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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 삶·멋 보듬은 ‘19세기 보자기展’

    한국인 삶·멋 보듬은 ‘19세기 보자기展’

    한국의 멋을 음미하려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이곳에서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 가운데 하나가 전통 보자기다. 화사하면서도 담백한 색상의 조화, 절묘한 공간 구성, 섬세한 자수 기법, 여기에 옛 여인들의 마음씨까지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일본 관광객 이세다 유카는 “색이 참 예쁘고 소재도 굉장히 좋아 보여요. 이렇게 생활의 지혜와 아름다움이 훌륭하게 조화를 이룬 예술 작품이 또 있을까요.”라고 되물었다. 30일 밤 7시 30분 케이블 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에서 새로운 한류의 매개체로 떠오르고 있는 전통 보자기들을 모은 전시회를 소개한다. 보자기와 자수 관련 국내 최고의 컬렉션을 자랑하는 한국자수박물관 소장품들로 꾸민 ‘19세기 보자기전’이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에서 다음 달 17일까지 열린다. 같은 달 19일부터는 부산 신세계 퀀텀시티의 신세계갤러리로 옮겨 12월 17일까지 계속된다. 색다른 점은 일본 교토(京都)에 있는 고려미술관에서도 11월 6일까지 ‘자수 보자기와 조각보’ 전시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전시품은 크게 조각보와 자수 보자기로 나뉘는데, 조각보의 매력은 색감과 공간 구성. 때로는 중앙의 네모꼴을 중심으로 동심원처럼 퍼져 나가기도 하고 삼각형과 사각형이 만나 질서와 변화를 만들어 가며 독특한 공간미를 자아낸다. 한국자수박물관의 허동화 관장은 “나라마다 고유명사가 있는데 보자기는 많은 나라에서 보자기로 표기한다.추상화 대가들의 작품과 유사하거나 또 그걸 능가한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토 고려미술관은 우리 보자기와 자수 문화를 꼼꼼히 들여다보려는 일본인 90명을 세 차례로 나눠 한국에 보낸다. 이들은 다음 달 12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자수박물관, 초전섬유퀼트박물관 등을 돌아볼 예정이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쪽방 사람들을 돕는 김윤석 경위, 서울 강남구의 모기 퇴치 노력,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한국 본선 등이 방송된다. 한경아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마케팅본부장이 출연해 페스티벌을 결산하며 박선화 경제 에디터는 ‘서울신문 시사 콕’에서 정부의 내년 예산안을 짚어본다. 글 사진 박은정기자 eunice@seoul.co.kr
  • 특수학교 전면점검… ‘도가니 방지법’ 추진

    특수학교 전면점검… ‘도가니 방지법’ 추진

    전국을 들끓게 하고 있는 영화 ‘도가니’의 여파에 정부와 정치권도 발칵 뒤집혔다. 전면적인 장애학생 실태조사에 돌입하는가 하면, 관련 법을 정비하는 등 대처에 나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다음 달 중 기숙사가 설치된 특수학교 41곳을 대상으로 장애학생 생활실태를 전면 점검하겠다고 28일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장애학생 대상 성폭력 예방 및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국 155개 특수학교 가운데 기숙사가 설치돼 있는 특수학교는 경기 9곳, 전북과 경북 각 7곳, 경남 4곳, 서울·부산·대구·충남·전남 각 2곳, 대전·강원·충북·제주 각 1곳 등이다. 이 가운데 복지법인이 설립한 학교는 11곳, 학교법인이 설립한 곳은 30곳이다. 영화의 배경이 된 광주 인화학교는 기숙사가 없고 학생들이 자택이나 인근 복지시설 인화원에서 통학한다. 교과부는 또 다음 달 5일 시·도교육청 특수교육 담당관 회의를 열어 강화된 성폭력 대처 방안을 전달할 계획이다. 방안에는 폭력교원 및 학생에 대한 징계수위 강화, 피해 장애학생에 대한 전문상담 및 치료지원, 일반학생 및 교직원에 대한 장애 이해 교육 확대 실시, 장애학생에 대한 성폭력 대처 방법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교과부는 영화의 소재가 된 광주 인화학교에 대해서는 광주시교육청과 협의, 장애학생 교육 위탁 취소 등 제재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장애인 인권 보호 차원에서 사회복지법인 이사회의 공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관련 법의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이날 “현행 사회복지법을 개정하는 이른바 ‘도가니 방지법’을 곧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복지재단 투명성 확보 및 족벌경영 방지를 위한 회계·결산·후원금 상세보고 의무화, 공익이사 선임 등 법인 임원제도 개선, 불법행위 적발 시 직무정지, 정부와 지자체의 관리 감독 기능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도 국회 대정부질문 대책회의에서 “사회복지사업법 등 관련 법규를 정비해 감독을 강화하고 이 땅에서 장애인들이 떳떳이 살 수 있도록 장애인 인권을 뒷받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당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장애인 인권 개선책 모색에 나설 방침이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차별받지 않도록 사회복지사업법 개정과 아동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족벌체제로 운영되는 사회복지법인 이사회의 25%를 외부 추천을 받은 공익이사들로 충원하는 방향으로 사회복지사업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은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개혁 법안이 과거 한나라당에 의해 무산됐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몰상식에 대한 고발이 영화를 본 사람들의 눈물과 분노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효섭·이재연기자 newworld@seoul.co.kr
  • [사설] 국·공립대의 교직원 편법 보조급여 안된다

    국·공립대가 기성회비로 교직원들에게 편법 보조급여를 지급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비 명목으로 적게는 200만원, 많게는 2700만원까지 매년 주고 있다고 한다. 53개 국·공립대 중 서울대가 가장 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측은 “그래도 연봉이 사립대의 70%밖에 안 된다.”고 볼멘소리다. 하지만 학생들의 반값 등록금 요구가 여전하고,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기성회비로 ‘돈잔치’를 하고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국·공립대가 기성회비를 쌈짓돈처럼 쓰는 이유는 어디에 어떻게 쓰든 문제될 게 없다는 ‘무죄의식’에 젖어 있기 때문이다. 기성회비는 수업료와 달리 국고로 편입되지 않는다. 학부모 등이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 내놓는 후원금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회의 결산감사도 받지 않는다. 멋대로 써도 제재를 받지 않으니 ‘눈 먼 돈’이 되고 말았다. 유일한 심사기관인 기성회 이사회는 결산심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니 속된 말로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다. 수당으로 주는 것도 모자라 장기근속자 순금메달 구입 비용으로, 건강검진비 등으로 배짱 좋게 쓴 이유가 이런 데 있다. 국·공립대 교직원의 모호한 보수규정도 이런 관행을 부채질하고 있다. 대통령령을 들이대면 편법 내지 불법으로 볼 수 있지만, 교육과학기술부 훈령을 적용하면 쓸 수도 있다. 이렇다 보니 국·공립대는 기성회비 인상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한나라당 김선동 의원이 공개한 ‘국·공립대의 등록금 중 기성회비 비중’에 따르면, 국·공립대 전체 등록금 중 기성회비 비중이 85.7%나 된다. 거센 비판과 험한 말이 터져 나오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정부는 사립대처럼 기성회비를 폐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때다. 미흡한 국·공립대 교직원 보수규정 정비도 더는 미룰 일이 아니다.
  • 새마을금고 45곳 첫 외부회계감사

    새마을금고에 대한 첫 외부회계감사가 실시된다. 행정안전부는 서울 9개, 경기 9개 등 전국 새마을금고 45개에 대해 외부 회계감사를 받도록 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자산 1000억원 이상으로 이사장 재임 기간이 2년이 지났고 최근 중앙회 검사나 금융감독원과의 합동 감사를 받지 않은 곳이 이번 외부회계감사의 대상이다. 현행 새마을금고법에는 외부회계감사를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으나 금고 자체가 규모가 영세하고 회계감사 비용이 부담된다는 이유로 외부회계감사가 한 차례도 실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새마을금고의 건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자산 규모도 급격히 커져 외부회계감사가 예정됐다. 이번에 외부감사를 받는 금고들은 올해 상반기 가결산에 대해 연말까지 감사보고서를 작성해 행안부에 제출하고, 내년 3월까지 연간 본결산의 감사 내역을 보고하게 된다. 다만 내년부터는 연간 한 차례 본결산에 대한 회계감사만 하면 된다. 이와 별도로 행안부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금고 24곳에 대해 합동감사를 벌이고 있다. 합동감사는 2005년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400여곳이 감사를 받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그동안 중앙회 감사와 금감원 합동감사를 했지만, 이번에는 외부 기관에 공개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행안부는 앞으로 새마을금고 외부회계감사 대상을 늘려서 자산 규모가 평균 이상인 곳은 모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7개국 뛴 단체 마라톤 6위… 톱10 달성?

    7개국 뛴 단체 마라톤 6위… 톱10 달성?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텐텐’(10종목 톱10진입)을 목표로 내세웠다가 참패한 대한육상경기연맹(KAAF·회장 오동진)이 기막힌 셈법으로 왜곡된 대회 결산 자료를 내놔 빈축을 사고 있다. 육상연맹은 5개 종목에서 목표를 달성해 역대 대회 최고 성적을 올렸다고 정리했다. 남자 경보 20㎞의 김현섭(6위)과 50㎞의 박칠성(7위), 남자 멀리뛰기에서 12명이 출전하는 결승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발목 부상으로 경기를 치르지 못한 김덕현, 남녀 마라톤 단체 등을 목표 달성 종목에 올려놨다. 육상연맹의 주장에 따르면 당초 대회 목표의 절반을 달성한 셈이다. 문제는 이 결과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다. 우선 마라톤 단체. 이 종목은 3명 이상 출전한 나라를 대상으로 상위 3명의 기록을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 한국은 남자 마라톤에서 7개국 가운데 6위, 여자 마라톤에서 8개국 가운데 7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연맹은 이를 톱10 성공 종목이라고 정리해 놨다. 문자 그대로 해석할 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출전국이 10개가 안 되니 꼴찌를 해도 톱10 성공이다. 그리고 마라톤 단체는 공식 종목도 아니다. 실제 공식 종목인 개인전에서 남자는 정진혁이 23위, 여자는 김성은이 28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홈에서 열린 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다. 그런데 육상연맹은 눈속임식 결과를 내놓은 것도 모자라 평소 잘하던 마라톤이 왜 홈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에서 참패했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조차 하지 않았다. 더 기가 막힌 것은 멀리뛰기다. 육상연맹은 결산 자료에 부상으로 결승에 뛰지 못한 김덕현의 순위를 11위라고 해놨다. 그런데 12명이 출전하는 결승에서 김덕현의 공식기록은 ‘DNS’(경기불참)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8일 공식 발간한 대구 대회 최종 기록서에 따르면 11위는 결선에서 7m 87을 뛴 영국의 크리스토퍼 톰린슨이다. 그러면 연맹의 근거는 뭘까. 간단하다. 김덕현의 예선 때 기록(8m 02)이 결승에서의 톰린슨보다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세계선수권에서 예선과 결승의 순위는 완전히 별개다. 예선 성적을 기준으로 금메달을 달라고 하는 건 억지다. 정작 무리하게 세단뛰기에 욕심을 부렸다가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한 구조적 문제나 팀 의사 결정의 문제에 대해서는 반성이 없다. 연맹은 이 같은 꼼수로 ‘투텐’에 불과한 한국의 성적을 ‘파이브텐’으로 올려놨다. 이로써 육상연맹은 ‘절반의 성공’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동시에 2008년부터 육상에 재정을 지원했던 문화체육관광부에다 그럴듯한 보고서를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결산 마지막 부분에는 세계 육상계의 저명 인사들을 인터뷰를 실었다. 그런데 그 내용 또한 ‘메달을 따지 못한 이유’가 아니라 ‘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이유로 나오는 한국 육상을 폄하하는 목소리에 대한 생각’을 묻고 있다. 객관적·과학적 근거에 기반을 두지 않고 요행수를 노린 희망으로 내건 목표인 텐텐, 그리고 초라한 성적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대책 수립은 오간 데 없다. 자기변명과 변호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 육상계 관계자는 “냉철하게 현실을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해도 어려운 상황인데, 자화자찬식의 결과 보고만 하고 있으니 변화와 발전이 있겠냐.”면서 “불비한 여건에서도 온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줬던 선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두 금융수장 왜 한은 때리나

    금융감독당국 수장들이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견해를 잇달아 내놔 주목된다. 기준금리의 적절한 인상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한국은행법’ 국회 통과를 둘러싼 불편한 심기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6일 서울 동작구의 청각장애아동 시설인 삼성농아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제어하려면 총유동성 관리가 적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해결책 가운데 한국은행이 담당하는 유동성 관리를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소득을 늘림으로써) 부채 상환 능력을 높이고, 서민금융기반을 마련해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4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은에 금융안정 기능을 부여한 한은법 개정을 거론하면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한은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두 수장의 잇따른 언급은 금융당국의 대응만으로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적절한 속도로 올려야 예금과 대출 금리가 동반 상승해 시중의 과잉유동성을 흡수하고 불필요한 대출이 억제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국회에서 한은법 개정안이 통과된 데 대한 은근한 불만의 표시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소비자물가가 5.3%를 기록하는데 그간 설립목표인 물가안정을 위해 한국은행은 무엇을 했나.”라면서 “금융안정 기능을 추가한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들도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에다 한국은행이라는 ‘시어머니’가 추가됐다고 불평한다. 개정된 한은법은 한국은행의 자료제출 요구 대상 금융기관을 확대하고, 금감원은 한국은행의 공동검사 요구에 1개월 안에 응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향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가 요구하면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개최 후 4년이 지난 의결서 또는 의사록 전문을 비공개로 제출해야 한다.”면서 “또 매년 2회 이상 거시 금융안정 상황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에 제출하고, 결산서를 외부감사 후 국회와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각각 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이변·역전… 달구벌 달군 9일간의 드라마

    9일 동안의 달구벌 열전이 지난 4일 막을 내렸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끝났다. 202개국에서 모여든 육상선수들은 이제 2년 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다시 만난다. 여러 드라마가 교차한 대회였다. 이변과 역전이 속출했다. 영웅이 퇴장하고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없던 징크스가 생기기도 하고 깨지기도 했다. 나름대로 풍성한 대회였다. 한국인들은 안방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보면서 육상의 재미에 새삼 눈을 떴다. 치열한 대회였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기록이 너무 적게 나왔다. 대회 마지막 날, 마지막 일정인 남자 400m 계주에서야 첫 세계신기록이 나왔다. 우사인 볼트-요한 블레이크 등 정예멤버가 모두 출전한 자메이카가 37초 04를 기록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자국이 세웠던 37초 10의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대회 단 하나의 세계신기록이었다. 대회신기록은 단 2개. 대회 타이기록은 하나만 나왔다. 여자 창던지기 마리야 아바쿠모바(러시아)가 71m 99로 대회 기록을 세웠다. 데일리프로그램의 저주를 깬 여자 100m 허들 샐리 피어슨(호주)도 12초 28로 이번 대회에서 유이하게 ‘챔피언십 레코드’를 경신했다. 이외엔 여자 투포환의 밸러리 애덤스(뉴질랜드)가 21m 24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게 다였다. 남자는 단 한명도 대회신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전반적으로 기록 흉작이 뚜렷한 대회였다. 경쟁구도 부재가 컸다. 거물급 스타들이 대회에 불참하면서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빠졌다. 스포츠에 가정이란 없다지만, 한번 상상해보자. 최정상급 스프린터 타이슨 게이(미국)와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이 참가했다면 남자 100m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경쟁자를 옆에 둔 볼트가 좀 더 스타트에 신중하지 않았을까. 또 이들 셋이 한꺼번에 뛰었다면 기록 향상은 어디까지 가능했을까. 남녀 마라톤의 최고 강자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에티오피아)와 폴라 래드클리프(영국)는 다음 달 열리는 베를린마라톤 때문에 대구 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이들이 참여한 레이스와 없는 레이스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이번 대회, 이런 사례가 유독 많았다. 여자 높이뛰기 세계선수권 3연패를 노린 블란카 블라시치(크로아티아)는 허벅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도 1년의 부상 공백을 극복하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최정상급 선수들의 경쟁 구도가 어그러지면서 기록보다 순위싸움으로 분위기가 흘렀다. 그러나 기록은 없어도 드라마는 남을 터다. 남들과 다른 다리를 가진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가 트랙에서 달리고 인구 10만명이 안 되는 그레나다의 19세 청년 키라니 제임스가 금메달을 땄다. 차가운 숫자보다는 따뜻한 이야기의 힘이 더 큰 법이다. 대구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현대車 순익, 삼성 첫 추월

    현대車 순익, 삼성 첫 추월

    올 상반기 현대차그룹의 순이익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삼성그룹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국 재계의 중심이 정보기술(IT)에서 자동차·화학·금융 등 다른 분야로 옮겨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4일 업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 현대차그룹 상장사들(2010년 12월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결산 법인 10곳 기준)의 1∼6월 순이익이 9조 167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조 4357억원보다 42.5%(2조 7322억원)나 늘었다. 반면, 삼성그룹 상장사(18곳 기준)의 순이익은 10조 2066억원에서 8조 1036억원으로 20.6%(2조 1030억원) 줄어 현대차그룹이 삼성그룹보다 1조 643억원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그룹의 순이익이 삼성그룹을 넘어선 데는 IT산업의 업황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상하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상반기 반도체 수출이 79.2% 늘었지만 단가는 36.3% 하락해 전체 IT제품 수출 실적 악화의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 면에서도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간격이 크게 좁혀졌다. 삼성그룹의 영업이익은 올 상반기 8조 91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조 7814억원보다 24.3% 줄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6조 6335억원에서 8조 6989억원으로 31.4% 증가했다. 두 그룹의 영업이익 차이는 2189억원으로 줄어 지난해 상반기 격차인 5조 1479억원을 고려하면 거의 비슷해진 셈이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野 “제주도민에 선전포고… 경찰 철수해야”

    야권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예정지에 경찰이 투입된 것을 맹비난하며 경찰 철수를 촉구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부가 힘으로 해군기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은 4·3 사건의 아픔을 간직한 제주도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제주도 의회가 주민투표를 제시했고 국회에서는 예산결산특위가 소위를 구성해 민군복합형 기항지 예산을 제대로 집행했는지 조사 중”이라면서 “정부는 국회를 무시하는 행동을 중지하고 평화적인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공권력 투입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표적수사에 이어 새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이 콤비를 이뤄 임기말 공안통치에 나선 사례”라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사태 해결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회에 조사특위를 만들고 5일 최고위원회의를 강정마을에서 개최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는 이날 강정마을 현장을 찾아 “경찰의 도발로 평화적 해결을 원하는 국민의 여망이 짓밟혔다. 국회 진상조사 소위에서 결론을 내리기 전까지 해군기지 공사는 단 한치도 진전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신당도 “연행된 주민을 즉각 석방하고 경찰 병력을 철수하라.”고 요구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인사]

    ■감사원 ◇고위감사공무원 <전보> [국장]△재정·경제감사 왕정홍△공공기관감사 조규호△사회·복지감사 김병석△행정·문화감사 이세도△지방행정감사 김충환△감사청구조사 김진해[실·단장]△심의실 문호승△전략과제감사단 이재덕<승진>△감사품질관리관 박찬석△감사교육원 교육운영부장 이해인△감사원(파견) 원성희[단장]△교육감사 진유조△국방감사 정경순△지방건설감사 최대선△감찰정보 유희상△공공감사운영 김성홍◇3급 승진△건설·환경감사국 제4과장 유인재△교육감사단 제1과장 유병호△국방감사단 제2과장 마광열△지방건설감사단 제1과장 이영웅△감사청구조사국 조사1과장 이영△심의실 법무담당관 윤승기<금융·기금감사국>△제2과장 조성은△제3〃 박재신△제4〃 이영하<사회·복지감사국>△제2과장 백복수△제4〃 남주성<지방행정감사국>△제1과장 이남구△제2〃 이상욱△제4〃 김현국<특별조사국>△조사1과장 박동균△조사4〃 이관직◇과장 <신규보임(승진)>△교육감사단 제3과장 최정운△특별조사국 조사2과장 정규섭△감사청구조사국 대전사무소장 나제방△기획관리실 성과·제도담당관 박완기△감찰관실 감찰담당관 김용범△공보관실 공보담당관 유병호△감사교육원 교육운영부 교육운영1과장 이윤재△감사연구원 연구부 연구1팀장 김성준△감사원(파견 등) 김상문 김영신 구경렬 김동섭[공공감사운영단]△제1과장 김영관△제2〃 이수연[심의실]△심사1담당관 안상문△심사2〃 박승준<전보>△금융·기금감사국 제1과장 김명운△공공기관감사국 제4과장 홍영남△전략과제감사단 제1과장 정상우△교육감사단 제2과장 전광춘△지방건설감사단 제2과장 김계중△기획관리실 기획담당관 김경호△감사원(파견) 박재용[재정·경제감사국]△제1과장 최성호△제2〃 이재호△제5〃 김광영[건설·환경감사국]△제2과장 황장호△제3〃 이도승[사회·복지감사국]△제1과장 김시관△제3〃 장난주[행정·문화감사국]△제1과장 최기정△제2〃 최채우△제3〃 이철진△제4〃 이준재[지방행정감사국]△제3과장 유병찬△제5〃 조웅길△제6〃 한남희[국방감사단]△제1과장 정상복△제3〃 송윤근[특별조사국]△총괄과장 현완교△조사3〃 정항면[감찰정보단]△제1과장 박성익△제2〃 박종풍[감사교육원]△교육운영부 교육운영2과장 김경혜△교육지원과장 정경중◇4급 <전보>△건설·환경감사국 제1과 백맹기△감찰정보단 제1과 김두식△공공감사운영단 제2과 이정순△행정지원실(서무행정팀) 장병원△감사원(파견 등) 신치환 백철우 신상모[재정·경제감사국]△제1과 정광명△제4과 이동수△제5과 김용천 이세열[금융·기금감사국]△제1과 남수환△제4과 김병수[공공기관감사국]△제1과 김수종△제4과 전형철[전략과제감사단]△제1과 박준홍△제3과 이영회[사회·복지감사국]△제1과 황진연 전우승△제2과 황하승 한태진△제3과 이상철△제4과 이영갑[행정·문화감사국]△제1과 안무열 박용준△제2과 도대성 박석진△제3과 김창식△제4과 이광우[지방행정감사국]△제1과 장양국 강승원△제2과 황광돈 남상진△제3과 임서수 김석중△제4과 신능식△제5과 김병림△제6과 이희두[교육감사단]△제1과 김종운 이우종△제2과 박경수 권태경△제3과 박기우 김태성[국방감사단]△제1과 강민호 이진종△제1과(방산비리TF) 엄광섭△제2과 전영진 박상용△제3과 박영철 윤종식[지방건설감사단]△제1과 김영석 이재홍△제2과 조철환[특별조사국]△조사3과 이진완△조사4과 구현모[감사청구조사국]△조사1과 정진석△조사2과 어원△대전사무소 양주석 박시석△서울 국민·기업불편신고센터 남기철△광주 국민·기업불편신고센터 조승현△부산 국민·기업불편신고센터 정재종[기획관리실]△기획담당관실 황해식△결산담당관실(재정분석TF) 강성덕△성과·제도담당관실(전산운영팀) 송영소△국제협력담당관실(ASOSAI사무처) 이주형[심의실]△법무담당관실 이진열△심사1담당관실 이종각 남가영[감사품질관리관실]△조정1팀 유종남 오준석 이성훈 최익성△조정2팀 홍성모 한영욱 이상혁 김하석[감사교육원 교육운영부]△교육운영1과 배정량 홍성재△교육운영2과 김학순 김태석 ■방송통신위원회 ◇과장급 전보 △정책관리담당관 곽진희△국제기구〃 유대선<과장>△융합정책 오승곤△디지털방송정책 송상훈△방송정책기획 이정구△지상파방송정책 장봉진△방송채널정책 오광혁△통신정책기획 이상학△통신경쟁정책 이창희△통신자원정책 이재범△조사기획총괄 최영진△시장조사 전영만△이용자보호 박철순△시청자권익증진 박준선<팀장>△방송통신녹색기술 최우혁△네트워크정보보호 이상훈△홍보기획 이승원△공보 정성환 ■국무총리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지식재산전략기획단장 고기석 ■특허청 ◇부이사관 승진 △정보기획국 정보기획과장 최종인◇부이사관 전보△국가지식재산위원회 지식재산진흥관 파견 박성준◇과장급 전보△고객협력국 국제협력과장 권규우 ■우정사업본부 △새주소우편전략팀장 천장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정책기획실장 차두원△성과확산〃 손석호 ■중소기업중앙회 ◇상근이사 승진 △경영기획본부장 김철기△인재교육〃 강성근 ■부산항만공사 ◇전보 △선진경영팀장 김찬규△전략기획실장 차민식△감사팀장 이채복△홍보실장 최철희 ■서울대 ◇서기관 △기획과장 정봉문 ■포스텍(포항공대) △부총장(대학원장 겸임) 장태현<처장>△기획 김무환△교무 이진수△입학(학생처장 겸임) 한성호△연구(산학협력단장 겸임) 김승환△학술정보 박찬익 ■고려대 △교무부총장 강선보△교무처장 명순구△법과대학장(법무대학원장·법학전문대학원장 겸임) 박노형 ■건국대 <서울캠퍼스>△사범대학장 최은식△교육대학원 행정실장 강대용<글로컬캠퍼스>△입학처장 강흥중△중원도서관장 백우진<건국대의료원>△원장 양정현 ■홍익대 △공과대학장 김병주△산학협력단장 박상주△교학관리처장 장인식△입학관리본부장 이정해△중앙도서관장 김철중△문정〃 권석기△공학교육혁신센터소장 이호경 ■경북대 △부총장(대학원장 겸임) 임지룡△교무처장 김규원△학생〃 김장억△기획〃 최평△대외협력〃 서정해△산학협력단장 김화중△입학관리본부장 유기영△국제교류원장 이광목△교무부처장 박환배△학생〃 채연숙△대외협력〃 김정철△입학관리본부 부본부장 김판수△신문방송사 주간 왕태웅△출판부장 홍순상△농업생명과학대학부속실험실습장 박순기△산학협력지원단 분단장 김재수△평생교육원 분원장 강우원△기초교육원 부원장 류승필△보건진료소장 이종명<관장>△도서 장태원△생활 이원희△공동실험실습 김영호△자연사박물 김교원<원장>△정보전산 김상욱△어학교육 이예식△국제농업훈련 신동현△평생교육 김효신△과학영재교육 이광필△정보영재교육 한욱신△사회과학연구 배양일△반도체융합기술연구 신장규△한국어문화 남길임△교육연수 성위석<센터장>△체육진흥 강호율△실험동물자원관리 류재웅△IT융복합글로벌인재양성 조진호△중소기업산학협력 박재경<단장>△테크노파크 김광태△산학협력중심대학산업 이상룡△노화극복웰빙을위한의료기술개발사업 김정철 ■숙명여대 △대학원장 조무석△교육대학원장 송기창△연구처장 강명욱△박물관장 임중혁△아태여성정보통신원장 최동주△창업보육센터장 김규동△숙명역사관장 목은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학처장 설원기△기획〃 김수기△음악원장 박광서△영상〃 장윤희 ■국민일보 △경영전략실장(이사대우) 최삼규△판매국장 직대 박문수 ■한국일보 ◇승진 △경영지원국 국장 최성범△재무관리국 〃 김경순 ■동부증권 ◇보임 △영업추진팀장 김찬구△경영혁신파트장 인태욱△업무개발〃 정재균△모바일TF팀장 박상열△명일지점장 김성수 ■신영증권 ◇이사 선임 △IB본부 김성택 ■유진투자증권 ◇상무 승진 △채권금융본부장 차장훈△파생법인영업파트장 최현 ■한화증권 △리스크관리본부장 문철호 ■동양그룹 ◇승진 △동양/매직 이사대우 김삼열 ■서울대병원 △대외정책실장 이종구
  • 국회, 정책연구개발비 집행실태 등 감사요구안 5건 의결

    국회는 31일 본회의를 열고 2010회계연도 결산안과 5건의 감사원 감사요구안을 의결했다. 국회는 정책연구개발비가 국회에서 확정한 사업 내용과 달리 임의적으로 집행되는 경우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정부의 정책연구용역비 집행 실태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를 실시하도록 요구했다. 또 씨앤케이인터내셔널의 주가와 관련한 외교통상부의 부적절한 보도자료 배포 등에 대해 감사를 주문했다. 이와 함께 저수지 둑높임 사업, 국방부 피복비 사업체계와 구매 실태, 민간 자본 보조사업 현황과 실태에 대해서도 감사를 요구했다. 국회는 결산 심사과정에서 제기된 1107건의 시정요구 사항을 결산안에 명기했다. 특히 여야 간 핵심 쟁점이었던 검찰청 예산의 독립편성 문제에 대해 “법무부는 2013회계연도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고할 것”이라는 선에서 시정요구안을 마련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제주해군기지 외부 세력 반대활동 즉각 중지해야”

    정부가 31일 제주해군기지 건설 사업의 정상화를 위한 수순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 29일 법원이 해군기지 건설 부지인 강정마을회와 해군기지 건설 반대 단체에게 공사방해 금지 결정을 내린 걸 계기로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활동과 함께 공사 재개를 위한 대집행 절차에 착수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 정상 추진을 위한 합동담화문’을 발표하고 정상적인 공사 진행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두 장관은 담화문에서 “정부는 법원의 ‘공사 방해 금지 가처분’ 판결에 대해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을 존중하며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이 더 이상 지연되어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외부단체가 스스로 더 이상의 반대활동을 중지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민·군 복합형 관광미항사업은 제주도와 강정마을의 발전은 물론 남방해상교통로 확보 차원 등 국가 안보와 국익을 위해 필요한 사업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조속한 정상화 의지를 드러냈다. 해군도 오후 공사 현장을 불법점거하고 있는 해군기지 건설 반대단체에게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문과 함께 자진 해산과 농성장 자진 철거를 촉구하는 계고장을 통보했다. 계고장 통보에 따라 대집행을 위한 요건을 갖춘 셈이다. 제주기지사업단장인 이은국 해군 대령은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법원 결정문 고지와 동시에 (대집행 및 공사재개를 위한) 법적 효력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군은 다만 공사 재개까지 좀 더 냉각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무리하게 공사 재개를 강행할 경우 반대 단체와의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산하에 제주해군기지사업조사소위가 활동 중이고, 이달 말 국정감사를 앞둔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권력을 투입할 경우 야권에 공세 빌미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론의 반감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공유수면 지역에 대한 대집행 권한을 갖고 있는 서귀포시의 미온적인 태도도 군과 정부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서귀포시와 반대단체 등을 최대한 설득해볼 것”이라면서도 “대집행이나 시공사를 통한 공사 재개 방안 등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사설] 野 미디어렙법 처리 말만 앞세워선 안돼

    미디어렙(방송광고 판매대행사) 법안의 국회 처리가 무산됐다. “미디어렙 법안의 8월 국회 처리가 원칙”이라고 공언한 한나라당도, “온몸을 던져 8월 중 처리하겠다.”고 큰소리친 민주당도 결국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셈이다. 미디어렙 법안은 민주당 등 야당과 시민·언론단체뿐 아니라 여당 또한 조속히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 보면 그리 간단치 않다. 저마다 치명적인 이해에 얽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핵심은 종합편성채널(종편)의 미디어렙 포함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나라당 주장대로 종편을 미디어렙에서 제외하는 것은 옳지 않다. 종편을 미디어렙에 포함시키면 신생매체로서 방송 환경에 정착하기 어렵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알다시피 종편의 탄생은 국민적 합의와는 거리가 있다. 특혜 시비로부터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런 현실에서 종편을 미디어렙에서 제외해 광고시장을 휘젓게 만드는 ‘이중의 특혜’를 준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국민이 수긍할 수 있을까. 종편이 공중파 방송과 맞먹을 정도가 되면 미디어렙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꼼수다. 언론의 공공성과 중립성을 담보하고 방송광고시장의 정글화를 막기 위해서는 종편의 직접영업을 금지하는 최소한의 장치라도 있어야 한다. 연말 개국을 앞두고 벌써부터 종편의 광고 요구가 노골화되고 있다는 게 기업 관계자들의 말이다. 미디어렙 법안은 9월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미디어렙 논의조차 거부하고 있는 한나라당은 거대언론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세간의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좀 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민주당 또한 말만 앞세워선 안 된다. 8월 임시국회에선 결산심사에 집중하자느니 미디어렙은 쉽게 합의하기 어려우니 ‘중소방송지원법’을 논의하자느니 오락가락해온 게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미디어렙 법안 처리를 위해 9월 국회 때 예산안 연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각오다. 또 빈말이 되지 않을까 두렵다. 야당, 특히 민주당은 절박한 미디어렙법에 대한 느슨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 대형 상장사 6곳중 1곳 적자

    대형 상장법인 6개사 중 1개사가 2분기에 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 SK, 대한항공 등 간판급 대기업들도 줄줄이 적자로 돌아섰다. 30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는 지난 상반기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151개사(12월 결산법인)의 1~6월 매출액은 709조 137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7.63%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51조 419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10% 줄었고, 순이익은 41조 6726억원으로 7.49% 감소했다. 2분기 기준으로 총 매출액이 361조 944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4.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80% 줄어든 24조 5258억원, 순이익은 6.64% 감소한 20조 1208억원이었다. 2분기에 적자를 낸 기업에는 한국전력, 한진해운,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LG전자, SK, 지역난방공사, 대한항공, 풀무원홀딩스 등이 포함됐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2013년 국가빚 2%P 낮춘다

    정부가 2013년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2% 포인트 이상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8일 “균형재정 시기를 2013년으로 한해 앞당기는 것은 물론 지난해 GDP 대비 33.4%였던 국가채무 비율도 2013년 전후로 31% 선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현 정부가 출범할 때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0.7%로 31% 언저리였는데 2013년 균형재정을 달성하게 되면 이 비율도 31% 정도까지 하는 것으로 평가를 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다음 달 말 발표할 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이 같은 내용을 담기로 했다. 재정부는 지난해 2012년과 2013년 국가채무를 각각 35.1%, 33.8%로 전망했다. 따라서 2013년까지 2% 포인트 이상 채무를 줄여야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 투표 이후 보편적 복지로 재정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27일 “개표를 안 했기 때문에 민심의 향방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복지를 늘려 달라는 요구가 확인됐고 다른 한편에서는 재정건전성을 걱정하는 이들이 상당하다는 것이 분위기상 감지됐다.”면서 “두 요구를 잘 수렴해서 솔로몬의 해법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처럼 재정 건전성과 복지 간의 균형을 맞추고 수정 목표치 달성을 위해 재정 준칙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선 지난 4월 발족한 재정위험관리위원회 기능을 강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철저히 검증키로 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제주 해군기지 해법은] “군항 중심… 크루즈 수용” vs “국회 주문은 민·군 복합항”

    [제주 해군기지 해법은] “군항 중심… 크루즈 수용” vs “국회 주문은 민·군 복합항”

    ‘군항이 우선인가, 민항이 중심에 있는가.’ 제주 해군기지(조감도)는 건설공사 표류와 더불어 항만의 본래 성격에 대해서도 여전히 논란에 휩싸여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007년 해군기지 건설 예산을 통과시키면서 ‘제주 해군기지 사업예산은 민·군 복합형 기항지로 활용하기 위해 크루즈 선박 공동활용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및 연구 용역을 완료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제주도와 협의를 거쳐 집행한다.’는 내용의 부대의견을 명시했다. 국회의 이런 의견에 따라 정부는 2008년 9월 국무총리가 의장인 국가정책조정위원회를 통해 “제주 해군기지는 최대 15만t 규모의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기항할 수 있는 민·군 복합항으로 건설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야5당 제주해군기지진상조사단’의 김재윤(민주당·서귀포시) 의원은 28일 “해군 측이 국회 부대의견에서 제시한 ‘민항 위주의 민·군 복합형 기항지’를 자의적으로 해석, 국회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기지 건설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의회 강경식(민노당) 의원은 “현재 민항 성격의 사업이라고는 함상공원과 크루즈 선박터미널 정도가 전부여서 민·군 복합항이 아니라 군항”이라고 말했다. 또 반대 측은 제주 해군기지 사업비 1조 310억원(공사비 9776억원) 중 민간 전용 예산이 5%인 534억원에 불과한 만큼 민·군 복합항은 ‘당유자(唐柚子)를 한라봉이라 하는 것’이라며, 이는 도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해군 측은 국회의 요구에 따라 군항에 크루즈 선박의 기항을 추가 수용했다는 것이고, 반대 주민 등은 민항에 해군 함정이 기항하는 게 국회가 주문한 민·군 복합항의 성격이라고 맞서고 있는 것이다. 해군은 크루즈 접안시설이 해군기지의 항만 외부가 아닌 내부에 있으며 최대 15만t급 크루즈 선박이 정박하는 방파제 및 정박시설 건설비 3000억원이 기존 군항 건설 예산에 이미 포함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민·군 복합항의 성격과 내용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해군기지만을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민·군 복합형의 성격으로 추진하는 것이 국익과 제주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게 국회 의결의 취지로 봐야 한다.”면서 “세계적 수준의 민·군 복합형 관광 미항으로 운영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지사는 ‘국제 크루즈항 진흥특구’ 지정을 통해 ▲항만시설 사용료 대폭 감면 ▲출입국심사 간소화 ▲크루즈 선사에 대한 국제적 수준의 법인세 감면 등 보완대책을 정부에 제안했다. 경쟁력 있는 국제 크루즈 선사를 유치하고, 내외국인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면세점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군 제주기지사업단 관계자는 “사업예산의 국회심의 때 명시된 부대조건은 민항 중심이 아니라 당초 해군기지 건설 사업에 크루즈 선박 공동 활용을 추가하는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한강수계기금 배분 형평성 결여”

    “수도권 젖줄 한강의 청정 유지에 힘쓰는 강원도가 한강수계기금 혜택에서 소외된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강원지역 국회의원들이 한강 상류에 위치한 강원도에 불합리하게 배분되고 있는 한강수계기금 문제를 바로잡아 달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박우순(원주) 국회의원은 25일 “한강수계기금 4조원 가운데 경기도에는 44%가 배정됐지만 강원도는 고작 18%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국회 예산결산심의 특별위원회에서 환경부장관에게 질의한 내용이다. 실제로 1999년부터 올해까지 13년간 도와 경기도, 충청북도 등에 배분된 한강수계관리기금은 모두 4조 1090억원으로 이 가운데 경기도가 무려 1조 8269원을 받았다. 반면 상류에 위치한 강원도에는 고작 7460억원만 집행됐으며 이마저도 90% 가까이 수질 개선 사업에 쓰였다. 한강수계기금 운영이 경기도로 쏠리는 것은 배분이 팔당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데다 인구수가 주요 기준이기 때문이다. 결국 강원도민들은 하류인 수도권 주민들을 위해 각종 규제에 시달리고, 그나마 받는 기금 대다수를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해 투입하고 있다. 반면 팔당호에 대한 수질개선 기여도에서는 강원도가 31%로 경기도(-14%)보다 45%가량 높다. 한강수계 전체 유역면적 중 도가 차지하는 면적도 51%로 1만 2377㎢다. 경기도는 절반 수준인 7503㎢에 불과하다. 박 의원은 이 같은 문제점을 제시하며 “한강수계기금 배분 기준을 유역면적과 수질개선 기여도로 바꿔 강원도에 주는 기금을 전체 기금의 50%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상류지역(강원도)에 주로 지원하는 ‘환경친화적 청정산업비’는 한강수계기금의 3%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청정산업 육성에 지원한 한강수계기금은 최근 13년간 737억원에 그쳤다. 도 출신 국회의원들과 강원도는 조만간 협의를 거쳐 한강수계법 개정안을 마련, 의원 발의로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군장병에 항우울제 다량 사용”

    군 장병에게 항우울제 등 정신신경용제가 다량으로 사용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주승용 민주당 의원은 25일 국방부가 제출한 ‘군 의약품 상위 300위 현황’ 자료에서 지난해 군에서 항우울제 100만여정, 약 2억 5800만원어치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군별로는 육군 5만 5000정, 해군 1만 2000정, 공군 476정, 의무사령부 93만정 등이 사용됐다. 주 의원은 “이들 장병이 제대로 정신과 치료는 받았는지 의문”이라면서 “부작용 우려가 있는 항우울제를 어떤 경로로 처방한 것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항우울제 100만여정은 대부분 6개월 이상 복용 처방을 받기 때문에 병사 5500여명이 복용할 수 있는 양”이라고 해명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10년 가꾼 남이섬 떠나는 강우현 대표

    [김문이 만난사람] 10년 가꾼 남이섬 떠나는 강우현 대표

    스스로 말장난이라고 했다. ‘내버리면 청소, 써버리면 창조’ ‘팔리면 상품, 안 팔리면 작품’ ‘잡초를 화초로, 술병을 꽃병으로’ ‘폐건물은 전시관, 빈터는 공연장으로’ ‘처음에는 돈이 없어 재활용, 지금은 습관이 돼서 재활용’ ‘소음을 리듬으로, 경치를 운치로’ ‘새는 함께 울고 홀로 잠든다.’ ‘꽃은 혼자 피고 혼자 웃는다.’ 이러한 상상 놀이는 무궁무진하다. 뒤집기 기술을 타고났다. 역발상 경영으로 연간 입장객 27만명에 불과하던 별 볼 일 없는 유원지를 240만명이 찾는 관광지로 만들어냈다. 연 매출도 20억원 수준에서 10배 이상 뛰었다. 빈 소주병과 쓰레기로 몸살을 앓았던 춘천의 남이섬. 10년이란 짧은 기간 안에 세계적인 생태문화 관광지로 탈바꿈했다.비가 쏟아지던 지난 15일 오후 남이섬으로 향했다. 경춘선 급행전철 안에는 연휴가 겹쳐서인지 배낭을 멘 사람들이 가득했다. 상봉역에서 출발해 40여분 지나자 가평역에 도착했다. 많은 승객들이 동시에 내렸다. 비는 더욱 거세졌다. 하지만 승객 대부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남이섬행 버스를 즐겁게 기다렸다. 잠시 후 남이섬으로 향하는 선착장에 도착했다. 궂은 날씨였지만 주차장에는 승용차들이 꽉 들어찼고 배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윽고 배에 올라타자 ‘나미나라공화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안내방송에 이어 일본어, 중국어 등으로도 남이섬을 소개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무척 많았고 더러 일본인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10여분 뒤 남이섬 선착장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서자 허름한 초가집이 보였고 ‘나미나라공화국 중앙은행’도 눈에 들어왔다. 잣나무길과 은행나무길이 시원하게 쭉 뻗어 있었다. 야외극장에서는 한창 공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옆에는 ‘인사동길’이라고 표시된 좁은 길도 나 있었다. ‘아니 웬 인사동길이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강우현(58) 대표가 설명해줬다. #유명대 대학원장직 마다하고 일군 섬 “서울 인사동 보도블록을 교체할 때 버리는 것들을 주워다가 여기에 길을 냈습니다. 보십시오. 얼마나 운치가 있습니까. 버리는 것을 이렇게 쓰면 창조 아닙니까(웃음).” ‘창조 경영’ ‘역발상 경영’의 선구자라는 평가를 받아 왔던 강 대표는 이달 말로 정든 남이섬을 떠난다.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그가 국내 유명 대학 대학원장직을 마다하고 섬을 일구기 시작한 지 꼭 10년 만이다. 박수 칠 때 떠나 새 무대를 찾겠다는 것이기에 또 한번 그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그는 10년 전 월급 단돈 100원에 직원 70명과 함께 빈 소주병으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양변기로 화분을 탄생시키고, 서울에서 버린 은행잎을 모아 은행나무길을 만들었다. 소문을 듣고 섬을 찾는 사람이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 때마침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가 되면서 남이섬은 한류의 발상지가 됐다. 당시 겨울연가 제작진이 쵤영료로 200만원을 제시했으나 그는 오히려 공짜에다 통돼지까지 잡아주겠다 했다. #청개구리 경영 10년 결실 맺고 부사장 체제로 이 같은 그의 엉뚱한 발상은 남이섬 성공에 힘입어 상상 경영, 청개구리 경영, 환경 경영 등 숱한 용어를 만들어내면서 전국적으로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7월에는 남이섬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가고용전략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인사동길을 걸어 나와 강 대표의 사무실에서 마주앉았다. 남이섬을 떠나는 이유와 또 어디로 떠나는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의 책상에는 작은 도자기 꽃병이 있었는데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2000년 12월 31일 (아들) 준수랑 첫 밤을 들다. 2010년 12월 30일 소복 눈밭 다시 본다.’(아래 사진) “남이섬도 이제는 차세대 경영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남이섬이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는 셈이지요. 저는 10년간의 매듭을 짓고 박수 칠 때 무대를 떠나려 합니다.” 그렇다면 다음 무대는 어디로 정했을까.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는 아니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남이섬의 200만 관광객보다 더 많은 300만 관광객이 찾는 곳을 만들 생각입니다. 좋은 땅을 골라 관광지로 만들면 다 망가집니다. 버린 땅, 못 쓰는 땅을 골라 ‘못’ 자를 빼고 ‘쓰는 땅’으로 만들 생각입니다. 새로운 리모밸리(Rimovally)를 세우는 것이지요.” 리모밸리는 강(River)과 산(Mountain), 골짜기(Valley)를 뜻하는 영어단어들을 조합해 강 대표가 만든 신조어란다. 국토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쓸모를 찾지 못하는 강, 산, 골짜기를 자연스럽게 살려 자연 생태 문화 관광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괴짜들의 상상밸리’ ‘창조밸리’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세상에서 쓰지 못하는 것들은 죄다 모아 놓겠습니다. 예를 들어 천재 발명가들이 특허를 낸 것들 중 90% 이상이 사장됩니다. 그래서 발명가들은 외롭고 가난하지요. 또 버려지는 괴짜 예술가들의 작품도 많습니다. 이런 재료들을 모아 세계적인 창조 공원을 만들 생각입니다. 화가, 마술사 등 별별 괴짜들이 다 모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장소가 도대체 어디일까. 그가 에둘러 표현했다. “제가 떠난다는 소문이 나자 여기저기에서 함께 일하자는 요청이 오더군요. 경기지사와 함께 유명산 일대를 돌아봤고 춘천시장과는 강촌 일대를 돌아봤습니다. 충북지사는 제 고향이 충북인 점을 들어 고향으로 내려와 일하자고 했습니다. 강원지사, 가평군수, 동두천 시장도 비슷한 제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다 거절했지요. 관공서와 함께 하면 처음에는 제가 갑이 되지만 나중에는 을로 바뀝니다. 그러면 창조밸리가 잘되겠습니까.” 몇 번 되묻는 질문에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남이섬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경기도와 강원도가 맞닿는 곳입니다. 남이섬도 그렇지만 행정구역상 양쪽으로 걸쳐 놓으면 이래라저래라 깊숙이 관여를 못 하게 되지요. 최악의 오지이며 비포장도로입니다. 히말라야를 길이 좋아 다들 갑니까(웃음). 모든 설계도는 동화가 바탕이 될 것입니다. 또 여기에 ‘창조 제조법’을 적용시킬 계획입니다. 필요한 것은 단 1%만 있으면 됩니다. 100억원을 만들기 위해 1억원만 있으면 되듯이 말입니다.” #목수가 직접 만든 집에 살지 않는 것처럼… 앞으로 남이섬은 부사장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요즘 강 대표는 10년을 결산하느라 바쁘다. 19개 업무팀을 11개로 축소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있는 것.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위한 출발선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목수는 자기가 만든 집에 살지 않습니다. 저는 떠나지만 다른 사람들이 여든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지요.” 이런 얘기를 하고 있을 때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내외가 들렀다. 인사를 했더니 경기도 용문에 살 집을 마련했는데 입구에 뭔가 글판을 하나 붙이고 싶어 강 대표에게 부탁을 했다고 귀띔했다. 하긴 남이섬 곳곳에 강 대표가 직접 글을 쓰고 현판과 안내판을 만들어 내걸었으니 그의 글솜씨는 더 말할 필요가 없겠다. 그는 어릴 적 할아버지에게 천자문을 배웠다. 붓글씨에도 제법 소질이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 할아버지의 이불을 개고 나서 글씨를 배웠다. 미술과의 인연도 이때 시작됐다. 한자를 베끼는 것이 미술의 기초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틈만 나면 그림을 그렸고 미술시간을 가장 좋아했다. 마땅한 미술도구가 없어 땅바닥에 그리고, 멱 감으러 갔다가 돌에 물을 끼얹어가며 그림 장난을 했다. 마을 개천에 놀러갈 때면 물속에서 예쁜 돌멩이를 하나씩 건져 그걸로 집 마당에 ‘단양팔경’을 만들어 풍경을 그려넣고 간판도 만들어 세웠다. #동화 입힌 상상마당 선보이겠다 중학교 때는 반에서 15등과 21등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고등학교 졸업 성적은 3학년 전교생 162명 가운데 157등이었다. 이를 두고 강 대표는 “낙제생한테 뭐 배울 게 있다고 사람들이 찾아오데요.” 하면서 웃는다. 그는 또 공부에는 소질이 없었지만 엉뚱하게 상상하는 자유를 맘껏 누려왔다고 말했다. 그저 상상을 많이 했을 뿐인데 대통령이나 도지사 등 여러 사람들이 ‘창조 경영’이니 ‘역발상 경영’이니 하면서 남이섬을 찾아왔다고 했다. 성공 비결에 대해서는 ‘성공은 실패의 아버지, 웃음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으며 성공했다는 순간 바로 위기’라는 말로 대신했다. 또 시동을 걸되 거꾸로 거는 것이며 성공 여부는 자신이 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글씨를 왼손으로 쓴다. 좌수좌필(左手左筆). 중국 서예가들과 만났을 때 어차피 정상적인 필체로는 따라잡을 수 없으니 왼손으로 글씨를 써서 보여주면서 ‘강우현식 거꿀체’라고 했단다. 그랬더니 다들 놀라워했다는 것이다. “요즘에도 붓글씨로 쓰는 건 모두 ‘거꿀체’로 씁니다. 역발상이 상대방에게는 낯설겠지만 사람들은 이런 것도 창조라고 합디다. 미완의 세계를 향해 저는 다시 여행을 떠납니다. 동화나라 만들기는 영원히 이룰 수 없는 미완의 상상 세계이기 때문이지요.” 편집위원 km@seoul.co.kr ■ 강우현을 가리키는 숱한 표현들… 1953년 충북 단양에서 태어났다. 보인상고를 나와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후 서울랜드를 비롯해 국내외 유명 캐릭터 디자인과 기업이미지통합디자인(CI) 일에 종사했다. 포스터나 잡지 등의 일러스트레이션 일을 하면서 9권의 그림 동화책을 펴내는 한편 ‘엄마가 쓰고 그린 그림책’ ‘아버지가 쓰고 그린 그림책’을 통해 그림책 문화운동을 펼치면서 ‘좋은 아버지가 되려는 사람들의 모임’을 결성했다. 재생 공책 쓰기 운동을 통한 자원 재활용 운동과 유네스코 및 YMCA, 환경운동연합 등의 활동에도 관여했다. 1987년 일본 노마 국제그림책 콩쿠르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고 체코 BIB-89 금패상, 일본 고단샤 출판문화상, 환경문화예술상, 한국 어린이 도서상, 어린이 문화대상, 한국 디자이너 대상 등을 수상했고 프랑스 칸 영화제 포스터 지명 작가이기도 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강의를 했으며, 저서로 ‘클릭! 내머리 속의 아이디어 터치’ ‘양초귀신’ ‘멀티캐릭터 디자인’ ‘강우현의 상상망치’ 등을 펴냈다. 또 어른 동화 ‘포인트 스토리’가 곧 중국어판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남이섬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면서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 상장사 2분기 순이익 11% 감소

    국내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의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기업들은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줄었다. 17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반기 보고서 제출 대상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660개사 중 비교 가능한 469개 업체를 대상으로 상반기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2분기 총매출액은 50조 909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9.38% 증가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1조 9718억원으로 10.5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조 9249억원으로 7.72% 줄었다. 분석대상 기업 중 374개사(79.75%)의 순이익이 흑자였으며 95개사(20.25%)는 적자였다. 5개사 중 1개사가 손실을 봤다는 뜻이다. 2분기에 흑자로 전환한 기업은 36개사, 적자로 전환한 기업은 49개사였다. 12월 결산 코스닥시장 830개사의 2분기 실적도 악화됐다. 매출액은 22조 6446억원으로 1분기보다 5.34%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96%, 35.69% 감소했다. 코스닥의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44조 141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9.95%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조 6231억원, 1조 9313억원으로 각각 3.67%, 5.75% 감소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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