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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치권은 말을 아끼라

    여야 영수회담이 파열음만 남기고 결렬된 뒤 여야가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국민들은 정치권이 정면충돌을 해서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불안하기 그지없다. 여야가 격돌하는 소용돌이 속에서 4대부문 구조조정이나 경제회복이 과연 제대로 될 것인지 의심이 가기 때문이다. 당초 이번 영수회담이 결렬된 주요 쟁점은 민주당 세 의원의 ‘당적이적(移籍)’과 1996년 안기부 총선자금이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안기부 총선자금 문제가 ‘이적 시비’를 압도하고 있는 형국이다.민주당은 15대 총선때 안기부 예산 1,157억원이 신한국당 선거자금으로지원된 사실을 당시 당 중앙선대위의장이던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몰랐을 턱이 없다고 주장하고,1997년 대선 때도 안기부 자금이 이회창후보 진영에 흘러 들어갔을 개연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1997년 대선자금 유입의혹까지 제기하는 것은 ‘이회창 죽이기’ 라며 DJ비자금에 대해 공동조사를 하자고 맞받아치고있다.검찰이 김기섭(金己燮) 전 안기부차장을 구속하고 15대 총선 당시 신한국당사무총장 겸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강삼재(姜三載)의원을 소환한 것에 대해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측은 ‘YS 목에 칼을 들이대는 것’이라며 강력대응을 다짐하고 있다.자민련도 빠질 세라,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이회창총재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신호로 한나라당이 ‘사사건건 국정의 발목을 잡는 망국적인 정당’이라며 공격하고 있다.정치권이 서로 상대방을 헐뜯고 있는데 정치가 안정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정치권은 현 사태를 냉철하게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먼저민주당 세 의원의 이적 시비다.자민련 원내교섭단체 등록문제는 강창희(姜昌熙)부총재의 반발로 공중에 뜬 상태다.일단 자민련 내부에서해결할 일이다.다음은 안기부 선거자금 문제다.국가안보를 위해 써야할 예산을 집권당의 선거자금으로 지원한 것은 엄연한 범법행위다.국가기강을 확립한다는 차원에서, 그리고 정치권력이 정보기관 예산을‘통치자금’으로 써먹고 싶은 유혹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도이 사건의 진상은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수사결과에 따라 범죄행위에관련된 사람은 엄정하게 단죄해야 하는 게 원칙이다. 그러나 정치는 현실이다.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이회창총재나 YS를겨냥한 ‘표적 수사’라는 주장도 있는 점을 고려해 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정치안정을 통한 경제회복이 초미의 급선무이기 때문이다.상황이 이렇다면 정치권은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극력 자제하고 냉정하게 사태를 수습하기 바란다.
  • 한미·하나銀 합병 사실상 결렬

    한미·하나은행의 합병이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한미은행 관계자는 7일 “한미·하나은행의 합병 문제를 한 달 넘게 검토해봤으나 긍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비용을 들여 합병을 적극 검토해봤으나 경제적인 측면을 포함,서로 손해만 있고 혜택이 없는 합병으로 결론났다”고 밝혀 사실상 합병 결렬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 11월초 두 은행의 합병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 한미은행의 주가가 계속 떨어져 칼라일측이 막대한 손해를 봤다”면서 “합병 발표가 있으면 은행의 주가가 올라야 성공한 합병으로보는데 한미·하나의 경우는 그렇지 못해 칼라일측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은행은 지난 6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김병주(金秉奏)칼라일그룹 아시아지역 회장,티모시 라이안 주니어 JP모건 매니징 디렉터,피터 제이 클레어 칼라일 매니징 디렉터 등 새 대주주인 칼라일컨소시엄측 인사 6명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다고 밝혔다.다음달 임기가만료되는 박석원(朴錫遠)·신광철(申光澈) 부행장중 박 부행장은 재선임됐으며 신 부행장의 후임에는 정경득(鄭庚得) 경영지원본부장이선임됐다. 안미현 주현진기자 hyun@
  • 정치권은 지금 ‘毒舌 공화국’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영수회담의 결과를 놓고 구체적사실을 왜곡 호도하는 작태와 오만불손한 태도를 보였다(민주당 金榮煥대변인)”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가 안기부자금 사건과 이총재를 관련짓는 것은 한마디로 가당치 않은 헛소리다(한나라당 張光根 수석부대변인)” 지난 4일 여야 영수회담이 결렬로 끝난 뒤 정국이 경색되면서 여야가 상대방 총재나 대표를 가리지 않고 낯뜨거운 비난을 퍼붓고 있다. 당의 공식 성명이나 논평 등에서조차 원색적 저질 발언을 서슴지 않아 정치도의를 넘어섰다는 지적과 함께 ‘정치혐오증’을 부추긴다는비판이 일고 있다. 민주당 이명식(李明植)부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이총재가 영수회담에서 보인 태도는 안하무인의 무례와 오만으로 점철돼 있다”고일갈했다.이에 맞서 한나라당 김정훈(金正薰)부대변인은 7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처칠과 자신을 비유하다니 목불인견(目不認見)이며 가관”이라고 쏘아붙였다. 존칭은 안중에도 없다.한나라당 장수석대변인은 6일 JP를 지목,“정치를 이총재보다 더 잘 안다는 자(者)가 정치를 이 꼴로 만들었는가”라고 비난했다.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은 7일 “대통령은거짓말 선수”라는 극언도 불사했다. 가끔 곁들이는 비유도 형편없다.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7일 DJP공조를 수나귀와 암말 사이에서 태어난 노새에 비유,“덩치는크지만 생식능력이 없다”고 말했다.민주당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은 안기부자금 사건을 거론하며,“장물을 넘겨준 사람도 있고,분배받았다는 사람도 줄을 서 있는데 장물아비 혼자만 그런 일 없었다고 우기고 있다”는 논평을 냈다. 김상연 이지운기자 carlos@
  • 안기부자금 총선유입 공방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와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 부총재의말을 통해 안기부자금 총선 유입 공방의 추이를 살펴본다. ◆민주당= 김중권 대표는 5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연루가능성을 제기해 한나라당의 즉각적 반발을 샀다.영수회담의 사실상결렬로 혼미에 빠진 정국에 또 다른 뇌관을 제공한 셈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안기부자금을 받은 사람들의리스트가 존재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며 “액수가 큰데,당시 선거대책위 의장을 맡았던 이 총재가 몰랐다고 말하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그러면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발언들이 문제가 되자 즉각 대변인실을 통해 “당시 이총재가 선대위 의장으로 있었던 만큼 상식선에서 밑에서 보고했으면알 수 있고,보고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며 리스트는 말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는 야당 탄압을 위한 편파수사라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대해“민주당 의원 3인의 이적파문을 물타기 위한 수사라는 지적이 있으나,이사건은 검찰이 오래 전부터 수사해 온 것이며 일부 언론이 검찰의 보도자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개한 것”이라며 “정치권움직임과는 별개의 사안이고 우연히 터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나라당=강삼재 부총재는 5일 “15대 총선 당시 안기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강 부총재는 ‘안기부의신한국당 총선자금 지원’ 의혹이 갈수록 불거지자 측근을 통해 이같은 태도를 밝혔다.강 부총재는 96년 4·11총선 때 신한국당 사무총장 겸 선대본부장으로서 자금과 조직을 총괄 관리했었다. 그는 “총선을 앞두고 당 자금 일부를 경남종금에 예치한 적은 있지만 안기부자금은 아니었다”면서 “특히 신한국당 중앙선대위 의장이었던 이회창 총재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해명했다.또 “자금과 조직은 선대본부장인 내가 책임졌었다”고 덧붙였다. 강 부총재는 95년 12월과 96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100억원씩 경남종금에 예치한 200억원은 “당 후원금,기탁금 등으로 조성된 자금의일부로서 총선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그는 아직 출두통지를 받지 않았지만 검찰이 소환한다면 당당하게 응해 사실을 밝힐 것이라는 뜻도 피력했다.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정계개편과 개헌을 관철하기 위해 야권을 분열시키려는 책략이며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춘규 박찬구기자 taein@
  • 길섶에서/ ‘죽은 놈은 나다’

    여야 영수회담의 결렬로 소한(小寒) 한파가 더욱 춥다.불투명한 정국은 끝이 안 보인다.남북한관계도 남쪽의 경제난국으로 속도조절이불가피할 것 같다.분단의 얼음벽이 아직도 깨지지 않은 가운데 남남갈등도 만만찮다.남이야 어찌됐든 나만 잘 되면 된다는 집단 이기주의도 주변에 똬리를 틀고 있다.1957년에 펴낸 안장현의 첫 시집,‘어안도(魚眼圖)’가운데 ‘6·25의 폐허’를 단 3행으로 농축한 ‘전쟁’이라는 매우 짧은 시가 있다. “겨누는 것은 분명히 적이라는데 적이 아니라 나다/ 포탄은 터져날아 갔는데 적의 심장을 뚫었다는데/ 죽은 놈도 자빠진 놈도 그것은나다” 계간지 ‘한글문학’을 40여년간 고집스럽게 펴내온 안장현은 올해73세로 부산대 국문과 교수를 역임했다.그는 시를 쓸 때면 온몸이 긴장되고 끙끙댄다고 술회한다. 여든 야든,남이든 북이든 ‘주적(主敵)’을 헐뜯고 때리고 거꾸러뜨리려고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거꾸러진 것은 주적이 아니라 바로나였다는 사실을 이 시는 깨우쳐 주고 있다. 이경형 수석논설위원
  • 金대통령 현안해법

    사실상 결렬된 영수회담,교섭단체 구성을 둘러싼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대립,안기부 총선자금 수사와 관련한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측의 반발로 정국이 뒤엉키면서 ‘혼미의 늪’ 속으로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 특히 자민련을 포함한 범 여권과 한나라당,YS 진영간의 대치전선이형성되면서 정국 향배를 가늠할 불똥이 어디로 튈지 예측불허의 형국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金大中(김대중) 대통령이 왜 예상을 뒤엎고 영수회담을 무위(無爲)로 끝냈는지와 앞으로 걸 강공 드라이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당직자 초청 만찬에서도 김 대통령은 전날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전달한 강경발언 기조를 그대로유지하면서 자민련과의 공조를 거듭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정치는 형제간에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현실정치를 적시한 뒤 “우리당 의원 3명을 보낸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중대한 죄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이적(移籍)의 불가피성을 설명한 셈이다. 안기부의 총선자금 수사에 대해서도 ‘법대로’ 처리하겠다는 뜻을분명히 했다.“(지난 해 10월쯤) 이 문제가 나왔을 당시 신중하게 하라고 당부했다”면서 “정말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간첩을 잡으라는 안기부 예산 1,100억원을 쓴 확증이 나왔을 때 대통령으로서 법을 지켜야 된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그러면서 “이런 일을 용납하면 어떻게 법치(法治)가 이뤄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대통령은 우선 복원된 ‘DJP’ 공조를 통해 정치안정을 꾀한다는 전략이다.오는 8일 김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의만남은 공동정부를 구성할 때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유종의 미’를 거둘 것을 다짐하는 자리가 될 것 같다. 김 대통령은 김 명예총재가 이날 사실상 ‘DJP 공조복원’을 선언한 것과 관련,“김 명예총재께서 오늘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을 환영하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화답(和答)했다. 한편 청와대측은 공동정부의 달라진 모습과 국정을 소상히 알리기위해 ‘국민과의 TV대화’를 갖는 등 대(對)국민 접촉을 강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풍연 이종락기자 poongynn@
  • [사설] 영수회담과 민생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의 4일 여야 영수회담은 주요 현안에 대한 현격한 인식차이를 확인함으로써 사실상 결렬됐다.김대통령과 이총재는 민주당 의원 3명의 자민련에로의 당적이동,안기부 자금 총선 유입 문제에서부터 현 시국에 대한 시각과 해법에 이르기까지 견해를 크게 달리했다. 영수회담이 이같이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함으로써 향후 정국은마주보고 달리는 두 기관차처럼 대단히 우려스럽고 불투명하게 되었다.여권은 여권대로 ‘강한 정부·여당’를 향해 가겠다는 것이고 야당은 야당대로 대여(對與)투쟁 전열을 정비,공세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추운 겨울 경제난에 허덕이는 일반 국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여야간 최고위 수준의 대화채널인 영수회담에서조차도 경색정국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어디를 쳐다봐야 하는가.‘영수회담 무용론’이 제기되는 것도 이같은 실망감에서 비롯되고 있다. 당면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위로부터의 총론적 타결 방법’인영수회담은 일단 실패했다.그렇다고 여야가 민생을 내팽개친 채 손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아래로부터의 각론적 타결 방법’이라도 시도해야 한다.여야의 그 많은 386세대 의원들은 어디로갔는가.이제 여야의 하위·중간 당직자들이라도 얼굴을 맞대고 작은것부터 공통분모를 찾아나서야 한다.정치권이 차기 대권전략에만 집착한다면 울분에 찬 서민들의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여야 정치권에 간곡히 제언한다.첫째,민주당이나 자민련은 자민련의 교섭단체 구성 여부에 연연하지 말고 금융구조조정 마무리를 비롯한 당면 경제문제를 차근차근 풀어나가기 바란다.한꺼번에 모든 것을다하겠다는 과욕은 금물이다.둘째,한나라당은 원내 제1당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잊지 말고 겨울철 거리투쟁 등 극한적인 정치투쟁 방법은피해야 한다.셋째,모든 정치·정책 현안을 국회로 수렴해야 한다.여야는 주요 현안을 정책별·사안별로 분리하여 절충하고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그래도 안되면 국회 의사 결정 원칙인 표결로 처리하면 된다.여야는 ‘실력저지’에 관한 한 남의얘기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지난해 검찰수뇌부 탄핵안 상정 저지와 국회법 개정안 표결 저지가바로 그것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한다.여야가 비록 주요 정치 현안에 관한 의견 대립의 해소가 당분간 어렵다 하더라도 적어도 남북한문제와 민생문제만큼은 최대의 협력을 유지하기 바란다.남북관계가 국내의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자칫하면 상처받기 쉽게 돼 있어 하는 말이다.어려운 경제가 풀리지 않으면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 전체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李총재… “회담결과 실망”

    영수회담 직후 여의도 당사에 도착한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아주 심각한 표정이었다. 이 총재는 기자들에게 상기된 표정으로 15분간 회담 내용을 설명하면서 “실망했다”“매우 슬프다”“슬프고 안타깝다”“불행스럽고슬프다”는 등의 표현을 거듭하는 등 회담결과에 실망스런 심사를 감추지 않았다. 이 총재는 발언 서두에 단도직입적으로 “결론적으로 실망했다”며“대통령의 현실인식이 제대로 돼 있지 않더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특히 ‘의원 이적’의 원상복구에 관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점을 거론하며 “이제 국민을 보고 정치하겠다”며 대여 강경기조를유지할 의지임을 내비쳤다.또 “대통령이 ‘겨자씨’만한 성의를 보이지 않는 한 신뢰 회복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영수회담 막판에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더이상 할 말이 없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으며,돌아오는 도중권철현(權哲賢)대변인에게 “회담은 결렬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연기자 carlos@
  • 영수회담 異見 못좁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4일 청와대에서 새해 첫 영수회담을 갖고 ‘의원이적’ 파문,안기부 총선자금수사,경제살리기와 정계개편·개헌 문제 등 국정전반에 관해 의견을교환했으나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대통령과 이총재는 이날 회담에서 경제문제와 남북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원칙적으로 인식을 같이했으나 ▲의원이적 ▲‘DJP 공조’▲안기부 총선자금 수사 등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첨예한 시각차를 보여 회담이 사실상 결렬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민주당 의원 3명의 자민련 입당으로 촉발된 여야간 대립이 더욱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배석자 없이 1시간 30분여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김대통령은 이총재가 “총선 민의에 어긋난다”며 이 의원들의 원대회복을 요구한 데대해 “한나라당이 내일(5일)이라도 국회법을 표결로 통과시킨다면자민련으로 간 민주당 의원 3명을 돌려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당적 이동 문제는 법적으로 국회법을 처리하지 않은 야당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안기부 총선자금 수사와 관련,“야당탄압이 아니냐”는 이총재의 문제 제기에 김대통령은 “최근 안기부 돈을 수사하니 분명히신한국당에서 가져다 썼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검찰이 국가안전에 중대한 사건을 수사하는데 어떻게 수사를 중단하라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총재는 또 총리를 포함한 개각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민주당과자민련의 공조복원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오풍연 박찬구기자 poongynn@
  • DJ, 李총재 압박 ‘이례적’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4일 오후 열린 여야 영수회담에서 지금까지와는 달리 대야(對野) 강경자세를 보여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 김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간 영수회담이 7차례나 열렸지만 김 대통령이 이번처럼 각(角)을 세워 이 총재를 몰아붙인 것은 처음이다.이는 “앞으로 야당과의 관계에서 절대로 밀리지 않겠다”는 김 대통령의 의지를 안팎에 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강경 발언은 이미 며칠전부터 예정된 수순을 밟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2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신년인사에 이어 3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원칙을 지키는 ‘강한 정부론’과 함께 ‘정국 안정’을 특히 강조한 것이 그것이다.당시 발언은 일종의 ‘예고편’이었던 셈이다. 이날 영수회담에 앞서 청와대 참모들도 김 대통령의 의중을 갈파하고 그 톤을 낮춰줄 것을 건의했으나,김 대통령은 자신이 알아서 한다며 이를 물리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통령이 이처럼 강하게 나오게 되기까지는 나름대로의 계산이깔려 있는 것 같다. 야당이 국회법은 물론 개혁입법,예산안 처리 등 정국 현안마다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김 대통령의 판단이다.김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도 “야당이 협력 보다는 대통령을 ‘실패’한 대통령으로 만들려고하는데 내가 어떻게 해 보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 총재를 압박했다.정치안정을 위해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되는대목이다. 회담에서는 또 의원 이적(移籍)을 비롯한 정계개편,개헌론,DJP공조,안기부자금 수사 등 정국현안을 두고 양측이 현격한 입장차를 드러냄으로써 정국이 급랭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이 총재도 회담을 마친 뒤“회담이 사실상 결렬됐다”고 말해 정국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현대투신 외자유치 ‘공염불’

    현대투신 외자유치 문제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외자유치가 물 건너갔다는 지적에 대해 “협상 진행중”이라는 정부와 현대투신측의 원론적 입장표명만 되풀이되는 상황이다. ■현대투신 외자유치 경과 현대투신,현대증권,현대투신운용은 지난해 11월 미국 AIG컨소시엄과 1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내용의 합의각서(MOU)를 맺었다. 그러나 AIG가 현대투신이 한남투신을 인수하면서 떠안은 6,000억원규모의 손실처리를 위해 지원받은 증금채 상환기한을 2008년까지 5년간 연장하고 금리도 6.6%에서 3%로 낮춰 줄 것을 정부측에 요청하면서 문제는 꼬이기 시작했다.정부가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매각 물 건너갔나 시장에서는 외자유치가 물 건너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금융당국도 공식적으로는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히고있으나 협상결렬에 대비,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금융당국은 가급적 협상타결을 통해 공적자금 투입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전망 정부는 현대투신의 외자유치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현대투신 주식의 완전감자 뒤 정부와 AIG컨소시엄의 공동출자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뒤 공적자금 투입 ▲대형투신사에 현대투신을 자산·부채계약이전(P&A)방식으로 통합하는 방안 등 여러가지 비상대책을논의 중이다. 그러나 현대투신의 외자유치 실패는 자본시장에 적지않은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SOFA 관련 주요 일지

    ■1950.7.12 6·25 참전 미군 지위와 권한보호에 관한 대전협정 조인■1966.7.9 한·미주둔군 지위협정(SOFA) 체결■1967.2.9 SOFA 발효 및 대전협정 폐기■1991.1.4 SOFA 1차 개정.형사재판권 자동포기조항 삭제 등■1992.10.28 마이클 이병,윤금이씨 살해■1995.11∼1996.9 7차례의 협상.한국의 미군피의자 조기 신병인도주장에 대해 미국의 대질신문권 인정 등 인권보호장치 요구로 결렬■2000.2.19 매카시 상병,이태원 여종업원 살해.재판도중 도주.SOFA 문제점 노출■5.8 매향리 사건 발생. ■7.13 미군 독극물 무단 방류사건.SOFA내 환경조항 삽입 필요성 대두■8.2∼3 SOFA 8차개정협상(서울).‘외국 수준 개정’ 합의■10.17∼18 9차 협상(워싱턴)■11.29∼12.11 10차 협상(서울)■12.28 SOFA 개정협상 타결
  • 노사정 밤샘 극비협상

    주택·국민은행 파업 타결을 위해 노사정위원회가 26일 극비리에 비공식 회동을 가진 사실이 확인됐다. 이근영(李瑾榮)금융감독위원장,장영철(張永喆)노사정위원장,김상훈(金商勳)국민·김정태(金正泰)주택 은행장,이남순(李南淳)한국노총위원장 등은 지난 25일 저녁부터 26일 새벽까지 10여시간에 걸쳐 서울여의도 노사정위원회 사무실과 시내 호텔을 옮겨가며 릴레이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성과없이 결렬됐다고 노사정위원회의 관계자가 26일밝혔다. 장영철 노사정위원장의 주선으로 이뤄진 이날 협상에는 수배중인 이경수(李京秀)국민·김철홍(金鐵弘)주택 노조위원장과 금융산업노조이용득(李龍得)위원장도 26일 새벽 2시부터 5시까지 참여했다고 이관계자는 전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측은 ‘합병선언 백지화’와 ‘은행장 퇴진’을 파업 철회 조건으로 제시했으나 은행장들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 결국 협상은 무산됐다.한 참석자는 “노사간에 더이상 주고 받을게 없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보다 못한 이남순 위원장이 ‘은행장 퇴진’만을 파업철회 조건으로타협하자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노사 양측 모두에게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용득·김철홍·이경수 위원장은 “만난 사실이전혀 없다”며 극비회동 자체를 부인했다. 반면 양행장은 “모두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아니고 각자 노조위원장을 따로따로 만났다”고회동사실을 시인한 뒤 “합병백지화와 행장퇴진을 요구받았지만 이제와서 없던 일로 할 것이었다면 애당초 선언을 하지 않았으며, 합병한은행장이 퇴진한다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기 때문에 거부했다”고 밝혔다. 주현진기자
  • “SOFA 獨·日보다 낫게 개정”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협상이 미국 클린턴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새해 1월20일 이전에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간에 쟁점사항이었던 형사재판관할권 및 환경분야에서우리 정부측의 요구가 대폭 수용된 쪽으로 협상의 가닥이 잡혀가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24일 “지금까지 진행된 SOFA 개정 협상이 우리측이 만족할 만큼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조만간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개최된 SOFA 개정협상은 국민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잘 이뤄졌다”면서 “한·미 양측은 형사재판관할권 문제 뿐만 아니라 협상 진척이 무척 더디었던 환경분야에서도 의견 접근이 이뤄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미국측은 한국 SOFA가 독일이나 일본보다 더 나은 쪽으로 개정될 수 있도록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르면 클린턴 미국 대통령 임기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은 새해 초 6개분야 전문가회의 및 본회의 등을 잇따라 열어 쟁점 사항을 조정하게 된다.정부 관계자가 밝힌 지금까지의 진전사항에 따르면 형사재판관할권의 경우 미군 피의자의 기소 때 신병 인도를 포함,법정형량 3년 이하의 범죄에 대해서도 한국이 재판관할권을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 환경분야에서도 독일 SOFA가 미군의 보건과 위생에 대한 의무와독일환경법규의 준수를 포함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한·미 SOFA 개정에서도 ‘미군의 국내법 준수’ 내용 등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환경분야 개정에서 미군이 국내법을 따르게 되면 지난번 발생한 미군 용산기지의 포름알데히드 방류사건 등이 재발할 경우,한국 국내법에 의한 규제 및 제재를 받게 된다. 한편 한국과 미국은 지난 96년 9월 미국의 일방적인 결렬 통보로 중단됐던 SOFA 개정 협상을 지난 8월 2·3일 서울에서 재개했고,지난 10월 17·18일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가졌다.이어 지난 1일부터 11일까지 다시 서울에서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홍원상기자 wshong@
  • 주인없는 빅딜… 시장선 “글쎄요”

    재계의 2000년은 빅딜의 후속 처리 속에 대우·현대사태를 수습하느라 정신없이 보낸 한해다.벤처위기론도 한몫했다.한편으론 IMT-2000,위성방송사업자 선정 등 굵직한 사업의 향배가 결정됐다. 이른바 빅딜로 불렸던 사업구조조정.국민의 정부가 지난 2년간 추진해 온 7개 업종의 빅딜은 대체로 마무리됐다.그러나 철도차량과 항공기 통합법인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중복투자 해소와 경쟁력 강화라는 당초 빅딜의 정책목표가 달성됐는 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많다. ■철차·항공기 진통 계속 산업자원부는 ‘빅딜 1호’인 한국철도차량 통합법인에 대해 기존 주주사(현대·대우·한진)의 증자와 채권단의 채권·채무 이관조정을 연내에 마치고 산업은행의 대우지분(40%)을 팔기로 했다. 주주 3사간 지분매각시 우선 인수협약이 체결된 상태이므로 산은의대우중공업 지분은 현대모비스와 한진중공업에 매각이 추진된다. 재무구조가 나은 현대가 한국철차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당사자인 현대모비스측은 “철차의 지분 인수문제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힌다. 항공기 통합법인은 주주사 증자, 구조조정과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금융지원 방안이 확정됐다.아울러 삼성·대우·현대의 공동출자로 출범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삼성에 넘기는 방안을 삼성측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사업부문을 반강제로 떼어갈 때는 언제고,정부가 연말 구조조정 완수라는 시한에 쫓겨 가치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통합법인을 떠넘기려 한다”고 반발했다. ■반도체 등은 현대가 LG반도체를 인수했지만 애물단지가 돼버렸다.LG 역시 반도체 부문을 떼어내는 아픔을 겪어야 했지만 반도체 가격폭락으로 현대가 오히려 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현대전자 유동성 위기의 주범도 다름아닌 ‘반도체 가격하락’이다. 반면 한화석유화학과 대림산업의 나프타분해공장 통합은 정부 입김이개입되지 않은 ‘자율빅딜’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자체 평가결과는 ‘A’학점,그러나… 산자부는 7개 업종의 빅딜이‘성공적’이라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과잉·중복투자가 개선되고 핵심역량 강화를 통해전문화 기반이 마련됐다고 분석한다. 지난 2년간 사업구조조정 추진결과 3조 2,000억원(총 자산의 15.1%)의 자산감축이 이뤄졌고 중복자산 매각·외자유치를 통해 7조9,000억원(총 부채의 25.8%)의 부채감축이 이뤄졌다고 한다.인력은 2,610명이 줄었다. 그러나 ‘주인없는 빅딜’에 따른 댓가는 혹독하다.채권·채무를 둘러싼 주주간 갈등으로 기업구조조정이 지연되면서 생산성이 떨어지고노사불안이 가중돼 대외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한국철차만해도 기존 3사의 노조가 그대로 존속된 상태에서 사측과 협상을 벌이다 협상결렬로 70여일째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지만 노사문제,자산·부채이관 등 구조조정에 따른 복잡한 문제들이 신속하게 정리되도록 정부가 보다 강력한 의지를 갖고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공적자금 투입서 증발까지/ 實査없이 혈세8조 ‘마구 퍼붓기’

    증발된 8조3,000억원의 공적자금은 과연 얼마나 되는 돈일까.매달 100만원씩 저금해 69만년이 걸려야 모을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그 돈을 고스란히 날린 셈이다.어디서부터 어떻게 단추가 잘못 꿰어졌는지,공적자금 투입과정에서부터 증발과정을 살펴본다. ◆투입과정 합병이 추진되던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에 98년 9월 출자형식으로 공적자금 3조2,600억원이 투입됐다.정부 관계자는 “두 은행의 총자산을 합해 100조원을 넘는 대형은행이 탄생하면 조기 정상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99년말 이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10% 이상 유지 등이 공적자금 투입의 조건이었다. 금감위는 99년 5월부터 올해까지 3개월 단위로 경영정상화 계획이행 실적을 점검해 왔다고 밝히고 있지만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이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 근로자 은행인 평화은행 2,200억원 출자에는 특혜시비가 제기되고있다.평화은행은 98년 6월 공적자금 지원대상에서 제외됐으나 99년 4월에는 투입 대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서울은행에는 98년1월 제일은행과 함께 1조5,000억원이 투입됐고 해외매각을 위해 99년 9월 기존투입분을 모두 소각하고 3조3,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총 4조8,000억원이 투입된 셈이다.서울은행은 99년2월부터 영국계 은행인 HSBC와의 매각협상이 진행됐으나 6개월만에결렬됐다. ◆증발과정 부실기업들이 상당액을 집어삼켰다.한빛·서울은행 등은우방 동아건설 대우차 등 5개 기업에 2조원을 쏟아부었다.그러나 이들 기업이 줄줄이 부도나면서 고스란히 날렸다.추가지원과 충당금 추가적립이라는 악순환의 게임을 계속해온 것이다. 한빛은행의 여신담당 임원은 “1차로 3조3,000억원의 공적자금을 받았지만 대우에만 들어간 돈이 4조원”이라고 항변했다.지난해 발생한 2조4,000억원의 영업이익도 고합·갑을·신동방 등의 채무재조정에들어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동아건설·우방 등의 잇따른 부도는 은행들이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에 끊임없이 돈을 쏟아부었음을 말해준다.물론 이에 대해서는 은행들도 할 말이 많다.모 은행의 중역은 “대우사태가 터진 이후로 거의 날마다금감위 관계자들이 문제기업을 계속 지원하라고 닥달했다”고 성토했다. 평화은행도 박종대(朴鍾大) 초대 행장때 대우에 1조원을 지원한 것이 오늘날의 ‘업보’가 됐다.공적자금 2,200억원을 종자돈 삼아 대우 부실여신을 4,000억원으로까지 줄였다. 하지만 ‘외압’만을 문제삼을 수는 없다는 게 은행 내부의 지적이다.평화은행 관계자는 “근래에 와서야 은행이 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지,과거에는 ‘예스맨’이나 다름없었다”고 실토했다.부실기업에대한 치밀한 실사나 감독없이 공적자금을 ‘인심좋게’ 퍼주었으며여기에는 어차피 ‘내 돈’이 아니라는 인식이 바닥에 깔려 있었다는 고백이다. 그런가 하면 한빛은행은 비전문분야인 주식투자로 올해 2,000억∼3,000억원의 손해를 봤다.서울은행은 주거래기업인 동아건설의 고병우(高炳佑) 전회장이 은행돈을 지원받아 정치자금으로 뿌리고 다닌 것조차 몰랐다. 박정현 안미현기자 jhpark@. *‘사라진 공적자금 8조3,000억원' 관리책임 어디까지. 한빛 등 6개 은행의 감자로 ‘사라진 공적자금8조3,000억원’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나.뇌물 수백만원에 형사책임까지 묻는 마당에 막대한 국민혈세가 허비됐음에도 불구하고 공적자금 관리책임을 지고있는 재경부 금감위 등 어느 정부부처에서도 책임지기는커녕 사과표명 한마디 없다. ◆누가 관리했나 98년 이후 지금까지 재경부·금융감독위원회의 장관들과 담당 국장들이 관리자들이다. 이규성(李揆成),강봉균(康奉均),이헌재(李憲宰),진념(陳^^) 등 전·현직 재경부장관과 이헌재(李憲宰),이용근(李容根),이근영(李瑾榮)등 전·현직 금융감독위원장이 거론된다.이들은 내년초로 예정된 국회의 공적자금 국정조사에 증인 등으로 출석,공적자금의 조성과 집행 등 공적자금 관리부실에 대한 책임추궁을 받게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에게는죄송스러우나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서는 완전감자가 불가피하다”고말했다.그러나 중앙부처의 다른 공무원은 “관료들의 정책결정에 대한 잘잘못은 형사적 책임추궁을 받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 판례이나이같은 정책실패 과정에 담당공무원들의 안이한 판단이 개입됐다면단순히 위법한 일을 한 적이 없다며 넘어가기에는 너무 큰 죄악”이라고 꼬집었다. ◆경제관료들의 말바꾸기도 문책 대상 이헌재 전 재경부장관은 올 상반기에 “공적자금 투입은행의 감자는 없다”며 여러차례 감자가능성을 일축했다.그러나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이같은 발언은 점차 감자가능성에 무게를 주는 쪽으로 바뀌었다.재경부는 지난 10월 국감자료에서 “공적자금 투입시 해당은행의 경영상태와 경영개선 계획에 따라감자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공적자금 투입을 기정사실화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매체비평] SOFA 개정협상 보도

    지난 11월 29일부터 시작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협상이 지난 7일 결렬되었다.한미양국은 형사재판관할권과 환경 등 핵심분야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회의조차 열지 못하고 협상시한을 넘기고 말았다.물론 양국 정부가 재협상에 대한 여지를 남겨놓고 있긴 하지만 사실상 클린턴 임기중 소파 개정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평이다.소파협상의 직접적인 동인이 된 것은 남북회담과 최근 벌어진 노근리-매향리-미군 독극물방류사건 등을 계기로 벌어진 국내의 반미 움직임이다.이는 최강국 미국을 소파협상테이블로 나오도록 만들었다. 지난 8일 우리 언론은 일제히 소파 개정협상 결렬기사를 다뤘다.가장 비중있게 취급한 신문은 단연 한겨레였다.한겨레는 6일자에 ‘소파협상 난항’이라는 제목으로 소파 관련기사를 1면 톱으로 다루었으며,8일자에도 1면 톱기사와 4면 해설기사로 소파협상을 심도있게 보도했다.중앙일보도 관련기사를 1면에 2단기사로 처리한 뒤 4면에 해설기사를 내보냈고,사설 ‘소파개정 물건너가나’를 통해 소파협상 결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전달했다.경향신문과 동아일보도 1면 스트레이트기사로 소파협상 결렬 소식을 전한 뒤 해설기사를 덧붙였다. 메이저 신문 가운데 소파 관련기사를 가장 적게 취급한 신문은 조선일보였다.조선은 2면에 ‘소파 합의 어려울 듯’이라는 2단기사로 보도하는데 그쳤다.소파협상의 의미·결렬배경 같은 심층기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하긴 조선일보의 미국관련 기사가 “문제있다”고 지적받은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노근리·매향리 사태에 대해 조선일보는 ‘사건중심 보도’밖에 하지 않는다는 지적을,미군 독극물 방류사건이 터졌을 때도 미군측 입장을 대변하기에 바빴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조선일보는 지난 9월 28·30일자에 이임하는 미8군 사령관 대니얼 페트로스키와 새로 부임하는 리비어 미 부대사의 인터뷰기사를 실었다.조선일보는 이 인터뷰의 목적을 “6·15공동선언 이후 한반도의 변화에 대한 미국측의 시각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이 기사들을 읽고나면 기사의도가 다른 곳에 있지 않느냐는 의혹을 떨쳐 버리기 힘들다.28일자 인터뷰의 경우 소제목도 ‘반미감정 해소위해 특별 전담반 만들어’ ‘가을추수 돕기 나서 좋은 이웃 노력 계속’ ‘미군,1억달러 투입 지상유류 탱크 이전 등 환경에도 힘쓸 계획’ 등으로 달고 있다.“다정한 이웃으로 여겨온 한국인들이 매향리 사격장에서 시위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생각했나”라는 질문은 독자의 의혹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또 30일자 ‘소파 환경규정 긍정검토,미군 폐유방류 주장은 잘못’ 제하의 인터뷰기사에서는 “환경문제를비롯한 한국정부의 입장을 미국이 굉장히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미국의 입장을 전달했다.그러나 우리 입장을 ‘굉장히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던 미국은 양보하지않았고 소파협상을 결렬시켰다.그렇다고 우리 정부의 주장이 과했던것도 아니다.독일이나 일본수준 혹은 그보다 조금 못미치는 정도의요구를 했을 뿐이었다. 스스로 ‘1등신문’을 자처하고 있는 조선일보는 혹시 전세계 ‘1등국가’인 미국에 대해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것을 ‘1위’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최 민 희 민언련 사무총장
  • 金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BBC·CNN 특별회견

    [오슬로 오풍연특파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직후인 10일 오후(한국시간 11일 새벽) 오슬로 시청에서 미국 CNN과 특별인터뷰를 가졌다.이 인터뷰는 세계 각국에 생중계됐다.김대통령은 지난 9일에는 BBC월드와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마틴 루터 킹 목사,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과 같은 반열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소감은. 큰 영광이다.그 분들만큼 위대하지는 못하지만 인권,민주주의,평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평양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릴 때 소감은. 무엇을 논의할지 합의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우리측에서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북측에서수용하지 않아 준비가 안된 상태여서 걱정이 됐다.김정일 위원장이나올지 전혀 몰랐는데 날 기다리고 있어 놀랐다. ◆어떤 함정이나 배반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 있었다.그러나 만나지 않는 것보다 만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북한은 한 사람이 모든것을 지시하는 체제다.따라서 김 위원장이 내 말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쓰고 갔다.◆김 위원장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나. 우리는 9시간 동안 대화했다. 김 위원장은 상당히 머리가 좋고 남의 말을 들을 줄 안다.김 위원장은 개인적으로 연성적인 태도를 갖고 남한과 미국을 대하고 있다. ◆남한,북한,미국의 정당성,주권 등과 관련된 사안들을 논의하면서김 위원장이 어느 정도 납득했는가.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자고 했다.북한은 적화통일을 생각하지 않고,남한은 흡수통일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남북한간의 좋은 관계만으로는 불충분하기 때문에 미국과 북한간 관계도 중요하다고 했다.경제를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북한에 이를 권고하자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평양에 도착하기 전 갖고 있던 의제에 통일이 있었나. 지금은 통일할 때가 아니다.지금 통일을 한다 해도 경제적으로 북한을 감당하지못한다.경제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50년간 우리는 서로 적대시하고 불신하고 증오했다.그렇게까지 오래가 아니었던 동·서독도 갈등이 심하다.따라서 통일은 때가 아니다.우선 평화공존 및 평화적 교류와 협력이 필요할 때다.20∼30년 걸려도 서로가 안심할 때 통일하자는 의견에 김 위원장도 동의했다. ◆4∼5회 중요한 순간에 대화가 결렬됐다는데 위기가 온 것을 느끼지않았나. 북한의 연방제와 관련해 대화가 막힌 적이 있고,남한이 자주적이지 못하고 미국에 종속돼 있다고 주장할 때 상당히 어려웠다. 이때 ‘알다시피 나는 당신과 직접 협력해 평양에 왔지,미국의 지시를 받고 오지 않았다.따라서 남한은 자주적이다’라고 말하자 상대방도 이해했다. ◆이산가족 상봉 때 어떤 느낌을 가졌나. 눈시울이 뜨거워지고 마음속으로 ‘내가 마침내 문을 열기 시작했다.더 활짝 열리도록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poongynn@
  • 사실상 결렬된 韓·美협상 2건

    ◆SOFA 개정. “높은 벽을 확인했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협상 우리측 참가자의 푸념이다. 양측은 빌 클린턴 미 대통령 임기 내 협상을 끝낸다는 심리적 마지노선을 긋고 지난 1일부터 회담을 끌어왔으나 결국 ‘작품’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협상 마지막날인 7일에는 미국측의 완강한 태도에 부닥쳐 회담이 중단되는 심각한 교착상태에 빠졌다. 워낙 팽팽히 서로의 입장이 맞섰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내년 1월 퇴장을 앞두고 있는 미 협상단과 본국 정부의 약화된 입지도 한몫 한것으로 풀이된다.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북미국장과 프레데릭 스미스 미 국방부아태담당 부차관보를 수석대표로 하는 양측 대표단은 이날 점심만 같이 했을 뿐 회담은 갖지 못했다.형사재판관할권,환경,노무,검역,비세출자금기관 등 핵심 쟁점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측은 현재 형사재판관할권 분야에서 미군의 법적 권리 보장 방안과 재판권 행사 대상 범죄 조문화를,검역에서는 미군용 농산물에 대한 자체 검역을 요구하고 있다.환경 분야에선 ‘미·일공동선언문’과 같은 선언문형식을 고집하고 있다. 협상 분위기는 “협상이 재개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외교부당국자의 말처럼 매우 어둡다. “양국이 협상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이제 협상대표 선에서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끝났다.우리측으로서는 미측 입장을 받아들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당국자의 말로 미뤄,미국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없이는 교착상태의 협상을 풀어나가는 실마리를 찾기는 힘들전망이다. 양측은 7일 심야까지 접촉,타결 가능성을 모색했으며 8일 협상 결과와 향후 일정 등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지만 미국의 ‘정치적 결단’없이는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설사 클린턴 퇴임 전 한번 더 지금의 양측 대표단이 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하더라도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홍원상기자 wshong@. ◆노근리사건. 7일 노근리 사건의 성격과 책임 규명을 위한 한국과 미국의 막바지조율에서 양측 조사단의 최대 쟁점은 사격의 고의성 여부였다. 미측은 이날 전쟁 초기 북한이피란민 대열에 게릴라 투입 전술을사용하는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발포명령을 내렸다는 주장을 폈다.당초 미군의 발포명령자체를 부인하던 데서 다소 진전된 모습이다.그러나 피란민 강제인솔·피격·살상,전투기 폭격·기관총 사격,쌍굴·수로에서의 사흘간 무차별 사격은 완강히 부인했다. 50년전 사건의 고의성여부를 증명하는 작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 문제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는 한 진상규명은 어려워진다. 선(先)진상규명,후(後)명예회복·사후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우리측의처리방향과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미국법에 의한 학살자처벌도 기대하기 어렵다.박찬운 변호사는 “책임자 처벌,피해보상은 미국정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거하거나 한·미가 특별법을 제정하는 방법으로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측은 이날 일정 부분 진전을 봤다고 했으나 사격의 고의성 여부와 같은 핵심쟁점까지 합의한 것은 아니어서 추후 협상에서 난항이예상된다. 노주석기자 joo@
  • SOFA·노근리협상 사실상 결렬

    한국과 미국의 주요 현안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과 노근리대책 협상이 사실상 결렬됨으로써 미측의 현안 해결 의지가 지나치게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이에 따라 관련 시민단체를 중심으로반미 감정 확산도 우려된다. 양국은 두 현안을 빌 클린턴 미 대통령 임기(내년 1월20일) 전에 타결짓는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으나 시간이 촉박해 실현 가능성은 낮다. 미국에 새 행정부가 들어서고 안정화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 재협상이이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측은 서두르지 말고 가급적 많은실익을 확보하려는 협상 자세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7일 정부 종합청사에서 노근리대책단 회의를 열어 공동발표문 작성과 사후 처리문제를 협의했으나 사건의 고의성,사격 명령의 실재 여부 등 핵심 쟁점에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이틀간의 회의를 마쳤다. 미측은 미군의 민간인 살상을 인정하면서도 미군 지휘부가 발포 명령을 내린 증거가 없는 우발적 사건이라 규정,사과와 보상에 난색을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김병호(金炳浩)국무조정실 총괄조정관은 “상당부분 의견 접근을 이뤘으나 최종 마무리를 위해 추후 협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또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SOFA 개정 마지막날 협상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오후 늦게까지 회의조차 열리지 못하는 등 난항을겪었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형사재판관할권,환경,검역,비세출자금기관(골프장 등) 등 핵심 쟁점 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협상을 벌였으나양측 모두 서로의 입장만 고수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협상 결과를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측은 6일 협상에서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입장 변화가있으면 연락해달라”고 미측에 통보했으나 미측이 아무런 통보를 해오지 않아 협상시한을 하루 더 연장키로 했다.양측은 8일 협상 결과와 향후 일정을 발표한다. 황성기 홍원상기자 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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