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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차 어디로] “현실성 없는 노조요구 수용못해”

    쌍용자동차의 이유일·박영태 공동법정관리인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쌍용차의 회생과 생존을 위해 노조의 현실성 없는 무리한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했다. →노조에 요구하는 사측 최종안 수용 시한은 언제인가. -기한은 없다. 노조 측에서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고 마지막 안을 받아들이겠다고 연락하면 대화할 것이다. →9월15일 회생계획안 제출 이후 절차는 어떻게 되나. -(기한 내) 회생계획안이 제출되지 않아도 한 번 정도는 법원에 연장 신청이 가능하다고 본다. 남은 임직원 4600명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것도 안 되면 청산을 전제로 한 회생계획안을 마련하겠다. →노조에서는 3일 오전 10시까지 사측의 입장 변화를 기다린다고 하는데. -2일 새벽 4시 협상에서 결렬 선언할 때 이미 “(우리는) 사측이 제시한 최종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대화는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경찰 등 공권력 투입 시기가 궁금하다. -공권력 투입 문제는 관리인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부의 몫이라고 본다. 청산을 전제로 한 계획안은 파산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제까지는 고려한 적 없지만 이 사태가 계속된다면 고려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힌다. →청산을 전제로 한 회생계획안이라면 (미국 GM의 경우처럼) 청산 뒤 우량자산만으로 새 법인을 만드는 것이라고 보면 맞나. -인수·합병(M&A)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정리하는 수순이라고 볼 수 있다. 협력업체들이 언급한 쌍용차 파산 뒤 ‘굿쌍용’ 설립 등의 문제는 차후 법원이 결정할 사안이다. →협상 대표로서 소회는. -협상을 타결짓지 못해 죄송하다. 4600명 직원에게도 굉장히 미안하다. 파업 중인 500~600명의 노조원이 4600명 직원과 1700명의 희망퇴직자, 해고자 중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인원, 해고자 중 무급 휴직 신청한 200여명을 자신의 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실망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쌍용차 어디로] 정리해고 → 옥쇄파업 → 협상 결렬

    법정관리 신청과 정리해고, 공장점거 농성으로 이어진 쌍용차 사태가 막판 노사협상 결렬로 파업 73일 만에 다시 안갯속에 빠져들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월9일 쌍용차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철수한 뒤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회사 측은 4월8일 2646명을 감축하는 내용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고, 4월과 5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1670명이 퇴직했다. 노조는 남은 974명이 정리해고 대상자로 분류되자 5월21일 파업에 돌입한 뒤 다음날부터 도장공장 등을 점거한 채 옥쇄파업에 들어갔다. 사측은 31일 직장폐쇄로 맞섰으며, 이어 6월8일에는 정리해고 대상자 974명에 대한 해고를 단행했다.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자 노사정 중재단의 중재로 지난달 25일 노사교섭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사측은 일방적으로 불참했다. 이후 각계로부터 대화를 촉구하는 전방위적인 움직임이 일고 협력업체들이 7월 말까지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법원에 조기 파산을 요청하겠다고 압박하자 노사는 물밑 접촉을 거쳐 30일 전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끝내 4일 만에 결렬됐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쌍용차 어디로] 총고용 보장 vs 40%+α 구제 ‘평행선’

    [쌍용차 어디로] 총고용 보장 vs 40%+α 구제 ‘평행선’

    ■ 노사 막판교섭 결렬 배경·전망 쌍용자동차 노조파업 사태 해결의 마지막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막판 노사교섭이 2일 새벽 허망하게 결렬되고 말았다. 합의에 실패한 노사간 쟁점과 함께 이번 사태가 결국 ‘쌍용차 해체’에 이르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쌍용차 노사는 무엇보다 핵심쟁점이었던 ‘정리해고자 974명’에 대한 구제 방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회사 측은 상당수 인원의 구제에 동의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정리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노조는 대다수 인원의 사실상 고용유지라는 원칙을 양보하지 않았다. 사측은 무급휴직 290명, 영업직 전환 100명 등 정리해고자(974명)의 40%에 이르는 390명에 대해 고용보장안과 분사를 통한 구제안(253명)을 제시했다. 지난 6월26일 밝힌 최종안에 무급휴직 100명, 분사 및 영업직 전환 320명을 내세운 점으로 미뤄 더 진전된 안이다. 하지만 노조는 영업직 희망자와 희망퇴직 신청자를 제외한 600여명에 대해 8개월간 무급휴직 후 유급 순환휴직을 실시해줄 것을 요구했다. 영업직도 전환보다는 파견 형태를 원했다. 사측은 이에 대해 그동안 노조가 줄기차게 주장해온 ‘총고용 보장’과 같은 맥락이라고 판단했다. 사측은 노조 점거농성 이후 총고용 얘기만 나오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왔다. 또 정리해고(희망퇴직) 대상자를 최종안 450명에서 331명으로 줄였지만 노조는 스스로 희망퇴직을 신청한 40여명을 제외하고는 정리해고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점거파업 뒤처리 문제에 관해서도 노사의 감이 달랐다. 노조는 손해배상청구소송 및 파업과 관련된 모든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취하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손해배상청구소송 취하 문제에는 부정적이지 않았으나 외부세력에 대한 민형사 고소와 시위 적극 가담자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였다. 사측의 협상 결렬 선언에 따라 쌍용차 600여개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협동회’가 밝혔던 최후통첩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협동회는 지난 29일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쌍용차를 조기 파산시키고 매각한 뒤 새 법인을 설립하는 조건부 파산 신청서를 이달 5일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에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또 쌍용차 노사를 상대로 100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사측은 법원에 다음달 15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회생계획안에 청산을 전제로 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곧 임직원 4600명이 공장 진입을 시도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경기 평택공장에서 농성 중인 노조원들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쌍용차 어디로] 농성장 단전… 다시 초긴장

    쌍용차 노사협상이 2일 무산되자 경기 평택공장 주변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노조원들이 73일째 농성 중인 평택공장에는 ‘3일간의 평화’가 끝나고 다시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다. ●경찰, 도장공장 상공 정찰 재개 경찰은 이날 오전 헬기로 도장공장 상공에서 정찰을 재개했고 사측도 “협상은 종료됐고 공권력 투입만 남았다.”는 방송을 내보냈다. 특히 사측은 이날 낮 12시10분쯤 도장공장에 대한 전면적인 단전 조치를 하자 노조원들은 “우리를 고사시키려는 것이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사측은 지난달 20일 단수와 가스공급 중단 조치를 하면서도 전력 공급만은 유지해 왔었다. 노조원들은 사측의 강경태도에 대한 울분과 향후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이 교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 노조 간부는 ‘암흑세상으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한치 앞도 예상할 수 없다. 배터리가 다 돼 문자도 여기까지만.’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휴대전화가 끊겼다. 남편이 도장공장에 있다는 김도화(31)씨는 “협상이 타결돼 남편이 물과 음식도 없는 숨막히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끝까지 궁지에 몰아넣는 회사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쌍용차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협동회’ 최병훈 사무총장은 “협상만 타결되면 휴가 중인 협력사 직원들을 모두 불러서라도 쌍용차가 하루빨리 조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었다.”며 “파국만은 막기를 간절히 바랐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사합의 간절히 원했는데…” 평택시민연대 이은우 대표는 “평택시민들은 쌍용차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 등을 고려해 노사합의를 간절히 원했다.”며 “협상 결렬의 책임을 둘러싸고 노사 갈등만 증폭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사정 중재단을 이끌었던 한나라당 원유철 의원은 “여러 정황으로 미뤄 막판 협상이 시간은 다소 걸리더라도 결국 타결될 것으로 확신했는데 무척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경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협상이 결렬된 상황에서 투입됐던 경찰이 그냥 나올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해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이날 단전 조치를 공권력 투입과 연계하는 해석이 적지 않다. 노사 교섭이 결렬되면서 공장을 이탈하는 노조원이 속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간당 5~6명의 노조원들이 농성장을 이탈하고 있어 간단한 조사만 거친 뒤 귀가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김학준 유대근기자 kimhj@seoul.co.kr
  • 쌍용차 협상 결렬… 파산 위기

    쌍용자동차 회생의 마지막 불씨로 기대를 모았던 나흘간의 노사 직접교섭이 끝내 결렬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 사상 초유의 파산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권력 투입과 함께 파업에 가담하지 않은 임직원 4600명의 공장 진입을 예고하고 있어 노조원-임직원 간 재충돌이 예상된다. 2일 쌍용차 사측은 지난 30일부터 나흘째 이어온 노사 간 ‘끝장 대화’의 결렬을 선언한 뒤 “노조의 전향적인 인식 변화가 없으면 더 이상 추가협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노조 측이 “내일(3일)까지 사측의 최종 수정안을 알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기존 입장에서 요지부동이다. 협상 결렬은 핵심 쟁점인 정리해고 대상 노조원 974명의 구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조 측은 사실상 전원 구제에 대한 요구를 굽히지 않은 반면 사측은 무급휴직 290명, 영업직 전환 100명 등 40%선인 390명에 대한 고용보장에서 더 물러설 수 없다고 맞섰다. 사측은 노조원들이 농성 중인 도장공장 안에 음식물 반입과 수도·가스 공급을 중단한 데 이어 이날 전격적으로 전기마저 끊는 조치를 취했다. 73일간 공장에서 버티던 노조원들은 이날 새벽 협상 결렬 이후 농성장 이탈이 이어져 3일 0시20분 현재 87명이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 사태는 협상 결렬로 파산 초읽기에 들어갔다. 늦어도 이달 중순 생산을 재개한 뒤 다음달 15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려던 ‘마지노선 전략’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파업 전 법원은 쌍용차의 존속가치를 청산가치보다 3890억원 많게 평가했으나 이제는 존속가치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생의 발판인 신차 ‘C200’의 생산도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결국 법원이 회생계획안 제출시한 이전에 기업회생절차를 중단하면서 자연스럽게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회사 측도 ‘청산형 회생계획안(기업 해체를 전제로 자산처분 금액을 채권자에게 분배한 뒤 기업을 청산하는 방식)’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법원이 자동차 업계의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해 쌍용차 파산을 ‘본보기’로 삼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쌍용차 ‘협동회 채권단’도 “예고한 대로 오는 5일 서울중앙지법에 조기 파산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법인 청산과 별개로 미국의 GM처럼 ‘굿(Good) 쌍용’ 설립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쌍용차는 규모가 작고 공장과 브랜드도 여러 개가 아니기 때문에 떼어낼 우량자산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굿 쌍용’ 방식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제3자 매각도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라인과 부품 조달, 딜러망이 붕괴된 데다 신차 기술도 상당수 중국에 유출된 마당에 기업이 나서 거액을 투자할 메리트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3시간 협상 3시간 정회… “애간장 탄다”

    3시간 협상 3시간 정회… “애간장 탄다”

    쌍용차 막판 노사협상에서 이틀간 피 말리는 줄다리기가 이어지자 평택공장 안팎은 ‘회의론’과 ‘낙관론’이 순간마다 교차하는 긴박감이 배어났다. ●공장 안팎 회의론보다 낙관론 우세 30일 오전 9시10분에 시작된 노사교섭은 사측이 취재진의 출입을 통제한 채 비공개로 진행해 협상 상황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사측은 교섭 시작 이후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기자들을 찾아 브리핑하고 있지만 대체로 원론적인 입장 외에 구체적인 교섭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공장 바깥 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노조는 브리핑조차 없이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드러냈다. 노사는 3시간 협상하고 3시간 정회하는 특이한 방식으로 교섭을 진행시켜 조기 타결을 기원하는 이해당사자들의 애를 태웠다. 공장 밖에서 노조원 가족과 협력업체 관계자,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평화적 해결을 기대하며 가슴을 졸였다. 이들은 교섭장을 드나드는 사측 간부와 노조 집행부의 표정으로 미뤄 교섭 분위기를 짐작할 뿐이었다. 그러나 노사의 사전 조율로 타결이 빨리 이뤄질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는 달리 교섭이 30일 자정을 넘기며 계속되자 한때 결렬 위기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결국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었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노사교섭을 이틀째 지켜본 가족대책위 이정아 대표는 “기도하는 심정”이라며 “그동안 몇 차례 대화가 실망스럽게 끝났는데 이번만큼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협상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은 사측 임직원과 장기 농성 중인 노조원들이다. 1700여명의 사측 직원들은 31일 본관과 연구동, 일부 생산라인으로 출근해 각자의 일을 하면서도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도장2공장에서 71일째 점거농성 중인 노조원들은 경찰과의 대치 현장에 최소 인원만 배치했을 뿐 대부분 공장 안에서 TV 등을 보며 협상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렸다. ●노사 휴식후 12시간만에 5차협상 노사는 31일 오전 9시30분과 9시40분에 각각 브리핑과 보도자료를 통해 대화가 다소 진전됐다고 밝혀 타결 희망이 있음을 내비쳤으나 쟁점인 정리해고 문제에는 차이가 크다고 밝혀 진통을 겪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 대략 3시간 간격으로 회의와 정회를 거듭하던 노사가 31일 오전 6시55분 4번째 협상을 끝낸 뒤 12시간이 넘은 오후 7시30분에야 교섭을 재개하자 “노사가 감정싸움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등 각종 설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양측이 밤을 새워가며 협상해 체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고, 자체 의견 재조율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쌍용차, 정리해고·무급휴직 의견접근

    쌍용자동차 노조의 공장 점거농성 70일째를 맞은 30일 쌍용차 노사가 직접적인 당사자 교섭을 벌여 정리해고 규모 및 무급휴직 인원조정 등에 관해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노사 양측은 이날 오전 9시15분쯤 경기 평택시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본관과 노조가 점거 중인 도장2공장 사이 ‘평화구역’에 설치한 컨테이너에서 당사자 교섭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박영태 법정관리인 등 사측 대표 3명과 한상균 노조위원장 등 노조 대표 4명이 참석해 두 곳에서 본협의와 실무협의를 동시에 진행했다. 노사간 직접교섭은 지난달 19일 2차 노사대화 결렬 이후 42일 만이다. 협상 재개는 노조 측이 줄기차게 대화를 요구한 데다 회사 측도 더이상 시간을 끌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교섭에서 최대 쟁점은 정리해고자(976명)에 대한 처리 문제로 사측은 정리해고자를 줄이기 위해 무급휴직 대상자를 당초 100명에서 400명까지 늘릴 수 있다고 제시했고, 노조 측도 그동안 주장해온 ‘총고용 보장’을 철회해 정리해고를 일부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노조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취소 등 적지 않은 사안에서 이견을 보여 밤새 협상을 했다.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날 열린 상임위원회에서 쌍용차 평택공장의 노동자 인권침해 문제와 관련해 긴급구제 조치를 의결했다. 긴급구제는 인권위가 급박한 인권침해 상황에 개입하는 절차로 쌍용차 사건의 경우 경찰과 사측에 의료 지원과 음식물 공급, 탄압 중지 등을 권고할 수 있다. 김학준 박건형기자 kimhj@seoul.co.kr
  • 금융권 임금협상 제자리

    금융권 임금협상이 5개월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지난 3월 중앙노사위원회가 결렬된 이후 노사 양측은 4차례나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임금 삭감 등에 대해 서로 한 발도 양보할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일각에선 노사 양측이 자기 주장만 반복하며 차일피일 협상을 미뤄 결국 임금을 동결하려는 속셈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산업노조와 사측인 은행연합회는 전날 제5차 중앙노사위원회를 개최해 임금 협상을 재시도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헤어졌다. 사측은 신입 직원의 임금 20% 영구 삭감과 기존 직원의 임금 5% 반납, 연차휴가 50% 의무 사용 등의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올해 경기가 회복된다는 뚜렷한 징후가 없는 데다 금융권의 고임금에 대한 외부의 비난을 없애려면 최소한의 임금 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노조 측은 “정부가 출구전략을 논의하고 있고 2·4분기 은행별 경영성과도 대폭 향상되는 등 전체 경제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만큼 임금 삭감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노조는 애초 긍정적이던 신입행원 초임 삭감 방안에 대해서도 수용 불가로 돌아섰다. 이에 사측은 다음달 20일 열리는 중앙노사위원회에서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산별 차원의 협상을 중단하고 회사별 협상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다수 은행들은 불편한 기색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각 은행으로 협상테이블이 내려오면 노사간의 불필요한 분란을 떠안을 수 있다.”며 부담스러워했다. 노조 측도 “사측이 일방적으로 협상주체를 바꿀 수 없다.”고 반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금 협상이 결렬되면 올해 임금은 자동으로 동결된다.”면서 “최근 은행권 실적이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입장이 유리해진 노조가 ‘버티기’ 전략으로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쌍용차 회생이냐, 공멸이냐

    쌍용차 노사가 30일 공장 내 ‘평화의 구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노사가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은 노사 양측의 마지막 협상이 결렬된지 42일만이다. 이날 대화는 노사 양측이 물밑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히고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져 극적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쌍용차 노조 핵심 관계자는 29일 “사측의 요구로 30일 오전 9시에 평택공장 내 평화의 구역에서 노사 양측이 대화를 갖기로 했다.”면서 “이날 노사 대화는 의견 접근이 이뤄진 상태에서 진행되는 만큼 타결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노사 양측이 대화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극한 대치상태가 계속될 경우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물밑 접촉서 이견 상당부분 좁혀 노사 양측은 그동안 보안을 유지하며 3~4차례에 걸쳐 만남을 가졌으며, 공권력 투입에 의한 강제해산이 아닌 평화적 타결을 극비리에 모색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구조조정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상당부분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 25일 사측의 불참으로 노사정 대화가 무산된 이후 노사 대화를 통한 공장 내 평화구역 설정을 제안하며 무급 순환휴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측의 참석 거부 입장으로 쌍용차 사태는 혼미를 거듭했다. 이에 따라 공권력에 의한 강제 해산 가능성도 제기됐다. 노사 양측이 대화를 갖기로 함에 따라 당초 회사 측이 수원지법 평택지원에 30일 내기로 했던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철회될 가능성이 있다. 사측은 일반 노조원 283명을 상대로 5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낼 예정이었다. 쌍용차 관계자는 “283명은 사진과 동영상 등 채증작업을 통해 기물파손 등 폭력행위가 확인된 사람”이라며 “농성 중인 노조원에 대해서는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손배소를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었다. ●사측, 50억 손배소 계획 철회 가능성도 앞서 쌍용차는 지난달 22일과 지난 14일 노조 간부 190명과 외부세력 62명에 대해 각각 50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쌍용차 파업사태 중간수사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불법행위를 벌인 327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9명을 구속하고 13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구속자 가운데 쌍용차 노조원은 3명이고 6명은 외부세력이다. 이에 맞서 민주노총 회원 30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 평택공장 인근 법원사거리에서 도로를 점거한 채 정부에 쌍용차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벌였다. 김학준 유대근기자 kimhj@seoul.co.kr
  • 36일만에 노·사 대화…공권력 투입 일단유예

    36일만에 노·사 대화…공권력 투입 일단유예

    쌍용자동차 노조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노사 간 교섭이 재개된다. 24일 경기 평택시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 쌍용차 사태 노사정 대책회의에 참석한 노사정 관계자들은 5시간의 회의 끝에 책임 있는 노사 당사자 4명과 정계 중재단 4명 등 8명이 참석하는 직접 대화를 25일 갖기로 합의했다. 직접 대화에는 사측에서 이유일·박영태 법정관리인, 노조에서는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과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장이 참석한다. 중재단은 이날 대책회의에 참석한 원유철 한나라당 의원, 정장선 민주당 의원,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송명호 평택시장 등으로 구성된다. ●노조지부장 영장집행 유예 노사 양측 대표가 만나는 것은 지난달 19일 2차 노사 대화가 결렬된 지 36일 만이다. 노사정 관계자들은 이날 대책회의에서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원칙에 동의하고, 중재단은 노사의 원만한 합의를 위한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상균 지부장에 대해 교섭 기간에 영장 집행을 유예하기로 경찰과 합의했으며 공권력 투입 유예 문제도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정리해고 문제에 대한 타협 방안, 정리해고 용어 변경, 회생과정을 위한 노사 고통분담 방안, 해고 대신 순환·무급휴직 전환 방안 등도 논의됐다. 노사 대표가 직접 교섭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극한 대치로 치닫고 있는 쌍용차 사태가 공권력 투입에 의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쌍용차 류재완 인사·노무 담당 상무는 “노조가 점거파업을 중단하고 해고자들의 처우와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하면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은 “이미 1800여명이 희망퇴직한 상황에서 총고용 보장은 무너졌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순환휴직 등 모든 것을 열어 놓고 이야기할 자세가 돼 있다.”고 말했다. ●경찰, 차체공장 등 추가 확보 경찰은 이날 노조와의 격렬한 충돌 끝에 노조가 점거하고 있던 차체공장과 C200 조립공장을 추가로 확보했다. 경찰은 오후 3시40분쯤 남문과 북문 쪽에서 병력 300여명을 투입, 차체 라인과 조립공장을 차례로 접수했다. 이 공장들은 노조원 대다수가 집결해 있는 도장2공장에서 서쪽으로 60~70m 거리에 있다. 경찰이 사측 직원, 용역경비원들과 함께 시설물 확보에 나서자 노조원들은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화염병을 던지거나 새총을 쏘는 등 격렬히 저항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관 2명을 포함한 5명이 부상했다. 회사 측은 부상당한 노조원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진이 공장에 출입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공장 안에 의료설비를 갖추고 치료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미디어법 통과] 이윤성 부의장 일사천리 진행… 욕설·몸싸움속 “통과”

    [미디어법 통과] 이윤성 부의장 일사천리 진행… 욕설·몸싸움속 “통과”

    22일 국회는 또다시 아수라장이었다. 국회 본청의 문들은 쇠사슬로 감겼고 드라이버로 찍히고 뚫렸다. 본회의장 정문은 소파와 책상더미로 가로막혔다. 의원과 보좌진은 멱살잡이와 욕설로 뒤엉켰다. 막말이 오가기도 했다. 방송법 처리 때 의결정족수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자 의장석 주변의 민주당 의원들은 이윤성 국회 부의장을 향해 ‘바보야.’라는 구호를 외쳤고, 이 부의장은 “이윤성 잘한다. 이런 소리는 없나?”라고 되묻는 게 마이크를 통해 전달됐다.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은 본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김장수 의원이 나오자 누군가 “김장수 네가 그럴 수 있어? 당신이 누구 덕에 장관됐는데….”라며 욕을 퍼부었다. 뒤이어 나오는 한나라당 의원들은 생수병 세례를 받았다. 국회는 무엇보다 격투기장이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스크럼을 짜고 난투극을 벌였다. 수백명이 뒤엉켰다. 이날 3차 입법전은 한나라당의 본회의장 기습 진입으로 시작됐다. 오전 9시 의원총회에서 안상수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을 선언한 뒤 “국회의장석을 보호해야 한다.”며 본회의장내 의장 단상 주변 점거를 긴급 지시했다. 허를 찔린 민주당은 본회의장 봉쇄를 선택했다. 본회의장에 있는 한나라당 의원은 100여명으로 의결정족수에 모자란다는 판단에 따라 추가 입장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본회의가 소집된 오후 2시쯤 본격적인 충돌이 시작됐다. 본회의장 안쪽에서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밀치고 나오려 했다. 안팎으로 공격했지만 민주당 의원·보좌진을 뚫지는 못했다. 부상자가 속출했다. 옷이 찢기고 안경 다리가 부러졌다. “누가 감히 국회의원의 멱살을 잡느냐. 어떤 놈이냐.”고 소리치는 등 흥분한 이들의 고함이 이어졌다. 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같은 당 노영민 의원은 왼쪽 팔에 골절상을 입었다. 양쪽 관계자들의 감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격해졌고 개인 싸움으로 비화했다. 언론노조 조합원 500여명은 ‘인(人)의 장막’을 형성, 국회 본청으로 향하는 출입구를 막았다. 그러나 본격 대치 2시간쯤 지나 민주당의 봉쇄가 일부 뚫리기 시작했다. 측면 통로를 통해 이 부의장을 비롯해 한나라당 의원 20여명이 먼저 진입했다. 의결 정족수가 채워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민주당은 전략을 바꿨다.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의원들도 본회의장에 입장, 의장석 주변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김 의장에게서 본회의 사회권을 넘겨받은 이 부의장은 경호권을 발동한 뒤 미디어법 표결처리에 나섰다. 민주당은 본회의 산회 직후 의원총회를 열고 ‘언론악법 무효화’ 투쟁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하고, 김 의장과 이 부의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본회의장에서 농성하며,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국회 본청에서는 내내 비명과 고성, 욕설과 구호가 끊이지 않았다. 양당 의원들은 간간이 한숨과 탄식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지운 김지훈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직권상정이란 직권상정은 국회의장이 위원회에 회부된 안건을 본회의에 직접 상정할 수 있는 권한이다. 국회법 85조는 위원회가 이유없이 의장이 지정한 기간 내에 안건 심사를 마치지 아니한 때에는 다른 위원회에 회부하거나 바로 본회의에 부의(附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직권상정제도가 거대 여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이용된다는 지적에 따라 17대 국회 때는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이, 이번 18대에서는 민주당이 직권상정 행사 요건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추진했으나, 각각 집권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최근 한나라당 개혁성향의 초선모임인 민본 21에서는 직권상정 제도를 폐지하고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상정, 처리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한나라 “지상파 겸영 2012년까지 유예” 민주 “날치기용… 강행땐 의원 총사퇴”

    한나라당이 21일 대야(對野) 협상과는 별개로 자체 미디어 관련법을 확정, 발표했다. 민주당은 이 법안을 ‘날치기용 법안’으로 규정하고, 의원직 총사퇴 등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대표 및 국회 문방위 간사들은 이날 밤 3시간 남짓 막판 협상을 벌였으나, 절충에 실패했다. 양당 지도부는 협상 결렬 직후 “다시 만날지는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 내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기존 한나라당안과 자유선진당안, ‘박근혜안’ 등을 종합한 미디어법 최종 수정안을 확정했다. 지상파에 대해 신문·대기업의 지분을 10%까지 허용하되 2012년까지 경영권 행사를 유예하고 보도 채널사업자(PP)에 신문·대기업이 30%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종합편성 PP에도 신문·대기업 참여율을 30%까지로 제한했다. 여론 독과점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시청점유율이 30%를 넘지 않도록 사후적으로 제재하는 방안도 담았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협상을 진행하는 도중에도 날치기 강행처리를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고 반발하며 “이런 현실에 맞춰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총을 열고 소속 의원 84명 전원의 의원직 사퇴 불사를 포함한 초강경 대응 방안을 확정했다.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민주주의 위기를 결코 좌시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협상이 끝내 결렬돼 한나라당이 미디어법 강행처리 수순을 밟을 경우 국회가 최악의 파국 상태를 맞을 수 있다. 한나라당이 내부적으로 ‘21일 밤’을 최종 협상시간으로 설정하긴 했지만, 22일 양당간 추가 협상 가능성도 남아 있어 최종 결렬이냐 막판 타협이냐의 기로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미디어법 담판과 역지사지의 정치

    [김형준 정치비평] 미디어법 담판과 역지사지의 정치

    여야가 핵심 쟁점 법안인 미디어법에 대한 최종 담판에 착수했다. 하지만 의견 차가 워낙 커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 한나라당은 2012년까지 지상파의 소유와 경영에 대기업과 신문의 참여를 유보하는 협상안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지상파든 종합편성채널이든 보도전문채널이든 신문이 참여하는 것 자체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법이 극적으로 타결되든 결렬되든 간에 이제 상쟁과 공멸의 의회 정치는 끝을 내야 한다. 걸핏하면 점거 농성하고, 수시로 합의를 뒤집고, 소수의 대표들만 모여서 밀실에서 협상하는 후진적인 관행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의 비뚤어지고 왜곡된 의정 문화를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 KBS와 동서리서치가 지난 7월9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여야가 서로 반목하는 원인으로 ‘대화와 타협의 정치문화 부재’(27.2%), ‘국회의원의 자질 부족’(21.6%), ‘상호간의 불신’(17.3%) 순으로 대답했다.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이 잘 안 되는 이유로 ‘보스 중심의 계파 정치’(30.9%)와 ‘당론 중심의 표결’(27.0%)을 가장 많이 지적했다. 이런 조사 결과가 주는 함의는 의원들이 자신의 정치 철학과 신념을 갖고 양심에 따라 정직하게 의정 활동에 임해야만 국회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원들은 ‘나는 국가이익을 우선으로 하여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는 국회법 46조와 ‘의원은 국민의 대표자로서 소속정당의 의사에 기속되지 아니하고 양심에 따라 투표한다.’라는 114조 2항을 금과옥조로 삼아 정파적 또는 계파적 이익에서 벗어나 국민만을 바라보며 우직하고 양심적인 의정활동을 펼쳐야 한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은 과거 열린 우리당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지난 2004년 열린 우리당은 참여정부의 존재 이유였고 지상 과제였던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개혁 입법을 힘으로 밀어붙이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조차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고 했던 국가보안법은 여론과 야당의 극렬한 반대에 직면하면서 다수 의석을 갖고 있었던 진보세력이 법 개정을 포기했다. 실제로 2004년 10월29일 한 언론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가보안법 폐지와 형법보완 입법에 대해 찬성은 35.9%인 반면 반대는 58.6%였다. 비슷한 시기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분야는 경제회복(75.6%)으로 나타났으며 집권당이 추진하는 정치개혁(7.2%), 과거사문제(2.4%), 언론개혁(1.3%)은 우선순위에서 뒤처져 있었다. 국민의 다수가 반대하는 법안은 어떤 논리와 명분으로도 일방적으로 관철시킬 수 없다. 또한 국민이 요구하는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려있는 법안을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 힘으로만 밀어붙이려는 권위주의 정치를 종식시키고, 민생우선의 서민 정책을 펼치며,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야당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바로 여당 성공을 위한 근원적인 처방이다. 야당도 반대를 위한 반대의 나쁜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핵심 쟁점에 대해선 국민앞에 떳떳하게 대안을 제시하고 심판받아야 한다. 더욱이 목적이 합당하면 이를 수행하기 위한 수단이 불법이라도 정당화될 수 있다는 편의주의적인 시각도 버려야 한다. 걸핏하면 국회를 포기하고 길거리로 나가 투쟁하는 자기 부정적이고 패배주의적인 행보도 자제해야 한다. 엄밀히 따져 보면 이번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승자는 없고 모두가 패자이다. 성공하는 정치의 핵심은 민심을 제대로 읽는 것이다. 여야 모두 민심은 공기와도 같은 것이어서 민심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마치 공기를 거부하면서 결국 질식되어 죽음의 길로 가는 것과도 같다는 것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사실상 직권상정안… 與 강행처리 가닥

    ■ 미디어법 최종안 안팎 한나라당이 미디어 관련법을 강행 처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21일 한나라당은 미디어법 최종안을 발표하고 여야 간 협상에 진척이 없으면 직권상정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직권상정안인 셈이다. 민주당은 극한 투쟁을 예고했다. 이날 오후 8시부터 11시10분까지 진행된 심야 협상도 무위에 그쳐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의견 차이가 너무 크다.”는 데만 목소리를 같이 했다. 민주당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협상 직후 “어렵다. 간극차가 너무 크다.”면서 “결국은 특정 신문사에 방송을 주느냐 마느냐의 문제로, ‘도’아니면 ‘모’식의 협상”이라고 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한나라당 안보다 한발 물러선 안까지 제시했으나, 민주당이 요지부동”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여지는 남겼다. 양당은 22일 의원총회를 갖고 심야 협상 결과를 각각 보고한 뒤, 다시 협상에 나설지를 묻기로 했다. 민주당 우 대변인은 “‘최종 결렬’이라고는 쓰지 말아달라. 국회의장도 22일까지 협상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박근혜 전 대표의 ‘현 시점에서 직권상정 반대’ 발언으로 미디어법 처리에 제동이 걸리자 급히 마련한 최종안을 내놨다. 친박 쪽은 “충분히 이해 가는 수준”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강행처리를 위한 내부 전열 정비는 끝난 셈이다. 자유선진당도 반겼다. 이회창 총재는 “우리 안이 많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은 22일 의원총회에서 한나라당 최종안을 수용할지를 논의한다. 박선영 대변인은 “우리 안이 90%이상 반영됐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김형오 국회의장은 직권상정 조건으로 친박 진영과 자유선진당을 포함해 재적 의원의 3분의2까지 끌어들이라고 한나라당에 촉구했다고 한다. 때문에 자유선진당이 자신들의 안에서 “글자 하나, 획수 하나도 고칠 수 없다.”고 버티자 한나라당의 고심은 깊었다. 하지만 자유선진당을 포용하라고 요구하던 김 의장은 한나라당이 내부 정지작업을 끝낸 만큼 여당의 169석만으로도 직권상정을 밀어붙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 의장은 이날 오후 ‘트위터’(twitter.com/hyongo)를 통해 “협상이 최선이고 끝까지 협상을 주장했다. 그래도 안 된다면 차선책이라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타협 못하는 국회 모습을 더 이상 보일 수 없다.”면서 “차기 국회의장은 좀 편하겠지요.”라고 되물었다. 직권상정의 총대를 멜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 것이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협상이 진행되는 중에도 마라톤 의원총회를 열어 직권상정 저지 방안과 의원직 사퇴 등을 논의했다. 한 초선의원은 “어떻게 장렬하게 전사할지의 문제”라며 결기를 다졌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여당이 마치 큰 양보를 하는 것처럼 기만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대부분 의원회관에서 비상대기했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與 “지분율 하향 가능…사후규제도”

    與 “지분율 하향 가능…사후규제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20일 미디어법과 관련한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지만 양당의 의견 차가 다소 좁혀지고 있어 21일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오후 2시부터 밤 9시30분까지 시내 모처에서 마라톤 협상을 벌였으나 최종 타협안 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21일 극적으로 타결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종전보다는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협상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제안을 대폭 수용한 재수정안을 제시했다. 재수정안은 ▲경영자료 투명공개 및 구독률에 의한 제한을 통한 신문의 방송진입 사전규제 ▲매체합산 시청(시장)점유율을 통한 사후규제 ▲대기업과 신문사의 방송 지분율 하향 조정 등이 주 내용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한나라당 간사인 나경원 의원은 “사전 규제의 경우 방송시장에 들어오고 싶은 신문 업자로 하여금 발행부수나 판매부수를 공개토록 하자는 것”이라며 “그러나 발행부수나 판매부수에 일정한 기준을 세워놓고 진입을 제한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방송 지분율에 있어서도 한나라당은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에 대한 기존안을 낮추는 입장을 제시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지분율과 관련한 기존의 20%(지상파), 30%(종합편성채널), 49%(보도전문채널) 안에서 많이 양보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대기업·신문사의 지상파 방송 진입을 현행대로 금지하자고 맞섰다. 다만 종합편성채널과 관련, 기존 ‘시장점유율 10% 미만 신문의 방송 진입’ 입장에서 한걸음 물러서 종합편성채널에 진입할 수 있는 신문의 시장점유율 기준을 상향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당 원내대표의 협상에 앞서 안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돌발사태나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단식 등으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데 동요된다면 옳지 않다.”며 독려했다. 민주당은 양당 협상이 이뤄지기 전인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한나라당 언론악법 강행음모 규탄대회’를 열었다. 당원·당직자·국회의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민에게 진실을 호도하고 한나라당 내부를 봉합하기 위해 협상하려 한다면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압박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협상의 진전상황은 주요 논의에서 밀려났다. 오히려 협상이 최종 결렬돼 한나라당이 직권상정 절차에 돌입할 D데이가 언제일지에 관심이 쏠렸다. 2~3일 정도 회담의 모양새를 취한 뒤 오는 23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이날 팽팽한 신경전을 펼쳤다. 박 대표는 오전 이틀째 국회에서 단식농성 중인 정 대표를 방문, “양당 원내대표끼리 곧 타협을 하겠다고 하니 오늘 (단식농성) 그만 두시죠.”라고 했고, 정 대표는 “집권여당이 관용을 베풀어 대화가 잘 되도록 해달라.”고 응수했다. 이지운 주현진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한나라 결국 직권상정 공식요청

    한나라 결국 직권상정 공식요청

    한나라당이 14일 미디어 관련법과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직권 상정해 줄 것을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공식 요청했다. 국회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레바논 파병연장 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가 열리는 15일이 정국의 향배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직권 상정 요청은 이날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의사일정 협의에 실패한 데 따른 것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협상이 무산된 직후 국회의장실을 찾아가 “미디어 관련법이나 비정규직법 등이 제대로 상임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없다.”면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즉답을 피한 채 침묵했다. 안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힘들겠지만, 미디어 관련법의 상임위 통과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고 비정규직법에 대해서도 환경노동위가 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원내대표단도 즉각 의장실을 방문해 직권 상정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직권상정을 요청했다니 기막힌 상황을 맞았다.”면서 “한나라당이 김 의장을 ‘국회 파견 당직자’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 민주주의를 위해 직권상정을 해서는 안 된다. 의장이 약속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의장은 “여러분의 얘기도 충분히 듣겠다.”고 답했지만 표정에는 불쾌함이 역력했다. 비공개 면담이 끝난 뒤 이 원내대표는 “김 의장이 ‘안 원내대표를 설득해 달라.’면서 민주당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고 전했다. 앞서 여야는 미디어 관련법과 비정규직법의 해법을 찾기 위해 대화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순탄치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는 미디어 관련법을 논의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회의 시작 30분 전부터 민주당 의원들이 다시 회의장 입구를 봉쇄해 파행이 반복됐다. 민주당은 원내대표 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들어 “여야 합의 없는 한나라당의 단독 국회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환노위 소속 여야 간사도 이영희 노동부 장관과 함께 비정규직법 보완책을 마련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이 장관이 “정부가 우려했던 고용 악화 상황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하자, 한나라당 조원진 간사는 “법 시행을 중지하고 준비기간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재윤 간사는 “정규직 전환 지원금을 집행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기존의 대치 상황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 상반기 국회 ‘40점’ …의정활동 설문서 낙제점

    국민들은 올 상반기 국회의 의정 활동에 대해 ‘낙제점’으로 평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4일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제주 제외)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상반기 국회의 의정 활동을 점수로 평가한 결과 100점 만점에 40.7점을 받았다. 점수 분포는 40~60점 미만이 33.8%, 20~40점 미만이 21.7%였다. 20점 미만도 21.1%나 됐다. 80~100점의 비교적 후한 점수는 3.8%에 그쳤다.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는 원인과 관련, 47.2%가 ‘당리당략을 우선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28.2%는 ‘국회의원 자질 부족’과 15.1%는 ‘여야 지도부의 리더십 부족’을 들었다. 여야가 임시국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법안으로 60%가 ‘비정규직 관련 법안’을 꼽았다. ‘미디어 관련 법안’이 9.6%,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8.1%였다. 정치권의 비정규직 개정 협상 결렬의 원인과 관련, 28.9%는 ‘민주당의 현실인식 부족과 발목잡기식 행태’를, 26.5%는 ‘한나라당의 리더십 부재’를 들며 여야 모두의 책임론을 반영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北 “개성공단 우리 결심대로 나아갈 것”

    북한은 10일 “남측이 개성공단 회담에 성실히 응하지 않으면 이미 천명한 대로 우리(북한) 결심대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 형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담화는 “지난 4차례 회담 결과 남측 당국이 (북측의) 아량과 성의를 모독하며 도전적으로 나오는 조건에서 과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면서 “실무회담은 결렬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측은 처음부터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마지못해 개성회담에 나서 4차 회담(2일)에서 마침내 대결적 본성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북측은 북한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부터 해결하자는 남측의 요구를 “생떼”라고 거부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유씨 문제 해결이 우선이며, 개성공단 유지를 위해 북측과 대화를 계속한다는 입장은 변함 없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김승현 이면계약 진실은

    농구판을 뜨겁게 달군 ‘김승현 미스터리’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농구계 안팎에서 소문으로만 나돌던 ‘이면계약’과 관련된 문건을 김승현(31·오리온스)이 재정위원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은 8일 KBL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열어 “2009~10시즌 연봉 협상이 결렬돼 조정을 위임한 김승현의 보수를 구단 제시액인 6억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8~09시즌 5억 5000만원에서 5000만원 인상된 액수다. 당초 지난달 30일 오리온스는 “김승현은 7억 2000만원을 요구했고 구단은 6억원을 제시해 결렬됐다.”고 밝혔다. 결과를 전해들은 김승현은 “결정이 났대요? 6억원으로? 말도 안 되는 결정이네요. 선수 얘기는 하나도 안들어준 것 같네요.”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김승현은 앞서 “언론의 추측보도로 많이 다쳐 함부로 입을 열 수 없다. ‘돈에 환장한 놈’이라고 쓴 네티즌 글도 봤다.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다.”면서 “결코 7억 2000만원을 요구한 적이 없다. 내 뜻과 관계없이 구단에서 시간을 벌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현은 이날 재정위원회에 출석, 1시간가량 소명을 했다. 문제는 KBL 관계자가 “김승현이 ‘기록 외적인 증빙서류’를 제출했다.”고 표현한 대목이다. 김승현과 KBL 모두 확인을 거부했지만 이면계약서로 추정된다. 그동안 농구계에는 김승현이 2006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재계약하면서 5년간 40억~50억원에 이르는 이면계약을 맺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KBL 관계자는 “김승현이 제출한 ‘외적인 증빙서류’는 일단 판단 과정에서 배제됐다. 다만 진위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KBL에서 보관하고 있다. 위법성 여부를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KBL 관계자는 “이면계약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구단엔 1000만~5000만원, 선수에겐 300만~1000만원의 제대금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KBL 규정에 따르면 연봉조정안에 따라 1주일 안에 계약을 마무리해야 한다. 선수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제재 방법은 명시돼 있지 않지만 김인양 사무처장은 “프로야구 등 다른 종목과 유사한 수준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로야구에선 선수가 조정안을 거부할 경우 임의탈퇴로 공시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국제공조 취재 확대하자/이민규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장

    [옴부즈맨 칼럼] 국제공조 취재 확대하자/이민규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장

    탐사보도를 전문적으로 취재하는 전 세계 기자들의 제전인 ‘2009 탐사보도협회(IRE·Investigative Reporters & Editors) 콘퍼런스’가 지난 6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근교 볼티모어에서 개최됐다. 이번 총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대목은 미국을 비롯한 10개국 14명의 기자들이 힘을 합쳐 북한과 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걸쳐 불법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담배 밀매 실태에 관해 종합적이고 심층적으로 보도한 ‘지하의 담배(Tobacco Underground)’가 특별상을 수상한 점이다. 앞으로 탐사보도를 비롯한 다양한 취재 과정에서 한 국가나 지역에서 벗어나 전 지구적으로 언론인들이 함께할 수 있다는, 글로벌취재의 가능성을 잘 보여준 사례라 할 수 있다. 지난주 언론계의 주요쟁점은 ‘비정규직법’과 관련해 여야협상이 결렬됐다는 뉴스였다. 서울신문은 ‘비정규직 실직’ 사태에 대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다른 언론보다 심층적이고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국회에서 법안 합의 결렬이 있은 후 7월1일자 2개면에 걸쳐 정부 및 정치권 동정과 재계의 반응을 종합한 기획기사를 균형 있게 보도했다. 이어 2일자에서도 ‘위기의 비정규직’ 기획기사를 통해 노동현장과 정부의 대책, 국회 환경노동위의 법안상정에 관한 내용을 2개면에 걸쳐 다뤘다. 또한 3일과 4일에도 1면과 2개면에 걸쳐 비정규직 결렬에 따른 파급효과를 연속 보도했다. 사설에서도 ‘국회의원이 비정규직이어도 이럴 텐가’(7월2일자), ‘민주당 비정규직법 유예안 수용하라’(7월3일자), ‘여야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협상하라’(7월4일자), ‘비정규직 해고통계도 못 내는 노동부’(7월4일자) 등 4회에 걸쳐 비정규직법 해결을 위한 주문을 내놓았다. 또한 단순 취재 보도에 그치지 않고 6일자 1면 톱기사에서는 비정규직을 채용하고 있는 기업의 인사담당자 136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해 관련 기사를 출고했다. 취재결과 정치권의 비정규직법 협상결렬 후 기업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처럼 한 사안을 두고 다각적이고 과학적인 정밀보도를 시행하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보도과정에서 협상결렬과 같은 ‘현상’에 초점을 맞추고 그 ‘배경’에는 상세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 ‘비정규직법 시행 Q&A’ 내용도 필요했지만 협상결렬의 배경인 한나라당의 ‘2년 유예’안과 민주당의 ‘6개월 유예’안의 충돌 배경과 전망에 대한 기사를 통해 전체적 정치역학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또한 협상결렬의 책임이 정치권의 무능과 정쟁, 특히 추미애 환경노동위 위원장의 행보에 프레임이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는 수긍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수수방관 추미애’(1일자 4면),‘추 위원장 사회권 기피’(2일자 4면), ‘상임위원장이 뭐기에’(2일자 4면),‘추미애-조원진 설전 2라운드’(3일자 4면) 등과 같은 기사를 통해 추 위원장의 무능과 권력남용에 언론보도 프레임을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개인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전체적 시스템 차원에서 언론보도 프레임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머스 프리드먼의 저서 ‘세계는 평평하다’에서 언급된 바처럼 노동의 문제는 한 국가뿐만 아니라 전 지구적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관련 문제를 국내의 당파적 정쟁 차원에서 벗어나 전 세계적 차원에서 조망하고 각국의 법률 시행 사례를 취재하는 것은 어떨까 제안해 본다. IRE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와 같은 세계 언론인들 간 국제 공조 시스템을 활용해 개별 국가 상황을 종합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 또한 언론의 중요한 사명이 아닐까. 이민규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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