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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주 ‘선택과 집중’

    최경주(37·나이키골프)가 16일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윈덤챔피언십 출전을 포기했다. 매니저 임만성씨는 15일 “최경주가 다음 주 시작하는 페덱스컵 시리즈 첫 번째 대회인 바클레이스챔피언십에 대비하기 위해 윈덤챔피언십에 출전 신청서를 냈다가 철회했다.”고 밝혔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이 13일 끝나는 바람에 톱랭커들이 이 대회에 대거 불참, 어느 대회보다 우승 확률이 높았지만 다음 주 열리는 대회에 집중하기로 한 것. 디펜딩 챔피언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도 신장 결석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행을 택했고,‘장타자’ 부바 왓슨과 숀 미킬,J B 홈즈(이상 미국) 등도 불참을 통보했다. 하지만 나상욱(23·코브라골프)과 위창수(35·테일러메이드)는 예정대로 대회에 출전한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日 초·중생 “이지메 무서워”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초·중학생들이 집단괴롭힘(이지메) 때문에 학교에 가기를 싫어한다.´ 문부과학성이 전국 초·중학생 1079만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30일 이상 장기 결석한 학생은 12만 6000명으로 관련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고 10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등교하지 않은 초등학생은 전체의 0.33%인 2만 3800명, 중학생은 전체의 2.86%인 10만 3000명이다. 중학생의 경우,35명이 정원인 한 반에 1명 꼴로 장기결석이 생긴 셈이다. 따라서 장기결석생들의 학교적응이 또 교육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초·중학생의 등교거부는 조사가 시작된 1991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학생 감소현상과 맞물려 2001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뒤 5년만인 지난해 다시 늘어났다. 특히 등교하지 않는 학생 중 집단괴롭힘이 원인인 학생은 초등학생 759명, 중학생 3929명 등 4688명으로 전체의 3.7%를 차지했다.hkpark@seoul.co.kr
  • [단독]“다수 장염·요도염으로 고생할 듯”

    [단독]“다수 장염·요도염으로 고생할 듯”

    아프간 한국인 피랍자들의 건강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상당수가 각종 장염과 결석, 요도염, 말라리아 등 사막·산악 지형의 고질적인 ‘풍토병’으로 고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서울신문이 굿네이버스에서 운영하는 아프간 카불의 굴다라·칼라칸·니우니아즈 보건소 등 3곳의 ‘환자 질병 치료 현황’을 입수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보건소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모두 1만 5919명의 현지인을 진료했다. 구체적으로는 일반 진료 8001명, 예방 접종 6492명, 산부인과 질환 1247명, 드레싱(응급조치) 179명 등의 순이었다. ●장염, 요도염, 장티푸스가 3대 질병 일반 진료를 받은 환자들의 경우 수질성 장염과 아메바성 장질환, 장티푸스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 1년간 이브니시나 보건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지난달 11일 귀국한 고성훈(30·굿네이버스 전 아프간지부장)씨는 “현지 교민의 80% 이상이 각종 장염에 걸려 고생한다.”면서 “그 곳의 장염은 고열과 함께 뼈 마디가 쑤시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수질성 장염의 경우 현지에서는 우물을 깊이 15m까지 파는데 결국 재래식 화장실의 용변이 이 우물로 스며들면서 발생하고, 아메바성 장질환은 식당에서조차 한 물통에 여러 사람이 그릇을 씻고 다시 헹구지 않는 열악한 위생관념 때문에 생긴다.”고 전했다. 이들 장염은 치료만 잘하면 3∼4일이면 낫지만 피랍 상황처럼 특별한 약이 없는 경우 뼈마디가 쑤셔 밤새 앓게 된다. 또 현지인들이 두 번째로 많이 걸리는 일반 질병은 비뇨기과적 결석과 요도염으로 한국인은 체류 30일 정도면 거의 대부분 걸린다고 한다. 석회수가 섞인 물을 마시기 때문에 요도염이 걸린다. 오래 가면 결석도 생긴다. 그래서 아프간을 다녀오는 한국인들은 의무적으로 결석 검사를 받는다. 이와 함께 고열과 두통을 동반하는 말라리아도 흔한 질병이다. 실제 굿네이버스에서 파견한 직원 2명이 말라리아에 걸려 고생했다. ●사막의 전갈과 뱀, 파리도 생명 위협 드레싱 환자의 경우 낙상이나 화상 외 가장 많은 빈도를 보이는 것이 사막·산악 지대에서 맹독성 전갈과 뱀에게 물리는 경우다. 보통 전갈에 손이 물리면 퉁퉁 붓는데 재빨리 칼로 상처 부위를 찢고 입에 상처가 나지 않은 사람이 독을 빨아내고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아프간의 희귀병도 조심해야 하는데, 특히 현지에서 ‘라시마니아(니슈만 편모충증)’이라는 병을 옮기는 파리가 대표적이다. 이 파리는 사람의 피부에 알을 낳는데 그 주위의 피부가 곰보처럼 썩어 들어간다. 현지의 10대 후반 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나며 카불의 이브니시나 병원에도 많은 아이들이 이 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한편 예방접종은 주로 결핵과 풍진, 홍역, 볼거리,A·B형 간염, 파상풍, 뇌수막염 순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백신을 접종받는다. 피랍자들과는 다소 무관하지만 산부인과 질환은 자궁근종과 자궁혹, 난소질환, 난소 종양, 방광 및 대장질루 등이 많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편법 조기유학 진급 어려워진다

    앞으로 편법으로 조기유학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초·중학생의 학년 진급이 어려워진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미인정 유학 관련 학적 처리 지침’을 일선 교육청과 학교에 내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 지침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의무교육 대상자인 초·중학생의 해외 미인정(편법) 유학에 대해 방학과 휴일을 제외한 수업일수만 따져 3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한 경우, 당해연도에 편입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동안 학교나 지역교육청별로 유명무실하게 운영되어온 학적 처리 지침을 ‘법대로’ 지키게 하자는 취지다. 현재 초·중학생이 해외 유학을 떠나려면 학교장 및 교육장의 추천과 국제교육진흥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단, 부모의 해외 파견이나 해외 주재 상사 근무 등으로 모든 가족이 해외에 체류하는 경우는 예외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조기 유학 열풍이 불면서 방학을 포함해 한 달에서 1년 이상 해외 유학을 떠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2005년 한 해 동안 서울에서 조기 유학을 떠난 학생은 초등학생 2453명, 중학생 2521명 등 4974명에 이른다. 학생들이 돌아오면 일선 학교장은 교과목별 이수인정 평가를 거쳐 학업성취 수준이 뒤처지지 않는지를 평가해 대부분 떠나기 전 같은 또래의 학년으로 재취학시켜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무단결석 기간이 3개월을 넘는 ‘유예’ 대상 학생이 재취학을 원하는 경우 ‘학교장이 교과목별 이수인정평가 결과에 따라 학년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조항을 악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교육청의 지침은 유학을 떠날 시점과 같은 학년도에 귀국하는 경우, 법정 출석일수를 지키지 못해 무단결석이 3개월 이상이면 학년 진급을 시키지 않도록 했다. 예를 들어 올해 중1인 A군이 7월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호주로 5개월 동안 어학연수를 떠난다면, 지금은 11월 말에 돌아와 이수인정평가를 통과할 경우 다시 중1로 재취학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여름방학 기간을 제외하더라도 3개월 이상 무단결석으로 처리돼 다음 해 2학년으로 진급하지 못하고 다시 1학년을 다녀야 한다.1년이 유급되는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일선 학교장들이 편법을 통해 학년을 인정해주는 예가 적지 않아 지침을 내리게 됐다. 결석일수가 3개월이 넘으면 당해연도에 재취학을 허용하지 말고, 허용하더라도 이수인정평가를 통해 학력을 인정하지 않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시교육청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편법 조기유학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학을 떠났다가 학년도가 바뀌어 귀국할 경우에는 결석일수와 상관없이 이수인정평가를 통해 재취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군이 11월에 들어오지 않고 해외 체류기간을 늘려 내년에 귀국한다면 지금처럼 이수인정평가를 거쳐 중2로 재취학할 수 있다.이런 이유 때문에 시교육청의 지침이 오히려 조기 유학의 장기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걱정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현장 행정] 마포구 용강동사무소 ‘멘토링 프로그램’

    [현장 행정] 마포구 용강동사무소 ‘멘토링 프로그램’

    “자, 이 지도를 보고 한강아파트를 가는 방법을 설명해볼까.” 학생이 더듬더듬 영어로 답한다.“음….Go straight along this way and turn left at the second corner….” 한쪽에서는 선생님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학생이 책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고 고민 중이다. “소금물의 농도는 소금의 양을 물의 양으로 나눈 것이니까, 농도를 12%로 높이려면….” 지난 2일 마포구 용강동사무소.2층 곳곳에서 소곤소곤 소리가 들린다.16명의 학생들이 둘씩 짝을 지어 뭔가를 끄적이거나 중얼중얼 외우고 있다. 사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들에게 학원이나 개인과외 부럽지 않은 교육을 하겠다는 홍익대 영어·수학교육과 학생들과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중·고등학생들이 학구열을 불태우는 멘토링 현장이다. ●철저한 개인 과외로 성적 쑥!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이면 용강동사무소는 오후 9시까지 불을 환하게 밝힌다. 대학생과 중·고등학생이 1대1로 짝을 이뤄 영어·수학 교습을 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홍익대 영어·수학교육과 동아리 학생들이 멘토(조언자)로, 지역내 20개 중·고등학교에서 추천받은 11명의 학생이 멘티(조언을 받는 사람)가 되어 지난 4월6일부터 1대1 교습을 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진정한 멘토의 의미를 살려 수업을 하지 않는 날에도 아이들에게 안부 문자나 격려 전화를 걸어 교감을 쌓아나갔다. 서먹해하던 아이들이 점차 마음을 열었다. 한시간 먼저 와 공부를 하고, 눈병이 걸려도 수업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효과는 금세 나타났다. 지난 중간고사에서 아이들의 성적이 평균 20점 가까이 올랐다. 성적에는 별로 관심없던 아이도 “이번에는 생각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속상하다.”면서 기말고사를 벼르고 있다. “마음에 드는 언니한테 배우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섭섭하다.”면서 뾰로통하던 송찬송(18·서울여고 3)양은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투지’를 다졌다. 교재에 설명을 가득 적어놓은 장명원(16·서울디자인고 1)양은 “영어성적이 부쩍 올라 기분 좋다.”면서 활짝 웃어보였다. 멘토들도 열심이다. 영어교육과 동아리 회장인 조연항(21)씨는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면서 우리도 실습경력을 쌓고 있는 셈”이라면서 “여름방학에는 2시간씩 수업을 늘리고, 지친 아이들에게 활력을 주는 여행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모두가 동참하는 멘토링 멘토링 프로그램은 지난 3월 홍익대 영어교육과 학생들이 용강동사무소에 제안을 해 이루어졌다. 사교육을 받을 기회가 적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지역내 20개 중·고등학교에서 추천을 받았다. 총30명 중 성적보다는 의지를 따져 11명을 선발했다. 실력에 맞출 수 있도록 철저한 1대 1 교습이 원칙이다. 학습 수준이나 방식은 가르치는 대학생의 몫이다. 세 차례 결석을 하면 면담을 해 계속 할지를 묻기도 한다. 다른 아이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면담을 받은 아이는 있지만, 빠진 아이는 없다. 매월 말에는 학생별로 학습 진도 테스트를 통해 꾸준히 성적을 관리한다. 지역사회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구청 가정복지과는 교재를 제공했고, 한국마사회 마포지점은 특별교재를 구입하는 데 협조했다.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매월 15만원의 야식비를 냈다. 훈장을 자처하는 유병홍 용강동장은 “성적을 높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들어 주고 싶다.”면서 “이 멘토링을 계기로 동사무소가 학습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이명박·박근혜 생활기록부는

    이명박·박근혜 생활기록부는

    11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의 학창시절 생활기록부가 공개됐다. 서울신문의 관련자료 제출 요청에 박 전 대표측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관련 성적표를 모두 보내 왔다. 이 전 시장은 고교 성적표만 전달해 왔다. 따라서 두 후보간 비교 소개는 고교 시절의 내용으로 국한했다. 박 전 대표의 초·중학교 및 대학 시절 내용은 별도로 싣는다. 이 전 시장의 경우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대로 추후 소개할 예정이다. 포항 동지상고를 졸업한 이 전 시장과 성심여고를 졸업한 박 전 대표는 모두 국가지도자 반열에 오른 정치인답게 모범적인 학창시절을 보냈다. ●인적 사항 이 전 시장은 생활기록부에 단기 4274년 12월16일생으로 기록돼 있다. 기록부의 날짜 부분에 18일,19일로 작성했다가 다시 정정한 부분이 눈에 띈다. 이 전 시장측 관계자는 “담임선생님이 잘못 기재한 것으로 12월19일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의 ‘생장지(한자로 生長地로 표기)’는 경북 포항시 죽도동. 본적은 영일군 의창면 덕성동 537번지로 기록돼 있다.‘이명박 학생’의 아버지 이충우씨의 직업은 노동으로 기재됐다. 박 전 대표의 경우 1953년 2월2일생으로 본적은 경북 선산군 구미면 상모동 171번지로 나와 있다. 생장지는 경북 선산.‘박근혜 학생’의 주소가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로 1번지’로 기재된 점이 이채롭다. 이 주소는 청와대 주소다. 아버지 직업란에 대통령으로 기재돼 있다. 박 전 대표는 고교 3년 동안 결석, 지각 한번 없이 개근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학생의 종교’란에 천주교로 기재한 것이다. 현재는 ‘종교 없음’으로 설명하고 있다. ●장래 희망 이 전 시장은 관리(官吏)를 장래 희망으로 썼고, 이 전 시장의 부모도 ‘본인과 동일’이라고 기재돼 있다.‘취미 또는 특기’란에는 영어로 기록돼 이 전 시장은 학창 시절부터 영어에 관심이 많았다. 중학교 시절 특기는 ‘체육(탁구)’. 박 전 대표의 고교 시절 장래 희망은 교육자였다. 부모의 희망도 교육자였다. ●성적과 학교생활 이 전 시장은 고교 성적은 우수했다. 지금처럼 석차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은 거의 없다고 한다. 이 전 시장 측의 한 관계자는 “이 전 시장은 성적이 제일 안좋았을 때가 3등이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학과 성적 대부분이 ‘수’였고, 간간이 ‘우’가 눈에 띄는 정도다. 또 이 전 시장은 특별 활동으로 문예반 활동을 했다. 이 전 시장의 학교생활에 대한 교사들은 “적극적 활동”,“학업이 우수하고 타의 모범임. 장래가 기대됨”이라고 평가했다. 박 전 대표의 경우 3년 내내 반에서 1등을 차지했다.1학년 때는 63명 중 1등,2학년 때는 34명 중 1등,3학년 때는 26명 중 1등이었다.1학년 담임교사는 학교 생활에 대해 “근면·착실하고 책임감이 강하여 반장의 임무를 잘 수행했음. 언어와 행동이 단정하고 친절하여 타인의 신뢰를 받음. 스스로 정당한 일을 할 줄 아는 용기를 가졌음”이라고 썼다.2학년 때는 “반장으로서 훌륭한 지도성을 발휘하여 맏은 바 책임을 다함. 매사가 훌륭하여 타의 모범생임. 단 하나 지나치게 어른스러움이 흠임”이라고 돼 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사법연수원 24시] (중) 변화의 바람 부는 연수원

    [사법연수원 24시] (중) 변화의 바람 부는 연수원

    5일 찾은 경기도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말쑥한 정장 차림의 연수원생들을 만나리라는 기대는 빗나갔다. 강의실과 도서관에는 야구모자에 면 티셔츠,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의 연수원생들이 대부분이라 연수원이라기보다는 대학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복장 자유화에 짧은치마·청바지 유행 “요새 여성 연수원생들의 치마가 자꾸 짧아지는 통에 부장 판·검사까지 지낸 점잖은 교수님들이 꾸짖지도 못하고 얼굴만 벌개지는 경우가 있어요.” 연수원에서 만난 2년차 남성 연수원생의 말이다. 연수원생들의 복장이 완전 자유화된 것은 지난해. 원래는 정장 차림이 원칙이었지만, 지나친 규제라는 비판에 자유화된 것이다. 그는 “연수원 과정이 시작된 3월까지는 눈치를 봐가면서 정장을 입지만,4월로 접어들면서 대부분 청바지, 면바지로 바꿔 입었다.”고 말했다. 프린트 티셔츠에 무릎 위로 올라오는 면 스커트를 입은 여성 연수원생의 모습은 연수원 어디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대한민국 최고의 공부벌레’라는 딱딱한 이미지의 사법연수원생들에게 이같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윤성식 교수는 “연수원생들이 너무 대학생 차림을 하고 다녀서 제발 공무원증이라도 패용하고 다니라고 잔소리를 할 정도”라며 웃었다. ●남다른 승부욕…체육대회 때는 부상자도 속출 연수원에 가까운 지하철 3호선 역이 마두역. 그래서 붙여진 사법연수원의 별칭이 ‘마두고등학교’다. 고3이나 마찬가지로 빡빡하게 공부를 해야 하는 데다 담임선생님에 해당되는 지도교수가 정해져 있다.4월이면 체육대회도 갖고,2학기에는 수학여행과 엠티도 떠난다. 이윤식 기획총괄교수는 “공부에 다른 활동까지 하려면 스트레스도 받겠지만 사회 경험이 없는 연수원생들에게는 이런 경험이 예비 사회인으로서 소양을 쌓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체육대회에서는 연수원생들의 남다른 승부욕 때문에 부상자가 나와 휴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외교통상부에 근무중인 이지형(32·여·34기) 변호사는 “축구 시합을 하다 사람에 깔려 갈비뼈가 부러진 동기생도 있었다.”면서 “남성 연수원생들은 같은 반 여성 연수원생들이 발야구에서 지는 걸 참지 못해 응원석에서 훌리건처럼 흥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상과 시비가 잦아 올해부터는 국제공인심판제가 도입됐을 정도다. 축구·농구·발야구 등 구기종목 예선경기는 원래 한 달 동안 토너먼트로 진행됐지만 일부 팀이 “그 시간에 공부나 더하자.”면서 일찌감치 일부러 탈락하는 현상이 빚어지자 올해부터 리그전으로 바뀌었다. 연수원생 1000명 시대이지만, 교수와 연수원생들의 관계는 전보다 훨씬 친밀해졌다고 한다. 이윤식 교수는 “분위기가 자유로워지면서 교수를 스승이라기보다는 법조계 선배나 멘토(조언자)처럼 스스럼없이 대하는 연수원생이 많아졌다.”면서 “많은 연수원생 사이에서 자기 존재감을 느끼기가 어렵고, 장래에 대한 불안도 커지면서 지도교수에게 의지하려는 분위기도 많다.”고 말했다. ●5급 공무원…월급은 150만원 연수원생들은 5급 공무원 신분이다.150만원 정도의 월급을 받아 자치회비·동창회비·세금 등을 떼고 나면 실제 손에 쥐는 것은 100만원 남짓. 연수원생은 기본적으로 국가공무원법의 적용을 받으며, 품위손상 행위 등으로 연수원 규정을 어기면 징계대상이다. 수업에 빠지면 결석이 아니라 결근 처리가 되고, 근무태도 평정 점수도 깎인다.50점 만점의 근무태도 평정 점수에서 무단 결근 한 번에 2점, 무단 지각·조퇴는 1점씩 감점된다. 지난 2005년 수료한 연수원 34기 출신의 변호사는 “2003년 노동법학회 동기 회원들이 연수원생 500명으로부터 이라크 파병 반대 서명을 받아 청와대에 제출한 적이 있다.”면서 “공무원의 집단행동 금지 규정 위반 등으로 1명이 3개월 감봉의 징계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지난 2003년에는 휴대전화 통화로 알게 된 여성의 나체사진을 찍은 뒤 협박, 금품 등을 빼앗은 혐의로 한 연수원생이 구속됐다. 연수원 사상 최초의 파면이다. 윤성식 교수는 “연수원생들이 월급을 받으며 공부하는 혜택을 받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도 많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연수원생의 ‘사랑이야기’ “저희 정보업체에 괜찮은 신부감이 많은데 관심 없으세요?” “전 결혼했는데요.” “결혼 생활은 행복하세요?저희가 재혼도 전문인데요.” 실제로 한 연수원생이 결혼정보업체로부터 받은 전화 내용이다. 예전처럼 ‘열쇠 3개’를 들먹이면서 노골적으로 접근하는 ‘뚜쟁이’는 거의 없지만, 사법연수원생은 여전히 제1의 신랑감·신부감이다. 수백만원씩 하는 일류 결혼정보업체 특별 회원 가입비도 연수원생들에게는 몇십만원 수준으로 대폭 할인된다. 연수원생들의 이름과 사진, 연락처 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연수원생 수첩이 나오는 날이면 자치회 사무실에 전화가 빗발친다. 맞선 시장에서는 수첩이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 이상의 가격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서 연수원생 1인당 수첩 1부의 원칙이 세워져 있지만, 수첩은 어떻게든 유출되고야 만다고 한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연수원생들이 맞선에 당당하게 나가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맞선 자리에서 상대방이 연수원 성적까지 꼼꼼하게 따지고 드는 경우가 많아 맞선 자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변호사로 활동 중인 한 35기 수료생은 “보통 1학기가 끝나면 벌써 대형 로펌 등 쟁쟁한 곳으로 갈 사람이 정해진다.”면서 “그 시점에서 진로가 확정되지 않거나 성적이 상위권이 아니면 맞선 시장에서 등급도 내려간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연수원 커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새로운 현상이다. 반·조 모임을 하면서 늘상 붙어지내는 데다 사시 합격자 1000명 시대의 치열한 취업전선을 함께 헤쳐나가는 입장에서 서로의 처지를 가장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일의 경우 헤어지기라도 하면 남은 연수원 생활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커플 선정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치회 이정원 사무국장은 “연수원 커플을 두고 ‘총알은 한 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면서 “보통 1학기는 사귀어도 절대 티내지 않는 커플 잠복기이고,2학기가 되면 공식 커플이 서서히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전했다.‘총알은 한 방’이란 표현은 커플이 됐다 헤어지기라도 하면 남은 연수원 기간동안 여간 불편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한 결혼정보회사가 올해 초 미혼 남녀들이 선호하는 배우자 직업을 조사한 결과, 남성의 경우에는 1위가 판사·고위공무원·해외스포츠선수로 나타났고 검사는 4위, 변호사는 14위였다. 여성의 경우에는 판사 8위, 검사 14위, 변호사 15위였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자치회’ 이야기 사법연수원에서는 기수별로 ‘자치회’가 구성된다. 자치회란 후생 복리 문제 등을 다루는 학생회 성격의 자율적인 모임이다. 체육대회, 수련회 등 연수원생 친목 도모를 위한 행사를 주관하고, 학회활동 지원 및 학회 세미나 자료집 발간도 자치회의 역할이다. 연수원생들의 경조사를 챙기는 것도 자치회 몫이다. 자치회 회장·부회장 등의 간부진은 나이순으로 정해진다. 최고령자가 회장을 맡고 다음 고령자가 부회장을 맡는 식이다. 연수원의 전통이다. 조·반장 등 다른 팀 리더도 나이순으로 뽑는다. 그러다 보니 자치회 등의 간부는 나이만큼 늦어진 이색 경력의 ‘늦깎이 예비 변호사’들이 많다. 올해 연수원에 발을 디딘 38기 자치회장은 최고령자인 김재용(47)씨. 그는 전남대 80학번으로 대학 1학년때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겪은 뒤 노동운동에 투신, 인천에서 위장취업을 했다가 구속됐다. 조원룡(46) 부회장은 한국해양대 81학번으로 소위 임관까지 두 달을 남겨놓고 반강제로 학교를 자퇴해야 했다. 서울대 학생회에서 활동하던 형이 프락치 사건에 연루돼 지명수배가 내려진 것. 조 부회장은 일반 사병으로 군생활을 한 뒤에도 대학 중퇴의 학력으로 제대로 된 직장을 잡기는 쉽지 않았다. 그래서 포장마차에서부터 유흥업소 종업원까지 닥치는 대로 일을 하다 대입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봐서 서울대 법대 99학번으로 입학했다. 박성구(39) 기획실장은 지상파 방송사 PD출신이고, 정영선(36) 언론매체실장은 6년 동안 변리사로 일하다 진로를 바꿔 1년 반 만에 사법시험을 통과했다. 사회생활을 하다 사시에 합격한 이들은 임관보다는 경력과 관련있는 분야에서 일하는 쪽으로 이미 진로의 가닥이 잡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유있게 자치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장기결석’ 재계총수들 전경련 참여법?

    ‘장기결석’ 재계총수들 전경련 참여법?

    ‘식사 대접’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회의에 ‘장기 결석’하는 주요 그룹 총수들의 전경련 참여법이다. 연(緣)을 끊을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자주 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짜낸 묘안이자, 고육책이다. 재계 관계자는 28일 “어쩌다 전경련 회의에 나가는데 식사 대접을 이유로 하는 게 자연스럽지 않겠느냐.”며 “의미도 있고 서먹서먹함을 풀 수도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경련 위상이 하늘을 찔렀던 시절에는 이런 고상한(?) 방법을 쓰질 않았다. 고(故) 최종현 회장 때만 해도 “(당신)왜 안와. 바쁜 일 없으면 빨리 와.”라는 식으로 회장단회의를 이끌었다. 전경련이 재계의 구심적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전경련 회관으로 향하는 주요 그룹 총수들의 발길도 끊겼다. 전경련 위상 추락과 함께 따가운 시선이 4대 그룹 총수들에게 모아졌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먼저 나섰다. 식사 초대였다. 이 회장은 지난 1월25일 저녁 장충동 신라호텔로 전경련 회장단을 초청했다.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프랑스 보르도산(産) 특급 와인(1982년산 샤토 라투르)이 식탁 위에 올랐다. 이 회장의 샌드위치론도 이 자리에서 나왔다. 보통 이 회장은 한해에 한번 정도는 이런 식으로 재계 총수들을 초청한다. 재계 서열 2위인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정 회장은 29일 전경련 회장단회의에 참석, 점심을 낸다. 정 회장이 회장단회의에 모습을 보이는 것은 2년만이다. 장소는 이 회장과 똑같이 신라호텔.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여수세계박람회 등 국가대사에 대한 재계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은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다. 지난 3월 조석래 회장 취임 후 첫 회장단회의에 ‘대어’를 낚았다. 해외출장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재계 총수들이 모여 단합을 과시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적당한 때를 봐 식사를 한 번 낼 요량이다.SK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중학생 패륜 손자

    행실이 나쁘다고 꾸짖는 친할머니를 살해하고 범행을 숨기기 위해 시신을 훼손한 뒤 집에 불을 지른 중학생이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27일 친할머니를 살해한 중학교 3학년생 추모(15)군을 붙잡아 존속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추군은 지난 23일 오전 6시쯤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에서 함께 살고 있는 친할머니 최모(69)씨의 머리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할머니의 시신을 목욕탕으로 옮겨 이틀 동안 방치한 뒤 25일 낮 12시쯤 흉기로 시신의 일부를 자르다 실패하자 시신에 이불을 덮어씌우고 불을 지른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달아난 추군을 붙잡아 범행을 추궁한 결과, 지난 17일 가출했다가 23일 새벽에 귀가한 자신을 할머니가 나무라자 홧김에 살해하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범행은폐 수법을 익힌 뒤 실행에 옮기려다 실패했다. 추군은 5세 때 부모가 이혼한 뒤 아버지(45)와 함께 생활하다 아버지마저 7년전에 가출하고 소식이 끊기자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인 할머니와 함께 어렵게 지내왔다.추군은 범행후 고시원에 숨어 지내다 경찰에 붙잡혔으며, 평소 학교 결석이 잦고 인터넷 게임에 빠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징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징후

    지난 17일 눈앞에서 끔찍한 ‘굴절형 사다리차’ 추락 사고를 목격한 서울 원묵초등학교 4학년생 250여명이 상담사 치료에 이어 교육·의료계 전문가들의 본격적인 상담 심리 치료를 받는다. 학생들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묵초교는 18일 사건이 발생한 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상담치료를 시작한 데 이어 19일 소아정신과 전문의들을 배치하고 21일부터는 전문상담교사 12명이 학생 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사고 목격한 4학년생 15명 결석 원묵초교는 서울시교육청 산하 학교보건진흥원 정신과 담당자와 서울시 동부교육청 청소년상담센터 전문 상담사들의 도움을 받아 이날 오전 9시에서 10시까지 집단 상담과 개별 상담을 벌였다. 일부 학생들은 오후에도 학교에 남아 추가 상담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충격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 울기만 하고 잠을 못 이룬다.”고 호소했다. 사고로 학부모 2명이 한꺼번에 숨진 4학년 3반 학생은 9명이나 결석했고,4학년 전체적으로는 15명이나 학교에 나오지 못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이날 낮 12시까지 단축 수업을 실시했으며,19일에는 휴업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9일 9시부터 원묵초교 보건실에 소아정신과 전문의 2명을 배치해 상담치료가 시급한 학생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면서 “21일부터 시교육청 청소년상담센터 전문상담교사 12명을 학교에 배치해 일반 학생들도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22일부터는 서울시 소아청소년광역정신보건센터 지원을 받아 상담원 4명이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실시한 후 치료가 필요한 학생들은 소아정신과 전문의사의 상담치료를 받게 할 계획이다. ●경찰, 목격 학생 참고인 조사 예정 빈축 그러나 이 사고를 조사중인 서울 중랑경찰서가 사건현장을 목격한 4학년 학생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려다 학부모와 학교측이 반발하자 계획을 연기하는 등 빈축을 샀다. 자칫 가뜩이나 충격을 받은 어린 학생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하려는 학생들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선생님 입회 하에 충격을 덜 받도록 배려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당초 18일 조사하려고 했지만 학교측이 “학생들 심리가 불안정해 심리치료 중이라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장성숙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심리적으로 받은 충격은 눈에 보이는 상처와 달라서 언제까지 지속되고 어떻게 나타날지 알 수 없다.”면서 “그런 아이들을 상대로 당장 조사하겠다는 것은 행정편의적인 발상이고 너무 잔인한 일”이라며 비난했다. 그는 “현장을 목격한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피해자 보호라는 차원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이날 관리감독 소홀 책임을 물어 강대희 원묵초교 교장을 직위해제했다. 강국진 박창규기자 betulo@seoul.co.kr ■ 용어 클릭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Post Traumatic Syndrome) 화재, 지진 등 심각한 상황으로 충격을 겪은 뒤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정신적 장애.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은 후 교감신경계가 흥분된 증상을 보인다. 악몽을 꾸고 그 사건을 생각나게 하는 자극을 피하고 무감각해지고 멍하게 되며, 잠을 잘 못자고, 짜증을 내고, 쉽게 놀라기도 한다. 너무 어리거나 너무 나이가 먹어 사건을 겪어도 병의 경과가 좋지 않다. 심할 경우 사회복귀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 ‘사랑의 영어공부방’

    ‘사랑의 영어공부방’

    “공기업 입사를 위해 연마했던 영어실력, 이젠 이웃에게 돌려 드려야죠?” 한국산업안전공단 직원들이 지역 청소년들에게 영어실력을 전수하고 있어 화제다. 최근 공기업 입사과정에서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영어능력시험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주인공은 한국산업안전공단 인천광역지도원 소속의 양수빈(여·26), 최윤석(34), 최훈우(31), 조성준(29)씨 등 4명. 이들은 입사 2∼4년차로 인천지역의 산업안전과 보건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지만 전공분야는 영문학, 산업공학, 기계공학 등 서로 다르다. 하지만 영어만큼은 사내에서 한가락 하는 데다 이를 필요로 하는 지역청소년들에게 전수해주는 봉사활동에는 기꺼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벌써 7개월째다. 지난 2006년 11월 인천지도원 강당에 마련한 ‘사랑의 영어공부방’은 오후 6시30분이면 청소년들로 넘쳐난다. 인천시 서구 신현동 주변의 중학생 30여명이다. 처음 5명 안팎의 학생들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어느덧 3개반 30명으로 늘었다. 비록 월, 수, 목요일 1시간씩이지만 강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인근의 사설학원 못지않은 명강의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학생들 또한 영어실력이 만만찮다. 인천 신현여중 2년 김아름(가명)양은 영어말하기 대회에서 입상하기도 했다. 그녀는 “사랑의 공부방이 시작된 이래 한번도 결석한 적이 없다.”면서 “훌륭한 선생님들과 꾸준히 공부한 것이 80∼90점대의 영어 성적을 유지하는 비결이다.”라고 자랑한다. 이들 영어 4인방의 또 다른 공통점은 풍부한 사회봉사 경험. 양씨는 국제한국입양인봉사회에서, 최훈우씨는 대학시절부터 보육원을 방문해 3년 넘게 영어, 수학을 지도한 경험이 있다. 조씨는 장애인 단체로 봉사활동을 자주 다녔다고 한다. 양씨는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나눔으로써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지는 게 봉사이다.”라면서 “앞으로 사업장 근로자나 주부 등 영어를 배우고 싶은 누구에게나 가르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할리우드에 지친 당신에게…

    태평양을 건너온 낯익은 거미인간, 해적, 그리고 한국의 짠한 아버지들….5월 극장가는 이렇게 짜여진다. 미국 개봉일보다 3일 앞선 5월1일 국내에 상륙하는 ‘스파이더맨3’은 약 500개의 스크린을 잡아놨다. 뒤를 잇는 ‘캐리비안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 또한 그에 못지않은 세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대작들의 틈바구니 속에 오히려 작은 영화들이 빛을 발하기도 한다. 블록버스터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획일화된 멀티플렉스에 거리를 두는 관객들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나만의 취향’을 찾는 이들에게 서울 광화문과 종로에 포진해 있는 ‘시네큐브’ ‘스폰지 하우스’ ‘필름 포럼’ 등의 작은 극장들은 오아시스나 마찬가지이다. ●알렝 레네와 윈터바텀을 만나다 평소 영화제가 아니면 만나기 힘든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해온 스폰지의 ‘씨네휴 오케스트라(www.cinehue.co.kr)’가 새달 10일부터 23일까지 종로(10∼16일)·압구정(17∼23일)에 위치한 스폰지하우스에서 열린다. 소개되는 작품은 총 5편이다. 프랑스의 거장 알랭 레네의 최근작 ‘마음’이 상영목록에 올라 있다. 연극적인 요소를 영화에 접목시킨 작품으로 파리지엔 여섯명의 복잡한 마음이 어떻게 통하게 되는지를 묘사했다.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인디스월드’로 2002년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마이클 윈터바텀의 ‘관타나모로 가는 길’도 첫선을 보인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가던 세명의 아랍계 영국인들이 테러리스트로 몰린 실화를 찍은 작품이다. 윈터바텀은 이 영화로 ‘제2의 켄 로치’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밖에 프랑스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소립자’와 ‘리틀 미스 선샤인’을 연상시키는 영화로 선댄스 영화제를 놀라게 한 신인감독의 작품 ‘달콤한 열여섯’, 이혼과 결혼에 대한 의미를 묻는 ‘퍼펙트 커플’ 등도 소개된다. 관람료는 편당 7000원. ●심기일전하는 독립영화 축제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인디포럼 신작전’이 새달 10일부터 16일까지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그렇다면, 심기일전’이란 슬로건에서 보듯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2년 만에 재개됐다. 신작 59편과 초청작 2편 등 총 61편의 독립영화가 소개된다. 초청작 중 노동석 감독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이번에 관객과 처음 만난다. 지난 2월 공모를 통해 접수된 498편 가운데 극영화 38편, 다큐멘터리 10편, 애니메이션 10편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개막작은 실험적 성격이 강한 극영화 ‘유령소나타’와 고국에 돌아온 트렌스젠더 해외 입양아의 정체성 고민을 담은 다큐멘터리 ‘Un/going home’이다. 이번에는 영화인으로서 자의식이 투영된 작품들이 많은데 폐막작 ‘아스라이’ 또한 그렇다.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실험영화 감독의 독백을 담았다. 관객과의 좀더 활발한 소통을 위해 후원회원도 모집한다. 홈페이지(www.indieforum.c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회원에겐 자료집과 무료관람권, 독립영화 DVD세트 등을 제공한다. ●유머와 풍자의 거장 이리 멘젤 체코가 낳은 세계적 거장 이리 멘젤 감독. 그가 오는 26일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아 한국을 방문한다. 영화제에서는 그의 특별전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하지만 굳이 전주에 내려가지 않아도 그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5월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그의 대표작들이 줄줄이 상영된다.‘가까이서 본 기차(10일)’ ‘줄 위의 종달새(24일)’ ‘거지의 오페라(31일)’ 등 3편이다. 공산주의 치하의 체코를 떠나지 않고 꿋꿋하게 영화작업을 해온 그의 철학은 삶이 잔혹하고 슬프다고 영화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에는 늘 유머와 풍자가 가득하고 눈물 대신 웃음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웃음 속에 통렬한 비판과 아픔을 담고 있어 시대의 비극을 더욱 극명하게 전달해 준다. 그가 28살 때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한 ‘가까이서 본 기차’가 대표적이다. 전쟁 중인데도 오로지 사랑에만 몰두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독일 지배하에 있는 체코의 정치적 무능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내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일흔의 나이에도 영화 만들기 몰두하고 있는 그는 ‘나는 영국왕을 섬겼다’로 올해 베를린영화제 국제평론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관객과의 만남도 가질 예정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메가박스 다양한 영화 시리즈 ‘쉬즈 더 맨’ 다른 의미에서 작은 영화를 소개하려는 움직임은 또 있다. 메가박스에서 다양한 영화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5월부터 선보이는 ‘무비 온스타일’이 그것이다.2030 여성들을 겨냥, 사랑에 관한 로맨틱 코미디·멜로 영화들을 단독 수입·소개하는 브랜드다.‘무비 온스타일’의 첫 테이프를 끊는 작품은 ‘쉬즈더맨’.‘그녀는 남자’라는 제목처럼 축구 때문에 남자 행세를 하는 말괄량이 여고생 바이올라(아만다 바인즈)가 주인공인 청춘영화다. 셰익스피어의 ‘십이야’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딱 여성 취향이다. 바이올라는 학교에서 여자 축구팀을 해체하자 분개한다. 마침 쌍둥이 오빠 세바스찬이 런던 뮤직 페스티벌에 간답시고 학교를 무단결석한다. 바이올라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남장을 하고 세바스찬의 학교에 들어간다. 그녀가 세바스찬 행세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축구부에 들어가 자신의 학교 축구팀과 전 남자친구에게 앙갚음을 해주는 것. 세바스찬이 된 그녀는 룸메이트이자 같은 축구부원인 듀크(채닝 테이텀)에게 점점 끌린다. 그러나 남자의 모습으로 그를 사랑하기란 힘든 일. 게다가 그의 맘엔 오로지 ‘퀸카’ 올리비아(로라 램지)뿐이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다른 남자와 사뭇 다른 세바스찬 모습의 바이올라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런 가운데 진짜 세바스찬이 예고 없이 학교로 돌아오고 일은 점점 더 꼬이기 시작한다. 사실 이런 영화의 결말은 너무도 뻔하다. 바이올라가 축구는 물론 사랑에도 ‘골인’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것쯤은 안봐도 비디오다. 또 남자 기숙사에 들어간 남장 여학생은 닳고 닳은 소재. 리얼리티가 떨어지고 유치하다고? 하지만 이 영화, 꽤 웃기고 재밌다. 남자와 여자 사이를 오가며 소동을 벌이는 아만다와 그런 그녀에게 헷갈리는 친구들, 박진감 넘치는 축구경기 등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를 신나는 음악에 버무려 상큼하게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신이 남자 혹은 여자가 되어 짝사랑하는 상대의 곁에 있게 된다면, 그래서 그의 마음을 알 수만 있다면 하는 상상을 한번쯤이라도 해본 적이 있다면 바이올라로부터 느낄 대리만족의 기쁨은 더욱 클 듯하다. 양성적 매력을 물씬 풍긴 바이올라 역의 아만다 바인즈는 ‘아만다쇼’라는 단독쇼가 있을 정도로 주가 급상승 중인 신세대 여배우다. 듀크 역의 채닝 테이텀은 국내에 댄스 영화 ‘스텝업’으로 낯익은 얼굴.‘석호필’ 웬트워스 밀러를 연상시키는 외모에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수줍음을 타는 귀여운 ‘터프 가이’로 나와 여심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새달 3일 개봉,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대학가 ‘생리 공결제’ 논란 확산

    “남자 교수님께 어떻게 직접…, 온라인으로 생리 결석계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여학생),“한 학생이 한 학기에 내 수업만 3번씩이나…, 남용 가능성이 너무 높다.”(교수) 최근 대학가에서 잇따라 도입되고 있는 ‘생리공결제’에 대해 학생과 교수들 사이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3일 대학가에 따르면 중앙대와 경희대, 성신여대, 제주대 등은 지난해 생리공결제를 도입했다. 생리공결제는 생리 때문에 결석을 하면 출석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다. 올해엔 연세대와 서강대가 도입했고, 다른 대학들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출방식 까다로워 유명무실” 지난해 2학기부터 생리공결제를 운영하는 대학들이 조사한 결과 전체 여학생 대비 이용률은 중앙대 59.0%, 성신여대 33.9%, 경희대 1.12%로 집계됐다. 학생들은 무엇보다 까다로운 제출 방식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경희대가 생리공결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46.3%가 ‘교수에게 직접 제출하는 것이 불편했다.’고 답했다. 연세대 등은 학사포털 사이트에 접속해 생리결석계를 작성한 뒤 당일자 교수에게 직접 제출해야 한다. 또 대부분의 학교는 생리공결제를 한 달에 1회 또는 한 학기 3∼5차례, 사용일수도 1회에 1∼2일로 제한하고 있다. 생리공결제를 한 번 사용하면 3주 이전에는 다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제도 확산의 걸림돌로 지적됐다. 대학생 이모(22)씨는 “일부 여학생의 경우 남자 교수들에게 직접 제출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이용을 꺼리고 있다.”면서 “온라인 등을 통해 제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양모(23)씨도 “생리통이 심한 사람의 경우 여러 날에 걸쳐 생리통을 겪기도 하고, 몸이 허약한 경우 생리 주기가 더 짧을 수도 있어 정작 필요한 학생에게 제때 도움이 안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조한혜정 교수는 “생리공결제란 원래 생리를 수치스럽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전제된 것”이라면서 “이런 맥락에서 생리공결제 제출을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세심하게 배려를 해줘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인식의 변화가 더뎌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이민규(46) 교수는 “아무리 여성 권익이 중요하다지만 생리공결제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면서 “취지는 좋지만 남용 가능성에 대해 전적으로 개인의 양심과 윤리 의식에만 맡겨야 한다는 점에서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제도”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한 학생이 한 학기에 내 수업에서만 세 차례나 생리결석계를 냈다. 또 기말고사 기간에 제출한 사례도 있어 성적 산출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비 오는 날이나 징검다리 휴일에 이용률이 더 높다는 문제도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강대는 남용을 막기 위해 보건소의 확인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서강대 보건소 관계자는 “생리통으로 보건소를 찾는 여학생이 지난해에는 한 건도 없었는데 올 들어 갑자기 18건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대학생 박모(21)씨는 “다음 수업의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손해를 감수하고서까지 결석계를 악용해 수업에 빠지는 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월경 경험에 대해 말하기 힘든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생리통을 감기나 몸살쯤으로 포장하는 등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 내면서까지 결석을 항변해야 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아연 이경원기자 arete@seoul.co.kr
  • [미래의 에너지 자원 ‘숲’] “방치된 나무들 보니 너무 아까워”

    “현장 동료들에게 ‘무늬만 여자’라는 핀잔 아닌 핀잔을 많이 들어요.”아궁이와 더블어 사라진 나무꾼이 재등장했다. 충남 아산시에서 나무꾼으로 활동하는 길향미(39·여)씨. 산물을 지고 산을 내려오는 작업이라 ‘한 덩치(?)’를 예상했지만 157㎝, 몸무게 52㎏의 작은 체구다. 보통 목재는 직경 20∼30㎝, 길이가 1m 안팎으로 무게는 20㎏ 정도다. 도고산을 내려오려면 ‘장난’이 아니다.“힘든 작업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질문은 우문이 됐다. 하루 목표량을 완수하는 데 어김이 없다. 직접 쓸 생각인양 버려진 나무들도 소홀히하지 않는다.“친정에서 화목보일러를 쓰는데 방치된 나무들을 보면서 아까웠다.”면서 “가능하다면 가져다 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고 했다. 길씨가 산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부터다. 중학생과 초등학생(6학년)인 두 아들이 있지만 목수인 남편(45)의 수입으론 안정적이지 못해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처음에 산에서 일을 한다니까 식구들, 특히 남편이 ‘여자가 무슨 노가다(막노동꾼)냐.’며 심하게 반대했다.”면서 “아프면 즉시 그만둔다고 약속하고 겨우 승낙받았다.”고 말했다. 결석이나 조퇴 한번 없었지만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은 감추지 못했다.‘소아당뇨’를 앓고 있는 둘째 아이를 현장에 데려다 놓고 작업도 했다. 산림법인이나 영림단을 운영하는 목표도 정했다. 그래서 숲가꾸기 일을 하다가 산물수집 전환을 자원했다. 지난 1월에는 독학으로 산림경영기능사 자격증을 땄다. 지금은 기사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길씨는 “몸도 건강해지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 같다.”면서 “주 5일 근무인데 토요일 근무를 지원해놨다.”고 의욕을 보였다. 아산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교육계 비리 ‘요지경’

    지난 한 해 동안 교육계 비리로 적발된 사람이 1212명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해 전국 국·사립대와 교육청, 교육부 직속기관 및 소속단체 등 108개 기관을 감사한 결과다. 교육부는 이 가운데 248명을 징계하고,738명은 경고,226명은 주의조치를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또 6개 사립대 임원 21명의 취임승인을 취소하거나 선임을 무효화하고,8개 대학 및 직속기관 관계자 20명을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 자료를 넘겼다.95개 대학 등에서 유용된 708억 7700만원은 회수 또는 변상, 보전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J대는 신입생 충원율이 낮아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NURI)사업에 통과하기 어렵게 되자 고령자와 교수 친인척 등 28명을 신입생으로 위장모집해 평가를 통과했다.D대는 결석 시간이 총 수업 시간의 4분의1을 넘거나 중간·기말시험에 응시하지 않은 1216명에게 성적을 주다 적발됐다.S학교법인은 이사회도 없이 2003년부터 3년 동안 5차례에 걸쳐 이사회를 연 것으로 회의록을 위조했다.I학교법인은 이사장의 지시로 학생장학금을 실제 지급액보다 부풀리거나 교수연구비를 지급한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5억 1900만원을 횡령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한국사회에 대한 불신의 벽 조금씩 허물었죠”

    “한국사회에 대한 불신의 벽 조금씩 허물었죠”

    “(한국인들이 고집하는) 순수한 혈통이란 없습니다. 한국인 혈통의 40% 정도는 외국인의 피가 섞여 있습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과 결합할 때 사회가 더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축사-박경태 성공회대 교수) “막연히 한국인들이 외국 사람을 차별하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한국어가 서툴러 이해하기가 어려웠지만,6주가 흐른 뒤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답사-필리핀 출신 이한나) 18일 서울 구로구 항동의 성공회대 정보과학관. 평소 일요일 오전 한산할 법한 캠퍼스가 이날따라 왁자지껄했다. 몽골, 필리핀, 카자흐스탄, 미얀마, 방글라데시, 중국 등 아시아 각국에서 온 이주민들과 한국인들이 한 데 모여 아주 특별한 수료식을 열었다. 조그만 강의실에서 열린 ‘이주민을 위한 한국시민사회 이해 교육’ 과정의 수료식은 어떤 졸업식보다 진지하면서도 흥겨웠다. 성공회대 측의 축사와 수료생 대표의 답사가 오간 뒤 필리핀 결혼 이민자들의 민속공연과 참여연대 노래패의 축하공연으로 한껏 흥이 달아올랐다. 마지막엔 모든 참가자들이 흥겨운 풍물에 맞춰 강강술래를 돌며 하나가 됐다. 이들은 지난달 6일부터 6주 동안 일요일 아침 졸린 눈을 비벼가며 성공회대에 모였다.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박노자 노르웨이 국립오슬로대 교수,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 홍세화씨 등이 한글과 한자, 영어를 뒤섞어 진행한 강의가 끝나면 이주민들은 어설픈 한국말로 열띤 토론을 했다. 그 과정에서 이주민들의 마음 속에선 한국사회에 대한 불신의 벽이 조금씩 허물어졌다. 출발은 44명이 했지만 두번째 결석부터 중도탈락시키는 엄격한 학사관리로 23명이 수료의 기쁨을 나눴다. 미얀마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다 지난 1994년 당국의 탄압을 피해온 마웅저(39·‘함께하는 시민행동’ 활동가)는 “한국인들은 ‘우리’라는 의식이 너무 강하다. 그 ‘우리’ 속에 이주민들의 자리는 없었다.”면서도 “한국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는다면 우리가 먼저 열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 하얼빈 출신의 안영화(39)·윤경전(38) 부부는 “한국인들의 뿌리깊은 차별의식을 이해할 순 없다.”면서도 “서로 이해하면서 벽을 허무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박경태(사회학과) 성공회대 교수는 “김장 담그기나 컴퓨터 교육 등 이주민에 대한 기술 교육은 포화 상태”라면서 “일정학력 수준을 넘어선 이주민들이 직접 뿌리내리고 살아갈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교육과정을 실질적으로 준비한 김애화 한국국제이주연구소 연구위원은 “다문화사회에서 한국인이 이주민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물론 이주민들도 한국 사회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는 취지로 기획했다.”면서 “수강생들의 한국어 실력차가 커 100% 이해하기는 힘들었겠지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며 흐뭇해 했다. 글 사진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산문집 ‘호미’ ‘아름다움에 허기지다’ 출간한 소설가 박완서와 시인 박형준

    산문집 ‘호미’ ‘아름다움에 허기지다’ 출간한 소설가 박완서와 시인 박형준

    어머니는 올해 일흔넷이 되었다. 지난해부터 부쩍 기력이 떨어지신 어머니는 이즈음 그 지독한 병마와 싸우시느라 더욱 애처로울 따름이다.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시골집 앞마당은 항상 어머니의 차지였다. 목련이 꽃망우리를 떠뜨리기 훨씬 전부터 어머니는 호미며 모종삽이며 전지가위 등을 들고 마당 이곳 저곳을 누비시곤 했다. 한여름 땡볕 아래서 쪼그리고 앉아 잔디를 다듬던 모습도 눈에 선하다. 올해도 어머니의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두부’ 이후 5년 만에 나온 소설가 박완서(76)씨의 산문집 ‘호미’(열림원 펴냄)에서 그냥 그대로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했다. 경기도 구리시 아차산 자락에 살고 있는 작가는 집 마당의 온갖 꽃과 나무에게 ‘말을 거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고 속삭인다. 오늘도 작가는 먼동이 트기 전 신새벽에 꽃과 나무를 만나기 위해 호미를 들고 마당으로 나가 ‘출석부’를 부른다. 작가가 작성한 꽃과 나무의 ‘출석부’는 100번을 훌쩍 넘긴다. 복수초, 상사초, 민들레. 제비꽃, 할미꽃, 매화, 살구, 자두, 앵두, 조팝나무…. “나는 그것들이 올해도 하나도 결석하지 않고 전원출석하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것들이 뿌리로, 씨로 잠든 땅을 함부로 밟지 못한다.”(‘꽃 출석부1’ 가운데) 그것들이 목마를까봐 올 여름에도 마음놓고 여행을 못할 것이라는 대목에서는 꽃과 나무, 자연에 대한 작가의 사랑이 절로 실감난다. 1부(꽃과 나무에게 말 걸기)가 자연과의 대화라면 2부(그리운 침묵)와 3부(그가 나를 돌아보았네),4부(내가 문을 열어주마)는 작가의 칠십 인생에 대한 회고와 관조다. 역사학자 이이화, 화가 박수근, 시조시인 김상옥, 소설가 이문구씨 등과의 인연, 그리고 자식들과 손녀, 남편, 시어머니 등 가족들과의 애틋한 사연으로 가득차 있다. 작가는 “이 나이 이거 거저먹은 나이 아니다.”라고 짐짓 위세를 부리면서도 “내 나이에 6자가 들어 있을 때까지만 해도 촌철살인의 언어를 꿈꿨지만 요즈음 들어 나도 모르게 어질고 따뜻하고 위안이 되는 글을 소망하게 되었다.”고 토로했다.‘딸에게 보내는 편지’에는 “만약 엄마가 알량한 명예욕을 버리지 못하고 괴발개발 되지 않은 글을 쓰고 싶어한다면 그건 사회적 노망이 될 테니 그 지경까지 가지 않도록 미리 네가 모질게 제재해 주기 바란다.”고 적었다. 그럼에도 ‘내년 봄’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작가에게서 묵직한 거장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중견 시인 박형준(41)씨도 4년 만에 산문집 ‘아름다움에 허기지다’(창비 펴냄)를 내놓았다. 산문집 제목은 어느 문학강연회에서 누가 “시를 왜 쓰느냐.”고 물은 데 대한 답변으로 한 말이다. 어느덧 시인이 등단한 지도 16년째에 접어들었다. 산문집에는 시인의 개인사가 드러나는 글을 비롯해 시론, 시인론, 작품분석, 계간평 등 29편의 글이 다채롭게 묶여 있다. ‘아침이면 부엌의 수챗구멍 속에서 바닷물이 역류해 들어오는’ 인천의 ‘수문통’ 빈민가에서 힘겨운 소년시절을 보내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시를 붙잡고 살아온 시인의 기억은 ‘시인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또 오규원, 이성복, 송찬호, 고형렬, 최하림, 김기택, 박주택씨 등의 시인들과 나눈 대화들을 쉽게 풀어써 그들의 시 세계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숨겨진 시인들의 일상을 엿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배고파서 밥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름다움에 허기져서 살아가고 시를 쓴다. 시와 시인은 그런 것이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장애가 오히려 배움의 눈 뜨게 해 주었죠”

    “장애가 오히려 배움의 눈 뜨게 해 주었죠”

    “하반신을 잃었지만 그 대신 희망을 얻었습니다. 장애가 오히려 배움의 눈을 뜨게 해 주었죠.” 7일 2년제 대안학교인 서울 강서구 성지중학교에서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교문을 나선 주부 박영옥(49)씨는 자신이 탄 휠체어를 고맙다는 듯 쓰다듬었다.7년 전 어머니를 잃은 충격으로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오는 9일 35년 만에 중학교 졸업장을 받는다. 박씨가 학업을 중단한 것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집안을 일으키겠다.’는 꿈을 품게 되면서부터.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홀로 서울로 와 하루 3∼4시간만 자며 미용 기술을 익혔다. 결혼 후에도 일과 가족들 뒷바라지에 온 힘을 쏟으며 공부를 향한 열정은 잊고 있었다. 그러나 2000년 하반신 마비로 ‘어쩔 수 없는’ 여유를 찾으면서부터 다시 공부를 결심했다. “마흔 살부터 어머니의 병수발을 들었는데 2년 만에 허무하게 돌아가셨죠. 같은 해 뇌병변 1급 장애 판정을 받고 하반신이 마비되자 문득 ‘이렇게 쉬게 되었으니 못 다한 공부를 하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휠체어에 앉은 채 학교를 다니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등하교 길에 넘어져 머리를 꿰맨 적도 있고, 장애인콜택시를 타기 위해 3시간 동안 부들부들 떨면서 기다릴 때도 있었다. 학교 안에 장애인 화장실이 없어 옆 건물 산부인과 화장실을 사용했다. 그럼에도 박씨는 학교에 결석한 적이 한번도 없다. 그는 “결석을 한번 하면 다시는 학교에 못갈 것 같았다.”면서 “학생이면 무조건 교실에 앉아 있는 게 도리라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기를 쓰고 학교에 갔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는 ‘개근상’ 공로를 주위 사람들에게 돌렸다. 다리에 피가 몰려 경련이 올 때마다 옆 책상에 다리를 얹어 준 선생님, 화장실을 써도 되냐는 말에 “언제든 쓰라.”고 흔쾌히 허락해준 산부인과 실장을 꼽았다. 무엇보다 힘이 된 것은 가족들. 박씨가 자리에 앉은 뒤 집안일을 도맡아 한다는 남편 홍성만(55)씨는 농담처럼 “쉬엄쉬엄해라. 서울대 가려고 그러냐.”며 박씨의 어깨를 두드렸다. 아들 민기(23)씨는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 성지중학교 입학식에 데려가주며 진학을 도왔다. “아들에게 ‘엄마는 꼭 일어날 거다. 두 발로 일어나서 남을 도와줄 거다.’라고 말했어요. 엄마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포기할 수 없죠.” 박씨의 최종 목표는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해 노인복지사가 되는 것. 박씨는 “‘자기 몸도 못 추스르는 사람이 어떻게’라는 말을 들으면 솔직히 속상하다.”면서도 “지금은 잠시 쉬는 것일 뿐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 갈 때쯤이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童心 볼모’

    서울 양천구 목동 일부 주민들이 양천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에 다른 지역 쓰레기 반입을 중단하라며 초등학생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서울시와의 유리한 협상을 위해 자녀의 교육권을 볼모로 잡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2일 목원초등학교에 따르면 1300여 가구가 거주하는 양천구 목6동 한신ㆍ청구아파트 학부모들은 지난 1일부터 이틀째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전교생 792명 가운데 1일 결석자가 110명이었는데 2일에는 350명으로 늘어 전체 45%가 등교하지 않고 있다.”면서 “첫날 학부모들에게 전화를 돌렸지만 결석자가 더 늘어나 오늘은 가정통신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등교거부를 결정한 주민 김모(50·여)씨는 “소각장에서 다이옥신과 유해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아이들 건강이 걱정되고 불안하다.”면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가 무섭다는 것을 알리려고 일단 봄방학(14일)까지 등교를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교육청 관계자는 “일단 교육장의 호소문을 학부모들에게 발송했다.”면서 “의무교육 대상자들이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관련 법령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다면 고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주말화제] 성적 정정기간 대학가 풍속도

    [주말화제] 성적 정정기간 대학가 풍속도

    # 질문:“성적을 정정해야 하는데 교수님이 사라지셨어요. 흑흑∼” # 답글:해외 학술회의를 떠나셨답니다. 포기하세요.ㅋㅋ… (서울 모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 ‘학점 이의신청 기간’에 돌입한 대학가가 성적 정정 문제로 들썩이고 있다. 대학가에서는 성적 정정을 놓고 학생들과 교수들간에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읍소형’,‘스토커형’,‘논리적 항의형’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성적 정정에 나서고 있다. 매년 학생들의 성적 정정 요구에 시달려온 베테랑급 교수들은 아예 성적 정정기간 동안 해외 학술회의에 참석하는 등 나름대로의 대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래도 ‘읍소형’이 최고 “취업이 임박했는데…”“집안이 어려워서 장학금을 꼭 타야 하는데…” 등 고전적인 수법이지만 ‘읍소형’의 효과가 가장 크다고 한다. 한양대 백모(42) 교수는 “성적 때문에 찾아와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면서 “마치 그 학생의 인생을 망칠 것 같은 두려움도 든다.”고 말했다. 교수들이 기피하는 ‘스토커형’은 성적을 정정해 줄 때까지 끊임없이 연구실을 찾아오거나 전화를 건다. 심지어 집으로 찾아와 1시간이 넘도록 구구절절 자신의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논리적 항의형’도 교수를 당황스럽게 한다. 이화여대 3학년생인 이모(23)씨는 결석도 잦고 시험 성적도 좋지 않아 보이는 4학년 선배가 자신보다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해당 교수는 “취업을 앞두고 있고, 재수강이어서 점수를 더 잘 줬다.”라고 해명했지만 이씨는 공개된 중간고사 성적과 매주 제출했던 페이퍼 점수를 꼼꼼하게 챙겨 이를 근거로 성적 정정을 요구했다. 일부는 ‘B학점’을 ‘F학점’으로 내려달라는 요구도 한다.‘A학점’으로 못 올릴 바에는 재수강을 한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과거와 달리 취업을 앞둔 4학년생뿐만 아니라 1학년 새내기들의 정정요구도 무시할 수 없다. 학부제 때문에 더 좋은 전공을 선택하기 위해서다. 성적 정정을 신청한 고려대 새내기 박모(20·여)씨는 “국제어문학부에서 영문과를 지원하고 싶은데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성적이 바뀌지는 않았지만 A학점 맞은 교양과목을 A+로 올리기 위해 성적 정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학생 등쌀 피해 해외로 교수들은 성적 정정 기간이 되면 학생들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대여섯배 정도 증가하는 것 같다고 하소연한다. 일부 교수들은 학생들의 성적 정정 등쌀에 못이겨 해외 학술세미나 참석 등을 통해 ‘잠적’(?)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각 대학 홈페이지마다 교수들의 행방을 묻는 글들이 자주 눈에 띄기도 한다. 학기 초부터 미리 “성적 정정은 절대 없다.”고 엄포를 놓는 교수도 많다. 한양대 이병관 교수는 “학기 시작할 때 학생들에게 성적 정정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메일로 정정을 요구하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사실상 교수 입장에서도 성적을 정정해 주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성적을 정정하려면 해당 학생의 시험지와 과제물 복사본, 시험 모범답안지, 교수 소견서(일종의 사유서나 시말서) 등이 첨부돼야 한다. 이화여대 학과조교 장모(26)씨는 “시간 강사가 재임용될 때 평가 기준에 성적 정정을 몇 번 해줬느냐가 포함되고, 전임강사나 교수도 한번 성적 정정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서류가 들어가야 하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절차가 복잡하고 교수 자신에게도 부정적인 평가가 많이 돌아오기 때문에 처음부터 채점을 꼼꼼히 하고 수정은 거의 안 한다.”고 말했다. 광운대 양한순 교수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지독한 경쟁력을 요구하는지 가늠할 수 있는 모습”이라면서 “극심한 취업난 속에 점수에 의한 석차 문화가 갈수록 대학사회를 점령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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