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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빠른 日, 北국적자 입국금지 추진

    일본 정부는 북한 핵실험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 차원에서 북한 국적자의 일본 왕래 금지 및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간부의 일본 재입국 금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7일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와 함께 모든 북한 선박의 일본 내 입항 금지, 현금 지출 신고 의무를 현재 100만엔 이상에서 그 이하로 내리는 등 대북 현금 반출 및 송금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는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일본인 납치 등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유엔 차원의 제재와 별개로 부과했다가 2014년 5월 북한과 일본 간의 납북자 문제를 논의한 ‘스톡홀름 합의’로 그해 7월부터 완화했던 대북 제재 조치를 되돌려 놓겠다는 것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참의원 본회의에서 북한 핵실험에 대해 “일본의 독자 조치를 검토하는 것을 포함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경제 제재를 포함한 새로운 결의안 채택을 목표로 하는 동시에 일본의 독자적인 제재 강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NHK는 “일본 정부가 향후 북한 동향과 더불어 유엔 안보리에서 중국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구체적인 대응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협상을 진행 중인 아베 정부가 이 문제에 미칠 영향을 감안, 북한과 국제사회의 동향을 지켜보면서 그 수위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이 해제했던 대북 독자 제재를 부활시키면 북한은 ‘스톡홀름 합의’ 파기로 간주하고, 그동안 진행해 왔던 납북자 재조사 등을 중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자민당과 민주당 등 여야는 중의원 운영위원회를 열어 국회 차원에서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8일 중의원에 내고, 같은 내용의 결의안을 참의원도 채택하기로 했다. 일본 언론들도 이날 ‘폭거’ ‘만행’ 등의 표현으로 북한 핵실험을 비판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사설] 북핵 해결, 中 고강도 제재 동참이 관건이다

    북한의 전격적인 4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가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어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15개 이사국이 참가한 가운데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중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담는 대북 제재 결의안 마련에 착수했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을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도발로 간주하고 기존 안보리 결의안 1718호(2006년), 1874호(2009년), 2087호(2013년), 2094호(2013년)의 명백한 위반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그동안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 일곱 차례나 결의안을 내놓았지만 실효성 차원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자성론이 거세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해 국제사회의 충격과 분노를 고려하면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은 제재 강도와 범위에서 기존의 일곱 차례 결의안들과는 차원이 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긴급 전화 통화에서 “국제사회와 연대해 적극적인 제재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국제사회는 다양한 대북 제재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관과 기업 등에 대해 핵 활동과 무관하더라도 제재를 가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등의 고강도 경제 제재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와 별도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무기수출 금지, 무역 제재 등 제재를 받게 된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북핵 해결 노력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무엇보다 북한의 후원국 격인 중국의 동참이 중요하다. 우리 외교부가 어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외교 수뇌부에게 향후 추가 대북 제재 시 중국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전례 없이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한 그제 2016년 외교부 신년초대회 연설에서 북한을 강력하게 비판했고,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중국은 당연히 해야 할 국제사회의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국 시진핑 지도부가 과거와 달리 북핵 문제에 강경한 입장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동안 관례에 비춰 중국이 적극적인 대북 제재에 미적거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토 분쟁으로 미국과 군사적 갈등을 빚고 있는 데다 미·일 군사동맹 강화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포기하기 어려운 처지다. 그동안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속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사실 중국의 은밀한 원유와 식량 지원 덕택이었다. 앞으로 유엔과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될 고강도 대북 제재에 중국이 어느 정도 협조하느냐가 관건이다. 중국 역시 자국의 안보 전략 차원에서 벗어나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자세를 보여야 하고 우리 정부 역시 향후 대북 제재 동참에 중국의 긴밀한 협조를 이끄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돌입…대북제재 집중 논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6일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성공 발표와 관련해 새로운 대북제재를 위한 논의에 돌입했다.  안보리는 6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15개 이사국이 참가한 가운데 북한의 추가 핵실험 발표와 관련한 대응을 논의하는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었다. 이번 긴급회의는 북한의 공식 발표가 있은 지 불과 12시간여 만에 소집된 것으로 안보리가 북한의 수소탄 실험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 등 유엔 회원국은 북한의 수소탄 실험 성공 발표 후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는 한편 안보리 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특히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이번 달부터 비상임이사국이 된 일본은 강도 높은 대응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경제제재를 넘어서 다른 여러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시사해왔으며 일본도 북한 발표 직후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강력한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1, 2, 3차 북한 핵실험 때 안보리의 대응을 보면 이날 긴급회의가 끝난 뒤에 대응방안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언론성명 등의 형태로 안보리 회의 결과가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실험과 관련해 안보리는 6건의 결의와 6건의 의장성명, 2건의 언론성명을 내놓았다. 특히 4건의 결의안에는 제재 내용이 포함됐었다.  이번에도 안보리가 결의안을 채택할 경우, 과거보다 제재 대상과 내용은 훨씬 확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북한 “수소탄 핵실험”] 북한의 역대 핵실험

    [북한 “수소탄 핵실험”] 북한의 역대 핵실험

    북한의 핵개발은 1993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며 시작돼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의 갖가지 대응에도 불구하고 결국 6일 4차 실험에 이르렀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전까지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는 각종 당근책을 제시하며 북한의 핵 야욕을 억누르기 위해 노력했다. 북한은 유인책에 우호적으로 반응하며 일시적으로 핵 동결 조치를 취하기도 했지만 결국 핵을 포기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그동안 핵무기 개발을 위해 투입한 비용은 약 1조 8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3년 노무현 정부와 미국 부시 행정부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까지 머리를 맞대는 ‘6자회담 카드’를 꺼냈고 2005년 베이징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으로 북한의 모든 핵무기 포기 합의를 이끌어 냈다. 하지만 2006년 3월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 등으로 북·미 관계는 더욱 경색됐고 북한은 그해 7월 미국 독립기념일에 대포동 2호 미사일을 쐈다. 그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채택에 항의하며 같은 해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2007년 10월 2차 남북 정상회담 성사로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는 진전을 이뤘고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보이기도 했다. 2008년 북한은 영변의 원자로 냉각탑 폭파를 CNN 등 해외 언론을 통해 직접 중계하는 언론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가 집권한 2009년 5월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실시하며 이명박 정부에서의 남북 관계는 더욱 요동쳤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북한은 핵실험 50일 전인 그해 4월 5일 장거리 로켓 ‘은하 2호’를 쏘며 2차 실험을 예고하기도 했다. 3차 핵실험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2013년 2월 12일 이뤄졌다.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한 2012년 12월 12일 이후 2개월 만이었다. 북한은 비핵화 포기 선언을 하고 핵실험 갱도 내부 사진이 국방부에 의해 공개돼 3차 핵실험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당시 북한은 핵실험을 실시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주변의 인력과 장비를 철수하는 등 기만전술을 벌이다 3차 실험을 전격 실시하며 한반도 정세를 요동치게 했다. 1~3차 핵실험은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에 반발하는 수순을 밟으며 이뤄졌지만 이번 4차 핵실험은 잠수함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뒤 전격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였다. 또 북한 외무성의 핵실험 예고 발표 등 징후도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북한 “수소탄 핵실험”] 김정은 경제중시 모드는 위장전술…‘핵 로드맵’ 지속 재확인

    [북한 “수소탄 핵실험”] 김정은 경제중시 모드는 위장전술…‘핵 로드맵’ 지속 재확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승인 아래 북한이 6일 수소폭탄 실험을 기습적으로 감행했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핵 개발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해 북한이 당분간 핵실험을 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던 터라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충격은 한층 더 클 수밖에 없다. 또 김 제1위원장의 측근인 리수용 외무상 등 북한 대표단이 오는 20~23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18년 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제외교를 통해 산업 활성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높았다.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외부의 시각에 허를 찌르듯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단행했다. 결국 지난해부터 북한이 남북 간 대화 기조를 유지하고 대외적으로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은 돌이켜 보면 이번 핵실험 감행을 위한 위장전술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사전에 핵실험을 중국과 미국에 알리지 않은 점 역시 위장전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평가된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수소폭탄 실험을 감행했다고 밝힌 데서 김정은 정권이 핵 보유만이 정권의 유일한 생존 수단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그동안 6자회담 등 대화로 핵을 포기시키려 했지만 북한은 일관되게 핵 역량을 향상시켜 왔고 그것이 수소폭탄 실험 발표로 귀결된 셈이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의 이번 실험은 단기적인 전술이 아니라 아버지인 김정일 정권 때부터 장기적 로드맵에 따라 추진된 프로젝트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 제1위원장은 핵을 포기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등을 보면서 최후의 보루는 핵뿐이라고 더욱 강하게 확신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전통적 우방이었던 중국이 갈수록 한국과 밀착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2년 연속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된 상황도 핵실험을 서두르도록 재촉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김 제1위원장이 핵실험 진행을 명령한 시점이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되고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이 무산된 지 사흘 만인 지난달 15일이라는 점도 남북관계와 북·중관계의 균열을 동시에 확인한 뒤 4차 핵실험을 강행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국제사회에 경제·핵 병진 노선을 재확인시키는 동시에 미국을 향해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기적으로 김 제1위원장의 생일(8일) 이틀 전 이번 실험을 감행한 것은 김정은 정권의 위상을 높이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예견된 北 수소폭탄, 손 놓고 있었던 정부

    북한이 새해 벽두를 기습적인 핵실험으로 장식하면서 남북 관계가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북한은 6일 오전 10시 30분경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기습적인 핵실험을 강행하고 당일 정오에 조선중앙TV 특별 중대발표를 통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급작스런 ‘수소탄 실험 성공’ 소식에 정부 당국은 패닉에 빠졌다.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등 유관기관은 핵실험 징후를 파악하지 못했고, 세계 최고의 정보력을 자랑한다는 미국조차도 불과 수 시간 전에야 감청을 통해 이상 징후를 파악하고 확인을 위해 급하게 정찰기를 띄웠지만 결국 사전 첩보 입수와 경보에는 실패했다.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가장 빠르게 파악한 곳은 안보 관련 기관이 아닌 ‘기상청’이었다. 정부는 핵실험 직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지만, 예상치 못했던 북한의 기습적인 ‘수소탄 실험’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가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을 정말 아무것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을까? 北, 핵탄두 보유는 90년대에 달성 북한이 이번에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한 실험은 수소탄, 즉 일반적으로 수소폭탄(Hydrogen bomb)으로 불리는 폭탄이다. 보통 원자폭탄으로 불리는 핵무기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의 핵분열을 통해 파괴력을 얻는 것과 대조적으로 수소폭탄은 핵분열-핵융합 다단계 과정을 통해 파괴력을 얻기 때문에 원자폭탄과 비교할 수 없는 가공할만한 폭발력을 갖는다. 핵분열 방식의 원자폭탄이 작게는 1kt(TNT 1000톤) 안팎의 위력부터 크게는 100~200kt(TNT 10만~20만톤) 정도의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과 달리 핵융합 방식의 수소폭탄은 작게는 200~300kt 수준의 위력부터 크게는 50Mt, 즉 TNT로 환산하면 5000만 톤에 달하는 위력을 갖는다. TNT 5000만 톤이면 미국이 6.25 전쟁 당시 3년여 간 한반도 전역에 퍼부었던 폭탄의 83배에 달하는 폭탄이 동시에 터지는 위력이다. 이처럼 강력한 위력 때문에 강대국들은 경쟁적으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 현재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이른바 ‘핵클럽’ 국가들은 모두 수소폭탄 개발에 일찌감치 성공해 실전에 배치했고, 관련 기술의 확산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만들지 말라고 해서 말을 들을 북한이 아니다. 북한은 1950년대 핵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시작하고, 1970년대 중반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을 위한 전문가와 기술자들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인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의 핵개발은 플루토늄(Pu-239)과 고농축우라늄(HEU : High-Enriched Uranium)을 이용한 핵분열 무기, 즉 원자폭탄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북한은 핵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지 20여 년 만에 플루토늄을 이용한 내폭형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고, 1994년 제네바 합의를 통해 우리나라와 미국을 기만한 뒤 곧바로 파키스탄과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착수했다.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라 불리는 압둘 아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는 이른바 ‘칸 네트워크’를 통해 파키스탄이 1982년 중국으로부터 넘겨받은 우라늄 핵탄두인 CHIC-4의 설계도와 관련 부품을 각국에 팔았고, 이 설계도는 지난 2003년 리비아 핵 사찰 당시 발견된 바 있었다. 북한도 이 설계도와 관련 부품 확보를 시도했는데, 이러한 사실은 얼마 전 사망한 전병호 前 노동당 군수담당비서가 1998년 칸 박사에게 보낸 편지와 칸 박사의 증언에서 드러난다. 플루토늄 핵무기 개발에 이어 칸 박사의 도움으로 손쉽게 우라늄 핵무기 개발에 성공한 북한의 다음 수순은 핵융합 반응을 이용한 궁극의 핵무기, 바로 수소폭탄 개발이었다. 수소폭탄은 그 자체로도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지만, 이 기술을 응용할 경우 증폭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s)을 개발해 핵분열 무기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반드시 개발해야 할 기술이었다. 문제는 북한이 핵융합 무기 개발을 위한 관련 기술 개발에 착수한 것이 10년이 훨씬 넘었고,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 6년 전이지만, 관계 당국은 “그럴 리 없다”며 그동안 손을 놓고 있었다. 심지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기까지 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소폭탄 개발 징후는 6년 전 이미 포착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에 나섰으며, 멀지 않은 장래에 실제로 수소폭탄 실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국내외 전문가들이 오래 전부터 제기해 왔다. 오랫동안 북핵 문제를 연구해 이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태우 前 통일연구원장이 2012년 처음 이 문제를 제기했고, 북한에서 핵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온 세계적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Siegfried S. Hecker) 박사 역시 2013년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하지만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 가능성은 이미 2010년에 북한 스스로 대내외에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5월 12일자 노동신문에서 ‘방안온도에서 핵융합 반응을 실현시키는데 성공’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사실 북한이 발표한 ‘방안온도에서의 핵융합 반응’ 즉, 상온핵융합은 미국조차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2005년에서야 성공한 기술이다. 관련 기술 개발에 뒤늦게 뛰어든 북한이 그 많은 핵물리학 선진국을 제치고 2010년에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그러나 북한이 실제로 핵융합과 관련된 모종의 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두 가지 결정적인 증거가 과학계로부터 쏟아지고 있다. 우선, 방사성 원소인 제논(Xenon)이 포집됐다. 북한이 핵융합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2010년 5월 12일에서 불과 이틀 뒤인 5월 14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운영하는 강원도 고성군 소재 거진측정소에서 측정소 설치 이후 사상 최대치의 방사성 원소를 발견한 것이다. 2010년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김선동(서울 도봉을) 의원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자료를 근거로 “거진측정소의 핵종탐지장비가 제논-135를 2007년 측정소 설치 이후 최대치인 10.01mBq/㎥을 탐지했고, 제논-133 역시 2.45mBq/㎥를 탐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방사성 원소는 거진관측소 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일본에서도 탐지됐는데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 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 Organization) 역시 이 같은 사실을 보고 받은 것이 스웨덴 국방연구소 대기과학자 라스 에릭 데예르(Lars-Erik De Geer) 박사가 세계적 군사과학저널인 과학과 세계안보(Science & Global Securit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확인됐다. 대기 중에서 이 같은 수치의 제논 원소가 발견되려면 측정소 근처에 제논을 사용하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을 설치해 운영하거나 인접 국가에서 핵실험을 해야만 한다. 거진 측정소 인근에는 방사성 의료기기를 운용하는 병원이 없기 때문에 당시 인접 국가에서 모종의 핵실험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방사성 원소 검출 외에도 지진파도 감지됐다.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팀은 2014년 11월 지구물리학 국제학술지인 지진학연구소식(Seismological Research Letters)에 게재한 논문에서 2010년 5월 12일 풍계리에서 소규모 핵폭발이 있었다고 보고했고, 미국 프린스턴대 마이클 쇼프너(Michael Schoeppner) 연구원과 독일 함부르크대 율리히 쿤(Ulrich Kühn) 연구원 역시 미국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진파 분석결과를 토대로 2010년 5월 소규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했다. 즉, 북한은 2010년부터 자기 입으로 핵융합 기술을 연구하고 있고, 이를 응용한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들도 국내외 과학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제시되어 왔었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와 과학계의 이러한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정부당국은 “그럴 리 없다”는 반응을 일관되게 취해왔다. 안보에서의 ‘아전인수’는 곤란 정부가 북한의 핵 능력을 지속적으로 평가절하하면서 쉬쉬하는 이유는 시쳇말로 ‘아전인수(我田引水)’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이는 현 정부 들어 계속된 대북정책의 성격을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다. 상황을 입맛대로 해석하고, 입맛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가을, DMZ 지뢰 도발 사건으로 긴장 국면이 조성되었을 때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북한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와의 협상에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청와대에 돌아와서는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받았다”고 발표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유감의 뜻도 구분 못하는 남조선 당국은 조선말 공부부터 다시 하라”는 모욕적인 비아냥거림을 듣기도 했다. 물론 황병서와 김양건은 협상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김정은으로부터 공화국 영웅칭호를 받았다. 이 같은 정책 실패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 편할 대로 해석한 결과였다. 북한 핵문제도 마찬가지다. 남한이 대북 강경 정책을 펴든 햇볕정책을 펴든 북한의 국가정책은 핵무기 개발과 실전배치라는 일관된 것이었고 지난 40여 년간 단 한 순간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북한 정권의 핵은 체제 유지를 위한 필요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보·보수 그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역대 대통령들은 북한 핵무기 보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경우 정치·경제적으로 몰아칠 후폭풍을 감당하지 않으려 했고 “그럴 리 없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폭탄 돌리기를 계속 해왔다. 소련 붕괴 이후 공개된 구소련 KGB 문서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언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미국의 영변 폭격을 가로 막았고,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북한이 파키스탄의 칸 박사와 접촉해 우라늄 핵무기 관련 기술을 거래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던 그 시기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은 핵을 만들 의지도 능력도 없다‘며 북한에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달러 지원을 계속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역시 북한의 1차 핵실험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 공론화되었음에도 ”북한 핵실험 징후나 단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북한의 핵개발 지속 사실을 애써 외면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연속된 핵실험을 지켜보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배치할 단계는 아니며,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다. 중동에서 리비아, 이집트, 시리아, 이란 등 여러 국가가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지만 일찌감치 좌절된 것은 이들 국가가 핵무기를 가졌을 경우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당사국인 이스라엘이 외교적 압박과 공습, 심지어 테러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북핵 위협의 직접 당사국인 대한민국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공습이나 전방위적인 제재와 압박을 주도하기는커녕 핵개발 자금으로 쓰일 수도 있는 현금을 지원하거나 국제 제재를 반대하고 북핵 위협을 외면하는 등 북한의 핵개발을 오히려 돕고 있는 정책 오류를 이어가고 있다. 역대 모든 정권이 북한의 핵개발을 돕거나 방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어느 한 국가의 핵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정치·외교·경제적 제재와 더불어 군사적 압박이라는 카드를 함께 쓰는 투-트랙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국가의 사례를 통해 입증되었다. 그러나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하자니 진보 성향의 야당이 반발하고 있고, 군사적 압박을 취하자니 그러한 능력을 갖추는데 막대한 국방예산 추가 투자가 부담되니 제재와 압박은 미지근한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군사적 압박은 아예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사국이 이런데 북핵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국가들이 북핵 제재에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실제로 UN 안보리에서 그동안 3차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고 193개 회원국에게 이행 제재 실행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193개의 UN 회원국 가운데 보고서를 제출하는 나라는 전체 회원국의 19%인 35개국에 불과하며, 중국은 원유부터 식량, 군용차량, 심지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차량까지 북한에 제공하며 안보리 결의를 비웃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 스스로 개발한 것이지만, 그들의 핵 능력이 수소폭탄을 운운할 수준까지 고도화될 수 있도록 온실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은 대한민국 정부와 정치권이다. 역대 대통령들의 무책임한 폭탄 돌리기 덕분에 국민들은 이제 터지기 직전의 북핵이라는 폭탄을 손에 받아들게 되었다. 박근혜 정부는 과연 이 폭탄 돌리기를 끝낼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 finmil@nate.com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허 찔린 中 “국제사회 의무 다할 것” 제재 동참 천명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6일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과 관련해 곧바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안보리 상임 이사국이자 북한의 전통 우방국인 중국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한다”는 공식성명을 발표했다. 안보리는 대북 제재 방안을 논의해 언론성명 형식으로 회의 결과를 발표한 뒤 조만간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는 이날 오전 11시(현지시간·한국시간 7일 오전 1시)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오준 유엔 주재 한국대사가 안보리 의장 앞으로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으며 안보리 이사국 가운데 미국과 일본이 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긴급회의에서 회원국들은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발표에 대한 평가와 함께 기존 안보리 제재 위반에 따른 추가 제재 방안 등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국들은 추가 협의 등을 거쳐 조만간 결의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는 2013년 북한의 3차 핵실험 때는 21일 만에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특히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은 더 이상은 안 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던 중국은 이날 “국제사회의 의무를 다하겠다”며 대북 제재에 참여할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참여하면 북한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북한이 처음으로 수소탄 핵실험을 강행함에 따라 국제사회가 그동안 경고해 온 ‘고강도 제재’가 실행에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도발 시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에 대해서는 안보리 내 큰 이견이 없는 상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북한 “수소탄 핵실험”] 여야 긴급 대책회의… 대북규탄 결의안 내일 본회의 채택 추진

    북한이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6일 정치권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초당적 대처의 필요성에 공감한 여야는 7일 외교통일위원회를 열어 대북규탄 공동결의안을 채택한 뒤 8일 본회의에서 처리키로 했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는 당 지도부와 국회 국방·정보·외교통일위 소속 의원들은 물론 국방·외교·통일부 차관과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이 참석했다. 김 대표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대한 중대 도발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절대 묵과할 수 없다”면서 “안보 태세를 더 철저히 하고 동맹국과 6자회담 참가국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 조치를 포함한 모든 제재 조치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국방차관의 보고를 받은 뒤 문재인 대표와 최고위원, 관련 상임위 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문 대표는 “북한이 평화를 위협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경고한다”면서 “핵실험에 엄중 대응해야 하며 (북핵 문제는)여야가 따로 없는 만큼 정부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달 전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미리 파악하지 못한 안보 무능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정보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국정원으로부터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으며 국방위는 7일 국방부를 상대로 현안보고를 듣기로 했다. 이번 사태가 4·13 총선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과거 남북의 극한 대치는 안보 정국 형성으로 이어져 보수층 결집을 유도했다. 선거 판세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쳐 ‘북풍’(北風)이라는 표현도 심심찮게 등장했다. 그러나 북한 변수를 잘못 활용하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 당시처럼 돌발 위협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면 정부를 넘어 여권의 호재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사후 대응에 실패할 경우 여권의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위안부 타결, 그 이후 과제는/이기철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위안부 타결, 그 이후 과제는/이기철 국제부장

    일본군 위안부 문제 타결로 한국과 일본은 자국에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가장 보수적이라는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은 지지 기반인 보수층으로부터 ‘정부 책임을 인정했다’며 극심한 반발을 받고 있다. 한국 역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정치권과 당국자들이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거나 외교적 성과를 과시하려고 무책임한 언행을 쏟아내는 것은 자제할 일이다. 서로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하고 주장하면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나온 공동 발표문에서 대다수 한국인은 ‘법적 책임’과 ‘일본 정부의 강제 동원’ 등의 표현이 빠진 것에 대해 만족스럽지 못해 한다. 피 묻은 돈 100억원을 받고자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첫 증언 이후 24년 동안 1200여회에 이르는 수요집회와 미국에서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 전국 곳곳에 들어선 소녀상…. 절절한 그 몸부림을 쳤는가 하는 자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조건에 타결한 것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 역사적 죄인이 되는 길을 피했다는 생각도 든다. 1997년 세상을 떠난 김 할머니를 비롯해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했던 230여분 가운데 46명만 살아 계신다. 지난해에만 아홉 분이 돌아가셨다. 훗날 마지막 할머니가 이런 사죄라도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다면 우린 얼마나 죄스러울까. 일본이 “당시 군의 관여”와 “일본 정부의 책임 통감”을 표명한 것과 아베 총리가 “일본 총리로서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밝힌 것은 과거 어떤 담화보다 더 나아간 대목이다. 이런 마음을 아베 총리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밝혔으면 하는 것은 진한 아쉬움은 남는다. 일본 시민단체들도 아베 총리의 공식적 사죄를 요구한다. 일본에 독일과 같은 사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 주장에 공감한다. 그러나 일본 지도자들에게 빌리 브란트 전 총리와 같이 독일 지도자들이 했던 사죄를 요구하기에는 그들의 양심상 무리였다는 것을 우리는 그동안의 경험으로 알고 있다. 브란트는 1970년 12월 7일 추운 겨울날 폴란드 바르샤바의 홀로코스트 희생자 위령탑 앞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약 30초간 무릎을 꿇었다. 그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지만 사죄나 책임을 언급한 것보다 더 큰 울림을 줬다. 독일이 홀로코스트 문제에 대해 사죄한 지 오래됐지만 지금도 꾸준히 사과하며 ‘역사를 기억하자’고 거듭 말한다. 반면 일본 정치인들은 과거사에 대해 ‘퇴행적 망언’을 되풀이해 왔다. 특히 일본 각료가 위안부 등에 대해 망언을 하면 ‘불가역적 합의’는 일본이 뒤집는 것이 된다. 타결안이 파기되면 우리는 일본의 후안무치함을 부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타결로 한국과 일본이라는 국가 대 국가의 소모적 외교 분쟁은 일단락됐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민간 영역에서, 학술 분야에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연구 활동, 자료 조사 및 발굴 활동은 계속돼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로, 책으로, 음악으로 끊임없이 치유의 과정을 생산해야 하는 과제를 후손들이 떠안았다. 이스라엘이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에 대해 서독 정부와 1952년도에 협약을 맺었지만 나치 추종자들을 추적해 70년이 흐른 지금까지 법정에 세워 단죄하고 있듯이 말이다. 또한 정부에 대한 섭섭함과 노여움이 가시지 않은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진정으로 위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위안부 문제는 이제 겨우 한 발짝 내디뎠을 뿐이다. chuli@seoul.co.kr
  • 文 “합의 무효… 日에 면죄부 안 돼”

    文 “합의 무효… 日에 면죄부 안 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얼굴) 대표는 30일 한·일 간 일본군 위안부 협상 타결과 관련, “우리는 이 합의에 반대하며 국회의 동의가 없으므로 무효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에서 “이 합의는 국민의 권리를 포기한 조약이나 협약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회의 동의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양국 정부는 축배를 들고 웃었지만 피해자 할머니들은 왜 우리를 두 번 죽이느냐면서 울었다”며 “종잇장처럼 가벼운 한·일 양국 정부의 역사인식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이번 협상에서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대한 ‘법적 책임’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며 “핵심들이 빠진 합의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해결일 수 없다”고 했다. 한국이 설립하는 위안부피해지원재단에 일본 정부가 10억엔의 예산을 출연키로 한 데 대해서는 “피해자들이 받아들이지 않는 립서비스와 돈으로 일제가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에 면죄부를 줄 수 없다”며 “정부는 그 돈을 받지 말고, 전액 우리 돈으로 설립하기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소녀상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도 “교과서 왜곡과 같은 반역사적 행위며 어두운 과거를 역사에서 지우려는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위안부 굴욕 협상 반대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원점에서부터 다시 협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 협상 원점 재검토를 위해 ▲본회의 긴급현안질문 ▲규탄 결의안 채택 ▲범국민 반대운동 전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해임 건의안 제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진실 눈가림 않겠다는 약속 없어” “더는 거론 않겠다니 최악 메시지”

    “진실 눈가림 않겠다는 약속 없어” “더는 거론 않겠다니 최악 메시지”

    2007년 미국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 주역들이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본 측의 책임 인정이 부족하고 위안부 할머니들과의 사전 협의가 없는 등 미흡한 점이 많다는 것이다. ●“日, 미래세대 제대로 교육시켜야” 위안부 결의안을 발의, 통과시킨 마이크 혼다(왼쪽) 미 연방 하원의원은 28일(현지시간) 한·일 위안부 합의가 “완벽과는 거리가 멀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한 발짝 나아간 역사적 이정표”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이번 합의에 더이상 역사적 진실을 눈가림하지 않고 미래 세대를 제대로 교육하겠다는 일본의 약속이 없어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혼다 의원은 “미래 세대에 대한 올바른 교육만이 모든 사람의 인권을 존중하고 잘못된 역사가 절대 반복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미래 세대에 대한 교육을 시행하고 이런 잔혹한 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이행할 것을 아베 신조 총리와 일본 정부에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혼다 의원은 이어 “일본의 이번 사과가 공식 사과가 아니라는 점에도 실망했다. 공식 사과는 일본 내각에 의해 공식 발표되는 것”이라며 “다만 일본이 한국과 지구촌, 그리고 가장 중요한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의 입장에서 원칙의 정신에 입각해 이번 합의를 이행할 책임이 있다는 점에서는 희망적”이라고 지적했다. ●“방해 이슈 제거한 편의적 결정” 위안부 결의안 당시 증인으로 나섰던 아시아 전문가 민디 코틀러(오른쪽) 아시아폴리시포인트 소장은 29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합의는 여성 인권과 역사적 책임 규명에서 후퇴했을 뿐 아니라 양자·3자 협력에 방해가 되는 이슈를 제거하기 위한 목적에서 나온 편의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코틀러 소장은 “이번 합의로 위안부 문제는 한·일 간 어떤 논의에서도 사라지게 됐다”며 “양국이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로 서로를 비방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한국이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이 문제를 더이상 거론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것으로 최악의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위안부 피해 여성들과 사전 상의가 없었다는 것도 우려된다”며 “일본 총리는 일본을 대표하는 정부가 아니기 때문에 이번 합의와 사과는 일본 내각의 승인을 받지 않으면 효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일 위안부 타결 이후] “韓·日 실질적 협력 가능해졌지만 소녀상 이전 정치적 부담 될 수도”

    [한·일 위안부 타결 이후] “韓·日 실질적 협력 가능해졌지만 소녀상 이전 정치적 부담 될 수도”

    “위안부 문제 타결로 워싱턴에서의 ‘위안부 피로감’이 해소될 것이며, 한·일 간 실질적 협력이 가능해졌다.” 데니스 핼핀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한·미연구소(USKI) 방문연구원은 28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위안부 협상 타결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핼핀 연구원은 오랫동안 미 의회에서 전문의원 등으로 활동한 동북아 전문가다.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미 의회 합동연설을 저지하고, 2007년 미 하원 위안부 결의안 채택 과정에 큰 역할을 했다. 핼핀 연구원은 “이번 협상 타결의 장점은 미국의 주요 동아시아 동맹국인 한·일이 이제 온전하게 협력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면서도 “희생자인 위안부 할머니들과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할머니들이 최종 합의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 일각에서 제기된 위안부 피로감이 해소되는 것에 대해 미 정부와 의회가 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협상 타결은 특히 일본 측에서 볼 때 뛰어난 외교적 성과”라며 “아베 신조 총리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어떤 양보도 거부해 온 일본 극우파들과 함께 잘못을 인정해야 하지만 일본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노리는 상황에서 여성 인권을 옹호한다는 이미지를 보여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핼핀 연구원은 “타결안이 한국 측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 때와 마찬가지로 일본에 너무 양보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위안부 소녀상 이전 여부도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 정부의 협상 개입설에 대해 핼핀 연구원은 “미 정부가 두 핵심 동맹국인 한·일이 해결책을 찾아 협력하고 동맹 이슈가 진전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을 넘어 위안부 문제라는 논쟁적인 이슈에 직접 개입하거나 중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미 정부가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IMF 대규모 구조개혁… 韓·中 목소리 커진다

    IMF 대규모 구조개혁… 韓·中 목소리 커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창설 이래 최대 규모의 구조 개혁에 나서게 됐다. IMF의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의회가 IMF 구조 개혁 승인을 담은 2016회계연도 예산안을 18일(현지시간) 통과시켰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에 서명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해 중국 등 신흥 회원국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미 의회에 따르면 전날 처리된 예산안에는 ‘미국의 IMF 집행이사가 66-2호 결의안에 따른 IMF 이사회의 헌장 변경을 승인할 수 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이 결의안은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합의돼 IMF 집행이사회가 승인한 IMF 구조 개혁 방안으로, IMF 전체 재원을 현재의 2배인 약 6597억 달러(약 782조원)로 늘리고 미국 등 선진국이 보유한 IMF 지분 가운데 6%를 신흥국으로 옮기는 내용 등이 골자다. IMF 구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1990년대 말 아시아 금융위기 때부터 제기됐다. 미국과 유럽 선진국 중심으로 운영되는 IMF 지배 구조가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국내총생산(GDP)과 외환 보유액에 비해 일부 신흥국들의 IMF 지분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지배 구조 개혁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이에 IMF는 2006년부터 지배 구조 개선을 시급한 과제로 포함해 2010년 구조 개혁 방안을 승인했지만 IMF의 최대 지분을 가진 미 의회가 투입 예산 확대 등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관련 예산안의 발목을 잡아 왔다. 그러나 미 의회의 이번 예산안 통과로 IMF는 이르면 다음달 쿼터 변경을 위한 일정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IMF 지분에 예산을 더 투입하지만 지분율은 17.6%에서 17.3%로 소폭 줄어들고, 신흥국들은 지분율이 늘어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1.41%인 한국의 지분율은 1.79%로 오르고 지분 순위도 18위에서 16위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3.9%에서 6.3%로 올라 현재 6위에서 3위로 올라선다. 중국과 더불어 브라질, 러시아, 인도 등 ‘브릭스’ 소속 4개국이 모두 IMF 상위 지분 10개국에 포함된다. 최광해 IMF 이사는 “IMF는 위기 상황에 대한 효과적인 대처를 위해 자금 여력을 확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고 그를 위한 구조 개혁을 기다려 왔다”며 “한국 입장에서도 과거 IMF로부터 지원을 받던 입장에서 기여하는 입장으로 바뀐 만큼 국제사회에서의 책임과 역할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안보리 15개국 재무 ‘IS 돈줄 차단’ 만장일치 결의

    안보리 15개국 재무 ‘IS 돈줄 차단’ 만장일치 결의

    반기문(위 왼쪽 네 번째) 유엔 사무총장이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슬람국가(IS)의 테러 관련 자금 모금과 이동을 금지하는 결의안 채택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개최한 첫 재무장관 회의로, 15개 이사국 재무장관 모두 손을 들어 결의안 채택에 찬성했다. 신제윤 자금세탁방지기구 의장,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 등도 회의에 참석했다. 뉴욕 EPA 연합뉴스
  • 北인권 ICC 회부 결의안 2년 연속 채택

    유엔총회가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2년 연속 채택했다. 유엔총회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본회의를 열고 북한 인권 유린의 책임 규명을 강조하고 책임자를 ICC에 회부하도록 안전보장이사회에 권고하는 결의안을 찬성 119표, 반대 19표, 기권 48표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북한 인권 결의안은 11년 연속 유엔총회에서 통과됐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ICC 회부’라는 강도 높은 조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됐다. 올해 결의안에는 또 지난 10월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유엔 ‘북한 인권 서울사무소’ 개소를 환영하며,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노력에 주목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메르켈 “獨입국 난민수 과감히 줄이길 원한다…상한선은 없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자신의 난민 포용 정책에 반대하는 여권 내 세력과 타협을 시사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4일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전날 독일 공영방송 ARD와 인터뷰에서 “동시에 우리는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우려들을 받아들였다. 이는 독일에 들어오는 사람들 수를 과감하게 줄이기를 원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메르켈은 난민 수를 줄이기 위한 자신의 전략이 집권 기독민주당 내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략에는 터키와 난민 밀입국업자 단속 협력, 터키·요르단·레바논 내 시리아 난민캠프 상황 개선, 유럽연합(EU) 외부 국경 통제 강화, EU 차원 난민 해법 모색 등을 포함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다만 메르켈은 난민 ‘상한선’(limit)이 14~15일 열릴 기독민주당과 자매보수당인 기독사회당(CSU) 전당대회에서 토론될 기독민주당의 주된 결의안에 특별히 포함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메르켈은 지난 12일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도달하려는 모든 것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며 난민 상한제 요구를 또다시 일축한 바 있다. 메르켈 총리가 상한선은 거부하면서 여권 내 반발세력과 난민 수를 대폭 줄이는 타협을 시사했다고 가디언은 풀이했다. 반발 세력은 메르켈 총리에게 2017년 그의 네 번째 총리 임기 도전이 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내년 3월 치르는 3개 주 선거 이전에 독일에 들어오는 난민 수를 줄일 것을 메르켈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뉴스 플러스] 안보리 2년째 北인권 공식 논의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식 회의에서 10일(현지시간) 논의됐다. 회의에선 지난해 유엔 총회가 북한 인권 개선 촉구 결의안을 채택한 이후에도 개선되는 신호가 없다면서 국제사회가 더 강하게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안보리는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한 회의 소집 여부를 절차 투표에 부친 결과 찬성 9표, 반대 4표, 기권 2표로 가결했다.
  • [단독] 리퍼트 美대사 인터뷰…“오바마 말처럼 양국 ‘최상의 상태’”

    [단독] 리퍼트 美대사 인터뷰…“오바마 말처럼 양국 ‘최상의 상태’”

    지난 9일 오후 1시 10분, 서울 중구 정동의 주한미국대사관저인 하비브하우스. 약속 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했다. 그러나 마크 리퍼트 대사는 먼저 와 있었다. 리퍼트 대사는 대니얼 턴불 대변인과 인터뷰가 진행될 커다란 식탁에 앉아 자료를 펴놓고 답변을 준비하고 있었다. 리퍼트 대사는 1시간 정도 이어진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확신에 찬 어조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했다. 그는 대체로 진지한 자세로 각종 현안에 대해 설명했지만 개인 신상에 관한 답변을 할 때는 농담을 섞어 가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부임해 임기 1년을 넘긴 리퍼트 대사는 소탈한 행보와 크고 작은 사건을 겪으면서 보인 모습으로 어느덧 ‘국민대사’로 자리매김할 정도의 대중성을 얻었다. 리퍼트 대사는 이따금씩 민감한 질문을 받을 때 오른뺨에 손을 얹고 잠시 고민하는 모습도 보였다. 손가락 사이로 지난 3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조찬 강연 당시 피습당했던 상처가 아직 길게 남아 있는 것이 보였다. 인터뷰는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미 관계를 ‘빛 샐 틈 없는 관계’라고 표현했다. 좀 과장된 얘기일 것이다. 현재의 한·미 관계를 학점으로 따진다면 어떤 점수를 주겠는가. -양국 관계를 학점으로 평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 10월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한·미 관계는 최상의 상태’라고 했는데,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동맹 관계를 뒷받침하는 모든 분야, 즉 안보와 경제, 그리고 새로운 지평에서도 우리는 다 잘 해내고 있다. →한·미 정상이 만났을 때 북핵 문제를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지니고 해결한다고 했지만 아직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 -얼마 전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간 훌륭한 회의가 있었다. 북핵 문제 관련 전략을 조율하고 각자가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눴다. 박 대통령이 얼마 전 유럽에 가면서 이와 관련한 이슈를 제기한 바 있기 때문에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들과 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덧붙이고 싶은 건 우리가 남북대화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동향을 목격했다는 점이다. 한국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과 이산가족 상봉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정부 간 대화, 민간 차원 대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이런 일이 계속 진행돼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이 말한 대로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확산되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란, 쿠바, 미얀마의 사례에서 보듯 오바마 대통령은 복잡한 문제 해결을 위해 원칙 있는 외교를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기를 다른 국제사회와 함께 바라고 있다. 북핵이나 미사일 문제 등 국제 규범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하는 부분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논의를 시작하기 바란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잇따른 고위 인사 숙청 등 국제사회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을 협상이 가능한 파트너라고 생각하나. -북한이 진지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그렇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은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 박 대통령은 강력한 원칙이 있는 외교를 통해 북한과도 대화를 할 수 있고 그것으로 뭔가 이룰 수 있는 상대라는 걸 보여 줬다. 대화가 이뤄진다면 대화를 시작하고 협상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칠 텐데, 지난 8월에 한국은 그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 줬다. 그렇다고 북한이 그간 국제사회의 규범을 어긴 점을 작게 보거나 북한이 회담장으로 돌아오기 어려운 현실을 최소화하자는 건 아니다. 북한이 준비가 돼 있을 때 미 행정부 역시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얘기다. →최근 최룡해 노동당 비서까지 좌천될 만큼 예측 불허인데, 김정은 정권이 협상을 할 정도로 안정돼 있다고 생각하나.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미국은 북한과 믿을 수 있고 진정성 있는 회담에 복귀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원한다면 미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북한과 양자회담을 할 용의는 없나. -가정해서 말하고 싶진 않지만 북한이 믿을 수 있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 임할 준비가 됐다면 그 외 회담 구성이나 형식 등에 대해서는 이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얘기를 많이 했다. 최우선적으로 우리의 초점은 북한이 믿을 수 있는 진정성을 가지고 회담장에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6자회담은 여전히 실효성 있는 메커니즘이다. →남북이 경제협력 관련 합의를 한다면 미국도 대북 제재를 전향적으로 재검토하고 남북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지원할 생각이 있나. -중요한 것은 남북이 한자리에서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남북대화를 강력히 지지하며 그 결과물 중 하나인 이산가족 상봉 역시 지지한다. 남북 간 대화 과정에서 우리는 한국과 모든 면에서 북한 관련 사안을 긴밀히 협의할 것이다. →한국 내에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으로 가야 한다는 시각이 있는데 동의하나. -동의하지 않는다. 한·미 관계는 매우 다면적이다. 안보는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부분이다. 또 다른 면에서는 경제와 글로벌 외교 파트너십, 인적 교류나 공공 외교도 활발히 성장하는 관계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에너지, 환경, 사이버, 글로벌 보건 같은 새로운 영역도 추가됐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양국은 아주 활발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한 예로 ‘골드 스탠더드’(최고의 모범)로 불릴 만큼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꼽을 수 있다. 몇 주 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자동차 판매대리점을 운영하는 미국인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사람은 주로 트럭을 팔다가 (한·미 FTA 발효 이후) 현대·기아차도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름값이 높을 때 큰 차 판매는 고전을 하는데 현대·기아차 덕분에 (망할 뻔했다가) 살았다고 하더라. 이건 실질적 일자리라는 차원에서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6대 교역 상대국이고, 미국은 한국의 2대 교역 상대국이다. 최근 한국 언론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얘기를 많이 하는데, 한·미 정상회담의 가시적 성과 중 하나가 TPP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미국이 환영하고 관련 협의를 심화하겠다고 한 점이다. 즉, 양자 무역뿐 아니라 다자 차원에서도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최근 한·중 FTA가 성사됐다. 한·미 FTA 체결 당시에는 경제동맹이라는 표현이 나왔는데, 이번엔 그런 얘기가 없다. 왜 그럴까. -두 FTA를 비교해 보면 분명히 차이가 드러날 것이다. 한·미 FTA는 놀랄 만큼 수준 높은 협정이다. 2017년이 되면 FTA 해당 상품 및 서비스의 95%가 무관세가 되는 역동적인 협정이다. 좋다,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중 FTA는 상대적으로 협정 수준이 낮다. 한·중은 한·중·일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다양한 형태로 협정 논의를 했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인도와의 협정도 비슷한데, FTA가 커버하는 상품, 시행 시기, 규모 등에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한·미 관계, 한·중 관계를 놓고 어떻게 균형을 맞추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중 관계 개선이 미국에 도움이 된다고 했지만, 얼마 전 만난 미 장성들은 군사와 안보를 ‘윈윈’(Win-win)이 불가능한 ‘제로섬’(Zero-sum) 관계로 보고 있더라. 이런 장성들의 시각에 동의하는가. -오바마 대통령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 역시 국방부에서 일하며 애슈턴 카터, 척 헤이글, 리언 패네타 등 3명의 장관과 일했다. 이들은 모두 미·중 간 군사 관계 증진에 관심과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헤이글과 패네타 장관은 직접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고, 이에 중국 국방부장이 답방을 하기도 했다. 이런 교류는 양국의 국방 관계 개선 의지를 잘 보여 준다. 그런 점에서 군사적으로 제로섬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미·중 양국 군 사이에는 양해각서(MOU)가 체결돼 있다. 중국 및 태평양 전 지역에서 군 활동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통을 원활히 하자는 MOU와, 양국 군과 민간인 등 사이에 다양한 형태와 격을 지닌 대화를 늘려 가자는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역시 화답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양국 관계는 제로섬이 아니며 얼마든지 개선할 여지가 있다. 또 우리는 아주 솔직한 대화를 하면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방위비 지출의 투명성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달했다. 북한 문제에 좀 더 힘을 써 줄 것을 중국에 촉구하기도 했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이런 게 다 필요한 노력이라고 본다. →최근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이 어려워진 것 같다. 기술이전에 대해 미 국무부에서 반대했다고 한다. 이 사업이 잘될 것 같은가. -이건 절충교역에 기반한 프로그램이라 정부 인사로서 말할 수 있는 부분엔 한계가 있다. 기술이전과 관련, 미국은 민감한 문제까지 포함해 한국과 많은 협력을 해 왔으며 군사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부분이고 한·미 정상회담 당시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카터 장관이 만나 공동실무그룹을 만들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즉, 계속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프로젝트의 기술지원합의서 문제는 시간이 지나며 계속해서 진화,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기에는 시기가 이른 것 같다. 앞으로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 →한·미 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공식 논의는 진짜 없나. 언제쯤 논의될 것으로 보나. -그 부분은 카터 장관이 몇 주 전 방한 당시 한 말에 덧붙일 것이 없다. →지난 1년여간 시간과 정열을 가장 많이 쏟은 분야는 무엇인가. -정말 대사라는 일이 좋은 것이, 양국 관계를 뒷받침하는 여러 정책에 시간을 쏟으면서도 대중에게 다가가는 외교적 노력도 같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와 아내, 아들 세준이까지 한국 곳곳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한다. 야구장도 가고 불고기도 먹고 문화유적 방문이나 등산도 많이 간다. 매일 할 일이 많다 보니 시간 배분을 어떻게 할지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조언을 들었더니, 빨리 잠드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웃음). →미국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업무 수행을 어떻게 평가하나. 국내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는데, 미국에서도 관심 있게 보는가. -대선은 한국 국내 정치 문제라 내가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내가 (지난 3월) 피습을 당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반 총장이 아주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 줬다. 개인적으로 걱정했다는 메시지였는데, 나와 가족에게 큰 힘이 됐다. 그렇게 (높은) 자리에 계신 분이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주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나에게는 굉장히 크게 다가왔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사고를 당한 뒤 충격이 커서 후유증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어떻게 이겨 냈나. -당시 끔찍한 순간이 지난 뒤 몇 초 후를 돌이켜 보면 한국인들이 서로 달려와 돕겠다고 했고 미국인들도 함께 나서 나를 공격한 사람을 제압하려고 힘을 합쳤다. 또 현장에 있던 기자가 순찰차를 불러 줬고 지혈을 도왔으며 한국 경찰은 나를 병원에 데려다줬다. 한·미 협력의 오랜 상징인 세브란스병원에서 한국 의사들이 돌봐 줬고 이후 한국 의사와 미 국무부 소속 의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술도 잘해서 내가 이렇게 잘생긴 얼굴을 회복했다(웃음). 그 후 한국인과 미국인들의 성원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서로가 얼마나 협력을 잘 보여 줬는가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또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응원을 해 주신 것도 기억에 남는다. 내 아버지가 늘 말씀하신 대로, 우리는 인간이고 또 세계는 완전하지 않기에 역경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응이 중요하다고 한다면 당시 대응은 대단했다. →내년에 특별히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나. -우선 한·미 간 근본적인 이슈다. 안보와 경제, 북한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FTA를 비롯한 전반적 비즈니스 환경이나 TPP 논의 등 강력한 경제 관계 관련 협력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진짜 관계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우리가 전 세계 다양한 영역에서 함께 일하는 등 인적 교류가 심화됐다는 점이다. 양국 정상이 합의한 사이버, 우주, 에너지, 환경, 글로벌 보건 등 새 영역도 있다. 이런 영역은 양국 모두 높은 전문성을 가졌고 성장 가능성도 크다. 이미 협력해 온 부분도 있어 토대도 잘 닦여 있다. 경제 분야 표현을 빌리자면 원래 있던 것을 ‘블루칩’(기존의 한·미 동맹)이라고 하고, 새로운 영역은 ‘스타트업’(새로운 한·미 협력)이라 할 수 있다. 이 양쪽을 다 잘해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 대담 정리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마크 리퍼트 대사는 ▲1973년 미국 오하이오주 출생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정치학과·동 대학원 국제정치학 석사 ▲민주당 상원정책위원회 외교국방정책 보좌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외교정책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보안담당 차관보 ▲국방부 장관실 비서실장 ▲주한 미국대사(2014년 10월~)
  • “한국 세계인권 증진 활동 국제사회서 평가”

    “한국 세계인권 증진 활동 국제사회서 평가”

    지난해 12월 북한 인권 상황을 정식 안건으로 채택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0일 이를 논의하는 회의를 열기로 하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최근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 수위가 높아진 데다 우리나라가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국 역할까지 맡으면서 본격 논의를 위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지난달 유엔 제3위원회가 북한 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킬 당시 현장에 있었던 외교부 관계자는 8일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에는 쿠바 등이 반대 결의안을 내놓는 등 굉장히 갑론을박했었는데 올해는 결의안 찬성 숫자도 늘었다”며 “국제사회나 유엔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이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되고 고착화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래전부터 북한 인권 문제를 강조해 온 미국이 안보리 의장국을 맡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번 회의를 ‘세계인권의 날’(12월 10일)에 맞춰 여는 것도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지난 7일 최경림 주제네바 대사가 유엔 인권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되면서 북한 인권 문제는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 됐다. 공식적으로 의장은 개별 국가의 의견을 회의에 반영시킬 수 없지만 이사국들이 모두 인권 증진을 위해 모인 상황에 의장국의 이슈는 좀더 시선을 끌 수밖에 없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의장국 수임에 대해 “우리나라가 세계 인권 증진에 기여해 온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10일 회의에서 실질적인 대북 제재까지 도출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논의 자체를 비판하는 등 완강한 자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올해는 우리나라가 안보리 이사국에서 빠져 직접 목소리를 내기 어려워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견 있는 나라들이 있어서 논의 결과를 합의해 어떤 결론을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라며 “의장국에서 회의에서 나온 논의 결과를 설명하는 식이 될 듯하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수업·시험 거부” 로스쿨생들 뿔났다

    정부가 2017년으로 예정돼 있던 사법시험 폐지 시점을 2021년으로 4년간 유예하자 전국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법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는 3일 정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방침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전국 로스쿨 재학생 6000여명 전원 자퇴를 포함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강은혜 협의회 부회장은 “현재 전체 로스쿨 학생 차원에서 전원 자퇴, 로스쿨 내 모든 학사 일정 및 정부 주관 시험 거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4일 전국 25개 로스쿨 학생총회에서 의결된 내용을 모아 법무부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날 협의회 결정에 따라 각 대학 로스쿨에서는 긴급 학생총회가 열렸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회는 긴급총회에서 향후 모든 수업과 시험 일정을 거부하고 학생 전원이 자퇴서를 작성해 학교에 제출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 정부의 입장 변화가 있을 때까지 수업 등록을 일절 거부하기로 했다. 총회에는 재학생, 휴학생을 포함해 전체 480명 중 350명이 참석했다. 연세대 로스쿨 재학생들의 긴급총회에서도 2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향후 학사 일정을 전면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건국대 로스쿨 학생들은 학사 일정 전면 거부 및 로스쿨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오는 12일 치러지는 검찰 실무시험을 전면 보이콧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화여대와 충북대 로스쿨 학생들도 검찰 실무 시험을 보지 않기로 결정했다. 박수관 건국대 로스쿨 학생회장은 “법률 서비스에 대한 각계각층의 접근성을 높이려는 로스쿨 도입 취지를 살려야 한다. 하지만 사법시험이 존치되면 이런 취지를 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연세대 로스쿨 학생은 “한 해 검사가 되는 로스쿨 학생이 보통 60명 정도인데 2학년 때 검찰 실무 시험을 보지 않으면 아예 검사가 될 수 없다”며 “로스쿨 학생들이 모두 검찰 실무 시험을 거부할 경우 법무부로서는 검사 신규 채용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뿐 아니라 학교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4일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민영성 부산대 로스쿨 원장은 “정부의 사시 폐지 유예 결정은 신뢰 위반”이라며 “로스쿨에 대한 지적은 악의적인 것이 많으며 로스쿨에 문제가 있으니 사법시험이 좋다는 의견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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