도하는 만큼 지자체가 도울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답했다. 이어 도시재생 선도 지역으로 지정된 산수도서관~푸른길 공원 사이 골목길(산수동)로 향했다. ‘갈마촌 예술마을’이 들어설 이곳 일대 현장을 점검했다. 가파른 비탈길과 사람끼리 겨우 비켜갈 정도의 좁은 골목길이다. 이 구간엔 90여 가구가 살고 있지만, 14가구가 빈집으로 방치된 곳이다. 빈집에 허브 농장과 허브 카페, 공예품 판매장을 조성하고, 입주 작가를 공모해 도심 골목길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오후 일정은 개관 준비 중인 아시아문화전당과 남광주시장, 지산유원지, 충장로 방문이다. 간단한 점심을 마치고 찾은 남광주시장에서는 상인들과의 즉석 대화가 이뤄졌다. 남광주시장에는 내년부터 국비 등 10억원이 투입돼 ‘야시장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시장 출입구인 옛 남광주역 광장에 좌대를 설치하고 음식과 공예품을 판매한다. 즉석 간담회에서 상인회장 조옥자(63)씨는 “야시장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외부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데, 화장실이 부족하다”며 “방치된 옛 남광주역 화장실을 리모델링해 줄 것”을 요청했다. 40년간 시장에서 장사를 해온 서울약초방 주인 구미자(60)씨와 정광섭(58)씨 등은 “물건을 주문하면 배달용으로 쓰는 오토바이와 자전거 보관소가 부족하다”며 공영주차장을 더 확보해 줄 것을 부탁했다. 노 구청장은 현장에서 민원 해결을 흔쾌히 약속했다. 그는 “아시아문화전당~남광주 야시장~푸른길~동명동 카페촌~대인시장~예술의 거리~충장로 등으로 이어지는 도심 투어 코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인들과 주민들은 박수와 환호로 답했다. 사무실로 복귀해 밀린 결재를 처리하고 오후 6시쯤 젊은 층이 몰리는 충장로로 향했다. 조만간 개관하는 아시아문화전당 주변의 교통난 등을 점검하고, 다음달 치러지는 충장축제 현장을 둘러봤다. 노 구청장은 오후 9시쯤 업무를 마무리하면서 “옛 상권 부활과 도심 활성화가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자신만만해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열린세상] ‘꼰대문화’로 글로벌 경쟁 어렵다/김봉국 행복한 기업연구소 대표

    [열린세상] ‘꼰대문화’로 글로벌 경쟁 어렵다/김봉국 행복한 기업연구소 대표

    회의를 하자고 해 놓고 팀장은 계속 혼자서 말을 한다. 벌써 한 시간째 잔소리가 이어진다. 가끔 호통을 치기도 하고 자신의 영웅담을 늘어놓기도 한다. 돌아가면서 면박을 주면서 인신공격마저 서슴지 않는다. 회의를 주재하는 팀장 말고는 말을 하는 사람이 없다. 그가 “내 말이 맞지?” 하고 물으면 이구동성으로 “예!”라고 대답하는 것이 고작이다. 심혈을 기울여 작성한 품의서를 들고 들어갔는데 생트집이다. 대충 건성으로 보고는 형식이 잘못됐다고 꼬투리를 잡는다. 내용은 제대로 보지 않고 파악도 하지 않는다. 결재는 하지 않고 딴 이야기를 잔뜩 한다. 빨리 결재를 받아야 하는데 어쩔 수 없다. 그의 비위를 맞추며 쓸데없는 시간을 보낸다. 온 종일 시달렸는데도 퇴근하지 못하고 있다. 팀장이 퇴근하지 않고 계속 미적거린다. 하릴없이 상사인 그가 퇴근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먼저 인사를 하고 퇴근을 할까 하는 생각이 꿀떡 같지만 계속 눈치만 살핀다. 짜증이 나도 참는다. 먼저 퇴근했다가 되돌아올 봉변을 무시할 수 없다. 금요일이라 제때 퇴근을 하리라 마음먹었다. 내일은 가족과 함께 나들이라도 할 작정이다. 오늘만큼은 저녁 약속 사절이다. 퇴근 무렵이 돼서 팀장이 갑자기 번개 회식을 선포한다. 정말로 싫지만 어쩔 수 없다. 회식을 뿌리치고 퇴근했다가는 회사 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기가 어렵다. 가족들과의 약속도 있고 해서 술을 가볍게 마시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팀장은 폭탄주를 돌리며 계속 ‘원샷’을 외친다. 폭탄주를 제조하는 팀장의 손놀림이 빨라지고 있다. 술기운이 올라오면서 그는 자신이 소통을 잘하는 팀장이라고 연방 떠벌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일할 맛이 나겠는가. 창의적으로 일하는 것은 고사하고 직장 생활 자체를 심각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이 최종 학교 졸업 후 처음 취업하는 데 평균 11개월이 걸린다. 어렵사리 취직을 해 놓고 첫 일자리를 그만둔 청년층 임금근로자는 63.3%에 이른다. 이들의 평균 근속 기간은 1년 반 정도. 첫 직장을 퇴직하고 다시 직장을 찾는 비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심각한 취업난 속에서 취직해도 오래 다니지 않고 뛰쳐나오는 청년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힘들게 입사한 직장을 나오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직의 가장 큰 이유는 ‘근로여건 불만족’(47.4%)이다. 그 밖에 ‘개인·가족적 이유’(16.8%), ‘임시적·계절적 일의 완료, 계약 기간 끝남’(11.2%) 등이 뒤를 이었다. 이직을 하는 청년층 중에는 상당수가 회사는 마음에 드는 데 상사와의 관계가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이런 현상을 두고 요즘 젊은이들은 인내심이 약하다고 치부하는 경영자들이 의외로 많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불필요하게 상사의 눈치만 살피는 ‘꼰대문화’가 경쟁력일 때가 있었다. 우리 기업들이 선진 기업을 따라가야 할 시절에는 일사불란하게 일하는 것이 효율성을 높이는 무기였다. 연공서열에 따라 승진을 시키고 조직의 단합만을 강조하는 문화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지금 경영층에 속하는 세대들은 대개 이런 꼰대문화 속에서 성장했다. 이제 ‘추격경제’에서 ‘선도경제’로, ‘모방경제’에서 ‘창조경제’로 혁신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연공서열 구도로 획일적인 충성을 요구하고 예스맨이 능력맨이라는 논리로는 답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창의적인 업적을 최우선 평가 기준으로 삼아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다음카카오가 최고경영자(CEO)에 35세인 임지훈 대표를 발탁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비단 정보기술(IT) 회사만의 혁신에 그칠 일은 아니다. 창조적인 회사 경영을 위해서는 집단사고를 버리고 집단지성으로 이끌어 가야 한다. 집단지성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경영진과 직원, 상사와 부하 간의 소통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직장 내에서 부하를 힘들게 하는 상사의 꼰대문화로는 창조적인 소통을 기대할 수 없다. 과거에 당연시했던 비합리적인 문화를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무능한 것은 아니다. 꼰대문화를 버려야 글로벌 경쟁력을 살릴 수 있다.
  • 여행의 새 플랫폼, 트래블 쿱 창립

    여행의 새 플랫폼, 트래블 쿱 창립

    한국여행업협동조합(이하 트래블쿱)이 1일 서울 세종로의 한 식당에서 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인 출범을 알렸다.  트래블 쿱(travel coop)은 여행사와 소비자를 위한 ‘공정하고 안정된 유통구조 확립’을 목표로 출범한 여행업체들의 협동조합체다. 독자적인 여행상품을 갖고 있는 중소 여행사들이 각각의 상품을 한 곳에 모아서 판매하는 일종의 여행업 플랫폼이다. 비용 탓에 자체 운영이 힘들었던 마케팅, 홍보 등의 부담은 트래블쿱이 해결하고 조합사들은 좋은 상품 개발에만 매진한다는 게 조합의 기본 취지다. 지난 4월 설립신고를 완료하고 홈페이지(travel.coop)도 오픈했다. 현재 40여개의 중소 여행사들이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조합 이사장을 맡은 석채언 혜초여행사 대표는 “대형 여행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현재 상품 유통구조 속에 중소여행사들은 좋은 상품을 갖고 있어도 취약한 유통망과 마케팅 탓에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기회를 놓쳤다”며 “조합 플랫폼을 통해 기존의 불균형적인 여행상품 공급 형태를 건강한 유통구조로 바꾸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석 이사장은 각 여행상품의 전문성과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아울러 이른바 ‘먹튀’ 등 소형 여행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신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보험 제도도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홈페이지 오픈에 맞춰 회원가입 이벤트를 오는 9월 14일까지 진행한다. 최초 회원 1000명에게 현금과 동일한 2만 쿱머니(마일리지)를 제공하고 추가 회원정보 입력 시에는 3만 쿱머니를 제공한다. 쿱머니는 가입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으며 총 여행경비의 30%까지 대체 결재 가능하다. 겨울상품 조기예약 이벤트를 통해 오는 30일까지 최대 40% 할인혜택도 준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새벽 4시부터 일과…명품 횡성한우·특급 참깨 多 챙긴다

    [자치단체장 25시] 새벽 4시부터 일과…명품 횡성한우·특급 참깨 多 챙긴다

    자치단체장들의 하루는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쁘다. 새벽 등산에서 밤늦은 상갓집 문상으로 하루를 마칠 때까지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쓴다.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고 수시로 현장을 찾는다. 마을 구석구석을 손금 보듯 한다. 군 단위의 지방자치단체장은 주민들이 형님·동생에, 어머니·아버지다. 애경사를 내 일처럼 챙기니 그렇다. 중앙부처와 국회도 문턱이 닳도록 다니고, 인연을 맺은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내 식구처럼 챙긴다. 예산 확보 때문이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 기업체 방문에도 공을 들인다. 투자 유치에 혈안이다. 관광객 유치도 큰일이다. 하루를 48시간처럼 쓰는 자치단체장의 24시간을 함께 돌아본다. “부지런한 군수님 때문에 군민들이 잠을 잘 수 없다.” 새벽에 만난 주민은 이런 농담을 던지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인구 4만 6000여명의 살림을 책임지는 한규호(64) 강원 횡성군수의 하루는 새벽 4시부터 시작된다. 지난 8월 28일 기자와 함께할 때도 그랬다. 아침 운동부터 식사까지 주민들과 함께 한다. 집에서 군청까지 5분 거리이기도 하고 가까운 곳을 다닐 때는 관용차 대신 가급적 걷는데 주민들의 손을 잡고 한마디라도 따뜻한 말을 건네고 싶어서다. 모두가 가족이고 친척 같다. 공식 일정은 실·과장들의 아침 일일보고다. 한 군수의 관심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횡성한우축제다. 그는 “횡성한우축제 기간 기업홍보관을 통해 지역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을 홍보하는 데 주력하라”고 지시했다. 축제 기간 지역 상품을 알려 실속 있는 축제로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아울러 행사 때 횡성청소년교향악단의 도움을 받을 것도 당부했다. 시시콜콜 챙기며 행사 준비에 철저한 모습이다. 하지만 참모들과의 회의에서는 영락없는 시골 이웃집 형님 같다. 이어지는 결재 시간, 집무실 앞 비서실이 붐빈다. 실장, 과장, 팀장들이 줄줄이 대기하다 결재를 받는다. 역시 횡성한우축제 추진 관련 결재가 주요 이슈다. 30분의 짧은 시간에 크고 작은 15건의 사안을 결재했다. 한 군수는 “가장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라면서 “일단 결정을 하고 나면 번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한 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자 옷을 챙겨 입고 외출할 준비를 한다. 군수 참석을 요구하는 외부 행사가 시작된다. 안보정세보고회, 노인대학 개강식, 이장 가족 화합 행사, 소통 공감 릴레이 행사, 점심까지 지역 곳곳을 누빈다. 자리를 빛내고 주민들과 소통한다. 선출직 단체장이라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일정이기도 하다. 한 군수의 빡빡한 일정을 수행하려면 체력 단련이 필요하다는 진현옥 홍보담당은 “단체장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고 혀를 내두른다. 이날 외부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횡성 농민들에게 희소식이 될 참깨수확기기 실증시험이었다. 횡성읍 정암2리 참깨 재배 농가에서 펼쳐진 행사에는 횡성농업기술센터와 재배 농민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이완규 횡성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벼농사 위주에서 벗어나 수확이 많이 나는 품종인 참깨를 심고 기계화해 지역 고소득 작목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참깨 재배 농민 이송윤(72)씨는 “논을 메워 콩을 심다가 올해 처음 참깨를 심었다”고 말했다. 한 군수는 “재배에 손이 많이 가지만 수익이 많은 참깨를 지역 특산물로 가꾸고 지역 서원농협과 수매계약까지 맺어 안정된 판로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올해 횡성 지역의 참깨 재배 면적은 117㏊에 이른다. 한 군수는 직접 기계를 몰며 시연을 펼쳤다. 전문 육묘장, 참기름 공장까지 세워 지역 대표상품인 안흥찐빵, 횡성더덕에 이어 새로운 지역 특산품으로 만들 작정이다. 횡성한우축제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자 직접 한우 농가를 찾았다. 340마리의 횡성한우를 사육하는 조곡리 한보축산에서 기르는 한우를 살폈다. 밖은 30도가 넘는 찜통더위지만 개방형 축사 실내는 26~27도로 시원하다. 스프링클러가 물을 뿌려 지붕을 식혀 주고 대형 선풍기가 돌며 쾌적한 환경을 만든 덕분이다. 한상보(52) 농장주는 “출하를 앞둔 소들은 한 마리당 1000만원 안팎으로 국내 일반 소들보다 15~20% 더 비싸게 팔려 나간다”면서 “군청에 횡성한우 전문 부서까지 둬 품질을 관리하고 안정적인 유통망을 확보한 덕”이라고 말했다. 횡성군은 2009년 자체적으로 ‘횡성한우 보호육성에 관한 기본조례’를 만들어 가짜 횡성한우를 원천 봉쇄했다. 2010년에는 전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소고기 이력제에 품질인증제까지 더해 완벽하게 유통 투명성을 확보했다. 횡성한우 전문 사이트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횡성한우는 1500여 농가에서 4만 7000여 마리가 사육된다. 국내 축산물 브랜드 경진대회 4년 대통령상(2005·2007·2008·2013년), 3년 국가 명품인증(2009·2010·2014년)을 받았다.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 한우다. 한 군수는 “제2도약을 위해 생산, 가공, 유통, 관광 등 횡성한우 6차산업지구 조성에도 나선다”고 강조했다. 공근농공단지 내 기업체도 찾았다. 지역에 입주한 190여개 기업체 가운데 가장 모범인 ㈜서울에프엔비를 방문했다. 지역 일자리 창출에 대한 감사 방문이다. 횡성 지역에서 나는 우유를 모아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며 수익금 일부로 지역 게이트볼대회를 열어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군청으로 돌아오는 길에 횡성전통시장 상인들도 만났다. 시장에서 좌판을 연 시골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아프던 다리는 이제 좋아지셨느냐”, “몸이 성치 않은 할아버지는 잘 계시느냐”, “손자 결혼식은 잘 치르셨느냐”며 일일이 안부를 묻는다. 새 가게를 여는 황광열 횡성전통시장 조합장은 “내일 개업식에 꼭 오라”며 군수 옷깃을 잡아끈다. 한 군수는 이날 저녁 늦게까지 주민들과 막걸리 잔을 기울이는 것으로 일정을 마쳤다. 글 사진 횡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단독]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구매시험평가서 허위공문서 작성… ‘최윤희 합참의장이 지시’ 진술 확보

    [단독]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구매시험평가서 허위공문서 작성… ‘최윤희 합참의장이 지시’ 진술 확보

    해군 해상작전헬기 AW159(와일드캣) 도입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구매시험평가서 허위공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당시 해군참모총장이던 최윤희(해사 31기) 합참의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수사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 6월 이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박모 소장이 당시 해군총장이던 최 의장과 관련된 진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박 소장은 구매시험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것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최종 결정권자는 최 의장이고, 사인도 최 의장이 했고, 자신은 옆에서 단서조항 하나를 쓰도록 말했다”고 전했다. 현직 합참의장이 합수단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군 지휘체계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합수단은 10월 전역을 앞둔 최 의장을 현역으로 소환조사할 경우 군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조사 시기와 방법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합수단은 지난 6월 해상작전헬기의 실물 평가 등 구매시험평가 계획에 따른 정상적인 시험평가를 수행할 수 없던 와일드캣을 사업기종으로 선정하도록 구매시험평가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이를 근거로 사업관리분과위원회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당시 해군 전력기획참모부장을 지낸 박 소장을 구속 기소했다. 합수단은 와일드캣 선정 대가로 해군 수뇌부가 금품을 받았는지를 집중 조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수사에 정통한 다른 관계자는 “박 소장은 2012년 당시 제주 해군기지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해상작전헬기는 2012년 5월 사실상 최종 결재가 난 사안으로 결정권자는 당시 해군총장”이라며 “수천억대 대형 사업을 관장하는데 소장이 무슨 힘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최 의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시험 평가 결과에 대한 최종 결과를 보고받은 것은 맞다. 하지만 허위로 무엇을 조작하라 지시한 적도, 지시할 이유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시험 평가 결과 보고를 받을 때 조금 미진한 부분이 있는 것처럼 애매모호한 보고를 하는 것을 보고 그러면 내가 최종 확인을 해야 된다는 단서조항 달아서 다시 올리라고 했던 것은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최 의장은 “40년 가까운 군 생활을 마무리하는 입장에서 조작을 지시했다는 말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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