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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기진특파원/현지서 본 북한사회(총리회담 취재기:상)

    ◎“철저한 통제 속의 계산된 개방” 실감/우리 기자 만난 사람 요원들이 뒷조사/「밀입북자 석방」은 모든 대화의 “지정곡” 북한은 여전히 철저한 통제사회임을 실감한 방북 나흘간이었다. 지난 16일 상오 9시부터 19일 하오 1시28분까지.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 취재를 위해 북한에 체류한 약 76시간. 이 짧은 기간 동안 주마간산 격으로 살펴본 북녘땅은 숨막힐 듯한 통제가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있는 느낌이었다. 휴전선의 남북방한계선에 설치된 굵은 철조망과 초병의 모습에서만 남북의 긴박한 대치상황을 깨달을 수 있었을 뿐 북쪽과 남쪽의 산천은 너무나 흡사해 마치 고향을 찾는 것 같았다. 이같이 남북의 겉모양이 같고 말씨가 같았지만 북쪽 사람들의 사고와 의식이 크게 달라 생판 딴 사람들을 만나는 기분이 들었다. 정녕 45년간 체제가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두꺼온 벽을 절감할 수밖에 없었던 방북이었다. 2차 고위급회담 첫날 회의가 열린 지난 17일 상오 10시30분쯤. 회담장인 인민문화궁전에서 30여m쯤 떨어진 보통문 가내공장을 찾은 일부 사진기자들이 난처한 입장에 빠지고 말았다. 기자들이 여자 원피스를 만드는 이 공장에 들어서 사진을 찍기 시작하자 마침 작업중이던 여성노동자 30여명은 갑자기 『임수경은 어떻게 됐습니까』라고 한 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며 울음보를 터뜨렸던 것이었다. 물론 이날 기자들은 안내원에게 사전에 그 공장에 가보고 싶다는 뜻을 전한 다음 안내원이 먼저 그 공장에 다녀와서야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같은 주민접촉도 통제 속에 이뤄졌지만 그들이 얘기하는 것도 하나같이 밀입북자 석방,유엔 가입문제,팀스피리트훈련 중지 등 북측이 주장하는 선결조건을 앵무새처럼 읊조리는 것이었다. 이는 비단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뿐이 아니고 만찬행사 참석자들도 한결같이 지정곡처럼 빼놓지 않고 화제를 삼았다. 이들은 대부분 으레 대화 첫머리에는 가족상황,평양과 서울얘기 등 부드러운 얘기를 하다가도 얼마쯤 시간이 지나면 무엇엔가 쫓기는 듯 「지정곡」을 불러댔다. 나중에 우리측 카메라맨들에게 들은 얘기지만 일부 만찬 참석자들이나 행인들이우리 기자들과 얘기하고 나면 요원들이 대화내용을 뒷조사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통제 때문에 북한주민들은 북경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제치고 2등을 했다고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번에 우리 대표단이 이용한 특별열차의 한 여자열차원과 백화원초대소의 한 여자접대원은 분명히 북한이 2등,한국이 3등한 것으로 보도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 기자들이 그렇지 않고 한국이 2등,북한이 4등을 했다고 밝혀주자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 대표단이 지난 16일 낮 1시20분 특별열차 편으로 평양역에 도착했을 때 북측의 영접은 너무도 냉랭했었다. 역 앞 연도에는 환영인파를 찾아볼 수 없었으며 고작 일부 행인들이 손을 흔들 뿐이었다. 며칠 전에 이곳에 왔었던 축구대표단이나 범민족통일음악회 참가자들에 대한 열렬한 환영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북측 안내원들의 얘기로는 우리 대표단이 평양에 오면서도 밀입북인사 석방 등의 「선물」을 가져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에서 북측이 남북고위급회담과 축구 및음악인 교류 등 민간교류를 각기 다른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계산된 통제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현재 북측이 꾀하고 있는 남북접촉도 「통제 속의 개방」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최근 동구권 변혁으로 체제변화 위기를 느낀 북한이 체제고수를 위해 배수진을 친 꼴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일성ㆍ김정일 부자세습체제를 굳히며 통일의식 고취로 주민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체제결속을 다지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지난 89년 4월에 세워진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등 주요시설에는 김일성 부자의 교시가 나란히 걸리고 김정일화가 대대적으로 선전되고 있다. 학생소년궁전의 수영장 입구에는 『우리나라는 세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커서 바다의 정복자로 되게 하여야 합니다』는 김일성 교시와 『세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강하천이 많은 우리나라에서 수영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는 김정일 교시가 나란히 새겨져 있다. 이제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친애하는 지도자 김일성 동지」는 공식인사의 서두로 될 만큼 김일성 부자세습은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이와 함께 통일의 열기는 이상할 정도로 달아오르고 있어 마치 북한주민들이 「통일 열병」을 앓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지난 18일 상오 9시40분쯤 2차 남북고위급회담 이틀째 비공개회의가 열린 인민문화궁전 2층 외신기자실에서 북한 우표를 팔고 있던 국제통신국의 한 여성 우표취급원은 기자에게 『통일을 위해 오셨으니 한겨레의 소원인 통일성취를 위해 노력해주십시오』라며 다음과 같이 목청을 높였다. 『우리 인민은 위대한 수령님과 수령님의 위대한 후계자인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를 모시고 오늘과 같은 행복한 나날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어린이들도 행복하게 무상으로 교육받고 치료받으며 걱정없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남쪽의 어린이들은 그렇지 못하겠죠. 학비가 없어서 곤란을 겪고 있으며 먹고 입는 문제 때문에 살기가 힘든다고 생각합니다. 남쪽은 미국놈의 식민지사회여서 잘사는 사람은 끝없이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끝없이 못살지 않습니까』 15년간 우표취급원으로 일했다는 이 여자는 통일얘기가 나오자 신들린 듯 열변을 토하며 서둘러 통일을 이루도록 노력해달라는 부탁을 빼놓지 않았다. 북한은 어린이 매스게임과 카드섹션에서도 남쪽의 콘크리트장벽 등을 연출하며 완전개방을 주장하는 등 통일무드를 고조시키고 있다. 마치 통일구호를 외치면 통일이 금방 이뤄지는 듯 열기에 들떠 있는 것을 보고 우리의 통일 열망과는 다른 이질성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기분에 젖는다.
  • 「평화협력법안」 싸고 일 정가 계속 진통

    ◎「자위대파병」 자민당도 엇갈린 목소리/소장파서 신중론… 의회통과 불투명/야당은 지방보선의 쟁점으로 부각 자위대 파병법인 「유엔평화협력법안」을 둘러싸고 일본 국회에서의 논전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집권 자민당은 오는 11월4일 실시되는 아이치(애지)현 참의원 보궐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자민당으로서는 이 선거에서의 승리야말로 여ㆍ야 역전현상을 빚고 있는 참의원에서의 구성비의 격차를 1석이라도 더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엔평화협력법안에 대한 국민의 긍정적 심판을 받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24일 공명당소속 다카키 겐타로(고목건태랑)의원이 80세로 사망함에 따라 실시되는 이번 보궐선거에는 자민ㆍ사회ㆍ공산당에선 각각 후보를 내세웠다. 이 선거에서 공산ㆍ사회당후보는 벌써부터 『자위대의 해외파병은 있을 수 없다』며 이 법안 철폐를 최대 쟁점으로 삼고 있는 반면,자민후보는 이 법안에는 언급하지 않고 후생복지문제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다만 지원유세에 나선 자민당의 니시오카 다케오(서강무부) 총무회장만이 『경원만이 아니라 인적인 면에서도 중동위기에 공헌해야 한다』라고 유권자의 이해를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민당은 지난해 7월 실시된 참의원 선거에서 야당에 참패,정원 2백52 의석중 1백9석을 얻는데 그쳤다. 최근 세금당의원 3명이 자민당으로 당적을 옮겨 의석이 늘어나기는 했으나 과반수 1백26석에는 크게 미달한다. 여기에 이번 법안에 긍적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민사당의원 8명과 보수계 무소속의원 5명을 합치면 숫자상으로는 과반수에서 1석정도 차이가 난다. 따라서 이번 아이치현 1석은 유엔평화협력법안의 성립을 꾀하는 자민당으로서는 놓칠래야 놓칠 수 없는 1석이다. 중ㆍ참 양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일본 국회에서 중의원의 의결은 참의원의 그것에 우선한다. 그러나 그것은 총리지명과 예산안의결의 경우 뿐이며 일반 법률안의 경우는 다르다. 일본 헌법 제59조 ①항은 『법률안은 이 헌법에 특별히 정해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양의원에서 가결됐을 때 법률로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제②항에는 『중의원에서 가결되고 참의원에서 이것과 다른 의결을 한 법률안은 중의원에서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다수로 재가결한 경우 법률로 성립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유엔평화협력법안이 법률로 성립하려면 중ㆍ참 양원에서의 통과가 필요하나 자민의석수가 열세인 참의원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현재는 숫적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의원에서 조차 「통과전망 불투명」의 소리가 나와 정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자민당내 와타나베파 회장인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 전 정조회장이 17일 『중의원에서 통과되지 못한다면 국회해산이든가 내각총사직밖에 길이 없다』고 말한 것이 당내에서 억측과 파문을 빚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간사장은 『중의원에서 자민당이 과반수를 넘고 있기 때문에 통과되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반론을 제기함과 동시에 『참의원은 여ㆍ야가 역전되어 있기 때문에 성립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가이후 총리의 책임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어쨌든 법안 자체의 본격적인 심의도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서 「불성립」을 전제로한 의견이 나왔다는 것부터가 이례적인 것이며 이 법안의 심의과정이 순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물론 와타나베회장 발언의 진의에 대해서는 억측이 구구하다. 대권을 노리고 있는 그가 가이후 정권을 흔들려고 한 것인가,또는 당내결속을 다지기 위한 것인가를 놓고 여러가지 해석이 있다. 현재 자민당 사정을 들여다보면 젊은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 법안에 대한 반대론ㆍ신중론이 상당히 깊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 16일 아침 국회에서 개최된 자민당 국회대책위원회는 1선 의원 40여명을 모아놓고 이 법안의 설명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헌법판단을 좀더 엄격히 해야한다』『태도를 유보한다』는 등 신중한 대응을 요구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선배격인 고가 마코도(고하성) 국회대책부위원장이 나서 『여기는 논의하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장소』라며 위압적으로 수습했다. 그러나 젊은 의원들은 그 뒤로도 『멕시코 지진때도 내 보내지 않았던자위대를 파견하려하면서 「헌법의 범위내」라는 설명은 구차하다』는등의 중얼거림을 그치지 않았다. 17일의 젊은 의원들의 모임에서도 『본심을 말하라면 나는 반대다』『선거구에서 의견을 들어보면 여성을 중심으로 반발이 강하다』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여하튼 유엔평화협력법안이 성안되기 위해서는 여ㆍ야역전의 참의원에서의 가결이 최대의 관문이다. 그러나 자민당내의 뿌리깊은 반대ㆍ신중론은 중의원 통과마저도 쉽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18일로 끝난 각당 대표질문 이후의 과정이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 「대결청산」방안 서울ㆍ평양 시각차 여전

    ◎강영훈총리 기조연설 요지/“상호 실체인정… 도와주고 도움받는 관계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서로 상대방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며 상대방 내정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합의의 토대가 이룩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와 같은 토대위에서 교류협력과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그리고 균형있는 상호 군축을 실행하고 민족화해와 평화정착을 이룩하고자 한다. 남북 쌍방은 다각적인 교류협력 분야 중에서도 1천만 이산가족들의 문제해결에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남북 쌍방은 남북간의 물자교류와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남북간에 통행ㆍ통신 및 경제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하루빨리 채택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우리측의 제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남북통행에 관한 제안=①남북의 주민이 육로ㆍ해로ㆍ공로를 통하거나 또는 외국을 경유하여 남북을 왕래하는 절차와 준수해야 할 의무 등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을 왕래하는 자는 자기측 당국이 상대지역 방문을 허가하는 증명서와 방문지역의 당국이 발행한 방문허가증명서를 소지한다. ③남북의 당국은 통행을 위하여 쌍방의 합의에 따라 통과지점 및 통행로를 지정한다. 육로의 경우 우선 「장단」과 판문점을 통과지점으로 하며 경의선 철도와 문산ㆍ개성간의 도로를 연결한다. ④상대측 지역을 방문하는 자는 방문하는 동안에 필요한 물품과 일정한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선물을 휴대할 수 있다. ⑤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관할지역에 들어오는 인원에 대한 교통수단을 제공한다. ⑥상대측 지역을 방문하는 자는 상대측의 질서와 안내에 따른다. ⑦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자에게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긴급 구제조치를 취한다. ⑧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자에게 허가된 목적 수행을 위한 활동을 보장하고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한다. ⑨통행에 따르는 제반문제를 협의ㆍ조정하기 위하여 남북통행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⑩통행에 따르는 실무문제를 관장하며 행정지원 및 연락업무 수행과 남북통행위원회로부터 위임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서울 평양 판문점에 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ㆍ운영한다. ◇남북(통신)에 관한 제안=①남북간 상호 우편ㆍ전기통신의 교류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의 우편당국은 상대측의 주민이 수신으로 되어 있는 우편물을 수집하여 상대측에 전달하며,우편물을 전달받은 측은 자기측의 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신인에게 배달한다. ③남북한 우편물의 교환장소는 판문점으로 하고 주1회 교환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때에는 남북의 당국간 합의로 따로 정할 수 있다. ④남북의 당국은 남북간 전기통신 교류를 원활히 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설을 갖추어야 하며 남북간 전화통화는 교환대를 통하여 연결하고 이를 점차 자동화한다. ⑤남북으로 교환되는 우편 전기통신 요금은 남북 당국이 협의하여 결정한다. ⑥남북의 당국은 남북으로 교류되는 우편 전기통신에 대하여 비밀을 보장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를 정치적 군사적 목적에 이용하지 않는다. ⑦남북간 통신교류에 수반되는 제반문제를 협의ㆍ조정하며 남북간 통신교류의 확대ㆍ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남북통신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⑧남북간 우편ㆍ전기통신 교류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간 통신기술의 통일적 발전을 도모하며 남북통신위원회로부터 위임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남북통신기술단을 설치ㆍ운영한다. ⑨남북의 당국은 우편ㆍ전기통신 교류에 관한 국제적 협약을 존중한다. ◇남북경제교류 협력에 관한 제안=①남북 당국은 상호간의 물자교류 및 경제협력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간의 물자교류 또는 경제협력사업의 당사자는 품목별 또는 사업별로 쌍방이 각각 지정하는 해당기관으로 한다. ③교류대상 품목은 상호보완의 원칙에 따라 정한다. ④교류양은 쌍방의 수급사정을 감안하여 연간 교류규모를 조정한 후 품목별로 교류당사자간 상담을 통해 결정한다. ⑤교류물자의 가격은 국제시장가격을 고려하여 교류당사자간 합의에 의하여 결정한다. ⑥거래방식은 청산결제 방식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다. ⑦결제사무는 쌍방이 지정하는 남과 북의 은행이 직접 담당하도록한다. ⑧결제통화는 스위스 프랑화로 한다. ⑨상호간의 물자교류는 민족내부교역 차원에서 추진하며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⑩교류물자의 수송방법은 교류물자의 특성ㆍ중량ㆍ운송비 등을 감안하여 교류당사자간에 상호 협의하여 정하되 철도ㆍ자동차ㆍ선박ㆍ항공기를 합리적으로 이용한다. ⑪남북간에 자원의 공동개발ㆍ합작투자 등 제반경제협력을 실시하며 경제분야에서의 공동대외 진출과 공동대외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⑫경제협력사업의 규모,실천방법 및 조건,실시시기 등에 관하여는 경제협력사업의 당사자간의 협의를 통하여 정한다. ⑬남북간의 물자교류와 경제협력을 실현하며 경제적 유대를 회복하고 민족경제의 공동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쌍방의 부총리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제협력 공동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이상과 같은 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와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전시키기 위하여 부문별 협의회를 구성ㆍ운영할 것을 제의한다. 합의된 의제에 따라 교류협력협의회와 정치 군사협의회의 두 부문별협의회를 구성ㆍ운영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다음과 같은 3개항의 당면과제에 대해 귀측의 성의있는 태도 표시가 있기를 거듭 촉구한다. 첫째로 조국의 평화와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개선과 화해협력의 새시대를 열어야 한다. 둘째로 분단으로 야기된 민족적 고통을 하루속히 덜어주어야 한다. 셋째로 남북 동포들이 다같이 잘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평화통일이 이룩되기 이전이라도 남북이 공존공영을 도모해야 한다. ◎연형묵 총리 기조연설 요지/“분열지향 자세 벗어나 주체통일 모색을” 제1차 회담 때에 제기된 쌍방의 제안들을 비교하여 보면 근사한 점도있고 차이점도 있다. 근사하다고 하는 것은 첫째로 의정과 관련된 기본문제 토의에 앞서 서로 공동의 기초로,출발점이 될 수 있는 원칙적인 문제에 대하여 합의를 보자는 점이다. 둘째로 의정에 따르는 방안들을 기본적으로 정치ㆍ군사ㆍ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의 세가지로 구분하여 제기하고 있는 점이다. 셋째로 근사한 점은 매개 방안들에 전개되어 있는 부분적인 항목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쌍방의 제안들에는 이상과 같은 근사한 점들이 있는 반면 신중한 토의를 요하는 본질적인 차이점들도 있다. 첫째로 문제해결의 선후차와 관련된 것이다. 즉 우리는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문제에 선차성을 부여하면서도 이와 병행하여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를 실현해 나갈 것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에 귀측은 협력과 교류문제에 선차성을 부여하면서 군축문제를 차후의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둘째로 군사문제 해결의 단계설정과 관련된 문제이다. 즉 우리는 군사문제들의 해결을 하나의 통일적 과정으로 보고 있으나 귀측에서는 군사적 신뢰구축 단계와 군축단계를 서로 구분하고 있다. 셋째로 미군과 그의 핵무기의 철수와 관련된 문제이다. 넷째로 쌍방의 제안들이 부분적인 근사점은 있으나 총체적으로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쌍방이 차이점을 극복하는 데서 중요한 문제는 첫째로 나라의 통일문제 해결에서 주체를 철저히 세우는 것이다. 둘째로 우리들의 제안에서 나타나고 있는 차이점을 극복해나가는 데서 중요한 것은 쌍방이 다같이 통일지향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셋째로 중요한 것은 북남 사이의 불신에 대해서 같은 인식을 가지고 그 해결 방도를 바로 찾는 것이다. 우리는 「민족대교류」니 「60세 이상 노부모들의 고향방문」이니 하는 일시적 미봉책으로 갈라져 사는 겨레의 간절한 염원을 달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함으로써 호상 불신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고 인도주의문제와 협력ㆍ교류문제도 적극적으로 철저히 해결해야 한다. 넷째로 중요한 것은 통일문제 해결의 가장 가깝고도 합리적인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없앨 것을 전제로 하는 단일제도에 의한 통일의 길이 아니라 서로 먹거나 먹히우지 않고 통일하는 길,두 제도,두 지역 정부를 그대로 두고 하나의 국가,하나의 민족으로 통일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쌍방의 제안 가운데서 보다 전진적이고 실천적 의미가 있는 합의문서를 작성ㆍ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역사적인 문건으로서 다음과 같은 남북 불가침에 관한 선언을 채택ㆍ발표할 것을 제의한다. ◇북남 불가침에 관한 선언(초안)=북과 남은 조선반도에 조성된 긴장상태를 가시고 전쟁을 방지하며 나라의 평화와 평화통일을 이룩하려는 일치한 염원으로부터 출발하여 7ㆍ4 공동성명에 밝혀진 자주ㆍ평화통일ㆍ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고 철저히 준수하며 상대방에 존재하는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상대방의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을 데 대하여 합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엄숙히 선언한다. 제1조,북과 남은 하나의 민족으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을 반대하여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무력으로 상대방을 침해하지 않는다. 제2조,북과 남은 있을 수 있는 의견상이와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제3조,북과 남 사이의 불가침 경계선은 1953년 7월27일부 조선군사 정전에 관한 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으로 한다. 제4조,북과 남은 호상 불가침에 관한 약정을 확고히 담보하기 위하여 군비경쟁을 중지하며 무력을 단계적으로 축감한다. 제5조,북과 남은 당면하여 우발적인 무력충돌과 그 확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쌍방 군사당국자 사이에 직통전화를 설치ㆍ운영한다. 제6조,이 불가침선언은 북과 남의 합의에 의하여 수정 보충할 수 있다. 제7조,이 선언은 북과 남이 각각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이를 상대방에게 알리는 통고문을 교환한 날부터 효력을 발생하며 어느 일방이 폐기를 통고하지 않는 한 조국통일이 실현되는 날까지 효력을 가진다. 다음으로 이번 회담에서 우리들이 결속을 짓고 넘어갈 문제는 우리가 제1차회담에서 긴급문제로 제기한 바 있는 유엔 대책문제와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 중지문제,방북인사 석방문제이다. 첫째로 쌍방은 남북고위급회담 본회담과 대표접촉에서 유엔 대책문제를 통일위업에 이롭게 협의ㆍ해결 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둘째로 쌍방은 본회담과 대표접촉에서 유엔 가입문제와 관련한 합의를 이룩할 때까지 그에 대한 토의를 계속한다. 셋째로 쌍방은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유엔 대책문제를 합의하기 전에는 어느 일방도 먼저 유엔에 가입하지 않는다. 방북인사 석방문제도 남북대화 분위기에 맞게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 당 결속엔 한마음… 현안엔 제각각/민자 당무회의 주변

    ◎「내각제 연내 논의 불가」 수정 요구 민정계/국민투표 등 강경대응을 거듭 촉구 민주계 10일 상오 당사에서 김영삼 대표최고위원 주재로 열린 민자당 당무회의는 김대중 평민당 총재의 단식농성에 따른 정국운영방안과 보안사 민간인 사찰문제,국회 정상화방안 등 현안에 대해 당내 의견을 수렴했으나 내각제와 지자제선거 등 여야 쟁점현안에 대해 계파간 시각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김 대표 중심으로 당내 결속을 강화해야 한다는데는 의견을 같이 했으나 민정계는 지자제 당론재조정 및 「내각제 연내논의 불가」의 입장을 수정할 것을 요구한 반면 민주계는 당론 재조정보다는 평민당의 공세에 강경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정국문제와 여야관계 등에 대해 기탄없이 의견을 개진해 달라는 김 대표의 주문에 따라 이종찬 위원은 김 총재의 단식농성을 시의에 맞지않는 구태의연한 정치행태로 규정하고 『야와의 대화채널이 너무 많아 대화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나친 기대감마저 심어주는 경향이 있다』면서 대화채널의 일원화를 촉구. 이어 박용만 위원은 『최근의 북방 및 통일정책에 당이 크게 기여할 수 있었음에도 집안싸움으로 소일한데 대해 서글픈 생각이 든다』며 당 지도부의 불화를 겨냥한 뒤 보안사사태와 관련,『집권당의 대표와 중진을 사찰하면서 어떻게 국가의 기강을 바로 잡겠다는 것이냐』며 사찰관련자를 군법회의에 회부할 것을 주장. 오유방 위원은 이달말부터 단독국회의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원내보고를 지목,『국회 휴회연장 결의가 단독국회를 운영하기 위한 명분축적용 이어선 안된다』면서 야당이 등원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협상에 임할 것을 요구. 오 위원의 당 지도부를 겨냥한 질책에 대해 박관용 위원은 『과거 내각제개헌을 열렬히 주장했던 김 총재가 지금 내각제개헌을 결사반대하는 이유는 우리 당 내부의 분열을 조장하고 증폭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김 총재를 비난하면서 『평민당은 3당통합이 통합 이전보다도 못하다는 인식을 부각시키려는 저의를 갖고 있다』고 주장. 이에 대해 남재희 위원은 지자제와 내각제개헌에 대한당의 미온적인 태도를 성토하면서 4당체제 때 합의한대로 지자제선거를 실시하라고 촉구,남 위원은 특히 내각제에 대비해 당 강령까지 바꾼 마당에 「언제 우리가 내각제 한다고 했느냐」는 말은 설득력이 없다면서 『지자제선거 때 권력구조문제도 국민투표로 묻고 정국을 풀기위해 당직개편도 단행해야 한다』고 촉구. 그러자 당내 민정계의 보수강경파 목소리를 대변해온 이치호 위원은 『김 대표가 청와대 회동내용을 설명하지 않는 것은 유감』이라며 『특히 당의 주요정책이 측근이나 소수에 의해 결정될 것이 아니라 당의 공식기구에서 민주적으로 논의돼야 한다』며 김 대표의 당운영방식을 비판,이 위원은 또 『권력구조문제를 연말까지 논의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버리고 공개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면서 『지자제도 변경사정이 있으면 국민의 이해부터 구해야 할 것이 아니냐』고 주장. ○…토론내용이 지자제와 내각제에 대한 기존입장을 수정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기울어지자 김 대표의 측근인 황병태 위원은 준비해온 원고를 보며 『김대중 총재의 단식농성은 정치적인 문제를 비정치적인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지자제문제를 국민투표로 묻는 초 정치적인 방법으로 맞서자』고 제의하면서 『내각제문제는 총재나 당 대표가 연내논의 불가라는 입장을 천명했기 때문에 이를 재확인 하는 선에서 마무리 짓자』며 내각제문제에 대한 더이상의 논의에 쐐기. 그러나 김용채 위원은 김 총재의 단식농성을 정권투쟁으로 규정한 뒤 『그렇다고 내각제개헌을 언제 논의했느냐는 식의 동문서답으로 현 정국을 풀 수 없다』며 명확한 입장표명을 촉구.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최운지 위원은 『현재 당이 계파별 3인 최고위원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단합에 문제가 생기고 있으니 당헌에 규정된 대로 최고위원의 수를 5명으로 늘리자』고 제의하고 『소수파가 등원하지 않는다고 정치를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앞으로 국민을 상대로 정치하는 방안을 강구하자』고 제의. 이같은 논의에 대해 김 대표는 현재의 정국 경색을 자신의 부덕의 소치로 돌리면서 『노태우 대통령도 강조한 것처럼 단결하면 두려울것이 없다』며 당내 결속을 거듭 역설.
  • 시장경제 이행/보ㆍ혁단결 촉구/고르비

    【모스크바 AP 로이터 연합】 소련 대통령이자 공산당 서기장인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8일에 시작된 당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공산당원들이 계속 집권하고 당을 결속시키기를 바란다면 지난 70년동안의 이념을 버리고 시장경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는 2일간 계속될 중앙위 전체회의의 개막연설을 통해 공산당원들에게 당의 정책을 변경할 필요성이 있음을 그 어느때보다도 엄중하게 경고하고 소련의 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공산당원들은 『모든 진보적 및 애국적 세력과 제휴』하라고 제의했다.
  • 야에 “22일 시한부 등원” 촉구/노대통령­김 대표

    ◎불응 땐 예산등 처리 위해 단독 운영/「사찰」 제도개선 통해 다시 없게/노 대통령,곧 사회기강 확립 중대선언 노태우 대통령은 8일 낮 청와대에서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과 오찬회동을 갖고 국회정상화 방안,군의 정치적 중립 확립문제 등 정국현안 전반을 협의,당정 및 사회 전반의 기강확립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는 한편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문제는 제도개선 등을 통해 사태재발을 방지키로 했다. 노 대통령과 김 대표는 평민당 김대중 총재가 이날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한 것은 정치ㆍ사회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행위라고 유감을 표명하고 평민당은 단식 등 극한 투쟁을 통해서가 아니라 국회 내에서 여야간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최창윤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이와 관련,김 대표는 이날 회동이 끝난 뒤 당사에 돌아와 『국회 운영을 한정없이 연기할 수 없으며 오는 22일 이후까지 여당측의 등원을 기다리기 힘들다』며 국회 공전의 시한을 제시하고 22일까지 야당이 등원하지않을 경우 본예산 및 추경예산ㆍ추곡 수매가 문제 등을 처리키 위해 민자당 단독으로라도 국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데 노 대통령과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특히 김 대표와 당과 정부 및 사회 전반의 기강 확립이 시급하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당기강 확립과 관련,『대표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의 결속을 확고히하고 일사불란하게 기강을 확립해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보안사 민간인 사찰문제에 대해 『국방장관과 보안사령관이 새로 임명된 만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해명과 대책을 마련,국회에 보고토록 하겠다』고 말했으며 김대표는 『보안사가 다시는 대민사찰을 하지 않고 정치적 중립을 기하도록 제도를 고치고 개혁해나가기로 대통령과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최근 민주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만연되고 있는 각종 범죄ㆍ과소비ㆍ무질서 풍조 등의 추방을 위해 도덕성 회복을 촉구하는 범국민 새질서ㆍ새생활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와 관련,『노 대통령이이달 중순 각계 대표의 참여 속에 새 질서운동 전개를 호소하는 중대선언을 발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부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역사적인 한소 수교,남북총리회담,한중 관계개선 등 급변하는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내부적 태세정비가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한소 양국은 이달중 양국대사를 교환할 것이며 한소 양국 정상방문은 대사교환 이후 실무적 차원에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내각제 포기」 겨냥한 “충격요법”/김대중총재 단식투쟁의 저변

    ◎「사퇴성과」 없자 극한 투쟁 선택/당 결속ㆍ위상제고의 다각포석/“남북 총리회담ㆍ보선 앞두고 무리” 관측도 김대중 평민당 총재가 8일부터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함에 따라 야당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서제출 이후 3개월여동안 계속되어온 파행정국은 더욱 악화일로로 치달을 전망이다. 평민당 의원들과 당직자들도 이날 하오부터 당사에서 동조 농성에 들어가 대여 강경투쟁 의지를 분명히했다. 김 총재는 그래도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제2,제3의 투쟁방법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범 야권차원의 현 정권퇴진을 위한 연대투쟁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권에 대해 내각제 개헌철회,지자제 전면실시,보안사 해체 및 군의 정치적 중립 방안제시,민생문제 해결 등 4개항을 요구조건으로 제시했다. 김영배 총무는 김 총재의 회견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들 4개항 가운데 내각제와 지자제문제가 주된 요구사항이라고 못박았다. 따라서 김 총재가 단식농성이라는 극단적 충격요법을 단행한 것은 현 상태에서 내각제ㆍ지자제문제에 대한 여권의 태도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절박감 때문인 것으로 쉽게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다 최근 돌출한 「보안사 민간인 사찰」 폭로사건도 김 총재가 결심을 굳히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 총재는 이날 의총발언에서 『여권이 내각제개헌을 위한 당내 진통을 겪으면서도 마무리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로 이에 대한 위기감을 피력했다. 지자제문제 역시 「전면실시 불가」쪽으로 여권의 방침이 굳혀져 가고 있다는 것이 김 총재의 생각이다. 이 양대사안은 김 총재가 「마지막 기회」로 공언하고 있는 92년의 대권도전과 직결돼 있다. 김 총재는 이날 의총에서 『지자제가 없으면 92년에 또다시 못 이긴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얼마전까지 정국정상화를 염두에 두고 여권인사와 막후 접촉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민주계가 평민당에 대한 양보조치에 강력하게 반발해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이점에 특히 분개하고 있는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터진 보안사사건은 「가뭄끝에 단비만난 격」으로 대여 공세의 호재로 여겨질 수밖에 없었고 기자회견에 대비해 고려해 오던 투쟁방법 가운데 단식농성이라는 초강경책을 택하도록 만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 총재로서는 보안사 사건으로 여론이 악화된 것을 배경으로 여권을 밀어 붙일 경우 여권의 태도변화도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김 총재는 그동안의 대여 투쟁방법 및 야권통합의 결렬위기에 따른 당내 불만을 잠재우고 넓게는 범야권 차원에서 자신의 위상과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다각적 포석으로 초강경수를 두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3개월여 계속된 정치부재의 상황에서 가중 되어온 안팎의 등원압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선명하고 강경한 투쟁방법의 선택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정국의 정상화 여부는 여권이 어떠한 대응 전략으로 김 총재를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노태우 대통령과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의 오찬회동에서도 나타났듯이 여권은 유감 표명외에 평민당의 요구를 수용한다는 인식아래 문제를 풀어나가겠다는 기미를 내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강경에는 강경으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 상황에서 여야타협을 통해 김 총재가 단식 농성을 풀 가능성은 희박하며 여야 대립국면이 장기화될 전망이 유력시 된다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김 총재는 이날 회견에서 노 대통령과의 회담용의에 대해 『내가 제시한 원칙이 수락된다면 만날 수 있다』면서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여권의 반응을 감안할 때 김 총재의 선택이 과연 어떠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특히 16일로 예정된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과 그 뒤를 잇는 일련의 남북 접촉 및 북방 외교문제,우루과이라운드협상문제,함평ㆍ영광 보궐선거 등 굴직한 국내외의 정세변화는 단식농성의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데 역기능으로 작용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평민당의 일부 의원들도 이 점을 문제삼아 김 총재의 단식을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민자당이 김 총재의 단식정도로 태도를 돌변할 수 있겠느냐고 이들은 우려했다. 이번 주말까지 구체적인 상황변화가 없는 한 김 총재의 단식 농성은 「무리수」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인 견해다.
  • EC,군사기능 수행 논의/외무회담 개막

    ◎페만위기 대응역할확대 모색/“대 이라크전 불가피” 영 사령관 【베니스ㆍ마드리드 로이터 UPI 연합 특약】 EC(유럽공동체) 12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6일 페만사태로 야기된 상황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에 들어갔다. 이 회담에서는 경제공동체인 EC가 군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군사문제논의는 지금까지 EC에서는 금기시되어 왔으나 페르시아만 사태로 EC도 군사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현 EC의장국인 이탈리아는 오는 12월13일 개최되는 EC정상회담에서 군사문제가 논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EC외무장관 회담에서는 대 중국 관계정상화 문제가 본격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페인은 6일 외무장관이 EC 고위관리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EC는 중국이 지난해 민주화시위를 유혈진압한 뒤 중국과의 고위접촉을 금지하는등 대 중국 제재조치를 시행했으며 중국이 페만사태에서 서방측과 보조를 같이함에 따라 중국과의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EC 외무장관들은 미국과 EC와의 관계를 규정하는 EC­미국공동선언 계획을 논의,안드레오티 이탈리아총리가 다음달 12일 방중기간중 미국과 앞으로의 정치적결속을 보다 다지는 문서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탈리아는 현재의 EC 결정절차가 너무 복잡하고 느리기 때문에 이를 개선하는 문제도 마련했으며 EC가 영ㆍ불을 대체 유엔상임이사국으로 하는 문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ㆍ니코시아ㆍ런던 로이터 연합】 피터 델라 빌리에르 페르시아만파견 영국군 신임사령관은 5일 페르시아만전쟁은 피할 수 없으며 앞으로 수개월이 이라크와의 대치상황에서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페르시아만 파견 영국 육해공군을 총지휘할 빌리에르 사령관은 부임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떠나기 하루전인 이날 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년 11월에서 내년 1월 사이에 신문을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 기간에 페르시아만에서 중대한 사태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국내정치/북경의 정치 아시아드:2

    ◎“중국사회 안정”… 대외과시 성공/「당ㆍ군결속」의 뒤안엔 권력암투 난기류/「천안문사태」 진압한 강경파 입지 강화 중국의 현 지도층은 이번 대회를 통해 그들의 인민이 열성적으로 당에 충성하고 중국사회가 매우 안정됐음을 대외적으로 선전하는데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 같다. 아시아 각국의 대표단과 관광객 등 약 10만명의 외국인이 찾아든 북경시내는 새로 심은 가로수와 꽃 등으로 아름답게 가꿔졌고 시민들은 어느때보다 정결한 옷차림에 공중도덕을 지키는데 힘쓰는 모습들이며 외국인들에게 한결같이 친근감있는 미소를 건넨다. 1년여전 천안문사태 이후의 음산하고 우울한 분위기는 적어도 겉으로는 느낄 수 없었다. 이러한 북경의 외견상 변화는 물론 중국 지도층이 강조하는 애국심의 이름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만약 길에 침을 뱉거나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종전에 비해 10배나 많은 벌금을 물고 호된 야단을 맞는다. 북경에 주재하는 한 외국기자는 『이번 아시안 게임은 체전이기보다는 정치행사의 의미가 더욱 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회를 통한 중국 지도층의 정치선전효과는 각종 경기에서 이미 1백70개가 넘는 금메달을 따낸 중국선수단이 월등한 전적으로 더욱 증폭되고 있는 것 같다. 중국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는 9월26일자 사설에서 『11억 인구를 가진 중국에서 매일 소요가 발생하는 것을 방치한다면 어떻게 정부가 인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겠는가』라며 지난해 천안문시위 무력진압을 옹호했다. 이는 확실히 현 중국지도층 내부의 강경보수세력의 입장을 두둔해 대변하는 것으로 결국 중국은 강력한 당과 정부 및 군부의 역할에 의해 안정과 발전을 이룰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와 관련,요즘 북경에선 표면적인 아시안게임의 열기와는 달리 지도층내부에 권력투쟁을 예고하는 암류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대회가 끝난뒤 이달 말쯤으로 예정된 제13기 중앙위 7차 전체회의(7중전회) 개최시기가 가까워질수록 더욱 거센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해진다. 또 앞으로 전개될 권력투쟁에선 강경파가 승리,그들의 세력기반을 더욱 단단하게 굳힐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강경보수파들은 천안문시위를 무력진압함으로써 중국이 안정을 되찾았고 때문에 이번 대회도 성공적으로 성대하게 치르고 있지 않느냐는 식의 논리를 펴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은 개방ㆍ개혁의 창시자이며 아직은 최고실권자로 버티고 있는 등소평에 대한 직ㆍ간접의 공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등의 최대 라이벌이며 강경보수파의 대부격인 진운 중앙고문위주임은 얼마전 『중국 공산당이 세워진 이후 70년동안 지금처럼 당이 부패한 적은 없었다. 이는 전 당총서기 호요방과 조자양에게 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호와 조는 등소평의 양쪽 날개노릇을 하며 개혁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에 진이 이들을 비난한 것은 결과적으로 화살의 끝을 등에게 돌리기 위한 것이다. 진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박일파 중앙고문위주임,팽진 전 전인대상무위원장 등 과거엔 별로 나서지 않던 강경보수원로들도 개방ㆍ개혁의 부작용을 이유로 등을 탓하는 발언을 서슴지않고 있다. 이들은 특히 등이 평소에 『앞으로 중국의 영도집단은 강택민 당총서기를 중핵으로 이끌어져야 하며 모든 원로들은 늦어도 92년초까지는 공직에서 은퇴해야 할 것』이라고 명령조의 말을 한데에도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등으로선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강의 정치기반을 다져주기 위해 주변원로들의 입김을 배제시키고 싶은 심정인 것이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참관을 위해 북경에 온 외국귀빈들과 만난 자리에서 역시 강경보수파이며 진운의 직계로 알려진 이붕총리도 강이 영도집단의 핵심임을 부인하고 모든 정책이 공동의 노력과 지혜로 추진되는 사실을 강조했다. 또 천안문시위에 동조했다는 비난을 받고 실각했던 조자양이 지난 9월초 골프장에 나타난뒤 그가 등의 힘으로 복권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으나 강경보수파들에 의해 일축됐다. 이밖에 등이 이번 대회참관차 온 외국귀빈들을 접견치 못하는 점등을 들어 현지 소식통들은 등이 진운등 강경파의 도전으로 심각한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앞으로 7중전회를 통해 권력판도의 변화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 「하나의 유럽」 촉진시키는 페만사태/이라크제재와 EC의 역학

    ◎무관추방등 신속한 대응,결속 과시/나토에 가렸던 서구동맹 앞장… 역할 급부상/통일유럽의 외교ㆍ안보틀 잡는 계기 될 수도 페르시아만 사태를 계기로 유럽의 결속이 더욱 다져지고 있다. 서유럽동맹(WEU)은 18일 하오(현지시간) 파리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이라크에 대한 공중봉쇄 조치를 단행키로 합의했다. 구주공동체(EC) 12개 회원국중 그리스ㆍ아일랜드ㆍ덴마크를 제외한 9개국으로 구성된 서유럽동맹은 이날 열린 외무ㆍ국방장관 연석회의에서 완전하고도 효과적인 공중봉쇄를 위해 필요한 추가조치를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WEU는 또 유엔안보리의 공중봉쇄조치와 함께 현재 페르시아만에 파병하고 있는 프랑스ㆍ영국 외에 나머지 6개 회원국이 조속한 시일내에 함정을 포함한 해군병력을 페르시아만에 보내기로 했으며 네덜란드는 18대의 F­16 초계전투기를 배치키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17일 브뤼셀에서 개최된 EC 외무장관회담에서는 각 회원국들이 자국주재 이라크 대사관의 무관 군속 및 정보원 등을 모두 추방시키기로 결의했다. 이같은 조치는지난 14일 빚어진 이라크군인들에 의한 쿠웨이트주재 서방공관 난입사건에 대한 반작용으로 쿠웨이트를 무력 강점한 상태에서 외교관 박해등 계속 국제법을 유린하고 있는 이라크에 대한 제재강화 차원에서 취해진 서방국가들의 압력수단임은 물론이다. 페르시아만 사태발생 이후 유럽국가들은 단계적으로 공동대응조치를 강화시켜 나가고 있으며 이번의 서유럽동맹회의나 EC의 결의사항도 이와 같은 손발맞추기 작업의 하나로 볼 수 있다. 페르시아만 사태 발생 이틀만인 지난달 4일 EC회원국들은 로마에서 회동,이라크에 대한 즉각적인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결의하고 이라크 및 쿠웨이트산 원유의 수입을 중지하며 이라크에 대한 군사물자의 판매도 중단키로 했다. 또 이라크와의 군사ㆍ기술 및 과학협력 등 모든 관계를 단절시키기로 결의했다. 당시 EC회원국들의 이같은 신속한 행동은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해석과 처신을 주저하고 있던 많은 나라들에게 판단의 기준을 제공한 것으로 평가됐었다. EC집행위는 또 지난 17일에는 이스라엘 및 알제리와 회담하는등 경제ㆍ외교 조치를 강화시키는 한편 지난 86년부터 관계를 끊어왔던 시리아와의 외교관계를 재개키로 하고 1억4천6백만에큐의 경제지원을 약속했다. 이와 함께 요르단에 머물고 있는 난민구호 기금도 3천만에큐로 늘리기로 했다. EC는 특히 쿠웨이트에 대한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는 이집트 요르단 터키를 돕기 위해 15억에큐(한화 1조4천억원 상당)의 지원금을 보내자는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밖에도 EC국가들은 지중해연안 국가들에 대한 지원업무를 전담할 상설경제기구의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경제적인 행동통일 이외에도 유럽국가들은 외교적 측면에서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조화를 훌륭히 이뤄내고 있다. 이라크 군인들의 쿠웨이트주재 외국공관 난입사건이 발생하자 프랑스는 즉각 4천3백명의 지상군과 탱크ㆍ전투기 등의 사우디아라비아 증파를 결정,발표하는 한편 16일에는 파리주재 이라크 대사관의 무관과 군속 등 29명을 추방했다. 곧이어 영국도 같은 조치를 취했고 이탈리아 서독 그리스가 뒤를 이었다. 17일의 EC 브뤼셀회의는이같은 조치의 추인과 함께 나머지 회원국들의 동참확인 절차였다. 사담 후세인이 『놀랐다』고 표현할 정도로 이라크에 충격을 안겨준 이같은 조치는 대 이라크 전선의 선봉장인 미국에게는 더없이 좋은 원군의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유럽의 관계전문가들은 이번 페르시아만 사태가 통합을 앞두고 있는 유럽의 결속력을 시험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정치적 통합과 그에 따른 군사ㆍ외교적 행동통일의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15일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유럽의 안전과 공동번영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를 이번 사태는 잘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C통합의 필요성을 이번 기회를 빌려 다시 한번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오는 93년 1월1일을 목표일로 잡고 있는 EC통합은 지금까지 경제적 통합이 주과제이자 첫번째 실천목표이며 정치통합문제는 이제 겨우 초기 구상단계에 지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외교적 행동통일이나 공동방위문제 등 군사적 측면에서는 아직 뚜렷한 의견이나 방향조차 제시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이같은 상황에서 열린 서유럽동맹회의는 그 소집자체에 큰 의미가 부여되고 있으며 대 이라크 경제봉쇄ㆍ외교관 추방 등 유럽국가들의 경제ㆍ외교적 행동통일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안보적 측면에서의 공동보조를 이루어 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페르시아만 지역에 군대를 보내놓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독자적 판단」에 의한 「개별적인 행동」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있었으나 18일 서유럽동맹회의 결의는 공중봉쇄와 관련한 회원국들의 행동통일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서유럽 유일의 안보협력기구인 서유럽동맹은 그동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려 유명무실했으나 이번 페르시아만 사태를 계기로 그 존재를 다시 부각시키면서 결속을 과시한 것이다. 「유럽군」의 창설을 주창하고 있는 자크 들로르 EC 집행위원장의 구상이 당장 실현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이지만 이번 페르시아만 사태는 유럽국가들이 경제적 통합에 이어 정치적 통합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한걸음 당겨놓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 반외세ㆍ국익맞물려 중동질서 재편가속(강석진특파원 페만현지보고:상)

    ◎이라크중심 「반미 전선」에 아랍민족주의 “꿈틀”/서방,애ㆍ사우디 디딤돌로 온건국과 결속강화/이스라엘 점령지문제 얽혀 주도권향배 예측불허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야기된 페르시아만 사태가 50일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라크의 석유를 훔친」 쿠웨이트를 응징하기 위한 침략으로 부터 출발,만파를 그려가며 국제분쟁으로 발전돼 왔다.타국에 대한 침략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국제적 여론과는 별도로 이번 사태는 아랍민족주의와 국제질서의 정면 충돌,아랍질서의 재편가능성,수십만에 달하는 난민문제 등 풀기 어려운 문제들을 낳고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이후 중동지역은 문제가 해결되기 보다는 확대재생산되며 세계 정치 경제에 충격을 주어왔다. 그 배경에는 서방의 이익,생존권을 앞세운 이스라엘의 건국과 아랍영토 점령정책,아랍인들의 민족주의,아랍 각국의 이해관계 등이 뒤얽혀 있다. 이번 사태도 과거의 도식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일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전격 침공하고 끝내 합병해 버리자 중동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서방세계와 사우디 등 아랍의 왕정국가들은 이를 주권유린으로 간주하고 강력한 대 이라크 응징에 나섰다. 이에 맞서 이라크는 부패한 산유국 왕정의 타도,값싼 석유 확보를 위한 서방제국주의의 아랍문제 개입규탄,이스라엘 점령지문제와 쿠웨이트 침공의 연계 등 아랍민족주의를 자극함으로써 탈출구를 마련코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러한 이라크의 노력은 일부 아랍권내에서 지지를 끌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사라센제국 이후 몽고ㆍ오스만ㆍ터키ㆍ영ㆍ불ㆍ미 등 여러세계의 지배를 차례로 겪어온 아랍세계의 대외 적대감은 결코 무시못할 수준이다. 그들에게 「아랍의 것은 아랍에,아랍문제는 아랍인이」라고 하는 슬로건은 매우 큰 호소력을 갖고 있다. 이라크를 지지하는 아랍인들이 「쿠웨이트는 아랍의 땅,아랍의 석유는 아랍인의 것」이며 이번 사태를 국제화시키지 말고 아랍세계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반외세 아랍민족주의의 발로라고 보여진다. 이라크와 그 지지세력들은 또 쿠웨이트가 이라크 바스라주의 일부였는데 서구세력들이 분할시켰으며 이를 통합하는 것은 제국주의가 획책한 아랍의 분열을 일부나마 극복하는 것이라는 강변도 내놓고 있다. 물론 이런 이야기의 앞에는 무력사용은 반대한다는 말이 한자락 깔려있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이스라엘의 웨스트뱅크,골란고원,가자지구,레바논 남부지역 점령을 쿠웨이트 문제와 결부지어 서방의 이중기준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쿠웨이트측과 서방세계는 이스라엘의 점령을 쿠웨이트 점령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반대하며 일부 지역점령과 주권국가의 완전말살은 차이가 있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라크를 지지하는 아랍인들은 아랍의 관점에서 이번 사태를 보려하고 있다. 요르단의 아운 알카사니 왕세자 법률고문은 국제법과 국제정의는 차이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회교원리주의도 변수 나세르를 통해 아랍민족주의의 발현을 보려했던 아랍인들의 민족주의 감정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극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부유한 산유형제국에서 하급노동직을 맡으며 맴돌던 가난한 아랍인들 가운데 일부는 쿠웨이트가 「지상의 신」처럼 행동했다는등 말초적인 반감도 갖고 있고 쿠웨이트왕정이 과연 보호받을 만큼 가치있는 민주정이었느냐는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아랍의 정치질서에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세속화(Secularization)의 경향이 두드러졌다. 세속화가 다원화와 연결된 것이든 사회주의화와 연결된 것이든 일부 국가에서는 개방과 외국문물의 도입이 두드러졌다. 이집트와 시리아 등 이라크와 경쟁관계에 있는 두 나라를 제외하고는 알제리 모로코 수단 요르단 튀니지 예멘 등 세속화가 많이 진행된 국가들에서 이라크 지지가 높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따라서 아랍국가들의 세속화가 진행될수록 아랍민족주의의 분출이 더 활발해지리라는 단순추론이 가능해 보인다. 이에 반해 왕정을 유지하고 있는 페르시아만 주변의 GCC국가들은 이슬람 원리주의를 막기 위해 이란ㆍ이라크전 당시 이라크를 지원한데 이어 왕정을 위협할지도 모를 세속화의 물결에도 강력히 대항할 것으로 보여 아랍세계의 주도권과 질서재편을 놓고 두고두고 진통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중동사태가 어떻게 결말이 지어지든 이슬람 원리주의ㆍ왕정ㆍ세속화 등 3개의 물결이 계속 아랍세계와 아랍민족주의의 장래를 결정짓는데 커다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하지만 아랍민족주의가 갖는 한계 또한 분명하다. 우선 아랍세계내에서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부유한 산유국의 왕정체제로 부터 반발이 있다. 개별 국가체제의 이익을 우선하려는 추세가 뚜렷해지는 상황에서 범아랍통일국가의 실현은 「희망」사항으로 머무를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왕정국,세속화에 저항 다음으로 아랍민족주의는 아랍세계밖의 국제질서와 충돌을 빚고 있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아랍문제이자 국제사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일부 아랍인들은 국제적인 측면을 애써 도외시하고 있다. 이번 중동 취재과정에서 서방세계의 이중기준을 규탄하는 그들로 부터 터키의 북키프로스 점령을 규탄하는 이야기는 한 마디도 듣지 못했다. 그들 스스로도 이중기준의 함정을 갖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침략당사국인 이라크는 국제사회로 부터 침략자라는 비난과 이에 따른 제재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동최대의 실력자임을 과시하고 왕정국가의 무기력함을 낱낱이 드러내 보였다. 또한 한계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아랍민족주의의 감정을 일깨움으로써 아랍세계의 주도권 재편을 촉발시키고 있다. ○난민문제 풀기 어려워 국제사회로서도 중동에서의 조그만 분란도 국제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기 때문에 이번 사태 후에라도 어떻게 아랍민족주의와 국제질서가 조화를 이루게 풀어나갈 것인지 아랍세계와 함께 공동으로 숙제를 떠안게 됐다. 국제사회가 떠안아야 할 또 하나의 중대한 과제는 인질과 난민문제. 국제분쟁은 어떤 형태로든 난민문제를 낳곤 했다. 이번 사태에서도 이라크와 쿠웨이트로 부터 탈출한 수십만의 인도대륙계 난민들이 거지가 다 된 모습으로 방치되고 있다. 군사비로 수십억달러씩 퍼부으면서도 난민지원은 가난한 나라 요르단의 책임과 자선사업에 내맡겨졌다는 것은 국제사회의 냉혹함,부유한 산유국들의 이기심 이외에는 달리 해석할 길이 없었다.
  • 한ㆍ소수교에 위기감… 대중 “결속행보”/김일성 왜 심양에 갔나

    ◎한반도정세 급변… 고립탈출 모색/한ㆍ중 관계개선 저지가 목적인 듯 북한 김일성주석의 이번 중국방문은 제1차 남북 고위회담이 열린 뒤 돌연 비밀리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일성이 중국을 「암행」한 것은 지난 85년 12월,89년 11월에 이어 3번째이며 특히 지난해 11월 극비리에 북경을 방문,중국의 최고실력자인 등소평을 비롯한 최고위급 지도자들과 만나 동구의 개혁사태를 비롯한 공산권 국가들의 개방과 개혁에 따른 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10개월 만이다. 김일성의 방중이 북한ㆍ중국간의 우호관계 확인을 노린 것이라면 그것은 당연히 국내외 과시용으로 공개적이고 요란스럽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김일성의 지난 두번의 비밀 방중에서도 드러났듯이 이번 행보도 정치적인 현안해결에 그 목적이 있다고 관측된다. 특히 돌연한 방문이라는 측면에서 볼때 북한이 당면한 정치적 현안이 시급하며 긴박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김일성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의 방중기간중 중국의 최고위급 인사들과일련의 회담을 갖고 최근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한반도 주변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김일성은 북경이 아닌 심양을 방문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최고실력자인 등소평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중국문제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오는 22일부터 개최되는 북경아시안게임 준비에 여념이 없기 때문에 김일성은 총서기 강택민,국무원총리 이붕,국가주석 양상곤 등의 실력자가운데 1∼2명정도와 면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의 이번 중국방문은 우선 한소간의 수교시기가 임박했다는 것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의 한 당국자도 김일성 방중이 알려진 12일 『김일성은 중국의 최고위급 지도자들과 만나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이후 급박히 전개되고 있는 한소간 국교정상화문제등에 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실 북한은 한소간의 급속한 접근에 위기의식이 팽배해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2일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은 북한을 방문,한소관계정상화의 불가피성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련내부에서도 셰바르드나제 북한방문은 그가 취임한 이후,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방문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는 데서 그의 대북메시지의 성격을 읽을 수 있다. 또 이달말쯤 유엔총회에 참석할 최호중외무장관과 셰바르드나제외무장관이 뉴욕에서 한소 외무장관회담을 갖고 양국간 수교일정과 구체적인 절차등을 협의할 예정이어서 북한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욱 증폭되어 간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6공출범이후 우리측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북방정책으로 한중 경제협력관계도 상당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양국의 왕복 교역량은 중국 천안문사태등의 영향으로 88년 수준인 30억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항공기 취항등 항공ㆍ해운ㆍ어업분야에서의 협력 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중국은 우리측과 정치적인 관계개선을 희망하고 있지는 않지만 북경아시안게임이 서울ㆍ북경간 무역사무소교환 설치등 한중 관계개선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점을 감안할 때 김일성은 한소수교는 이미 저지할 수 없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한중 관계개선만은 이번 방중에서 적극 저지하려들 것으로 보인다. 즉 김일성은 중국의 최고위급 지도자들과 만나 한중관계를 개선하지 않겠다는 확언을 받아내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의 부총리 오학겸은 지난 3월 『중국의 1국2체제 통일방안은 중국에만 적용되는 것이지 한반도에까지 적용시킬 수는 없다』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외교부장(장관) 전기침도 이같은 방침을 확인했다. 중국은 당초 1국2체제 통일방안을 내세웠으며 따라서 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지지해왔다. 따라서 중국이 기존의 한반도 통일방안을 이처럼 바꾼 것은 김일성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제에 대한 지지를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북한의 통일방안에 대한 지지철회는 남한의 유엔 단독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사실 북한이 최근의 남북 총리회담에 응해 나온 가장 큰 이유가 남한 유엔 단독가입 저지에 있었던 것으로 남한문제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북한대표단가운데 한 수행원은 서울방문에서 우리측 수행원이 선물을 건네주자 『김일성주석이 갑자기 내려가라고 지시해 당신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한 데서 북한이 남한 유엔단독가입을 저지할 목적으로 화급하게 총리회담에 응해 나왔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 결국 김일성은 중국지도부에 남한 유엔 단독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도 자본주의체제를 유입하지 않고 사회주의만을 고수하고 있는 입장을 바꾸지 않는 한 북한을 사회주의 강경국과의 연대강화 차원에서 북한의 이같은 요구는 받아들일 것으로 중국문제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일성은 또 중국에 경제원조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으며 특히 최근 중동사태로 원유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연간수입 25억달러,수출 15억달러의 무역규모로 연간 1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보고있다. 소련도 최근 대북 원유공급 감축과 함께 그 값도 국제원유가로 따져 경화인 달러로 결제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으로서는 북한에 대한 경제원조에 소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중국도 외환결제능력이 없고 북한을 원조할 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이 이번 북경아시안게임에 맹방의 김일성을 초청하지 않은 사실도 김일성의 경제원조 요청을 우려한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분석하고 있다. 이번 방중에서 김일성은 미국ㆍ일본 등 우리의 우방국과의 관계개선문제를 협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ㆍ일 등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중국이 중재역을 맡아 줄 것을 요청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일성의 방중이 대남정책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일성이 남북한 관계개선에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중대결단」을 내릴 확률은 그다지 높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내ㆍ외부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그가 요구사항을 모두 수용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지도부와의 면담결과에 따라 모종의 결심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페만에 파병된 미 여군/탱크정비까지 거뜬히(세계의 사회면)

    ◎「사막의 방패작전」계기로 본 실태/파견된 미 병력의 11% 수준… 전투만 빼고 모든 임무 수행 미국의 전쟁에는 늘 여군이 동원되었다. 페르시아만에서 전개되고 있는 「사막의 방패」작전에도 여군이 참여하고 있다. 많은 미 여군이 사우디사막에 파견되면서 그들의 임무와 역할에 대한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여군의 임무와 활동은 시대가 흐름에 따라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사우디에 파견된 미 여군들도 다양한 임무를 띠고 사막의 방패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사우디에 파견된 미 여군의 정확한 숫자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페만에 파견된 전체 미 병력의 약 11%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미국의 전체 병력에서 여군이 차지하는 비율과 비슷한 수치이다. 미 여군들은 군의관과 간호사,항공관제사,공수부대요원,정보원,요리사,법무관,헌병,군목 등의 직책을 맡고 있는가 하면 헬리콥터와 탱크를 정비하고 병참관리와 함께 군장비와 병력을 전선으로 이동시키는 임무도 맡고 있다.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것 외에는 사실상 모든 군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여군들의 임무가 이같이 다양해진 것은 베트남전쟁 이후이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도 여군들이 직접 전투에 참여하는 것은 금하고 있다. 영국과 이스라엘도 미국과 같이 여군의 전투부대 배속을 금지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여성들에게도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있지만 지난 48년 독립전쟁에서 많은 여성들이 희생된 이후 여군들의 최전방 배치를 금하고 있다. 반면 여군들의 전투참가를 허용하는 나라로는 벨기에ㆍ캐나다ㆍ덴마크ㆍ네덜란드 등이 있다. 여군의 전투부대 배속여부는 이같이 국가별로 다르다. 그러나 현대전에서는 여군의 전투부대 배속에 대한 논란이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군사기술의 발달과 신무기의 개발로 사정거리가 확대되면서 후방 지원부대까지도 공격이 가능하여 후방에 배치되더라도 위험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대 군사전략은 지원부대 공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주로 지원부대에 배속된 여군들의 위험이 그만큼 증대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여군의전투부대 배속을 금지하는 것은 여성보호라는 차원과 함께 실제 전투에서 여성들은 남자만큼 강하지 못하다는 고전적인 「여군관」때문이다. 사우디에 파견된 미 공정대의 에드 숄즈 장군은 『여성들이 무거운 장비를 짊어지고 먼거리를 이동하거나 무거운 군장비와 무기들을 들어올릴 수 있겠는가』라며 여군의 전투부대 배속에 회의적이다. 그러나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군사기술의 발달로 현대전에서는 「억센 근육」보다는 「두뇌」의 전략적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현대전의 관건은 컴퓨터 스크린을 분석하고 미사일 버튼을 누르는 것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또 전투부대에 여군이 배속될 경우 전쟁이 발발했을때 여군을 보호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함께 남자들이 여군과 사랑에 빠짐으로써 전통적인 「남성들의 결속」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군들은 이같은 주장을 일축하고 지원부대에 배속된 여군들은 남자 군인들과의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군의 중요한 요소인 「남성들의 결속」을 저해하지도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사막의 방패」작전은 여군들이 그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사우디에 파견된 미여군들은 직접 전투에는 동원되지 않겠지만 전쟁이나 위기상황에서 여군이 군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는 것이다. 페르시아만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여군들이 뛰어난 활약을 보인다면 전통적인 여군관에 대한 시각도 바뀔 수 있을 것이다.
  • “남북대화의 새 지평을 열자”/안병준 연세대교수ㆍ정치학

    ◎서울 「총리회담」에 붙여/일방설득보다 의견존중의 자세로/합의도출 위해 협상채널 제도화를 1990년 9월4일 서울에서 남북한 총리가 고위회담을 갖는 것은 남북협상의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모처럼 책임있는 당국자간에 이와같이 역사적인 만남이 성사되었으니 이것이 앞으로 정례화하여 평화ㆍ협력및 통일을 달성하는 데 실질적인 기여를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남북협상시대를 열어 실현가능한 것을 합의하려면 양측이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각자의 의견을 솔직하게 개진한 뒤 그 중에서 공동이익의 영역에 합의하고 앞으로의 협상을 더욱 구체적으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공동위원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모든 조치들을 실천하는 선결조건으로 상호비방을 중단하여 신뢰구축에 성의를 보이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민족적 차원에서 남북 관계개선과 통일이라는 목적에 대하여 우리 모두가 진실로 결속해야 할 것이다. 이번의 총리회담에서 획기적인 합의가 이루어진다고 기대하는 것은 금물이다. 단지 양측이 이견을 갖고 있지만 상대방의 의견을 존중하여 앞으로 대화와 협력을 통하여 그것을 조정하고 타협하는 태세를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제 남북 양측은 상대방의 입장을 잘 알고 있다. 차제에 일방이 설득이나 선전으로서 상대방의 견해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현실을 무시한 판단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실사구시,소련의 글라스노스트,군축용어에서 말하는 「투명성」에 입각하여 사실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고 거기에 다른 시각이 있다면 그것을 존중하는 자세로 임해야만 협상의 장이 성립될 수 있는 것이다. 어차피 제1차 회담에서는 양측이 자기입장을 제시하고 거기서 공동영역을 확인하여 추후에 타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 남북당국이 조국이 분단된 지 45년 만에 직접대화를 갖는 것은 평화와 협력을 거치지 않고 통일을 당장에 성취할 수 없다는 데 묵시적으로나마 동의한 것을 의미한다. 이제부터 유엔ㆍ군축ㆍ경제협력ㆍ인사교류및 통일에 대하여 각기 자기측의 복안을 허심탄회하게 제안할 것이며 그것을 토대로 합의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 북측은 일반원칙에 대하여 일괄타결을 선호할 것이고 남측은 양측간의 공통점에 합의를 원할 것이지만 어느 경우이건 상대방이 수용할 수 없는 것을 강요해서는 안되며 오로지 진지한 협상을 통하여 양측의 성의와 의지가 확인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쟁점에 대하여 어떤 합의를 도출하려면 다방면의 대화통로를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유엔가입문제에 대하여 북측은 하나의 의석으로 남북이 가입하자고 주장하고 있는데 남측은 공동가입이나 단일가입을 기도하고 있으니 이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합의를 이룩하기 위해서 정부수준의 협상이 계속되어야 한다. 군축에 대해서 북측은 병력감축을 선행할 것을 주장하고 있으나 남측은 정치 및 군사적 신뢰구축을 먼저 성공시킬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러한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남북 공동군사위원회가 구성되어야 한다. 경제협력에 대해서는 북측이 금강산관광개발과 같은 민간수준의 협력을 바라고 있으나 남측은 공식적인 교역과 협력을 원하고 있으므로 이 문제도 경제회담을 재개하여 타협점을 모색해야 한다. 사람들의 자유왕래에 대해서도 북측은 보안법이나 장벽을 제거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고 남측은 통행ㆍ통신및 통상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자고 하고 있으므로 이 문제의 해결 역시 실무자및 적십자회담을 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다. 불가침문제에 대해서 북측은 「선언」을 채택하여 미군철수와 미국과의 평화협정의 필요성을 담을 것을 요구하고 있고 남측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및 내정불간섭을 내용으로 하는 「협정」을 체결하기를 원한다. 이와같이 평화ㆍ협력 및 통일에 대하여 이번 회담은 각자의 입장을 밝히고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하여 질의응답함으로써 끝날 것이다. 제2차회담에서 비로소 어떤 합의가 이루어질지는 모른다. 위에서 지적한 문제들은 한두차례의 짧은 회담으로서 타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군축ㆍ경제협력 및 통일문제에 구체적인 진전을 보이기 위해서는 더욱 체계적인 협상이 필요하다. 이때문에 협상의 시대는 하나의 과정으로서 각 분야에서 기구와 통로를 제도화해 나갈 때 단절없이 지속될수 있다. 이 최초의 총리회담이 꼭 다루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신뢰회복을 위하여 쉽게 합의할 수 있는 것 하나라도 착수하는 일이다. 그러한 신뢰구축 조치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이 상대방에 대한 비방을 중지하고 민족화해의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총리급의 고위회담을 하면서 상대방을 헐뜯는 선전을 계속한다면 이것은 자기얼굴에 침뱉는 격이요,다른 나라 사람들이 비웃을 대상이 된다. 남북은 각기 상이한 정치체제를 갖고 있으므로 상대측의 상황에 대하여 찬성할 수 없는 면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에서 자기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상대방의 내정에 직접 간섭하거나 심지어 그 체제를 타도 대상으로 삼는다면 협상의 전제조건인 신뢰는 성립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의 연형묵총리가 이번에 노태우대통령과 면담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의의를 갖는다. 이와같이 남북의 최고책임자를 예방하는 정신에 걸맞게 양측은 상대방의 내부에 대한 공격과 간섭을 지향하는 데 뜻을 같이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이 중차대한 남북 총리회담을 맞이하면서 이 회담이 민족주의적 정신에서 평화정착,교류협력 및 조국통일의 과정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되어야 한다는 데 우리는 지지와 성원을 보내야 한다. 이처럼 높은 차원의 목적에 대해서는 여당도 야당도,「장내」도 「장외」도 있을 수 없다. 비록 국내문제와 통일논의에 대해서 순수한 이견을 가질 수 있지만 민족화해와 통일이라는 원대한 목적에 대해서 우리는 당파와 이데올로기를 초월하여 거국적으로 단합하고 협조해야 할 것이다.
  • 미 검찰총장 딕 손버그씨(인터뷰)

    ◎“수사공조체제 논의에 주력” 『최근 범죄는 국경선이 없는 국제화추세를 보이고 있어 국가간 협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방한기간 동안 각국 검찰총장들과 만나 범죄인 인도조약 및 수사공조체제에 대해 의논할 계획이다』 제2차 아시아ㆍ태평양지역 검찰총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군용기편으로 2일 입국한 딕 손버그 미법무부장관겸 검찰총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제적 수사공조체제를 강조했다. 포드대통령시절 연방부 검찰총장을 지냈던 손버그장관은 레이건대통령에 이어 부시대통령에 의해 법무장관으로 중임돼 2년 가까이 미국의 법무행정을 총괄하고 있다. ­마약범죄와 폭력범죄 등 심각한 사회범죄에 대한 미국의 대처방안은. 『부시대통령은 마약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백악관주체로 종합적인 대책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우선 법집행을 엄격하게 하는 한편 국민들에게 마약남용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고 중독자들을 상대로 재활교육을 확대해 궁극적으로 마약수요를 줄여나가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우루과이라운드협상결과로 한국의 법률서비스시장이 개발될 경우 법률체계가 다른데서 오는 혼란이 예상되는데. 『이 분야는 무역대표부에서 취급하고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법률서비스시장개방으로 국가간에 이해관계와 결속이 강화될 수 있다고 본다. 시장개방으로 상대국의 법률체계를 이해하게돼 오히려 이해부족에 따른 불필요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
  • 유엔 중재/페만 위기 「무혈타개」의 전기 기대

    ◎「케야르 중동행」 미ㆍ이라크서 “일단 환영”/양측,기존입장 고수… 극적해결 어려워 페르시아만 위기의 외교적 해결은 가능한가.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30일 열리는 케야르 유엔사무총장과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의 회담이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첫 무대라는 점에서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담의 의제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란­이라크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회담에서 아지즈장관을 여러번 만난 바 있는 케야르 사무총장은 이라크군의 철수와 해상봉쇄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라크군의 철수와 해상봉쇄를 해제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중동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만 회담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이 회담이 페르시아만 위기를 군사적 대결국면에서 외교교섭단계로 바꾸어 주는 하나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케야르사무총장의 외교중재가 이라크의 유화적 태도변화와 때맞춰 나왔다는 점에서 이라크와 어느정도 교감이 있지 않았겠느냐하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후세인대통령은 실제로 케야르사무총장과의 회담뿐만 아니라 그의 바그다드방문도 환영할 것이라고 밝혀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후세인의 유화적 태도는 물론 서방세계의 결속이 와해되는 것을 기다리는 「시간벌기전략」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후세인은 지금 미국과의 대결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생존전략」을 세워야만 하는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협상에 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에 비해 비교적 부정적이다. 알렉산더 왓슨 유엔주재 미국 부대표는 회담 자체는 「좋은 징조」이지만 성공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회의적 시각은 후세인이 아직 이라크군을 쿠웨이트에서 완전 철수시킬 의향이 없는데다 부시대통령은 이라크군의 무조건 철수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라크간의 이같은 근본적인 시각차는 군사적 충돌의 가능성을 여전히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후세인이 유화적 자세를 취하고 미국내에서도 무력충돌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 「돌발적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한 중동사태는 정치적 해결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케야르­아지즈회담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도 바로 이같은 정치적 해결을 위한 첫 시도라는 사실때문이다. ◎케야르총장/이란­이라크전 종식에 기여 페만위기 중재에 나선 하비에르 페레스 데 케야르 유엔사무총장(70)은 50년에 가까운 외교경력을 가진 제3세계출신의 대표적인 외교관이다. 국제법학자 출신인 케야르는 지난 87년 유엔사무총장에 재선됐으며 지금까지 유엔의 기능회복과 위상을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경주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특히 8년간 지속된 이란­이라크전을 종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함으로써 유엔이 앞으로 지역분쟁해결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케야르사무총장은 전문외교관이면서 베토벤ㆍ바흐ㆍ모차르트 등을 좋아하는 고전음악광으로 알려지고 있다. 케야르는 대학생이었던 20세때 파트타임으로 프랑스ㆍ영국ㆍ브라질주재 페루대사관에서 근무하며 외교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62년 스위스대사를 시작으로 소련ㆍ폴란드ㆍ베네수엘라대사 등을 역임하고 71년부터 75년까지 유엔대표부 대사를 지냈다. 페르시아만 위기가 발발한 후 유엔안보리가 대이라크 경제봉쇄를 결의하는 등 신속한 대응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케야르 사무총장은 중동사태 초기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케야르는 그러나 『외교에는 시간이 생명』이라고 강조하고 『아직 시기가 성숙되지 않아 나서지 않았다』며 자신에 대한 비난을 일축했다. 그는 유엔안보리가 지난 25일 무력사용을 허용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자 지금이 자신이 나설때라며 본격적인 외교활동을 시작했다. 케야르는 중동사태 해결이라는 매우 어려운 도전과 함께 유엔의 위상을 다시 한번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아지즈외무/“말이 통하는 유일할 인물” 평 서방국들로부터 현 이라크 지도부중 그나마 「말귀가 뚫린」유일한 인물이란 평을 듣는 사람이다.케야르 유엔사무총장이 후세인에 앞서 대화의 첫 상대로 아지즈외무장관을 택한 것도 이러한 평가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54세로 이라크 북부 모술시 태생. 수니파 회교도가 대다수인 이라크 지도부에서 기독교종파인 네스토리안 출신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바그다드대서 영문학을 전공,영어가 유창하고 81년부터 부총리겸 외무장관직을 맡고 있다. 이번 사태기간중에도 서방국들로부터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는 후세인을 대신해 간간이 유화적인 발언을 해왔다. 미국을 향해 조건없는 대화제의를 여러차례 했고 아랍형제국들을 돌며 단결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도부내에서의 그의 입지,후세인 1인에게 권력이 집중돼 있는 현 이라크의 권력구조 등을 들어 그와의 협상에서 어떤 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많다. 현 이라크 정국은 10인 혁명평의회가 주도하는 것으로 돼 있으나 실질적인 권한은 후세인이 모두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후세인과는 영국이 세운 왕정 전복 지하운동을 하던 50년대부터 절친한 사이였고 79년 후세인이 대통령이 되면서 혁명평의회 멤버로 줄곧 그를 보좌해 왔다. 그러나 궁지에 몰린 후세인이 그가 가지고 있는 대외적인 이미지를 이용,서방과 어떤 협상의 돌파구를 찾으려 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있다. 케야르총장과의 이번 회담에서 그의 입을 통해 나올 「말」이 앞으로 후세인이 취할 태도의 방향을 점칠 수 있는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 같다.
  • 통독현장 다녀온 박관용 국회통일특위장

    ◎“마르크화의 위력이 통일의 길 열어”/남북교류의 중요성 새삼 실감/자유로운 TV시청도 결속에 큰 몫 『동서독의 통일은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추진됐다기 보다는 베를린장벽붕괴라는 우발적인 사건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동서독 국민들이 통일의지가 남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국회 통독조사단을 이끌고 2주일간의 일정으로 동서독 교류실태및 통일과정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활동을 벌이고 28일 귀국한 박관용국회통일특위위원장(민자)은 29일 현지에서 느꼈던 소감을 이같이 밝히고 『특히 동독보다 경제력등 국력면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서독이 동반자적인 입장에서 동독과 꾸준히 교류를 추진했던 사실은 우리의 향후 통일정책추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통독추진 상황은. 『오는 10월3일 통일헌법 23조에 따라 동독이 5개의 주로 나뉘어 서독정부에 편입되며 12월초에는 총선거를 통해 실질적으로 단일정부가 구성되는 등 통일의 정지작업은 거의 마무리단계에 있었습니다. 아직 군무를 이탈하지 않은 동독군인 10만여명중 과거 공산정권에 비교적 덜 물든 5만명을 서독군에 편입시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동독의 각급 학교장중 80%가 해임되고 교사들도 재교육과정을 거치는등 각 부문별로 동질화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동서독의 경제체제가 통일에 미친 영향은. 『서독의 경제력 우위가 통일의 절대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동독의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문제점이 우선 지적돼야 할 것입니다. 현재 국유재산 신탁관리청을 통해 동독의 모든 기업을 정리중인데 대상기업 8천여개중 대외경쟁력이 있는 기업은 30여개 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독의 경제는 임금면에서는 서독의 2분의 1에 해당되나 생산력은 3분의1에도 못미치는 등 경제구조 자체의 문제로 매일 도산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가 부진했던 관계로 동독의 통신ㆍ도로ㆍ항만시설은 히틀러시대에 건설된 것이 대부분인 실정이었습니다. 결국 상당기간동안 동독을 경제보호구역으로 설정해야 할 형편에 있는데 1민족2국가체제가 통일이 되면서 1국가 2민족체제로 바뀌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더군요』 ­동독이 일방적으로 서독에 흡수ㆍ통합되는 방식에 대한 반발은 없는지. 『현 동독 집권당인 민주사회당(PDS)이나 기민당(CDU)ㆍ사민당(PD)에서 과거의 모든 잘못을 공산당에 전가시키는데 대해 많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특히 베를린장벽의 붕괴로 동독인이 서독으로 대거 몰려들고 동독의 공권력이 붕괴하는 등 급작스럽게 통일이 이루어짐에 따라 동독의 실업자가 1백만명을 넘어서는 등 동독이 초토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모드로프 사회민주당 당수는 동독의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한탄하더군요』 ­동서독간의 교류실태는. 『동서독간의 교류는 이미 분단과 동시부터 이루어지고 있었고 벌써 60년대 초반부처 동독 사람들이 서독 TV를 즐겨보는 수준이었습니다. TV를 통해 동독 국민에게 서독을 동경하는 마음을 심어주었고 서독 마르크면 무엇이든 살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 주었습니다. 게다가 매년 서독이 상당한 액수의 경제지원을 해온 것이 동독에게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마약경제」가 됐던 셈이죠』 박위원장은 통독현장을 지켜보면서 『북한에 비해 경제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한국이 자신감을 갖고 북한을 지원,북한주민의 생활을 향상시키는 일이 통일에의 지름길임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위원장은 『그러기 위해서도 국내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부흥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 지구촌 평화와 「서울평화상」(사설)

    「서울평화상」의 첫 수상자가 결정되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씨가 영예의 수상자로 정해진 것이다. 그는 임기중에 두번의 반쪽대회를 치르고 마침내 평화라는 의미에서 극적으로 성공적인 「서울올림픽」을 이뤄낸 IOC위원장이다. 80년대를 통해 「평화」를 논의한다면 「서울올림픽」을 빼놓고 거론할 수 없다. 지구상의 마지막 분단국으로 남아 있는 한반도는 「평화」의 생명수가 고갈할 위기에 있는 제일 다급한 땅이다. 서울은 동서냉전의 가장 심각한 피해의 지역이고 이데올로기의 갈등으로 제일 많은 희생을 겪은 땅이다. 산소가 결핍되는 것을 측정하기 위한 잠수함 속의 카나리아처럼,지구라는 이름의 잠수함 속에서 평화의 공기가 희석되어가는 것에 맨먼저 질식을 해야 하는 운명에 있는 이 한반도에서 「평화의 잔치」로 올림픽이 열릴 수 있도록 지원해온 사마란치위원장이 「서울평화상」의 첫 수상자가 되는 것은 당연하고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세계는 평화의 위협속에 있다. 한 환상적인 아랍주의자의 광적인 전쟁놀이로 지구가족 모두가 긴장해 있다. 이렇게 끊임없이 「흔들리는 평화」의 시련속에 있는 것이 지구촌의 운명이다. 화해를 외면하는 침략주의자가 곳곳에 박혀있고 그중에서 악명을 제일 크게 떨치는 집단과 우리는 여전히 대결해 있다. 흔히 편향적인 국가주의자들중 전쟁예찬자들은 이길 수만 있다면 전쟁만큼 국력을 증강하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방법은 없다고 말한다. 한가지 목표로 국민을 결속하고 보유한 모든 자원을 기울여 과학의 발전을 기하며 구성원 모두의 능력을 발휘하게 한다는 것이다. 과대망상적인 정치지도자를 착각으로 유혹하기에 적당한 이같은 평화파양의 충동은 끊임없이 지구위에서 거듭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인류 모두는 죽음의 공포를 공유해야만 한다. 올림픽은 환상적인 전쟁광들이 표방하고 있는 「이익」을 평화적으로 거둘 수 있는 유일한 대체기능이다. 「규칙」을 따라 페어플레이를 하면서 국력을 총동원하고 발전의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올림픽은 평화를 지상의 목표로 한다.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에 분노한 중동 12개국은 새달에 열리는 북경 아시안게임에 이라크의 참가를 중지해주도록 나서고 있다. 만약에 이라크를 그대로 참가시킨다면 집단으로 출전을 포기할 것을 선언하는 듯하다. 주최국인 북경측이 우려하던 사태가 벌어지는 느낌이다. 스포츠게임이 정치적으로 오염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인류가 마련하는 평화의 제전이므로 참가자격을 가진 누구에게나 참가의 문호는 개방되어야 한다. 그러나 평화적으로 결격된 나라의 출전을 제한한다는 논리에도 합당한 근거는 있다. 「서울」이후 첫번째 행사이 북경 아시안게임이 벌써부터 겪고 있는 이런 시련예고에 접하면서 더욱더욱 우리는 서울올림픽의 소중한 승리를 되새기게 된다. 서울평화상에 사마란치위원장이 정해진 것은 평화를 염원하는 인류의 뜻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살아 있는 한 포기할 수 없는 평화노력에 「서울평화상」의 큰 기여가 있기를 기대하며 첫 수상자 결정에 축하를 보낸다.
  • 우리안 초대 주한 루마니아대사/본지 특별인터뷰

    ◎“한­루마니아 「경협의 다리」 튼튼히 놓겠다”/전자ㆍ자동차부문 한국기업 진출바라/남북대화 지원… 통일촉진에 보탬될 터/15년간 평양근무… 주민,불만 많지만 드러내지 않아 이시도르 우리안 초대 주한 루마니아 대사. 그가 서울에 부임한지도 한달이 넘었다. 북방외교의 성공으로 봇물처럼 터진 동구권외교의 개가로 서울에는 헝가리ㆍ폴란드ㆍ체코ㆍ불가리아ㆍ루마니아 등 6개국의 상주대사관이 잇따라 개설되고 특명 전권대사가 부임했지만 우리안 대사가 유독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그의 유창한 한국어 구사능력 때문이다. 에트레 산도르 헝가리 대사와 함께 난형난제의 한국어 실력을 보이고있는 우리안 대사는 그만큼 한국인에게 친근감이 가는 인물이다. 서울시내 중심부인 뉴서울호텔에 임시대사관 사무실을 설치한 우리안 대사는 기자를 반갑게 맞이하면서 한달간의 서울생활,남북한 주민의 생활상,그리고 한­루마니아관계 등에 관해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서울에는 언제 부임하셨습니까. 『7월17일 서울에 도착한뒤 19일 노태우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했습니다. 대사관업무도 이날부터 본격 개시 했습니다. 물론 한국과 루마니아는 지난 3월30일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했구요. 어쨌든 초대 상주대사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서울생활도 이제 한달이 넘은 것 같은데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은. 『외교관으로서 여러나라를 다녀봤지만 한국처럼 짧은 기간에 이처럼 높은 수준의 경제적ㆍ사회적 발전을 달성한 나라는 보지 못했습니다. 루마니아는 이러한 한국의 발전 특히 경제ㆍ과학기술분야에서 이룩한 대단한 성과를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점이 루마니아가 한국과의 수교를 서두른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루마니아는 차우셰스쿠 독재정권 당시에도 북한과는 정치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경제적으로는 서울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았다는 사실을 덧붙여 말씀드립니다』 ­한국음식은 매우 독특한 것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그동안 지내시면서 음식으로 인해 곤란한 점은 없었는지요. 『북한ㆍ중국ㆍ인도ㆍ베트남 등 아시아지역에서 오랫동안 근무했기 때문에 커다란 불편은 없습니다. 한국음식도 지나치게 짜거나 맵지만 않다면 잘 먹습니다. 그래서인지 서양식당보다는 한식당에 자주 가는 편이고 특히 갈비와 비빔밥은 제 집사람과 함께 즐겨 찾는 식단입니다』 ­서울의 밤거리는 익숙해지셨는지요. 『낮과 밤이 확연히 구별되는 곳이 서울이더군요. (웃음) 조그만 선술집에도 가보고 포장마차에도 가봤습니다. 특히 지난번 호텔앞 포장마차에서 「꼬치」안주와 함께 맥주를 마신 일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대사는 웃는 얼굴로 기자에게 포장마차에서 술 한잔 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어를 잘 하시는데 평양에선 오랫동안 사셨는지요. 『55년부터 60년까지 김일성대학에서 공부했고 80년에서 83년까지 정무참사관을 지낸 것을 비롯,모두 세차례에 걸쳐 평양주재 대사관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러니까 평양에서 15년 가까이 지낸 셈이죠. 조선어(한국어가 아닌)를 배운 것도 이때구요. 그렇지만 83년 평양을 떠난 이후 한번도 조선어를 써보지 못해 약간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평양에 있을때는 KBS라디오를 통해 한국어방송도 많이 들었습니다』 ­남북한 주민들의 생활상 차이점도 피부로 잘 느끼실 것 같습니다. 『남북간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 상상하기 힘듭니다. 북한으로서도 적지않은 성과를 달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많은 문제가 남아 있다고 생각됩니다. 북한주민들의 불만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불만이 없다고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역시 한국어를 잘 하는 에트레 산도르 헝가리 대사와는 자주 만나는가요. 『서울에 부임한 이후 공식석상에서 한번 만났습니다. 에트레 대사와 대화를 나눌 때는 한국어와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특히 한국에 관해서 얘기할 때는 한국어만을 사용합니다. 오히려 편리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한국어 조선어가 달라 말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더니 에트레 대사는 「몇개월만 지나면 괜찮다」고 충고해 주더군요』 ­루마니아는 지난해 12월혁명 이후 어떤 상황이 빚어지고 있습니까. 『지난 5월20일 역사상 처음으로 자유총선거를 실시해 대통령과 국회상ㆍ하원의원을 선출했고 이에 따라 일리에스쿠정권이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새로운 정부는 앞으로 18개월내에 신헌법을 제정하는등 민주국가로서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는 짐을 떠맡고 있습니다. 현정부는 또한 시장경제와 사유재산을 기본골격으로 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도입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1백% 국가소유 형태의 경제를 30∼50% 정도 사유재산화하는 것을 이 기간동안 달성할 최대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루마니아에 진출할 수 있는 유망분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TV 및 비디오 등의 전자제품과 승용차,그리고 호텔경영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 분야는 루마니아정부에서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는 분아이기도 하구요. 특히 루마니아는 이들 분야의 한국업체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협정을 이른 시일내에 체결할 계획입니다』 ­한­루마니아 관계발전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시는지.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긴밀한 유대강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정치적인 관계도 보다 결속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앞으로 양국간에 정부대표단의 상호방문과 민간교류가 이어져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계속되리라 봅니다』 ­한­루마니아 관계개선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남북간의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생각하며 루마니아는앞으로 어느 일방만을 맹목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남북 어느쪽에서든 통일과 관련된 건설적인 제안이 나오면 이를 적극 지지할 것입니다』 서울지리를 익히기 위해 가끔씩 숙소에서 이태원까지 걸어다닌다는 우리안 대사는 2시간 넘게 진행된 인터뷰도중 잘 모르는 사항에 대해서는 일일이 메모,상당히 진지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는 차우셰스쿠정권을 무너뜨린 이후 차곡차곡 민주화를 진행시키고 있는 루마니아를 잘 소개해달라는 부탁도 빼놓지 않았다.
  • 태국의 전통적 티크가옥/현대화에 밀려 사라져간다(세계의 사회면)

    ◎티크목 품귀에 건축비 크게 오른탓 상하의 나라 태국의 아름다운 전통가옥들이 현대화의 물결속에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뾰족한 끝과 우아한 곡선미를 갖춘 지붕,넓고 시원한 구조,목조가옥의 단아함 등으로 태국인의 사랑을 받아오던 티크가옥들이 방콕시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불과 20∼30년 전만 하더라도 방콕시내를 관통하는 운하사이로 열대수와 찬란한 왕궁,그리고 유서깊은 불교사원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티크가옥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티크가옥은 설계도면 없이 그리고 못을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짓는다. 또 지붕 먼저 짓고 나서 벽을 짓기 때문에 지붕 크기에 따라서 집 크기가 정해지는 특색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태국이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뒤로 운하는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바뀌고 「동방의 베니스」로 불리던 방콕은 교통이 혼잡한 대도시로 탈바꿈했다. 「가구 속에서 사는 듯한 멋과 낭만」을 주던 티크가옥도 상대적으로 비싸진 건축비와 티크목 품귀로 급속하게 사라지게됐다. 티크목이 구하기 어렵게 된 것은 태국정부가 티크목의 벌채를 금지시켰기 때문. 티크목은 이제 주로 버마에서 수입되는데 품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값도 ㎥당 6백40달러로 89년에 비해 2배나 뛰어 올랐다. 티크가옥의 명맥이 그나마 이어지고 있는 곳은 고도 아유타야 부근의 후아하트마을. 약 1백여명의 목수들이 집단거주하면서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곳에는 후진양성을 위해 전통가옥 건축수련소 6곳이 마련돼 있기도 하다. 방 2개에 발코니가 딸린 규모의 집을 한채 짓는데 드는 비용은 대략 16만9천달러 정도. 이 가운데 목수가 받는 보수는 2만4천달러로 적지 않다. 그렇지만 목수지원자는 많지 않다. 우선 건축비가 비싸기 때문에 일부 부자들이나 외국인들의 별장용으로 수요가 한정돼 있고 우아한 곡선미를 살리려면 수백개의 나무조각을 한조각 한조각 짜맞춰야 하는데 이 일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전통 한옥처럼 태국의 티크가옥도 머지않은 장래에 기술자조차 구하기 어렵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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