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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전자 「노사공동선언문」 발표

    ◎“생산성향상·근로조건 개선” 결의/“국가경쟁력 강화만이 살길” 공감 바람직한 새로운 노사관계가 속속 정립되고 있다.대우전자는 최근 서울 마포본사에서 「노사 공동선언문」을 발표,『노동조합은 생산성 및 품질향상에 적극 노력하고 회사는 근로조건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결의했다. 이 공동선언문은 국가경쟁력 강화만이 무한경쟁의 시대에서 노사가 함께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공동인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최근 노조가 「영원한 무파업」을 선언한 동국제강에 이은 두번째의 바람직한 노사관계이다.이번 공동선언문 역시 노조가 먼저 제의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있을 다른 기업의 노사협상에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측은 이번 선언으로 노사화합은 물론 지난해부터 결실을 거두는 「탱크주의」의 내실화가 더욱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이날 배순훈사장을 포함한 임원들과 노조간부들이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사합동 경영토론회」도 갖고 회사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안을 의논했다.
  • 「이」,유엔평화활동 참여 제의/내전 앙골라에 야전병원 설립 검토

    【유엔본부 로이터 연합】 이스라엘은 16일 유엔에 아프리카평화유지활동 참여를 제안했다고 이스라엘정부대변인이 밝혔다. 이스라엘은 우선 인도주의분야에 참여할 방침으로 내전중인 앙골라에 야전병원설립을 현재 검토중이다. 이스라엘은 아직까지 유엔평화유지활동을 한 적이 없으며 앙골라에는 정부군과 반군 앙골라완전독립동맹(UNITA)간의 평화협정준수를 감시하기 위해 유엔군 80명이 파견돼 있다. 유엔은 앙골라평화협상이 실제적인 휴전으로 결실을 맺을 경우 평화유지군을늘릴 방침이다. 가드 야아코비 유엔주재 이스라엘대사는 이 문제를 유엔의 코피 안난 평화유지활동담당 사무부총장과 논의했다.
  • 의과학 연구센터/한국형 인공장기·조직 개발 박차(신춘/과학계순방)

    ◎의학·공학등 접목… 의술발전 견인차역 수행/첨단 의료전자기기 집중연구,수출도 힘써/교포학자 적극영입·자문위원회도 구성계획 국내 의학자나 기초 과학자들 가운데 미국립보건원(NIH)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연1백억달러나 되는 국가예산을 지원받는 이 연구소는 의학·자연과학·공학을 접목시킨 의과학연구로 난치병의 원인규명및 최첨단 치료법 개발을 선도,세계 보건·의료 연구 분야의 총본산으로 우뚝 선지 오래다.산하 16개 연구기관에 의학자및 기초과학자 3천명을 거느린 채 전국 의과대학및 종합병원 연구비의 70%를 지원,오늘날 활짝 꽃핀 미첨단의술의 젖줄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으며 그 결과로 암유전자를 규명한 바머스등 5명의 역대 노벨상 수상자를 내기도 했다.한 마디로 이 곳은 연구에 전념하고자 하는 미의학자·기초과학자들에게는 천혜의 보금자리인 셈이다. 정부의 보조비 한푼 받지 못하고 고군분투해 오던 국내 의학자및 기초과학도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선망의 대상이 아닐수 없었다.하지만 이제 NIH는 더 이상 우리의 「동경」으로만 남을 필요가 없어졌다. 지난해 9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내에 설립된 「의과학연구센터」가 의학·공학·자연과학의 접목체제를 갖추고「한국의 NIH」로 본격 발돋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이 센터의 초대 사령탑을 맡은 전성균소장(62·생화학박사)은 『국내 의학자·자연과학자·공학자등 우수 두뇌집단을 한데 모아 공동연구의 장을 구축,이 센터를 한국 의과학 진흥의 메카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야심찬 포부를 털어 놓았다. 의과학(BioMedical Science)이란 인간생명의 본질을 규명하고 질병의 예방및 치료수단을 찾는 다원적인 자연과학.특성상 공학과 의학이 협력하지 않으면 결실을 맺기 힘든 학문이다. 『현재 의과학센터에서는 부가가치가 높은 고기능 생체친화성 신소재와 우리 체형에 맞는 인공장기및 조직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또 미네소타대와 공동 연구중인 난청분야 연구는 결실을 앞두고 있지요』 소장 취임뒤 의과학센터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 일본의 이화학연구소,G7 국가의 국제적 협동연구기관인 「휴먼프론티어 프로그램」등을 둘러본 그는 앞으로 생리변화 측정기등 고가 의료전자기기와 임상진단시약등을 국산화,수입대체는 물론 수출전략사업으로 집중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의과학센터의 현재 연구진은 전소장을 포함해 16명.최근 인공관절,약물전달기전을 각각 전공한 재미 최귀언박사와 권익찬박사가 합류했고 95년부터 매년 5∼6명의 전임연구원을 보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국제화시대를 맞아 의과학연구도 국제공동연구의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특히 세계 각국에 흩어져 첨단 의과학에 매진중인 교포학자들을 인적자원으로 적극 활용하면 많은 돈 들이지 않고도 연구성과를 국제수준으로 끌어 올릴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스라엘의 와이츠만연구소가 각국의 유태계 과학자들의 힘을 빌려 큰 연구실적을 쌓았듯이 우리도 한인과학자들에게 「고국봉사」의 길을 터줘서 민족 공동체의식 고취와 국제화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올리자는 생각이다.전소장에 따르면 NIH에만 현재 1백여명의 교포연구원이 재직중이며 이들중 상당수는 의과학센터에합류를 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또 의과학센터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대신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교포학자들도 즐비해 이들을 중심으로 곧 「자문위원회」도 구성할 예정이다.
  • “핵 사찰 수용” 대북 최후통첩/미 대한 신방위전략 공개 안팎

    ◎“더이상은 시한연장 어렵다” 판단/“도발땐 정권 종말” 강경자세 확인 미국방부가 미군예비부대에 팀스피리트훈련의 참가준비를 지시한 것은 북한의 핵사찰전면수용여부를 밝히라는 최후통첩이라고 할수 있다. 미국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이사회가 열리는 오는 22일까지 사찰을 받지않을 경우 팀스피리트훈련참가병력을 바로 한국으로 출발시키겠다고 한것은 더 이상의 시한연장은 불가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강경대응은 지난주말 올브라이트 주유엔 미국대사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대표들에게 북한핵사찰문제의 진행상항을 설명함으로써 안보리를 통한 대북한제재의 수순을 밟기 시작한 것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단호한 대응은 두가지로 해석할수 있다. 하나는 북한핵문제가 외교적 노력으로 풀리기는 이미 어려워졌다고 판단,협상실패시 대책의 수순을 밟아나간다는 것이다. 미국은 팀스피리트재개와 함께 3월하순엔 패트리어트미사일을 한국에 배치,유엔의 대북한제재에 따른 대비태세를 갖춰 나간다는입장이다.만약 북한이 22일의 시한을 넘기면 IAEA는 북한핵문제를 안보리로 회부하고 안보리는 대북한제재에 착수하는 것은 불보듯 분명한 상황이다. 북한핵문제가 이러한 상황으로 발전될 경우 미국은 전투기증파,한반도 인근해역으로의 항공모함배치등을 통해 북한의 도발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하나는 북한이 전면적인 핵사찰을 수용하도록 마지막까지 최대의 압력을 가해 보겠다는 일종의 「위협시위」라고 할수 있다. 이러한 인상은 미국방부가 주요언론에 흘린 「신 대한방위전략」과 「국방정보국 비밀보고서」내용에서 느낄수 있다. 6일자 뉴욕 타임스는 북한이 남침할 경우 한미양국은 단순히 방어만하는 것이 아니라 역습과 반격을 가해 평양을 점령하고 김일성정권을 무너뜨린다는 「신방위전략」을 대서특필 했다. 팀스피리트훈련참가 준비지시도 미국방당국이 공개적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라 워싱턴 포스트의 보도로 기정사실화 된 것이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압력을 가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에흘린 감이 없지않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새로운 대한방위전략이 최종적인 협상압력용일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지만 미정부가 북한남침시 반격을 통해 평양점령의도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수 있다.유엔이 북한에 대해 제재를 가하더라도 북한지도부가 그 반발로 남침도발을 꾀한다면 그것은 바로 그들의 종말을 불러오는 것이라는 별도의 메시지를 전하는 면도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일련의 강경대응으로 IAEA와 북한간의 핵협상이 막판에 결실을 거둘 가능성도 없지않으나 이에 앞서 미­북한간의 막후접촉을 통해 다시 한번 조율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이런 측면에서 빠르면 금주중 미­북한 뉴욕 비공식실무접촉이 예상되고 있다.
  • “교육개혁 초점은 도덕·자연·인간”/이석희 교육개혁위원장(인터뷰)

    ◎도덕성 앞서야 세계적지도자 배출/대학은 재정기반 확충 서두르길 『21세기를 지향하는 교육개혁의 구체적인 실천방향은 도덕과 자연,그리고 인간의 3대 축으로 모아질 것입니다.세계화를 추구하는 미래사회에서는 도덕적으로 뛰어난 인재를 양성해야 세계적인 지도자가 나올수 있지요.또 앞으로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있어서 소재기술혁명의 세계가 도래할 것이므로 과학기술교육을 철저히 해야합니다.나아가 인간은 인간속에서 살수밖에 없기때문에 세계화·국제화를 위해 어문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위원 25명의 인선을 마치고 5일 대통령직속기구로 공식발족한 교육개혁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으로 업무를 시작한 이석희중앙대명예총장(74)은 이날 하오 첫 전체회의를 끝내고 교육부 기자실에 들러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이위원장은 교육개혁위원회의 기능이 교육부 업무와 상치되거나 「옥상옥」의 관계가 될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 『교육개혁위원회는 아이디어 제공자일뿐』이라면서 협력관계가 될 것임을 천명했다. 또 5공때의 「교육개혁심의회」와 6공시절의 「대통령 교육정책자문회의」와 같은 유명무실한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인가 하는 질문에 『그 당시는 실천의지가 약했기 때문에 결실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잘라 말했다. 이위원장은 독일철학자 칸트가 「이상적인 인간상」을 정립하면서 결론지어 낸 「별돋은 하늘은 내 머리위에 있고,도덕의 법칙은 내 가슴속에 있다」라는 말을 인용,우주의 섭리와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세계 젊은이들의 가치관이나 지향성은 온통 물질적인데로 모아지고 있어요.한 예로 미국 대학생들의 의식을 조사한 결과 「대학 졸업후 돈버는 일에 주력하겠다」고 답한 학생이 지난 60년에는 33%에 불과했으나 92년에는 91%로 급증했습니다.여기에서 올바른 인간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커짐을 알수 있지요』 이위원장은 따라서 도덕교육·인성개발교육을 한층 강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위원장은 이어 21세기의 인류사회는 각 지역문명권의 경쟁시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앞으로 기존의 서구문명권이 비서구문명권으로 바뀔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위원장은 또 교육개혁 작업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인사와 재정의 두 기둥이 요체라면서 『무슨 일을 하든지 사람과 돈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며 재정적 뒷받침이 없는 교육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고 노벨상의 경우 2차세계대전 이전에는 유럽지역에서 석권했으나 종전뒤 미국으로 쏠린것은 학문과 재정의 상관관계를 설명해주는 좋은 본보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재정난에 허덕이는 우리나라 대학은 대학 스스로 재정적 기반을 확충할 수 있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위원장은 『미국 하버드대학은 연간예산 11억달러 가운데 3억달러정도만 학생등록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전체 교수들이 발로 뛰어 모아온 기부금』이라면서 『현재 대부분 사립대학의 인건비는 전체 예산의 70%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처럼 열악한 재정상태로는 교육의 질을 높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이위원장은 건강비결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며 과거의 일을 잊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 기득권과 개혁의 함수(이동화칼럼)

    여야정당과 국회 등이 포함된 정치권에 올해에는 과연 어느정도나 개혁의 바람이 불고 결실을 맺을 것인가.관심있는 많은 사람들이 기대반 염려반으로 지켜보고 있는 사안이다. 「기대」의 측면은 정치권 스스로가 그동안 거듭된 위상저하를 인정하고 심각한 자성속에 살길을 찾기 위한 몸부림을 칠 것이고 그것이 개혁과 연결될 것이라는 점때문에 나온 것이다.「염려」는 정치권이 다른 어느부문보다 뒤떨어져 있으면서도 아직도 기득권에 연연한 채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예단때문이다. 사실 지금 정치권의 위상은 말이 아니다.우선 언론으로부터 푸대접을 받고 있다.웬만한 국회나 정당기사는 눈길을 끌기 어려운 구석에 조그맣게 자리하기 일쑤다.과거와 뚜렷이 달라진 현상이다.정치권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사이 다른부문은 눈부신 발전과 도약을 거듭했기에 나온 결과라 할수 있다. 오히려 뒷걸음질친 부분도 있다.어느 교수가 최근 고교생이상 약 1천4백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도덕성」항목에서 국회의원이 72개 직종중 최하위를 기록했다는 보도는 의원을 뽑은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한 사례였다.국회로동위 돈봉투사건등의 물의가 있었음을 이보도는 지적하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너무 저평가된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어쨌든 이런 사례들은 정치개혁의 당위성과 시급성을 일깨워주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인식은 외부의 그것과 달리 절박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또 자기쇄신의 의지와 능력도 미흡하다. 예를 들어 앞서말한 돈봉투사건만해도 자체적으로 규명할 의지나 능력이 미약하다.노동위자체에서 정직하게 규명되지 않는다면 국회륜이위나 여·야당의 당기위에서 규명되기는 더욱 어렵고 검찰에 넘겨지더라도 간단치 않다. 국회의원의 도덕성을 형편없이 생각하는 국민대다수는 이미 해당의원들이 돈봉투를 받았을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정죄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따라서 진상조사결과 『안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더라도 국민들을 납득시키기는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보다 몇배 몇십배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수사 또는 조사결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 국회는 또한차례의 사정에 의해 소용돌이속에 빠질 수밖에 없다.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바람직한 결과를 잉태할지 모른다.썩은 살에서는 어떤 개혁의 씨앗도 제대로 자랄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사정만이 능사는 아니라든가,지난해 사정위주에서 이제는 법과 제도상의 잘못을 과감히 고쳐나가는 식의 개혁으로 바뀌지 않았느냐고 할지 모른다.김종인의원의 석방등 일련의 상황을 보거나 흐름을 읽고 하는 말일수 있다.그러나 낙후된 정치권에는 아직도 사정과 제도개혁,이 두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무릇 모든 개혁이 다그렇지만 정치개혁도 타성과 악습에서 벗어나려는 용기,기득권도 대의를 위해 포기할수 있는 용기가 있을때 참된 열매를 거둘수 있다.정치권이 가장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듣는 것은 이같은 용기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지난해 국회정치관계법특위가 여야동수로 구성되었고 연내타결을 목표로 선거법 정치자금법등을 논의했으나 도도한 개혁의 흐름과는 달리 결렬로 끝나고 만것은 타성과 기득권에 집착한 결과라할수 있다.같은 정치관계법이라 해도 안기부법개정에는 쉽게 합의해놓고 선거법등 자신들과 직결된 문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올들어서도 2월임시국회를 목표로 여야동수의 6인협상대표회의를 운영하고 있다.여당의 기득권포기로 각급선거일자를 미리 구체적으로 합의했음에도 과연 이번임시국회에서 이 법들이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야당도 큰정치를 위해 소소한 기득권에 얽매여서는 안된다. 경제기획원등 행정부처가 기구를 줄인다,규제를 완화한다는등 제도개혁에 적극 나서고 곧 지방화시대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은 이제라도 정신차려 개혁에 나서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그나마 설자리 마저 잃은다.정치관계법을 빨리 매듭짓고 나아가 행정개혁과 지방화,그리고 국가경쟁력을 높일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혁 해나가는데 앞장서는 것이 정치권의 본령을 되찾는 길이 아니겠는가.
  • 재정란 타개 자구책(교육 개혁해야 한다:18)

    ◎학교채 판매·대학기금 조성에 총장들 분주/기업·동문·학부모상대 모금운동/우유회사 운영등 수익사업 벌여 홍익대 이면영총장은 비서가 없다.소형 승용차를 직접 운전하고 다니기때문에 운전기사도 따로 없다. 이총장 뿐만아니라 9개 단과대 학장도 비서와 운전기사가 없다. 이총장은 절전과 절수는 물론이고 이면지·양면지 활용등 쩨쩨하다 싶을 정도로 절약을 하고 있다. 학문적 권위와 덕망으로만 대학을 운영하던 예전의 총장상과는 전혀 다른 「기업가형 총장」의 모습이다. 요즈음 대학 총장들은 대부분 이총장처럼 「기업가」로 탈바꿈하고 있다. 만성적인 대학재정난을 타개하기위한 자구책이다. 서강대 박홍총장은 여름방학때면 부산·대구·대전등 지방으로 직접 내려가 서울로 유학 온 학생들의 학부모들과 5천원짜리 식사를 함께 한다. 학교행정등 학내소식을 상세히 설명하고 학교발전에 학부모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박총장은 『학부모들에게 도서실확충,교수확보문제등 학교의 장·단기 발전계획을 설명하고 학교발전을 위한아이디어를 구하고 있는데 학부모들이 여러가지 제안뿐만아니라 즉석에서 기부금을 내기도 해 무척 고맙다』고 말했다. 박총장은 『이러한 학부모들의 정성에 보답하기위해 학부모들의 생일날 축하카드를 보낸다』면서 『학부모·학생·교직원·교육부 모두 함께 대학살리기에 나설 때 질적인 교육의 토대는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강대는 이밖에 두달에 한번씩 학부모들에게 발송하는 「서강 소식지」를 통해서도 학부모들이 학교사정을 계속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세대 송자 총장은 자가용 운전사가 『체력이 달린다』고 할 정도로 재원조달을 위한 「사업」에 바쁘다. 송총장은 새벽 7시면 학교에 나와 그날 예정된 기업가등 외부인사와의 조찬모임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기업체 인사등 외부 인사와의 약속이 3개월뒤까지 잡혀있을 정도로 수많은 동문·기업체 사장·학부모·사회유지들과 만나 학교채 구입등을 호소한다. 송총장은 해외동문회 조직과의 유대강화와 기부금 모금을 위해 지난 20일부터 5박6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 등지를 순방했다. 지난해에는 미주지역을 방문해 모금활동을 벌였었다. 92년7월 취임한 송총장의 이처럼 활발한 「경영행보」는 1년6개월동안 현금·부동산등 모두 4백억원을 모금하는 큰 성과를 올렸다. 송총장은 특히 취임하자마자 「발전협력처」라는 기구를 별도로 만들어 동문·학부모 등을 상대로 모금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이 대학 발전협력처의 최철규부국장(41)은 『우리나라는 세계 1백대 기업은 있어도 세계 5백대 대학에는 하나도 선정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타개해야 한다』면서 『독지가가 기부해 주기를 앉아서 기다려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고려대 김희집총장도 재정조달을 위해 한달에 15일 이상 기업체 인사등 외부인사와 만나고 있다. 김총장은 특히 이달에 기공식을 가질 예정인 산·학·연 종합연구단지 기금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고려대는 2백50억원이라는 엄청난 재원이 소요되는 이 연구단지 조성을 위해 총장이하 모든 보직교수들이 발벗고 나서 이미 삼성·포철등 4개 기업으로부터 기금출연을 약속받았으며 이밖에 데이콤·럭키금성등 5∼6개의 대기업과도 협의를 진행중이다. 국립대로서 비교적 많은 국고지원을 받고 있는 서울대 김종운총장 역시 학교발전을 위한 기업체 회장들과의 식사약속이 줄줄이 잡혀있다. 김총장은 특히 부족한 교수인원을 보충하고 고급인력을 확보하기위한 방안의 하나로 올해 실시예정인 석좌교수제 재원마련에 발벗고 나서 한국통신측으로부터 10억원을 기증받는등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학원중심 대학의 육성」을 통해 세계속의 대학으로 발돋움하기위해 서울대는 개교 50주년이 되는 오는 96년까지 모두 1천억원을 모은다는 목표아래 정부관계자·동문·기업가들과 활발한 접촉을 하고 있다. 이밖에 재단수익사업으로 연세대·건국대가 우유회사를 운영하는가 하면 연세대·동국대는 학교채를 발행해 재원조달을 하고 있고 고려대·서강대등도 학교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전통명문대학들은 기존의 재정자립도가 비교적 좋고 기부금등을 모으기도 쉬운데 비해 신설대학이나 소규모 대학들은 재정자립도도 나쁘고 기부금을 걷는 것마저 어려워 늘 재정핍박에 허덕이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학교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재원조달에 한계가 있는만큼 국제경쟁력있는 교육을 하기위해서는 정부 총예산의 2%에 불과한 사립대학재정지원을 최소한 일본처럼 15%정도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진국의 경우/보직교수까지 재원마련활동/하버드대 기탁장학금 1천종류/미국/기업·재단이 스폰서로 비용부담/일본 대학교육의 질적향상을 위해서는 만성적인 재정난이 해결의 관건임은 어느 나라 대학이건 똑같다. 외국의 경우 물론 우리나라보다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율이 높지만 재정난에 허덕이는 것은 우리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선진 외국의 대학은 재정난 타개를 위해 엄청난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대학들도 자체수익사업을 펼치는 것은 물론이고 학부모·동문·기업가등 재원마련을 위한 총장이하 보직교수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이때문에 대학총장의 자격요건은 학식과 덕망보다는 오히려 경영능력과 기부금모금능력이 우선적으로 고려된다. 대표적 명문대학인 하버드 대학은 연구기자재 구입및 학생과 교수들의 복지사업에 조금이라도 더 지원하려고 별도의 경영회사를 설립,들어온 기부금등을 부동산·석유·천연가스 등에 투자하여 돈을 불리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이밖에 대학에 경제적인 도움을 주는 기금모금위원회가 전국에 약 2만3천여개나 있으며 기업이나 단체등이 특수목적의 연구를 위해 기탁하는 장학금도 1천 종류가 넘는다. 우리나라처럼 사립대학의 비중이 크고 국립대학 위주의 지원정책을 펴고 있는 일본의 사립대학들은 예산의 10∼15%정도를 지원받을 뿐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전체 대학가운데 약 73%가 사립대학인 일본의 지난 91년 사립대학지원금은 우리나라의 약 4백배 정도인 2조5천3백만엔 정도다. 일본 대학에서는 기업이나 재단이 스폰서로 비용을 부담하고 강의내용·강사인선은 대학이 맡는 「기증강좌」제도가 산학협동의 한 형태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대학의 재정난 해결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독일·프랑스·스위스 등은 대학교육의 수익자는 국가라는 인식아래 거의 공교육 체계로 운영,전체 고등교육비의 80%가량을 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독일의 베를린 공대의 경우 1년 예산 7억마르크 가운데 정부지원이 5억8천만마르크이며 그밖의 외부지원 1억2천만마르크로 되어 있다. 독일은 이처럼 막대한 교육투자로써 물리·화학·의약분야등에서 60명이나 되는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결실을 맺었다. 스위스에는 두개의 국립대학과 23개의 주립대학들이 있으며 대부분 국고로 대학교육을 시키고있다. 취리히에 있는 스위스연방공과대학(ETH) 학생들은 1년에 약 50만원 정도의 학비만 내면 된다. 이 대학의 예산은 미화로 6억2천2백만달러(약 4천9백80억원)로 정부에서 약 89%를 지원받으며 나머지 11%는 산업체수탁 연구비로 충당한다. 프랑스는 특히 대학의 연구비 지원을 위해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처 업무와 일반 대학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부서인 고등교육및 연구부를 신설,효율적인 대학예산 지원을 하고 있다. ◎대학운영에 선진경영기법 도입을/정원 확충으로 재원확보 방식 탈피를/「안이한 운영」이 질저하·재정궁핍 불러/곽수일 서울대경영대교수·경영학(전문가의견) 얼마전까지만 해도 우리사회에서 가장 좋은 사업중의 하나가 대학을 운영하는 것이었다.일반적으로 기업의 입장에서 좋은 사업이란,정부가 허가를 해주어야 참여할 수 있고,정부에서 어느정도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가격을 책정하거나 손실을 보충해 주는 경우이다. 특히 시장의 수요가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경우 기업은 생산해서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된다.즉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기만 하면 소비가 되므로 특별히 생산이나 소비자의 반응에 신경쓸 필요도 없고,가격도 정부에서 결정하여 주니 그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 소위 「땅짚고 헤엄치는 식」의 사업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대학운영을 보면 과거에는 누구든지 하고 싶은 사업이었다.즉 대학교육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게 높은데,대학은 정부의 허가없이는 설립할 수 없는 기관이었다. 즉,공급이 제한되어 있었던 것이다.따라서 일단 대학설립허가를 취득하고,수업을 위하여 어느정도 시설과 교직원만 확보하면 그때부터는 소비자인 학생이나 학부모가 몰려들어 등록금을 내주니 가만히 앉아서 공고만 내면 되는 상황이었다.더욱이 대학과정인 4년이나 2년만 지나면 학생들은 졸업을 하고,그 누구도 대학교육의 질을 논하는 사람이 없었고,소비자의 입장에서 품질보증이나 소비자 보호의 차원에서 불평하나 없는 사업이 바로 대학교육이었다. 이런 상황이 지난 40여년 계속되어온 결과로 우리 대학교육은 여러가지 문제를 자초하게 되었다.교육의 질적면에서 본다면 첫째로 교수 1인당 학생수에 있어 우리나라 대학들은 선진국 대학들에 비해 3분지1 내지 4분지1의 수준에 불과하고,둘째로 학생 1인당 서적수도 서울대학교가 48권인데 반하여 옥스퍼드 대학은 5백93권으로 10분의1에 불과하다.또 대학재정의 측면에서는 학생 1인당 예산이 서울대학교가 2백75만원인데 비하여 동경대학은 이것의 10배인 2천7백50만원에 이른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교육수준은 고등학교까지는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대학교육에서는 매우 낙후되어 있다.이것은 우리대학들의 교육이 얼마나 잘못되고 있는가에 대한 가장 좋은 예일 것이다. 결국 안이하게 땅짚고 헤엄치는 식으로 대학을 경영해온 결과는 대학교육의 질적향상을 도모하는데도 실패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대학재정의 궁핍까지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앞으로 인구증가율의 감소와 대학교육의 질적수준향상에 대한 요구가 거세어지고 있어 대학정원의 확충에 의한 재정확보라는 종래의 방식에 의한 대학재원의 확보도 불가능해 질 전망이다.더욱이 교육시장개방이 다가옴에 따라 우리 대학들은 앞으로 선진적 경영기법을 갖춘 외국대학들과 경쟁하여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와 경쟁하는 우리경제를 위해서는 세계적인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필요하다.우리 대학들은 이제 이런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해 재원을 마련하고,이 재원을 바탕으로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한 대안으로 이미 졸업생들과 사회의 독지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금마련이 각 대학마다 활성화되고 있다.대학의 총장이나 학장들이 이런 노력의 선봉에 서야함은 두말할 나위없다.
  • 환경올림픽(외언내언)

    오는 12일 노르웨이의 자그마한 호반도시 릴레함메르에서는 「눈과 얼음의 지구촌대축제」가 펼쳐진다.이 축제에는 2만5천여명의 관중과 80여개국에서 모여든 3천5백여명의 선수가 참가하고 전세계 25억여명의 사람들이 TV를 통해 이를 지켜보게 될 것이다.제17회 동계올림픽개회식.이날부터 27일까지 열리는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동계올림픽사상 몇가지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첫째 환경올림픽을 표방하고,둘째 대회마스코트를 동물이 아닌 실존인물로 선정했으며,셋째 프로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했다는 점 등이다.이중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환경올림픽」.자연경관을 가능한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동굴경기장을 만들었고 성화봉송때는 공기오염을 막기 위해 파라핀유를 사용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또 「금연올림픽」을 선언,선수단은 물론 관중들도 옥내·옥외경기장에서 일체 담배를 피울 수 없도록 했다.환경올림픽을 표방하고 있는 대회조직위원회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거두었으면 한다. 한국이 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한 것은 48년 스위스 생모리츠대회.이후 빠짐없이 출전했으나 88년 캐나다 캘거리대회까지는 단 한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한 채 바닥에서만 맴돌았다. 한국의 겨울스포츠가 세계의 주목을 끌면서 일약 상위권으로 뛰어오른 것은 92년 프랑스 알베르빌대회 때였다. 쇼트트랙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탓도 있었지만 한국은 이 대회에서 금메달 2개,은메달 1개,동메달 1개를 따내 종합순위 10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하계올림픽과의 개최시기를 조절하기 위해 알베르빌대회가 끝난 지 2년만인 올해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토록 했는데 한국은 릴레함메르대회에서도 종합순위10위를 겨냥하고 있다. 쇼트트랙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내고 유선희가 여자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한국선수단의 선전·분투를 기대한다.
  • 보현산 천문대(신춘 과학계 순방)

    ◎1.8m 반사망원경/5월부터 우주관측 시작/12㎞밖 동전 식별 가능… 천문학 도약 전기/슈메이커혜성­목성 충돌 등 관측 꿈 설레 과학기술의 결정체가 바로 국가경쟁력의 근간이 되고 있다.치열한 과학기술 전쟁시대를 뚫어나갈 결실을 얻기 위해 남다른 도전을 하는 국내과학계의 중요 움직임과 인물들을 추적하는 시리즈 「신춘 과학계 순방」을 매주 1회 싣는다. 올해는 우리 천문관측계에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세계적인 종합천문대를 꿈꾸며 89년부터 추진해 왔던 경북 영천의 보현산 천문대가 5월 첫 시험관측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부설 천문대 박홍서대장은 『보현산 천문대의 핵심 관측장비인 1.8m 반사망원경 설치공사가 5월 끝나면 바로 시험관측에 들어가기 때문에 7월말로 예상되는 환상의 우주쇼「슈메이커­레비혜성과 목성의 충돌현상」을 관측할수 있어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희망에 부풀어 있다. 보현산 천문대는 80년대말 기존 소백산 천문대가 주변 도시들의 불빛과 단양댐 건설이후 안개가 끼는 날이 많아지면서 관측조건이 나빠지자 개설을 서둘렀다. 90년10월 1.8m반사망원경 계약체결로 건설이 본격화됐으며 이제 중요시설 설치가 끝나면 소백산 천문대의 61㎝ 망원경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먼 거리에 있는 별들까지 관측이 가능해져 우리 관측천문학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최근 전국 6개대학에 천문학 관련학과가 설치되며 충족시키지 못했던 관측수요 증가문제를 다소나마 해결해 줄 것으로 보인다. 보현산 천문대가 들어서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지인 경북 청송군 현서면과 영천군 화북면 접경지역. 1천1백27m 보현산 정상에 총1백30억원을 들여 연구관리동·공작실및 코팅실·1.8m망원경·1m자동망원경·태양플레어 망원경동등 5개건물을 짓는공사가 한창이다. 보현산 천문대 건설팀 실무책임자 오병렬부장은 『천문대의 규모가 예상보다 큰데다 어려운 공사도 많았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들려준다. 보현산 천문대의 가장 큰 자랑은 망원경 설치동이 사각형의 독특한 구조로 돼 있다는 점.박영득건설팀장은 『사각형 구조는 실내외 온도차가 거의 없고 관측효율이 높다』며 이런 첨단의 기능을 갖춘 구조는 세계적으로도 5개 정도밖에 안된다고 자랑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천문대 핵심은 설치되는 주요 관측장비.여기에는 세계적 수준의 1.8m 반사망원경 뿐 아니라 1m자동망원경,태양플레어망원경등 3개의 관측망원경이 설치된다. 프랑스 텔라스사로부터 약30억원에 구입한 1.8m 반사망원경은 넓은 시야에다 분해능이 0.4초.12㎞ 밖에 떨어져 있는 1백원짜리 동전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1m자동망원경은 미국 오토스코프사가 약5억원을 들여 제작한 것으로 망원경 돔을 여는 것부터 관측기기 선정,관측조건이 나빠지면 관측을 중단하고 돔을 닫는 것 등을 컴퓨터로 자동처리하는 전천후 망원경이다. 초기팀장 김강민연구원은『보현산 천문대는 우리나라 천문학 사상 대역사인만큼 과학교육의 장으로서 널리 활용되기를 기대한다』며 『천문대가 본격 관측활동에 들어가면 40㎞ 떨어진 포항 앞바다에서 어로작업을 하는 어선들은 「전등 갓 씌우기운동」에적극 동참해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 칠전팔기 정신/안공혁 신용보증기금 이사장(굄돌)

    부도나 도산의 쓰라린 경험을 가진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모임인 「팔기회」에서 최근 자신들의 기업실패와 재기의 과정등을 생생하게 기술한 체험사례집을 발간하여 화제가 되고있다.양락은 고구라 하였듯이,실패의 쓴 경험이 기업의 재기와 발전에 더없이 유효한 비방이 될수 있음을 입증시켜준 이 사례집은 기업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시사적 교훈을 담고있어 기업인의 필독서로서 손색이 없다. 사실 미래예측 자체가 극란한 경제환경속에서 부도나 도산의 위기상황에 몰려 보지않은 기업이 거의 없을 정도이고 냉엄한 적자생존의 원리만이 생존을 보장해주는 경제상황하에서 한계,부실기업의 도태는 국내·국제시장의 구분이 무색해지는 무한경쟁시대의 당위적 섭리이기는 하다. 그러나 일시적 자금수급차질이나 거래처의 돌연한 도산등 외부 요인으로 위기에 직면한 우수·유망기업들이 적기에 경험자의 조언이나,제도가 줄 수 있는 지원을 받지 못한채 쓰러지는 사태는 해당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적 손실임에 틀림없다.때문에 이같은 자생적 모임의 태동은 매우고무적인 현상이라 할수 있다. 이러한 모임에서 얻는 교훈과 지혜는 비단 실패를 경험한 기업에만 소용되는 것은 아니다.정상기업에도 급격하게 밀어닥치는 환경변화에 대처하고,이를 극복할수 있는 지혜를 제공해주는 훌륭한 길잡이가 될수있다.또한 기업들의 자구노력에 화답이라도 하듯 정부의 의지도 전에 없이 강해지고 있음이 목격된다.지난해말 그간 부도기업의 회생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온 불정수표단속법상의 처벌규정을 손질한데 이어,금년 들어서도 기업경영에 걸림돌로 여겨지는 각종 행정규제를 제거 완화하는 정부의 단안은 분명 박수갈채감이다. 모쪼록 말 그대로 일곱번 쓰러져도 여덟번의 재기를 꿈꾸는 기업들의 칠전팔기의 의지가 정부의 실효성있는 정책과 어우러져 부디 알찬 열매로 결실되기를 바라며,아울러 이들의 자랑스런 결실의 모습이 94년 갑술의 화벽에 담겨져 2번째 사례집으로 그려지기를 기다려 본다.
  • 문화산업은 발전의 밑바탕/김장실 문화체육부 어문과장(기고)

    정부는 금년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국가경쟁력 강화에 두고 규제완화,과학기술투자확대,사회간접자본 확충 등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고 기업도 시설투자 확대 등으로 정부정책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그런데 우리의 정책 당국자나 기업들은 보편적으로 우리나라가 보다 더 강력한 국제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우리 상품의 생산,유통체계가 보다 효율화,과학화되면 이 문제도 어느정도 해결될 수 있다는 경제주의적 인식에 바탕을 두고 접근해가고 있다는 점이다.물론 일리있는 얘기다.그러나 경제적 접근만으로 문제가 다 해결될 수 있는가? 결론적으로 말해 그것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며,의식과 가치의 선진화,정책형성과 집행능력의 신장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된 문화적 측면이 함께 고려되어야 비로소 성공적으로 이룩될 수 있다.즉,국제화의 높은 파고를 슬기롭게 뛰어넘고 21세기 문화전쟁,경제전쟁에서 우리민족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의 산업을 문화화」하고 「우리 문화를 산업화」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사정을 살펴보면 문화란 경제부문에서 축적한 재화를 쇠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할 뿐 그 문화나 문화산업(Culturalindustry)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크고 앞으로 전개되는 21세기 고도 정보화된 지식사회(Knowledgesociety)에서 국가발전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은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문화산업에 대한 분류나 국민경제에서 그것이 차지하는 비중조차 제대로 파악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경제는 생산적이고 문화는 소비적이라는 인식은 경제학을 잘못 이해하는데서 출발한다.경제활동의 본질은 시간을 벌어 문화적 가치를 누리는데 있다고 본다.풍요로운 삶이란 경제활동이 문화적 가치와 조화를 이룰때 가능하다.또한 어떤 상품이든 인간의 심미적 감각이 부가되지 않으면 그 가치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더구나 20세기 대량소비·대량생산시대가 지나가고 문화의식·심미안이 가미되는 소량다품종고부가가치시대가 진행될 21세기에 있어서 경제적 가치 창출에 있어 문화의 역할은 더욱 증대될 것이다.기업체의 경우 처음 외국시장에 상륙할 때,그 상품의 이미지 전략이 제일 중요하다.만약 기업체에 대한 이미지가 잘 형성되어 있으면 고가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마찬가지로 우리 문화나 역사에 대한 인식이 외국인들에게 제대로 되어 있으면 우리 상품은 제값을 받을 수 있다.그러므로 문화는 경제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하며,21세기 한국의 발전은 우리 문화에서 그 가능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더구나 그동안 눈부신 경제성장에 힘입어 국민들의 소득과 여가가 증대됨에 따라 출판,인쇄,영상,음반,미술,연극 등 전통적 의미의 문화산업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다.(92년 한해 국내영화,비디오 시장규모 1조2백억원,출판 2조원,만화영화 2조8천억원,음반 2억1천만달러로 추산).여기에 컴퓨터,뉴미디어및 기타 첨단정보통신 기술이 접목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되어 이 부문에 대한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지원·육성이 필요하다.더구나 어떤 상품이든 그 제품을 만든 나라의 문화적 가치가 접목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가 외국 상품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일때 생기는 문화종속현상을 극복하고 우리문화를 세계적으로 선양하기 위해서도 우리 고유문화를 소재로 한 세계일류상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문화산업은 더욱 장려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체육부는 우리 문화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93년부터 문화산업자문단을 구성하고,국제적 감각과 전통이 조화된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널리 수출하려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문화가 곧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된다는 국민적 인식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문화상품 개발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노력한다면 멀지않아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다.
  • 통일후 문제도 생각할때(사설)

    우리정부가 추구하고 있는 남북통일의 대원칙은 「3단계·3기조 통일방안」원칙이다.이 원칙이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총론이라면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각종 법률과 제도의 정비 등은 각론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는 총론에만 매달려왔을 뿐 통일에 대비한 각론에는 소홀히해온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법무부의 새해 업무보고는 주목할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통일에 대비한 법률적인 측면의 각론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남북통일에 대비,이산가족의 재결합에 따른 친족·상속문제와 부동산 소유권분쟁등 재산권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통일특례법시안」을 올해안에 마련하는 한편 법치주의원칙에 입각한 남북한법률·사법제도 통합의 기본원칙을 수립키로 했다. 남북한이 통일된후 월남 또는 월북한 실향민들이 각기 고향이나 옛 거주지 부동산의 반환을 요구함으로써 빚어질 재산권분쟁은 실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이 문제는 실질적인 통일을 가로막는 중대한 장애요인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런점에서 통일이 현실로 닥쳤을 경우에 대비해 재산권분쟁처리를 미리 입법화해 두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통일독일의 심각한 재산권분쟁경험은 좋은 교훈이 되고 있다.동·서독통합조약41조는 사유재산보장의 원칙에 따라 옛 동독지역부동산을 원소유자에게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부동산은 여기서 제외,정부가 보상하도록 되어 있다.이에따라 원소유자들의 소유권반환신청이 1백20만건을 넘었다. 동독지역부동산소유권이 불분명해지자 서독기업들은 투자를 꺼렸고 이때문에 실업·인플레·기업도산등 동독지역경제는 지금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이러한 침체와 혼선에 당황한 독일정부는 91 ∼ 92년 두차례의 법개정을 통해 이문제를 해결하려 했지만 실패했다.독일의 이같은 경험을 거울로 삼아야 한다.학계와 연구기관은 이미 「남북통일후 재산권」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몇차례 낸바 있다.우리는 정부안에 「통일특례법시안」을 마련하기위한 전담기구를 설치,각계의 견해를 폭넓게 수렴하는 한편 깊이있는 연구를통해 좋은 결실을 거두어 주기 바란다. 우리정부는 흡수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그러나 북한내부의 체제붕괴로 구서독처럼 어느날 갑자기 흡수통일을 감내해야 할 사태에 직면할수도 있다.흡수통일이 되든 남북합의에 의한 통일이 달성되든 그것에 구애되지 않고 통일이후의 사태에 대비,예상할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을 논의하고 준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 월2백만원 과학공로연금 첫 수혜자/KIST 윤한식박사

    ◎「아라미드 섬유」 개발은 도전정신의 결실/“연구는 천직… 실험기회 게속 주어졌으면” 세계적 과학전문지「네이처」에 연구가 실렸고 한국 최초의 석좌연구원이며 월2백만원의 과학기술자 공로연금 첫수혜자….그의 앞에는 이런 수식이 붙는다.동안에 가냘픈 체격이지만 누구 보다도 대단한 연구에의 집념으로 뭉쳐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윤한식박사(65).85년 강철보다 5∼6배 강하지만 5배이상 가볍고,탄소섬유에 비해 4배이상 싼「기적의 섬유」아라미드섬유를 개발해 세계를 놀라게한 그가 26일 과기연 존슨강당에서 고별강연을 갖고 정년퇴임을 한다. 『정년퇴임이 실감나지 않습니다.아직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니까요』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이지 연구를 그만두는 것은 아니라지만 『퇴직후 뭣보다 연구에 대한 실험기회가 줄어들 것이 아쉽다』고 밝힌다. 55년 서울대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뒤 교사및 작은 기업연구소 연구원도 거쳤다.67년 과기연 선임연구원으로 입사한뒤 줄곧 과기연에 몸담으며 84년에는 서울대 섬유공학과에서 지천명을 넘은나이에 늦깎이 박사가 됐다. 과기연에서 겪은 가장 큰 고비는 연구행태가 맞지않아 떠나려 생각한 79년.당시 연구비를 따내려면 여러분야의 연구가 불가피했다.따라서 전문분야 심층연구 보다는 백화점식 연구에 매달려야 했다.그러나 「연구는 천직」이라고 알고 있던 그는 극복했다.그 방법은 상상을 뛰어넘는 연구과제를 선정,도전해보는 것. 미듀폰사가 개발한 꿈의 섬유「케블라」를 국산화하는 것이 목표.결과는 대성공이었다.세계 처음으로 아라미드섬유를 개발해냈기 때문이다.이때 그만두었다면 아라미드섬유는 영영 빛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주로 응용분야에 연구를 하다보니 점점 기초분야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이제부터 그동안 연구해온「젤 크리스털(물과 고분자물질이 혼합돼 만들어지는 결정체)」과 관련된 기초과학의 연결고리를 찾아 논문으로 엮어볼 작정입니다』정년을 맞은 과학자는 이제부터 진짜 연구를 할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과기연 어디든 한칸 실험실이 마련되기를 기다린다.
  • 「행정구역 개편」 야맞장구로 공론화/「33개 시·군 조정추진」안팎

    ◎서울시 분할등 「광역」은 불가 판단/대상시군 이미 정부와 협의한듯 민자당의 문정수사무총장이 21일 상당수 시·군의 통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행정구역개편의 공론화를 사실상 선언했다.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간에 민주당의 이기택대표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로써 그동안 조심스럽게 거론되어 오던 행정구역개편론이 본격적인 여야 협상무대에 올려지게 됐다.민자,민주 양당이 앞으로의 정치관계법 협상에서 이에 대해 논의할 것임을 기정사실화함에 따라 뜨거운 정치쟁점으로 급속히 달아오르고 있다. ○정치쟁점 부상 하지만 일부 시·군의 통합이 국회의원및 지방의원 선거구의 축소로 이어질 것이고 이에 따라 해당지역 의원은 물론 예상후보자들이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보여 논의과정에서부터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행정구역개편문제는 새해 벽두부터 여권일각에서 필요성이 제기됐다가 사안의 미묘함 때문에 일단 물밑으로 숨어들었다.그러나 민주당의 이기택대표의 뜻하지 않은 지원사격이 이를 수면위로 떠오르게 했다. 그래선지 민자당은 최소한 기초자치행정구역의 개편에 대해서는 정치권에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문총장은 이날 통합선거법등 미타결 정치관계법에 대한 협상에 들어가면 이를 정식으로 거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개편에 대한 복안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서울분할을 포함해 광역 행정구역의 개편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지방자치개념에 상반되는 직할시란 명칭 정도를 바꾸는 선에서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감대 형성된듯 그러나 기초행정구역인 시·군 가운데 일부 불합리하게 운영되고 있는 곳은 사정이 다르다고 강조했다.대상은 인구 10만명 이하의 시와 5만명이상의 군등 모두 33곳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였다.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오래전부터 대비해 왔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사전 협의 인정 문총장은 시·군통합의 추진배경에 대해 『분위기의 성숙』으로 설명했다.지역주민이 공감하고 있고,행정기능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는데 정치권이 인식을 같이하게 됐다는 것이다. 민자당과 민주당의 이대표가 이처럼 호흡을 같이 하게 된데는 나름대로 배경이 있는 것 같다.우선 민자당은 행정의 질 향상이라는 외부적인 명분보다는 현재의 지방의회 규모를 축소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껴왔다는 점을 들수 있다.지방의원들의 자질에 대한 불신과 함께 앞으로 국고로 지급해야 할 의원활동비등을 의식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민자당 내부의 역학관계도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개편이 이루어지면 상대적으로 소수인 민주계의 지분이 높아질 것이라는 현실적인 계산을 했음직하다는 지적이다. ○행정질 향상 명분 민주당의 이대표로서도 개편논의가 본격화되고 결실을 맺게 되면 각종 선거와 관련,당내 입지가 강화될 것임이 분명하다. 까닭에 이처럼 얽히고 설킨 이해관계를 둘러싸고 양측간에 물밑대화들이 진행되어온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고 있기도 하다. ○협상전망 불투명 문총장은 협상 전망과 관련,『국민을 의식해서라도 당리당략과 정파차원의 주장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지난해 안기부법 개정때처럼 여야간의 격돌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그러나 현실적인 난관이 한두가지가 아닌만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동아시아에 「성장의 삼각지대」 6곳(현장/세계경제)

    ◎국경없는 경협의 모델로/인근 3개국들 손잡고 경제발전을 추구/값싼 노동력·용지의 이점 서로 이용/「싱가포르」·「남중화」등 괄목할 성장 평균 경제성장률이 단연코 세계최고인 동아시아 지역에 이런 성장의 비밀처방과도 같은 「삼각지대」가 최근 곳곳에 형성되고 있다. 서로 이웃한 3개국이 경제에 한해 국경선의 담을 허물어뜨리고 한나라처럼 긴밀히 협력하는 이 삼각지대는 인위적이지만 자연의 비옥한 삼각주만큼이나 풍요로운 결실이 기대돼 지대한 관심이 모아진다.동아시아의 삼각지대는 세계에 널리 퍼져있는 경제협력조약과는 여러모로 다르다.추상적인 원칙을 나열하는 대신 해당 국가별로 한정된 지역을 구체적으로 거명,손에 잡히는 삼각점을 연결시키고 있는데 공식적인 외교명칭따위에 연연하지 않을뿐더러 싫으면 언제라도 발을 뺄 수 있도록 되어있다.이처럼 실제적인 효율성을 최고의 미덕으로 추구하는 이 경제협력은 한두곳이 아니지만 묘하게 3개국,삼각형으로 결정화하는 기하학적 공통성을 보여준다.이 또한 초대형화 추세의 경제블록과도 차이나는 점이다. 동아시아에는 모두 6개의 성장 삼각지대가 있으나 현재 실행중인 지대는 두곳이다.싱가포르삼각지대는 지난 89년말 싱가포르의 오작동총리가 「초국가경제지역」정책으로 추진,성사됐으며 여기서부터 「성장삼각형」이란 용어가 유행되었다.도시국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최남단 조호르주 및 싱가포르 바로 아래의 인도네시아 리우군도를 연결,편리하게 「시·조·리」로 불리는 이 삼각지대는 싱가포르와 조호르주의 오래된 밀착관계에다 인도네시아의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용지의 이점이 덧붙여져 이루어졌다.노임단가가 하루 2·5달러인 리우군도의 바탐섬에는 이미 산요·필립스·스미토모전기자동차 등 싱가포르 진출 다국적기업 1백80여개의 공장이 가동중이다. 궁벽한 섬에 불과하던 바탐은 93년 일년새 두배가 는 연10억달러를 수출하는 인도네시아 3번째 국제항구로 변모했다.그러나 최대의 수혜자는 리우나 조호르에 사업을 배당해주나 결국 통제하는 싱가포르로 지목된다. 싱가포르삼각지대가 싱가포르 정부의 추진력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데 반해 두번째 실행지대인 남중화삼각지대는 보다 민간주도형이며 자연발생 성격이 강하다.성장삼각형이란 말이 생기기 훨씬 전인 70년대말부터 중국의 개방화정책에 편승해 홍콩과 대만의 화교 실업인들은 중국에 집중투자해왔다. 첫 투자지역인 심천등 4대 경제특구는 화남지방에 몰려있었는데 광동·복건등 화남의 개발과 해외투자가 갈수록 거대해지자 「남중화」란 이름과 함께 대단히 성공적인 삼각지대로 예시되기에 이른 것이다. 1만2천여 대만 기업이 적대국인 중국에 투자하고 있으며 중국무역은 대만 전체교역의 10%를 차지하고 있다.홍콩의 실업인들은 중국의 저임에 반해 섬유·전자는 물론 생명공학등 수많은 공장을 인근 남중국에 세워 최소한 3백만명을 고용한 것으로 집계된다.투자액 또한 4백억달러를 넘어 92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투자국 선두를 달리고있다. 두만강과 말레이 삼각지대는 아직 출발은 하지 못하고 있지만 착실한 터를 닦고있는 중이다.유엔개발계획(UNDP)의 적극적 지원아래 북한 중국 러시아의 3국이 한국과일본의 투자에 몸달아 하는 두만강삼각지대는 시베리아와 몽고의 원자재를 수송·처리하는 산업전략지를 꿈꾼다.정치적 상황이 불확실한 가운데서도 도로건설이 착수되었다. 말레이삼각지대는 싱가포르삼각지대가 싱가포르 위주로 운영되는데 반발한 말레이시아가 주창한 것으로 말레이시아 북부4개주와 바로 위쪽의 태국남단,그리고 같은 회교도지역인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섬 북부지역을 한데 엮고있다.농업의 과학화를 중점적으로 시도할 계획이지만 태국남단과 수마트라지역은 말레이시아의 제조업 유치에 더 눈독을 들이고 있는 등 문제점이 없는 것이 아니다.그러나 태국의 추안 릭파이총리가 지난달 하트 라이시에 와서 삼각지대 추진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는 등 성사 잔망이 밝은 편이다. 남지나삼각지대와 골든사각지대는 이보다 한단계 낮은 검토 단계에 머물고있지만 열의는 뒤떨어지지 않는다.필리핀의 민다나오섬·말레이시아 소속의 보르네오섬 일부·인도네시아의 술라웨시섬을 묶는 남지나지대는 지난해 말 피델 라모스 필리핀대통령이 앞장서서의견을 모으고 있으며 해양수송 및 관광산업에 역점을 두고 타당성 조사중이다. 골든지대는 태국북부·미얀마동부·라오스북부와 중국남쪽의 운남지방을 연결하고 있다.이지역의 세계적인 마약생산·밀수에서 연유한 「골든삼각지대」라는 악명과 구별하기 위해 삼각형을 피하고 사각지대로 이름을 붙였을 따름이다.동아시아에서 가장 미개발된 오지인 이 지역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타당성조사에 들어갔을 뿐아니라 이미 태국과 라오스를 연결하는 미타렙교가 올 4월 개통되는등 인프라건설이 하나씩 이루어지고있다.
  • “환경운동 「녹색운동」 벌이자”/김 대통령

    ◎오염감시·고발 온국민 참여 촉구/경제정보 수집·민간에 서비스/안기부/환경세 신설·정수장 공기업화/환경처 김영삼대통령은 18일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국민이 환경보호운동인 「녹색운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상·하오에 걸쳐 환경처의 새해 업무보고와 민간환경관계자와의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국민 모두가 「내가 사는 이땅의 환경은 내가 지킨다」는 긍지와 책임감을 갖고 스스로 환경오염을 감시·고발하는 「녹색시민감시단」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국민은 녹색시민감시단이 되고 정부는 맡은 책임에 성심을 다함으로써 새로운 녹색질서를 지켜가자』고 호소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환경보전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되지 않으며 국민과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만 결실을 거둘수 있다』고 상기시키고 『환경관계 정보나 사실을 국민에게 알려서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공유케하고 국민의 협조를 적극적으로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녹색운동주창은 정부만의 환경관리에는 한계가있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환경오염의 원인제공자이면서 동시에 오염의 피해자인 국민 스스로가 오염을 줄이고,환경파괴행위를 적극적으로 감시·고발하자는 것으로 환경관리의 선진국형 전환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에 따라 관 위주로 짜여있는 환경관리및 감시체제를 민관협력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일에 착수했다. 청와대의 한 고위당국자는 이와 관련,『외형성장을 추구했던 시대에 민간의 환경운동은 정부의 경제정책을 방해하는 것으로 정부와 대립관계에 있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제 그러한 관계는 청산되어야 하며 새로운 환경관리는 민간환경보호단체와 정부의 관계를 상호보완관계로 전환시키는 작업이 우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목표 대폭 조정 국가안전기획부는 올해 업무의 기본목표를 국가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정보력 강화에 두되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국가간 경쟁현안을 중심으로 정보목표를 대폭 조정하고 정보의 기획및 생산관리체계를 재정비키로 했다. 안기부는 또 북한의 핵개발 진전상황과 대남전략전술및 군사태세 강화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조기경보능력을 강화하는 한편,국가기밀 및 첨단과학기술에 관한 정보유출 방지와 보안및 산업기밀 보호활동의 내실화를 기해 나갈 계획이다. 김덕안기부장은 이날 상오 안기부에서 김영삼대통령에게 올해 업무계획을 이같이 보고하고 올해부터 선진정보발전 5개년계획에 따라 직원 전문화와 업무의 과학화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김부장은 또 『민간부문에 대한 정보서비스 기능을 확충함으로써 정보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겠다』면서 『내부개혁작업도 중단없이 추진해 지속적인 자기혁신과 정보역량의 고도화를 통해 국가안보와 국가수호의 소임을 다하는 선진정보기관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안기부는 지난 연말의 여야합의에 의한 법개정으로 이제 당당하고 떳떳한 국가기관이 되었다』고 전제,『보람을 갖고 세계화시대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오늘날의 무한경쟁시대는 정보를 생산의 4대 요소로 간주케하고 있다』면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정보활용체제를 강화해나가라』고 지시했다. ◎수익자 부담 확대 부족한 환경기초시설을 조기에 확충하기 위해 수익자 부담원칙이 확대되고 환경세가 신설되며 수질오염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유독물 취급업소에 대한 관리가 강화된다. 박윤흔 환경처장관은 18일 상오 청와대에서 수질관리강화에 역점을 둔 올해 업무계획을 김영삼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박장관은 『하수처리장등 환경기초시설 조기건설에 따른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의 배출부과금 등 수질오염 유발시설에 대한 부담금을 상향조정하고 환경세신설,해외공채및 환경복권발행등 추가 재원확보방안을 올 상반기중에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박장관은 이어 『일반직 공무원들이 맡아온 각종 수질정화시설과 정수장시설을 공기업형태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공공환경기초시설의 전문성을 살려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장관은 이와함께 『유독물로 인한 돌발사고를 막기위해 전국 2천9백21개소의 유독물취급업소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특히 상수원주변과 연간 1천t이상의 다량취급업소 1백73개소는 연 1회이상 정기점검하던 것을 4회이상으로 대폭 늘리겠다』고 보고했다.
  • KBS 직장탁아소 개원/“남자직원들의 호응도 대단”

    ◎노사단체협상의 결실… 이용료 20만원/여직원 많은 사무·전문직장의 선례 기대 특수전문직 직장탁아소 개설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었던 한국방송공사(KBS)직장탁아소가 1∼4세 20명의 원아와 3명의 교사로 17일 개원했다.서울 여의도 한국방송공사 연수관 29평아파트를 개조해 만든 「KBS 어린이집 꿈나무방」 이 「꿈나무방」은 병원과 금융계등 여성직원이 많은 사무·전문직 직장탁아소의 선례가 된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아왔다.이같은 중요성을 인식해 주도적으로 탁아소 설립에 뛰어든 사람은 「자녀교육 365일」프로그램을 2년간 맡아오며 맞벌이부부의 육아고민을 현장에서 체험한 중견 아나운서 유애리씨(37·KBS노조 여성국장). 『남자직원들의 호응이 대단했습니다. 많은 젊은부부들이 육아가「엄마」의 몫이 아닌 부모공동 책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지요』 실제 원아중 6명이 남자직원의 자녀들이며 운영과정을 지켜본뒤 맡기겠다는 남자직원들도 상당수라 한다. 이번 일은 지난해 노사단체협상의 결실로 회사측이 공간 및 실내공사비,냉난방등 시설운영비를 지원하고 교재구입및 기본운영은 노조측에서 맡았다.유씨와 15명의 여직원들로 구성된「탁아방 설립추진위원회」가 의류 및 무공해 참기름 바자를 열어 일부비용을 조달하기도 했다.이용자들은 월20만원을 탁아비로낸다. 『「이런 시설이 진작에 있었더라면…」하는 중견남자직원들의 격려물품이 답지하고 회사도 많은 배려를 해줘 사내분위기 진작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같습니다』유씨의 설명이다. 전국의 직장탁아소는 20여개에불과, 대부분이 생산업체이고 초·중고여교사들을 위한 학교 보육시설이 10개 남짓 시범 운영될 뿐이다. 『탁아소가 직장생활하는 엄마들의 아이를 거둬주는 곳이란 인식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는 유씨는 탁아소가 공동생활을 통한 교육의 기초과정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한다.그래서「꿈나무방」에는 신길동 꿈나무어린이집의 원장으로 있던 사회교육가 최정희씨(47)와 정교사 2명이 준비부터 함께했다. 현재 일요일을 제외,상오9시부터 하오6시까지로 탁아시간을 정했지만 야근 특근등이 많은 근무여건을 감안,교사수를 늘려가며 탄력있게 운영할 방침이다.
  • 민족극 계열 작품/잇달아 「문예회관」 무대에

    ◎「노동의새벽」·「아리랑2」 등 5편 6월까지 공연/“제도권 안에 입지확보” 방향전환 첫결실/「기성극단」과 편가르기 극복… 성숙 계기 「기성극단」의 전유물처럼 인식돼온 서울 동숭동 문예회관에서 노동극을 비롯,민족극계열 극단들의 작품이 공연된다. 극단 아리랑의 「아리랑2」가 지난 11일부터 24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2월1일부터 7일까지 극단 현장의 노래극 「노동의 새벽」이 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려진다.이어 4월1일부터 3일까지 「민족춤 한마당」,5월18일부터 22일까지 「광주 민중항쟁 기념제및 공연」이 대극장에서 열린다.또 제7회「민족극 한마당」이 6월17일부터 30일까지 소극장에서 열린다. 5개의 공연이 오르는 가운데에도 특히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념제및 공연이 서울 공연예술의 중심부인 동숭동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것은 일견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민족극계열 극단인 극단 아리랑이 「재야극단」으로 처음 한국연극협회 회원으로 가입한데 이어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서울어린이연극제에 참가,문예회관 무대에 서기는 했지만 민족극계열 극단들의 문예회관 공연은 이번이 실질적인 의미에서 처음이다. 대부분 대학연극반 출신들이 모여 문화운동차원에서 연극활동을 해온 이들 민족극계열 극단들은 그동안 체제비판적인 「운동권 연극」들을 주로 공연, 문예회관과 같은 공적인 공연시설의 대관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새정부 출범이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등 「재야」예술단체에도 정부의 지원이 골고루 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표명했고 민예총도 사단법인으로 등록,「제도권」안에서의 입지확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등 문화계 풍토가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같은 변화의 첫 결실이 바로 민예총산하 민족극계열 극단들의 문예회관 대·소극장 대관결정이다.물론 지난연말 민예총이 낸 세종문화회관 대관신청이 모두 거절돼 세종문화회관 입성은 좌절됐지만 민예총의 즉각적인 항의표시등 적극적인 대처는 분명 변화된 모습이다. 이같은 변모에 대해 『오랜 세월 제도권과 재야로 구분됐던 예술계가 공연시설의 공유라는 외부적인 현상을 뛰어넘어 도식적인 편가르기를 극복하고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무대를 당당하게 올림으로써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다가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따르고 있다.
  • 도읍 공주서 부여로(백제를 다시본다:1)

    ◎부여 금동용봉향로가 말하는 사비시대/풍요로운 곡창서 「사비문화」 무르익다 백제는 곧잘 잃어버린 왕국으로 간주되어왔다.그 까닭은 정사성격의 사료부족과 또 승자에 의한 문화유산파괴에서도 찾아진다.이러한 상황속에서 지난 연말 발굴된 부여 능산리 출토유물 김동용봉봉래산향로는 백제사 연구의 한줄기 빛으로 떠올랐다.서울신문은 이를 계기로 전문학자들이 백제사를 새롭게 해석하는 장기기획물 「백제를 다시본다」를 주1회씩 연재키로 했다.금동향로가 제시하는 자료를 근거로 백제사 복원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이 시리즈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넓은평야 끼고 있어 “3국중 가장 자족”/도성체제 완벽… 5부 구획에 2중 방어/국방 한창 뻗어나갈때 나·당 연합군 침공으로 비명에 저버려 일찍이 조선후기의 대실학자인 정채산은 국가의 운명이 수도의 입지조건에 의해서 크게 좌우된다고 보았다.그런만큼 반드시 요충지대를 점거하여 위압의 형세를 이루어야만 일단 위기가 닥치더라도 능히 이를 극복하여 오래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의하면 백제의 첫 도읍지이던 오늘날의 서울은 문자 그대로 김성탕지와 같은 곳이라서 건국이래 4백93년간이나 국세를 유지했으나,한번 웅진(공주)으로 옮겼다가 다시 사비(부여)로 옮긴 뒤에는 1백85년만에 망했다고 한다.사비시대는 웅진시대 63년을 제외하면 겨우 1백22년에 지나지 않는다. ○각부는 또 5권으로 큰 들녘의 한복판에 위치한 사비도성은 확실히 한성(서울)과 같은 천연적인 요새는 아니다.그렇다고 백제의 지배층이 도성의 방어체제를 게을리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지난 십수년간 백제문화권개발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된 결과 우리들은 사비시대의 도성계획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사비도성은 기본적으로 부소산성을 배후에 두고 외곽의 요해지에 부분적으로 나성을 쌓아 방어체제를 이중으로 견고하게 다졌다. 그런 다음 왕궁은 부소산성밖 남쪽에 세웠다.이는 웅진시대 왕궁이 공산성 내의 광장에 구축된 것과는 크게 다른 점이다.옛 문헌에 의하면 사비도성의 시가지는 크게 5부로 구획되고 또한 각부는 5권으로 나누어지는등 실로정연한 체제를 갖추었다고 한다.한마디로 사비도성은 백제의 역사에서 볼 때 가장 잘 디자인된 수도였다.한국고대의 도성제 발달사상 거의 완성된 형태였다고 할 수 있다. 백제가 공주에서 서남쪽으로 30㎞쯤 떨어진 부여로 천도한 것은 일세의 영주인 성왕 16년(서기538년)봄의 일이었다.실로 국가재흥을 목적으로 한 웅대한 경륜에서 나온 결단이었다.백제는 이보다 앞서 서기 475년 서울로부터 공주로 천도했는데,이는 고구려 군대에 의해서 수도가 함락되고 개로왕이 피살되는 등 급박한 국가위기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그러나 부여천도는 이와는 전혀 사정이 다르다. 공주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방어에는 유리한 점이 있으나 그자체는 고립된 곳이고 수도가 들어시기에는 너무나 협소했다.이 야영도시를 벗어나 평야지대로 진출하여 본격적인 수도를 건설하는 것이 공주시대 역대 군주들의 꿈이었다.마치 고구려가 압록강가의 산악지대인 집안으로부터 평양으로 천도하려 한 것과 같은 취지였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동성왕때부터 부여의 중요성에 주목한 백제의 최고지배층은 이곳에 새로운 수도를 건설할 요량으로 사냥을 겸하여 자주 이곳에 들러 지세를 살피는등 전반적인 입지조건을 예의검토해왔다.금강가에 위치하면서 산으로 둘러싸인 부여지방은 방어에도 적합했을 뿐 아니라 더욱이 넓은 평야를 끼고 있어 경제적으로도 풍요한 곳으로 비쳤다. 그리고 지리상 호남평야의 경영이나 가야지방으로의 진출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백제조정은 고구려에 빼앗긴 한강유역의 땅을 이 기름진 곡창지대를 적극개발함으로써 보상하려고 했다.요컨대 부여천도는 장기간에 걸친 준비작업 끝에 마침내 단행된 것이었다. ○결실못본 화평세계 이처럼 사비시대는 개막되었다.당시는 삼국간의 항쟁이 극심한 전란기였다.영토확장을 목표로 전쟁이 끊이지 않았으며,삼국간의 국경선은 수시로 뒤바뀌었다.이같은 살벌한 시대풍조 속에서도 백제는 삼국중 가장 자족함을 알며 인을 실현코자 노력했다.한성시대인 근소고왕때 장군 막고해가 승승장구 고구려군대를 추격하던중 수곡성(황해도 신천)북쪽에 이르렀을 때 스스로회군을 결행한 것은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다. 그런데 사비시대 법왕은 서기 599년 즉위하자마자 살생을 금하는 칙령을 내린다.이에따라 민가에서 기르던 매를 놓아주도록 했으며 사냥도구와 그물마저 태워버리게 했다.이는 같은 시대 신라와는 크게 대조되는 현상이다.즉 신라왕의 최고고문이었던 원광법사는 바로 이때 「살생유택」의 덕목이 들어 있는 세속5계를 제정하여 비록 조건을 달았지만 살생을 인정했던 것이다. 백제가 신라에 패망한 궁극적인 원인중의 하나가 바로 이같은 데에 있었는지도 모른다.어쨌든 백제의 지배층이 국가의 위기상황 아래서도 인을 구현하려는 열의에 가득 차 있었던 것은 주목되는 사실이다. 사비시대 화평의 세계를 실현하려던 백제인의 웅지는 끝내 결실을 하지 못했다.무왕의 야심에 찬 팽창정책과 그 아들 의자왕의 거듭된 실정은 신라를 자극했다.그래서 신라로하여금 당과 연합하여 백제를 아예 지도상에서 말살하려는 비밀외교에 열중하게 만들었다.신라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당과의 군사동맹이 체결되었고 양국 연합군은사전계획에 따라 서기 660년 전격적으로 백제에 대한 침공을 개시하였다.마침내 사비도성은 함락되고 백제는 그 찬란한 역사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수도의 지세를 중요시하는 정다산은 백제의 멸망원인이 사비도성의 집중성 결여에 있는 것인 양 설명하고 있다.그러나 앞에서 본 것처럼 그 방위체제는 결코 허술한 것이 아니었다. ○우아·격조 높은 문화 한 시대의 문화는 정치를 비추는 거울이다.흔히 이야기되고 있듯이 사비시대야말로 백제문화가 그 절정에 도달한 황금기였다.얼마전에 별세한 삼불 김원용선생은 고분벽화에서 볼 수 있는 고구려의 미술은 민족이나 국가가 무기력해질 때 생기는 퇴폐나 타락의 양식을 거치지 않고 갑자기 소멸되어버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것은 백제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말이다.사비시대의 백제문화 역시 쇠퇴·타락의 징후는커녕 완숙의 아름다움이 물씬 풍기고 있다.결국 백제는 쇠퇴기에 접어든 끝에 멸망된 것이 아니라 한창 국력이 뻗어나갈 즈음 칼에 등을 찔려 비명에 간 것임을 알 수 있다. 해방 직후일제가 이른바 부여신궁을 지을 목적으로 거두어들인 석재더미 속에서 백제말기 대좌평이었던 사택지적의 당탑 건립기념비석이 일부 파괴된 채로 발견된 일이 있다. 이로써 사비시대 백제문화의 우아하고도 격조높은 기품을 만끽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요 백제말기 정치사를 해명하는 데 유력한 단서를 얻게 되었다. 지난해 연말 부여 능산리 벽화고분 근처의 한 건물지에서 새로운 유물들이 출토되었다.여기서 나온 금동제 향로를 비롯한 사비시대 후기의 유물들을 통해서 우리들은 완숙기에 접어든 백제문물의 찬란함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되었다.또 덧붙여 말하거니와 신비스러운 빛깔로 떠오른 새로운 문물 금동용봉봉래산향로를 대하면서 백제를 뒤돌아보고 재음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비시대의 문화상/출토유물 통해 「선진문화」 확인/능산리·궁남지유적발굴로 실체 드러나 사비시대 백제(AD538∼660년)의 문화상은 고분과 절터·성곽유적 등에서 출토된 매장문화재를 통해 드러난다.신라와의 각축에서 패망의 길을 걸은 백제는 외형의 문화유산을 철저히 파괴당했기 때문에 땅속에 묻힌 유물만이 겨우 백제의 잔영을 남기는 비운의 역사를 겪었다. 이 시대의 백제고분은 충남 부여군전역에 분포되어 있다.마지막 도읍지 부여를 중심으로 능산리등 13개 고분군이 대표유적으로 꼽힌다.거의가 돌방무덤(석실분)인 고분유적은 껴묻거리(부장품)라는 유물이 많이 매장되었다는 점에서 고고학이나 역사연구에서 큰 몫을 차지한다.사비시대 고분 가운데 고고학적으로 처음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1915년 능산리 고분군 발굴이후부터다.1917년까지 모두 6기가 발굴되었다. 능산리 고분에서 사신도벽화가 있는 1호분이 특히 유명하다.널길(선도)이 달린 굴식돌널무덤(횡혈식석실분)이 주류를 이루는 능산리 고분군에서는 금동투조식금구 등이 발굴되었다.그리고 일찍부터 왕릉으로 전해왔다.이번에 햇빛을 본 금동용봉봉래산향로도 바로 능산리 고분군 이웃에서 출토되었고,마주보고 있는 나성의 일부도 발굴되어 사비도성 방어요새가 밝혀진바 있다. 최근에는 금동향로가 출토된 능산리지역 말고도 궁남지유적 3차발굴사업이 진행되어 벼농사유적인 논유구와 함께 목각의 새와 수레바퀴 등을 출토하는 수확을 거두었다.이밖에 정림사터를 비롯,부소산성 도성내의 도시계획 유구 등이 발굴되어 사비시대 백제의 선진문화상을 속속 보여주었다.특히 사비시대 백제문화권을 전북 익산지역으로까지 확대,백제 최대의 가람 미륵사터를 발굴함으로써 불교문화의 실상을 가늠하게 되었다. 그리고 웅진시대(AD475∼538년) 유적으로는 세기적 발굴이라 할 수 있는 무령왕릉을 비롯,공산성과 임류각 발굴도 고고학 성과로 치부된다.이와 더불어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발굴된 한성시대(AD18∼475년)의 도성으로 추정되는 서울 몽촌토성과 백제 초기의 건국집단의 무덤으로 보이는 서울 석촌동 돌무지무덤(적석총)도 백제연구 고고학자료가 되고 있다.
  • 「민사 상고허가제」 필요한가(오늘의 쟁점)

    「상고허가제」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가열되고 있다. 대법원과 변협은 각각 「국민의 권리보호」를 앞세워 도입여부를 놓고 열띤 논쟁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공방은 급기야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닫는 인상을 풍기고 있다. 소송당사자의 권리를 신속히 구제해주고 대법관들이 법률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 상고허가제를 도입하려는 대법원의 취지가 설득력을 지닌다면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이유로 이를 저지하려는 변협의 주장 역시 간과돼서는 안될 것이다.국민들은 다만 이번 논쟁이 직역다툼 보다는 국민의 편의를 위한 논쟁으로 이어져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양 당사자의 의견을 들어본다. ◎도입론/남용상고 걸러 보호할 권리 신속구제/대법관 법률심 전념… 실질적 평등 달성/이상훈 소송제도는 무릇 억울한 당사자의 권리를 신속하고 적정하게 보호하는데 그 존재의의가 있다.따라서 소송제도는 악의적인 당사자의 지연책으로 악용되어서는 안되며,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국민은 법관에 의하여 법률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받을 기본권을 가지고 있고,그러한 기본권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법원은 국민의 기본권을어떻게하면 효율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가를 깊이있게 연구하여 실제 재판에 적용할 의무가 있다.바로 여기에서 무익한 상고를 제한하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할 당위성이 발견된다. 대법원은 그 본래적인 임무가 법령해석의 통일을 통하여 법률문화를 창달하고,무엇이 법인가를 최종적으로 선언하며,깊고 넓은 안목으로 국가의 사법정책을 펼쳐나가는 데 있다.국민과 직접 접촉하는 사실심법원과는 다르다.국가의 법집행의 정당성과 적정성을 최고법원으로서 확보하여야 한다.그래서 대법원은 제2의 항소심,제3의 사실심으로 작용해서는 안되는 것이다.법을 어떻게 해석·적용하는 것이 정의에 합당하며,국가적으로 사법은 어떤 역할을 하여야 하는가를 대법원이 밝혀줌으로써 좁게는 고등법원 이하의 사실심법원의 재판을 올바르게 끌고 가며,넓게는 국가와 민족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이다. 정당한 당사자의 권리구제는 따로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재판의 근본적인 전제이다.그리고 최고법원으로서의 대법원의 본래적 임무수행과 정당한 당사자의 권리구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무한정 쏟아져 들어오는 모든 상고사건에 대법원이 균등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는 것은 곧바로 정당한 권리자의 신속하고 적정한 보호와 배치될 수밖에 없다.전자가 형식적 평등의 추구라면 후자는 실질적 평등의 추구이다.상고를 제기한 본인에게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을 뿐더러 비용의 낭비라는 손실을 가져오고,나아가 신속하게 보호받아야 할 국민에게 재판의 확정을 지연시키며 대법관이라는 최고의 재판인력으로부터 마땅히 받아야 할 배려를 빼앗아가는 남용적인 상고는 제한하여야 한다. 구미의 여러 나라는 오래 전부터 상고를 제한하고 있고,일본에서도 최근 상고를 제한하는 제도의 도입이 거의 확정된 상태이다.무슨 연유로 이처럼 여러 선진국에서 쓸데 없는 상고를 미리 걸러내는 제도를 유지·발전시켜오고 있는지를 살펴서 우리의 법률문화를 발전시키는 데끌어쓰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본다. ◎반대론/“재판권 침해” 위헌 논란끝에 89년폐지/파기율 1%라도 인위적 제한 피해야/최재천 현재 사법제도개선안의 하나로 논의중인 상고허가제도는 이미 지난 81년부터 9년남짓 시행되면서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위헌의 논란끝에 폐지 되었던 것이다.이러한 제도가 폐지된지 3년만에 대법원에 의해 다시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대법관의 과중한 업무부담속에서 소송당사자들의 권리구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대법원의 주장은 경청할 만하다. 하지만 상고사건에 대한 소송당사자의 수요가 많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소송당사자의 요구에 부응하여 판결로 말하는 것이 바른 길이지 상고사건을 인위적으로 제한하려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 되고만다. 행정규제에 대한 완화 혹은 철폐가 현재 우리 행정의 기본방향임에도 법원행정은 역으로 선회중이다. 대법원은 대법원의 낮은 파기율을 예시한다.그러나 파기율이 단 1%가 된다하더라도 대법원의 판결은 필요한 것이고판결을 통해 단 한사람의 억울한 소송당사자를 만들어 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인권보장의 최후의 보루로서 대법원의 임무이다. 상고허가제는 헌법상 보장되는 3심제를 사실상 2심제로 전환하려는 것이다. 또한 이미 시행되다 폐지된 전례,특히 지난시절 지나치게 형식적이던 운용의 실태를 검토해보더라도 다시 도입하겠다는 논의는 그 타당성을 잃게된다. 하지만 그 대안은 모색되어야 한다. 상고허가제도의 도입에 앞서 헌법규정대로 대법원의 구성을 이원화하고 대법원 보조인력을 확충하는 방법이 단기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1·2심의 사실심의 강화,민사조정 및 화해제도의 활성화,전문법원의 설치,법관임용자격의 강화,법관수의 확충 등의 방법을 통해 하급심의 심리가 적정·공평하고 타당하게 이루어짐으로써 소송당사자의 신뢰와 승복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 현재 마련중인 사법제도 개선안의 내용중 상고허가제 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많음에도 여기에만 여론이 집중 되고 반대 논의를 집단이기주의로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우리 헌법은 3심제와 상고절차를 보장한다.따라서 대법원에의 상고를 부당하게 제한 하는 것은 단순한 입법정책의 문제가 아니고 정당한 재판을 받을 권리라는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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