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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일 G2 테이블에 ‘향후 4년 세계질서’ 오른다

    8일 G2 테이블에 ‘향후 4년 세계질서’ 오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이 7일 오후 5시(현지시간·한국시간 8일 오전 9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에 있는 휴양지 서니랜즈에서 열린다. 8일까지 이틀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회담은 두 정상 간 첫 회담이라는 점에서 최소 향후 4년(오바마 대통령의 남은 임기)간의 미·중 관계는 물론 세계질서의 큰 틀을 좌우할 시금석으로 간주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회담의 의제로 북한 문제를 비롯해 영유권 분쟁, 인권, 군사활동, 기후변화, 에너지 안보, 사이버 해킹 등을 제시했다. 여기에 중국의 환율조작, 무역 불균형, 중국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여부 등 당면한 경제 이슈와 시리아 내전, 이란 핵 등 중요한 외교 현안도 논의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한마디로 거의 전 분야를 망라하는 방대한 주제가 회담 테이블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의 경제적·군사적 부상을 견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세계경제 위기 극복과 북한, 이란, 시리아 문제 등에서 중국의 협조가 절실한 딜레마를 안고 있다. 중국 역시 국내 정치적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서는 미국과 일본 등을 향해 민족주의를 분출시키는 게 유리하지만,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미국과의 대립이 이로울 리 없다. 양국이 안고 있는 이런 모순적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지, 양국이 경쟁의 ‘칼’을 협력의 ‘쟁기’로 무디게 하기 위해 어떤 묘안을 짜낼지가 이번 회담의 관심이다. 나아가 회담의 진정한 초점은 구체적 의제보다는 전반적으로 두 정상이 어떤 신뢰 관계를 구축하느냐에 맞춰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휴양지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은 단기적 성과보다는 시 주석과 인간적 유대를 쌓아 중국을 변화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제프리 베이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지난 6일 “양국 사이의 전략적 불신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지만 정상 간 인간적 신뢰는 존재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그레이엄 앨리슨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과학국제문제연구센터 소장은 “미래의 역사는 두 정상이 구체적 의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가 아니라 두 강대국이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진지한 대화를 시작했는지를 기준으로 이번 회담의 성패를 판단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전했다. 랜초미라지(캘리포니아주)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원전비리 근절, 한수원 개혁이 관건이다

    정부가 마침내 ‘원전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어제 원전 비리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며 원전 비리 척결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시험성적을 위조한 가짜부품을 사용한 원전이 가동 중단되면서 우리는 지금 초유의 전력대란 위기를 맞고 있다. 안전 문제와 직결된 원전 비리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하늘을 치솟는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정부의 대책은 때늦은 감마저 없지 않다. 정부는 그야말로 전쟁을 치른다는 각오로 원전 산업의 구조적 비리를 뿌리 뽑는 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원전 비리 대책의 핵심은 원전 공기업 퇴직자의 유관업체 재취업 금지를 확대하고, 민간 시험검증기관의 부품 검사결과를 국책연구기관이 재검증하도록 해 비리의 사슬을 끊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실천이 뒷받침되느냐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천인공노할 부정부패를 저지르고도 자성은커녕 ‘도덕적 말종’ 행태를 이어가는 집단이 건재하는 한 비리는 언제든 또 고개를 든다.원전 비리의 한가운데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고 해 뒷말을 낳고 있다. 책임을 통감해야 할 한수원은 경영실적과 관계없이 임직원들에게 기본급의 200%를 성과급으로 주고 있다고 한다. 한수원이 경영 부실과 잇단 비리 등으로 경영평가 성적이 좋지 않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그런 와중에 ‘내부평가급’일 뿐 신설된 성과급이 아니라고 해명하지만, 국민으로서는 마음이 편치 않은 일이다. 도덕적 해이라는 말을 들어도 항변할 말이 궁할 듯하다. 한수원은 원전 업계의 ‘슈퍼갑’이다. 학맥과 인맥으로 얽힌 그들만의 폐쇄적 구조도 문제다. 서로 허물을 덮어주고 끌어주는 잘못된 문화, 수십년간 이어져온 원전 특유의 닫힌 의식과 관행이 비리의 인큐베이터 구실을 해왔음을 직시하기 바란다.한수원이 환골탈태하지 않고는 원전 비리 근절은 요원하다. 구조적인 납품 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품관리시스템을 투명화해야 한다. 나아가 인적 쇄신을 통한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외부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작업을 통해 원자력정책을 농단하다시피 해온 ‘원전 마피아의 제국’의 시장독식 구조를 뜯어고칠 필요가 있다. 특정 세력이 원전산업 전반을 좌지우지한다면 비리의 유혹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외부 감시와 견제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원전 비리 사태로 한국형 원전은 신뢰에 큰 흠집이 났다. 이미 진행 중인 해외원전사업은 물론 향후 수주활동에도 적잖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부품 공급에서 관리와 운영에 이르기까지 원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범정부 차원의 보완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주말 인사이드] 세계 체육계 새 황제 즉위 임박… 역시 유럽이냐, 이변의 아시아냐

    [주말 인사이드] 세계 체육계 새 황제 즉위 임박… 역시 유럽이냐, 이변의 아시아냐

    지구촌의 ‘스포츠 대통령’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차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선출을 위한 후보 등록 결과 모두 6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IOC 119년 역사상 가장 많은 후보군이다. 지난 2001년 위원장 선거 때 나선 5명이 역대 최다였다. 당시 자크 로게(71·벨기에) 위원은 김운용 위원 등을 제치고 위원장으로 뽑혔다. 12년(8+4) 임기를 마치는 로게 위원장의 뒤를 이을 제9대 위원장 선거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IOC 총회 마지막 날(9월 10일) 치러진다. 선거는 무기명 비밀 투표로 진행되며 출석 위원의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계속된다. 과반이 나오지 않을 경우 최저 득표자가 순차적으로 탈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IOC 위원장은 꿈의 자리다. 막강한 권한으로 세계 체육계를 쥐락펴락하기 때문에 ‘세계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린다. 무보수 명예직이지만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국가 원수에 준하는 극진한 예우를 받는다. 모든 국가에 무비자로 입국이 가능하며,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방문하는 나라의 최고 통치권자와 면담을 갖는다. 숙소에는 IOC기와 함께 위원장의 국적기가 함께 올려진다. IOC 위원장은 102명 IOC 위원들의 수장이며 최고 의결기구인 총회와 집행위원회의 당연직 의장을 맡는다. 각종 위원회를 설치할 권한도 갖고 있다. 위원장의 사전 승인이 없이는 위원회가 열릴 수 없으며, 모든 위원회에 참석해 회의를 주재할 수 있다. 가장 큰 임무는 동·하계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하고 38개 올림픽 종목을 관리하는 것. 204개 회원국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총괄하는 것도 IOC 위원장의 몫이다. 각국의 방송사, 기업 등 스폰서와 협력하면서 올림픽 운동을 더 확산시켜 나갈 책임도 있다. 1894년 6월 23일 IOC가 설립된 이후 현재 자크 로게 위원장까지 8명이 거쳐 갔다. 초대 IOC 위원장은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의 드미트리우스 비켈라스가 추대됐고, 2대는 근대 올림픽운동의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프랑스)이 맡아 최장기인 29년 동안 재임했다. 3대 위원장은 최초로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앙리 라투어(벨기에)였고, 지그프리드 에드스트롬(스웨덴)이 그 뒤를 이었다. 최초의 비유럽인 애브리 브런디지(미국)가 5대 위원장을 맡았을 때부터 약물검사와 성검사가 도입됐다. 이어 로드 킬러닌(아일랜드)이 수장을 지냈다. 지난 1980년부터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스페인)가 7대 위원장에 올라 올림픽을 상업적으로 크게 번성시켰다. 뒤를 이은 사람이 로게 위원장이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워낙 막강했던 권한 탓에 장기 집권에 따른 독재와 부패 가능성이 부각되자 지난 1999년부터 임기 8년에 한 차례에 한 해 4년 연장할 수 있는 규정이 생겼다. 이번 선거에는 토마스 바흐(60·독일) IOC 부위원장, 응 세르미앙(64·싱가포르) IOC 부위원장, 우칭궈(67·타이완)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AIBA) 회장 겸 IOC 집행위원, 리처드 캐리언(61·푸에르토리코) IOC 재정위원장, 데니스 오스왈드(66·스위스) 국제조정연맹(FISA) 회장, 세르게이 붑카(50·우크라이나)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부회장 등이 나섰다. 이 가운데 2명의 아시아권 후보가 눈길을 끈다. 1894년 초대 IOC 위원장을 지낸 디미트리오스 비켈라스(그리스)부터 로게까지 역대 IOC 위원장 중 아시아 출신은 단 한 명도 없었다. 1952년부터 20년간 위원장을 지낸 브런디지가 유일한 비유럽 위원장일 정도로 IOC 위원장은 유럽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에도 가장 유력한 후보는 역시 유럽 출신인 바흐 부위원장이다. 그는 “국제스포츠뿐만 아니라 사업과 정치·사회 분야의 경험 면에서 (IOC 위원장이라는) 위대한 임무를 수행하기에 잘 훈련됐다”며 출사표를 올렸다.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바흐는 변호사를 거쳐 IOC에 입성했다. 1991년 IOC 위원에 선출된 이후 법사위원장, 징계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인맥을 탄탄하게 다졌다. 영어와 프랑스어에 능통하며 친화력도 뛰어나다. 2009년 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IOC 위원 53명을 참석시키며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아디다스 스포츠 법률 담당 고문으로 활동한 경력도 있어 스포츠 스폰서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부터는 독일올림픽위원회(DOSB)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러나 표가 분산될 수 있는 만큼 유럽 후보가 셋이나 나온 건 불리한 요소다. 바흐의 대항마는 오스왈드 집행위원이 꼽힌다. 조정 선수로 1968년 멕시코시티 대회부터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그는 “20년간 IOC에 헌신하면서 얻은 지식과 경험은 올림픽 정신을 한층 발전시켜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장대높이뛰기 금메달을 딴 붑카도 “육상과 올림픽은 나의 심장”이라며 “올림픽의 역사적 가치를 지키면서 새 변화에 적응해야 할 지금이야말로 위원장에 도전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캐리온 재정위원장은 TV 중계권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IOC의 재정을 튼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머지 두 후보는 아시아권이다. 세르미앙 부위원장은 요트선수 출신이다. 싱가포르에서 대형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는 사업가이면서 주헝가리, 주노르웨이 싱가포르 대사를 지낸 외교관이기도 하다. 1998년 IOC 위원에 선출돼 2005년부터 집행위원으로 활동했고, 2009년 부위원장에 올랐다. 로게 위원장이 야심 차게 만든 유스올림픽을 3년 전 싱가포르에서 성공적으로 이끌어 눈도장을 받았다. 가장 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우칭궈 AIBA회장은 1988년부터 IOC 위원으로 활동해 온 터라 잔뼈가 굵어졌다. 2006년 AIBA 수장에 오른 뒤 뼈를 깎는 개혁작업에 나서서 비리, 부패로 얼룩졌던 연맹 이미지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위원장 선거는 예상과 달리 접전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최근 AP통신은 “바흐 부위원장이 앞선 것으로 평가됐지만 6명의 후보가 난립한 것은 일치된 ‘우승 후보’가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스포츠전문매체 ESPN도 “역대 8명의 위원장 중 7명이 유럽 출신”이라면서 “오스왈드 회장이 유럽 출신인 만큼 유럽 표가 갈리면 바흐 부위원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안티 바흐’ 세력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특히 프랑스어권 위원들의 불만이 많다”고 전하기도 했다. 표심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는 얘기다. 지금까지 IOC 위원장 선거에서 유럽 견제 목소리는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이를 뒤집을 타지역 세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유럽에서 위원장이 배출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 표가 갈린다면 12년간 IOC에서 ‘일가’를 일궈온 로게 위원장의 ‘입김’이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김한길 “장외정치인이 못할 일 해낼 수 있어”

    김한길 “장외정치인이 못할 일 해낼 수 있어”

    민주당은 6월 임시 국회를 앞두고 주요 입법 과제를 논의하고 당내 화합을 다지기 위해 31일 경기 양평군의 한 연수원에서 1박 2일 워크숍을 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워크숍에서 한 인사말에서 “민주당은 127명의 국회의원을 가진 정당”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안철수 세력’에 대한 견제구를 날렸다. 김 대표는 “장외 세력 정치인들로서는 도저히 못 해내는 일, 입법정치를 통해 을을 위한 정치,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치를 해낼 수 있는 것이 우리들”이라면서 “‘해내는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은 여러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각오와 실천에 달렸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전날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안철수 신당은 진행되는 과정에서 많은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127명이 남아 있기 때문에 민주당은 여전히 희망이 있고 부활과 소생의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 운영 전략을 논의하는 시간을 갖고 ▲기득권 내려놓기 ▲을의 눈물 닦아 주기 ▲검찰 개혁과 사법 정의 실현 등을 임시국회의 목표로 삼았다. 우선 처리해야 할 법안으로는 ‘남양유업 방지법’,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 학교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전환법 등 34개를 선정했다. 정치 쇄신 법안으로는 국회의원 겸직 및 영리업무 금지법, 국회의원 연금 폐지법, 인사청문제도 개선법, 국회 폭력 행위 근절법을 꼽았다. 아울러 ‘소통과 결속’을 주제로 5시간에 걸쳐 3분씩 자기 소개와 함께 동료 의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시간 등을 가졌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프로야구] 불혹 박경완, 최고령 포수 출장 신기록

    [프로야구] 불혹 박경완, 최고령 포수 출장 신기록

    5월 대공세를 펴고 있는 막내 NC가 선두 넥센에 호된 맛을 보여 줬다. 전날 연장 11회 접전 끝에 4-6으로 분패했던 NC는 3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프로야구 3연전 두 번째 대결에서 2회 강정호에게 1점 홈런(시즌 7호)을 내줬지만 3회부터 6회까지 상대 선발 김병현과 이보근을 상대로 착실히 점수를 쌓아 7-1로 제쳤다. 넥센과의 3연패 끝에 첫 승을 신고한 NC가 이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팀은 5연패를 당한 삼성뿐이다. NC 선발 이재학은 6과3분의2이닝 동안 홈런 등 안타를 2개만 내주고 삼진을 8개나 빼앗으며 시즌 4승(1패)째를 챙겼다. 107개의 공을 뿌렸는데 직구 구속은 최고가 141㎞밖에 되지 않았지만 체인지업이 40개, 투심과 커터가 각각 14개와 13개로 뒤를 이었고 제구력이 돋보였다. 넥센은 김병현이 5이닝 동안 9피안타 2사사구로 6실점으로 부진한 데다 박병호가 3회 초 2사 만루 기회에서 삼진으로 돌아선 것이 뼈아팠다. 4연승에서 멈춰선 넥센은 28승14패로 삼성과 공동 선두가 됐다. 문학구장을 찾은 삼성은 선발 레이예스에 이어 2회 채병용과 김광현을 잇따라 올린 이만수 SK 감독의 승부수를 무색하게 만들며 5-4로 이겼다. 1회 최형우의 3점 홈런과 강봉규의 적시타로 4점을 내준 SK는 2회말 무사 1, 3루 기회에서 김강민이 뜬공으로 물러난 데 이어 박재상이 병살타로 기회를 날렸다. SK는 6회 말 3점을 따라붙었지만 2사 2루에 2루 주자 박진만이 견제사한 데 이어 8회에도 병살로 전세를 뒤집을 기회를 놓쳤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5와3분의1이닝 동안 4안타와 볼넷 3개로 4실점(3자책)했으나 타선과 불펜의 도움 속에 5승(2패)째를 올렸다. 그는 2010년 6월 9일부터 SK 상대 6연승으로 유독 강한 면모를 뽐냈다. SK의 베테랑 포수 박경완(41)은 6회 조인성과 교체돼 세 번째 투수 이재영과 호흡을 맞춰 333일 만에 1군 경기에 나서며 만 40세 10개월 19일로 종전 김동수 넥센 코치(40세 9개월 19일)의 최고령 포수 타자 출장 기록을 경신했다. 롯데는 사직에서 두산을 8-6으로 격파, 두산과 자리를 맞바꾸며 4위로 올라섰다. 롯데 2루수 정훈은 9회 초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히며 목 부위를 다쳐 부산의료원으로 후송돼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한화는 잠실에서 LG에 3-0으로 앞서다 8회 말 허망하게도 5점을 빼앗기며 3-5로 져 2연패에 빠졌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올 20대그룹 신규 사외이사 권력기관 출신들 선임 봇물

    올 20대그룹 신규 사외이사 권력기관 출신들 선임 봇물

    올해 새로 선임된 20대 그룹 상장사 사외이사 94명 중 30%가 넘는 29명이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3개 권력기관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기업경영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20대 재벌기업 149개 상장사가 올해 신규 선임한 사외이사 94명의 이력을 조사한 결과 30.9%인 29명이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출신이었다.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 부처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까지 합치면 그 수는 절반을 넘는 51명(54.3%)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 관료 출신 사외이사 비중 38.9%와 비교하면 15.4% 포인트 늘었다. 부처별로는 검찰, 법원 등 법조계 출신이 17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세청 9명, 공정위 3명 순이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법조계 출신 인사 비중은 3.8% 포인트, 국세청과 공정위 비중도 각각 3.5% 포인트, 1.2% 포인트 높아졌다. 청와대, 국무총리실, 국가정보원, 기재부, 감사원, 고용부, 금융감독원,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이 1∼2명씩의 사외이사를 배출했다. 학계와 재계, 언론계 출신 사외이사 비중은 크게 줄었다. 학계 출신은 25명으로 여전히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 34.6%에서 26.6%로 비율이 크게 떨어졌다. 재계와 언론계 출신도 16명과 2명으로 각각 5.6% 포인트, 1.4% 포인트 낮아졌다. 20대 그룹의 총 사외이사 수는 지난해 509명에서 올해 489명으로 20명 줄었다. 경기침체에 따른 구조조정 여파로 일부 그룹의 계열사 수가 준 데다 한 명이 2개사 이상 사외이사를 맡을 수 없게 한 상법 개정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룹별로는 삼성그룹 사외이사가 58명으로 가장 많았다. 학계 인사가 35명이고 관료가 15명으로 뒤를 이었다. 관료 중에는 검찰 등 법조계 인사가 9명으로 압도적이었다. 현대차그룹은 사외이사 43명 중 관료 출신이 22명이었다. 이 중 세무와 공정위 출신이 각각 8명, 7명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학계 출신은 19명이었다. 롯데그룹도 학계 출신은 5명이지만 관료 출신은 법조계 7명, 국세청 5명을 포함해 총 17명에 달했다. 두산그룹은 65.3%(26명 중 17명), CJ그룹은 69.2%(26명 중 18명)가 관료 출신이었다. 신세계그룹은 무려 88.2%(17명 중 15명), 동부그룹도 65%(20명중 13명)가 관료출신 사외이사였다. 고위관료가 줄줄이 대기업 사외이사로 옮기는 현실에 대해 평가가 엇갈린다. 오랜 경험과 식견을 살려 대기업의 시스템 개선 등을 돕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기업들이 이른바 ‘전관예우’를 기대, 사정기관 관료 출신들을 결국 방패막이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반대도 만만찮다.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견제를 통한 균형이라는 사외이사의 본 취지와는 달리 관 출신 사외이사들은 특정 사건 등이 터졌을 때 이를 무마하는 로비스트의 역할을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美로 간 조선 왕실 ‘어보’… 유출 경로는

    美로 간 조선 왕실 ‘어보’… 유출 경로는

    조선 왕실의 의례용 상징물인 ‘어보’(御寶)는 역대 왕과 왕비의 행적 및 공덕을 알 수 있는 인장(印章)으로, 우리나라가 세계기록문화유산 등재를 추진중인 유물이다. 기록으로 확인된 조선 왕과 왕비, 세자와 세자빈의 어보는 총 375과(顆), 이 중 국내에 있는 것은 324과(顆)다. 종묘 신실에서 수백 년간 보관돼 오다 6·25전쟁 당시 일부가 분실된 것이다. 28일 오후 10시 KBS 1TV에서 방영되는 ‘시사기획 창’의 ‘해외문화재 추적 보고서-미국에서 찾은 國寶(국보)’는 우리 문화재인 어보가 어디로, 어떻게 사라졌는지 추적한다. 사라진 어보에 관한 단서는 미국 국립문서보관서의 기록물에서 찾을 수 있다. 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을 하는 혜문 스님이 찾아낸 미 국무부 관리 기록물에는 1953년 당시 어보 47개가 ‘미군의 기념품 사냥’으로 일본이나 미국으로 흘러갔다는 내용이 있다. 취재진은 미국 현지 취재를 통해 이 가운데 조선 제18대 현종 임금의 세자책봉 당시 만들어진 ‘현종세자책봉옥인’을 미국 현지의 한 소장가 집에서 최초로 찾아냈다. 미군이 가져간 우리 유물 가운데는 최근 미국 당국에 적발된 ‘호조태환권’ 10냥짜리 원판도 있다. 대한제국 최초의 지폐라 할 수 있는 호조태환권의 원판은 6·25전쟁 당시 라이오넬 헤이즈라는 미군이 덕수궁에서 가져갔다. 이 원판으로 찍힌 지폐 한 장이 1억원이 넘을 정도로 가치 있는 근대 문화유산이다. 또 창덕궁 내 전각 이름인 ‘낙선재’라 적힌 인장과 옥비녀 등 왕실 유품으로 추정되는 물건 100여점도 미국으로 흘러가 경매 낙찰 예상가가 10만 달러에 이른다.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이었던 그레고리 헨더슨의 ‘헨더슨 컬렉션’에 대해서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는 귀국 당시 한국 유물을 많이 가져갔는데, 고려와 조선의 도자기 150여점 등 스스로 발굴하거나 구입한 한국 유물 1000여 점 이상이 포함돼 있다. 박정희의 유신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그는 미국 의회 인권청문회에서 유신정권의 인권 실상을 폭로하면서 한국 정부로부터 견제를 받아왔다. 헨더슨이 죽은 후 그의 유물들은 하버드박물관 등 유수의 박물관에 기증됐고, 일부는 경매로 팔려나갔다. 이 헨더슨 컬렉션과 관련해 취재진은 당시 미국 정부가 민감하게 받아들였음을 보여주는 키신저 당시 국무부 장관과 하비브 당시 주한 미국대사 간 전문을 입수했다. 현재 국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15만여점에 이른다. 이 중 일본에 6만 6000여점, 미국에 4만 2000여점이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甲 제재 강도 높이자 vs 乙 신고 문턱 낮추자… 다른 듯 닮은 여야

    甲 제재 강도 높이자 vs 乙 신고 문턱 낮추자… 다른 듯 닮은 여야

    ‘남양유업 사건’을 통해 갑을(甲乙) 관계의 문제점이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면서 정치권이 ‘갑을관계법’ 입법 논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여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행위 조사와 제재가 유명무실하고, 지나치게 갑 친화적인 법 체계라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하고 있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 이종훈 의원이 대표 발의 예정인 ‘갑을관계 민주화법’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 도입을 통해 을의 피해 구제 수단을 강화하도록 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을 지키기 경제민주화 추진위’ 공동 명의로 발의 예정인 ‘을지로법’은 공정위의 권한을 지자체로 분산해 을의 신고를 용이하게 하고 공정위의 업무 과중을 분산해 제재 실효성을 높이도록 했다. 다만, 당내 의견을 합치하는 과정과 여야 간 이견 조율까지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경실모 회원들이 준비 중인 ‘갑을관계 민주화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을(乙)의 실질적 피해구제 방안을 모색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대표 발의자인 이종훈 의원은 “슈퍼갑인 공정위와 갑인 대기업, 대형로펌이 유착해 을의 피해 구제를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바꿔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의 핵심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강도를 높이고, 을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집단소송제를 도입해 갑(甲)인 대기업과 대형로펌에 맞서 을인 영업점이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집단으로 소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담합·재판매가격유지(공급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 강요)에만 집단소송제를 도입하기로 했었다. 법안은 이를 갑을 관계에 따른 불공정거래행위 전반으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다만 아직 당내에서는 이견이 적지 않다. 갑을 간 계약 형태가 같은 업종·업태 내에서도 다른 점 등 현실 적용 전에 정비해야 할 것이 많다는 의견 등이 제시된다. 갑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피해자인 을이 직접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현재 국가가 징수하는 과징금의 형태를 바꿔 피해를 당한 약자에게 실질적 보상이 되도록 했다. 일반적인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는 손해액의 3배를, 악의적·반복적인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서는 10배를 부과하도록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액수를 10배 부과하는 부분에는 재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조정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사인의 행위금지청구제도와 고발인의 공정위 결정 불복 기회를 부여하는 내용 등도 포함하고 있다. 사인의 행위금지청구제도는 불공정행위 피해자가 공정위가 아닌 법원에 직접 소송하거나 가처분 신청 등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민주당 ‘을(乙) 지키기 경제민주화 추진위’가 전원 공동 명의로 발의키로 한 ‘을지로(을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법’은 상위법 성격인 공정거래법이 아닌 하위법에 해당하는 가맹사업법-하도급법-대규모유통법(갑을관계 3법) 개정안이다. 새누리당 경실모가 공정위와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견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공정위의 업무 과중으로 독점적 권한이 제대로 행사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 우선 공정위의 불공정행위 적발률을 높이기 위해 을의 신고 문턱을 낮추었다. 대표 발의자인 민병두 의원은 “불공정거래행위를 사전에 예방하려면 제3자인 공정위가 일상적인 조사와 감시가 가능해야 하는데, 프랜차이즈 20만개·대리점 80만개를 공정위 직원 10명 미만이 감당해야 한다”며 현실적 한계를 꼬집었다. 법안은 공정위의 업무과다와 인력부족에 대한 해결책으로 공정위의 독점적 권한인 ▲조사권 ▲고발요청권 ▲조정권(공정거래조정원 업무)을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여하도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등은 을이 신고·제보하기 위한 ‘심리적·물리적’ 거리가 가장 가깝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공정위 사무소는 서울(수도권)과 부산(경남권), 대구(경북권), 광주(호남권), 대전(충청권) 등 5개에 불과하다. 민 의원은 “제주도민이 본사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신고하려면 비행기 타고 광주 또는 부산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이종걸 의원이 지난 21일 발의한 ‘남양유업 방지법(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대리점거래에 국한해 불공정거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특화된 법안으로 ▲정보공개서 제공 의무화▲ 표준대리점계약서 사용 권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이동통신 3사 사활 건 총성 없는 주파수 전쟁의 막전막후

    [주말 인사이드] 이동통신 3사 사활 건 총성 없는 주파수 전쟁의 막전막후

    하늘을 보라. 푸른 하늘이나 구름 또는 내리는 빗줄기가 전부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한가롭게 보이는 이 하늘길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짐꾼들이 빠르게 지나고 있다. 바로 전파(전자파·electric wave)다. 우리는 눈을 떠서부터 잠들 때까지 전파의 도움, 때로는 공격을 받고 살아간다. 뭐든 무선이 대세가 돼 버린 지금, 전파 없는 생활은 상상조차 힘들다. 선이 없이 작동되는 것들은 거의 대부분 전파의 힘을 빌리고 있다. 휴대전화나 인터넷은 물론 편히 소파에서 늘어질 수 있도록 돕는 TV 리모컨, 출근길 버스에서 듣는 라디오, 심지어 목청의 진동이 만들어내는 목소리나 물체를 구별하게 해주는 가시광선까지도 크게 보면 전파와 원리가 같다. 최근 정보통신업계에서 새 논란거리로 떠오른 주파수는 쉽게 말해 이 전파가 다니는 길이다. 각 전파는 진동수, 파장, 진폭 등 고유의 특성을 가지고 구리 전선 대신 주파수라는 길을 지나며 정보를 전달한다. 라디오, TV, 휴대전화 등의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무선 기술은 정해진 대역의 주파수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또 해석하는 기술이 기본이 된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이 대역(band)이다. 주파수가 길이라면 대역은 도로의 폭이다. 길이 나 있다고 해서 사람과 자동차, 우마차, 비행기가 한꺼번에 다닐 수 없듯이 주파수 대역도 애초에 정해진 용도로만, 허락받은 사람들만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통사고, 즉 ‘혼선’이 생기기 때문이다. 같은 전화번호를 여러 사람이 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에 정부는 주파수를 공공재의 하나로 관리하며 대역별로 정해진 사용자가 정해진 용도로만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2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주파수에 관한 핫이슈인 ‘황금 주파수’ 1.8㎓ 논쟁은 이 대역을 누가 사용하느냐에 관한 문제다. 1.8㎓는 해외 주요 업체들이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에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으로 로밍 서비스 활용 등이 쉬워 탐나는 주파수로 통한다. 국내에서도 LTE 사업 용도로 할당된 이 주파수를 두고 3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사운을 건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다. 누가 이 대역을 가져가느냐에 대한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종 결정에 따라 LTE 시장, 더불어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까지 있기 때문이다. 논란의 핵심은 특히 1.8㎓ 구간 내 10㎒(1.83~1.84㎓) 대역을 KT에 줄 것인가, 말 것인가다. 현재 이동통신 3사 중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총 40㎒, KT가 총 50㎒ 정도의 주파수를 LTE 용도로 가지고 있다. 이렇게 통신 3사가 비슷한 LTE 주파수 대역을 가진 상황에서 이번 주파수 할당 대상의 하나로 거론되는 ‘1.83~1.84㎓’ 구간은 특히 KT로서는 ‘길을 하나 더 확보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광대역’(broadband)의 실현 때문이다. 광대역은 같은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넓은 주파수 대역이라는 뜻이다. 즉 드넓은 정보의 고속도로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문제의 1.8㎓ 내 구간이 유독 KT에만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건 해당 구간이 KT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주파수 대역에 인근한 ‘인접 대역’이기 때문이다. LTE는 주파수 대역폭과 무관하게 통신 속도가 일정한 3세대 통신과는 달리 대역폭이 곧 속도를 결정하는 성질이 있다. LTE에서는 대역폭이 2배가 되면 통신 속도 역시 2배로 빨라지는데 현재 업체들이 LTE 광대역이라고 말하는 40㎒ 폭 주파수 대역으로 LTE 서비스를 하면 최고 통신 속도가 150Mbps가 된다. 그러면 현재 LTE 속도인 75Mbps보다는 2배, 유선 통신 최대 속도인 100Mbps보다도 1.5배 더 빠른 통신이 가능한 것이다. KT 입장에서는 이 인접 대역을 할당받으면 최소 비용을 들여서 2배로 넓고 2배로 빠른 고속도로를 확보할 수 있다. 반면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문제의 대역이 계륵 같은 존재다. 두 회사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주파수 대역과 멀리 떨어져 있는 이 문제의 1.8㎓ 내 대역을 가져가도 쓸모가 없다. 그렇다고 남을 주기는 아까운 상황인 셈이다. 일단 이 대역의 할당 여부를 두고 SK텔레콤·LG유플러스 대 KT의 대결 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3위 LG유플러스는 이 대역을 절대 KT가 가져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반대로 KT는 애타게 이 대역을 원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을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양 사는 만약 미래부가 문제의 대역을 KT에 할당해 버리면 정책적 판단이 일종의 ‘특혜’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인접 대역을 KT에 할당하면 KT는 5000억원을 투자해 반년 이내 광대역 전국망을 구축할 수 있는 반면 다른 회사들은 약 28개월 동안 최대 3조 3000억원을 쏟아부어야 같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일단 인접 대역은 놔두고 다른 주파수를 할당해 3사가 비슷한 시기에 광대역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경제 파급 효과가 크다는 주장도 나온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산업연관표를 근거로 “KT에 1.8㎓ 인접 대역을 할당하면 3사 전체의 고용 유발 효과는 2만 9000명,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3조원 정도지만 공정한 광대역 할당을 하면 고용 유발 효과는 4만 5000명,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4조 7000억원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KT는 ‘자원 효율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인접 대역을 할당하는 것이 공공재인 전파의 파편화를 막고 효율성을 극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LTE 트래픽이 증가하는 시점에 광대역 LTE 시대를 더 빨리 열 수 있으며 손쉬운 해외 로밍 등의 이점이 있다고 한다. KT 관계자는 “이제 주파수 정책은 사업자의 취약점을 일일이 맞추기보다는 전체 산업 활성화 측면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며 “이미 해외 주요국은 광대역 주파수 할당을 완료하고 앙골라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부는 3가지 안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논란이 되는 인접 대역을 제외한 3개 블록을 할당하거나 ▲3개 블록을 대상으로 3사 경매를 부치거나 ▲인접 대역까지 포함해 할당·경매하는 안 등이다. 미래부는 다음 달 최종안 발표를 목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미래부는 3개 안을 제시한 후로는 감감무소식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아직 내부에서 검토 중이고 결정된 바가 없어 따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전했다. 오히려 바깥에서는 무선통신의 역사와 함께 시작된 ‘주파수 전쟁’을 멈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언급되고 있다. 업체들은 ‘주파수 할당 중장기 계획’을 요구한다. 이번 1.8㎓뿐 아니라 이후 새로 개간해 할당할 주파수 대역, 또 광대역 LTE를 위한 장기적인 주파수 회수·재할당 계획을 미리 제시하면 눈앞에 놓인 먹잇감을 두고 벌이는 과열 경쟁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해외 사례를 들어 주파수를 공유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업체들이 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파 공유는 경쟁 체제에 있는 회사들에게 한 공장을 주고 나눠 쓰라는 격”이라며 “우선 정서적 문제 때문에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주파수 전쟁’의 진짜 문제는 전파의 혜택을 받아야 할 소비자들이 결국 볼모 역할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신 3사는 각 기업의 이해관계를 ‘고객 만족’이라는 말로 포장해 왔다. 이번 1.8㎓ 논쟁 역시 LTE 시장점유율, 시설 투자비, 사업 선점 등을 두고 서로를 견제하는 기업들의 논리가 바닥에 깔려 있다. 고객들이 가장 예민해하는 요금에 대한 언급은 없다. 황금 주파수의 할당에 대한 미래부의 최종 결정은 오는 8월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 소비자들은 휴대전화나 만지작거리며 고래들의 싸움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새우의 처지다. 이러는 사이 벌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기업 간 경쟁은 차후 광대역 LTE 요금을 높이는 데 일조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 텅 빈 하늘을 바쁘게 달리는 전파도 결국 오랜 주파수 전쟁에 치여 온 ‘고객’의 땀이 서려 있다고 보면 괜한 생각일까.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시론] 최룡해 방중과 한중 협력/김흥규 성신여대 중국 및 국제정치 교수

    [시론] 최룡해 방중과 한중 협력/김흥규 성신여대 중국 및 국제정치 교수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22일 자신의 특사자격으로 국제무대 초년생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중국에 파견했다. 그의 방중은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이후 북·중 간 갈등이 강화되는 가운데, 미·중 및 한·중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절묘한 시점에서 이뤄졌다. 최룡해의 방중은 시진핑과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진행되어 온 북·중 간 일련의 기 싸움에서 일단 중국이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최룡해의 중국 파견은 북한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거의 소진하였고, 국제적인 고립국면에서 받고 있는 상당한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김정은은 중국의 요구에 자신이 굴복하는 모양새를 피하면서 현 위기의 핵심인 안보문제를 논의하고, 동시에 최룡해의 국내적 위상을 높여주려 하고 있다. 깊어가는 미·중 간의 대북 협력체제에 대한 스스로의 우려를 불식하면서도 방미를 앞둔 시진핑에 선물을 주는 모양새도 취하고 있다. 시진핑 방미 시, 중국이 김정은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기를 기대할 것이다. 또 최근 들어 부쩍 가까워진 한·중 관계 및 곧 다가올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견제의 성격도 예상할 수 있다. 북한은 최근까지도 중국의 북핵 협상대표인 우다웨이의 방북 제의에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일본 카드까지 써가면서 중국 및 국제사회의 비핵화 압력에 저항해 왔다. 이에 중국은 여러 경로를 통해 중국이 김정은 체제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암시까지 주면서 북한을 압박하였다. 북·중 관계에도 더 이상 공짜 점심은 없다. 그렇다면 최룡해가 어느 정도의 선물 보따리를 가져갔는지가 궁금하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더 이상 군사적 위기를 조성하지 않겠다는 것,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김정은의 방중 건은 다음의 일이다. 북한은 분명 최룡해의 방중을 계기로 현재의 위기국면에서 대화와 협상국면으로 전환하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궁금해지는 것이 중국의 대응이다. 중국은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도록 요구하고, 9·19 공동성명을 존중하도록 압박할 것이다. 최근 중국의 대북한 정책 우선순위에서 비핵화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지듯이, 북한의 핵 무기화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의 핵 무기화는 북한이 중국의 영향권에서 거의 자유로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일 북한이 중국의 요구에 일정 정도 순응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보다 적극적인 중국식의 대북 ‘햇볕정책’을 단행할 개연성이 커 보인다. 현재, 북한이나 중국 그리고 한국 모두 전략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중국의 대북정책은 여전히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여기게 하는 구조적인 조건들이 바뀌지 않고 있어 극적인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중국은 이제 스스로 강대국이라는 자아정체성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중국 외교의 DNA가 바뀌고 있고 기존의 대북정책도 조심스럽지만 재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정세는 한국에 기회이기도 하다. 6월 말로 예상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은 그런 의미에서 한·중 간에 어떻게 북한 핵문제 및 대북 협력의 기초를 마련하느냐 하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만, 상호간의 다른 기대치는 향후 불필요한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음도 유의해야 한다. 한국은 중국이 대북정책과 관련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주기를 기대할 것이고, 중국은 북한을 대화국면으로 이끌 수 있는 계기를 한국이 마련해 주는 ‘한국 역할론’을 생각할 것이다. 박 대통령의 방중은 상호간 당장의 결실을 추구하기보다는 향후 한·중 간 전략적 협력의 내실화를 위한 초석을 다지는 방중이 되어야 한다. 전략적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 무기화와 도발에는 단호하고 협력적인 한·중 관계를 추진하되, 한·중이 이 불확실한 핵 경쟁의 세계에서 벗어나 한·중·북한이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고, 북한을 이끌어 가는 지혜를 보여주어야 한다.
  • 친구의 공부 견제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할 것이지…”

    친구의 공부 견제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할 것이지…”

    친구의 공부 견제가 화제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친구의 공부 견제’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수학책 위에는 검은색 뿔테 안경이 놓여져 있다. 그런데 안경 콧대 부분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고 ‘빛의 봉인검’이라는 문구까지 써 있다. 시력이 나빠 안경을 쓰고 공부해야 하는 친구의 안경에 자물쇠를 채워 친구의 공부를 방해하려는 장난인 것. ‘친구의 공부 견제’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친구의 공부 견제, 짓궂지만 귀엽다”, “친구의 공부 견제,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친구의 공부 견제, 장난칠 시간에 공부를 더 하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 자민 지방선거서 연패 아베 정권 극우몰이 역풍?

    일본 정치권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아베 신조 정권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60∼70%대의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집권 자민당이 지방선거에서 연패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의 그릇된 역사인식에 대한 일본 유권자들의 견제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데다,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인 ‘아베 노믹스’의 영향이 아직 지방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말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당초 자민당의 압승이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민주당과 민나노당, 생활당 등 야권이 의외로 선전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자민당은 지난 19일 치러진 사이타마 시장 선거에서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함께 신인 후보를 밀었지만, 현직 시장에게 패배했다. 앞서 도쿄도 고다이하라시(4월 7일), 아오모리시(4월 14일), 나고야시(4월 21일) 시장선거에서도 예상과 달리 자민당과 공명당이 추천한 후보가 줄줄이 낙선했다. 자민당이 지방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지역 당 조직의 본부장이나 간사장을 후보로 내세운 것이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이타마 시장선거에 총력전을 펼친 자민당으로서는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아소 다로 부총리와 이시바 시게루 당 간사장이 아베노믹스 효과를 전면에 내세우며 지원 유세에 나서고,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지원을 받기로 한 공명당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지만 소용이 없었다. 자민당이 특히 걱정하는 것은 공명당 지지층 중 89.1%가 연립 여당 후보를 찍은 반면, 자민당 지지층은 52.3%밖에 찍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민당 지지자 중 절반이 실제 선거에서 다른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는 얘기다. 자민당은 2009년에도 지방 시장 선거에서 연패한 끝에 결국 총선에서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쓰라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7월 참의원 선거에도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자민당으로서는 지금과 같은 민심이라면 참의원 선거 직후 평화헌법 개정에 착수한다는 기존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긴장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유정현 6년만에 방송 재개 “A양 스캔들은…”

    유정현 6년만에 방송 재개 “A양 스캔들은…”

    아나운서 출신으로 한동안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유정현이 케이블채널 tvN ‘택시’를 통해 6년 만에 방송을 재개한다. 유정현은 20일 오후 8시 방송되는 ‘택시’에서 함께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방송인 강용석과 출연해 녹슬지 않은 예능 실력을 선보인다. 방송 6개월 차인 강용석은 “유정현의 성공적인 방송 복귀에 일말의 도움이라도 주겠다는 각오로 나왔다”고 밝혀 깨알같은 입담을 과시했다. 이에 옆자리에 앉은 유정현이 곧바로 “자기가 말 다하면서 무슨 도움을 주겠다는 건지”라고 견제해 재미를 더했다. 이어 유정현이 “나의 최전성기는 내가 방송할 때 쭉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내자 전현무가 “특유의 여유있는 말투가 공격적으로 치고 들어가야 하는 현 시대의 예능 프로그램과 맞겠느냐”고 받아쳤다. 이에 유정현은 “견뎌내고 말고는 내 일이니까 참견하지 말라”고 다시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녹화 말미에 유정현은 과거 A양과의 스캔들에 대해 적극 해명하며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며 괴로움을 호소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네티즌들은 “아나운서에 강용석씨까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면 어떤 모습일까”, “오늘 방송 정말 기대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주, 호남 탈색… 친노 쇠락

    전병헌 의원이 15일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윤근 의원을 누르고 제1야당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민주당 당원들이 5·4전당대회에서 서울 광진갑 출신 김한길 대표를 뽑은 데 이어 이날 국회의원들 역시 서울 동작갑 출신의 전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택해 민주당의 ‘호남 탈색’ 실험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민주당은 그동안 핵심 지도부에 호남 출신이 많아 호남당 이미지가 강했다. 호남 탈색이 시도된 이유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강세에 위기를 느낀 탈호남 시도인 셈이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 뒤 10여년간 민주당을 실질적으로 좌우했던 친노(친노무현)의 쇠락도 확인됐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친노가 밀었던 이용섭 대표 후보가 낙선했고, 선출직 최고위원에 한 명도 뽑히지 못하는 등 친노 쇠락 현상이 선명하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심판받은 친노 대신 계파색이 옅은 대표·원내대표로 안철수 세력과 맞설 태세다. 경선은 대역전극이었다. 1차 투표에서는 우 의원이 50표로 47표를 얻은 전 의원에 3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앞섰다. 하지만 결선에서 전 의원이 68표를 얻어 56표의 우 의원을 12표 차로 따돌리며 웃었다. 1차에서 27표를 얻은 김동철 의원 지지표가 전 의원 쪽으로 쏠리면서 판세를 뒤바꿨다. 우 의원은 친노 일부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의 당선은 범주류 일부와 비주류 표가 결집한 결과다. 정세균계의 핵심인 전 의원은 범주류로 분류되지만 5·4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를 지원하면서 비주류와 손을 잡은 것으로도 비쳤다. 전 의원은 경선 전 호남 배려론이 나돌자 ‘강력한 야당론’으로 차단했다. 현재 민주당 핵심지도부 중 호남 출신은 장병완 정책위의장(광주 남구)뿐이다. 전 새 원내대표는 당 혁신과 함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의 조속한 입법 준비도 해야 한다. 정부 여당 견제도 버거운 상황에서 제 살을 도려내는 당 혁신을 단행, 떠오르는 안철수 세력과의 야권재편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민주당은 16일 광주에서 확대의원총회를 열어 당 혁신과 경제민주화 의지를 담은 ‘광주선언’을 발표, 호남기득권을 내려놓고 안철수 세력과 명운을 건 세 대결의 방아쇠를 당길 예정이다. 127명 의원 중 이해찬·김기식 의원 2명만 불참하는 등 투표 열기가 뜨거웠다. 전 새 원내대표는 1980년대 말 평민당 당료로 출발해 김대중 정부의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책기획비서관, 국정홍보처 차장 등을 지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여야 새 원내대표 상생의 새 국회 열라

    앞으로 1년 동안 국회 운영을 이끌어갈 여야 새 원내대표가 어제 선출됐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로는 최경환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로는 전병헌 의원이 각각 뽑혔다. 경제 관료 출신인 최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오랜 신뢰관계를 형성해온 핵심 친박의원이다. 전 원내대표는 당료로 출발해 대변인 등 당 지도부를 거친 ‘정책통’으로 꼽힌다. 여야 신임 원내대표는 공히 위기의 당을 이끌어야 할 시기에 중책을 맡았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박 대통령의 ‘나홀로’ 인사와 ‘불통’ 국정운영에도 집권 여당으로서 이렇다 할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터진 ‘윤창중 성추행 사태’로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도 별다른 역할이 없었다. 민주당 역시 대선에서 패한 이후 친노·비노, 주류·비주류 간의 계파싸움에 골몰하면서 결국 지난 4월 재·보궐선거에서 한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하는 무기력한 정당으로 전락했다. 그런 만큼 이들 두 원내대표는 각기 처한 고민과 과제를 꿰뚫고 어려움에 처한 당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어야 할 무거운 책무를 지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상황을 돌파해야 하기에 이들이 유독 ‘강한 여당’ ‘강한 야당’을 강조하는 것은 일면으론 이해가 간다. 집권 여당으로서 제 몫을 다하기 위해 강한 여당이 되고, 제1 야당으로서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기 위해 강한 야당이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각 당이 서로 정국의 주도권을 놓고 티격태격 싸우며 향후 여야관계에서 현안마다 힘겨루기가 이뤄지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전 원내대표는 이미 “분명한 존재감, 선명한 야당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여야 신임 원내대표의 첫 데뷔전인 6월 임시국회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거기 있다. 민주당은 당장 정국 현안으로 떠오른 ‘윤창중 스캔들’에 대한 국회 차원의 강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을(乙)을 위한 정당’임을 표방한 만큼 6월 임시국회에서 각종 경제민주화법의 처리에 역점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경제민주화법과 관련해 속도조절에 나서는 새누리당과의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야 새 지도부에 대해 국민이 바라는 것은 여당의 일방독주도, 야당의 발목잡기도 아니다. 구태정치에는 이제 신물이 날 대로 났다. 지금은 남북문제, 경제위기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다. 특히 외교안보와 민생문제의 경우 초당적인 협력이 절실하다. 새로운 상생의 국회상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박 대통령은 어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의 회동에서 대선 때 제안한 국가지도자연석회의를 언급했다. 여야는 서로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국익 앞에서는 하나가 돼야 한다. 초당적 국정협의체를 정례화해 국익과 민생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 강한 여당 vs 대여 공세… 여야 새 원내대표 ‘强 vs 强’ 예고

    강한 여당 vs 대여 공세… 여야 새 원내대표 ‘强 vs 强’ 예고

    새누리당 최경환,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15일 각각 원내 사령탑으로 선출됨에 따라 향후 정국에도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강한 여당’을 내세운 최 원내대표와 ‘대여 공세’를 선언한 전 원내대표 간 기 싸움이 예상된다. 오는 6월 임시국회가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민주화 입법,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등 정치 현안을 어떻게 풀어 가느냐에 따라 협력 또는 갈등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소통 강화해 집권 여당 존재감 부각시키고 靑에 과감히 쓴소리…野와 정책으로 승부” 최경환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는 15일 “집권 여당으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및 청와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국정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8표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이긴 것과 관련해서는 “청와대와 견제·균형을 적절히 이루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면서 “선거 과정에서 박심(朴心) 논란이 있었는데 선거 결과를 봤을 때 박심은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쓴소리는 깊은 신뢰가 있어야 가능하다”면서 “청와대에도 과감하게 쓴소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야당과는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하며 정책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법 속도 조절론과 관련해 “여야와 정부 간 견해 차이가 있기 때문에 원만하게 협의·조정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구 원내대표가 물러나기 전 시동을 걸어 놓은 ‘개헌 논의’에 대해서는 “소상히 파악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전임 원내대표단이 추진한 ‘여야 6인협의체’를 이어 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성과가 있었습니다만 상임위원회와의 역할 관계에서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면서 “여야 원내대표가 교체됐기 때문에 야당과 협의해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현 신임 정책위의장은 “사실상 박근혜 정부 제1기 정책위가 출범한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법안 6월 국회 처리와 관련해 김 의장은 “여야가 우선 논의하자며 비슷한 법안을 추출해 합의하는 대로 처리하자고 한 것이지 아직 합의가 된 것이 아니다. 6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6월 국회는 乙의 눈물 닦아주는 국회로…노조와 임금 문제 국민 의제로 올릴 것” 전병헌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는 15일 “6월 국회를 ‘을(乙)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로 만들겠다”면서 경제민주화를 강력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한길 당대표와 전 원내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은 앞으로 경제민주화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 원내대표는 이날 당선이 확정된 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입법에 중점을 두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전 원내대표는 4월 임시 국회에서 여야 이견으로 처리하지 못한 가맹거래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프랜차이즈법안)·독점규제와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전속고발권 폐지법) 등 주요 경제민주화 4개 법안을 6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전 원내대표는 또 “노조 문제로 인식해온 ‘노조와 임금 문제’를 국민 다수의 의제로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에 대해서는 그는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 생활과 관련한 문제라면 정부, 여당이라 할지라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면서 “그러나 정부, 여당이 독선독주한다면 결기를 갖고 단호히 견제하고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서는 “당 밖에서는 (안 의원과 민주당이) 약간의 경쟁관계로 볼 수 있지만, 원내 틀 안에서는 오히려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많고 경쟁보다는 협력할 게 더 많은 관계다. 협력적 동반자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원내대표는 “안 의원이 가진 생각과 정책실현은 민주당의 협력과 지원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하다”면서 “국민적 과제에 대해서는 안 의원께 협력을 요청해서 공동보조로 과제를 실천해 나가는 방향으로 원내 기조의 틀을 잡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열린세상] 윤창중 넘어 세금 낭비에도 눈길 돌려야/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윤창중 넘어 세금 낭비에도 눈길 돌려야/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며칠 전부터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이 주요 일간지를 뒤덮고 있다. 그 정도가 다소 과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그 가운데 일부는 고위공무원의 비행에 대한 공분(公憤)도 들어 있을 것이다. 국가의 중요한 업무를 보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렇게 잘못된 행동을 한 것에 대한 국민적 분노 말이다. 일반인이라고 해서 성추행을 해도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고위공무원의 경우에는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우리 정서법이고 그것이 맞는 측면도 있다. 그런데 피해자가 더 많아서 사실 이보다 더 국민들이 공분을 가질 것 같은데도 불구하고 큰 관심을 끌지 못하거나 심지어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바로 고위공무원의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우리가 낸 세금이 낭비되는 상황이다. 고위공무원은 단순히 정해진 사무를 처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책적인 판단에 깊이 관여한다는 점에서 기업의 임원과 같다. 임원의 판단은 기업의 운명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기업의 장래를 좌우한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당장 현실적으로 그 의사결정에 따라 사용처가 달라지는 기업자금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중앙행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고위공무원도 같은 처지에 있다. 물론 국회나 지방의회와 같이 그 권한을 견제하는 기관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정책 결정이나 예산 집행은 고위공무원의 영향력이 결정적이다. 이들이 성급하게 판단하거나 공익적 고려 이외의 다른 사적인 요인으로 판단하게 되면, 이는 곧 우리가 낸 세금이 낭비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정책적 판단이 잘못돼 세금이 낭비된 사례는 너무 많아서 열거하기도 어렵다. 당장 용인 경전철이나 한강의 새빛둥둥섬, 지방자치단체의 호화청사나 텅 빈 박물관 등 최근 언론에서 문제가 된 것들이 대표적이다. 직접적이지는 않겠지만 용산개발사업만 해도 그 뒤처리에 세금이 얼마나 소요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정책과제를 선정해 지원하는 것이나 창업 같은 분야에 지원하는 것도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지원금이 눈먼 돈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필요한 위원회를 운영하거나 전시행정을 펼쳐 헛돈을 쓰고 있는 건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이 돈 모두가 우리가 낸 세금이기 때문이다. 복지정책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정책적 판단은 모두 미사여구로 포장된다는 특징을 가진다. 물론 정말로 공익을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공익으로 포장한 것인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흔히 하는 말로 “제 돈이면 그렇게 하겠는가”라고 물음으로써 세금이 지출되는 판단의 적절성을 따져 볼 수 있을 것이다. 교과서적인 법적 기준은 사실 이보다 더 엄격하다. 그러나 어차피 구체적인 판단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뿐 아니라, 이 정도의 기준만 잘 지키더라도 불필요한 세금 낭비는 충분히 막을 수 있다. 그렇다고 실패의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아니다. 자기 돈으로 해도 사업이 망할 수 있듯이,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불운이 닥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당연히 결과가 아니라 의사결정 당시의 사정을 고려한 적절성만 따질 일이다. 문제는 어떻게 고위공무원의 신중한 판단을 유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책임의식의 함양이 우선일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다소 억지스럽지만 기업에서 쓰는 방식도 검토할 만하지 않을까 싶다. 정책적 판단이 경솔했다면 그 의사결정의 책임이 있는 고위공무원에게 개인적인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것이다. 복지부동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반론도 있겠지만 두고 볼 일이다. 세금 낭비에 관한 사회적 관심을 더 높이는 것도 유력한 해결책이다. 세금 낭비는 그 피해가 분산되거나 연기돼 느끼지 못할 뿐 피해가 작은 것이 아니다. 따라서 공분의 대상으로서 최근 성추행 사건 같은 것보다 더 높은 관심과 보도가 이뤄지는 것이 옳다. 정책 결정자가 누구였는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다른 사적인 요인은 없었는지, 결과적으로 누가 이익을 보았는지 등의 정보는 만진 부위가 허리인지 엉덩이인지, 누가 귀국을 종용하였는지 하는 것보다 훨씬 더 국민의 이익과 관련된다.
  • 朴 복심… 당·청 공조 가속

    ‘당청 관계는 맑음, 대야 관계는 안개.’ 15일 공식 출범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 체제의 향후 정국 기상도는 한마디로 이렇게 평가된다. 최 신임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오른팔’, ‘복심’(腹心) 등으로 불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당·청 관계에서도 조화와 협력을 중시할 가능성이 높다. 당·청 간 불협화음이 부각되기보다는 물밑 접촉이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조 친박(親朴)’으로 통하는 최 원내대표가 비박(非朴)계 김기현 정책위의장과 호흡을 맞추면서 친박-비박으로 대표되는 기존 계파 지형이 무의미해지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새누리당이 한 묶음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나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책 공약이나 정치 현안을 다루는 과정에서 추진 세력 또는 저항 세력 등으로 나뉠 수 있다. 친박계 내부적으로도 주류와 비주류,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한 소계파 형태 등으로 분화할 수도 있다. 실제 이날 원내대표 경선에서 최 원내대표의 득표율이 52.7%(146명 중 77명)로 비교적 저조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선거전 초반만 해도 다소 싱거운 승부가 될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으나, 친박 주류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해 박빙 승부가 연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야 관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긴장감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최 원내대표가 여야 간 최대 정책 현안인 경제민주화에 대해 ‘속도조절론’을 제기하고 있는 데다, 정치 쟁점인 개헌에 대해서도 신중론을 펴고 있는 만큼 정책 추진의 수위와 속도 등을 놓고 여야 간 대립각이 커질 수 있다. 당 관계자는 “대야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가느냐가 신임 원내지도부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박 대통령을 돕는 ‘조력자’에서 벗어나 당의 중량감 있는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2007년과 지난해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연이어 맡을 정도로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지만, 역으로 보면 박 대통령의 그늘이 그만큼 깊다고도 볼 수 있다. 경제관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때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데 이어 이번에 핵심 당직인 원내대표까지 무난하게 수행할 경우 친박계라는 계파를 넘어 당 전체의 구심점이 될 수도 있다. 김기현 신임 정책위의장은 판사 출신으로, 당을 대표하는 정책통이다. 지난 3∼4월 정부조직개편안 협상 당시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실무협상을 주도했으며, 합리적 협상파로 평가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경제 프리즘] 금감원 인사실험이 불편한 금융위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를 수행하겠다며 소비자 보호와 중소기업 지원 등에 방점을 둔 인사실험을 단행하자 금융위원회 내부에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금감원이 금융회사 건전성 감독 등 본래 기관 설립 목적을 넘어서 금융위의 고유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1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서민·중기 지원, 기업금융 부서에 준(準)임원 격인 선임국장제를 신설하고 기존 검사기능을 크게 줄였다. 권혁세 전 금감원장이 강조해온 저축은행 검사 조직도 축소했다. 반면 중소기업지원실 산하에 ‘소상공인지원팀’을 만들어 영세 자영업자의 금융 애로를 전담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금융위 내부에서는 “금감원은 금융위 산하기관으로 금융사에 대한 검사·감독업무 등을 수행하는 곳인데 정책 결정·집행 기관인 금융위 업무를 월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업무계획서를 나란히 놓고 보면 소비자보호 강화, 기업자금 원활화, 서민금융 보호 등 내용이 거의 같다”면서 “금감원 고유 업무보다 정권 코드 맞추기에만 급급한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일부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가 정책 제안·실현에 초점을 맞추면 금감원은 이를 감독하는 업무에 심혈을 기울여야 균형이 맞는데 두 곳 다 대통령 관심사로 쏠린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새로 생긴 ‘선임국장’직을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2008년 김종창 전 금감원장이 조직 내 경쟁 체제를 강화하겠다며 도입한 ‘본부장제’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의 손발 역할로 협력·보완하는 차원의 인사이고 선임국장제도도 특정 분야의 효율성을 위해 도입한 것으로 본부장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금융감독기구 출범 이후 10년 넘게 지속돼 온 양 기관 간 뿌리 깊은 견제 심리일 뿐”이라며 영역 다툼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새누리, 친박 분화할까… 민주, 호남표는 어디로

    새누리, 친박 분화할까… 민주, 호남표는 어디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14일 각 후보들은 막판 표심 공략에 집중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내부의 권력 지형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터진 ‘윤창중 성추행 파문’이 각 당 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가 러닝메이트 형태로 출마하는 새누리당의 경우 이주영-장윤석, 최경환-김기현 의원의 맞대결 구도다. 승부를 가를 막판 변수로는 ‘윤창중 파문’과 맞물린 당·청 관계 설정 문제가 꼽힌다. 이 의원은 “그동안 당이 무기력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는데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면서 “할 말을 하고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당·청 관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최 의원은 “여당이 존재감을 상실할 정도로 무기력감에 빠져 있는 상황”이라면서 “쓴소리나 견제는 신뢰 관계에 있지 않으면 힘들다”면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랜 정치적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전병헌, 김동철, 우윤근 후보는 이날 합동 토론회에서 원내 운영전략과 대여 협상전략, 우선 처리 법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지지를 호소했다. 현재로선 어느 후보도 1차투표에서 당선 요건인 ‘과반 득표’(전체 127명 중 64명)를 얻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결선투표에 대비해 3위 득표자의 지지표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을 짜는 데 부심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결선투표에 호남이 지역구인 김 후보나 우 후보 가운데 한 명이 진출할 경우 호남표가 몰리면서 사실상 후보 단일화 효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5·4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새 지도부에 호남 인사가 한 명도 없어 ‘호남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수도권 출신인 전 후보는 “위기의 민주당에 (호남) 지역안배론을 제기하는 것은 한가하고 부질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나머지 두 후보는 단일화 역풍을 염려하는 분위기다. 김 후보는 “국민을 상대로 신뢰를 얻도록 뚜렷한 목표와 비전을 가진 진정성 있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우 후보는 “단일화에 대한 민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김 후보와 깨끗하게 겨루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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