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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새 방법=비핵화 단계적 접근’ 선수친 北… 북미, 단계적 합의 이루나

    ‘트럼프 새 방법=비핵화 단계적 접근’ 선수친 北… 북미, 단계적 합의 이루나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20일 북미 비핵화 합의 원칙으로 ‘단계적 접근’을 제시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비핵화 해법으로 일괄타결식의 ‘리비아 모델’ 대신 제시한 ‘새로운 방법’을 ‘단계적 접근’이라고 해석함으로써 북한이 이를 협상의 대원칙으로 못박는 선수를 쳤다는 평가다. 김 대사는 20일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에 어떤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지 그 내용을 나로서는 다 알 수 없지만 조미(북미) 쌍방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실현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리비아 모델을 언급했을 때 그것은 우리를 매우 심하게 지연시켰다”며 “그래서 나는 존 (볼턴)이 과거에 얼마나 서툴게 했는지 정말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기에, 김 대사가 해석한 대로 ‘단계적 접근’을 의미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지난 2월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 측이 ‘유연한 접근’을 강조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을 북한에 적용하려 했던 볼턴 보좌관을 경질하는 등 ‘단계적 해법’에 방점을 찍는 조짐이 보이자 북한이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차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 측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대북 제재 일부 해제를 교환하는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제안한 반면, 미국 측은 북한의 모든 핵시설 신고·폐기에 합의하는 일괄타결식 해법을 요구해 회담이 결렬된 바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방법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은 일괄타결을 주장했던 볼턴이 제거됐기에 미국이 단계적 접근을 수용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라며 “미국이 모호하게 언급했던 ‘유연한 접근’에 대해 북한이 자신의 해석을 덧붙여 선수를 쳤다”고 했다. 실제 미국이 향후 북미 실무 협상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 접근’을 취할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2차 하노이 회담 당시 미국 측이 요구했던 일괄타결은 거둬들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비핵화 협상 기한을 연말로 못박았고 미국 역시 내년 대선 국면에 접어들기에 양측 모두 시간적 제약이 있다”며 “일단 합의 가능한 수준에서 일단락을 짓은 뒤 일차적 합의를 실천하고 나서 다음 단계의 합의를 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라고 양측 모두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양측이 어렵사리 비핵화 해법으로 단계적 접근에 공감대를 형성한다고 하더라도, 첫 번째 단계의 합의에 어느 조치를 포함하고 서로 교환할 것인지를 두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이 이미 영변 핵시설 폐기를 제안한 만큼, 미국은 영변 핵시설 이외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동결 내지 신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에서 미국의 상응조치로서 요구한 대북 제재 일부 해제 외에 체제 안전보장 조치를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홍민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도 워싱턴 정가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는 영변 핵시설 폐기 외의 플러스 알파를 얻어내야 하므로 핵 프로그램 동결 등을 요구할 수 있다”며 “북한 역시 강경파 군부의 불만을 달래기 위해서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를 받아내고자 할 것”이라고 했다. 조성렬 자문연구위원은 “미국은 북한에 처음부터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적어도 모든 핵 프로그램을 언제 신고할 건지는 약속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은 임기가 1년여밖에 남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 1기에선 핵 프로그램 신고를 하지 않으려 하겠기에 신고 시점과 조건에 대해 양측의 타협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미국이 여전히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가 목표라고 천명하고 있는 만큼, 일괄타결식 접근은 폐기하더라도 1단계 합의에서 비핵화의 최종상태(엔드 스테이트)와 포괄적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북한이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협상이 교착을 거듭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세 달 만에 등판한 北 비핵화 협상 대표 김명길 “협상 결과 낙관”

    세 달 만에 등판한 北 비핵화 협상 대표 김명길 “협상 결과 낙관”

    6·30 판문점 북미 정상 회동 이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의 북측 대표로 알려진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가 20일 처음으로 공개 입장을 내고 “북미 협상 결과에 대해 낙관하고 싶다”고 했다. 김명길은 이날 외무성 순회대사라는 직함으로 담화를 발표, 자신이 “조미(북미) 실무협상 우리측 수석대표”라고 처음 확인했다. 6·30 판문점 회동 이후 북한 측은 미국 측에 실무협상 대표가 김명길이라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이 직접 김 대사가 실무협상 대표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사는 “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비아식 핵포기’ 방식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조미관계개선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주장했다는 보도를 흥미롭게 읽어보았다”고 했다. 이어 “나는 시대적으로 낡아빠진 틀에 매여달려 모든 것을 대하던 거치장스러운 말썽군이 미 행정부내에서 사라진 것만큼 이제는 보다 실용적인 관점에서 조미관계에 접근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정치적 결단을 환영한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대북 강경파이자 북미 협상에서 ‘리비아 모델’ 적용을 주장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며 ‘리비아 모델’을 비판했다. 리비아 모델은 북한의 선(先)비핵화와 일괄타결을 골자로 한다. 북한은 리비아 모델이 북한의 정권교체를 의도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으며, 볼턴 보좌관에게 지난 2월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책임이 있다며 그의 교체를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에도 “볼턴이 리비아 모델을 언급했을 때 그것은 우리를 매우 심하게 지연시켰다”며 “그래서 나는 존 (볼턴)이 과거에 얼마나 서툴게 했는지 정말로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김 대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방식’ 언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요구하는 비핵화의 ‘단계적·동시적’ 이행 원칙을 일부 수용한 것이라고 해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측은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의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포기에 합의하는 일괄타결을 주장한 반면, 북한 측은 북한 비핵화 조치와 미국 상응 조치의 단계적·동시적 합의 및 이행을 요구해 결렬된 바 있다. 실제 김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에 어떤 의미가 함축되어있는지 그 내용을 나로서는 다 알수 없지만 조미 쌍방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실현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것이 최상의 선택이라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발언 내용의 깊이를 떠나서 낡은 방법으로는 분명히 안된다는 것을 알고 새로운 대안으로 해보려는 정치적결단은 이전 미국집권자들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또 할수도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정치 감각과 기질의 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사는 “나는 미국 측이 이제 진행되게 될 조미 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낙관하고 싶다”고 했다. 북한이 실무협상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트럼프 대통령을 상찬하고 실무협상 전망을 긍정 평가한 만큼, 이르면 이달 말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다음달 미중 무역협상 초점은 농산물 관세 철회

    다음달 미중 무역협상 초점은 농산물 관세 철회

    1년 넘게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이 다음달 초 13차 무역 협상을 갖기에 앞서 19일(현지시간) 실무 협상에 나섰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랴오민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차관)은 약 30명의 실무진과 함께 오전 9시 백악관 인근 미 무역대표부(USTR)에서 협상에 들어갔다. 미국 측에서는 제프리 게리시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협상팀을 이끈다. 실무 협상은 이틀간 진행된다. 농업 문제와 중국의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중국 기업에 대한 기술 강제이전 문제 등을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급 협상은 다음달 초 워싱턴DC에서 열린다. 미국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 등이, 중국에서는 류허 부총리 등이 참석한다. 이번 실무협상은 농업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협상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기타 농산물 구매를 늘려야 한다는 미국 측 요구를 포함해 농업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수출을 중단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요구도 반영될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국이 농산물 보복 관세를 빠른 시일 안에 철회해 주기를 원한다. 자신의 주요 지지층이자 핵심 유권자인 농민들의 표를 지키기 위해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협상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농업부 관료가 다음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함께 대표적 곡창 지대인 중서부 네브래스카주와 몬태나주의 농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중국 대표단에 농민들의 상황을 직접 보여줘 농산물 관세 철회를 설득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농산물 추가 구매 만으로 이번 협상을 마무리할 것 같지는 않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폭스비즈니스 네트워크와 인터뷰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의 무역 적자뿐만 아니라 큰 불균형을 바로잡는 것이다. 단지 중국이 대두를 좀 더 사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고위급 협상에 위안화 환율 문제가 테이블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이번 협상에서 소기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전쟁을 확대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보수 성향 허드슨연구소 소속으로 대통령에게 통상 문제를 조언하는 마이클 필즈버리는 SCMP와 인터뷰에서 ”관세는 50%나 100%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필즈버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 목적이 미중 무역관계를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무역적자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로잡으려는 데 있다. 그가 ‘신냉전’이나 ‘중국 봉쇄’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5월 양국 무역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중국 내 강경파들에 책임을 돌리면서 “그들은 150페이지에 달하는 합의 내용을 잘 알지 못하고 있었다. 중국이 당시 합의로 되돌아간다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고위급 협상이 중국 경제의 구조개혁 내용을 담지 못한 채 ‘스몰딜’로 끝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적들이 퍼뜨린 가짜 뉴스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큰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대면 회담에서 이뤄질 것이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30번 가까이 통화를 했다. 가끔은 1시간씩도 통화하는 친밀한 사이“라고 강조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함박도 NLL 이남’이라고 했다가 번복 해프닝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함박도 NLL 이남’이라고 했다가 번복 해프닝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20일 “함박도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에 위치했다”고 했다가 ‘NLL 이북’이라고 번복했다. 미국의소리(VOA)는 이날 브룩스 전 사령관이 인터뷰에서 “함박도는 서해 NLL 이남에 위치했다는 것이 맞는 지적”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다만 NLL은 휴전협정에 따라 그어진 게 아니다. 당시 유엔사령관이 예기치 않은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선”이라며 “북한이 주장하는 해상경계선은 함박도 보다 더 남쪽에 위치한다”고 했다. 이어 “따라서 현재 함박도는 NLL과 서해 해상경계선 사이에 낀 상태가 돼 입장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VOA는 전했다. 보도가 나가자 국방부 관계자는 “유엔사로부터 ‘함박도는 NLL 북쪽에 있다’라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전해 받았다”며 “브룩스 전 사령관의 발언은 확인 중”이라고 했다. 이후 브룩스 전 사령관은 VOA에 “함박도의 위치는 제가 잘못 답변했다”며 수정을 요청했고 VOA는 브룩스 전 사령관의 발언을 “함박도는 서해 NLL 이남에 위치했다는 것이 맞는 지적”이라고 수정했다. 인천 강화군 석모도에서 서쪽으로 약 20km 떨어져 있는 함박도는 국방부가 서해 NLL 이북에 위치했다고 밝혔지만, 등기부등본상 소유권이 한국 산림청으로 적시 돼 있는 등 정부 기록은 관할권이 한국에 속해있다고 나와 논란이 된 바 있다. 아울러 함박도에 북한군이 감시초소와 장비를 설치해 군인을 배치한 사실이 드러나고 신형 방사포 등 무기를 들여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만약 북한군이 함박도를 무장화한다면 안보에 큰 문제가 된다“며 “포병 무기체계뿐 아니라 대함 무기를 배치할 경우도 큰 문제가 된다”고 했다. 다만 “북한은 함박도를 무장시키고 있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솔직히 함박도에 감시 초소를 배치하는 정도는 큰 손해는 아니다. 9·19 남북 군사합의의 정신에도 큰 문제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앞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형 방사포나 이런 것들을 함박도에 들여온다고 하는 건 현재까지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브룩스 전 사령관은 9·19 군사합의에 대해 “양자 간 합의이기는 하지만 논의 조치들이 휴전 합의와 일관되도록 한다는 점에서 유엔사는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면서 핵심 역할을 했다”며 “특히 이행 부문에서 비무장지대(DMZ)와 공동경비구역(JSA) 감시 초소 철수, 평화 공원 조성 계획 등은 모두 유엔사와의 조정에 따라 이뤄졌다”고 했다. 이어 “남북한과 유엔사 3자가 모두 신의를 갖고 접근했지만, 불행히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모든 대화를 멈췄다”면서도 “현재로서는 답보 상태에 놓여 있으나 아직 합의 사안 이전으로 돌아갈 만한 행위는 없었으며, 북미 대화 등이 재개된다면 이행 영역에서도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남북한이 군사합의를 한 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보수층에서는 한국이 더 손해를 봤다고 하는데 사실인 면도 있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은 이러한 지적이 맞지 않다고 평가한다”며 “북한의 기습 공격 등에 대처하는 우리의 방어 능력을 크게 떨어뜨리지 않고, 공격 작전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9·19 군사합의로 남북이 각각 DMZ 내 감시초소(GP) 10개를 철수한 데 대해서는 “일각에서 감시 초소 철수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이는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전자 감지체계와 기타 수단이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고 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미국 육군 출신으로 2006년 4월 한미연합사령관과 주한미군사령관, 유엔군사령관으로 부임했으며, 2018년 11월 이임한 뒤 그 해 12월 전역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진전 안되는 남북대화…통일장관의 ‘임중도원’

    진전 안되는 남북대화…통일장관의 ‘임중도원’

    ‘강력한 대화론자’로 기대 컸지만 남북경색 국면 쌀 지원 등 ‘물거품’ 개성공단 방북승인에도 北 무응답 일각선 “강연·축사에 치중” 비판도 金장관 “남북 소통 채널 열어둘 것” 이달말 북미 대화 재개로 다시 ‘희망’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지난 3월 장관으로 지명됐을 때 보수 야당은 격렬히 반대했다. 대표적 대화론자인 그가 급진적 남북대화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남북관계는 어디까지 왔을까. 표면적으로는 거의 전진하지 못했다. 2월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의 여파로 남북관계도 꼼짝없이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강력한 대화론자인 김 장관마저 어쩔 수 없을 정도로 남북관계는 북미관계에 종속돼 있음을 실감케 한 지난 반년이었다고 할 수 있다. 김 장관의 측근들에 따르면, 김 장관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답보 상태에 빠진 것을 놓고 사석에서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곤 했다. 물론 김 장관은 지난 4월 8일 취임할 때 북미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을 의식한 듯 서두르지 않겠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취임사에서 ‘임중도원’(맡겨진 일은 무겁고 길은 멀다)이라는 말을 인용했는데, 돌이켜 보면 지난 반년이 그의 말대로 된 셈이다. 아마 그 말을 한 김 장관 스스로도 교착상태가 이처럼 길어지리라고는 예상치 못했을 법하다. 물론 김 장관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름대로 통일부 차원에서 남북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궁리해 냈다. 우선 대북 쌀 지원이다. 통일부는 지난 6월 대북 인도적 협력은 정치·안보 상황과 분리해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며 쌀 5만t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김 장관으로서는 최선의 성의를 보인 셈이지만 북한은 8월 한미 연합 훈련이 그간의 합의사항에 어긋난다고 반발하며 쌀 수령을 거부했다. 결국 당초 전달 완료 목표 시점인 9월에도 절차에 착수하지 못한 상황이다.개성공단 기업인들의 개성 시설 점검 역시 정부에선 방북승인을 내줬지만 북한이 응답하지 않고 있다. 개성공단은 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언론 기고글에서 개성공단 중단에 대해 제재가 아니라 자해라고 한 바 있는데. 여전히 같은 생각이냐”라는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정도로 강한 소신을 드러낸 분야이기도 하다. 또 통일부는 이산가족 화상상봉 시설 개·보수 공사까지 진행했지만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해 8월 이후 한 번도 열리지 않고 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가 “앞으로 남북관계 활성화가 돼 질문이 폭주해 2시간쯤은 기자들에게 브리핑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할 정도로 답답한 상황이다. 남북대화가 막히자 김 장관은 각종 국내 강연 일정을 적극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실제 9월 공식일정 중 국회 출석 외엔 전북대 옴니버스 특강, 한민족공동체방안 30주년 기념행사 기념식 참석 등이 대부분이다. 이를 두고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지금 장관이 축사를 하고 다니는 것은 참 국가적 비극”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그나마 9·19 평양 선언 1주년 기념행사가 기대를 모았으나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축소 개최되는 불운을 맛봤다. 1년 전 이맘때 평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고 개성에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이 있었다는 점과 대조된다. 그러나 김 장관은 희망을 버리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19일 9·19 1주년 기념사에서 “북미 실무협상에서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력하고 남북 간 대화와 소통의 채널도 항상 열겠다”고 했다. 이달 말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실무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친 것이다. 지금 김 장관의 머릿속에는 어떤 생각이 들어 있을까. 그는 장관이 되기 전인 2018년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결국 한국의 역할은 내비게이터다. 어려운 고비가 오면 남북 관계가 북·미보다 한 발 정도 앞에 나가면서 해소 국면을 끌어낼 수 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美 GM노조, 12년 만에 파업 돌입…캐나다·멕시코 공장도 멈춰서나

    오하이오주 등 전기차 공장 전환도 불만 노조, 재가동까지 최소 4년간 실직 우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노조가 15일(현지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GM 노조의 파업은 2007년 이틀간 진행된 파업 이후 12년 만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은 이날 오후 11시 59분부터 미 전역 9개 주 33개 GM 공장과 22개 부품공급업체 소속 노동자 4만 9000명이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테리 디테스 UAW 부대표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M이 UAW 회원과 가족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겠다고 선언해 그들(GM노조)은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고 말했다. GM의 미국 생산이 중단되면서 캐나다와 멕시코에서의 GM 생산도 멈춰 설 가능성이 크다고 AP는 전했다. GM과 UAW는 4년 전에 체결한 노동협약 만료를 앞두고 새 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GM은 이날 5400개 일자리와 미국 공장에 70억 달러 투자, 임금 인상 및 노동자당 8000달러 상여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UAW는 “임금 인상과 의료 혜택, 고용 안정성, 수익 분배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 CNBC는 양측이 전체 6~7% 규모인 임시직 노동자 사용을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전했다. UAW는 GM이 앞서 선언한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 공장을 폐쇄하고 전기차나 전기차 배터리 공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GM은 2020년 초까지 두 지역의 공장을 폐쇄할 계획인데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기까지 최소 4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돼 이 기간 실직을 우려하는 것이다. 특히 GM의 공장 폐쇄는 GM이 2009년 파산 위기에 처했을 당시 노동자들이 대대적 구조조정과 급여 삭감에 동의하며 희생을 감수한 데 대한 배신이라는 입장을 폈다. 12년 만의 GM 노조 파업은 양측의 입장 차가 커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크리스틴 직첵 미 자동자연구소 부소장은 “양측이 매우 다른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합의를 이루기 위해선 많은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트럼프 ‘일괄타결’반대 표명… 김정은 ‘단계적 비핵화’ 급물살

    트럼프 ‘일괄타결’반대 표명… 김정은 ‘단계적 비핵화’ 급물살

    경질된 볼턴의 ‘선 비핵화-후 체제보장’ 北은 ‘정권교체 방식’이라며 극렬 반발 김정은에게 협상 복귀 명분 제공이자 유연한 접근으로 성과 내겠다는 의지 “비핵화·평화체제 등 다층적 동시 협상 北 영변 동결·검증-美 종전선언” 전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한 주된 이유로 볼턴 전 보좌관이 북한 비핵화에 ‘리비아 모델’을 적용하려 했던 점을 지목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리비아 모델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며 그것을 주장한 핵심 참모를 경질한 것은 북한 비핵화 협상 30여년 역사에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기록될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내 강경파가 주장해 온 ‘일괄타결식’보다는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에 방점을 찍는 성격이어서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북한은 미국의 리비아 모델 적용 시도는 물론 언급 자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극렬히 반발해 왔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리비아 모델 반대 발언은 북한에 북미 협상 복귀의 명분을 재차 제공하겠다는 의도뿐만 아니라 향후 협상에서 유연한 접근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한마디로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로 북한과 딜(거래)을 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선 비핵화·후 체제보장’으로 요약되는 리비아 비핵화 모델은 ‘정권교체’로 귀결됐기에 북한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비핵화 방식이다. 리비아 모델은 리비아가 2003년 선제적이고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하고 모든 핵 자산을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 연구소로 반출해 비핵화를 달성했던 방식을 뜻한다. 이후 미국은 리비아와 외교관계를 회복하는 등 일부 상응조치를 취했지만 체제 안전보장은 확약하지 않았다. 결국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은 2011년 리비아 내전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군사 개입으로 붕괴됐고 카다피는 사망했다. 앞서 볼턴 전 보좌관이 1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해 5월 리비아 모델을 언급하자 김계관 당시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대화 상대방을 심히 자극하는 망발”이라고 비난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선 바 있다. 그럼에도 볼턴 전 보좌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일괄타결을 주장해 결국 회담이 결렬됐다. 이에 북미가 이르면 이달 말 재개할 실무협상에서 비핵화의 최종 상태와 로드맵은 포괄적으로 규정하되 구체적 합의는 단계별로 여러 차례 타결해 이행하는 방식, 즉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에 공감대를 이룰 가능성도 제기된다. 단계적 비핵화에 상응하는 방식으로 단계적 체제 보장을 해 주거나 단계적으로 제재를 해제하는 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볼턴 식의 단선적 선후론에서 다층적 동시론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비핵화, 평화체제 등 여러 사안을 동시적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단계적으로 할 수 있는 사안부터 쪼개서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실무협상에서는 큰 로드맵보다는 작은 딜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은 영변 핵시설 등 모든 핵물질 생산 시설을 동결하고 검증을 받는 대신 미국은 북미 연락사무소 개소나 종전선언 등 초기 단계의 정치적 체제 안전보장 조치를 취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미국과 협상 결렬 탈레반, 러시아 방문

    미국과 협상 결렬 탈레반, 러시아 방문

    미국과의 평화협상이 결렬된 뒤 며칠만에 탈레반이 러시아를 방문했다고 A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카타르에 있는 탈레반 대변인 수하일 샤힌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 반군 협상단이 러시아의 아프가니스탄 특사 자미르 카불로프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탈레반과 러시아측은 미국과 탈레반간 평화협상이 재개될 필요가 있고, 탈레반은 미국과 대화를 계속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러시아 방문은 미국과의 평화협정이 결렬된 뒤 탈레반의 첫 외국 방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윌슨 센터의 마이클 쿠겔만 아시아프로그램 부국장은 “미국과 탈레반의 협상이 중단된 뒤 탈레반이 대화에 지속적인 관심을 강조한 것은 주목할만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일 당초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탈레반 지도자들과 비밀회담을 열 계획이었지만 이를 취소했고, 탈레반과의 협상은 죽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조선신보 “북미실무협상은 정상회담 합의문 조율과정”

    조선신보 “북미실무협상은 정상회담 합의문 조율과정”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일 이달 말 열리는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3차 정상회담의 합의문을 조율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조선신보는 이날 ‘조미실무협상, 성과적 추진을 위한 대전제’라느 제목의 기사에서 “앞으로 조미수뇌회담이 열리게 되면 핵으로 상대를 위협하는 조선과 미국이 서로의 안보 불안을 해소하면서 새로운 조미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계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조미실무협상은 수뇌회담에서 수표(서명)하게 될 합의문에 담아내는 내용을 논의하고 조율하는 과정”이며 “그만큼 협상팀이 지닌 책임은 막중하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조미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응하고 서로에게 접수가능한 공정한 내용이 지면에 씌여져야 주저 없이 그 합의문에 수표할 것”이라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지금 조선의 외교관들은 그 실현을 위해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신문은 “관건은 미국 측이 준비하는 협상안”이라며 “하노이 회담 때와 같은 낡은 각본을 또다시 들고나오는 경우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는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경고는 허언이 아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실무협상이 결렬되고 대화가 중단된다면 연말까지 수뇌회담이 열리지 못하고 미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는 2020년에 조선은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판문점 수뇌상봉을 통해 모처럼 마련된 협상타결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 6월 판문점 정상회동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시정연설과 같은 입장을 직접 그대로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만남에서 나온 ‘생산적인 대화’ 역시 양국이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새 방법론을 찾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외무관료들이 추진하는 협상의 방향과 지침을 수뇌급에서 확인한 의의는 자못 크다”며 “조선에 대한 적대의식이 골수에 들어찬 외교관료들에게 그대로 맡겨둔다면 저들의 이기적 목적만을 추구하고 상대에게 일방적 굴복을 강요하는 오만한 발상으로 협상안을 작성하기가 일쑤”라고 했다. 신문은 그 사례로 판문점 회동 직후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조선이 대량파괴무기의 완전한 동결을 취할 경우 인도적 지원과 외교관계의 개선 등 양보조치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 발언을 거론하며 “하노이 회담에서 보인 그릇된 계산법을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대량파괴무기의 폐기든, 동결이든 무장해제에 관한 요구를 받아들인 적이 없다”며 “미국의 정책변경과 행동수정에 상응하게 비핵화 조치를 취해나갈 용의는 표명했어도 주권국가의 자위권을 무시하는 무장해제에 관한 강도적인 주장은 단호히 배격한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트럼프 두 차례나 “카다피를 보라”, 볼턴 비난하며 ‘北에 안전보장’

    트럼프 두 차례나 “카다피를 보라”, 볼턴 비난하며 ‘北에 안전보장’

    “그는 김정은에게 리비아 모델을 얘기하며 매우 큰 실수를 저질렀다. 무아마르 카다피(리비아 전 국가원수)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질 배경을 설명하며 ‘리비아 모델’에 관한 발언을 주된 이유로 내세워 주목된다. 볼턴 보좌관이 카다피 국가원수의 몰락으로 막을 내린 리비아 모델을 제시하며 북한을 압박하는 큰 실수를 저질러 “우리 모두를 후퇴하게 만들었다”는 것인데, 북한과의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안전보장에 관해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최근 많은 이들의 죽음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향(加香) 전자담배를 판매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과정에 볼턴 보좌관의 경질 이유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김정은에게 리비아모델을 얘기하며 매우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카다피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고 말했다. 이어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을 ‘큰 재앙’이라고까지 표현하며 “카다피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고 되풀이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거리를 두려고 했던 것에 대해서도 비난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런 말(리비아 모델)을 하는 건 터프함의 문제가 아니라 현명하지 못함의 문제”라고도 했다. 주목할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카다피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고 거듭 발언한 대목이다. 카다피는 리비아가 핵무기를 폐기하고 몇 년 되지 않아 서방의 군사작전을 등에 업은 반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르면 이달 중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카다피의 말로가 김 위원장에게 재연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해 일종의 강력한 ‘안전보장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비아 모델을 일축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도 “리비아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며 김 위원장에게 기꺼이 안전보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반년 넘게 북미 간 실무협상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 동력 마련에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 때 볼턴 보좌관을 몽골로 보내 일종의 거리 두기를 했는데 그보다 한 단계 더 높여 그를 백악관에서 쫓아냄으로써 강력한 대북 메시지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북러정상회담에서 “대북 안전보장이 핵심”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재해제도 중요하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이 제재해제 문제로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안전보장 관련 상응조치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성장 잠재력도 또다시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지리적 이점을 강조하면서 “믿기 어려울 정도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장 믿기 어려울 정도의 실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발언도 했다. 비핵화 협상에서 진전이 이뤄질 경우 북한이 안보·경제적 상응조치를 확보할 수 있음을 강조, 김 위원장의 전략적 결단을 촉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리비아와 2003년 협상 끝에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 포기 선언을 이끌어냈고 2006년 외교관계를 회복했다. 단계마다 여행금지령 해제와 부분적 경제제재 완화 등의 상응조치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선(先) 핵폐기, 후(後) 보상’의 상징적 모델로 꼽힌다. 그러나 2011년 10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군사작전으로 국가원수였던 카다피가 목숨을 잃으면서 북한이 가장 격렬하게 반발하는 비핵화 모델이 됐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 언급 등을 비난하며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 다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볼턴의 축출은 그와 파워게임을 벌여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위상이 한층 강화되는 등 내부 권력 구도에 변화를 몰고 온 가운데 주요 외교 현안에서 사사건건 ‘노(No)’를 해온 볼턴의 퇴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스타일’이 ‘브레이크’ 없이 가속화될 수 있는 관측도 고개를 들었다. 특히 재선 국면에서 내세울 외교적 치적에 목말라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걸림돌’로 작용한 볼턴을 ‘제거’한 뒤 북한·이란 문제 등과 관련, 대외 성과로 내세우기 위해 섣부른 합의에 나설 위험도 있다고 일부 미국 언론이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아베, 反韓 극우내각 도발… 한국, WTO에 日 제소

    아베, 反韓 극우내각 도발… 한국, WTO에 日 제소

    장관 17명 교체해 7년 만에 최대폭 개각 역사왜곡 모테기·하기우다·세코 등 영전 자위대 명문화 위한 개헌 총력체제 갖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1일 극우보수 성향의 측근 인사들을 권력의 핵심에 전진 배치하는 내용의 대대적인 내각 개편을 실시했다. 자위대를 명문화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을 궁극의 지향점으로 하는 ‘개헌 총력체제’로, 과거사 부정과 군비 강화 등 우경화 행태가 한층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이번 개각에서 전체 19명의 각료(장관) 중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 2명을 제외한 17명을 모두 바꿨다. 2012년 12월 2차 집권에 성공한 이후 최대 규모의 내각 개편이다. 한일 관계의 중심인 외무상에는 경제산업상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자신의 최측근 모테기 도시미쓰 경제재생상을 임명했다. 일본 최대 우익단체인 일본회의를 지원하는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 소속이다. 강제징용 문제 등에서 전임자보다 더 강경한 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 이후 무례한 언동을 계속해 온 고노 다로 외무상은 방위상으로 옮겼다. 한국에 대해 강행하고 있는 무역보복 조치를 실무에서 총괄하는 경제산업상에는 극우 성향 인사로 알려진 스가와라 잇슈 중의원 의원이 임명됐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만행을 사죄한 ‘고노 담화’를 부정하고 헤이트 스피치(혐오발언) 규제에도 반대해 온 인물이다. 아베 총리는 특히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을 주도하거나 강경 발언을 한 인사들을 크게 우대했다. 무역보복 조치를 기획하고 이끈 하기우다 고이치 자민당 간사장대행을 문부과학상에 임명한 것을 비롯해 수출 규제를 실무에서 주도한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을 참의원 간사장으로 영전시켰다. 또 경제제재의 설계자로 알려진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핵심 직책인 자민당 세제조사회장에 기용했다. 아베 총리가 이렇게 대한 강경파들을 우대한 것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등 경제 조치가 성공했다는 인식을 유권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日 보복 69일 만에 “정치적 동기로 차별” 양국 2개월 협의 뒤 결렬 땐 패널 요청 日 “위반 아니다” 中 “日제재 실패할 것” 우리 정부가 11일 일본을 상대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라는 ‘칼’을 꺼내 들었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한 지 69일 만에 국제법상 공식 대응에 나선 것이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정치적 목적으로 교역을 악용하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일본의 조치를 WTO에 제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4일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단행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자국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유 본부장은 “일본의 수출 제한 조치는 정치적인 동기로 이뤄진 것이며 우리나라를 직접 겨냥한 차별 조치”라고 제소 배경을 설명했다. WTO 제소 절차는 이날 양자협의 요청 서한을 일본 정부(주제네바 일본대사관)와 WTO 사무국에 전달하면 공식 개시된다. 이후 약 2개월간 일본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WTO 재판부에 해당하는 패널 설치를 요청하게 된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백색국가 배제 조치를 이번 소송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배제에 따른 수출 제한 효과와 증거가 쌓일 경우 소송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WTO 제소에 이어 이르면 다음주 일본을 우리 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WTO 제소와 관련해 일본 경제산업성 간부는 “(일본 정부의 조치는) WTO 규칙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입장은) 지금까지 설명해 온 그대로”라며 말을 아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WTO 협정에 정해진 절차에 맞춰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는 이날 인천 쉐라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새얼아침대화’ 초청 강연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역사 문제를 이유로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를 가하는 것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보복 국면에서 중국 정부 인사가 공개적으로 한국을 지지한 건 처음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북미 실무협상·뉴욕대화 가시화… 관건은 비핵화 새 접근법 조율

    비건·김명길, 유럽 또는 평양 협상 전망 이달 유엔총회 이어 고위급 회담 가능성 北, 제재해제 대신 한미훈련 중단 원할 듯 북미 정상이 지난 6월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약속한 이후 지리멸렬한 상태였던 실무협상이 두 달여 만에 전격 성사될 전망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이 복귀하지 않으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압박한 뒤 9일 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대화 재개의 뜻을 밝혔고, 즉각 트럼프 대통령이 화답하는 등 이틀 만에 양측이 ‘핑퐁’을 치듯 숨 가쁘게 대화 의사를 주고받으면서다. 이에 따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카운터파트로 알려진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가 조만간 실무협상을 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협상 장소로 미국은 스웨덴 등 유럽을 선호하지만, 북한이 원하는 판문점·평양에서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미대화는 지난 2월 말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반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해 왔기에 양측이 마주 앉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다. 관건은 ‘하노이 노딜’ 이후 냉각기를 거쳐 전략을 다듬어 온 북미가 비핵화 접근 방식의 이견을 얼마나 좁히느냐에 달렸다. 미국은 비핵화의 ‘최종상태’를 정의하고 로드맵을 그리는 포괄적 합의를 원한다. 반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출발점 삼아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이뤄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양측이 비핵화 프로세스의 ‘입구’에 해당하는 첫 번째 조치로 무엇을 주고받을지도 관심이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대가로 미국이 최근 들어 부쩍 강조하고 있는 체제 안전보장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핵화 상응 조치로 제재 해제를 원했던 하노이 회담 때와 달리 한미 연합훈련 및 전략자산 전개 중단, 주한미군 문제 등을 들고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4일)고 했고, 폼페이오 장관도 “모든 나라는 스스로를 방어할 주권을 갖는다”(6일)고 밝힌 바 있다. 실무협상에서 가시적 진전을 이룬다면 연내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 앞서 북한은 이달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리용호 외무상의 불참을 발표했다. 현재로선 유엔에서 ‘폼페이오-리용호 라인’의 고위급 대화로 이어지기에는 빠듯한 일정이지만, 북미 관계의 역동성 등을 고려하면 유엔총회를 계기로 고위급 회담이 극적으로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미는 상대가 뭘 원하는지 아는 상태이지만 쉽사리 양보하기보다는 초기에는 탐색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최소한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모멘텀을 살려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미 실무협상이 본궤도에 오르면 북한의 ‘통미봉남’식 태도로 위축됐던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다시 부각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재는 섭섭함이 있지만 결국 한국을 패싱한 상태에선 북미 간 안전보장과 경제제재 해제가 어려울 것이란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트럼프 대통령, 탈레반 평화협상 파기 이어 ‘협상 죽었다’ 쐐기 박은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 탈레반 평화협상 파기 이어 ‘협상 죽었다’ 쐐기 박은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반군 조직 탈레반과의 평화협상 파기에 이어 ‘이제 협상은 죽었다’고 쐐기를 박았다. 미 민주당뿐 아니라 친정인 공화당까지 9·11 테러 범인인 탈레반과의 협상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탈레반 평화협상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협상은 이제 죽었다. 내가 있는 한 협상은 죽었다”고 답했다. 잘마이 칼릴자드 미 아프간 특사는 지난 1년 가까이 카타르 도하에서 탈레반 정치조직과 협상을 벌여왔다. 미 전쟁 사상 최장 기간을 끌어온 아프간 전쟁을 끝내려는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 결렬을 선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만 4000여명의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는 나오길(철수) 바란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탈레반 비밀 평화협상 취소 트윗 이후 워싱턴 정가의 비판이 이어지는 등 강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내년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과 확실히 선을 그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탈레반 협상 사망 선언은 특유의 ‘미치광이 전술’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번 기회에 테러를 이어오고 있는 탈레반의 기를 꺾어놓고, 이어지는 협상에서 확실한 우의를 점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제임스 매티스 전 미 국방장관은 이날 CBS에서 “탈레반 평화협상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탈레반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 굼繭窄庸� 과거 러시아와 핵협상을 예로 들면서 “탈레반과 협상을 할 때는 먼저 검증을 거친 뒤 신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탈레반에 알카에다와 연계를 끊을 것을 요구했지만 탈레반은 이를 거부했다”면서 “미국은 탈레반이 9·11 테러 공격의 배후였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국립암센터 파업으로 진료 일부 차질

    국립암센터가 2001년 개원 이후 처음으로 파업 사태를 맞았다. 지난 해 설립된 국립암센터 노조는 올해 임단협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6일 오전 6시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외래진료 등 일부 업무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이날 오전 국립암센터 본관 1층 로비에서 노조원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파업에는 암센터 전체 직원 2800여명 중 노조원 약 1000명이 참여하고 있다. 파업 기간에 중환자실과 응급실은 ‘필수 유지’ 인원을 배치해 운영하지만, 노조원이 빠져나간 항암 주사실, 방사선 치료실, 병동 및 외래진료는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루 1500여명에 이르는 외래환자는 병원 측이 파업에 대비해 검진 예약을 연기함에 따라 이날 평소 3분의 1가량인 519명이 찾았다. 병동 입원환자도 대거 다른 병원으로 전원 조처하거나 퇴원했다. 노조는 파업을 준비하면서 지난 2일 병원 측에 환자안전조치를 요청했고, 병원 측의 권고로 환자들은 인근 동국대 일산병원과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등 전국 11개 암센터로 이동했다. 암센터 관계자는 “노조가 파업에 들어갔지만 진료 공백이 없도록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했다”며 “노조와 협상을 지속해 타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국회 본관서 회견 ‘청문회 방식’ 부각…“기자들 딸 사는 집까지 찾아와” 울컥

    무제한 질의응답… 회견 3시간 전 통보 예상보다 빠른 회견에 민주 “되레 늦어” 강력 반발한 한국당, 회견 방해는 안 해2시간 반 1차 진행… 1시간 저녁 후 재개曺, 주말부터 당에 자문 구하며 준비한 듯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2일 국회 기자회견은 헌정 사상 초유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 후보자가 기자회견장인 정론관이 아닌 국회 본관 246호를 회견 장소로 택한 건 사실상의 인사청문회 방식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반면 장시간 기자들의 질문에 충분히 답하기 위해 장소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조 후보자는 충분히 해명하겠다는 취지로 이날 무제한 질문을 받았다.  조 후보자는 회견 내내 “주변에 엄격하지 못했던 것에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린다”고 여러 번 사과했지만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반박했다. 앞서 조 후보자는 국회 도착 직후 “오늘 불가피하게 언론이 묻고 제가 답하는 것을 통해 국민께 판단을 구하게 됐다. 시간제한도 없고, 질문 주제도 제한이 없다”고 말했다.  시종 담담하게 답변을 이어 가던 조 후보자는 “밤 10시에, 심야에 혼자 사는 딸 오피스텔 앞에서 남성 기자 2명이 문을 두드리며 나오라고 했다. 그럴 필요가 있느냐”며 울컥해 잠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매일매일 딸 아이한테 전화를 받다 보니 약간 억눌려 있었던 게 이런 자리에서 감정적으로 흔들린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회견 모두발언에서도 “제가 이번 일로 여러 번 초라한 순간을 맞는다 해도 부당하게 허위 사실로 제 아이들을 공격하는 일은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조 후보자의 회견은 우선 오후 3시 30분부터 2시간 30분간 1차로 진행됐고, 저녁 식사를 겸한 휴식시간 후 오후 7시 재개됐다. 조 후보자는 본관 2층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사무실에서 죽 도시락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민주당이 ‘국민청문회’라고 주장한 기자회견은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 오전 10시 40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조 후보자의 가족 중 딸, 부인, 모친을 제외하고 일정을 늦춰 청문회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같은 시간 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회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하려던 청문회가 최종 무산됐음을 선언했다. 그 직후인 오전 11시부터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나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의 3당 협상이 시작됐고, 결렬됐다.  결렬을 예상했던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기자회견 진행 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불과 3시간 전의 통보였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조 후보자가 이해찬 대표와 이 원내대표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당에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대국민 기자회견 방식의 소명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해 왔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지난 주말 민주당 지도부,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권혁기 전 춘추관장 등에게 자문을 구하며 회견을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회동 결렬 후 회견 날짜가 예상보다 빠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 “오히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의 알고 싶은 권리가 충족 못 돼 너무 늦었다”고 답했다. 회견 장소를 국회로 정한 데는 조 후보자의 요구가 있었다는 이 원내대표의 부연 설명도 나왔다.  민주당이 일사천리로 기자회견을 진행하자 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모두 국회 청문회를 진행하고 기자회견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민주당 공보국은 기자회견 실무 준비를 곧바로 시행했다. 다만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왜 기자회견을 여기서 하느냐. 적절치 않으니 조정을 해야 한다”며 “국회에 후보자가 와서 간담회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회견장은 민주당 출입 등록 매체 중 1사 1인으로 출입 비표를 받은 취재진에게만 출입이 허용됐다. 민주당 당직자들이 회견장에 미리 입장해 있던 보수 유튜버 ‘신의 한수’ 관계자들에게 퇴장을 요구해 한때 소란이 일었다. 신의 한수 측은 승강이를 벌이다 방호처 관계자들에게 끌려 나가면서 “짜고 치는 간담회 잘해라”고 소리를 질렀다.  민주당은 이 대표와 이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당 대표실에서 회견을 지켜봤다. 한국당은 기자회견 시간에 맞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다만 야당은 기자회견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내면서도 회견 진행을 방해하지는 않았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대화 끈 놓지 않겠다는 文 대통령…北 반응 여부 주목

    대화 끈 놓지 않겠다는 文 대통령…北 반응 여부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 또는 같은 달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하길 바란다는 의사를 표시하면서 경색됐던 남북 관계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30일 태국 유력매체인 방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또는 방콕 EAS 정상회의에 초청해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 김 위원장이 함께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매우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방콕 EAS 정상회의에서는 동아시아 국가들과 북한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협력할 수 있을지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급속히 진전됐던 남북 관계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여파로 냉랭히 얼어붙은 상황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김 위원장에게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남측의 제의에 응하지 않았다.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회동으로 남북·북미 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기도 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참여를 언급한 것은 최근 북한의 강력한 대남 비방에도 남북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최근 신형 발사체들을 잇달아 발사하면서 이와 동시에 남측을 향한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었다.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가 전환점을 맞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한·아세안 정상회의 등 국제 외교 무대에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문제는 북미 대화의 진전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어서 실제로 실현 가능성은 작다고 분석되고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실제 참가 가능성과는 상관없이 최근 북한의 대남 비방에도 지속적으로 대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북측에 전달하려는 의도”라며 “최근 한국이 처한 어려움에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지켜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현대차 ‘한일 경제전쟁’ 위기의식… “경쟁력 강화”

    현대차 ‘한일 경제전쟁’ 위기의식… “경쟁력 강화”

    노 ‘日 경제보복에 파업’ 여론 부담 느껴 사, 정년연장·해고자 복직 등 수용 안 해 공동선언문 “대내외 상황 심각성 인식 협력사와 동반성장·기업 경쟁력 확보” 증권가 “3000억~6000억 영업이익 효과”노사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결렬로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여겨져 온 현대자동차가 모처럼 8년 만에 무분규 합의를 이끌어 낸 데에는 일본의 경제보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집중교섭 마지막 날인 지난 27일 밤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22차 교섭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28일 현대차에 따르면 노조 측은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시국이 어려운 가운데 파업을 한다는 비난 여론을 적잖이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관계자는 “추석 전 집중교섭에 돌입하면서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등 수출 규제 조치에 따른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우리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폐기 결정 이후 한일 경제전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조속한 잠정 합의에 이르게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노사가 이번 교섭에서 채택한 ‘상생협력을 통한 자동차산업 발전 노사 공동선언문’에도 노사의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노사는 공동선언문을 통해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하는 자동차산업과 무역 갈등, 보호주의 확산 등 대내외 상황의 심각성에 노사가 인식을 같이하고 부품 협력사와 동반성장하고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자동차 관련 첨단 부품의 국산화를 통해 최고 품질의 차량을 적기에 공급하자”는 내용도 공동선언문에 담았다.노사는 95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운영자금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해 첨단 부품 소재 산업 육성과 국산화에 나서기로 했다. 사측은 이와 별도로 지난해 2·3차 협력사 1290개에 상생협력 기금 500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1000억원 규모의 저리 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노사는 7년여간 이어 온 통상임금 문제와 연계한 임금체계 개편에도 합의했다.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으로 직원 시급이 9195원에서 7655원으로 낮아지게 돼 최저임금 기준을 위반하게 된 것과 관련해 노사는 상여금(기본급 600%)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고 지급 주기를 격월에서 매월 나눠주는 안을 만들었다. 또 조합원들에게는 근속 기간에 따라 200만∼600만원의 격려금과 우리사주 15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사측은 노조의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등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요구에 대해 ‘수용불가’ 원칙을 분명히 했다. 노조는 다음달 2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를 벌인다. KB증권은 현대차가 무분규 임단협 잠정 합의를 이뤄 낸 것과 관련해 “시가총액 대비 1.2~2.0%에 해당하는 3838억~6342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北 오늘 2차 최고인민회의… 김정은, ‘북미 협상’ 메시지 내놓나

    한미 훈련 끝나 협상 발표 가능성 커 경제 정책 입법·국방력 선전 전망도 전문가 “북미 합의 상황 새달초 협상” 북미 실무 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가운데 29일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 최고인민회의(한국의 국회 격) 제14기 2차 회의가 비핵화 대화의 변곡점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회의가 북한이 비핵화 대화 지연의 ‘구실’로 내세웠던 한미연합훈련 직후 열린다는 점에서 북미·남북관계 등 대외정책 방향에 대한 발표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번 회의는 지난 4월 11~12일 이후 불과 4개월여 만에 다시 열린다. 최고인민회의가 한 해 두 번 소집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두 번 열린 것은 2012년과 2014년뿐이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중요 결정들을 최고인민회의에서 확정·공포했다. 지난 4월 1차 회의에서는 헌법을 개정해 김 위원장을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하고 ‘대외적 국가수반’으로 공식화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북미 대화 시한을 올 연말로 못박았다. 다만 한 해에 두 번이나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대외용 메시지를 발표한 전례는 없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시기적으로 중요한 시점이라 의미 있는 발표를 할 가능성도 있다”며 “외무성 부문은 최고인민회의 업무 소관 중 하나이기 때문에 북미 대화와 관련된 이야기도 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헌법·법률 개정, 정책 원칙 수립, 국가기구 인사 등 국내 정치와 관련된 기능을 수행하는 최고인민회의의 특성상 이번 회의도 경제개혁 정책 입법화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0년 ‘국가경제 발전 5개년 전략’의 종료를 앞두고 ‘자력 갱생에 의한 경제발전 노선’을 완수하기 위한 후속 입법 조치와 함께 최근 신형 미사일 시험 발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방력 강화 성과를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거론되지 않았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추가 인사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리선권 위원장의 거취는 대남 대화 조직의 정비 차원에서 주목된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통치력 회복에 주력해 온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이후 북미 협상에 다시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최고인민회의를 통한 내부 결속은 협상 재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양 정상 간 협상 재개에 대해 합의한 상황이기 때문에 최고인민회의를 마친 9월 초에는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홍영표, 안건조정위 직권 구성… 선거법 개정안 이달 내 처리 수순

    한국당 “기한 90일” 명단 제출 거부 홍 “장제원·최교일 의원 지정” 통보 오늘 회의… 한국당 “연찬회로 못 가” 바른미래 김성식 “31일까지 꼭 결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가 27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의 직권으로 구성됐다. 정개특위 활동 시한인 오는 31일 이전에 여당 주도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하려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정개특위 제1소위에서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데 반대하며 조정위 구성을 요구했지만, 우선 활동 기한 90일을 확정해야 한다며 조정위원 명단 제출을 거부했다. 특위 위원장인 홍영표 의원은 여야 3당 간사 협의가 결렬되자 이날 정오까지 각 당이 조정위원 명단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김종민·이철희·최인호 의원, 바른미래당은 김성식 의원을 제출했지만, 한국당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에 홍 의원은 “정개특위 시한이 이달 말까지이므로 조정위를 구성해서 가동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위원장에게 부여된 권한으로 한국당의 조정위원을 장제원·최교일 의원으로 지정한다”고 통보했다. 조정위 첫 회의를 앞두고 홍 의원은 “한국당이 안건조정위를 신청해 놓고 구성 과정에서는 막상 이것을 무산시키려고 하는 것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진 회의에서 조정위는 김종민 의원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민주당은 정개특위의 활동 시한을 고려할 때 28일 조정위 회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은 자신들의 연찬회 일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김종민 의원은 “연찬회는 불가피한 사유는 아닌 것 같다”며 “참석 의사가 있으면 기다리는 것이고 없으면 나머지 위원들이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일 표결 처리를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대안이 없다면 의결을 해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조정위원들이 대안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전날 정개특위 전체회의에 회부된 4건의 선거법 개정안 중 1건을 조정위 차원에서 의결해 이를 전체회의에 다시 넘길 것으로 보인다. 조정위가 표결에 들어갈 경우 민주당 3명, 바른미래당 1명 등 재적위원 3분의2 찬성으로 안건조정 절차는 조기 종료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은 “사흘 밤낮 남은 특위 기한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달 말까지 결론을 꼭 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안건조정을 마친 이후 선거법 개정안은 정개특위 전체회의로 넘겨지게 된다. 전체회의에서 표결하게 되면 민주당 8명, 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2명, 정의당 1명, 무소속 1명 등 총 19명으로 구성된 정개특위 구성상 과반 찬성으로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온전한 정규직화” 공항 노동자 첫 파업 결의

    “온전한 정규직화” 공항 노동자 첫 파업 결의

    한국공항공사 자회사인 KAC공항서비스 소속 전국 14개 공항 노동자들이 사상 첫 파업을 결의했다. 사측이 상여금을 기본급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자회사를 분할해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약화시키려 한다는 이유에서다. 파업은 다음달 추석을 전후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KAC공항서비스지부, 전국KAC공항서비스노동조합,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 등 KAC공항서비스 노조들은 26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앞에서 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한국공항공사가 사실상 노동자 참여를 배제한 상생협의회 결정을 철회하고 온전한 정규직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9~23일 진행된 파업 투표에는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 909명 중 877명이 참여해 92.3%가 찬성했다. KAC공항서비스는 2017년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약속하면서 설립된 한국공항공사의 자회사다. 당시 노사는 비정규직 중 소방과 폭발물처리반 297명(7%)은 공항공사가 직접 고용하고, 공항운영과 시설관리 등 3849명(93%)은 공사가 출자한 자회사로 고용해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정규직화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1412명이 자회사로 고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정규직화 2년이 지나도록 처우는 나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공항 노동자들은 “한국공항공사가 상여금의 300%를 기본급화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용역업체 소속일 때보다 더 열악한 상황으로 노동자들을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사측이 2018~2019년 200~400%의 상여금을 100%로 낮추고 나머지를 기본급으로 전환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거의 없었고, 2019년에도 사측이 4%의 임금 인상안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됐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는 동안 공항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 인상률은 0%였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공항공사나 국토교통부 등 상급기관이 해결하라는 중재안을 냈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자회사 분할 우려 역시 파업의 이유다. 공사는 지난 7월 협의회를 통해 공항운영·시설 분야의 2개 자회사 등 복수의 자회사 설립에 합의했는데, 이것이 노조의 단결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공항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업무인 필수유지업무비율에 대해 지방노동위원회에 문의했으며 추석 이후 해당 인력만 남기고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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