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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이노근 노원구청장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이노근 노원구청장

    “노원구는 도심과 멀다는 이유로 행정은 물론 생각마저 폐쇄적이었어요. 이제는 현안들을 해결해 동북부의 허브도시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250만 동북부 주민의 중심도시로” 민선 4기 출범 이후 이제 갓 100일을 넘긴 이노근 노원구청장은 “노원구를 250만 서울 동북부 주민들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이같은 선언은 장밋빛 공약이 아니라 실천이 뒤따른다. 그의 실천력은 그의 성격으로도 알 수 있다. 이 구청장은 적극적이다. 해결이 어렵다고 해서 ‘안 된다.’며 포기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이곳저곳 문을 두드려 보고, 또 연구하고 생각을 바꾸면 반드시 길이 있다는 신념의 소유자이다. 실제로 만년 숙원사업으로 분류됐던 각종 현안들도 이 구청장의 손을 거치면 생명을 얻어 추진력이 생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하철 4호선 창동차량기지 이전. 당초 노원구는 7호선을 연장해 이 차량기지를 포천으로 옮기는 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포천까지는 25㎞, 이전비용도 만만치 않아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다. 이 때 그가 내놓은 것이 4호선을 연장, 남양주 별내지구로 옮기는 안이다. 거리가 5㎞에 불과해 비용도 적게 들고, 인근 교통난 해소에도 보탬이 돼 건설교통부 등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조만간 남양주시와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용역을 발주키로 했다. 창동차량기지 옆 운전면허시험장은 경찰청과 원칙적으로 이전 합의를 했다. 성사되면 창동차량기지와 부지를 포함 7만 4000여평이 문화·상업·공원시설로 탈바꿈한다. 이 구청장은 “창의는 아이디어이고, 아이디어는 곧 경쟁력이다.”면서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다. 최근 서울시 간부회의에서는 그를 벤치마킹하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동부간선도로 확장은 이 구청장이 발로 뛴 노력의 결실이다. 월계1교∼의정부 시계간 7.6㎞ 확장공사는 지난 2004년 광역도로로 지정된 이후 올 2월 착공 계획이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설계마저 중단됐다. 이 구청장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서울시에 건의서를 내는 한편, 건교부와 국회 등을 찾아 다녔다. 결국 동부간선도로는 내년 2월 노원 구간(월계1교∼녹천교)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중계2동 중계근린공원이 영어과학공원으로 변신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공원 현대화 계획을 보고받고 여기에 동·식물 암석과 화석 생태공원과 천체관측시설 등을 넣어 원어민 교사 등을 통해 영어로 교육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적은 돈으로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둔 것이다. ●당현천 개발로 활력 불어넣기 박차 그는 “예산이 풍족하지 않은 노원구는 아이디어와 마케팅 개념을 도입해 적은 돈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둬야 한다.”면서 “영어과학공원은 영어마을을 만들 수 없는 노원구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고 말했다. 요즘 이 구청장이 매달리는 일은 도시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다. 동북부에 섬처럼 정체돼 있는 노원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각오다. 당현천 개발도 그 일환이다. 마른 하천인 당현천을 1년내내 물이 흐르도록 하고, 벽천폭포·교량·체육공원·광장 등을 조성, 노원의 ‘청계천’으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내년에 착공한다. 도시미관 개선 차원에서 아파트 단지의 용적률을 높이고, 대신 건폐율을 낮춰 쾌적성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월계동에 시범단지를 지정했다. 이 구청장이 이끄는 노원구의 청사진이 하나둘씩 성과를 내고 있다. ■ 걸어온 길 ▲출생 1954년 충북 청원군 ▲학력 청주공고, 중앙대 경제학과, 경기대 국제관계대학원 ▲경력 행정고시 19회, 서울시 문화·주택기획과장·시정개혁단장,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종로·금천·중랑 부구청장, 종로구청장 권한대행, 서울산업진흥재단 사무국장, 한국수필가협회 이사, 서울문화사학회 부회장 ▲수상 근정포장, 녹조근정훈장, 홍조근정훈장 ▲가족관계 신인수씨와 1남1녀 ▲취미 등산, 음악감상 ▲기호음식 설렁탕, 칼국수 ▲존경하는 인물 박정희 전 대통령 ▲좌우명 정심성의(마음은 바르게 뜻은 참되게) 글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사진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 한·중 시인들 ‘따뜻한 만남’

    한국과 중국 시인들이 양국 수교 후 처음으로 서울에서 공식 문학교류 행사를 갖는다.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신규호)와 중국시가학회(비서장 장퉁우)가 마련한 ‘제1회 한·중 시인회의’가 20일 오후 3시 명동 YWCA강당에서 열린다. 지난해 10월 두 단체가 문학 교류에 관한 협약을 맺은 데 따른 첫 결실이다. 한국에서 김남조 문덕수 신세훈, 문효치 성찬경 오세영 등 24명이 참가하며, 중국에서 단장인 장퉁우(張同吾), 우쓰칭(吳思敬) 등 9명이 참가한다.‘동북아 시문학의 길 열기’를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는 ‘동아시아와 바다의 문학’(강남주),‘언어환경의 세계화를 위한 중국 시의 반성’(뤄잉),‘한중 시의 회고와 진로’(허세욱) 등 다양한 논제들이 토론된다. 한국 시인 100명, 중국 시인 30명의 시를 한국어와 중국어로 수록한 ‘한중시집’(韓中詩集)도 당일 나눠준다. 중국 시인들은 서울 행사에 이어 22일 오후 경주의 ‘동리·목월문학관’등을 둘러본 뒤 25일 출국한다. 두 단체는 내년 중국에서 두 번째 ‘한중시인회의’를 열기로 했으며, 향후 일본 시인들까지 포함해 한·중·일 3개국을 중심으로 한 연간지 ‘동북아시아 문학’도 창간할 계획이다.한국현대시인협회 신규호 이사장은 “최근 동북공정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분위기가 만들어졌지만 이번 행사는 양국 시인의 순수 문학 교류를 위한 행사”라며 “한·중간 역사문제 등 문학 이외 미묘한 사항에 대해서는 일절 다루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사회통합 기대되는 ‘삼성고른기회재단’

    삼성이 지난 2월 사회에 환원한 8000억원을 운용할 장학재단이 ‘삼성고른기회교육재단’(이사장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이란 이름을 달고 출범했다. 삼성 사회환원기금은 지난 8개월동안 용처와 운용주체를 놓고 말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돈이 마침내 개인·지역·계층간 교육격차 해소와 사회통합을 위해 쓰이게 됐다니 참 반가운 일이다. 기금의 출연은 어두운 데서 출발했지만 결실은 밝게 맺어지기를 기대하는 마음 간절하다. 재단은 소외계층의 교육기회 확대를 위한 장학사업과 복지 친화적 교육여건 조성사업이라는 두 가지 큰 목표를 정했다고 한다. 신 이사장을 비롯한 사계(斯界)의 명망가들이 재단의 이사와 감사로 참여한 만큼 이같은 사업목적을 차질없게 성실히 수행해 주리라 믿는다. 또한 신 이사장의 말대로 재단의 장학활동이 교육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되고 사회통합 및 신뢰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삼성에 이어 현대자동차가 지난 4월 국민에게 약속한 1조원의 사회환원기금도 이른 시일내 출연 및 운용주체가 확정돼 뜻있는 곳에 쓰였으면 한다. 아울러 기업의 거액 사회환원이 불미스러운 일에서 비롯되는 사례가 다시 없기를 바란다. 대기업들은 한 해에 수백억, 수천억원씩의 기부금을 내고 있다. 그러나 열에 하나 이것이 잘못을 덮기 위한 방편이라면 결코 반갑지 않다. 기업이 떳떳하게 돈을 벌어서 깨끗한 마음을 담아 사회에 되돌려줄 때, 그 진가는 더 빛나고 고마움은 더욱 큰 법이다.
  • ‘라운더바우트를 도는… ’/김웅진 등 지음

    영국의 길은 대부분 라운더바우트(roundabout)라 불리는 원형교차로가 신호등을 대신한다. 네댓 개의 길이 커다란 원을 중심으로 펼쳐져, 어디서 진입하든 시계방향으로 돌다 원하는 길로 빠져나가면 된다.360도를 회전하면 들어온 길로 다시 나갈 수도 있다. 복잡할 것 같지만 일단 익숙해지면 매우 편리한 교통시스템이다. 속도는 느리지만 약속을 지키는 운전자들 덕에 신호등보다 훨씬 안정적이고 안전하다. 영국의 정치는 바로 이 라운더바우트를 도는 영국 운전자들의 모습을 닮았다는 것.‘라운더바우트를 도는 산적과 말도둑’(김웅진 등 지음, 르네상스 펴냄)은 그런 관점에서 씌어졌다. 영국에서는 아무리 심각한 정치적 사안이 발생해도 의회정치의 질서가 엄격하게 지켜진다. 이는 800여년간 국왕, 귀족, 시민 사이에서 전개된 수많은 갈등과 대립의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계약문화의 결실이다. 토리는 아일랜드 산적, 휘그는 말도둑이라는 뜻. 휘그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토리는 보수당이라는 이름으로 살아남았다. 영국의 길과 영국의 정치, 그 연상작용이 호기심을 자극한다.1만 2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이용원 칼럼] ‘안보민감증’은 없다

    [이용원 칼럼] ‘안보민감증’은 없다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뒤로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치는 가운데 느닷없는 ‘안보 체감’ 논쟁이 터졌다. 우리사회가 안보불감증 상태이냐, 아니면 안보민감증 상태이냐라는 것이다. 이 논쟁은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노 대통령은 지난 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안보불감증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안보불감증도 곤란하지만 지나친 안보민감증도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노 대통령 특유의 명쾌한 이분법 논리를 잘 보여준다. 안보에 관한 우리 국민의식은 마치 안보불감증이나 안보민감증 둘 중의 하나에 속한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 보면 거기에는 함정이 있다. 안보민감증 앞에 ‘지나친’이란 수식어를 붙임으로써, 안보민감증은 졸지에 안보불감증과 같은 수준의 문제 있는 의식으로 돌변한 것이다. 이는 공정한 비교방식이 아니므로 ‘지나친’을 뺀 안보민감증만을 놓고 그 의미를 따져 보기로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보민감증’은 없다. 안보민감증에 붙은 ‘증’(症)’은 개인에게는 병의 증세 또는 병 자체를 뜻하고, 사회적으로는 병리현상을 지칭한다. 예컨대 우울증·불면증·도박중독증·명품강박증처럼 쓰이는 접미사이다. 그렇다면 안보에 민감한 것이, 곧 외부의 위협·침략으로부터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에 민감한 것이 개인적·사회적 병리현상인가. 부모가 자식을 사랑한다고 해서 아무도 ‘자식사랑증’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거꾸로 부모가 자식을 학대할 때에야 아동학대증으로 문제가 되는 법이다. 마찬가지로 안보에 민감한 것은 당연한 일이며, 오히려 안보에 무신경·무관심한 안보불감증만이 버려야 할 병리현상인 것이다.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 민족은 언젠가 통일을 이루어야 하고, 그 결실을 맺을 때까지 남북은 공존·공영의 길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통일과 민족공영이 지상과제라고 해서 현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현실은, 북한이 우리에게 실재하는 군사적 위협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게 만든다. 1945년 광복이래로 한국과 무력충돌은 빚은 나라는-베트남 파병같은 특수상황을 제외하면-북한과 6·25에 참전한 중국뿐이다. 북한도 마찬가지이다. 북한이 총부리를 겨눈 상대는 한국과, 한국에 주둔한 미군을 비롯한 유엔군 병사뿐이다. 결국 남북한 양쪽 모두에 앞으로도 무력 충돌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대는, 중국도 일본도 아닌 동족인 것이다. 아울러 남북간 무력 충돌은 그리 먼 옛날 이야기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월드컵 열기로 전국이 한창 뜨거웠던 2002년 6월 서해상에서 발생한 남북 해군의 교전으로 우리 장병 6명이 숨진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 3년 전에도 남북은 이미 서해상에서 한 차례 격돌한 사실이 있다. 북한이 이미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공표했는데도, 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할 우리 국민 가운데 ‘북의 핵보유는 민족의 경사’라는 식으로 철없는 반응을 보이거나, 북이 설마 남쪽을 향해 핵을 사용하겠느냐라고 믿는 어리석은 이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걱정되는 현상이다. 안보는 국가가 지켜야 할 최고의 가치이어야 한다. 국민이 생존하고 국가가 유지되고서야 다른 가치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안보민감증은 없다. 문제되는 것은 턱없는 안보불감증뿐이다.ywyi@seoul.co.kr
  • [사설] 국경일로 승격된 한글날에

    오늘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560돌이 되는 날이다. 아울러 한글날이 기념일에서 국경일로 승격된 뒤 처음 맞은 경사스러운 날이기도 하다. 한글날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더불어 기념일이자 공휴일로 지정받았지만 노태우 정권 때인 지난 90년 11월 공휴일에서는 제외됐다.10월 초에는 추석 연휴와 개천절 등 공휴일이 너무 많아 한글날까지 쉴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한글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학계·시민단체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난해 말 관련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올해부터 국경일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전의 어느 한글날보다도 축복받아 마땅한 날이지만 오늘을 여는 마음은 그리 개운치가 않다. 한글이, 넓게는 우리 말글이 점차 빛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당장 오늘 아침 보도만 보더라도, 초등학교 6학년생의 학업 성취도에서 국어 성적이 영어 성적보다 상당히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2004년 통계를 보면 영어 과목은 ‘우수 학력’에 속한 학생이 46.6%나 되는데 국어 과목에서는 19.5%에 그쳤다.‘영어 잘하는 지원자는 넘치는데 국어 잘하는 지원자는 보기 힘들다.’라는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한탄이 초등학교 교육 과정에서도 확인된 셈이다. 한글날이 국경일로 대접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일은 국민 스스로 우리 말글을 진정 사랑하고 아껴야 한다는 사실이다. 오늘 하루는 국민 개개인이 ‘우리 말글 사랑’을 다시금 되새기는 날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쥐가죽을 삽니다”

    “쥐가죽을 삽니다”

    전국에 거의 무진장으로 널려 있는 쥐 자원(?)을 개발, 이를 수출해 돈을 벌겠다는 색다른 수출업자가 등장했다. 쥐는 「밍크」의 사촌쯤 되는 동물이어서 그 가죽털은 「밍크」에 버금가는 고급의류제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본 상사에 이미 월 7만장 정도의 쥐가죽을 수출키로 원칙적인 합의를 봤다는 이준석(李俊錫· 38)씨 이색(異色) 「쥐가죽 수출 국부론(國富論)」 을 들어보면 -. 사상 최초의 쥐잡기 대작전(大作戰)이 지난 1월 26일 하오 6시 전국적으로 실시되었다. 동원 행정인원 4만 5천명, 2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이번 작전의 전과(戰果)는 아직 확실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우리나라 전체 서족(鼠族)의 3분의 1정도가 피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쥐는 망국(亡國)의 동물 - 연간 2백 40만섬의 쌀을 「실례」한다. 2백 50억원의 국가재정 손실이다. 이밖에도 의류, 가구등에 20억원의 피해를 해마다 입히고, 또 각종 전염병도 유발시킨다. 약 1억 마리로 추산되는 우리나라의 쥐가 보여주는 「행패」의 내역이다. 이준석(李俊錫)씨의 「아이디어」는 이렇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쥐의 섬멸을 실제 피해자인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룩하자는 것. 자발적인 참여를 얻는 지름길은 적당한 「보상」을 주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품목「리스트」에 쥐가 하나 더 추가되게 된 것은 이런 이씨의 오랜 구상이 열매맺은 덕이다. 『지금까지 쥐는 그냥 더럽고 해로운 동물로만 금기(禁忌)가 되어왔읍니다. 그러나 그런 쥐도 적당히 인공적인 처리만 하면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되는 동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착안한 겁니다. 쥐를 잡는 일이 돈벌이와 직결될 수만 있다면 구서(驅鼠)사업도 훨씬 잘 될 것 같았어요』 쥐가죽 가공을 실험했다. 예상했던대로 쥐가죽과 털은 「밍크」와 같이 의류와 장식품에 훌륭히 적응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씨는 자신의 쥐가죽 제조 방법을 상공부에 특허출원했다. 발명특허 출원 8호로 정식 접수되었다. 올해 1월의 일이다. 『아시다시피 여자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시중 「밍크」의 99%는 인조입니다. 진짜 「밍크」하면 「오버」하나에 1백 20만원쯤은 주어야 살 수 있을 거예요. 만일 쥐가죽으로 「오버」를 만들면 값이 기껏 5만원 안팎입니다. 그 대신 털의 보드라움과 빛깔, 윤기, 감촉등은 진짜 「밍크」 이상입니다』 쥐의 모피(毛皮)는 토끼의 것보다 훨씬 보드랍다. 털이 너무 길지도 않고 또 잘 빠지지도 않는다. 색깔도 염색으로 여러가지를 낼 수 있다. 뿐만아니라 쥐의 털엔 묘한 윤기가 있어 도시 여성들의 고급품 취향에도 잘 「매치」되리라는 것. 여성용 「오버」와 목도리, 장갑, 「숄」 , 조끼등 제품에 이 쥐가죽 모피(毛皮) 는 아주 십상이라고 이준석(李俊錫)씨는 자랑이다. 『여자용 「코트」하나 만드는데 쥐 모피가 약 1백 50장쯤 들어 갑니다. 1백 50마리의 쥐로 만든 「오버」- 하면 좀 섬뜩하겠지만 생각 나름입니다. 「밍크」도 결국은 쥐나 다름없는 동물아닙니까』 순전히 「기분학적」인 배려에서, 이 쥐가죽 모피 이름을 다른 예쁜 이름으로 바꿀 예정이란다. 그렇게 되면 박제(剝製)의 여우 목도리 같은 것 보다는 훨씬 깨끗하고 실용적인 의류제품이 되리라는 것. 이씨는 지금 「한국 방서(防鼠)협회」라는 것을 만들어 농림부에 사단법인 인가신청을 내고 있다. 「방서(防鼠)」 보다는 「양서(養鼠)」 를 해야 할 것이, 쥐를 이용한 사업계획과 수출계획이 너무 거창하다. 일본의 저명한 수출입 상사인 삼정물산(三正物産)에서 쥐가죽 수입 교섭이 들어와 있다. 한 달 수출량은 7만장. 한 장당 단가가 35「센트」니까 이것만 해도 2만5천「달러」나 된다. 연간 수출액이 30만 「달러」는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한국 방서(防鼠)협회를 통해 이씨는 올해 모두 1천 4백 40만 마리의 쥐를 전국에서 사 들이기로 계획하고 있다. 하루 수집량 4만 마리 꼴이다. 이가운데 실제 가공된 것은 전체의 반인 7백 20만 마리. 절반은 썩어서 버려야 한다. 방서협회에서 지금 사들이고 있는 쥐의 1마리 값은 12원. 전국 지부에서는 이것을 마리당 3,4원씩 각 가정에서 산다. 1마리에 8,9원의 「마진」이 붙는 셈인데 이것은 지부에서의 1차 처리비, 인건비로 충당된다. 이준석(李俊錫)씨 가 지금까지 가공해 놓은 것은 30만장. 서울 용두동에 가공 공장이 있다. 올 6,7월부터 제품화된 쥐가죽 의류가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이번 농림부의 쥐 소탕작전에서는 좀 손해를 봤읍니다. 당초부터 쥐를 잡아선 땅에 묻기로 각 가정에 시달이 되었나 봐요. 아까운 외화를 땅에 묻어버린 셈입니다』 이준석(李俊錫)씨의 논리를 따르면 쥐는 죽어서 「돈」 을 남긴다. 가죽과 털의 수출로, 국내 시장 개척으로 돈을 벌어 주는가 하면 내장과 살은 과수원에 비료로 팔린다. 과수원 땅에 쥐고기를 묻으면 다른 어느 인공 비료를 주는 것보다 더 흙이 비옥해진다는 것. 「백해무익(百害無益)」이라던 서족(鼠族)이 이젠 「백익무해(百益無害)」의 영물로 승격될 모양이다. 『우선 국제 의류가공업자들이 이 쥐가죽 모피에 관심을 좀 가져 주었으면 좋겠읍니다. 수출도 이걸 제품화해서 내보내면 값을 몇십배 더 받을 수 있어요. 국가적으로도 좋고 개인 소득증대에도 좋은 사업인데…』 사업자금이 없어 안타깝다는 눈치이다. 농림부에서는 이씨가 회장으로 되어있는 한국방서협회 사업을 적극 밀어주기로 결정, 보조금 지급도 계획하고 있으나 아직은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준석(李俊錫)씨 의 구상으론 1개 도에서 하루 2만 마리 정도를 납품, 그 가운데 1만 마리를 가공하면 대형 쥐 목도리 1백개를 만들 수 있으리라는 것. 쥐는 한쌍이 1년에 1천 2백 마리의 새끼를 번식한다. 2년 동안에 1억 20만 마리로 불어나는 놀라운 번식력을 가지고 있다. 가공할 이 번식력이 이준석(李俊錫)씨에겐 더할 수 없는 돈벌이 밑천이 되고 있는 셈이니 「아이러니컬」하다. [선데이서울 70년 2월 15일호 제3권 7호 통권 제 72호]
  • [기고] 법,이제는 쉬운 우리말로 만들어야/임송학 법제처 법제지원단장

    오는 9일은 국경일로서 다시 맞는 한글날이어서 반갑고 감회가 깊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 않다.‘한글’이라는 말 자체에는 ‘큰 글’,‘세상에서 으뜸가는 글’이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하는데, 현실에서는 한글이 그만한 융숭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말의 상당 부분이 한자말에 뿌리를 두고 있고, 급속하게 외래문화를 수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우리말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가 못내 아쉽다. 전문 분야에서 쓰는 말은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과 차이가 있어 한글에 대한 푸대접이 더 심하다. 법률 용어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자를 모르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읽기조차 어렵다. 그래서 ‘법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제일 먼저 공부해야 하는 것은 법학개론이 아니라 한자’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법은 우리 생활의 거의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법을 여전히 어렵고 자신과는 동떨어져 있는 그 무언가로 여긴다. 국민의 권리의식이 높아지면서 행정기관의 위법ㆍ부당한 처분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고 행정심판이나 소송으로 권리를 주장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가끔 ‘나 홀로 소송’ 성공담이 언론을 통해 소개되기도 하지만 법은 여전히 일반인에게 어려운 대상이다.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법제처가 주도해 의무교육을 받은 국민이면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알기 쉬운 법령 만들기 사업’을 시작하였다. 올해부터 2010년까지 5년동안 현행 법률 1150여건을 고칠 계획이다. 우선 법률을 원칙적으로 한글로 적고,‘歸責(귀책) 정도’를 ‘책임 정도’로,‘解裝(해장)하다’를 ‘포장을 뜯다’로,‘통산(通算)하여’를 ‘통틀어’로 고치는 등 어려운 한자말을 쉬운 말로 바꾸려고 한다. 일본말에서 유래한 용어나 표현도 고치려고 한다.‘가불(假拂)’이나 ‘거래선(去來先)’은 ‘임시 지급’이나 ‘거래처’로,‘감가상각을 필요로 하는’이나 ‘적용함에 있어서’는 ‘감가상각이 필요한’이나 ‘적용할 때’로 바꾸는 것이다. 또 길고 복잡한 법령문을 짧고 간결하게 다듬고, 한글맞춤법에 어긋나는 표현도 옳게 바꾸어 ‘어문 규정에 가장 어긋난 문장이 법령문’이라는 오명도 씻을 예정이다. 물론 이러한 작업에도 한계가 있다. 오랫동안 학계에서의 연구나 판례를 통해 많은 뜻을 함축하고 있는 용어는 쉽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업이 마무리되더라도 법과 관련한 문제가 생길 경우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의 도움은 여전히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법적으로 자신의 권리나 의무가 무엇인지, 다른 사람과 계약을 맺을 때나 그 밖의 일상생활에서 주의를 기울이고 조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행정기관의 처분에 어떤 잘못이 있는지 등을 대강이라도 알 수 있는 정도로는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동안 건축법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률 70건에 대해 국어ㆍ일본어 전문가와 법률 전문가가 공동으로 이 작업을 해왔다. 조만간 입법예고 등 관련 절차를 거쳐 국회에 법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해 ‘국어기본법’이 제정되어 우리 민족 제일의 문화유산인 한글을 비롯한 국어의 보전과 발전을 위한 기틀이 마련되었다. 또 한글날이 국경일이 되면서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일 뿐이다.5년 안에 현행 법률을 모두 알기 쉽게 고치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그래서 정부의 이런 노력도 법제처와 몇몇 관계자들의 힘만으로는 좋은 결실을 보기 어렵다. 좀더 많은 사람이 이 사업의 취지와 의미를 이해하고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었으면 한다. 임송학 법제처 법제지원단장
  • 성남아트센터 80만 돌파비결 ‘보통사람 타깃전략’ 주효

    성남아트센터 80만 돌파비결 ‘보통사람 타깃전략’ 주효

    “문화예술회관 때문에 골머리 앓는 시장, 군수님들 다 모이세요.” 성남시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성남아트센터가 개관 1주년 만에 관객 80만명 유치라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객석점유율 90%… 지자체 벤치마킹 줄이어 자치단체마다 문화예술회관을 짓는 바람에 대부분 심각한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과 달리 성남아트센터가 개업(?) 12개월만 에 주요공연 평균 객석점유율 90%라는 대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이는 경기도 문화의전당에 비해 1.5∼2배가량 높고, 관객점유율에서 1위를 달리던 안산 문화예술의전당보다도 1.2∼15배가량 높은 수치다. 이 때문에 문화예술회관을 지으려는 자치단체나 예술회관을 운영하는 시·군까지 벤치마킹을 하려는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성남시는 2일 성남아트센터를 찾은 관객은 지난해 10월 개관 이래 73만명(공연 33만 2000명, 전시 39만 7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대관전시 관객까지 포함하면 80만명이 훌쩍 넘는다. 지역별로는 서울시민이 40%, 성남시민이 30%, 경기도민이 20%, 그외 지방관객이 10%를 차지했다. ●명작등 지방 관객 문화적 욕구 충족 시켜 특히 1804석의 오페라하우스는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에 버금가는 국내 최고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서 공연됐던 세계 4대 뮤지컬의 하나로 꼽히는 ‘미스 사이공’은 지난 6월28일 개막 이후 55회 공연에 무려 8만 3800여명이 관람했다.1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가고 5년에 걸쳐 기획한 국내 초연 대작이 신생 공연장을 개막무대로 선택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이 공연은 서울 관객이 절반에 육박하고 심지어 부산과 대구, 광주, 제주에서도 원정 관람객이 다녀갔다. ‘미스 사이공’ 홈페이지는 열 차례 이상 관람했다는 ‘사이공 폐인’이 생겼고 공식적으로는 여덟 차례 관람했다는 관객이 있을 정도다. ●문화 다양성으로 저변 확대 기획의도와 다양성도 적중했다. 지난해 개관 당시 아트센터측은 문화예술의전당 무대에서는 클래식 등 정통 문화예술공연을 주로 하고, 공연장 주변에는 편의시설과 휴식공간, 야외공연장 등을 많이 만들고 다양한 문화강좌도 개설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열린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상대적으로 문화 향수 기회가 적었던 성남 구시가지 주민들에게도 수준 높은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문화·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실제로 성남아트센터는 공연비를 서울 등지보다 인하했고 공연외 일반인들이 무료로 접할 수 있는 전시회와 소공연 관람의 기회를 넓혔다. 덕분에 이 예술회관은 단순히 비싼 공연을 즐기는 수준 높은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의 문화공간으로 부각됐다. 그 점이 불과 1년여 만에 성공이라는 결실을 보게 했다. 이종덕 상임이사는 “공연뿐 아니라 ‘피카소-로댕전’과 탄천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로 연중 주민들에게 다가갔다.”며 “장사꾼이 아닌 문화의 전달로 나선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성남아트센터 ‘보통사람 타깃전략’ 주효

    성남아트센터 ‘보통사람 타깃전략’ 주효

    “문화예술회관 때문에 골머리 앓는 시장, 군수님들 다 모이세요.” 성남시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성남아트센터가 개관 1주년 만에 관객 80만명 유치라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객석점유율 90%… 지자체 벤치마킹 줄이어 자치단체마다 문화예술회관을 짓는 바람에 대부분 심각한 만성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과 달리 성남아트센터가 개업(?) 12개월만 에 주요공연 평균 객석점유율 90%라는 대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이는 경기도 문화의전당에 비해 1.5∼2배가량 높고, 관객점유율에서 1위를 달리던 안산 문화예술의전당보다도 1.2∼15배가량 높은 수치다. 이 때문에 문화예술회관을 지으려는 자치단체나 예술회관을 운영하는 시·군까지 벤치마킹을 하려는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성남시는 2일 성남아트센터를 찾은 관객은 지난해 10월 개관 이래 73만명(공연 33만 2000명, 전시 39만 7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대관전시 관객까지 포함하면 80만명이 훌쩍 넘는다. 지역별로는 서울시민이 40%, 성남시민이 30%, 경기도민이 20%, 그외 지방관객이 10%를 차지했다. ●명작등 지방 관객 문화적 욕구 충족 시켜 특히 1804석의 오페라하우스는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에 버금가는 국내 최고의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여기서 공연됐던 세계 4대 뮤지컬의 하나로 꼽히는 ‘미스 사이공’은 지난 6월28일 개막 이후 55회 공연에 무려 8만 3800여명이 관람했다.10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가고 5년에 걸쳐 기획한 국내 초연 대작이 신생 공연장을 개막무대로 선택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다. 이 공연은 서울 관객이 절반에 육박하고 심지어 부산과 대구, 광주, 제주에서도 원정 관람객이 다녀갔다. ‘미스 사이공’ 홈페이지는 열 차례 이상 관람했다는 ‘사이공 폐인’이 생겼고 공식적으로는 여덟 차례 관람했다는 관객이 있을 정도다. ●문화 다양성으로 저변 확대 기획의도와 다양성도 적중했다. 지난해 개관 당시 아트센터측은 문화예술의전당 무대에서는 클래식 등 정통 문화예술공연을 주로 하고, 공연장 주변에는 편의시설과 휴식공간, 야외공연장 등을 많이 만들고 다양한 문화강좌도 개설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열린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상대적으로 문화 향수 기회가 적었던 성남 구시가지 주민들에게도 수준 높은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문화·휴식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실제로 성남아트센터는 공연비를 서울 등지보다 인하했고 공연외 일반인들이 무료로 접할 수 있는 전시회와 소공연 관람의 기회를 넓혔다. 덕분에 이 예술회관은 단순히 비싼 공연을 즐기는 수준 높은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 보통사람들의 문화공간으로 부각됐다. 그 점이 불과 1년여 만에 성공이라는 결실을 보게 했다. 이종덕 상임이사는 “공연뿐 아니라 ‘피카소-로댕전’과 탄천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로 연중 주민들에게 다가갔다.”며 “장사꾼이 아닌 문화의 전달로 나선 것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SKT, 中 이통시장서 첫 ‘열매’

    SKT, 中 이통시장서 첫 ‘열매’

    |베이징 정기홍특파원|SK텔레콤은 26일 중국 2위 이동통신 사업자이자 중국 이동통신사업 파트너인 차이나유니콤과 함께 한국과 중국시장에 단말기를 공동으로 공급하기로 합의했다.SK텔레콤은 지난 6월 차이나유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이후 첫 성과를 냈다. 이로써 SK텔레콤-차이나유니콤은 이르면 올 연말에 있을 ‘3세대(3G) 이동통신’ 사업자 선정 등 중국 통신업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리한 요건 하나를 갖추게 됐다. 중국 정부는 ‘3G 기술표준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어서 ‘빅뱅’ 상태에 돌입한 상태다. ●내년 상반기 단말기 공급 등 6개분야 협력 단말기 공동공급 협약은 지난 6월 두 기업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서비스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맺은 데 따른 결실이다.SK텔레콤은 당시 차이나유니콤의 홍콩 상장법인인 CUHK가 발행하는 10억달러(약 1조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매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제휴 내용은 ▲단말기 공급 ▲합자기업인 ‘UNICK’를 통한 부가서비스 개발 ▲플랫폼 개발 ▲마케팅·유통 ▲CRM, 네트워크 등 6개 분야 협력이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1차로 내년 상반기에 6개 기종의 공동 단말기를 두 국가에 공급하기로 했다.1차 공급규모는 30만∼50만대다. 삼성·LG전자와 모토롤라 등 3개사와 협의 중이다. SK텔레콤은 주로 중국내 중고가 시장을 겨냥해 ‘CDMA-2000 1x’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고성능 액정표시장치(LCD),2메가급 카메라, 블루투스 등이 적용된 단말기를 출시하기로 했다. 중국과 베트남 시장을 겨냥한 중저가 모델 공급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中 통신업체 지분 49%까지 매입 가능” SK텔레콤 이석환 대표이사 전무는 “중국의 통신개방 일정 등에 따라 올 연말이면 통신업체에 지분 49%까지 외국인 투자가 가능할 것 같다.”면서 “단말기 공급은 두 기업이 3G 사업자 선정 예정 등 통신시장 개방에 따른 중국 통신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일단 점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통신시장은 현재 3G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중국 자체 기술을 적용한 ‘TD-SCDMA’와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CDMA-2000 1x EVDO’,‘WCDMA(HSDPA 포함)’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중국업계에서는 무선업체인 차이나모바일(영국 보다폰)과 차이나유니콤(SK텔레콤), 유선업체인 차이나텔레콤(해외 5개 통신사업자), 차이나네트콤(스페인 텔레포니카)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이 대표는 “중국 정부가 TD-SCDMA를 기술표준으로 먼저 정할 가능성이 높지만 서비스 중인 GSM과 CDMA 사업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두 기업이 단말기를 공동 보급하기로 한 것은 어느 기술표준이 선정되든 사업자 선정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부산에서 중국 정부와 ‘TD-SCDMA’ 기술협력 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에 따라 내년까지 경기도 분당에 ‘TD-SCDMA 실험국’을 설립, 기술 및 부가서비스 테스트를 진행한다. 또 중국에는 ‘TD-SCDMA 연합 서비스 개발센터’를 설립,3G 멀티미디어 서비스 및 부가서비스, 플랫폼 등의 연구개발을 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또 쓰촨성에서 3G 사업자 선정과 관련한 서비스, 마케팅 등의 시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한편 지난해 중국 통신서비스 매출액은 전년도보다 11.7% 증가해 경제성장률(9%)을 앞질렀다. 올해 이후 연평균 가입자 증가율은 12%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이동통신 가입자는 3억 9342만명이다. 전체 인구의 30.3%다. hong@seoul.co.kr
  • 시각장애인도 성경 읽는다

    시각장애인도 성경 읽는다

    시각장애인들도 성경을 읽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20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주교회의·의장 정명조 주교)에 따르면 주교회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성경 400여질을 출간, 오는 28일 오후 3시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출판식을 갖는다. 이번 점자 성경은 주교회의의 공용 성경 발행 1주년을 맞아 출판한 것으로, 주교회의가 주관하고 한국가톨릭시각장애인 선교협의회와 사회복지법인 하상복지회 하상장애인복지관이 점역 작업을 했다. 지난해, 주교회의가 한국 공용 성경을 발행하면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성경 제작을 최우선적으로 지원하기로 결정한 뒤 1년만에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성경 본문을 점자 출력이 가능한 상태로 재편집해 점자교정사의 편집과 교정, 점자프린터 출력, 제본 과정을 거쳐 세상에 나오게 됐다. 출판된 점자 성경은 구약 18권(4222면), 신약 5권(1125면) 등 총 23권(5347면)이 한 질. 일반 성경 분량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한 분량이다. 제작 비용도 23권 1질 기준 33만8000원으로 일반 성경의 20배에 달한다. 주교회의는 이 점자 성경을 다음달부터 전국의 시각장애인을 비롯해 시각장애인선교회와 점자도서관에 배포한다. 이와함께 오디오 성경(CD,Tape,MP3)도 제작, 배포하고 있다. 주교회의측은 “현재 국내에는 1만여명의 시각장애인이 있지만 대부분의 관련 단체가 열악한 재정 사정으로 점자 성경을 제작 배포할 수 없다.”며 “이번 점자 성경 출판을 계기로 더욱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성경을 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난 이렇게 공부했다] (4) 고려대 국제학부 박은준씨

    [난 이렇게 공부했다] (4) 고려대 국제학부 박은준씨

    “영어 배우려면 오지 마세요.” 고려대 국제학부 새내기인 박은준(20)씨는 ‘요즘 후배들이 국제학부에 관심이 많다.’는 말에 손사래부터 쳤다. 영어는 단지 공부하는 데 필요한 수단에 불과하기 때문에 자신이 정말 원하는 전공인지 확인부터 하라는 충고였다. 영어를 특별히 잘해서 합격한 것이 아니라는 그에게 국제학부에 진학하기까지 준비 과정을 들었다. ●외국 나가본적 없지만 영어수업 들을만 당초 국제학부를 목표로 공부했던 것은 아니다. 평소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아 관련 전공을 찾다가 국제학부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창 정시모집 원서를 낼 때였다. 당연히 토익이나 토플 점수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고려대는 영어 실력과 상관없이 정시모집에서도 학생을 뽑아 지원할 수 있었다. 수업을 영어로 한다는 문제로 조금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들어와 보니 큰 문제는 되지 않았다. 외국에 나가 본적 없지만 영어에 대해 걱정을 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입학한 뒤에는 졸업 자격으로 토플 점수가 필요해 방학 중에 개인적으로 토플 강의를 들은 경험이 있다. 단 교재가 원서라 어려운 단어가 많고, 숙제도 영어로 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는 친구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한 학기를 생활해 보니 영어보다 전공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영어 실력이 뒤처질 수 있지만 노력하면 따라갈 수 있다고 본다. 주위를 둘러보면 영어보다는 전공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훨씬 많다. ●수능 준비는 양보다 질 언어나 수리 영역은 문제를 많이 풀기보다 하나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어차피 수능은 시중에 나와 있는 교재와 똑같은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역대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등 양질의 문제를 자세히 분석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내 판단이었다. 언어는 지문을 분석하는 연습을 철저히 했다. 친구들이 문제풀이에 열중할 때 난 기출문제나 모의고사 문제에만 열중했다. 각 단락의 소주제와 핵심어를 찾고, 글의 구성, 전개 과정 등을 다이어그램이나 순서도 등을 그려보며 자세히 파악했다. 아는 어휘도 중요한 것은 국어사전을 찾아서 다양한 쓰임새를 찾아 공부했더니 실제 수능에서 큰 도움이 됐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공부법이지만 문제만 많이 푸는 것보다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수리도 마찬가지다. 문제분석에 중점을 둬 공부했다. 한 문제를 풀더라도 곧바로 풀기 전에 이 문제가 어떤 단원에서 나왔고, 왜 이 문제를 냈는지, 어떤 원리를 이용해야 할지 등을 생각해본 뒤 풀었다. 고3이 되면 문제를 많이 풀어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기지만 이를 과감히 떨치는 것이 필요하다. 수리도 주요 교재 한 권을 자신만의 교재로 만드는 ‘단권화’ 작업을 권하고 싶다. 학교나 학원에서 배운 것은 물론, 혼자 문제집을 풀다가 주요 개념과 원리에 대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잘 정리된 교재를 한 권쯤은 만들어 놓으면 도움이 된다. ●자신있는 과목도 꾸준히 해야 결실 외국어(영어)는 비교적 가장 자신있는 과목이었다. 학교에서도 곧잘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고3 때 방심한 나머지 영어를 조금 소홀히 했더니 점수가 금방 떨어지더라. 그때 자신있는 과목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영어는 다른 과목과는 달리 문제집을 많이 풀면서 공부했다. 다양한 지문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학교와 학원에서 다루는 교재 외에 교육방송 교재는 모조리 풀었다. 고3 때는 한 달 평균 최소 세 권씩은 풀었던 것 같다. 영어를 잘하니까 국제학부에 합격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내 영어 실력은 사실상 중학교 때 공부가 중요한 바탕이 됐다. 초등학교 때는 영어를 배우지 않았다. 중1 때 문법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원서로 된 초급 문법교재와 성문기초영문법을 공부했다. 중2 때는 고등학교 문법을 익혔다. 문법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잡고 나니 자신감이 생겨 관심 분야를 넓혔다. 중3 때 몇 달 다니지는 않았지만 회화학원과 토익학원도 경험했다. 이후 고등학교에서는 영어 걱정은 하지 않았다. 지금도 국제학부에서 의사소통을 하는 데는 큰 지장이 없다. ●박은준씨는… 올해 서울 정신여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국제학부에 정시모집으로 합격했다. 꿈은 통일 문제 전문가. 장래 통일부나 통일문제연구소 등 정부 및 연구기관에서 통일의 밑거름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현재 전문가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진로를 고민 중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데스크시각] ‘커리어우먼’이 사라질 날 올까/김균미 경제부 차장

    서울신문 매주 토요일자 경제면에는 ‘커리어 우먼’이라는 고정란이 실린다. 올초부터 새로 시작된 코너로 경제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직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딱히 ‘잘 나가는 여자’들의 성공 이야기라기보다 주위에서 점점 일반화돼가고 있는 일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일에 대한 열정과 철저한 자기관리,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묻어난다. 지금까지 어림잡아 팀장급 이상 커리어 우먼 30여명이 소개됐다.30∼50대까지 연령층과 업종도 다양하다. 이들 가운데 직접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이른바 ‘커리어 우먼 2세대’에 속한다.1980년대 대기업 등의 취업문이 여성들에게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 때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극소수라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주목을 한 몸에 받았고, 여자 후배들에게 전례가 될까봐 이를 악물고 남자 동료들과 경쟁해온 세대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현재 임원 승진을 앞두고 유리천장 깨기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은 여성들의 취업 자체가 드물었던 1970년대,‘여성’임을 ‘부인’하며 선구자의 입장에서 높은 남녀차별의 벽을 넘어 성공을 일궈낸 50줄에 들어선 ‘커리어 우먼 1세대’와 IMF 이후 사회 각계에 봇물처럼 쏟아져나온, 남녀평등교육을 받고 자란 ‘커리어 우먼 3세대’ 사이에 ‘끼인 세대’이다. 커리어 우먼 2세대들을 만나면서 몇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기회가 주어주길 기다리기보다 준비된 자세로 기회를 만든다. 나만을 내세우기보다 조직과 개인을 융화시킬 줄 안다. 남자들과의 차이를 인정하고 차별화를 꾀한다. 낙천적이다.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 장점을 극대화한다. 가정적으로는 어떨까.“친정 어머니한테 미안해서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가 없어요.”‘그녀들’의 솔직한 속내를 이보다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또 자녀에 대한 미안함을 농축된 사랑의 질(質)로, 믿음으로 대체하며 ‘자기합리화’한다.‘너의 인생은 너의 것’이라며 자녀들의 홀로서기를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주위(사회)에서 조금만 도움을 받았더라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라며 속상해한다. 때문에 이런 걱정들을 덜어주겠다는 정부의 뒤늦은 ‘저출산대책’을 환영하면서도 실효성에는 고개를 갸웃한다. 더욱이 장밋빛 전망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그녀들’의 딸·아들이 살게 될 ‘비전 2030’ 청사진에도 그 누구보다 관심이 높다. 정부가 제시한 비전에 따르면 2030년에는 여성과 맞벌이부부가 출산·육아 걱정없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여성들이 일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는 사회가 된다. 육아비용 부담은 줄고 육아서비스 수혜율은 현재 47%에서 74%로 높아진다.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은 2030년 65%로 높아진다. 남녀간 소득도 현재 여성이 남성의 48%밖에 받지 못하는데 비해 25년 뒤에는 70%까지 끌어올려 격차가 크게 줄어들게 된다. 일하고 싶은 사람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대우받으며 일할 수 있는 세상이 된다는 ‘꿈같은’ 얘기다. 이렇게만 된다면 일하는 여성을 굳이 남자와 구분해 부르는 ‘커리어 우먼’이라는 단어가 더이상 필요없는 세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정부는 며칠전 내년도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일하는(돈 버는) 아빠, 집안 살림하는 엄마’식의 정형화된 이미지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노력이 얼마나 빨리 구성원들의 생각을 바꿀지 장담할 순 없다. 정부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변화를 향한 작은 노력의 시작일 뿐이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결실 맺길 바라는 ‘커리어 우먼 2세대’들은 이것이 그녀들만의 ‘꿈’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늘도 힘차게 집을 나선다. 김균미 경제부 차장 kmkim@seoul.co.kr
  • [사설] 9·19성명 1주년, 北도 유연해져야

    1년전 베이징에서 6자회담 대표들이 9·19 공동성명에 합의했을 때 동북아평화가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은 성명 발표 직후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결국 6자회담 무용론까지 나왔다. 한·미 양국은 지난주 정상회담을 통해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만들기로 함으로써 6자회담을 회생시키려는 노력에 시동을 걸었다. 노력이 결실을 맺으려면 북한의 호응이 있어야 한다. 북한의 첫 반응은 실망스러웠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미국을 맹렬히 비난한 뒤 “미국이 제재를 유지하는 한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기존의 북측 주장을 반복한 것이라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강경발언들이 북·미 사이를 멀어지게 한다. 북·미는 상대에 먼저 행동으로 보여달라고 요구하면서 선후를 따진다. 그만큼 불신의 골이 깊다. 간극이 메워지려면 오가는 말부터 부드러워야 하고, 양자가 직접 대면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은 최근 북한에 양자접촉 의향을 떠봤으나 북측의 반응은 냉담했다. 시간은 북한 편이 아니다. 미국은 지금도 추가 대북제재 수순을 밟고 있다. 이달 안에 북한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지 않으면 미국은 제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여지는 더욱 좁아진다. 미국이 양자회담을 할 기미를 보일 때 이를 덥석 받아들이는 편이 현명하다. 북·미가 만나야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금융계좌 동결문제의 절충점이 찾아진다. 조만간 남북한과 중국의 정상이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한·중 정상회담이 새달 예정되어 있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예상된다. 고위채널에서 북한을 설득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연쇄 정상회담 이외에 남북채널의 가동도 필요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생태농법에 ‘문화농법’까지 곁들여 포도밭 가꾸는 시인 류기봉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생태농법에 ‘문화농법’까지 곁들여 포도밭 가꾸는 시인 류기봉씨

    경기도 남양주시 장현리에서 17년째 포도농사를 짓는 ‘농부시인’ 류기봉씨. 고 김춘수 시인의 애제자이다. 스승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년 9월이면 ‘포도밭 작은 예술제’를 연다. 올해는 포도수확도 좋아 행복한 9월이라며 활짝 웃는다. 오른쪽에 ‘김춘수 나무’ 앞에 생전의 친필시 ‘디딤돌’이 내걸려 있다. 오로지 정직을 흙에 묻어두고 산다. 농부는 아침일찍 포도나무에게 라디오의 시사대담 프로를 들려준다. 밤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할테니까. 해가 떠오르면 클래식 음악을 틀어준다. 모차르트 교향곡 41번 C장조를 더욱 좋아한다. 거친 포도는 곧 부드러워지고 달콤해진다. 그래서 포도는 바람이 난다. 낮에는 민들레와, 달뜬 밤에는 달맞이꽃과 뜨겁게 포옹한다. 지난 주말이었다. 경기도 남양주군 진접읍 장현리, 한 농부시인이 17년째 가꾸는 포도밭에는 ‘아주 특별함’이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숙성된 포도냄새가 확 풍겨오더니 시큼한 여운이 어금니를 간지럽힌다. 포도밭을 지키는 하얀 진돗개가 그걸 아는지 고개를 갸우뚱하며 꼬리를 흔들어 반긴다. 포도밭 한가운데서 천진한 아이들 소리가 들려온다. 그 곳으로 귀를 기울이며 다가갔다. 서울에서 왔다는 두 가족의 식구들이 신기한 듯 포도밭을 맨발로 걸어다니고 있었다. 또 아이들은 직접 포도를 따며 마냥 즐거워한다. 농부시인은 손님들에게 이렇게 설명한다. “여기는 자연농법만을 사용합니다. 빗물막이용 비닐하우스가 없고 농약을 전혀 쓰지 않지요. 자연상태에서 햇볕을 받고 자라야 단맛과 신맛이 잘 어우러집니다. 발효된 각종 풀과 한약재료를 지렁이한데 주면 지렁이가 배설하고, 포도나무는 그걸 먹고 이렇게 탐스런 열매를 만들어내지요. 또 자기 몸에서 나온 포도즙, 포도순도 먹이고 있습니다.” 이때 누군가가 이 광경을 무비카메라에 열심히 담고 있었다. 관심있게 쳐다보자 “저희는 대학생입니다. 단편영화를 찍고 있거든요.”라고 소개한다. 주제를 물었더니 ‘시가 있는 포도밭’이란다. 맞다. 포도밭, 농부, 시인, 달빛, 술, 시와 그림들만 하더라도 훌륭한 ‘단편영화’는 되겠지. 여기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로 가득채워진다. 우선 포도나무마다 시인들의 이름표가 붙어 있다. 그 옆에는 친필시가 내걸려 있어 발길을 붙잡는다. 포도밭 중앙에 2년 전 작고한 김춘수 선생의 시가 문득 눈에 들어온다.‘天使는 프라하로 가서 시인과 함께 즐거운 식사를 하고/반 고흐는 面刀날로 제 한쪽 귀를 베고 있었다./누가 가만 가만히 디딤돌을 하나하나 밟고 간다.’(디딤돌) 조정권 시인의 ‘포도와 당나귀와’도 걸려 있다.‘당나귀는 여름내내 언덕을 오르내리며 고된 물통을 져다 날랐습니다./포도밭의 포도알들이 알알이 익어가고 그 중에서 제일 크고 잘 익은 송이들은 그분의 몫이지요….’. 서정춘 시인은 ‘그가 포도를 따먹고 있다. 그녀의 젖꼭지를 똑, 따먹은 시늉으로….’라는 시구절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노향림 문태준 이문재 정진규 박완서 등 내로라하는 문인들의 체취가 포도나무에 걸려 있어 말 그대로 ‘포도밭 시화전’이었다. 이뿐이랴. 포도밭에서는 매년 9월 첫째주 토요일 ‘포도밭 작은 예술제’를 개최해왔다.9년전 김춘수 시인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올해에는 지난 2일 이수익 고두현 이덕규 시인 등 20명의 문인과 독자 15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루었다. 시 낭송도 하고 라이브 공연 등 작은 음악회도 열렸다. 끝무렵에는 포도를 발로 밟아 포도주를 만드는데 이때 빚은 포도주는 다음해 예술제 행사때 쓰인다. 포도밭 주인 류기봉(42)씨. 농부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93년 김춘수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등단했다. 까닭에 생전의 김춘수 선생을 각별히 모셔 문단의 훈훈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동안 ‘장현리 포도밭’‘포도눈물’‘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 등의 시집을 연달아 발간,‘포도시인’이란 별칭도 생겼다. 최근에는 산문집 ‘포도밭 편지’를 펴내 ‘글수확’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사단법인 흙살리기참여연대’에서 제정한 ‘2006년 흙사랑생명사랑 상’을 수상했다. 이날 오후 손님들이 돌아간 후 류 시인과 마주앉았다.9월은 1년 농사의 결실을 맺기도 하겠지만 아무래도 스승 김춘수 시인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한 계절이다. 그래서 스승 얘기를 먼저 꺼냈다. 류 시인은 생전에 스승의 집을 일주일에 두번씩 꼬박꼬박 찾아 안부를 묻곤 했다.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매달 한번씩 누워 계신 스승의 묘지(경기도 광주)를 찾아 “스승님, 저 류군 왔습니다.”라고 큰 절을 올린 뒤 주위의 잡풀을 뽑고 돌아온다. 또 가끔 가평, 양평, 광주 등 함께 나들이했던 음식점에 가서 혼자 식사를 하며 생전에 스승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리곤 한다. 프랑스의 한 시골마을 포도밭에 다녀온 얘기며, 돌아가시던 해에 “올해 포도 예술제 행사는 내가 직접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어 흥을 돋우겠어.”라고 했던 모습 등등을 생생하게 떠올린다. “다행히 선생님과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눴을 때 녹음을 많이 해두었습니다. 그때도 줄줄이 받아적기만 하면 전부 주옥같은 시가 됐지요. 또 ‘류군 이거 가지고 가’하면서 대학때 깨알같이 적어두었던 메모노트 등 여러 흔적들을 제게 남겨주시고 떠나셨습니다.” 그래서 류 시인의 꿈은 ‘김춘수 문학관’ 설립이다. 이곳에 스승이 남겨준 문학적 유품을 전시할 생각이다. 포도농사를 열심히 짓는 것도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올해 포도농사는 어떻게 됐을까.“포도밭은 3000평되지만 출하용으로는 1000평정도밖에 안된다.”면서 나머지 2000평은 포도밭 분위기를 내는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작년과 달리 햇볕을 잘 받아서인지 수확량이 약간 늘어 매출액을 5000만원정도로 추산하고 있다.“유기농으로 재배한 지 10년된 나무들 중에서는 약 80%,5년된 나무에서는 50%가량이 튼실한 열매를 만들어내고 있지요. 보통 유기농으로 자리잡히려면 토양 자체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보통 7∼8년은 걸립니다.” 그가 유기농법으로 바꾼 것은 1994년 어느날이었다. 밭에 제초제를 뿌리는데 풀들이 살려달라는 아우성같은 소리를 들었던 것. 그날로 생각을 바꿔 충북 괴산의 한국자연농업학교에 들어가 유기농법을 배웠다. 하지만 갑작스런 변화로 오히려 나무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열매들이 볼품없어지고 또 껍질이 두꺼워진다는 사실을 체험했다. 유기농법을 사용한 첫 해 수확량은 고작 200만원정도. 나무 10그루 중 겨우 1그루만이 열매를 맺었다. “유기농법으로 바꾼 후 포도농사가 자꾸 실패하자 김춘수 선생님이 하루는 이런 제안을 하셨지요.‘포도밭에다 그림도 걸어 놓고, 음악회도 열고, 시낭송도 하고, 문화상품도 곁들이면 어떻겠는가. 마침 자네도 시를 쓰면서 포도농사를 짓고 있으니 좋은 조건 아닌가.’라고 말입니다.” 스승의 권유대로 지난 98년 처음으로 ‘시인 류기봉 포도밭 시 그림전’을 열었다. 이는 유기농법에 이어 최초의 ‘문화농법’을 접목한 셈이다. 이후 해마다 20여명의 시인과 소설가들이 햇포도가 출하되는 9월초에 만나 작은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일반인들에게도 소문이 나 올 9월에는 매주 200여명씩 찾고 있다. 원래 류 시인은 신학대학에 입학했지만 평소 시인이 되고픈 열망을 버리지 못해 수업만 끝나면 청계천 헌 책방을 자주 찾았다. 결국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시를 쓰는 ‘농부시인의 길’을 걸었다. “시 공부를 해서 시인 자격증(등단)을 땄지만 시는 돈이 안된다. 그렇다고 17년 농사했는데도 역시 돈이 안된다.”고 씁쓰레하게 웃는 농부시인. 하지만 “포도밭에 귀 기울자, 내 삶과 시가 꽃을 피웠다. 포도나무는 그렇게 내 삶의 뿌리이자 시감(詩感)의 원천이 아닌가.”라고 하며 구멍뚫린 밀집모자를 푹 눌러쓰고 다시 포도밭으로 향했다. km@seoul.co.kr 사진 김현호 제공 ■ 그가 걸어온 길 ▲1965년 경기 가평 출생 ▲83년 광동실업고 졸업 ▲85년 군입대 ▲90년 한국성서대학 외국어학과 졸업 ▲93년 고 김춘수 선생의 추천으로 ‘현대시학’에 등단 ▲98년∼현재 ‘포도밭 작은 예술제’개최 ●주요 작품 장현리 포도밭(2000년, 문학세계사), 자주 내리는 비는 소녀 이빨처럼 희다(04년, 글나무), 포도눈물(05년, 호미), 포도밭편지(06년, 예담) 등 ●수상경력 2006년 흙사랑생명사랑상 수상(사단법인 흙살리기참여연대 제정)
  • [한·미 정상회담] 노대통령 “한미동맹 재조정 순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4일 오전 11시(현지시간)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 동안 백악관에서 정상회담과 업무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우리측에서 반기문 외교부장관, 이태식 주미대사, 송민순 안보실장,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윤대희 경제정책수석, 정윤제 의전비서관, 윤태영 대변인, 박선원 안보전략비서관, 조태용 북미국장이 참석했다. 미국측에서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조시 볼턴 대통령 비서실장,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잭 크라우치 국가안보부보좌관, 존 스노 백악관 대변인,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대사,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참석했다. 또 딕 체니 부통령과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대사가 오찬에 합류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회담을 마치고 오찬장으로 가기 앞서 약 10분 동안 기자들에게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13일 미 정부와 의회 및 경제 지도자들과 잇따라 만나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미 상공회의소에서 가진 미 경제계 인사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는 미국을 위해 한국이 ‘공헌’해온 역사를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이 질서와 자유 구축을 위해 전 세계에서 싸울 때 한국은 항상 미국편이었다.”고 역설했다. 우리나라가 베트남 전과 걸프 전, 아프가니스탄 전, 이라크 전 등 미국이 2차대전 이후 치른 대규모 전쟁 때마다 파병했던 사실을 부각한 것이다.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이 “부분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기본적인 한·미 관계 기초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노 대통령은 또 “부시 대통령과는 재임 기간이 일치하는데, 그 기간에 한·미 관계에 가장 많은 시끄러운 얘기가 있었다.”며 “갈등이 표출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기간이었으나 그 내용에 있어서는 가장 많은 변화와 결실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미 상공회의소와 한·미재계회의는 이날 오찬에서 노 대통령에게 전달한 서한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는 노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했다.간담회에는 한·미재계회의 미측 회장인 윌리엄 로즈 씨티 그룹 부회장과 보잉, 제너럴모터스, 캐터필러, 메트 라이프 등 주요 기업의 대표 11명과 한·미재계회의 및 미 상공회의소 간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대사 등 15명이 참석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 영빈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나와 부시 대통령의 재임기간이 상당부분 겹치는데 이 기간 중에 한·미동맹의 재조정 작업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라이스 장관은 “한·미동맹이 굳건한 상태(good shape)에 있다.”면서 “최근 수년간 한·미 관계의 변화는 동맹의 미래지향적인 현대화를 위한 것이며, 지금까지 해오던 속도로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dawn@seoul.co.kr
  • 뮤지컬 ‘헤드윅’ 주연 김수용

    뮤지컬 ‘헤드윅’ 주연 김수용

    뮤지컬을 즐겨보는 20대에게 그는 그저 데뷔 5년차의 전도유망한 뮤지컬배우일 뿐이다. 하지만 30대 중반을 넘긴 세대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십중팔구 드라마 ‘간난이’(1984)의 동생 영구를 떠올린다.20년이 훌쩍 흘렀는데도 사람들의 기억은 끈질기다. 김수용.2002년 ‘풋루스’의 주인공으로 처음 무대에 섰을 때 “아역탤런트 출신이 무슨 뮤지컬을?”이라는 따가운 시선을 숱하게 받았다. 그러나 박쥐 인간으로 열연을 펼쳤던 ‘뱃보이’로 지난해 한국뮤지컬대상 신인상을 거머쥐며 세간의 편견을 한방에 날려보냈다.3년 연속 후보에 오른 끝에 따낸 값진 결실이었다. 그는 “사람들이 비로소 나를 뮤지컬배우로 인정했구나 싶어 뛸 듯이 기뻤다.”고 말했다. ‘그리스’‘렌트’ 등을 거쳐 최근의 ‘까미유 클로델’까지 서둘지 않고 차근차근 연기의 폭을 넓혀온 그가 이제 또 다른 영역에 도전한다. 새달 14일부터 대학로 SH클럽에서 장기공연하는 ‘헤드윅 시즌3’의 트랜스젠더 주인공역을 맡은 것. 조승우, 오만석 등 쟁쟁한 배우들이 섰던 바로 그 무대다.“영화 ‘헤드윅’을 너무 좋아해서 초연 때부터 무척 하고 싶었던 역할이에요. 늦게라도 인연이 닿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공교롭게도 ‘헤드윅’공연 때마다 다른 작품에 출연 중이어서 직접 관람하지는 못했다.“못 본 게 차라리 잘됐다 싶어요. 백지 상태에서 제 나름의 헤드윅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초연 때는 엔터테인먼트적인 면이 강했다면 이번엔 재미는 덜해도 원작의 메시지를 강조하는 쪽으로 전체적인 공연 분위기도 약간 달라질 겁니다.” 엉터리 수술로 남성의 흔적을 간직한 채 살아가야 하는 트랜스젠더 로커는 결코 만만한 역할이 아니다. 섬세한 내면 연기는 물론이고, 폭발적인 가창력이 필수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몸매의 굴곡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여장까지 감수해야 한다. 뮤지컬 무대에서는 ‘아역배우’꼬리표를 뗐지만 방송사와 영화계에서는 아직 ‘영구’의 그림자가 짙다. 그의 나이 벌써 서른한 살이지만 올초 종영한 드라마 ‘황금사과’에서 처음으로 성인 연기를 했다. 그래도 조급해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어차피 평생 따라다닐 낙인이라면 단점보다는 장점으로 활용해야지요. 배우는 결국 연기로 승부하는 거니까요.”(02)3485-8700.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크로캅 “얼음황제 녹여주마”

    크로캅 “얼음황제 녹여주마”

    |도쿄 홍지민특파원|지난해 8월29일 일본 도쿄 인근의 사이타마 슈퍼아레나. 인류 최강의 사나이를 뜻하는 ‘60억분의1’을 가리는 대결에서 미르코 크로캅(32·크로아티아)은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0·러시아)에게 0-3, 심판 전원일치 판정패했다. 헤비급 챔피언벨트를 눈앞에서 놓친 크로캅은 “스탠딩과 그라운드 모두 밀리지 않았다. 스태미나가 급격히 떨어진 게 문제였다. 표도르가 이길 만한 경기였다.”고 완패를 인정했다. 1년여 뒤 같은 장소에서 열린 ‘2006 프라이드 무차별급그랑프리 파이널’. 크로캅은 꿈에도 그리던 챔피언벨트를 거머쥐었다. 헤비급 최강파이터로 손꼽히면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무너졌던 그에게 K-1과 프라이드를 통틀어 첫 우승은 남다른 의미였다. 하지만 정작 그의 눈물이 멈추지 않았던 것은 이번 우승으로 ‘얼음황제’ 표도르와 리벤지매치(재격돌)를 갖게 됐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돌발변수가 없는 한 무차별급 챔피언 크로캅은 오는 12월31일 열리는 ‘남제(男祭) 2006’에서 헤비급챔피언인 표도르와 숙명의 대결을 펼치게 됐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뽐내며 반달레이 실바(브라질)와 조시 바넷(미국)을 거푸 KO로 꺾고 우승트로피를 품은 크로캅은 기자회견에서 “표도르가 출전했더라도 나를 막진 못했을 것”이라며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재대결에 강한 자신감을 불태웠다. 지난해 첫 대결을 앞두고 6대4 또는 7대3으로 표도르의 우위를 점쳤던 전문가들도 이젠 5대5의 박빙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선 크로캅의 스탠딩 타격 능력이 한층 강력해졌다. 한동안 체력적인 부담과 스피드의 저하로 하이킥을 자제했지만 실바와 준결승에서 왼발 하이킥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또한 맷집 좋기로 정평이 난 바넷을 넘어뜨린 것은 몸통에 꽂힌 크로캅의 왼손 훅과 로킥이었다. 파워와 콤비네이션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방증. 무엇보다 스태미나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자신보다 되레 체중이 더 나가는 실바와 격전을 마친 뒤 3시간도 채 안 돼 바넷과 맞붙었지만, 크로캅의 스텝은 여전히 경쾌했고 하이킥과 왼손 콤비네이션 펀치의 날카로움도 첫 경기와 다르지 않았다. 군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돌덩어리 같은 그의 몸은 그동안 얼마나 절치부심했는지 짐작케 했다. 하지만 표도르는 프라이드에서 통산 13전전승을 달리는 ‘무결점파이터’. 격투기를 위해 태어났다고 할 만큼 완벽한 하드웨어에서 뿜어져 나오는 타격기와 세계삼보챔피언 및 러시아유도챔피언을 지낼 만큼 그라운드 상황에서도 빈틈을 찾아볼 수 없다.‘타도 표도르’의 기치를 내걸고 올인할 크로캅의 승부수가 결실을 맺을지 자못 궁금하다. icarus@seoul.co.kr
  • 붓끝으로 살린 천년 고도 경주

    붓끝으로 살린 천년 고도 경주

    “독학은 힘들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어느 누구보다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이룰 수 있습니다.” 한국화가 소산(小山) 박대성(61)은 공식적인 미술교육을 받은 적도, 특정 스승을 사사한 적도 없는 순수 독학 화가다. 경북 청도의 두메산골에서 태어나, 어릴적 제사 때 병풍에 그려진 사군자를 보고 흉내내던 것에서 시작,50년 이상 혼자 그림을 배우고 그렸다.6·25때 왼쪽 손마저 잃은 절망적 상황에서도 그림에 매달린 그는 70년대 국전에 8차례 수상하고, 중앙미술대전 대상을 차지하면서 화단에 돌풍을 일으켰다. 학맥을 중시하는 한국 미술계에서 이는 기적 같은 일이었다. 겸재와 변관식, 이상범에 이어 실경산수의 맥을 잇는 작가로 명성을 얻은 박대성은 지난 몇 년간 신라의 고도 경주를 현대적으로 조형화하는 작업에 힘을 쏟아왔다.8일부터 10월1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는 6년만의 개인전 ‘박대성-천년 신라의 꿈’전이 바로 그 결실이다. 이미 6년째 경주의 솔숲 인근에 화실을 짓고 작업해온 그는 “한국화가 서양화에 밀려 위기라고 하지만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다보면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20여년간 표현기법과 재료를 다양화하는 실험을 해왔어요. 먹과 종이가 바로 만나면서 느껴지는 왜소함을 어떻게 떨쳐버릴까 하는 고민도 많이 했고요.” 이번에 그는 다양한 기법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많이 선보인다. 이중 가로 4.4m, 세로 2.5m 크기의 ‘천년 신라의 꿈-원융의 세계’는 마치 탁본을 하듯 먹을 눌러 찍는 기법을 시도했는데, 표현된 형상이 부드러우면서도 은근한 힘을 느끼게 한다. 경주 남산의 여러 구릉을 따라 불국사와 다보탑, 석가탑, 황룡사9층탑, 포석정, 미륵불 등 신라의 대표적 문화유산들이 자리잡고 있다. 신라 벽화에서 나온 듯 뛰노는 사슴 모습이 생동감을 더한다. 길이가 12m에 달하는 대작 ‘법열’은 석굴암 본존불과 십대제자상을 그린 작품. 먹을 머금은 바탕 위에 색채를 전면으로 떠오르게 하는 새로운 방식의 작품으로, 화강암의 질박한 느낌이 나게 했다. 마치 막대 숯을 세워놓은 것 같은 ‘현율’은 자유로움과 힘이 넘쳐나는 작품이다. 원근법을 완전히 무시, 눈에 보이는 자연의 모습이 아닌 자연의 본질과 기운을 담고 있다.“나의 그림은 내 마음 속에 갖고 있는 것을 시각화한 것이다.”란 작가의 말이 실감나는 작품이다. 총 50점.10월1일까지.(02)720-1020.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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