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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중생이 갓 낳은 아이 살해 뒤 유기

    여중생이 자기집 화장실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흉기로 살해하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밖으로 던진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6시 30분쯤 A(13·중2)양이 자기집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은 뒤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A양은 5분 뒤 숨진 아기를 빈 박스에 넣어 15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아래로 던졌다. 당시 집에는 아버지가 있었지만 TV를 시청하느라 범행을 눈치채지 못했다. 경찰조사에서 A양은 “임신 사실을 감추고 출산하던 중 아기가 시끄럽게 울어 들킬 것이 염려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버려진 아기의 시신은 다음 날인 12일 오전 6시 20분쯤 인근을 지나던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A양은 지난해 9월 스마트폰 채팅을 통해 알게 된 이모(18)군과 수차례 성관계를 맺은 뒤 아이를 임신한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지난 7월쯤 배가 불러오면서 임신 사실을 알았지만 이를 감춘 채 생활해 왔다. 자신과 성관계를 한 이군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양은 살이 찌자 주로 헐렁한 체육복을 입고 생활했다. 부모 등은 A양이 단순히 살이 쪘다고 생각하고 운동을 하라고 말하는 등 임신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A양이 재학 중인 학교에서도 임신 사실을 전혀 몰랐다. A양은 평소 일찍 등교하고 결석 한 번 하지 않는 모범생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임신 중 보건실을 찾거나 상담 요청을 한 적도 없었다. 학교 관계자는 “또래보다 성장이 빠른 편이라 여겼고, 방학 후 부쩍 살이 쪘다고만 생각했지 임신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전날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에 A양이 배가 아파 쪼그리고 앉아 있는 것을 확인, 수사를 벌여 A양으로부터 범행을 자백받았다. A양은 아이를 출산한 뒤에도 들키지 않으려고 다음 날 등교하는 등 평소처럼 생활하려 했다. 경찰은 형사 미성년자인 A양을 검찰에 가정보호사건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미란다 커 몸매 비결…건강에 좋은 ‘슈퍼베리’ 9가지

    미란다 커 몸매 비결…건강에 좋은 ‘슈퍼베리’ 9가지

    미란다 커와 같은 세계적인 탑모델이 자신의 몸매 비결로 아사이베리와 같은 베리류를 꼽으면서 베리에 관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의 유명 공인영양사인 로리 분이 신간(Powerful Plant-Based Superfoods)을 통해 소개한 슈퍼베리 9가지가 미국 언론을 통해 공개돼 눈길을 끈다. 9일(현지시간) 미국의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의 건강 코너를 통해 공개된 이들 베리는 베리 열풍으로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블루베리와 크랜베리는 물론 아직 생소한 아사이베리와 고지베리, 카무카무베리 등이 소개됐다. 다음은 로리 분이 저서에 공개한 슈퍼푸드 50가지에 포함된 9가지 베리를 순서에 상관없이 나열한 것이다. ▲아사이베리 최근 보도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아사이베리는 남아프리카의 키가 큰 야자나무에서 열리는 작은 열매로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자주색을 띤다. 이 열매에는 19가지 이상의 아미노산과 불포화 지방산은 물론 인체의 세포를 보호하는 다양한 항산화물질이 함유돼 있다. 특히 이 열매는 면역력을 증진시켜 면역계 질환은 물론 만성질환과 심장병 발병률도 낮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베리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블루베리는 뼈 발달을 돕는 망간과 비타민 K를 함유하고 있다. 블루베리를 많이 넣은 음식은 운동 기능을 증진하고 암과 심장병, 당뇨병과 같은 질환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카무카무베리 아마존 열매우림에서 나는 작은 열매인 카무카무베리는 붉은색을 띤다. 신맛이 강한 이 열매는 감기나 독감에 좋은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고 눈과 잇몸, 피부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며 힘줄과 인대를 강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로리 분은 말하고 있다. ▲크랜베리 미국에서 추수감사절에 소스로 먹는 크랜베리는 세균 감염과 싸우는 슈퍼베리이기 때문에 일년 내내 먹으라고 로리 분은 말한다. 또한 크랜베리에는 프로안토시아니딘으로 불리는 플로보노이드가 있어 항염 작용으로 요로감염증 등에 걸릴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준다. ▲고지베리 구기자와 비슷한 고지베리는 척박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열매는 중국에서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에 처방되며 눈과 간, 신장을 보호할 때 사용한다고 한다. 특히 고지베리에는 비타민 C와 E는 물론 베타카로틴과 리코벤과 같은 카로테노이드가 풍부하다고 한다. 일부 연구에는 고지베리가 신진대사와 활력을 증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골든베리 골든베리는 에너지 공급은 물론 체중 관리에도 도움이 되는 슈퍼푸드라고 로리 분은 말한다. 골든베리는 비타민 B와 식이섬유는 물론 단백질도 풍부해 일부 연구에서는 신진대사를 조절하고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한다고 나타난다. 또 이 열매는 다량의 항산화물질과 항염성분도 함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마키베리 칠레 남부에서 나는 마키베리는 작은 연보라색 열매로 예로부터 궤양부터 열병에까지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마키베리에는 심장에 좋은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은데 동맥경화 예방과 혈관 염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이 열매는 혈당량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멀베리 뽕나무 열매인 멀베리는 심장병 예방에 좋은 폴리페놀이 풍부하며, 한 연구에는 혈관 건강 유지에도 도움이 된다고 나타나 있다. 또한 이 열매는 비타민 C와 칼슘, 마그네슘, 철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뼈 손실과 신장결석 발병률을 낮추는 칼륨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시벅턴베리 시벅턴베리는 자연이 주는 멀티비타민이라고 로리 분은 말한다. 톡쏘는 맛이 특징인 이 노란 열매는 비타민 A와 C, E, K 뿐만 아니라 비타민 B 복합체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시벅턴베리는 비타민 C가 가장 많이 농축된 공급원 중 하나로 면역 증진에 도움이 되고 상처 회복은 물론 체조직 성장과 복구에도 도움이 된다고 로리 분은 설명했다. 또한 이 열매에는 심장병과 암을 예방하는 플라보노이드와 카로테노이드가 가득하다고 한다. 사진=레드커런트라는 베리의 일종(CC-BY-SA 3.0·Lukas Riebling)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여 “감금사건 김현·진선미도 증인으로” 야 “원세훈·김용판부터 먼저 채택하자”

    역시 증인이 문제다. 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국정조사 특위가 29일 파행 3일 만에 정상화됐지만 여전히 증인 채택 등의 문제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특위는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증인·참고인 선정을 논의하다 합의에 실패하고 향후 조사 일정만 처리한 뒤 30여분 만에 산회했다. 여야 간 합의된 의사일정을 감안하면 다음 달 7일 청문회를 위해 늦어도 31일까지는 증인 범위에 대한 여야 합의가 끝나야 한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증인 출석 요구서가 청문회 7일 이전에 송달돼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오전 열린 비공개 협의에서 양당 간사들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전체회의까지 진통이 이어졌다. 여야는 공통으로 제시한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 권은희 전 수사경찰서 수사과장 등 18명에 대해서는 의견접근을 이뤘다. 민주당이 요구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증인 채택에도 중지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증인 일괄 채택’을 고집했다. 권성동 새누리당 간사는 전체회의에서 “김현·진선미 민주당 의원 등 국정원 여직원 감금사건에 대한 증인 채택이 수용돼야 원 전 원장, 김 전 청장도 수용할 것”이라면서 “(감금사건에 연루된) 민주당 당직자는 증인채택이 되고, 국회의원이 채택 안된다면 (의원의) 특권을 인정하자는 꼴 아니냐”고 주장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사전 유출설에 제기된 권영세 주중대사, 김무성 의원에 대해서도 “아무런 입증자료없이 개연성이 있다고 증인으로 부르는 건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반면 정청래 민주당 간사는 ‘공통 증인 우선 채택’을 주장하면서 “원 전 원장, 김 전 청장은 합의의 여지가 없다. 두 사람과 여야 공통 증인 18명 등 총 20명을 오늘 의결하자”고 요구했다. 더 나아가 “원 전 원장의 댓글 사건 용인 여부를 알려면 이명박 전 대통령도 증인대에 세워야 한다고 했다”고까지 했다. 또 민주당은 지난 26일 남재준 국정원장이 기관보고에 ‘무단결석’한 데 대해 여야합의로 고발조치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권 간사는 “간사 간 협의 때는 한마디 말도 없다가 이제 와서 또 딴소리를 한다”고 일축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남재준 국정원장 불출석… 여야, 기관보고 불발에 “네 탓” 난타전

    남재준 국정원장 불출석… 여야, 기관보고 불발에 “네 탓” 난타전

    26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특위의 국정원 기관보고가 회의 공개 문제로 불발됐다. 다음 달 15일이 시한인 특위가 증인, 참고인 협의도 결론 내지 못한 상황이어서 활동이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권성동 새누리당 간사는 이날 회의를 보이콧한 채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이 ‘비공개 진행’ 조건을 수용하지 않아 의사 일정 합의에 실패했다”면서 “일정이 무효화됐는데도 민주당이 위원장직을 이용해 일방적으로 회의를 연 것은 합의 정신을 위반한 불공정 진행”이라면서 특위 운영 중단을 촉구했다. 같은 당 김태흠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기관도 없는 상태에서 기관보고를 하면 벽에다 대고 혼자 쇼하는 것과 같다”면서 “국정조사를 정치적,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민주당 모습이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 추진은 물론 동행명령 발부 요청과 함께 국정조사 기관보고 거부에 대해 별도로 검찰 고발을 추진키로 했다. 이날 오전 여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열린 민주당 단독 회의는 성토의 장이었다. 민주당 간사인 정청래 의원은 “남 원장은 오늘 업무보고가 아니라 증인으로 심문을 받으러 오는 것이었다. 아무런 연락 없이 결석한 남 원장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고 항의했다. 박영선 의원은 “남 원장의 불출석에는 청와대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든다”고 몰아세웠다. 전해철 의원도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국정원이 벌이는 모든 일에는 대통령의 지시와 묵인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기자회견 후 강창희 국회의장을 방문해 “국조 파행에 대해 새누리당, 국정원 측에 강력히 경고해 달라”고 촉구한 뒤 오후에는 국정원을 항의 방문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탄핵소추 추진에 대해 “헌법 65조상 국정원장은 탄핵 대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실제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을 보였다. 여야는 특위장이 폭언과 욕설로 얼룩진 데 대해서도 ‘네 탓’을 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박영선 의원이 전날 ‘야, 너 인간이야? 사람으로 취급 안 해’, ‘양의 탈을 쓰고…아주 못된 놈이야’라고 했다. 국정조사장이 동물농장인가”라면서 “공식 사과하지 않으면 형사고소, 국회징계 요구 등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국회 속기록을 들며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그분의 정치投, 먹먹한 감동投, 배꼽티 섹시投… 시구 속 사회

    [주말 인사이드] 그분의 정치投, 먹먹한 감동投, 배꼽티 섹시投… 시구 속 사회

    시구(始球)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경기에서 유명 인사가 던지는 공이다. 그러나 요즘은 거의 매 경기 시구를 한다. 꼭 유명 인사가 시구를 하는 것도 아니다. 이제 시구는 프로야구 경기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19일 포항서 열린 올스타전에서는 시구자로 ‘다둥이 가족’ 김경헌씨의 아홉 자녀가 동시에 9명의 포수에게 공을 던져 큰 박수를 받았다. 시구에 숨어 있는 사연을 알아봤다. 잠실을 홈으로 쓰고 있는 LG. 시구자가 유명해지는 경우가 늘면서 연예인들의 문의가 쇄도한다. 시구자 중 절반 정도는 구단이 아닌 기획사에서 먼저 연락한 경우다. LG는 한 달 전에 시구자 섭외를 완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인지도와 야구 연관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구자를 고른다. 시구자는 경기 시작 1시간~1시간 30분 전 도착해 실내연습장에서 간단한 교육을 받는다. 당일 선발을 제외한 투수들이 번갈아가며 투구 자세와 공 던지는 법 등을 설명한다. 시구를 마치면 유니폼 상의와 모자, 프리미엄 좌석(4석)을 선물로 받는다. 엄순홍 LG 마케팅팀 과장은 “연예인이 시구를 한다고 해서 특별히 구단 가치가 높아지거나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팬 서비스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연고 구단은 향토기업 인사나 팬들을 시구자로 초청하는 경우가 많다. 이상욱 롯데 홍보팀장은 “연예인들이 시구를 위해 부산까지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다양한 지역 인사로부터 시구 요청을 받는데, 공익성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KIA는 네임데이 행사가 펼쳐지는 경기에서는 관계자들에게 시구를 맡기고 있다. 예를 들어 ‘전남대학교의 날’로 지정된 경기에서는 총장이나 학생회장이 시구를 하게 한다. 지역 단체장이 시구를 희망하면 소정의 기부금을 받은 뒤 연말 성금으로 활용한다. 허권 KIA 홍보팀 차장은 “시구자로 선정된 일반인들은 경기 전 1시간가량 구단과 함께하면서 우리를 이해한다”고 말했다. 사상 첫 시구는 야구의 본고장 미국이 아닌 일본에서 있었다. 오쿠마 시게노부 전 일본 총리가 1908년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미프로야구(MLB) 연합팀과 와세다대와의 경기에서 시구를 했다는 기록이 있다. 와세다대를 설립한 그를 예우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2년 뒤인 1910년 윌리엄 태프트 당시 대통령이 워싱턴 구장에서 첫 시구를 했다. 당시 시구는 마운드가 아닌 관중석에서 공을 던지는 것이었다. 한국 프로야구 첫 시구의 주인공도 대통령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82년 3월 27일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 삼성-MBC전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각하’의 경호는 삼엄했다. 야구장 화장실과 더그아웃, 그라운드에도 경호원이 배치됐고, 구심의 공 주머니까지 수색을 받았다. 전 전 대통령의 ‘행차’가 너무 요란했던 탓일까. 이후 대통령의 시구는 많지 않았다. 김영삼, 노무현 전 대통령만이 마운드에 섰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1995년 잠실 삼성-LG전 개막전에서 시구하는 등 세 차례나 야구장을 찾았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올스타전에서 한 차례 ‘깜짝’ 시구를 했다. 참고로 미국은 태프트 전 대통령 이후 지미 카터를 제외한 모든 대통령이 개막전이나 올스타전, 월드시리즈에서 시구를 했다. 개막전이 갖는 무게감 때문인지 이후에도 시구는 ‘묵직한’ 관료와 단체장이 맡았다. 1983년 개막전(잠실 OB-MBC전)은 이원경 당시 체육부장관이 시구를 했고, 이듬해부터는 체육부차관과 서울·인천·대구·부산·광주시장 등이 돌아가며 마운드에 올랐다. 대통령이나 고위 관료가 시구한 것은 ‘프로야구 정치학’을 함축한다. 하지만 1989년부터 시구에도 변화의 바람이 분다.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강수연이 4월 8일 광주 빙그레-해태 개막전에서 연예인 최초의 여성 시구자로 나선 것. 김집 당시 체육부장관과 함께 마운드에 올라와 환호를 받았다. 같은 날 잠실에서 열린 MBC-OB전에서는 OB베어스 1호 성인 회원 이국신씨가 나서 시구자의 지평을 일반인으로 넓히는 계기가 됐다. 최근에는 연예인 시구가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일반 팬이나 장애를 이긴 감동 사연을 가진 인물들도 종종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반면 축제 성격이 강한 올스타전에서는 처음부터 연예인들이 시구자로 나섰다. 1982년 7월 1일과 3~4일 열린 올스타전에서는 배우 이경진과 정애리, 정윤희 등 당대의 인기 스타들이 차례로 시구를 했다. 남성 연예인 중에서는 신성일이 1984년 올스타전에서 첫 시구자의 영예를 누렸다. 한국시리즈 시구자 중 눈에 띄는 인물은 피터 오말리 LA 다저스 전 구단주다. 그는 1982년 한국시리즈 4차전과 1989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각각 시구를 했다. 박찬호와 서재응, 최희섭, 류현진이 잇달아 입단한 다저스는 이때부터 한국 야구와 인연을 맺었던 것. 톡톡 튀는 시구자도 많다. 1984년 올스타전에는 부녀자 멀리던지기 대회 우승자인 박정일씨가 초청받았고 1989년 올스타전에는 물구나무서기 세계기록보유자 신동묵씨가 선정됐다. 2001년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는 프로야구 원년 개막일 출생자 유연희, 김인재씨가 마운드에 올랐다. 2006년 개막전(문학 현대-SK전)에서는 8살에 인하대에 입학해 화제가 됐던 송유근군이 시구를 했다. 가장 심금을 울린 시구는 2001년 잠실 두산-해태 개막전의 애덤 킹(한국명 오인호)일 것이다. 킹은 뼈가 굳고 다리가 썩는 선천적 중증장애를 갖고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고 미국으로 입양된 아홉 살 소년이었다. 그러나 티타늄 다리를 절뚝거리면서 마운드에 올라온 뒤 씩씩하게 공을 뿌려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배우 홍수아, 모델 이수정 등은 선수 못지않은 멋진 폼으로 포수 미트에 정확히 공을 꽂아넣는 ‘개념 시구’로 인기를 끌었다. 손연재와 양학선, 신수지는 체조 기술을 응용한 동작으로 와인드업을 해 큰 갈채를 받았다. 특히 신수지의 ‘백일루션 시구’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에 소개될 정도로 주목받았다. 최근에는 골퍼 장하나 등 다른 종목 프로 선수들의 시구가 늘고 있다. 1992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시구를 했던 김사율 당시 감천초 야구선수는 지금 롯데에서 활약하고 있다. 여자라면, 특히 연예인이라면 예쁘게 보이고 싶은 게 당연한 심리. 그러나 몇몇은 노출이 너무 심한 의상으로 마운드에 섰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5월 3일 잠실 두산-LG전에서 가수 클라라는 배꼽이 보이도록 짧게 줄인 두산 유니폼과 하반신 각선미가 드러나는 타이트한 레깅스를 입고 마운드에 올라 남심을 흔들었다. 레이싱모델 윤승연도 2011년 핫팬츠에 상의가 절반가량 드러난 옷을 입었고, 중국 배우 장쯔이는 시구 도중 의도치 않게 속옷을 노출하고 말았다. 시구자가 결석한 경우도 있다. 2004년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자로 예정됐던 이해찬 당시 국무총리는 경기가 임박해서 불참을 통보했다.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위헌 결정에 따른 대책회의가 시급하다고 해명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부랴부랴 대체자를 수소문했고 전년도 한국시리즈 7차전 시구자였던 배우 박정아를 섭외했다. 덕분에 박정아는 한국시리즈 두 경기 연속으로 시구를 한 유일한 인물로 남았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울산 공문서는 ‘우리말 교과서’

    울산 공문서는 ‘우리말 교과서’

    ‘과년도’는 ‘지난해’로, ‘노견’은 ‘갓길’로, ‘차압’은 ‘압류’로…. 울산시는 공문서에 흔히 사용하지만 시민이 잘 이해하지 못하는 행정용어 등을 쉬운 우리말로 바꾼 ‘공공언어 개선 용례집’을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의 고향인 울산에서 우리말 바로 쓰기 운동을 시작하자는 의미와 어려운 행정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전달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 용례집은 ‘우리말 바로 쓰기’와 ‘공문서에서 주로 쓰는 낱말 다듬기’ 등 2가지로 구분돼 있으며 총 600개 단어가 수록됐다. 우리말 바로 쓰기에는 평소 틀리기 쉬운 말을 예문과 함께 제시해 이해가 쉽도록 풀었고, 공문서에서 주로 쓰는 낱말 다듬기에서는 일본식 한자어, 외래어, 외국어 등을 우리말로 다듬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시는 그동안 많이 사용하던 행정용어인 시방서를 설명서로, 지장물을 장애물로, 바우처를 이용권·상품권 등의 쉬운 우리말로 풀어 시민의 이해도를 높이기로 했다. 시는 또 결석계를 결석신고(서)로, 사양서를 설명서, 수확고를 수확량, 숙박계를 숙박부, 양생을 굳히기, 회납금을 반납금, 협착을 끼워 붙이기, 우수 무지를 오른 엄지, 음용수를 먹는 물로 바꿔 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앙등을 오름으로, 양여를 넘겨줌으로, 시말서를 경위서로, 서훈을 훈장으로, 비산먼지를 날림먼지 등으로 각각 고쳐 사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 동안 각종 용어 자료를 모아 국립국어원의 감수와 편집 등을 거쳐 지난 10일 용례집을 발간, 시와 구·군, 산하 기관 등에 배부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쉽고 간결한 우리말을 두고 그동안 어려운 행정용어나 한자어 등을 많이 사용했다”면서 “울산시의 공공언어 개선 노력이 시민의 정책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한글을 사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부산 기초의원 출석률 96% ‘민의 대변’ 돋보이네!

    부산지역 6대 기초의원들의 회의 출석률이 평균 96.5%로 높게 나타났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은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2년 6개월 동안 부산지역 6대 기초의원 179명의 출석현황을 조사한 결과 96.5%의 높은 출석률을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실련은 각 기초의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본회의, 상임위원회, 특별위원회, 행정사무감사 회의록을 바탕으로 조사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역 16개 기초의회 가운데 전체 출석률이 가장 높은 곳은 기장군의회로 99.4%를 기록했다. 이어 사하구의회(99.3%), 금정구의회(99.2%), 영도구의회(99.0%)가 뒤를 이었다. 출석률이 가장 낮은 곳은 해운대구의회로 88.9%로 나타났다. 사상구의회(89.8%), 연제구의회(93.7%), 동래구의회(95.7%) 순으로 낮은 출석률을 보였다. 출석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들 기초의회는 모두 의장단 선출 등과 관련해 등원거부 등 잡음이 있었다. 조사 기간 모든 회의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100% 출석한 기초의원은 모두 29명, 99% 이상 출석한 의원은 25명으로 조사됐다. 동래구의회와 사상구의회 소속 기초의원은 100% 출석까지 포함해서 99% 이상 출석한 기초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 의장들의 출석률도 평균 96.7%를 기록해 의원들과 비슷했다. 부산경실련은 회의록에 출석의원만 표시하고 결석의원을 표시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을 발견, 해당 의회에 앞으로 결석의원 명단과 사유를 기재하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차진구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후보 판단의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이번 출석조사에 이어 앞으로 의원들의 발언현황과 발의한 조례내용을 조사·평가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청소년, 커져가는 마음의 병… 아직도, 작기만한 치유의 손

    청소년, 커져가는 마음의 병… 아직도, 작기만한 치유의 손

    지난달 광주 북구 소재의 한 아파트 20층 옥상에서 고교 1학년인 A양과 B양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A양은 이미 학교에서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됐지만 전문 상담기관이나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일 결석까지 했지만 학교 측에서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A양은 이전에도 자살을 시도해 12차례나 학교 내에서 상담을 받는 등 특별 관리를 받았다. 그러나 학교는 끝내 불행을 막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A양의 경우 전문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전문 상담이나 치료를 받았어야 했다고 지적한다. 우울증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관리나 돌봄은 사실상 방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는 ‘자살 척도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검사 외에 치료나 전문 상담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과 전문 상담기관과의 연계는 상담 청소년의 5%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자살에 대한 충동이나 생각을 직간접으로 표현한다면 이를 사춘기에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을 받게 할 필요가 있다”면서 “종합 대책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에 따르면 정신건강 관련 상담은 최근 5년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체 상담 중 우울증과 위축감의 비중을 보면 2008년 4.3%에서 지난해 12.6%로 뛰었다. 자살·자해 시도 상담은 2008년 0.5%, 2009년 0.7%, 2010년 2.8%, 2011년 1.0%, 2012년 3.1%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청소년 상담 대부분이 외부 기관과 연계된 전문적인 관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청소년 전화(1388), 문자 상담(#1388), 사이버 상담 등 지난해 이뤄진 총 71만 4525건의 청소년 상담 건수 가운데 외부 기관과 연계된 건수는 5만 2444건에 그쳤다. 항목별로 보면 병원이 1432건(2.7%), 정신병원 298건(0.6%), 정신보건센터 309건(0.6%), 보건소 226건(0.4%), 인터넷중독 예방 상담센터 166건(0.3%)이었다. 정택수 한국자살예방센터 센터장은 15일 “청소년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은 ‘가면성 우울’(masked depression)의 형태로 표현돼 가출과 비행, 무단 결석, 게임 증상 등의 행동 문제 형태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때문에 오랫동안 부모가 눈치를 채지 못하고 지나치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아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학교가 자살 척도 검사를 하고 있지만 우울증으로 진단된 학생들에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상담 교사들의 전문성을 보강하고 전문 의료기관과의 연계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푸른숲, 五感을 깨우다] “숲의 명인 만나는 ‘키키가키’ 거치니 방황하던 고교생도 자신감을 얻더라”

    [푸른숲, 五感을 깨우다] “숲의 명인 만나는 ‘키키가키’ 거치니 방황하던 고교생도 자신감을 얻더라”

    “키키가키(kikigaki) 프로젝트는 학생들이 문제의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자기주도 학습 프로그램으로 결과에 대해 순위를 메기거나 어떠한 평가도 하지 않습니다.” 일본의 비영리 민간단체가 고교생을 대상으로 12년째 진행 중인 ‘키키가키(듣고 쓰기)’ 경연이 산림교육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도쿄 세타가야구에 위치한 ‘공존의 숲’ 사무실에서 만난 요시노 나호코 사무국장은 ‘자발적인 참여’를 가장 큰 장점으로 들었다. 공존의 숲은 키키가키 참가자들이 중심이 돼 2003년 만들어졌다. 키키가키는 미국 고교생들이 개척시대 생활상을 기록하고 출판해 화제가 됐던 ‘팍스 파이어’(fox fire)에서 착안한 일본식 프로그램이다. 임야청에서 선정한 숲의 명인 100명과 고교생 100명이 1대1 인터뷰 방식으로 명인의 삶을 기록하고 보고서를 출간하는데 전통 임업 지식과 기술을 전승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2002년 정부 지원으로 시작됐지만 2004년부터 공존의 숲에서 자체 진행하고 있다. 참가자는 6월에 전국 단위로 모집하는데 참가 이유를 적은 에세이를 심사해 선정한다. 8월에 3박 4일 연수를 거친 뒤 9월부터 인터뷰가 시작된다. 2회 방문까지 공존의 숲에서 비용을 지원하고 인터뷰 기간은 체험학습으로 인정받아 결석처리되지 않는다. 고교생으로 참가 자격을 제한한 것은 홀로 행동이 가능하고 책임을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시노 국장은 “인터뷰를 하고 기록하면서 커뮤니케이션 및 상대와 교감하는 능력이 향상된다”면서 “특히 전통적 삶의 방식을 경험하면서 정서적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고 소개했다. 대학 진학 후 생각이 바뀌어 명인의 후계자로 나선 학생이 있는가 하면 임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선생님이나 임업직 공무원을 선택한 참가자도 생겨났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방황했던 학생은 프로그램 참가를 계기로 대인관계에 자신감이 생기는 변화를 경험하기도 했다. 운영은 회원들의 회비와 환경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의 후원으로 이뤄진다. 올해 후원기업은 16개이며 이중 4개 업체가 2004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참가 경쟁률은 1.7대1 정도로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자칫 행사로 전락할까 반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입을 희망한 인도네시아에 노하우를 전수하기도 했다. 요시노 사무국장은 “숲이 개인의 삶과 단절되는 것이 아쉽다”면서 “청소년들이 체험을 통해 숲을 삶의 일부로 느끼는 과정에서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도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아베 “3년간 개헌보다 경제에 집중”

    아베 “3년간 개헌보다 경제에 집중”

    일본 참의원은 26일 아베 신조(얼굴) 총리에 대한 문책 결의안을 본회의 표결에 부쳐 야당 찬성 다수로 가결했다. 참의원의 생활당·사민당 등 야당은 아베 총리가 지난 24~2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결석한 것은 “국민 주권을 업신여긴 것”이라며 총리 문책 결의안을 상정했다. 일본 참의원에서 총리 문책 결의안이 가결된 것은 지난해 8월 민주당 정권하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가 가장 최근이며 자민당 정권하의 후쿠다 야스오, 아소 다로 전 총리도 재임 중에 문책을 받았다. 참의원의 문책 결의안은 중의원의 내각 불신임 결의와는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다. 아베 총리는 문책 결의안이 가결된 것과 관련, “(중의원은 여대야소, 참의원은 여소야대인) ‘뒤틀린 국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한 뒤 7월 선거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정기국회 폐회에 맞춰 기자회견을 열고 참의원 선거에서 이기더라도 개헌보다는 3년간 디플레이션(장기적 물가 하락) 탈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일본에선 15년간 디플레이션이 계속됐다.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는 것은 역사적인 대사업이고 금방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정치 안정을 바탕으로 경제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인 절반 이상이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이 최근 한 달간 전국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17%가 ‘강하게 찬성’, 39%가 ‘약간 찬성’이라고 답해 찬성이 56%에 달했다. 반면 반대한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시마네현 의회는 이날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 동원을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에 입각해 위안부 문제에 대응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는 의견서를 가결했다. 의견서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성실하게 대응하는 것이 국제사회에 대한 일본의 책임”이라고 지적하고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존엄을 지키기 위해 진지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학업중단 숙려제’ 5명 중 1명 다시 학교로

    지난해 6월부터 운영 중인 ‘학업중단 숙려제’가 자퇴학생 감소에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숙려기간을 갖고 자퇴 여부를 다시 고민한 학생 5명 가운데 1명이 학교에 복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부터 지난 2월까지 9개월 동안 전국 고등학교에서 시범운영한 ‘학업중단 숙려제’ 운영실적을 분석해 23일 이같이 밝혔다. ‘학업중단 숙려제’란 5일 이상 무단결석을 하거나 자퇴 의사를 밝힌 학생에게 Wee센터, 청소년상담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게 하며 2주 동안 생각할 시간을 주는 제도를 말한다. 교육부는 9개월 동안 대상 학생 1만 2776명 가운데 5412명(41.6%)이 숙려제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참여 학생 가운데 1138명(21.4%)이 학업을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숙려기간을 갖지 않은 학생 7464명 중에서는 364명(4.9%)만 학업을 지속했다. 숙려제 참여 학생 가운데 학업을 지속한 비율은 학교 유형별로 특성화고가 25.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일반고 20.4%, 자율고 16.4%, 특수목적고 6.4% 등의 순이다. 박성수 교육부 학생복지정책과장은 “숙려제 도입으로 홧김에 자퇴하거나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줄었다”면서 “학업을 중단하려는 학생에게 의무적으로 숙려기회를 주고, 숙려기간도 학생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또 숙려기간에 대안교육기관에서의 위탁 교육, 여행 프로그램, 진로 캠프, 학부모 참여 캠프 등 상담 외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로 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비정한 목사

    보육원의 장애 아동을 방치해 숨지게 하고 보육수당을 횡령한 현직 목사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4일 뇌병변 장애가 있는 아동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하고 보육원생들의 보육수상을 횡령한 보육원장 김모(52·목사)씨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김씨를 도와 사회복지사 자격증과 통장을 빌려준 혐의로 백모(67·장로)씨와 김씨의 아내 황모(48)씨, 딸(23)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 1월 24일 선천적 뇌병변 장애가 있는 A(6)군을 6개월간 방치하고 병원 치료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A군이 요로결석과 장폐쇄 증상이 있는 것을 알고도 방치해 숨지게 했다. A군은 사망 당시 보육원장실에 있었으며 대장 안에 대변이 딱딱하게 굳어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08년부터 최근까지 익산시 동산동의 한 보육원을 운영하면서 보호 아동 29명에게 지급되는 생계급여, 인건비 등 1억 4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김씨는 자신의 딸과 교회 장로가 마치 보육원에서 근무하는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월급 명목으로 1억 1180여만원을 지급했다. 게다가 미국에 유학 중인 딸에게까지 월급 명목으로 1180여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활기찬 노년을 꿈꾸다 ② 은퇴 크레바스를 넘어라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활기찬 노년을 꿈꾸다 ② 은퇴 크레바스를 넘어라

    #1 “두 달 전 2명, 3주 전 7명, 이번 주엔 9명…” 서울 강남의 한 요가 교실 결석자 수다. 매주 토요일 오전 수업인데 갈수록 결석이 늘고 있다. “주말 아침 남편과 싸우느니 운동하러 나오겠다”며 의지를 불태우던 ‘열혈’ 주부들이 발길을 옮겨간 곳은 예식장이다. 경험 삼아 주방 보조를 해 본 2명의 입소문을 듣고 몇몇이 주말 예식장 아르바이트에 따라 나섰다. 평소 밥을 먹을 때도 서로 돈을 내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티가 전혀 없던 주부들인지라 젊은 요가 강사는 이해가 안 됐다. 그런 강사를 주부들은 오히려 이해하지 못하겠단다. “남편이 은퇴한 뒤에도 카드 결제날짜는 그대로인데 월급날 아무 것도 안 들어오는 게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아? 우리라도 벌지 않으면 큰 일 날 것 같단 말이야.” #2 금융회사에 다니는 올해 48세의 A 부장. 대학 졸업반 딸은 대학원 진학을 선언하더니 이제 영국 유학을 보내달란다. 누나와 3살 터울인 아들은 약학전문대학원을 가겠단다. 은퇴 전까지 아들 학비 4년만 더 뒷바라지하면 조금씩 저축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계획이 흔들렸다. 그렇다고 딸 유학조차 못보내는 아버지가 되고 싶지는 않다. 몇 해 전 ‘로또 광풍’에도 둔감했던 그였지만 퇴근 길에 연금복권 한 장을 샀다. #3 올 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고령화와 고용정책’ 보고서에서 2011년 기준 한국의 실질 은퇴연령이 71.4세, 여성 69.9세라고 발표했다. 조사대상국 가운데 멕시코(남성 71.5세, 여성 70.1세) 다음으로 가장 높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21%나 되는 ‘초고령사회’ 일본(남성 69.4세, 여성 66.7세)보다도 높다. 역으로 서울시복지재단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평균 연령은 52.6세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축에 속했다. 바꿔 말하면 제대로 된 일자리에서는 일찍 밀려나고 생계 등을 위해 일흔이 넘어서까지 일을 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왜 퇴직하고서도 20년 가까이 여러 돈벌이를 전전하는 것일까. 박지숭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퇴직 시점부터 연금을 받기까지의 ‘크레바스(틈새) 기간’이 7~8년이나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이나 유럽은 1~2년에 불과하다. 박 연구원은 “ 공적연금을 받기까지의 크레바스 기간이 다른 나라에 비해 길고 가혹하기 때문에 고령자들이 생계형 일자리로 내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7~8년의 은퇴 크레바스 기간이 전체 노후 생활의 질을 좌우한다고 입을 모은다. 당장 급하다고 은퇴자금을 ‘까먹으면’ 이를 불려 얻을 수익이 없어지거나 줄어들기 때문이다. 남성의 경우 71.4세가 되어서야 생계를 위한 돈벌이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통계현실은 ‘크레바스 기간의 자산 지키기 및 불리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는 주택연금, 농지연금, 다리를 놓는다는 뜻의 가교(架橋)연금 등이 있다. 특히 주택연금과 농지연금은 부동산 자산을 많이 보유한 베이비붐(1955~1963년) 세대에 적합한 투자상품으로 분류된다. 올해 초 출시된 가교연금은 연금을 지급받는 시기와 액수를 조절, 소득이 적을 때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새롬 우리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영국의 퇴직연금 제도는 55세 이후부터 받을 수 있고 75세 이후부터는 의무적으로 인출하도록 돼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소득 공백기 동안 연금을 받으면서 동시에 자산 증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몇 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층 구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지만 720만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의 은퇴 준비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다. 그러다보니 50대 자영업자 수가 전체 자영업자의 3분의1을 차지하고 50대 여성 고용률(57.0%)이 20대 여성(56.5%)을 앞지르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요즘 50~60대의 체력과 건강은 젊은 사람 못지 않은 만큼 퇴직 후 재취업 등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것도 크레바스를 극복할 좋은 대안이지만 문제는 재취업 일자리의 질이 열악하다는 데 있다. 강순희 경기대 대학원 직업학과 교수는 “재취업 시장에서는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고충이 저학력자보다 크다”면서 “대졸 이상 지식이 필요한 재취업 일자리가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용어클릭] ■크레바스(Crevasse) 은퇴 시점부터 공적 연금을 받기까지의 소득 공백기. 우리나라는 통상 55~58세에 정년퇴직하는 반면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은 60~61세에 받는다. 원래는 빙하 사이에 깊게 갈라진 틈을 가리킨다.
  • 16세에 고문 당해 정신질환까지… 45년만에 풀린 연좌제 족쇄

    ‘베트남전 국군포로 1호’ 안학수 하사의 동생 용수씨가 45년만에 법정에서 억울함을 풀었다 1964년 베트남에 파병된 안 하사는 66년 사이공(현 호찌민)으로 외출했다가 실종됐다. 이듬해 정부는 ‘자진 월북했다’는 북한 평양방송 보도만을 근거로 안 하사가 탈영해 월북했다고 단정하고 안 하사 가족들의 동향을 살피기 시작했다. 보안사 요원들은 당시 16세 불과했던 용수씨에게 감당하기 힘든 폭력을 휘둘렀다. 보안사 사무실로 끌려가 머리에 양동이를 덮어 쓴 채 발길질을 당하기 일쑤였다. 고교에 진학 뒤에도 어김없이 보안사 요원들이 찾아왔다. 요원들은 용수씨의 머리채를 잡아 고춧가루를 탄 물에 집어넣거나 야전삽으로 구타했다. 집에 쌀이 늘어난 사실을 말하면서 접선하는 간첩이 누구냐며 윽박지르기도 했다. 대학에 진학하고 요원들이 찾아오지 않으면서 고통은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연좌제의 덫에 걸린 상처는 그대로 남았다. 초등학교 교장이었던 아버지는 강제로 사직당했고, 용수씨는 서울교대를 졸업해 교사 자격증을 따고서도 교단에 설 수 없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반복성 우울장애 등 정신질환과 함께 고문 후유증도 앓았다. 용수씨는 형이 실종된 지 33년만인 2009년 월북자가 아닌 ‘베트남전 국군포로 1호’로 인정받자, 그동안 보안사로부터 받은 고문에 따른 정신질환을 이유로 납북피해자 보상 및 지원 심의위원회에 보상금 지급을 신청했지만 객관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용수씨의 정신질환은 1993년 발병해 보안사 요원들의 폭행과 인과관계를 밝히기가 쉽지 않았음은 물론 당시 수사기록 등 직접적인 근거도 없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윤인성)는 30일 안씨가 심의위원회를 상대로 “납북피해자 불인정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안씨가 보안사로 수시로 호출됐고 정신을 잃은 적도 있다는 당시 교사와 급우들의 사실확인과 증언, 3년 동안 조퇴 3번·결석 72번 한 것으로 기록된 생활기록부 등만으로도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담낭 질환

    [Weekly Health Issue] 담낭 질환

    결석과 암으로 대표되는 담낭 질환이 빠르게 늘고 있다. 주변에 쓸개병을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담낭의 문제를 가볍게 알거나 문제를 알면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큰 문제는 식생활의 서구화와 비만에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많지 않았던 콜레스테롤 담석을 가진 사람과 담낭염 등에서 비롯되는 담낭암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지금이야말로 담낭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담낭 질환에 대해 순천향대병원 외과 최동호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담낭 질환이란 무엇인가. -흔히 쓸개로 불리는 담낭은 간 밑에 붙어 있는 장기로, 간에서 생산되는 1일 약 1000㎖의 담즙을 받았다가 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배출한다. 이때 담낭으로 들어온 담즙은 보통 6∼8배로 농축되는데 특히 기름진 음식을 섭취하면 호르몬의 작용으로 담낭 근육이 수축되고 담낭 괄약근이 이완되면서 농축된 담즙이 일시에 장으로 배출돼 음식의 분해를 돕는다. 담낭 질환은 이런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담낭에 용종 등 혹이 생겨 암성 변화를 보이는 상황을 말한다. →여기에 포함되는 구체적인 질환은 무엇인가. -담낭의 결석과 염증·용종·암 등이다. 담낭에 돌이 생긴 담낭결석(담석)은 국내 인구의 4%가 가졌으며 성분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과 한국인에게 많은 색소성 담석으로 구분하는데, 근래에는 식생활의 서구화로 국내에서도 콜레스테롤 담석이 점차 느는 추세다. →발병 추이는 어떤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는 2009년 10만 3000명으로 2005년의 7만 9000명보다 2만 4000명이나 늘었다. 연평균 6.8%에 해당하는 증가세다. 전체 진료비도 2009년 1384억원으로 2005년보다 13.7% 늘었으며 증가 폭도 갈수록 가파르다. 검진이 일상화돼 잘 찾아내는 것도 원인이지만 역시 주요인은 식습관의 서구화에 따라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늘어난 데 있다. →담낭 질환에 취약한 사람이 따로 있나. -남성보다 여성이 취약하다. 여성 호르몬이 담즙 성분 중 콜레스테롤의 분비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여성 중에서도 다산부와 40대, 비만자와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는 사람에게 발생 위험이 높다. 비경구 영양요법 환자, 저지방 식이를 하는 사람이나 임산부도 취약한 편이다. 또 색소성 담석은 흑색 색소성과 갈색 색소성으로 구분하는데 흑색 색소성은 적혈구가 과다하게 파괴되는 용혈성 질환자와 비장기능항진증 환자에게서 잘 생기며 갈색 색소성은 담도협착·간흡충·총담관낭 환자에게 많다. →구체적인 원인과 발병 경로를 짚어 달라. -콜레스테롤 담석은 비만 등으로 늘어난 콜레스테롤이 서로 엉겨 붙으면서 생기고, 색소성 담석은 담즙의 정체나 감염과 관련된 염증반응 때문에 빌리루빈과 탄산칼슘·인산칼슘 등이 잘 녹지 않는 게 원인이다. 이렇게 생긴 결석이 담즙 배설을 막으면 염증이 생기게 된다. 담낭암도 주로 담석이 원인인데 국내에서는 담낭암 환자의 30%에서 담석이 발견되고 있다. 이 밖에 선천적인 췌담관 합류이상증도 담낭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담석을 가졌어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절반에 불과하며 이 중 절반은 전형적인 담도산통을, 나머지는 상복부 불쾌감, 소화불량 등의 비특이적 증상을 보인다. 또 담석이 총담관을 막아 황달이 생기기도 한다. 흔히 과식이나 고지방식 후에 잘 생기는 담도산통은 담관이 담석에 막혀 발생하는데 우상복부의 심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며 어깨와 등으로 통증이 퍼지거나 메스꺼움·구토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구토증은 담석의 흔한 증상이다. 위경련이 주요 원인인 만성 담낭염은 담관이 담석에 막혀 생기며 평소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명치나 우상복부에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우상복부 통증은 오른쪽 어깨죽지까지 퍼지기도 하며 환자가 뒹굴 정도로 심한 통증이 짧게는 수분에서 길게는 몇 시간씩 지속된다. 급성 담낭염도 통증 발생 부위와 양상은 만성과 비슷하지만 고열과 오심·구토·황달을 동반하며 우상복부에 달걀 같은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한다. 담낭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주로 담석 치료 과정에서 발견되는데 암이 담관 등으로 전이되면 오른쪽 상복부 통증이나 황달이 나타날 수 있다. →검사와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담석 진단에는 초음파검사가 주로 활용되는데 진단율이 95%에 이른다. 경구 담낭조영술도 있지만 만성 담낭염으로 담낭이 손상됐거나 담낭관이 막혔거나 간 질환이 있으면 담낭을 관찰하기 어렵다. 이 밖에 방사성 핵종주사법이나 내시경적 췌담관조영술로 총담관이나 담낭관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한다. 담낭암은 초음파검사나 CT 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예후는 어떤가. -작은 콜레스테롤 결석에는 담석용해제를 투여하는데 이 경우 6개월 이상 약을 투여해도 완전용해율이 50%를 넘지 않으며 담낭에 용해제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 역시 콜레스테롤 결석에만 효과가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담도산통이 잘 생기는 데다 간혹 급성 췌장염이 생겨 사용을 꺼리는 편이다. 이런 치료는 복강경 담낭절제술이 활성화된 이후에는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담석이나 담낭염은 담낭절제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증상 없는 담석이 있다면 관찰을 하는 편이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 젊은 환자라면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5년마다 10%씩 높아지는 데다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담낭과 총담관 담석을 함께 가진 경우도 복강경을 이용한 괄약근절개술로 총담관 결석을 제거한 뒤 1∼2일 후에 다시 복강경 담낭절제술로 담낭을 제거하는 게 일반적이다. 담낭용종은 1㎝ 이상이면 담낭 전체를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며 1㎝ 미만이면 주기적으로 추적 관찰하되 담석이 있거나 담낭염 등의 증상이 있으면 제거하는 것이 좋다. 담낭암은 예후가 나빠 일단 진단이 되면 수술을 시행한다. 그러나 환자 대부분이 수술을 못 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돼 극히 일부만 수술이 가능하며 재발도 잘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Weekly Health Issue] 잇단 복통에도 조금만 참자 하다…3㎝ 용종·암세포 자라고 있더군요

    40대 중반의 직장인 박종성(가명)씨는 최근 잠자리에 들었다가 참기 어려운 복통을 겪었다. 새벽 1시 무렵이었다. 그 전에도 가끔씩 비슷한 증상이 있었지만 직장 생활에 쫓겨 병원을 찾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박씨는 “병원에 가 봐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회사 일 때문에 짬을 내기가 쉽지 않았고, 통증이 가시면 금방 괜찮아져 그냥 지나치곤 했다”고 털어놨다. 그런 가운데 다시 통증이 몰려온 것이다. 박씨는 이번에도 이전처럼 조금만 버티면 통증이 가실 거라고 믿었다. 그러나 통증의 강도가 이전과는 달랐다. 2시간 정도를 버티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119에 연락해 인근 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병원에서 검사를 하는 동안 수시로 진통제를 맞았지만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검사 결과 담낭에 크기가 3㎝ 정도인 폴립(용종)이 확인됐고 담석도 여러 개 발견됐다. 담석에 담낭염이 동반된 상태였다. 의료진은 담낭을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지체 없이 복강경하 담낭절제술을 시행, 담낭염이 동반된 담낭을 절제해 상태가 좋아지는 듯 했다. 그런데 수술 후 회복 중에 나온 조직검사 결과 일부 담낭용종에서 담낭암세포가 발견됐다. 전이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도리 없이 재수술을 시행해 추가로 간을 절제하고 임파절까지 제거했다. 다행히 예후가 좋아 수술 후 3년이 지난 지금까지의 추적 관찰에서 재발의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순천향대병원 외과 최동호 교수는 “조금만 늦었더라면 담낭암이 진행돼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최 교수는 “담낭 질환은 언제든 암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담낭에서 결석이나 용종이 발견되면 6개월, 적어도 1년에 한번씩은 초음파 등 영상학적 검진을 받아야 한다”면서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보이면 병이 진행되기 전에 담낭절제술로 병의 근원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내가 왜 놀림 받아야 하나… 친구도, 학교도, 집도 싫다” 울며 집나가는 다문화 청소년들

    “내가 왜 놀림 받아야 하나… 친구도, 학교도, 집도 싫다” 울며 집나가는 다문화 청소년들

    중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A(16)양은 자신을 ‘짱꼴라’로 부르며 놀리는 반 친구들이 싫다. 분에 못 이겨 주먹이라도 휘두르면 바로 교무실행이다. 사는 게 고단해진 A양은 그동안 여러 차례 가출을 했다. A양은 “왜 놀림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친구도 학교도 집도 싫다”고 말한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출과 무단결석, 흡연, 폭력, 물품 파손 등 비행을 저지르는 다문화가정 학생의 비율이 일반 가정 학생들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다문화가정 학생과 일반가정 학생을 800명씩 조사해 펴낸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비행 피해 및 가해에 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고생 가운데 가출을 해본 적이 있는 학생은 다문화가정의 경우 100명 중 4.2명꼴로 나타났다. 이는 0.5명꼴인 일반가정에 비해 8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흡연의 경우 다문화가정 중고생은 전체의 10.5%, 일반가정 중고생은 5.0%였다. 학교 물품 파손 경험은 다문화 중고생 3.2%, 일반 중고생 0.8%였다. 폭행 위협도 각각 4.0%와 2.5%의 차이를 보였다. 다른 친구를 심하게 때린 적이 있는지를 물은 데 대해 다문화 초등학생은 4.2%, 일반 초등학생은 0.8%의 응답률을 보였다. 주요 항목에서 초등학교 때에는 비행 발생 빈도 측면에서 다문화가정 학생과 일반가정 학생의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중고등학교로 넘어가면서 격차가 더 커졌다. 무단결석의 경우 초등학생은 다문화 2.2%, 일반 1.0%의 분포를 보였지만 중고생은 7.8%와 2.0%로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학생의 0.7%(5만여명) 수준인 다문화가정 초·중·고 학생 수는 2014년 전체 학생의 1%가 되고 이후 가파른 증가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전영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비행 비율이 높은 것은 외모나 언어 등의 차이 때문만이 아니라 경제적·가정환경적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예컨대 일반가정은 부모가 이혼하면 조부모가 나서서 아이를 돌보지만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이런 보호요인이 적어 쉽게 비행에 빠지고 만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의 일탈 현상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원권 한국다문화가족정책연구원장은 “다문화 자녀와 주변의 친구들에게 모두가 같은 한국인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면서 “다문화 학생이 문화·언어 등 장점을 살려 글로벌 인재로 커나갈 수 있도록 하는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2014학년도에 확대되는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책은

    2014학년도에 확대되는 ‘입학사정관 전형’ 대비책은

    선택형 수능시험의 도입으로 큰 변화가 있는 올해 대학입시에서 변하지 않는 대세는 수시모집, 그중에서도 입학사정관 전형의 확대다. 2014학년도 대입에서는 모두 126개 대학에서 4만 9188명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뽑을 계획이다. 전체 4년제 대학 신입생 정원의 13.0%에 해당하는 수치로 지난해에 비해 1582명 늘었다. 이렇게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한 입학 기회가 점차 넓어지는 만큼 더 많은 수험생들이 여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수능 성적이나 내신만으로 입학할 수 있는 다른 전형과 달리 학교생활기록부와 특별활동, 교외활동 등 다양한 자료를 요구하고 있어 고등학교 1~2학년 때부터 관련 준비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수능 대비에 급급한 고3이 돼 입학사정관 전형에 필요한 다양한 ‘스펙’을 급조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입학사정관제를 노리는 수험생들은 아무리 늦어도 고2 새학기부터는 평가 요소에 따라 전략적인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본격적인 스펙 쌓기에 앞서 자신의 진로에 대해 충분한 고민을 해야 한다. 사정관들은 심층면접과 자기소개서, 봉사활동 내역 등을 통해 지원자의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노력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고3 수시전형 접수 시즌이 되어서야 지원할 대학과 학과를 고르는 수험생들이 많다는 점을 고려할 때 뚜렷한 진로와 이와 관련한 활동내역을 꾸준히 보여 준다면 남들에 비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적어도 2학년이 되기 전까지 진로탐색 과정을 마친 뒤 결정한 진로와 관련된 학습이나 활동을 만들어 가야 한다. 희망하는 진로와 성적을 고려해 자신이 지원할 대학과 학과를 정했다면 다음 단계는 합격을 위한 스펙 쌓기다.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 학적, 출결, 자격증, 자율활동, 동아리, 봉사활동, 진로활동, 독서, 담당교사의 종합의견 등 고교 생활 내내 쌓아온 모든 활동내역과 평가사항이 곧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스펙 쌓기라는 용어에 집착해 각종 경시대회와 공모전 등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이다.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는 수상경력은 교내 대회뿐이므로 유명 경시대회나 대외 활동 수상 등 거창한 스펙을 쌓아야 한다는 부담은 덜어도 좋다. 수험생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잠재력까지 평가한다는 취지의 입학사정관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해당 전형에서 어떤 요소들을 평가하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대학마다 사정관들이 평가하는 측면은 모두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성실성, 학업 의지력, 전공 적합성, 창의성, 잠재력, 리더십, 협동성, 인성 등이 주요 평가 대상이 된다. 최근에는 학교폭력 가해 경험 등 학생의 인간관계나 인성을 단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사항을 중시하는 대학도 많아지고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성실성’은 출결 사항에서 쉽게 드러난다. 질병이나 사고 등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결석은 물론 지각도 없도록 신경쓰는 것이 좋다. 물론 질병 또는 인정되는 사유의 경우는 감점이 되지 않는다. ‘학업 의지력’은 말 그대로 수험생의 공부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객관적인 수치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만큼 자신의 노력이 성적이나 교과학습 발달 상황에 반영되면 좋다. 최선의 노력과 그 과정이 자기소개서나 면접 중에 드러나고 그에 대한 결과가 성적 상승이나 교사의 긍정적인 평가로 나타난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보편적인 봉사나 체험이라도 해당 활동이 본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면 그 활동의 연속성만으로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학생이 지원하는 학과의 인재상과 맞아떨어지는지를 평가하는 ‘전공 적합성’은 특정 과목의 성적과 그 과목과 관련한 특기사항 등이 평가 대상이 된다. 물론 교내 수상경력, 자격증, 독서, 체험, 진로, 동아리활동 등도 전공 적합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좋은 근거가 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학교에 따라 본인의 진로에 맞는 경시·경연 대회가 없을 수도 있는데, 이럴 경우 학업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사교육업체의 경시·경연 대회를 준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조언했다. 학생부에 직접 기재할 수는 없지만 자기소개서, 활동보고서 등에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깨닫게 된 내용들을 기재할 수 있는 하나의 이력이 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창의성’과 ‘잠재력’은 교과학습 발달상황의 특기사항, 체험활동, 독서, 교사의 종합의견 등을 통해서, ‘리더십’과 ‘협동성’은 종합의견과 봉사,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확인되므로 자신의 강점이 잘 드러나도록 활동방향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위의 항목들을 모두 평가한다고 해서 모든 방면에 완벽한 팔방미인이 되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다. 최근에는 대다수 대학이 리더십이나 봉사실적이 주요 평가항목이었던 전형 대신 학교생활에 충실하면서 전공 적합성이 우수한 학생들의 선발을 늘려가고 있다. 이 때문에 진로에 맞는 교과 성적관리 및 동아리 활동, 교내 경시 및 경연 참여나 진로와 관련된 활동에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 학생의 잠재력과 다양한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역시 성적이다. 지난해 수시 모집의 경우 연세대 학교생활 우수자 트랙, 한양대 학업우수자 전형이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성적만으로 일정 배수의 인원을 선발했다. 따라서 매우 뛰어난 전공 관련 역량을 지닌 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입학사정관 전형이라고 해도 교과 성적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진로와 연계된 교과만큼은 다른 교과보다 더 눈에 띄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하자. 김 소장은 “가급적 빨리 진로를 결정하고 관련된 교과 성적 관리와 경험을 쌓는 것이 학교생활에 대한 충실도 등 입학사정관들이 평가하려는 항목을 충실히 보여 주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비타민, 보충제로 과잉섭취했다간 백내장 발병”

    비타민 보충제를 통한 비타민의 과잉 섭취가 백내장 발병률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비타민 C의 과잉 섭취가 신장결석을 일으킨다고 밝힌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연구진이 이번에는 비타민 C와 E를 보충제를 통해 과잉 섭취하면 실명의 원인이 되는 백내장이 발병할 확률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연구를 위해 지원한 3만 1000명의 중장노년층(45~79세)을 지속해서 관찰한 결과, 보충제를 통해 비타민 C, E를 과잉 섭취하고 있던 사람 중에서는 각각 20%, 60%가 백내장 발병률이 높았으며, 이 중 3000여 명은 현재 백내장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 C와 E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이 있어 기존에 백내장 예방에는 효과적으로 여겨져 왔으나 보충제 등을 통한 과잉 섭취는 오히려 눈의 단백질 균형을 무너뜨려 산화를 촉진한다고 연구진은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백내장의 발병은 다른 요인도 있어 이번 결과만으로 비타민 보충제의 과잉 섭취가 위험하다는 결론을 낼 수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번 결과를 발표한 연구진의 과잉 섭취 기준은 비타민 C는 하루 1000mg 이상, 비타민 E는 하루 100mg 이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일상을 통해 섭취하게 되는 비타민은 아무리 많이 먹게 돼도 백내장 발병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한편 비타민 C는 일반적으로 과일이나 채소를 통해 섭취할 수 있으며 세포의 건강 유지와 치유 촉진에는 하루 40mg만이 필요하며, 비타민 E는 견과류 등을 통해 얻을 수 있으며 세포의 구조를 유지하는 데는 남성은 하루 4mg, 여성은 하루 3mg만이 필요하다고 데일리메일은 설명했다. 이 또한 하루 권장량에는 모두 못 미치는 기준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학교는 유일한 안식처… 가난·시련도 졸업할래요”

    “학교는 유일한 안식처… 가난·시련도 졸업할래요”

    조선족 손건성(14)군은 2011년 1월 한국땅을 밟았다. 3년 전 한국에 먼저 들어온 엄마 아빠를 찾아왔다. “가방에 넣어서라도 한국에 데려가 줘”라고 떼쓰는 외아들이 눈에 밟혔던 부모는 힘들더라도 함께 살기로 했다. 하지만 생활은 팍팍하고 고단했다. 빗물이 뚝뚝 떨어지는 반지하 셋방은 폭염도 추위도 막아주지 못했다. 찬바람을 맞은 어머니 김순옥(43)씨는 안면마비가 왔을 정도다. 아버지 손강수(49)씨는 매일 날품을 팔아 고단한 생계를 꾸렸다. 부모는 건성이가 오자마자 입학시킬 학교를 수소문했다. 하지만 한국말을 못하는 아이를 받아주는 학교는 없었다. 그러다 개교를 앞둔 다문화 대안학교인 ‘지구촌 학교’의 전단지를 발견했고, 건성이네는 희망을 찾았다. “엄마 아빠랑 떨어져서 다시 중국으로 갈까 봐 너무 무서웠어요. 학교 입학이 결정됐을 때 세 식구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또래들에게 너무나 당연한 학교지만 건성이에겐 삶의 유일한 숨통이자 안식처였다. 한국말을 배우고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마냥 좋았다. 어머니가 일하는 공장이 경기 김포로 이전한 지난해에는 학교를 포기할 뻔한 위기도 있었다. 통학하는 데만 왕복 6시간. 김포 월곶면에서 서울 구로구 오류동 학교까지 버스 세 번을 갈아타는 고된 여정이었지만 건성이는 결석 한 번 안 했다. “워낙 외지에 있어서 15분을 걸어나와 버스를 탔고, 50분씩 버스를 기다릴 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학교는 제 생활의 끈이라 안 간다는 생각은 안 해 봤어요.” 부모와 떨어진 세월 동안 말과 웃음을 잃었던 건성이는 2년의 학교생활을 통해 본래의 밝은 성격을 되찾았다. 한국말도 자연스러워졌다. 쉬는 시간이면 교실 앞뒤에서 춤추고 노래를 하며 끼를 뽐낸다. 인기도 많아 지난해 2학기에는 전교 회장에 당선됐다. “속 얘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의견상자’를 만들어서 수요일마다 토론하고 있어요. 축구를 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아서 월·화요일 7~8교시를 축구시간으로 만들었어요. 잘했죠?” 장밋빛 미래도 꿈꾼다. “중학교에서는 더 열심히 공부할 거예요. 제일 좋아하는 수학 과목을 집중적으로 파고들 계획입니다.” 틈틈이 춤과 노래를 연습해 아이돌그룹 인피니트처럼 멋진 가수가 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내 최초의 다문화 대안초등학교인 지구촌 학교는 15일 건성이를 포함해 6명의 1기 졸업생을 배출한다. 건성이가 졸업생 대표로 답사를 한다. “졸업식이 벅차고 설레요. 가난·시련·아픔 같은 것도 얼른 졸업할래요.” 글 사진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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