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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은 테러의 화신?

    ■잇단 연루에 불신 확산. 이슬람 문명은 테러와 불가분(不可分)의 관계인가.미국 대테러 참사의 배후에 오사마 빈 라덴으로 대표되는 ‘과격이슬람 단체’가 개입됐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면서 ‘이슬람=테러단체’라는 등식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2차대전 이후 이슬람 단체들이 개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굵직한 테러사건이 즐비하다. 79년 이란 이슬람 학생들에 의한 테헤란 주재 미 대사관인질 점거부터 빈 라덴을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만든 98년 케냐·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 폭탄 테러,93년 세계무역센터 폭탄 테러 등은 ‘칼 대신 폭탄을 든 무슬림’을 각인시켰다. 이슬람 근본주의(원리주의) 단체들에 의해 저질러진 일련의 테러사건은 이스라엘 건국을 둘러싼 영토 분쟁적 성격이강하지만 이슬람 문명을 ‘폭력적이고 야만적인’성향이 강한 문명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종교로서의 이슬람을 테러와 연관시키는 주요한 근거는 “너희들에게 도전하는 신의 적들을 퇴치하라”는 코란 2장 191∼193절과 “불신자(不信者)를 퇴치하기 위해싸우는 자에게 신의 은총이 있으리라”고 명시된 4장 76절.근본주의단체들은 ‘자살특공대’를 육성하면서 이같은 코란의 구절을 논리적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이슬람 학자들은 “이슬람은 평화와 공존을중요시하는 종교로 테러와는 관련이 없다”고 옹호한다. 이희수(李熙秀·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한국이슬람학회장은 “이슬람 급진 세력의 테러는 종교적인 성향에 기인한다기보다 중동지역의 민족적 갈등,영토분쟁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분석했다. 독립 이후 집권한 통치세력의 무능과 부패,사회혼란이 근본주의를 태동시켰고,1·2차 세계대전 당시 서구세력에 정치적 배신을 당하면서 2,000년 이상 살아온 터전을 빼앗긴이슬람 민족의 울분과 좌절감이 폭발하면서 테러와 연결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13억 이슬람 인구의 90% 이상은 서구세력과화해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면서 “반미 폭력 투쟁노선을 걷고 있는 일부 세력이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종교를 ‘이데올로기 기제’로 활용하고 있을 뿐이다”고 지적했다. 명지대 아랍어문학부 최영길(崔永吉)교수도 “코란 전반에걸쳐 ‘절대로 먼저 공격하지 말라’는 내용이 거듭 강조된다”면서 “테러를 저질러온 급진 세력은 이슬람의 이름을팔고 있는 이단자들”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슬람 사회 내에서 소수에 불과한 급진세력을 전체 이슬람으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된다”면서“오히려 이런 압박이 이슬람 특유의 ‘형제애’를 자극,‘침묵하는 다수’를 급진세력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聖戰의 역사…중동전 계기로 본격화. 이번 미 테러 대참사의 주범으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의테러조직 ‘알 카에다’를 비롯, 많은 급진 이슬람 단체들은 침략자에 대한 성전(聖戰·지하드)의 미명하에 숱한 반미·반이스라엘 테러를 자행해 왔다. 원래 성전이란 ‘하느님(알라)의 뜻에 복종하는 삶을 살기위해 싸운다’는 뜻. 신의 섭리를 전파하기 위해 몸을 바쳐열심히 노력한다는 의미로 종교적 색채가 짙다. 현재와 같이 성전이 ‘무장투쟁’을 의미하는 말로 바뀐것은 20세기 초 반영(反英) 독립운동을 이끌었던 이슬람의‘무슬림형제단’ 등장 이후다.1928년 이집트의 하산 알바나가 설립한 무슬림형제단은 ‘이슬람 근본주의’의 이론적토대가 됐으며 아랍 전역의 대중조직으로 발전해 나갔다. 1981년 친미노선을 표방한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 암살도 이들이 자행했다. 중동의 테러집단들은 극단적인 테러를 감행하면서 이슬람근본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학자들은 이슬람 근본주의 자체가 유혈투쟁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자살폭탄테러 등 극단적인 무장투쟁 양상을 띠는 성전의 의미는‘이스라엘과 아랍권의 관계’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뒤 이에 반발하는 아랍국들은 두 차례의 중동전쟁을 일으켰지만 패전했다.1967년 3차 전쟁은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싸움을 전 아랍권으로 확대시켰고73년 4차 중동전쟁에 이은 중동평화협상을 둘러싼 이슬람내 노선갈등은 이후 ‘하마스’ ‘지하드’ 등 급진 무장단체의 활동을 부추겼다. 이란 이슬람 정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과격단체로 알려진 ‘지하드’는 1983년 4월 베이루트 주재 미국대사관 폭탄트럭 공격,같은해 10월 미 해병대 사령부 자살폭탄트럭공격 등을 자행했다.또 84년 레바논에 설립된 ‘헤즈볼라’(신의 당)는 시아파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92년 아르헨티나 이스라엘 대사관 폭탄공격 등 무수한 반미 테러를수행했다. 1980년대 반 이스라엘 성전을 주도한 대표적 이슬람 단체는 ‘하마스’.이스라엘을 중동에서 몰아내고 완전한 이슬람 국가를 건설한다는 목표 아래 팔레스타인 자살특공대를운영하고 있다. 이동미기자 eyes@
  • 슬픔과 분노 ‘눈물젖은 미국’

    미국이 울었다.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날로 선포된 14일 워싱턴과 뉴욕,보스턴 등 미 전역이 애도 속에 잠겼다.워싱턴에는 이른 새벽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50개주 모든 관공서와 대형건물 등에는 조기가 내걸렸고 시민들은 교회와관공서, 직장,학교에서 거행된 추모식에 참석,희생자들의넋을 기렸다.CNN과 ABC등 미 언론들의 추모 분위기를 고조하는 보도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테러 대참사를 반드시 응징해야한다는 분노와 비장한 결의가 성조기의 물결과 함께 점차 미국인의 슬픔을 압도해가고 있다. 이날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열린 추도예배에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을 비롯,빌 클린턴 전 대통령,지미 카터 전대통령 등 와병중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제외한 전·현직 대통령들이 대거 참석,국민적 결속을 과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오늘 이자리에 깊은 슬픔을 안고자리를 함께 했다”며 미국은 테러 희생자와 이들을 구하려다 숨진 미국인들의 이름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악대의 추도 음악속에 제인 딕슨 추기경이 집전한 예배에는 기독교계 원로 빌 그레이엄 목사,유대교 워싱턴 교구라비 조수아 하버만,이슬람교 무자밀 시디치 등 각 종교지도자들이 각각 추도사를 낭독했다.테러로 부인 바버라올슨여사를 잃은 테오도르 올슨 법무차관도 다른 각료들과자리를 함께해 숙연한 분위기를 더했다. 비행기 테러로 189명이 사망한 워싱턴 국방부 참사 현장옆 언덕에서는 별도로 성직자들의 추모예배가 열렸다.미전역의 이슬람 센터에서도 추모기도회가 개최됐고 호텔과위락시설로 가득한 라스베이거스도 이날 네온 사인을 소등,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캐나다와 유럽 각국,팔레스타인 등 국제사회도 이날 추모에 동참했다.파리시는 지하철 운행을 3분 동안 중단하기도했다.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성 바오로 성당 예배에참석하는 등 각국 지도자들의 추도식 참여와 추도사가 잇따랐다. 눈물로 가득한 애도 분위기는 그러나 테러 응징을 통해미국인의 ‘단합’과 ‘애국심’,세계 최강국 미국의 ‘건재’를 과시하려는 미 시민들의 비장한 결의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정치권의 초당파적인 단결 모습이 연일 언론에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이날 추모식에서도“우리는 적에게 승리하겠다는 굳은 결의로 단결했다”며보복 의사를 재천명했다. 거리를 뒤덮은 성조기 물결,그리고 뉴욕 테러 붕괴 현장에서 시민들이 부시 대통령 앞에서 연호한 ‘USA’구호는 미국의 응징 결의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美 테러전쟁/ 세계 각국 움직임

    미국이 본격적인 개전태세에 돌입한 가운데 전통적인 우방인 서방국가는 물론 중국과 러시아의 지도자들도 미국의 대(對) 테러전쟁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 정상들은 14일 미국 테러 참사를 자행한 테러범들과 이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어떠한 국가도 미국을 도와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EU 지도자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국제적인 안보협력을 촉구하는 공동 대 테러정책 초안을 발표했다.EU 의장국인벨기에의 가이 베르호프스타트 총리는 “EU가 한 목소리를내야 할 때”라며 “테러리즘에 맞서 우리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EU 지도자들은 또 공동 체포영장,인도명령 등 테러범 검거를 위한 조치를 논의하고 공동의 외교와 안보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12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이번 미국내 테러와 관련,나토 참여국이 외부로부터 공격당할 경우 이를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집단 방어권을 발동한다는 이른바 ‘워싱턴 조약 제 5항’을 적용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최대의 결속력을 과시했다. 조지 로버트슨 나토 사무총장은 “나토가 얘기하고 있는것은 테러범들이 수용할 수 없는 야만적 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라고 밝히고,“우리는 오늘 미국과 굳게 결속해 있다”고 강조했다. 전통적인 미국의 동맹국으로 평가되는 서방국가들 외에 러시아와 중국도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에 지지를 약속하는한편 결속력을 과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세계에 테러와의 전쟁을 촉구했으며,연방보안국(FSB)과 해외정보국(SVR) 등 정보기관들도 이번 테러의 배후세력 색출에 나섰다.러시아 외무부는 이밖에 자국과 EU가 국제 테러와의 전쟁에 공조하기로 합의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12일 발표했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역시 12일 오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를 통해 이번 테러를 강력 비난하는 한편 미국 정부와 희생자 및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달했다. 테러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반군의 최대 지원세력인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도 13일 오전 부시 대통령에게 “테러와의 전쟁에 파키스탄이 아낌없는 지원을 보낼 것”이라고 약속했으며,탈레반 역시 “혐의가 입증되면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빈 라덴 축출 제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일본 불가리아 등도 미국의 대 테러전쟁에 대한지원을 약속했다. 이동미기자 eyes@
  • [씨줄날줄] ‘새로운 테러시대’

    전쟁수준의 다발적 테러,할리우드 영화를 방불케 하는 비행기의 고층건물 돌진 광경과 민간인 대량 사망….엊그제미국에서 일어난 테러는 경악케 할 요소를 골고루 갖추고있다.비행기가 건물을 관통하는 장면이 TV에 생중계돼 ‘말로만 듣던’과거 테러보다 더 크고 깊은 충격을 주었다.집과 일터가 고층건물에 있는 많은 한국인들은 마치 테러가자신에게 가해지는 듯한 피해의식과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다. 미국은 “당한 것 이상으로 보복하겠다”고 밝혀 앞으로보복전쟁과 이를 앙갚음하려는 추가 테러의 악순환이 우려된다.3차 세계대전과 대공황 가능성도 나온다.1차대전의 발단은 세르비아 민족주의자 청년의 오스트리아 황태자 암살테러였다.테러는 당시 ‘3국동맹’과 ‘3국협상’으로 갈려있던 국가간 집단 대립구도에 전쟁의 불을 붙였다.2차대전은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파시즘 국가들과 서구국가들간의 잠재적 갈등이 폭발한 것이다. 지금은 과거 1,2차대전때와 같은 2분화된 세계 갈등은 없다.상당수의 중동국가들뿐만 아니라 테러국 낙인이 찍힌 국가들까지 이번에 테러 반대의사를 밝혔다.회교국가들의 이념편차도 커 서구를 대상으로 세계대전을 벌일 만큼 결속력이 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1930년대 세계 대공황의 골이 깊어지고 오래 계속된 배경과 관련해서 경제학자 찰스 킨들버거는 △자국산업보호와수입제한조치를 취한 미국 등의 정책실패와 △세계 경제지도국의 부재 등을 지적했다.이번에는 어떤가.테러직후 세계 주요국은 잇따라 금융완화책을 발표했다.중동국가들도 석유증산책을 밝혀 기름값을 빨리 안정시켰다.보복전쟁 우려등으로 경기회복이 늦어질지 모르나 대공황과 세계대전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해 보인다. 다만 주목할 것은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IFRI) 도미니크모이지 소장의 의미심장한 발언이다.그는 “우리는 9월11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시대에 들어섰다”며 “오늘부터 서방과 가장 과격한 이슬람 세계간의 충돌이 있을 것”이라고전망했다.이어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새뮤얼 헌팅턴이 제기했던 이슬람과 서구국가간의 문명충돌론은논란이 있지만 이슬람 과격파의공격강도가 높아진 것은 심상치 않다.테러 규모가 커진데다 앞으로 테러리스트의 무기가 전술핵과 세균 등으로 확대될까 걱정이다.서구 모델 위주로 치닫던 세계적인 조류도 본격 도전받을지 모른다.국가외교나 개인 시각도 다원화해야 할 듯하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장쩌민 방북 결산/ 냉각됐던 ‘혈맹관계’복원 계기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오후 북한 방문을 끝내고 베이징(北京)으로 돌아왔다.2박3일간의 비교적 짧은 일정이지만,장 주석의 평양 방문은한·중 수교 이후 급속히 냉각됐던 북·중관계를 상당 수준복원시켰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히고 있다. 사실 북·중관계의 복원은 시간의 문제일 뿐 기정사실화돼왔다.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두 나라로서는 냉엄한 국제사회 현실로 볼 때 서로를 필요로 할 여지가 있었다.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전통적인 혈맹국인 중국의 지원이 체제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작용하고있다. 경제발전을 통해 현대화를 이뤄 초강국 진입을 국가목표의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는 중국은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를유지하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유지가 그 어느때보다 가장 중요하다. 장 주석이 이번 방문중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남북대화를 지지하는 발언을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두드러지고 있는 미·일 군사협력강화도 다른 편에서 북·중양국관계를 결속시키는 요인이되고 있다.미·일방위협력지침(신가이드라인)의 적용 대상에 한반도와 타이완(臺灣)해협이 포함되면서 북·중 당국의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장 주석은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평화와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미국이나 일본,유럽연합(EU) 등과의 관계개선 및 궁극적인 관계정상화를 지지한다”고 강조,국제무대에서 북한의 고립탈피를 지원했다.장 주석이 해마다 지원하는 3억달러 규모의 현물 지원 외에,이번에 비료 등을 무상지원하고 경제협력도 약속하는 등 수천만달러 어치의 ‘푸짐한 선물 보따리’를 들고 가 우방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장 주석의 북한 방문은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에 대한 답방형식을 띠고 있지만,향후 한반도 주변정세에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올 전망이다.북한 당국은 양국간의 전통적 우호·협력관계를 복원함으로써 대미(對美) 협상력을 높여 조지 W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중단된 북·미간의 관계개선에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중국 당국도 한반도에관한 한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음을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동북아 주변정세에 대한 ‘중국의 힘’을 재확인시켰다는분석이다. 장 주석의 한반도 ‘훈수’가 일차적으로는 김위원장의 서울 답방,나아가 남북 대화,북미 대화 재개에 어떤 긍정적인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khkim@.
  • 공무원·언론인등 각계 90여명 계간지 ‘섬’ 창간호 내

    출판계의 장기불황과 인문·사회과학의 퇴조현상에도 불구하고 ‘나올 책들’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최근 선보인 계간지 창간호 2종은 그래서 더욱 값지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섬과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계간지 ‘섬’을 내놓았다.발행소는 1999년 3월 창립된 섬문화연구소(www.sumsarang.com).해양학자,예술인,언론인,공무원 등 다양한 직군의 인사들이 동호인모임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시인 신경림·송수권씨,사진작가 정범태씨,이효성(성균관대)·김현옥(이화여대)·박병춘(서울대)교수,언론인으로 김삼웅 대한매일 주필,김양배 서울경제 편집부국장,연극배우 차유경씨 등 90여명이 그들. 그동안 이 단체는 섬기행·갯벌탐사·해양캠프 등을 통해결속력을 다져왔으며,섬사랑 시인학교·해변 그림전시회·도서벽지 청소년 장학지원·양서보급 등을 통해 ‘섬사랑’을 실천해 왔다.비매품
  • 임동원 표결 정국/ 신당동 표정

    ***JP “오후까지 기다려보자” . 김종필(金鍾泌·JP) 자민련 명예총재의 서울 신당동 자택은 2일 밤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았다.하루앞으로 다가온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안 표결 문제로 인한 고뇌의 밤을 보냈기 때문이다. 김 명예총재는 이날 오후 당사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가진뒤 서울 신촌 한 음식점에서 의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면서‘위하여’를 연발, 결속을 다졌다. 만찬이 끝난뒤 민주당입당파인 배기선(裵基善) 의원은 “눈물로 호소했으나 명예총재께서 ‘내일 표결에서 그대로 갈 수 밖에 없어 민주당에서 온 4명의 의원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명예총재는 이어 신당동 자택에서 입장 철회를 호소하던 이적파인 장재식(張在植)·배기선 의원과 한갑수(韓甲洙) 농림부장관 등 3명과 함께 장시간 대화를 나누었다. 장·배 의원과 한 장관은 그러나 오후 10시반쯤 별 소득없이 김 명예총재의 자택을 나섰다.배 의원은 “특별한 얘기는 없었다”면서 “(JP의 입장엔)아직 변함이 없다”고전했다.배 의원은 “명예총재께서도 ‘대통령의 공조에 대한 깊은 마음과 햇볕정책를 지지하는 기본 입장에 조금도변함이 없다’고 말씀했다”면서 “내일 오후까지 시간이있으니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려보자는 말씀도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명예총재가 어르신(대통령)에 대한마음의 변화가 없다는 말도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명예총재는 세사람이 집을 나간 뒤 곧바로 2층 서재로올라가 독서를 하면서 3일 표결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으며,이후 방문객들은 만나지 않았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 (7)임화의 처 지하련

    1940년대 이후 모윤숙의 내면세계를 읽을 수 있는 편지가 두 통 있다.“일요일날 선희랑 도오깐(김동환)상이랑 또아바이(안호상)랑 윷놀이 하면 어떠냐”는 편지의 윗 부분에 “나는 황도학회(皇道學會,1940.12.25.결성) 이틀 가서 졸고 이틀 빠지고 오늘 또 가는데 조선호텔 케익 먹은 죄로다”라는 구절이나,“청년회관에 가서 저축 연설”을 해야 된다는 등등은 일말의 양심에 조금은 어줍잖아 했었던모습과 함께 친일의 대가를 호사롭게 받았던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네 여인 중 개방적이고 가장 말을 아끼지 않았던 모윤숙은 종종 친구들 사이에 말썽을 일으켰는데,대개는 비밀 누설과 험담으로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가 나중에사과하는 내용들이다.노천명의 편지에도 모윤숙 때문에 신문사를 그만 둬야겠다는 취지의 문구가 나오는 걸로 미뤄볼 때 그녀가 야기시킨 말썽은 적잖았던 것 같다. 네 여인 중 둘(이선희.최정희)은 어쨌건 결혼을 했고,하나(노천명)는 연애의 불꽃이라도 타올랐으나,그녀 하나(모윤숙)만은 사랑에 관한 한 아무 것도 얻지 못했던 탓으로친구들을 만날 때 심사가 약간은 뒤틀렸대도 할 말이 없다.여류문인 좌담회에 나와 달라는 최정희의 요청에 “놈팽이나 좀 끼면 몰라도” 우리끼리 무슨 재미냐고 맞대거리할 배짱은 모윤숙 밖에 없었다.“정신의 고향도 몸의 고향도 다 잃어버린 유랑녀의 심금”이었던 모윤숙에게 민족사적인 과업은 춘원을 향한 사랑처럼,조선호텔 케익처럼 녹아버렸을 터이다.8.15직후 종이가 귀했을 때 모윤숙은 일제 시기의 봉투와 편지지를 그대로 쓰고 있다.최정희가 덕소에 머물렀던 주소를 “경경선(京慶線,오늘의 중앙선.완전 개통은 1942.4.1)덕소역전 김동환 방”이라고 쓴 걸 보면 한가한 시골풍경이 떠오른다.출판 기념회를 한다는 구절은 두 번째 시집 ‘옥비녀’(1947)를 가리킨 것이기에그때 쓴 편지이다. 이 무렵 모윤숙의 활약은 너무 유명하여 소개하기조차 쑥스럽지만 간략히 개관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1945년 11월 이기붕의 연락으로 이승만을 만난 그녀는 친일파 결속과남한 단독정부 수립이라는 절명의 과제를 위하여 적극 협력하게 되었다.당시 유엔 소총회는 한국의 단정 수립을 반대했던 유엔한국임시위원단을 구성,쿠마라 P.S.메논 위원장을 한국에 파견(1948.1.8)했는데,그 접대를 모윤숙이 맡아 메논의 정치적인 신념을 뒤바꿔서 거뜬히 이승만의 소망을 성취시켜 주었다.실로 국제 첩보전의 박력을 느끼게하는 이 대목,하지 중장의 감시 눈초리를 피해 이승만과메논의 단독대좌 자리를 마련하는 등 그녀의 활동은 역사를 바꿀 만큼 민첩했는데,그 와중에도 연인 이광수를 초치하여 메논과 셋이서 심야의 정담을 나눌 만큼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열정은 꺼지지 않았다. 1948년 2월 26일,유엔소총회는 유엔한국위원회가 접근 가능한 지역(남한)에 국한하여 선거를 실시할 것을 결의함으로써 남북한 분단은 고착되었다.모윤숙은 회고록에서 노골적으로 메논에 대하여 “고마운 사람! 나만 아는 잊을 수없는 은인,그는 정치가라기 보다 우정과 신의에 가득찬 영혼을 가진 세계의 외교관이었다.이박사는 실로 그 은혜를잊을 수도,또 잊어서도 안 될 것이다”(‘호반의 밀어’)고 썼다.못잊는 건 이박사만이 아니다.삼천만 겨레의 운명이 어쨌건 그녀로 말미암아 한순간에 바뀌었기에 우리들도 못 잊는다.위대한,그러나 때로는 추악해질 수도 있는 여성의 능력을. 근대 문단사에서 뭇 남성의 시선을 모았던 여성으로 이현욱(李現郁)을 빼놓을 수 없다.이름만으로는 남성스럽지만당대 문단의 총아 임화(林和)를 사로잡은 여인이라면 그고혹성은 입증될 법하다.오죽했으면 이미 임화가 임자인줄 알면서도 서정주가 넌지시 넘보며 회기동 집엘 들락거렸겠는가(필자가 서정주 생존시 직접 청취한 말임).그는노골적으로 이현욱의 글재주가 “임화보다 나았다”(‘광복 직후의 문단’)고 할 정도였으니 사태의 추이를 상상할만 하다.이현욱은 1912년 거창에서 태어나 도쿄 소화(昭和)여고를 나온 뒤 “아무런 경력도 없음”이랄 정도로 마산 집에서 가사를 돌보고 있었다.그녀는 소설 ‘결별’로 ‘문장’지(1940.12)를 통해 ‘지하련(池河連)’이란 필명으로 등단했는데,추천자 백철은 약간 파격적인 소개를 했다. “지하연씨는 모 친우의 부인되는 분으로 내가 기왕부터경애하는 분이다.”바로 임화의 부인이란 뜻이다.초기의다다이즘적 도시의 아이 문학을 거쳐 카프로 방향전환한임화의 인간성에 대해서는 그리 좋지 않다. 무일푼 시절 임화를 거둬 준 것은 박영희였는데,아랫방에 눌러 앉아 밥을 갖다 주면 “먹은 다음에 얼른 상이나 번쩍 들고 나와서 안으로 갖다 놓을 줄 알아야 하겠건만 임은 그러지 않고서 밥을 다 먹고서도 그냥 앉은자리에서 담배 한 대를 모두 피운 다음에 밥그릇 두껑에다 비벼 꺼버리고 담뱃재는 밥상 위에다 함부로 털어놓기 때문에,박의어머님께서는 몇 번이나 아들더러 임을 얼른 딴데로 보내버리라고 꾸중”했었다.“그를 속으로는 싫어하면서도 데리고 있다가 노자까지 장만해 주어 일본으로 보냈던 것”인데,정작 임화가 귀국하여 처음 한 활동은 카프로부터 박영희를 규탄하는 것이었다(김팔봉 ‘카프문학 시대’). 임화가 동료 평론가 이북만(李北滿)의 누이동생 이귀례(貴禮)와 사실혼을 한 게 1930년,이듬해 귀국한 그는 카프차세대 주자로 시인·평론가·영화인 등 전천후의 능력을발휘하다가 두 차례나 구속당했지만 곧 석방되었다.특히카프 2차검거(1934) 때는 압송 중 졸도하여 지병이었던 폐결핵 때문에 석방,마산 결핵요양소에서 휴양생활을 했는데,여기서 민족운동을 했던 청년을 통하여 그의 누이동생으로 제2의 아내가 될 여인 이현욱을 만나게 되었다.임화의아내 이현욱 보다는 여성작가 지하련으로 일약 유명해진이 재색을 겸비한 여인은 애인을 따라 이내 상경,신설동 361-1과,회기동 64-15에 기거했는데,통상 이 시기에 임화와 동거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편지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임화는 들락날락한 것으로 보인다. 지하련이 최정희에게 보낸 편지는 다분히 의혹에 휩싸여있다.꼭 와 달라는 간곡한 편지에다 그녀는 “혼자 오시기 뭐하시건(면) 회남(安懷南)씨나 임화씨와 함께 와 주십시오”라고 끝맺는다.왜 여자 집에 여자가 혼자 오기 뭣할까란 어리석은 질문이 나올법하다.다른 한 편지를 보자.“이런 말 하면 웃을지 모르나,그간 당신은 내게 커다란 고독과 참을 수 없는 쓸쓸함을 준 사람입니다.나는 다시금 잘알 수가 없어지고 이젠 당신이 이상하게 미워지려구 까지합니다.혹 나는 당신 앞에 지나친 신경질이었는지는 모르나,아무튼 점점 당신이 멀어지고 있단 것을 어느 날 나는확실히 알았었고.…그래서 나는 돌아오는 걸음이 말할 수없이 허전하고 외로웠습니다.” 편지에 따르면 이미 이들은 지하련이 시골에 있을 때부터 익히 알았을 뿐만 아니라 꽤나 보통 이상의 관계가 있었던 것 같다.순리대로라면아마 지하련의 편지는 이보다 더 많았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도저히 몇 차례의 서신 왕래로는 다다를 수 없는두 사람만의 은밀한 정서적인 합일점이 있었던 것 같다. “정희야.나는 네 앞에 결코 현명한 벗은 못 됐었다.그러나 우리는 즐거웠었다.내 이제 너와 더불어 즐거웠던 순간을 무덤 속에 가도 잊을 순 없다.하지만 너는 나처럼 어리석진 않았다.물론 이러한 너를 나는 나무라지도 미워하지도 않는다.오히려 이제 네가 따르려는 것 앞에서 네가 복되고 밝기 거울 같기를 빌지도 모른다.정희야.나는 이제너를 떠나는 슬픔을,너를 잊을 수 없어 얼마든지 참으려구 한다.하지만 정희야,이건 언제라도 좋다! 네가 백발일 때도 좋고,내일이래도 좋다! 만일 네 ‘마음’이-흐리고 어리석은 마음이 아니라,네 별보다도 더 또렷하고,하늘보다도 더 높은 네 아름다운 마음이 행여 나를 찾거던 혹시 그러한 날이 오거던,너는 부디 내게로 와다고! 나는 진정 네가 좋다! 웬 일인지 모르겠다.네 적은 입이 좋고,목덜미가 좋고,볼다구니도 좋다! 나는 이후 남은 세월을 정희야,너를 위해,네가 다시 오기 위해 저 야공(夜空)에 별을 알아보듯 잠잠이 살아가련다.…” 무엇이 이 두 여인으로 하여금 이토록 뜨겁게 갈구토록만들었을까.우정이나 어떤 이해관계,혹은 지하운동? 너무먼 이야기다.아마 이들은 파격적이고 첨단적인 사랑을 나눴는지도 모른다.편지는 그만 두자면서도 계속 자신도 제어할 수 없는 어떤 마력에 이끌려 본의와는 상관 없이 억누르려는 그리움과 다시 만나고픈 욕정이 뒤엉켜 새로운문장을 만들어 내곤 한다. “당신이 날 만나고 싶다고 했으니 만나 드리겠습니다.그러나 이제 내 맘도 무한 흩어져 당신 있는 곳엔 잘 가지지가 않습니다”는 대목은 이제까지의 절절했던 사연과는 판이한,글을 쓰는 동안에도 쾌락추구 욕구와 도피의식이란심경의 격변이 반복되는 현상을 간파할 수 있다.그러면서도 욕망의 활화산을 잠 재우지 못한 채 “금년 마지막 날,오후 다섯 시에 ‘후루사토(故鄕)’라는 집에서 만나기로합시다”고 끝맺는다.그 뒤 이들은 어찌 되었을까? 지하련은 8.15후 창작집 ‘도정’(1948)을 내는 등 맹활약하다가 월북,임화의 남로당계 비판과 함께 비참하게 사라졌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한나라 연찬회 결산/ 이총재 힘도 받고 짐도 지고

    지난 27일 열린 한나라당 소속의원 연찬회는 이회창(李會昌) 총재에게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짐도 안겨준 자리였다. 여기서 이 총재는 그간 당의 현안들을 토론 의제로 끄집어내 당내 잡음을 중화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우선 보혁갈등,대북 문제 등 정체성 문제를 공론화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법치주의 등 국가 이념의 근간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 총재의 지론이 공식 추인받은것이 가장 큰 결실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이념 용어개발, 수구보수 이미지 탈피 등을 주문받음으로써 이 총재는 향후 이념 문제에서 어느 정도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게됐다. 당내 비주류의 불만을 한차례 걸러낸 것도 소득이다.그러면서도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돌출 행동’으로 규정하며비부류 의원들에게 결속의 당위성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일부 당에 대한 불만이 주요 당직자와 부총재 등에 쏠린것도 이 총재로서는 나쁠 게 없어 보인다.주요 당직자에게“악역을 맡아라”고 요구하는 목소리 역시 그렇다. 하지만 이 총재는 적지않은 숙제도 떠맡았다.즉 “일사분란만 강조하지 말고 소수 비주류가 설 자리도 마련해줘야한다” “원로 중진의 참여를 확대하라”는 요청을 받는 등당 운영의 비민주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접했기 때문이다. 또 “중앙당 비선조직이 지구당 공조직을 흔들고 있다”는지적을 받아 측근 세력의 독주를 제어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당내 결집이 강해보이지만 실제로는 융화가 깊이이뤄지지는 않았다”는 진단은 이 총재가 깊이 고민해야할대목이다.이와 함께 “의견 수렴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니 제도적인 보완을 해달라”는 요청 또한 마찬가지다.“지나친경호를 자제해 달라” “원외 위원장도 만나달라”는 부탁은 이 총재에게 ‘친화력’을 높여달라는 주문이다. 이지운기자 jj@
  • 정기국회 앞두고 전열정비

    여야는 여름 휴가철이 마무리되고 정기국회가 임박함에 따라 이번 주 각각 소속의원 대상 연찬회를 갖는 등 내부 전열을 정비한다. 특히 첫 격돌 현장이 될 국정감사가 예년에 비해 한달 가량 당겨져 준비에 부심하고 있다. ■정기국회 준비= 한나라당은 27일 경기도 분당 새마을중앙교육연수원에서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찬회를 갖고 정기국회 대책과 함께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등 정국현안 대처방안을집중 논의한다. 민주당도 28일 같은 장소에서 원내외 지구당위원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열고 정기국회 대책과 정국현안 등에관한 당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자민련은 3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당무위원 및국회의원 합동연찬회를 열고 임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당론을 정하는 한편,차기대선에서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가공동여당의 단일후보로 추대돼야 한다는 ‘JP 대망론’을당 차원에서 밀고 나간다는 결의를 다질 예정이다. 특히 민주당·자민련·민국당 등 공동 여당의 지도부 및국회의원 전원은 27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초청한 청와대 만찬에 부부 동반으로 참석,결속을 다질 예정이다.이어 29일엔 3당 국정협의회를 열어 공동 여당간 이견을 조율한다. 이러한 자리를 통해 민주당과 자민련이 최근 드러내고 있는 일부 이견들이 어떻게 조율될지 주목된다. ■국정감사 준비= 민주당은 야당이 현 정권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등 전방위적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고,이를 적극 차단하는 한편 그간 정부의 성과를 부각시키기위한 대책마련에 부산하다.민주당은 다음달초 국회 원내총무실에 국감 상황실을 설치하고 상임위 회의와 자료수집,토론 등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현 정권의 ‘실정(失政)’을 집중 부각시킴으로써 ‘대안정당’으로서의 위상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정책위와 원내총무실은 상임위별 핵심 과제를 선정하고 의원별로 역할을 분담하는 등 준비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자민련은 2여 공조의 틀 속에서도 민주당과 한나라당 사이에서 독자적 역할공간을 확대한다는 전략 아래 국민적 관심사인 대북·경제·언론 세무조사 등 현안에 대해 과감하게독자적인 목소리를 낸다는 복안이다. 김상연기자 carlos@
  • 조갑제씨 日신문기고 파문

    [도쿄 황성기특파원·정운현기자] 조갑제(趙甲濟)월간조선 편집장이 21일 일본의 산케이신문에 국내에서 진행중인 이념논쟁의 배후에 북한정권과 미국의 부시 공화당행정부가각각 관련돼 있다는 요지의 기고문을 써 적지않은 논란이예상된다. 조씨는 국내의 대표적인 보수 논객으로 산케이에 부정기적으로 기고를 해왔으며 산케이는 일본의 왜곡 역사교과서 사태 때 우익의 입장을 적극 옹호해온 일본내 대표적인 우익신문이다. ‘한국내 좌우대결의 귀결은’이라는 제목의 이 기고문에서 조씨는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좌우의 이념대결은 북한 김정일 정권과 여기에 동조하는 한국내 좌파와 한국의민족사적 정통성과 헌법질서(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보수세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고문은 또 “좌우 대결속에 김대중(金大中) 정권은 좌파측이 아닌가 하는 불안이 한국 주류층에 대두되고 있다”면서 “내년 대선에서 김정일이 좌파를 지원하고 우파는 부시 정권의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념대결이 악화될 경우 내전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갑제 편집장은 이와 관련,“1년 정도 전부터 산케이에고정칼럼을 써왔고 이번 칼럼도 그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편 손혁재(정치학 박사)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최근 국내에서 이념갈등이 지나치게 과장된 것은 바로 월간조선과 같은 파시즘적 사고방식을 가진 매체들과 수구세력들이 부추긴 결과”라고 지적하고 “이같은 냉전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통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marry01@
  • JP 연일 ‘대망론’…대선정국 선도

    자민련 김종필(金鍾泌·JP) 명예총재가 연일 ‘대망론’을띄우자 대선 예비주자들은 대선구도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정치권이 급속히 대선정국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민주당은 김 명예총재가 공동여권의 2인자라는 점을 감안,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현실성 없는 얘기’로 폄하하며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의 한 고위 당직자는 “JP의 대망론은 민주-한나라당 대결구도에서 소외된 자민련의 위상을 회복하고 내부 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자민련 후보가 공동여당의 후보가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과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 등 예비주자들은 김 명예총재가 실제 대선에 뜻이 있을 경우,대선구도 전체에 적잖은 파장을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있다.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한 측근도 “JP가 직접 출마한다기보다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대한 내각제 압박용인 것같다”고 분석하면서 당 차원의 대책마련에 나섰다. 이종락기자 jrlee@
  • [고이즈미 대해부](3)인맥과 정적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별명은 ‘한마리늑대’다. 무리를 지어 사는 늑대 집단에서 외톨이같은 그를 단적으로 설명해 준다.그는 철저히 혼자다.일본 파벌정치 구조에서는 독특한 컬러다.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외상은 요정정치를 싫어하고 오페라를 즐기는 그에게 ‘별난 사람(變人)’이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그런 그인지라 그는 내세울 인맥도 그렇다고 특별한 적(敵)도 없다.심복을 두는 스타일도 아닌 그에게 정계에서의 인맥이라면 혈맹 ‘YKK’ 정도를 꼽는다. Y는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자민당 간사장, K는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간사장,고이즈미 총리 3명의 성에서 딴 영문 이니셜이다. 지금은 각자 파벌의 회장이 됐을 만큼 정계 실력자가 됐지만 이들이 1991년 YKK 그룹을 결성했을 때만 해도 영향력은크지 않았다. YKK 결성은 다케시타(竹下)파·게세카이(經世會)의 낡은 지배구조를 깨기 위해서였다.당시 다케시타파가네마루 신(金丸信·사망) 회장은 “금방 무너질 것”이라고 비웃었지만 이들은 10년 만에 일본 정계의 정상에 올랐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이들의 결속력은 단단하다.총리라는 자리를 위해서는 각자 뛰지만 그렇지 않은 일에는 3명이 똘똘 뭉친다.고이즈미 총리는 야마사키 의원을 자민당‘넘버 2’인 간사장으로 발탁했다.가토 의원에게는 외상자리를 제의했으나 자존심 센 그가 고사했다는 게 정설이다. 자민당 총재선거 때 고이즈미 총리를 지원한 다나카 외상은 ‘고이즈미 인기’ 절반의 지분을 갖고 있는 2인3각의파트너이지만 인간적 친분은 그다지 없다. 다나카 외상이 고이즈미 총리를 도운 것은 아버지 다나카가쿠에이(田中角榮·사망) 전 총리의 숙적 하시모토파(옛다케시타파)에 맞서 총재선거에 나섰기 때문이다.‘적의 적은 동지’라는 기분으로 도왔다는 게 일본 정가의 풀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 스승’인 후쿠다 다케오 전 총리의 아들 후쿠타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과는 각별한 사이.지난 4월까지 문부상을 지내며 역사 교과서 문제에 강경입장을 고수하던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의원과도 친분이 두텁다. 관료 출신으로는 오카자키 히사히코(岡崎久彦) 전 태국대사가 총리 관저를 드나들며 외교문제에 조언하고 있다.“일본이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내셔널리스트 오카자키 전대사와 고이즈미 총리는 이념 성향이 비슷하다. 정치평론가 오카모토 유키오(岡本行夫)는 외상으로 기용하려다 경력이 짧아 주위의 반대로 포기했을 만큼 신뢰가 깊다.경제·학계에서는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경제재정상이 꼽힌다. 적이라고 하면 29년의 정치인 생활 내내 싸웠던 하시모토파를 들 수 있다.그중에서도 노나카 히로무(野中廣務) 전간사장과는 앙숙이다.간사장 시절인 지난해 노나카 의원은“YKK를 해체하라”고 공개적으로 싸움을 걸었는가 하면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가 물러나면서 지난 4월 총재선거 후보에 노나카 의원이 거론되자 “노나카가 나가면 내가맞서겠다”고 할 만큼 둘 사이는 으르렁거린다. 고이즈미 총리가 개혁의 ‘저항세력’이라 부르는 우정족,도로족,건설족 등도 하시모토파에 잔뜩 포진해 있다. 개혁과 반개혁의 대립이 격화되면 스즈키 무네오(鈴木宗男)·고가 마코토(古賀誠) 의원과 지난 참의원 선거에 당선된마지마 가쓰오(眞島一男) 당선자 등도 고이즈미의 잠재적‘적’이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 제주 ‘예방치안책’ 성과 톡톡

    제주지방경찰청이 올해들어 특수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예방치안 제일주의’가 각종 범죄를 줄이는 견인차 역할을 해내고 있다. 1일 제주경찰청이 집계한 올 상반기 예방치안 제일주의성과분석 자료에 따르면 총 범죄발생건수는 1만372건으로지난해 같은 기간 1만1,802건에 비해 1,430건(12.1%) 감소했다. 강도·강간·절도·폭력·무단횡단 교통사고·청소년보호법위반·유해화학물관리법위반 등 중요 민생침해 8대범죄는 3,660건에서 3,124건으로 14.6%나 줄었다. 특히 교통사망사고는 차량증가에도 불구하고 58명에서 41명으로 29.3%나 감소,괄목할만한 성과로 꼽히고 있다. 제주경찰청의 예방치안 제일주의는 최일선 조직인 파출소를 중심으로 주민과의 협력치안을 강화,검거나 단속 실적보다는 예방실적 위주로 표창하고 승진시키는 제도로 경무·방범·수사·교통·경호경비·정보·공보·감사 등 기능별로 자체 실정에 맞는 42개 과제를 선정,추진하고 있다. 특색사업으로는 ▲파출소내 관광객불편신고센터 설치 ▲학교폭력 발생학교 전담 형사반 운영▲방범간부 파출소현장체험 ▲콜택시 1,881대 범죄 신고요원 위촉 ▲불우 전·의경 항공료지원 ▲경찰항공대 정기정찰 강화 ▲기마경찰대 관광지 순찰 등이 있다. 제주경찰청은 이 제도가 범죄감소는 물론 직원간 공동체의식 함양과 결속력 강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보고 상부에 전국 확대를 건의할 방침이다. 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
  • 변협 집행부에 ‘직격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이 27일 대한변호사협회(이하 변협)에서 활동하는 민변 출신 변호사에게 변협 직책에서 사퇴할 것을 권고하는 성명서를 채택함에 따라 변협의 활동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변은 변협이 충분한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체 변호사가 현 정부의 개혁에 반대하는 듯한 결의문을 작성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지적,결의문을 둘러싼 논쟁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위축되는 변협=변협의 대외활동중 가장 두드러진 것인 인권위원회 활동이다.인권위 소속 변호사 30명중 27명이 민변 소속이다. 민변은 변협활동 중단을 권고한 차원이기 때문에 강제력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민변의 결속력이 유난히 강한 점을감안하면 이번 권고안은 곧바로 실행에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이날 민변 임시총회에서는 인권위 활동의 약화를 우려,성명서 채택에 신중을 기하자는 의견도 만만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협 집행부 중 민변 출신은 박연철(朴淵徹) 인권이사 1명뿐이다. ◆성명서 발표 배경=변협의 결의문이 변호사 전체의 의견으로 비춰지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기 때문이다.민변은 변협의 결의문이 나온 다음날인 24일에도 반대성명을 냈다.그럼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고 변협이 26일 발표한 성명서도민변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결국 민변은 결의문 작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거론한 뒤민변 출신 변호사의 변협 활동중지 권고라는 강수를 뒀다. ◆성명서 발표 안팎=민변은 성명서를 내놓기까지 전체 회원 356명의 총의를 담아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회의는 예정보다 30분 늦은 오전 11시30분쯤 시작돼 2시간30분 동안 격론이 이어졌다. 지방에 거주하는 회원들에게는 일일이 팩스로 위임장을 받는 세심함도 보였다.두가지 안건중 하나인 대한변협 집행부 사퇴권고 결의는 채택되지 않았다. 변협의 활동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민변의 책임도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성명서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도 자신들의 성명서가 왜곡돼 보도될까 몹시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대한칼럼] 중·러군사협력 강화와 동북아평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이 16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친선우호협력조약을 체결했다.이어 양국 정상은‘모스크바 공동선언’을 채택함으로써 21세기를 함께 이끌어 나갈 전략적 동반관계를 구축했다.이번에 체결된 조약은 지난 1950년 구 소련과중국이 체결한 우호협력조약이 1980년 자동폐기됨에 따라이를 대체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또 앞으로 양국이 군사적공동대처를 통해 국제질서 유지에 함께 기여한다는 의미도갖고 있다. 그러나 중·러가 새로운 조약을 체결한 것은 양국이 현실인식에 대한 이해를 함께한 정책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첫째,미국이 추진중인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에 대한 양국의 공동대응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부시 미 행정부가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을 추진하는 등 강경 외교정책을 전개하는데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외교적 연대 강화가 일차적목표다.양국 정상은 중·러의 군사적 협력이 제3국을 겨냥한 동맹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상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 그 목표임이 분명하다. 미국이 미사일방어(MD)체제 추진의 일환으로 실시한 미사일 요격실험이 성공한 이틀뒤에 중·러정상이 전략적 결속을 다짐했다는 것이 이같은 의도를 잘 대변하고 있다.푸틴대통령이“중·러 신조약은 양국뿐만 아니라 국제정치의 중요한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또중·러 양국의 군사협력은 세계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함으로써 앞으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 강행을 둘러싸고유럽국가들을 대상으로‘반미세력’구축에도 박차를 가할것으로 전망된다.앞으로 국제문제에서 미국의 일국지배를견제하는 정치공세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여 미사일방어체제를 둘러싼 외교적 파고가 높아질 전망이다. 둘째,중·러의 군사적 협력강화는 양국의 내부적 이해관계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양국 정상은 지난해 5월 푸틴 대통령 취임이후 지금까지 무려 6차례 만나면서 우호협력관계를 넓혀 왔다.이같은 바탕에서 마련된 양국의 군사적협력강화는 앞으로 상당기간 건전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중국으로서는 미국에 비해 핵전력이 뒤떨어진 군사적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의 최첨단 무기를 수입해 군사력을 증강시키는 것이 절실한 과제다. 러시아 또한 중국에 대한 무기 수출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겠다는 의도다.실제로 지난해 80억달러의 양국 무역교류에서 러시아의 대중국 무기 수출이 절반을 넘었으며 올해교역량은 100억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이같은 중·러 양국의 국가이익이 맞물리면서 해묵은 영토분쟁과 접경지역 병력 감축에 합의하는 등 두나라는 새로운 데탕트 무드를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중·러의 군사협력 강화가 미국 견제를 위한 전략적 결속이라는 일부 시각에도 불구하고 동북아 안보환경에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그 귀추가 우려된다. 미국이 러시아와 체결한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을 폐기하고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을 강행할 경우 그 파장은 동북아 평화질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는 일본의 군사패권주의까지 작용할 경우 동북아 4강의 새로운 대결구도가 심화될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동북아는 물론 국제정세에 충격적 파장을 몰고올수 있는 군사적 대결은 피해야 하며 이 지역 평화유지와 긴장완화를 위한 국제적 합의가 조속히 마련돼야 하겠다.또동북아 4강의 군비경쟁은 결국 한반도 안보환경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도 시급한 과제다.무엇보다 남북한은 화해와 협력을 증대시켜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동북아의 불확실한 안보질서를 안정화하는데 남북이 함께 공헌해야 하겠다. 장 청 수 객원논설위원 csj@
  • 中·러 反MD전선 깨지나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에 공동 대응키로 한 러시아·중국간 반(反)MD전선에 이상 조짐이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크렘린에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MD계획에 중국과 공동대응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지난 16일 모스크바에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직후 유사시 양국이 공동대응한다는 내용을 담은 ‘선린 우호 협력조약’을 체결하고 강력한 결속력을 과시했던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는 충분한 수단과 재원을 확보하고 있어 미국의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탈퇴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공동 대응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20일부터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과 두번째 미·러 정상회담을 겨냥,미국측에 MD와 관련 타협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MD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 변화는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열린 미·러 단독 외무장관회담에서도 확인됐다.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과 MD 계획을 협의할 용의가 있으며 명확히 설명해줄 것을 요구했다. 워싱턴 국방자료센터의 핵전략 전문가 브루스 G 블레어는“러·중의 전략적 동반관계가 공고한 것이 아님을 반증하는 것”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MD계획 때문에 양국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최대한 막고 절충안을 모색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MD계획에 러시아와 중국이 입장 차이를 보이는 것은 MD계획이 양국의 안보에 미치는 위협의 정도가 다르기때문.미국 MD계획의 실질적 목표는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고 핵무기 보유 능력에서도 차이가 난다.러시아는 현재 6,000기의 핵탄두를 보유,미국의 미사일방어망구축에 대응할 능력을 갖췄지만 중국은 고작 400개 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개인적 관계를강조,국제정치적 역학구조상 미국의 상대는 중국이 아닌 러시아임을 강조했다. 푸틴의 발언은 또 세계무역기구 가입결정 및 2008년 하계올림픽 유치 등으로 급부상한 중국을견제하기 위한의도로도 보인다. 김균미기자 kmkim@
  • [사설] 주목되는 중·러 ‘反 MD’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16일 양국 정상회담에서 ‘친선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고‘모스크바 공동선언’을 통해 ‘전략적 동반관계 구축’을선언했다.이번 양국 조약은 1980년에 구 조약이 자동폐기된후 21년간의 무조약 상태를 종결하고 향후 20년간 유효한 새로운 내용의 조약으로서 양국의 정치,경제,통상,군사,기술등 제분야에 걸쳐 광범위한 협력관계를 명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양국 정상은 ‘조약’과 ‘선언’을 통해 “양쪽 중 한쪽이 평화 위협 등 안보적 이해관계에서 저촉될 경우,양국은 위협 제거 협의를 위해 즉각 접촉한다”고 약속했다.양국 정상은 특히 미국이 추진중인 미사일방어체제(MD)구축에 반대하는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한편 군사적 협력관계를 강화키로했다.그동안 중국은 러시아의 최첨단무기와 핵능력 향상 기술의 도입을 원해왔고 러시아는 경제난 극복을 위해 군사기술 수출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물론 양국은 이러한 군사협력이 어디까지나 세계평화를 위한 것이며 제3국을 겨냥한 동맹이아니라고 말하고 있으나 사실상 미국의 패권주의에 대항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는 한반도 주변 강국의 국제 역학 변화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중국과 러시아가 상호 우호협력관계를 강화하고이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는 것은 환영한다.그러나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과 일본의 동맹관계를 견제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결속함으로써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 과거 냉전시대와같은 새로운 대결 기류가 형성되는 것을 결코 원치 않는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미국의 일방적인 MD구축 추진이 군비경쟁을 촉발할 수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우리의 남북화해협력과 한반도 평화정착 정책에 상치되기 때문이다.한반도 주변4강은 오는 10월 중국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 모든 회원국과 함께 동북아는 물론 환태평양지역에서의 긴장완화와 평화유지에 관한 포괄적인 합의를 도출하기 바란다.
  • 김운용회장 패인 분석

    김운용 대한체육회장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선거 패배는 기득권층인 유럽세의 조직적 반격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게다가 선거운동 막판에 김회장 스스로 둔‘자충수’가 유럽을 넘어 범서방권의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김회장 패배의 구체적 원인은 4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첫째는 베이징의 2008하계올림픽 유치다.예상된 일이기는하지만 이를 계기로 한 유럽세의 반격은 의외로 거셌다.이들은 서방 언론에 “아시아에 두개의 선물을 줄 수 없다”는 주장을 흘려 분위기를 잡아나갔고 이로 인해 베이징 지지표가 자신의 지지표로 이어질 것으로 믿은 김회장 진영은일대 혼란에 빠졌다. 두번째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위원장의 자크 로게에대한 지지다.사마란치는 베이징의 올림픽 유치가 결정된 이후부터 노골적으로 로게에 대한 지지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서방 언론들은 이로 인해 이번 선거전이 ‘사마란치와김운용을 축으로 한 반 사마란치의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음을 암시했고,김회장 스스로도 ‘반 사마란치’ 성격의 공약을 강화했다.올림픽 후보도시 방문 금지 해제가 대표적 사례다. 선거 막판에 사마란치 위원장과 후보들이 갑자기 투표권을갖게 된 것도 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위원장과 후보 등 6명 가운데 김회장을 제외한 5명이 모두 서방권을 대변하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선거 하루전 터진 ‘5만달러 제의설’은 김회장에게 치명타가 됐다.AP,AFP,USA투데이 등 서방 언론들은 “김회장이 위원들에게 당선되면 연간 5만달러의 활동비를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보도했다.나아가 김회장이 이로 인해윤리위원회의 조사까지 받았다고 전했다.김회장은 이에 대해 “활동비가 필요하다는 말을 했을 뿐 액수를 제시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으나 IOC위원의 ‘무보수 명예직’ 전통을 흐리는 제안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한편 김회장은 이번 선거 패배로 IOC 내부와 국내 체육계에서의 위상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점쳐진다.솔트레이크시티 뇌물 스캔들로 ‘엄중 경고’를 받은데 이어 깨끗하지못하다는 이미지를 끝까지 안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그간 누려온 집행위원직이 끝나 평위원으로 돌아간 점도내부 입지를 약화시킬 요인이 될 전망이다.선거에서 의외로적은 지지세를 규합한데 그친 점 역시 김회장에게는 불리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안이 없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확고한 입지를다진 국내 체육계에서의 위상도 이번 선거 패배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박해옥기자 hop@
  • 여야 “입조심 하라”

    여야 지도부가 소속 의원들에게 각별한 ‘입 조심’을 당부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추미애(秋美愛) 의원의 ‘취중발언’으로,한나라당은 김무성(金武星) 의원의 ‘편가르기 발언’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여기에는 순간의 말 실수가 자칫 정국의 흐름을 뒤바꿀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는 지난 7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세무조사의 본질이 훼손돼선 안된다”면서 “당직자와 소속의원,모든 당원들이 자중자애하고 각별히 언행에신중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같은 당 박상규(朴尙奎)사무총장도 이날 “뜻하지 않은 발언으로 맥이 끊기고 전체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며 “이유야 어떻든 말조심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역시 최근 “언론사주가 구속되더라도 1년만 참으면 된다”는 김무성 의원의 발언과 “사주없는 신문은권력의 주구”라는 이경재(李敬在) 홍보위원장의 주장으로‘여당에게 공세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이를 감안,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최근 권철현(權哲賢)대변인에게 “인신공격이나 인격모독적 발언을 하지 말라”고 지시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결속해 당의 은혜에 보답해야 한다”며 당직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여야 지도부의 말조심 당부가 이미 금도를 벗어난 ‘독설정국’의 흐름을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홍원상기자 ws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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