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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아이폰과 비교해보니 “가격 얼마?”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아이폰과 비교해보니 “가격 얼마?”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아이폰과 비교해보니 “가격 얼마?” 삼성전자는 1일(현지시간) 갤럭시S6를 공개하면서 아이폰6와 직접 성능을 비교해 보였다. 아이폰6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드러내며 애플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날 언팩 행사에 나선 신종균 IM담당 사장을 비롯해 이영희 마케팅팀장(부사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은 경쟁사 제품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던 전례를 깨고 애플의 아이폰6플러스를 직접 비교하며 공세를 펼쳤다. 이 부사장은 “나는 엔지니어링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갤럭시S6는 구부러지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이폰6가 구부러진다는 논란이 있었던 점을 겨냥할 정도였다. 갤럭시S6는 전체적으로 아이폰의 수려한 디자인을 따라갔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홈버튼을 좀 더 둥글게 만든 것이 언뜻 아이폰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줄 정도다. 뒷면을 금속과 강화유리를 하나의 소재인 것처럼 연결함으로써 세련미를 높히면서 그립감과 터치감을 개선했다. 디자인에서 아이폰을 닮아갔다면 하드웨어 성능과 기능면에서는 오히려 차별화에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영희 부사장이 “모든 것을 리뉴(renew)했다”고 밝힌 것처럼 대부분 기능이 업그레이드 됐다. 전작인 갤럭시S5에서 사용한 스냅드래곤 805 2.5GHz 커드코어 프로세서 대신 스마트폰 최초로 14나노급 64비트를 지원 모바일 프로세서(AP)를 탑재해 처리 속도를 높였다. 카메라 기능은 갤럭시S6가 아이폰6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후면 1600만, 전면 500만의 고화소에 밝은 렌즈(조리개 값 F1.9) 카메라를 탑재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빠르고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역광 상태에서도 풍부한 색감의 사진을 바로 촬영할 수 있는 실시간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후면과 전면 카메라에 모두 적용했다. 아이폰6의 경우 후면 800만 화소, 전면 120만 화소로 갤럭시S6에 비해 상당이 뒤진다. 갤럭시S6는 577 ppi(인치 당 픽셀수)의 5.1형 쿼드 HD 슈퍼 아몰레드(Super AM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최고 600cd/m2의 밝기를 지원하기 때문에 밝은 야외에서도 더욱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해상도가 2560×1440으로 아이폰 6의 1334×750에 비해 월등하다. 갤럭시S6 엣지는 업계 최초로 양측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 이용자가 입체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강점인 디스플레이에서 아이폰6와 확연한 차이를 가져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무게는 갤럭시S6가 138g, 아이폰6는 129g으로 아이폰6가 더 가볍다. 두께는 갤럭시 S6가 6.8㎜, 아이폰6가 6.9㎜로 근소한 차이로 갤럭시6가 얇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애플 아이폰6보다 2배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가격 대비 성능인 ‘가성비‘ 면에서 갤럭시S6가 아이폰6과 비교해 경쟁우위에 설 수 있을지이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내달 10일 한국과 미국 등 주요 20개국가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가격은 유럽에서 699~1049유로(약 86만~129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S6 대비 약 150유로가 더 비싸다. 모델별 가격이 각각 32GB 849유로(약105만원), 64GB 949유로(117만원), 128G 1049유로(129만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가운데 소비자가 어느 쪽을 더 많이 선택할 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갤럭시S6는 언뜻 눈으로 보기에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기존의 갤럭시S 시리즈와 큰 차이점이 없어보인다. 홈 버튼이 조금 둥글어졌다는 점과 측면에 다소 굴곡을 줬다는 점 외에는 갤럭시S의 전체적인 느낌이 계속됐다. 그러나 손에 쥐었을 때 메탈과 글래스라는 소재에서 비롯되는 질감과 그립감이 이전 갤럭시S 시리즈와는 분명 달랐다. 다소 얇고 가벼워졌지만 묵직하게 잡히는 느낌은 훨씬 좋아졌다. 외관보다는 사용자 경험이라고 일컬어지는 UX를 대폭 개편한 것이 그나마 인상적이었다. 연락처나 통화목록처럼 일상에서 자주 쓰는 메뉴들이 다소 어정쩡했던 아이콘 모양을 버리고 쉽고 간결한 문자로 바뀐 것이다. 삼성전자 무선 UX를 담당하는 이현율 상무가 이날 언팩(공개) 행사에 직접 나와 이번 갤럭시S6와 엣지 모델의 UX는 ‘심플하되 창의적으로’ 전면 개편했다고 강조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2000여명에 이르는 국내외 기자들이 언팩 행사 이후 모델 체험행사장에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2개 모델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시간은 5분 안팎. 짧은 시간에 두 모델이 공통으로 지닌 카메라·무선충전·삼성페이와 같은 특수 기능을 제대로 이용해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기존의 갤럭시 마니아층은 물론 경쟁 모델 이용자들에게도 갤럭시S6보다는 엣지 모델이 분명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노트4 엣지에 이어 삼성이 두 번째로 엣지(모서리)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인데, 이번에는 좌우 양면에 엣지 화면을 심었다. 엣지 디스플레이로 이용할 수 있는 고유 기능은 노트4와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좌우 공통으로 엣지 화면이 들어가다 보니 시각적인 안정성은 물론이고 그립감과 전체적인 디자인이 매우 세련되게 ‘잘 빠졌다’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다. 곡면 특유의 화질에서 비롯되는 입체감과 몰입감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현장에 있는 외신 기자들도 갤럭시S6 엣지에 유독 관심을 보여 엣지 단말기가 놓인 체험대 뒤로 훨씬 많은 대기자가 줄을 지어서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아이폰과 성능 차이는 “판매 가격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아이폰과 성능 차이는 “판매 가격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아이폰과 성능 차이는 “판매 가격은?” 삼성전자는 1일(현지시간) 갤럭시S6를 공개하면서 아이폰6와 직접 성능을 비교해 보였다. 아이폰6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드러내며 애플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날 언팩 행사에 나선 신종균 IM담당 사장을 비롯해 이영희 마케팅팀장(부사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은 경쟁사 제품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던 전례를 깨고 애플의 아이폰6플러스를 직접 비교하며 공세를 펼쳤다. 이 부사장은 “나는 엔지니어링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갤럭시S6는 구부러지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이폰6가 구부러진다는 논란이 있었던 점을 겨냥할 정도였다. 갤럭시S6는 전체적으로 아이폰의 수려한 디자인을 따라갔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홈버튼을 좀 더 둥글게 만든 것이 언뜻 아이폰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줄 정도다. 뒷면을 금속과 강화유리를 하나의 소재인 것처럼 연결함으로써 세련미를 높히면서 그립감과 터치감을 개선했다. 디자인에서 아이폰을 닮아갔다면 하드웨어 성능과 기능면에서는 오히려 차별화에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영희 부사장이 “모든 것을 리뉴(renew)했다”고 밝힌 것처럼 대부분 기능이 업그레이드 됐다. 전작인 갤럭시S5에서 사용한 스냅드래곤 805 2.5GHz 커드코어 프로세서 대신 스마트폰 최초로 14나노급 64비트를 지원 모바일 프로세서(AP)를 탑재해 처리 속도를 높였다. 카메라 기능은 갤럭시S6가 아이폰6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후면 1600만, 전면 500만의 고화소에 밝은 렌즈(조리개 값 F1.9) 카메라를 탑재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빠르고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역광 상태에서도 풍부한 색감의 사진을 바로 촬영할 수 있는 실시간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후면과 전면 카메라에 모두 적용했다. 아이폰6의 경우 후면 800만 화소, 전면 120만 화소로 갤럭시S6에 비해 상당이 뒤진다. 갤럭시S6는 577 ppi(인치 당 픽셀수)의 5.1형 쿼드 HD 슈퍼 아몰레드(Super AM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최고 600cd/m2의 밝기를 지원하기 때문에 밝은 야외에서도 더욱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해상도가 2560×1440으로 아이폰 6의 1334×750에 비해 월등하다. 갤럭시S6 엣지는 업계 최초로 양측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 이용자가 입체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강점인 디스플레이에서 아이폰6와 확연한 차이를 가져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무게는 갤럭시S6가 138g, 아이폰6는 129g으로 아이폰6가 더 가볍다. 두께는 갤럭시 S6가 6.8㎜, 아이폰6가 6.9㎜로 근소한 차이로 갤럭시6가 얇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애플 아이폰6보다 2배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가격 대비 성능인 ‘가성비‘ 면에서 갤럭시S6가 아이폰6과 비교해 경쟁우위에 설 수 있을지이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내달 10일 한국과 미국 등 주요 20개국가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가격은 유럽에서 699~1049유로(약 86만~129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S6 대비 약 150유로가 더 비싸다. 모델별 가격이 각각 32GB 849유로(약105만원), 64GB 949유로(117만원), 128G 1049유로(129만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가운데 소비자가 어느 쪽을 더 많이 선택할 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갤럭시S6는 언뜻 눈으로 보기에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기존의 갤럭시S 시리즈와 큰 차이점이 없어보인다. 홈 버튼이 조금 둥글어졌다는 점과 측면에 다소 굴곡을 줬다는 점 외에는 갤럭시S의 전체적인 느낌이 계속됐다. 그러나 손에 쥐었을 때 메탈과 글래스라는 소재에서 비롯되는 질감과 그립감이 이전 갤럭시S 시리즈와는 분명 달랐다. 다소 얇고 가벼워졌지만 묵직하게 잡히는 느낌은 훨씬 좋아졌다. 외관보다는 사용자 경험이라고 일컬어지는 UX를 대폭 개편한 것이 그나마 인상적이었다. 연락처나 통화목록처럼 일상에서 자주 쓰는 메뉴들이 다소 어정쩡했던 아이콘 모양을 버리고 쉽고 간결한 문자로 바뀐 것이다. 삼성전자 무선 UX를 담당하는 이현율 상무가 이날 언팩(공개) 행사에 직접 나와 이번 갤럭시S6와 엣지 모델의 UX는 ‘심플하되 창의적으로’ 전면 개편했다고 강조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2000여명에 이르는 국내외 기자들이 언팩 행사 이후 모델 체험행사장에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2개 모델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시간은 5분 안팎. 짧은 시간에 두 모델이 공통으로 지닌 카메라·무선충전·삼성페이와 같은 특수 기능을 제대로 이용해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기존의 갤럭시 마니아층은 물론 경쟁 모델 이용자들에게도 갤럭시S6보다는 엣지 모델이 분명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노트4 엣지에 이어 삼성이 두 번째로 엣지(모서리)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인데, 이번에는 좌우 양면에 엣지 화면을 심었다. 엣지 디스플레이로 이용할 수 있는 고유 기능은 노트4와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좌우 공통으로 엣지 화면이 들어가다 보니 시각적인 안정성은 물론이고 그립감과 전체적인 디자인이 매우 세련되게 ‘잘 빠졌다’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다. 곡면 특유의 화질에서 비롯되는 입체감과 몰입감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현장에 있는 외신 기자들도 갤럭시S6 엣지에 유독 관심을 보여 엣지 단말기가 놓인 체험대 뒤로 훨씬 많은 대기자가 줄을 지어서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아이폰과 성능 비교해보니 ‘깜짝’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아이폰과 성능 비교해보니 ‘깜짝’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아이폰과 성능 비교해보니 ‘깜짝’ 삼성전자는 1일(현지시간) 갤럭시S6를 공개하면서 아이폰6와 직접 성능을 비교해 보였다. 아이폰6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드러내며 애플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날 언팩 행사에 나선 신종균 IM담당 사장을 비롯해 이영희 마케팅팀장(부사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은 경쟁사 제품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던 전례를 깨고 애플의 아이폰6플러스를 직접 비교하며 공세를 펼쳤다. 이 부사장은 “나는 엔지니어링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갤럭시S6는 구부러지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이폰6가 구부러진다는 논란이 있었던 점을 겨냥할 정도였다. 갤럭시S6는 전체적으로 아이폰의 수려한 디자인을 따라갔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홈버튼을 좀 더 둥글게 만든 것이 언뜻 아이폰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줄 정도다. 뒷면을 금속과 강화유리를 하나의 소재인 것처럼 연결함으로써 세련미를 높히면서 그립감과 터치감을 개선했다. 디자인에서 아이폰을 닮아갔다면 하드웨어 성능과 기능면에서는 오히려 차별화에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영희 부사장이 “모든 것을 리뉴(renew)했다”고 밝힌 것처럼 대부분 기능이 업그레이드 됐다. 전작인 갤럭시S5에서 사용한 스냅드래곤 805 2.5GHz 커드코어 프로세서 대신 스마트폰 최초로 14나노급 64비트를 지원 모바일 프로세서(AP)를 탑재해 처리 속도를 높였다. 카메라 기능은 갤럭시S6가 아이폰6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후면 1600만, 전면 500만의 고화소에 밝은 렌즈(조리개 값 F1.9) 카메라를 탑재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빠르고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역광 상태에서도 풍부한 색감의 사진을 바로 촬영할 수 있는 실시간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후면과 전면 카메라에 모두 적용했다. 아이폰6의 경우 후면 800만 화소, 전면 120만 화소로 갤럭시S6에 비해 상당이 뒤진다. 갤럭시S6는 577 ppi(인치 당 픽셀수)의 5.1형 쿼드 HD 슈퍼 아몰레드(Super AM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최고 600cd/m2의 밝기를 지원하기 때문에 밝은 야외에서도 더욱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해상도가 2560×1440으로 아이폰 6의 1334×750에 비해 월등하다. 갤럭시S6 엣지는 업계 최초로 양측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 이용자가 입체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강점인 디스플레이에서 아이폰6와 확연한 차이를 가져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무게는 갤럭시S6가 138g, 아이폰6는 129g으로 아이폰6가 더 가볍다. 두께는 갤럭시 S6가 6.8㎜, 아이폰6가 6.9㎜로 근소한 차이로 갤럭시6가 얇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애플 아이폰6보다 2배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가격 대비 성능인 ‘가성비‘ 면에서 갤럭시S6가 아이폰6과 비교해 경쟁우위에 설 수 있을지이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내달 10일 한국과 미국 등 주요 20개국가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가격은 유럽에서 699~1049유로(약 86만~129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S6 대비 약 150유로가 더 비싸다. 모델별 가격이 각각 32GB 849유로(약105만원), 64GB 949유로(117만원), 128G 1049유로(129만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가운데 소비자가 어느 쪽을 더 많이 선택할 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갤럭시S6는 언뜻 눈으로 보기에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기존의 갤럭시S 시리즈와 큰 차이점이 없어보인다. 홈 버튼이 조금 둥글어졌다는 점과 측면에 다소 굴곡을 줬다는 점 외에는 갤럭시S의 전체적인 느낌이 계속됐다. 그러나 손에 쥐었을 때 메탈과 글래스라는 소재에서 비롯되는 질감과 그립감이 이전 갤럭시S 시리즈와는 분명 달랐다. 다소 얇고 가벼워졌지만 묵직하게 잡히는 느낌은 훨씬 좋아졌다. 외관보다는 사용자 경험이라고 일컬어지는 UX를 대폭 개편한 것이 그나마 인상적이었다. 연락처나 통화목록처럼 일상에서 자주 쓰는 메뉴들이 다소 어정쩡했던 아이콘 모양을 버리고 쉽고 간결한 문자로 바뀐 것이다. 삼성전자 무선 UX를 담당하는 이현율 상무가 이날 언팩(공개) 행사에 직접 나와 이번 갤럭시S6와 엣지 모델의 UX는 ‘심플하되 창의적으로’ 전면 개편했다고 강조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2000여명에 이르는 국내외 기자들이 언팩 행사 이후 모델 체험행사장에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2개 모델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시간은 5분 안팎. 짧은 시간에 두 모델이 공통으로 지닌 카메라·무선충전·삼성페이와 같은 특수 기능을 제대로 이용해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기존의 갤럭시 마니아층은 물론 경쟁 모델 이용자들에게도 갤럭시S6보다는 엣지 모델이 분명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노트4 엣지에 이어 삼성이 두 번째로 엣지(모서리)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인데, 이번에는 좌우 양면에 엣지 화면을 심었다. 엣지 디스플레이로 이용할 수 있는 고유 기능은 노트4와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좌우 공통으로 엣지 화면이 들어가다 보니 시각적인 안정성은 물론이고 그립감과 전체적인 디자인이 매우 세련되게 ‘잘 빠졌다’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다. 곡면 특유의 화질에서 비롯되는 입체감과 몰입감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현장에 있는 외신 기자들도 갤럭시S6 엣지에 유독 관심을 보여 엣지 단말기가 놓인 체험대 뒤로 훨씬 많은 대기자가 줄을 지어서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가격대는? 아이폰과 비교해보니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가격대는? 아이폰과 비교해보니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가격대는? 아이폰과 비교해보니 삼성전자는 1일(현지시간) 갤럭시S6를 공개하면서 아이폰6와 직접 성능을 비교해 보였다. 아이폰6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드러내며 애플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날 언팩 행사에 나선 신종균 IM담당 사장을 비롯해 이영희 마케팅팀장(부사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은 경쟁사 제품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던 전례를 깨고 애플의 아이폰6플러스를 직접 비교하며 공세를 펼쳤다. 이 부사장은 “나는 엔지니어링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갤럭시S6는 구부러지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이폰6가 구부러진다는 논란이 있었던 점을 겨냥할 정도였다. 갤럭시S6는 전체적으로 아이폰의 수려한 디자인을 따라갔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홈버튼을 좀 더 둥글게 만든 것이 언뜻 아이폰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줄 정도다. 뒷면을 금속과 강화유리를 하나의 소재인 것처럼 연결함으로써 세련미를 높히면서 그립감과 터치감을 개선했다. 디자인에서 아이폰을 닮아갔다면 하드웨어 성능과 기능면에서는 오히려 차별화에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영희 부사장이 “모든 것을 리뉴(renew)했다”고 밝힌 것처럼 대부분 기능이 업그레이드 됐다. 전작인 갤럭시S5에서 사용한 스냅드래곤 805 2.5GHz 커드코어 프로세서 대신 스마트폰 최초로 14나노급 64비트를 지원 모바일 프로세서(AP)를 탑재해 처리 속도를 높였다. 카메라 기능은 갤럭시S6가 아이폰6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후면 1600만, 전면 500만의 고화소에 밝은 렌즈(조리개 값 F1.9) 카메라를 탑재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빠르고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역광 상태에서도 풍부한 색감의 사진을 바로 촬영할 수 있는 실시간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후면과 전면 카메라에 모두 적용했다. 아이폰6의 경우 후면 800만 화소, 전면 120만 화소로 갤럭시S6에 비해 상당이 뒤진다. 갤럭시S6는 577 ppi(인치 당 픽셀수)의 5.1형 쿼드 HD 슈퍼 아몰레드(Super AM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최고 600cd/m2의 밝기를 지원하기 때문에 밝은 야외에서도 더욱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해상도가 2560×1440으로 아이폰 6의 1334×750에 비해 월등하다. 갤럭시S6 엣지는 업계 최초로 양측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 이용자가 입체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강점인 디스플레이에서 아이폰6와 확연한 차이를 가져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무게는 갤럭시S6가 138g, 아이폰6는 129g으로 아이폰6가 더 가볍다. 두께는 갤럭시 S6가 6.8㎜, 아이폰6가 6.9㎜로 근소한 차이로 갤럭시6가 얇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애플 아이폰6보다 2배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가격 대비 성능인 ‘가성비‘ 면에서 갤럭시S6가 아이폰6과 비교해 경쟁우위에 설 수 있을지이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내달 10일 한국과 미국 등 주요 20개국가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가격은 유럽에서 699~1049유로(약 86만~129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S6 대비 약 150유로가 더 비싸다. 모델별 가격이 각각 32GB 849유로(약105만원), 64GB 949유로(117만원), 128G 1049유로(129만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가운데 소비자가 어느 쪽을 더 많이 선택할 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갤럭시S6는 언뜻 눈으로 보기에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기존의 갤럭시S 시리즈와 큰 차이점이 없어보인다. 홈 버튼이 조금 둥글어졌다는 점과 측면에 다소 굴곡을 줬다는 점 외에는 갤럭시S의 전체적인 느낌이 계속됐다. 그러나 손에 쥐었을 때 메탈과 글래스라는 소재에서 비롯되는 질감과 그립감이 이전 갤럭시S 시리즈와는 분명 달랐다. 다소 얇고 가벼워졌지만 묵직하게 잡히는 느낌은 훨씬 좋아졌다. 외관보다는 사용자 경험이라고 일컬어지는 UX를 대폭 개편한 것이 그나마 인상적이었다. 연락처나 통화목록처럼 일상에서 자주 쓰는 메뉴들이 다소 어정쩡했던 아이콘 모양을 버리고 쉽고 간결한 문자로 바뀐 것이다. 삼성전자 무선 UX를 담당하는 이현율 상무가 이날 언팩(공개) 행사에 직접 나와 이번 갤럭시S6와 엣지 모델의 UX는 ‘심플하되 창의적으로’ 전면 개편했다고 강조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2000여명에 이르는 국내외 기자들이 언팩 행사 이후 모델 체험행사장에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2개 모델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시간은 5분 안팎. 짧은 시간에 두 모델이 공통으로 지닌 카메라·무선충전·삼성페이와 같은 특수 기능을 제대로 이용해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기존의 갤럭시 마니아층은 물론 경쟁 모델 이용자들에게도 갤럭시S6보다는 엣지 모델이 분명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노트4 엣지에 이어 삼성이 두 번째로 엣지(모서리)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인데, 이번에는 좌우 양면에 엣지 화면을 심었다. 엣지 디스플레이로 이용할 수 있는 고유 기능은 노트4와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좌우 공통으로 엣지 화면이 들어가다 보니 시각적인 안정성은 물론이고 그립감과 전체적인 디자인이 매우 세련되게 ‘잘 빠졌다’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다. 곡면 특유의 화질에서 비롯되는 입체감과 몰입감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현장에 있는 외신 기자들도 갤럭시S6 엣지에 유독 관심을 보여 엣지 단말기가 놓인 체험대 뒤로 훨씬 많은 대기자가 줄을 지어서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가격 86만원부터?…엣지에 더 끌리는 이유는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가격 86만원부터?…엣지에 더 끌리는 이유는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가격 86만원부터?…엣지에 더 끌리는 이유는 삼성전자는 1일(현지시간) 갤럭시S6를 공개하면서 아이폰6와 직접 성능을 비교해 보였다. 아이폰6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드러내며 애플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날 언팩 행사에 나선 신종균 IM담당 사장을 비롯해 이영희 마케팅팀장(부사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은 경쟁사 제품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던 전례를 깨고 애플의 아이폰6플러스를 직접 비교하며 공세를 펼쳤다. 이 부사장은 “나는 엔지니어링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갤럭시S6는 구부러지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이폰6가 구부러진다는 논란이 있었던 점을 겨냥할 정도였다. 갤럭시S6는 전체적으로 아이폰의 수려한 디자인을 따라갔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홈버튼을 좀 더 둥글게 만든 것이 언뜻 아이폰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줄 정도다. 뒷면을 금속과 강화유리를 하나의 소재인 것처럼 연결함으로써 세련미를 높히면서 그립감과 터치감을 개선했다. 디자인에서 아이폰을 닮아갔다면 하드웨어 성능과 기능면에서는 오히려 차별화에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영희 부사장이 “모든 것을 리뉴(renew)했다”고 밝힌 것처럼 대부분 기능이 업그레이드 됐다. 전작인 갤럭시S5에서 사용한 스냅드래곤 805 2.5GHz 커드코어 프로세서 대신 스마트폰 최초로 14나노급 64비트를 지원 모바일 프로세서(AP)를 탑재해 처리 속도를 높였다. 카메라 기능은 갤럭시S6가 아이폰6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후면 1600만, 전면 500만의 고화소에 밝은 렌즈(조리개 값 F1.9) 카메라를 탑재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빠르고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역광 상태에서도 풍부한 색감의 사진을 바로 촬영할 수 있는 실시간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후면과 전면 카메라에 모두 적용했다. 아이폰6의 경우 후면 800만 화소, 전면 120만 화소로 갤럭시S6에 비해 상당이 뒤진다. 갤럭시S6는 577 ppi(인치 당 픽셀수)의 5.1형 쿼드 HD 슈퍼 아몰레드(Super AM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최고 600cd/m2의 밝기를 지원하기 때문에 밝은 야외에서도 더욱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해상도가 2560×1440으로 아이폰 6의 1334×750에 비해 월등하다. 갤럭시S6 엣지는 업계 최초로 양측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 이용자가 입체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강점인 디스플레이에서 아이폰6와 확연한 차이를 가져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무게는 갤럭시S6가 138g, 아이폰6는 129g으로 아이폰6가 더 가볍다. 두께는 갤럭시 S6가 6.8㎜, 아이폰6가 6.9㎜로 근소한 차이로 갤럭시6가 얇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애플 아이폰6보다 2배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가격 대비 성능인 ‘가성비‘ 면에서 갤럭시S6가 아이폰6과 비교해 경쟁우위에 설 수 있을지이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내달 10일 한국과 미국 등 주요 20개국가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가격은 유럽에서 699~1049유로(약 86만~129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S6 대비 약 150유로가 더 비싸다. 모델별 가격이 각각 32GB 849유로(약105만원), 64GB 949유로(117만원), 128G 1049유로(129만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가운데 소비자가 어느 쪽을 더 많이 선택할 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갤럭시S6는 언뜻 눈으로 보기에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기존의 갤럭시S 시리즈와 큰 차이점이 없어보인다. 홈 버튼이 조금 둥글어졌다는 점과 측면에 다소 굴곡을 줬다는 점 외에는 갤럭시S의 전체적인 느낌이 계속됐다. 그러나 손에 쥐었을 때 메탈과 글래스라는 소재에서 비롯되는 질감과 그립감이 이전 갤럭시S 시리즈와는 분명 달랐다. 다소 얇고 가벼워졌지만 묵직하게 잡히는 느낌은 훨씬 좋아졌다. 외관보다는 사용자 경험이라고 일컬어지는 UX를 대폭 개편한 것이 그나마 인상적이었다. 연락처나 통화목록처럼 일상에서 자주 쓰는 메뉴들이 다소 어정쩡했던 아이콘 모양을 버리고 쉽고 간결한 문자로 바뀐 것이다. 삼성전자 무선 UX를 담당하는 이현율 상무가 이날 언팩(공개) 행사에 직접 나와 이번 갤럭시S6와 엣지 모델의 UX는 ‘심플하되 창의적으로’ 전면 개편했다고 강조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2000여명에 이르는 국내외 기자들이 언팩 행사 이후 모델 체험행사장에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2개 모델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시간은 5분 안팎. 짧은 시간에 두 모델이 공통으로 지닌 카메라·무선충전·삼성페이와 같은 특수 기능을 제대로 이용해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기존의 갤럭시 마니아층은 물론 경쟁 모델 이용자들에게도 갤럭시S6보다는 엣지 모델이 분명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노트4 엣지에 이어 삼성이 두 번째로 엣지(모서리)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인데, 이번에는 좌우 양면에 엣지 화면을 심었다. 엣지 디스플레이로 이용할 수 있는 고유 기능은 노트4와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좌우 공통으로 엣지 화면이 들어가다 보니 시각적인 안정성은 물론이고 그립감과 전체적인 디자인이 매우 세련되게 ‘잘 빠졌다’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다. 곡면 특유의 화질에서 비롯되는 입체감과 몰입감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현장에 있는 외신 기자들도 갤럭시S6 엣지에 유독 관심을 보여 엣지 단말기가 놓인 체험대 뒤로 훨씬 많은 대기자가 줄을 지어서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갤럭시S6 공개, 아이폰과 비교해보니…가격 86만원부터?

    갤럭시S6 공개, 아이폰과 비교해보니…가격 86만원부터?

    갤럭시S6 공개 갤럭시S6 공개, 아이폰과 비교해보니…가격 86만원부터? 삼성전자는 1일(현지시간) 갤럭시S6를 공개하면서 아이폰6와 직접 성능을 비교해 보였다. 아이폰6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드러내며 애플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날 언팩 행사에 나선 신종균 IM담당 사장을 비롯해 이영희 마케팅팀장(부사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은 경쟁사 제품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던 전례를 깨고 애플의 아이폰6플러스를 직접 비교하며 공세를 펼쳤다. 이 부사장은 “나는 엔지니어링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갤럭시S6는 구부러지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이폰6가 구부러진다는 논란이 있었던 점을 겨냥할 정도였다. 갤럭시S6는 전체적으로 아이폰의 수려한 디자인을 따라갔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홈버튼을 좀 더 둥글게 만든 것이 언뜻 아이폰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줄 정도다. 뒷면을 금속과 강화유리를 하나의 소재인 것처럼 연결함으로써 세련미를 높히면서 그립감과 터치감을 개선했다. 디자인에서 아이폰을 닮아갔다면 하드웨어 성능과 기능면에서는 오히려 차별화에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영희 부사장이 “모든 것을 리뉴(renew)했다”고 밝힌 것처럼 대부분 기능이 업그레이드 됐다. 전작인 갤럭시S5에서 사용한 스냅드래곤 805 2.5GHz 커드코어 프로세서 대신 스마트폰 최초로 14나노급 64비트를 지원 모바일 프로세서(AP)를 탑재해 처리 속도를 높였다. 카메라 기능은 갤럭시S6가 아이폰6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후면 1600만, 전면 500만의 고화소에 밝은 렌즈(조리개 값 F1.9) 카메라를 탑재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빠르고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역광 상태에서도 풍부한 색감의 사진을 바로 촬영할 수 있는 실시간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후면과 전면 카메라에 모두 적용했다. 아이폰6의 경우 후면 800만 화소, 전면 120만 화소로 갤럭시S6에 비해 상당이 뒤진다. 갤럭시S6는 577 ppi(인치 당 픽셀수)의 5.1형 쿼드 HD 슈퍼 아몰레드(Super AM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최고 600cd/m2의 밝기를 지원하기 때문에 밝은 야외에서도 더욱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해상도가 2560×1440으로 아이폰 6의 1334×750에 비해 월등하다. 갤럭시S6 엣지는 업계 최초로 양측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 이용자가 입체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강점인 디스플레이에서 아이폰6와 확연한 차이를 가져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무게는 갤럭시S6가 138g, 아이폰6는 129g으로 아이폰6가 더 가볍다. 두께는 갤럭시 S6가 6.8㎜, 아이폰6가 6.9㎜로 근소한 차이로 갤럭시6가 얇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애플 아이폰6보다 2배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가격 대비 성능인 ‘가성비‘ 면에서 갤럭시S6가 아이폰6과 비교해 경쟁우위에 설 수 있을지이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내달 10일 한국과 미국 등 주요 20개국가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가격은 유럽에서 699~1049유로(약 86만~129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S6 대비 약 150유로가 더 비싸다. 모델별 가격이 각각 32GB 849유로(약105만원), 64GB 949유로(117만원), 128G 1049유로(129만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어디에 더 끌리나 “가격 86만원부터?”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어디에 더 끌리나 “가격 86만원부터?”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 어디에 더 끌리나 “가격 86만원부터?” 삼성전자는 1일(현지시간) 갤럭시S6를 공개하면서 아이폰6와 직접 성능을 비교해 보였다. 아이폰6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과 드러내며 애플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이날 언팩 행사에 나선 신종균 IM담당 사장을 비롯해 이영희 마케팅팀장(부사장) 등 삼성전자 임원들은 경쟁사 제품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던 전례를 깨고 애플의 아이폰6플러스를 직접 비교하며 공세를 펼쳤다. 이 부사장은 “나는 엔지니어링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갤럭시S6는 구부러지지 않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이폰6가 구부러진다는 논란이 있었던 점을 겨냥할 정도였다. 갤럭시S6는 전체적으로 아이폰의 수려한 디자인을 따라갔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일체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홈버튼을 좀 더 둥글게 만든 것이 언뜻 아이폰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줄 정도다. 뒷면을 금속과 강화유리를 하나의 소재인 것처럼 연결함으로써 세련미를 높히면서 그립감과 터치감을 개선했다. 디자인에서 아이폰을 닮아갔다면 하드웨어 성능과 기능면에서는 오히려 차별화에 역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이영희 부사장이 “모든 것을 리뉴(renew)했다”고 밝힌 것처럼 대부분 기능이 업그레이드 됐다. 전작인 갤럭시S5에서 사용한 스냅드래곤 805 2.5GHz 커드코어 프로세서 대신 스마트폰 최초로 14나노급 64비트를 지원 모바일 프로세서(AP)를 탑재해 처리 속도를 높였다. 카메라 기능은 갤럭시S6가 아이폰6에 비해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 후면 1600만, 전면 500만의 고화소에 밝은 렌즈(조리개 값 F1.9) 카메라를 탑재해 어두운 환경에서도 빠르고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역광 상태에서도 풍부한 색감의 사진을 바로 촬영할 수 있는 실시간 HDR(High Dynamic Range) 기능을 후면과 전면 카메라에 모두 적용했다. 아이폰6의 경우 후면 800만 화소, 전면 120만 화소로 갤럭시S6에 비해 상당이 뒤진다. 갤럭시S6는 577 ppi(인치 당 픽셀수)의 5.1형 쿼드 HD 슈퍼 아몰레드(Super AM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최고 600cd/m2의 밝기를 지원하기 때문에 밝은 야외에서도 더욱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 해상도가 2560×1440으로 아이폰 6의 1334×750에 비해 월등하다. 갤럭시S6 엣지는 업계 최초로 양측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 이용자가 입체감과 몰입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강점인 디스플레이에서 아이폰6와 확연한 차이를 가져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무게는 갤럭시S6가 138g, 아이폰6는 129g으로 아이폰6가 더 가볍다. 두께는 갤럭시 S6가 6.8㎜, 아이폰6가 6.9㎜로 근소한 차이로 갤럭시6가 얇다. 또 삼성전자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애플 아이폰6보다 2배 빠른 충전 속도를 자랑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가격 대비 성능인 ‘가성비‘ 면에서 갤럭시S6가 아이폰6과 비교해 경쟁우위에 설 수 있을지이다.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내달 10일 한국과 미국 등 주요 20개국가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가격은 유럽에서 699~1049유로(약 86만~129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S6 대비 약 150유로가 더 비싸다. 모델별 가격이 각각 32GB 849유로(약105만원), 64GB 949유로(117만원), 128G 1049유로(129만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편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 가운데 소비자가 어느 쪽을 더 많이 선택할 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갤럭시S6는 언뜻 눈으로 보기에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기존의 갤럭시S 시리즈와 큰 차이점이 없어보인다. 홈 버튼이 조금 둥글어졌다는 점과 측면에 다소 굴곡을 줬다는 점 외에는 갤럭시S의 전체적인 느낌이 계속됐다. 그러나 손에 쥐었을 때 메탈과 글래스라는 소재에서 비롯되는 질감과 그립감이 이전 갤럭시S 시리즈와는 분명 달랐다. 다소 얇고 가벼워졌지만 묵직하게 잡히는 느낌은 훨씬 좋아졌다. 외관보다는 사용자 경험이라고 일컬어지는 UX를 대폭 개편한 것이 그나마 인상적이었다. 연락처나 통화목록처럼 일상에서 자주 쓰는 메뉴들이 다소 어정쩡했던 아이콘 모양을 버리고 쉽고 간결한 문자로 바뀐 것이다. 삼성전자 무선 UX를 담당하는 이현율 상무가 이날 언팩(공개) 행사에 직접 나와 이번 갤럭시S6와 엣지 모델의 UX는 ‘심플하되 창의적으로’ 전면 개편했다고 강조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2000여명에 이르는 국내외 기자들이 언팩 행사 이후 모델 체험행사장에 한꺼번에 몰려드는 바람에 2개 모델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시간은 5분 안팎. 짧은 시간에 두 모델이 공통으로 지닌 카메라·무선충전·삼성페이와 같은 특수 기능을 제대로 이용해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기존의 갤럭시 마니아층은 물론 경쟁 모델 이용자들에게도 갤럭시S6보다는 엣지 모델이 분명 더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갤럭시S6 엣지는 갤럭시노트4 엣지에 이어 삼성이 두 번째로 엣지(모서리)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제품인데, 이번에는 좌우 양면에 엣지 화면을 심었다. 엣지 디스플레이로 이용할 수 있는 고유 기능은 노트4와 별반 다를 게 없었지만 좌우 공통으로 엣지 화면이 들어가다 보니 시각적인 안정성은 물론이고 그립감과 전체적인 디자인이 매우 세련되게 ‘잘 빠졌다’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다. 곡면 특유의 화질에서 비롯되는 입체감과 몰입감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현장에 있는 외신 기자들도 갤럭시S6 엣지에 유독 관심을 보여 엣지 단말기가 놓인 체험대 뒤로 훨씬 많은 대기자가 줄을 지어서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숫자로 본 2015 프로야구] 연봉홈런 ‘쾅’ 140명이 ‘억’

    [숫자로 본 2015 프로야구] 연봉홈런 ‘쾅’ 140명이 ‘억’

    프로야구 1군 선수들이 평균 연봉 ‘2억원 시대’를 눈앞에 뒀다. ●10구단 등록 선수 628명 최다 KBO는 2015시즌 10개 구단의 등록 선수 및 연봉 등 각종 현황을 12일 발표했다. 지난달 말 현재 역대 최다인 총 628명의 선수(기존 535명, 신인 62명, 외국인 31명)가 등록했고 투수가 절반인 48%(302명)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KBO에 따르면 1군 엔트리에 해당하는 구단별 상위 27명(외국인 제외)의 평균 연봉은 1억 9325만원이다. 지난해(1군 엔트리 26명) 구단별 상위 26명의 평균 연봉 1억 432만원보다 893만원(4.8%) 증가했다.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일군 삼성은 2억 9074만원으로 3억원에 육박했다. 한화(2억 5804만원)와 SK(2억 3459만원)가 뒤를 이었다. LG(2억 2852만원), 롯데(2억 489만원)까지 5개 구단이 2억원을 넘었다. 1군 선수에 퓨처스리그(2군) 선수까지 포함한 전체 535명(신인과 외국인 선수 제외)의 연봉 총액은 601억 6900만원이며 평균 연봉은 1억 1247만원이다. 지난해보다 5.1% 상승한 평균 연봉은 최초로 1억 1000만원대에 진입했다. ●재일동포 장명부 첫 억대 연봉… 토종은 선동열 원년인 1982년(1215만원)에 견주면 34년 만에 10배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재일동포 ‘괴물 투수’ 장명부가 1985년 억대 연봉 시대(1억 484억원)를 열고, 선동열(전 KIA 감독)이 1993년 토종 첫 1억원 고지를 밟은 이래 상승곡선은 이어지고 있다. 삼성의 평균 연봉이 1억 5876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막내 구단 kt(5273만원)와 NC(8350만원), KIA(8635만원)를 제외한 7개 구단이 1억원을 넘겼다. 첫 1군 진입으로 선수를 대폭 보강한 kt(65.3% 인상)를 제외하면 1억 2742만원으로 23.9%가 오른 SK가 최대 인상률을 작성했다. 연봉 1억원 이상을 받는 선수도 역대 최다인 140명(지난해 136명)으로 늘었다. ●올해도 김태균 15억원 ‘연봉킹’ 2012년부터 해마다 15억원을 받아 연봉 1위를 달려온 김태균(한화)은 올해도 15억원으로 ‘연봉킹’을 지켰다.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린 장원준(두산)과 최정(SK)은 10억원으로 강민호(롯데)와 공동 2위가 됐다. 장원준은 지난해 연봉 3억 2000만원에서 6억 8000만원이나 치솟아 역대 최고 인상액을 기록했다. 9억원에 재계약한 이승엽(삼성)은 21년차, 김태균은 15년차, 장원삼(삼성)과 김현수(두산·이상 7억 5000만원)는 10년차 최고 연봉 기록을 세웠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열린세상] 백팩 유감/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열린세상] 백팩 유감/김현호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기획실장

    가방은 필요한 물건을 넣고 다니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 한국의 문화에 천착한 이어령은 책보, 수건, 머리띠, 때로는 포대기, 걸레 등으로 쓰일 수 있는 우리의 보자기에 견주어 서양 가방의 원형은 다양성이 떨어지는 ‘들고 다닐 수 있는 상자’였다고 한다. 들고 다닐 수 있는 궤짝이 가방이었다는 것이다. 그런 소요에서 출발한 가방이 필요한 물건을 가지고 다니는 수단이라는 본래적 기능에 더해 개인의 취향을 나타내는 패션 소품이 되고, 지위나 처지를 나타내는 ‘신분재’역할까지 하고 있는 형편이다. 용도야 어찌 되었건 가방은 이제 현대인 모두가 하나쯤은 들고 다니는 생활 필수품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가방 중에서도 요즘 ‘백팩’이 유행하고 있다. 거리는 물론이고 버스나 지하철, 회의장 등에서 백팩을 메고 있는 사람을 더러 본다. 시장이나 회사,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여기에는 학생, 정장 스타일의 직장인, 대학교수, 주부를 포함해 남녀가 따로 없다. 백팩을 메는 이유는 추운 겨울 탓도 있으며, 각자의 개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유행에 유난히 민감한 우리네 패션 의식 탓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패션으로 치면 영 아니다. 언젠가 유럽의 선진 패션을 배우기 위해 파리에 들렀을 때, 그네들이 우리를 일러 ‘따라하기 대국’이라 했던 부끄러운 기억을 상기시킬 필요도 없이 또 하나의 패션 획일화를 가져올 개연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명 연예인이나 비중 있는 인물을 앞세운 방송매체도 백팩의 유행에 가세하는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 요즘 백팩의 유행은 손에게 자유를 주기 위함과 관련성이 높아 보인다. 백팩을 멤으로써 양손이 자유로워지고, 그 손으로 휴대전화나 아이패드, 노트북 등 정보기기를 휠씬 편하게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작금의 우리 사회에서 백팩이 유행하는 것은 정보화 사회의 가속화와 관련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손이 자유로워진 백팩을 멘 사람들이 정보기기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지하철이나 버스, 그리고 도로 등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백팩의 유행이 우리 사회에 새로운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백팩을 멘 사람이 많아지면서 불편과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 심지어 거리 등 대중 공간에서 백팩을 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 말싸움을 하는 광경도 그리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스마트폰 등을 사용하느라 자신이 관리하지 않은 백팩이 주변 사람의 통행을 방해하거나 얼굴이나 몸에 상처를 입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혼잡한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백팩을 멘 사람이 있으면 통행이 불편하며 양쪽에 그런 사람이 서 있는 경우는 지나가는 것이 아예 불가능할 정도가 되기까지 한다. 이전의 가방에 비해 요즘 백팩은 더 두꺼워지고 각이 져 있어 그런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런 현상은 정보화가 진전된 우리 사회에서 시민의식 실종을 배가하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되고 있어 우려스럽다. 정보화는 국경을 초월해 개인, 기업 등 경제주체의 연결성을 강화시키고, 정보기술(IT)에 바탕한 정보경제 시대를 견인한 순기능도 있지만, 독일의 작가 올리버 에게스의 지적처럼 정보화가 현대인의 ‘결정 장애’ 신드롬을 가져오고, 휴대전화를 통한 사생활 떠들기 등 대중 공간에서 시민의식을 감소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한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대중 공간에서 백팩을 멘 사람들의 배려 없는 행동이 정보화 진전에 따른 ‘신종’ 시민의식의 실종을 부추기는 것이다. 그래서 싱가포르에서는 대중 공간에서 백팩을 자기 앞에 두도록 계도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은 손에 들거나 본인 옆으로 메는 가방을 든 사람이 75%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란다. 급기야 우리도 시민 스스로 백팩 에티켓을 제안하거나 그것을 공론화시키고 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백팩 에티켓을 공지하고 있을 지경에 이르고 있다. 대중 공간으로 백팩을 내미는 것은 명백한 민폐다. 내가 편하다고 해서 시민의식을 내팽개치는 것이 밥 때문에 법을 슬그머니 팽개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렇게 볼 때 백팩 에티켓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성숙된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할 또 하나의 대상이 된다.
  • 몸집 120배 차이…두 견공의 특별한 우정

    몸집 120배 차이…두 견공의 특별한 우정

    몸집이 120배 이상 차이 나는 두 견공의 특별한 우정이 공개됐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영국 런던 북부에 있는 한 다세대 주택가에서 추위에 떨고 있던 조그만 치와와 한 마리가 거대한 마스티프 구조견의 발견으로 목숨을 구했다. 가까스로 살아난 이 치와와는 몸무게가 500g이 채 나가지 않는 어린 강아지로 생후 5주 정도밖에 안 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그비’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 이 강아지는 자신을 도와준 견공 ‘네로’와 이제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됐다. 네로는 몸무게가 57kg이 넘는 네아폴리탄 마스티프 견종이다. 네로의 견주이자 영국 동물보호협회(RSPCA) 소속 사우스리지 동물보호센터(하트퍼드셔 사우스밈스 소재)의 관리자인 안나 화이트는 디그비가 네로의 부성애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안나 화이트는 “그 작은 친구(디그비)는 네로를 새로운 개인 경호원으로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구조를 담당한 RSPCA의 나탈리 디치필드 동물구조관 역시 디그비는 구조된 이래 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디그비는 이제 안전하고 행복해 보여 너무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RSPCA는 이제 디그비를 버린 사람을 찾기 위한 수사에 들어갔다. 이미 지난 26일 밤 디그비가 발견됐던 인근 지역의 CCTV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RSPC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개 이름이 ‘이틀러’?…히틀러 연상 작명 佛 논란

    개 이름이 ‘이틀러’?…히틀러 연상 작명 佛 논란

    프랑스 사람들이 얼마나 독일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 치를 떠는지 알 수 있는 소식이다. 지난해 9월 프랑스 동부 세인트 니콜라스 드 포트에서 때아닌 '개 이름' 논쟁이 일어났다. 한 시민이 자신의 애완견 두마리를 시에 등록하면서 제출한 이름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미국산 테리어종인 이 개의 이름은 각각 이틀러(Itler)와 이바(Iva). 우리가 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현지에서는 시장이 나서 원색적인 비난을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이틀러는 히틀러, 이바는 히틀러의 연인 에바 브라운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어에서는 H가 발음되지 않아 논란을 더욱 부채질 했다. 루크 빈신거 시장은 "견주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면서 "두 마리 개의 허가증에 서명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며 비난하고 나섰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개들에게 이같은 이름을 지어준 견주는 현지 극우정당 소속 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소식이 다시 뉴스가 된 것은 견주가 결국 개들의 이름을 바꿔 등록했기 때문이다. 사람들 때문에 아무 죄 없는 개들만 또다시 이름이 바뀐 셈. 현지언론은 "프랑스 법률상 동물의 이름에 제한은 없다" 면서 "단 하나의 예외는 돼지 이름을 '나폴레옹'이라 짓는 것" 이라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개 이름이 ‘이틀러’?…佛서 히틀러 연상 작명 논란

    개 이름이 ‘이틀러’?…佛서 히틀러 연상 작명 논란

    프랑스 사람들이 얼마나 독일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 치를 떠는지 알 수 있는 소식이다. 지난해 9월 프랑스 동부 세인트 니콜라스 드 포트에서 때아닌 '개 이름' 논쟁이 일어났다. 한 시민이 자신의 애완견 두마리를 시에 등록하면서 제출한 이름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미국산 테리어종인 이 개의 이름은 각각 이틀러(Itler)와 이바(Iva). 우리가 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현지에서는 시장이 나서 원색적인 비난을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이틀러는 히틀러, 이바는 히틀러의 연인 에바 브라운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어에서는 H가 발음되지 않아 논란을 더욱 부채질 했다. 루크 빈신거 시장은 "견주가 제 정신이 아닌 것 같다" 면서 "두 마리 개의 허가증에 서명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며 비난하고 나섰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개들에게 이같은 이름을 지어준 견주는 현지 극우정당 소속 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소식이 다시 뉴스가 된 것은 견주가 결국 개들의 이름을 바꿔 등록했기 때문이다. 사람들 때문에 아무 죄 없는 개들만 또다시 이름이 바뀐 셈. 현지언론은 "프랑스 법률상 동물의 이름에 제한은 없다" 면서 "단 하나의 예외는 돼지 이름을 '나폴레옹'이라 짓는 것" 이라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개가 하늘보고 눕는 것은 복종 아닌 방어 자세”

    “개가 하늘보고 눕는 것은 복종 아닌 방어 자세”

    일반적으로 개가 하늘을 향해 배를 보이고 누울 때 사람들은 '복종'의 표시로 받아들인다. 견주는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이 방법은 실제 개를 훈련시키는데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 캐나다 레스브리지 대학교 등 공동연구팀은 "개가 배를 보이고 눕는 것은 '복종'이 아닌 원활한 방어와 효율적인 공격을 위한 것" 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기존의 상식과 배치되는 이번 연구는 각기 종(種)과 사이즈가 다른 개들이 함께 노는 모습을 영상으로 분석해 얻어졌다. 연구팀은 먼저 중간 사이즈의 암컷이 각기 종과 사이즈가 다른 33마리의 개들과 노는 모습을 관찰했다. 그 결과 암컷 개가 배를 보이고 눕는 경우 복종의 의미보다는 '방어'를 위한 기술적인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파악했다. 또다른 영상에서도 연구팀은 40마리의 개 중 27마리가 배를 보이고 눕는 것을 확인했으며 그 행동은 함께 노는 개의 크기와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커리 노맨 박사는 "작은 개가 오히려 큰 개를 향해 배를 보이고 눕는 경우가 적었다" 면서 "대부분의 개들은 복종 의미가 아닌 방어용으로 이 자세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들은 배를 보이고 눕는 자세를 통해 서로 장난치면서 발생하는 물리적 사고를 막고 경우에 따라서는 효과적으로 공격하는데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주인님 돌아오세요”…역 앞에 버려진 유기견 논란

    “주인님 돌아오세요”…역 앞에 버려진 유기견 논란

    유기견에 대한 인식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소식이다. 지난 2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역 앞에서 개 한마리가 여행용 가방과 함께 버려져 현지에서 큰 논란이 일고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별 뉴스로 보도되지 않을 소식이지만 주인에게 버림받아 우울한 표정을 짓고있는 유기견의 사진은 영국을 넘어 미국언론에 까지 대서특필 됐다. 이날 역 관계자에게 발견된 이 개는 난간에 묶인 상태였으며 옆에 놓인 가방 속에는 애견용 베개, 장난감, 밥그릇과 사료가 들어있었다. 거리 혹은 산 속에 그냥 내다버리는 많은 견주와 달리 그나마 양심적(?)인 주인이었던 셈.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선 스코틀랜드 동물보호협회는 귀에 이식된 마이크로칩을 통해 이 개의 이름이 카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조사관인 스튜어트 테일러는 "마이크로칩에 주인의 정보가 담겨있으나 지난 2013년 모르는 사람에게 이 개를 팔았다고 진술했다" 면서 "현재로서는 카이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현재 카이는 동물보호협회에서 보호 중이며 소식이 알려진 후 입양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언론은 "어떤 이유에서건 키우는 개를 버리는 것은 비인도적이고 잔인한 행위" 라면서 "견주의 신원이 밝혀지면 지난 2006년 제정된 동물건강복지법에 따라 처벌될 것" 이라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장 담그듯 집집마다 빚은 술 ‘가양주’(家釀酒)

    [농촌진흥청과 함께하는 식품보감] 장 담그듯 집집마다 빚은 술 ‘가양주’(家釀酒)

    술은 음식과 함께 한 나라의 문화를 대변하는 음료로서 종교에서 일상 생활에 이르기까지 일반화돼 있다. 술은 그 지방의 기후나 토양에서 나온 원료와 미생물이 만나 자연이 빚어낸 음료다. 서양에서 포도주는 신들의 음료로 여겨져 왔고, 동양에서도 하늘에 지내는 천제(天祭)에 빠지지 않은 주요한 품목이다. 술은 곡물을 식재료로 이용하는 나라라면 세계 어느 곳이든 존재한다. 비슷한 원료가 있는 지역은 같은 종류의 음식문화와 술문화권이 형성됐다. 동양권에서는 쌀로 만든 술인 막걸리와 청주가 발달했다. 독일과 벨기에, 체코, 영국, 아일랜드 등 보리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에서는 맥주가 유명하다. 와인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남부 등 포도가 재배되는 지중해성 기후 지역에서 발달했다. 술과 술문화는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을 대변한다. 다양한 술문화가 발전한 국가들은 농산물, 장인, 양조장, 식당 등의 식문화 산업을 갖고 있다. 최고급 와인 산지인 프랑스의 보르도 지방은 ‘와인 마니아’의 순례 장소로 유명하다. 독일 뮌헨의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는 관광객 600만명이 방문해 맥주 600만ℓ, 닭 65만 마리, 소시지 110만개를 소비하는 거대 산업으로 성장했다. 마리아주와 음주 방법이 널리 알려진 와인과 달리 우리 전통주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우리 술도 종류마다 다양한 주도가 존재한다. 와인은 눈으로 색을 관찰하고 잔을 살며시 돌려 코로 향을 감상한 다음 한 모금 머금고 입 안에서 맛을 음미한다. 우리 전통주도 쌀, 보리, 옥수수 등과 누룩의 조화가 만들어 낸 다양한 색깔과 향, 맛을 충분히 즐기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전통주도 세계의 명주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향을 지니고 있다. 이를 결정하는 것은 발효제인 누룩과 밑술의 종류, 빚는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 술의 제조 기법으로 볼 때 와인, 맥주, 위스키 등 서양술과 우리 술은 ‘누룩’이라는 발효제에서 결정적인 맛의 차이가 존재한다. 와인은 과일의 당을 직접 발효하며, 맥주는 맥아의 당화효소를 이용해 당화한 다음 발효시킨다. 하지만 우리 술은 누룩곰팡이를 이용해 곡물을 발효시켜 술을 만든다. 누룩 제조 당시의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맛이 분화될 수 있다. 많이 쓰이는 막누룩은 거칠게 부숴 살균하지 않고 자연적인 발효 상태에서 제조해 가정마다 다른 특징의 발효제가 만들어진다. 전통 누룩은 쌀누룩, 보리누룩, 밀누룩, 녹두누룩 등 원재료에 따라 다양하다. 우리 술 ‘가양주’(家釀酒·가정에서 담근 술)는 쌀과 누룩, 물만을 갖고 간단하게 제조할 수 있다. 이런 간단한 방법 때문에 어느 가정에서나 재료만 있으면 쉽게 빚었다. 밀을 거칠게 빻아 물로 반죽을 하고 틀에 넣어 일정한 모양과 크기로 만든 다음 놔두면 다양한 미생물에 의해 자연적으로 누룩이라는 발효제가 만들어진다. 우선 탁주 형태의 술이 만들어지고 그대로 거칠게 여과를 하면 막걸리가, 증류를 하면 소주가, 맑게 여과하면 약주가 된다. 화창한 봄날에는 음식과 가양주를 싸들고 소풍을 나가 꽃과 함께 술과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다. 진달래꽃을 넣어 만든 ‘두견주’, 복숭아꽃을 넣은 ‘도화주’, 소나무 새순을 넣은 ‘송순주’ 등이 유명하다. 단오에는 석창포 뿌리로 빚은 ‘창포주’(菖蒲酒)를 마셨는데 식욕 증진과 피로 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창포주는 가장 양기가 강한 오시(낮 12시)에 마셔야 효력이 있다고 해서 대낮부터 술에 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여름인 음력 6월 보름 ‘유두일’(流頭日)에는 산속 폭포에서 머리를 감고 계곡에서 술을 마시는 ‘하삭음’(河朔飮) 놀이를 즐겼다. 7월 7일 ‘칠석음’(七夕飮)에는 더위를 피해 술을 취하도록 마셨다. 가을인 중양절(重陽節·9월 9일)에는 국화주를 즐기는 풍습이 있었다. 또 추석에는 햅쌀로 빚은 ‘신도주’(新稻酒)로 제사를 지내고 마셨다. 쌀로 술을 빚을 때 가장 많이 빚어진 것이 ‘동동주’라고 할 수 있으며, 술 표면에 삭은 밥알이 동동 떠 있는 모양 때문에 ‘부의주’(浮蟻酒)라고 불린다. 겨울철의 대표적인 술로는 설날에 온 가족이 마시는 ‘도소주’(屠蘇酒)와 ‘머슴의 날’(2월 1일)에 머슴들이 마시던 탁주(막걸리)가 있다. 설날에는 산초와 방풍, 백출, 길경 등의 약재를 붉은 주머니에 담아 마을 우물에 넣었다가 꺼내어 담근 도소주를 마심으로써 한 해의 괴질이나 나쁜 병을 물리치고 건강과 장수를 빈다. 도소주 재료는 대개 자양강장제로 쓰이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뚜렷한 사계절이 주는 다양한 농산물과 오랜 전통에서 유래한 수백 가지 양조 기술은 우리 술산업의 밑거름이다. 우리 술은 원료의 다양성뿐 아니라 빚는 방법도 많아 온갖 종류의 술이 제조되고 있다. 세계적인 술 와인은 포도 품종과 재배 기술, 원료의 생산 연도에 따라 각양각색의 와인이 존재한다. 이것이 곧 와인이 세계적인 술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여러 종류의 원료와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색, 향기 맛에서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산업화가 우리 술에도 필요하다. 정석태 농촌진흥청 발효식품과 ■문의 golders@seoul.co.kr
  •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1교시 언어이해 - 이은희

    [신춘문예 소설 당선작] 1교시 언어이해 - 이은희

    Ⅰ <첫 번째 문제> 다음 상황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그녀는 하루에 세 문제를 만들었다. 월급에 대비해 그만큼이면 적당한 노동량인 것 같았다. 책을 만지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아주 기뻤다. 읽은 것에 관해 말할 줄 아는 정도의 능력만 있으면 되었다. 한 개의 독해 지문에 세 개의 문제를 만들어 달면 업무가 끝났다. 그녀는 기쁜 마음으로, 오래오래 회사생활을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회사였다. 그녀의 동료들은 일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읽거나 읽은 것에 관해 생각하는 일을 귀찮아했다. 한 달에 세 문제를 만들까 말까 하는 정도였으며 문제의 수준도 형편없었다. 그녀의 동료들은 일하는 척으로 일과를 보냈다. 대수롭지 않은 것에 관해 큰 목소리로 토의하며 바쁜 척했다. 읽고 생각하기만 하면 되지만, 적혀 있는 그대로를 읽어내는 능력 자체에 문제 있는 사람들로 보이기도 했다. 한때 그녀는 국문과 대학원생이었다. 지도교수가 갑자기 죽은 뒤에 이상하게도 그녀의 꿈이 사라졌다. 그녀는 학업에 품었던 자신의 꿈이 로스쿨 입시용 문항으로 재생산되는 것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을 때에는 세 시간 만에 세 문제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인고의 노력을 쥐어짜야 할 때에는 아홉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쉽게 만들어지든 오래 걸려 만들어지든 간에 개개의 문제가 전부 걸작이었다. 어떤 때에는 혼자 풀기 아까운 문제가 나오기도 했는데,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동료들 모두에게 그 문제를 자랑하고 당장 풀어보게 만들기도 했다. 동료들은 마지못해 그녀가 낸 문제를 풀어보았으나 답을 맞히지 못했다. 그녀는 동료들이 지닌 지적 능력의 총합을 초월하는 자신의 창의력을 확인한 양 우월감을 느꼈고, 콧대가 우뚝해져서는 도파민의 폭풍에 정신 잃은 채 기뻐했다. 소용돌이 모양으로 생성된 회전은하와 스케이터의 연속 회전 간의 원리적 유사성에 관한 문제를 출제했을 때에는 그만 김연아 선수에게 그 문제를 선물할 뻔했다. 김연아 선수와 접촉할 방법이 있었더라면 그녀는 당장 전화를 걸었을 것이다.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금메달리스트의 스케이트 날처럼 날렵한 독해문제를 출제했으니, 한시바삐 문제를 풀어보고, 각운동량보존법칙에 관한 이해를 동원하여 더욱 멋진 연기를 보여 달라고 말하고 싶었다. 아울러 김연아가 그녀보다 훨씬 어린 사람이지만 존경한다는 말을 문제에 실어 전하고 싶었다. 김연아가 팔을 길게 뻗어 회전할 때에 보여주는 느긋한 우아함과, 몸을 움츠렸을 때 운동량이 보존됨에 따라 속도가 높아지면서 생겨나는 간절함은 청년이 생에 대하여 품어야 하는 희망이 어떠한 양상이어야 하는지 물리학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같다고 전달하고 싶었다. 그녀의 대학시절 교수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담아 교수님의 소설로 문학문제를 출제하기도 했다. 헌정 출제의 성격을 완성하기 위해서 교수님의 작품 세계 전반에 대한 이해를 보충하는 <보기>를 달아 심화된 감상을 유도하기도 하였다. 어느 날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 타인들의 머리에 더듬이가 생겨난 것을 발견한 주인공의 혼란을 다룬 작품에서 ‘사람의 모습이 갑자기 바뀌었을 리 없다’라는 독백에 밑줄을 치고 ㉠을 단 뒤, 그 ㉠에 관해 아주 많이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인간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란 얼마나 허망하고도 희망적인 것인지에 대해 파악하도록 요구하는 문제였다. 그녀는 교수님의 소설과, 자신이 낸 문제를 바라보며 그 희망적인 허망함에 관해 성찰했고, 청년으로서 자신의 무거운 사명을 통감하면서 한 방울의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차곡차곡 쌓인 그녀의 업무량과 비교하여 동료들의 게으름은 크게 눈에 띄기 시작했다. 동료들은 하루에 세 문제씩 꼬박꼬박 생산해내는 그녀가 미친 기차 같다고 자기들끼리 욕했으며, 방해하기 위해 시끄럽게 굴었다. 그들은 자신의 무능함을 감추기 위해서 촘스키가 글을 참 못 쓴다고 욕을 하거나, 과학 전공자가 아니고서야 과학 문제를 출제하는 것은 위험천만하지 않은가에 관해 토론하거나, 푸코의 저서는 번역이 엉망이어서 출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비난하거나, 문학문제를 출제하기 위해서는 많은 독서가 바탕이 되어야 하므로 주어진 시간 안에 끝낼 수 없는 불가능한 임무라며 불만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값싼 노동력으로 하루에 세 문제씩을 즐겁게 생산하고 있는 그녀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 같았다. 하루는 그녀의 동료 중 한 인물, 항상 고려청자색 눈빛을 지니고 있는 우애경이 그녀에게 말했다. “나는 약간의 실수 때문에 서울대에 못 갔어요. 그 이후로는 모든 게 잘되지 않았어요. 이런 회사에서 문제 내는 일이나 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내가 서울대에 가기만 했어도 나는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닌데 말이죠.” 그녀는 우애경에게 진지하게 말했다. “그런 생각이 젊은 시절을 비탄에 빠지도록 만드는 거예요.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지만 실제로 개인에 주어진 잠재력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자신의 잠재력을 직시하고 올바른 전제에서 추론을 시작해야 나의 모습을 검증할 수 있어요. 그것이 스스로를 성찰하는 과학적인 방법입니다.” 그녀는 멋있는 말이라고 생각하며 우애경으로부터 등을 돌린 뒤 다시 문제를 냈다. 모니터를 들여다보다가 이상한 소리가 나서 뒤돌아보니 우애경이 시뻘건 얼굴로 식식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갸우뚱하고는 다시 출제에 골몰했다. 출제를 하며 우애경에 관해 생각했다. 우애경은 왜 화가 났을까? 어떤 결과에 이르기까지 원인은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으며 때로는 그것을 먼 원인과 가까운 원인으로 분류하여 한 줄로 세워볼 수 있다. 그녀는 우애경의 화라는 결과를 가져온 원인들을 물리화학적 원인과 심리적 원인으로 구분하고 생각나는 대로 정리를 해보았다. 일단 생리 중일 수도 있다. 배가 고프거나 몸이 피곤하여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일 수도 있다. 이러한 물리적 상태가 저혈당증을 일으키고, 저혈당증은 다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초래하여 뉴런 간 화학·전기신호 작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는 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들은 화를 내는 상황과 관련이 있는 것일 뿐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못하므로, 설령 이러한 이유가 작동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오로지 먼 원인일 뿐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그리하여 그녀는 우애경의 분노를 초래한 심리적 원인에 관해 생각해보았다. 가능성과 잠재력의 차이를 검토해보라는 말이 기분 나빴을 수도 있다. 그렇게 느꼈다면 그 이유 중에는 아래와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①가능성과 잠재력의 차이를 검토하기 싫어서, ②가능성과 잠재력에 차이가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아서, ③그 말을 하는 사람(즉, 이우리)의 표정이나 말투가 기분 나빠서, ④그 말을 하는 사람(즉, 이우리)이 싫어서, ⑤아니면 모종의 의도가 있었는데 그것을 묵살당해서?(이 지점은 상상의 영역이므로 과학적 추론 불가) 위 내용 중 무엇에 해당하든 그것은 화가 나게 한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기분이 찜찜해졌다. 알 수 없는 뭔가가 엄습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엄습하던 무언가의 실체는 다음날 점심시간부터 분명해졌다. 유난히 칼국수가 늦게 나오는 그 식당에 둘러앉아, 그녀의 동료들은 하염없는 잡담을 시작했다. 그녀는 대화에 참여하지 않기 위해 깍두기를 먹고 있었다. 잡담은 점점 석연찮은 내용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대학 시절 미팅하던 때처럼 남녀가 줄을 지어 앉아 밥을 기다리는 중이라는 데에서 시작한 잡담이 각자들의 출신대학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우애경이 유부장에게 말하기를, 유부장의 동문들과 미팅했던 것이 학창시절 가장 언짢은 일이었다고 했다. 유부장도 자신의 학창시절에 우애경의 동문들과 미팅했던 적이 있지만 유쾌하지 않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티격태격했으나 마주보는 눈빛들은 사실 뭔가를 만끽하는 중인 듯 행복해 보였다. 화제는 갑자기 신촌의 추억을 늘어놓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때껏 잠자코 있던 다른 인물이 배꽃처럼 웃으며 동참하더니 신촌의 추억을 떠들어댔고, 그들의 대화를 끊을 수도 낄 수도 없어서 가만히 듣고 있던 그녀는 칼국수가 나오기를 애타게 기다렸다. 끊을 수도 낄 수도 없는 인물로는 그녀 말고도 한 사람이 더 있었는데, 서교동에 있는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서울시 서대문구 전체에 관한 추억으로 이야기가 확장되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대화에 끼지 못할 터였다. 서교동의 추억을 지닌 인물이 왠지 모를 경멸 섞인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자신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들킬까 봐 몹시 조심했지만 아무래도 들킨 것 같았다. 그녀가 지닌 신촌의 추억이란 극장 앞에서 시외버스를 기다린 것밖에 없었으므로, 그녀는 혹시나 자신에게 어떤 질문이라도 주어질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었다. 그리고 월미도나 맥아더장군에 관한 화제가 갑자기 나오는 것은 아닐지, 그러다가 그녀가 졸업한 대학에 관한 화제가 등장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했다. 하지만 때마침 양푼에 가득 담긴 칼국수가 등장해주었고, 대화는 서대문구 창천동 일대에 관한 이야기에서 그친 채 모두 얌전히 칼국수를 먹었다. 그리고 마치 먹는 데에 열중한 것인 양 아무도 그녀에게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그날 저녁, 그녀는 회사에 혼자 남아 쓸쓸히 책을 뒤지고 출제를 했다. 김소진의 ‘개흘레꾼’을 다시 읽었고, 학생운동을 하다가 유치장에 갇힌 주인공이, 허름한 차림으로 빵을 사들고 온 아버지를 냉대하는 대목을 발췌하여 문제를 냈다. 개흘레꾼의 주인공은 말했다. ‘아버지는 ㉠테제도, 그렇다고 ㉡안티테제도 아니었다. 나의 아버지는 개흘레꾼이었다.’ ㉠과 ㉡의 의미에 대한 출제를 하다 말고 그녀는 자신의 사원증을 꺼내어 바라보았다. 포토샵으로 다듬은 사진 아래에는 ‘이우리’라는 그녀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그녀는 ㉠ 혹은 ㉡에 머물러 자기 자신의 의미가 규정되도록 놓아두지 않겠다고 결심했고, 일단 맹렬히 출제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그 결심을 실현하기로 했다. 1. 위 글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주인공은 인천을 싫어한다. ②주인공은 우애경에 대한 반격을 결심했다. ③주인공은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자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④주인공은 ´개흘레꾼´의 주인공에게 자신의 처지를 이입하여 생각하고 있다. ⑤주인공은 자기의 인생이 남들의 인생에 포함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Ⅱ <두 번째 문제> 다음 상황에 대하여 추론한 것으로 옳은 것은. 그녀는 하루에 아홉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세 개의 지문을 뽑아 각각 세 개씩의 문제를 다는 데에 온종일이 걸렸다. 그러기를 일주일이면 혼자서 한 벌의 모의고사를 완성할 수 있었다. 모두가 말하길, 그녀는 인간이 아니라 출제 기계라고 했다. 그녀의 유능함에 견주어 우애경은 점점 더 무능해 보였고, 아무나 붙든 채 자기가 수능에서 한 문제만 더 맞았더라면 서울대에 갔을 것이며 이 자리에 있지는 않았을 거라고 말하고 다녔다. 그런 우애경을 보며 그녀는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얼마나 열정적이고 유능한지, 모니터를 향한 거북이처럼 되어버린 자세로 하루에 아홉 문제씩을 생산한 그녀가 얼마나 탁월한 출제자인지를, 시간이 흐르면 그녀의 문제를 풀어본 수많은 학생들이 직접 증언할 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우애경이 사고를 쳤다. 오전 열시의 고요한 사무실에서 들려오던 그 소리를 모두가 잊지 못할 것이었다. 처음엔 작게 시작한 그 소리가 점점 커졌고, 일본어이긴 했지만 그게 어떤 상황에서의 무슨 말인지는 누구나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소리는 우애경의 컴퓨터에서 새어나오고 있었다. 어안이 벙벙해진 모두가 우애경을 지켜보는 가운데, 우애경은 붉어진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몰려든 사람들 가운데로 숨었다. 우애경 주변의 남자 사원들이 대단히 당황하더니 화면 가득한 살색 움직임들을 어떻게든 없애려 하다가 끝내는 컴퓨터를 두들겨 패듯 꺼버렸다. 우애경은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나 몰라라 하는 모습이었다. 인터넷 창에 지나가던 배너를 건드렸을 뿐인데 민망한 장면들이 끊임없이 튀어나오더라고 했다. 오히려 당황한 것은 남자 직원들이었는데, 그들은 우애경의 컴퓨터를 복구하느라 오전 업무시간을 다 써야만 했다. “지나가는 배너를 건들기만 했는데도 저 정도로 감염이 될 수 있나요?” 그녀는 동료들에게 물었다. 모두가 못 들은 척 했다. “지나가는 배너는 왜 건드리죠?” 그녀는 우애경을 향해 물었다. “포르노 사이트 광고였나요, 아니면 일반 광고였는데도 그렇게 된 건가요?” 그녀는 궁금한 것이 생기면 못 참는 성격이었다. 우애경은 달팽이관이나 청소골 같은 것이 없기라도 한 양 그녀 쪽은 쳐다보지 않은 채 배실배실 웃고 있었고, 속으로는 민망해 죽겠지만 어떻게든 상황을 모면하고 넘어갈 작정인 것 같았다. 그녀는 우애경과 담소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을 향해 물었다. “원래들 업무시간에 포르노 사이트에 들어가시기도 하는 건가요?” 정말로 궁금해서 그런 것인데, 우애경과 동료들은 아주 불쾌한 듯, 마치 포르노 사이트 접속으로 오전 업무를 마비시킨 장본인이 그녀이기라도 한 듯 아래위로 노려보더니 탕비실을 향해 우르르 가 버렸다. 그녀는 모두가 떠나 버린 사무실에 앉아 홀로 출제를 했다. 그녀는 정말로 왕따였다. 그녀는 우애경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적어도 질타를 감당하지 못해 괴로운 회사 생활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우애경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은 우애경의 성격이 갑자기 능글맞고 넉살 좋게 바뀌었다는 것인데, 우애경은 스스로를 희화화하는 것으로 수치스러운 그 사건을 덮어버렸다. 유부장에게 말하길 “어머, 부장님. 계속 그렇게 야근시키시면 전 또 그 배너 건드려 버릴 거예요” 라고 하거나, 다른 팀 직원에게 말하길 “다들 너무 일만 하면서 침체되어 있기에 내가 야동 바이러스 감염으로 활력소가 되어준 거잖아” 라고도 했다. 우애경은 매일 스스로 그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 “그동안 몰랐는데, 일본어 공부에 좋은 게 일제 동영상이더군요” 라는 말을 해서 일부 남자 직원들이 즐거워하도록 만들었으며 절묘한 순간에 “일하기 싫은 사람은 내 감염된 컴퓨터를 쓰도록 해” 라는 말을 던져 좌중을 웃기기도 했다. 그러한 일이 반복되자 우애경이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만 남고, 살색 가득하던 컴퓨터 화면에 대한 기억과, 우애경이 업무시간에 포르노를 보는 여자라는 인상은 희미해지고 말았다. 종래엔 유부장이 “앞으로 말 안 듣는 사람 있으면 우애경 씨 컴퓨터를 쓰게 할 거야”라고 농담하기도 했는데 그런 말에 모두 웃게 되기까지는 사건 후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우애경은 변죽 좋아 보이도록 성격이 바뀐 것만이 아니었다. 갑자기 유능함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우애경은 아무 문제도 생산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 이우리를 향해서 발톱을 세운 채 이우리가 하루에 아홉 개씩 낸 문제를 꼼꼼히 살피고, 거기서 오류를 발견해내는 것을 주요 업무로 삼았다. 각운동량보존법칙과 회전하는 나선 은하에 관한 문제에서는 은하의 나선 팔에 관한 설명 부분이 지나치게 길다고 지적했다. 실제 시험에 비해 한 단락 분량이 더 추가된 것이므로 모의고사에 수록하기에는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지적 때문에 그녀는 우애경과 한 시간을 싸워야 했다. 나선 은하의 나선 팔 부분과 중심부는 각각 산개성단과 구상성단으로서 밀도가 다르다는 점이 은하의 형성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아주 중요한 대목이라는 것을, 따라서 줄일 수도 뺄 수도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 한참을 다퉜으나 그녀가 진 것처럼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녀는 흥분하면 이마에 핏발이 서면서 얼굴이 새빨개지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마치 뭐라도 잘못해서 당황한 사람처럼 보였고, 동료들은 그녀가 곤란해 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그리고 그녀가 중력섭동이라든가 산개성단을 구성하는 중원소에 관해 자기가 공부한 내용을 장황하게 설명하는 동안 다들 하품을 하고 듣기 싫어했다. 이마에 핏발이 선 이우리가 언성을 높여가며 하는 말들이 알 수 없는 소리라고들 했다. 반면 그에 응수하는 우애경의 논리는 아주 간명한 것이었다. “어찌 됐든 길잖아요. 지문이 너무 길잖아요. 안보여요?” 그녀가 낸 모든 문제에 관해 우애경은 어떻게든 시빗거리를 찾아냈다. 가장 억지를 부렸던 것은 ‘개흘레꾼’이 논란을 불러올 수도 있는 정치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녀는 ‘개흘레꾼’이 한 대학생의 자기 탐구와 심리묘사가 흥미진진한 작품일 뿐 정치적 논란의 대상이라고 볼 수 없으며, 1990년대 작품이기 때문에 현 시대상황과도 직접 관련이 없다고 대답했다. 우애경은 그에 대해서도 간명하게 말했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 자체를 없애야 해요. 경쟁사에서 우리를 불리하게 만들 수 있는 여지를 남기면 안 돼요.” 민주화운동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이라는 것과 테제, 안티테제 등의 용어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작품에 관해 출제된 문학 문제가 좌파 이념 전파에 기여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번 사건을 이우리 씨가 잊은 것은 아니겠죠. 이우리 씨가 조심하지 않으면 나라도 나서서 조심할 수밖에 없어요. ‘개흘레꾼’ 문제는 폐기하는 걸로 하죠.” 그녀는 말이 안 나왔다. 혀의 근육 어딘가가 마비되어 버린 것 같았다. 우애경은 마치 그녀의 상관이라도 되는 것처럼 굴고 있었다. 지난번 모의고사에서 그녀는 ‘내가 광우병에 걸려 병원 가면 건강보험 민영화로 치료를 못 받고 그냥 죽을 텐데 돈도 없고 땅도 없으니 화장해서 4대강에 뿌려다오’ 라는 안치환의 노래 가사를 문법적 오류가 존재하지 않는 정답의 선택지로 삼아 어법 문제를 출제한 바 있었다. 모의고사 시행 직후 게시판에 이의제기가 올라왔다. 출제자 중 누군가가 현 정권에 대한 강한 비판의식을 지닌 것 같은데 이는 모의고사의 공정성과 적합성에 대한 의심을 하게 만든다는 내용이었다. 실제 시험을 본 학생이 올린 것처럼 적혀 있었지만 회원가입일이 게시일 당일인데다가 모의고사에 응시한 기록도 없는 회원의 글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출제한 문제에 대한 비방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직접적인 비방이라고 생각했고, 직관적으로 그 글이 우애경의 짓이라고 생각했다. 본래 과학 연구에 있어 최초의 가설 설정이란 직관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녀는 ‘우애경이 자작 이의제기를 게시판에 올린 것이다’라는 가설을 수립한 뒤 그것을 검증해나가려고 했다. 그런데 증거가 하나도 없었다. 유부장은 게시판 사건 때문에 노발대발하였으나 진짜 응시자가 올린 글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며칠 추이를 지켜보자고 하더니 곧 잊어버렸다. 그녀 자신도 잊을 뻔한 일이었다. 그러나 우애경은 잊지 않고 있었고, 모두가 잊지 않기를 바라는 듯 그것에 관해 자주 이야기했다. 그녀가 우애경에게 닦달당하고 있을 때이면 어디선가 유부장도 홀연히 나타났고, ‘그러니까 지문이 길어요, 안 길어요. 그것만 대답해요’ 라든가, ‘데모하다 잡혀가는 학생 이야기가 나와요, 안 나와요. 그것만 대답해요’ 라는 말만을 귀에 담아 들었다. 그리고 사람들 시선을 피해 유부장이 우애경의 등허리를 툭툭 치거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기도 했는데, 그럴 때 우애경은 청자색 눈빛으로 유부장을 응대했다. 두 사람은 왠지 서로를 치켜 주는 것을 의무라고 여기는 듯했다. 학창 시절에 서로의 동문들과 미팅한 추억 말고는 별 공통점도 없는데 왜 그러는지는 이해 못 할 일이었다. 유부장은 ‘이우리 성질을 컨트롤할 사람은 우애경 씨 밖에 없어. 우애경 씨만 믿어’ 라고 했다던데, 그런 뒤 두 사람은 함께 칼 퇴근을 했다는 말도 들려왔다. 그녀는 자신이 원했던 바대로, ㉠테제에 의해서나 ㉡안티테제에 의해서 규정되는 존재가 아니었다. 하지만 대체 자기 자신은 이 회사의 무엇일까 하는 고민에 길게 빠졌다. 우애경과 싸우느라 흥분해서 문제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 아홉 문제를 꼬박꼬박 출제하리라 결심했지만 그걸 못 채우는 날이 늘어갔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다. 모의고사 회차가 거듭되면 훌륭한 문제에 관한 학생들의 칭송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응시생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이 바로 탁월한 출제 덕분이라고 생각하려 했으나 유부장은 그것이 자기 공이라고 했다. 모의고사의 성공은 곧 마케팅의 성공이라는 것이었다. “아무리 개판으로 문제를 만들어 놓는다 해도 나는 전국 최다 응시생을 끌어모을 수 있어.” 그녀는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을 위한 선택을 함부로 할 리가 없으니, 응시생이 늘어간다는 것은 결국 훌륭한 교육물이라는 것을 인정받았다는 말이지 않겠느냐고 했다. 유부장은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뭔가 착각하는 것 같은데, 우리 회사는 교육을 하는 곳이 아니야.” 그녀는 그렇다면 무얼 하는 회사인 거냐고 반문했다. 유부장은 좌중을 둘러본 뒤 선언했다. “교육 콘텐츠를 파는 곳이야.” 진정 훌륭한 모의고사, 참된 독해력과 사고력 증진의 기회를 제공하는 모의고사 등등을 운운하며 보다 열정적으로 문제를 만들어 이 세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그녀를, 유부장은 구경하듯 바라보았다. “마케팅 비용이 문항제작비의 이십 배는 돼. 마케팅이 훨씬 어렵고 중요한 거라고. 이우리 씨의 생사 또한 마케팅에 걸려 있는 거야.” 유부장은 벽에 붙은 포스터광고를 가리켰다. ‘명문대 출신 엘리트가 만든 모의고사!’ 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당신을 법조인으로 탄생시켜줄, 업계 최고의 역작’이라는 글씨가 시뻘겋게 붙어 있었다. “응시생들은 절박한 상황이지. 어떻게든 기득권층이 되겠다는 욕심으로 가득해. 욕심으로 눈 먼 애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는 먹고살 거야.” 그녀는 유부장에게 따지고 들었다. 진정한 법조인이 되기 위해 그 길을 선택한 수많은 청년들이 있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유부장은 짜증스럽게 말했다. “진정한 법조인이 되고 싶은 애들이 몇 명이나 되겠어. 있다 할지라도 그놈들은 알아서 혼자 공부해. 나한테 속아 넘어갈 놈들이 아니란 말이다. 사설업체 모의고사 같은 건 안 본다고.” 동료들은 매일 놀고만 있었고, 자신들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도 이우리가 꼬박꼬박 만들어놓은 문제들이 있으니 걱정 없다는 말까지 했다. 이우리는 대체 이 회사에서 무엇인 걸까? 아무래도 자신의 정체가 진짜 출제기계인 것은 아닌지, 그래서 기계처럼 문제만 뽑아내면 이우리가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그녀는 모두가 그렇게 여기는 것만 같아 괴로웠다. 빈 사무실에 앉아 밤늦도록 출제를 하고 있을 때, 대표이사가 그녀에게 다가왔다. “남아있는 사람은 이우리 씨밖에 없군.” 대표이사는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내가 퇴근하는 척 나가고 나면 모두가 집에 가 버릴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 대표이사는 텅 빈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누가 남아 있나 체크하러 나는 돌아왔지. 역시 이우리 씨 말고는 믿을 사람이 없어.” 대표이사는 무릎이 날깃날깃 닳은 트레이닝복을 그녀에게 자랑했다. “이건 내가 젊었을 적에 입던 옷이야. 나는 긴장을 늦출까 봐, 내가 가장 어렵던 시절의 옷을 버리지 않았어. 오늘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이 옷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이우리 씨밖에 못 보게 되었군.” 대표이사는 반짝이는 대머리를 기울여 그녀의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았다. “양자역학에 관해 출제를 하고 있었네.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브라운 운동과 러더퍼드의 금박막 실험이라. 흥미로운데. 풀어봐야겠어. 나는 자네가 낸 문제의 팬이야. 힘내라구.” 대표이사는 격려하는 표정으로, 그녀의 등도 아니고 옆구리도 아니고 겨드랑이도 아니고 오른쪽 가슴도 아닌 애매한 어딘가를 톡톡 치고는 떠났다. 팬이라는 말에 기뻐하다 말고 그녀는 모호한 기분에 휩싸였다. 정확히 어디인지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찌 됐든 함부로 만져지면 안 되는 것 같은 부위에 대표이사의 손길이 남아 있었다. 찜찜한 그 부위를 괜히 긁적이며, 그녀는 대표이사가 청년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입는다는 늘어난 트레이닝복을 생각했다. 세월이 흘러 그녀가 자신의 청년기를 떠올리면 어떤 장면을 가장 먼저 생각할까. 그녀는 절박한 마음으로 취업을 모색하던 백수시절을 떠올렸다. 어디든 취직만 된다면 일단은 살 것 같은 마음이었다. 그 시절이 생각난 것 때문에 그녀는 공지영의 ‘부활 무렵’이라는 단편소설로 문학 출제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부활 무렵’에서, 병아리는 알을 뚫고 나가려 안간힘을 쓴다. 사투를 지켜보던 아이들은, 병아리가 살아갈 힘을 얻으려면 스스로 뚫고 나오게끔 놓아두어야 한다고 배웠다 했다. 하지만 주인공인 아이들 엄마는 알 껍질을 조금 뜯어내어 준다. “누가 그런 소리를 하든. 한 번만 살게 해주면 앞으로 어떻게든 사는 거야.” 대표이사의 칭찬에 힘입어 그 소설의 구절이 생각났고, 겨드랑이가 좀 찜찜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녀는 멋진 출제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에게 뻔한 미래란 없다. 청년이란 미시세계의 전자처럼 입자이자 파동인 존재이다. 불확정성의 원리는 양자역학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도 존재하니 말이다. 위 상황에 대해 추론한 내용으로 옳은 것은? ①이우리는 대표이사와 자신의 계급 차를 망각하는 우를 범했다. ②부하직원들은 그들의 상사인 유부장을 위해 존재하는 도구와 같다. ③이우리는 자신의 업무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④대표이사가 이우리의 몸 어딘가를 만진 것은 곧 다른 데도 만질 것이라는 예고이다. ⑤회사의 인물들이 품은 동상이몽은 결국 매한가지로 거대하고도 알 수 없는 것을 지탱하고 있다. Ⅲ <세 번째 문제> 다음 상황에 대하여 파악한 것으로 적절한 것은. 그녀는 하루에 열두 문제를 출제하기로 했다. 대표이사가 그녀를 알아봐 주는 한 유부장이나 우애경이 그녀를 어떻게 괴롭힌들 상관없었다. 하루에 열두 문제라면 한 주 동안 모의고사 2회분이 생산될 양이었고, 우애경이 검토하고 흠을 잡기에도 벅찰 분량이었다. 그녀는 묵묵히 일하다 보면 모두가 자신을 인정할 거라는 생각은 버렸고, 본인이 하루에 열두 문제를 출제하고 있으며 그것은 어떤 것들인지에 관해 누가 듣든 말든 마구 이야기해대기 시작했다. 말을 많이 하느라 점심시간이면 밥을 거의 먹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부석부석 말라갔고, 밥을 씹어 삼킬 힘조차 아껴서, 문제를 내는 데에만 에너지를 썼다. 잠도 거의 자지 않았고 때로는 어차피 돌아와야 하는 것이 귀찮아서 집에 가지 않은 채 밤을 새우곤 했다. 그녀는 자신이 낸 아름다운 문제들과, 자신을 바라보는 우애경의 표정에서 희열을 느꼈다. 열두 문제를 내고 나면 뉴런 다발들이 걸레처럼 비틀어지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우애경을 이겼다고 생각했다. 우애경의 눈 속에서 청자색이 옅어진 것을 본 그녀는 우애경을 때려눕히고, 옥수수처럼 흩어진 이빨을 주워 모아 목걸이를 해 걸기라도 한 것처럼 뿌듯해했다. 어느 날의 점심시간, 그녀는 유부장에게 조언했다. “계란을 많이 드세요.” 유부장은 반찬투정을 했다. “흰자는 괜찮은데 노른자가 메스꺼워서 나는 계란을 안 먹어.” 그녀는 드디어 원인을 찾았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 사십년 생애 내내 계란을 멀리 하셨나요?” 유부장은 무심히 말했다 “그랬지. 내가 싫어하는 것 몇 가지가 있지. 계란, 콩. 두부.” 그녀는 식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식생활에서 주된 콜린 공급원인 계란과 콩을 멀리하시니, 체내에선 아세틸콜린 합성이 원활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것도 사십년째이니 결핍이 심각하리라고 예상되어요. 밤에 잠은 잘 주무시나요.” 유부장은 그녀에게 의학 상담이라도 하는 듯 진지해졌다. “잠은 쉽게 드는데 새벽에 곧 깨서는 전혀 못 자곤 해.” 그녀는 무릎을 탁 쳤다. 아세틸콜린 부족증상과 일치하고 있었다. 그녀는 유부장에게 자신이 출제한 문제를 꼭 풀어보라고 권했다. 치매의 발생과 뇌 내 아세틸콜린의 관계에 대한 문제였다. “요즘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시는 것 같아 유부장님의 뇌 내 아세틸콜린 감소폭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부디 콩을 드세요.” 그녀는 유부장을 보며 말했다. 유부장은 국에서 콩나물을 건져내고 있었다. “난 콩이 싫어.” 그녀는 유부장의 전두엽기능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도덕 원칙이 대단히 흐려진 상태인 걸로 보아서 전전두엽에 기능이상의 뉴런들이 많이 분포하고, 거기에 아밀로이드 침전물이 생겨나고, 그것 때문에 아세틸콜린 수치가 상당히 낮아지고, 낮아진 아세틸콜린 수치는 다시 전전두엽의 기능이상을 야기하는 악순환이 일어나는 중인 것 같았다. 유부장은 어느 날, 그녀가 낸 문제들을 일괄 검토하고 싶으니 원본파일로 보내달라고 했다. 그녀는 수백 개의 문제를 유부장에게 주었다. 얼마 후, 이영준이라는 강사가 그 문제들을 묶어 저서를 출간한 것을 알게 되었다. 이영준이 말하길, 잠을 줄여 만들어낸 토끼 같고 알토란 같은 문제들을 수험생에게 바친다고 했다. 그녀는 대체 어떻게 왜, 그녀가 출제한 수많은 문제들이 강사가 출제한 문제로 둔갑하였는지를 알고 싶었다. 유부장은 별로 당황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녀를 훈계했다. “이우리 씨는 이 회사에서 월급 받고 문제를 낸 사람이고, 그 문제를 어디다 어떻게 쓸지는 몰라도 돼. 그건 회사가 결정하는 거야.” 그녀는 주변을 수소문해서 사건 경위를 알아냈다. 이영준 강사는 계약을 해제한 뒤 경쟁사로 옮겨갈 계획을 품고 있었다. 유부장은 인터넷 스타강사인 이영준을 붙들어야 했고, 저서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싱어송라이터인 가수가 사랑받는 것처럼, 직접 출제한 문제로 강의하는 엘리트 미남 강사라면 더욱 사랑받을 터였다. “그건 저의 저작인격권을 침해한 거예요.” 그녀는 바쁜 척, 그녀 같은 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척 사무실을 누비는 유부장을 따라다니며 말했다. “저작권에는 두 가지 개념이 있어요. 하나는 저작재산권, 다른 하나는 저작인격권. 저는 이 회사의 직원이므로 제 생산물의 재산권이 이 회사에 귀속되는 것만은 맞습니다. 하지만 저작인격권마저 유부장님이 침해하실 수는 없어요.” 사과받고 싶은 나머지 애원하는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제 인격권을 침해하신 점, 사과 바랍니다.” 하지만 유부장은 들은 척도 않았고, 거래처에 간다며 나가버렸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유부장은 기억력이 심히 나빠진 것 같았다. 그녀가 자신 몫으로 매달 나오는 사원복지비를 전혀 쓰지 않았던 것은 그녀가 왕따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몰랐으니 청구하는 방법을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관리팀 김미영 대리는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무슨 소리냐며 반문했다. “꼬박꼬박 사원복지비 십 만원씩 쓰셨던데 무슨 소리예요? 유부장님이 이우리 씨 복지비 신청을 대신 해주시던데요? 제가 영수증 다 갖고 있어요.” 관리팀 김미영 대리와 함께 그녀는 그간 자신이 제출했다고 기록되어 있는 수십 장의 영수증을 살펴보았다. 밤 열한시 삼십분에 강남역 근처에서 맥주를 마셨다든가, 백화점에서 초밥을 먹었다든가, 동반인 1인과 함께 영화를 보고, 어린이용 문구세트를 샀다든가, 향수를 사고, 햄버거세트를 먹었다든가, 디저트카페에서 타르트를 먹은 일 따위가 영수증에 씌어 있었다. 김미영 대리는 씁쓸한 표정으로 그녀를 돌아보며 말했다. “유부장님이 매번 자기 계좌로 금액을 청구하시기에 좀 의아하긴 했어요.” 그녀는 왜 자기 명목의 금액을 유부장이 사용한 것인지 따져 물었다. 유부장은 청각장애가 있기라도 한 양 빤히 보기만 했는데,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인 것처럼도 보여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여러 번 천천히 쉽게 또박또박 말해보기까지 했다. 한참 후에나 유부장은 씩 하고 웃으며 겨우 말했다. “미안, 나는 기억이 나질 않네. 이우리 씨가 무슨 말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 그런 뒤 유부장은 거래처에 간다며 휑하니 나가버렸다. 그녀는 허탈했고, 그리고 진짜로 자신이 뭔가 착각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기까지 했다. 그다음에는 다시 그 이야기를 할 기회가 오지 않았다. 유부장은 며칠 지방 출장을 가 있었고, 유부장이 돌아왔을 때에는 그녀가 모의고사 마감을 해야 해서 미처 싸울 틈이 없었다. 열흘쯤 지난 뒤에 사원복지비 이야기를 꺼내려 하니 마침 유부장이 활짝 웃고, 다정해 보이기도 했기 때문에 차마 그 치사한 일에 대한 말이 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저작인격권 침해라는 더 중요한 문제도 있었기 때문에 그것부터 해결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녀는 말했다. “부디 콩을 많이 드시고 착하게 사세요.” 그녀는 밥을 먹는 유부장을 바라보았다. 유부장은 들은 건지 만 건지 콩나물은 건져둔 채 국물만 마셨다. 저작인격권 침해에 관해 유부장은 끝내 이렇게 말했다. “아, 정말 짜증 나게 하네. 이우리 씨, 잘 들어. 월급 매달 제날짜에 받았어, 못 받았어?” 그녀는 월급이 무슨 상관이냐고 반문했다. “네가 말하는 그것까지의 대가가 네 월급이야. 알았어?” 유부장은 내친김에 더 뻔뻔해지기로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이영준 강사한테 교재를 넘긴 건 널 위한 일이기도 했어. 이영준이 고객을 끌어모아서 돈 벌어올 거고, 그러면 그 고객들이 네 모의고사에 응시할 거야. 결국 그 이익은 너에게로 돌아갈 거고 말이야. 난 오로지 회사를 위해서 한 일이었다고.” 사과를 받지 못한 그녀는 대표이사를 찾아갔다. 대표이사는 자기 방을 찾아온 그녀를 아주 반가워했고, 대학 시절 미처 말 걸어보지 못했던 추억의 여인을 바라보듯 아련하게 미소 짓고 손수 음료도 내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하소연을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인격권에 관해 이야기하다가 그녀가 눈물지을 때에는 티슈를 내어주기도 했다. 그녀는 대표이사가 맞장구까지 치면서 자기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에 마음이 좀 풀렸고, 울고 난 뒤에는 정신과 상담을 한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다. 대표이사는 그녀에게 말했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이우리 씨가 그런 마음으로 회사생활을 하고 있었다니 가슴이 아프네. 그동안 몰라주어서 그게 참 미안하다.” 그러나 대표이사는 선량하고 무력한 듯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하지만 회사에는 위계질서가 있는 거야. 사원인 너의 불만을 대표인 내가 직접 해결할 수는 없다. 그러면 내가 임명한 중간 관리자인 유부장의 권한을 무시한 게 돼.” 대표이사는 콧물을 닦고 있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천천히 일어나 문을 열어주었다. “생각해 볼 테니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내겐 곧 중요한 회의가 있다.” 그녀는 다 털어놓고 난 뒤의 후련함과, 그러나 결국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으므로 여전히 석연치 않은 기분을 안은 채 자리로 돌아왔다. 컴퓨터 앞에 앉아 그녀는 생각했다. 대표이사가 말한 ‘나중에’는 오늘의 나중인지, 아니면 미래의 다른 어떤 날을 의미하는 것인지? 다른 어느 날이라면 가까운 미래인지 설마 먼 미래를 의미하는 말인지? 그 ‘나중에’가 오늘 저녁을 의미하는 것일까 봐 그녀는 밤 열시가 되도록 앉아 있어 보았다. 그때껏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무얼 기다리는지도 모른 채 허망한 희망을 품고 아주 천천히 출제를 했다. 어느 순간 등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대표이사였다. “이우리 씨.” 돌아보니 대표이사는 멋쩍은 듯 웃음을 띤 채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손은 등 뒤로 감춘 채였다. 그녀는 순간, 자신의 가슴 속에서 희망이 반짝이는 것을 느꼈다. 대표이사는 씩, 하고 웃었다. 무릎이 허연 트레이닝 복을 입은 채였다. “일단 집에 가긴 갔는데, 이우리 씨가 생각나서 그냥 있을 수가 있어야지.” 대표이사는 혀를 살짝 내밀고 웃었는데, 그런 모습을 처음 봐서 어이가 없었다. 자기가 어렵던 시절을 잊지 않기 위해 젊을 때 타던 찌그러진 소형차를 몰고 왔다고 했다. 이따 한번 구경하지 않겠느냐고 묻는데 표정이 좀 이상해 보였다. 그녀는 대표이사에게도 치매가 시작된 것은 아닌지, 혹시 대표이사도 사십팔년째 콩이나 계란을 배제한 식생활을 하는 건 아닌지 잠시 생각했다. 의아해하며 대표이사를 바라보는 가운데, 대표이사는 새삼 주변을 둘러보고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더니 그녀의 턱 앞에 손을 불쑥 내밀었다. 따뜻한 김이 끼쳤다. 손바닥에 커다란 감자 두 알이 놓여 있었다. “야근하느라 배고프지? 이거 먹어.” 대표이사는 그녀의 책상에 감자 두 알을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감자의 온기가 남아있는 손을 그녀의 등 위에 올려놓았다. 아주 짧은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의 손바닥이 그녀의 7번 경추부터 꼬리뼈까지를 훑어 내려갔다. 그녀는 그 손바닥에서 몸을 떼어냈다. 반사적으로 말이 흘러나왔다. “저는 감자 안 먹습니다. 사장님이나 드세요.”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데 뒤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 돌아보았더니 대머리까지 전부 빨개진 대표이사가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감자 준 직원이 이 회사에 있는 줄 알아? 나 아무한테나 이러는 사람 아니야.” 대표이사는 잠시 입을 앙다물더니 다시 말했다. “감자 싫으면 그럼, 초밥 사다줄까? 초밥 먹을래?” 그녀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돌처럼 굳어버린 채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었다. 대표이사는 등 뒤에서 식식거리더니, 쿵쿵대는 발걸음으로 사라졌다. 그녀는 한참을 생각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때가 왔다. 흐와스코의 소설에는 격리되어 철교 건설에 투입된 일꾼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건설기간 동안 그들의 모든 일상은 오로지 노동을 위한 것이었으며, 그들의 꿈은 단 한 가지, 건설현장에서의 마지막 날을 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고대하던 그 마지막 날, 그들이 만든 다리를 떠나며 일꾼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그들은 눈물의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때 나는 그 다리가 이미 추억이 되었음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그 철교를 건너는 사람들은 그 다리가 우리의 것이라는 사실을 결코 모를 것이다.’ 그녀는 소설 속의 인물들이 흘린 눈물과 알 수 없이 아파오는 마음에 관해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에 관해 마지막 문제를 내고 싶었지만 그 눈물의 의미를 정확히 표현하는 것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눈물’의 의미와 위 글의 인물들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①그들의 청춘 전부가 바쳐진 다리를 자신의 창작물처럼 여기고 있다. ②가장 본질적인 것까지 쥐어짜 노동했던 일에 관해 슬픔을 느끼고 있다. ③자신들의 청춘과 자신이 만든 다리를 동일시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④박탈당한 청춘에 대한 애착이 말 못할 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있다. ⑤드디어 노역에서 놓여났다는 기쁨보다 자신을 위해 쓰지 못한 청춘의 의미가 더 크기 때문에 눈물이 흐르고 있다……. 선택지는 멈추지 않고 이어졌다. ⑥피 같고 살 같고 자식처럼 여겼던 대상이 고작 철교였다는 것을 깨달았으므로 그제야 흐르는 눈물이다. ⑦그들의 미래란 두고 온 날들보다 나을 것이 없으리라는 예감 때문에 흐르는 눈물이다. ⑧그들의 청춘이 누군가의 인생 속에서 부품이고 도구였다는 것에 대한 회한의 눈물이다. ⑨가장 중요한 것을 침해당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기억할 수조차 없으므로 흐르는 눈물이다. ⑩정작 울어야 할 자들이 울지 않기 때문에, 대신하여 흘려주는 눈물이다……. 그녀는 알 수 없이 굴러 떨어진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마지막 문제를 버려둔 채 자리를 떠났다. <끝>
  • ML평균 연봉 42억 한국 프로야구 40배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올해 평균 연봉은 381만 8923달러(약 42억 578만원)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프로야구의 40배에 해당한다. AP통신은 24일 미국프로야구 선수노조의 자체 집계 결과 메이저리거의 올해 평균 연봉이 지난해(338만 6212달러)보다 12.78%나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거의 연봉은 해마다 최고액을 경신하지만 올해는 상승 폭이 유독 컸다. 12.78%는 2001년 12.83%를 기록한 이후 무려 13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인상률이다. 메이저리그의 평균 연봉은 1992년 100만 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이어 2001년 200만 달러를 찍고 2010년에는 300만 달러를 넘어섰다. 내년에는 400만 달러를 웃돌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 일반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4만 341달러(약 4740만원)였다. 1.3%의 인상률에 견주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연봉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셈이다. AP통신은 중계권료 등의 대폭 증가로 올해 메이저리그 수익이 90억 달러에 달한 것이 연봉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올해 평균 연봉은 국내 프로야구 선수(1억 638만원)의 39.5배에 이른다. 한국 프로야구의 평균 연봉도 올해 11.8%로 대폭 올라 사상 첫 1억원을 돌파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크라운구스, 크리스마스 5차 프로모션 시작... 미미씨엘과 콜라보 통해 거위솜털 아기이불 선보여

    크라운구스, 크리스마스 5차 프로모션 시작... 미미씨엘과 콜라보 통해 거위솜털 아기이불 선보여

    고품격 거위털이불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국에 구스다운 베딩문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평가 받는 크라운구스는 오는 17일부터 일주일간 2014 F/W 크리스마스 5차 프로모션을 시작한다. 이번 프로모션에서는 북유럽 스타일 패턴으로 유아베딩업계를 리드하고 있는 미미씨엘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거위털 아기이불(크라운구스 키즈)을 선보인다. 이미 유럽 문화권에서는 보편적인 유아 구스다운베딩의 보급을 통해 크라운구스 키즈는 유아들에게 양질의 숙면과 건강한 성장을 제공 하는 것을 브랜드 비전으로 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라운키즈가 유럽베딩문화에 친숙한 똑똑한 엄마들 사이에서 원티드 아이템으로 등극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합리적인 고품격 구스다운 브랜드로 자리잡은 크라운구스는 고품격 베딩 브랜드에 걸맞은 프리미엄 100수 커버를 야심차게 선보이며 종합 홈텍스타일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크라운구스 측은 시중에서 찾아보기 힘든 100수 원단을 사용한 커버제품을 출시함으로써 기존의 40수/60수/80수 원단으로 제작된 커버제품들과 차별화된 고품질의 커버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100수 원단으로 제작된 커버는 가볍고 통풍이 잘되기 때문에 100% 거위솜털 이불솜과 함께 사용할 경우 이불솜 내의 공기층을 충분히 확보하여 거위솜털의 보온력과 복원력을 극대화 해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크라운구스는 온라인 유통으로 유통마진을 최소화하고 세계 유수 브랜드들의 대표제작사인 HL(Hangzhou Hualong Edier Down,.LTD)에서 제작, 검수를 전담함으로써 거위솜털 100% 구스이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며, 5차 프로모션에 이르는 프로모션 행사 때마다 조기 매진 행렬을 이어왔다. 대형 유통사들의 러브콜을 거절 하며 가격경쟁력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크라운구스는 현재 삼성 임직원몰 입점을 검토 중이다. 특히, 이번 프로모션 기간에 맞춰 크라운구스와 HL사(Hangzhou Hualong Edier Down,.LTD)는 더욱 높은 품질의 거위털이불을 생산하기 위해 모든 생산라인을 재정비 하였다. 또, 유럽 최고급 브랜드들과 견주기 위하여 IDFL(International Down and Feather Laboratory)에 품질인증 테스팅을 의뢰하였다. 또, 구스이불솜으로는 최고 품질로 인정받는 Goose Down 100% 표기와 구스다운 최고 등급인 Class 1 등급 인증을 획득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크라운구스의 2014 F/W 크리스마스 5차 프로모션은 12월 17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크라운구스 홈페이지 (www.crowngoose.co.kr) 와 아이패밀리몰, 굿바이셀리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프로모션기간 중 구매한 제품들은 사전예약구매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新국토기행] 충남 당진시

    [新국토기행] 충남 당진시

    [볼거리] 충남 당진은 눈부신 산업화 속에서도 전통과 관광 등을 오롯이 품고 있다. 올곧은 정신문화도 종교와 문학적 유산 속에서 짙게 묻어난다. 수도권에서 가까운 이점 때문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칙칙할 것 같은 철강단지와 여기저기 개발붐으로 떠들썩한 곳인데도 이같이 도저한 정신과 문화가 사람을 매료시킨다. 심훈(1901~1936)이 소설 ‘상록수’를 쓴 집이다. 심훈이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내려와 직접 짓고 이름 지은 생가다. 마을 일대가 상록수의 무대다. 주인공 박동혁이 농촌계몽운동을 벌인 소설 속 ‘한곡리’는 필경사가 있는 송악읍 부곡리와 인근 한진리를 합친 가상 마을이다. 소설 속 풍경 ‘해변에서 새우를 잡아 말리고, 준치나 숭어 잡는 철이 되면’은 당시 한진포구를 묘사한 것이다. 서해대교가 한눈에 보이는 이 마을은 새해 해돋이 명소다. 소설 속 ‘큰덕미’는 실제 지명으로 고대공단이 조성되면서 사라졌다. 심훈은 경기 안산에서 농촌운동을 하다 숨진 ‘최용신’과 큰조카 ‘심재영’을 주인공으로 해 상록수를 썼다. 심씨는 당시 부곡리에서 마을 청년들과 농촌운동을 했고, 당시 세운 야학당이 상록초등학교로 발전해 1995년 세상을 뜨기 전까지 교육사업을 펼쳤다. 필경사는 심훈이 작고한 뒤 교회로 쓰이다가 심씨가 사들여 당진시에 희사했다. 심훈의 묘도 2008년 11월 경기 안성에서 이곳으로 옮겨졌다. 지난 9월 16일 그 옆에 ‘심훈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문예창작실과 수장고 등을 갖췄고 전시실에는 소설 ‘직녀성’ 초판본, 1911년 찍은 심훈 가문 사진 등 유품 200여점이 전시돼 있다. 한국인 최초의 신부 김대건(1821~1846)이 태어난 천주교 성지다.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로 김 신부는 물론 증조할아버지와 아버지 등 4대가 순교해 ‘한국의 베들레헴’으로 불린다.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문해 이름이 더욱 알려졌다. 교황 방문 뒤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529호로 지정됐다. 우강면 송산리에 있는 성지에는 2004년 복원된 김대건 생가와 성당 등이 들어서 있다. 나지막한 동산에 펼쳐진 소나무 숲이 일품이다. 솔뫼성지와 인근 합덕읍 신리성지를 잇는 ‘버그내 순례길’이 만들어져 있다. 천주교 신자들이 성당에 갔던 13.3㎞의 길은 합덕성당과 합덕시장, 합덕제 등을 거치며 순례길을 넘어 지역 주민의 삶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송악읍 기지시리에서 500여년간 이어 온 국내 최대 줄다리기로 유명하다. 길이 200m, 지름 1m, 무게 40t에 이르는 대형 줄을 만들면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한다. 윤년 3월 초에 열던 것을 2010년부터 매년 4월 둘째 주 목~일요일에 여는 것으로 바꿨다. 수천명이 줄을 당기는 모습은 장관이다. 연인원 1800여명이 40여일간 짚단 3만개를 꼬아 줄을 만드는 장면과 1000여명이 행사장으로 줄을 옮기는 줄나가기 장면도 볼 만하다. 줄을 달여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어 줄다리기가 끝나면 큰 줄에 달린 새끼줄을 떼어 가는 이들도 적잖다. 1982년 중요무형문화재 75호로 지정됐고 2011년 줄다리기박물관까지 건립됐다. 당진시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나서 내년 하반기 등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왜목마을은 서해안에서 ‘해 뜨고 해 지는 마을’의 원조다. 매년 마지막 날 해가 지는 것과 함께 1월 1일 해돋이를 보려는 10만여명의 관광객이 이틀간 석문면 교로2리의 이 갯마을에 몰려든다. 2000년 밀레니엄을 맞이해 해넘이, 해돋이 축제를 열기 시작한 게 이처럼 커졌다. 지금은 음식점과 숙박업소가 많아 묵는 데도 편하다. 마을 해변에 조성된 오작교와 1.2㎞의 수변데크는 걷기에 그만이다. 당진시가 ‘사진 찍기 좋은 명소’를 만들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또 매년 8월 초 바다불꽃축제까지 열어 관광객들을 환상적인 세계로 이끈다. 난지도는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백사장이 잘 발달돼 있다. 완만하고 모래가 고와 가족 단위로 피서하기에 제격이다. 왜목마을에서 대호방조제를 따라 10분쯤 달리면 도비도 선착장이 나오고, 이곳에서 여객선을 타고 30분쯤 가면 섬에 다다른다. 푸른 바다와 백사장 주변에 해당화가 많아 아름다운 풍치를 자랑한다. 섬에는 1905년 을사늑약 강제 체결 뒤 일제에 저항하다 죽음을 맞이한 의병 100여명이 묻힌 의병총도 있다. 1979년 10월 26일 당진 신평면 운정리와 아산시 인주면 문방리 사이에 3360m의 방조제가 완공되면서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날 준공식에 참석하고 돌아간 뒤 서거했다. 최근 마을 주민들이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에 나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호수와 바다(아산만)를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서해대교 전경도 한눈에 들어온다. 퇴역 상륙함과 구축함을 갖춘 국내 최초의 군함테마공원이 있고 해양테마과학관, 바다사랑공원, 놀이동산 등이 있다. 연평해전 등 분단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전시물을 볼 수 있다. 해변을 따라 설치한 데크를 걷는 즐거움도 크다. 바다 깊숙이까지 들어간 전망데크도 있어 발걸음이 상쾌하다. 수산물시장과 횟집 등이 널려 있어 맛 여행지로도 괜찮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먹거리] 충남 당진은 절반이 바다로 둘러싸이고 들판이 넓어 먹거리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이곳만의 특색 있는 특산물도 있지만 다른 곳과 같은 종류의 농수산물이라도 뛰어난 품질을 자랑한다. 아직은 깨끗한 환경이 질 좋은 농수산물을 생산하고 주민들이 정성껏 관리하는 덕이다. 계절마다 먹거리가 넘쳐 미식가의 발길을 붙잡는다. 베도라치의 치어인데 흔히 ‘뱅어’라고 부른다. 이곳에서는 실치라고 한다. 얕은 연안에 사는 투명한 10~20㎝의 물고기로 석문면 장고항이 주산지로 유명하다.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잡힌다. 이맘때면 장고항은 별미를 맛보려는 미식가들로 북적댄다. 주민들은 매년 장고항 실치축제를 열어 관광객의 발길을 잡아끈다. 실치는 회로 많이 먹는다. 갓 잡은 실치에 오이, 당근, 배, 깻잎, 미나리 등의 야채와 참기름, 초고추장을 넣고 무친다. 그물에 걸린 뒤 1시간 안에 죽는 탓에 산지가 아니면 회로 맛보기는 쉽지 않다. 시금치, 아욱을 넣고 끓인 실치된장국은 해장국으로 일품이다. 5월 중순이 넘으면 뼈가 굵어져 말린 뒤 포를 만든다. 양념을 발라 굽거나 쪄 먹는 ‘뱅어포’가 그것이다. 실치는 칼슘, 인이 많아 건강식인 데다 봄철 입맛을 돋우는 최고 별미다. 갯벌이 있는 곳 어디서나 자라는 수산물이지만 송악읍 한진포구 것이 맛이 좋다. 주민들은 삽교호에서 흘러든 민물이 아산만의 바닷물과 합쳐지는 곳이어서 영양분을 듬뿍 먹고 자라 그렇다고 한다. 살이 통통하고 감칠맛이 난다. 바지락에 풋고추나 파만 넣고 끓여도 국물에 우윳빛이 난다. 맛이 진하고 시원해 해장국으로 좋다. 아미노산과 타우린 등 영양이 풍부해 간 기능 등에도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지락 캐는 곳이 특이하다. 썰물 때만 드러나는 ‘풋동’이란 갯벌이 어장이다. 한진포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20분쯤 가면 나온다. 채취 시간은 밀물이 몰려들 때까지 2시간 안팎이다. 어장에서 소라와 박하지 등을 잡을 수 있는 것은 덤이다. 게다가 서해대교 전경이 한진포구에서도 보이지만 풋동에서 훨씬 더 잘 감상할 수 있다. 매년 한진포구에서는 바지락축제를 연다. 바지락 요리에서 바지락 캐기와 까기 등 바지락 채취 체험을 직접 해 볼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지로 인기다. 해풍을 적당히 맞고 자라 미질이 뛰어나다. 상대적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이천쌀이나 경기미 등으로 둔갑해 팔릴 정도로 품질이 대단하다. 지금은 소비자 사이에 많이 알려져 독자적인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당진 쌀이 좋은 것은 연간 일조량이 1490시간으로 전국 1213시간보다 길고, 결실기 일교차가 6.2도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유기물, 칼슘, 마그네슘 등의 함량도 다른 쌀보다 높아 밥맛이 좋다. 당진에는 ‘우강 청풍명월’ 등 뛰어난 쌀 브랜드가 많지만 해나루쌀을 꼽는 것은 시에서 품질관리기준을 세워 엄격히 관리하고 있어서다. 시에서 농가와 계약 재배해 수매한 뒤 보관, 가공 등을 직접 관리해 믿음이 간다. 전국 생산량 1위를 자랑한다. 면천·정미·대호지면이 주산지다. 육질이 연하고 아삭거리고 덜 맵고 진한 녹색을 띠어 상품성이 뛰어나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도 큰 호평을 받으며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면천면 사기소리는 아예 ‘꽈리고추 마을’로 불린다. 당진 꽈리고추 재배의 원조 마을이어서다. 마을회관 옆에는 꽈리고추를 퍼트린 고 이순풍씨의 공덕비도 서 있다. 이씨는 1950년대 중반 서울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다 낙향해 꽈리고추를 이 마을에 처음 전파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은 특히 옛날에 사기그릇을 많이 생산해 이름이 붙여졌을 정도로 모래가 많은 토질이다. 꽈리고추는 모래가 많이 섞인 이런 토질에서 잘 자란다. ‘꽈리’처럼 쪼글쪼글하게 생겨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비타민A와 C, 무기질 성분을 많이 함유한다. 멸치볶음의 필수 재료일 정도로 중요한 식재료다. 당진은 4~11월 재배하고 생산해 다른 지역에 비해 기간이 길다.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의 딸 영랑이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만들었다는 1000년 전통 명주다. 다른 약주에 비해 짙은 담황갈색을 띠고 약간 단맛이 난다. 진달래로 빚어 그 향이 그윽하다. 두견(杜鵑)은 진달래꽃을 의미한다. 기관지 등에 좋다. 중요무형문화재 86-2호로 서울 문배주, 경주 교동법주와 함께 국가 지정 3대 민속주다. 하지만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하자 시에서 부활에 나섰다. 2007년 두견주 원조 마을인 면천면 성상리 주민을 상대로 술을 빚게 한 뒤 두견주의 전통 맛을 내는 다섯 가구를 골라 면천두견주보존회를 만들고 생산을 맡겼다. 일일이 손으로 빚다 보니 생산량은 많지 않다. 택배로 주문하지 않으면 당진에 와야 구입할 수 있다. 내년에 생산공장이 건립돼 숨통이 좀 트일 예정이나 대량 생산과 판매망 구축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돌 틈마다 서린 오랜 전쟁의 기억들… 三國 마주한 요충지, 충북 보은 ‘삼년산성’

    돌 틈마다 서린 오랜 전쟁의 기억들… 三國 마주한 요충지, 충북 보은 ‘삼년산성’

    우리나라는 산성의 나라다. 반도 안팎으로 전쟁이 잦았던 오랜 역사의 흔적이다. 그 가운데 특히 많은 산성이 몰려 있는 곳은 중부 내륙이다.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의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졌던 지역이다. 명산 가장 좋은 곳에 사찰이 있듯 산자락 전망 좋은 곳에는 산성이 있다. 충북 보은의 ‘삼년산성’도 그렇다. 고구려 백제 신라가 국경을 맞댄 요충지에 세워진 산성으로, 세월의 흔적이 더께로 쌓인 성벽을 들여다보면 돌 틈마다 오랜 전쟁의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는 듯하다. 여기에 이웃한 선병국 가옥과 속리산 국립공원 등을 묶어 돌아본다면 늦가을 나들이로 제격이지 싶다. 한데 의아하다. 보은 같은 골짜기가 무슨 요충지 노릇을 했다는 걸까. 시계추를 되돌려 보면 의문은 간단히 풀린다. 삼국시대 때 영남에서 한양을 거쳐 북진할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았다. 널리 알려진 문경새재는 조선시대에 열린 ‘고속도로’다. 이웃한 이화령도 일제 강점기 때 열렸다. 그나마 156년 신라왕 아달라가 문경에서 충주를 잇는 ‘우리나라 최초의 고갯길’ 계립령(하늘재)을 열었지만 많은 인원과 물자가 오가기엔 턱없이 좁았다. 당시 보은은 지금과 달랐다. 상주에서 청주, 한양 등으로 나가는 길목이자 대처였다. 그러니 걸핏하면 북진하려던 신라나 호시탐탐 아래쪽을 째려보던 고구려 등이 이 자리를 놓칠 리 없었던 것이다. ●신라 축성술 정수… 높이 20m, 3년간 쌓아올려 몇 차례 주인이 뒤바뀌었던 보은을 사실상 지배한 쪽은 신라였다. 신라는 자비왕 13년(470년)부터 3000여명의 인부를 동원해 3년 동안 보은의 요지에 성을 쌓는다. 성의 이름이 ‘삼년’이 된 건 이런 까닭이다. 당시 보은의 지명이 ‘삼년산군’ 또는 ‘삼년군’이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삼년산성은 둘레 약 1.7㎞, 너비 8~10m, 높이 13~20m 규모다. 전체적인 면적은 크지 않은 편. 하지만 곧추선 성벽의 높이는 그야말로 까마득하다. 조선시대까지 축조됐던 성곽들이 대부분 3m 안팎인 것에 견줘 여간 기골이 장대한 게 아니다. 삼년산성은 신라 축성술의 정수다. 당대 최고의 기술이 총동원돼 세워졌다. 구들장처럼 납작한 자연석을 한 칸은 가로, 한 칸은 세로로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가지런하게 쌓아 올린 뒤 내부를 돌로 가득 채웠다. 당시 대부분의 성들이 밖에만 돌을 쌓고 내부는 흙으로 받쳤던 것에 견줘 대단히 견고한 형태다. 어지간한 투석기로는 흠집조차 내지 못할 정도다. 이 덕에 크고 작은 150여 차례의 전투를 치르면서도 단 한 차례도 함락되지 않았다. 뚫을 수 없는 방패라 불러도 좋을 만큼 난공불락의 요새였던 셈이다. ●옛 봉수대 오르면 속리산 품에 안긴 듯 삼년산성의 들머리는 서문터다. 예서 길은 세 갈래로 나뉜다. 양옆은 산성길이고 가운데는 산성 내 보은사로 드는 길이다. 트레킹을 즐기는 이들은 대부분 서문에서 출발해 남문, 동문, 북문을 거쳐 다시 서문으로 돌아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서문터 바로 앞은 연못이다. 아미지(蛾眉池)라는 고운 이름을 가졌다. 연못 바로 옆 바위에 그 이름이 음각돼 있다. 글쓴이는 신라 명필 김생이었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물이 빠져 형체만 어렴풋하지만, 김생이 이름을 새길 당시엔 아리따운 여인의 고운 눈썹을 닮은 연못이었지 싶다. 이름과 달리 연못이 품은 속뜻은 섬뜩하기 이를 데 없다. 서문은 산성의 네 문 가운데 가장 낮다. 적들이 만만하게 볼 만한 높이다. 한데 서문을 나서면 곧바로 연못이다. 이는 서문 양쪽 성곽에 병사들이 매복해 공격할 경우 공성에 나선 적들이 꼼짝없이 연못으로 빠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오른쪽 성벽을 따라 오른다. 제법 가파르지만 힘이 들 정도는 아니다. 복원된 성벽은 반듯하게 잘 생겼다. 한데 너무 희고 반질반질하다. 서문 건너 거무튀튀한 옛 성벽에 견주자니 꼭 ‘기생오라비’를 보는 듯하다. 이 때문에 복원 당시에도 말들이 많았다고 한다. ●아흔아홉칸 ‘선병국 가옥’서 명당의 氣 받자 가쁜 숨 몇 차례 내쉬고 나면 남문터다. 아직 복원되지 않은 옛 성벽이 잡초와 함께 이지러져 있다. 외려 이 모습이 더 자연스럽다. 말끔하게 복원된 성벽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옛 병사들의 밭은 숨결도 그제야 온전히 전해오는 듯하다. 성벽은 야트막한 산릉을 휘감아 돌며 넘어간다. 군데군데 무너진 곳에는 목책을 둘렀다. 동문터는 동쪽 성벽의 중간에 뚫린 문이다. 예전엔 ‘ㄹ’자 형태로 문을 만들어 적의 침입에 대비했다고 한다. 산성에서 가장 전망이 빼어난 곳은 옛 봉수대다. 지금은 전망대로 이용되고 있다. 전망대 위에 올라서면 장쾌하게 자락을 펼친 속리산과 너른 보은의 들녘 그리고 정겨운 시골마을들이 두 눈 가득 들어찬다. 사방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천혜의 전망대다. 신라가 삼년산성을 지키기 위해 고구려, 백제와 치열한 전투를 벌인 까닭을 옛 봉수대 자리에 오르면 확연히 알게 된다. 북문에서 된비알을 하나 넘으면 다시 서문이다. 산성을 한 바퀴 도는 데 두 시간이면 족하다. 산성에서 8㎞쯤 떨어진 곳에 ‘선병국 가옥’이 있다. 삼가천 옆자락에 세워진 보성선씨 종갓집이다. 호남에서 첫손 꼽히는 만석꾼이었던 보성선씨 가문이 당대 최고의 풍수사를 대동하고 전국을 돌다 찾아낸 명당자리에 지었다. 1903년부터 1925년까지 건립기간만 무려 22년을 헤아린다. 칸 수는 예의 ‘아흔아홉칸’이다. 궁궐을 제외하고 민간에 허용되던 최대치까지 지었던 셈이다. 길게 이어진 행랑채와 헛간은 고시원으로 운영됐는데, 거쳐간 고시생만 4000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예까지 와서 속리산 국립공원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다. 553년 신라 진흥왕이 세운 법주사와 팔상전 등 고풍스러운 볼거리들이 많다. 보은의 상징인 정이품송도 빠뜨리지 말 것.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된 소나무다. 1464년 세조가 속리산 법주사로 행차할 때 타고 있던 가마가 이 소나무 가지에 걸릴 뻔하자 소나무 스스로 가지를 번쩍 들어 임금을 안전하게 통과시켰다고 전해진다. 이런 이유로 세조가 소나무에게 정이품 벼슬을 하사했다고 한다. 한때 완벽한 삼각형을 자랑하던 나무였으나 지금은 한쪽 면이 병들어 완전치 않다. 글 사진 보은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지역번호 043) →가는 길 수도권에서 가자면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 보은 나들목으로 나온다. 보은 방면으로 1㎞ 직진하면 막다른 삼거리다. 여기서 좌회전하면 보은읍 방향이다. 삼년산성은 보은군청에서 1㎞ 떨어진 곳에 있다. 542-3384. 법주사를 먼저 보겠다면 청원~상주 간 고속도로 법주사 나들목으로 나오면 된다. 고속버스는 센트럴, 남부, 동서울에서 각각 출발한다. 10여분 간격으로 고속버스가 다니는 청주까지 간 뒤 직행버스로 보은까지 갈 수도 있다. 보은군 관광안내소 542-3006. →맛집 경희식당(543-3736)은 한정식으로 이름났다. 용궁식당(542-9288)은 오징어볶음과 매운 닭발볶음이 맛있다. 김천식당(543-1413)은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순대전골 맛집이다. 국보식당(543-6369)도 순대를 잘한다. 대추왕순대찜으로 이름났다. 신라식당(544-2869)의 된장뚝배기와 북어찌개 등도 좋다. →잘 곳 숲에서 잠들고 싶다면 말티재자연휴양림(543-6282), 충북알프스자연휴양림(543-1472)이 좋다. 선병국 가옥(543-7177)의 고택 체험도 권할 만하다. 그랜드호텔(542-2500), 힐파크(543-1996) 등은 한국관광공사에서 인증한 ‘굿 스테이’ 숙박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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