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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급식 남은 빵·우유, 집에 가져간 日교사 ‘중징계’ 찬반 격론

    학교급식 남은 빵·우유, 집에 가져간 日교사 ‘중징계’ 찬반 격론

    학생들에게 배급하고 남은 빵과 우유 등 급식을 집으로 가져가 먹은 일본의 교사에 대해 중징계가 내려지면서 열띤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30일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있는 시립사카이고의 교사 A(60대)씨는 2015년 6월부터 올 6월까지 급식을 마치고 남아 폐기될 예정인 빵과 우유를 “버리기 아깝다”며 자기 집으로 가져갔다. 이렇게 해서 A씨가 4년간 집으로 들고 간 빵과 우유는 각각 1000개와 4200개로 추산됐다. 그는 매일 교무실 사환에게 빵·우유를 자신의 가방이나 미리 준비한 스티로폼 상자에 넣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대해 지난 6월 사카이시교육위원회에 A씨의 행위는 절도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이에 시교위는 지난달 25일 ‘감봉 3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SNS 등을 중심으로 논란이 불붙었다. 대세는 A씨에 대한 옹호론이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감안할 때 A씨의 행동은 오히려 칭찬할 만한 일 아니냐”, “설령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해도 어차피 버려질 음식을 재활용한 것인데 3개월 감봉은 과하다” 등 의견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시교위에 빗발쳤다. 반면 “학교급식이 시 재정에서 조달되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예산을 사적으로 활용한 데 대한 징계처분은 타당하다”는 의견도 들어왔다. 약 150명 규모의 이 학교에는 하루 평균 10~30명분의 급식이 남았다고 한다. 이렇게 매일 잔반이 발생한 것은 이 학교가 정규고교가 아니라 취업자 등을 상대로 저녁 시간에 운용되는 곳이어서 결석자들이 많았기 때문. 시교위는 연간 급식비 216만엔(약 2300만원)이 전액 사카이시 재정에서 충당된다는 점에 집중했다. 시교위 관계자는 “변호사에 상담한 결과 아무리 폐기 대상이라고 해도 공공예산으로 구입한 것을 무단으로 집에 갖고 돌아가는 것은 말하자면 절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가 매일 가져간 양이 하루에 빵 5~6개, 우유 10개 이상으로 집에서 먹기에 너무 많았다는 점도 의문시됐다. 교사는 “빵과 우유를 다른 곳에 팔거나 하지는 않았으며, 먹지 못한 것은 버렸다”고 시교위에 해명했다. 그는 그동안 집에 가져온 빵·우유 등 실비 약 31만엔을 사카이시에 변제한 뒤 시교위의 징계처분이 내려진 당일 사표를 제출했다. 스즈키 요시미쓰 긴키대 교수는 “교사가 학교 급식비를 자신의 식비에 충당했다는 것인데, 이는 회사 비품을 집에 갖고 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절도나 횡령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 이런 행위를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식품 폐기물 줄이기 컨설팅 전문가인 문 미쓰키 뷰티풀스마일 대표는 “일본의 학교급식에서 나오는 식품 폐기물이 연간 5만t에 이른다”며 “학교는 학생이 음식이나 환경에 대해서 배우는 곳인 만큼 행정과 연계해 잔반이 나오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등 사회 전체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남교수는 여대의 죄인”…미투 파문 동덕여대 혐오표현 조사나서

    “남교수는 여대의 죄인”…미투 파문 동덕여대 혐오표현 조사나서

    서울 성북구에 있는 동덕여대에서 일부 교수들의 성희롱 발언이 문제가 되면서 학생들이 교사들의 혐오 표현에 대한 사례 수집에 나섰다. 30일 동덕여대 중앙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성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학내 단체는 지난 27일부터 학내 교수·강사의 혐오 표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재학생과 졸업생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 중이다. 설문조사는 여성 혐오, 인종 차별, 장애 혐오 등 학생들이 경험한 교수·강사의 혐오 표현 사례를 파악하고 학교에 전할 요구사항 등 의견을 수렴하는 항목으로 구성됐다. 이는 지난달 교내에서 교수들의 부적절 발언을 고발하는 대자보가 잇달아 게시된 데 따른 조치다. 비대위와 성인권위원회는 “교수·강사의 인권 감수성 부족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관련 사건 해결과 사전 예방을 위한 기초자료 구축을 위해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학교에서는 지난달 말 한 남성 교수의 발언이 여성 혐오 성격을 띤다며 규탄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A교수가 올해 강의 도중 “여러분이 나이가 들면 시집을 가지 않겠냐. 애를 좀 낳아라. 나는 출산율이 너무도 걱정된다”, “하얀 와이셔츠 입은 오빠들 만나야지. 오빠들 만나러 가려고 수업 빠져도 돼” 등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대자보 작성자는 “찬란한 미래를 꿈꾸며 입학할 후배들에게 당신 같은 교수를 물려줄 수 없어 펜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당신들은 변화하는 세상에서 낙오되고 있다”며 “꼭 페미니즘을 배워 당신의 ‘교수다움’을 되찾길 바란다”고 했다. 이튿날 게시된 다른 대자보에서는 또 다른 B교수가 “왜 강의자료를 다들 안보나. 야동(야한 동영상)을 올려줘야지 보나”라는 성희롱성 발언과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학생들은 이들 대자보 주위에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125혐오표현해방’ 해시태그를 단 글을 올려 의견과 경험을 공유했다. 학내 단체나 개인의 연대 대자보도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해시태그와 함께 “여교수님·남교수님 가릴 것 없이 ‘화장도 좀 하고 꾸미고 다녀라’는 말을 하고 ‘여성적인’, ‘남성적인’ 같은 성별 이분법적 발언을 자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교수님들이 전반적으로 사고를 바꿨으면 좋겠다”는 글도 올라왔다. 일부 남성 교수들이 학생들의 대자보에 대응했으나 논란은 오히려 커졌다. 문제가 된 A교수는 반박 대자보에서 자신이 인구 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을 설명하면서 출산의 중요성을 강조했을 뿐이며 ‘오빠’ 언급은 사정이 있어도 수업에 아예 결석하지는 말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으나 오히려 학생들은 “반성 없는 당신을 규탄한다”는 항의 포스트잇을 교수의 대자보에 붙였다. 또 다른 남성 교수는 강의 도중 학생들의 대자보 내용을 두고 “남교수는 여대에서 죄인이지 뭐”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성인권위원회 등은 “지난해 문예창작학과 교수의 강제추행 등 사건으로 인권을 보장하라는 구성원의 요구가 커졌지만 학교는 피해자 보호와 문제 해결에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며 “학교본부와 모든 교수·강사는 남성중심적 사회의 차별을 답습했던 동덕여대의 현 상황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일지 전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미투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무례하고도 비이성적인 공격을 받게 됐다”며 강단을 떠나 파문을 일으켰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26일부터 초등학교 예비소집…아동 안전 확인 안 되면 수사

    26일부터 초등학교 예비소집…아동 안전 확인 안 되면 수사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동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예비소집이 실시된다. 예비소집에 불참한 아동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하지 못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 교육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은 학교·지방자치단체·경찰청 등과 함께 2020학년도 초등학교 취학대상 아동 소재·안전 집중점검을 시작한다고 25일 밝혔다. 예비소집은 이달 26일 세종시를 시작으로 내년 1월 10일까지 지역별로 실시된다. 학교별로 일정이 다르기 때문에 예비소집 일자와 시간은 취학통지서로 확인해야 한다. 보호자는 자녀나 보호하는 아동이 입학하는 학교의 예비소집에 함께 참여해야 한다. 동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학교에 문의해 개별 방문 등 별도 등록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부득이한 사유로 취학이 어려운 경우에는 학교에 취학의무 면제 또는 유예를 신청하면 된다. 특히 예비소집에서 소재·안전이 확인되지 않는 아동에 대해서는 가정 방문, 등교 요청 등 절차를 진행한다. 학교는 아동의 소재·안전이 확인되지 않으면 관할 경찰서에 소재 파악을 위한 수사를 의뢰할 수 있다. 정부는 2016년 ‘원영이 사건’을 계기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예비소집 불참 아동을 비롯해 무단·장기결석 학생의 안전과 소재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 당시 초등학교 입학 예정이던 신원영군은 예비소집에 불참한 뒤 부모 학대로 숨졌지만 새 학기 개학 후 무단결석 학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취학 대상 아동의 소재와 안전 확인을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올해부터는 법무부와 정보를 연계해 중도입국 자녀(결혼이민자가 본국에서 데려온 자녀)가 있는 가정에 초등학교 입학 절차에 대한 안내 문자를 해당 국가 언어로 발송하기로 했다. 다문화가정 학부모들이 자주 방문하는 지역주민센터 등 유관기관에는 학교 편입학 안내자료를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러시아어·크메르어·미얀마어·몽골어·아랍어·타이어·타갈로그어·프랑스어 등 13개 언어로 배포한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성탄절 앞두고… ‘복지 사각’ 대구 일가족 4명의 비극

    성탄절 앞두고… ‘복지 사각’ 대구 일가족 4명의 비극

    10년간 생활고… 기초수급자 지정 안 돼 집안에서 번개탄 피운 흔적… 유서 없어 경찰 “자녀 동반한 극단적 선택은 범죄”성탄절을 앞두고 대구의 한 주택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들은 10년 가까이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지 않는 등 복지 사각지대에 있었다. 24일 대구 강북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9분쯤 대구 북구 한 주택에서 A(42)씨 부부와 중학생 아들(14), 초등학생 딸(11)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집안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었지만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우편함에는 지난 10월부터 요금이 체납됐다는 도시가스요금 고지서와 주정차위반 과태료 고지서 등이 발견됐다. 일가족의 죽음은 중학생 아들이 등교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담임 교사의 신고로 밝혀졌다. 담임 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숨진 학생이 학교에 한 번도 결석하지 않는 모범생이었다. 최근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자신의 차량으로 식당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10년 전 사업에 실패한 뒤 지금까지 계속 경제적으로 어려웠다고 주변에서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 친인척들도 “A씨의 경제 사정이 넉넉지 않았으나 자신들도 도와줄 형편이 아니어서 안타까웠다”고 진술했다. 관할 주민복지센터는 A씨의 경우 복지 지원 대상자 자격이 되지 않아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복지센터 관계자는 “복지 지원 대상자가 아니면 생활 형편이 어떤지를 파악할 수 없다”면서 “본인이 센터에 복지 신청 등 도움을 요청했다면 후원자를 연계해 줄 수 있는데 이것마저도 없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식은 소유물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라면서 “자녀를 동반한 극단적 선택은 범죄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크리스마스 앞두고… 대구 일가족 4명 극단 선택

    크리스마스 앞두고… 대구 일가족 4명 극단 선택

    집안에서 번개탄 피운 흔적… 유서 없어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대구의 한 주택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들은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지 않는 등 복지 사각지대에 있었다. 24일 대구 강북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9분쯤 대구 북구 한 주택에서 A(42)씨 부부와 중학생 아들(14), 초등학생 딸(11)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집안에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있지만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일가족 죽음은 중학생 아들이 등교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담임 교사의 신고로 밝혀졌다. 담임 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숨진 학생이 학교에 한 번도 결석하지 않는 모범생이었다. 최근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자신의 차량으로 식당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10년 전 사업에 실패한 뒤 지금까지 계속 경제적으로 어려웠다고 주변에서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의 친인척들도 “A씨의 경제 사정이 넉넉지 않았으나 자신들도 도와줄 형편이 아니어서 안타까웠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A씨 관할 주민복지센터는 A씨의 경우 복지 지원 대상자 자격이 되지 않아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복지센터 관계자는 “복지 지원 대상자가 아니면 생활 형편이 어떤지를 파악할 수 없다”면서 “본인이 센터에 복지 신청 등 도움을 요청했다면 후원자를 연계해 줄 수 있는데 이것마저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이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구체적인 사망 원인을 수사 중이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아동·청소년 연예인 인권 보호할 ‘국민 프로텍터’ 찾아요

    아동·청소년 연예인 인권 보호할 ‘국민 프로텍터’ 찾아요

    ‘보니하니’ 논란에 10대 인권 문제 제기 노동인권 개선·법 개정 요구 캠페인“선택 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스템 속에서 아동·청소년 문화예술인들은 인권 침해를 참을 수밖에 없습니다.” EBS TV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방송 중 발생한 10대 출연자에 대한 성희롱·폭행 논란으로 아동·청소년 연예인들의 인권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인권 보호를 위한 행동에 나섰다. 진재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사무국장은 16일 “아동·청소년들은 현장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인권 보호를 위한 법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센터와 정치하는 엄마들 등 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팝업’은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건강검사·심리치료 의무화 ▲대중문화예술 용역 제공시간 및 야간 용역 제공 제한 ▲학습권 보장을 위한 결석일수 제한 등을 포함한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 노동인권 개선을 위해 ‘프로텍트 101-지켜주세요’를 시작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조작사건과 아동·청소년 문화예술인 인권 침해에 대해 법적 보호장치와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국민 프로텍터’(보호자)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투표하듯 법 개정을 요구하는 응원 댓글과 공유에 참여할 때마다 100원이 기부된다. 기부금은 연예 기획사가 밀집한 지하철역에 아동·청소년 연예인의 인권 보호를 요구하는 광고판을 붙이는 데 쓴다. 음악 공개방송이 있는 날 주요 방송국 앞에서 캠페인도 병행한다. 이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실태조사 내용을 토대로 내년 1월 국회 토론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대중문화예술산업법에 따르면 15세 미만 아동·청소년은 주 35시간, 15세 이상은 주 40시간을 넘겨 노동할 수 없다. 그러나 처벌 규정과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게 단체들의 지적이다. 진 사무국장은 “대중문화예술산업법이 무용지물이 되지 않으려면 유아, 영아, 초중고생 등 연령을 더 세분화해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당신이 보호할 연예인에 투표해 주세요” 아동·청소년 인권보호 나선 단체들

    “당신이 보호할 연예인에 투표해 주세요” 아동·청소년 인권보호 나선 단체들

    “선택받아야 하는 아이들, 침해 고발 못해프로텍트101 프로젝트·법개정 운동 할 것”“선택 받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스템 속에서 아동·청소년 문화예술인들은 인권 침해를 참을 수밖에 없습니다.” EBS TV ‘생방송 톡!톡! 보니하니’ 방송 중 발생한 10대 출연자에 대한 성희롱·폭행 논란으로 아동·청소년 연예인들의 인권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시민단체들이 인권 보호를 위한 행동에 나섰다. 진재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사무국장은 16일 “아동·청소년들은 현장에서 상품으로만 취급되고,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인권 보호를 위한 법 개정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센터와 정치하는 엄마들 등 8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팝업’은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건강검사·심리치료 의무화 ▲대중문화예술 용역 제공시간 및 야간 용역 제공 제한 ▲학습권 보장을 위한 결석일수 제한 등을 포함한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지난 10일에는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 노동인권 개선을 위해 ‘프로텍트 101-지켜주세요 아동·청소년 연예인 인권’을 시작했다. 오디션 프로그램 조작사건과 아동·청소년 문화예술인 인권 침해에 대해 법적 보호장치와 캠페인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국민 프로텍터’(보호자)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에 투표하듯 법 개정을 요구하는 응원 댓글과 공유에 참여할 때마다 100원이 기부된다. 기부금은 연예 기획사가 밀집한 지하철역에 아동·청소년 연예인의 인권 보호를 요구하는 광고판을 붙이는 데 쓴다. ‘팝업’은 19일과 22일 음악프로 공개방송에서 시민 지지를 얻기 위한 커피차 캠페인을 진행한 뒤, 릴레이 기고와 유튜브 캠페인 등도 펼친다. 이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실태조사 내용을 토대로 내년 1월 국회 토론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대중문화예술산업법에 따르면 15세 미만 아동·청소년은 주 35시간, 15세 이상은 주 40시간을 넘겨 노동할 수 없다. 그러나 처벌 규정과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게 단체들의 지적이다. 진 사무국장은 “대중문화예술산업법에 아동·청소년 보호 규정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무용지물”이라며 “유아, 영아, 초·중·고교생 등 연령을 더 세분화 해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할매는 손자를 거뒀지만… 가난의 굴레는 더 조여 왔다

    광주에 사는 최금옥(59)씨의 하루는 열아홉 살 손녀 수영이의 기저귀를 갈아 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뇌병변 중증 장애인인 수영이는 내년이면 성인이 되지만, 식사나 목욕 같은 일상생활조차 스스로 할 수 없다. 생후 일주일이 갓 지났을 무렵 수영이를 안고 있던 아빠가 차 뒷좌석에 수영이를 떨어뜨리면서 뇌에 영영 손상이 갔다. 수영이 엄마는 그 뒤로 집을 나가 연락이 끊겼고, 아빠는 돈을 벌겠다며 해외로 나가 새살림을 꾸렸다. 그렇게 돌도 되기 전 수영이는 할머니와 둘만 남았다. 수영이네처럼 조부모와 손자녀로 이뤄진 조손가정은 국내 15만 가구를 넘어섰다(2015년 기준). 외환위기를 거치며 ‘가족 해체’라는 모습으로 처음 등장한 조손가정은 2000년대만 해도 5만 가구도 안 됐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인구 고령화, 가정불화, 이혼 증가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변화를 정면으로 맞으며 그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청의 장래 가구 추계에 의하면 이들은 2030년이면 30만 가구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조손가정은 노인 빈곤과 아동 빈곤, 세대 갈등 등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안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10년째 실태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손가정 관련 정부 공식 조사는 2010년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서울신문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국내 조손가정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이들이 어떤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살펴봤다. 주위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자들의 요청으로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썼다. ●손자 키우다 빈곤 절벽에 내몰린 노인들 최씨네 비극이 시작된 건 수영이가 태어난 직후다. 한순간의 실수로 일어난 사고였지만, 수영이가 뇌병변 장애라는 진단을 받으며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홀로 남은 수영이를 돌볼 사람은 친조모 최씨뿐이었다. 최씨 역시 교통사고와 수술, 남편의 학대까지 겪으며 왼쪽 무릎뼈가 없어질 정도로 건강이 나쁘지만, 아픈 몸에 복대를 맨 채 168㎝, 73㎏의 수영이를 매일 먹이고 씻긴다. 월 소득은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 수당을 포함한 120만원 남짓. 그나마도 물리치료비와 병원비, 교통비, 월세가 빠져나가면 관리비조차 낼 수 없어 숨이 턱턱 막힌다. 최씨는 “평생 얼마나 울었던지 이제는 눈물도 안 나온다”면서도 “나도 너무 가난하고 서럽게 살았는데, 한 번 부모한테 버려진 손녀를 다른 데 또 맡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조손가정은 원래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이 아동까지 양육하게 되면서 도저히 헤어날 수 없는 가난의 굴레에 갇힌다는 특성을 띤다. 가정에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수급비나 정부지원금에만 기대지만, 생활을 꾸리기엔 역부족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조손가정 15만 3000가구의 연간 평균 소득은 2175만원에 불과하다(2016년 기준). 전체 가구(4883만원)의 절반이 안 되고, 다문화가족(4328만원)이나 장애인 가구(3513만원)보다도 낮다. 현재 조손가정은 한부모가족지원법이나 아동복지법에 따라 각각 한부모·조손가족 또는 가정위탁 세대로 분류되면 별도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양육자가 대부분 노인이라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신청해야 하는 등 한계가 크다. 안태정(76)씨는 남편과 아들이 하던 사업이 망하면서 친손자인 민지(16)·민국(14) 남매를 키우게 됐다. 채무자들에게 쫓기던 아들은 두 아이를 안씨에게 맡긴 뒤 연락이 끊겼고, 며느리는 우울증과 조현병 등으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됐다. 거주지에도 ‘빨간 딱지’가 덕지덕지 붙으면서 갈 곳 잃은 안씨가 찾은 곳은 어느 교회 건물 구석이었다. 이들 가족을 안쓰럽게 여긴 목사가 동사무소에 직접 도움을 요청하기 전까지 그는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 실제 전국 조손 가구 중 수급 비율은 겨우 5%다.●핏줄이라 떠맡긴 했지만… 공황장애까지 조부모 대부분이 손자녀를 떠맡는 건 핏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2010년 여가부 조사에서 조부모는 손자녀를 양육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부모의 이혼·재혼(53.2%), 가출이나 실종(14.7%), 질병·사망(11.4%), 실직·파산(7.6%) 등을 꼽았다. 이렇듯 많은 나이에 억지로 손자녀를 양육하는 데서 오는 버거움은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몸과 마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2017년 제주국제대 연구진이 연구한 논문을 보면 조부모는 손자녀 양육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와 양육자의 역할에 대한 압박감이 컸는데, 이는 자살 충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여가부 조사에서도 70% 이상의 조부모가 건강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긴급 의료비나 생계비를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씨 역시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앓으며 4년째 약을 먹고 있다. 최근에는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그는 “주위에서 본인 하나 건사하지도 못하면서 왜 애들을 키우느냐는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다”면서 “젊을 때는 그래도 애들 덕분에 살았는데, 나이가 들면서 온몸이 쑤시고 아파 아이들에게 자꾸 화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의 자녀가 손자를 버리고 간 친부모라는 데서 오는 괴로움도 크다. 자녀의 실종이나 가출, 이혼 등은 이들에게도 큰 충격이지만, 부모에게 버림받은 손자녀가 입을 상처 때문에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얘기하지 못한다. 고등학생 태혁(18)이를 홀로 키우는 박순영(72)씨는 20년째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고 있다. 태혁이가 태어난 지 100일 정도 됐을 무렵 “동창회에 간다”며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는 며느리와 덩달아 떠나버린 아들이 언젠가 연락을 해 올 거라는 기대 때문이다. 박씨는 “며느리와 팔짱을 끼고 시장에 가면 사람들이 ‘딸이냐’고 물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나간 뒤 십수년째 감감무소식이라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면서 “태혁이한테 미안해서 애 앞에서는 이런 얘기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숙자(72)씨 역시 외손자 동우(16)를 낳자마자 돈을 벌겠다고 떠나간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이씨는 “자기도 힘드니까 나한테 애를 맡기고 간간이 연락만 했는데, 평생 고생하다 지난해 자궁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아직도 길을 가다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을 보면 딸 생각이 난다. 나는 딸이 너무 보고 싶은데, 동우는 엄마 얘기만 나오면 듣기 싫다고 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보호자’ 있지만 ‘보호’ 못 받는 아이들 어릴 때부터 가족 해체를 경험하고 극심한 빈곤에 노출된 아동 역시 성장하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가족과의 애착 관계가 또래와 학교 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할머니, 누나와 함께 사는 우석(12)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도벽 증세를 보였다. 주위 친구의 영향으로 문방구에서 물건을 하나둘 훔치기 시작하던 우석이는 돈에도 손을 댔고, 결국 지난해 7개월간 치료시설까지 갔다 왔다. 학교에서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계속 산만하게 돌아다니는 등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증세를 보여 심리 치료도 받고 있다. 외조모 김길녀(62)씨는 “처음 우석이가 물건을 훔쳤다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면서 “학교와 아동센터 등에서 아이가 마음이 허전하고 그리울 때 그런 증상을 보인다더라”고 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더 어릴 때 엄마와 잠깐 살았는데, 밥도 안 주고 용돈 500원만 줘서 자판기 율무차 두 잔으로 하루를 버텼다는 얘기를 최근에야 했다”면서 “아이들이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인지 할머니가 아무리 잘해 줘도 친모가 아니라고 눈치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집에 제대로 돌봐 줄 양육자가 없는 조손가정 아동은 편부모 가정, 저소득층 가정과 함께 게임중독 위험 집단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아직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하기 전인 아동은 가정에서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인데도 오히려 자신이 조부모를 대신해 성인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등학생인 민지는 “중학생 때 할머니가 쓰러져 119에 신고했는데, 너무 당황해 주소를 잘못 불러서 구급대원들에게 혼났다. 이후로 신고하는 게 무섭다”면서 “할머니가 최근 영정사진이나 장례 절차도 알아 보시는데 앞으로 동생과 둘만 남으면 어떡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태혁이는 “할머니는 당신 이름조차 읽고 쓸 줄 몰라서 어릴 때부터 대신 편지를 읽어드리거나 동사무소에 같이 가서 업무를 처리했다”고 말했다. 많게는 60살까지 벌어지는 나이 탓에 자연스레 생기는 세대 차이나 양육의 빈틈도 크다. 고령의 양육자가 제대로 키우지 못하면서 아동의 사회성이 떨어지고, 또래 집단에서 계속 소외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고등학생 대현(18)이는 최근까지 면도하는 법을 몰랐다. 집에는 치매에 걸려 거동을 하지 못하는 할머니와 누나뿐이었다. 지역아동센터 담당자가 면도기를 사 주며 손수 시범을 보일 때까지 대현이는 거뭇거뭇하게 난 수염을 깎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침에 학교에 가라고 깨우는 사람도 없어 지각하거나 결석하기 일쑤고, 학업 성적 역시 낮다. 그나마 대현이네는 양호한 사례다. 어린이재단에 따르면 조부모가 아동에게 “누구를 닮아 이 모양이냐”고 폭언하거나 빨리 돈을 벌어 오라고 재촉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방치와 학대가 반복되면 아동 대부분이 학업을 중단하는 등 방황하고, 심한 경우 자해 시도를 하기도 한다. 관련 사례를 상담한 어린이재단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박하나 대리는 “아동을 책임지고 키우는 주 양육자가 없으면 의식주 해결이 안 되는 건 물론이고, 교통카드 환승제도 같은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조손가정에서도 고모, 삼촌, 이모 등 보조 양육자가 있으면 조부모가 모르는 부분까지 해결해 주는 등 양육 환경이 훨씬 낫다”면서 “어쩔 수 없이 조부모와 아동만 생활해야 하는 경우에는 세대 간 간극을 메울 수 있는 사회서비스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인권위 “임신·출산 10대, 출산 휴학 보장해야”

    인권위 “임신·출산 10대, 출산 휴학 보장해야”

    국가인권위원회가 임신해 아이를 낳은 19세 미만 청소년에게 산전·후 몸을 돌볼 수 있도록 휴학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미국, 영국 등 해외 국가처럼 청소년 임신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13일 인권위는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여러 신체 변화가 생기는데 임신 전 상태로 돌아오려면 산후 약 6주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며 “특히 청소년기에는 갑작스러운 임신·출산일 경우가 많고 학업과 양육 부담 등으로 큰 혼란과 신체적 변화를 야기할 수 있어 안정감과 빠른 회복을 위해 요양 기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출산 건수는 총 1300건이었으며 이 중 중·고등학교 학령기에 해당하는 17세 이하의 출산 건수는 약 21%였다. 2013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 19세 미만 청소년이면서 한부모가 된 110명 중 73명이 학업을 중단했으며 이 중 30.1%는 학업 중단 이유로 임신·출산을 꼽았다. 지난 6월 인권위에는 중학생이 임신·출산으로 결석하면서 수업일수 부족으로 유급이 되자 요양 기간을 보장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이 들어오기도 했다. 지난 10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도 우리 정부에 학교에서의 성교육과 임신·출산 지원 서비스 및 산후조리 강화, 양육지원 보장을 통한 효과적인 청소년 임신 해결책 제시 등을 권고한 바 있다.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청소년 임신에 대한 제도적 해법이 마련돼 있다. 미국과 영국은 임신·출산으로 인한 학업중단 상황을 질병으로 인한 학업중단 상황과 동일하게 취급해 출석으로 인정하거나 휴학이 가능하도록 하고, 대만도 2007년 9월부터 학생에게 출산 휴가제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학생이 임신·출산하면 위탁 교육기관에서 학업중단을 예방하도록 하고, 산전·후 건강관리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위탁 교육기관에서 학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에서 해외 사례와 차이가 있다. 인권위는 학교에서도 학업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교육부 장관에게 학생의 산전·후 요양 기간을 보장하고 요양 기간에 발생하는 학업 손실을 보완해주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학습권을 보장할 것을 권고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상주 중학교소 집단 식중독 증세로 휴교·단축수업

    경북 상주 한 중학교에서 학교 급식을 먹은 학생들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학교 측이 휴교에 이어 단축수업에 들어갔다. 9일 상주시보건소와 상주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전교생이 358명인 상주 한 중학교에서 급식을 먹은 학생 가운데 42명이 5∼7일 설사와 구토 증세를 보였다. 이들 중 10명은 결석하고 18명은 조퇴해 치료를 받았다. 학교 측은 6일 하루 휴교한 뒤 9일 정상 등교하도록 했다가 학교급식을 중단함에 따라 오는 11일까지 단축수업(오전수업)에 들어갔다. 상주시보건소 관계자는 “급식 때 무와 미나리를 섞은 생야채가 노로바이러스 등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교직원 47명은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았다. 상주시보건소는 환자 가검물과 급식소 조리도구·음식물 등을 수거해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했다.역학조사 결과는 이번 주 안에 나올 전망이다. 상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환경 소녀’ 툰베리가 받은 대안노벨상 메달… “총기 녹여 만든 것”

    ‘환경 소녀’ 툰베리가 받은 대안노벨상 메달… “총기 녹여 만든 것”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4일(현지시간) ‘대안 노벨상’인 바른생활상을 수상했다. ‘환경 소녀’, ‘기후 행동 잔 다르크’로 불리는 툰베리는 수상식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싸움은 계속한다”고 밝혔다. 툰베리는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 후보로 추천됐지만 받지는 못했다. 올해로 40년째인 바른생활상재단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툰베리와 중국의 여성인권 변호사 궈젠메이, 서사하라 독립운동가 아미나투 하이다르, 아마존과 야노마미 원주민 보호활동을 펼친 다비 코페나와 등 4명에게 바른생활상을 수여했다고 AFP·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수상자들은 각각 100만 크로나(약 1억 3000만원)의 상금과 함께 휴매니엄 메달을 받는다. 바른생활재단은 “중남미에서 불법으로 유통되는 총기를 녹여서 만든 메달”이라고 밝혔다.바른생활상은 해마다 통상 4명에게 주어진다. 재단은 툰베리가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시급한 기후변화 대응 행동을 요구하는 정치적 목소리를 불러일으키는 공로를 세웠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시상자로 나선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의 요한 록스트룀 소장은 “젊은이는 터널 속 빛이며, (중략) 툰베리는 기후 대응 행동의 잔 다르크”라고 툰베리를 소개했다.유엔 기후변화 콘퍼런스에 참석하느라 시상식에 불참한 툰베리 대신 ‘동료’들이 시상식에서 상을 받았다. 전날 리스본에서 녹화한 영상에서 툰베리는 “싸움이 계속될 것이며, 우리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툰베리는 지난해 8월부터 학교를 결석하고 스웨덴 의사당 밖에서 기후변화 대응 행동을 촉구하는 ‘학교 파업’ 시위를 시작했다. 이에 영향을 받은 각국 청소년들은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슬로건 아래 동조 학교 파업 시위를 벌이고 있다. 툰베리는 거의 1년 만에 청소년 환경 운동의 ‘대세’이자 ‘상징’으로 전 세계에 알려졌다. 바른생활상은 노벨상이 권위적이며 강대국의 입장과 정치 문제에 영향을 받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제정돼 ‘대안 노벨상’으로 불린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한국교육개발원, ‘2019 건강장애학생 교육지원 성과발표회’ 개최

    한국교육개발원, ‘2019 건강장애학생 교육지원 성과발표회’ 개최

    한국교육개발원(KEDI, 원장 반상진) 디지털교육연구센터는 지난 28일과 29일 양일간 충주 켄싱턴리조트에서 ‘2019 건강장애학생 교육지원 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주최하는 이번 ‘2019 건강장애학생 교육지원 성과발표회’는 각 시‧도교육청 업무 담당자들과 전국 화상‧원격수업 기관, 병원학교 교사 및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발표회는 다양한 건강장애학생의 교육지원 사례를 공유하고 건강장애학생 교육지원의 질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번 성과발표회는 김정원 한국교육개발원 부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김태선 충북특수교육원 과장의 환영사와 이한우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 과장의 격려사로 이어졌다. 이어 국립암센터의 김영애 책임연구원의 ‘소아청소년암 및 건강장애학생 이해하기’의 기조 강연을 통해 참석자들이 건강장애학생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한국교육개발원의 윤현희 연구위원, 국립암센터의 김영애 책임연구원, 서울대어린이병원의 이정 교수, 대전광역시 교육청의 류재상 장학사, 세종특별자치시 교육청의 김정미 장학사 참여하여 패널 토론을 진행하여 전국 건강장애학생 교육지원 관련 기관 및 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의견 공유의 시간을 가졌다. 29일 2일차 행사에는 시‧도교육청, 화상‧원격수업 기관, 병원학교 기관별로 분임 활동 시간을 가졌다. 분임 활동 시간은 기관별 교육지원 우수 사례 발표와, 기관 운영 및 교육지원 발전 방안을 토의함으로써 건강장애학생들에게 더 나은 교육지원을 제공하고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시간으로 진행됐다. 건강장애학생 원격수업(현 스쿨포유) 정책은 2005년까지 8개 병원학교로만 운영이 되던 건강장애학생에 대한 교육을 특수교육진흥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학교에 장기 결석하는 건강장애학생 교육 지원 체계를 확립하면서 시행됐다.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만성질환으로 인하여 3개월 이상의 장기 입원 또는 통원치료 등 계속적인 의료적 지원이 필요해 학교생활 및 학업 수행에 어려움이 있는 건강장애학생을 심사하고, 한국교육개발원에서는 원격수업 시스템 개발 및 운영을 통하여 원격수업 학습을 2017년부터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만원이면 장관상을 품에… ‘공모전 마술사’를 믿으셔야 합니다

    20만원이면 장관상을 품에… ‘공모전 마술사’를 믿으셔야 합니다

    상(賞)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건 입시와 취업 시장도 마찬가지다. 공모전이나 시상식에서 상을 타게 해 주겠다며 입시생과 취업준비생을 유혹하는 ‘코디네이터’는 더이상 낯선 존재가 아니다. 서울신문은 입시나 취업 코디를 심층 취재하고자 서울 강남 학원가를 돌아다녔고, 올해 초부터 공모전 수상 도우미를 이용 중인 대학생 김도연(26·가명)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 학기 졸업을 앞두고 공모전 응모에 한창인 김씨는 취업용 스펙을 만들고 싶어 코디와 손을 잡았다. 김씨와 가진 3차례 인터뷰, 그가 코디로부터 받은 각종 자료와 노트 필기 등을 바탕으로 취업 코디 세계를 재구성해 봤다. “세계 유일의 공모전 교과서! 엊그제도 장관상을 따내 회원들에게 안겼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하세요.” 공모전 수상 코디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각종 프리랜서 전문가들을 연결해 주는 한 사이트에서 ‘공모전’을 검색하자 ‘공모전 60관왕의 비밀’, ‘공모전 100회 수상’, ‘수상 못하면 전액 환불’, ‘직접 작성한 공모전 제안서 드립니다’ 등 수십명의 코디를 찾을 수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문구로 홍보하는 곳에 전화를 돌렸다. “지금 회원 모집 중입니다. 저희도 면접을 보긴 합니다. 중요하게 보는 것은 성실과 의지입니다.” 코디를 만난 곳은 서울 강남의 한 상가 건물. 20평 남짓한 면적에 스터디룸 형태의 아기자기한 공간이었다. 20여명의 젊은 친구들이 서로 어색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고된 취업 전쟁에 지친 졸업생, 지방 사투리가 진하게 묻어 있는 대학생들과 이직을 준비하는 듯한 직장인 등 다양해 보였다. 하지만 서로 말을 섞진 않는다. “마법의 성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코디는 생각보다 젊었다. 잘해야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는 무거운 분위기를 깨고 싶어서인지 우스갯소리를 했다. “다들 왜 이렇게 뻣뻣하게 앉아 있어요? 여기서 아무 말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호갱’이에요. 이곳은 여러분을 공모전 수상자로 만들어 주는 마법 학교라고 생각하세요.” 믿음을 얻으려는 것일까. 코디는 자화자찬을 이어 갔다. “저는 공모전의 마술사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공모전에서 상을 탔어요. 집에 있는 상패만 200개를 훌쩍 넘습니다. 몇몇 공모전은 심사위원도 맡고 있죠.” 다양한 사람이 모인 조직이다 보니 몇 가지 규칙이 있었다. 출신학교 등 스펙 이야긴 금지다. “몇 사람씩 그룹을 지어 작업을 해야 하는데 학교가 드러나면 명문대 출신끼리 모여서 하는 경우가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철저히 수상을 위해 합심해야 하는 관계라 그런지 서로의 스펙에 민감했다. 코디는 수업에 지각하거나 결석하면 자동 탈퇴 처리된다고 말했다. 모두 이수한 뒤에도 재수강은 가능하지만 중도 탈퇴 처리된 경우는 제외된다고도 했다. 가격은 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20만원 선이었다. 두 개 이상 참여하면 할인도 해 줬다. 30만~60만원까지 부르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란 생각에 김씨는 수강신청을 했다. 수업은 매주 1회 3시간가량 진행됐다. 첫 주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둘째 주부터 본격적인 ‘비법’이 전수됐다. 먼저 응모할 공모전을 정하는 게 첫 과제. 코디는 어떤 공모전을 고르든 자신 있게 코칭해 줄 수 있다고 자부했다. 단 프로그래밍 같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것은 제외했다. 공모전 중 특정 분야는 강력하게 추천하며 “초심자도 장관상까지 노려볼 수 있다”고 했다. 회원들은 2~3명씩 조를 짜 모든 조가 각각 공모전에 응모했다. 코디는 다른 공모전 수상작과 낙선작을 보여 주며 장단점을 분석했다. “이건 쓸데없이 글이 너무 많아요. 핵심만 간단명료하게 시각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에피소드는 필수예요. 아이템 하나에 최소 3개는 있어야 해요”, “패러디는 진부해요”, “어느 회사가 주관하는지도 공부하세요. 주관사가 평소 중시하는 가치나 경영신조, 거기에 답이 있습니다.” 김씨는 코디의 조언을 바탕으로 다른 동료와 함께 공모전 작품을 만들었다. 해당 공기업이 주력하고 있는 상품을 각종 비유를 통해 설명했다. 그러자 바로 코디의 코칭이 이어졌다. “이 기업을 무조건 비판하면 여기서 과연 좋아할까요? 공모전에선 무조건 해당 기업의 잘한 점들을 우선 봐줘야 해요. 이런 부분들은 참 잘하고 있지만, 이렇게 좀 고치면 좀더 좋을 것 같다는 뉘앙스로 가야 해요. 그리고 숫자가 많이 들어가면 가독성이 떨어지니 빼세요. 말했잖아요. 자세한 내용까지 넣을 필요 없다고. 콘셉트는 잘 잡아야 합니다. 놀이동산은 어떨까요. 이 기업의 주력 상품을 예약하고 이용하는 것을, 롤러코스터 티켓을 예약하는 것으로 비유해 보는 거예요. ” 코디는 매번 열혈 코칭을 이어 갔다. 다음달은 직접 총공세를 해서 함께 작품을 만들겠다고 했다. “제가 직접 나섰는데 상을 못 타면 얼마나 창피하겠어요. 제가 이 일을 시작한 이래로 상을 못 탄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니 실망시키지 마세요.” 코디는 공모전 외에도 여러 가지를 도와줬다. 입사 자기소개서도 지도했다. 단 자신이 직접 자기소개서를 첨삭하거나 대필하진 않았다. 학생이 직접 한 부를 써 오게 하고 본인도 일종의 ‘모범답안’ 한 부를 써 왔다. 코디는 “내가 자기소개서를 직접 써 주면 법적으로 문제 될 수 있다”며 “모범답안과의 비교를 통해 어디가 잘됐고 부족한지 알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일취월장한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공모전 수상에 집착하는 건 마땅히 내세울 만한 스펙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대학 졸업반인 그가 다시 입시를 치러 더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3점대 중반인 학점을 단기간에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여기저기 원서를 내고는 있지만 번번이 쓴잔을 마신다. 친구 중엔 두 달에 150만원이 넘는 ‘취업 아카데미’를 다니는 이들도 있다. 부담이 되는 돈이지만 하나둘 취업 포트폴리오도 쌓고 공모전 수상경력도 만들어야 하는 탓이다. 친구들은 “전문가 도움을 받아 보라”면서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공모전 코디는 손쉽게 구한다”고 권했다. 김씨도 코디를 찾은 이유다. “조만간 저도 상 하나 받을 거 같습니다. 남들은 수백. 수천만원씩 쓰면서 스펙을 쌓아대는 마당에 저 같은 평범한 학생은 이런 곳이 차선의 선택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에 상을 타게 해 주는 곳이니 말이죠.”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유은혜 “기후 위기 결석시위는 ‘학습’… 징계 부당”

    유은혜 “기후 위기 결석시위는 ‘학습’… 징계 부당”

    최근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일부 학교에서 징계 압박을 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과 관련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생들의 시위 참여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부 학교에서 결석 시위에 나가기만 해도 징계하겠다고 압박한다고 하는데 이는 부당하다”고 지적하자 “학생들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소신을 펼치는 행위도 체험이나 학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학습권이 보장되도록 시도교육청과 적극적으로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결석 시위 참여를 학습권 보장 차원에서 보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지난해 스웨덴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기후변화를 위한 파업 시위’를 촉발한 이후 각국의 청소년과 환경운동가들이 정부와 기성세대의 대책을 요구하는 결석 시위를 잇따라 열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총 세 차례 시위가 열렸다. 지난달 27일에는 서울에서 청소년 5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고 전국 각지에서도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왔다. 당시 청소년들은 부모님의 동의하에 체험학습으로 결석을 허락받거나, 견학 등 다른 사유로 조퇴를 한 뒤 어렵게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이모양은 “선생님께서 결석 시위라고 정직하게 적으면 조퇴 승인이 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셔서 견학으로 적었다”면서 “집회 참여로는 조퇴가 어려워 우회해서 나오는 학생들이 많다”고 전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모양도 체험학습 신청서를 학교에 냈으나, 이후 집회 참여가 알려지며 징계위원회에 넘겨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림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유 부총리의 약속으로 시위 참여가 보장되면 전국의 학생들이 결석 시위에 더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각 학교 단위에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조치가 나오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오는 11월 29일 네 번째 결석 시위를 열 예정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한국의 툰베리들 “어른들이 내팽개친 기후위기, 우리에겐 현실”

    한국의 툰베리들 “어른들이 내팽개친 기후위기, 우리에겐 현실”

    “여러분은 헛된 말들로 내 꿈을 빼앗아 갔다” 스웨덴의 16세 ‘기후 투사’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달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던진 일갈에 세계의 청소년들이 공감하고 있다. 지난해 등교를 거부하고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던 툰베리의 1인 시위는 ‘기후 변화를 위한 파업’이라는 이름으로 100여개국의 시민 수백만명을 거리로 불러냈다. 한국에서도 청소년들이 나서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를 세 차례나 벌였다. 기후변화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기성세대와 달리 청소년들은 우리가 현재 겪는 가장 중요한 일로 여기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지금 10~20대들은 탄소 배출을 가장 적게 하고도 기후 변화의 영향을 가장 무겁게 짊어져야 하는 세대입니다. 이보다 더 절박한 당사자들이 있을까요?” ‘청소년 기후행동’ 활동가인 고등학생 김유진(17)양은 자신이 기후 변화를 위해 행동에 나선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7세 때부터 생태학자의 꿈을 키워 온 김양은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와 생태계 파괴를 목격하며 꿈의 좌절은 물론 생존의 위기감을 느꼈다. “저희에게는 이것이 미래의 일이 아니라 현재의 일이에요. 저희의 운명을 결정하는 데 저희가 배제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김양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처음으로 열린 유엔 청년기후행동회의에도 참석해 세계의 청소년들과 만났다. 김양은 “직접 가보니 기후 변화에 관심이 높은 10대들이 매우 많았다”며 “유엔이 젊은 세대를 위한 행사를 열었다는 것은 우리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결석 시위] 지난달 27일 김양과 같은 생각을 가진 청소년 500여명은 학교를 조퇴하고 광장으로 나왔다. ‘청소년 기후행동’이 주최한 ‘기후변화를 위한 결석시위’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툰베리가 시작한 기후 파업의 한국판이다. 조퇴 사유에 ‘집회 참석’이라고 쓸 수 없었던 학생들은 서울 견학, 체험 학습 등 다른 ‘핑계’를 적고 나왔다. 학생들은 종이 상자에 색연필로 직접 그린 피켓을 손에 들고 “한국 정부의 기후변화 대응은 0점”이라며 정부의 무관심을 비판했다. 이들은 12월 2일부터 칠레에서 열리는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에 맞춰 오는 11월 말~12월 초 대규모 결석시위를 한 차례 더 한다. 정부를 상대로 기후변화 소송도 준비 중이다. 청소년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집단으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절실함 때문이다. 문제를 미뤄 온 정책결정권자들이 나서길 기다리기보다 자신들의 미래를 스스로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채연(17)양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뉴욕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어떤 발언을 하실까 궁금했는데, 모든 관심이 한미 정상회담에만 쏠려 있어 실망했다”며 “앞 세대가 책임을 다하지 않아 기후 위기가 우리의 과제가 된 것처럼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게 부담을 주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발 참여] 세계적으로도 기후 변화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온실가스 감축 약속을 담은 파리협정이 2015년 통과됐지만 미국이 탈퇴하는 등 협정 자체가 무력해진 지 오래다. 특히 한국은 기후 변화 대책에 사실상 손을 놓았다는 게 환경 운동가들의 비판이다. 2016년 국제 기후변화 대응행동 연구기관들로부터 ‘기후 4대 악당’에 꼽혔고, 2018년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7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석탄 소비량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유일하게 증가하는 등 소비 관리와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기성세대가 팔짱만 낀 동안, 청소년들은 인터넷으로 현재 상태가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라는 사실을 공부했다. 툰베리의 유엔 연설 영상을 찾아보고, 해외 청소년 환경단체의 활동과 기후 위기 타파를 위한 행동 강령도 참고한다. 교과서에는 없는 사실들을 찾기 위해 외국 문헌도 뒤졌다. 김보림 청소년 기후행동 활동가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협의체(IPCC) 보고서, 해양 보고서 등을 주기적으로 찾아보고 외국 비정부기구(NGO)의 원자료를 확인해 기후변화를 위한 행동의 객관적 근거를 마련한다”…고 했다. 함께 행동할 친구들을 모으고 활동을 홍보할 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한다. 김유진 양은 “SNS는 지금 젊은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한 무기”라며 “다양한 플랫폼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빠른 속도로 전국의 동료들을 모으는 도구”라고 말했다. [일상 변화]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의 일상을 바꾸고 이를 공유하는 청소년도 많다. 이채연양은 지난 9월 27일 결석시위 참여 이후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해 채식을 시작했다. SNS 프로필도 시위 참여 사진으로 바꿨다. 강원 횡성에서 결석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에 다녀 온 윤정준(18)군도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가진 이후 즉석조리 식품과 페트병 생수를 끊었다. 쓰레기 하나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고등학교 3학년인 윤군은 “툰베리처럼 어린 친구도 용기 있게 목소리를 내는데, 하루 더 공부하는 것보다 기후변화를 위해 행동하는 게 나의 삶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더 많은 친구들에게 알리려고 시위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고 했다. 윤군이 다니는 학교에서는 올여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환경 운동 동아리를 만들기도 했다. 윤군은 “기특하다는 칭찬도 감사하지만, 앞으로는 어른들이 진지하게 기후변화에 대한 제도적 실천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기후변화에서 에너지 문제까지 관심을 갖게 된 김민서(23)씨는 진로를 신재생 에너지 연구로 정했다. 스프링 제본 노트의 스프링 하나까지 재활용한다는 김씨는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환경에 대한 관심이 장래 희망으로 이어져 신소재 공학을 전공했다”면서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개발이 부진한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기여하는 연구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생 신재생 에너지 기자단으로 중고생들에게 관련 강의를 하는 등 이 분야의 인식 변화를 위한 활동도 하고 있다.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기성세대를 자극하고 있다. 지구 온도 1도 낮추기 캠페인 ‘괜찮아 지구야’에서 활동하는 강민하(9)양의 어머니 김상분씨는 “아이가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텀블러를 늘 챙기고 분리수거도 더 철저하게 한다”면서 “아이들이 오히려 어른들의 행동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14년째 중학교에서 환경 과목을 가르치는 신경준 교사도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한 학생들은 다른 사람에게도 곧잘 환경에 대한 감성과 지식을 전달한다”면서 “전기 플러그를 빼는 작은 실천부터 부모님에게 먼저 알리고 실천하게 유도한다”고 전했다. [미래 교육]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과거 청년운동은 민주주의, 노사갈등, 일자리 등 물질적 가치 중심이었다면 최근 청소년 운동에서는 미래지향적이고 탈물질적인 흐름이 보인다”면서 “특히 기후 변화처럼 당파를 넘어 지구적 차원에서 전환이 필요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구는 위기에 처했는데 학교는 미래교육을 하지 못하니 학생들이 ‘공부해서 점수 따라’는 요구를 의미 없다고 느끼는 것”이라며 “성장주의·출세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기후, 이주, 인종 등 미래 이슈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사는 “기후 위기 시대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이에 대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주 1회라도 지구 시민 교육을 목표로 하는 환경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사설] 공수처 기소 대상에 국회의원 반드시 포함해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과 관련, “국회의원이라고 배려해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국회의원까지 모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국회에서 공수처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서 고위공직자가 다시는 비리를 저지르지 않게 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공수처의 기소 대상에 국회의원도 포함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현재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2건의 공수처 설치법안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지만 기소 대상에는 빠져 있다. 두 법안 모두 공수처가 자체 수사한 사건 중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기소권을 갖도록 했다. 그렇지 않아도 걸핏하면 파행을 일삼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등의 대상에서도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던 국회의원들의 몰염치한 행태에 국민적 분노가 들끓고 있다. 공수처의 기소 대상에 국회의원도 포함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발언은 듣던 중 반가운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이 대표는 보여주기식 1회성 이벤트에 그칠 게 아니라 공수처 설치법안에 국회의원을 공소처의 기소 대상에 넣어야 한다. 이참에 민주당 국회혁신특별위원회가 검토하고 있는 국회 파행시 세비 삭감, 직무 정지 등 강력한 패널티도 도입해야 한다. 민주당 혁신특위는 국회 회의에 10차례 무단결석한 의원에 대해 직무정지 처분을 내리고, 국회 회의에 1번 무단결석하면 세비의 20%, 5번 무단결석 땐 한 달 치 전부를 삭감한다는 내용을 페널티에 포함했다. 또 상임위원회 전체회의나 본회의 등에 대해 집단 보이콧을 하면 해당 정당에 국고보조금을 삭감하는 방안도 들어 있다. 특위는 국감이 종료되는 21일 이후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결정한다는데 ‘일하는 국회’를 만든다는 각오로 국회법 등을 개정해 반드시 도입하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국민소환제 도입을 적극 찬성한다. 국민소환제 도입법안은 민주당 김병욱·박주민, 자유한국당 황영철, 민평당 정동영·황주홍 의원 등이 제출해 놓은 상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소환제 도입을 찬성하는 응답이 70~80%이다. 국민소환제는 선출직 공직자가 법을 위반하거나 부당 행위를 했을 때 국민이 발의하고 투표해 의원 자격을 박탈하는 제도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에게는 적용되고 있지만, 국회의원은 예외로 하고 있다. 국회의원들의 무능과 잘못에 관해 책임을 물을 권리가 국민에게 있는 만큼 국회의원을 국민이 직접 소환할 수 있어야 한다.
  • 대리 출결·미인증 업체 ‘직업훈련’… 양질 일자리 창출 무색

    대리 출결·미인증 업체 ‘직업훈련’… 양질 일자리 창출 무색

    56개 기관 84개 과정서 112건 법규 위반 훈련비 부정수급 등 11곳은 수사 의뢰 훈련내용 지키지 않은 과정 47개 ‘최다’ 정부 “무분별 재위탁 금지 등 제도 손질”#1. 직업훈련 기관인 A문화센터는 정부가 인증하지 않은 컨설팅업체 B진흥원에 직업훈련 과정의 관리와 운영 전반을 맡겼다. 정부가 추진하는 직업훈련 사업은 반드시 인증을 받은 기관에서만 진행돼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정부가 인증했다’는 이름만 내세운 A문화센터는 수익의 20%를, 실제로 사업을 수행한 미인증 업체 B진흥원은 수익의 80%를 취득했다. 정부는 A문화센터와 B진흥원의 위탁계약을 해지토록 했으며 불법 정도가 심하다고 보고 수사를 의뢰했다. #2. C학원 원장은 훈련생 18명의 출결카드를 직접 보관했다. 훈련생이 결석이나 지각을 해도 정상적으로 출석을 인증해야 훈련비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대신 출결하는 방법 등으로 훈련비를 부정하게 받은 C학원에 대해 정부는 훈련 과정 인정을 취소했으며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정부의 주요 정책 중 하나인 직업훈련 사업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미인증 업체가 정부의 직업훈련 과정을 대행하거나 대리 출결 등의 방법으로 훈련비를 부정수급한 사례가 적발됐다. 정부는 무분별한 재위탁을 금지하고 취업률 성과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등 직업훈련 제도 전반을 대폭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과 고용노동부는 지난 2~4월 재직자·실업자 훈련기관 4500곳 중 부정이 의심되는 훈련기관 94곳을 선정해서 점검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그 결과 56개 훈련기관의 84개 과정에서 112건의 위법사항이 지적됐다. 정부는 적발된 훈련기관에 대해 계약해지 등 행정처분을 내리고 이 중에서 1억 6300만원 상당 훈련비를 부정수급하는 등 심각한 불법을 저지른 11곳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했다. 유형별로 보면 정해진 훈련 내용을 지키지 않아 지적을 받은 과정이 47개(42%)로 가장 많았다. 건축설계자 실무 양성 과정에서 교육 내용을 지키지 않고 자격증 기출문제만 풀이한 직업전문학교가 있었다. 부적절한 출결 관리가 19건(17%)으로 뒤를 이었고 승인받지 않은 장비로 교육을 진행했던 과정도 14건(13%)이나 됐다. 정부는 이번 점검을 계기로 직업훈련 제도 전반을 개선하기로 했다. 먼저 직업능력심사평가원의 인증을 받지 않은 기관이 직업훈련을 재위탁받아 운영하는 사례를 방지하도록 컨설팅과 업무위탁을 엄격히 구분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정부의 인증을 받은 훈련기관 관계자만 훈련비 신청 등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도 개편할 방침이다. 훈련기관의 대표나 직원이 소속 훈련기관에 참여하면 출결 등 부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제한하기로 했다. 직업훈련의 성과를 제대로 관리하고자 취업률을 산정할 때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은 실제로 근무를 하고 있는지, 취업요건을 충족했는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절차를 새로 마련한다. 아울러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집중적으로 양성하는 ‘국가기간·전략산업직종훈련’을 운영할 때도 기업이나 산업계의 참여를 제도화해 노동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반영할 계획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서울광장] 기후 위기와 ‘툰베리 세대’/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기후 위기와 ‘툰베리 세대’/이순녀 논설위원

    노벨상의 계절이다. 노벨위원회는 오는 7일부터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등 6개 부문 수상자를 발표한다. 각 분야에서 누가 상을 받을지 관심이 쏠리지만, 그중에서도 인류 평화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평화상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이 가장 크다. 올해 노벨평화상(11일 발표)에 각별히 주목할 이유가 있다.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역대 최연소 후보에 올랐기 때문이다. 그가 수상한다면 2014년 17세의 나이로 평화상을 받은 파키스탄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의 기록을 경신한다. 전 세계 청소년 환경운동의 아이콘이 된 툰베리는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무명의 학생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불과 1년 만에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를 수 있었을까. 시작은 2018년 8월 20일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 1인 시위였다. 3주간은 매일, 이후엔 금요일마다 등교를 거부한 채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피켓을 들고 정치권에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했다. 툰베리의 결석시위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이라는 이름으로 10대 학생들 사이에 급속도로 번졌다. 말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후대에 물려줘야 한다면서도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기성세대에 실망과 분노를 느낀 전 세계 수백만명의 청소년들이 국경과 대륙을 넘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툰베리는 지난해 12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한 데 이어 올 1월 다보스포럼, 2월 유럽연합 연설을 통해 각국 정부에 기후변화 대비를 촉구했다. “지도자들이 희망에 차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 당장 행동하길 바란다”는 툰베리의 명쾌하고 단호한 주장은 큰 울림을 줬다. 툰베리 연설의 백미는 지난달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개최된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다. “여러분은 헛된 말로 저의 꿈과 어린 시절을 빼앗았다. 대멸종의 시작점에 와 있는데도 여러분은 돈과 끝없는 경제성장 신화 얘기만 한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여러분이 우리를 실망시키길 선택한다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이 좋아하든 아니든 변화는 오고 있다.” 최근 번역 출간된 ‘그레타 툰베리의 금요일’에는 툰베리가 어떻게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게 됐는지 잘 기록돼 있다. 여덟살 때 학교 수업 시간에 해양 오염을 다룬 영상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툰베리는 스스로 각종 자료를 찾아서 기후변화 문제를 공부했다. 탄소배출을 줄이는 삶의 방식도 적극적으로 실천했다. 온 가족이 채식주의자가 됐고, 비행기 여행을 포기했다. 그러다 지난여름 스웨덴에 기록적인 폭염과 대규모 산불이 겹치자 세상 밖으로 나와 행동하기로 결심했다.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에 대한 경보음을 울린 지 벌써 40년이 됐다. 1992년 ‘기후변화에 관한 유엔기본협약’을 시작으로 각 나라의 정치인과 전문가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머리를 맞대 왔지만 전망은 암울하다. 정부간기후협의체(IPCC)는 현재 속도로 온난화 추세가 지속되면 20~30년 사이에 지구온도 상승 마지노선인 1.5도가 무너진다고 내다봤다. 앞으로 2100년까지 1.5도를 유지하려면 2030년 이내에 온실가스 배출을 45% 줄이고, 2050년에는 0%를 달성해야 한다. 이번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한국과 프랑스, 독일 등 60개 나라의 정상들이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계획을 앞다퉈 발표했지만 낙관은 성급하다. 온실가스 배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꿈쩍하지 않는다면 목표량 달성은 요원하다. 미국은 “기후변화는 사기”를 주장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뒤 보란 듯이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했다. 중국도 온실가스 감축을 내세우고 있지만, 석탄화력발전소를 새로 짓고 있다. 해수면 상승, 폭염과 태풍 등 기상이변, 생태계 파괴 등 기후 위기가 이미 눈앞에 닥쳤는데도 한가하기 짝이 없다.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맞춰 지난달 20~27일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 기후시위를 주도한 세력은 10대 청소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금요일 500여명의 청소년이 광화문에 모여 피켓 시위를 했다. 이른바 ‘툰베리 세대’의 출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후변화 문제를 어른들이 아닌 자신들의 문제로 여기는 세대다. 이들은 말한다. “당장 내일 우리 집에 불이 날 수 있다. 더는 기다릴 시간이 없다”고. 다가올 미래의 주인인 그들의 외침을 언제까지 외면할 건가. coral@seoul.co.kr
  • 제주 일가족 4명 숨진 채 발견…우편함엔 대출상환 독촉장

    제주 일가족 4명 숨진 채 발견…우편함엔 대출상환 독촉장

    제주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제주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1일 오후 4시 30분 제주 연동의 한 아파트에서 A(41·남)씨와 B(39·여)씨 부부와 초등학생인 아들 2명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 교사는 이날 학생이 등교하지 않자 집을 찾았다가 문이 잠겨있자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4명 모두 숨진 상태였으며, 이들은 모두 같은 방에서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외부에서 강제로 침입한 흔적 등 타살로 의심할만한 점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유서로 보이는 문서가 발견됐으나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숨진 A씨의 1층 우편함에는 저축은행의 대출상환 독촉장이 꼽혀있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학교 째고 아이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 “서울대 가면 뭐하나요”

    학교 째고 아이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 “서울대 가면 뭐하나요”

    수백 여명의 청소년들이 학교를 빠지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기후 위기에 대한 신속한 정부 대응을 촉구하기 위한 이른바 ‘결석 시위’(school strike)에 참가하기 위해서입니다.‘청소년 기후 행동’ 주최로 27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결석 시위에는 약 500명(주최 측 추산)의 청소년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해 정부가 지금 당장 기후 위기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청소년들은 박 터트리기, 지구 모양 제기차기 등 기후 위기 대응 메시지를 담은 다양한 게임을 하며 정부와 어른들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꾹꾹 눌러 담은 다양한 손팻말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서울신문 유튜브 ‘서울살롱’이 이날 거리로 나온 이들의 목소리를 영상에 담았습니다. 소셜미디어랩 slab@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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