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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이란에 대규모 석유수출 논란

    중국의 이란에 대한 석유 수출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이 9월부터 이란에 휘발유를 수출하기 시작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너지 등 경제 제재를 통해 이란의 핵 야욕을 꺾겠다는 미국의 노력에 중국이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영국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과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등 전 세계 석유기업들은 미국의 이란 제재가 시작된 후 이란과 석유 거래를 끊은 상태다. 이란의 핵개발을 막기 위한 국제 공조 차원이었지만, 중국 기업들이 이러한 제재의 빈틈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FT는 석유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석유업계와 거래업자들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들은 제3국의 해외 중개상을 통해 이란에 휘발유를 수출하고 있다. 미국의 에너지 제재가 강제력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중국의 석유수출 행위는 사실상 적법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도 이 점을 들어 반박하고 있다. 중국의 한 정부 관계자는 “중국 기업들과 이란의 무역 관계는 유엔 결의안 내에서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이란 핵 문제에 관한 한 일관되고 분명하게 유엔과 함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JP모건의 로런스 이글스 상품연구소장은 “시장에서 오가는 얘기들을 종합해 보면 하루 3만~4만배럴의 중국 석유가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이란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의 1일 석유 수입량은 12만배럴 수준으로 3분의1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셈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중국 기업의 이름이나 중개상 관련 정보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주요 석유생산국 중 하나인 이란이 석유를 수입하는 이유는 자국 내 정제시설이 낙후돼 국내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은 중국과의 석유수입을 통해 에너지 문제에 다소나마 숨통을 트게 됐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의 독자 행동이 달가울 리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의 뉴욕 회담에서 이란 문제에 대한 협조를 당부한 이유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의 협조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24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 정상회담에서도 이란 핵문제와 제재를 주요 현안으로 제기할 전망이다. 중국이 이란과 석유거래를 할 가능성은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중국의 대표적 석유기업인 시노펙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는 최근 이란 정부와 40억달러 규모의 원유 개발협약을 체결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러 “폴란드 미사일 배치계획 철회”

    미국의 체코·폴란드 미사일방어(MD)기지 구축 폐기에 대응, 러시아도 19일(현지 시간) 폴란드 접경지역에 미사일을 배치하려던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블라디미르 포포프킨 러시아 국방차관은 이날 에코 모스크비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버락 오마마 대통령의 MD계획 철회는 이성의 승리”라며 “그의 결정 때문에 우리가 폴란드 인근 칼리닌그라드에 이스칸데르 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계획도 필요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결정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만이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17일 오바마 대통령의 MD계획 철회에 대해 “미사일 확산 방지와 관련, 두 나라 정상이 대화하기에 좋은 조건을 마련했다.”고 환영한 바 있어 조만간 칼리닌그라드 미사일 배치 계획 철회를 공식 발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러시아는 2007년 당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폴란드·체코 등에 MD기지 설립 계획을 밝히자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며 칼리닌그라드에 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동유럽 MD 계획을 철회하겠다고 밝히면서 러시아의 입장도 유연해지기 시작했다.이와 관련, 러시아가 앞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할지 주목된다. 미국이 이번에 동유럽 MD구축 계획을 철회한 것은 유엔이 준비 중인 대(對) 이란 제재 결의안에 러시아가 가세하라는 ‘압박 카드’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많기 때문이다.이에 대한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안드레이 네스테렌코 외무부 대변인이 19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전날 홀로코스트 실체가 의심스럽다는 내용의 연설을 한 것에 강력 비판한 것을 놓고 긍정적 신호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했다. 네스테렌코 대변인은 이날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발언은 이란 문제에 대한 효율적 대화를 시행하기 위한 호의적 국제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그러나 전반적 시각은 러시아가 쉽게 이란 제재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러시아가 이란에서 첫 원자력발전소를 짓고 있는 등 이란과 상업적 관계가 밀접한 데다 이란으로부터 느끼는 위협이 미국보다 적기 때문이라는 논거에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러시아의 공개적 보장이 없는 가운데 오바마 행정부가 MD계획을 철회한 것은 도박이라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사설] “한국의회 난투극이 세계 최고”

    “한국은 의회 난투극 분야에서 세계 최고다.” 권위 있는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가 엊그제 세계 5대 난장판 의회를 선정하며 첫머리에 한국 국회를 놓고 덧붙인 기사의 한 대목이다. 이 잡지는 한국의 국회의원을 피를 봐야 하는 욕망을 지닌 사람들로 묘사했고, 한국의 민주주의는 격투기와 같아서 쟁점을 둘러싼 논쟁은 주먹을 날리고 집기를 던지는 것으로 해결된다고 조롱했다. 지난해 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올해 미디어법 처리를 놓고 벌어진 국회 폭력사태가 기사의 소재가 됐다.낯이 뜨겁고 이런 비아냥을 자초한 우리 국회의 모습이 마냥 개탄스럽다. 영글지 못한 한국 민주주의의 치부를 드러낸 것이자 우리 정치문화와 국회 제도가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먼지를 보여 주는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연설하는 대통령을 향해 ‘거짓말’이라고 고함친 야당 의원에게 하원 전체가 비난결의안을 채택한 미 의회와 너무나 대비된다. 영국과 호주 의회도 5대 난장판 의회에 포함됐다지만 이들 의회에선 기껏해야 언어 폭력이 고작이다. 자신에 대해 여당 의원들이 사퇴결의안을 냈다는 이유로 야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이 인사청문회를 거부하는 직무유기를 마다치 않고, 이런 위원장을 누가 나서서 따끔하게 제재하지도 못하는 게 우리 국회의 현실이니 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봐야 할 것인가.어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8%가 ‘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고 답한 것은 이런 부실 국회의 당연한 귀결이다. 연간 4400억원의 예산을 갖다 쓰면서 세계 최고의 폭력 의회에 오른 국회를 어느 국민이 신뢰하겠는가. 국회 폭력과 폭력 의원을 영구 추방할 방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마련해야 한다. 국회법도 법안자동상정제와 필리버스터를 허용하는 쪽으로 확 바꿔야 한다.
  • “한국인 원폭피해 美사죄 촉구안 마련”

    한국인 원폭피해자에 대해 미국 대통령의 사죄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원폭피해자 및 원폭 2세 환우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와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은 이번 회기 내에 결의안을 마련해 국회에 내고, 원자폭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점을 들어 미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사죄를 촉구하기로 했다. 현재 초안이 완성된 상태다.공대위가 17일 공개한 결의안 초안에는 “원자폭탄 투하라는 국제법 위반사항에 대해 64년 동안 원폭을 투하한 자의 책임이 방치되고 있는 것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대한민국 국회는 원폭 투하의 최종 결재권자였던 미국 대통령의 진솔한 사죄를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결의안은 그 자체로는 강제성이 없지만 미국 측에 도의적인 책임을 묻고 대책마련을 압박한다는 차원에서 한국 피해자에 대한 일본 측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피해를 입은 70여만명 중 한국인은 약 10%에 해당하는 7만여명이다. 북한에도 2008년 현재 1911명의 피폭자 중 382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추미애 고집에 발목잡힌 노동부장관 청문회

    추미애 고집에 발목잡힌 노동부장관 청문회

    ‘불량 상임위’가 결국 장관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해야 할 청문회마저 무산시켰다.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법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갈등의 후유증으로 16일 임태희 노동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열지도 못했다. 그러고는 네탓 공방만 이어갔다. 환노위는 지난해 6월 18대 국회가 문을 연 이후 아직 법안심사소위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소위 내 여야 의원 비율 문제를 둘러싼 여야 간 힘겨루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불량 상임위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이번 갈등은 추미애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사퇴촉구 결의안과 국회 윤리위 제소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비롯됐다. 한나라당에 비정규직법을 일방적으로 상정한 것을 사과하라고도 했다. 전날 여야 원내대표단이 만나 결의안 철회 등에 합의했지만 환노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이 “추 위원장의 직무유기에 따른 조치였다.”며 이를 거부하고 법안심사소위 구성을 요구하면서 또다시 꼬였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추 위원장이 몽니를 부린다며 비난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위원장 한 사람의 독단과 독선으로 국회가 마비되고 발목 잡히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말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장관 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잃었다. 하루빨리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조원진 간사를 비롯해 환노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추 위원장의 사과 요구에 대해 “개인 명예만 중시하겠다는 억지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쟁점이 없다는 미명 아래 위원장 개인의 철학에 부합하는 법안만 상정되고 나머지는 미상정 상태로 남아 있는 기이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앞서 오전에는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이 기자간담회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한 위원장에게 어떻게 상임위를 열라고 하느냐.”며 추 위원장의 입장을 두둔했다. 법안심사소위는 “여야 동수 제안을 수용하면” 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여야는 청문회 일정을 다시 협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인사청문회법은 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청문을 마치도록 돼 있다. 부득이한 사유로 청문회를 마치지 못하면 대통령이 10일 이내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오는 22일까지 청문회와 보고서 채택을 마쳐야 하지만, 청와대에 여야 간사가 요구하면 열흘간 연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21일이나 23일 중 반드시 청문회를 열도록 합의하겠다.”고 밝혔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모닝 브리핑] 유엔 核정상회의 결의안 ‘北 제재’ 재확인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오는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특별 핵(核)정상회의에서 채택될 결의안 초안에 1993년 이후 채택된 북한에 대한 4개의 안보리 제재를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안보리 순회의장국인 미국이 핵정상회의에 앞서 상임이사국 등에 회람한 결의안 초안에는 대북 결의 825호(1993년), 1695호(2006년), 1718호(2006년), 1874호(2009년)를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kmkim@seoul.co.kr
  • 임태희 노동 16일 청문회 무산

    당초 16일로 예정됐던 임태희 노동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무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15일 “내일 인사청문회는 열리지 않는다.”면서 “청문회 전에 자료 요청도 해야 하는데 상임위조차 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임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무산은 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환경노동위원장이 한나라당에 지난 7월 비정규직법의 일방적 상정을 사과할 것을 요구한 게 발단이 됐다. 추 위원장은 당시 한나라당이 낸 위원장 사퇴촉구 결의안과 국회 윤리위 제소 등의 철회를 요구했으나, 한나라당은 “추 위원장의 직무유기에 따른 조치였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이 국회에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처리되지 않으면 대통령은 청문회 없이 장관을 임명할 수 있다. 임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시한은 오는 22일이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전국플러스] 대구시의회, SSM 규제 조례안

    대구시의회가 영세 도심 소상인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대구시의회 경제교통위원회는 15일 시작되는 제181회 임시회에서 도심 일반 주거지역 내 기업형 슈퍼마켓(SSM) 진출을 규제하는 내용의 대구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과 대구시 소상인 지원 및 유통업 협력 조례안을 각각 발의할 예정이다.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은 일반 주거지역에 건축 가능한 판매시설 규모를 현행 2000㎡ 미만에서 1000㎡ 미만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는다. 시의회는 또 대규모 유통기업 규제 법령의 조속한 마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다. 이들은 결의안에서 “국회가 나서 전국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무분별하게 공격하는 대규모 유통기업의 전횡을 규제할 법을 마련하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 G2 고위급 교류 날개… 中 입법수장 20년만에 방미

    │워싱턴 김균미·베이징 박홍환특파원│중국 공산당 서열 2위인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도착, 12일까지 6박7일간의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사태 발생 직전 완리(萬里) 위원장의 방미 이후 20년만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정부 고위급 인사들의 교류가 늘어나는 가운데 양국간 교류가 입법부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베이징을 출발, 쿠바와 바하마를 먼저 방문한 우 위원장은 이날 피닉스 공항에서 서면 성명을 통해 “나의 미국 방문은 전인대 위원장으로서는 20년만에 이뤄진 일”이라고 상기시켰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은 수교 30년 이래 이미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활력이 넘치는 양자관계로 발전했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간의 더욱 적극적인 협력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언론들이 우 위원장의 방미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과 달리 미 주요 언론들은 우 위원장의 피닉스 도착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 양국은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 재임시절인 2007년과 2008년에도 그의 방미를 추진했으나 번번이 티베트 문제 때문에 실현되지 않았다. 2007년 가을 미 의회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게 훈장을 수여키로 하자 중국 측이 반발하면서 연기됐고, 2008년 봄에도 미 의회가 티베트 라싸에서 일어난 유혈사태와 관련, 중국에 대한 비난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취소됐다. 우 위원장의 이번 방미는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초청을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초선의원 시절부터 티베트 문제에 큰 관심을 보여온 펠로시 의장은 방중 당시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티베트 문제 등 중국의 인권 문제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아 미국 내 일각에서 비판의 소리가 높았다. 그의 방미 문제를 포함, 미·중관계의 개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됐다. 같은 맥락에서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우 위원장의 방미에 오바마 정부 출범 후 양자관계 개선을 원하는 미·중 양국의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 위원장은 미국 방문 기간에 워싱턴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및 펠로시 의장 등과 만나 지구온난화 대책과 금융위기 극복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7월 말 워싱턴에서 제1차 전략경제대화를 열고 양국간 경제와 외교 현안들에 대해 본격적으로 협의하는 등 G2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중 관계를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 중 하나로 규정하며, 양국간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관계를 강조했다. 양국은 이달 중순 뉴욕 유엔총회와 피츠버그 G20 정상회의, 11월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 등 잇따른 미·중 정상회담과 고위급 회동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가면서 경제와 국제적 현안들을 둘러싼 이견들을 좁혀 나갈 것으로 보인다. kmkim@seoul.co.kr
  • “스탈린이 유럽 살려” 러 역사왜곡 심화

    “전쟁? 스탈린은 아무 상관없어!”1일 제2차 세계대전 발발 70주년을 앞두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소련의 전쟁책임론을 부인하고 나서 유럽이 격분하고 있다.논의의 핵심은 누가 진짜 전쟁을 시작했느냐는 것이다. 지난 7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히틀러와 스탈린 둘 다 개전의 책임이 있다며 이들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러시아는 폴란드를 지목했다.독일과 소련은 2차 세계대전 직전인 1939년 8월 독·소 불가침조약을 맺으면서 양국이 동유럽을 분할 점령한다는 비밀의정서를 교환해 전쟁을 촉발시켰다.그러나 크렘린은 이제 와서 “소련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30일 국영 로시야TV와의 인터뷰에서 스탈린 책임론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유럽을 살린 건 스탈린이었다.”고 반박했다. 메드베데프는 또 “외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해 3국과 우크라이나가 전체주의를 미화하고 유럽 해방을 이룬 러시아의 주도적 역할을 덮는 등 역사를 왜곡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이 나치를 국가적 영웅으로 규정했으며, 서유럽은 관계악화 우려 때문에 동유럽의 이런 ‘괘씸한 수정주의’를 수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문제는 이 발언이 1일 폴란드 항구도시 그단스크에서 열릴 2차 세계대전 발발 70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터져나왔다는 것이다. 이 회동에는 러시아, 독일, 폴란드, 우크라이나, 리투아니아 정상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러시아는 이 자리에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보냈다. 그러나 메드베데프의 ‘도발’로 오랜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지적했다.이 회동을 위협하는 건 사실상 과거나 역사가 아니라 ‘현재’라고 신문은 꼬집었다. 러시아는 지금도 옛 소련 국가들에 대한 과거의 영향력을 회복, 특권을 누리려 한다. 크렘린은 또 ‘역사 바로잡기’라는 명목 아래 과거사 미화 노력도 꾸준히 펴왔다.“2차 세계대전의 승리는 소련의 위업”, “나치주의를 무너뜨리고 세계의 운명을 결정한 건 우리”라고 주장해온 메드베데프는 지난 5월 “러시아의 국익을 해치는 역사 왜곡에 대응하겠다.”며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역사학자들이 아닌 연방보안국(FSB) 멤버들이 장악한 이 위원회는 전쟁 당시 러시아의 ‘영웅적 희생’을 가르치는 데 역점을 둔다. 또 러시아의 통치를 받는 40여개 민족을 상대로 소련식 국가통합을 꾀하려 한다. 뉴스위크는 위대한 새 러시아의 건설을 꿈꾸는 푸틴과 메드베데프에겐 흠 없는 ‘위대한 역사’가 필수조건이라고 꼬집었다.이에 대해 역사학자들은 별 감흥도 없다는 반응이다. 러시아의 역사학자이자 야당 지도자였던 블라디미르 리즈코프는 “매우 멍청한 논쟁”이라며 “크렘린은 자신들의 독재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해 스탈린 정부를 옹호하고 복권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의정중계석]양천구 임시회 추경예산 심사결과 주목

    ●중랑구의회(의장 이성민) 이성민 의장과 의원들이 지난 24일 중랑경찰서를 방문했다. 지역내 치안상황 관리 현황을 청취하고, 치안 유지와 교통질서 확립을 위해 애쓰는 전·의경들에게 격려품을 전달했다. 이 의장은 이 자리에서 “중랑구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경찰관의 노고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종로구의회(의장 이종환) 이종환 의장과 의원들이 30일 중앙고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3회 자매도시간 생활체육교류전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강원 영월군과 자매결연 관계에 있는 종로구의 지역간 교류를 위해 마련됐다. 의원들은 배드민턴, 볼링, 족구, 게이트볼, 축구 등의 게임을 통해 영월군청 관계자들과 친목을 다졌다. ●성동구의회(의장 김복규) 31일 제2차 본회의를 끝으로 제169회 임시회를 폐회했다. 지난 26일부터 열린 이번 임시회는 조례안과 도시계획시설 변경결정을 위한 의견청취안 등을 심사·의결했다. ▲재향군인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 ▲도시디자인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폐기물 관리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대행업체 평가 조례안 ▲도시계획시설 변경 결정을 위한 의견청취안 등을 치열한 토론 끝에 통과시켰다. ●양천구의회(의장 이성국) 9일까지 13일간의 일정으로 제185회 임시회를 연다. 이번 회기에 제출된 안건은 모두 8건이다. ▲구민창안제도 운영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수입증지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운영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재난 및 안전관리기구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 ▲지역자율방재단 운영 등에 관한 조례안 ▲2009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등이다. 특히 2009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이 무사히 통과될지 심사결과가 주목된다. 구의회는 지난 28일 제1차 본회의를 시작으로,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을 거쳐 9일 추가경정예산안 등 안건을 처리하고 회기를 마감할 예정이다. ●강동구 의회(의장 윤규진) 김성달 의원 등 의원 8명이 지난 25일 서울~세종행정복합도시 간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반대 결의안을 제출했다. 강동구 도심을 통과하도록 설계된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계획을 재검토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2016년 완공 예정인 제2경부고속도로는 서하남IC에서 강동구 방아다리길을 통과하도록 설계됐다. 김 의원은 “지역주민의 숙원인 상일·명일·고덕동 일대에 조성될 아파트단지의 주거환경을 악화시키고 주변 생태환경 등이 단절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청팀
  • [모닝 브리핑] “日, 위안부결의 저지로비에 45만弗 써”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부가 지난 2007년 미국 하원이 추진한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비난하는 결의안 채택을 저지하기 위해 로비자금으로 45만달러(약 5억 6000만원)가량을 썼다고 산케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당시 ‘호건 & 하트슨’이라는 미국의 로비회사에 채택안을 막기 위해 2007년 3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44만 8000달러의 거액을 제공했다. 해당 회사는 전직 정부 고위 관리, 공화당과 민주당 관계자를 포함, 1100여명의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 로비기업이다. 회사 측은 공화당 하원 의원과 10차례, 민주당 하원의원과 3차례, 공화당의 하원 의원 보좌관과 47차례, 민주당 하원 의원 보좌관과 75차례 만났다. 주미 일본대사관 측은 “국익상 중요한 문제로서 미국의 이해를 구할 필요가 있는 외교 사안에 대해서는 로비회사에 위탁하는 경우가 있다.”고 신문에 해명했다.hkpark@seoul.co.kr
  • “中에 간도협약 무효통보 못한 건 역사적 책임 회피”

    오는 9월4일은 한국의 외교권을 강탈한 일본이 만주의 철도 및 탄광채굴권 등 이권을 조건으로 간도를 중국 영토로 인정하는 간도협약을 불법적으로 체결한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다. 간도는 19세기 말까지 조선이 영유권을 행사했고, 현재도 조선족 동포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우리의 고토로 반드시 되찾아야 할 땅이다. 하지만 해방 이후 역대 위정자 누구도 간도협약의 무효를 중국 정부에 통보하지 않았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국제법상 영유권 시효 100년설은 전혀 근거가 없지만 한 세기가 지나도록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역사적 무지 또는 책임회피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학계의 주장이다.한국간도학회(회장 이일걸)가 25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최한 ‘간도협약 체결 100년의 재조명’ 학술대회는 역대 정부의 간도정책 분석을 통해 간도협약의 무효를 중국 정부에 통보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규명하는 자리였다. 이승만·장면·박정희 정부의 간도정책을 분석한 최장근 대구대 교수는 “한국전쟁 이후 사실상 중국과 대립관계에 있어 간도문제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시기였으나 이 시기에 이승만 정부가 간도문제를 제기하지 않아 그 이후의 정권들도 연장선상에서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정희 정부는 통일한국을 대비해 국회차원에서 간도문제를 다룰 수 있도록 자료집 발간팀을 구성하는 등 간도사업을 추진했으나 중국 정부에 간도영유권을 제기해야 한다는 인식은 갖추지 못했다.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의 간도정책을 분석한 이일걸 회장에 따르면 전두환 정부는 간도문제에 관심조차 없어 뚜렷한 간도정책을 수립할 수 없었고, 중국과 직접 수교의 장을 연 노태우 정부는 수교가 지연될 것을 우려해 간도문제 해결을 회피했는데 오히려 수교 이후 중국이 동북공정을 추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 회장은 “김영삼 정부 역시 역대 정부가 취한 대 간도정책의 기조를 벗어나지 않았으며, 적극적으로 간도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김우준 연세대 교수는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의 간도정책 분석’에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내부적으로 간도협약의 법률 효력은 무효라는 입장을 정리하는 등 간도문제에 대한 인식에 진전이 있었지만 국제 정세를 고려해 중국에 간도협약 무효를 통보하는 정책실행은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004년 김원웅 의원의 주도로 간도협약 무효 결의안이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 제출됐으나,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폐기됐다.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간도정책에 대해선 “기업인 시절과 서울시장 시절 적극적으로 간도문제를 언론에 피력했던 것과 달리 대통령 취임 이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며, 남은 임기 동안에도 간도에 관한 정책이 입안되고 실행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국회 차원에서 이명수 자유선진당 의원 주도하에 여야의원들이 서명한 ‘청·일 간도협약 무효안’이 9월4일 이전에 상임위원회에 제출될 것으로 보여 추이가 주목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오늘부터 남북적십자회담

    남북적십자 회담이 26일부터 28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린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 10월 이후 중단됐던 이산가족 상봉이 2년 만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은 지난해 11월13일 단절한 판문점 남북 당국 간 직통전화 채널(적십자 채널)을 복원했다. 대한적십자사는 25일 “북한 조선적십자사는 오전에 개통된 판문점 남북직통전화를 통해 남북적십자 회담 개최 제의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고 발표했다. 북측은 대한적십자사가 지난 20일 제의한 남북적십자 회담과 관련, “귀측의 뜻에 동의하며 회담 장소는 금강산호텔에서 하자.”고 밝혔다. 남북적십자 회담에서는 올해 추석을 전후해서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문제를 주로 논의한다. 남측 대표는 김영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 북측 대표는 최성익 조선적십자사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적십자회담 의제와 관련, “일단 우리는 이산가족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으로 얘기를 했다.”면서도 “적십자 차원에서 협의 가능한 남북 간의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북한에 억류된 ‘800 연안호’ 선원 석방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천 대변인은 “북측은 오늘 오전 9시47분 판문점 직통전화 채널로 보내온 통지문에서 ‘북측 판문점 적십자 연락대표들이 정상적인 사업에 착수했다.’고 통지해 왔다.”며 “이로써 남북적십자 간에 직통전화 연락채널이 정상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우리 정부가 유엔 대북 인권결의안 공동 제안국에 참여한 것을 이유로 판문점 남북 직통전화 채널을 차단했다. 남북 당국 간 각종 통지문 교환 등에 사용되는 판문점 직통전화 채널은 9개월여 만에 정상화된 셈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오바마에 위안부 문제 전할 것”

    2007년 미 하원에서 ‘일본군 강제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일본계 3세 마이크 혼다(68·민주당) 하원의원이 12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고 있는 경기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았다. 강원대 명예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10일 방한한 혼다 의원의 한국 방문은 두번째다. 이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만난 혼다 의원은 “미 오바마 대통령이나 힐러리 국무장관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美 대북정책 ‘非핵’인가 ‘反확산’인가

    [정종욱 월드포커스] 美 대북정책 ‘非핵’인가 ‘反확산’인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전격 방문한 지도 열흘이 지나고 있다. 아직도 미국은 그의 방문이 미국 여기자 두 명의 석방을 위한 순수한 인도적 행차였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다. 기자들을 석방시켜서 클린턴이 함께 데리고 나온다는 각본은 뉴욕에서 있었던 미국과 북한과의 사전 접촉에서 이미 합의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예 가지 않았을 것이다. 인질 구출을 내세운 정치적 목적의 방문일 수밖에 없었다는 말이다. 그걸 탓하자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런 정치적 행사가 북한 핵문제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북핵 문제에서 각기 다른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한반도의 비핵화보다 북한산 핵 물질의 해외 수출을 차단하는 데 더 큰 관심이 있다. 비핵보다 반확산이 더 우선 목표라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비핵이 더 중요하다. 클린턴이 김정일과 나눈 대화의 핵심도 비핵보다 반확산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비핵에는 검증이 필수적이지만 반확산에는 검색이 더 중요하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 1874호의 핵심도 검색이다. 북한 외화 수입의 중요한 수단인 핵 관련 물질의 수출을 차단함으로써 북한을 밖으로부터 압박해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그런 전략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일관성이다. 미국은 북핵 협상에서 필요에 따라 입장을 바꾸어 왔다. 제네바 협상 때에도 그랬다. 북한이 과거 핵 활동을 통해 얼마나 많은 핵 물질을 보유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 한국과 미국 양국이 합의한 큰 원칙이었지만 특별사찰에 대한 북한의 거센 반대에 부딪치자 과거보다 미래가 더 중요하다고 물러섰다. 미래가 중요하기도 했지만 몇 달 뒤로 다가온 미국의 중간 선거가 더 급한 게 진짜 이유였다. 결국 과거문제는 경수로 건설 과정에서 핵심 부품이 들어가는 시점에서 따지기로 하고 협상을 봉합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북한에 7년 정도의 시간을 벌게 해 준 셈이다. 부시 때에도 처음에는 ‘악의 축’이니 뭐니 하면서 강하게 나가다가 임기 후반부에는 자세를 낮추었다. 불능화니 폐기니 하면서 큰 진전이 있는 것처럼 떠들었지만 말장난에 불과했다. 영변의 냉각탑을 폭파했지만 임기가 끝나기 전에 업적을 남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상징하는 정치적 연출에 불과했다. 오바마 역시 한 번 산 물건을 두 번 사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장담하면서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강조해 왔지만 최근에 와서는 반확산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있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오바마 정부 역시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이란을 생각해서라도 그럴 수는 없다. 그러나 비핵을 달성하는 전략에 미묘한 변화가 있음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미국 국무부의 신임 아·태 담당 차관보가 북한에 줄 큼직한 선물 보따리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확인된 액수는 아니지만 400억달러 규모라고 했다. 국내외에서 심한 곤경에 처한 김정일에게 대단히 구미가 당기는 미끼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그렇다고 북한이 핵을 포기할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핵도 가지면서 돈도 챙기자는 계산이다. 북한이 노리는 것이 사실상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동시에 외부의 지원을 챙기는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제2의 파키스탄이 되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오바마 정부의 주장대로 반확산에 주력하게 되면 비핵 부문에서 북한에 퇴로를 열어주는 불행을 맞을 수도 있다. 북한의 국내외 상황이 지금처럼 민감하고 힘들었던 때도 일찍이 없었다. 서둘 필요가 없다. 시간은 우리 편이다. 미국 등 우방과 협의하면서 입장을 정리하고 북한 내의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서 공동 전략을 세워야 한다. 지금이 한반도 평화 정착과 통일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종욱 싱가포르 남양대 교환교수
  • 미숙한 한국외교 또 ARF(아세안안보포럼) 망신살

    정부가 지난해에 이어 23일 폐막한 제16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의장성명을 놓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교당국의 미숙한 대응, 대(對) 아세안 외교에서 안일한 접근이라는 비판이다. 정부는 제16차 ARF 의장성명에 미국과의 공조로 북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 등을 삽입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날 채택된 의장성명에 이 부분이 포함되기는 했다. 하지만 ARF 의장성명에는 “북한은 미국의 사주(instigation)로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전면적으로 거부했다.”는 내용을 비롯해 한국 내 주한미군 주둔을 문제삼은 북한의 주장이 그대로 반영됐다. ARF 회의의 성과를 담은 공식 문서인 의장성명에 유엔에서도 배척된 북한의 주장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한국 외교당국의 미숙한 대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24일 “의장성명을 작성하는 것은 의장국의 고유권한이고 회의에서 나온 발언을 그대로 반영하는 게 관례”라고 해명성 말을 했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북측은 의장국인 태국에 로비를 잘했다는 말이 된다. 반대로 우리측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5차 ARF에서는 의장성명 초안에 6·15와 10·4 남북 합의 준수를 주장한 북한의 입장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 사건을 비난한 한국 입장이 모두 병기됐다. 남북 양쪽이 이를 알고 반발, 남북의 주장을 담은 문구가 모두 삭제되는 것으로 절충됐다. 세종연구소 홍현익 안보연구실장은 “정부는 북한 외교가 국제적으로 상당히 고립됐다고 판단한 것 같지만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ARF에서도 사실상 대아세안 외교에서는 특별하고 역량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이고 치밀한 외교 활동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와 같은 최근의 행동에 대한 압력이 가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미디어법 통과] 방송법 재투표 무효논란

    방송법 수정안이 재투표를 통해 처리된 것과 관련해 유·무효 논란이 일고 있다.민주당은 22일 통과된 신문법·방송법·IPTV법이 ‘재투표’와 ‘대리투표’였다며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법조계도 1차 표결에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재표결 후 통과된 것은 위법성이 짙다는 분위기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이날 “국회법상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한 상태의 표결이기 때문에 표결 자체를 무효로 볼 수 있다.”면서 “이미 무효인 1차 투표에 대해 재투표를 한 것 자체도 위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무효가 아니더라도 부결된 법안을 즉시 재투표해 통과시킨 부분도 법률 근거가 없이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법조인은 “이번 법안 처리와 관련해 법원에 표결에 대한 무효 소송과 함께 관련 법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는 헌법소원 제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하지만 국회 의사국은 적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재투표를 통해 처리된 방송법 수정안은 첫 투표가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투표 자체가 성립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표결이 성립되지 않아 원칙상 표결 불성립이다. ‘일사부재의’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고, 언제든지 다시 표결할 수 있는 것으로 과거에도 사례가 다수 있다고 강조했다.의사국은 이날 “국회는 표결 선언 이후 재적의원 과반수 의원이 투표하지 못한 경우 투표를 다시 실시하는 관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3년 6월 16대 당시 처리된 북한인권개선촉구결의안, 지난 2007년 6월 17대 당시 처리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대책 특별위원회 활동기한 연장의 건 등이 그 예라는 것이다.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국회법 78조에 따라 의결정족수가 성립되지 않은 것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대리 투표 문제는 과거에도 문제가 제기됐었다. 국회 관계자는 “선진국은 지문인식, 아이디, 패스워드를 입력한 뒤 투표하는 등 본인 인식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대리 투표 여부를 가릴 수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우리 국회에서는 그동안 본회의장 안에만 있다면 의원간에 구두로 부탁해 대리투표도 해 왔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안 원내대표는 “우리는 대리 투표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주현진 오이석기자 jhj@seoul.co.kr
  • [사설] 소상인과 지자체가 막은 기업형 슈퍼

    홈플러스 인천 옥련점의 개점이 보류됐다. 지역 소상인들이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 신청을 제기하자 홈플러스측이 어제 개점을 보류한 것이다. 여진은 청주, 인천 갈산동과 계산동, 안양 등으로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중소상인들의 반란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할 만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군산시는 어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입점을 막기 위한 도시계획 조례 개정안을 마련했다. 2000㎡까지 돼 있는 준주거지지역의 판매시설 허용면적을 1000㎡로 줄이는 내용이다. 광주광역시의회와 천안시의회도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이나 건의안을 채택키로 했다. 대형마트나 SSM의 무차별 공격으로부터 붕괴일보 직전의 상권을 지키려는 지자체와 상인들의 사수전이 눈물겹게 진행되고 있다. 군산시처럼 진출을 사전차단하기 위해 조례를 고치는 곳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이미 동네 구석구석까지 진출한 대부분의 도시는 상인들끼리 가격경쟁력 갖추기에 애쓰고 있지만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대형매장에 입맛을 들인 소비자들은 이웃 개미슈퍼의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불편까지 감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SSM 주변 상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곳 중 4곳은 앞으로 6개월도 버티기 힘들다고 답했다. 지역 유통시장의 붕괴가 지역경제 침체로 악순환될 조짐이다. 전국적으로 385곳의 대형마트가 3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SSM도 509곳에 이른다. 대형마트의 유통지배는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한국식’ 골목시장 점령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국회에는 지역 소상공인과 재래시장을 보호하는 내용의 대형마트와 SSM 규제법안이 14건이나 상정돼 있지만 낮잠을 자고 있다. 국회가 할 일을 않으니 국민들만 고생이다.
  • 日 자민당 北선박 검사법 되살리기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북한 선박의 화물을 검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특별법’ 되살리기에 나섰다. 일본 국회는 14일 오후 참의원에서 아소 다로 총리의 문책결의안이 통과됨에 따라 사실상 폐막됐다. 동시에 계류 중인 북한 화물검사 특별법을 비롯, 국가공무원법, 노동자파견법 등 법안들이 확정될 가능성도 없어졌다. 해산 정국에 쫓겨 핵심 법안들마저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폐기된 법안은 17개다.일본은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에 근거, 회원국들에 결의안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적극적으로 특별법의 제정을 추진했다. 지난 14일 중의원까지 통과시킨 뒤 막판 절차인 참의원의 상정을 남겨 놓고 있었다. 때문에 외교적으로 체면을 구길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특히 중국을 향해 대북 제재를 요구하기도 어렵게 됐다.연립여당은 15일 북한 화물검사 특별법만이라도 해산 전에 확정하기 위해 제1야당인 민주당 측에 ‘힘겹게’ 심의를 요청했다. 야마오카 겐지 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이에 대해 “ 총리문책결의가 결정됐기 때문에 심의에 응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현재로선 민주당의 변화없이는 법안 통과를 기대할 수 없다.아소 총리는 앞서 “(북핵과 미사일에) 가장 영향을 받는 일본이 대응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은 국제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야당을 비난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현행 법에 근거, 해상자위대가 북한 선박의 정보를 수집하거나 추적하되, 화물 검사는 다른 국가에 맡기도록 할 방침이다. h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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