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ㆍ야내분… 정국복원 “기우뚱”/민자ㆍ평민 등원협상 왜 주춤거리나
◎내각제 알력… 대야 협상력 위축 여/“통합요구” 재연… 등원 길 안개속 야
지자제문제를 둘러싼 여야간의 의견접근으로 초읽기에 들어간 것처럼 보이던 정국정상화의 전망이 민자당 내의 계파간 이견노출 및 평민ㆍ민주당 등 야권의 국회등원에 대한 시각차 표출 등으로 막바지 진통을 겪고 있다.
민자당은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민정계 일부 의원들에 의해 제기됐던 것처럼 내각제 개헌문제에 대한 당론정리와 관련,당 지도부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만만찮은 세력을 형성해 나가고 있어 24일 노태우 대통령과 민자당 3최고위원들의 청와대 조찬회동에서 이들 문제 등이 어떻게 정리ㆍ조정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평민당 내에서도 통합파 의원들이 야권통합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등원은 무의미하다는 시각을 표출하고 있는 데다 민주당 역시 국회 불참의지를 고수하고 있어 여야협상의 전망을 낙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민자당은 여야협상 막바지에 내각제문제와 관련,계파간 알력이 표면화되자 23일 상오 박철언 황병태 김용환 의원 등 3당통합 당시 실무작업을 맡았던 민정ㆍ민주ㆍ공화 3계파 대표들이 회동,재빠르게 불협화음 진화를 시도.
이날 회동에서는 그러나 내각제문제를 연말까지 공론화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당지도부 입장을 확인한 데 이어 내년 1ㆍ2월중 공식적으로 거론하자는 내각제 거론의 타임 스케줄만 확인하는 데 그쳐 근본적인 갈등 해소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불씨를 잠시 덮어 두기로만 합의를 본 상황.
민자당은 따라서 여야협상의 고비에서 적전 분열양상을 표출함으로써 당 지도부의 여야절충의 재량권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야 협상창구를 맡고 있는 김윤환 원내총무가 『실제로 협상이 어렵다. 야당이 계속 국회등원을 거부하면 11월부터 민자당 단독으로 국회운영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며 곤혹스런 입장을 설명하고 있는 것도 현안에 대한 대야 절충을 유리하게 끌기 위한 「엄포」도 포함돼 있지만 당 내에서도 계파 간의 이해 대립차원을 넘어 협상대표의 재량권을 대폭 인정해 달라는 주문이 담긴것으로 해석.
지자제협상과 관련,기초자치단체의 의회 및 단체장 후보에 대한 정당공천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당의 입장을 원내총무 및 정책위의장 등이 거듭 확인하고 있으나 민주계측은 보다 융통성 있는 협상자세를 요구하고 있어 협상결렬 때 계파간 반목의 정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당 일각에서 분석.
지난 의총 때 김영삼 대표의 지도노선을 직설적으로 공격한 김중위 의원 등 민정계 일부 의원들의 발언 등과 관련,내각제 추진 실패의 화살을 민주계에 돌리고 세대교체론을 제기하기 위한 민정계의 조직적인 「반란」이라고 해석하고 있는 민주계는 YS(김영삼 대표)의 위상에 대한 도전을 계속할 경우 집단적인 대응도 불사한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내각제를 둘러싼 계파간 압력의 파고는 더욱 높아질 전망. 따라서 여야간의 극적인 타협점 모색으로 국회정상화가 이뤄지더라도 올 연말부터 내각제문제에 대한 당의 의견조정작업은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각제문제는 결국 노 대통령과 당의 3최고위원이 어느 정도 공감대를 갖고 향후 추진방향 등에 대한 입장정리를 해주느냐에 따라 결말이 날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지배적 견해.
○…평민당도 정대철 김종완 이상수 의원 등 통합서명파 의원들이 23일 당무회의에서 「통합 전 등원반대」의 입장을 제기하고 집단행동을 벌일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등원에 앞서 야권통합문제로 또 한 차례 내분에 휩싸일 조짐.
이들의 의견에는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조윤형 국회부의장,이교성ㆍ이해찬 의원 등이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통합이 안될 경우 등원할 수 없다는 데까지는 의견일치를 보지 못했지만 등원 전까지는 통합을 위해 당 차원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
정대철 의원 등은 이날 회의에서 『당 지도부가 아무런 추인절차를 밟지 않고 통추회의의 김관석 대표가 보낸 야권통합에 대한 최종안을 수용한 것은 부당하다』고 절차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앞으로 당론에 위배되더라도 자유로운 통합논의는 허용되어야 한다』면서 모종의 집단행동까지를 고려하고 있음을 강력히 시사.
이같은 통합서명파들의 반발강도를 감안할 때 설사 여야 총무접촉에서 지자제협상이 조기 타결되더라도 등원까지 연결시키기에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기에다 영광ㆍ함평 보궐선거에 타지역 출신을 공천한 데 대한 당내 반발이 등원시비로까지 확산될 수도 있다는 것이 평민당 지도부로서는 곤혹스러워하는 대목.
민주당과 재야 일부에서 등원문제가 지자제협상 타결여부로 집약되는 데 대해 비판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는 데 대해서도 신경쓰는 눈치가 역력.
따라서 여야 총무협상이 막바지 단계에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등원명분과 당내 반발 무마를 계산한 평민당 지도부가 협상의 템포를 고의로 늦추기 때문이 아니겠냐는 분석도 대두.
그러나 막상 당 지도부에서 등원을 결정할 경우 당내 통합서명파들이 등원거부를 고집할지에 대해서는 통합파들끼리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
한편 민주당은 야권통합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자제 실시 명분만으로는 등원할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평민당이 등원하더라도 가담치 않기로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