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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자부 ‘코트라式’ 혁신

    행자부 ‘코트라式’ 혁신

    코트라(KOTRA) 사장 출신의 오영교 신임 장관을 맞은 행정자치부가 민간기업식 팀제개편과 인사제 도입을 검토하는 등 혁신 움직임이 활발하다. 행자부는 올 상반기 중 코트라식 인사평가방식을 부처 내 인사시스템에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행자부 관계자는 11일 “코트라의 인사평가방식을 도입하기 위해 이번 주부터 코트라 인사팀과 협의를 시작하는 등 인사시스템 혁신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행자부가 벤치마킹에 나선 코트라 인사제도는 다면평가시스템과 인사시스템의 전산화 등이다. 코트라 인사팀 관계자는 “다면평가제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과 부처는 많지만 코트라의 특징은 다면평가결과를 보상에 확실히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행자부 역시 이 점을 주목한다. 현재 행자부가 실시하고 있는 다면평가 자료는 승진에만 활용돼 형식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반면 코트라는 다면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승급제와 인센티브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같은 직급 내에서 2000만원 이상까지 연봉차이가 난다는 설명이다. 전직원의 인사자료를 전산화해 DB를 구축한 코트라시스템도 벤치마킹 대상이다. 다면평가 등의 모든 인사자료를 전산처리해 임명권자가 언제든지 인적자료를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코트라의 다면평가는 평가자에 따라 점수가중치를 부여해 공정성을 높이고, 승진·보직뿐이 아닌 모든 근무평정시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등 여러 모로 참고할 점이 많다.”면서 적극 도입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와 함께 기업식 팀제로의 직제개편도 검토 중이다. 오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현재 결재시스템이 사무관에서부터 장관까지 5∼6단계에 이른다.”며 비효율성을 지적한 뒤 기업식 팀제로의 개편을 추진할 뜻을 시사했다. 이에 실무진들도 장관의 지시사항인 만큼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행정부처와 민간기업간의 차이가 분명한데 기업식 혁신에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인사혁신만 해도 마케팅 실적 등이 한 눈에 드러나고 부서별 업무차이도 크지 않은 기업시스템을 국실 업무성격이 현격히 차별화되는 행정부에 적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팀제로의 직제개편에 대해서도 “검토는 해보겠지만 실제 시행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서울시공무원들이 꼽은 꼴사나운 상관

    서울시공무원들이 꼽은 꼴사나운 상관

    “혼자 잘난 체 말라?” 서울시 하급직원들이 간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쏟아냈다. 서울시청 공무원직장협의회(직협·대표 하재호)가 5급 이하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간부에 대한 바람을 쓰라는 서술형 설문을 실시한 결과, 334명 가운데 인격 모독을 꼬집은 응답이 35%인 117명으로 나타나 가장 많았다. ●‘인격 모독 없어야’ 35%로 최다 이어 ▲일방적인 상명하복 지양 24%(80명)▲동기부여 필요성 지적 15%(50명)▲아랫사람을 무시하면서 윗사람에겐 무조건 좋다고 하는 ‘예스맨’이어서 싫다는 글이 8%(27명)였다. 기타 18%(60명) 가운데에도 ‘업무과정에서 주관있게 처신했으면 한다.’와 ‘큰 틀에서 방향을 제시했으면 한다.’ 등이 많아 아랫사람을 무시하는 태도가 부하직원의 의욕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반영했다. 지난해 12월20∼23일 실시한 설문은 당초 국장급 25명을 포함해 4급 이상 간부 112명에 대해 평가를 통해 ‘베스트, 워스트 간부’를 선정했으며, 설문 마지막에 이같은 자유 의견 개진의 자리를 마련했다. 설문에는 5급 이하 2600명 중 51.3%인 1361명이 참여했다. ●“문제점 지적할 때는 대안 제시하라 ” 이들이 간부들에게 하고 싶은 말 가운데에는 ‘결재를 할 때 사소한 문구에 매달리기보다는 전체의 틀을 내다보거나 대안을 내놓고 문제점을 지적하라.’‘간부들 대부분이 고시출신으로, 나이가 많은 직원에게 반말을 한다.’‘아집과 선입견, 편견을 버려라.’‘지시 일변도에서 벗어나 공평하게 대하라.’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특히 ‘현장 순찰 등 움직이는 행정을 통한 효율적인 근무 태도를 보여라.’‘부하로 여기기보다는 동료, 협력자로 예우하라.’‘정치 공무원으로 비쳐져 안 됐다.’는 글은 간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잖았다는 평가다. 직협은 이종상 도시계획국장, 김용호 촉진지구사업반장, 권혁소 주택기획과장 등 베스트 간부 명단은 물론 총무과 김호연 서무팀장, 청사관리반 정헌종 시설관리팀장, 주택기획과 서재율 주택행정팀장, 공원과 이원영 공원관리팀장 등 ‘같이 근무하고 싶은 팀장’과 워스트 국·과장 명단, 간부에게 하고 싶은 말 내용 등 일체를 지난해 12월31일 이명박 시장에게 전달했다. 직협은 과장과 국장에 대한 평가 설문을 따로 만들었다. 실무진과 접촉이 많은 과장에 대한 설문의 경우 팀워크 평가 4개, 업무추진 평가 3개, 업무 및 직원관리 스타일 평가 3개 항목이다. 국장에 대해서는 ‘업무보고시 적절한 판단, 합리적인 방향 제시’‘직원 동기부여’ 등 5개 항목이다. 각 항목에 대해 5단계로 평가하도록 해 항목별 가중치로 점수를 매겼다. ●겸손한 국장 ‘베스트 간부’ 뽑혀 ‘베스트’에 선발된 이종상 국장은 “부하직원들을 배려한다고는 하지만 존댓말을 쓰는 등 이렇다 할 노력이 따른 게 아니라, 똑같이 다그쳐도 다행히 뒷말이 안 나올 정도”라고 겸손해했다. 그러면서도 “특히 핵가족제 아래에서 자란 젊은 직원들이라 인격적인 문제에 매우 민감하지만 근거를 제시하고 질책하는 등 합리적인 지적에 대해서는 이해해준 결과”라고 덧붙였다. 직협 하 대표는 “팀장 392명 가운데 2회 이상 베스트 포인트를 받은 경우가 53.3%인 213명에 이르고, 워스트 포인트를 받지 않은 경우가 65.1%인 255명이나 된다는 점에서 팀장들의 자질이 우수한 것으로 추정됐다.”고 설명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울산 동·북구청장 헌재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전국공무원노조 파업과 관련, 파업가담 공무원 징계문제로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울산 동·북구청장이 3일 특별교부세 지원을 중단한 행정자치부 허성관 장관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민주노동당 소속인 이갑용 울산 동구청장과 이상범 북구청장은 이날 오후 헌법재판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행자부 장관이 전공노 파업과 관련해 선출된 자치단체장에게 행정처분을 내린 것은 지방자치권을 비롯한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행자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담화문을 통해 전공노파업 동참 공무원을 징계하지 않으면 특별교부세 지원을 중단하고, 각종 정부시책 사업지원대상 선정에서 배제한다고 예고하는 등 각종 권한을 남용했다.”면서 “이는 헌법과 법령에 보장되는 자치단체장들의 복무조례개정안 발의권, 징계의결요구권, 연가결재권, 특별교부세 지급신청권 등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역사속의 을유년] 60년전 한반도엔 ‘희망의 물결’

    [역사속의 을유년] 60년전 한반도엔 ‘희망의 물결’

    을유년(乙酉年)은 ‘희망의 해’다.60년 전 35년간의 일제 강점을 털어내고 광복을 맞은 것이 서력(西曆) 이후 서른두번째의 을유년이었고, 오늘 맞은 새해는 바로 서른세번째 을유년이다.60년 전 을유년에 온 나라 구석구석 넘실댔던 기쁨과 희망의 물결만 생각해도 새해 아침은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 이전에 지나간 서른한번의 을유년을 돌이켜보건대, 우리 선조들도 비교적 평화로운 한해를 보냈던 것으로 보아 새해는 커다란 희망을 가슴에 품고 시작해봄직하다. 세계적으로도 2차대전 종결 및 니케아종교회의 등 희망적인 해가 많았다. 을유년에 일어났던 역사적 주요 사건을 시대별로 살펴본다. ●325년 로마제국 니케아종교회의 기독교는 로마시대 팔레스타인 지방에서 유대교의 한 분파로 출발했다. 예수는 스스로 ‘하느님의 왕국’을 준비하기 위해 온 메시아를 자처하며 세력을 키웠으나 초기의 은 생애동안 성공했을 뿐 곧 혁명가 혐의로 체포되었다. 그러나 이후 예수의 추종자들은 갖은 탄압과 박해에도 불구하고 로마제국의 몇몇 도시들에 기독교 공동체를 건설했다. 결국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313년 신앙관용령(밀라노칙령)을 선포한 데 이어,325년 니케아에서 모든 교회 대표자들이 모인 최초의 전 기독교 회의를 열어 모든 기독교인들의 신앙을 인정해 주었다. 이후 로마제국 전역에 교회조직이 발달했다. ●1225년 최우, 정방 설치 고려 무신정권 수장이었던 최우가 고려 고종때 자신의 집에 ‘정방’이란 관청을 설치했다. 무신들이 오랫동안 권력을 잡았지만 국가의 행정실무를 무신만으로 처리할 수 없어 정방을 두고 젊은 문사들이 벼슬길에 오를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던 것. 이곳에선 문무백관의 인사와 관련된 업무를 처리했는데, 인사 명부와 함께 고과를 매겨 왕에게 올리면 왕은 그것을 결재할 뿐이었다. 이를 통해 최씨 정권은 문무백관을 실제로 장악할 수 있었다. 최씨 정권 몰락후 정방은 궁중으로 옮겨져 국가기관이 되었다. ●1285년 일연, 삼국유사 완성 충렬왕 11년, 승려 일연이 삼국유사를 완성했다. 일연은 1277년 이후 청도 운문사에 머물 때 삼국유사를 편찬하기 시작해 5권2책으로 완성했다. 삼국유사는 왕명으로 편찬한 기전체 역사책인 삼국사기와 달리 자유로운 형식으로 단군신화에서 후삼국까지의 역사를 다루었다.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불교와 관련된 이야기 외에 서민들의 생활상을 비롯해, 삼국사기에 실려 있지 않은 귀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일연은 나름대로 철저히 사실을 고증해 책을 편찬했다고 한다. ●1645년 소현세자 죽음 소현세자는 인조의 맏아들로 병자호란때 볼모로 청에 끌려갔다. 청에 9년간 머물며 청과 조선 외교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귀국할 때 천문·수학·천주교 서적 등을 갖고 왔다. 귀국하자 반청파들은 그를 친청적이라며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가져온 서양서적도 불태워버렸다. 인조 23년 4월 세자는 귀국한 지 두 달만에 ‘오랑캐의 것이라도 배울 점이 있다.’고 주장하다가 화가 난 인조가 던진 벼루에 맞아 앓다가 나흘만에 죽었다. 이때 시신이 검게 변해 있었고, 피를 쏟고 죽었다는 기록이 있어 독살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후 소현세자 빈도 인조를 저주했다는 누명을 쓰고 이듬해 사약을 받았으며, 세 아들도 제주도로 귀양을 갔다가 막내만 살아남았다. ●1885년 거문도사건 발생 갑신정변(1884년) 이후 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조선에선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하여 청·일 양 세력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었다. 러시아도 겨울에 얼지 않는 부동항을 얻기 위해 조선 진출에 적극적이었다. 그런데 세계 각지에서 러시아와 대립하고 있던 영국이 러시아의 남방 진출을 막는다는 구실로 그해 3월 선제공격을 감행, 거문도를 점령했다. 거문도는 여수와 제주를 잇는 바닷길의 중간에 있어서 러시아 동양함대가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결국 조선을 제외한 러시아·청·영 3국이 교섭을 벌여 러시아는 조선의 어떠한 영토도 점령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1887년 2월 영국함대는 철수했다. 그해 8월엔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가 최초의 근대식 중고등 교육기관인 배재학당을 설립했으며, 한성전보국이 개국(서울∼인천간 전신 개통)했고 대원군이 청에서 귀국했다. ●1885년 인도국민회의 결성 영국에 의한 식민정부에 의해 교육받은 인도인들이 구성했다. 후일 간디의 지도아래 통치권을 되찾기 위해 영국과 전국적으로 싸우며 독립의 기틀을 마련했다. ●1945년 일본 항복, 한국 광복 8월15일 일본 왕의 항복선언과 함께 2차대전이 종결되고 한민족도 광복을 맞았다. 이에 앞서 5월2일엔 베를린이 연합군에 점령당했고,5월8일 독일이 항복했다. 9월2일 맥아더가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미소 양국의 한반도 분할 점령책을 발표했으며,9월6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이 선언됐다.9월7일엔 미 극동사령부가 군정을 선포하고 9월16일 한국민주당(한민당)이 결성됐다.11월10일 미군정이 인민공화국을 비난했다는 것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매일신보’가 정간됐다가 11월25일 ‘서울신문’으로 이름을 바꿔 속간되었다. 조선일보(11.23), 동아일보(12.21)도 복간됐다.12월30일 송진우가 피살되고,31일부터 신탁통치 반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좋은도시 만들기] (7)북부유럽의 도시계획

    [좋은도시 만들기] (7)북부유럽의 도시계획

    유럽에서 다른 규제는 점차 약해지고 있지만, 도시계획관련 규제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규제에 대한 반발과 저항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주민참여이다. 도시계획과정에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비용 부담과 일의 추진속도에서 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도시계획이 일대 전기를 맞게 된 것은 1971년 몇 그루의 느릅나무 때문이었다. 시 정부는 인근 지하철 출구를 만들기 위해 느룹나무를 벨 계획이었다. 그때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수많은 스톡홀름 시민들이 나무를 베지 못하도록 경찰과 시 정부에 항의, 공원으로 몰려갔다. 이런 시민운동은 전 세계에 뉴스거리가 됐다. 정치인과 도시 계획가들은 당황했다. 그들은 “느릅나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전체주의인가, 민주주의인가라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느릅나무는 건재했고 지하철 출구는 공원 밖으로 옮겨졌다. 느릅나무 사건 전에는 도시계획으로 인해 오래된 집들이 헐려나가 쇼핑센터 등으로 바뀌곤 하였다. 느릅나무 사건에다 경제불황까지 겹치면서 대규모 철거를 수반하는 도시계획은 소폭 재개발로 수정됐다. ●개발정보 시민에 제공 덴마크 코펜하겐 도심을 가보면 새로운 광장을 만드는 작업을 소개하는 게시판이 공사 현장 옆에 설치되어있다. 시민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것이다.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은 앞으로 이 곳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고 의견도 제시한다. 스톡홀름시는 슬루센 입체다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시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야심찬 공사인데, 시청 복도에 관련 도면을 붙여놓은 게시대가 있다. 컴퓨터에서는 재개발 대상 지역의 조감도를 프린트할 수 있다. 북부 유럽의 도시 계획 담당 공무원들은 전문가들이다. 인구 77만명인 암스테르담시의 도시계획국 직원은 무려 300여명. 이 가운데 100여명은 도시정책을,100여명은 도시설계를 맡고 있다. 나머지 100여명은 지원인력이다. 암스테르담시 공무원인 마드씨는 설계만 22년째다. 그는 이른바 ‘공공 건축가’인 셈이다. 한국에서 순환보직 공무원들이 구체적인 설계를 민간 건축사무소에 위탁하고 주로 관리만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도시계획 공무원들은 전문가 오래전부터 그 도시에서 거주해 실정을 훤히 꿰뚫는 도시계획가가 공무원이 되어 주민과 함께 도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경우 도심재개발에서는 이른바 ‘프로젝트 그룹’이 활동한다. 특정 재개발 대상 구역을 맡아 도시계획국, 부동산국, 도시주택국 등 다양한 부서의 공무원들이 팀을 이룬다. 이들은 주민들과 접촉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상사의 결재 없이도 모두 실천에 옮기도록 권한을 부여받는다. 프로젝트 그룹은 사무실을 주민 거주지 지역 내에 차려놓고 일한다. 암스테르담 시청에서 만난 공무원 알라드 조앨씨는 자신이 지난 수년 간 “한 권의 보고서(암스테르담 도시계획)를 만들기 위해 많은 시민을 만났다.”고 말했다. 전문가에 대한 믿음도 주민과 함께 하는 도시를 만드는 데 한몫한다. 건축설계사무소 ‘시에’는 암스테르담 서남부에 새로운 도심을 계획하고 있는데, 시로부터 상당한 권한을 위임받아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주상복합건물에서 주거와 상업용도의 비율을 각 블록별로 다르게 잡는 일을 시에가 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였다고 하지만, 전문가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어려운 일이었다. ●야외정원등 편의시설 집중 설치 전문가는 또 주민들로부터 최대한 의견을 듣는다. 덴마크 코펜하겐 외곽에 위치한 약 40ha 정도의 조그만 소도시 에비기어가르트의 경우 1985년 현상설계를 통하여, 얀 구드만드 호이어의 작품을 최종 채택했다. 호이어는 구체적인 설계안을 발전시키면서 주민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였다. 그 결과, 이 도시안에는,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야외 정원, 블록별 공원 등 커뮤니티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시설이 유난히 많다. 아울러 공동주택의 1층에는 탁구장, 당구장 등 간단한 운동시설과 주민들이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공공간이 잘 갖춰져 주민교류의 매개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코펜하겐·스톡홀름 김세용 건국대 교수 ■ 네덜란드 건축설계사무소대표 브륀씨 “도시에는 인구가 밤낮으로 늘 유지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피스 빌딩만 많다든가, 주택만 있는 것보다는 주택과 오피스가 절반씩 있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건축 설계사무소 ‘시에’의 공동대표이사 ‘피 드 브륀’씨는 도시 설계의 기본 원칙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사무실은 강이 내려다보이는, 암스테르담시 중심가의 아름다운 3층 건물에 위치해 있다. 그는 창밖 건너편을 가리키며 암스테르담 중심가에는 대형 은행이 있었지만 주차난 등으로 외곽으로 옮겨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심에는 작은 사무실과 주택이 공존할 경우 도심 공동화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브륀씨는 낮에는 사무실 인력이 근무하고 밤에는 주택 거주자가 있어야 도시의 활력이 유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암스테르담 서남부의 ‘엔쉐드 시’재개발 계획을 맡고 있다. 엔쉐드 시 ‘봄빅’ 지역에서는 2000년 5월 창고 폭발 사고가 발생,22명이 죽고 1000여명이 부상했으며 수백채의 집이 파괴됐다. 쑥밭이 된 봄빅의 재개발은 2008년까지 진행될 예정인데 브륀씨는 여기서 대형 개발업자의 참여를 최대한 배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개발업자들은 항상 대형 쇼핑센터를 만들어 최대 수익을 뽑아내려고 하지만 나는 여기에 반대한다.”며 “주민들의 입장에서 많은 소형 상점을 배치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대형 사고에 충격을 받은 지방자치단체는 브륀씨의 회사에 이례적으로 지자체가 갖고 있는 설계 권한을 일부 위임했다. 브륀씨는 “사고 지역의 블록별로 주민이 원하는 주택 모델을 선택하도록 자율권을 부여해 조합 주택 형식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월 서울의 초고층 빌딩 세미나에 참석차 한국을 다녀간 브륀 사장은 청계천 복원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주변 건물의 높이를 규제해야 청계천의 모습이 살아날 것”이라며 청계천 주변의 고층화를 우려했다. 그는 한국의 도시설계 분야에 관심이 많지만 너무 규제가 복잡해 외국회사가 뛰어들기는 어렵다며 대신 복합 건물 건설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암스테르담 이상일 특파원 bruce@seoul.co.kr ■ 시행착오 겪는 도시계획 ‘융통성없는 계획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긴장없는 계획은? 결코 없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시의 도시 계획가들이 집필한 ‘1928∼2003년 중의 암스테르담 도시 계획’책자는 이렇게 밝혔다. 도시계획 과정이 순탄치 않음을 드러낸 것이다. 외국 도시가 한국도시보다 나아 보이지만 줄곧 한 방향으로 개선된 것만은 아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꾸준히 더 나은 방향으로 고쳐졌다. 1965년 스웨덴 의회는 이른바 ‘100만가구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모자란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10년동안 집중적으로 100만채를 짓겠다는 야심적인 계획이다. 목표는 달성되었고 현재 스웨덴 주택 4채중 1채는 그 기간동안 지어진 것이다. 그러나 비판도 뒤따랐다. 집이 완공된 후 상당기간 지하철 등 공공서비스가 완비되지 않았다. 구태의연한 설계와 새 주택의 아주 열악한 생활 환경은 도마위에 올랐다. 예컨대,1968년 완공된 셰르홀멘은 북유럽 최대의 주차빌딩을 포함해 대규모 상가가 밀집해 있지만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스톡홀름시의 공식자료는 “셰르홀멘은 정치가, 건축가, 금융가와 기술자들의 야합 결과이며 스웨덴 사회의 극히 비민주적, 비인간적, 모호함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란 한 저자의 평가를 그대로 인용했다. 그리고 “논쟁은 현재도 진행중”이라고 그 자료는 전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도 마찬가지다.1960,1970년대의 도시설계 원칙은 현재 대폭 변경됐다.2차선 자동차도로는 보행자도로로 바뀌었고 도시고속도로는 축소돼 그 일부 부지에는 주택이 건립됐다. 암스테르담 시내 자동차 주행속도 상한이 시속 30㎞로 제한되면서 자전거도로를 별도로 두는 것도 불필요해졌다. 도로 한가운데 있는 도보자 안전기둥도 구시대의 유물이 됐다. 서울에서 지난 7월 교통체계를 전면 개편하면서 도로에 안전기둥을 설치한 것과 대조적이다. 스톡홀름·암스테르담 이상일 특파원 bruce@seoul.co.kr
  • 서초구, ‘낀 계급’ 팀장들이 내부혁신 앞장

    ‘낀 계급’ 팀장들이 뛴다? 서울 서초구가 1998년 단행된 공직사회에 대한 구조조정 이후 지방행정의 주변인으로 전락한 팀장급(6급 주사)들이 업무 주축에 서는 내부혁신을 위해 앞장선다. 팀장급은 현재 주무 주임과 과장급 사이에 끼여 결재권한이 없는 ‘틈새 직급’이다. 그러나 주무 주임과 과장급 사이에 결재를 건너뛰는 기형적인 절차를 표면적으로나마 완화하기 위해 각종 문서의 결재란 밑에 서명하도록 해 ‘옆구리 결재’라는 별칭이 따라다니고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 이후 팀장급 공무원들의 업무 의욕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평가해왔다. 서초구에서 이러한 폐단을 줄이려는 내부혁신 움직임이 일어난 것이다. 서초구는 최근 각 사무실 맨 뒤쪽에 있던 팀장들의 책상을 출입구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옮겼다. 민원인 방문이나 다른 부서와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 생기면 가장 먼저 접촉하도록 해 책임감을 갖고 업무를 챙기도록 하려는 뜻에서다. 중간 관리자로서 권위적인 모습에서 탈피하려는 의미도 숨었다. 이에 따라 보통 민원인이 사무실을 방문하면 2∼3차례의 안내를 거쳐야 실무 담당자를 만날 수 있었으나 팀장 주도로 주무 직원을 금방 가려냄으로써 불필요한 단계가 줄게 됐다. 문서 접수도 팀장이 직접 한다. 하급 직원이 의례적으로 하던 일을 나눔으로써 업무 효율도 높일 수 있다. 팀장이 경중을 곧바로 가려낸다는 얘기다. 이는 98년 구조조정 이후 하위직 보충이 잘 안돼 부족해진 행정인력을 메우는 효과도 함께 낳는다. 실례로 서초구의 경우 98년에 비해 행정인력은 18.3%포인트인 277명이 줄었으나 행정수요는 오히려 늘어 구고조정 당시 118개 팀에서 요즈음 137개 팀이나 된다. 또 팀장급은 정원 1247명 가운데 11.5%, 업무 책임자인 일반직 880명 가운데 16.7%나 차지한다. 조남호 서초구청장은 “업무달성 성과가 뛰어난 팀장에 대해서는 근무평정 혜택에 따른 과감한 발탁인사와 함께 포상금을 지급하고 팀별로 인센티브를 주는 등 후속책을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리딩뱅크 지키자” 국민은행장 강행군

    “리딩뱅크 지키자” 국민은행장 강행군

    “리딩뱅크 자리를 지켜야 한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지난 한달여간 전국을 돌며 임직원들과 23차례에 걸쳐 경영전략 워크숍을 갖고 ‘금융대란’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등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강 행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임원들과 함께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을 방문해 경영전략 워크숍을 주재하면서 직원들의 위기의식 공유를 강조했다. 특히 지난주부터는 오전에 결재와 사업계획 점검 등 일상업무를 마친 뒤 오후에 지방점포를 돌며 워크숍을 갖고 밤 12시를 전후해 상경하는 강행군을 벌였다. 워크숍에 참석했던 한 직원은 “은행들의 전쟁이 주요 화두였다.”면서 “선도은행으로서 자만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진행된 워크숍에는 1140여 영업점별로 지점장 등 3명 이상이 참석했으며, 본부 직원은 모두 참가해 워크숍에 참석한 인원만 모두 6500여명에 달했다. 강 행장은 11월 취임후 매일 오전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업무를 보면서 특별한 외부 일정이 없으면 점심이나 저녁도 도시락으로 때울 만큼 업무 파악과 내년 사업 구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강 행장은 2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자선 바자회에 참석, 고객들에게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등 고객 관리에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삶과 경영 이야기] (38) ‘두산동아’ 제2 전성기 이끄는 최태경 두산출판BG 사장

    [삶과 경영 이야기] (38) ‘두산동아’ 제2 전성기 이끄는 최태경 두산출판BG 사장

    국내 출판업계의 선두주자인 ㈜두산 출판BG(Business Group)는 지난 20여년간 사용해온 ‘두산동아’라는 브랜드로 더욱 친숙하다.1985년 동아출판사를 인수한 뒤 탄탄대로를 걷다가 외환위기때 시련에 부딪쳤지만 이를 극복하고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된 데는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최태경(58) 사장의 남다른 도전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게 출판계의 평가다. ●30년 두산맨, 출판사장으로 -68년 두산상사에 입사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당시 무역이 최고로 중시되던 때라서 대학원 졸업 후 미쓰비시 뉴욕지사에 입사해 3년간 일했다.80년 다시 두산상사로 돌아왔다. 이후 두산컴퓨터와 오비씨그램, 두산제관 등에서 임원을 했고 97년 두산정보통신 대표를 맡았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8월 두산동아 대표로 옮겨 99년 2월 사명이 두산출판BG로 바뀌면서 초대 사장이 됐다. 책을 읽는 것은 평소에도 좋아했지만 ‘두산맨’ 30여년간 출판쪽과 인연을 맺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출판업은 재고관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DB)가 중요시되는 위탁산업이자 대리점 영업이다.DB를 통해 물량을 예측해야 반품을 줄일 수 있다. 대리점 관리 또한 중요하다. 이 때문에 컴퓨터·주류 계열사에서 DB 및 대리점 경험을 한 내가 출판사를 맡게 된 것 같다. ●50억원 들여 재고 사전 모두 회수 -외환위기 직후 외국 컨설팅사와 함께 회사를 살려낼 전략을 짜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잡히는 것이 없었다. 고민하던 차에 고객 만족을 생각했다. 회사고객을 내부고객인 직원들과 외부고객인 대리점·학부모·학생 등으로 나눴다. 당시 회사가 적자에 허덕이며 매우 어려워 구조조정을 한다는 둥, 문을 닫는다는 둥 뜬소문이 많아 직원들이 굉장히 불안해했다. 외부고객들도 두산출판이 책을 계속 낼 것이냐, 어떻게 할 것이냐식으로 반신반의했다. 그런 와중에 98년 11월 양쪽 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큰 결심을 했다. 단돈 1억원이 아쉬웠던 때, 대리점을 통해 재고 사전을 모두 반품받기로 한 것이다. 반품된 사전은 일부 기증하고 나머지는 폐기처분했다. 사전 반품에 30억원 투자키로 했으나 50억원 가까이 썼다. 그러나 효과는 엄청났다. 재고 사전을 거둬들임으로써 회사가 문닫지 않고 계속 영업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외부에서 “두산출판이 몇십억원이나 투자했으니 다시 한번 해볼 모양이다.”라는 평가가 들렸다. 직원들의 눈빛도 완전히 달라졌다. 다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였다. 대리점 사장들도 반품 처리에 고마워하며 우리 책을 더 많이 팔아줬다. 분위기가 확 달라졌고 신바람이 났다.99년 들어 매출이 어느정도 회복됐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직원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했으니 새로운 수익 창출이 관건이었다. ●직원의 자율성 강조 적중 -새로운 책을 준비하면서 ‘엉터리 책은 절대 안 낸다.’고 마음먹었다. 거래처들이 “두산출판에서 나온 책 맞아?”라고 할 정도로 내용은 물론, 디자인과 레이아웃, 컬러 등을 일대 쇄신했다. 직원들이 모든 과정을 미주알고주알 나한테 가져오는 관행도 없앴다. 사장이 기획안을 결재하면 그 다음부터는 직원들이 모두 알아서 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우왕좌왕했지만 고객의 니즈(요구)를 파악한 뒤 시장조사를 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책 한권이라도 마케팅·디자인·영업·편집팀 등에서 1명씩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TF에서 결론이 나면 끝까지 밀고 나가도록 했다. 위에서 지시만 받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직접 책임지고 철저한 시장조사 결과에 따라 만드니까 반응이 훨씬 좋았다. 물론 직원들끼리 합의해 만드는 데 시간은 더 걸린다. 그러나 좋은 책이 나오는 과정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이제는 자연스러워졌다. -직원들에게도 고객은 두가지다. 편집직원의 내부고객은 영업직원이다. 좋은 책을 만들어야 팔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선생님·학부모·학원강사 등 외부고객이 뭘 원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고객의 마음을 알아야 성공할 수 있으며, 그것이 곧 마케팅이다.3년째 모든 직원들이 한양대 마케팅 교수들과 팀을 이뤄 마케팅 교육을 받고 있다. 일을 잘한다고 해서 스카우트해오면 우리 회사의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나가기도 한다. 시키는 일만 하다가 능동적으로 하려니 못 견디는 것이다. 우리 회사는 직원이 자산이다. 시키는 일만 해서는 어떤 경쟁에서도 이길 수 없다. ●투명경영으로 회사 비전 제시 -마케팅을 통한 핵심역량 강화, 선택과 집중에 의한 수익 극대화도 중요하지만 투명경영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사장이 되자마자 임직원 대상 분기별 경영설명회를 계획했다. 임원들이 “회사 치부까지 드러내면 타사에 들어가 곤란하다.”며 들고 일어났다. 그러나 직원들을 모아놓고 직접 매출·손익 등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정보가 외부로 많이 나갔지만 2∼3번쯤 하니까 유출이 싹 없어졌다.‘이 부문의 실적이 안 좋은데 우리끼리 숨길 것도 없고 얘기하고 반성하자. 이 부분은 잘 되는데 잘 되는 이유를 나눠보자.’는 식으로 토론을 했다. 지금은 경영설명회가 자연스럽게 기업문화가 돼 매년 4번씩 한다. 실적이 안 좋았을 때보다 지금이 효과 만점이다. 결국 투명경영이 이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장 취임 후 3∼4년 정도는 회사를 안정시키기 위한 시간이었다.4년째 되니 이익도 좀 났다. 그러나 이에 만족할 수 없다. 투명경영을 통해 회사 비전을 보여줘야 직원들이 따라온다. 직원들이 떠나지 않는 회사만이 희망이 있는 회사다. ●등산 통해 도전정신·끈기 길러 -지난 3년여간 백두대간을 종주한 것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이다.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경영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산을 타게 된 것은 회사가 적자에 허덕이던 98년. 하루종일 회의에 시달리다가 머리를 식히러 공원 등에서 매일 1시간씩 산보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머리가 맑아지고 생각도 많이 하게 됐다.99년 들어 남산·북한산 등을 타면서 ‘회사 식구만 200명이 넘는데 회사가 잘못되면 안 된다.’고 다짐했다. 회사를 살리려면 마음을 독하게 먹어야 했다. 이를 위해 개인적으로 어려운 목표를 세워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53세의 나이에 백두대간 종주를 타깃으로 삼았다. 내 스스로 도전해서 이기지 못하면 직원들도 따라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출판인산악회가 백두대간에 도전한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연습을 시작했다. 속리산 등을 헤매며 동계훈련을 끝내고 2000년 3월 소백산에서 첫 등정에 나섰다.3년3개월간 매월 한번씩 탔는데 한번도 빠지지 않았다. 하루 18시간 걷기도 했고 죽을 뻔한 고비도 많이 넘겼지만 종주를 끝내니 뿌듯했다. 당시 직원들에게 장문의 메일을 보냈다.‘백두대간은 끝났지만 또다시 시작이다. 뭔가를 이뤘다고 해서 멈추면 안 된다. 변화와 도전을 위해 또 걷자, 또 오르자.’고 썼다. 매년 2번씩 직원들과 산을 탄다. 최근에는 설악산에서 분기설명회를 했다. 직원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끈기를 기르기 위한 교육에 따라와줘 고마울 뿐이다. -조직의 리더는 ‘페이스메이커’다. 돌격할 때도 있고 1보 전진했다가 2보 후퇴도 있다. 등산과 마찬가지로 경영도 좀 쉬면서 영양을 보충하기도 하고, 부상자도 치료해야 한다. 등산하기 전 장비와 식량을 준비하는 것도 경영과 같다. 무작정 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성이 최고 미덕이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등산도 경영도 망치고 만다. ●책은 인생의 최고 스승 -책이라는 것은 제일 좋은 선생님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책을 읽는 만큼,‘평생교육을 통한 자아실현’이 우리 회사의 모토다. 가장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하는 초·중·고 학습물을 비롯, 유치·유아 부문의 교재를 새롭게 출시하고 있다. 강제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레고 등을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학습물도 만들고 있다. 중등 온라인교육 및 전자사전 시장에도 뛰어들었으며, 토익·토플 등 성인 영어교재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랜 전통의 백과사전도 야생화 및 한국의 산, 세계의 문화유산 등을 가다듬어 펴내려고 한다. 일본의 대형 종합출판사를 벤치마킹해 임신·출산·육아 및 실버 관련 출판물도 기획해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올해는 기존제품 대비 신상품 비율이 95대 5 정도였지만 내년에는 85대 15로 만든 뒤 2007년 7대 3,2009년 6대 4 정도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최태경 사장은 회사 안팎에서 ‘카리스마 최’로 불린다는 최태경 사장을 만나 보니 나이에 비해 동안(童顔)인 데다가 캐주얼한 의상, 부드러운 눈웃음에 깜짝 놀랐다.‘고상한’ 출판사 사장의 이미지를 보여준 것도 잠시, 다양한 계열사를 돌며 쌓은 경험과 백두대간 종주 등의 인생 스토리에서 관록이 묻어나왔다. 연세대 경제학과와 뉴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에서의 한차례 ‘외도’를 제외하고 줄곧 두산그룹을 지켜온 최 사장. 지난 6년간 책과 등산에 관심을 쏟아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다고 했다. 주중 야근은 물론, 주말·휴일에도 나와 일하는 직원들을 보면 회사가 생기있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자랑한다. 대학교수인 아내가 미국 초빙교수로 일하고 있어 2년째 떨어져 살고 있지만, 영문학 전공인 아내의 교육컨설팅이 큰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 ‘항명’ 강수에 ‘중징계’ 초강수

    장성 진급비리 의혹을 수사해 온 국방부 검찰단 소속 검찰관 3명의 집단 사의 표명이 ‘항명(抗命)’사태로 비화되면서, 국방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게 된 실제 배경도 관심사다. ●국방부 “군기강 저해 행위” 일단 이들의 집단행동이 지휘권 확립과 군 기강에 저해되는 행위라는 게 국방부쪽 시각이다. 엄중 문책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때문에 이들에 대한 보직해임 조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보직해임된 뒤 석달 안에 다른 보직을 못 받으면 현역 복무 부적격자로 처리돼 강제 전역조치가 불가피하다. 또 징계위에 회부돼 징계를 받거나 극단적으로는 군 형법상 항명죄로 사법처리받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이들의 집단행동 이면에는 ‘법률가’다운 복선이 깔려 있어 국방부도 처리에 고심중이다. 일단 이들이 제출한 ‘보직해임건의서’는 군 인사법에도 없는 서류 양식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현실적으로 수사가 어려워진 만큼 수사진을 교체해 달라.’는 일종의 ‘보직변경요구서’나 마찬가지다. 상관에게 ‘소원수리’ 성격의 이런 서류를 제출한 행위를 ‘항명’으로 다루기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군 검찰 주변에서는 중징계 조치나 사법처리가 이뤄질 경우 행정소송을 통해 이들에게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또 사의 표명을 한 검찰관 3명 중 2명은 법무관 11기로, 내년 4월 말이면 10년 의무 복무를 마치고 변호사 개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어렵사리 군 생활을 끝내가는 이들이 법률적으로 신상에 문제가 될 행동을 했을 리는 만무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국방부도 ‘집단행동’보다는 언론에 ‘유출’한 행위를 문제삼는 분위기가 짙다. 따라서 보직해임에 이어 징계 조치, 수사진 교체 등으로 봉합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군검찰, 왜 이런 선택 했을까 왜 이런 ‘초강수’를 뒀느냐는 점이 관심사다. 통수권자인 노무현 대통령까지 이번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마당에 집단 사의표명이 군기문란 행위로 비쳐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육본 인사참모부 이모 준장과 장모 대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국방부가 결재해 주지 않아 수사를 더 이상 할 수 없다는 이른바 ‘한계론’을 상부에 피력한 상태이다. 하지만 한달 넘게 수사를 하고도 결정적 비리단서를 찾지 못한 군 검찰이 책임을 군 수뇌부로 떠넘기기 위한 행동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조서의 법적 증거능력을 부인한 대법원의 최근 판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구속중인 중령 2명으로부터 어렵게 진술은 확보했지만, 이번 판결로 공소유지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또 최근의 군 사법개혁작업과 연관지어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현행 군 사법체계의 문제점을 제기할 경우, 군 검찰독립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사법개혁작업이 탄력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軍진급비리 수사진 교체”

    장성진급 비리 의혹 수사와 관련, 집단 사의 표명한 군 검찰관 3명에 대해 국방부가 중징계하는 것은 물론 수사진 전격 교체를 고려 중인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여기에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이 진급 비리 의혹에 연루됐다는 정황 증거가 군 검찰에 포착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열린우리당에서도 군 사법개혁 차원으로 계속 다루겠다는 움직임을 보여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이다. ●‘남재준총장 연루’정황증거 포착 청와대 관계자도 “무조건 항명이라고 일부에서 해석하고 있는데 이들의 보직해임 요청 사유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절한 대응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은 이날 “국방부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 승인제를 폐지하는 등 군 사법제도를 전면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방부 장관, 각군 총장, 군단장 등이 단위별로 맡고 있는 관할관제도를 폐지하는 것으로 영장의 심사 및 승인제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군 검찰 사정을 잘 아는 여권 관계자는 군 검찰이 육본 인사참모부 이모 준장의 진술과 육본 인사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준장이 장성 진급 유력자 48명의 명단을 작성하면서 수시로 남 총장의 결재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육군측은 “이 준장 등이 진급 유력자 명단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남 총장에게 수시로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국방부가 공식 해명을 허용한다면 언제든지 반박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윤광웅 장관 등이 군 검찰에 수사중인 사항은 수사 종결시까지 비공개 하에 진행토록 여러 차례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직해임을 건의하고 이를 언론에 공개한 행위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로 엄중 문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태로는 보직해임 여부나 징계 수위와는 관계없이 수사진 교체가 불가피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20일 유효일 차관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어 집단사의를 표명한 군 검찰관 3명의 문책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차관보급 이상 간부들이 참석할 대책회의에서는 보직 해임 등 ‘지휘조치’와 함께 징계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전문가 “범법행위로 볼수없다” 국방부의 한 장성은 “사안의 성격상 보직해임은 물론 파면이나 강등, 정직 등의 중징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이들의 집단행동이 군 통수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이 ‘여론몰이’ 수사를 경고한 직후 나온 만큼 군 형법상 ‘항명죄’를 적용해 사법처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국방부내 한 인사 전문가는 “군 검찰관들의 이번 집단행동은 현재까지는 ‘수사가 어려운 만큼 보직을 바꿔달라.’는 단순한 소원수리 성격이 짙어 범법행위로 단정하긴 어렵다.”며 “언론에 수사 내용을 알리지 말라는 장관의 지시사항을 어긴 부분만을 놓고 사법처리 얘기를 꺼내긴 다소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조승진 문소영기자 redtrain@seoul.co.kr
  • 창녕등 4개군 12명 수사 요청

    경남 창녕·의령·고성·거창군이 지난해 남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매미’의 피해복구 공사를 추진하면서 업체로부터 허위 견적서를 받는 등 규정을 어기고 수의계약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15일 감사원이 발표한 ‘재해복구비 집행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이들 4개 군은 공사 예정가격을 비공개로 하고 2개 이상 업체로부터 견적서를 제출받아야 하는 수의계약 절차를 무시하고 군수의 결재로 수의계약 대상업체를 미리 선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담당 공무원을 통해 업체에 예정가격을 미리 알려주고도 정상절차를 밟은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허위로 꾸민 다른 업체 명의의 견적서까지 제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부군수를 포함한 4개 군의 담당 공무원 12명에 대해 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당시 4개 군의 군수에 대한 자료도 검찰에 보내기로 했다. 군별로 이뤄진 수의계약은 ▲창녕군이 경쟁입찰 대상인 175개 공사중 171개(775억원) ▲의령군이 256개중 243개(485억원) ▲고성군이 131개중 86개(302억원) ▲거창군이 94개중 88개(227억원)에 달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인사장교 조사 육사동기회 반발

    장성 진급 비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국방부 검찰단은 육군본부 인사참모부 인사관리처장 이모 준장을 13일 재소환, 인사 관련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하도록 부하 직원들에게 지시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했다. 군 검찰 관계자는 최근 “앞으로 이 준장이 소환되면 귀가하기 힘들 것”이라고 사법처리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영장 청구시 결재권자인 윤광웅 국방장관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단을 내릴지는 유동적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검찰은 이 준장을 상대로 이미 구속된 차모 중령 등 부하 영관 장교들에게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을 지시했는지 등을 밝히기 위해 이들과 대질 신문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군 검찰에 구속된 차 중령 등의 임관 동기인 육사 40·41기 동기회가 변호사 선임비용 마련 등을 위한 모금운동에 나서 군 검찰의 수사에 대한 조직적인 반발이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됐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심층진단 軍사법개혁] 군사법개혁위 개선안 내용

    [심층진단 軍사법개혁] 군사법개혁위 개선안 내용

    ■ 대법 “군검찰, 국방부 직속으로”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가 지난달 29일 내놓은 군 사법제도 개혁 최종안은 군검찰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선 국방부 의견을 모두 받아들인 것이다. ●군검찰, 헌병·기무사 수사지휘 사개위 군 사법소위원회(위원장 신동운 서울대 교수)와 국방부는 우여곡절 끝에 군사재판에 일반 장교가 참여하는 심판관제, 부대 지휘관의 형량 감경권(관할관 확인제)을 폐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군검찰에 헌병·기무사 등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부여하는 데도 합의했다. 그러나 군사법원·군검찰·징계영창제도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소위는 1심은 군사법원,2심은 민간법원에서 맡고 군검찰을 군판사처럼 국방부 소속으로 독립시켜야 군 사법체계의 독립성이 확보된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항명죄, 군용물에 관한 죄 등 특수한 사건을 민간법원이 맡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군사법원이 2심을 맡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위계질서가 중요한 군조직의 특성을 고려, 군검찰을 각 부대에 소속시키되 개별사건에 대한 부대장의 지휘권은 배제시키겠다고 주장했다. 또 정직·감봉 등 마땅한 사병 통제제도가 없는 상태에서 영창제도까지 폐지하면 군 질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개위원 18명은 국방부 개선안에 대부분 동의했지만, 군검찰을 각 부대 소속으로 유지하는 것에는 반대했다. 군 검찰관이 사단 단위로 배치되는 한 부대장의 지휘·감독권에서 현실적으로 벗어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검찰관의 영장신청, 법무참모의 구속영장 결재는 사실상 ‘통과의례’일 뿐이고, 실질적으로 부대장이 모든 결정권을 행사해 인권침해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2심 민간법원 담당안엔 반대 표결 결과 위원 12명이 군사법원이 1,2심을 맡는 국방부 개선안에 찬성, 단일안으로 채택했다. 군검찰을 국방부 소속으로 통합하는 사개위안에 위원 15명이 동의했다. 징계영창제도에 대해서는 ▲법무관에게 심사권한을 주는 데 10명이 ▲제도를 폐지하는 데 8명이 표를 던져 각각 다수안, 소수안으로 결정됐다. 사개위가 내년 초에 최종영 대법원장에게 최종 합의안을 담은 건의안을 제출하면, 최 대법원장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법무부를 거쳐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마련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반대’ 송영선 한나라의원 “군 검찰이 언제든 육군참모총장실에 뛰어들어가 마구 뒤질 수 있는 상황에서 군의 명령·지휘체계가 유지될 수 있겠습니까?” 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이 12일 사법개혁추진위원회가 지난 1일 제출한 ‘군 사법제도개선안’에 대해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국방연구원 출신인 그는 “개혁안이 장병들의 인권을 신장하고 군 검찰의 독립을 꾀한다는 취지엔 공감할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진단했다. 전시 체제에 대비한 군조직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았다는 논리다. 그는 먼저 “사단급 부대에 존재하는 검찰과 군단에 배치된 판사들을 국방부 산하의 별도 기구로 통합하면 그 기구 자체가 또 하나의 ‘최고 권력기구’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군의 개혁을 내부가 아닌 사개위라는 외부단체가 주도한 것 자체가 국민들에게 군의 수뇌부를 장악하고 길들이려는 의혹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군검찰 독립이라는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국방부 장관이 산하의 별도기구를 통해 군을 견제하거나 뒤흔드는 상황이 되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에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사개위의 개선안에 대해 ‘소탐대실’로 정리한 송 의원은 대안도 들려줬다.“국회 등에서 논의 과정을 거쳐 별도 기구의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선결돼야 한다.”라고.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찬성’ 임종인 우리당의원 “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위해 무엇보다도 군 사법제도의 개혁이 시급하다.” 국회 정보위 소속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은 12일 사법개혁추진위의 ‘군 사법제도 개선안’에 대해 절대적 지지를 보냈다. 군 법무관 출신은 그는 “현재 사단급 부대 검찰의 기소권·사면권 등이 지휘관에 의해 무분별하게 행사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면서 군 검찰의 “수사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독립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의 경험을 들어 “말도 안되는 단순폭행과 같은 반의사불벌죄를 기소하라고 했을 때 제도 개선 필요성을 느꼈다.”라고 소회를 밝히면서 “전시에 주어져야 하는 사면권 등이 평시에도 작위적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군 검찰의 독립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인사비리 척결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휘권 손상 논란과 관련해 “요즘 일어나는 사건들은 단순폭행, 교통사고 등 군사범죄와는 상관이 없는 것들”이라면서 사단장이 사면권을 행사하는 것이 “지휘권 확보와는 관계없는 일들이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사개위의 안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 “최소한의 개선안”이라면서 “부작용이 있다면 사법제도 개선이 불러일으킬 불편함에 대한 군의 내부 반발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공무원 징계규정안 또 갈등

    공무원 징계규정안 또 갈등

    전국공무원노조의 파업으로 중징계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공무원노조법 입법에 앞서 처벌 규정을 한층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 정부와 공무원노조간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입법을 추진 중인 공무원노조법이 단체행동권을 금지하기 때문에 강화된 처벌규정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공무원노조는 ‘노조를 말살하기 위한 책동’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 “처벌규정 한단계 높여” 행정자치부는 6일 국회에 계류 중인 공무원노조법 입법에 맞춰 처벌규칙에 대한 개정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입법 내용에 단체행동을 못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처벌규정을 강화하는 것은 당연하며, 징계 규칙에 없는 정치운동금지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도 타당하다는 것이다. 처벌수위는 행자부의 주장처럼 한 단계 높이는 것이지만, 실제 강도는 훨씬 강해 두 가지 조항을 위반하면 사실상 파면·해임·정직 등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 같다. 행자부는 현재 국무총리령으로 돼 있는 ‘공무원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마련해 각 부처와 10일까지 협의를 벌이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부처에선 특별한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협의가 끝나면 최종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최종안을 마련하면 행자부 장관 결재와 법제처 심사를 거쳐 입법예고한 뒤 총리 결재를 받아 시행할 방침이다. 집단행위금지에 관한 규정의 경우, 비위의 도가 중(重)하고 고의가 있을 때는 현행 ‘파면·해임’에서 ‘파면’으로 강화했다. 또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輕)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는 현재 ‘정직’에서 ‘해임’으로 격상하는 등 처벌규정을 한 단계씩 높였다. 정치운동금지위반에 관한 징계 규칙은 새로 만들었다. 법에는 금지한다고 규정돼 있는데, 처벌규칙이 없어 지난 4월 공무원노조가 민주노동당 지지를 선언했을 때 ‘성실의무위반’ 규정이나 ‘집단행동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해 처벌하던 것을 바로잡는다는 것이다. ●전공노 “노동자 두번 죽이는 처사” 공무원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홈페이지 등을 통한 광범위한 의견 수렴절차 없이 중앙부처 중심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것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공무원노조법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상태에서 하위법령을 개정하는 것은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노조는 또 “현행 공무원법은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만들어진 법으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할 것이며, 이에 속한 징계양정규칙은 공무원들을 권력의 시녀로 옭아매는 독소조항으로 가득차 있다.”면서 “처벌 강화가 아니라 처벌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행자부는 공무원노조 파업과 관련해 이날까지 징계가 이뤄진 인원은 모두 432명이라고 밝혔다. 파면 91명, 해임 126명, 정직 192명, 재심의 23명, 유보 51명 등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공직문화를 바꾸자] ③ 하염없는 대기시간

    [공직문화를 바꾸자] ③ 하염없는 대기시간

    공무원의 밀도있는 업무 수행을 방해하는 가장 큰 방해 요인 가운데 하나가 불필요한 시간낭비다. 상당수의 공무원들은 하루 일과 가운데 적지 않은 시간을 결재나 국회 대기, 당직·야근, 휴일 근무, 의전행사 등으로 허비한다. 공무원 개인의 문제보다는 공직 안팎의 분위기 탓이다. 많은 공무원들은 이구동성으로 개선을 주장하지만 장·차관, 국회의원 등 공직을 둘러싸고 있는 ‘윗선’의 결단이나 제도 개선 노력이 없으면 사실상 개선이 쉽지 않다. ●기관장 가는 곳마다 직원 총출동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근무하는 A과장은 “관행적으로 국회 상임위원회 등 주요 회의가 열릴 때마다 실국별로 많게는 4∼5명씩, 심한 부처는 사무관급까지 기관장을 따라 국회에 나간다.”면서 “국회가 열리는 날이면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다.”고 말했다. 그는 “거의 대부분이 하는 일 없이 마냥 대기만 하다 돌아온다.”면서 “장관이 의원들로부터 곤욕을 치르지 않도록 하는 게 개선책”이라고 설명했다. 행정자치부 B국장은 “일본의 경우 장관과 차관 중 한 명만 국회에 출석해도 의원들이 나무라지 않는다.”면서 “국회의원들이 실무자만 알 수 있는 난해한 질문을 던져놓고 기관장을 윽박지르는 관행이 고쳐지지 않는 한 이런 관행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기관장의 답변에 대비해 무작정 국회에서 기다리는 것을 공무원들은 심각한 병폐로 보고 있다. 공무원직장협의회 등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등 개선의 목소리가 높지만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국정감사에서는 “공무원들이 이렇게 많이 국감에 나와도 업무에 지장이 없느냐. 사무실로 돌아가라.”는 국회의원들의 질책성 요구가 나오기까지 했다. 재정경제부 국감에서 김무성 재정경제위원장의 요청으로 재경부 공무원 20여명이 사무실로 복귀한 데 이어 과학기술부의 결산보고가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감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결재를 위해 하염없이… 매일같이 반복되는 결재는 공무원에게 가장 큰 부담이다. 최종 결재권자까지 5∼7단계를 거치야 하는 데다 결재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 하염없이 결재권자를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공무원을 고통스럽게 한다. 총리실의 C사무관은 “결재를 기다리다 시간을 맞추지 못해 장관 결재까지 3∼4일이 걸린 적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과천청사에 근무하는 D사무관도 “정부가 전자결재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도 80∼90%가 대면결재”라면서 “결재 하나 받으려 장관실을 수차례 방문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각종 의전행사도 마찬가지다. 중앙청사 E사무관은 “얼마전 국경일 행사에 차출돼 나간 적이 있었는데 주어진 일이 고작 주차안내원이었다.”면서 “주차요원이 따로 있는데도 기관장 행사라는 이유로 차출돼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F사무관도 “기관장이 해외나 외부행사에 나갈 때 직원들까지 의전에 동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기 때문에 야근·휴일근무 이러한 ‘대기문화’ 폐해는 공무원이 야근과 휴일근무로 내몰리는 결과로 나타난다. 업무시간을 불필요한 일에 허비하다보면 자기 업무를 못해 야근이나 휴일근무를 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총리실 G서기관은 “일과시간에는 업무 외적인 일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많아 야근을 하지 않으면 고유업무를 거의 볼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행자부 H서기관도 “주로 회의나 대기 등으로 낮시간이나 평일에 처리하지 못한 업무를 휴일이나 야간에 처리한다.”면서 “휴일엔 방해받지 않고 일을 볼 수 있어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공무원들은 매월 40만원에 이르는 야근수당을 받기 위해 불필요한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는 경우도 많다고 말한다. 중앙청사 I서기관은 “야근수당을 받기 위해 저녁을 먹거나 사무실 주변에 머물다 (야근한 것처럼)체크하고 퇴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 “야근수당이 사실상 공무원 급여의 한 영역이 된 만큼 큰 틀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환경부 공무원 J씨는 “숙직의 경우 1명은 부내에 근무하고 1명은 재택근무를 한다.”면서 “건물마다 방호원이 있는 만큼 의례적인 숙직은 인력낭비며, 이제 모두 재택근무로 바꾸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공직사회의 개선 움직임 공직사회가 업무효율을 떨어뜨리는 대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이런 움직임은 ‘정부혁신’을 추진하는 참여정부 들어 특히 거세다. 불필요한 일을 줄여 ‘일하는 공직사회’를 만들자는 취지다. 최일선에 나선 부처는 국무총리실. 이해찬 총리 취임 후 ‘총리실이 바뀌지 않으면 망한다.’는 위기의식 속에 배수진을 치고 잘못된 관행 개선에 나섰다. 특히 혁신과제 중에서 대기문화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보고대기시간을 없애기 위해 ‘보고시간 예약제’를 이달부터 실시하고 있다. 결재 단계를 줄이기 위해 위임전결규정을 개정해 국무조정실장의 전결로 돼 있는 26개 업무를 14개로 대폭 축소했다. 집중근무제를 도입, 오전·오후 각 1시간씩은 모든 회의와 지시 등을 자제하고 업무를 보도록 하고 있다. 또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기 위해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정해 야근을 못하도록 했다. 지문인식 기계를 도입, 야근 대리체크를 못하게 해 야근비도 절약하고 있다. 아울러 이달 초부터 국회 대기를 줄이기 위해 국회 의정활동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인터넷 의사중계시스템’을 만들어 가동 중이다. 행정자치부도 ‘불필요한 일 버리기’를 통해 혁신을 유도하고 있다. 대면결재 최소화와 5분 내 결재, 결재순번제 등을 통해 결재 대기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불필요한 대기성 야근을 막기 위해 야근 부서를 미리 지정하고, 저녁식사 시간도 60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을 추진 중에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불필요한 야근이나 휴일근무 등은 공직 전체의 업무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공무원 개인의 자기계발을 막고 가족간의 화목도 해친다.”고 잘라 말한다. 조달청은 지난 6월부터 온라인을 통해 결재를 받고 있다. 임종순 국무조정실 총괄조정관은 “각 부처가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보고시간 예약제와 탄력근무제, 집중근무제 등을 도입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이같은 제도가 공직사회에 조금씩 정착되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대기 관행의 폐해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민간기업의 시간절약 신동빈 롯데 부회장은 한 달에 두번 한국과 일본을 오가지만 그룹의 전통에 따라 개인비서 수행 없이 혼자 다닌다. 손수 ‘007가방’을 들고 입·출국하는 그에게 회사에서 하는 지원은 현지 기사가 마중하는 게 전부. 상사의 스케줄이 부하의 일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근무 효율성 높이기의 일환이다. 밀도있는 근무문화 정착을 위해 기업들은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보고를 위해 대기하는 등 상사 때문에 부하가 소중한 시간을 날리는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나로텔레콤은 웬만하면 윗사람이 회의를 소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꼭 해야 한다고 해도 시간은 10분을 넘기지 않는 게 원칙. 결재 서류를 들고 상사 방 앞에 줄 서는 풍경도 찾기 어렵다. 일반 보고는 사내 온라인 메일로, 회의 과제도 부하에게 같은 방법으로 미리 전달한다. 시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도 관건이다. 한국HP는 출근시간을 오전 7시30분부터 9시30분 사이에 스스로 정해 근무시간 8시간을 채우도록 한다. 자발적인 시간관리가 효율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즈는 연 35일 휴일제를 실시한다. 연구·개발 담당자들로 하여금 일정 기간 동안 과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한 인센티브격이다. 현대중공업은 오전 오후 각각 두 시간씩 집중적으로 일하는 시간을 정하는 집중근무제를 실시 중이다. 집중근무 시간 동안은 타부서 방문하지 않기, 전화하지 않기, 회의하지 않기 등이 원칙. 지난 4월 주5일제를 실시하면서 업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했다.LG화학은 매주 수요일을 회의·잔업·보고가 없는 3무(無)의 날로 정해 집중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업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규칙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집중력 향상을 위해 폭탄주와 술강요 금지 등 음주캠페인을 벌인다. 담배 피우는 시간도 줄이자며 금연운동 움직임도 일고 있다.LG그룹, 삼성그룹, 현대차,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대부분의 기업들은 근무시간에 ‘싸이’(개인 홈피) 홈페이지는 물론 증권거래, 만화, 연예·오락 등 사이트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모두 차단시켜 놓았다. 기업 관계자는 “21세기 기업의 경쟁력은 업무 효율성”이라면서 “기업과 CEO가 얼마나 좋은 제도와 규칙으로 사원들의 시간을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수도권 대중교통조합’ 연말 출범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 대도시의 대중교통 운용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수도권 대중교통조합’이 이르면 연말 첫 발을 뗀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들 3개 자치단체 교통국장들은 전날 서울시청에서 모임을 갖고 조속한 시일에 조합을 출범시킨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는 조합의 사무 범위를 교통관련업무의 협의·조정, 환승시설 및 간선급행버스체계(BRT)의 계획·건설·운영 등으로 할 것을 잠정 결정했다. 이와 함께 조합의 구성 인원은 3개 자치단체가 일정 비율에 따라 파견, 근무하도록 하고 조합 운영비 역시 각 자치단체가 일정 비율로 분담하기로 했다. 각 지자체는 이같은 잠정 결정내용에 대해 해당 지자체장의 결재와 지방의회의 설명회를 거친 뒤 다음달 중순쯤 조합의 사무 범위 및 조직 등을 최종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3개 수도권 광역지자체는 지난 6월초 수도권 대중교통조합 설립을 합의한 상태다. 이미 각 지자체에서 2명씩, 모두 6명이 파견돼 지난 8월 말 조합설립을 위한 추진단이 발족됐다. 추진단은 자치단체별로 광역교통체계를 분석, 위임사무를 발굴하고 세부 운영규칙과 인력 및 예산을 확보하는 등 조합설립안을 오는 10월까지 마련한 뒤 자치단체별 의회와 행정자치부 승인을 얻는 것 등을 임무로 한다. 3개 지자체 관계자들은 “내년 1월 정식으로 출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행자부 승인이 늦어지는 등의 어려움도 예상할 수 있어 본격적인 조합 운영은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정순구 교통국장은 “다음달 열리는 각 자치단체별 의회 정기회에 이같은 설립계획안을 상정, 통과되는 대로 행자부에 승인을 신청해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에는 출범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병철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공직문화를 바꾸자] ①전자시대의 대면 결재

    [공직문화를 바꾸자] ①전자시대의 대면 결재

    조직마다 독특한 문화가 있게 마련이다. 공직사회는 이 점에서 유별나다. 공무원들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덧칠하거나, 바꾸면서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해 왔다. 긍정적인 것도 있지만, 부정적인 뉘앙스가 훨씬 강하다. 늘 ‘바꾸자.’는 움직임은 있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그만큼 벽이 높고 보수적인 게 공직사회다. 참여정부들어 공공부문 혁신운동이 강하게 일고 있다. 공무원 스스로 개선해야 할 과제를 정해 놓고 실천하자고 한다. 그 중 하나가 문화를 바꾸자는 것이다. 조직의 근원인 문화가 바뀌지 않는 한 이런 움직임은 헛수고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공직사회 안팎의 생생한 체험담을 통해 도려내야 할 ‘고질문화’의 실태를 살펴보고 개선점을 찾아본다. ●결재에 살고 결재에 죽는다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 근무하는 K서기관은 “공무원들은 기관장이나 상관의 결재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 게 관례”라며 “공직에선 결재가 업무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상관에게 결재나 보고문서를 올릴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예의를 갖춘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상당수 공무원들은 상관의 사무실로 들어가기에 앞서 양치를 해서 입냄새를 없애고 옷 매무새도 세심하게 단장한다. 정부중앙청사 C국장은 “과거엔 담당자가 장관 결재를 받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면서 “사무관때 장관결재를 받은 날 회식을 한 일도 있었다.”고 웃었다. 그는 이런 문화에 익숙해 있다보면 중요하지 않은 서류조차도 자발적으로 공개하기를 꺼리고, 최소한의 정보제공도 하지 않으려는 단점도 있다고 말한다. 상관에게 결재받기 전에 업무내용이 유출돼 혼줄이 난 경험이 종종 있으며, 이런 경험이 있는 공무원들일수록 더욱 몸을 사린다. 공무원 L씨는 “일상적인 업무협조도 결재받은 공문서 없이는 업무추진이 안 되며, 많은 공무원들이 끊임없이 날아드는 협조공문에 시달린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보다 더 중요한 예절 결재와 보고 과정을 보면 정말 공무원 조직은 ‘다르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관료적이고 권위적인 문화가 여전하다. 보고서나 결재서류의 맨 앞에는 상관이 알기 쉽게 요약본을 만든다. 중요한 부분은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는 경우가 많다. 서류를 묶은 끈이나 철사가 외부로 보이지 않도록 묶음부분을 삼각띠로 처리한다. 중앙정부청사 공무원 H씨는 “박정희 대통령땐 박 대통령이 좋아하는 글씨체로 차트를 만드는 공무원이 있었는데, 이 공무원이 쓴 것이면 무엇이든 OK였다.”면서 “이 사람한테 차트를 부탁하려고 많은 공무원들이 줄을 선 기억이 난다.”고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또 다른 간부공무원은 “과거에는 보고서를 만들 때 보는 사람에게 예의를 지키는 차원에서 문서앞에서 맨 뒤까지 바늘로 구멍을 냈으며, 그 구멍에 맞추어 페이지를 붙였다.”면서 “요즘은 그런 정도의 정성은 쏟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전자결재는 느낌이 없다” 몇년전부터 공직에 전자결재가 도입되면서 공직내 결재문화도 변하고 있다. 그러나 23년을 공직에 근무한 행자부의 C국장은 “솔직히 전자결재로는 담당자의 의중을 제대로 헤아릴 수 없다.”며 시대변화에 적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종이로 대면결재를 하다보면 기안서에 밴 담당자의 의중을 읽고, 궁금한 것을 묻기도 하고, 해당 공무원에 대해서도 파악할 수 있는데, 전자결재로는 아무런 느낌이 없다는 것이다.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종이로 쉽게 수정할 것도 전자결재로는 수정에 어려움이 많아 간부일수록 종이결재를 선호하는 편이다. 반면 민간에 있다가 공직에 들어온 P씨는 정부가 전자결재율에 대해 관심을 갖다보니 오히려 업무량만 는 감이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기관장 등 간부들이 전자결재에 익숙하지 않아 대부분의 행정절차와 보고가 종이와 대면결재로 이뤄지고, 이 과정이 마무리되면 다시 전자결재를 한다.”면서 “대부분이 비슷한 실정이며, 결과적으로 ‘보고는 서류로, 결재는 전자로’ 받으면서 소요시간만 더 늘었다.”고 답답해 했다. 또 “결재과정에 문구를 고치는 것이 흔한데, 컴퓨터상에서 문구를 수정하면 될 것도 상관들이 전자결재에 서툴다보니 말로 지시하고 서류상에 고치는 ‘원시적인’ 형태가 바뀌지 않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공직사회하면 이처럼 우선 떠오르는 게 ‘결재’와 ‘보고’다. 모든 조직이 마찬가지지만, 공직은 심한 편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는 ‘차트보고’를 잘했다는 이유만으로 승승장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거꾸로 보고 때 한번의 실수로 한직을 떠돌기도 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많이 개선됐지만, 공직에 몸담은 기간이 길수록 이런 문화에 익숙해져 있다. 행정자치부가 최근 ‘불필요한 일버리기’ 하나로 개선해야 할 과제를 각 국실로부터 받은 결과 ‘결재’와 ‘보고’의 개선을 우선적으로 꼽은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업무 1건 장관 결재받는데 평균 4.8일 업무 1건을 장관 결재까지 받는데는 얼마나 시일이 걸릴까. 물론 업무가 다양하기 때문에 결재받는 기간을 정형화·계량화하기는 어렵다. 업무에 따라 준비해야 할 서류와 절차가 다르고, 단계별로 관련자의 일정에 따라 차이날 수밖에 없다. 얼마전 행자부가 허성관 장관이 재직한 지난해 9월19일부터 올해 4월18일까지 7개월간의 ‘장관결재실태’를 분석한 결과는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관의 결재를 받으려면 건당 평균 4.8일이 걸렸다. 결재서류가 담당자의 손을 떠나 장관의 결재를 받기까지 시간이다. 계장→과장→국실장→차관보→차관 등 계선라인 5명과 협조 1명 등 평균 6명 이상의 단계를 거쳐야 했다. 장관이 결재한 것은 모두 601건이었다. 종이결재가 349건(58%), 전자결재가 252건(42%)으로 종이결재가 훨씬 많다. 특히 전자결재한 것 가운데 형식적인 절차인 상훈 등을 빼면 장관결재의 96%는 종이결재였다. 결재받는데 걸리는 평균기간은 4.8일이지만, 결재서류 작성을 위해 자료준비, 수정·보완 등에 걸리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평균 10일 이상 걸렸다. 결재한 것 가운데 14%는 전결위임규정도 지켜지지 않았다. 참여정부들어 공무원들 사이에 개선 움직임이 거세다. 우선 5∼6단계에 이르는 결재단계를 2∼3단계로 줄이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결재가 기안자의 의중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행자부는 과장 이상 간부의 컴퓨터 앞에 영상모니터를 설치하고 있다. 결재과정에서 생기는 궁금증을 영상으로 직접 물어보고 답하도록 해 전자결재의 단점을 보완하자는 것이다. 곽결호 환경부 장관은 실무자와 간부들의 서면보고 부담을 덜어주려고 종종 전화로 업무를 챙긴다. 곽 장관은 “서류 한 장을 작성하더라도 장관에게 보일 문서라면 (담당자로선)엄청나게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면서 “업무경감을 위해 결재가 꼭 필요한 사안이 아니라면 굳이 서면보고를 받을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기업선 ‘스피드 경영’… 종이결재 사라져 2000년 이후 ‘스피드경영’이 기업들의 화두가 되면서 ‘대면(對面)결재’나 ‘종이결재’는 사실상 사라졌다. 시간과 비용이 과다하게 들어갈 뿐 아니라 보안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대신 ‘전자결재’ 시스템이 정착됐다. 부족한 의사 전달은 이메일과 관련회의에서 보충한다. 전자서류 작성도 단순하다. 기업들은 인력과 시간낭비를 막기 위해 전자서류 작성에서도 분량이 A4용지 1∼2장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특히 과장급 이하 사원들은 전자서류 작성이 많지 않다. 보통 2∼3일에 1건 정도다. 결재보고서 작성에 대한 부담이 사실상 없는 편이다. 전자결재시스템은 완벽하게 구축돼 있다. 기업마다 사내 인트라넷의 전자결재시스템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결재시스템은 기안자로부터 보통 3단계. 그러나 결재 관련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진행 상황은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쌍방형 커뮤니케이션 체체를 갖춘 것이다. SK㈜는 사내 인트라넷인 ‘IOK’에서 3단계 결재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기안자가 결재담당자 2명을 지정해 올린다.50% 가량의 전자서류가 팀장급에서 최종 전결처리된다. 포스코는 스피디한 의사결정과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위해 메일을 활성화시켰다. 메일기능을 활용해 웹 브라우저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업무지시와 보고, 승인업무를 할 수 있다. 보고서를 화려하게 작성하는 것을 지양하고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만 전달할 수 있도록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에도 대면결재 문화가 사라진 지 오래다. 결재과정을 10단계에서 3단계로 대폭 줄였다. 대신 관련부서 담당자는 진행 상황을 사내 인트라넷으로 수시로 확인 가능하다. 삼성 관계자는 “전자결재시스템 도입 이후 지역별 사업장을 찾아 다니며 받는 대면결재는 옛 문화가 됐다.”면서 “부족한 커뮤니케이션은 이메일 보고가 많이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LG도 사내망인 ‘LG이넷’으로 전자결재가 이뤄진다.20여개의 문서 포맷을 갖추고 있으며, 결재가 이뤄지면 담당자에게 자동으로 전달된다. 서류작성이 간단한 만큼 부족한 부문은 파워포인트 등 첨부 자료가 활용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行試 3차면접 ‘비상’

    行試 3차면접 ‘비상’

    “3차 면접에 대비해 스터디하시는 분들 없나요?” 29일로 예정된 제48회 행정고시 3차 면접시험을 앞두고 해당 수험생들의 초조감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각종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다른 수험생들도 예전과 달라지는 면접시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중앙인사위원회(인사위)가 앞으로는 면접을 통해 공직 희망 수험생들의 지식뿐 아니라 품성까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당신의 정책을 세일즈해 보세요” 인사위는 면접 강화를 위해 일단 2차시험 합격자 수를 늘렸다.올해 행시 2차시험 합격자는 227명으로 최종 선발예정인원 202명에 비하면 112.4%에 이른다.지난해에 비해 6%포인트 정도 늘어난 수치다.면접에서 10명 중 1명이 탈락한다는 의미다.2차시험 합격자 수는 계속 늘릴 예정이다. 이번 행시 면접에서는 개인발표시간이 주어진다.면접 당일 시사적인 이슈와 관련된 주제를 주고 20분 정도의 여유를 둔 뒤 주제와 관련한 개인의 의견과 생각을 발표토록 한다는 것이다.수험생에게 주어지는 것이라고는 조그만 메모장과 화이트 보드판뿐이다. 인사위 정윤기 인재채용과장은 “어떤 정책을 입안해 과장·국장 결재를 받아내고,이것을 국민에게 홍보해 잘 정착시키는 공무원의 활동 자체가 바로 세일즈 개념”이라면서 “발표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상대방과 공감대를 만들고 논리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어떤 접근 방식을 쓰는가도 대단히 중요한 평가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크게 봐서 1차시험에서 PSAT로 공직적성을 평가했고,2차시험에서 관련 전문지식을 갖췄는지 검증한 만큼,3차시험에서는 표현력과 전달력을 집중적으로 보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면접 강화는 계속된다 면접 강화방침은 그동안 공정성 논란 때문에 ‘통과의례’처럼 치러진 면접시험을 이제는 정상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면접 강화는 이미 한 번의 시험을 거쳤다.올해 국가직 9급 공채 면접에서 사례형 문제가 제시된 것.예를 들면 ‘여자친구와 약속이 있는데,중요한 프로젝트 때문에 회사에서 부른다면 어떻게 하겠느냐.’와 같은 상황설정형 질문이 주어진다.어차피 정답은 없는 상황에서 수험생들 나름대로의 대답이 쏟아져 나온다.포인트는 어떤 결론을 내리든지 결론을 내리기까지 합리적인 사고과정을 거치는지를 보여줘야 하고,그 과정에 자신만의 개성이나 소신이 묻어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면접관도 점차 늘릴 예정이다.교수 1명,관련 부처 국장 1명이 하는 지금의 방식에서 벗어나 관련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진행 중인 기술직 특채 면접에 이 방식이 도입되는데,여기서 효과를 측정하고 개선방안까지 마련해 공채 면접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인사위는 면접제도 활성화를 위해 단계적인 개혁방안을 마련 중이다.국가가 주관하는 시험인 만큼 수험생들의 예측 가능성 등을 고려해 급격한 변화는 보이지 않겠지만 점차 새로운 면접 기법을 첨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2월로 예정된 국가직 7급 공채 면접 때는 ‘또 다른 면접 메뉴’가 선보일 것이라는 게 인사위 관계자의 귀띔이다. ●대비책 마련에 끙끙 수험생들은 면접 강화 방침에 수긍하는 편이다.K대 행정고시반 실장인 김기영(25)씨는 “합격자와 불합격자간 능력이나 지식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에 커트라인으로 일률적으로 자르기보다 2차 합격자 수를 늘리되 면접으로 가려뽑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땅한 대비책이 없다는 점이 곤혹스럽다.2차 합격자들은 이 때문에 면접 대비 스터디 그룹을 만드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4∼5명으로 팀을 짠 뒤 신문 스크랩 등을 통해 최근 몇년간 이슈가 됐던 주제들을 선별하고,이 주제들로 실제 토론과 발표를 하는 연습을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LG전자 영어공용화 추진

    LG전자가 글로벌경영 역량강화를 위해 영어 공용화를 실시한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연구·생산업무 중 전 세계적으로 공유가 필요한 업무 중심으로 영문화 작업을 추진하고 오는 2008년에 영어 공용화를 끝내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TDR(혁신활동) 보고서나 제품 설명서 등 글로벌 업무 영역과 지식공유를 위한 자료 및 해외 현지법인과의 e메일,공문,업무양식 등을 영문화할 예정이다.또 사내 인트라넷인 ‘LGeNet’에 영어 환경을 구축하고 공통규정 및 용어,회사 표준방침 등도 영문으로 표준화한다.인사,회계,생산,영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전산시스템의 일부 영문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도면,규격 등 기술자료는 한글과 함께 영어로도 작성해야 한다.전 세계 80여 해외법인과 연락할 때도 e메일과 공문 등은 반드시 영어로 작성해야 한다.해외전략회의에 사용되는 프리젠테이션 자료도 영어로 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실무영어 교육 프로그램 마련 ▲신입사원 채용시 영어구사능력 테스트 ▲영어교육 교재 생활화 ▲해외법인 임직원 채용시 영어구사자 우선 채용 등을 강화해 실시키로 했다.실무영어 교육 프로그램은 e메일,결재,보고서 작성,프리젠테이션 기술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며,특히 사내 MBA 과정의 50% 이상은 영어로 강의가 진행된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씨줄날줄] 직장 왕따/이기동 논설위원

    연전 예루살렘에 취재차 들렀을 때 일이다.유학 중인 우리 기독교 성직자의 집에 초대받아 갔는데 모인 이들이 다른 교파 성직자의 험담만 해대 저녁 내내 우울했던 기억이 있다.하긴 둘 모이면 당파 만들고 셋 모이면 정당 만든다는 이야기가 근거 없이 나왔을까.물론 그렇다고 우리가 특별히 파당 만들기 좋아하는 민족 아니냐고 자학할 필요는 없다. 어딜 가나 핵심그룹과 주변그룹이 있고,거기에 출신 지역,학교별로 소그룹이 따로 움직이는 게 우리 인간사다.대부분은 핵심과 주변,두 그룹중 한쪽에 속하지만 간혹 아무 데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인’도 있다.핵심그룹에 속해 ‘단맛’만 봐 온 이들은 변방의 애환을 모른다.더구나 무소속 ‘왕따’들이 받는 고초는 당해 보지 않은 이들은 상상도 못할 것이다. 직장 동료를 악질적으로 따돌림한 대기업 직원에게 처음으로 징역형이 선고됐다.동료를 따돌림시키는 이메일을 나머지 동료 50여명에게 보내는 등 피해자로 하여금 정상적인 업무를 못하도록 한 죄다.피해자는 회사비품도 마음대로 못 써볼 정도로 심한 왕따를 당하다 졸도로 쓰러지기도 했다고 한다.피해자가 직장 상사가 컴퓨터 부품을 터무니없이 비싼 값으로 구입한다는 의혹을 회사 감사팀에 제보한 뒤 이같은 따돌림을 당했다니 그 대기업의 인사관리 수준도 한심하다. 직장 왕따 중 가장 악성은 핵심그룹이 가하는 조직적 따돌림이다.엉뚱한 부서로 발령 내거나 아예 업무를 빼앗기도 한다.참여정부 출범 직후 한 부서의 국장급 고위관리가 당한 따돌림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정권이 바뀌면 전(前) 정권 때 낙하산을 탄 고위직들은 보따리를 싸는 게 관행이지만,이 관리는 눈치없이 자리를 뭉갰다.그에겐 주요회의 참석 통지도 안 갔고,심지어는 결재서류도 건너뛰었다.부하 직원들까지 식사때 그를 피하는 수모가 계속됐다.구명 여론이 일부 있었지만,그는 결국 물러났다. 승진에서 밀리고 후배한테 굴욕적인 질책을 당하는 비애감은 당사자 아니고는 모른다.무엇보다 기업들의 인사관리가 더 투명해지고 직장 노조,사회단체들이 이들의 권리보호에 적극 나서주는 게 중요하다.여기에 이번 판결처럼 법의 안전판이 바람막이가 되어준다면 직장 왕따들의 삶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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