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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勞·政 2차협상 결렬

    은행권 총파업을 막기 위한 정부와 금융산업노조의 2차협상이 9일 오후 열렸으나 양측이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그러나 양측은 이날 심야막후접촉을 갖고 절충을 계속했다. 정부는 금융산업노조와의 2차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10일 오전 8시 청와대에서 이헌재(李憲宰) 재경부장관 등이 참석하는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금융파업 대책을 점검한다.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밤 노조집행부가 있는 명동성당을 방문,노조집행부와 만나 10일 협상재개를 위한 막후협상을 벌였다.막후협상에서 노조측은 “정부입장에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한협상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을 보여 10일 3차협상이 열리더라도 타결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이에 앞서 이헌재 재경부장관·이용근 금감위원장 등 정부측 대표 4명과 이용득 금융노조위원장 등 노조측 대표 4명은 이날 오후 2시20분부터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호진(金浩鎭) 노사정위원장이 배석한 가운데 3시간여 동안 협상을 벌였다. 양측 대표들은 협상에서 ▲관치금융 청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관치금융에 의한 부실채권 전액 정부매입 ▲금융지주회사법 제정 3년 유보 등 노조측이 1차 협상에서 거론한 쟁점들을 놓고 토론했으나 종전의 상반된 입장을 되풀이했다. 노정은 그러나 ▲은행이 부도난 종금사에 지원한 대출금을 예금보험공사가조기상환하는 문제 ▲러시아 경협차관 지급보증 이행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부실여신을 배드뱅크로 이관,정부책임 아래 구조조정하는 문제 등 일부 쟁점은 정부가 최대한 해결에 협조한다는 선에서 의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은행 본점 노조원 830여명은 이날 오후 금융총파업에 불참하기로 결의했으며,국민은행 본점 직원들도 10일 오전 각 부서별로 파업에 불참하는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은행측이 밝혔다.그러나 해당은행 노조위원장들은 “총파업 불참 결의는 은행측의 강압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용득금융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는 협상 이후 정부의 사법처리에 대비,이날저녁 명동성당으로 투쟁 지휘부를 옮겼다. 박현갑·안미현·조현
  • 이용득 금융노조 위원장 인터뷰

    금융노조 이용득(李龍得)위원장은 9일 협상이 끝난뒤 “정부측의 기존입장변화가 전혀 없어 협상이 결렬됐다”면서 “책임있는 사람이 협상에 나서기전에는 재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위원장은 협상결렬을 선언한뒤 협상장을 빠져나와 인근 명동성당 농성장으로 이동하면서 정부측의 무성의한 협상태도를 비난 했다. ◆협상이 결렬된 이유는. 한마디로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1차협상 당시 노조측이 제시한 내용에 대해 정부측은 시종일관 변명으로 일관했다.이런 상태에서 더이상 협상을 할 필요가 없었다. ◆협상은 다시 이뤄지나. 책임있는 사람이 책임있는 내용을 가지고 나오기 전에는 추가협상은 있을수 없다. ◆책임있는 사람이라면 ‘청와대’를 말하는 것인가. 관치금융을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이다.알아서 판단하라. ◆쟁점안 중에 이견이 좁혀진 것은 있나. 없었다. ◆노조측의 수정제안은. 없었다. ◆노사정위원회가 주선하는 10일 3차협상에는 응할 계획인가. 노사정위를 탈퇴했으므로 참석할 필요가 없다.예정대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다. ◆먼저 협상장을 뛰쳐나온 것에 대한 비판여론도 있는데. 누가 먼저 나온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1차협상을 포함해 8시간이나 얘기를 했지만 진전된게 하나도 없다. 해결의지가 전혀 없는 사람과 밤새워 이야기할 필요가 있나. 조현석기자 **
  • 금융총파업/ 금융노조 입장

    파업을 이틀 앞둔 9일 금융노조는 파업의 장기화에 대비해 ‘3차 파업 지도부’까지 결성하는 등 본격적인 총파업 준비에 들어갔다.조합원들의 파업불참 움직임이 일고 있는 국민·주택·제일은행의 노조위원장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총파업에 동참할 것임을 거듭 다짐했다. 각 은행 노조원들은 정부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10일 오전 ‘연월차 휴가원’을 은행에 제출하는 것을 시작으로 총파업 수순을 밟아 나간다.이들은 이날 오전 10시 은행 지부별로 각 분회장에게 3박4일(11∼14일)의휴가원을 일괄 제출하게 된다. 이어 노조원들은 이날 오후 5시 금융노조의 총파업 지침이 내려지면 은행업무가 끝난 뒤 은행 지부별로 출정식을 마친 뒤 버스를 이용해 서울의 집결장소에 모여 파업 전야제를 개최한다.집결 장소는 경찰의 원천 봉쇄에 대비해보안에 부쳐졌다.하지만 4만명이 넘는 노조원이 모일 만한 장소가 많지 않아 여의도나 종묘공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파업은 현 지도부가 구속되더라도 2∼3차 지도부가 계속해 파업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이 관계자는 이어 “총파업기금으로 현재 100억원 가까이 모금됐다”면서 “2∼3개 은행에서 추가로 기금이 들어오면 목표 금액의 모금이 완료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금융노조는 또 최근 시중은행들이 정상영업을 선언한 것과 관련,“6만5,000명의 조합원 가운데 최소 4만명이 파업에 참가하는데 정상영업을할 수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면서 “이들을 동원하면 하루 정도는 정상영업에 문제가 없겠지만 11일 오후부터는 은행 영업이 마비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융노조 관계자는 “파업에 돌입해도 정부와의 대화를 이어가겠지만관치금융에 대한 해결 없이는 타협이 이뤄질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김영재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 인터뷰

    김영재(金暎才)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은 9일 협상이 결렬된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융개혁은 타협이나 양보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그러나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유연한 자세로 노조를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오늘 협상 결과는. 구체적 얘기를 나눴으나 타협은 이뤄지지 않았다.금융개혁은 타협이나 양보의 대상이 아니다.그러나 정부는 끝까지 인내심을 갖고 대화를 계속하겠다. ◆결렬이 파국을 의미하는가.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유연한 자세로 노조를 설득해나갈 것이다. ◆은행부실의 정부책임 요구에 대한 입장은. 은행부실은 관치,도덕적 해이,정경유착,경영진의 책임 등에 따른 것이다.그러나 1차 금융구조조정으로 모두 마무리됐다.여신위원회 신설 등으로 과거와 같은 인사 및 대출상의 관치금융에 의한 부실이 더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들도 이미 도입됐다. ◆관치금융의 사례로 10조원 채권펀드 조성을 얘기하는데. 부실기업 뿐만 아니라 유망 대기업들도 회사채나 기업어음 차환발행이 안되는 상황에서 시장의 안정화를위한 자금배정의 필연적 조치였다.나중에는 은행들도 이를 이해하고 채권전용펀드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인원감축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가. 외환위기 상황에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은행 구조조정에 나섰으나 2단계금융구조조정은 시장기능에 맡겨 자율적으로 하자는 것이다.따라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파업에 대한 대책은. 그런 일이 없어야 되겠지만 만에 하나 그런 사태가 발생할 경우 예금자와거래기업의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하겠다. 조현석기자 hyun68@
  • 금융총파업/ 2차협상 주변 이모저모

    9일 노정 2차 협상이 결렬된뒤 금융산업노조는 총파업 준비에 들어가는 등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회담이 결렬된 뒤 이용득(李龍得) 금융노조위원장은 재협상 파트너로 ‘책임있는 사람’을 거론했다.‘책임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묻는 기자들의질문에 이위원장은 “알아서 판단하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금융노조는 명동성당 앞에 천막을 치고 총파업 준비에 들어갔다.관계자는“10일 밤 명동성당에 집결해 총파업 전야제를 할 것”이라면서 “4만여명이 들어가기에는 비좁지만 가장 효율적인 투쟁 장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위원장도 회담이 결렬된뒤 곧바로 명동성당으로 향해 총파업 준비 사항을점검했다. ◆일부 은행이 노조원들이 파업에 불참한다고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측은 서명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주택·국민은행 노조는 “파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 반드시 파업을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은행 김철홍 노조위원장은 “전산직원들이 파업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각서를쓴 것은 사용자들이 이들을 7시간동안 억류했고 본점 노조원들이 파업불참을 선언한 것은 파업에 참여하면 파면시키겠다고 은행측이 협박했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오히려 파업수위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국민은행도 본부 소속 노조원 1,500명을 포함해 본부직원 2,297명이 파업에 불참할 것이라고 9일 밝혔다.노조 이정규(李正圭) 홍보부장은 “은행측에경위를 확인한 결과,본부직원들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말했다. ◆금융산업노조측은 “은행 전산실 직원들이 파업에 들어가면 전산망이 하루는 견딜 수 있지만 둘째날부터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관계자는 “첫날은 대체인력 투입으로 전산망 가동에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영업시간이 끝난 뒤 작업을 정리하는 시간이 되면 업무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측은 여론이 반드시 노조측을 비난하지만은 않는다는 조사가 있다고 공개했다.금융노조 관계자는 “모방송의 여론조사 결과 62%가 이번 파업을 자제해 줄 것이란 조사가 나왔지만 모신문의 조사에서는 82%가 정부정책이 잘못됐다는 응답을 했다”고 말했다. 안미현 조현석기자
  • 금융총파업/ 2차 금융협상 왜 결렬됐나

    정부와 금융산업노조의 2차협상은 ‘금융지주회사제 도입’에 대한 양측의현격한 입장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다.노·정은 9일 오후 2차협상에 들어갔으나 협상 시작 4시간여만인 5시40분에 이용득(李龍得) 금융노조 위원장이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협상장을 뛰쳐나오면서 파국을 맞았다. 금융감독위원회 김영재(金暎才)) 대변인은 조금이라도 진전된 안을 제시한게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 설득하는데 주력했다”고 밝혀 이날 정부의 준비된 양보안이 없었음을 시사했다. 노·정이 가장 격론을 벌인 대목은 금융지주회사법 유보문제.노조는 ‘3년유예’를,정부는 ‘불가’를 주장,시종일관 평행선을 그었다. 관치금융에 대해서도 그 성격을 정의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됐다.정부측은 “대출이나 인사 압력 등 과거 정권의 정경유착식 관치금융은 현 정부하에서는 없다”고 주장했고,노조측은 모 은행장 인선 개입문제와 10조원 채권형 펀드조성 문제를 들어 정부측을 반박했다.결국 노조는 한발 물러서 현정부의 관치금융이 과거정권의 관치금융과는 질적으로 차별이 있음을 인정한 뒤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앞으로 더욱 투명하게 하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로 일관했다. 애초부터 이 대목은 정부가 받아들이기 불가능한 부분이었다.그러나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모았던 ‘강제합병’ 대목에서마저 양측은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노조측은 ‘강제합병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혀달라’고 요구했지만 정부는 확답을 피했다. 1차협상이 끝난 직후 노조는 “이제 공은 정부에게 넘어갔다”고 했다.정부도 2차협상의 열쇠가 정부측에 달려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노조측 요구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정부안을 조율하겠다”고 했으나 1차협상때의 입장에서한발도 물러서지 않았다. 협상시작에 앞서 이용근(李容根) 금감위원장이 모 방송국의 아침토론 프로그램에 출연,강경한 입장을 밝혔고 금감위 관계자가 사견임을 전제,“노조가차라리 전산망을 장악하면 즉각 공권력을 투입,사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 것 등은 정부측의 기류가 강경해지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노조도 특별법 제정 등 정부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사항으로 일관,협상팀의 입지를 전혀 터주지 않았다.정부는 ‘대화에는 응하되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혀 양보의 뜻이 전혀 없음을 분명히 했다.노조도 “그렇다면 총파업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 *3차협상 열릴까. 금융노조가 3차협상을 거부하고 나서 은행파업을 둘러싼 노·정협상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그러나 2차협상의 분위기를 보면 양측의 의견이 차츰 접근하고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따라서 10일중 3차협상이 열리고 대타협을 도출할 가능성이 있는것으로 판단된다.정부든 노조든 가능한 한 파국을 피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정의 상대방 이해도는/ 정부측은 노조가 구조조정 당위성에 대해 어느정도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김영재(金暎才)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은 “노조측이 정부 입장을 이해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고성이 오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실제로 정부측은 금융당국의 감독 지시를 가급적 문서로 시달하겠다는 등 구조조정의 원칙 내에서 수용가능한 노조의 요구사항들은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특별법 제정을 통한 관치금융 청산 등 상당수의 노조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노정이 아직도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3차협상 열릴 듯/ 두차례에 걸친 협상을 통해 노·정 양측이 상대방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파업 전날인 10일중 더 세부적이고 현실적인 타협점을 모색하기 위한 3차협상은 노조의 거부에도불구하고 열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3시간40분 동안 열린 2차협상에서 노·정이 2시간이나 금융지주회사법 제정유보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는 것은 재협상의 여지를 충분히 남겨놓았다. 지주회사법 문제는 관치금융 청산과 같은 추상적이고 명목적인 요구사항과는 달리 노조측의 가장 현실적인 요구사항이다.때문에 양측의 의견을 조율하기 위한 재협상을 노·정 쌍방이 필요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파업 전 3차협상을 하지않을 수 없는 또다른 이유는 은행과 산하 노조의 움직임이다. 파업불참 움직임이 커지고 있고 파업은행의 예금이탈 현상 등은 노조측에 협상의 테이블에 다시 앉을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금융파업 안된다” 시민들 勞·政에 성실협상 촉구

    정부와 금융산업노조가 9일 금융계 구조조정과 관련해 2차 협상을 했으나결렬되자 시민단체는 “금융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우리 사회의 개혁 과제”라면서 “정부와 금융산업노조는 대화를 통해 반드시 금융계 총파업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 박원순(朴元淳) 사무처장은 “우리나라 금융기관이 무한경쟁에서살아 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구조조정을 해야한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금융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량 감원 위주의 구조조정을 피해야 하고금융 노조도 대승적 차원에서 금융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실련 이석연(李石淵) 사무총장도 “현재 상황에서 금융계가 파업에 나서는 것은 경제적 측면과 국민 정서 차원에서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그는 “정부와 노조는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협상에 임해야 하며관치금융 철폐,부실금융기관 정리,재정 구조 개선 등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대책의 문제점을 꼬집는 의견도 있었다. 경실련 위평량(魏枰良) 정책부실장은 “관치금융 재발을 막기 위해서 노조가 주장하는 관치금융특별법 제정은 정부에서 과감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금융지주회사 제도는 본질적으로 타당한 것이지만 우리 금융시장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우선 금융환경을 안정시키고 금융권의 신뢰를 회복한 이후에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민들도 금융파업이 몰고 올 불편을 걱정하면서 정부와 노조가 타협점을찾기를 바랐다. 주부 이선자(李善子·31·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의사들의 집단 폐업으로불편을 겪은 것이 엊그제인데 또 다시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은행이 파업에들어가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국민들이 언제까지 집단행동에 시달려야 하느냐”고 비난했다. 자영업을 하는 조규용(趙圭龍·37·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씨는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대부분의 은행이 정상 업무를 한다고 하지만 불안하기 짝이 없다”면서 “장사를 하기 위해서는 파업 전에 현금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다”고말했다. 서울대 경영학과 윤석철(尹錫喆) 교수는 “현재 정부와 노조의 협상은 파업에 들어갔을 때 쏟아질 비판을 모면할 명분 쌓기로 보일 정도로 양측 모두성실하지 못하다”며 국민의 입장에서 협상할 것을 주문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
  • 李龍得위원장 문답

    다음은 이용득(李龍得) 금융노조위원장과 가진 전화인터뷰 내용이다. ■오늘 협상은 결렬인가. 각자의 입장을 전달하는 차원이었다.수용하고 말고의 단계까지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따라서 결렬이다 아니다 할 수 없다. ■상당히 오랜 시간 회의가 지속됐는데. 너무 오랫동안 정부를 안 만나다 보니 서로 입장전달하는 데만도 시간이 꽤걸렸다. ■이헌재 장관은 주로 무슨 얘기를 했나. 강제합병을 하지 않겠다는 말과 관치금융이 없다는 얘기만 강조했다. ■서로 감정이 격앙되지는 않았나. 정부가 계속 관치금융이 없다고 하는 바람에 이쪽에서(노조) 관치금융 증거를 낱낱이 들이댔다.그러면서 조금 감정이 격해지긴 했지만 최대한 서로 감정을 자제했다.얘기는 그런대로 통했다. ■9일 만남은 누가 제의했나. 김호진 위원장이 제안했다. ■2차 만남에는 희망을 걸어도 되나. 깊은 얘기는 그 때 나올 것이다.어떤 형태든 그날 결론이 나올 것이다. ■그 전에 (이장관을)따로 만날 계획은 없나. 공개대화에만 응할 것이다. 안미현기자 hyun@
  • 勞·政 내일 재협상

    오는 11일 금융총파업을 앞두고 정부와 금융산업노조가 7일 첫 협상을 가졌으나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그러나 양측은 오는 9일 오후 2시 다시협상을 갖기로 했다. 노·정은 또 당분간 서로를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하기로 했다. 노·정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김호진(金浩鎭) 노사정위원장이 배석한 가운데 이헌재(李憲宰)재정경제부장관,이용근(李容根)금융감독위원장 등 정부대표 4명과 이용득(李龍得)금융산업노조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4명이 첫 협상을 가졌다. 양측은 “첫 만남에서는 서로의 입장과 주장을 설명하고 확인만 했다”면서“아직 협상의 결렬 또는 타결 여부를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그러나 협상이 오래 가지 않으리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다섯시간여에 걸쳐 회담을 지속해 2차 협상에 대한 관측을 밝게 했다. 김호진 노사정위원장은 “양측이 서로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히 큰 의미이며 9일에 깊은 얘기가 오갈 것”이라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따라서 2차협상이 금융 총파업의 강행여부를 판가름하는 중대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노조는 이날 협상에서 ▲관치금융 철폐를 위한 특별법 제정 ▲관치금융으로 인해 생긴 부실은 정부 부담으로 처리할 것 ▲강제합병을 추진하지 말것 등을 주장했다.경제관료 퇴진 등 종전 6개항의 요구사항이 3개항으로 압축되는 등 노조의 자세가 다소 유연해졌다. 그러나 정부는 노조측의 요구에 대해 “금융개방과 자율화가 추진돼 관치금융은 이미 없어졌으며 금융지주회사는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강제통합을 위한것이 아니라 시장 논리에 따른 필연적 금융구조개혁 방안”이라고 밝혀 여전히 큰 입장차를 보였다. 이용근 위원장은 “금융노조와의 협상은 진지하고 생산적이었으며 일부 오해도 해소했다”고 평가하고 “금융노조의 요구사항을 면밀히 검토한뒤 정부입장을 조율,9일 재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우리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전달했기 때문에 정부의 수용 여부를 기다려볼 수 밖에 없다”면서 9일까지는 정부를 자극하는 발언을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편 금감위는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노조측의 전산실 장악을 막기 위해 이날 소속 검사역들을 파업참가 은행에 보내 전산시설 비상점검에 들어갔다. 박현갑 안미현 조현석기자 eagleduo@
  • ‘건강보험’ 노조원 9명 구속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조의 불법파업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3일 노조위원장 김한상씨(37) 등 노조 간부 9명을 업무방해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김 위원장 등은 사측과의 단체협상이 결렬되자 지난 달 28일부터 서울 마포구 염리동 공단에서 박태영 이사장을 감금하는 등 폭력을 휘두르고 불법파업과 농성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 등과 함께 구속영장이 신청된 김모씨(39) 등 2명은 “폭력을 휘두른 혐의가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았고,평노조원 신분으로 농성에단순 가담했다”는 이유로 법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창구기자 window2@
  • 건강보험公 파업 11명 영장

    경찰은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불법 파업과 관련,노조위원장 김한상씨(37) 등 노조 관계자 11명을 업무방해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모씨(43) 등 25명을 입건했다. 이들은 통합의료보험 조직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출범을 앞두고 단체협상이결렬되자 지난달 28일부터 서울 마포구 염리동 공단에서 불법 파업을 주도하면서 박태영 공단이사장 등 임원을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롯데호텔 노조위원장 정주억(37),쟁의부장 권순영(37),노조원 조길성씨(44) 등 3명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했다. 그러나 홍진오씨(37·본관 사무장) 등 4명은 영장이 기각됐다.서울지법 김동국 영장전담판사는 “사용자가 교섭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았고 홍씨 등이 쟁의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은 점을 감안,영장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김경운 이창구기자 kkwoon@
  • 포드 대우車 인수가격 7조7,000억 제시

    대우자동차의 우선협상대상자로 7조7,000억원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미국 포드자동차가 단독 선정됐다. 입찰을 주관한 대우 구조조정추진협의회(의장 吳浩根)는 대우차 국제입찰에서 포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9일 발표했다. 대우 구조협은 “평가위원회는 26일 인수제안서를 제출받아 인수가격 등 양적 가치와 기술이전등 질적 가치를 평가한 결과 포드가 가장 우수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포드가 제시한 가격은 쌍용차를 포함해 7조7,000억원이었고 다임러-현대차컨소시엄은 5조∼6조원,GM-피아트 컨소시엄은 4조원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호근 의장은 “포드뿐 아니라 다른 참가업체들도 대우차 국내외 법인이나쌍용차 등 인수대상을 거의 포함해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혀 매각대상에 오른 35개 법인의 대부분이 포드의 인수대상에 포함됐음을 시사했다. 대우 구조협은 7월초 포드와 협의를 거쳐 최종 인수제안서를 받아 이르면 9월초 정식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그러나 향후 포드와의 협상이 결렬되면 관행에 따라 다른 참가업체인 다임러-현대차 컨소시엄,GM-피아트 컨소시엄이협상 대상이 될 것이라고 구조협은 설명했다. 주병철 박현갑 안미현기자 bcjoo@
  • [집단이기 안된다](1)롯데호텔 불법파업 교훈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집단 이기주의는 이해 당사자의 ‘대응력 부재’에서 비롯된다.상대방을 존중하며 타협점을 찾기보다는 힘을 앞세워 자기 몫만 챙기려는 데서 집단 이기주의가 나온다. 불법 파업 21일만에 공권력이 투입된 롯데호텔 사태에서도 이같은 대응력부재를 찾아볼 수 있다. 롯데호텔 노조는 온 국민의 통일염원을 담고 시작된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을불과 나흘 앞둔 지난 9일부터 프레스센터가 설치된 호텔 앞에서 불법 파업을강행했다. 사용자인 호텔측도 노조와 성실하게 교섭하기 보다는 노조에 대한 여론의질타와 공권력 투입을 유도해 사태를 악화시켰다.경찰력이 투입된 29일 아침에는 외국인 투숙객들이 겁에 질려 호텔을 서둘러 빠져나가는 등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양측이 상대방 탓만 하면서 문제를 풀려고 하기보다는 힘의 논리만을 앞세워 서로 씻지 못할 상처를 입은 셈이다. 롯데호텔 노조는 지난 3월 28일 이후 임금 17% 인상과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화,봉사료 반환 등을 요구하며 호텔측과 단체교섭을 벌이다 교섭이 결렬되자 냉각기간도 거치지 않고 투표를 실시해 곧바로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호텔 수익에 비해 노조의 임금 인상안은 무리한 요구가 아니며 전체 직원의 44.1%나 되는 비정규직의 고용보장이 절실하다”면서 “회사측은공권력에 의존해 기득권만 지키려 한다”고 비난해 왔다. 반면 회사측은 “호텔은 파트타임직 등이 뒤섞여 일하는 사업장인 만큼 단순 업무는 저임금인 계약직에게 맡길 수 밖에 없다”면서 “노조측이 임금보다 경영권 개입 문제 등을 주요 투쟁목표로 삼아 처음부터 타협이 어려웠다”고 설명한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일방적으로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했다.회사측도 지난 9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했다.하지만 노조는 같은 날 곧바로 불법 파업에 돌입했다.중재에 회부되면 10일간의 냉각기간을 거쳐야 하는데도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노조원들은 이 과정에서 호텔 로비와 영업장을 돌아다니며 시위를 해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고 영업장을 쟁의금지 장소로 규정한 노동조합법 42조를 위반했다. 사측 역시 지난해 호텔의 당기순이익이 813억원에 이르는 등 외환위기 발생이후에도 줄곧 수백원대의 수익을 올렸으나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직원들을구석으로 내몰았다. 남북정상회담이 임박할 때까지 단체교섭을 차일피일 미뤘다.“공권력 투입운운”하며 노조를 자극하기도 했다. 경실련 고계현(高桂鉉) 시민입법국장은 “집단의 이익을 ‘벼랑끝 투쟁’을통해 관철하려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사회 구성원들이 불법·탈법 행위를 저지르면 반드시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을 확실히 갖도록 정부는엄정하고 공정하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롯데호텔 파업 강제 진압. 정부는 불법 집단행동을 엄벌한다는 방침에 따라 29일 새벽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 공권력을 전격 투입,21일째 불법 파업을 벌여온 정주억 노조위원장 등 농성 중인 노조원 1,122명을 연행했다. 서울지검 공안2부(朴允煥 부장검사)는 불법 파업을 주도했거나 공권력 투입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롯데호텔 노조원을 이번주 안에 전원 사법처리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연행자들을 성북경찰서 등 24개 경찰서에 분산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이미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정 위원장을 비롯한지도부 9명과 극렬시위자를 가려내 전원 구속수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4시20분쯤 노조원들이 지난 9일부터 농성을 벌이고 있는롯데호텔 2층 크리스탈 볼룸과 파업 지도부가 농성 중인 36·37층 연회장에34개 중대 3,000여명을 투입,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다. 경찰이 투입되자 2층 크리스탈 볼룸에서 농성 중이던 노조원들은 비상계단을 통해 연회장으로 올라가 엘리베이터 작동을 중단시키고 비상계단에 집기류로 바리케이드를 친 뒤 분말 소화기를 뿌리고 컵과 접시 등을 던지며 완강히 저항했다. 노조원들은 36,37층의 대형 유리창 20여장을 깨뜨려 바깥으로 플래카드를 내걸고 ‘공권력 철수’ ‘노조원 연행중지’ 등 구호를 외치며 고공시위를 벌였다. 김경운기자
  • 의료대란/ 강경투쟁 돌변 배경

    의료계가 폐업을 하루빨리 끝내고 본업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국민의 여망과달리 의사협회의 폐업투쟁 분위기가 강경노선으로 선회했다. 의사협회는 전국회원에게 ‘5∼7일간의 타협 없는 폐업 투쟁’을 주문하는등 투쟁 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또 23일부터는 전국의 의과대학 교수들이 사표를 내고 휴진에 들어가기로해 입원환자와 중환자마저 진료를 받지 못하는 최악의 ‘의료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의약분업 실시후 임의조제,대체조제 등에 문제가 있을 경우 개정을 검토하겠다는 정부의 협상안을 일축하고 약사법 개정 등 획기적인 대안을 가지고오지 않으면 더 이상 대화에 응할 수 없다는 등 협상자세 또한 더 경직됐다. 한술 더 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의약분업 재검토와 약사법 개정 약속을 요구하는 등 요구조건을 한층 강화하며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의협이 이같이 강경한 자세로 돌아선 것은 21일 정부와의 협상이 결렬돼 회원들이 실망한데다 22일 검찰이 진료를 방해한 의사를 첫 구속하고 의료계폐업을 주도하고 있는 의협의 김재정(金在正) 회장 등 지도부를 소환통보한데 대한 반발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집단폐업 3일째를 맞은 22일에는 전국의 국공립 병원과 보건소,대학병원등으로 환자가 몰려 비상진료도 한계에 도달하고 있고 의약품 품귀현상마저빚어지고 있다.의사들의 진료거부로 제때 치료했더라면 살아날 수도 있었을환자들이 곳곳에서 억울하게 죽어가고 있다. 누구 때문에 이들이 희생당해야 한단 말인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위험한 투쟁을 벌이는 의사들에 대해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중환자나 응급환자를 돌봐야 할 ‘의료의 최후 보루’인 의대 교수들마저 의사들의 집단 폐업에 동참키로 했다는 소식에 대해서는 이들이 과연히포크라테스 정신을 가르칠 자격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며 흥분을 감추지못했다. 경실련 이강원(李康源·36) 사무국장은 “폐업확대 등 강경입장은 국민들의희생만 가중시킬 뿐이라는 것을 의료계는 깨달아야 한다”면서 “늦었지만지금이라도 폐업을 철회하지 않으면 전 국민의 거센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연대 조경애(趙慶愛·37) 총무국장은 “의협이 타협의 여지를 보이지않아 안타깝다”며 “국민들의 희생은 염두에 없이 마지노선을 정하고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사들의 움직임에 교수들까지 부화뇌동하지 말고 현명하게판단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료거부로 병원을 전전하다 끝내 숨진 정동철씨(39·무직·서울 성북구 미아동)의 친구 박모씨(39·회사원·인천 서구)는 “환자를 치료할 책임이 있는 병원들이 이럴 수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들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의사들이 이성을 찾아 어쨌든 환자는 살려놓고봐야한다고 한결같이 입을 모으고 있다. 유상덕 송한수기자 youni@
  • 의료대란/ 정부-醫協 협상 전망

    집단폐업을 주도하고 있는 의사협회와 정부가 21일 저녁 공식대화에 들어감에 따라 병·의원 집단폐업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의사협회는 대화에 들어가기에 앞서 “의사의 진료권만 보장된다면 의료계의 요구 사항이 모두 관철되지 않더라도 폐업철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약사의 임의조제와 대체조제를 금지하면 처방·조제료 현실화 등 나머지 9개항에 대한 정부의 답변이 없더라도 일단 폐업을 철회하겠다는 뜻이다. 의료계로서는 처방·조제료 현실화가 휠씬 절실한 사안임에도 ‘돈’문제와직결된 요구사항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시민단체들이 지적하는 ‘밥그릇’싸움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점을 감안,‘진료는 의사에게,약은 약사에게’라는 의약분업의 명분에 맞는 진료권 보장을 택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이같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려면 약사법 39조2항의 약판매 규정을고쳐야 한다. 임의조제의 경우 의사들이 문제삼는 부분은 현행 약사법의 한계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예를 들어 의사의 처방전없이 약사가 감기약,소화제,간장약등 일반약 3∼4종을 섞어서 팔면 사실상 처방행위인데도 이를 막을 도리가없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또 약국에 약품이 없거나 지나치게 비싸 성분과 약효가 같은 약으로 바꾸어 조제하는 대체조제의 경우 미국처럼 사전에 의사의 승인을 받아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수용한다면 약사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 뻔하다. 이날 접촉에서 정부측 관계자들은 당초 복지부가 밝힌 대로 7월부터 의약분업을 실시한 뒤 3∼6개월동안 시행결과를 평가,임의조제나 대체조제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면 약사법 개정 등을 통해 보완한다는 ‘선 의약분업-후 보완’의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반영하듯 의사협회 관계자는 대화개재 직후 “정부가 아무런 협상안도가져온 게 없다”고 분통을 터뜨려 타협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설혹 실무협의를 거쳐 양측 대표자들이 최종 합의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의사협회는 회원들의 의사를 묻는 투표 절차를 거쳐야 한다.지금까지 협회 지도부가 몇차례 정부,약사회측과 합의한 내용이 회원들의 반발로 뒤집어진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막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이날 “의협이 최종적인 대표자 협상에 임할 때는 협상과 휴·폐업 철회 등에 관해 전권을 위임받은 대표단이 나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측의 협상이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협상이결렬되면 현재 응급·중환자실을 지키고 있는 의과대학 교수들이 23일에는사표를 제출,휴진에 가담하는 사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정부나 의료계도 모두 원치 않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은 22일이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날 회의에 정부가 의협의 입장을 감안,복지부 보다 ‘격’이 한단계 높은총리실을 주축으로 내세운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유상덕기자 youni@
  • [김삼웅 칼럼] 하늘이 준 기회 놓치지 말자

    서기 7세기 초의 삼국정립기, 고구려·백제·신라는 끝없는 영토싸움과 보복전으로 바람잘 날이 없었다. 고구려가 백제를 치고, 백제가 신라를 치고,신라가 고구려를 치는, 물고 물리는 동족상쟁이었다. 서기 642년, 신라의 김춘추는 숙적인 고구려를 끌어들여 백제를 칠 방략을세우고 결사의 각오로 고구려 수도 평양을 방문, 연개소문과 담판을 벌였다. 양국간의 평화공존과 공동출병하여 백제를 치자는 협상이었다. 그러나 고구려는 신라가 점령한 옛 고구려 땅을 먼저 돌려줄 것을 요구하여 협상은 결렬되고 김춘추는 억류되었다. 간신히 탈출한 김춘추는 당나라로 달려가 충성을 맹세하고 당군을 끌어들여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켰다. 역사에 가정이 부질없다지만, 만약 김춘추와연개소문의 협상이 잘 진척되어 양국 또는 삼국간의 평화공존이 이루어졌다면 당나라의 백제·고구려 침공은 어려웠을 것이고, 그랬다면 고구려의 광대한 영토와 백제의 우미한 예술문화는 오롯이 한민족의 역사로 이어졌을 것이다. 7세기의 두 영웅, 김춘추와 연개소문의 소아병적인 아집과 독선, 사대주의와 적개심으로 대륙을 빼앗기고 쪼그라진 반도국가로 전락하는 비극의 단초가 되었다. 역사에 우연은 몰라도 기적은 없다. 기회가 있을 뿐이다. 기회를 포착하고선용하는 것은 당대 지도자의 역할이요 국민의 몫이다. 주어진 기회를 선용하지 못하면 역사의 보복을 받는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치고 골육싸움과 공리공담으로 민족의 기상과 역량을 소진시켰던가. 김대중대통령과 김정일국방위원장의 평양회담은 한민족 현대사는 물론 동북아 질서를 바꾸게 될 일대 ‘사변’이다. 전쟁과 증오와 적개심으로 가득찬민족 성원간의 해원상생(解寃相生)의 씻김굿이요 평화헌장이며 통일의 장전이다. 아무리 냉전논리와 분단의식에 젖은 사람일지라도 정상회담의 성과와 평양에서 보여준 화해의 모습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전쟁포기, 민족자주,이산가족 상봉, 통일방법 접근, 교류협력 등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내부개혁과 역량결집이 시급하다. ‘로마제국흥망사’를 쓴 E.기번은 “개혁은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지외부에서 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실천하고 한반도의 새질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내정개혁과 국민화합을 도모하는 내부정비가 서둘러져야 한다. 그동안 대통령의 관심이 정상회담에 집중되면서 경제문제 등 내정에 이완현상이 나타나고 개혁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가 햇볕정책, IMF극복, 성공적인 4강외교 등 평가받을만한 일을 하고도 총선결과에서 보듯이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한 것은 이들 성과를 뒷받침하는 내정의 취약성때문이다. 특히 옷사건과 언론문건사건등 집권층 일부 인사들의 절제되지 못한 언행으로 인해 민심의 이반현상을 가져왔다. 여기에는 물론 개혁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정치세력과 보수언론의 발목잡기도 책임이 따르지만 ‘원인제공’은 집권층의 몫이다. 민주화와 DJ집권에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무임승차’한고위직들이 문제다. 국난극복과 개혁에 열과 성을 다한 사람도 없지 않지만,개중에는 임명권자 눈치보기, 제사람 심기, 보신주의자도 적지 않다. 이들은 개혁보다 현상유지, 자기희생보다 살아남기에 더 ‘능력’을 발휘한다. 이들 때문에 정권교체를 신앙처럼 기대했던 국민에게는 배신감이요,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이다. 개혁이 시급한 분야가 산적해 있다. 무역적자로 경제기조가 흔들리고 당장의 ‘의료대란’, 심화되는 빈부격차와 지역주의는 통일시대를 맞는 우리 정체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게 된다. 사회지도층의 비리는 국민에게 허탈감과 배신감을 안겨준다. DJ정부에 참여한 고위직들은 ‘명리(名利)’를 탐해선 안된다. 명리라는 말이 붙어다니지만 명(名)과 이(利)가 붙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공직은 명을 지키는자리이지 이를 탐하는 곳은 아니다. 대통령은 명리만을 추구하는 고위 공직자들을 퇴진시키고 개혁인사를 중용하여 남북화해시대 ‘새질서’의 기회를활용해야 할것이다. 언론·지식인들도 통일국가 건설을 위한 ‘남북대화’에 건전한 비판이 아닌 사사건건 딴죽걸기나 어깃장으로 하늘이 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겠다. 김삼웅 주필
  • 의약분업 갈등 벼랑으로 가나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의약분업 갈등이 시행 10여일을 앞둔 시점까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의료계는 정부가 18일 긴급대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대로 20일부터 집단폐업을 강행할 태세다. 이에 따라 막판 극적인 반전이 없는 한 사상초유의 진료공백 사태로 병원이용자들은 전례없는 고통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대한의사협회 사이에 지난 9일부터 시작된 협상이 결렬되면서 의료계의 집단폐업으로 인한 의료대란은 기정사실화돼 있었다. 의료계는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의약품 재분류 ▲약사법 개정 ▲처방료·조제료 현실화 ▲약화사고 책임소재 명문화 ▲지역의료보험 재정 50% 국고지원 ▲약사의 임의조제 근절 ▲시범사업 실시 ▲수가계약제와 심사평가원 독립 ▲의료전달체계 확립 ▲복지부장관 문책 등 10개항을 요구해왔다.의료계가 지칭한 의약분업 전제조건들이다. 정부는 그러나 3∼6개월의 의약분업 시행결과를 토대로 임의조제,대체조제,약화사고 책임문제,의약품 분류 등 핵심쟁점에 대해 재검토할 수 있다는‘선의약분업-후대책강구’라는 수순을 제시했다.또 의료계의 요구사항 중 적잖은 내용이 이미 의약분업 대책에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의 무리한 요구는 의약분업 시행을 저지하기 위한 ‘전술’이라는게정부의 판단인 것 같다. 특히 핵심쟁점인 수가인상 문제의 경우 의협이 현재 수가보다 5배 이상의인상을 요구해 접점을 찾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지만 전혀 타협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무총리 산하에 ‘보건의료발전 특별위원회’를 설치,제도적인 개선책을모색하는 한편 일반병원에 대해 교육기관에 준하는 금융 및 세제지원을 하는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의료계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20일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집단폐업 사태가 어느 정도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려우나 초기 2∼3일이 고비가 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관측이다. 건강연대,경실련,참여연대,YMCA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의료계의 폐업투쟁에맞서 광범위한 국민행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한 대목과 국민 여론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상덕기자 youni@
  • 北 ‘남북회담’ 과거 두차례 연기

    남북한간의 회담이 일방적으로 연기된 사례는 과거 두차례 있었다. 우선 남북기본합의서를 만들어낸 남북 고위급 4차회담이 두달간 연기되는우여곡절을 겪었다.당초 91년 8월 27일부터 열릴 예정이었으나 북측이 남측지역에서 생겨난 콜레라를 이유로 회담 연기를 통보해 온 것이다.이에 따라양측은 6월에 판문점에서 접촉을 갖고 회담일정을 그해 10월 22일부터 개최키로 조정했다. 당시 북한은 남측에서 생긴 콜레라가 전염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북한을 둘러싼 사회주의권의 판도 변화가 근본요인으로 지적됐다.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이 실각하고 보수파들이 전권을 장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소련의 사태추이를 좀더 지켜본 뒤 남북대화에 임하는 자세를정리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당시 분석이었다. 결국 고위급회담은 한 차례 연기 끝에 남북 기본합의서를 만들어 냈다. 또 한 사례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남북 차관급회담이다.당시 북측은 회담전에 전달하기로 했던 비료가 모두 도착하지 않았다며 회담을하루 늦췄고 이튿날열린 회담은 성과없이 끝났다. 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은 “과거 남북회담이 결렬된 것은 의제 때문이었지만 이번에는 북측의 독자적인 회담 준비 때문”이라며 과거의 회담 연기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롯데호텔 노조 오늘부터 파업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의 프레스센터와 종합상황실이 설치되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의 노동조합이 9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행사 진행에 차질이 우려된다.롯데호텔 노조는 8일 단체협상이 결렬돼 파업 찬반투표를 한 결과 조합원의 95.9%가 9일 0시부터 무기한 파업을 벌이는데 찬성했다고 밝혔다. 김경운기자 kkwoon@
  • [사설] 우려되는 한·중 무역마찰

    중국산 마늘 긴급 수입제한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산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중단 조치를 내려 한·중간에 수교 이후 최대의 무역마찰이 일고 있다.더구나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은 중국에 대한 우리 수출의주종품목이라 충격이 더욱 크다. 값싼 중국산 농수산물 수입 급증으로 국내 농가와 어민들의 생산기반이 위협받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특히 마늘의 경우 지난 98년부터 수입이 급격히 늘어나 지난해 국내 마늘가격을 3분의 1로 폭락시키는 등 생산농가에 큰 피해를 주었다.정부는 농협의 피해구제 신청을 받아들여그동안 중국측과 실무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되자 지난 1일부터 중국산 마늘에 대해 30%였던 수입관세를 315%로 올리는 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내렸다.특정 상품의 수입급증으로 국내산업에 피해가 심각할 경우 긴급하게 발동하는 수입제한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정에도 허용돼 있으며 당사국간 협상을 통해 적절한 구제책을 마련하는 것이 국제적인 상례다. 우리 정부의 긴급 수입제한 조치에 대해중국이 내린 수입중단 조치는 대상품목이나 강도로 보아 도(度)가 지나친 보복조치라 할 수밖에 없다.일방적인 수입금지 조치는 WTO 규정에서도 명백히 금지하고 있는 사항이다.물론 중국은 아직 WTO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 규정을 지킬 의무는 없지만 WTO 가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데다 세계 주요교역국의 하나로서 국제교역규범을 어기는 것은 중국의 이익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중국측의 입장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없지 않다.92년 수교 이후 한·중 교역은 해마다 급격히 늘어 연간 200억달러 수준을 넘어섰고 우리측 흑자규모도 48억달러에 이른다.중국이 무역적자를 메우는 유일한 방법은 농수산물 수출을 늘리는 것밖에 없는데 마늘에 대한 수입제한 조치는 그 길마저 막는다는 주장이다.지난해 중국산 마늘 수입은 898만달러였는데 비해 우리나라의휴대전화 수출은 4,140만달러,폴리에틸렌 수출은 4억7,130만달러에 이르렀다.수입중단이 우리 업계와 수출에 미치는 타격이 크지 않을 수 없다. 중국의 수입중단 조치로 당장 타격과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쪽이다.중국 조치의 부당성을 따질 여유조차 없을 정도다.WTO의 중재를 받을 수도 없다.중국에 수입중단 조치의 잘못을 지적하고 즉각적인 철회를 강력히 요구해야 할 것이다.중국측도 국제교역 규범에 어긋나는 부당한 보복조치는 마땅히 철회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양자협상을 통해 중국측이 마늘 수출을 자율규제하고 우리측은 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완화하는 선에서 무역분쟁을 하루빨리 수습하는 것이 두 나라 교역관계의 발전적인 앞날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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