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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일 北 정보공유 약정] 日 “한·일 협력 한걸음 진전” 中 “예의주시” 불편한 속내

    한·미·일 3국이 오는 29일 정보 공유 약정을 체결하기로 함에 따라 이해 당사국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환영하지만 자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중국의 우려가 과제로 남는다. 이번 약정 체결은 미국이 강력히 희망해 온 한·미·일 안보협력을 복원하는 첫 단추가 된다는 점에서 워싱턴으로서는 환영할 만한 조치로 평가된다. 미국은 지난 4월 한·미·일 차관보급 안보토의(DTT) 등을 통해 이 같은 정보공유 약정 체결을 주문했고 이후 군사외교 채널을 활용해 한국 측과 교섭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26일 “이번 약정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과 한국 안보 이익을 부각시키면서 한·미·일 삼각 공조를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한·미·일 공조를 통해 자연스럽게 한·일 관계 복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는 이 약정을 통해 일본의 군사위성 정보를 통한 북한 영상자료를 활용할 수 있지만 일본도 큰 수혜자로 꼽힌다. 북한이 2012년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던 동창리 발사대는 서해에 인접해 있어 상대적으로 일본과 멀리 떨어져 있다. 북한과 인접하고 같은 언어를 쓰는 우리 정부의 통신 감청 정보가 일본보다 더 많고 신호 정보를 탐지하기도 수월한 입장이라는 평이다. 일본 언론들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교도통신은 이날 “일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을 탐지하기 쉬운 한국과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 측도 일본의 정보 수집을 통한 대북 감시체계 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한·일 관계는 미국의 주선 등에 의해 두 나라 방위 협력이 한 걸음 진전되게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은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관련 보도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관련국들이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수호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약정 체결이 북한을 자극함으로써 한반도 정세에 불리한 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하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환구망은 “한·미·일 동맹이 궁극적으로 동북아 지역에 구축하려는 것은 미사일 방어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정부는 이번 약정이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한국 안보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라는 내용을 분명하게 중국에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51%의 아베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지지율이 3차 내각 출범과 더불어 상승한 것으로 26일 파악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TV도쿄와 함께 24∼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이달 초보다 9% 포인트 상승한 51%를 기록했다. 응답자들은 제3차 아베 내각이 우선 추진할 정책(복수 응답)으로 연금 등 사회보장(53%)과 경기대책(43%)을 주로 꼽았다. 반면 아베 총리가 ‘필생의 과업’으로 규정한 개헌을 주요 과제라고 인식한 비율은 9%에 그쳤다. 교도통신이 같은 기간 벌인 여론조사에서도 내각 지지율이 선거 직후보다 6.6% 포인트 상승한 53.5%를 기록했다. 아베 총리의 경제 대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편 아베 총리의 측근이 집권 자민당의 최대 파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이 파벌이 사실상 ‘아베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 마치무라파는 마치무라 노부타카 회장이 중의원 의장으로 취임함에 따라 아베 총리의 측근인 호소다 히로유키 간사장 대행을 회장으로 승격하기로 전날 총회에서 결정했다. 새 회장 취임으로 마치무라파는 호소다파로 불리게 된다. 마치무라 의장은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와 경쟁했으며 최근 중의원 해산에 관해 쓴소리를 하는 등 아베 총리를 견제했다. 그러나 신임 호소다 회장은 총회에서 “아베 총리·총재를 지지하는 최대의 정책 집단으로서 일치단결해 힘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파벌은 최근 초선 의원 5명을 새로 받아들여 의원만 92명을 거느리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열린세상] 정당 해산과 민주공화국 헌법/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열린세상] 정당 해산과 민주공화국 헌법/김주성 한국교원대 총장

    헌법재판소는 “통진당의 목적과 활동이 헌법상 민주적 질서에 위배되고, 통진당의 실질적·구체적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정당 해산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헌법상의 민주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통진당의 해산을 결정한 것이다. 그런데 통진당원들은 헌재 결정에 대해 “민주주의의 사형선고”라고 반발하고, 일부의 정치인들은 “민주주의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통진당 해산을 둘러싸고 모두들 민주주의를 거론하는데, 우리의 헌법 정신이 무엇이기에 이렇게 생각들이 어긋날까. 민주주의라면 우리는 흔히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떠올린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최선의 정부”라는 말이 귀에 쟁쟁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 링컨은 최선의 정부를 말했을 뿐 민주 정부를 말하지 않았다. 민주 정부가 최선의 정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민주 정부는 어떤 정부란 말인가. 그것은 민주주의란 말의 뜻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민주주의는 고대 아테네에서 만들어진 정치 형태로, 잘 알려졌듯이 ‘국민(demos)이 지배(kratos)하는 정치체제’다. 국민으로부터 모든 권력이 나오는 ‘국민에 의한 정부’인 셈이다. 국민에 의한 정부이므로 순수한 민주 정부에서는 국민의 의지라면 무조건 집행돼야 한다. 그것이 비록 비합리적이거나 폭력적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국민의 의지를 제한할 수 있는 더 높은 권위가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 의지는 군주의 의지나 귀족의 의지와 마찬가지로 무제한적인 인치권력(人治權力)의 원천인 셈이다. 군주정, 귀족정, 민주정은 모두 자의적 권력의 지배 형태다. 민주주의가 그러하다면 여하튼 민주국가인 우리나라에선 정당 해산 같은 중대 사안을 국민에게 물어야 할 텐데, 왜 헌법재판소에 묻는지 의구심이 생긴다. 국민이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결정하는 것은 비민주적이거나 반민주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사회에는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을 의아스럽게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우리나라의 헌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헌법 제1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순수민주국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다. 고대 아테네처럼 순수민주국이라면 모든 것을 국민이 직접 결정해야 하지만 현대의 민주공화국이라면 그렇게만 해서는 안 된다. 민주공화국은 선거나 투표로 표현되는 국민 다수의 현실적인 의지를 헌법이나 법률로 표현되는 국민 전체의 보편적인 의지로 제한하는 정치체제다. 민주공화국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려면 먼저 공화국이 어떤 것인지 살피고 민주주의와 어떻게 결합된 것인지 살펴야 한다. 공화국은 행정부와 같은 군주정 요소와 사법부와 같은 귀족정 요소, 의회와 같은 민주정 요소가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혼합적인 정치체제다. 여러 요소가 혼합된 까닭은 국가를 일부 정치세력의 자의적인 권력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보편적인 권력으로 만들고자 했기 때문이다. 공화국(republic)이란 라틴어의 레스(res·것)와 푸블리카(publica·국민의)가 결합된 말로서 ‘국민의 것’이란 뜻이다. 국민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인치(人治)가 아니라 법치(法治)를 제도화했다. 우리나라는 순수공화국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다. 링컨의 말로 우리의 정부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정부인 셈이다. 이런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한다면 링컨의 말처럼 ‘최선의 정부’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대 로마와 달리 보통선거로 선출된 국민의 대표가 제헌헌법을 제정했고, 국민투표로 개정해 제6공화국 헌법을 탄생시켰다. 이렇게 민주적으로 헌법을 만들었기에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 됐다. 헌법상의 민주질서란 바로 민주공화국의 정치질서를 의미한다. 민주공화국 헌법은 정당 해산을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할 사안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헌법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정당 해산 결정이라는 중대 사안은 유권자들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원칙”이라거나 “정당의 운명은 국민의 판단에 따르는 것이 국민주권주의의 이념에 합당하다”고 주장할 수 없다. 정당해산권을 헌법재판소에 부여한 헌법 자체가 국민주권주의를 체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 “흔들림 없는 일국양제”… 시진핑, 홍콩에 견제구

    “흔들림 없는 일국양제”… 시진핑, 홍콩에 견제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마카오 반환 15주년을 맞아 “어떤 어려움과 도전이 있더라도 ‘일국양제’(一國兩制·하나의 중국, 두 개의 제도)에 대한 신념과 결심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행정장관 선거 문제로 2개월 넘게 장기 시위를 벌였던 홍콩에 대한 경고로 풀이돼 주목된다. 시 주석은 이날 마카오 체육관에서 가진 연설에서 “일국양제를 굳건히 견지하는 것은 홍콩과 마카오의 장기 번영과 안정의 필요 조건”이라면서 “우리는 동시에 외부 (반중) 세력의 침투와 간섭도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홍콩 시위 이후 일국양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시 주석이 ‘흔들림 없는 일국양제’를 강조한 것은 ‘양제’(홍콩과 마카오에 대한 높은 수준의 자치 인정)보다 ‘일국’(하나의 중국)에 중점을 둔 중국식 ‘일국양제’를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인들은 당국이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 선거에 친중 인사만 나올 수 있도록 하는 선거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일국양제 근간을 흔드는 행태라며 지난 9월 말부터 최근까지 결의안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인 바 있다. 반면 당국은 시민의 추천을 받은 반중 인사가 당선될 경우 ‘하나의 중국’에 위협이 된다며 시위대 요구를 묵살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지난 19일 마카오 반환 15주년 만찬에서 각각 홍콩과 마카오의 행정 수반인 렁춘잉(梁振英) 장관과 페르난두 추이(崔世安) 장관을 만나 “마카오는 일국양제를 잘 이행하고 있는데 홍콩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홍콩은 더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해외판은 자체 웨이신(微信·중국판 카카오톡)에서 “시 주석의 마카오 연설은 홍콩 사회가 일국양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중국 공산당에 대한 편견이 있으며, 나아가 마음 깊은 곳에 (공산당을 질색하는) 마귀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이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한다면 발전하기 어렵겠지만 제대로 된 인식을 갖는다면 마카오처럼 즐겁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회유했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연설이 마카오에 대한 사전 경고의 의미도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카오는 홍콩처럼 민주 의식이 발달하지 않아 공산당에 대한 저항감이 크지 않지만 최근 당국의 반부패 여파로 주요 수입원인 도박 수익이 급감하면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0일 마카오 시내에서는 2019년 마카오 행정장관 선거에 보통선거 방식 도입을 요구하는 시위대 300여명이 거리 행진을 벌였다고 빈과일보(?果日報)가 보도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정윤회 문건 파문] 檢 “朴경정, 미행보고서 작성… 지목된 인물 정윤회 모른다 진술”

    [정윤회 문건 파문] 檢 “朴경정, 미행보고서 작성… 지목된 인물 정윤회 모른다 진술”

    ‘정윤회씨 국정 개입 문건’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정씨의 박지만 EG 회장 미행설과 관련된 보고서가 박관천 경정이 작성한 것으로 17일 확인돼 검찰 수사의 ‘새로운 복병’으로 주목받았지만 이 역시 허위 문건으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앞서 지난 15일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오토바이 미행자를 붙잡은 사실도, 자술서를 받은 적도 없다”고 진술해 지난 3월 시사저널 보도로 촉발된 ‘박 회장 미행설’은 사실무근으로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전날 체포한 박 경정과 박 회장 측근 전씨, 미행설 문건 속에 언급된 미행자 A씨 및 전직경찰 B씨 등 복수의 제보자를 불러 미행설의 진위와 작성 경위 등을 조사했다. 하지만 관련자 대부분이 정씨 및 박 경정과 일면식도 없는 것으로 검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특히 ‘미행 보고서’에 오토바이로 박 회장을 미행한 것으로 적혀 있는 A씨는 한번도 오토바이를 직접 몰아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직경찰 B씨 역시 재직 시절 정보와 무관한 업무를 했던 인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에게서 박 경정이 작성한 3~4쪽 분량의 ‘미행 보고서’를 제출받았다”면서 “이 보고서는 청와대 등의 공문서 형태가 아니라 ‘A라는 사람이 미행했다고 B라는 사람이 말하더라’는 식으로 쓰여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행 보고서’ 속 인물들을 모두 조사했지만 다들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미행설과 미행보고서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박 경정의 추리 소설 수준으로 잠정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문건은 ‘정씨 문건’이 작성된 올 1월부터 시사저널 보도가 나온 3월 사이에 작성됐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박 경정은 올 2월 16일 청와대 파견이 해제돼 경찰로 복귀했다. 지인들에게 미행설을 들었던 박 회장은 이 문건을 보고 정씨 측을 자신을 미행하는 세력의 배후로 강하게 의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미행설 문건’과 ‘정씨 문건’ 보도 과정의 연관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박 경정이 허구로 판명된 ‘정씨 문건’ 작성자이고 시사저널 보도에서도 미행설을 내사했던 인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두 문건 모두 정씨에게 치명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 경정 등이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을 견제하기 위해 박 회장에게 잘못된 정보를 주고 언론 보도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박 경정의 직속상관이던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 경정이 미행 보고서를 썼는지 아는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의혹은 남는다. 박 경정이 왜 미행설을 ‘창작’했는지 등은 여전히 의문이다. 검찰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지만 의혹은 이것 말고도 여럿 남아 있다. 청와대 내부 문건을 언론 등에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최모(사망), 한모 경위의 범행 동기도 의문점 가운데 하나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 2월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에서 당직을 서던 중 박 경정이 잠시 보관했던 짐에서 문건을 발견해 복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상명하복의 경찰 조직문화상 직속상관 내정자의 짐을 함부로 뒤지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 경위도 여러 차례 “억울하다”는 말을 남겼다. 지난 15일 JTBC의 한 경위 인터뷰도 논란이다. 한 경위가 지난 8일 민정수석실 관계자와 만나 자백하면 기소하지 않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직접 인정했다는 게 보도의 요지다. 그러자 한 경위 측 변호사가 “한 경위는 인터뷰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고, JTBC는 다음날 “청와대가 한 경위를 회유했다고 언급한 음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재반박했다. 언론 보도에 강경 대응하던 청와대 측은 이번 건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조 전 비서관이 지난 5월 유출 문건을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오모 당시 행정관에게 전달하며 이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에게 알리라고 한 것도 의혹투성이다. 대통령 일정 관리가 주 업무인 정 비서관이 청와대 내에서 실제로는 민정수석 등보다 더 큰 권한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세계일보가 문건 유출 사실을 경고하는 창구로 박 회장을 선택한 것도 개운치 않다. 청와대 보안 시스템에 경고음을 울리려 했다면 청와대 공식 루트를 밟아야 했다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朴대통령 최측근’ 최외출 부총장의 조용한 외출

    ‘朴대통령 최측근’ 최외출 부총장의 조용한 외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참모로 알려진 최외출 영남대 부총장이 1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로 짧은 외출을 했다. 최 부총장은 이날 ‘월례 공직자 변화 특강’ 연사로 나와 중앙부처 공무원 600여명에게 “새마을정신은 미래 세대를 위한 성장동력”이라며 새마을운동 재조명과 국제화의 필요성에 대해 90분 남짓 열강했다. 최 부총장은 이 자리에서 “산업화, 민주화, 선진화에 기여한 ‘한국 발전의 주역 세대’들의 경험을 개도국들과 적극 공유한다면 수출시장 확대는 물론 지구촌 공동 번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며 새마을운동의 국제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 퇴역한 주역 세대들이 개도국에서 공적개발원조(ODA) 활동에 참여할 것도 권했다. 이어 “1970년대 근면·자조·협동이 ‘새마을정신 1.0’이라면 지금의 시대정신인 나눔·봉사·창조의 가치를 더한 ‘새마을정신 2.0’으로 지구촌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공동체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장은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정윤회씨와 함께 박 대통령의 ‘양대 측근’으로 꼽혔고, 박근혜 정부 출범 전후 주요 공직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지난 2년 동안 최 부총장은 별다른 정치적 행보 없이 영남대에서 계속 교편을 잡으며 새마을정신의 현대화와 국제화에 전념해 왔다. 일부에선 최 부총장이 다른 측근의 견제로 박 대통령의 오해를 받아 눈밖에 났다는 말이 있었고, 전공인 개발 문제를 새마을정신에 접목해 이를 세계화하는 데 전념하느라 박 대통령이 제의한 각종 요직을 고사해 왔다는 말도 들렸다. 최 부총장은 영남대 국제개발협력원 원장을 겸하면서 동남아와 중남미 등의 개발도상국 공무원과 학생 등을 초청해 교육하고 현지 농촌 개발 및 새마을운동 확산 작업을 벌여 왔다. 또 글로벌새마을포럼 회장으로서 민간 중심 국제기구인 ‘세계새마을정신실천연합’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세간에선 그가 정치와 거리를 두면서 ‘새마을학’의 정립과 새마을운동 국제화에 매진하는 등 ‘새마을운동의 전도사’로 남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부에선 정권 후반기 중용설도 제기하고 있다. 한 40대 공직자는 강연이 끝난 뒤 “퇴직하면 나도 개도국에서 ODA에 참여하고 농촌 개발 등 현지 새마을운동도 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른 30대 공직자는 “뜬금없이 웬 새마을운동인가 했는데 들어 보니 새마을정신의 발전적 계승과 ODA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공직자 변화 특강’은 ‘공직사회 밖의 다른 시각을 통해 공직자 스스로 변화의 흐름을 이끌어 나갈 계기를 마련해 주자’는 정홍원 국무총리의 제의로 이뤄졌고, 지금까지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 등 7명의 외부 강사가 강연했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의정 포커스] 강미영 강서구의원 “엄마 ‘촉’으로 區 살림 점검·집행부 견제”

    [의정 포커스] 강미영 강서구의원 “엄마 ‘촉’으로 區 살림 점검·집행부 견제”

    “가정주부의 마음으로 구 집행부를 견제하겠습니다.” 강미영(50) 서울 강서구의원은 초선 의원임에도 구정 질문과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의 과정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면서 차세대 강서구의회의 ‘저격수’로 떠오르고 있다. 강 의원은 “시장에서 콩나물 500원어치를 사면서도 이리저리 비교해 보는 주부의 마음가짐으로 의회 업무에 임하고 있다”면서 “5800억원의 구 예산이 한 푼이라도 헛되이 쓰이는 일이 없도록 열심히 공부하고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강 의원은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로 구의회에 입성한 새내기이지만 3선이나 4선 구의원 못지않은 날카로움으로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비례대표 구의원은 대부분 무늬만 구의원이란 지적을 받았지만 저는 20여년 간호사 생활로 쌓은 전문 지식과 두 아이를 키운 엄마의 마음으로 구 살림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난 10월 첫 구정 질문으로 자동 제세동기(AED·심장전기충격기)의 관리 부실을 지적했다. 동사무소와 보건소, 초등학교 등에 제세동기가 비치되기는 했지만 배터리 점검 미비 등으로 위급상황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것이 태반이란 것이다. 강 의원은 “4년에 한 번씩 제세동기의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으면 위급상황에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사놓기만 했지 누구도 배터리 관리나 시험 작동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구는 159대 제세동기의 점검에 들어갔다. 또 행정사무 감사 때는 150여대에 이르는 구의 업무차량 관리를 지적했다. 주행거리와 일지 등을 파악, 잘 사용하지 않는 차량, 비업무용 사업 의심 차량 등을 찾아냈다. 그는 “사용이 적은 차량은 과감히 처분, 보험료와 수리비 등 예산을 아낄 수 있다”면서 “업무 택시나 타 기관과의 공유 등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뿐 아니라 보건소의 사상체질 점검사업 실적이 2년 연속 5%에 못 미친다며 내년 사업비 전액을 삭감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주민 삶의 질을 높이거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업은 꼭 필요하지만 생색내기나 전시용 사업 예산은 과감히 삭감하겠다”면서 “4년 뒤에도 초심을 잃지 않는 구의원이었다는 평을 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씨줄날줄] 푸틴의 위기/구본영 논설고문

    전국에서 휘발유 값이 가장 비쌌던 국회 앞 한 주유소가 얼마 전 가격 파괴를 선언했다. ℓ당 550원이나 내렸단다. 제 돈 안 내고 기름을 넣는 국회의원실 등이 주고객이라 유가 변동에 둔감했던 곳인 데도 말이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선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던가. 미국의 ‘셰일혁명’이 서울의 여의도에서 후폭풍을 일으킨 모양새다. 물리학의 카오스 이론(Chaos Theory)의 토대가 된 ‘나비효과’의 함의를 실감하는 요즘이다. 미 대륙의 셰일층에 묻혀 있던 석유·가스의 효과적 채굴을 가능케 한 ‘수압파쇄공법’의 위력을 보라. 그리스계 이민 2세 조지 미첼의 이 아이디어 덕택에 미국은 석유수출국으로 부상 중이다. 유가 급락과 함께 국제정치의 판도까지 바꾸고 있다. 국제사회로 눈을 돌려 보자. 전통적 에너지 부국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셰일혁명의 가장 큰 희생양이 될 조짐이다. 국제유가가 반 토막 나면서다. 그러잖아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던 러시아였다. 이번에 저유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루블화 폭락과 함께 디폴트(채무불이행)위기로 내몰렸다. ‘현대판 차르’ 푸틴의 15년째 집권을 가능케 한 원동력 중 하나가 고유가였다. 오일머니로 러시아 근로자의 수입이 급증한 덕분이다. 하지만 유가 폭락으로 푸틴이 다시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물론 기준금리를 10.5%에서 17%까지 올리는 극약처방으로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러시아가 당장 국가부도를 맞을 개연성은 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저유가 흐름이 이어지면 2018년 대선서 승리해 2024년까지 집권하려는 그의 야심은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행보도 푸틴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셰일석유의 경제성 유지의 관건인 배럴당 60달러선이 무너졌는데도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뒷짐을 지면서다. 사우디가 미국발 셰일혁명의 효과를 상쇄하기보다는 숙적인 이란과 비(非)OPEC 산유국인 러시아를 견제하는 형국이다. 수니파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가 시아파 국가인 이란과 국민 다수는 수니파이지만 시아파인 알아사드 정권이 집권 중인 시리아를 역성드는 러시아를 길들이려 한다는 분석이다. 유가가 그려내는 천변만화(千變萬化)가 한반도에선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싶다. 러시아 천연가스 배관의 한반도 연결 프로젝트가 성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방 공포증을 갖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몸을 사리고 있는 게 걸림돌이지만, 셰일혁명은 러시아가 보다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할 모멘텀이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 새정치연 ‘빅3’ 전대 출사표… 친노·비노 세대결 시동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준비위원회는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2·8전당대회 경선 규정을 의결했다. 1월 7일 당 대표 후보 3명, 최고위원 후보 8명을 선출하는 예비 컷오프 경선을 치르고, 지명직 최고위원에 여성·지역·노인·청년·노동 관련 인사를 우선 배려키로 했다. 당 대표가 대권 도전을 하려면, 2017년 12월 대선일 1년 전까지 사퇴하도록 했다.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위해 문재인·박지원·정세균 의원은 17일 비상대책위원직을 사퇴한다. 김부겸 전 의원은 불출마가 유력하다. 20126년 4월 대구에서 치를 총선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비노(비노무현) 계열을 중심으로 중진들은 당 대표 출사표를 던진 뒤 단일화 등 교통정리에 나서려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 물망에 오르던 3~4선 중진들이 대거 당 대표 선거로 선회할 결심을 굳혀갔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저울질하던 486·더좋은미래 진영의 이인영 의원, 정세균계인 수도권 3선 전병헌 의원도 당 대표 출마를 시사했다. 이미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시사한 중도 성향의 3선 김동철 의원, 4선 추미애 의원과 박주선·김영환·조경태 의원 등도 본격 채비에 나섰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 역시 전대에 참여한다면, 당 대표 경선 후보가 될 전망이다. 당 대표 후보군이 늘자 일단 유리해진 쪽은 문 의원이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를 이끄는 데다 2012년 대선 이후 정비가 늦어지며 대선 당시 당 조직의 여운이 남아 있다. 그러나 대권 후보로서 이미지 훼손을 경계해야 하기 때문에 문 의원이 움직일 운신의 폭이 좁다는 분석도 많다. 호남 중심 신당론이 잠복해 있는 가운데 문 의원과 친노 세력이 당을 ‘접수’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경선 과정에서 잡음이 클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당 대표가 되더라도 당 화합을 이끄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박·정 비대위원은 문 의원을 견제하는 한편 계파 내 중진들과 사전협의를 거쳐야 할 처지에 놓였다. 두 명 모두 계파색이 옅고 호남 지지기반을 갖췄다는 점이 당내 선거에서 장점으로 꼽히지만 출마 후보 대부분이 “계파 청산”을 외칠 선거에서 장점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 전당대회를 두 달 이상 앞뒀음에도 ‘캐스팅보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기도 했다. 전대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한길·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세력이 어느 쪽에 힘을 실어줄지, 막바지 당 대표 후보들 간 단일화 협상이 이뤄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출마하든 불출마하든 계파 간 전쟁에서 물러서 있기 어려운 국면이 야당 내 다른 이슈를 압도하기 시작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역대 최저 투표율… 아베 대항마도 없었다

    역대 최저 투표율… 아베 대항마도 없었다

    ‘여당의 승리인가, 야당의 자멸인가.’ 14일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대승을 거둔 이유에 대해 일본 언론에서는 ‘대항마의 부재’를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2009년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전후 최다인 308석을 얻으며 자민당과 ‘양당 구도’를 확립했고 2012년 총선에서는 유신당이나 모두의당 등 ‘제3세력의 약진’이 화제를 모았지만 이번에는 야당 전체가 지리멸렬했다. 지난달 18일 중의원 해산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치르는 선거다 보니 유신당, 차세대당 등 보수·우익 성향의 야당이 후보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보수 표가 자민당으로 결집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 10월 정치자금 문제 등으로 불명예 퇴진한 오부치 유코 전 경제산업상, 마쓰시마 미도리 전 법무상의 당선이 확실시되는 등 자민당 후보들이 속속 당선됐다. 반면 제1야당인 민주당은 가이에다 반리 대표와 간 나오토 전 총리가 소선거구에서 패배할 것이 확실시되는 등 거물들조차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선거가 주목받지 못하면서 유권자들의 흥미가 떨어진 것도 여당에 유리하게 움직였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전후 최저였던 2012년 총선(59.32%)보다 더 떨어진 52% 안팎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내각 지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재빨리 총선을 치러야 승산이 있다는 아베 신조 총리의 판단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경제 회복을 바라는 일본 유권자들의 심리가 ‘그래도 아베노믹스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것도 자민당 승리의 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들은 선거에서 제일 중시하는 정책으로 ‘경기 회복과 고용 확대 등 경제정책’을 들었다. 비록 아베노믹스가 “일부 수출 대기업에만 특혜를 주고 서민과 중소기업에는 효과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디플레이션으로 오래 고통을 겪어 온 일본 경제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이 기존 의석(62석)을 조금 웃도는 61~87석밖에 얻지 못할 것으로 보여 양당제 구도가 사실상 붕괴, 이번 선거를 시작으로 자민당 독주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야당 중에서는 ‘고노 담화 흔들기’에 앞장섰던 차세대당이 기존 의석(19석)을 한참 밑도는 2~6석밖에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과 역사 인식을 둘러싼 갈등이 잦아드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차세대당의 고문인 거물 우익 이시하라 신타로도 낙선할 것으로 보여 은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공산당의 약진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공산당은 집단적자위권 행사 용인이나 원전 재가동 등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정책에 가장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공산당이 기존 의석(8석)을 배 이상 뛰어넘는 18~24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여 아베 정권에 반대하는 야권 세력이 공산당으로 표를 집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공산당의 의석 확대로 중의원 내에서 제대로 된 여당 견제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비선·암투설 베일 벗나

    박지만(56) EG 회장의 검찰 조사가 확정됨에 따라 현 정부 비선 실세라는 의혹을 받아 온 정윤회(59)씨와 박 회장 간 ‘권력 암투설’의 민낯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정씨 국정개입 의혹 문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이번 주 내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는 박 회장을 상대로 일단 ‘청와대 문건’ 입수 경위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에 따르면 박 회장은 세계일보 등으로부터 청와대 문건 100여장을 건네받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에게 진상규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건네받은 문건에는 대부분 자신과 부인 서향희 변호사의 동향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으로서는 문건 작성의 배후에 정씨 등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서 자신을 견제하는 세력이 있다고 의심했을 법한 일이다. 박 회장에 대한 검찰 조사의 핵심이 정씨와 박 회장 간의 권력 암투설의 진위를 가리는 쪽에 모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와 관련, 검찰은 정씨가 ‘정윤회, 박지만 미행설’ 보도를 문제 삼아 시사저널을 고소한 사건의 참고인 성격으로 박 회장을 조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 사건 역시 정씨와 청와대 인사들이 세계일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인 형사1부(부장 정수봉)가 맡고 있다. 시사저널에 따르면 박 회장은 당시 자신을 미행한 오토바이 기사로부터 “정씨가 시켰다”는 자술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씨는 검찰 수사에서 “미행은 사실무근이며 박 회장과 대질을 해 달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이 서면조사조차 거부해 진상은 여태껏 미궁에 빠져 있다. 이번 조사에서 박 회장이 구체적인 진술을 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선 박 회장 소환 조사가 ‘대통령 친동생의 검찰 출석’이라는 상징성 외에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입을 닫았던 박 회장이 누나인 박 대통령에게 엄청난 부담이 될 수 있는 권력 암투설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시진핑 “역사의 범죄 부인은 범죄 반복한다는 뜻” 日에 직격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처음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난징(南京)대학살 추모일을 맞아 직접 난징을 방문해 역사를 고리로 일본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한편으론 군국주의자 등 우익세력과 일본 전체 국민을 분리해 봐야 한다는 발언으로 양국 관계 개선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시 주석은 지난 13일 장쑤(江蘇)성 난징시내 난징대학살 기념관에서 열린 77주년 추모식에서 “역사적 사실은 교활한 말로 잡아뗀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역사를 잊는 것은 배반이고, 역사의 범죄를 부인하는 것은 그 범죄를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일본을 겨냥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행사는 당정 지도부를 비롯해 각계 대표 1만여명이 참석하는 등 대대적으로 거행됐다. 시 주석은 “1937년 12월 13일 일본군이 야만적으로 난징을 침략해 30만 동포를 처참하게 살육했다”며 “당시 수많은 부녀자가 유린을 당하고 수많은 어린이가 죽임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부인하지만 당시 일제가 국민당 정부의 수도 난징을 함락해 6주에 걸쳐 민간인 30만명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여성 2만여명을 강간한 사건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이다. 그러나 시 주석은 지난 7월 ‘7·7 루거우차오(溝橋) 사변’ 기념일 연설에서 일본을 질책하는 메시지로 일관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양국 우호도 동시에 내세웠다. 그는 “민족 내 소수 군국주의자들이 일으킨 침략 전쟁으로 그 민족 전체를 적대시해선 안 된다”며 “추모행사는 증오를 지속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다. 중·일 인민은 대를 이어 사이 좋게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을 압박하면서도 관계 개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2015년은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이어서 중국의 대일 역사 공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 NHK 등 일본 언론들은 시 주석이 국가 최고지도자로서 처음으로 난징대학살 추모식에 참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자국을 “견제”하는 행위로 해석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쉿! 너만 알고 있어야 돼 ‘카더라’ 강자의 도구·약자의 무기

    쉿! 너만 알고 있어야 돼 ‘카더라’ 강자의 도구·약자의 무기

    음모론의 시대/전상진 지음/문학과 지성사/246쪽/1만 3000원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을 진실로 믿지 않고 사건의 배후가 무엇인지에 더 귀를 세우기 시작했다. 일상사뿐 아니라 선거 결과, 특정인의 구속이나 공인의 죽음, 테러, 경제 위기, 전쟁, 기후변화, 전염병 창궐, 화산 폭발, 대지진 뒤에도 무엇인가 숨겨져 있다고 믿는다. 사실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그저 그렇게 믿고 싶어 할 때도 있다. 어쨌든 음모론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사를 설명한다. 이렇게 세상에는 음모론이 차고 넘친다. 사회학자인 전상진 서강대 교수는 신간 ‘음모론의 시대’에서 “우리는 모두 편집증에 걸린 음모론자가 되었다”고 진단하고 “한 사회에서 음모론이 유행하고 음모론이란 딱지가 횡행한다는 것은 그 사회가 위기에 처했음을 보여 주는 징후”라고 강조했다. 합리적인 의혹과 정당한 비판을 탄압했기에 의심과 비판은 더 공고해지고 확산된다. 음모론은 이런 과정의 불가피한 결과물이다. 묵살과 낙인과 탄압은 의혹과 불신과 음모론을 더욱 키운다. 이런 곳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리 없다. 요컨대 음모론의 유행과 음모론 낙인의 유행은 그 사회의 민주주의가 위협받는다는 결정적인 증거다. 우리가 사는 세계를 서술하고 해석하고 설명하는 사회학자의 본령에 충실하되 음모론에 대한 객관적 관찰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전 교수는 책에서 음모론을 이론적으로 정의하고 성격을 분류하며 음모론이 등장하고 대중에게 확산되는 이유를 따진다. 더불어 음모론의 사회적 가치를 규명하는 데 주력한다. 음모론은 왜 등장하고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으로 수용될까. 이를 규명하기 위해 저자가 차용한 이론적 도구는 막스 베버의 ‘신정론’(神正論)이다. 신정론은 고통이나 악, 죽음과 같은 현상을 신의 존재에 기대어 정당화하려는 믿음 체계를 뜻한다. 베버는 20세기 초 독일에서 많은 프롤레타리아트가 무신론으로 입장을 바꾼 이유를 교회가 사회적 불평등을 비롯한 현실적 고통에 만족할 만한 답을 주지 못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들은 ‘현세 내에서의 혁명적 보상’을 약속하는 정치 이데올로기를 이른바 ‘세속적 신정론’으로 받아들였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베버의 논의를 음모론으로 확장한다. 종교와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더 이상 사람들의 고통을 설명하지 못하게 된 이 시대에 그 빈자리를 음모론이 차지하게 된 것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사람들은 세상의 온갖 부조리와 고통 이면에 내가 아닌 누군가의 책임이 있다는 명확한 그림을 그림으로써 위안받는다. 무한정 커지는 기대와 현실의 간극을 메워 주는 음모론은 인지부조화를 줄이고 고통의 무게를 덜어 주는 문화적 쓸모를 지니게 된다. 어디 그뿐인가. 음모론은 불확실하고 불명확하고 복잡해서 우리의 이성과 인식능력을 벗어난 세상을 명료하게 설명해 준다. 많은 사람이 음모론을 믿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자는 음모론이 강자의 지배를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하고 권력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약자의 무기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미국의 국가기관이 전 세계 정보의 흐름을 감시하고 심지어 세계 정상들의 휴대전화까지 도청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국가기관이 대통령 선거에 직접 개입했다. 최초의 의구심은 음모론의 형태로 떠돌지만 훗날 사실로 밝혀졌다. 비난 문화의 확산과 조직화된 무책임성은 음모론을 부추긴다. 책임을 전가하고 회피하는 전략적 장치 중 으뜸이 바로 음모론이라는 얘기다. 2차대전 직후 미국을 휩쓴 매카시즘 광풍, 한국에서 틈만 나면 등장하는 ‘종북’, ‘빨갱이’ 낙인찍기는 음모론이 강자의 도구이기도 함을 증명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는 “음모론을 주된 정치 전략으로 채택함으로써 정치집단은 감시와 견제를 받지 않는 권력이 된다. 그런 권력은 거리낌 없이 범죄를 저지른다. 즉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국가 범죄를 자행한다”고 우려했다. 저자는 음모론이 지금 시대의 비판 이론으로 취급받는 이유로 ‘빠르게 비어 가는 공적 공간’을 든다. 기득권자들은 면책특권을 활용해 책임을 회피하려 들고 권력집단의 민주주의 파괴 행위가 일어나지만 이를 비판하고 검증할 공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음모론은 망가진 공적 영역을 대신한다. 왜 사회적 불평등이 존재하는지, 서민의 고통은 왜 커지는지 등 공적 영역이 답변은커녕 질문조차 하지 않는 이야기를 음모론이 대신한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다만 불신하지 않으면서 의문을 제기할 때 공공 영역은 생산적인 긴장과 경쟁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밝힌다. 그러나 음모론의 몫은 ‘질문’에서 멈춰야 한다고 선을 긋는다. 저자는 “음모론이 질문으로 남을 때 비판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 답변이고자 과욕을 부리면 그것은 더 이상 비판이 아니게 된다”고 말한다. 비판이 아닌 음모론은 망상, 도그마, 독백하는 신념 체계, 기회주의자의 알리바이로 전락한다는 것이 저자의 엄중한 경고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찰스 디킨스의 영국사 산책(찰스 디킨스 지음, 민청기·김희주 옮김, 옥당 펴냄) ‘올리버 트위스트’ 저자 찰스 디킨스가 남긴 유일한 역사서. 영국의 국가 성립기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초등학생이 읽어도 좋을 만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왕 중심의 연대순 기술이지만 특정 시대·왕조의 조명에 머물지 않고 숲을 보듯 영국사를 조망한 게 특징이다. 종교전쟁 포로의 처형 장면이나 백성 반란과 진압 과정, 친·인척 간 왕위 찬탈 음모, 귀족의 배반 등 시대별 역사의 편린과 고통이 생생하게 묘사됐다. ‘도저히 참아 줄 수 없는 악당’(헨리8세), ‘위대한 군주보다는 살인마나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존재’(리처드1세) 등 왕들에 대한 평가도 일반 인식과는 조금 다르다. 모순 사회에 대한 비판과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의 편에 선 시선이 곳곳에 스몄다. 원제는 ‘A Child’s History of England’. 648쪽. 2만 5000원. 생각이 사라지는 사회(이정춘 지음, 청림출판 펴냄) 디지털 미디어로 혼란스러운 한국의 미디어 환경을 정색하고 다뤘다. 대부분의 사람이 실시간 미디어에 노출된 채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위험한 현주소와 그 개선 방향을 짚었다. 속도는 빨라진 반면 여유는 부족해지고 쉽게 연결되지만 관계는 점점 약해져 ‘생각이 사라지는 사회’로 변모한 상황. 디지털 시대의 혁명적 미래를 부인하지 않으면서 ‘방향 잃은 미디어’의 지나친 해악을 설득력 있게 따진다. 휴대전화가 없으면 불안과 두려움을 느낄 만큼 지나친 의존성, 미디어의 무분별한 콘텐츠가 개인·집단에 심어 주는 잘못된 가치관…. 혼란의 주원인들을 지목하면서 미디어 자체의 자정 노력과 대중의 견제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대형 사고가 빈번한 한국 사회에서 미디어가 오히려 불안과 혼란을 가중시키는 현상에도 주목한다. 결국 새로운 미디어에 빠져 있을 게 아니라 그것이 생각·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인지해야 ‘착한 스마트’ 사회로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440쪽. 2만 4800원. 허위 자백과 오판(리처드 A 레오 지음, 조용환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미란다원칙’은 경찰이 범죄 용의자를 체포, 연행하면서 묵비권 행사나 변호인 선임권을 주지시키는 것이다. 책은 그 미란다원칙 이후의 가려진 실상에 천착해 흥미롭다. 경찰의 허위 자백 유도·강요와 그로 인해 비극적 결말을 낳는 피의자 신문과 형사법 구조의 문제점에 대한 고발이다. 피의자 신문은 과연 진실을 밝히기 위한 건지, 왜 위험을 무릅쓰고 허위 자백을 하게 되는지, 과연 자백을 믿을 수 있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해답들이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검찰이 수사·기소권을 독점해 경찰을 지휘감독하는 제도의 근본적 한계나 경찰의 피의자 신문이 외부 검증을 받지 않은 채 비밀리에 진행되는 등의 문제점이 조목조목 들춰진다. 민주화 이후 폭력·억압의 신문이 과학수사로 대체됐다곤 하지만 법원의 오판을 낳는 신문과 허위 자백의 의혹이 적지 않은 우리 실상을 다시 보게 한다. 588쪽. 2만 9000원. 한일 피시로드, 흥남에서 교토까지(다케쿠니 도모야스 지음, 오근영 옮김, 따비 펴냄) 일본인들이 잘 먹지 않는 곰장어(먹장어) 구이가 부산 자갈치시장에선 명물이 된 까닭은? 한국산 갯장어가 일본 교토의 명물 하모 오토시의 최고급 재료로 쓰이는 이유는? 흔히 먹거리로만 여겨지는 생선 이야기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들여다본 독특한 책이다. 일본의 한국 지배와 한국전쟁 등 근현대의 역사적 사건들이 한·일 양국의 수산업 지형도와 풍속을 어떻게 만들고 바꿔 놓았는지, 그리고 지금 그 여파는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개괄한 일종의 생선 교류사. 18세기 어업사부터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진행된 양국 생선 교류의 이모저모를 촘촘하게 찾아 엮었다. 저널리스트답게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현장에서 건진 증거들이 펄펄 뛰는 생선처럼 싱싱하다. 어부를 비롯한 수산업 종사자, 관련 학자 등 사람들의 이야기가 읽는 맛을 더한다. ‘물고기는 국적에 상관없이 그저 한 바다를 노닐 뿐’이라는 화해와 소통의 메시지도 담겼다. 368쪽. 1만 8000원.
  • [정윤회 문건 파문] 첫 단추 잘못 끼운 檢… “지금처럼 하면 영장 줄줄이 기각될 것”

    [정윤회 문건 파문] 첫 단추 잘못 끼운 檢… “지금처럼 하면 영장 줄줄이 기각될 것”

    ‘정윤회씨 국정 개입 문건’ 유출 관련 수사 착수 이후 처음으로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언론을 통한 장외 공방전이 벌어지며 청와대 문건 일부가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에게 흘러간 정황까지 드러나는 등 새로운 변수의 등장에 검찰 수사가 덜컹거리고 있다. 검찰은 일단 문건 작성자인 박관천 경정과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 소속 경찰관들의 유출 혐의에 대한 수사를 매듭지은 뒤 추가로 제기된 의혹을 들여다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르면 다음주쯤 박 회장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법원은 12일 새벽 최모, 한모 경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범죄 혐의 소명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검찰 수사가 불충분하다는 의미다. 검찰은 박 경정이 청와대에서 가지고 나온 문건을 최 경위 등이 언론사, 대기업 등에 유출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유출 경위는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의 성격도 문제다. 유출 의심 문건이 대통령기록물이나 공공기록물이 아닌 단순 공문서 성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원 관계자는 “지금처럼 수사해 청구하는 영장이라면 앞으로도 줄줄이 기각될 것이라는 사인”이라고 해석했다. 검찰 안팎에선 수사를 채근하는 청와대 탓에 터진 사달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세계일보 보도 이후 청와대 측이 이례적으로 당일 검찰에 고발 및 수사 의뢰했고, 지난 1일 대통령이 나서서 “문건 유출은 국기 문란”이라고 규정했다. 이후 문건 유출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속전속결이었지만 영장 기각으로 첫 번째 단추부터 제대로 채워지지 않은 셈이다. 한 경찰 정보관은 “문건 성격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비밀 누설 혐의 적용은 무리라고 봐 기각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고급 첩보를 생산하는 정보관들을 ‘정보 장사꾼’ 정도로 취급해 충분한 수사 없이 구속하려 한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속도가 조절된 측면은 있지만 유출의 실체를 밝히는 데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애써 위안했다. 문건 작성 경위에 대한 수사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검찰은 광고회사 대표 A씨 등이 박동열 전 대전지방국세청장에게 말한 풍문이 올 1월 박 경정에게 전해졌고, 박 경정이 이 풍문을 과장해 ‘정씨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셈이 복잡해졌다. 청와대가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중심으로 한 ‘7인 모임’이 문건 작성 및 유출의 배후라는 취지의 내부 감찰 내용을 검찰에 넘겼기 때문이다. 문건이 세간의 소문을 엮어 단순하게 작성된 게 아니라 기획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을 견제할 목적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조 전 비서관은 7인 모임 자체를 적극 부인하고 있다. 조 전 비서관 등을 통해 박 회장이 청와대에서 유출된 100여쪽의 문건을 접했다는 정황도 나왔다. 검찰로서는 해당 문건이 박 경정이 청와대에서 들고 나간 문건인지, 또 다른 문건인지 조사해야 하는 부담까지 안게 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美, 일방적 한·미·일 MD 압박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 상·하원 군사위원회가 엊그제 한·미·일 3각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협력 강화를 모색하는 국방수권법안(H R 3979)을 확정했다.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된다. 이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미·일 동맹이 주도하는 MD 체계에 적극적으로 편입, 연동시켜야 한다는 오바마 행정부와 견해가 같아 미국의 최종 결정이나 다름없다. 국방수권법안은 지난 5월 하원을 통과한 법안 내용을 그대로 반영해 “국방장관은 한·미·일 3국 미사일 방어협력 강화 방안을 평가해 이를 법안 발효 후 6개월 이내에 상·하원 군사위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3국 간 미사일 협력은 동북아 역내(域內)에서 미국의 동맹 안보를 강화하고 역내 전진 배치된 미군과 미국 본토의 방위 능력을 증강시킨다는 논리다. 미 의회의 이러한 결정은 단순히 MD 체계에 한국을 편입시키려는 차원을 넘어 국방 예산 감축에 따라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더 많은 안보 부담을 지우겠다는 의미가 있다. 군산(軍産)복합체의 영향권에 있는 미 의회가 한·미 무기 시스템의 호환성 등을 앞세워 미국산 무기 구입을 요구할 게 뻔하다. 무엇보다 MD 핵심 무기체계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내 배치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시아 재균형’의 전략을 짜 놓은 미국이 동북아에서 중국의 군사력을 견제하기 위해 MD 체계를 도입하려 한다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사드와 함께 운용되는 X밴드 레이더는 반경 1800㎞ 내의 작은 금속 물체까지도 식별이 가능하다. 베이징 인근의 수도권은 물론 중국의 모든 군사시설이 미군의 손바닥 위에 놓일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반발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MD 운용의 핵심이 상호 통합 운용에 있는 만큼 한·미·일 군사정보 교류 등 군사협력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의 전시작전권 재환수 연기 결정 당시 나돌던 사드의 한국 내 배치라는 빅딜설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낸 마크 리퍼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3국 간 MD 시스템 구축을 주창해 온 대표적 인물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미국은 1990년대 말 부시 정권 때부터 한국에 MD 가입을 집요하게 압박해 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때 이 요구를 거절했다가 부시 대통령에게 공개 석상에서 ‘디스 맨’(이 사람)으로 불리며 굴욕을 당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는 물론 친미적인 이명박 정부조차 미국의 MD 가입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그만큼 우리의 국익이 심각하게 손상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천문학적인 국방 비용이 소요되는 데다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일대에 군비경쟁으로 인한 신냉전 국면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중국의 경제보복도 감수해야 한다.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을 추진하는 박근혜 정부의 목표와도 정반대의 길이다. 한·미 동맹 강화라는 이름으로 미국이 MD 편입을 요구하는 것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체화되고 있는 미·일 동맹 체제에 한국을 하부 동맹으로 끌어들이려는 의도도 감지된다. 동북아 패권을 통해 국익 극대화를 노리는 미·일의 이해를 위해 한국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힘의 논리다. 정부는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중공업] ‘거북선’ 지폐·5만분의1 지도 들고 첫 수주 → 차관 → 조선소 건설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현대중공업] ‘거북선’ 지폐·5만분의1 지도 들고 첫 수주 → 차관 → 조선소 건설

    “이게 거북선이오. 영국보다 300년 앞선 1500년대에 우린 이미 철갑선을 만들었소. 쇄국정책으로 산업화가 늦었지만 잠재력은 그대로요.” 거북선이 나온 오백 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내밀며 차관을 빌려 거대 조선소를 만든 고 정주영 회장의 현대중공업 창립 일화는 한 편의 소설과도 같은 실화다. 1972년 현대가 황무지나 다름없던 울산의 백사장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소를 건설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조선공업은 영세하기 이를 데 없었다. 고작 1만 7000t급 선박이 최대였고, 연간 건조량도 50만G/T(총톤수)로 세계 시장점유율은 1%에도 못 미쳤다. 경험도, 숙련된 기술자도 전혀 없었다. 조선업을 위해선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당장 초기 비용조차 없는 회사가 초대형 조선소를 짓겠다고는 덤벼드는 모습 자체가 비웃음거리였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무모한 도전에 나섰다. 조선소 부지로 점찍어 둔 울산 미포만의 모래사장 사진 한 장과 5만분의1 지도 한 장, 그리고 영국의 스콧리스고 조선소에서 빌린 26만t급 초대형유조선(VLCC) 도면 한 장을 가지고 세계를 돌았다. 결과적으로 정 회장은 26만t급 초대형유조선 2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기반으로 조선소 건설을 위한 차관도 빌려올 수 있었다. “수주에 성공했지만 과연 배를 만들어 줄 수 있느냐”는 의심의 소리가 국내외에서 쏟아졌다.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싼 가격을 무기로 1974년 6월 조선소가 준공되기 전까지 수주한 초대형유조선 물량만 무려 12척에 달했다. 이렇게 세워진 현대중공업은 1983년 총 210만t(G/T) 상당의 선박을 신규 수주하며 급기야 세계 조선업계 1위에 올라섰다. 전 세계 대형 선박 10대 중 1대는 현대중공업에서 생산되는 셈이었다. 신화는 계속됐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기업 중 최초로 10억 달러 수출탑을 거머쥐었고 1991년에는 액화천연가스(LNG)선 건조라는 오랜 숙원도 실현했다. 2012년 3월 현대중공업은 선박인도 1억GT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당시 1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지닌 영국과 일본 등의 조선소들이 근접조차 못 한 대기록이다. 현대중공업은 외연 확장에도 속도를 붙였다. 2002년 2월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직후인 5월 삼호중공업을 인수했고 이어 2008년 하이투자증권과 하이자산운용도 거머쥐었다. 2009년에는 현대종합상사를 인수하며 금융, 에너지 및 자원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이듬해인 2010년 8월에는 현대오일뱅크을 인수하며 조선과 중공업그룹을 뛰어넘어 종합·중화학그룹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하지만 결코 꺼질 것 같지 않았던 현대중공업의 신화는 현재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올 들어 이어진 천문학적 영업 손실은 단기적인 실적 부진 탓이 아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1조 1037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창사 이후 최대 손실이라는 악몽 같은 기록은 3분기에 다시 2조원 가까운 적자로 이어졌다. 더 큰 문제는 실적이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의 실적 악화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진행한 저가 수주가 주된 원인이다. 중국의 추격과 일본의 견제로 선박 수주가 어려워지자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해양플랜트 사업 등 비조선 분야에 주력했다가 큰 손해를 본 것이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현금이 부족해 보유 자산을 매각해야 할 정도로 상황은 심각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조 문제까지 발생했다. 19년째 무파업을 이어 온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난항을 겪자 결국 파업을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은 고강도 개혁으로 위기를 돌파할 계획이다. 먼저 지난 10월 16일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임원 262명 중 31%인 81명을 감축했다. 회사의 체질을 개선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내려진 고육지책이다. 회사의 일등공신으로 여겨지던 임원들도 대거 짐을 싸야 했다. 조직 통폐합과 축소 작업도 한창이다. 선박영업 강화를 위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한 선박영업본부가 출범했다. 현대중공업은 7개 사업본부 아래 부문 단위도 58개에서 45개로 22% 줄였다. 전체 부서도 432개에서 406개로 감소했다. 지원 조직은 축소하고 생산과 영업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다. 수익 창출이 어려운 사업과 해외 법인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사업 조정도 진행 중이다. 울산 백사장에서 신화를 만든 현대중공업의 자구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발달 지체증 겪는 成年 지방자치 수술해야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지발위)가 그제 지방자치 발전 종합계획을 내놓았다. 교육 및 지방자치의 연계·통합을 전제로 교육감 선출 방식을 고치는 등 20개 부문 개선 방안을 담았다. 그간 드러난 지방자치의 고질을 치유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처방전 격이다. 그러나 서울·광역시 기초의회 폐지 추진 등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수술 계획을 거부할 뜻을 비치는 등 정파 간 논란이 뜨겁다. 그럼에도 지역 주민의 권익과 삶의 질을 고양하긴커녕 중앙정치 뺨치는 정쟁과 특권 누리기가 체질화된 ‘그들만의 지방자치’는 안 된다는 여론도 비등한다. 여야는 이제 국민의 눈높이에서 구체적 지방자치 수술안을 절충해 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가 성년(成年)을 훌쩍 넘긴 지는 오래다. 1991년 지방의회 의원 선거가 치러진 이후 1995년 단체장의 주민 직선제가 부활한 지 올해 20년째를 맞았다. 하지만 나이만 어른이지 미숙아 단계에서 퇴행적인 모습도 자주 연출하고 있다. 주민 삶의 질과는 동떨어진 호화 청사 건립에 열을 올리는 지자체들을 보라. 재정자립도가 극히 낮은데도 마구 전시성 사업을 벌이는 단체장들도 부지기수였다. 수술 방식을 둘러싼 각론상의 이의 제기는 경청해야겠지만, 지방자치제의 전면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사실 그 자체는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런 맥락에서 현행 교육감 선출제도도 문제가 드러난 만큼 합리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 직선제로 ‘정치교육감’이 양산돼 초중고 교육 현장이 정치 논리에 휘둘렸다는 여당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간 서로 당적이 다른 시·도 교육감과 광역단체장들이 사사건건 부딪치기 일쑤였다. 복지 정책을 집행하면서 어느 단체장이 무상보육 예산 편성을 앞세우면 교육감은 무상급식을 최우선하는 식으로 엇박자를 낸 게 대표적 사례다. 지발위도 이를 감안해 교육감·광역단체장 러닝메이트제나 간선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심지어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서 치러지는 교육감 직선제 대신 직선으로 선출된 광역단체장이 임명하는 안도 대안에 포함시켰다. 새정치연합 측이 “교육감 선거를 없애겠다는 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라고 지레 반발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지발위 안을 입법화해 결실을 맺는 일은 정치권의 몫이 아닌가. 그 연장선상에서 특별시와 광역시 자치구의 기초의회 폐지 제안의 타당성 여부를 짚어 봐야 한다. 서울과 광역시의 구·군의회는 어차피 대도시 전체가 같은 생활권인데 광역의회와 별도로 옥상옥처럼 둘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욱이 대부분 생업을 갖고 있는 기초의원들 일부가 이런저런 인허가 비리까지 저지르거나 외유성 해외 시찰로 물의를 빚으면서 무용론을 부추긴 건 사실이다. 그러나 풀뿌리 민주주의의 모종밭 격인 기초의회를 폐지하기보다는 다른 견제 장치로 의원들의 일탈을 막는 게 낫다는 반론도 설득력은 있다. 지금 국민들은 비효율 고비용의 중앙정치가 지방자치에 고스란히 이식되고 있다는 데 절망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 6·4 지방선거 전까지 여야가 앞다퉈 주장하다 슬그머니 거둬들인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다시 긍정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초의원을 무급 명예직으로 환원하는 방안도 중앙정치에 예속된 기초의회의 정상화 방안으로 진지하게 검토할 여지가 있을 것이다.
  • “요금인가제 폐지 공정경쟁 도움 안돼”

    “요금인가제 폐지 공정경쟁 도움 안돼”

    “요금인가제는 요금을 올릴 때만 인가를 받도록 하는 건데 왜 폐지하려 하는지 잘 모르겠다. 요금을 내리라고 하는데 이 제도를 없애면 오히려 요금을 올릴 수 있다는 신호 아닌가.”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요금인가제 수정 움직임을 정면 비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일 LG유플러스 상암사옥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요금인가제와 요금 인하가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요금인가제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요금을 인상하거나 새 요금제를 내놓을 때 정부의 인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로 과점 사업자의 견제를 통해 후발 업체가 생존할 수 있게 하자는 정책이다. 사실상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이 견제 대상이다. 이 부회장은 “5(SK텔레콤):3(KT):2(LG유플러스) 구도가 굳어져 가고 있다”면서 “시장이 고착화하면 경쟁이 줄고 이통산업 발전에도 지장을 주는 만큼 (요금인가제와 같은) 유효한 경쟁정책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개정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신규가입, 번호이동, 기기변경 등에 똑같은 단말기 보조금을 주도록 하는 건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면서 “다시 검토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객의 선호도가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에서 기기변경 쪽으로 옮겨 가면서 이통 3사의 점유율 고착화를 부추긴다는 얘기의 연장선상이다. 내년도 이동통신 시장에 대해서는 단통법이 안착되고 거품이 빠지면서 시장이 꺼지는 착시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만 점차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왕의 얼굴’ 서인국, 장난기 가득 ‘피리부는 사나이’변신… 해맑은 미소 ‘여심 흔들’

    ‘왕의 얼굴’ 서인국, 장난기 가득 ‘피리부는 사나이’변신… 해맑은 미소 ‘여심 흔들’

    ’광해’ 서인국의 피리 연주에 푹 빠진 모습이 포착되었다. KBS 2TV 특별기획드라마 ‘왕의 얼굴’(극본 이향희, 윤수정, 연출 윤성식, 차영훈, 제작 왕의 얼굴 문화산업전문회사, KBS미디어)은 서인국(광해 역)이 휴식 시간을 틈타 소품으로 준비된 피리에 눈독을 들이다 급기야 연주 삼매경에 빠진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서인국은 푸른 도포를 기품 있게 차려 입은 ‘꽃도령’의 모습에 걸맞지 않게 진지한 표정으로 피리를 불고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드라마 속 ‘허당세자’ 답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피리를 불어보는 모습이 마냥 장난 같지만, 곧게 편 허리와 피리를 잡은 자세가 예사롭지 않다. 곁에서 지켜보던 스태프들이 연주 솜씨에 감탄하자 의기양양하게 눈을 마주치다 웃음을 터뜨리는 얼굴이 영락없는 개구쟁이 소년이다. 또 다른 사진 속에서, 이어지는 촬영 씬을 위해 ‘병풍도사’로 분한 후에도 서인국은 숨겨진 재능을 발산하는 데 여념이 없다. ‘삿갓무사’로 변신한 남장 소녀 조윤희(가희 역)도 서인국의 감춰진 끼에 놀라는 표정이다. 극중 허허실실, 외유내강형 캐릭터로 선조의 견제를 피하고 있으나 실은 누구보다 올곧은 성품의 책략가인 광해의 이중매력은 서인국의 실제 모습과도 겹치는 부분이다. 서인국은 생애 첫 사극에서 고난이도 와이어 액션까지 선보이며 차세대 액션 히어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각 잡힌 액션 연기에 넉살 맞은 피리 연주까지, 다재다능한 매력으로 똘똘 뭉친 서인국에게 광해는 더할 나위 없는 적역이다. 화기애애하기로 소문난 ‘왕의 얼굴’ 촬영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 중인 서인국은 현장에서의 매 순간을 유쾌하게 즐길 줄 아는 여유를 잃지 않아 ‘비주얼’만큼이나 찬탄을 자아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긴장이 감도는 현장의 추운 공기를 녹이는 건 언제나 ‘왕자’ 광해의 스스럼없는 농담”이라고 제작사 관계자는 전했다. ‘왕의 얼굴’은 서자출신으로 세자 자리에 올라 피비린내 나는 정쟁의 틈바구니에서 끝내 왕으로 우뚝 서게 되는 광해의 파란만장한 성장스토리와 한 여인을 두고 삼각관계에 놓이게 되는 아버지 선조와 아들 광해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감성팩션로맨스활극’이다. KBS 2TV 특별기획드라마 ‘왕의 얼굴’ 5회는 수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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