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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3) 초·중학생 유학은 불법

    [탐사보도-법따로 현실따로] (3) 초·중학생 유학은 불법

    “유학이 불법이라뇨?” 서울 장안동에 사는 주부 박모(36)씨는 11일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을 뉴질랜드로 유학시키기 위해 학교를 찾은 김씨는 ‘조기 유학은 불법이라서 추천장을 써 줄 수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씨는 “주위에선 아무 문제없이 다들 갔는데 불법이라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서울 상계동의 주부 이경자(39)씨는 최근 중학교 1학년 아들을 필리핀으로 보내려다 일정을 미뤘다. 이씨는 “지난해 초에는 아무 문제없이 다녀왔는데, 갑자기 학교에서 깐깐하게 나왔다.”며 “규제를 해도 나갈 사람은 다 나가는데, 괜히 걸리는 사람만 재수없이 손해보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주부 김은정(40)씨는 방학을 앞둔 지난 연말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두 달 일정으로 영국에 보냈다. 김씨는 “학교에서 무단 결석 처리를 한다며 특목고에 응시할 때 내신상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며 “친구 아들 학교에서는 3주 결석을 눈감아 주기로 했다던데 단속을 하려면 확실히 하지, 아이를 범법자로 만드는 법이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2000년 2500여명에 불과했던 초·중 유학생 수는 2005년엔 1만 4818명으로 6배 가깝게 늘었다. 대부분은 불법 유학이고, 유급을 감수해야 한다. 서울 양천구 Y중학교 3학년 P군은 1학년때 호주에 유학을 다녀와서 유급을 했다. 같은 학교 K군은 미국 유학을 갔다가 유급을 해야 한다는 학교측 설명을 듣고 결석일수 3개월을 채우기 전에 귀국행 비행기를 탔다. 분당에 사는 학부모 유모(41)씨는 중학생 딸을 매년 미국으로 보낸다. 벌써 3년째다. 유씨는 “현지 영어교육은 필요한데 장기결석은 아무래도 내신에 불리할 것 같아 해마다 2개월씩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 박모(37)씨는 “초등학생 딸을 미국에 보내려고 해외에 가족여행을 간다고 둘러대 결석처리를 막았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에서의 혼란도 학부모 못지 않다. 서울 대치동 D중학교 관계자는 “지난해에만 전학년에서 50명이 해외 유학을 떠났다. 전년도에도 40명 정도가 자리를 비웠는데 최근 그 수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동 A초등학교에서도 지난해 20명이 학교를 떠났다. 학교측은 “유학을 떠난 학생은 재작년 10명에서 작년에 두 배로 늘었는데, 이것도 학교에서 파악한 숫자만 이 정도다. 말도 안 하고 떠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교사들도 골치를 앓고 있다. 원칙적으로 유급돼야 하는 학생을 진급시켜달라는 부모들의 성화탓이다.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담임교사인 이모씨는 “반 아이가 3월 말에 어학연수를 가서 10월에 돌아왔다. 수업일수가 모자라 유급을 해야 할 상황인데, 졸업을 시켜달라고 난리”라며 “원칙대로 처리했지만 학부모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학교측에서 유학생들을 말릴 방법도 마땅찮다. 조기유학생이 특히 많은 강남의 C중학교 교감은 “중학생 유학은 불법이라고 말려도 비자를 핑계로 성적증명서와 재학증명서 등 필요한 서류를 떼간다.”며 “사실 말만 불법이지 제재 수단이 아무 것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 규제 풀고 질 낮은 유학원 단속해야 초·중등학생의 조기 유학을 불법으로 규정한 법규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의는 지난 1999년에 시작됐다. 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는 교육부에 ‘국외유학에 관한 규정의 자비유학자격 기준을 완화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법적 실효성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결국 여론의 반대에 부딪혀 전면 폐지는 없던 일이 됐다. 대신에 고졸자에서 중졸자로 유학 기준을 낮추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유학제한을 폐지하면 유학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폐해를 정부에서 조장하는 꼴이 된다는 시민단체의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폐지 논의는 끊이지 않는다. 규제가 완화되긴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안 된 탓이다. 교육부도 여전히 ‘조기유학 제한 규정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여론은 아직까지 규제 쪽에 손을 들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폐지를 검토하기 위해 2005년에 설문조사를 해봤는데 과반이 규제가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지속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지만 아직 국민정서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국민정서를 감안하면 조기유학을 금지한 법규를 고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한국교육개발원의 김홍원 학교혁신연구실장은 “유학 규제는 우리나라 밖에 없는 데다 법적 효력도 없다.”고 지적했다. 조기유학을 금지하는 현행 법규는 대표적인 반쪽짜리 법이다. 불법자를 무더기로 양산하고 있지만, 법은 집행되지 않는다. 때문에 조기유학을 불법으로 정한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조기유학 관련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난립하고 있는 유학원들은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일반 학원은 ‘학원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부의 감독을 받지만, 유학원은 제외된다. 세무서에 등록만 하면 누구나 차릴 수 있다 보니 피해를 입어도 소비자보호원 외에는 피해를 호소할 곳도 없다. 김홍원 실장은 “지켜지지 않는 규제는 풀고, 대신 검증되지 않은 질 낮은 유학알선업체를 규제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 유학원에 직접 가보니 “남들 다 하는 불법은 불법이 아니죠.” 12일 유학원이 밀집한 서울 종로·강남 일대를 찾았다. 조기유학을 알선해 주는 유학원들은 불법성 여부엔 관심이 없었다. 일부 유학원은 “조기 유학이 왜 불법이냐.”며 어리둥절해 했고, 일부 유학원은 “교육청이나 학교에서도 묵인해 주는데 우리가 신경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의 관심은 불법 여부가 아닌 ‘얼마짜리’ 유학이냐에 쏠려 있었다. C유학원을 찾아 “초등학교 5학년 아이를 1년간 미국으로 유학보내고 싶다.”고 상담했다. 상담 책임자는 대뜸 “프로그램에 따라 1500만원에서 3500만원짜리가 있는데, 얼마짜리를 원하느냐.”고 물었다. 가격이 높을수록 현지 신변보장이 확실하다는 얘기였다.“싸게 보내면 아이의 신변이 불안할 수도 있냐.”고 되묻자 책임자는 “꼭 그런 것은 아니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대신 “3500만원짜리 유학은 미국 국무성이 관할하는 재단을 통해 이뤄진다.”면서 “재단이 홈스테이에서부터 방과후 교육까지 모두 책임지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조기유학이 불법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처음 듣는 얘기”라며 “이번 겨울 방학에만 40여명의 유학을 주선하는데 아무도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이상한 사람’ 취급을 했다. 이어 찾은 국내 최대 규모의 I유학원. 김모 차장은 “중학생 이하의 유학은 모두 불법”이라고 시인하면서도 “그동안 아무도 처벌받거나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보수적인 학교에선 무단결석이나 유급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서울·경기 지역의 학교들은 워낙 조기유학생이 많아 알아서 다 해결해 준다.”고 안심시켰다. 이번엔 중국 전문 M유학원을 찾았다. 유학원 상담원은 “요즘엔 중국이 대세”라며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이 딱 좋은 시기”라고 추천했다.“2년 정도 있다가 한국으로 돌아오려 한다.”고 하자 상담원은 “정상적으로 허가받고 정규 학교를 다니면 학력이 인정되고, 학교와 얘기만 잘 하면 초·중학생은 문제없이 재입학할 수 있다.”고 했다. 유학원이 이처럼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도 유학원을 감독할 관리 당국조차 없다. 대전 유성구에 사는 김모(45)씨는 지난 여름 한 유학원이 소개한 미국교환학생프로그램에 1000여만원의 돈을 내고 아들을 보냈다가 낭패를 봤다. 김씨는 “미 국무부 프로그램으로 엄격하게 선발된 중·상류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공립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준다고 해서 보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고 했다. 김씨는 “학업까지 중단하고 간 아이가 입은 피해를 어디서 보상받아야 되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육부 관계자는 “유학원을 맡은 부처가 없다.”며 “유학원을 단속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교육부에는 관리·감독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 “학교장 재량” 고무줄 해석 난무 조기유학이 불법이라는 법규정이 현실과는 괴리가 많다는 지적에 교육당국은 ‘법은 법, 현실은 현실’이라는 반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질병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결석처리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법 따로, 현실 따로인데 교육부의 방침과 지침이 학교에서 먹힐까. 교육부는 무조건 결석처리하라는 지침을 내려놓고 있지만 교육청과 일선 학교마다 실행은 제각각이다. 원칙은 온데간데없이 학교장 재량만 난무하면서 고무줄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경기도의 한 교육청 관계자는 “해외유학을 인정하지는 않지만, 학교장 재량에 맡긴다.”고 설명했다. 학교 내의 교과목별이수인정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얼마든지 재취학과 진급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서울시내 강남지역 교육청 관계자는 대놓고 “(해외에서 받은 교육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학부모들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고, 교사들도 원칙만 되풀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중학생에게는 유학이 허용된 고등학생에 준하는 원칙이 적용되기도 한다. 서울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 관계자는 “중학생 유학이 불법은 맞지만, 학생의 학습권을 존중해서 고등학생과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면서 “제 학년에 재취학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중학생에게 고등학생 원칙을 적용한다는 얘기에 교육부 관계자는 “말도 안 된다.”면서도 “재량권이 학교장에 있기 때문에 유학생의 학적처리를 단속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조기유학을 불법으로 정해 놓은 바람에 조기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은 졸지에 ‘범법 유학생’이 되고, 학교마다 들쭉날쭉 해석을 하고 교육부는 뒷짐을 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 초·중생 유학 왜 불법인가 한해에 1만여명 이상 떠나는 초·중학생들이 불법자로 몰리는 근거는 교육기본법에 있다. 교육기본법의 국외유학규정에서는 중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을 가져야 유학으로 규정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전체 수업일의 3분의2이상을 출석해야 진급할 수 있도록 정해놓고 있다. 무단 결석 3개월을 넘으면 일단 학적정리가 된다. 이렇게 되면 정원에서 제외되고 수업일수가 모자라 유급을 하게 된다. 교육부는 이런 규정을 근거로 조기유학을 떠난 학생들을 결석처리하도록 지침을 내려보내고 있다. 불법 유학을 하면 이들이 해외에서 받은 교육도 국내에서는 인정받지 못한다. 다만 예·체능계 중학생으로 특기가 뛰어나 학교장 추천을 받거나, 외국 정부의 장학생으로 선발돼 국제교육진흥원장의 허가를 받는 경우에는 예외로 인정받는다. 이민이나 해외파견 등으로 부모와 함께 외국에 합법 체류할 경우에는 교육기간이 인정되지만, 이 경우는 유학이 아닌 해외이주, 파견동행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조기유학을 떠난 초·중학생의 대부분은 불법이 된다. 예를 들어 초·중학생이 6개월 동안 해외유학을 다녀왔다면 그 기간동안은 결석처리된다. 하지만 이행과정에서 적용되는 원칙은 고무줄이다. 서울시 교육청 초등교육정책과 관계자는 “중학교 1학년 학생이 4월에 유학을 갔다가 그 해 10월에 돌아오는 경우, 학년이 남아 있으니 1학년으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수업일수가 모자르기 때문에 그 학년을 다시 이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0월에 갔다가 다음해 4월에 오는 경우는 달라진다. 학년도 없고, 학력도 인정되지 않는다. 이 때는 학교에 구제 요청을 해야 한다. 기획탐사부 이창구 강혜승 유지혜 박지윤기자 tamsa@seoul.co.kr ●4회에서는 날로 심각해지는 학교폭력 앞에 무력하기만 한 학교폭력예방법의 문제점을 다룹니다.
  • 외고 파행 운영

    외국어고가 설립 취지와는 달리 제멋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입학시험에 교육과정을 벗어난 수학 문제를 내고, 내신 성적을 부풀리는 등 입시관리와 학사운영 전반이 엉망이었다. 외고의 파행운영 실태가 전체적으로 드러나기는 처음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7일 ‘특목고 운영 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몇 년 전부터 파행 운영 실태를 고발한 언론보도와 국회 교육위원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전면 실태조사를 했다.대상은 서울지역 외고 6곳을 비롯해 전국 29개 외고와 과학고 17곳, 국제고 2곳 등 48개교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입시관리 분야였다. 전국 29개 외고 가운데 대부분이 구술·면접고사에서 변형된 지필평가를 실시하고, 적성·창의성 검사라는 이름으로 수리형 문제를 출제했다. 학사 운영도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다.D고를 비롯한 6개교는 해외 유학을 위한 영문성적증명서를 발급하면서 내신 등급을 멋대로 바꾸고, 수우미양가 등 평어도 ‘ABCD’로 바꿔 표기했다.특히 ‘수’를 받으려면 90점 이상이어야 하지만 70∼80점 이상이면 모두 ‘수’로 표기하기도 했다.E고와 F고 등 두 곳에서는 미국 대학진학에 필요한 SAT 또는 PSAT시험에 응시하느라 결석한 학생을 출석처리하거나 학교 시험을 면제해 주기도 했다. G고는 전·편입학 절차를 투명하게 운영하지 않아 지적을 받았다.A고 등 6곳은 금지돼 있는 자연계 진학반을 버젓이 운영하다가 적발됐다.D고 등 4곳은 유학반 운영비를 학교회계에 포함시키지 않고 학부모회에서 별도 관리하고 있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구청 주부대학 가면 제2의 인생이 보여요”

    “구청 주부대학 가면 제2의 인생이 보여요”

    맞벌이를 위해 취업과 창업전선에 나서려는 주부들이 늘면서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주부대학을 100% 활용하는 ‘열혈 아줌마’들도 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서 운영하는 주부여성교양대학을 통해 1년4개월간 무려 4개의 조리사 자격증을 따낸 억척주부 고정순(45)씨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주부대학은 펀드보다 좋은 투자(?) “한 학기에 12만원을 투자해 자격증을 따고 직장도 얻는다면 잘 나가는 펀드보다 좋은 투자 아닌가요.” 강서구 화곡7동에 사는 주부 고정순씨의 하루는 짧기만 하다. 내발산동과 목동을 오가며 식당 2곳의 음식 맛을 책임져주는 일 외에도 매주 2차례 아파트 주부들을 대상으로 출장요리법을 강의한다. 겨울방학이라 잠시 쉬고 있지만 3월부터는 강서구 화원중학교에서 특별활동 요리교사로 활약할 예정이다. 월수입은 200만원이 조금 넘는 정도. 하루 종일 발품 파는 것을 생각하면 많다고는 하기 어렵겠지만 웬만한 대졸 대기업 입사자의 초봉 수준이다.20년 주부의 야무진 일솜씨에 손맛까지 소문나면서 여기저기서 스카우트하려는 음식점도 많다. 청년실업자 100만명에, 실업급여 신청자만 60만명이 넘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씨는 40대 중반에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셈이다. ●주방 아줌마에서 요리사로 업그레이드 “돈도 돈이지만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특별활동 교사로 일하는 것이 가장 보람 있어요. 아이도 자랑스러워하는 눈치고요.” 고씨는 자칭 주부대학 마니아다. 불혹이 지난 중년의 삶을 변화시킨 것이 바로 구청 주부대학이라는 생각에서다.2005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 말까지 1년4개월여 동안 한식부터 양식, 중식, 일식까지 연달아 모두 4가지 공인 조리사자격증을 땄다. 우연히 구청신문을 보고 주부대학 ‘출장요리반’에 등록한 것이 계기가 됐다. “10년간 분식집과 도시락 전문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었지만 자격증도 따고 음식도 제대로 배워 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수업시간에 배운 음식은 손이 기억할 정도로 집에서 연습했다. 공중보건부터 식품위생, 식품관련 법까지 필기시험준비를 위해 늦깎이 공부도 해야 했다. 중·고교생 자녀 2명을 뒷바라지해야 하는 엄마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 자격증이 생기면서 여기저기 일거리도 생겼다. 대우도 달라졌다. “월급, 주방에서 담당하는 일, 업무시간까지 확 달라졌어요. 주방 아줌마에서 요리사로 업그레이드한 거죠.” ●싸다고 결석하면 치명적 자치구마다 연평균 1000명이 넘게 수강하는 주부대학. 하지만 수료한다고 누구나 성공담을 쓰는 것은 아니다. 고씨는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우선 적성에 맞는 과목을 고르고 자격증이나 창업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그럴듯해 보이는 과목보다는 실용성을 우선 판단하시고요. 싸다고 결석하는 분들이 많은데 학기가 짧은 만큼 결석은 치명적입니다.” 최종목표는 ‘전문 출장 요리강사’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에는 연세대 여성인력개발연구원에서 진행하는 ‘푸드 코디네이션’ 과정도 수료했다. 그는 “아직은 아줌마의 힘을 다 보여준 것이 아니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날렸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8) 전남대병원 소아암병동학교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8) 전남대병원 소아암병동학교

    “와!방학이다.” 소아암과 싸우고 있는 소아암 병동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전남대병원이 지난 9월28일 문을 연 ‘여미사랑학교’ 학생들이 오는 30일 겨울방학을 맞는다. 악몽의 터널을 빠져 나와 완치의 문턱까지 온 아이들의 입에서는 방학을 맞은 기쁨에 대한 환호성이 넘쳤지만 볼 위로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여미사랑학교’의 전교생은 초등학생 11명, 중학생 13명 등 모두 24명. 이들의 교육을 위해 특별히 파견나온 선생님은 3명이다. 방학이지만 아이들이 외래진료를 받으러 오는 화요일에는 교실 문을 연다. 학교입학이 허용된 학생들은 병원 7층 소아암 입원실에서 골수이식 수술이나 항암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된 환자들이다. 아이들은 2주에 1번씩 외래진료를 받는다. 피 검사, 항암제 투여, 척추 주사 등을 맞는 데 2∼3시간이 걸린다. 기다리는 사이사이에 수업을 받는다. ●링거 달고 살지만 수업은 꼬박꼬박 책가방을 들기조차 버겁기에 교실에는 책상과 의자, 컴퓨터·교과서·참고서 등이 준비돼 있다. 교실벽에 걸려 있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 6점에는 너나 할 것 없이 건강한 사람 얼굴이 그려져 있다. 자신들의 장래 모습인 것 같다는 게 김재란(51) 교사의 설명이다. 화순 오성초등학교에서 파견나온 김 교사는 “함께 공부하던 두 아이가 잇따라 하늘나라로 갔을 때는 정말 힘들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아이들은 수업일수 3분의1을 채워야 유급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너무 아파서 70일을 결석한 영철이(가명·13)는 유급됐다.5학년으로 올라가지 못했다며 한동안 눈물을 쏟다가 토닥거리는 선생님 손길에 표정이 금세 환해졌다. 달래(가명·8·초등1년)는 지난 2월 입원한 뒤 항암치료를 10번이나 받았다. 그래도 “2번만 더 치료를 받으면 내년에 캠프에 갈 수 있다.”며 밝게 웃었다. 공주(가명·16·중2년)는 “골수 이식 수술 뒤 휴학계를 냈는데 다행히 여미학교가 생겨 장래 희망인 교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며 좋아했다. ●“항암치료 끝내면 캠프도 갈 수 있대요” 이들이 거쳐온 소아암병동 입원실에는 젖먹이부터 중학생까지 16명이 서로 의지하면서 지낸다. 가족이 따로 없다. 아이들이라 병실도 의외로 소란스럽다. 보호자들도 애써 이런 분위기를 즐긴다. 창백하고 가냘픈 양손목에 링거 주사기를 달고 사는 아이들 앞에서 엄마는 독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암치료 후유증으로 구토증과 울렁증을 호소할 때면 눈가에 이슬이 절로 맺힌다. 종민(가명·12·초등5년)이는 몸이 좋아지면 목사가 되려고 한다. 고열이 나면서 고통을 호소하는 만성육아종으로 5년 동안 입원과 통원치료를 반복중이다. 손자 걱정에 눈물마저 말라버린 할머니를 오히려 위로했다.6살 때부터 악성빈혈로 치료를 받았지만 학업성적 1등을 놓치지 않은 은경이(가명·11·초등4년)는 골수이식 수술을 받은 뒤 ‘1등’의 욕심을 접었다. 하지만 학교에 나오면 아픈 몸을 부여안고 기어코 1시간 이상 컴퓨터로 화상강의를 듣는 독한 아이다. 백희조(소아과) 교수는 “소아암에는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이 가장 많고 2∼3년은 치료해야 한다.”며 “그러나 장기 치료기간 중 입원은 길어야 4개월이고 나머지는 2주에 1번씩 통원치료를 한다.”고 말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여대생 미인이 왜 나빠”

    “여대생 미인이 왜 나빠”

    올해 「미스·코리어」진(眞)으로 뽑힌 유영애(劉永愛)양(20)이 재학중인 숙명여대(淑明女大)에서 제적(除籍)당할 운명에 놓여있다. 재학중에는 미인대회, TV 「탤런트」 또는 「모델」로 나가지 못한다는 학칙에 걸린 것. 미인다사(美人多事) 랄까? 지난 해엔 「미스」아닌 「미스·코리어」로 말썽이더니 올해엔 학칙이 말썽. 지난 4월 6일 「미스·코리어」본선대회에서 「미스·경기(京畿)」의 자격으로 출전한 유 양은 애교만점의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께 부탁 드릴 일이 있어요. 딸을 낳으시거든 숙대(淑大)에 넣으시고 며느리는 꼭 숙대 출신을 고르셔요』 숙대재학생의 숙대PR에 관중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러나 이 말은 단순한 숙대PR가 아니었다. 바로 대회 2시간전. 「미스·코리어」에의 꿈에 부푼 유 양에게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출전 미녀들의 대기장소인 대원(大元)「호텔」에서 유 양은 화장을 하다 말고 전화를 받았다. 『나 숙대학생처장인데 유 양 본선대회에 나가기만 하면 숙대는 더 다닐 생각 말아요. 아시겠죠? 그러니 유 양이 잘 알아서 처리해요』 전화는 끊겼다. 숙대쪽으로부터 유 양에게 이런 협박(?)이 있기는 이미 여러 차례. 그러니까 대회 2시간전 걸려온 전화는 최후통첩인 셈이었다. 전화가 끝나고 약 30분뒤 이번엔 숙대쪽이 보낸 공식 사절이 대원「호텔」에 나타났다. 이번 대회에 가짜 숙대생이 한명 있었으며, 「미스·경북(慶北)」으로 출전한 A양은 가명으로, 유 양은 본명으로 출전했다. 대원「호텔」에 나타난 숙대조교 역시 학생처장의 말과 같은 말을 하고 사라졌다. 그러나 이런 숙대쪽의 협박(?)보다는 미(美)의 정상을 향한 집념이 더 강했든지 유 양은 본선대회에 나갔고 끝내는 올해 「미스·코리어」진으로 뽑혔다. 새 「미스·코리어」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4월 16일 유 양의 집에 다시 속달우편이 도착했다. 4월 18일까지 자퇴원을 내지 않으면 총장 재량으로 유 양을 제적시키겠다는 내용이었다. 유 양과 함께 「미스·경북」으로 출전했던 A양은 이미 출석일수(出席日數) 미달이란 명목으로 숙대에서 제적 당했다. 유 양은 자퇴원을 쓰려고 마음 먹었다. 그러나 막상 「펜」을 잡고 보니 『저 크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살아오신 홀 어머님 생각이 나서』 자퇴원을 쓸 수가 없었다고. 「미스·코리어」 선발대회를 주관한 H사 쪽에서 유양을 돕기 위해 앞장 섰다. 지난해 「미스·코리어」인 임현정양은 현재 숙대 영문과 3학년에 재학중. H사쪽은 숙대까지 「미스·코리어」 선발대회 출전을 막는 경우 「미스·코리어」 의 질적 저하를 들며 숙대쪽의 재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숙대쪽은 학업에 충실해야 할 여대생이 미의 여왕이 되는 것도 문제지만, 결과적으로 대학재학생이 「미스·코리어」 선발대회 「스폰서」 기업체의 광고 「모델」 로 까지 전락하는 것을 두고 볼수 없다고 팽팽히 맞서있다. 한편 『재학중에는 미인대회, TV「탤런트」 또는 「모델」등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학칙도 말썽거리. 숙대학칙엔 이런 명문(明文) 규정이 없다. 그러나 숙대쪽은 69년 9월부터 이미 여러차례에 걸쳐 숙대의 공식태도를 밝혀 왔으니 불문율(不文律)이 돼있다는 주장. 그러나 유 양의 가족쪽은 『합법적인 입시를 통해 숙대에 들어간 이상 성적불량 혹은 출석일수미달등 학칙을 어기는 행위가 없는 이상 총장재량에 의한 제적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아버지 없는(6·25때 작고(作故)) 유 양을 8살때부터 고교졸업때까지 맡아 키운 유 양의 외조부(外祖父) 박종우(朴鍾禹)씨는 『어떻게 키운 외손년데 학교 못 다니게 하느냐?』면서 화를 벌컥 냈다. 『미인이라고 학교 못 다니게 하면 이 세상 미인은 모두 멍텅구리 되라는 말이냐? 지난 해에도 「미스·코리어」가 숙대에서 나왔다는데 그 아가씨는 학교 다니게 하고 우리 외손녀는 못 다니게 하다니 그런 법이 있느냐?』고. 유 양의 홀어머니 박정애(朴正曖)여사는 『학교에서 자퇴원 내라고 속달이 왔을때 하마터면 기절할 뻔 했어요.「미스·코리어」 된 뒤에 공부를 잘 못했다거나 결석을 많이 했다면 몰라도 .「미스·코리어」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학교를 못 다니게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해요』라고 학교당국의 재고를 바랐다. 당사자인 유 양은 『어떤 교수님은 자퇴할 필요가 없다. 또 어떤 교수님은 자퇴하라고 하니 통 갈피를 잡을 수가 없어요. 주위에서 어떤 분들은 딴 학교로 전학을 하라거나 미국이나 일본에 가서 2년 공부를 마치고 오라고 해요. 그러나 다니던 우리 학교를 두고 왜 딴학교로 옮겨야 하나요?』 유 양의 학교성적은 우수한 편. 1학년때 성적이 평균 B학점. 유 양의 희망은 대학졸업뒤 여고 무용교사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숙대1학년때 교직과목 4학점은 모두 A. 유 양의 말로는 『절 공부시키려고 어머님이 너무 애쓰시는것 같아 2학년때는 더 공부를 잘해 장학금을 타려 했는데…』하며 말끝을 흐린다. 유 양은 「미스·코리어」가 되었다고 『절대로 학교 공부나 몸가짐이 전보다 소홀해 지지 않을 것이니 학업을 계속케 해달라』 고 호소. 유 양의 희망은 올여름 있을 「미스·유니버스」선발대회에 참석해야 하니까 이번 한 학기만은 휴학계를 받아주었으면 하는것. 이런 유 양쪽의 주장에 대해 숙대쪽의 입장도 사뭇 강경하다. 숙대 윤(尹)학생처장은 『지난해 까지만 해도 숙대는 재학생의 「미스·코리어」출전을 허용해 왔어요. 그러나 이대(梨大)등 다른 여대가 모두 불허(不許)하고 있는 것을 숙대만 허용하고 있다고 학부형들의 비난이 많았어요. 게다가 학업에 전념해야 할 여대생이 「뷰티·콘테스트」에 나가고 신문광고에 오르내리는 걸 찬성할 수 있어요? 그래서 지난 9월부터 여러차례 학생들에게「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경고해 두었어요. 이미 불문율이 되어 버렸죠』라고 공식태도를 밝혔다. 앞으로 이 문제는 숙대 교수회의의 의결을 거쳐 확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상당수의 교수들이 유 양을 동정하고 있어 과연 제적이 되느냐는 두고 볼 문제. [선데이서울 70년 5월 3일호 제3권 18호 통권 제 83호]
  • ‘사부일체’… 자살시도 제자 데려다 친딸처럼

    ‘사부일체’… 자살시도 제자 데려다 친딸처럼

    “은숙이를 만난 것도, 상을 타게 된 것도 모두 하나님의 뜻인가 봐요.” 사정이 딱한 자신의 제자를 집에 데려와 자식처럼 훌륭히 키워낸 여선생님의 이야기가 세밑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제10회 교육현장 체험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대구일중 박영숙(62) 교사는 이 한마디만 자꾸 되뇐다. 그는 “내년 정년퇴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용기를 나누려 했을 뿐 수상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교사가 전한 ‘작은 나눔, 큰 사랑’은 1981년으로 거슬러 간다. 경북사대 부속중학교에 근무하던 그는 자기 반의 1번 이은숙 학생이 공납금을 내지 못한 채 오랫동안 결석을 해 제적될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일단 자신의 봉급으로 위기는 모면해 놓고 은숙양의 집을 찾아 나섰다. 단칸 셋방에 새엄마 구박까지 시달리는 걸 보자 박 교사는 불쑥 “은숙이를 데려가야겠다.”는 말을 뱉고 말았다. 운전사였던 은숙의 아버지는 교통사고를 내고 직장을 잃은 상태여서 오히려 고마워했다. 하지만 박 교사는 남편에게 상의도 하지 않았고 자신에게도 11세와 8세,6세 아이가 있었다. 어느 날 박 교사의 남편은 “게을러빠졌어. 자기 방 닦는데 한 손은 배를 움켜쥐고 하기 싫어 죽는 모습이라니….”라며 혀를 찼다. 은숙양이 이 집에 오기 전 자살하려고 하이타이(세제)를 물에 타 마셨던 게 탈이 난 것이었다. 남편은 그 후 은숙양을 친딸처럼 애틋하게 여겼다. 이웃들로부터 ‘딸을 데리고 들어왔다.’는 수군거림까지 받으면서…. 삼남매도 “언니에게만 죽 쑤어주고 옷을 사 준다.”고 불평을 털어놨다. 그러나 사정을 말해주자 미안해 하며 은숙양을 따르기 시작했다. 은숙양은 박 교사 부부의 보살핌 속에 명문 제일여상으로 진학해 세무사 사무실에 취직했다. 지금은 박 교사 둘째 아들이 목사로 있는 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하며 자신의 체험담으로 불우한 청소년들을 교화하는 데 열심이다. 박 교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변에 어려운 학생들을 많이 봐왔지만 은숙이는 하려는 의지가 있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주변의 권유로 수기를 쓰게 됐지만 혹여 은숙이의 자존심에 상처가 될까, 결혼하는 데 지장을 줄까 한동안 장롱 속에 넣어뒀었다.”고 말했다. 이어 “은숙이가 수기를 보고 울기에 ‘미안하다. 내가 잘못 생각했다.’고 그랬더니 ‘아니에요.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요. 하나님의 뜻이에요.’라고 동의를 해줘 응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사는 25년 전을 다시 떠올리며 “갑작스러운 가정방문이 오늘의 인연까지 이르렀다.”면서 “아주 체구가 작은 아이가 자기 몸보다 큰 쓰레기통을 들고 나오는 걸 보자 즉흥적으로 내린 결정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번 교단체험 수기 공모전에는 모두 406편이 응모,36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돼 19일 교육인적자원연수원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수상작들은 작품집 ‘교실에서 발견한 보물섬’으로 발표된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이춘규특파원 도쿄이야기] 국회의원도 ‘이지메’ 예외 아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초·중·고교에서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견디지 못한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라 발생, 이지메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이지메는 현재 학생들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 사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일본의 집권 자민당이 지난해 우정사업 민영화 때 당을 떠난 의원 11명을 복당시키면서 ‘국회의원도 이지메를 당한다.’고 노다 세코(46·여) 의원이 언론에 고백하면서 국회의원도 이지메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부각되고 있다. 노다는 “자민당을 떠나 무소속이 되자 자민당 의원이 나를 보고 피해 버리거나, 갑자기 나쁜 말을 퍼뜨리고 다니더라. 심지어 나와 얘기하면 ‘너도 출당’이라고 말하는 자민당 간부도 있었다고 한다.”며 여론의 비판 속에 복당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밝혔다. 힘빠진 국회의원에 대한 이지메는 반대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중의원 총선 때 자객으로 활동한 여성 의원 2명의 사례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영어에 능통한 덕에 외신기자들에게 인기높은 사토 유카리(45),‘미스 도쿄대’ 출신의 가타야마 사쓰기(47) 의원이 이지메 대상이 됐다. 두 의원은 아베 신조 총리가 취임한 직후 탈당파의 복당 얘기가 나오자 당과 아베 총리의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당 지도부는 두 의원의 행동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더구나 이 소동으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자 미움도 커졌다. 지난해 총선 때 우정민영화 반대파 의원들의 지역구에 자객으로 당선된 뒤 ‘스타 정치인’이 됐던 두 의원도 집단공격에 빠졌다. 급기야 4일 자민당은 이들 의원에게 ▲결석한 경제산업위원회 위원 배제 ▲회기중 해외여행 1년간 금지 ▲내년 3월까지 당 국회대책위 출석금지라는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되고, 대세인 당 방침에 저항하면서 본때 보이기식의 이지메를 당한 것이다.taein@seoul.co.kr
  • [자녀교육 Q&A] 학교생활 흥미잃은 자녀 목표의식 갖도록 관심을

    ●자녀교육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궁금하신 사항을 eagleduo@seoul.co.kr로 보내주시면 성실히 답변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이용 바랍니다.▶딸애가 중3인데 직업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부에는 취미가 없어 학교를 빼먹는 날들이 많아 걱정입니다. 아빠가 혼도 내고 했지만 말을 듣지 않습니다. 학교에서는 앞으로 더 빠지게 되면 퇴학시키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엄마로서는 딸애가 중학교과정만이라도 마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조금 있으면 겨울방학인데 방법이 없는지요. 합법적으로 수업에 참석하지 않아도 가족여행 등을 통해 수업받은 것으로 간주받는 방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퇴학을 당하면 어떻게 아이를 지도해야 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도와주세요.-안타까운 일입니다. 학부모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은 의무교육입니다.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어 정상적으로 중학교 과정을 이수하지 못하면 나중에 철이 들어 공부를 하고 싶어도 쉽지 않습니다. 정규 학교에 다니지 않고 중학교 졸업자격 검정고시가 있긴 하지만, 이것은 정규학교 다니는 것보다 엄청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과정입니다.학부모님 자녀 같은 경우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어 학교에 가기 싫게 되고, 학교를 자주 빠지다 보니 더욱 더 학교에 가기 싫어지고, 모처럼 학교에 가도 반겨 주는 사람이 없어 학교가 더욱 싫어지는 ‘악순환의 반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학부모님의 경우, 우선 의도적으로 자녀가 학교생활에 대하여 목표의식을 갖도록 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학급 담임선생님과 진지한 상담을 통하여 도움을 청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시행령의 규정에 의하면, 상급학년에 진급하려면 해당학교 수업일수의 3분의2 이상을 출석해야 합니다. 만약 결석이 수업일수의 3분의1 이상이 되면 동일 학년으로 유급하게 됩니다. 결석일수가 수업일수의 3분의1이 되지 않더라도 학교에서는 3개월 이상의 장기결석을 하게 될 경우 유예(의무교육에서는 퇴학, 자퇴가 없으며, 정원외로 학적을 관리함)처리할 수 있습니다. 유예처리하게 되면 다음 해에 재취학할 수 있습니다. 합법적인 방법으로 학교에 가지 않고 출석으로 인정받는 체험학습은 가족행사나 문화체험 등의 계획서를 학교에 제출하여 학교장 허가를 받고 할 수 있습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도움말:서울시교육청 공보담당관실김남형 장학사
  • [이승남 원장의 헬스 클리닉] 발암물질 vs 항암물질

    선천적으로 면역기능이 결핍된 아이가 주인공인 ‘버블보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이 아이는 세균 등에 감염되면 바로 생명의 위험과 직결되기 때문에 특수제작된 ‘버블’속에서 살아야 해 이런 닉네임이 붙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발암물질도 마찬가지다. 음식, 물, 공기, 햇빛 속에 수많은 발암물질이 존재한다. 발암물질은 자체가 암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돌연변이 유전자나 암 유전자를 흥분시켜 암을 생성시키기 때문에 중요하다. 따라서 가능한 발암물질을 섭취하지 않아야 하고, 또 몸 밖으로 배출이 잘 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암 예방법이다. 사실, 음식만 잘 섭취해도 소화기암의 30%는 예방할 수 있다. 위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타거나 짠 음식이다. 특히 질소비료로 키우는 채소의 경우 이 질소가 질산으로 바뀌어 뱃속에서 탄음식, 짠음식과 만나면 아질산나트륨으로 변하고, 여기에서 위암 유발 물질인 니트로소아민을 생성한다. 맥주 안주로 제격인 땅콩도 신장결석을 생기게 하고, 땅콩 곰팡이는 간염을 유발하는 강력한 아플라톡신을 함유하고 있다. 또 고사리에는 식도암을 일으킬 수 있는 푸다킬로사이드가 들어있고, 감자의 싹에 든 솔라닌이란 물질은 피부에 계속하여 접촉하게 되면 피부암을 일으킨다. 감자칩이나 튀긴 음식에 들어있는 아크릴아미드는 미국 FDA에서도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방부제나 인공착색료,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음식을 꾸준히 먹어도 암이 생긴다. 따라서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은 되도록이면 안 먹는 게 좋다. 비만이 암 유발 원인이라는 사실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렇다 보니 맘 놓고 먹을 음식이 마땅찮다. 그러나 음식 속에는 발암물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항암물질이 존재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갖가지 색깔의 컬러푸드 속 식물성 영양소인 피토케미컬이 바로 그 해결책이다. 이런 컬러푸드를 꾸준히 먹으면 항암효과뿐 아니라 노화방지 효과까지 얻으니 꿩먹고 알 먹는 셈이다.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 인터넷·게임중독 30만명 치료 청소년은 200명뿐

    인터넷·게임중독 30만명 치료 청소년은 200명뿐

    청소년의 20∼30%가 인터넷·게임 중독 위험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치료기관에 대한 인지도는 전체의 5%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소년의 73%는 자기가 인터넷 중독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치료를 받을 생각이 없다. 이는 국무조정실이 최근 한국갤럽에 의뢰해 일반인·학생·학부모·교사 등 13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서 밝혀졌다. 학생들의 72.6%는 스스로 ‘인터넷 중독이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학부모 중 85.3%, 교사의 78.0%는 우리 사회의 인터넷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청소년 인터넷 중독 의심자 중 정작 치료나 상담을 받을 수 있었던 경우는 3.6%에 불과했다. 치료기관에 대한 인식도 거의 없었다. 인터넷 중독 치료병원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고 있는 사람이 일반인 3.7%, 학생 6.8%에 불과했다. 학부모는 5.1%, 교사는 9.0%였다. 또 인터넷 중독상담센터의 이용방법을 알고 있다는 사람도 일반인 4.1%, 학생 4.2%, 학부모 4.3% 등 100명 중 4명꼴이었다. 교사들조차 13.0%에 불과했다. 자기가 인터넷 중독일 경우, 병원치료를 받을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학생들은 고작 27.4%만이 치료를 받을 생각이 있다고 답했고,72.6%는 그럴 생각이 없다고 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청소년 1000만명 중 20∼30% 정도가 ‘인터넷 중독의 잠재적 위험군’으로 분류된다.3∼5%는 중독이 심각해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 결과만큼이나 각종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 및 치료행사에 대한 참여도는 극히 낮다. 지난달 10∼12일 국가청소년위원회와 19개 대학병원이 함께 연 ‘인터넷중독치료캠프´에는 고작 12명이 참가했다. 국가청소년위원회와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는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서울대, 한양대, 중앙대 등 19개 대학병원과 협력해 인터넷 중독 관련 치료를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병원을 찾은 청소년은 약 200명으로 병원당 10∼15명 수준이었다. 그나마 치료 실패율도 높아 한양대의 경우 내원한 15명 중 고작 5명만이 치료에 성공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도 인터넷·게임 중독 예방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참여율은 역시 저조하다. 대한청소년정신의학회 안동현(한양대 의대 교수) 회장은 “인터넷 게임 중독을 하나의 독립된 병으로 생각하지 않는 탓에 장기적인 치료모형을 개발하기조차 어려운 현실”이라면서 “인터넷 중독의 부작용으로 학교 결석이나 가출 등 극단적 상황이 오기 전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유영규 김준석기자 whoami@seoul.co.kr
  • 학교성적·인성 검사가 당락 결정

    취업을 앞둔 대학졸업(예정)자들에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은 신이 숨겨 놓은 대표적인 직장으로 통한다. 이러한 곳이 사무직이 부러워하는 직장이라면 대표적인 장치산업인 대기업 생산직은 고졸이나 전문대졸 출신에게는 ‘꿈의 직장’이다. 이들의 생산직 입사는 어떻게 이뤄질까. 대우 수준에 비례해서 경쟁이 꽤 치열하다. 또 수시 채용이어서 평소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삼성전자는 고졸 생산직 여사원을 사업장마다 수시로 뽑는다. 연간 채용 규모는 500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채용 절차는 사업장마다 다르지만 보통 학교장 추천과 면접으로 이뤄진다. 학교 성적과 면접에서 다뤄지는 인성검사가 당락을 결정한다. 간단한 영어 테스트도 있다. 예전엔 학교성적이 상위 5%에 들어야 합격 안정권이었다. LG전자의 생산직 초임은 연간 2200만∼2500만원 수준(상여금 및 연장근로수당 포함)이다. 지원 자격은 고졸이며,19∼23세의 여성이면 된다. 고교 생활기록에서 성적 상위 5%, 결석 5일 미만이어야 한다. 자동차업계는 업종 특성상 공업고나 자동차 관련 전문학과 졸업자로 지원 대상을 한정한다. 현대자동차는 결원이 생길 때마다 수시 채용한다. 홈페이지에 모집 공고를 내지만 경쟁률 때문에 보통 해당 공장 인근 지역에만 공고한다. 기아차는 올해 생산직 직원을 뽑지 않아 내년 초에 대규모 신규 채용이 예상된다. 중공업계는 전문학원이나 기술원 출신이 입사에 유리하다. 두산중공업은 학교(공고) 추천을 받거나 전문학원 등과 연계해 생산직 근로자를 뽑는다.최용규 안미현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아이 학교성적 안방서 ‘클릭’

    아이 학교성적 안방서 ‘클릭’

    ‘아이의 학교생활, 인터넷으로 보세요.’ 교육행정종합시스템(NEIS)이 본격 가동돼 성적이나 출결 등 자녀의 학교생활 전반을 인터넷으로 살펴볼 수 있는 서비스가 학부모에게 제공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다음달 1일부터 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내 자녀 바로 알기’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30일 밝혔다. 이를 이용하면 언제 어디서나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상의 학적 사항이나 수상 경력, 진로지도 상황, 창의적 재량활동 및 교외 체험학습 상황, 교과학습 발달 상황, 행동 특성 및 종합의견 등을 볼 수 있다. 과목별 단위 수와 환산 점수, 성취도, 석차, 재적 수 등 성적을 비롯해 월별 수업·결석·지각·조퇴 일수 등 출결 등도 살펴볼 수 있다. 학기별 편제나 과목 등 학교 교육과정과 학사일정과 관련한 정보도 제공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한국전산원과 금융결제원, 한국정보인증, 한국전자인증,㈜코스콤, 한국전산원, 한국무역정보통신 등 6개 기관에서 발급하는 공인인증서를 받아야 한다.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위해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는 신원 확인용 공인인증서도 가능하다. 사용 설명서는 교육행정종합시스템(NEIS) 홈페이지(www.neis.go.kr)에서 해당 교육청에 들어가 학생정보 열람을 신청하면 내려받을 수 있다. 처음 인증을 받을 때는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아 NEIS 홈페이지에 접속, 자녀가 다니는 학교가 속한 교육청에 들어가 공인인증서 로그인을 거쳐 학부모 서비스를 신청해야 한다. 이때 자녀의 학교와 이름, 자녀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입력하면 해당 학교에서 전화 등으로 학부모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두 번째 이용할 때부터는 NEIS 홈페이지에서 공인인증서만 로그인하면 인터넷 뱅킹처럼 별도의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곧바로 자녀의 정보를 볼 수 있다. 김두연 교육행정정보화팀장은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서만 알 수 있었던 자녀의 학교생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알 수 있게 되면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전국 단위 서비스는 처음으로, 일시에 이용자가 몰리면 속도가 느려질 수도 있지만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 3월부터는 서비스에 차질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16) 낭패보는 한국 중소기업들

    [인디아 리포트] (16) 낭패보는 한국 중소기업들

    |뉴델리·방갈로르 전경하특파원|인도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 가운데 이런저런 이유로 철수를 하거나 사업 규모를 줄이는 예가 늘고 있다. 지난 3월 수출입은행이 인도에 투자한 19개 중소기업을 조사한 결과 8개 업체가 투자에 실패했다고 대답했다. 성공했다고 답한 중소기업은 대기업 협력업체가 대부분이었다. # 사례 1. 코스닥 상장업체인 A사는 지난해부터 인도에 있는 생산공장의 규모를 축소하고 가벼운 제품은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수입한다. 외국에서 물건을 들여왔을 경우 12.5%의 관세를 물더라고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생산부품을 보냈을 경우 공장에 도착한 부품과 한국에서 보낸 부품 숫자가 잘 맞지 않아서다. # 사례 2. 지난 2000년 인도 사무용품 시장에 진출한 B사.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시점에서 품질은 좋지만 인도 시장에서는 다소 비싼 사무용품을 들여와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현지 거래처의 농간으로 대금과 사업자금조차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채 철수했다. ●수많은 얼굴을 가진 하나의 인도 인도의 공용어는 힌두어와 영어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언어는 22개나 된다. 인도 지폐에도 대표적인 언어 17개가 등장한다. 힌두·자이나·시크·불교 등 4개 종교의 발생지이며 개인이 종교가 없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만큼 종교가 삶에 밀착돼 있다. 주재원으로 근무하다 현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는 “직원들의 종교가 3∼5개인데 미리 교통정리가 되지 않으면 특정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몽땅 결석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인구 11억명에 국토면적은 우리나라의 33배인 328만㎢인 만큼 지역별 차이도 두드러진다. 프로그래밍 업체인 휴노랩스의 인도 운영책임자인 아시스 셰리프는 “행정수도인 뉴델리 시민들은 성격이 강하고 다소 오만한 반면 정보기술(IT)의 수도로 불리는 방갈로르는 부드럽고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면서 “뉴델리는 고기를, 방갈로르는 쌀을 많이 먹을 만큼 음식 문화도 다르다.”고 지적했다. 북인도는 아리안족, 남인도는 드라비다족으로 기질면에서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재량권 큰 관료에 가족경영 중심주의 방갈로르가 주(州)도인 카르나타카주 청사에는 ‘정부의 일은 신의 일이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그러나 정부를 접촉할 경우 일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 늘 신경을 써야 한다. 국내의 인도 전문가는 “공무원들이 안 되는 일을 되게 만드는 경우는 없지만 되는 일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급행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 주동주 박사는 “중국에서는 기업을 만들 때 행정 장애가 10개인데 인도에서는 30개”라고 전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지난 2005년을 기준으로 매긴 인도의 부패지수는 88위로 중국(78위)보다 뒤져 있다. 최근 들어 인도의 중앙·주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는 있다. 그래도 투자기업들이 애로점으로 꼽는 것이 세금 부문이다. 제도 부문이라기보다 복잡한 세금 구조로 인해 세무 공무원들의 재량권이 많다는 점이 어려움으로 꼽힌다. 세법을 잘 아는 변호사나 세무공무원의 도움이 필요한 셈이다. 또 인도 상인의 상술은 매우 유명하다. 가격에 민감하고 적은 수량을 주문하면서도 이것저것 물어보거나 요구하는 예도 많다. 또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 대금을 지연하다가 사기를 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인도 기업들과 거래해 본 기업들이나 인도 전문가들은 외상거래는 절대 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협상을 할 때도 결정권을 가진 사람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도의 유명한 기업그룹에 속해 있는 기업이라도 해당 그룹과의 연결 고리가 없어 사업상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문제삼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인도에서 사업은 자기가 속한 자띠(같은 직업을 가진 카스트)의 이익을 최선으로 한다는 목적 아래 이뤄진다. 따라서 같은 자띠에 속한 구성원들에게 사업하기를 권유해 상대방이 자신의 이름을 도용하는 것을 눈감아 준다. 문제가 발생하면 도마뱀 꼬리 자르듯이 모른다고 해 대응할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lark3@seoul.co.kr ■ 코트라·수출입銀 적극 활용 현지인에 행정절차 맡겨야 |뉴델리·뭄바이 전경하특파원|인도에서 성공한 국내 기업들의 공통점은 철저한 시장조사와 현지인 경영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단독 투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인도 현지 파트너와의 갈등으로 사업이 문제점에 봉착하는 경우도 많아 인도 전문가들은 단독 투자를 추천한다. ●인도 정부의 움직임에 주의 인도 상업·자원부에는 산업정책·진흥국(www.dipp.nic.in)이 있다. 여기에 외국인직접투자(FDI)에 대한 매뉴얼이 있다. 한국어판도 있으나 번역이 늦어 한국어판은 2004년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매월 SIA 뉴스레터를 발간한다.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한 각종 통계나 정부의 투자유인 정책 등이 담겨 있는 만큼 이를 참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매년 2월28일 발표되는 인도 예산안의 내용을 꼼꼼히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인도 정부가 정책적으로 발전시키려는 사업, 각종 세금정책 등이 담긴다. 하르야나주의 전경련(CII) 구팔 싱 사무총장은 “인도 정부를 상대할 파트너는 인도인에 맡기고 한국 기업은 수출과 상품의 질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세금 문제나 행정 절차는 인도인들에게 맡기는 것이 한국 기업의 수고를 줄이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다양한 도움처 활용을 대기업과 달리 정보나 인력면에서 많이 뒤지는 중소기업은 코트라(KOTRA)나 수출입은행의 도움을 받거나 인도 CII의 자료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CII는 인도 전역에 55개의 지점을 갖고 있으며 700여명이 일하고 있다. 전경련과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한국 기업의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중소기업을 위해 국제팩토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수출입은행이 인도의 17개 은행과 계약해 수출업체가 받을 외상수출 대금을 약간의 수수료만 제외하고 미리 받아주는 방식이다. 수출계약에 앞서 팩토링을 신청, 수입업자의 신용도 등을 인도 은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인도 은행들은 인도내 다른 기관들에 비해 투명하고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트라의 지사화사업도 중소기업이 애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사화사업이란 해외무역관이 현지 지사 역할을 담당, 해외 판로를 개척해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받은 JMP 인도지사의 김종현 과장은 “중소기업은 시장조사에 많은 인력을 투입하기가 어려운 만큼 이미 조직이 갖춰진 코트라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찬완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인도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제는 조용한 마케팅과 사회 공헌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충고했다. lark3@seoul.co.kr
  • 美 대학 ‘위기의 남학생들’

    미국 ‘남학생의 위기’가 대학에서도 점차 보편화되고 있다. 대학 입학률이 낮은 남학생들은 대학에 와서도 여학생보다 성적이 처지고 졸업비율이 뒤떨어진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 대학에서의 ‘성별 격차(gender gap)’를 분석했다.●남학생, 입학에 이어 졸업도 처져 올봄 하버드대 여학생의 55%가 제때 학위를 받고 졸업한 반면 남학생은 50%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디킨슨대는 여학생의 83%가 졸업장을 받았으나 남학생은 75%만이 정상적으로 학업을 마쳤다.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은 올해 졸업생 중 64%가 여성이었으며 우수생은 75%, 최우수생은 79%가 여성 몫이었다. 대학 입학 당시 여학생은 2년제와 4년제를 통틀어 58%를 차지한다. 공대를 제외하고 작은 인문대나 대형 공립대는 6대4 비율로 여학생이 많다. 오랫동안 남자들의 보루였던 하버드대 역시 52%가 여학생이다. 때문에 몇몇 사립대는 ‘은근슬쩍’ 남학생을 우대하기도 한다. 브라운대는 남학생이 40%가량 지원했지만 합격한 남학생의 비율은 47%다. 컴퓨터 과학이나 물리학, 공학 등 남학생들이 좋아하는 과에 투자를 늘리고 입학 안내서에는 풋볼 등 스포츠 클럽의 활동을 홍보하는 대학들이 늘어났다. 여학생들의 두각은 저소득층에서 두드러진다. 저임금 백인과 흑인, 히스패닉 인종에서 남녀 격차가 더 심하다. 가난한 집의 중·고교 남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여학생에게 유리한 학교 환경에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정서적 문제로 중퇴하거나 자살하는 경향이 높다.●여학생보다 성취 동기 낮은 탓도 남학생들은 대학에 와서도 여학생보다 공부를 덜 한다.연방 교육부가 지난해 530개대 학생 9만명을 조사한 결과 남학생은 여학생보다 1주일에 11시간을 더 많이 쉬거나 사교활동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석도 잦고 과제물도 안 하거나 제때 내지 않는다. 하지만 여학생들은 지난 반세기 여성운동으로 성취 동기가 하늘을 찌른다. 또한 대학 졸업 여부가 여성의 진로에는 핵심적인 것도 한 이유다. 펜실베이니아대 로라 퍼나 교수는 “여성은 대학을 나와야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남학생은 건설 현장에서 일하거나 트럭 운전 등으로 먹고 살 수 있어 굳이 대학에 갈 필요를 못 느낀다는 것이다. 또 대학 성적이 안 좋아도 취직하거나 승진하는 데 큰 문제가 없으며 출산으로 경력에 손상을 받지도 않는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녹차, 요로결석 예방”

    지금까지 결석의 주성분인 수산이 많아 요로결석 환자에게 권장되지 않았던 녹차가 오히려 수산의 세포독성을 막고 신장 손상을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김현회 교수팀은 각각 10마리씩의 흰쥐 그룹에 수산을 투여, 결석이 만들어지게 한 뒤 한달 동안 녹차를 음용하게 하고 신장을 절개해 결석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수산을 투입한 쥐에서는 58%의 결석 검출률을 보인 데 비해 수산을 투입한 뒤 녹차를 마시게 한 쥐에서는 36%의 결석 검출률을 보였다. 김 교수는 녹차의 주성분인 폴리페놀이 수산에 의해 발생하는 유해산소를 줄이는 것은 물론 수산의 세포 독성과 신장 손상을 줄여 녹차가 요석의 치료와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녹차의 강력한 항산화 작용이 이런 결석의 예방은 물론 치료 효과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 이 연구의 성과”라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체외충격파로 살이 ‘쏙쏙’

    요로결석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초음파의 일종인 체외충격파를 이용해 지방세포를 파괴하는 새로운 비만 치료술이 국내에서 선보였다. 아름다운나라 피부과·성형외과 부설 비만센터 장가연·서동혜 박사팀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체외충격파 지방세포파괴술’을 이용해 1차례 복부비만 치료를 받은 환자 61명의 복부 둘레를 조사한 결과, 복부 비만이 현저히 감소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이 임상 결과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세계미용학회에서 발표한다. 1회 치료 결과 환자들의 복부둘레 감소치는 4∼6㎝ 14.8%(9명),2∼4㎝ 65.6%(40명),0∼2㎝ 19.6%(12명) 등으로 분석됐다. 특히 시술 후 5개월이 경과한 23명의 감소치만을 보면 4∼6㎝ 17.4%(4명),2∼4㎝ 60.9%(14명),0∼2㎝ 21.5%(5명)로 지방세포 파괴 효과가 지속성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한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와 조직검사에서도 비만치료 효과가 입증됐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지방세포를 원천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으로는 지방흡입술이 유일했다. 그러나 지방흡입술은 마취 상태에서 칼로 몸에 구멍을 낸 뒤 흡입기를 삽입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던 데다 수술 후 멍이 들고 2∼3개월간 복대를 착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장가연 박사는 “체외충격파 쇄석술(ESWL)로 파괴한 지방세포는 1개의 글리세롤과 3개의 지방산으로 분해된 뒤 간을 통해 체외로 배출돼 안전성이 뛰어나고 시술시간도 짧은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사회플러스] 중앙대 생리공결제 첫 도입

    중앙대는 올 2학기부터 여학생이 생리통으로 결석하더라도 출석한 것으로 인정하는 ‘생리공결제’를 도입키로 했다. 중앙대는 26일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등 시대 상황을 감안해 총여학생회의 건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 “국내 대학 가운데 이 제도를 전면 시행하는 것은 중앙대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는 생리 공결을 월 1회씩 학기당 4회까지 인정키로 했다. 생리중 시험을 치르지 않는 것은 허용치 않기로 했다.
  • [무너지는 학교] (하) 교권회복 모범 사례들

    서울 A중학교 권모(23·여) 교사는 부임과 동시에 2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학교 전체에서 소문난 ‘문제아’ 태성(가명)이를 만났다. 학기초 태성이는 수업중 선생님의 지적에도 아랑곳없이 잠을 자기 일쑤고, 지난 3월에는 사흘간 무단결석을 하기도 했다. 친구들과 싸움도 자주 했다. ●학교와 학부모가 끊임없이 소통해야 태성이와 태성이 어머니 그리고 자신이 함께 ‘3자 교환일기’를 쓰기로 했다. 교환일기에는 먼저 권 교사가 태성이의 하루 학교생활을 꼼꼼히 기록하고 태성이와 어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는다. 태성이는 이것을 보고 선생님과 어머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고, 어머니도 태성이와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는 형식이다. 지난 4월부터 교환일기를 쓰기 시작한 이후 태성이의 생활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권 교사는 교환일기 하나로 자연스레 권위를 인정받은 셈이다. 교육평론가 한병선씨는 “고전적 교권관은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식의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것”이라면서 “교사가 교권을 독점하려 해서는 안 되고 학부모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는 열린 교권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바람직한 교육은 학생을 사이에 두고 교사와 학부모가 공동선을 이뤄가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교사·학부모간 교육적 소통이 중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수원대학 강인수 교수는 “사회전반적으로 해체 현상이 일어나면서 우리 국민들 전체가 법의식이 부족하게 됐고 그 파장으로 교권침해가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안에 따라 법률적인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시·도 교육청에 변호사를 고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교권보호를 위한 법률은 정비가 됐기 때문에 이를 사안에 따라 적용할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스승 섬기기 운동과 제로 톨러런스 서울 동작구 강남초등학교의 경우 지난 3월부터 ‘스승 섬기기 운동’을 펼치는 동시에 학생들이 지켜야 할 기본 규칙·규율 등을 엄격히 지도하고 있다. 김철규 교장은 “존경할 만한 스승을 존경하도록 어렸을 적부터 유도하는 것도 학교가 해야 할 일”이라면서 “학생들이 학교 규칙을 엄격히 지키는 가운데 스승에 대한 존경심도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안에서부터 작은 규율을 지키도록 하면 교사들의 권위는 자연스레 확립될 수 있다.‘제로 톨러런스(zero tolerance·무관용)’ 정책이다. 교권침해 사례가 전혀 없는 곳으로 알려진 정원여중은 학교 규율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동시에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학부모와 학생, 교사들이 접촉할 기회를 많이 갖는다.‘규율은 철저히 소통은 다양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스킨십없는 엄한 규율은 또다른 갈등 불러 이재령 교감은 “오전 등교지도나 생활지도 등은 학생부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40여명의 모든 선생님들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복장이나 생활태도 등을 강조하다 보니 학부모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엄한 규율 적용의 바탕에는 반드시 학부모와의 소통이 전제가 돼야 한다.”면서 “학부모와 소통 없는 엄한 규율은 또다시 갈등만 부추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원여중은 전교생이 모두 참여하는 ‘엄마와 함께 송편 빚기 대회’, 학부모-학생-교사간 역할을 바꿔 연극하는 ‘상황역전 역할극’공연 등 소통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성균관대 양재효 교수는 소통을 위한 학교, 학생, 학부모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학교분쟁조정위원회가 실질적으로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학교분쟁조정위원회가 지금처럼 분쟁을 제재 위주로 풀어서는 안 된다.”면서 “대화와 이해를 통한 민주사회의 바람직한 문제해결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용 김준석기자 kiyong@seoul.co.kr
  • [무너지는 학교(上)] 학부모·학생 교권 침해 실태

    [무너지는 학교(上)] 학부모·학생 교권 침해 실태

    교사의 권위가 점점 무너지고 있다. 교사가 학부모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학생에게 폭행을 당하는 반윤리적인 행태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으로 교사의 자질 저하가 이런 결과에 1차적인 원인을 제공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무너져 가는 교권의 실상과 회복 방안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24일 오전 11시40분 경기도 부천의 A중학교. 김기범(29·가명) 교사는 학생 두 명이 실내화를 신고 교문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오는 걸 목격했지만 모른 척했다. 학부모로부터 받은 한 통의 전화 때문이다. 김 교사는 며칠 전 이틀간 무단 결석한 학생을 종례시간에 2∼3분간 꾸짖었고 종례 후에 남도록 해 3시간가량 상담지도를 했다. 바로 다음날 그 학생의 어머니가 전화를 했다. 어머니는 “아이가 사춘기라 예민하니 학생들 보는 앞에서 훈계하지 말라. 종례 후 혼자 남겨 상담하는 등 아이의 자존심을 구기지 말라.”고 ‘충고’를 했다. 올해 임용된 ‘새내기’인 김 교사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정당한 교사활동에 대해서도 학부모가 반대하면 하지 말아야 하는지 혼란스러웠다.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그는 “학부모로부터 폭행을 당하거나 무릎 꿇려지는 것 같은 큰 사건만 교권침해가 아니라 이런 전화 한 통도 심각한 교권침해”라면서 “자녀를 그냥 방치해 두길 원하는지 학부모들에게 묻고 싶다.”고 토로했다. 일선 학교에서 ‘스승의 권위’는 실종된 지 오래다.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보다는 학원 선생님의 말을 더 잘 듣고,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손끝 하나라도 까딱하면 교사를 찾아 불호령을 내리기 일쑤다. 과거와 같은 빡빡한 통제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행동규범 규제는 있어야 하지만 교사들은 좀체 나서지 않는다. ●교권 실추→교사 위축→교권 실추 악순환 교권의 실추가 교사들을 위축시키고 이것이 교권을 더욱 실추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교육시장의 확대에 따른 공교육의 약화 ▲자녀 수 감소에 따른 부모의 왜곡된 애정표현 ▲인터넷·게임 등 새로운 문화를 둘러싼 교사·학생간 괴리 등을 이유로 꼽고 있다. 서울 강북의 한 실업계 고교. 점심시간인 낮 12시50분부터 학생들이 교문 밖으로 나오기 위해 담을 넘고 있다. 점심시간이라도 학교 밖으로 나가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이런 ‘월장’(越牆)은 다반사다. 담을 넘어 나온 이모(2학년)군은 “점심 때마다 나오는데 매일 ‘담탱이’(담임교사)에게 말해야 하나요.”라고 말한 뒤 인근 가게로 향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사들도 학생들을 단속할 의지가 없다. 얼마 전 담을 넘던 학생을 붙잡은 H교사는 “교무실로 데리고 가던 중 학생이 도망쳤다. 몇 반 누군지 다 알고 있는데도 교사를 무시하고 멋대로 달아났다.”며 허탈해했다. 24일 아침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는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중학교 여교사의 상담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2001년 한 학생을 체벌한 일로 교육청의 경고를 받았다. 그 학생의 학부모에게서 50만원의 촌지를 받았다는 투서까지 들어가 조사를 받는 등 맘고생이 컸다. 이 여교사는 결국 학생을 체벌한 것을 사과했지만 학부모는 지금까지 “학교를 그만두라.”며 협박전화를 걸고 있다. 모교에서 근무하는 박모(39) 교사는 “선생님인 동시에 선배로서 학생들을 대하다 보니 자연스레 스킨십이 많아지고 학생·학부모와의 이해의 폭도 넓어지는 것 같다.”면서 “체벌에 대해서도 다른 선생님에 비해 비교적 부담이 덜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벌을 자주 하는 편인데 만일 모교가 아닌 다른 학교에 있었더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촌지관련 학부모·교사 무소통·몰이해가 원인” 서울대 교육학과 문용린 교수는 “학부모와 교사간 매개역할을 하는 학교운영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이 최근 심각한 교권추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고소·고발 등 극단적인 방법이 아니라 학운위를 어떻게 제 기능을 하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학부모·교사 등 1000만여명 이상이 교육계에 얽혀 있는데 어떻게 갈등이 없겠느냐.”고 반문한 뒤 “이 갈등을 해소하는 메커니즘을 정교하게 구축하는 것이 교원, 학부모단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교총 관계자는 교권추락의 원인으로 ‘촌지’를 들었다. 그는 “촌지로 인한 구설수가 겁나는 교사와 촌지를 줘야 하는지 헷갈리는 학부모가 서로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무(無)소통’‘몰(沒)이해’가 낳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김기용 김준석기자 kiyong@seoul.co.kr
  • [이것이 궁금해요] 초·중학생에겐 퇴학처분 못한다

    [이것이 궁금해요] 초·중학생에겐 퇴학처분 못한다

    ▶중학교 1학년인 자녀가 학교에서 잘못을 저지르고 사회 봉사 처분을 받았습니다. 초·중·고교 학생들의 징계는 어떤 종류가 있으며 어떻게 진행되나요? -학생 징계는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한 학칙에 따라 이뤄집니다. 징계 종류는 ‘학교내의 봉사’,‘사회봉사’,‘특별교육이수’,‘퇴학처분’ 등 4가지입니다. 학생을 징계할 때는 해당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의견을 밝힐 기회를 주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학생 인격이 존중되며 사유의 경중에 따라 징계를 단계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또 학생이 반성하도록 개전의 여지를 남겨야 합니다. 퇴학 처분이 내려질 수 있는 사유는 품행이 불량해 개전 가망이 없다고 인정되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결석이 잦으며 기타 학칙을 위반한 사례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초·중학생 등 의무교육과정에 있는 학생은 퇴학할 수 없습니다. 징계 처분을 내리려면 학칙에 따라 해당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들은 뒤 선도위원회의 충분한 심의를 거쳐 학교장이 결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학교 안팎에서 학생 사이에 발생한 상해·폭행이나 감금, 협박, 약취·유인, 추행, 명예훼손·모욕, 공갈, 재산 손괴, 집단 따돌림 등 피해자 의사에 반해 신체·정신이나 재산상 피해를 가져온 행위는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에서 심의한 뒤 퇴학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입니다. 아이가 수술을 받아 석달 동안 결석했습니다.2학년으로 진학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각 학년을 이수하려면 수업일수가 유치원 180일, 초·중·고교 220일, 공민·고등공민학교 170일을 넘긴 가운데 3분의2 이상을 출석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수업일수 220일 가운데 3분의2는 146.6일로 학교에 최소 147일을 다녀야 해당학년을 수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병원 진단서 등을 제출해 학교장이 부득이한 결석 사유로 인정하면 출석일수가 부족해도 해당 학년을 이수할 수도 있습니다. 학칙에서 규정한 교과목별 이수 인정평가위원회의 이수 인정평가를 거쳐 학생 학력수준이 2학년에 적당하다고 인정되면 진학할 수 있습니다. ▶새집으로 이사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과 6학년에 다니는 자녀를 새집에서 가까운 학교로 옮기려고 합니다. 전학절차를 자세하게 알고 싶습니다. -먼저 담임 교사에게 이사했다고 전한 뒤 서무실에 가서 급식비와 우유값, 특기·적성교육비 등을 정산합니다. 옮긴 동사무소에 전입신고를 하면 전입 주소지를 학구로 하는 해당 학교를 안내하고 전입확인서를 발급합니다. 해당 학교 교무실에 전입확인서를 제출하면 학교에서 자녀에게 맞는 학급을 배정할 것입니다. 서무실에서 급식비와 우유값, 특기·적성교육비 등에 대한 안내를 받은 뒤 배정된 학급을 찾아 새 담임 교사를 통해 학교 생활에 필요한 준비물과 시간표 등의 안내를 받으면 됩니다. 한편 재외국민이나 외국인이 보호하는 자녀·아동들이 국내 초등학교에 입학하거나 처음 전·입학하려면 출입국 관리사무소장이 발행한 출입국 사실증명서나 외국인등록 사실증명서를 거주지를 관할 학교에 제출하면 됩니다. 외국에서 귀국한 아동은 교육감이 정한 사항에 따라 귀국학생 특별학급이 설치된 초등학교에 입학이나 전학할 수 있습니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도움말 서울시 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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