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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민의 눈으로 다시보는 새마을운동

    농민의 눈으로 다시보는 새마을운동

    초가지붕을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꾸고, 구불구불한 마을 길에 신작로를 깔고, 호롱불 대신 전깃불을 밝히는 새마을운동은 도시근대화의 상징인 ‘한강의 기적’과 더불어 박정희 정권의 신화로 남아 있다. 기존의 새마을운동에 관한 연구서들도 주로 박정희 정부의 정책을 중심으로 서술함으로써 그 신화를 확대재생산한 측면이 없지 않다. 김영미 국민대 일본학연구소 연구교수가 펴낸 ‘그들의 새마을 운동’(푸른역사)은 농민과 농촌사회의 시선으로 새마을운동의 의미와 전개과정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여타의 새마을운동 연구와는 궤를 달리한다. 역사학자인 저자는 새마을운동이 가장 활발히 진행됐던 경기도 이천의 한 마을과 새마을운동의 기수로 활약했던 한 농촌운동가에 대한 심층적 접근을 통해 새마을운동의 역사를 재조명한다. 박정희 정부의 새마을운동은 1971년 전국 3만 3267개 동·리에 시멘트 300부대를 지원하면서 시작됐다. 저자는 그러나 새마을운동 이전에 ‘새 마을’과 ‘새 농민’이 있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박정희 정부는 농촌이 낙후된 원인을 게으름과 노름, 미신에 빠져 지내는 농민의 탓으로 돌렸지만 일제 식민치하, 해방, 전쟁 등을 거치며 농촌 근대화의 동력은 농민 사회 내부에서 오랜 시간 축적돼 왔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경기 이천 부발읍 아미리와 농촌운동가 이재영(전 이천군 농협조합장)씨를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한다. 아미리는 새마을운동 시기 자립마을로 두 차례나 선정된 곳이고, 이재영씨는 ‘새마을운동의 기수’로 대한뉴스에 보도됐던 인물이다. 저자는 1999년 말부터 수시로 현지에 내려가 마을 주민들을 인터뷰하고, 문헌 자료를 수집했다. 아미리는 1930년대 농촌진흥운동 때부터 미신을 일소하고, 구습을 타파하는 한편 스스로 정미조합을 결성해 마을 발전을 도모했는 데 이러한 아미리의 자발적 근대화 노력들이 새마을운동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 또 경복고를 졸업한 1950년대 후반 애향청년회를 조직해 농촌운동에 뛰어든 이재영씨 같은 자생적 농촌운동가들이야말로 새마을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끈 원동력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농촌 사회의 자발적인 노력과 에너지를 국가적으로 동원해낸 그 지점에 박정희의 영도력이 있었고 새마을 운동의 성공이 있었던 것”이라며 “농민의 참모습을 다시 복원하는 것이야말로 새마을운동에 대한 올바른 평가”라고 강조했다. 1만 9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비정규직 해법 ‘무기계약직’ 급부상

    비정규직 해법 ‘무기계약직’ 급부상

    한나라당이 지난 8일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시점을 오는 7월1일에서 일정기간 유예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민주당의 비정규직 해고자 보호책 우선 마련 방안과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정규직 전환을 위한 비정규직의 근무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자는 정부안(案)은 사라지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2년 이상된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곧 마련한다는 입장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9일 기업과 노무사업계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새로운 해결책으로 ‘무기(無期)계약직’ 전환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무기계약직은 처우와 복지 등을 기존 비정규직(기간제) 수준으로 유지하고 정년만 보장하는 고용 형태를 말한다. 기업 입장에서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임금 증가분 등을 아낄 수 있다. 비정규직을 대량 해고했을 때 발생할 기업 이미지 훼손도 막을 수 있다. 노동부는 무기계약직 전환 역시 계약을 갱신하는 기간제가 아니라는 면에서 정규직 전환으로 인정한다. ●공공부문 2007년이후 8만여명 전환 N유통업체는 비정규직을 ▲정규직 전환 ▲무기계약직 전환 ▲해고 등 각각 3가지 그룹으로 분류해 처리할 계획을 세웠다. 이 업체 관계자는 “비정규직법 시행 2년이 되는 오는 7월1일 이후 대량 해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지만 사회적 책무 등을 고려할 때 대량 해고는 쉽지 않다.”면서 “직무 분석을 통해 일정 부분 무기계약직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 부문은 2007년 이후 8만 9000명을 무기계약직으로 바꾼다는 목표를 세운 이후 현재 8만 4000여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상태다. 은행권과 유통기업들 역시 무기계약직 전환을 마쳤거나 서두르고 있다. 외환은행은 11일 계약직 직원 100여명을 무기계약직으로 돌릴 예정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4월 200여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노무법인 업계에 따르면 무기계약직 전환에 대한 문의는 늘었지만 실행에 대한 장애물도 많다. 정규직과 같은 업무를 하는 무기계약직의 경우, 비정규직 차별금지법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무기계약직 가운데 정규직과 같거나 비슷한 업무를 하는 근로자들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65.3%에 달했다. 하지만 평균 월급은 157만 9000원으로 기간제와 비슷했다. 정규직의 평균 월급은 238만 6000원, 기간제는 150만 3000원이었다. 사업체가 무기계약직에게 정규직과 동종 업무를 맡기지 않는다면 법적으로는 차별이 아니다. 이미 무기계약직은 기간제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기간제근로자를 보호하는 비정규직법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복수노조땐 새 계층 성장 가능성 하지만 장기적으로 노조 결성을 통한 단체행동도 고려해야 한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무기계약직의 노조 가입률은 54.5%로 정규직의 96.2%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복수노조제도가 시행될 경우 새로운 노동계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노동계는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근로자에 대한 처우 개선이 없는 조치라며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수봉 한국기술대학 산업경영학부 교수는 “중소기업의 경우 무기계약직 전환 방법을 몰라 해고를 계획하는 곳도 많다.”면서 “정부는 홍보와 더불어 인사관리 컨설팅 등 각종 서비스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동부는 7월 이후 비정규직 가운데 70만여명, 월 평균 8만~9만명이 해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입장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2030] 청년백수 이래서 힘들다

    [2030] 청년백수 이래서 힘들다

    ‘싸구려 커피를 마신다/미지근해 적잖이 속이 쓰려온다/눅눅한 비닐장판에 발바닥이/쩍 달라붙었다 떨어진다….이제는 장판이 난지 내가 장판인지도 몰라/해가 뜨기도 전에 지는 이런 상황은 뭔가.’ 청년 백수의 일상을 실감나게 그린 가수 장기하씨의 노래 ‘싸구려 커피’는 20~30대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다. 청년실업 문제가 남의 일이 아닌 너와 나의 일이 된 탓이다. 그만큼 청년 백수들은 같은 아픔을 공유하고 있다. 돈, 연애, 미래 걱정까지…. 청년 백수들이 토로하는 ‘백수생활의 어려움’을 들어봤다. 지난해 2월 대학을 졸업하고 1년3개월째 백수생활 중인 김모(24)씨는 “백수의 서러움 중 8할은 돈 문제”라고 잘라 말한다. 취업공부하고 사람 만나다 보면 최소한의 생활비는 들게 되는데 월급받을 곳이 없는 백수다 보니 항상 돈에 쪼들리게 된다는 것이다. 김씨는 “돈만 있으면 안 될 게 없는 우리 사회에서 돈이 없다는 건 곧 자존심이 없다는 것과 같다. 돈 때문에 자존심 상하고 위축되는 게 한두 번이 아니다.”며 김씨는 거의 울먹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용돈은 벌었지만 지난해부터 경제 위기가 오면서 그나마 두 개 정도 하던 과외도 다 그만두게 됐다. “지금은 부모님에게 생활비 50만원을 받아 쓰지만 그마저도 눈치가 보여 계속 받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김씨는 말했다. 돈에 울고… “백수 서러움 중 8할은 돈” 공기업 회사원 박모(32)씨는 1000원짜리 소시지와 콩나물이라면 질색이다. 백수시절 아픈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경남 진주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서울로 대학진학하면서 자취를 시작했다. 2003년 대학을 졸업할 무렵, 과일가게를 하던 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지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보증금 2000만원짜리 자취방도 내놓아 아버지 치료비에 보태야 했다. 대학원 진학을 꿈꿨던 박씨는 취직 준비를 시작했다. 넓은 방을 쓰는 친구 집에 얹혀 살았다. 한 달에 10만원을 내는 대신 청소와 빨래 등 집안일을 전담한다는 조건이었다. 집에서 용돈이 올라오기는커녕 치료비를 보태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박씨는 과외 2개를 하면서 50만원을 벌었다. 그 중 30만원을 떼어 집에 부치고 집세 10만원을 빼면 남은 생활비는 10만원이었다. 술과 담배를 끊고 밥은 집에서 해먹었다. 가장 싼 식재료인 1000원짜리 분홍색 소시지와 1500원어치 콩나물은 밥상 위의 단골 메뉴였다. 그렇게 6개월을 지내면서 취업공부를 했고 그해 겨울 공기업에 당당히 합격했다. 박씨는 “눈물 젖은 소시지를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백수 생활을 논할 자격이 없다. 사람이 되기 위해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참고 먹었던 곰이 된 심정이었다.”며 쓰린 과거를 돌아봤다. 백수를 괴롭히는 다른 요인은 바로 ‘마인드 컨트롤’이다. “저 나이 먹도록 놀고 먹는구나.”라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그렇지만 나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힘들다. 사법고시 준비를 그만두고 일반 기업체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정모(29)씨는 요즘 통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책상 앞에만 앉으면 온갖 고민들이 떠오르는 탓이다. 형제 중 장남인 정씨는 빨리 취업해서 부모님도 모시고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책임감이 부쩍 강하다. 그러나 취업이 말처럼 쉽지가 않아 안정된 생활을 꾸리게 되는 시간이 자꾸만 늦춰져 불안하다는 게 정씨의 고민이다. 정씨는 “사법고시를 포기하기까지 정말 고민이 많았다. 1차는 붙는데 2차까지 가는 게 어려웠다.”면서 “조금만 더 하면 길이 보이는데 하는 생각에 몇년을 붙들고 있다가 미련을 떨친 게 얼마 전이다. 남들보다 늦은 만큼 빨리 취직해야 할텐데 나이도 있고 정말 앞날이 막막하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올해 초 중견기업 홍보실로 입사한 박모(30)씨의 지난 3년도 번뇌와 고민으로 점철됐다. 박씨는 2006년 서울의 한 사립대학을 졸업했다. 회사에서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선호하지 않는 인문학을 전공했다. 대학 때 학과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미국으로 어학연수도 다녀왔다. 그러나 번번이 낙방했다. 초조한 마음으로 졸업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의기소침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하는 희망을 품고 기업에 원서를 접수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역시나’였다. 박씨는 긴 좌절의 시절로 접어들었다. 세상과 담을 쌓은 ‘백수’의 나날이 이어졌다. 그러던 중 대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사귄 남자 친구와도 헤어졌다. 남자 친구는 2007년 졸업과 동시에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에 입사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있으면 자신이 초라해 보였다. 왠지 남자친구가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박씨는 자격지심을 이기지 못해 결국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했다. 불안감에 울고… “앞날 생각하면 막막” 이후 고등학교, 대학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었다. 집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을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리려는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박씨는 지난해 말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부터 시작했다. 호프집, 마트 등 여러 곳에서 일하며 사회와 정면으로 부딪치기로 했다. 잃어버렸던 자신감을 되찾은 박씨는 올해 초 당당히 입사했다. 박씨는 “지난 3년 같은 세월은 다신 되풀이하지 않겠다. 절망의 끝을 본 만큼 이젠 희망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한창 불타는 사랑을 경험할 20~30대지만 백수에겐 그것조차 녹록지 않다. ‘백수=낙오자’라는 사회적 낙인 때문에 스스로 위축돼버려 좀처럼 사랑을 시작하기 힘들다고 백수들은 입을 모아 하소연했다. 언론사 입사 시험을 2년째 준비하는 이모(25)씨는 얼마 전 스터디 모임을 탈퇴했다. 그 스터디 모임에 속해 있던 한 남자 때문이다. 스터디가 결성된 것은 3개월 전. 인터넷 카페를 통해 모인 4명의 남녀는 1주일에 두 번씩 모여 상식 문제를 같이 풀고 논술과 작문을 연습했다. 모임 첫날 이씨는 그곳에 나온 한 남성에게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자신보다 세 살 많은 그 남자는 쾌활하고 유머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게다가 같은 언론고시를 준비하다 보니 말도 잘 통하고 생각도 비슷했다. 딱 이씨의 이상형이었다. 이씨는 남몰래 그에 대한 호감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그러기를 3개월. 적극적인 성격의 이씨는 먼저 그에게 고백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언제까지나 그가 고백을 해오길 기다릴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스터디 모임 때문에 간혹 그에게만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가 있었는데 그 때마다 즉각 답신이 오는 것으로 봐서 그도 자신에게 호감이 있다는 자신감도 어느 정도 있었다. 사랑에 울고… 자격지심에 남친과 이별 마침 스터디 사람들끼리 술을 마실 기회가 있었다. 이씨는 2차 술자리가 끝난 뒤 “더운데 바람이나 쐬러 가자.”며 그와 단둘이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용기를 내 고백한 이씨에게 그 남성은 “노”라고 했다. 자신도 이씨에게 호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지금은 연애할 때가 아니라 취업 준비에 매진해야 할 때인 것 같다는 부연설명을 덧붙였다. 서로 격려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면 되지 않느냐는 이씨의 매달림에도 그 남자는 꿈쩍하지 않았다. 결국 이씨는 스터디를 탈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떤 백수들은 움츠리고만 있지 않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1년간의 백수 생활을 ‘취업’이 아닌 ‘취집(취업 대신 시집가기)’으로 해결한 양모(26)씨도 그런 경우다. 5년 전 지방대학을 졸업한 양씨는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침 일찍 도시락을 싸들고 동네 도서관에 가서 인터넷 강의를 듣고 공부를 하다가 해질녘 집에 돌아오는 생활을 한 달쯤 하자 점점 싫증이 났다. 행정법은 이해가 안 되고 영어 단어는 도통 외워지질 않았다. 안 하던 공부를 하려니 의자에 앉으면 하품이 나고 좀이 쑤셨다. 도서관에 가지 않고 친구들을 만나서 놀고 쇼핑하는 횟수가 점점 잦아졌다. 보다 못한 엄마는 “그렇게 공부할 거면 아예 접고 시집이나 가라.”며 양씨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아버지 역시 “싹수가 안 보이니 아버지 회사에서 경리 일이나 도와주면서 맞선을 보라.”며 엄마 말에 맞장구를 쳤다. 양씨 스스로도 경쟁률이 100대1이 넘는 공무원 시험을 통과할 만큼 자신의 실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양씨는 과감히 방향을 전환해 맞선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비록 직업이 없고 학력도 보잘 것이 없는 양씨지만 키가 크고 서글서글한 인상 때문에 남성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집안 조건도 꽤 괜찮은 편이라 선 자리는 꾸준히 들어왔다. 양씨는 6개월 동안 7차례 정도 선을 봤다. 은행원, 한의사, 사업가 등 면모도 쟁쟁했다. 그중 양씨는 가장 마지막에 만난 네 살 위 대기업 회사원과 만난 지 3개월 만에 결혼했다. 그리고 양씨는 2년 전 아들을 낳아 아이 엄마가 되었다. 그는 “맞선을 보지 않고 공무원 시험을 계속 준비했다면 여전히 백수 신세를 면치 못했을 것”이라면서 “‘취집’도 색안경만 쓰고 볼 게 아니라 하나의 선택지로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오달란 박성국기자 dynamic@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긴장 속에 지샌 6·10대회 前夜 여의도 금융가 불안에 떨게 하는 이것 나경원 의원 패션모델로 전업? 홍석현 회장 법정 서는 이유 유시민 “가해자가 헌화하는 가면무도회” 유인촌 1인시위 학부모에 “세뇌되신 거예요”
  • 美·러시아 곡물 주도권 싸움

    美·러시아 곡물 주도권 싸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흑해 연안 국가들을 규합해 ‘곡물 OPEC(석유 수출국기구와 유사한 곡물기구)’을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을 나타내자 미국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과 러시아가 전 세계 식량 주도권을 놓고 기싸움에 들어간 모양새다. ●러, 식량위기로 곡물블록 탄력 로이터 통신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개최된 세계곡물포럼(WGF)에 참석한 미 농무부의 마이클 미치너 해외농업국장의 말을 인용, “러시아가 흑해 연안국가 등을 규합해 곡물 OPEC을 구축하려는 것은 카르텔을 결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러시아의 신중한 대처를 촉구하지만, 그래도 강행한다면 이는 자유무역에 저해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이 구상을 고집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올해 안에 WTO 가입을 추진해 왔다. 러시아가 곡물 OPEC을 추진하고자 하는 명분은 2006~2008년의세계 식량 위기였다. 당시 곡물가격이 2~3배 이상 폭등, 각국이 식량 수출을 줄이면서 식량 민족주의가 ‘뜨거운 감자’가 됐다. 결국 전 지구적 대안이 요구됐고 이 문제를 협의할 수 있는 블록 구성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특히 전 세계 경작 가능 지역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 문제에 더욱 적극적이었다. 러시아는 “향후 10~15년 동안 곡물 생산을 50% 증가시키고 수출도 2배 늘릴 수 있다.”고 이점을 피력했다. 최근 엘레나 스크리니크 농업장관은 “세계 곡물 무역에 불필요한 장막을 없애고 곡물 생산을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러시아는 이를 위한 시작단계로 이전 소비에트 연방국이자 주요 농업국인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과 손잡아 곡물 저장 상태를 함께 관리하고 항구와 철도 개발을 공동 추진해 수출을 원활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美·러 곡물 분쟁 시작될까 문제는 미국과 러시아간의 곡물 주도권 싸움이다. 러시아는 곡물 가격 폭등을 계기로 최근 자원 문제와 더불어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식량 문제에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중국과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 4번째 밀생산국인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와 손을 잡게 되면 세계 식량 생산에 훨씬 강한 통제력을 얻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세계 석유생산의 40%를 점유하는 OPEC이 석유시장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로이터는 “러시아는 흑해 연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세계로 수출되는 식량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러시아의 식량블록 카드를 못내 부담스러워하는 이유다. 한편 이번 WGF에서는 최근 러시아가 제안한 ‘세계 단일 곡물비축 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포럼 참석자들은 “이 시스템 실현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정확한 재고 데이터를 만드는 데 몇 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설사 그 작업을 진행하더라도 곡물시장 여건상 국제사회가 아닌 지역 데이터베이스 작업에 그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조달·관세분야 국제협력 탄력

    관세와 조달분야의 국제 협력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조달청은 9일부터 12일까지 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리는 주요 국가간 정부조달 공동협력위원회에 대표단을 파견한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위원회에는 조달청을 비롯해 미 GSA, 캐나다 PWGSC, 이탈리아 CONSIP 등 중앙조달 방식을 운영하는 국가들이 참석한다. 조달청이 지난해 미 조달청에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각국의 조달기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달 분야는 개별적인 협력관계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정부조달 공동협력위원회를 계기로 ‘국제기구화’ 결성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맞물려 공공조달을 통한 경기부양 지원과 중소기업 지원 등에 대한 논의가 예상된다. 강성민 국제협력과장은 “공공조달의 국제협력 기틀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이 각국의 조달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관세청은 올해 중국, 일본, 호주 등 주요 교역국과 수출통관자료 상호 교환 사업을 추진한다. 지난해 벨기에, 필리핀과의 시범 실시에 이은 본격적인 통관단일창구 구축사업이다. 국가관 통관자료 교환은 수출신고가 상대국의 수입신고를 겸하는 것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현재는 일부 품목에 한해 통관자료를 교환하고 있다.”면서 “외국의 수출통관자료를 국내 수입신고로 자동 변환하는 국제적 통관단일창구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김정훈, 철원 GOP로 자대배치

    김정훈, 철원 GOP로 자대배치

    지난 4월 현역 입대한 가수 겸 연기자 김정훈(29)이 강원도 철원 GOP 부대로 배치 받았다. 김정훈은 지난 4월 28일 경기 의정부 용현동 306보충대로 입소한 후 약 5주간의 기초 군사 훈련을 마친 뒤 지난 5일 강원도 철원의 GOP 부대로 배치 받았다. 김정훈은 입소 전 가진 인터뷰에서 “아직 연예사병으로 근무하게 될지, 자대 배치를 어느 곳으로 받게 될지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히며 “훈련을 마친 후 군복무가 정해지는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훈은 5주간의 기초 군사 훈련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쳐 모범사병으로 뽑히고 사격 훈련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군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00년 최정원과 함께 2인조 보컬 그룹 UN을 결성해 5년간 가수로 활동한 김정훈은 이후 연기자로 변신,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자로 영역을 넓혔다. 입대 직전까지 한-일을 오가며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했던 그는 입대 후의 빈자리를 미리 작업해둔 음반과 영화로 대신하고 있다. 오는 7월에는 김정훈이 주연한 한일합작영화 ‘카페, 서울’이 일본에서 개봉할 예정이며 국내 및 일본에서 싱글 앨범 2장과 정규 앨범 1장 등 총 3장의 음반이 연이어 발표된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네버랜드로 간 앨리스, 이번엔 어떤 음악?

    네버랜드로 간 앨리스, 이번엔 어떤 음악?

    피터팬이 살고 있는 네버랜드에 간 이상한 나라(원더랜드)의 앨리스. 이러한 깜찍한 상상에서 나오는 음악은 어떤 것일까. ‘앨리스 인 네버랜드’가 1년 반 만에 두 번째 앨범을 내고 라이브 공연을 갖는다. 앨리스는 2005~2006년 에스닉 퓨전의 신기원을 이뤘던 ‘두번째 달’과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는 밴드. 2007년 중반 객원보컬이었던 린다 컬린의 고향 아일랜드를 방문한 뒤 아이리시 음악에 더욱 심취한 김현보(기타)와 박혜리(피아노)가 ‘바드’라는 프로젝트를 결성해 그룹이 분리된 뒤 박진우(베이스), 최진경(피아노), 백선열(타악기), 조윤정(바이올린) 등 나머지 네 멤버들은 앨리스란 이름으로 그해 연말 첫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이후 앨리스는 퓨전재즈 밴드 푸딩 출신 기타리스트 염승재를 영입해 5인조 체제로 라인업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1집이 두번째 달 멤버로서 낸 프로젝트 앨범이었다면, 이번에 나온 ‘페스타 인 네버랜드’는 2집이지만 두번째 달의 꼬리표를 떼고 밴드 앨리스로서 본격적인 출항을 알리는 뱃고동이다. 또 음악팬들을 네버랜드로 초대해 축제를 벌이는 집들이에 다름 아니다. 리더 박진우는 “1집은 개인적인 관심과 욕심이 담긴 노래들을 모음집 형식으로 담아 멤버들 개성이 각자 빛났다. 스트링도 많이 사용했고, 밴드 라인업에 있지 않은 악기도 많이 썼다. 표현력의 폭은 넓었지만 라이브로 보여줄 수 없는 노래도 많았다. 하지만 2집은 이러한 개성을 한데 모아 밴드 안에서 소화할 수 있는 음악으로 채웠다.”고 말했다. 장르 구분이 어렵기는 하지만, 여전히 앨리스가 하는 음악은 세계 여러 곳의 민속음악에 기댄 에스닉 퓨전이다. 좋은 음악을 위해 여러 나라 음악과 여러 나라 악기를 차용하는 점도 변화는 없다. 다만 두번째 달 시절에는 김현보-박혜리, 박진우-최진경 중심으로 곡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멤버 대부분이 곡을 만들기 때문에 음악이 더욱 풍부하고 다양해졌다는 게 박진우의 설명. 집시 스윙, 탱고, 재즈, 뉴에이지, 월드 뮤직 등이 밝고 생동감 있게 꿈틀대는 14곡이 2집에 담겼다. 첫 리메이크 곡인 영화 ‘스파르타쿠스’의 러브 테마와 유럽의 유명 재즈 보컬리스트 잉거 마리가 부른 ‘인피니트 러브’도 눈에 띈다. 박진우는 “10자평 이런 것을 보면 버릴 게 없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번 앨범은 우리 스스로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게 한곡 한곡 좋은 소리를 담으려고 공을 들였다.”면서 “이번 공연은 밴드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집 첫 공연은 오는 11~12일 이틀 동안 오후 8시에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열린다. 멤버들이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하는 등 이야기와 영상, 음악이 어우러진 네버랜드발 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일 근대역사학에 대한 비판

    2000년 겨울, 한국과 일본의 역사학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성찰적인 동아시아 역사상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결성한 ‘비판과 연대를 위한 동아시아 역사포럼’이다. 이들은 2001년 가을 첫 워크숍을 시작으로 2005년 8차 워크숍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를 벌였다. 그중 마지막 세 차례 워크숍은 한국과 일본의 근대역사학의 좌표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이었다. ‘역사학의 세기’(도면회 윤해동 엮음, 휴머니스트 펴냄)는 당시 논의를 토대로 20세기 한국과 일본의 근대역사학을 비판적으로 고찰한 결과물이다. 근대국가 성립과 더불어 출발한 일본의 근대역사학을 시작으로 식민지 조선으로 이어진 이식 과정, 1945년 이후 두 나라 역사학의 발전 과정과 특징을 분석한 12편의 논문을 묶었다. 도면회 대전대 교수는 총론에서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중국의 동북공정, 그리고 한국의 근현대사 교과서 논쟁 등은 모두 근대역사학에 시발점을 둔 국민 동원의 기능과 자국 중심의 역사관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면서 20세기를 ‘역사학의 세기’라고 명명한다. 즉 동아시아 3국은 20세기 내내 자국민을 동원해 침략전쟁에 나서기 위한 논리, 또는 침략과 이민족의 지배에 저항하는 논리로 역사를 활용해 왔다는 것이다. 논의의 중심에는 한국과 일본 근대역사학의 특징인 국사, 동양사, 서양사의 3분과 체제가 어디에서 비롯됐으며 이로 인한 문제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비판이 놓여 있다. 미쓰이 다카시 박사는 ‘일본의 동양사학은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란 글에서 1909년 후반부터 일본 역사학계는 국민성의 차이를 통해 중국, 조선과 일본의 차이를 설명함으로써 일본을 서양에 준하는 ‘특수 동양’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지적한다. 박광현 동국대 교수는 일본의 동양사학 체제가 식민지 시대 경성제국대학내 학과 편제에 적용된 사례를 분석한다. 2만 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대부분 망명… 왕단, 英 옥스퍼드대 객원연구원

    대부분 망명… 왕단, 英 옥스퍼드대 객원연구원

    │베이징 박홍환특파원│20년이 흐른 지금, 당시 20대 초중반이었던 시위 주역들은 장년이 돼 중국 밖에서 톈안먼을 거론하고 있고, 당시 60~70대였던 진압 주역들은 대부분 세상을 뜨거나 은퇴했다. 21명의 학생 지도자 가운데 서방에 망명한 인사는 왕단(王丹) 등 11명이며, 중국에 남아 있는 10명 중 3명은 행방이 묘연하다. 톈안먼 사태의 상징적 인물인 왕단은 10년간 중국에서 수감생활을 하다 1998년 미국으로 망명했다. 하버드대학에서 역사학 박사과정을 마친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타이완 국립정치대에서 조교수로 강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출신의 우얼카이시(吾爾開希)는 프랑스와 미국에서 유학한 뒤 ‘해외중국민주전선’을 결성, 민주화운동을 계속하다가 타이완에 정착해 TV 사회자로 활동하고 있다. 여학생 지도자 차이링(柴玲)은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친 뒤 금융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소속이었던 왕쥔타오(王軍濤)는 1991년 체포된 뒤 13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다 1994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맨 몸으로 4대의 탱크를 막았던 왕웨이린(王維林)은 타이완으로 피신, 타이베이(臺北) 고궁박물관의 고문으로 있다. 1992년 홍콩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 현재 미군 소속 목사로 목회 활동을 하고 있는 슝옌은 홍콩 시민단체의 초청으로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17년만에 홍콩을 방문했다. 무력진압의 책임자들은 대부분 사망했다.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은 은퇴 후에도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다가 1997년 2월 세상을 떴고, 군부를 움직였던 양상쿤(楊尙昆)과 천윈(陳雲), 리셴녠(李先念) 등 보수파 지도자들 역시 1990년대에 모두 사망했다. 하지만 당시 총리였던 리펑(李鵬)은 1998년 권력 핵심에서 물러난 뒤에도 최근 10권의 책을 쓸 정도로 건강하다고 딸인 리샤오린(李小琳)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이 전했다. stinger@seoul.co.kr
  • 프로야구 선수노조 결성 추후 재논의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회)가 추진 중이던 선수노조 결성이 추후 재논의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했다.선수협회는 1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SK·KIA·히어로즈·롯데·한화 등 5개 구단 선수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이같이 입장을 정리했다. 두산·삼성·LG 대표는 불참했다.권시형 사무총장은 이날 “선수노조를 결성하겠다는 의지는 확고하다.”며 “다만 오늘 열기로 했던 선수 총회가 무산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대표자회의를 다시 열어 8개 구단 1·2군 선수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총회 날짜를 시즌 중 잡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애초 예정된 임시 총회가 무산된 데다 8개 구단 대표자들마저 제대로 모이지 않아 향후 선수노조 결성이 불투명해졌다.앞서 4월28일 손민한 회장과 권시형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1일 임시 총회를 개최해 노조 설립 찬반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쉽고 재밌고 즐거운 음악으로 지친 삶에 에너지 팍팍~

    쉽고 재밌고 즐거운 음악으로 지친 삶에 에너지 팍팍~

    먼저 머릿속에 구슬픈 피리 소리를 배경 음악으로 깔고,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성우 목소리를 떠올리자. ‘기원전 4268년 세상의 권력다툼이 극에 달하여 약탈과 싸움을 일삼으니 배고픔에 시달리며 행복을 빼앗긴 백성들은 웃음을 잃게 됐다. 하늘이 이를 불쌍히 여기사 만백성의 가슴에 희망과 용기를 주기 위해 새를 한 마리 보내어 지금에 이르렀으니 그 이름하여 바로 노라~조(努喇鳥)!’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난 ‘쉽고 시원하고, 재미있고 유쾌한’ 인기듀오 노라조의 모습은 평범하고 진지하고, 건실했다. 콘서트와,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 싱글 준비로 밤까지 홀딱 새워 초췌하기까지 했다. 슈퍼맨과 클라크의 이중 생활을 보는 느낌이랄까. ●인기 비결은 언밸런스의 조화 엽기 헤어 스타일과 복장, 막춤으로 망가지기, 싼티의 대명사가 된 조빈(32·본명 조현준)은 노라조 결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망가지는 게 창피하지는 않았어요. 조현준으로 살다가 조빈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죠. 제대로 못하면 바보되고 아무 것도 아닌 게 되지만, 잘만 하면 재미있는 일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조빈과는 달리 이혁(30·본명 이재용)은 근엄하고, 멋진 남자로 무대에 선다. 그가 “제 몫까지 형이 짊어지니 감사하고 미안하죠.”라고 말하자, 조빈은 “둘 다 웃기려고 했다면 이런 결과가 없었을 거예요. 서로 보완해주는 역할입니다.”며 웃는다. 노라조는 인기 비결로 언밸런스의 조화를 꼽았다. 처음 방송에 나왔을 때 꼭 그렇게 해야 하냐며 당황했던 부모님들도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은 모습이 있으면 “배가 불렀나 보다?”라고 묻는다며 조빈은 웃었다. 할 거면 제대로 하라는 응원이라는 설명이다. 둘 모두 헝그리 시절을 혹독하게 겪었다. 조빈은 노라조 덕택에 부모님 구둣방이 동네 사랑방이 됐다며 좋아하고, 이혁은 어머니에게 번듯한 미용실을 차려주는 게 꿈인 소박한 청년들이기도 하다. 둘 다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조빈이 달변이라면 이혁은 과묵하다. 그런데 실생활에선 이혁이 개그 실력을 뿜어내는 순간이 많다고 한다. 또 조빈은 술 잘 마시고, 클럽에서 죽치고, 여자에게 치근덕거릴 것 같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고 했다. 조빈이 평소 성격을 무대에서 무한대로 ‘업’시키는 경우라면 이혁은 ‘다운’시키는 캐릭터인 것이다. 사회적 체면은 접어버리고 한 번 사는 인생, 신나게 웃겨보자고 시작한 노라조. 자신들의 노래가 삶이 고된 사람들에게 활력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빈은 “요즘 사는 게 힘들잖아요. 노래를 듣고 머리로는 노라조를 잊을 수 있겠지만 노라조가 선사했던 웃음을 몸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고, 그게 알게 모르게 직장에서,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일상을 꾸려가는 에너지가 됐으면 하죠.”라고 말했다. 노라조가 처음부터 각광받았던 것은 아니다. 2005년 1집, 2007년 2집을 통해 ‘해피송’, ‘사생결단’ 등 히트곡을 내놨지만 대상은 주로 마니아층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좋아했지만, ‘니네가 무슨 가수야.’라는 악플도 많았다. 아무 생각 없이 한류 스타들에게 묻어갔던 일본에서 오히려 호응이 많았다. 지난해 말 나온 3집 ‘쓰리고’에 담긴 ‘슈퍼맨’은 노라조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슈퍼맨과 아버지의 대화를 해학적으로 풀어낸 경쾌한 노래는 유치원생부터 40~50대 아저씨·아줌마까지 즐긴다. 황병기 교수에게 낙점받아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협연하기도 했다. ●“상상 이상의 즐거움 줄것” 12~14일 홍대 앞 V홀에서 올해 첫 콘서트를 연다. 무엇을 상상하든, 상상 이상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조빈이 파격 헤어 스타일을 또 선보일지는 미지수. 삼각 김밥, 황금빛 머리 등으로 그동안 중노동한 머리카락이 많이 상했기 때문. 시원하게 밀어보라고 했더니 그것도 생각 중이란다. 무엇보다 공연 뒤 일상 속에서 팬들과 인연의 끈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않았지만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게임에 당첨된 팬에게 쿠폰을 주는 것. 내용은 노라조랑 밥먹기, 술먹기, 결혼식 축가 불러주기 등등. “물론 조건은 까다롭게 붙여야죠. 축가라면 장소가 수도권 20㎞ 이내, 술자리면 딱 한 잔만이라든가. 하하하. 정 안 된다면 모두에게 쭈쭈바라도 돌리고 싶어요.”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日, 태평양 섬 껴안기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이 태평양상에 있는 섬나라를 끌어안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은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 동안 홋카이도에서 ‘제5회 태평양·섬 서밋’을 개최, ‘태평양 환경공동체’를 결성키로 합의하는 등 관계 강화를 약속했다. 회의에는 호주를 비롯해 뉴질랜드, 솔로몬제도, 사모아, 파푸아뉴기니, 피지, 팔라우, 마셜제도 등 16개국 및 지역이 참가했다. 회의의 공식명칭은 일본과 태평양도서국가 포럼(PIF)이다. 일본이 크고 작은 태평양 섬 국가들과의 연대와 발전을 꾀하기 위한 취지에서 1997년부터 3년마다 독자적으로 여는 국제회의체다. 일본은 환경과 기후변동 문제를 다룰 태평양 환경공동체의 창설과 함께 3년 동안 회원국에 500억엔(약 6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금 가운데 68억엔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태양광발전과 해수의 담수화 설비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 또 폐기물 처리 등 기술에 1500명, 보건·위생·교육 분야에 200명의 인재를 육성하기로 했다. 3년간 1000명 이상의 청소년 교류도 실시한다. 일본의 이같은 행보는 2006년부터 중국이 별도로 태평양 섬나라들을 겨냥해 주최하는 ‘중국판 ’ 섬 정상회의에 대한 경계이기도 하다. 또 섬나라들을 ‘친일’ 국가로 끌어들여 유엔안전보장 상임이사국의 진출을 위한 기반으로 활용하려는 외교적 전략이다. 아소 다로 총리는 23일 폐막식에서 중국의 태평양 영향력에 대한 확대를 의식한 듯, “일본은 태평양 지역과 오랫동안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면서 “환경기술 등 일본의 특색을 살린 협력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강력한 메시지를 세계에 발신하고 싶다.”며 연대 강화를 강조했다. hkpark@seoul.co.kr
  • ‘新밴드’ 메이트, 스웰시즌도 반한 세 남자 (인터뷰)

    ‘新밴드’ 메이트, 스웰시즌도 반한 세 남자 (인터뷰)

    ”이소라, 이적, 김동률의 천재 세션, 메이트” (유희열,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중) ”김동률이 모던록 밴드를 결성했다면, 이런 음악일 것”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 지난 22일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한 뒤 ‘장기하와 얼굴들’에 이어 또 한번 주목받는 신예밴드가 있다. 모던락 밴드 메이트(Mate, 정준일·임헌일·이현재)다. ’모던락’이라는 생소한 장르에, 그것도 요즘 가요계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100% 어쿠스틱 밴드’를 추구한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메이트의 차별성은 처음부터 음악색을 분명히 하고 나왔다는 점이다. 첫 앨범 부터 ‘정규 앨범’이라니 신예밴드로서 맹랑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자신감은 세 멤버 모두가 작곡 및 작사, 편곡, 연주까지 가능한 싱어송라이터라는 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실제로 첫 앨범명 ‘비 메이트(Be Mate)’는 이들의 음악적 고집과 방향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영어적 해석 그대로 ‘메이트가 되겠다.’ 혹은 ‘동료 같은 음악을 하겠다.’는 뜻이죠. 저의 메이트 고유의 음악색이 확실히 하되, 늘 친구(프렌드)보다 가까운 동료(메이트) 같은 음악으로 대중 곁에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이 저희의 음악적 목표입니다.”(정준일) 두 번째 트랙이자 타이틀 곡 ‘그리워’는 멤버 임헌일이 작사 작곡한 곡으로 이별 후 사랑하는 이를 꿈에서 만난 슬픔을 그려낸 곡이다. 소박한 도입부와 달리 점층적으로 전개돼 고조된 감성이 폭발하는 듯한 후반부가 인상적이다. ”메이트가 추구하는 음악색을 가장 잘 담고 있는 곡이라는 점에서 타이틀곡으로 선정했어요. 넓은 의미에서 대중성도 중요하지만, 시류에 치우치지 않는 밴드가 되자는 게 저희의 고집예요. 밴드 음악에 갈증나 있는 분들에게 ‘소장가치 있는 앨범이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임헌일) 세 사람이 음악에 있어 ‘한 방향’을 바라볼 수 있는 이유는 절박한 시기에 기적적으로 찾아낸 ‘음악적 메이트’기 때문이다. ”솔로 음반의 기회가 두번 무산된 뒤, 그야말로 삶의 절망을 맛봤어요. 결국 ‘인디 음악’ 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돌아섰을 때, 이 두 사람을 만나게 된거죠. 기타(임헌일)와 드럼(이현재) 치는 모습을 봤는데 소름이 확 돋는 거예요. 첫 느낌이요? ‘니들이면 되겠다!’싶었죠.”(정준일) 특히 선이 고은 외모와 달리 드럼 앞에 앉으면 야성적 매력을 뿜어내는 막내 이현재의 모습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는 드럼 앞에선 감춰진 야성미가 드러나요. 밴드를 결성하기 전 같은 학교 실용음악과에서 만났을 때도 심상치 않다는 생각을 했죠. 물론 잘생긴 외모도 한 몫 했고요.”(정준일) 서구적인 마스크를 지닌 이현재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한국 사람이냐’는 말. 알고 보니 이현재는 친할아버지가 미국인이셨지만 부모님은 두 분다 한국 분이시라고. ”성장하면서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외모에 친할아버지 영향이 있지만, 시골에서 자란 순수 한국인이랍니다.(웃음)” 메이트의 음악적 역량은 외국 유명 뮤지션으로 부터 먼저 인정받았다. 영화 ‘원스’의 주인공 그룹 스웰시즌(The Swell Season)의 내한공연에 두 차례에 걸쳐 초대된 메이트(Mate)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의 대형 무대에서 ‘이프 유 원트 미’(If you want me)와 타이틀곡 ‘그리워’를 선보여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국내외의 주목을 받으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막상 ‘꿈’을 묻자 너무도 소소한 답변을 돌아왔다. ”다음 앨범을 꾸준히 낼 수 있는 정도의 여유, 또 저의 음악을 언제든 들려드릴 수 있는 적당한 크기의 공연 장소만 있으면 되요. 저희 셋은 ‘스타’가 아닌 ‘음악을 하고 싶은 20대 청년’일 뿐이니까요. 메이트의 음악 기대해 주세요.” 사진 제공 = 젬 컬쳐스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정책진단] 의료관광사업 세가지가 빠졌다

    [정책진단] 의료관광사업 세가지가 빠졌다

    지난 1일 의료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국내 의료기관의 외국인 환자 유치·알선 행위가 전면 허용됐다. 대형종합병원의 경우 입원실 정원 5% 이하로 외국 거주 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으며, 전문의 1인 이상을 둔 의료기관도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됐다. ●2011년까지 10만명 유치 목표 보건복지가족부는 2011년까지 의료관광객 1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광수입과 의료수입을 합쳐 이 분야에 8000억원의 수입이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연간 150만명의 환자를 유치하는 태국이나 50만명을 유치하는 싱가포르와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정부가 준비한 정책도 아직 미완성이다. 의료관광대국으로 가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정책의 허와 실을 짚어봤다. 의료관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에 사업을 신청하는 관광업체와 의료기관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의료관광협회, 코리아의료관광협회 등 단체를 결성하는 곳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심지어 서울시와 강남구 등 각 지자체도 의료관광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경쟁이 과열되면서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특히 수익성을 우선적으로 여기는 관광업체의 특성상 양질의 진료를 하는 곳이 아닌 ‘에이전시 비용’을 많이 주는 병·의원쪽으로 환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의료비 30~40% 수수료…부실 우려 실제로 의료계에 따르면 일부 의료기관은 해외 환자 유치 수수료를 많게는 총 의료비의 30~40%를 제공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의원, 관광업체 사이의 과당경쟁으로 환자가 ‘상품’으로 전락하게 된 것. 주무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와 의료계는 적정 수준의 환자 유치 수수료를 8~12%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 ●분쟁조정 기구·법제도 없어 더 큰 문제는 의료 분쟁과 관련된 제도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외국인 환자가 우리나라에서 의료사고를 당할 경우 어느 기관에 호소해야 할지 막막할 수밖에 없다. 현재 복지부는 의료분쟁심의위원회 형태의 논의 기구를 구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제도 시행 이전에 기반을 마련하지 않아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분쟁과 관련된 법제도도 전무하다. 또 정부 기구에 외국인 환자의 의료분쟁과 관련된 법률전문가는 전무하며 모두 민간 법률전문가나 자국의 변호사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에는 외국인 환자와 관련된 분쟁조정 규정이 전무하기 때문에 자국의 법규정에 따를 경우 피해보상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피해보상 지연으로 인한 국가 신인도 하락 문제뿐만 아니라 국내 의료기관의 피해도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주헌 변호사(법무법인 청목)는 “나라마다 적용되는 법이 다르기 때문에 외국인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했을 때 그 재판을 어디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간 돌발상황때 대비책 없어 외국인 환자가 우리나라에 왔을 때 가장 불편해하는 점은 언어문제다. 관광업체에서 제공하는 전문통역인을 대동할 경우 문제가 없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혼자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거나 자국으로 돌아가 전화로 문의해야 할 경우 언어문제로 곤란한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와 관련, 메디컬 콜센터(1577-7129)를 개설해 영어와 일어, 중국어 등 3개 국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운영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기 때문에 시차가 4~5시간만 차이가 나도 연락이 어려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의료관광을 홍보하는 정부의 외국인 전용 홈페이지조차 없어 인터넷으로 인증된 정보를 얻을 방법도 전무하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청문회스타… 대통령… 투신… 풍운의 정치역정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청문회스타… 대통령… 투신… 풍운의 정치역정

    23일 오전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줄곧 우리 사회의 주류와 다투는 비주류의 삶을 살았다. 상업고등학교 출신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해 인권 변호사로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대통령 임기 중에도 노 전 대통령은 수많은 성역과 금기에 맞서 고군분투했다. 그가 불러 일으킨 ‘노풍(風)’은 주류 사회에 불어 닥친 비주류의 ‘반란의 바람’과도 같았다. 노 전 대통령은 1946년 8월6일 아버지 노판석(사망)씨와 어머니 이순례(사망)씨 사이에서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형제 자매로는 큰형 영현(사망)씨와 둘째형 건평(67·구속)씨, 누나 명자(81)·영옥(71)씨가 있다. 김해 진영읍에서 10리 정도 떨어진 산골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진영 대창초등학교(1959년)와 진영중학교(1963년), 부산상업고등학교(1966년)를 각각 졸업했다. ●고졸로 사시 합격… ‘인권 변호사’로 전형적인 서민 가정에서 자란 노 전 대통령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68년 3월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당시 강원 원주에 있던 육군 1군사령부에서 부관부 행정병으로 복무했다. 만기 제대 후 노 전 대통령은 같은 고향 출신인 부인 권양숙(62)여사와 1973년 1월 결혼해 아들 건호(36)·딸 정연(34)씨를 낳았다.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권 여사는 할아버지의 병 문안차 고향에 갔다가 군에서 막 제대한 노 전 대통령을 다시 만나 연인이 됐다. 노 전 대통령은 고졸 출신에게 사법시험 응시 자격을 주는 ‘사법 및 행정요원 예비시험’을 통과한 뒤 두차례 낙방 끝에 1975년 제17회 사법시험에 유일한 고졸 출신으로 합격했다.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1977년 대전지방법원에서 판사로 부임했지만 7개월 만에 그만두고 부산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적성에 맞지 않아서”라는 이유였다. ‘변호사 노무현’은 곧 ‘인권 변호사’로 인식된다. 1981년 5공 정권이 사회과학 서적을 읽은 혐의로 대학생 20명 남짓을 기소한, 민주화 세력에 대한 용공조작 사건인 ‘부림사건’을 변론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에도 학생과 노동자 등이 연루된 사건을 도맡아 변호하면서 ‘인권 변호사’로 알려지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13대 총선 당시 부산에서 통일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정치인 노무현’의 인생은 한마디로 ‘풍운아’라고 요약할 수 있다. ‘좋은 때를 타고 활동하여 세상에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그대로 적용된다. 1988년 국회 입성도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총재의 재야인사 영입 사례로 이뤄졌다. 그는 국회 5공 청문회에서 “전두환 살인마”를 외치며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의원 명패를 집어 던지며 ‘청문회 스타’로 부각됐다. 1990년 3당 합당 때는 ‘역사적 반역’이라며 합류를 거부했다가 ‘삼수’의 시련을 겪었다. 1992년 총선 실패, 1995년 부산시장 도전 실패, 1996년 서울 종로 패배의 쓰라린 경험이었다. 계속되는 패배로 정치권의 야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1997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국민회의에 입당, 김대중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새로운 기회를 잡는다. 당시 민주당 잔류파와 함께 결성한 국민통합추진회의가 ‘3김 청산과 세대교체’를 내건 이인제 후보 지지 등으로 의견이 갈릴 때 “시대의 과제는 정권교체”라고 주장했다. 이어 1998년 7월 종로 보궐선거에서 6년 만에 원내 재입성에 성공했으나 2000년 16대 총선에서 종로를 마다하고 부산에 자원 등판했다가 쓴 맛을 보게 된다. ●‘노사모’ 바람 일으켜 대통령 당선 2000년 해양수산부 장관 발탁은 새로운 전기로 작용했다. 대권 도전의 중요한 발판이기도 했다. “정치인 집단을 조직화하고 세력으로 엮어 이끌어 나가는 조직적 리더십을 한 차례도 실험해 보지 않았다.”고 스스로 고백했듯, 약점을 보완하는 기간이었다. 2001년 3월 장관직을 떠난 뒤 노 전 대통령은 본격적인 대선 후보경선 준비에 나선다. 변변한 조직도 없었지만 국민참여 경선에 힘입어 ‘이인제 대세론’을 극복했다. 몇 차례 말 실수로 ‘불안하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지지도 하락을 겪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축구 4강 열기에 힘입어 상승세를 탔던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에 성공해 다시 힘을 얻었다.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소액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나눠 준 ‘희망돼지 저금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투표 하루 전날 정 후보의 일방적인 지지철회로 후보 단일화는 깨졌지만 그는 ‘노사모’ 등 팬클럽의 지지를 얻어 대권을 쥐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대통령 노무현’의 행보 역시 순탄치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중 선거법 중립 의무 위반, 국정·경제 파탄, 측근 비리 등의 이유로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었다. 16대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2004년 3월12일부터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한 5월14일까지 63일동안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다. 그러나 이것이 오히려 역풍을 불러 일으켜 제3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국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하며 한나라당의 의회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노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을 떠받친 것은 ‘충돌’과 ‘도전’이었다. ‘도덕성’은 힘의 근원이었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성장기와 자수성가형 인생 스토리는 ‘못 가진 자’에 위안을 주며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재임기간 중 측근인 안희정·최도술 씨 등 386세력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옥고를 치르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형 건평씨를 둘러싸고 2003년 1월 인사개입설을 시작으로 재임 기간 내내 친인척 비리 의혹이 불거졌지만 노 전 대통령은 그때마다 ‘도덕성’을 방패막이로 내세웠다. 그러나 그 방패막이로는 오래 버티기 힘들었다. 지난해 12월 건평씨가 세종캐피탈 대표 홍기옥(59·구속)씨에게서 ‘농협중앙회가 세종증권을 인수하도록 정대근 농협 회장에게 청탁해 달라.’는 명목으로 29억 6300만원을 받아 구속 수감됐다. ●수뢰혐의로 수사받자 비극적 최후 이어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권 여사가 박 회장의 돈을 받아 썼다는 글을 올린 이후 권 여사와 아들 건호씨가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노 전 대통령 자신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불명예를 남겼다. ‘노무현만은 다를 것이다.’고 평가했던 많은 국민에게는 실망을 안겨줬다. 굴곡 많던 정치인생을 버티게 했던 유일한 자산을 잃게 된 셈이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구 시대의 막내가 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프로야구 선수노조 설립 무산 위기

    프로야구 선수노조 설립이 선수들의 전면 이탈로 무산 위기에 처했다. 지난 18일 노조 설립을 위한 8개 구단 대표자 모임에서 삼성과 LG 선수단이 먼저 불참을 선언했고 21일 두산과 KIA가 노조 설립 반대로 돌아섰다. 이어 22일에는 나머지 4개 구단 선수단이 가세했다. 전 구단 선수들이 나흘 사이 모두 노조 불참을 선언한 것. 한화는 22일 선수협회가 노동조합 설립과 관련해 실시하는 찬반투표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SK의 주장 박경완도 “불참 선수단이 늘어나는 마당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며 참여 의사를 철회했다. 히어로즈 선수단도 이날 광주 KIA전을 앞두고 회의를 가진 뒤 “노조 설립에 적절한 때가 아니다. 다른 구단들도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우리도 찬성 입장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롯데도 선수단 회의에서 노조 동참의사를 철회하고 진행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고 선수협회에 통보했다. 전 구단 선수들이 노조 설립에 반대하면서 선수협회의 노조 설립 동력은 상실됐다. 선수들과 충분한 상의 없이 노조 결성을 밀어붙인 지도부의 위상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시즌 중 갑작스러운 노조 추진으로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한 데다 노조의 주인이 돼야 할 선수들을 먼저 설득하지 못한 것이 선수들의 연쇄 이탈의 원인으로 꼽힌다. 권시형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구단의 일방적인 발표일 뿐 선수들 전체의 뜻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다음달 1일 총회 투표 결과를 지켜보면 된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30분) 지리산을 원형으로 아우르는 지리산 둘레길. 총 300여km, 국내 최초의 장거리 도보길로 2011년에 완성을 앞두고 있다. 지리산 둘레의 3개도(전남, 전북, 경남), 5개시·군(구례, 남원, 하동, 산청, 함양), 16개 읍·면, 80여개 마을을 둘러 이어주는 길이다. 건축가 이일훈, 여행작가 노동효와 함께 둘레길 여행을 떠나본다. ●체험, 삶의 현장(KBS1 오전 9시) 가수 권선국, 정정아가 부산 기장바다로 12시간 동안 계속되는 멸치잡이 체험에 나선다. 개그맨 황기순, 최형만, 탤런트 권혁호, 가수 다비치가 구슬땀 뚝뚝 흘리며 강원도 철원땅 모내기 일꾼으로 부름받고 출동한다. 또 개그맨 심현섭은 아름다운 섬 제주도 말 목장 일꾼으로 변신한다. ●늘 푸른 인생(MBC 오전 6시10분) 녹음이 짙은 자연 속에서 순박하게 지내고 계신 전남 곡성군 오산면 연화마을 어르신들을 만나본다. 3년 전, 악보도 볼 줄 몰랐던 아마추어 10명의 어르신들로 결성된 ‘한마음 실버밴드’. 지금까지 20~30회의 공연을 치르면서 베테랑 연주자가 되셨다는 의정부 ‘한마음 실버밴드’를 ‘찾아라, 시니어스타!’에서 만나본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45분) 미국 ABC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로스트’. 이 드라마에서 배와 섬이 사라지는 에피소드가 소개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야기의 모티브가 된 장소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악마의 바다’로 불리는 그곳. 과연, 그곳의 정체는 무엇인지 이야기를 통해 알아본다. ●희망풍경(EBS 오전 6시) 오직 팔의 힘만으로 몸의 균형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하반신 마비의 열한 살 인어공주 윤미영.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미영이가 제29회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에 출전한다. 드디어 ‘수영선수’라는 이름을 걸고 첫걸음을 뗀 미영은 힘차게 희망의 물살을 가르기 시작한다. ●SBS스페셜(SBS 오후 11시20분) 카메라를 들었으되 눈이 아닌 마음으로 찍는 청년이 있다. ‘다발성 신경경화증’이라는 병으로 스물 셋에 시력을 잃어 ‘시각장애인’이란 낙인을 얻은 노동주. 그가 카메라를 들고 아일랜드의 밸리토빈 캠프힐을 찾았다. 캠프힐의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어떻게 서로를 보듬고 역할을 나누며 살아가는지를 카메라에 담는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2004년 12월에 있었던 아시아의 쓰나미는 인도양 연안에 커다란 타격을 입혔다. 쓰나미가 지나간 직후 숲이나 모래 언덕, 산호초가 있는 연안 지역은 상대적으로 타격을 적게 입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런 자연 환경들이 쓰나미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자연 보호막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 ‘화학부대 이전 촉구’ 구민 결의대회

    도봉동에 있는 육군 화학부대 훈련장의 이전을 촉구하는 주민 결의대회가 열린다. 20일 이전촉구추진위원회에 따르면 도봉주민 2000여명은 22일 오후 도봉구청앞 광장에서 제21화학부대 훈련장 이전을 촉구하는 구민 결의대회를 갖고, 결의문을 국방부 등에 전달하기로 했다.도봉1동 132 일대에 위치한 화학부대 화생방종합훈련장은 주택밀집지역이라 주거환경과 어울리지 않고, 현재는 군 훈련장으로서의 용도는 사라진 채 창고 역할만 하고 있다. 주민들은 “화학부대 훈련장은 인근 지역을 우범지대로 추락시키고, 주거환경의 질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지역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주장한다.도봉구의회는 앞서 3월10일 화생방종합훈련장 이전촉구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고, 도봉지역 14개 동 주민들은 훈련장의 이전을 촉구하는 ‘이전촉구추진위원회’를 결성됐다.길민환 이전촉구추진위원장 등은 지난 4월1일 화학부대 훈련장 이전과 관련, 수도방위사령부 교육과장과 부대장을 만났다. 추진위는 또 14개 동 주민 22만여명의 서명과 ‘40만 도봉 주민의 소망과 결의’를 국회, 청와대, 서울시 등에 전달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하기로 했다.도봉구는 화학부대 훈련장이 이전하면 고교 선택제 시행 등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특목고, 자율형 사립고 등을 유치해 ‘교육일등 자치구’로서의 면모를 갖출 계획을 갖고 있다. 길 위원장은 “주택가 한가운데 흉물처럼 방치된 화학부대 훈련장을 주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면서 “40만 도봉 주민이 똘똘 뭉쳐 화학부대 훈련장을 이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그의 삶 그의 꿈] ‘장기하와 얼굴들’

    [그의 삶 그의 꿈] ‘장기하와 얼굴들’

    “니가 깜짝 놀랄 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 거다 / 뭐냐 하면 /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 니가 들으면 십중팔구 불쾌해질 얘기를 들려주마 / 오늘밤 절대로 두 다리 쭉 뻗고 잠들진 못할 거다 (…) 이건 니가 절대로 믿고 싶지가 않을 거다 / 그것만은 사실이 아니길 엄청 바랄 거다 / 하지만 / 나는 사는 게 재밌다 하루하루 즐겁다.” 가사가 가히 충격적이다. 노래 가사에서 ‘별일 없이 별 걱정 없이 재밌게 산다’고 고래고래 큰 소리로 외치고 있다. 세상을 살면서 어떤 사람에게서도 이런 말을 들어본 것 같지 않다. 세상은 팍팍하고 살기 힘들다고 믿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장기하와 얼굴들’은 노래하고 있다. 세상이 뭐라 하든 나는 재미있게 살고 있다고. 사랑 노래와 이별 노래로 가득 차 있는 대중음악계에 이런 노래 하나쯤 있어도 좋을 것 같다. 아직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도 많겠지만 요즘 떠오르고 있는 ‘장기하와 얼굴들’ 첫 번째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2008년 3월에 결성된 신인 밴드이다. 노래를 짓고 부르는 장기하와 베이스 치는 정중엽, 기타의 이민기, 드럼의 김현호 그리고 코러스와 안무를 맡고 있는 미미시스터즈 이렇게 여섯 명으로 구성된 인디(독립음악)밴드다. 이들은 인디밴드로는 드물게 나오자마자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싱글 음반 발매 초기에는 홍대 인근을 중심으로 소소한 반응을 이끌어 냈으나 ‘10회 쌈지싸운드페스티벌 숨은 고수’, ‘EBS 스페이스 공감 9월의 헬로루키’ 등에 선정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그들의 싱글 음반은 멤버들이 수공업으로 제작하여 대략 1만 장 이상을 팔아치웠고, 정규 앨범은 출시된 지 일주일도 안 된 지난 3월 2일 일일 음반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인디밴드의 음악이 주류음악의 톱스타들을 제쳤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주간 차트에서는 신혜성, 플라이투더스카이 다음으로 3위를 차지했다. 음반시장의 불황과 인디밴드의 상황을 고려할 때 과연 실로 엄청난 성적이다. 한국대중음악상 네티즌 투표에서 빅뱅의 태양을 물리치더니 정규 앨범은 나오자마자 매진이다. ‘인디계의 서태지’라는 말도 모자라 이제는 ‘인디계의 워낭소리’라는 말까지 듣고 있다. 그들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독특한 가사와 7, 80년대 포크송을 닮은 이들의 노래에서 사람들은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일까. 지난 2월 27일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정규 앨범 발매 기념 ‘장기하와 얼굴들’ 공연이 있었다. 공연 시작이 저녁 8시부터였지만 7시부터 상상마당은 꽉 차기 시작했다. 기자들을 포함, 조그만 공연장은 장기하를 외치는 팬들의 관심과 열기로 가득했다. 이미 인터넷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달이 차오른다 가자> <아무 것도 없잖어> <나를 받아주오> <싸구려 커피>를 비롯해 <오늘도 무사히> <삼거리에서 만난 사람> <별일 없이 산다>를 부를 때마다 팬들은 열광했다. 어떤 여자 팬은 “꽃보다 기하”(꽃보다 남자를 패러디한)를 외치기도 했다. 인터뷰를 신청했지만 앨범 제작과 공연 등으로 정신 없이 바빠서 부득이 이메일을 통한 인터뷰로 만족해야 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편집부(이하 편): 첫 번째 앨범 발매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첫 느낌은 20대들이 좋아할만한 음악이 아닌 것 같은데 그들이 열망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장기하(이하 장): 저희가 옛날 음악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 자신이 20대이고 저 자신의 경험을 노래에 담는 것이니 적어도 일부의 20대는 분명히 공감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편: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 산울림이 생각났다. 산울림을 좋아하는가? 또는 영향을 받았는가? 장: 물론 좋아하고, 물론 영향을 받았습니다. 편: 당신들의 성공은 인디신에도 영향을 준 것은 물론, 다른 분야에도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당신들의 성공(일단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성공이라고 한다면)은 크게 어필했다고 본다. 그런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장: 저마다 입장과 사정이 다를 것이기 때문에 별로 해주고 싶은 말은 없습니다. 다만 제 경우에는 최대한 하고 싶은 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 생각을 실천한 것이 저 자신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편: 제작 또는 판매 시 생긴 에피소드는? 장: 멤버들이 둘러앉아 직접 시디를 만들면 재미도 있었지만 나중에 주문량이 많아졌을 때에는 레이블 식구들이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에피소드라면 시디를 직접 구워 팔았기 때문에 시디를 사신 분들이 ‘공시디가 들어 있다’ ‘다른 음악이 나온다’며 교환을 요구한 일이 종종 있었거든요. 물론 다 교환해 드렸고요. 편: 인디계의 서태지, 장교주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이중 본인들이 제일 좋아하는 별명은 무엇인가? 또 앞으로 불려지고 싶은 별명이 있다면 ? 장: 그 두 가지가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 같습니다만, 글쎄요. 저는 그냥 제 본명으로 불릴 때가 가장 좋습니다. 편: 미미시스터즈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다. 언제쯤 선글라스를 벗고 말을 할 것인가? 단순한 전략인가? 장: 그냥, 보시는 그대로입니다. 그리고 저는 밴드 멤버들이 모두 신상을 공개하고 발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공연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 좋은 공연을 하는 것은 필수이지만 무대 밖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하는 것은 선택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미시스터즈가 선글라스를 벗고 말을 할 계획은 아직 전혀 없습니다. 편: 음악을 시작할 때 어떤 생각으로 달려들었나? 그때와 비교해 보면 지금은 어떤가? 장: 언제 시작했다고 똑 부러지게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어떻게 보면 초등학교 때 친구와 함께 좋아하는 가요를 화음을 넣어 부르던 때부터라고도 할 수 있지요. 지금은 제가 직접 노래를 만들게 되었고 이것저것 좀더 체계적으로 하게 되었지만 재미있는 것을 한다는 점에서는 그때와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편: 당신들의 꿈은 무엇인가? 어떤 자세로 음악을 할 생각인가? 장: 하기에도 재미있고 듣기에도 재미있는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이 재미라는 말에는 많은 것이 포함됩니다. 기뻐서 재미있을 수도 있고 슬퍼서 재미있을 수도 있고 웃겨서 재미있을 수도 있고 괴로워서 재미있을 수도 있죠. 어쨌든, 꼭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편: 음악을 하는 사람과 그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팬)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장: 불가분의 관계이겠지요. 특히 대중음악에 있어서는 말이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랫동안 같이 재미있게 놀았으면 좋겠습니다. 편: 다른 매체에서 하지 못한 말,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하는 것이 있다면? 장: 꼭 부르고 싶은 노래는 있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은 없습니다. 꼭 부르고 싶은 노래들은 앨범에 실었고, 또한 앞으로 많은 공연들을 통해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공연장에서 뵙겠습니다. 가요계든 어디든, 기존의 흐름에서 벗어난 이질적인 존재의 출현으로 그 세계는 보다 풍성해진다. ‘장기하와 얼굴들’이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에게 보다 다채로운 음악의 세계를 보여주기 바란다. 글 편집부
  • 대한항공 댄스그룹 ‘직딩 슈주’ 떴다

    대한항공 댄스그룹 ‘직딩 슈주’ 떴다

    직장인이 만든 슈퍼주니어의 ‘소리소리(Sorry, Sorry)’ 뮤직비디오 동영상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대한항공 직원 10명이 결성한 ‘직딩 슈주’가 그 주인공. ‘직딩 슈주’는 20~40대의 대한항공 직원 10명이 4월20일 의기투합해 구성한 사내 프로젝트 댄스 그룹이다. ‘사무실에서 즐거움(Fun)을 찾아보자.’는 뜻에서 젊고 끼 있는 직원들이 모였다. 양복 입고 배 나온 ‘슈주’치고는 춤이나 편집이 수준급이다. 이들은 특별히 춤을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이 뮤직비디오를 틀어놓고 무작정 따라했다고 한다. 연습은 점심시간이나 업무가 끝난 뒤 틈틈이 모여서 했다. 때문에 뮤직비디오의 배경은 해질녘의 공항 격납고, 셔터가 내려진 본사 건물 앞 등이다. 이들이 만든 동영상은 인터넷에서 ‘직딩들의 소리소리’라는 이름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네이버, 다음, 싸이월드 등 포털에서 10만건 이상의 클릭수를 기록했다. 동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손발이 오그라드는 듯한 감동이다. 나도 취직해서 저런 거 해보고 싶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직딩 슈주’는 15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칼맨(KALMAN) 작은 음악회’에서 오프라인 공연을 펼쳐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음악회에는 ‘직딩 슈주’외에도 신입사원 12명으로 구성된 ‘09앤(&)’의 치어리더 쇼, ‘더 라이언 슬립스 투나잇(The Lion Sleeps Tonight)’ 아카펠라 공연 등이 선을 보였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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