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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미진진 견문기] 2018 모던보이들은 행복할까

    [흥미진진 견문기] 2018 모던보이들은 행복할까

    1930년 경성, 소설 속의 구보가 걸었던 암울한 식민지 수도였으나 화려한 도시문화가 시작되던 역동적인 공간으로 시간여행을 시작했다. 광통교를 지나 구보의 집터였던 다옥정 7번지 근처인 한국관광공사로 이동했다. 엘리트지만 백수였고, 작가이자 모던 보이였던 그의 삶과 그가 살았던 시대를 최서향 해설사를 통해 만났다.모던 보이를 상징하는 ‘오갑빠머리’와 잘 빠진 양복을 입은 박태원의 사진을 보며 한껏 멋 부리고 이 거리를 누볐을 모던 보이, 모던 걸들을 상상해 보았다. 종로네거리 화신상회(종로타워)와 유리 빌딩 사이 오랜 벽돌 건물인 광통관(우리은행 종로지점)을 지나 나석주 열사 동상이 있는 황금정(하나은행 본점)으로 이동했다. 경제 수탈의 중심지인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투척하고 자결한 나석주 열사의 굳게 다문 입과 힘 있게 움켜쥔 두 손에서 결의가 느껴졌다. 그의 희생으로 우리가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것이리라. 전차가 다녔으리라고 짐작도 되지 않는 도로, 높은 건물들 사이로 긴 걸음이 계속됐다. 구보가 전차에서 내렸다는 조선은행(한국은행)을 지나 단골 카페 낙랑파라(더플라자호텔 근처)에 도착했다. 구보가 일정 중 3번이나 들렀다는 이곳에서, 그는 지인들을 만나 소통하고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한다. 당시의 일상이 요즘과 별반 다르지 않아 신기했다. 화려했다던 소공로 골목은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지키던 양복점들이 이전하고 텅 비어 있었다. 구보가 느꼈을 피로를 같이 느끼며 어둑해진 거리를 따라 ‘서울로7017’로 향했다. 각기 다른 빌딩에서 내뿜는 빛으로 완성된 서울의 스카이라인과 수많은 자동차가 비추는 도로가 눈에 들어왔다. 빛의 한가운데 서자 1930년에서 2018년으로 빠르게 이동한 듯 묘한 느낌이 들었다. 문득 행복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경성을 배회한 구보가 오늘의 우리를 행복한 사람들로 생각할까 궁금해진다. 이지현 책마루독서교육연구회 연구원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금태섭 “헌법 명시된 판결문 공개…사법 불신 해소의 첫걸음”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금태섭 “헌법 명시된 판결문 공개…사법 불신 해소의 첫걸음”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는 가장 먼저 법원 재판의 문제점을 소액재판, 심리불속행, 판결문 등 세 분야로 나눠 짚어 봤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문제는 너무 많은데 해결 방법이 뾰족이 떠오르지 않아 답답했다. 지난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검사 출신인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울신문 사회부 법조팀이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금 의원은 두 시간 가까이 우리 재판의 문제점을 짚어내며 사법 불신을 해소하려면 재판의 결과물인 판결문을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액재판, 심리불속행 모두 판결문에 판사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이유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지 않으냐”며 “판결문, 나아가 소송 기록을 공개하면 심리가 충실해질 수밖에 없고 당사자들도 판결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민영 기자(이) 서울중앙지법 소액법정을 자주 찾았다. 변호사 수임료 반환 소송을 제기한 할아버지가 패소했는데 판결문에는 패소 이유가 한 줄도 적혀 있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전화를 걸어 “왜 패소했는지 혹시 아느냐”고 묻더라. 하도 답답하니까 같이 재판에 들어갔던 기자는 혹시 알지 않을까 싶었다고 하더라. 남편과 불륜 관계인 여성에게 3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도 있었다. 판결문을 보니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나와 있었다. ‘피고의 부정행위, 내용, 기간 등을 고려했다’는 게 이유의 전부였다. 그럼 불륜을 3.3%만 인정한 걸까. 이런 식이라면 원고든 피고든 만족하기 어렵지 않겠나. 금태섭 의원(금) 한국은 변호사 강제주의가 아니다. 그래서 소액법정에 가보면 당사자가 직접 소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원고와 피고 모두 주장과 증거가 정리가 안 된 채 나온다. 판사가 판결문을 쓰려면 누군가 쟁점을 정리해 줘야 한다. 당사자들은 주장과 증거를 구별하지 못한다. 판사가 인정해 주고 싶어도 영수증 같은 형식적 증거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은 변호사 2만명 시대다. 소송 제기 전 상담해 줄 변호사가 필요하다. 예전 같으면 변호사 쓰는 데 돈이 많이 들었지만, 지금은 금액이 많이 내려갔다. 풍부한 변호사 인력을 이용해 당사자 주장을 충실하게 정리해 주면 판사는 변호사들이 정리한 서류를 보면 된다. 금융기관 사건 등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다툼이 있는 사건은 금액이 적더라도 당사자들이 제대로 재판받을 수 있게 기준을 바꿔야 한다. 홍희경 기자 소액사건 기준을 대법원 규칙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지극히 법원 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상고법원을 무리하게 추진해 재판거래 의혹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그때나 지금이나 모두의 관심은 상고심에만 있고 하급심에는 없다. 금 소액사건 기준은 대법원 규칙이 아닌 법률로 정하는 게 맞다. 규칙으로 정해지다 보니 소액사건 기준 금액이 지난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50%나 뛰었다. 판사 입장에서는 사건 금액이 적으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 기준은 국회가 정해야 국민의 인식을 반영할 수 있다. 나상현 기자 얼마 전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문건에 ‘국민은 대법원에서 재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존재들’이라는 내용이 있어 많은 이들이 분노했다. 법원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있어서 심리불속행 기각률이 높은 거 아닐까. 금 한국처럼 모든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오는 나라도 있고 미국처럼 1년에 70~80건 대법원으로 오는 나라도 있다. 문제는 우리의 기준이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관예우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경우 1년 재판 건수가 얼마 안 되니까 그야말로 역사에 남는 판결을 내놓는다. 1966년 미 연방대법원이 ‘미란다원칙´을 만들었다. 미란다는 가진 것 하나 없는 성폭행범이었다. 미란다가 전관 변호사를 썼겠나? 대법원이 그 사건을 선택했고, 변호인 선임권과 진술 거부권의 원칙을 정립했다. 한국은 모든 사건이 대법원에 가기 때문에 변호사로서는 심불 기각이 나오면 큰 타격이다. 그래서 변호사가 의뢰인의 손을 잡고 대법관 출신을 찾아간다. 현재 대법원 사건이 4만건인데 대법관 12명이 재판 기록을 일일이 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상고법원은 우리에게 악의 축이 돼 버렸다. 영미나 독일은 상고허가제로 사건을 다 쳐내고 일부만 대법원에서 본다. 일각에서는 대법관 증원도 이야기한다. 한국 현실에서 뭐가 더 맞을까. 금 개인적으론 상고허가제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 대법원 재판은 기본적으로 전원합의체가 원칙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대법관 전원이 머리를 맞대고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에 대해 논의하는 게 헌법 취지에 맞다. 만약 대법관이 50명이라면 부별 재판 위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럼 항소심과 다를 게 없다.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대법관이 들어가서 대법원 판례를 바꾸고 싶어도 불가능하다. 대법원이 사회적 가치와 방향을 제시하는 재판을 하려면 상고허가제로 가야 한다. 이 어사그 보도를 통해 처음 공개된 대법관 주심별 심리불속행(심불) 기각률에 변호사들이 굉장히 놀라더라. 누구라도 기각률 낮은 대법관에게 재판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금 대법관 중 누구는 심불을 많이 하고, 누구는 적게 하는 사실이 공개되는 게 망신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정보를 공개해서 로스쿨에서 대법관별 판결문 분석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대법관이 유사 사건에서 어떤 건 심불 처리했고 어떤 건 판결문을 썼다는 식으로 분석이 나와야 심불을 제대로 비판할 수 있다. 허백윤 기자(허) 형사판결의 경우 무죄면 판결문이 자세하고, 유죄면 지나치게 간단하다. 판결문을 받는 건 소송 당사자인데, 당사자에게 설명해 주는 게 아니라 검사에게 ‘당신이 기소했지만 나는 이런 이유로 무죄를 줄 수밖에 없다´고 변명하는 걸로 보인다. 금 판결문에 들이는 수고를 줄여야 한다는 법원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이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재판 과정에 대한 사후 검토가 가능해야 한다. 미국은 판결문을 잘 쓰지 않지만 대신 소송 서류를 거의 다 볼 수 있다. 한국은 소송 기록은커녕 판결문도 제대로 볼 수 없다. 법원은 판결문 공개가 권위와 신뢰 상실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판결문 공개로 인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도 걱정한다. 그래서 내가 이를 면책하는 법안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 주장은 모순된다. 개인정보보호 논리로 판결문 공개가 안 되는 거라면 공개 법정에서 매일 위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민 누구나 아는 땅콩 회항 사건에서 법원이 언론에 공개한 판결문을 보면 K그룹 T항공이라고 돼 있다. 조현아는 A라고 돼 있더라. 허 블랙리스트 판결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H 대통령이라고 했다. 김동현 기자(김) 국정농단 사태 때 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가 나오면 영장전담판사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로 뜬다. 판결문이 공개되면 판사를 공격하는 사례가 많아질 수도 있다. 금 판사 신상털기는 엄하게 다뤄야 한다. 검찰도 영장 기각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기보다 승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치권에서도 자기 당과 관련이 있으면 무조건 들고 일어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물론 판결문 공개의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판결에 대한 사회적 비난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가려 놓으면 오히려 찾아내서 욕을 한다. 판결문 공개는 헌법에 명시됐다. 김 판결문 공개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데. 금 법원 불신을 해소하는 지름길이다. 전관예우도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 보려면 빅데이터가 있어야 한다. 변호사를 못 만나게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대법관 청문회에서 다운계약서를 물어볼 게 아니라, 그간 판결한 내용을 갖고 비판해야 한다. 건전한 비판이 필요하다. 소송하려는 사람들은 변호사 비용이 없으면 서점에 가서 ‘알기 쉬운 민사소송’ 책을 산다. 그것만 갖고는 절대 혼자서 소송할 수 없다. 판사들도 책보다는 판례를 찾는다. 일반인도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판결을 찾아보면 증거로 뭘 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가능한 한 많은 재판 정보가 공개돼야 한다. 정리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다음 회부터 수사·재판을 아우르는 형사사법의 비상식적 관행 점검이 본격 시작됩니다. 우선 선거범죄 처벌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검증합니다.
  • 美 캘리포니아주 ‘도산 안창호의 날’ 결의안 채택

    美 캘리포니아주 ‘도산 안창호의 날’ 결의안 채택

    주 하원 ‘11월 9일’ 만장일치 찬성 곧 열릴 상원 표결 통과하면 선포 美, 외국인 업적 기리는 첫 기념일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 하원이 매년 11월 9일을 ‘도산 안창호의 날’로 선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 정부에서 미국 국적이 아닌 외국인 업적을 기리는 첫 번째 역사적인 날이 될 전망이다. 캘리포니아 주의회 하원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전체회의에서 한인 1.5세인 최석호 의원과 짐 패터슨 의원, 호세 메디나 의원, 샤론 쿼크 실바 의원 등이 공동 발의한 결의안(ACR 269)을 만장일치(찬성 71, 반대 0)로 통과시켰다. 2018년부터 매년 11월 9일을 도산 안창호의 날로 선포해 기념하는 내용을 담은 이 결의안은 조만간 열릴 주의회 상원 표결을 통과하면 정식 선포된다. 의회는 결의안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은 국내와 해외에서 모든 한국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애국지사 중 한 명”이라면서 “1878년 11월 9일 태어난 도산 선생은 한국인들에게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와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산 선생은 10대부터 서울의 미션스쿨에 다니며 조국의 현대적 교육을 꿈꿔왔으며, 1902년 미 샌프란시스코로 건너와 초창기 한인 이민자들의 미주 정착을 이끈 사실도 소개했다. 결의안은 “도산의 리더십은 미 사회, 특히 캘리포니아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은 “도산 안창호의 날이 제정되면 미국 국적이 아닌 외국인의 업적을 기리는 첫 번째 기념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산 선생은 190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내려가 LA 동쪽 소도시 리버사이드에 정착했으며, 그곳에서 최초의 한인 커뮤니티인 파차파 캠프를 세웠다. 이듬해 공립협회를 만들었고 1906년 신민회, 1909년 대한인국민회를 잇달아 조직했다. 1913년 흥사단 설립의 초석을 닦은 곳도 캘리포니아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유엔 “北,중국·러시아 등과 합작회사 245개 유지...제재 위반”

    유엔 “北,중국·러시아 등과 합작회사 245개 유지...제재 위반”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해 중국,러시아와 최소 245개의 합작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일본 산케이 신문이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중간보고서를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9월 북한단체 및 개인과의 합작 회사를 금지하는 결의안을 채택해 모든 회원국들에게 120일 이내 북한과의 합작 회사를 폐쇄하도록 요청한 바있다. 하지만 대북제재위는 중국의 기업·개인이 참여한 북한과의 합작 회사가 215개, 러시아측이 참여한 회사 30개가 여전히 운영되고 있는 것을 파악했다. 이밖에 싱가포르와 호주 등의 기업도 북한과 합작회사를 유지한 사례가 있었다. 보고서는 특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한 부동산 관련 회사의 경우 북한인이 대표, 러시아인이 이사로 등재돼있는데 주소지가 북한 총영사관과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유엔 안보리의 제재 대상인 북한의 건설 회사와 합작 회사가 지난 6월 사할린에서 러시아 당국의 계약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018년 상하이에서 감상해 본 1930년대 동아시아

    2018년 상하이에서 감상해 본 1930년대 동아시아

    사람마다 꿈꾸는 도시가 있을 것이다. 나에게 그 도시는 상하이였다. 오랫동안 프랑스에 살았기에 올 8월에야 처음 방문하게 된 상하이. 국제학회에서의 발표를 위해 왔지만, 도시 전체가 텍스트인 이곳, 하루 정도 ‘발로 하는 독서’의 매력을 물리칠 수 없다. 아편전쟁의 결과로 19세기 후반 서구 열강에 조계를 내줄 수밖에 없었던 이곳은 오랫동안 서구와 동아시아 간 순간이동 터널 역할을 했다. 상하이를 통로로 서구가 동아시아로 쏟아져 들어왔고, 동아시아인은 상하이에서 멀고 먼 프랑스와 영국 등 서구의 일부를 만났다.서구에도 상하이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는 신비한 곳이었다. 오손 웰스의 1947년 영화 ‘상하이에서 온 여인’의 주인공 리타 헤이워스는 상하이에서 보낸 몇 년의 과거와 중국어를 한다는 사실에 힘입어 영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팜파탈의 반열에 오른다. 그녀는 유명한 거울 신 속에서 죽는데, 이 장면이 중국을 다시 글로벌한 동서 간 문화교류 속으로 끌어들인 이소룡에 의해 ‘용쟁호투’(1973)에서 패러디됐던 것도 우연이 아니리라. 대한민국에게 상하이는 문자 그대로 동아시아에 열린 서구의 문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승전국의 젊은 장군 드골이 대서양을 건너가 런던에 임시정부를 세울 것을 생각하기 무려 20년 전 근대국가를 제대로 경험해 보지 못하고 식민지가 됐던 조선의 엘리트들은 3·1운동으로 깨어나 이곳 상하이 프랑스 조계에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웅지를 틀었다. 이 사건이 얼마나 엄청난 것인지는 당시 조선의 어두운 미래와 조선인의 힘든 삶을 실감할 수 없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청나라에 이어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이기고 대륙 침탈을 준비하는 일본의 기세 속에서 자신과 가족의 운명을 내걸어 민족의 정당하고 자주적인 미래를 도모한다는 결의와 실행은 얼마나 큰 결심과 신념이 있어야 가능했을까. 레지스탕스를 부르는 드골의 런던 행보에 대한 프랑스의 역사적 대접을 보면서 임시정부에 대한 그간의 한국 내 이견이 부끄러웠다. 당시 경성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암살’ 속에서 주인공들이 거사 전날 모여 샹송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에서 임시정부의 상하이 커넥션이 강하게 암시된다.1930년대 상하이와 조선의 커넥션은 영화 속에서 임시정부를 넘어선다. 중국 영화사에서 가장 빛나는 별 진린은 한국인이었다. 동아시아 대중문화의 중심이었던 당시 상하이의 위상을 고려할 때, ‘동양의 루돌프 발렌티노’라고 불렸다는 이 한국인 남자 배우의 의미는 되새겨볼 만하다. 한국 이름 김염, 그의 부친은 독립운동가 김필순이고 고모부가 무려 김규식이니, 아무리 험난한 세월 속 인척 간 교류와 교육의 영향이 크지 않았더라도 그의 존재는 조선의 독립운동과 상하이, 중국을 잇는 노드(node)다. 동아시아의 초국적 인기인의 전형과도 같은 노래하는 배우 장국영과 그 뒤를 잇는 한류 스타들이 있기에 앞서서 1930년대 글로벌 상하이에 한국인 배우 김염이 있었던 것이다. 밤이 되니 팔월에 크리스마스같이 치장한 불야성의 상하이가 펼쳐진다. 강의 이쪽과 저쪽이 이처럼 극적으로 서로 다른 모습이라니. 하늘을 향해 다투어 치솟는 푸둥 고층 건물들의 화려한 파사드를 마주 보는 와이탄의 강변로에는 프랑스 니스 해변의 콜로니얼 건축을 닮은 건물들이 육중하게 늘어서 있다. 와이탄 지역은 명·청대의 상점과 정원을 배경으로, 70년대 재개발 서민촌을 닮은 거리를 감추고 있다. 어두운 골목 끝 고담시티를 연상시키는 상하이타워가 구름 속으로 치솟는다. 중국의 들끓는 자본주의적 욕망처럼.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있는 훙구공원에 해가 뉘엿뉘엿하자 노인들이 배 두드리며 나와 바람을 쐰다. 사회주의 리얼리즘 계열 서구 문호들의 동상 군집에서 멀지 않은 곳엔 새로 세워진 중·일 청년들의 우의를 다짐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시내 도처에서 한국어가 들리지만 한국 사드가 지나간 중국 어느 곳에도 한류의 자취는 없고, 일본식 바와 음식점이 즐비하다. 거대한 쇼핑몰 벽에 붙은 한류 스타를 똑 닮은 중국 배우의 모습이 묘하게 과거와 현재의 상하이, 그리고 동아시아의 굴기 속 중국의 욕망을 느끼게 해 준다. 글·사진: 홍석경 서울대 언론학과 교수
  •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 하원, ‘도산 안창호의 날’ 결의안 채택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 하원, ‘도산 안창호의 날’ 결의안 채택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의회 하원이 ‘도산 안창호의 날(Dosan Ahn Chang Ho Day)’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의회 등에 따르면 한인 1.5세인 주 하원의 최석호 의원, 짐 패터슨 의원, 호세 메디나 의원, 샤론 쿼크 실바 의원 등이 공동 발의한 결의안(ACR 269)이 전날 하원 전체회의에서 만장일치(찬성 71, 반대 0)로 통과됐다. 주 의회는 “이 결의안은 2018년부터 매년 11월 9일을 도산 안창호의 날로 선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 9일은 도산 선생의 탄생일이다. 의회는 결의안에서 “도산 안창호 선생은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한국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애국지사 중 1명”이라면서 “1878년에 태어난 그는 한국인들에게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와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도산 선생이 10대 때부터 서울의 미션스쿨에 다니면서 조국의 근대적 교육을 꿈꿔 왔으며, 190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건너와 초창기 한인 이민자들의 정착을 앞장서 이끈 사실도 소개했다. 결의안은 “도산의 리더십은 미국 사회, 특히 캘리포니아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주 하원을 통과한 결의안은 캘리포니아 주 상원 표결을 통과해야 최종 결정된다. 이 때문에 한인 동포 사회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은 밝혔다. 김완중 주 LA 총영사는 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진 지난 13일 주 하원 전체회의를 참관했다. LA 총영사관은 “도산 안창호의 날이 제정되면 미국 국적이 아닌 외국인의 업적을 기리는 것이 돼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며 한인 동포 사회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면서 “도산 선생이 민족의 지도자를 넘어 미국 현지인들에게도 이민 사회 지도자이자 사회 운동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산 선생은 세 차례에 걸쳐 10년 넘게 미국에 거주했다. 도산 선생은 1904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내려가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LA) 동쪽 소도시 리버사이드에 정착했으며, 그곳에서 최초의 한인커뮤니티인 파차파 캠프를 건립했다. 이듬해 공립협회를 세웠고 1906년 신민회, 1909년 대한인국민회를 잇달아 만들었다. 1913년 흥사단 설립의 초석을 닦은 곳도 캘리포니아였다. 초기 파차파 캠프에는 한인 50여명이 거주하며 오렌지 농장에 인부로 고용돼 일했다. 도산 선생은 파차파 공동체를 일궈내며 신민회와 흥사단 설립 구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리아타운의 효시’로 불리는 파차파 캠프에는 지난해 리버사이드 시의회에서 사적지로 지정돼 현판이 설치됐다. 이번 결의안을 발의한 최 의원은 미 연방고속도로 구간 중 처음으로 한인의 이름을 붙인 ‘김영옥 고속도로’ 명명 결의안도 발의한 바 있다. 한인 출신 전쟁 영웅 김영옥 대령의 이름을 딴 고속도로 설치 결의안이 주 의회에서 통과돼 지난 3일 5번 고속도로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파크 구간에서 표지판 설치식이 진행됐다. 미 캘리포니아 주 LA 고속도로 구간에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이름을 붙인 인터체인지 표지판이 설치돼 있고 도산 동상, 도산 안창호 우체국, 도산 안창호 광장 등의 기념물이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열린세상] 우리 파이를 남들이 다 가져가면 뭘 먹고 살지?/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열린세상] 우리 파이를 남들이 다 가져가면 뭘 먹고 살지?/이은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2016년부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는 말 중 하나가 4차 산업혁명일 것이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작년과 올해 5월에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현재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는가’란 동일한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2017년에는 전체 응답자 2350명의 89%가, 2018년에는 2761명의 81%가 ‘그렇다’고 답했다. 즉 설문조사 결과는 우리나라 과학기술인들은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고 인식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드론 등의 첨단과학기술이 자리 잡고 있으며 이 혁명을 주도하는 나라가 새롭게 창출될 맛있는 파이를 선점하고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즉 기술천하지대본(技術天下之大本)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우리 정부나 기업도 이를 인식하고 그동안 많은 투자를 해 왔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은 4.23%(2016년)로 4.25%인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이며 총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69조 4000억원으로 세계 5위 수준이다. 국회나 정부는 이와 같은 높은 투자 수준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성과가 미진하다고 과학기술계를 다그치고 있다. 사실 연구개발 투자의 효과가 저조한 것은 우리 과학기술자들이 능력이 뒤처지거나 노력을 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오히려 과학기술자들을 둘러싼 연구개발 환경과 기술 실용화 제도상의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연구개발 성과 창출을 저해하는 가장 중요한 구조적 문제 중 하나가 과잉 규제다. 대표적인 것이 생명윤리 규제와 개인정보 이용에 관한 규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완전히 격리돼 있어서 경쟁이 필요 없다면 규제를 하더라도 생존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과학기술은 국가와 기업의 생사가 달려 있는 경쟁력의 핵심이며 세계 어느 곳이든 먼저 핵심 기술을 개발·활용하는 자가 절대적 우위를 가지게 된다. 미국·중국·일본 등도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첨단기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는데 국민소득 3만 달러에 불과한 한국에서 미국이나 유럽 등의 선진국보다 훨씬 엄격한 생명윤리 규제를 적용하고 과도한 개인정보 보호로 첨단생명공학과 빅데이터 기술의 발전이 가로막힌 형국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국내 유전자가위 기술 연구자들은 국내 규제를 피해 미국에 가서 실험을 하고, 미국·일본·중국 등이 데이터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동안 디지털 선진국인 우리나라는 방대한 개인정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작은 위험을 너무 크고 심각하게 받아들여 이를 방지하는 데 몰두하는 동안 우리가 차지할 수 있는 크고 맛있는 파이를 다른 나라들이 다 가져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기술 경쟁에서 낙오하면 생명윤리나 개인정보 보호가 우리를 먹여 살릴 수 있을까? 4차 산업혁명 경쟁에서 낙오하면 우리는 도대체 뭘 먹고 살아야 하나? 우리나라가 추격자였을 때는 선진국의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위험에 대해서는 당연히 규제가 따라야 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이제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의 길을 가야 하기 때문에 우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하는 데 집중하면서 생길 문제에 대해서도 병행해 관심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규제개혁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 바로 기존 이익집단의 저항 문제다. 이익집단의 저항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느냐가 규제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규제의 신설 또는 혁파로 인해 손해를 보거나 이익을 보는 집단의 이해득실을 정확히 파악한 뒤 사회 전체의 이익이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이해 당사자들의 손익을 서로 수긍할 수준으로 조정해 타협점을 찾아야 긍정적인 추동력을 얻을 수 있다. 최근 정부에서 영국의 ‘붉은 깃발 법’의 예를 들면서 4차 산업혁명을 가로막는 규제 혁파의 의지를 보이는 것은 만시지탄의 느낌이 있지만,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규제 혁파로 4차 산업혁명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온 국민이 함께 나눌 커다란 파이를 맛깔나게 굽는 장면을 꿈에라도 보고 싶다.
  • [현장 행정] 우문현답… 17년 숙원 푸는 박준희 ‘골목대장’

    [현장 행정] 우문현답… 17년 숙원 푸는 박준희 ‘골목대장’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습니다.”14일 서울 관악구 남현동의 백제요지근린공원과 맞닿아 있는 좁은 골목.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구 관계자들과 현장을 찾았다. 200m 길이 골목 한쪽은 차량 진입이 어려울 정도로 좁았으며 반대편으로는 겨우 차 한 대가 지나갈 만했다. 그때 차 한 대가 건물 필로티에 주차하기 위해 후진으로 골목에 들어섰다. 공원 옹벽과 차량 사이의 공간이 거의 없어, 이리저리 움직이던 운전자는 5분 넘게 헤매며 주차를 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2001년부터 구청에 진정서를 제출, 소방도로를 개설해 줄 것을 구에 요청해 왔다. 하지만 17년 넘게 답보 상태였다. 앞서 지난달 18일 박 구청장은 해당 지역 주민들과 마주 앉았었다. 그는 “제가 평소 구청장실 문을 활짝 열어두다 보니 이 일대 주민들이 민원을 들고 찾아왔다”며 “주민 이야기를 듣다 보니 직접 현장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면담 다음날 박 구청장은 곧바로 현장을 찾았다. 박 구청장은 “제가 가장 중시하는 신조 중 하나가 ‘우문현답’인데,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를 줄여 만든 말”이라며 “늘 현장에서 주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소통과 협치 구정을 펼치겠다는 의지”라고 소개했다. 사실 해당 지역 주민의 민원이 끊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17년 동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대로 도로를 확장하려고 알아보니 공원 부지에 대한 대체 부지를 마련해야만 했다”며 “보상 10억원, 공사 9억원, 대체공원 54억원 등 총사업비가 73억원이 필요하다 보니 엄두를 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구청장은 주민, 관계자들과 대책 회의를 거쳐 민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냈다. 그는 “현장답사를 통해 지적측량 경계점을 확인해 보니 옹벽이 도로 쪽으로 0.2~0.5m 침범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지적선에 따라 옹벽만 재설치해도 주민들이 불편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적선대로 옹벽을 다시 세우는 것뿐이다 보니 공원 대체 부지를 마련할 필요가 없었다. 소요 사업비도 1억원 정도면 충분했다. 박 구청장은 “내년에 옹벽을 재설치하면서 이 낡은 하수관도 교체하고 도로포장도 교체하는 것까지 포함해 1억원 정도 예산을 반영해 시행하기로 했다”며 “손뼉을 치며 기뻐하는 주민의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 앞으로도 ‘우문현답’의 자세로 일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박명수♥한수민 ‘아내의 맛’ 출격 “상상 그 이상, 스윗 남편”

    박명수♥한수민 ‘아내의 맛’ 출격 “상상 그 이상, 스윗 남편”

    “반전에, 반전에, 반전! 처음 공개하는 ‘리얼’ 박명수가 뜬다!” 박명수가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을 통해 그 동안 방송에서 한 번도 노출된 적 없던 ‘스윗한 남편’의 대반전 면모를 공개한다. 14일 방송되는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하 ‘아내의 맛’) 11회 방송분에서는 오랜 방송 생활에도 시청자들이 몰랐던 박명수와 한수민의 ‘리얼 부부 라이프’가 담겨 안방극장을 들썩인다. 무엇보다 박명수는 ‘아내의 맛’ MC로 활약하며 패널들과 담소를 나누는 와중에도 줄기차게 ‘사랑꾼’의 면모를 드러내 관심을 집중시켰던 상황. 특히 박명수는 이날 방송을 통해 그간 타 예능에서 볼 수 있던 ‘호통명수’나 ‘버럭명수’가 아닌, 오직 아내를 위해서만 요리를 한다는 ‘슈가명수’의 면모를 선보인다. 출연진마저 놀라게 한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가정적인 맛’을 전하는 박명수의 모습이 흥미를 자아내는 것. 이와 관련 박명수는 ‘슈가명수 5종 세트’라고 불릴 만한 세상 다정한 매력을 담아낸다. 박명수는 퇴근 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외출한 아내를 대신해 커다란 국자를 꺼내들어 능숙한 손놀림으로 요리를 시작하는 ‘요리의 명수’의 포스를 자아냈던 터. 이어 홈쇼핑을 통해 알뜰히 구매한 잇템을 사용하는 ‘쇼핑의 명수’, 1요리 당 1도마 씻기를 시전 하는 ‘청결의 명수’,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하는 ‘절약의 명수’의 자태로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 더욱이 평소 ‘아내 껌딱지 명수’로 불리던 박명수가 심지어 아내에게 외출금지령까지 내린 사연이 알려지면서, 그 내막은 무엇일지, 다채로운 ‘반전 박명수’의 리얼한 매력이 궁금증을 높이고 있다. 더불어 박명수는 25년 경력의 베테랑 방송인임에도 불구하고 ‘관찰예능’이 어색해 방송이 처음인 것처럼 몸부림치는 부자연스러운 행동으로 폭소를 돋운다. 방안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에 어색함을 감추지 못하던 박명수가 카메라 앞에서 끊임없는 혼잣말과 아이컨텍하면서 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부담스러운 ‘신박한 관찰리얼리티’를 펼쳐낸 것. 하지만 카메라에 어색해하면서도 아내 한수민과는 숨길 수 없는 ‘현실 부부’의 케미를 발산, 패널들의 폭풍관심을 유발했다. 제작진은 “예능에서 보았던 까칠한 모습과는 정반대로, 아내를 사랑하고 집안일을 꼼꼼히 해내는, 가정적인 ‘진짜 박명수’가 처음으로 공개된다”며 “‘국민 남편’ 등극을 예고하는 ‘세상 다정한 박명수의 맛’은 어떠할지 많은 기대 바란다”고 밝혔다. 그런가하면 이날 방송에서는 박명수-한수민, 이휘재-문정원, 장영란-한창 등MC부부들이 총출동, 달라도 너무 다른 부부들의 리얼한 현실 부부 폭로전을 벌인다. 남편 박명수가 하루에 전화 30통을 걸었다는 한수민, 무뚝뚝한 남편 이휘재가 제발 자신에게 집착해줬으면 좋겠다는 문정원, 박명수, 이휘재와는 사뭇 다른 거침없는 애정을 폭발하는 한창까지, 생생한 부부생활이 영상을 통해 모두 공개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 11회분은 오늘 밤 10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깜깜이 재판’ 대신 ‘깐깐한 조정’… 소액 갈등 70% 당일 합의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깜깜이 재판’ 대신 ‘깐깐한 조정’… 소액 갈등 70% 당일 합의

    서울신문이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연재를 통해 지적한 사법 현실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사재판의 7할 이상을 소액재판으로 분류해 ‘덤핑’ 처리하고, 상고심의 7할 이상을 심리 없이 심리불속행 처리하며, 그나마 심리한 사건 판결문마저 소송 당사자들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현실. 분쟁 해결의 마지막 수단이라고 믿고 법원을 찾은 국민들을 배신한 사법 체계들이다. 사법부 내에서도 자성 움직임은 없지 않았다. 소액 분쟁 해결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조정 활성화를 꾀했고 제약 없이 판결문을 열람할 컴퓨터 4대를 대법원에 설치했다. 활용한 이들에게서 호평이 나오지만 더이상 확산되지 못한 채 ‘예외적인 경우’로 남아 있는 이 제도들을 취재했다.제대로 작동한다면 ‘조정’은 판결의 약점을 보완할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소액재판에서 그렇다. 판결은 태생적으로 한쪽이 진다는 것을 뜻한다. 2·3심까지 진행되면 당사자들의 시간과 비용을 축낸다. 반면 양보할 수 있는 접점을 찾아내 조정이 이뤄진다면 양측이 납득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분쟁이 신속하게 해결된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된 소액사건은 총 20만 9745건으로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10만 1300여건이 조정에 넘겨졌다. 법원까지 오느라 상할 대로 상한 감정의 골을 객관화하고, 서로 양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확인한 뒤 스트레스가 심한 분쟁을 빨리 끝내는 일. 서울중앙지법 김학균·유광희 소액사건 총괄조정위원의 업무다. 이들은 “감정 개입이 많은 소액사건의 특징에 맞춰 조정이 당사자들과 대화하고 앙금을 풀어 주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중개수수료 분쟁은 감정싸움이 재판으로 확대되는 대표적인 경우다. 서울시 기준 상한 요율인 0.9%로 부동산 매매 중개수수료 계약서를 썼다가 막상 낼 때가 되자 줄여 달라고 요청했다 거절당한 계약자가 “법대로 따져 보자”며 소송을 내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당사자들을 달래고 중재하다 보면 0.4~0.5% 선에서 합의하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유 총괄위원은 “조정은 흐트러진 인간관계를 복원해 준다”면서 “판결이 절대 해 줄 수 없는 영역”이라고 자부했다. 3분 남짓 만에 이유도 모른 채 승패가 결정되는 소액재판과 다르게 조정위원들이 1시간 이상 쌍방의 이야기를 들어 준 뒤 설득하면 웬만해선 서로 웃으면서 법원을 떠난단다. 유 총괄위원은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사건들은 판사가 직접 하고 부동산 중개수수료나 임대차 계약금, 이웃 간 분쟁 등 소액사건은 조정으로 처리하면 심리가 더욱 풍부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소액사건 전담 판사가 재판 중 내려보내는 ‘즉일 조정’ 성공률은 매년 70% 안팎으로 높다. 조정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화~금요일 매일 2~3명씩 조정실에서 대기하는 조정위원들이 아무런 사건도 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판사들이 조정에 관심이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수소법원 조정’ 빈도가 많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수소법원 조정’은 판결을 내리는 법원이 직접 하는 조정을 일컫는다. 이 조정에서는 당사자들이 양보할 수 있는 폭을 좀처럼 노출하지 않아 합의가 잘되지 않는다. 김상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건의 90~95%가 조정으로 끝나는 영·미와 다르게 우리는 판사가 모든 것을 다하려는 게 (하급심 사건 부담과 황폐화의) 문제”라면서 “판결에서 독립한 조정이 이뤄져야 조정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에서 독립된 조정 기구로 이미 설치한 고법 산하 상설조정센터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글로벌 화폐제조 공장’으로 떠오른 중국

    ‘글로벌 화폐제조 공장’으로 떠오른 중국

    중국이 글로벌 조폐(화폐제조)시장에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추진에 따른 중국의 대외 영향력의 확대가 외화제조 위탁·수출에 날개를 달아준 덕분이다. 중국내 조폐공장들이 세기(世紀)의 폭염 속에서도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쉴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이 13일 보도했다. 조폐공장들의 대부분이 이미 생산능력을 넘어선 상황이다. 중국의 조폐를 책임지고 있는 중국인초조폐총공사(中國印?造幣總公司·CBPM)가 외화 조폐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면서 중국 조폐공장들이 때 아닌 성수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스마트폰을 통한 간편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Alipay·支付寶)와 위챗페이(Wechatpay·微信支付)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되레 현금 사용이 거의 없는 만큼 위안화 제조가 더이상 필요하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오죽하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달 15일 “어떤 개인·회사도 현금 결제를 거절해서는 안 된다”며 현금 사용을 독려하고 나섰을까.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내 조폐공장들은 일거리가 없어 기계 가동이 멈춘 곳이 많았다. 기계를 놀릴 수 없어 지폐 대신 결혼증명서나 운전면허증 등을 주문받아 겨우 생계를 이어가는 곳도 적지 않다. 하지만 올 들어 갑자기 외화조폐 수요가 넘치면서 CBPM이 세계 최대 규모의 화폐 제조업체로 떠올랐다. 직원 1만 8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거대 국유기업인 CBPM은 동전과 지폐를 만드는데 필요한 10개 이상의 엄격한 보호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일대일로 사업을 천명한 이후 CBPM이 외화 조폐를 위탁받았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국가는 네팔과 태국,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인도, 브라질, 폴란드 8개국이다. 수년 전만 해도 중국의 국제 조폐 시장 점유율은 0%였으나 현재 30%까지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중국에 자국 화폐의 제조를 맡긴 국가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정부는 국가안보적인 측면에서 중국과의 거래를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영국 정부는 2011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당시 드라루에서 인쇄된 15억 달러(약 1조 7000억원) 규모의 리비아 화폐를 압류한 바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카다피와 그의 가족 등 핵심 측근의 해외자산 동결을 골자로 한 결의를 채택한 뒤 시행한 개별 국가 차원의 제재 조치였다. 이 때문에 카다피 정권은 현금 부족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았다. CBPM 관계자는 “네팔 등 8개국이 중국에 조폐를 맡기고 있는 것으로 공개된 상황이지만, 실제로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중국에 자국 조폐를 외주 준 국가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지만 일일이 다 공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적국에 의한 위조화폐 살포를 우려한 중국 정부는 독자적인 화폐제조 기술을 일찍부터 개발했지만 서방국가가 주도하는 세계 조폐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SCMP는 “중국은 적들이 중국의 경제를 붕괴시키기 위해 위조지폐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화폐 제조 능력을 원자폭탄 프로그램만큼 국가안보에 중요한 것으로 간주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바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이다.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60여개 국가와 경제 협력 및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이 프로젝트에 힘입어 중국은 경제 영토를 넓히고 일대일로 참여국의 조폐 주문까지 받을 수 있었다. 이런 까닭에 중국이 본격적인 외화조폐 신호탄을 쏜 것은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난해 초다. CBPM이 만든 네팔의 고액권 1000루피권 지폐가 네팔로 들어간 이후 중국의 위조방지와 특수 디자인 등 화폐제조에 필요한 정교한 기술력이 일대일로 참여국가들에 인정받은 덕이다. 특히 서구 기업에 비해 뛰어난 가격 경쟁력으로 각종 위조 방지 장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은 중국이 가진 강점으로 자리잡으면서 주문이 폭주했다. 글로벌 조폐시장은 그동안 서방 기업들이 쥐락펴락하고 있었다. 미국 조폐국(Bureau of Engraving and Printing)과 영국 드라루(De La Rue), 독일 G&D(Giesecke & Devrient) 등이 대표적이다. 드라루의 경우 회원국이 140개국이 넘으며, 독일 G&D는 60개국에 화폐를 수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세계 경제의 패권을 쥐기 위해 외화조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조폐는는 국가 간 신뢰 뿐 아니라 금전적 동맹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중국은 점점 더 커지고 강력해지면서 서구의 가치 체계를 위협할 것이다. 다른 나라를 위해 돈을 찍어내는 것은 그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라고 했다. 조폐 산업의 미래는 그다지 밝지 않은 편이다. 중국을 비롯해 대부분 나라가 ‘캐시리스’ 사회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이 조폐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중국과 의뢰국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고, 이 같은 신뢰가 통화동맹으로 확대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SCMP는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명성교회 세습’ 후폭풍...개신교법률가들 “재판 절차 하자” 반발

    ‘명성교회 세습’ 후폭풍...개신교법률가들 “재판 절차 하자” 반발

    개신교 법조인 500여명으로 구성된 기독법률가회(CLF)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명성교회 세습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13일 기독법률가회는 성명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이 내린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 유효 판결에 대해 “사실상 파행된 노회 절차를 무리하게 진행해 처리했으므로 절차적으로 무효”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판결은 같은 재판국이 이미 내린 (서울동남노회) 노회장 선거 무효 판결과 완전히 모순된다”면서 “변론 과정에서 세습금지 조항이 교인의 기본권으로 침해한다고 주장한 명성교회 견해는 법리를 떠나 건전한 상식인의 눈으로 봐도 기이하다”고 힐난했다. 기독법률가회는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은 공의만을 따르라는 하나님 명령을 저버리고 한국교회의 치욕으로 남을 판결을 했다”며 “총회는 하루 속히 교단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참담하고 비상식적이며 황당한 판결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예장통합 총회 재판국은 지난 7일 명성교회 목회세습 등 결의 무효 소송에 대한 재판에서 명성교회를 세운 김삼환 원로목사 아들인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가 적법하다고 판결해 논란이 됐다. 명성교회가 속한 예장통합 헌법은 해당 교회에서 은퇴하는 담임 목사의 자녀와 배우자는 담임 목사가 될 수 없다고 돼있다. 그러나 명성교회 측은 김삼환 목사가 은퇴한 지 2년 뒤에 아들 김하나 목사가 취임했기 때문에 세습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씨줄날줄] 반(反)트럼프 사설 연대/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반(反)트럼프 사설 연대/이종락 논설위원

    사설(社說)은 신문이나 잡지에서 언론사의 주장이나 의견을 담아낸 논설이다. 논설위원들이 특정 현안에 대해 글로써 의견을 제시한다. 글은 개인이 쓰지만 작성 과정에서 현안을 보는 회사의 입장을 정리해 게재한다. 특정 현안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셈이다. 그렇다 보니 현안마다 신문사들의 의견이 갈린다. 특히 이념적 대결이 심한 우리나라 언론 환경에서 신문들은 한 사안을 보는 시각이 제각각일 때가 적지 않다. 그래서 경쟁사와의 ‘사설 연대’는 꿈도 못 꾼다. 오히려 매일 어느 회사 사설이 현안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비판했는지 승패가 갈린는다는 점에서 신문사끼리 피를 말리는 ‘사설 전쟁’을 치른다.그런데 꿈만 같던 사설 연대가 미국에서 이뤄진다고 한다. 미 언론들이 수정헌법 1조에 규정된 언론과 출판의 자유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침해당했다며 분연히 일어날 태세다. 그것도 1개사도 아닌 70여 크고 작은 언론사들이 언론 침해에 대한 항의 표시로 ‘사설 연대 대응’을 벌이기로 한 것이다. 유력지 보스턴글로브가 각 신문사 편집국과 연락을 취해 오는 16일 ‘자유 언론에 반대하는 더러운 전쟁’을 비판하는 사설을 게재하기로 했다. ‘자유 언론에 반대하는 더러운 전쟁’은 보스턴글로브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비판을 일컫는 표현이다. 휴스턴 크로니클이나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 마이애미 헤럴드, 덴버 포스트처럼 대도시 일간지부터 발행 부수가 4000부 정도에 불과한 지역 주간지까지 망라됐다. 사설 연대 대응에 참여하는 신문사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보스턴글로브 측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두고 “많은 뉴스 미디어가 실로 국민의 적”이라고 비판했다. 또 2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연설에서는 언론이 북·미 회담의 성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역겨운 가짜뉴스”라고 맹비난했다. “그들은 정직한 보도를 하지 않는다. 이야기를 지어낼 뿐”이라고 언론을 공격했다. 언론을 비판하는 대통령에 맞서 사설 연대를 결의한 것은 저널리즘 역사에 길이 남을 획기적인 사건이다. 보스턴글로브는 “사용하는 단어는 다르겠지만, 최소한 우리는 (언론에 대한) 그러한 공격은 걱정스럽다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적 인물이나 공직사회에 대한 비판은 고의로 명예를 훼손한 것이 아닌 이상 여론 형성에 기여하는 언론의 공적 임무라는 게 세계적 판례다. 그런 점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미 대통령에게 맞서 싸우는 미 언론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 현대重 이어 삼성重 무급휴직 도입 검토

    사측 “감원 없는 고정비 절감 대책” 제시 노협, 2년 전엔 반대… 합의 쉽지 않을 듯 현대중공업에 이어 삼성중공업도 무급휴직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무급휴직 카드를 꺼내든 현대중공업은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조선업계 여름휴가가 마무리된 가운데 앞으로 이어질 임단협 교섭에서 험로가 예상된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노조 격인 노동자협의회(노협)에 무급 순환휴직을 포함한 회사안을 제시했다. 사측과 노협은 앞서 유보한 2016년과 2017년 임단협을 포함해 올해까지 3년치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사측은 무급 순환휴직 시행을 포함해 ▲기본급 동결 ▲복지 포인트 중단 ▲학자금 지원 조정(중학교 폐지) 등을 제시한 반면 노협은 ▲기본급 5.1%(10만 286원) 인상 ▲고용보장 ▲희망퇴직 위로금 인상 ▲혹한기 휴게 시간 신설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가 제안한 무급 순환휴직이 실행되면 1974년 창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무급 순환휴직 기간과 대상 인원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중공업은 수주 절벽의 여파로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한 데 이어 상반기에 1483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액 82억 달러 중 최근까지 35% 수준인 29억 달러를 수주한 상태로, 수주 잔고는 최근 200억 달러 이하로 줄었다. 2016년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 따르면 올해도 1000명 이상을 감축해야 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그동안 임직원 임금 반납과 희망퇴직, 유급 순환휴직 등을 해 왔다”면서 “인위적인 인력 감축을 피하고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으로 무급 순환휴직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6년에도 무급 순환휴직을 검토했다가 노협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어 이번에도 합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0일부터 가동을 중단하는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의 유휴 인력에 대해 무급 순환휴직을 검토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딪혔다. 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공장은 2014년 10월 나스르 플랜트를 수주한 이후 45개월째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 임원을 30% 감축하고 직원 2000여명에 대한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이에 노조는 유휴 인력에 대한 전환배치 등을 요구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사측이 임금 10% 반납을 제시한 반면 노조는 4.11%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달 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정부, 北석탄 반입 선박 4척 입항금지… 조만간 유엔에 보고

    ‘해명 급급’ 관세청 안이한 대응 논란 여전 특별관리 대책 구멍에도 ‘先통과 後확인’ 원산지 증명서 위조 대책도 마련 못 해 정부가 지난해 8월 5일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이후 북한산 석탄 반입 혐의가 확인된 선박 4척(스카이엔젤, 리치글로리, 샤이닝리치, 진룽)에 대해 입항금지 조치를 했다. 또 이르면 이번 주 북한산 석탄 반입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12일 “안보리 결의 2371호 채택 이후 금수품 운송에 이용된 선박 4척을 지난 11일부터 입항금지 대상으로 지정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보고에 대해서는 “준비가 되는 대로 빠르면 이번 주라도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조사 결과 공유와 관련해서는 “처음부터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일정) 발표와 결과도 공유했다. 미국 측은 우리 조사나 조치를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포항 신항에 입항했던 진룽호가 싣고 온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판단한 근거와 관련해 “원산지 증명서가 확인됐다. 러시아(측)와 확인했다”며 서류 위조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조사 착수 10개월 만에 내놓은 ‘북한산 석탄 등 위장 반입사건’ 중간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 관세청이 여전히 ‘북한산 석탄 밀반입’에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이후 러시아·중국산 석탄에 대한 특별 관리에 구멍이 뚫렸지만 ‘선 통과, 후 확인’이라는 원칙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관세청은 “북한에서 러시아로 옮긴 뒤 원산지 증명서를 조작해 다른 선박을 이용해 들여오면서 물품과 관련 서류 확인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원산지 위조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정부는 우범 선박에 대한 선별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합동 검색과 출항 전까지 집중 감시하기로 했다. 또 우범 선박·공급자·수입자가 반입하는 물품에 대해 수입검사를 확대하고 혐의점을 발견하면 즉시 수사한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통관단계 위험 관리 대책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무연탄은 ‘무관세’ 품목으로 통관이 수월하고, 물품을 확보하더라도 가격·형태·성분 등으로 원산지를 확인하기 어렵다. 증명서도 정교하게 위조돼 국가 간 확인을 거치지 않으면 통관 단계에서 적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압수수색 등을 통해 관련 서류 확인 등을 거쳐야 한다. 최종적으로 대금 송금 등 금융거래를 추적하지만 이번처럼 중개무역 대가 등으로 받으면 내역을 발견할 수 없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관세청은 러시아와 중국에서 반입되는 석탄에 대해 서류 확인 등을 거쳐 통관시킨다는 지침을 마련했지만 통관 보류 등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국내 유통과 소비처도 공개하지 않았다. 반입량만 나왔을 뿐 어디에 공급됐고, 얼마나 남아 있는지 의혹만 증폭시켰다. 압수 또는 억류한 북한산 석탄의 처리 대책도 없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정부, 11일부터 북한산 석탄 관여 선박 4척 입항 금지

    정부, 11일부터 북한산 석탄 관여 선박 4척 입항 금지

    정부가 북한산 석탄의 국내반입에 관여한 혐의가 있는 스카이엔젤호 등 선박 4척의 국내 입항을 전면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12일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에 따라 금수품 운송에 이용된 선박 4척을 입항금지 대상으로 지정하고 지난 11일부터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입항금지 대상은 스카이앤젤호와 리치글로리호, 샤이닝리치호, 진룽호다. 정부는 이들 4척의 선박에 대해 이번주 내로 안보리 북한제재위원회에 보고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진룽호는 지난 7일에도 석탄을 싣고 포항항에 입항했으나 검사 결과 별다른 위반 혐의가 발견되지 않아 출항 허가를 받았다. 진룽호가 이번에 운반한 석탄은 러시아산으로 판단됐는데 이에 대해 당국자는 “원산지 증명서로 분명히 러시아산임이 증명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러시아 세관을 통해 확인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북한산 석탄 반입 문제와 관련 관계부처 협의회를 개최해 곧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앞서 이날 기자들에게 입항 금지 조치가 이번주 중으로 실시될 예정이라 밝혔으나 이미 전날부터 시행중이라며 사실 관계를 정정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복면가왕‘ 빅스 라비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떨린다” 사랑 고백

    ’복면가왕‘ 빅스 라비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 떨린다” 사랑 고백

    12일 방송되는 MBC 예능 ‘복면가왕’에서는 1라운드 듀엣곡 대결에서 승리한 복면 가수 4인의 2라운드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가왕 ‘동막골 소녀’ 앞에 강력한 라이벌들이 나타나 긴장을 높인 가운데 특히 최종 가왕 결정전에 오른 두 복면 가수는 판정단의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아 눈길을 끌었다. 그중 진중하고 담백한 창법으로 “대화를 하듯이 노래한다”, “정성과 혼이 담겨있는 노래다”라는 칭찬을 받은 한 복면 가수는 연예인 판정단으로 참여한 빅스 라비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라비는 “나는 이 복면 가수의 오랜 팬이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계속 떨린다”라며 그를 향한 뜨거운 팬심을 털어놨다. 상대 복면 가수 역시 “허스키한 목소리로 끝까지 뻗어내는 고음에 희열이 느껴진다”, “샷을 5~6번 내린 진한 커피에 물 대신 위스키를 탄 느낌”이라는 극찬을 들은 진득한 감성의 소유자. 이를 지켜본 가왕 ‘동막골 소녀’ 역시 당찬 모습 오간 데 없이 긴장해 83대 가왕 자리를 둔 박빙의 대결을 예고했다. 빅스 라비의 마음을 사로잡은 복면 가수는 누구일지, 그리고 두 복면 가수 중 과연 가왕 ‘동막골 소녀’와 대적하게 될 단 한 명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지, 그 흥미진진한 대결의 결과는 이날(12일) 오후 4시 50분 ‘복면가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M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보이스2’ OCN 역대 최고 첫방 시청률 기록, 이하나X이진욱 첫 만남

    ‘보이스2’ OCN 역대 최고 첫방 시청률 기록, 이하나X이진욱 첫 만남

    ‘보이스2’가 OCN 오리지널 역대 최고 첫 방 시청률을 기록하며 두 번째 골든타임의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1일 방송된 ’보이스2‘ 1회 시청률(유료플랫폼 전국 기준)은 평균 3.9%, 최고 4.5%까지 치솟으며 지상파 포함 전채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이날 ’보이스2‘는 첫 회부터 분노와 증오로 가득 찬 살인마가 골든타임팀을 노리고 있다는 충격 전개로 숨 쉴 틈 없는 전개를 펼쳤다. 112 신고센터에서 벌어진 다급한 현장을 새롭게 정비된 골든타임팀이 해결하면서 강권주(이하나) 센터장의 귀환을 알렸다. 동시에 가면과 종범 뒤에 숨어 살인을 지시하는 살인마가 골든타임팀의 장경학(이해영) 팀장을 살해했고, 이 사건으로 인해 엮이게 된 강권주와 도강우(이진욱)의 이야기가 전개됐다. 3년 전, 도강우는 뱃머리에 몸이 묶인 채 동료 형사 나형준(홍경인)의 죽음을 목격해야만 했다. 종범이 나형준의 손목을 자르는 걸 일회용 카메라로 촬영하며 “자 여기, 스마일”이라거나, “발목으로 하자. 나 예전부터 형사 놈 발목 가지고 싶었거든”라며 신체 일부를 수집하는 최악의 잔혹함을 드러낸 살인마 ‘가면남’. 도강우는 이들에게 저항하다 바닷 속에 빠졌고,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동료 형사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썼고, 휴직 상태로 3년째 그 살인범을 추적하고 있었다. 장 팀장이 살해당하던 날 성운시에서는 전동차 안 발파폭약을 몸에 두른 용의자가 승객을 인질로 삼고 “당장 그 여자 데리고 와”라고 소리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용의자의 목소리를 들은 강권주는 “분노 스펙트럼이 최대치야. 동문서답을 하고 있고. 게다가 누군가 자신을 비난하는 소리가 머릿속에 들린다고 했지. 그럼 조현병?”이라며 용의자의 상태를 빠르게 파악했다. 현장에 있던 출동팀은 강권주와 대화를 하던 용의자가 빈틈을 보이자 바로 체포했다. 사건 발생 20분 만에 사건을 종료시킨 골든타임팀은 여전히 생과 사의 기로에 서 있는 피해자들을 지키고 있었다. 한편 이날 장경학 팀장은 검은 모자를 쓴 의문의 남성에게 살해당했다. “잠깐만 기다려. 귀를 갖고 싶다는 사람이 있어서”라며 잔인함을 드러냈고 급발진 장치를 이용해 사고로 사건을 조작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해 핸들을 튼 장경학. 의문의 남성은 당황하며 누군가에게 상황을 전달했고, 이어폰 너머 “지금 당장 차 벼랑으로 밀어. 어떤 흔적도 남겨선 곤란해. 알았지?”라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사건 현장을 보며 3년 전 나형준 형사를 죽인 ‘가면남’이 진범이라고 확신한 도강우. 그때, 강권주는 장경학 팀장이 등산객들을 차로 치어 살해하고 자살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했다. 그리고 현장에 있던 낯선 도강우가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이자 “당신 누구야”라며 총구를 겨눴다. 도강우는 되레 그녀를 향해 “지금 저놈 추적 못 하면 못 잡아”라고 경고했고, 강권주는 자살이 아니라 사건에 뭔가 더 있다고 직감했다. 이에 강권주와 도강우는 현장의 단서를 토대로 각자 용의자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형사들의 무전을 도청하고 있던 ‘가면남’은 형사들과 도강우가 추적해오자 고민 없이 검은 모자를 쓴 의문의 남성의 차량에 급발진장치를 작동시켰다. 장경학 팀장 사건 역시 이 남성이 아닌 ‘가면남’의 계획임이 드러난 것. 또한 가면남은 도강우의 얼굴을 확인하며 “오랜만이네. 그때 그 벌레놈”라고 말해 숨소리조차 낼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첫 방송부터 더욱 강력해진 절대악 가면남의 소름끼치는 등장, 그리고 그의 실체에 추적을 시작한 강권주와 도강우의 이야기로 눈을 뗄 수 없는 전개에, 시청자들 역시 “역시 보이스, 명작의 부활이다”, “눈을 뗄 수 없었다. 당연히 본방사수각, 다음 회가 더욱 기다려진다”, “강권주와 도강우의 공조가 기대된다”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본격적으로 ‘증오하는 자 vs 추격하려는 자’의 예측 불가능한 대결의 시작을 알린 ‘보이스2’는 이날(12일) 오후 10시 20분 제2화가 방송된다. 사진=OCN 연예팀 seoulen@seoul.co.kr
  • 美국무부, 한국 800만달러 대북지원도 제동

    美국무부, 한국 800만달러 대북지원도 제동

    한국의 800만 달러의 대북 지원 집행에 대해 미 국무부는 “경제적 혹은 외교적 압박을 성급히 완화하는 것은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을 줄어들게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고 1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한국은 지난해 9월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해 세계식량기구(WFP), 유니세프에 총 800만 달러를 공여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북한의 도발로 집행이 미뤄져 왔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전날 VOA의 관련 질문에 “압박이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를 보장할 것”고도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금수 품목인 북한산 석탄이 국내에 ‘밀수입’ 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가 조사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에서는 북한산 석탄의 한국 반입에 대한 질문이 북-미 대화보다 많았다. 나워트 대변인은 북한산 석탄이 한국에 흘러들어간 것에 대한 미 정부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한국 정부와 훌륭한 관계를 갖고 있다. 그들이 이 보도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든 나라가 제재를 유지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한 걸 신뢰한다. 우리는 그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그들은 오랜 동맹이며 파트너”라고 답했다. 앞서 정부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어겨가며 금수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운반한 전력이 있는 외국 선박들을 일단 ‘입항금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북 석탄 반입 재발 방지책 ‘사전 봉쇄 VS 사후 처벌’

    북 석탄 반입 재발 방지책 ‘사전 봉쇄 VS 사후 처벌’

    한국 수입업자 ‘북 석탄 러시아 국적 세탁’ 적극 가담 북한산 사전 봉쇄 필요하나 물류허브도 감안할 필요 향후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 될지 이목 쏠려 유엔 안보리 결의상 금수품목인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 사건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10일 수입업체 3곳과 수입업자 등 관련자 3명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키로 했다. 따라서 한국 정부는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을 막는 제도적 장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 정부가 유엔 재재를 위반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북한산 석탄이 적은 양이라도 한국 땅에 들어왔고 그것을 막지 못했다는 지적은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업자들은 지난해 4월에서 10월까지 북한산 물품의 중개무역을 주선하면서 수수료 형식으로 북한산 석탄을 받아 한국으로 반입했고, 그 과정에서 러시아에서 환적을 하며 원산지를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3만 5038t(66억원 상당)으로 반입 규모는 크지 않지만 북한산임을 알고 반입한데다 러시아산으로 국적 세탁을 하는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뜻이다. 수사 기간도 지난해 4월 관련 정보가 입수된 뒤 10개월이나 지속됐다. 성분분석 등 기술적으로 북한산과 러시아산을 구별하기 힘들었고, 참고인들의 조사 지체 등이 문제였지만 보다 시간을 단축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조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회적 혼란이 커진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핵심 쟁점은 앞으로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모든 물품을 사전에 봉쇄할 것이냐, 아니면 지금처럼 사후 적발 체계를 가져갈 것이냐로 보인다. 가장 명확한 해법은 석탄, 철광석, 은광석, 구리, 아연, 니켈 등 북한이 주로 우회수출하는 품목에 대해 원산지와 관례없이 모든 물량을 사전조사하는 것이다. 하지만 물류허브를 목표로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경제적 측면을 아예 무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신속한 통관 및 사후 적발 시스템 등이 경쟁력이기 때문에 북한 관련 물품을 포괄적으로 모두 사전에 묶어 두고 조사하는 것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절충안으로 불법 행위에 동원되는 선박이나 특이점이 있다는 첩보가 입수되면 면밀히 사전 조사를 벌이고,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 등이 절충안으로 거론된다. 관세청 관계자도 “외교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 등을 통해 우범 선박에 대한 선별을 강화하는 한편, 필요 시 관계기관 합동 검색·출항 시까지 집중 감시 등을 할 것”이라며 “우범 선박공급자·수입자가 반입하는 물품에 대해서는 수입 검사를 강화하고 혐의점이 발견될 경우 즉시 수사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관세청, 해경, 정보당국 등이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관세청의 수입업자 수사는 끝났지만 외교적으로는 향후 파장에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북한산 석탄 수입업체와 해당 석탄을 매입한 발전업체 등이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대상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조현 외교부 2차관은 전날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만나 “어떠어떠한 조건이 된다면 그런(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된다는) 것이지, 지금 미국 정부가 우리한테 세컨더리 제재나 이런 것(을 한다는 것)은 전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미 공조가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이 어떤 우려도 전한 바 없다”고 말했다. 외려 그는 “지난달 미 국무부가 한국을 유엔 안보리 결의를 해상에서 이행하는데 충실하고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 평가했는데, 이는 최근 수년간 나온 발언 중에 최상위급 표현이었다”고 전했다. 미국이 이번 사건으로 한국에 제재를 가하기는 힘들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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