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공 방미활동 이모저모
◎“작년 UR결렬은 한국탓 아니다” 설득/“우리 백화점에 와봐라”… 반수입운동설 일축/“대소경협 치중”우려에 “대미교역 가장 중시”
○“한·미 관계 크게 개선”
○…워싱턴을 방문중인 이봉서 상공부 장관은 22일 낮(현지시간) 칼라 힐스 USTR(미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오찬을 함께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두 나라의 통상현안을 광범위하게 논의.
당초 상오 11시30분부터 예정됐던 이날 면담은 힐스 대표가 패스트트랙(신속승인절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 주재로 열린 백악관회의 때문에 1시간 정도 늦은 낮 12시30분부터 시작.
이 장관과 첫 상견례를 가진 힐스 대표는 『지난해 한미 통상관계가 냉각됐으나 최근엔 크게 개선돼가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
이에 이 장관은 『한국으로서는 원만한 양국 통상관계 유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
힐스 대표는 양국 통상관계를 건전하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잦은 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전화연락을 통해 수시로 접촉을 하자』며 한미간 「통상 핫라인」 설치를 제의,이 장관이 이를 흔쾌히 수락.
USTR사무실에서 면담이 끝난 뒤 인근 헤이애덤스호텔에서 있은 힐스 대표 주최의 오찬에서도 한미 양측은 마치 구면처럼 밝은 표정으로 대화를 계속.
오찬을 마친 뒤 호텔 정문에서 힐스 대표는 걸어서 10분 거리인 USTR본부 건물까지를 차량보다는 함께 걷기를 제의,이 장관과 나란히 걸으면서 또다시 진지한 대화를 나눠 눈길.
○기자들과 열띤 공방
○…이에 앞서 이날 상오 워싱턴 중심부의 내셔널프레스클럽(NPC)에서 열린 이 장관의 미 기자들과의 회견은 열띤 공방 속에 1시간10분 동안 일문일답 방식으로 진행.
미 기자들은 「한국의 과소비억제운동이 반수입운동이 아니냐」며 집요하게 추궁하자 이 장관은 『모스배커 상무장관도 처음엔 한국을 상당히 의심했으나 백화점 수입매장을 직접 확인한 뒤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해명.
이 장관은 우루과이라운드(UR) 농산물협상에서 한국의 입장에 관한 질문을 받고 『지난해 브뤼셀회의에서 한국의 농림수산부 장관이 다른입장을 보였더라도 미국과 EC의 의견차이로 UR협상이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한국은 UR협상의 성공적 타결을 위해 NTC품목을 대폭 줄이는 등 협상 입장을 수정했다』고 역설.
통상문제에 관한 개인적 철학을 묻자 이 장관은 『한국은 앞으로 모든 부문에서 지속적인 자유화를 추구할 것이며 농산물도 예외가 아니다』고 밝히고 『비록 관계부처간의 의견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시장개방원칙에 대한 이견이 아니라 개방속도에 관한 입장차이 때문』이라고 부처간의 다른 입장을 설명.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남북한 관계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질문도 쏟아져 미 기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음을 반영.
이 장관은 「한국이 소련과의 경제협력에 치중하면 대미 교역이 소홀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미국이 한국의 가장 중요한 교역상대국이기 때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변.
○의원간담회도 참석
○…이밖에도 이 장관은 이날 아침 미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원장인 기본스 의원이 주최한의원조찬간담회에 참석,한국의 시장개방계획 등 통상정책을 설명.
이날 조찬간담회에는 전날(22일) 미 하원의 본회의가 휴회로 의원들이 대부분 지역구에 내려갔는데도 7명의 의원이 참석,대한 통상 관심이 높음을 반영.
미 의원들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농산물개방계획,지적재산권 보호입법,UR협상에서의 한국입장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 일문일답식으로 열띤 분위기 속에서 회의를 진행했는데 이 장관은 한국의 최근 통상정책을 차분히 설명,미 의원들을 설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