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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신세계 ‘간편결제’ 신경전 증폭

    신세계 사업장서 ‘삼성페이’ 사용불허에 삼성도 호텔신라서 ‘신세계 상품권’ 제외 “이맹희 소송·면세점 등 앙금” 해석도…양측 “수수료 결렬 탓” 확대해석 경계 “호텔신라 결제에서 신세계 상품권은 빼라.” 신세계그룹 계열사 매장에서 삼성페이를 쓸 수 없는 데 이어 삼성그룹 계열사 영업장에서 신세계 상품권 이용이 제외됐다. 삼성그룹과 범(汎)삼성가(家)인 신세계그룹의 사업 경쟁과 해묵은 집안 갈등이 소비자들의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삼성과 신세계에 따르면 호텔신라와 신라면세점, 에버랜드 등 삼성 계열사에서 신세계의 상품권 제휴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종료됐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 등에서는 신세계 상품권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삼성 계열사에서 신세계 상품권 제휴를 맺은 이래 종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삼성물산 패션부문 등에서는 아직 신세계 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다. 앞서 삼성은 2010년부터 신세계백화점의 온라인쇼핑몰인 신세계몰을 삼성 임직원 전용몰로 사용해 왔으나 지난해 9월 만료되자 G마켓으로 옮겼다. 삼성과 신세계의 갈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각자 주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 사업 경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 삼성페이는 현재 전 세계권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7월 출시한 SSG페이를 중심으로 온라인, 모바일 사업에 전력을 쏟고 있다. 삼성페이는 신세계 사업장에서 쓸 수 없다. 그러나 신세계의 경쟁사인 롯데와 현대는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가 있지만 삼성페이를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세계가 삼성페이를 견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나아가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과 신세계의 간편결제 서비스 갈등이 집안 내 감정싸움의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2012년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이 동생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상대로 낸 유산분쟁 소송 당시 막내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중립을 지켜 사실상 CJ 이 명예회장의 편에 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지난해 7월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 경쟁에서 신라면세점은 현대산업개발과 손을 잡아 특허권을 따냈다. 반면 시내 면세점 사업이 숙원 사업이었던 신세계는 당시 고배를 마셨다. 삼성과 신세계에서는 집안싸움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1년마다 이뤄지는 신세계와의 수수료 협상에서 신세계가 요구한 수수료 인상안을 검토하던 중 신세계에서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받아들인 것뿐”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처음 정한 수수료를 10여년 동안 그대로 적용해 와서 조정하고자 했던 것으로, 삼성물산 같은 일부 삼성 계열사에서는 여전히 신세계 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푸틴의 전쟁’ 막 내릴까

    ‘푸틴의 전쟁’ 막 내릴까

    ‘푸틴의 전쟁’은 출구를 찾을 수 있을까. 14일(현지시간) AP와 AFP 등 외신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리아에 투입한 러시아군의 주요 병력 철수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에서 국방부 장관, 외무부 장관과 긴급 회동을 갖고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분쟁을 끝내고 평화를 정착하는 데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9월 러시아가 시리아 공습을 개시한 지 6개월 만이다. 푸틴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이 같은 방침을 전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25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내전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시리아 평화회담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한 달여 만에 재개됐다. 지난달 1일 시작된 회담은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알아사드 대통령의 거취와 18개월 내 선거 실시, 러시아의 공습 중단 등을 놓고 갈등하다가 사흘 만에 결렬됐었다. 푸틴은 철군 개시일을 15일로 못박았다. 시리아 내전 개전 6년째를 맞는 상징적인 날이다. 이미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휴전이 성사된 상황에서 시리아 평화회담은 전기를 맞는 듯 보인다고 외신들도 평가했다. 하지만 안팎에선 여전히 푸틴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시리아에 남을 병력의 규모와 상세한 철수 일정 등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또 시리아 라타키아와 타르토우스에 있는 공·해군기지를 그대로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따져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평화회담이 재개된 제네바의 분위기도 썰렁했다. 한 서방 고위급 외교관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푸틴은 늘 이런 식의 양보를 선언해 왔으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실현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시리아 반정부 대표단의 살렘 알메슬레트 대변인도 “긍정적인 결정이지만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러시아 주력군이 철수해도 될 만큼 알아사드 정권이 안정을 되찾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9월 내전 개입 이후 러시아는 50대가 넘는 전투기와 지상군을 시리아에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수천 건의 폭격으로 민간인 1733명을 포함한 4408명이 사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조양호 한진 회장 “무사안일주의는 혁신 가로막는 장벽”

    조양호 한진 회장 “무사안일주의는 혁신 가로막는 장벽”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임원 전부를 소집한 자리에서 “무사안일주의는 혁신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고 있다”면서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개선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지난 26~27일 1박 2일 간 열린 대한항공 임원 세미나에 참석해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 만큼 위기의식을 가지고 모든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끌어올려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같은 위기에 직면한다 하더라도 얼마만큼 준비돼 있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임원들이 솔선수범하도록 당부했다.  조 회장은 “항공 산업이 다른 산업과 비교해 변화를 선도하는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발 더 앞서 그에 걸맞는 시스템의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면서 “대외 환경의 변화상에 대해 제대로 파악해 보다 빨리 미래를 예측하고, 트렌드를 따라잡아 변화를 이끌어내야만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대한항공 구성원으로서 자신감 있는 도전을 하라고 언급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해 시도조차 않으려는 소극적인 자세는 이제 버려야 한다”면서 “자신감과 근성을 갖고 변화에 대한 고민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임원 세미나는 매년 초 열린다. 올해는 국내외 임원 147명이 참석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세미나에서 올해 사업계획부터 물류환경 변화, 무인기 사업 전망, 글로벌 경제전망과 대응전략, 브랜드 전략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임금 협상 문제로 평행선을 달리는 대한항공과 조종사노동조합의 갈등은 더 심화되는 모양새다. 대한항공은 지난 24일 준법 투쟁에 나선 조종사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여부를 놓고 찬반투표에 부친 노조가 절차상 위법을 저질렀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또 조종사 노조원들에게 회사 비방 스티커를 가방에 부착하도록 한 노조위원장과 집행부를 상대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도 제출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수도권 선거구 10석 늘어 ‘최대 승부처’

    수도권 선거구 10석 늘어 ‘최대 승부처’

    여야 ‘무법 상태’ 54일 만에 총선 50일 앞두고 ‘늑장 합의’ 여야가 23일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 안을 기초로 한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 기준에 합의했다. 4·13총선을 50일 앞둔 ‘늑장 합의’이며 지난 1월 1일부터 선거구가 사라진 ‘무법 상태’가 발생한 지 54일 만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정의화 국회의장 주선으로 회동을 하고 의원 정수를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는 7석 늘리고 비례대표는 그만큼 줄이는 데 합의했다. 여야는 오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경기에서 8석, 서울·인천에서 1석씩 모두 10개 선거구가 늘어나면서 지역구 253석 중 122석(48.2%)이 수도권에 몰린 모양새다. 반면 여야 텃밭인 영호남에선 2석씩 줄어든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 커진 셈이다. 여야는 또한 지난해 10월 말을 인구 산정 기준일로 해 상한선은 28만명, 하한선은 14만명으로 정했다. 정 의장은 곧바로 합의안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에 보냈으며 25일 정오까지 작업을 끝낸 뒤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25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소집해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완성하고 법제사법위를 거치게 된다. 선거구획정위는 이날 서울 관악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선거구 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전날 밤 여야 대표를 포함한 ‘4+4 회동’이 테러방지법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되면서 총선 일정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까지 나왔지만 양당 대표는 회동 20여분 만에 합의에 도달했다. 선거구 획정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그동안 쟁점 법안과 선거법 동시 처리를 주장했지만 정 의장이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처리라는 우회로를 만들어 부담을 덜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김종인 대표의 결단도 한몫했다. 김 대표는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절대 받을 수 없는 법안이 아니라면 통과 후 문제가 생기면 정부에 책임을 물으면 된다. 반대만 하면 무책임한 야당으로 비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서울포토] 회의장 나서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

    [서울포토] 회의장 나서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

    23일 서울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회담이 결렬된 후 회의장 밖을 빠져나오고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서울포토] 회의장 나서는 김무성 대표

    [서울포토] 회의장 나서는 김무성 대표

    23일 서울 국회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회담이 결렬된 후 회의장 밖을 빠져나오고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투표 가결…운항은 어떻게 되나?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투표 가결…운항은 어떻게 되나?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11년 만에 파업 등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KPU)는 2015년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조합원 917명과 대한항공 조종사새노동조합(KAPU) 소속 조합원 189명 가운데 총 1106명의 과반수 찬성이 나왔다고 19일 발표했다. 파업을 하려면 조종사노조 조합원 1085명과 새노조 조합원 760명을 더한 총 조합원 1845명의 과반인 923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조종사노조(KPU) 조합원 1065명이 투표해 투표율이 무려 98.2%를 기록했고 새노조(KAPU) 집행부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소속 조합원 195명이 투표에 참여했다.지난해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37% 임금인상을 요구했고 사측이 총액 대비 1.9% 인상안(기본급·비행수당)을 내놓아 접점을 찾지 못했다.앞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도 받았기에 이날 쟁의행위 가결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하지만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당장 비행기를 세우지는 않는다. 낮은 수준의 쟁의행위부터 시작해 사측과 추가 협상 정도에 따라 수위를 높여가기로 했다.대한항공조종사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쟁의행위 중간에도 회사와 대화는 끊임없이 해 나갈 것이며 순차적으로 수위를 높여 법으로 보장된 단체행동을 통해 모두의 이해를 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만약 양측이 추가 협상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노조가 파업돌입을 선언해도 80%의 조종인력은 유지해야 한다. 2008년부터 항공업이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파업 시에도 필수 업무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에서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생각나눔] 귀족조종사 횡포냐 대한항공의 홀대냐

    [생각나눔] 귀족조종사 횡포냐 대한항공의 홀대냐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9일까지 진행되는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조합원 과반수 이상이 찬성표를 던질 경우 조종사노조는 파업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2005년 이후 11년 만에 ‘항공대란’이 예상된다. 이를 두고 항공업계에서는 승객을 인질로 삼은 ‘귀족노조’의 횡포라는 비판과 노사 간 불신이 낳은 극단적 대립의 산물이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1인당 5000만원 인상 말도 안 돼” 9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찬반 투표 중간집계 결과 전체 조합원 1085명 중 1048명(96.59%)이 투표에 참여했다. 새노조 조합원 167명(전체 조합원 760명)도 동참했다. 앞으로 19일까지 930명의 조합원이 찬성을 하면 법상 파업 요건을 갖추게 된다. 이번 파업의 직접적 원인은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해 조종사노조는 2015년 임금협상에 나서면서 총액 대비 37%의 급여 인상을 사측에 제시했다. 1인당 평균 5000만원가량 올려 달라는 주장이다. 노조 측은 “경영진이 계열사로부터 받은 근로소득 인상분과 같은 수준을 우리에게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한다. 반면 사측은 “37%는 근거 없는 수치”라면서 “일반 노조와 동일한 1.9% 인상안을 받아들일 것”을 주장했고, 협상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2005년 당시에도 조종사노조는 총액 대비 6.5%의 인상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파업에 돌입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면서 파업은 4일 만에 끝났지만 200여편이 결항되면서 직간접 피해액만 1894억원에 달했다. 이번에도 승객 불편, 대외 이미지 실추 등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연봉 1억원 넘는 조종사노조가 횡포를 부린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승객을 볼모로 한 파업은 어떤 식으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과도한 업무에 비해 보상 낮아” 그러나 파업의 근본 원인에는 극에 달한 노사 간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종사 노조는 사측이 비행 업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직과의 형평성만 강조한다고 항변한다.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대한 보상이 해외 항공사와 비교해 볼 때 현저히 떨어진다고도 지적한다. 연 20~30명의 퇴직자가 지난해 140명으로 급증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노조 측은 “지난달 사측이 조종사 집집마다 ‘임금인상 요구안 수용 불가’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는 등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면서 “사측이 먼저 적극적인 대화에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측은 “중국이 일시적 기장 수요로 인해 외국인 기장에 높은 급여를 주지만 실제 중국인 기장의 급여는 대한항공 기장 급여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편지는 이런 내용과 함께 회사의 어려움 및 실상을 상세히 안내하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日 가전업체 샤프, 대만 폭스콘에 팔린다

    미국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공업(폭스콘)이 일본 가전업체 샤프를 인수한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궈타이밍(郭台銘) 폭스콘 회장은 이날 오전 일본 오사카 샤프 본사를 방문, 출자를 위한 막바지 협상을 벌였다. 폭스콘은 샤프 측에 2000억엔(약 2조 527억원)의 착수금을 지불하는 한편 인수와 관련된 다른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샤프 이사회는 전날 폭스콘이 지원액을 7000억엔(약 7조원)으로 대폭 늘리자 폭스콘에 우선인수협상권을 부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샤프는 당초 민관펀드인 일본산업혁신기구(INCJ)와 경영 회생을 추진할 방침이었다. INCJ는 샤프에 3000억엔의 출자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샤프의 주력 제품인 액정표시장치(LCD) 부문 기술이 국외로 유출될 걸 우려한 일본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폭스콘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자 방향을 틀었다. 다카하시 코조 샤프 최고경영자(CEO)는 “폭스콘과의 협상에 더 많은 자원(인력·시간)을 투입할 것”이라며 “폭스콘은 부품 조달과 생산능력이 뛰어나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폭스콘은 샤프를 인수한 뒤에도 샤프 인력을 감축하진 않을 방침이다. 다카하시 CEO는 “샤프와 폭스콘은 서로 상호 신뢰 관계를 쌓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샤프 측은 다만 폭스콘과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INCJ를 두 번째 옵션으로 두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폭스콘은 언급을 자제하고 있고, INCJ 측은 “샤프와 계속해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개학 코앞인데… 경남 무상급식 지원액 또 결론 못 내

    도 분담금액 두고 이견 못 좁혀…홍준표 지사 “설 이후 재논의” 경남도와 도교육청이 학교 무상급식 지원 금액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3일 도와 도교육청에 따르면 두 기관은 급식비 지원 예산에 대한 도의 감사 논란으로 중단된 무상급식비 지원을 재개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19일부터 지난 6일까지 모두 6차례 실무협의했지만 지원 금액에 대한 의견 차가 커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 도는 2014년 기준으로 부산·대구·울산시와 경북도 등 영남권 4개 시·도의 무상급식비 가운데 식품비에 대한 교육청과 지자체 평균 분담비율(교육청 68.7%, 지자체 31.1%)에 맞춰 31.3%인 305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도는 올해 학교급식 지원 예산으로 305억원을 편성했다. 윤인국 정책기획관은 “급식비 지원을 영남권 평균 수준으로 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 기준으로 계산해 지원하더라도 최대 315억원을 넘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영남권 지자체가 지원하는 급식비를 학생 수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7만 5000원으로, 이를 학생 수 41만 9000명인 도에 적용하면 315억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경남도교육청은 2014년 도가 도교육청에 식품비로 지원한 1244억원의 50%인 622억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6차 협의에서 도교육청은 지난 4년간 도가 지원한 무상급식비를 참작해 올해 지원 금액을 제시하면 수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도교육청이 실무협상에서 떼쓰기를 해 협상을 파탄에 이르게 했다”면서 “설 이후 시장·군수 회의를 열어 학교급식 지원 대책을 논의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2014년 말 도교육청이 무상급식 지원 예산 감사를 거부하자 ‘감사 없는 곳에 예산 없다’면서 급식비 지원 중단을 선언하고 지난해 지원을 하지 않았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문재인 “기간제법·파견법, 악법중의 악법”

    문재인 “기간제법·파견법, 악법중의 악법”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기간제법과 파견법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불법파견을 용인하는 법안”이라며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을 악화시키는 악법중의 악법으로, 19대 국회를 통틀어 최악의 법안”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전날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한 입장발표문에서 기간제법(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을 제외하고 파견법(파견근로자보호법)을 비롯한 노동개혁 4법을 처리해 달라는 박 대통령의 요청에 대한 거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 당은 노동5법과 관련해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제외한 3개 법안은 우선 처리하자고 누누이 제안했으나, 정부여당은 일괄처리만을 고집하며 무작정 밀어붙였다”며 “노동법안들이 통과되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여당의 편협한 고집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활력제고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도 마찬가지”라며 “지금까지 우리 당은 정부여당이 요구하는 경제활성화 법안처리에 적극 협조, 30개 법안 중 27개 법안이 이미 처리됐으며 지금도 9개의 쟁점법안에 관해 끊임없이 절충안을 제시하며 합의안을 도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안처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정부여당”이라며 “정부여당이 국정에 책임지는 모습도 없이 야당 탓만 한다면 우리 사회에 어떠한 희망도 만들어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선거구 획정 협상 표류와 관련해서도 “결렬의 책임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있다. 10여 차례 협상을 하는 동안 새누리당은 언제나 빈손으로 와서 ‘반대’만 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식물국회가 아니라 식물여당이다. 대안도 없이 억지와 생떼가 난무하는 협상장, 청와대 눈치 보느라 제대로 된 협상 한번 못하는 무능한 집권여당을 만든 것은 대통령 자신”이라며 “국회를 통법부로 생각하는 대통령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대통령은 ‘국회탓’할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표는 “하청정치의 당청관계가 바로 서는 것이 우선”이라며 “국회선진화법은 국회가 문제가 아니라, 새누리당 배후에 있는 대통령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누리과정 공약에 대해서는 “누리과정이 ‘대통령 간판공약’이란 건 변하지 않는 진실로, 역대 선거에서 가장 많은 선심성 정책들을 약속하고 대통령에 당선됐으면서 가장 무책임하게 공약을 파기한 대통령이 포퓰리즘 운운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사과와 공약이행이 먼저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단호한 의지는 있었으나 근본적 해법은 없었다”며 정부의 주도적 역할을 주문했고, 위안부 협상에 대해서는 무효를 거듭 선언하며 “대통령의 자화자찬에 얼굴이 다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상최악의 가계부채, 청년실업, 전월세 현실을 알고도 대통령이 생방송에서 자화자찬하며 웃을 수는 없다”며 “집권 4년차, 지금이 경제 기조를 전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내주초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정국 전반에 대한 구상과 해법을 제시할 계획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40년 만에 처음으로 영국 NHS 산하 의사들 총파업? 수술 4000건 연기 등 대혼란

     영국의사회(BMA) 소속 수련의들이 40년 만에 처음으로 총파업에 돌입해 영국 의료계가 큰 혼란에 빠졌다.  일간 가디언은 12일(현지시간) 영국국민보건서비스(NHS) 산하 병원에서 근무하는 수련의 3만 8000여 명이 이날 첫 파업에 참여하면서 전국적으로 4000여 건의 수술이 연기되거나 취소됐다고 전했다. 응급실 등 긴급 의료기관들은 파업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일반 병원들에선 수개월째 밀린 검진이 취소되는 등 의료 서비스 전체가 흔들렸다는 것이다. 총파업은 1975년 11월 NHS산하 병원이 개원한지 40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이번 파업은 지난 4일 정부와 의사들이 진료보수와 근무체계 개선을 놓고 벌인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예고됐다. 영국 정부는 2012년 새로운 수련의 계약안을 제안했으나 이후 양측 간 갈등이 불거졌다. 수련의들은 이날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총 3회에 걸쳐 파업할 예정이다.  BMA에 따르면 파업은 98%의 압도적인 지지로 결정됐다. 영국에서는 하루평균 3만건의 수술이 이뤄지고 외래환자 진료도 7만 5000건이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수련의들의 파업은 향후 수개월간 환자관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BMA 측은 “정부가 환자들의 안전을 보장하고 의사들이 과로로 쓰러지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한다면 협상을 재개할 의도가 있다”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일 북한 전문가에게 들어본 남북·동북아 정세

    한·일 북한 전문가에게 들어본 남북·동북아 정세

    북한이 지난 6일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하는 4차 핵실험을 전격적으로 감행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은 물론 세계 각국이 북핵에 대해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등 동북아에 먹구름이 몰려 오고 있다. 이에 한국과 일본 전문가들에게서 북핵 문제에 대한 명쾌한 분석과 예리한 대처 방식을 들어봤다. 이들은 “북한이 실전배치 핵무기를 개발했다”거나 “5월 노동당 대회 전후 또다시 국면이 요동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 “北 실전 핵무기 개발 의미… 中·北관계 파탄 치닫진 않을 것” 이수훈 경남대 교수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실전 배치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의미다. 북한이 중국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았더라도 북·중 관계가 파탄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대통령직속 동북아시대위원장을 지낸 이수훈(61) 경남대 교수는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연구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이에 대한 근거를 일문일답으로 들어봤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의도는.-핵실험을 하게 된 의도라기보다 요인이라고 말하는 게 옳다. 4차 핵실험을 해야 할 요인이 상당히 있다. 여러 요인 가운데 핵무기 개발 기술의 진전을 한번 테스트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꼽고 싶다. 4차 핵실험은 북한이 ‘(실전용)핵무기 보유국이 된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3차 핵실험 때 소형화·경량화·다종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핵실험을 통해 북한 핵기술의 소형화·경량화·다종화가 더 개선됐을 것으로 본다. 북한의 주장대로라면 핵폭탄을 미사일에 탑재해 날려 보내는 실전 배치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의미이다.→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강조한 이유는.-핵폭탄에서 원자폭탄, 수소폭탄이라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증폭 핵분열탄이 정확한 용어다. 핵융합에 의한 핵분열 에너지를 고효율 진진시킨 것을 보통 수소탄이라고 한다. 즉 수소탄 개발은 핵폭탄의 설계 및 핵물질 제반 처리 기술 등이 이전보다 향상됐다는 뜻이다. 핵분열 단계를 거쳐 핵융합 기술로 단계적으로 올라갔다는 것을 수소탄 개발로 표현했다. 인도와 파키스탄 등 핵무기 보유국과 같은 수준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모란봉악단 철수 등으로 북·중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서 북한이 또 사달을 냈다.-중국에는 대단히 난처한 일이다. 쑹타오(宋濤) 중국 대외연락부장이 이달 중 방북을 추진하는 등 급랭했던 북·중 관계의 회복을 위한 고위급 상호 교차 방문 등의 움직임이 전부 꼬이게 됐다. 올해 가능할 것으로 보이던 김정은의 중국 방문도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이다. 북·중 관계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북한 핵실험이 중국에 상당히 난처한 일이기는 하지만 북·중 관계가 완전히 파탄 나지는 않을 것이다. 양국 관계의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닫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예컨대 원유 등은 계속 제공될 것으로 본다. 두 나라 사이에 상호 이해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비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를 것으로 판단된다.→북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방북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북한 경제는 예전보다 활기가 더 있다. 장마당이 늘어났고 활성화됐다. 당국이 시장을 규제하지 않는다. 시장이 활성화되니 일상생활의 문제가 해결되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초·중반의 ‘고난의 행군’ 시절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농업이 활기를 띠고 영농 방법 개선에 따른 생산력 증대와 돈에 대한 인식의 변화 등이 북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물자를 들여오고 광물 등 지하자원을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 플러스 성장의 요인이다. 관광 수입이 늘어나고 외화벌이를 통한 과실송금 등으로 북한 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8·25 합의도 모멘텀을 잃어버렸나.-차관급회담 결렬과 4차 핵실험으로 남북 관계에 부정적인 요인이 하나 더 생겼다. 8·25 합의의 동력이 사라졌다. 올해 3월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돼 있는 만큼 남북 간에 긴장이 고조되는 등 남북 관계가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김정은이 선언한 ‘핵·경제 병진노선’은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이번 핵실험에서 보듯 북한은 이미 핵 무력을 확보하고 있다. 핵 무력을 바탕으로 해서 경제적 재건에 나서자는 것이다. 핵 무력 경시가 아니라 경제에 방점이 있다. 그러나 핵 무력과 경제는 서로 상충되는 문제다. 북한은 경제제재를 당하고 개혁·개방도 안 된다. 경제제재 때문에 북한 경제에 타격은 없다. 석유를 갖고 있는 이란 등과 같은 나라는 제재가 통한다. 그렇지만 북한은 제재가 안 통한다. 이런 것이 복합돼 있는 상태이므로 내재적 한계가 있는 특수한 경우이다. 내재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핵·경제 병진노선’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은 완전히 물 건너 간 것인가.-가능성이 없다. 금강산 관광 문제를 못 풀었다. 대개 우리 정부가 결심하면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그랬겠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제 대등한 수준에서 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야 열린다.→지난해 남북차관급회담이 결렬됐는데, 뭐가 문제였나.-우리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에 주안점을 두고 북한은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 상봉 문제가 연동돼 있다. 그래서 남북한 간에 인식의 갭이 커 결렬됐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남북 관계에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을 남북 관계의 리트머스시험지로 생각한다는 얘기다. 이 문제는 금강산 관광만 재개하면 풀린다. 그다음에 금강산 관광을 위한 실무회담을 해야 한다. 신변안전 보장과 사고 재발 방지대책 등의 문제는 실무회담에 맡기면 된다. →집권 5년차를 맞는 김정은의 권력기반은 확고한가.-불안정하지는 않다. 권력을 잡은 지 5년이나 지났다. 지금도 권력기반을 공고화하는 과정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선군정치를 펴며 군을 너무 앞세우는 바람에 노동당이 밀렸다. 김정은은 당을 앞세우고 있다. 당·군·정 시스템에 의한 통치를 구축하고 있다. 고모부 장성택 숙청 등 세대교체도 이루고 있다. 자기 세대에 맞게 인적 정비를 새로 하고 있다.→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이 실현되지 않는 이유는.-이런저런 장애물이 있다. 반 총장과 김정은의 셈법이 다르다. 서로 간에 얻고자 하는 것을 절충해 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실무적으로도 어렵다. 예컨대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가 미국 영토 안에 있다 보니 도청 등의 문제로 유엔과 북한 대표가 만나 얘기를 나누기가 쉽지 않다. 이번 핵실험에도 반 총장은 방북을 추진할 것이다. →올해 동북아 정세는.-올해 11월 대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임기가 1년여밖에 안 남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은 안정적이다. 경제성장 둔화가 뚜렷하지만 권력이 공고화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리더십 역시 안정적이다. 시 주석과 같은 집권 4년차에 접어든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의 리더십 또한 안정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국제 유가 하락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리더십은 안정돼 있다. 대체로 현재의 기조가 유지되는, 돌발변수가 생길 여지가 별로 없는 우리 주변국들의 리더십은 모두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핵실험으로 동북아 정세는 또 한 번 요동칠 것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北, 3월 미사일 시위 등 긴장 조성 후 5월 韓·美에 대화 제의 예상” 오코노기 日 게이오대 명예교수 “북한이 당분간 강경한 태도로 대결 국면을 유지하다가 5월로 예정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기점으로 평화 공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특히 3월 한·미 군사훈련 등을 계기로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미사일 발사 실험 등으로 위기를 조성하다 당 대회를 계기로 국면을 평화 모드로 바꿔 대화를 제의하면서 현상 타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코노기 마사오(71) 일본 게이오대 명예교수는 7일 “북한은 핵·미사일 카드를 활용해 동북아 및 국제사회를 흔들어 입지를 강화하면서 고립 및 제재 국면 타개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앞으로 북한의 행동을 전망한다면. -북한은 5월 당 대회 전까지 강경 노선을 유지하면서 긴장 국면을 고조시키다가 당 대회에서 향후 노동당의 대외 정책 및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대미 협상, 남북 대화 등을 제의할 것으로 본다. 36년 만의 당 대회라는 것을 계기로 유화 제스처로 국면을 전환시키려 할 것이다. 3월 한·미 군사훈련을 전후해서는 ‘인공위성 발사’를 빙자한 대륙간탄도탄 등 장거리 미사일 실험 등으로 한 차례 더 긴장을 고조시키려 할 것이다.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하면서 보다 나은 조건에서 대미, 대남 협상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북한에 핵·미사일은 억지력일 뿐 아니라 외교적 교섭 카드다.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에서 북한의 평화 시도가 먹힐까. -북한의 핵 능력이 상당한 수준에 와 있는 상황에서 무시만 할 수 있을까. 11월 미 대선을 기회로 여기는 북한은 이번 기회에 미국 차기 행정부에 “오바마 정부의 (북한) 무시 전략이 실패했다”고 과시했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 및 억지력을 믿던 한국에는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준 계기도 됐다. 북한은 절대로 핵 포기를 생각하지 않겠지만 “핵 동결과 관련해서는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북한으로서는 일단 핵 능력이 진전됐고, 계속 나아지고 있음을 국제사회에 과시했다. 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년의 북한 경제는 10년 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다. →국제사회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나. -우선 6자회담 재개 논의가 예상된다. 국제사회가 제재 효과만을 기대하면서 손을 놓고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지 않겠나. 북한 핵 제거 및 해체를 위한 수단과 선택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동결을 위해서라도 북한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을 것이다. 6자회담 의장국 지위를 누렸던 중국도 줄곧 회담의 재개를 주장해 왔다. “이제 핵 동결을 이야기하자”고 외치는 북한을 국제사회가 외면만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의 대응은 무엇인가. -일본은 독자 제재를 확대하면서 미국 등과 함께 제재 강화를 주도할 것이다. 아베 신조 정부로서는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진행하던 대화가 단절되면서 이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져 버렸다는 것에 낙담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북한 “수소탄 핵실험”] 8·25 대화 모멘텀 실종…‘상응한 대가’에 北 추가도발 가능성

    [북한 “수소탄 핵실험”] 8·25 대화 모멘텀 실종…‘상응한 대가’에 北 추가도발 가능성

    북한이 6일 기습적으로 수소폭탄 실험을 단행함에 따라 남북 관계는 또다시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지난해 ‘8·25합의’ 이후 근근이 유지되던 남북 대화의 모멘텀도 실종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맞서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4차 핵실험을 엄중한 일로 받아들이고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더욱 강력한 대북 제재에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남북 관계는 깊은 수렁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박근혜 정부 출범 직전인 2013년 2월 12일에도 3차 핵실험을 단행해 출발부터 남북 관계를 꼬이게 한 바 있다. 2013년 4월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위기를 맞았던 남북 관계는 그해 9월 개성공단 재가동 합의로 개선 조짐을 보이다가 2014년 2월 남북 고위급 접촉이 성사돼 당국 대화의 물꼬를 텄다. 지난해 8월에는 북한의 지뢰 도발 및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8·25합의로 극적 반전을 이뤘다. 8·25합의 이후 지난해 10월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되고 남북 민간 교류도 활성화돼 남북 관계 개선 기대가 커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11~12일 개성에서 열린 제1차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이 이산가족 및 금강산 관광 등 양측 간 현안에 대한 현격한 견해차로 결렬되면서 남과 북은 이후 냉각기를 갖게 됐다. 그나마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남측의 통일외교 정책을 비난하면서도 남북 관계 개선을 강조함에 따라 남북 대화 모멘텀은 유지될 것이란 기대가 나왔으나 이번 수소폭탄 실험으로 남북 관계는 다시금 ‘경색 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커졌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로는 이번이 북한의 첫 핵실험이어서 정부의 대응 수준도 강력해질 것이란 점이다. 특히 박 대통령이 ‘핵실험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북한이 강력 반발하는 ‘대북확성기’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럴 경우 남북은 지난 8월 북한의 지뢰 도발 때처럼 군사적 대치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반발해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감행할 경우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북한 “수소탄 핵실험”] 김정은 경제중시 모드는 위장전술…‘핵 로드맵’ 지속 재확인

    [북한 “수소탄 핵실험”] 김정은 경제중시 모드는 위장전술…‘핵 로드맵’ 지속 재확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승인 아래 북한이 6일 수소폭탄 실험을 기습적으로 감행했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김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핵 개발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해 북한이 당분간 핵실험을 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던 터라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충격은 한층 더 클 수밖에 없다. 또 김 제1위원장의 측근인 리수용 외무상 등 북한 대표단이 오는 20~23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18년 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제외교를 통해 산업 활성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높았다. 그러나 북한은 이 같은 외부의 시각에 허를 찌르듯 전격적으로 핵실험을 단행했다. 결국 지난해부터 북한이 남북 간 대화 기조를 유지하고 대외적으로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은 돌이켜 보면 이번 핵실험 감행을 위한 위장전술이었다고도 볼 수 있다. 사전에 핵실험을 중국과 미국에 알리지 않은 점 역시 위장전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평가된다. 북한이 전격적으로 수소폭탄 실험을 감행했다고 밝힌 데서 김정은 정권이 핵 보유만이 정권의 유일한 생존 수단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그동안 6자회담 등 대화로 핵을 포기시키려 했지만 북한은 일관되게 핵 역량을 향상시켜 왔고 그것이 수소폭탄 실험 발표로 귀결된 셈이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의 이번 실험은 단기적인 전술이 아니라 아버지인 김정일 정권 때부터 장기적 로드맵에 따라 추진된 프로젝트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 제1위원장은 핵을 포기한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등을 보면서 최후의 보루는 핵뿐이라고 더욱 강하게 확신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전통적 우방이었던 중국이 갈수록 한국과 밀착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2년 연속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된 상황도 핵실험을 서두르도록 재촉하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김 제1위원장이 핵실험 진행을 명령한 시점이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되고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이 무산된 지 사흘 만인 지난달 15일이라는 점도 남북관계와 북·중관계의 균열을 동시에 확인한 뒤 4차 핵실험을 강행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국제사회에 경제·핵 병진 노선을 재확인시키는 동시에 미국을 향해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기적으로 김 제1위원장의 생일(8일) 이틀 전 이번 실험을 감행한 것은 김정은 정권의 위상을 높이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바레인·수단도 “이란과 단교”… 분열하는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같은 수니파 이슬람 국가인 바레인과 수단도 시아파 이슬람 종주국인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한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우디와 이란의 정면충돌로 6년째 내전을 이어온 시리아의 정치적 해법이 난기류에 빠지는 등 중동 정세에도 먹구름이 끼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이사 알하마디 바레인 공보부 장관은 “바레인에 주재하는 이란 외교관들에게 48시간 안으로 떠나라고 통보했다”며 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바레인은 사우디 동부에 인접한 소국으로 지배층은 수니파지만 국민의 70%가량이 시아파다. 2011년 ‘아랍의 봄’을 계기로 현재까지 시아파의 반정부 활동이 이어져 정정이 불안한 상태다. 바레인 정부는 그만큼 사우디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이란에 대한 반감은 크다. 사우디를 도와 예멘 내전에 참전한 수단도 같은 날 이란과 외교관계를 단절한다고 밝혔다. 관계 단절은 아니지만 아랍에미리트(UAE)도 이란과 외교관계 수준을 대사급에서 대리대사(공사)급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중동의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으로 시리아 사태는 안갯속으로 빠졌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사우디와 이란은 이미 시리아 내전 초기부터 각각 반군과 정부군을 지원해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 맹주 간 대리전을 확대해 왔다.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 서방 동맹국들은 “우려와 자제를 촉구한다”는 입장을 잇따라 표명한 상태다. 당장 유엔이 오는 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기로 한 시리아 평화회담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이날 서방 외교관들은 사우디와 이란 간 충돌로 회담이 열리기도 전에 결렬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지난해 7월 핵협상 타결 뒤 순조롭게 진행되던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 해제가 성사 직전 암초를 맞아 위태로운 지경에 처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분석가 마이클 스티븐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이란 간 대립이 종파 분열과 양측 간 대리전 확대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이번 사태는 지역 내 불안이 계속 되리라는 것을 뜻하고, 양국 사이의 긴장은 중동 지역 사람들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정부 남북관계 고려한 ‘장례 대화’

    정부 남북관계 고려한 ‘장례 대화’

    지난 8·25 남북고위급 접촉 합의의 주요 당사자이자 북한의 대남업무 총책인 김양건(73) 당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밝혔다. 정부도 즉각 통일부 장관 명의의 조의를 표하는 등 남북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동지는 교통사고로 2015년 12월 29일 6시 15분에 73살을 일기로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김 비서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장의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숙청을 통한 사망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정은 정권의 ‘대남·외교 브레인’으로 알려진 김 비서는 2007년 통일전선부 부장을 맡으면서 대남 분야를 담당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강석주 당 국제비서의 부재가 길어지며 사실상 대외 분야까지도 총괄했다. 그는 특히 지난 8월 북한의 지뢰 도발로 촉발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국면에서도 대화 분위기를 마련해 남북 고위급 접촉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그의 사망으로 남북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는 없겠지만, 기존보다는 대남 업무가 다소 서툴고 거칠어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정부도 이날 발빠르게 움직였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10시 40분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통일전선부 앞으로 김 비서 사망과 관련해 전통문을 발송했다”며 “지난 8월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에서 함께 의미 있는 합의를 이끌어 낸 김 비서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조의를 표한다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북측 주요 인사의 사망과 관련해 조의를 표명한 것은 2007년 백남순 외무상 사망 때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조의를 표명한 이후 8년 만이다. 정부의 이번 조의 표명은 김 비서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에 걸쳐 대외·남북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 12일 제1차 차관급 당국회담 결렬 이후 정체 상태인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대화 분위기를 이어 가려는 의도로도 관측된다. 다만 정부 주도의 조문단 파견 등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특별기고] 위안부 협상에 담긴 정치적 결단/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세종대 이사장

    [특별기고] 위안부 협상에 담긴 정치적 결단/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세종대 이사장

    만약 28일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결렬됐다면 위안부 문제는 장기적 과제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 양국이 회의를 계속한다고 해도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솔직한 판단이었다. 상대방이 있는 외교에서 우리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 국민이 모를 리 없다. 2011년 헌법재판소의 판결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 위안부 문제를 제기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국내 인터뷰는 물론 해외 순방에서도 늘 일본의 역사 인식을 비판하고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해 왔다. 외교부로서는 일본의 법적 책임을 요구하는 위안부 피해자 및 관련 단체들의 입장과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외 타협의 여지를 보일 수는 없었다. 반면 일본은 법적 책임이라는 표현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강한 입장을 견지해 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의견 접근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위안부 모집과 관련해 군의 관여, 강제성 인정, 정부의 책임 통감, 내각 총리로서의 사죄와 반성, 정부 예산에 의한 금전적 조치를 약속한 것은 내용 면에서 보면 법적 책임을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계속 미해결의 부담을 지고 넘어갈 것인가 하는 것은 선택의 문제다. 또한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그리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사업을 위해 재단을 설립하기로 한 것은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 해결에서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의 회복이며, 금전적 보상은 필요하지 않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재단 기금 조성은 일본 정부의 금전적인 조치가 배상이냐, 보상이나 위로금이냐 하는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고 위안부 피해자 전체를 위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 의의가 있을 것이다. 그간 위안부 피해자의 개별적 보호와 지원은 우리 정부의 책임이라고 본다. 나아가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해 온 민간단체들의 활동도 앞으로 재단을 통해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협상의 타결은 양국 정상의 정치적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달 3일 서울에서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연내 타결을 강력하게 촉구한 것이 큰 계기가 됐다고 본다. 위안부 문제로 한·일 관계가 표류하는 것은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미래 세대에게 더 많은 부담을 줄 것이다. 또한 위안부 할머니들이 생존해 계실 때 조속히 결말을 지어야 하는 시급한 문제였다. 정부는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를 위한 불가피한 정치적 선택이라는 점을 국민들에게 설득해야 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 드리는 일을 일본 정부의 조치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정부는 물론 박 대통령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직접 만나 위로하고 이번 정치적 결단의 불가피성을 설명한 뒤 양해를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
  • [한·일 오늘 ‘위안부 담판’] 日 “소녀상 이전 검토” 韓 “저의가 뭐냐”… 위안부 해법 ‘온도차’

    2015년을 사흘 남겨두고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의 ‘담판’을 위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전격 개최되지만 협상 파트너인 한·일 양국 간 보조가 어긋나고 있다. 일본 측은 정부 협상안을 잇따라 노출하며 우리 정부에 협상 타결을 압박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협상 원칙을 재확인하고 신중론을 내세우며 일본 측 행태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양국 간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자칫 이번 회담이 실속 없이 마무리될 경우 추후 협상마저 동력을 잃게 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일본에서는 지난 24일 아베 신조 총리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에게 방한을 지시한 이래 성탄절 연휴 동안 계속해서 언론을 통해 위안부 협상안이 쏟아져 나왔다. 협상 파트너인 우리 정부가 28일 외교장관 회담 개최 사실만을 짧게 발표한 것과 대조적이다. 심지어 국민 여론에 민감한 위안부 소녀상의 이전 문제가 거론되고 협상 최종 타결을 전제로 한 한·일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까지 특정되자 우리 정부는 일본 측에 공식 항의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6일 기자들에게 “아직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되지 않아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 측으로부터 계속 터무니없는 언론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며 “우리 정부는 이런 행태를 보이는 일본 측의 저의가 무엇인지, 과연 진정성 있는 자세를 갖고 이번 회담에 임하려고 하는지 강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외교부 대변인 실명으로 협상 상대국에 공개 항의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위안부 국장급 협의의 대표인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도 같은 날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7일 한·일 청구권협정에 대해 ‘입장 불변’을 강조한 것은 일본 측에 대한 ‘반격’으로 이해된다. 일본은 계속해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법적 책임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소멸됐다고 주장하며 도의적·인도적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여기다 이날 일본 산케이신문이 이번 회담의 합의 조건으로 일본이 ‘한·일 청구권협정 재확인’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하자 윤 장관이 아예 쐐기를 박은 것이다. 우리 정부는 위안부 문제는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한·일 청구권협정에 의해 해결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날 열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12차 국장급 협의에서도 법적 책임 문제 등을 두고 양국 간 신경전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우리 정부는 기존 원칙에 따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고, 책임 인정 시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 상처 치유 이행 등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28일 외교장관 회담 및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이 부분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양국 외교장관이 이에 대해 일정 부분 합의를 이뤄내더라도 위안부 문제의 최종 해결은 당장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위안부 문제를 정부 차원의 ‘결단’으로 조속히 마무리하려는 일본 측과 달리 우리 정부로서는 정부 입장 외에 피해 당사자 할머니들, 관련 시민단체 및 국민 정서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는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정한 합의에 도달한다고 해도 이게 최종적으로 납득될 수 있는 것인지는 피해자나 국민들의 수용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합의 타결에 대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 회담이 결렬되면 한동안 위안부 문제는 표류하게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선거구·쟁점법안 특단대책 불가피”

    정의화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가 27일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 및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해 최종 담판을 벌였지만 무위로 끝났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후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의장께서는 현행 지역구 246석, 비례대표 54석을 기준으로 선거구획정위원회에 안을 검토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오는 31일까지도 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정 의장은 선거구획정위에서 검토한 안을 12월 임시국회 종료일인 다음달 8일 본회의에 직권상정할 것이 유력하다. 정 의장은 “의장으로서의 중재 역할을 오늘 끝내도록 하겠다”며 “입법 비상사태가 생기면 ‘특단의 대책’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1월 1일부터 선거구가 없어진다는 것을 입법 비상사태, 참정권 비상사태라고 하는 것은 견강부회”라고 반발했다. 회동에서는 쟁점 법안을 놓고도 기존 여야 간 협상 내용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쳤을 뿐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다만 여야는 28일 본회의에서 50여개 무쟁점 법안을 처리키로 했다. 청와대는 회동 결렬 소식에 “상당히 실망스럽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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