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결자해지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47
  • ‘불붙은 쇠고기’… 여야 첨예 대치

    ‘불붙은 쇠고기’… 여야 첨예 대치

    여야는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 장관고시 강행 이후 첨예한 대치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은 쇠고기 고시 발표 이후 후속대책 차원에서 당론을 수렴해 수습책을 청와대에 전달할 방침인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를 위해 다음달 2일 강재섭 대표와 한승수 국무총리가 참석하는 고위 당정회의를 열어 보완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같은 날 의원총회를 열어 쇠고기 고시 발표후 민심 수습책, 유가 급등으로 인한 생계형 경유 사용업자 대책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야 3당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 등 공세에 나섰다.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은 이날 ‘고시 무효화’를 위한 장외투쟁에 나서기로 하는 한편 고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31일 부산지역을 시작으로 서울, 충청, 광주·전남 지역에서 당원집회 형식의 장외대회를 벌일 예정이다.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동참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국민적 저항과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30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일대에는 1만여명의 시민이 모여 촛불문화제와 거리행진을 했다. 주말인 31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는 전국에서 10만명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18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6·10 민주화항쟁 21주년인 다음달 10일 서울광장에서 100만명이 모이는 국민 총궐기 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 불만이 높아지고 정국이 급랭하자 정부와 국민의 신뢰회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포스커뮤니케이션 이경헌 대표는 “주말 ‘10만 촛불집회’가 중대한 고비가 될 것”이라면서 “정치가 대중의 욕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권력에 대한 저항운동으로 치닫는 중대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명림(정치학) 연세대 교수는 국민의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민주적 절차 확보를 강조했다.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정치권 인사는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통합과 조정의 기능 역할 복원을 주문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장유식 공익소송위원장은 “재협상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보는데 정부가 미국 눈치를 너무 보고 있다.”면서 “원인을 제공한 이명박 정부가 헌법소원이나 행정소송 등 사법적 판단에만 맡기지 말고, 결자해지 차원에서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여준 전 한나라당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 신뢰를 잃은 것이 큰 문제”라고 전제하고 “상황이 급할수록 반전의 묘수를 찾으려고 할 텐데 그런 묘수는 없다. 정부가 조급하게 마음먹지 말고 하나하나 신뢰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찬구 김지훈기자 ckpark@seoul.co.kr
  • 한·미FTA 회기내 처리 ‘난망’

    17대 마지막 임시국회 폐회를 이틀 남겨둔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가능성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 지난 20일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협상 추가 합의 발표 이후 정부와 여당의 ‘쇠고기 재협상 불가’ 입장과 통합민주당의 ‘선(先) 재협상 후(後) 비준’ 방침이 더욱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여기에 김원웅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이 21일 비준 동의안을 법안 소위원회에 직권 회부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표 대결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한·미 FTA 비준 처리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한나라당은 법안 소위 직권회부가 어려워짐에 따라 22일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직권상정을 다시 한번 요청하는 등 남은 기간 처리를 관철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을 세웠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매일 결의대회를 통해 우리의 의지를 관철시킬 것이다.”며 전의를 다졌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도 비준동의안 처리에 찬성하는 사람이 많다.”며 처리 가능성을 전제한 뒤 “(민주당 지도부가) 표결조차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하는 행위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직권상정 재요구와 관련, 안 원내대표는 “내일도 안 하면 국회에서 농성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회기 연장 가능성도 제기됐다. 강재섭 대표는 “필요하면 회기를 연장해서라도 처리해야 한다.”면서 “농성도 하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쇠고기 재협상과 한·미 FTA 비준에 대해 ‘따로 또 같이’ 처리를 주장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를 망치고 쇠고기 졸속 협상을 한 것은 이 대통령 자신”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한·미 FTA 비준을 위해 결자해지하는 자세로 쇠고기 재협상에 나서는 자세를 진지하게 표명해야 한다.”고 연계 방침을 분명히 했다.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쇠고기 문제와 연결짓지 않아도 FTA는 대한민국 국회에서 비준할 필요가 없다.”면서 “미국 의회가 움직이지 않는 한 대한민국 국회가 서둘러서 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기 비준자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한나라당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국회 본회의에서의 표 대결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20일 임채정 국회의장에게 한·미 FTA 비준 동의안 직권상정을 요구했지만 임 의원장은 이를 거부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한·미 FTA 조기 비준에 찬성해온 김 위원장에게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그는 이날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을 법안 소위에 넘기는 문제와 관련,“그동안 한번도 예외 없이 양당 간사들과 협의해 왔고 일관되게 직권 회부를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면서 “이 문제(한·미 FTA)에 대해서도 그 원칙을 지키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여야 간사’ 합의를 전제 조건으로 내세웠지만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사실상 직권회부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나길회 한상우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쇠고기 공방과 FTA 논의는 별개다

    국회가 어제 이틀간 일정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청문회에 들어갔다.FTA 대신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청문회로 하겠다는 야권의 결정에 따라 미 쇠고기 ‘졸속협상’ 공방이 FTA 비준문제를 압도했다. 미국이 한·미 FTA 비준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쇠고기 시장 개방문제를 풀기 위해 협상을 서둘렀다가 우리 국회에서 미 쇠고기 문제가 FTA 비준의 전제조건이 돼 버린 꼴이다. 야권은 내일로 예정된 쇠고기 협상 장관고시 연기와 재협상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7대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재의 의석 분포를 감안하면 야권의 협조 없이는 17대 국회에서의 FTA 비준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그동안 ‘결자해지’ 차원에서 17대 국회가 비준안 처리를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쇠고기 수입협상에서 위생조건 ‘완화’를 ‘강화’로 오역하는 등 중차대한 실수가 드러났지만 이를 빌미로 비준안 심의를 거부하는 것은 잘못이다. 한·미 FTA는 대외의존형인 우리 경제가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체결한 일종의 승부수다. 미국 의회와 이익단체에서 반발할 정도로 국익 우선 원칙에 충실했던 협상의 결과물이다. 그런데도 검증되지 않은 ‘가설’을 근거로 세계 최대 시장의 진출 확대 기회를 포기한다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쇠고기 협상에서 드러난 잘못은 엄격하게 추궁하되 FTA 비준안 심의는 별도로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 경제는 지금 환율 약세를 용인해야 할 정도로 수출 하나에 매달리고 있다. 정치권은 이러한 경제 실상을 헤아려 국익과 정치 공세를 구분해야 한다. 정부도 미국 관보에 게재된 합의문조차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국익에 손상을 끼친 협상팀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특히 ‘광우병 괴담’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미 쇠고기 검역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진퇴양난 姜대표 “나의 원칙 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깊은 고심에 빠졌다.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표와 단독회동을 가진 뒤 당밖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복당문제에 대해 “당에 공식절차를 밟아서 결정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하겠다.”고 밝힌 후부터다. 이에 대해 강 대표는 12일 조계사에서 열린 석가탄신일 봉축 법요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생각하는 원칙이 있다.”며 “(청와대로부터) 권고 받은 적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강 대표는 이제까지 ‘재임 중 복당 불허’ 방침을 거듭 밝혀왔고, 이 대통령도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했지만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으로 분위기가 급반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특히 박 전 대표가 친박 탈당에 대해 ‘결자해지’ 차원에서 “현 지도부가 매듭을 지어야지 한다.”고 밝힌 것에 내심 불쾌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 주변에서는 “기존 방침을 쉽게 바꾸기는 어렵지 않으냐.”는 전망과 “결국 적정선에서 타협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엇갈린다. 당 대표로서 수차례 복당 문제에 대해 “차기 지도부가 할 일”이라고 천명한 가운데 입장을 선회한다면 정치적 상처도 입을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당의 핵심관계자는 “입장이 쉽게 바뀔 수 있겠나. 시간을 좀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 대표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박 전 대표가 ‘5월말’이라고 구체적인 시한까지 제시하며 최후통첩을 한 마당에 강 대표가 끝까지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박 전 대표에게 탈당의 명분을 줄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진섭 대표 비서실장은 “13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상임고문단 만찬에 강 대표도 참석하니 뭔가 이야기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또 16일로 예정된 이 대통령과 강 대표의 정례회동에서 의견 조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사설] 한·미 FTA 비준은 17대 국회 의무다

    17대 국회의 마지막 임시국회가 어제 한 달간 일정으로 개회됐다. 이번 국회는 민생관련 법안을 비롯,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인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 등 처리해야 할 현안이 첩첩이 쌓여 있다. 우리는 특히 이 가운데서도 한·미 FTA 비준안만큼은 17대 국회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반드시 처리했으면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여야 지도부 오찬에서 지적했듯이 한·미 FTA는 노무현 정부가 지지층의 이탈을 감수하면서 국익을 위해 미국과 합의를 이끌어냈던 건국 이래 최대 대외협상이다. 지역 유권자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총선도 끝난 현 시점이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할 수 있는 적기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하지만 미 쇠고기 전면 개방을 빌미로 한·미 FTA 비준에 선봉을 자임했던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주춤하는 자세로 돌아섰고, 야권은 ’선 대책’을 요구하며 18대 국회로 넘길 태세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의 대책이 미흡하면 보완점을 제시해달라고 야권에 요구했다. 더구나 통합민주당의 사무총장은 한·미 FTA 협상 당시 농림부장관으로 대책 마련을 주도했다. 여야간에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조건은 충분히 갖춰져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선 대책-후 비준’이라는 모호한 정치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정치권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농어촌 산업의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우리 경제는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70%를 웃돌 정도로 수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최근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소비와 투자 위축이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경제의 해외 영토를 개척해나가는 길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FTA 타결을 통한 시장 확대가 최선의 방책이다.17대 국회는 ‘정쟁국회’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한·미 FTA 비준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 [최태환칼럼] 그들이 돌아온다

    [최태환칼럼] 그들이 돌아온다

    그들이 돌아온다. 한나라당을 쫓겨났다 살아난 ‘그들’이다. 그들에게 지난 총선은 지옥이고 천당이었다. 그들은 눈물을 흘리며 당을 떠났다. 한나라당을 사랑한다며, 한나라당과 맞섰다. 선거기간 내내 풍찬노숙, 유랑의 시련을 겪었다. 동병상련이었다. 어찌 형제애가 없을까. 이제 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설움을 날려보냈다. 여의도 한나라당사 앞에 숙영지를 마련했다. 한나라당으로 다시 들어가겠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친박연대, 무소속연대의 깃발이 유랑시절 훈장처럼 봄바람에 나부낀다. 기싸움일까. 한나라당은 냉담하다. 친박측과의 협상이나 대화 흔적은 찾기 어렵다. 설전만 난무한다. 강재섭 대표는 “대표로 있는 동안 복당은 없다.”고 했다. 정두언 의원은 “우리의 연대 상대는 친박연대가 아니라 통합민주당”이라고 거들었다.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는 “살살 빌며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했다. 무소속연대의 좌장 김무성 의원은 “간신배들에게 쫓겨난 우리집으로 이겨서 다시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한나라당 문을 부숴서라도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언쟁 수위가 너무 가파르고 거칠다. 다시 합치더라도 진정 하나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자아낸다. 이명박 대통령은 얼마 전 친박의 복당에 대해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장 접점을 찾을 기미는 없어 보인다. 친박측이라고 무작정 기다릴 리 없다. 별도의 교섭단체를 만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크고 넓게 봐야 한다. 계파를 뛰어넘는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 친박·친이 마찬가지다. 이제 와서 지난 공천의 적정성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친박 복당이 유권자들 뜻과 맞지 않다는 지적 역시 공허하다. 친박 후보들은 한나라당 후보보다 더 한나라당스러웠다. 이를 모르고 투표한 이가 있을까. 후보가 ‘가련한 퇴출자’든 ‘고약한 이탈자’든 마찬가지였다. 유권자들은 다시 한나라당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인식했다. 서청원 대표의 말처럼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당”이라는 걸 진작부터 알았다. 지난 시절 은원에 얽매여서는 진전이 없다. 당과 친박의 실세, 중진들이 나서야 한다. 묶은 자, 꼬이게 한 자가 나서 풀어야 한다. 말 그대로 결자해지 아닌가. 이상득 의원은 “이번에 국회의원이 된 게 후회스럽다.”고 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당내 친이측 인사들이 ‘한목소리’로 총선 출마를 만류했다. 하지만 끝까지 버텼던 그다. 왜 입장이 바뀌었을까. 대통령 형으로서 운신의 폭과 역할이 너무 좁다는 취지일까. 지난 총선서 이재오·이방호 등 친이측 핵심들의 낙선과 친박 득세에 자신의 책임이 크다는 좌절감 때문일까. 뒤늦은 고백에 국민들은 어리둥절하다. 친이측 핵심인 박희태 의원은 “친박 복당문제는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했다. 여권에 정치력을 갖춘 원로가 필요하다는 아쉬움도 토로했다. 당내 마찰이 더 이상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안타까움, 경고나 다름없다. 박근혜 전 대표는 그제 청와대의 총선 당선자 만찬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갈등의 장기화는 친이·친박의 유불리를 떠나 당에 부담만 안길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주말 방일 때 “과거문제로 미래를 제약해선 안 된다.”고 했다. 창조적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국내정치라고 다를까. 한나라당은 지금 머리보다 가슴이 앞선 정치를 하려는 노력을 보일 때다.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 [사설] 총선 사범 수사 엄정·신속한 처리를

    18대 총선 당선인 중 선거법 위반 혐의자들이 연이어 법의 심판대에 서게 됐다. 검찰이 그제 창조한국당 비례대표 2번 이한정 당선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이어 어제는 경찰이 친박연대 김일윤 당선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친박연대 양정례·김노식, 통합민주당 정국교 당선자 등도 소환을 앞두고 있다. 이들중 일부는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금배지를 자진 반납해야 할 판인데도 버티고, 소속 정당들조차 우물쭈물하고 있다. 우리는 4·9총선에서 흙탕물을 일으켰던 인사들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게 옳다고 본다. 하지만, 이한정·양정례 당선자 등 일부 관련 인사들의 대응 태도는 갈수록 가관이다. 이 당선자는 총선 때 선관위에 신고한 학력란의 ‘연변대학 정치학과’ 등 기재 내용이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특히 고교 졸업장은 위조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자료가 소실됐다느니, 인우보증서를 제출하겠다느니 횡설수설하다 결국 어제 구속됐다. 허위 학력·경력이 구설에 오르자 ”과거보다 미래를 봐달라.”고 했던 양 당선자는 새로 십수억원 헌금설에 휘말려 있다. 이 정도 상황이라면 소속 정당들도 해당 의석을 포기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그런데도 표적 수사라며 엄호하는 친박연대 지도부의 행태는 개탄스럽다. 이한정 당선자가 자진사퇴를 거부하자 대법원에 당선무효 소송을 내기로 한 창조한국당 지도부의 대응도 민망한 일이다. 잘못된 공천에 정치적 책임을 지기보다는 의석 한석에 연연하는 태도가 아닌가. 이런 혼탁선거의 후유증이 오래 계속될수록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다.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와 단죄는 정치 논리를 떠나 엄정하면서도 신속히 진행되어야 한다.
  • 민주, FTA비준 “17대 처리” vs “연기해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를 둘러싸고 민주당 지도부간 파열음이 고조되고 있다. 다음달 원내대표 선출과 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부간 힘겨루기로 변질되는 양상이다. 당 지도부 중 손학규 대표만이 FTA 비준에 ‘적극 찬성’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손 대표는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 주도로 FTA 비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17대 국회에서 통과시켜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내자는 입장이다. 손 대표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참여정부가 협상을 타결시킨 한·미 FTA를 결자해지 차원에서 17대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며 “이를 거부하는 의원들은 노무현만도 못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민주당 출신 지도부는 손 대표의 의견에 강력 반발하며 대치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박상천 공동대표는 “FTA 졸속 처리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고, 김효석 원내대표도 18대 국회 원구성 이후로 처리를 미루자는 연기론을 펴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FTA 처리 시기와 관련해 손 대표와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최인기 정책위의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피해 농가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고 미국 의회에서의 통과 전망이 없는 상황에서 4월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특히 최 의장은 “이 문제는 김효석 원내대표와도 이미 의견을 같이 하기로 했다.”며 ‘공동전선’을 펼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한·미 FTA 처리 문제는 국회 처리 여부와 맞물리면서 당권 경쟁과 자연스레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효석 원내대표가 당 대표, 최인기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상황에서 각 계파간 합종연횡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구 민주당계는 자파 출신의 원내대표 후보군과 짝을 맞춰 대표 경선에 나설 구 민주당 출신 추미애 전 의원을 지원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당내 최대 계파로 부상한 손학규계의 대응이 주목된다. 대표가 김부겸, 송영길 의원 등을 직접 내세워 ‘추미애-구 민주당계’와 맞서는 구도가 짜여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표에 출마하는 정세균 의원과의 제휴설도 퍼지고 있는 형국이다. 한·미 FTA 처리가 4월 국회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민주당내 파워게임의 기폭제가 된 셈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17대국회, 현안 결자해지 하라

    여야가 5월 임시국회를 여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새 정부의 민생·경제 살리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는 원칙엔 공감하는 모양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제 정치권을 향해 5월 임시국회 소집을 촉구한 바 있다.18대 총선이라는 커다란 정치일정이 마무리된 만큼, 새 정부가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였다. 여야의 긍적적 수용 분위기는 17대 국회 임기마감을 앞두고 그동안 선거국면에서 미뤄왔던 현안을 정리하겠다는 결자해지의 자세로 평가한다. 하지만 실제 임시국회가 열릴지, 어느 정도 성과가 있을지는 여전히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 등 야권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인준안 처리 문제는 제외하겠다고 선을 긋고 있고, 일부 현안에 대해서도 여권과 상당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국회가 열리더라도 실제 성과보다는 생색내기에 그치지 않을지, 벌써부터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임기만료 2개월여를 앞둔 17대 국회는 대선·총선을 겪으며 현안을 켜켜이 쌓아왔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낙후지역개발촉진법, 군사시설인근개발법제정안, 식품안전기본법개정안, 혜진·예슬법제정안 등 헤아릴 수 없는 안건들이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한시가 급한 법안도 적지 않고, 일부 법안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새로 출범하는 국회에서 다시 논의될 수 있을지 기약조차 힘들다. 이제 마감되는 국회다. 그동안 유권자들의 시선을 의식해 제대로 다루지 못한 법안을 대승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야권이 한·미 FTA 인준안을 제외하겠다는 태도는 옳지 않다.17대 국회를 책임졌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현안을 뒷사람들에게 미루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도, 떳떳한 자세도 아니다.17대 국회가 마무리는 잘했다는 평가를 받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 [사설] 이명박 정부 한달만에 권력투쟁이라니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취임 1개월을 맞는다. 우리는 이 대통령이 국민을 섬기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려온 점을 인정한다. 실용주의에 입각한 행보 또한 초심(初心)이 변치 않았음을 입증하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민심은 점차 멀어지고 있으니 이 대통령과 청와대도 답답한 노릇일 것이다. 이유는 뭘까. 그 해답은 가까운 데서 찾아야 한다. 정권 출범에 따른 정부 고위직 인사, 당·청의 껄끄러운 관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국민들은 다 안다. 지지율 추락이 이를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엊그제는 한나라당 안에서 미증유의 일들이 잇따라 일어났다. 공천갈등에서 폭발한 감정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이른바 친이(李)도, 친박(朴)도 없었다. 네편 내편 없이 공격하다 보니 총선도 치르기 전에 권력투쟁으로 비쳐졌다. 그 중심에는 박근혜·이상득·이재오·강재섭 의원이 있었다. 여기에 총선 후보자들까지 가세해 이전투구를 벌였다. 누구 하나 “내탓이오.”하는 측은 없었다. 모두가 네탓만 했다. 이 가운데 강 대표만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금 분위기를 볼 때 이것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 자칫하다간 골육상쟁(骨肉相爭)이라도 할 태세여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거듭 주문하는 바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다. 우선 국민들이 뭘 바라고 있는지 살펴보기 바란다. 국민여론이 “아니다.”라고 할 때는 그에 따라야 한다. 그것이 참다운 정치다. 특히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선택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확정된 공천에 왈가왈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나 여론은 어떤가. 굳이 당내 친이 인사들의 ‘용퇴론’을 들지 않더라도 비판적 시각이 많다. 이재오 의원 역시 결자해지 차원에서 결단하기 바란다. 아울러 권력투쟁도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 [총선 D-18] 孫·朴 ‘한발씩 양보’

    [총선 D-18] 孫·朴 ‘한발씩 양보’

    비례대표 후보 추천심사위원회 구성과 전략 공천 문제로 불거진 통합민주당 지도부와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 간의 정면 충돌이 일단 수그러들었다. 손학규 대표와 박 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회동해 ‘개혁 공천’의 원칙을 확인하면서다. 두 사람은 신계륜 사무총장과 김민석 최고위원이 비례대표 심사위원에 포함되는 것을 공인하되, 비례대표 후보에 내정하지 않겠다는 데 동의했다. 지도부는 비례대표 심사위원에 외부 인사인 정현백 성균관대 교수를 추가하는 성의를 보탰다. ●여의도 회동서 ‘개혁 공천´ 재확인 손 대표는 회동 직후 “신 사무총장과 김 최고위원이 비례대표 후보가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개혁공천을 마무리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도 ‘약속받은 게 맞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면서 “아주 좋다. 마음이 편하다.”고 화답했다. 이를 반영하듯, 신 사무총장과 김 최고위원의 비례대표 심사위원 포함 여부와 관련, 손 대표가 “위원 구성은 변동 없다.”고 못박은 데 대해, 박 위원장은 “대의를 따르는 것이 공인이 취해야 할 도리”라며 누그러졌다. 그러나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특히 신 사무총장과 김 최고위원의 전략 공천 문제는 난기류다. 이 문제엔 박상천 대표까지 얽혀 있다. 손 대표는 똑 부러지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박 위원장은 “이미 다 끝난 문제”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손 대표 입장에선 386의원들의 대부 격인 신 사무총장을 내치기가 어렵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당 내부에서 신 사무총장의 ‘결자해지’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할 정도다. ●박상천 대표 얽혀 있어 갈등 소지 박 대표는 향후 당 내 권력 지도를 고려하면 김 최고위원의 자리 보전이 절실하다. 구 민주당 몫으로 5∼6곳의 전략 공천지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불편한 심기 때문인지 박 위원장은 최고위원회도 불참했다. 공심위는 이날 전략 공천지인 서울 노원병과 전남 무안·신안 지역을 경선지역으로 돌려버리는 초강수를 뒀다. 구혜영 나길회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한·미 FTA 17대 국회가 책임져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5개월여만에 안건으로 상정한 데 이어 어제 공청회를 가졌다. 지루한 논란 끝에 비준안 처리를 위한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청문회와 법안심사소위 심의, 본회의 표결 등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넘어야 할 고비가 적지 않다. 민주노동당이 결사 저지하는 상황에서 총선을 눈앞에 둔 국회의원들도 눈치보기에 급급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협상 당사자인 미국에서 민주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에 이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도 최근 한·미 FTA에 반대한다고 공식 천명했다. 한·미 FTA 반대론자들은 미국 정계의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상호주의 원칙을 내세우며 우리의 한·미 FTA 선(先)비준에 반대하고 있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따진다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한·미 FTA 비준을 독려하는 것은 국익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2만달러의 문턱을 넘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려면 해외경제영토, 특히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으로의 진출 확대가 절대 필요하다. 한·미 FTA는 바로 해외시장 문을 여는 열쇠와 같은 것이다. 올 들어 재미 교포들이 지역구 의원들에게 편지 보내기, 의원초청 간담회 등을 통해 ‘한·미 FTA 살리기’에 발벗고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손학규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는 2월 국회에서 인준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안 되면 3월에, 그것도 안 되면 총선이 끝난 뒤 17대 국회 종료 전 처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맞는 말이다.17대 국회는 결자해지 차원에서도 한·미 FTA 비준안을 매듭지어야 한다. 이명박 당선인도 취임을 하게 되면 한·미 FTA 비준안 독려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것이 경제살리기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 코레일 前여승무원 역무계약직 고용될 듯

    지난해 3월부터 계속돼 온 KTX·새마을호의 전 여승무원 파업 사태가 해결을 눈앞에 뒀다. 20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코레일이 파업 중인 승무원 80명(새마을호 10명)을 승무원이 아닌 역무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하는 방안으로 타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무계약직 채용은 승무원 문제 해결의 최대 공약수였다. 이는 코레일이 그동안 꾸준히 제시한 타결책인 데다 지난달 16일 노조 파업에 앞서 진행된 교섭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지기도 했었다.사태 해결은 노조와 승무원들이 쟁점인 승무직 요구를 철회하고, 승무원들이 직접 교섭에 참여하면서 급진전됐다. 노조의 파업 철회 및 집행부 사퇴도 크게 기여했다. 집행부는 최대 현안을 차기 집행부에 떠넘기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해 코레일과 함께 ‘결자해지’를 택했다. 무엇보다도 비정규직 법안 시행으로 계약직으로 2년 이상 근무하면 정규직 전환이 가능해지면서 장기 투쟁으로 지친 승무원들을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여승무원의 역무계약직 채용에 노사 모두 내부 반발에 시달리고 있다. 사측에서는 “원칙을 깨는 조치”,“고용의 근거가 무엇이냐.”는 등 직접 고용에 대한 불만이 거세다. 각 지사와 역에서도 직원 화합 및 관리 문제 등으로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노조와 승무원들의 부담은 더욱 크다. 역무계약직 합의안에 반발해 이탈한 승무원도 생겨났다.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사설] 로비 기자실마저 철거한 패악

    현 정부의 언론 탄압이 갈수록 가관이다. 국정홍보처가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이 기자들의 저항에 부딪히자 이성을 상실한 채 흉악함까지 드러내는 형국이다. 홍보처는 기자실에 대못을 박은 것도 모자라 주말인 3일 밤 외교통상부 기자들이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에 반대하며 임시로 사용하던 ‘로비 기자실’마저 기습 철거했다. 출입기자들이 사비를 들여 마련한 스티로폼 깔개와 온풍기, 개인사물을 모두 수거했다. 그리고는 “정부청사 로비는 방문객 및 공무원들의 전용공간으로 깨끗하고 쾌적한 미관을 유지해야 하므로 무단 점유할 수 없다.”는 내용의 허울좋은 공고문을 붙여 놓았다. 홍보처는 여기에 더해 출입증 교체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새 출입증을 신청하지 않으면 합동브리핑센터의 해당 언론사 기자석을 없애버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자들이 사용해온 정부청사 출입증은 어제부터 효력이 정지됐다. 기자들을 합동브리핑센터로 몰아넣고, 알맹이 없는 브리핑 자료만 받아쓰도록 하겠다는 심산이다. 아울러 자신들은 취재 대상에서 벗어나겠다는 계산이다. 싸늘한 복도와 로비에서마저 쫓겨난 기자들은 그같은 괄시를 받으면서도 청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을 대신해 정부를 감시해야 하는 직무를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장에서 기자들을 몰아내 언론의 감시 기능을 약화시키고,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참여정부의 언론정책이 분명히 잘못됐으며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이성을 되찾아 결자해지할 것을 촉구한다. 허울뿐인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은 백지화하고, 남은 국정이나 제대로 챙기길 바란다.
  • 李측“이젠 화합하자” 朴측“진정성 보여라”

    李측“이젠 화합하자” 朴측“진정성 보여라”

    한나라당이 위태위태하다.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의 언쟁을 계기로 터져나온 친이(親李)·친박(親朴) 내홍은 일단 큰 선에 봉합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뇌관은 여전하다. 여기에다 표 결집에 득이 될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예단키 어려운 ‘창 재출마설’도 그대로 살아 있다.31일엔 범여권이 막판 도약의 호재로 삼는 김경준씨의 한국 송환 소식도 나왔다. 이 후보는 당을 둘러싼 크고 작은 악재에 전혀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선대위 발족식 때문에 부산을 찾은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지명직 최고위원 추천을 일임하며 도리를 다했으니 ‘화합’으로 가자는 제스처다. 박 전 대표측의 김무성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수락하면서 일단 모양새는 화합으로 가는 것 같다. 그러나 양쪽의 깊은 골은 그대로다. 친박 의원들은 “결자해지”를 주장하는 반면, 친이 의원들은 “이 후보 지지율이 곧 떨어진다고 선동하는 게 누구냐.”고 여전히 날을 세운다.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뿐 양쪽의 기 대결은 현재진행형이다. 다만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설 대목에선 이 후보측의 긴장된 분위기가 읽힌다. 특히 서울신문이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전제로 여론조사한 결과 이 후보의 표를 15.3%가량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는 이와 비슷한 결과를 전해듣고 “일어나지 않을 일까지 (여론조사에)넣고 그러느냐.”며 언짢은 기색을 내비쳤다. 이 후보 측근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법률고문을 맡고 있는 박희태 의원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인제씨 경선불복’을 거론하며 “그런 뼈아픈, 눈물 나는 과거가 있다. 여당과 싸워 이기려면 단합하고 단독후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 분산을 공개적으로 우려한 것이다. 뜨거운 뉴스의 중심에 서 있는 이 전 총재는 이날도 ‘칩거’했다. 오찬을 취소하고, 홍사덕 전 의원과의 면담 약속도 미뤘다. 여러모로 최종 결심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도는 이유다. 한 측근은 “아직 결심을 굳힌 상태는 아니고, 고민을 깊게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내주 초 ‘중대 결심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장고의 수위가 높아지면 시기는 조금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결심의 이유는 이 후보측이 거론한 ‘명예회복’ 차원이 아닌,‘정권 창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이 전 총재측의 전언이다. 자세한 내막은 파악하지도 못한 채 무턱대고 비판부터 하는 당 인사들에게 불편한 심기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이 전 총재가 2002년 대선 때 지근거리에서 자신을 보좌했던 인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파다하다. 홍준표 의원은 아예 “이 전 총재가 최근 몇몇 분들한테 전화를 걸어 ‘지식인 100인 선언’과 같은 형식으로 출마 촉구를 부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를 재개하려고 해도 먼저 사람부터 모아야 한다는 논리다. 박지연 홍희경기자 anne02@seoul.co.kr
  • 기협 취재환경특위 해체 선언으로 갈등심화

    기협 취재환경특위 해체 선언으로 갈등심화

    정부의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방안’을 둘러싼 한국기자협회의 내부 갈등이 ‘취재환경개선특별위원회’ 해체여부를 결정할 운영위원회(30일)에서 재현될 조짐이다. 또한 올 12월4일로 예정된 차기 회장 선거가 기자협회 내 갈등 상황과 맞물리면서 취재지원방안에 대한 입장을 기준으로 선거구도가 형성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취재지원방안의 구체적 내용을 협의하다 지난 7월 중단된 언론·정부간 협상이 23일 3개월만에 재개됐다. 이는 정일용 회장이 19일 정부의 취재지원방안에 대응해 기자협회측 의견을 조율하던 특위 해체를 선언하고 사태해결에 직접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 계기가 됐다. 기자협회의 제안으로 열린 23일 회의엔 정 회장을 비롯해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양승동 PD연합회장, 이준희 인터넷기자협회장, 양정철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안영배 국정홍보처 차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언론단체장들은 ▲총리훈령에서 삭제키로 한 홍보관리관 사전협의 조항을 부처 취재지원 매뉴얼에서도 삭제 ▲취재회피시 공무원 처벌조항 명문화 ▲기자 출입증으로 청사 출입 허용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 해체’란 초강수를 둔 데 대해 정 회장은 “문제를 풀라고 특위를 만들었는데 결과적으로 특위가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면서 “내 임기 중에 벌어진 일이므로 임기(올 12월)가 끝나기 전에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다시 협상을 주도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가능한 한 새달초까지는 타결이든 결렬이든 정부와의 협상을 매듭짓겠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은 “25일 한 차례 더 회의를 가졌지만 회의 사항은 최종 합의 전에 밝히지 않기로 상호 합의했다.”며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차기 회의일정은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정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외교부 출입기자단이 24일 정 회장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협회 내부 갈등이 단순한 의견차이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기자협회는 30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특위 해체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또 한 차례 격론이 예상된다. 박상범(KBS 전 지회장) 특위 위원장은 “정 회장이 내가 마음에 안 들어 특위를 해체하겠다면 스스로 위원장직을 그만둘 수 있지만, 특위 해체 결정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박 위원장의 ‘위원장직 사퇴 가능’ 발언은 12월4일로 예정된 차기 회장 선거와도 맞물려 있다. 박 위원장은 현재 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로, 현직 특위 위원장 활동이 사전선거운동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반면 정 회장은 재출마를 고심 중이다. 그는 “취재지원방안이라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아직 생각할 시간이 있다.”며 재출마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위원장직을 사퇴할 수 있다.”는 박 위원장의 발언엔 정 회장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를 담고 있다. 현 기자협회 ‘회장선거 운영규정’ 2조는 현직 회장이 입후보할 경우 주요 업무를 수석부회장이 대행토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민경중 CBS TV제작단장 겸 제작부장이 출사표를 던지면서,41대 회장 선거는 정부의 취재지원방안이란 첨예한 이슈를 놓고 협회 회원들이 각 후보의 입장을 지지 혹은 거부하는 구도로 짜여지고 있다. 민 단장은 현 정일용 집행부의 대응방식을 비판하면서도 특위 활동으로 기자 사회의 내부 갈등을 촉발시킨 박 후보의 당선을 반대하고 있다. 바야흐로 정부의 취재지원방안이 기자 사회의 세력구도까지 재편하는 양상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난 黨에서 사실상 쫓겨나… 鄭, 이유 설명해야”

    “난 黨에서 사실상 쫓겨나… 鄭, 이유 설명해야”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직접 물음표를 던졌다. 청와대 참모들이 ‘적극적 지지’를 위한 조건으로 정 후보에게 요구해 온 ‘사과’의 내용과 수준을 노 대통령이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의 가치라든가, 참여정부에 대한 평가라든가, 스스로 창당한 당을 깨야 할 만한 이유가 있었는지 들어봐야겠다.”고 밝혔다고 오마이뉴스가 22일 보도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20일 청와대 관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내가 당에서 사실상 쫓겨나지 않았나.”라고 반문하고 “나를 당에서 그렇게 할 만한 심각한 하자가 뭐가 있었는지 설명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나라에서도 당내 권력투쟁은 있어도 당을 깨버리거나 당의 한 정치 지도자를 사실상 출당시켜 버린 경우는 없다. 그런 원칙에 대한 것은 (정 후보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내 탈당은 자의만이 아니라,‘정동영씨 등이 탈당하지 말라.’고 내가 (대신) 탈당한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정 후보 지지 문제와 관련,“승복하는 것하고, 지지하는 것하고, 그 다음에 또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하고 다 같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내 문제는 풀면 어떻고 안 풀면 어떠냐.(정 후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생기 있게 역량을 결집하고 힘을 모아내기 위해서는 당내에서 서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정 후보도 다 고민이 있지 않겠느냐. 나하고 화해하려면 반대하고 반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런 애로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그래서 무리하게 그런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내가 그래도 신당하고는 정신적으로 연결돼 있는데….”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도가 50%가 넘는 상황에서 대선 대결 구도가 형성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후보간 차별성이 분명해야 한다. 그런 바탕 위에서 후보간의 전선이 분명해야 하는데….”라고 여운을 남겼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신당, ‘원샷 경선’이라도 제대로 하라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선전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당지도부는 잠정 중단됐던 나머지 경선 일정을 하루에 마무리하는 이른바 ‘원샷 경선’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선거인단 동원 의혹 등의 진상 규명을 요구해온 손학규·이해찬 후보의 협공에 정동영 후보측은 당초 일정대로 강행을 주장하고 있다.3후보 모두 추가 조건 등을 내세우며 원샷안 수용을 거부하는 형국이다. 당이 어느 방향으로 갈지 한심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경선전이 중단됐을 당시,3후보의 유·불리를 떠나 자업자득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제 와서 후보들이 서로 손가락질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데 대해 깊은 실망감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당은 선거인단의 부정 대리 접수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110만명이나 되는 선거인단의 전수조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모바일 투표를 하루에 실시하는 것 역시 부정, 대리 시비 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는 점을 상기시키지 않을 수 없다. 이제 3후보들이 결자해지해야 한다. 경선전이 파국에 이른다면 공멸밖에는 길이 없다. 국민과 당을 진정 위한다면 멀리 내다보고 경선이 끝내 파국을 맞는 일은 피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후보들은 불만스럽더라도 무사히 경선전을 마무리하도록 뜻을 모아야 한다. 일부 캠프에서 ‘경선이 안 될 수 있다.’ ‘소송도 검토하겠다.’는 등의 막가파식 협박을 하는 것은 자해 소동이나 다름없다. 갈 길이 먼 범여권이 아닌가. 국민들에게 더이상 실망을 안기는 언행은 자제하길 당부한다.
  • [아프간 피랍 한달] 남은 과제와 전망

    [아프간 피랍 한달] 남은 과제와 전망

    김경자(37)·김지나(32)씨의 귀국 다음날인 18일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인질사태가 한달을 맞았다. 그러나 16일 재개된 탈레반과의 대면접촉이 성과도 없이 끝났고, 차기회담 날짜도 잡지 못해 남은 인질 19명의 석방을 위한 협상이 또 고비를 맞았다. ●수감자 석방 철회 명분 숙제로 한국 정부로서는 탈레반의 수감자 석방 요구를 철회시킬 명분을 줄 수 있을지가 숙제로 여겨진다. 탈레반이 한국과의 접촉은 계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은 한국이 이런 명분을 제공해줄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있다. 따라서 탈레반이 언제든지 협상재개 일정을 잡는다면 인질 석방에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탈레반 협상단 물라 나스룰라는 아프간 정부와 미국의 반대 때문에 대면접촉이 성과를 보이기 어렵다고 밝히고, 한국 협상단의 얼굴에서 심한 괴로움을 읽을 수 있다고 덧붙여 한국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음을 내비쳤다. 즉 탈레반 역시 한국과의 대면접촉이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방안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태를 더 장기화시키는 것도 국제사회의 비난을 불러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인질의 추가희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탈레반 지도부는 석방요구 수감자 숫자와 명단 결정권을 협상단에 위임하는 등 유연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우리의 카드는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아프간 정부에 당사자로서 결자해지 심정으로 수감자 석방을 요청할 수도 있다. 탈레반이 물러설 명분을 아프간 정부가 주도록 압박한다는 뜻이다. 형기가 얼마 남지 않았거나, 끝났는 데도 풀려나지 못한 수감자를 석방한다든지 보석을 허용하는 것도 대안으로 떠오른다. 아프간 정부 입장에서는 여성인질을 석방한 뒤 남성 인질 5명을 풀어주면서 탈레반 수감자 5명의 석방을 비공개로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탈레반의 실리를 살려주면서 미국이나 연합국에는 탈레반과 거래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몸값을 치르는 것이다. 탈레반의 일관된 부인에도 불구, 몸값 지불을 통한 인질 석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전면에 내세울 수는 없을 것이다. ●지나간 고비들 두 김씨가 억류 29일 만이자 출국 35일 만인 17일 풀려나기까지 고비는 숱했다. 석방은 10∼11일 이틀에 걸친 대면접촉의 열매다. 하지만 탈레반이 여성 2명을 적신월사에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진 12일에는 탈레반의 석방보류 선언으로 피를 말리기도 했다. 앞서 7일 미라주딘 파탄 가즈니 주지사는 “한국 대표단과 탈레반 협상단이 이틀 안으로 대면접촉 장소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해 좋은 징조로 받아들여졌다. 마침내 “대면협상 이전엔 살해계획 없다.”는 청신호를 탈레반이 보낸 뒤 2명 석방에 이르렀다. 그 이전엔 피말리는 고비의 연속이었다. 지난달 28일 탈레반은 유정화(39)씨의 “차례차례로 죽이겠답니다.”는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려주더니 30일 “여성 인질들도 살해할 수 있다.”며 위협했다.31일엔 심성민(29)씨가 배형규(42) 목사에 이어 두번째로 희생되는 충격이 있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시론] 쌀 지원 중단은 자충수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시론] 쌀 지원 중단은 자충수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2·13합의’의 이행이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묶여 있는 북한 자금의 송금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다. 이 때문에 급물살을 탈 듯하던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도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남북장관급회담은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사실상 결렬된 상태로,‘2·13합의’ 이행과 대북 쌀 지원을 연계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가져온 결과다. 그런데 ‘2·13합의’ 이행과 대북 쌀 지원을 연계한 정부의 단견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는 청와대와 통일외교정책 책임자들의 안일한 정세 인식과 안목 부족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우선 쌀 지원을 ‘2·13합의’와 연계하고 있는 정부의 논리와 주장 자체가 설득력이 매우 약하다. 쌀 지원을 안 한다고 해서,BDA문제가 술술 풀려가고 북한이 굴복해 핵시설들을 폐쇄하고 IAEA의 사찰을 수용한단 말인가.BDA 송금문제의 해결이 지연되고 있는 데는 미국에 상당한 책임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BDA문제는 미 정부가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풀어야 한다. 미 정부의 전향적 자세와 결단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 미 재무부 내 일부 강경파들이 미 국내법을 들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바이다. 미 정부 스스로 이런 문제 하나 내부적으론 조정하거나 해결하지 못한다면,‘2·13합의’ 이행은 물론 북·미협상과정에서 도출된 보다 중요하고 난해한 합의사항들을 앞으로 어떻게 이행할지 의문이다. 강경파들은 사사건건 국내법체제와 정책상의 원칙을 내세워 합의 이행을 방해할 게 뻔하다. 더구나 ‘쌀 지원 카드’가 북한에 대한 압력수단이 되지 못하고, 정책적 유용성도 없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바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때도 쌀지원을 중단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을 막지 못한 것은 물론, 남북관계의 손상과 이산가족상봉 중단을 가져왔을 뿐이다. 이처럼 실패한 카드를 다시 집어든 것은 감정적인 화풀이 수준이거나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밖에 안 된다. 또한 쌀 지원과 ‘2·13합의’의 연계는 스스로 손발을 묶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한반도문제 해결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주도권과 발언권을 상실하는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BDA문제의 매듭이 풀린다면, 북·미관계 정상화 협상이 본격화되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다. 이런 ‘새판짜기’ 과정에서 우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남북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남북간에 공고한 대화채널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한국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끌려 다닌다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굳이 남한과의 대화에 매달릴 이유가 없어진다. 미국과의 양자협상에만 진력할 것이다. 게다가 쌀 지원과 같은 인도적 문제를 정치군사문제와 연계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의 요구대로 “남북관계의 진전은 6자회담보다 반 발짝 뒤에서 가야” 하는 게 아니라, 반 발짝 앞서 나가 6자회담을 끌어주어야 한다. 북·미간 적대관계 청산과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약속한 2000년 10월의 ‘북·미공동코뮈니케’는 그보다 앞서 6월에 있은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이다. 남북관계가 크게 진전되면 미국도 따라오지 않을 수 없다. 역사의 교훈이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